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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법원, 자살방조 허용할까

    英법원, 자살방조 허용할까

    “저는 혼자 죽고 싶습니다. 남편을 죽일 순 없죠.” 다발성 동맥 경화증을 앓고 있는 영국인 데비 퍼디(오른쪽·45·여)는 그간 법정과 끈질긴 투쟁을 벌여 왔다. 1995년 이 진단을 받은 이래 온몸에 힘이 빠져 버렸고 휠체어에 의지해 살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잃은 것은 건강뿐이 아니었다. 처절한 고통으로 인해 삶의 희망도 없어졌고 자신이 원할 때 죽음을 택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국은 의사 등의 도움으로 죽음을 택하는 ‘원조자살(assisted suicide)’이 금지되고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일부 영국인들은 법망을 피해 이를 허용하는 스위스로 ‘죽음의 여행’을 떠나고 있으며 퍼디도 증세가 심해지면 생애 마지막 여행을 가기로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 오마르 뿌엔떼(왼쪽)였다. 현 법률상 아내의 자살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최고 14년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다. 결국 퍼디는 “남편이 나의 죽음을 도운 혐의로 기소돼서는 안 된다. 법률을 고쳐야 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두 차례 모두 패소했고 지난해 영국 최고법원에 항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영국 최고법원이 30일(현지시간) 퍼디의 항소 건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고 보도했다. 이제 마지막 판결만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가디언은 “원조자살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번 결과에 무척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그들은 퍼디가 두번의 패소 경험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영국 검찰은 “법적인 관점에서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01년 운동성 신경질환을 앓던 여성이 같은 이유로 남편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선례도 있다. 종교 단체 등 보수 단체들의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퍼디의 변호인 측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퍼디가 스위스가 아닌 영국에서 죽을 수 있다면 더 오랜 기간을 남편과 함께 영국에서 머물 수 있다.”면서 “삶의 존엄성을 위한 정책들이 도리어 수명을 줄이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고 주장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동국대 로스쿨 탈락 위법”

    동국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탈락은 위법한 조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취소할 경우 현재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학생 등이 선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로스쿨 인가 결정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 김용헌)는 지난 28일 동국대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예비인가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판결문에 “교육부가 동국대의 로스쿨 설치인가 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명시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前산재의료원이사장 복직 패소

    상급기관의 압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진 사퇴해 사직서가 수리된 이상 되돌릴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이경구)는 심일선 전 한국산재의료원 이사장이 “노동부의 지속적인 강요를 견디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한국산재의료원을 상대로 낸 이사장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비행기연착 조치 다했다면 항공사에 배상책임 못물어”

    비행기 기체 고장으로 인해 15시간 늦게 귀국했더라도 탑승객들은 항공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대전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윤인성 판사)는 27일 A씨 등 51명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연착에 따른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항공사 간 운송계약은 국제항공운송계약으로 정신적 손해도 배상받을 수 있는 국내 상법이 아니라 바르샤바협약이 적용된다.”면서 “이 협약은 탑승객의 사망이나 신체적 상해에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판결했다.재판부는 “회항 후 승객에게 호텔 숙박을 제공하고 대체 항공기를 현지로 보내는 등 항공사로서 조치를 다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韓, 加 쇠고기분쟁 패소 가능성 높아”

    우리나라가 캐나다와의 쇠고기분쟁에서 불리하다며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3일 캐나다가 한국 정부의 자국산 쇠고기 수입금지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분쟁해결패널의 전망과 관련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변경된 기준 때문에 우리나라가 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OIE는 지난 5월29일 열린 OIE 총회에서 소 해면상뇌증(BSE·광우병)에 대한 국제교역 감시기준에서 월령제한을 없애기로 결정해 뼈 없는 살코기는 무제한 교역이 가능해졌다. WTO 위생 및 검역조치(SPS) 규정상 독자적 쇠고기 위생기준을 갖고 있지 못한 한국은 OIE의 기준을 따르도록 돼있다. WTO 분쟁에서 패소하면 광우병 발생일로부터 5년 미만인 국가의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을 금지한 우리의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야 한다. 게다가 WTO 규정상 회원국들에 대한 ‘최혜국 대우 원칙’에 따라 미국에 대해서도 월령 제한을 풀어야 한다. 패소 뒤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캐나다는 휴대전화나 자동차 같은 한국의 수출품에 대해 보복관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제무역연구원은 WTO 분쟁패널 최종판결과 결정이행 준비기간을 포함하면 3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다고 밝혔다. 신성영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 차장은 “판결 이전에 원만한 합의를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일본제철 등 징용 피해자 위자료 청구 소송…법원 “포스코에 배상책임없다”

    ㈜포스코가 일제 강점기 때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포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윤리적으로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 황한식)는 12일 ‘일제 강제동원 진상규명 시민연대’ 회원들이 포스코가 한·일협정 이후 일본에서 받은 청구권자금을 사용하는 바람에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제기한 위자료 등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제철소 훈련공이었던 피해자들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제철 등에서 근무하다 강제징용됐고, 미군의 공습으로 제철소 공장이 파괴되면서 밀린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국가가 한·일협정으로 받은 청구권 자금을 포스코 설립에 써버려 청구권 자금이 피해자들에게 지급되는 것을 방해했다.”면서 “일본의 침략전쟁에 동조한 기업과 제휴할 때는 일제 피해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데, 포스코는 일본제철의 후신인 신일본제철과 기술 제휴를 하고 주식까지 교차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1968년 4월 포스코(옛 포항제철) 설립과정에서 청구권자금 5억달러 중 1억 1950만달러가 사용된 것은 맞지만, 이는 관련 법률이 정한 자금사용 기준에 부합하는 데다 청구권자금 전액이 강제징용 등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으로 지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불법행위를 저질러 원고들이 받을 돈을 가로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의 역사적 배경과 국제적 동향, 포스코 설립 경위, 기업의 사회윤리적 책임 등을 볼 때 포스코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포스코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프리랜서 VJ도 근로자”

    프리랜서 형식으로 일하는 방송사 VJ(비디오저널리스트, 영상취재요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이내주)는 한국방송공사(KBS)가 고용계약이 종료된 뉴스 프로그램의 VJ 김모(38)씨 등 2명을 복직시키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KBS는 지난 2007년 5월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자 ‘VJ운영 개선방안’을 만들었다. 개선방안에서는 VJ들을 불완전한 형태의 프리랜서로 운영한다면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2년 이상 사용할 경우 고용의무 대비책이 미흡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KBS는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사업자등록을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 등이 이를 거절하자 같은해 8월 계약을 종료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김씨 등이 낸 구제명령 신청을 각하했지만, 중앙노동위는 재심에서 “이들은 KBS와의 사이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근로자”라면서 KBS에 이들을 복직시키고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보험 95개 가입후 6억8000만원 타낸 일가족, 법원 “순수한 목적 아니다… 계약 무효”

    수십 건의 보험계약을 한 뒤 각종 사고를 당했다며 보험금 수억원을 받아낸 일가족이 보험계약을 취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인천에 사는 A(49)씨는 1998년부터 내연녀 B(45)씨, 자녀 4명의 명의로 상해보험과 종신보험 등 모두 95개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고정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도 매월 60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던 A씨 가족에게 각종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2년 후. A씨 가족은 2005년 11월까지 5년여 동안 32차례나 사고를 당해 보험사들로부터 무려 6억 8200여만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받아 냈다. 그러나 일가족의 보험금 수령은 2007년 7월 벽에 부딪혔다. A씨가 2005년 5월과 9월, 11월에 발생한 세차례의 교통사고로 척추신경 손상 등을 입었다며 보험사 세곳에 각 2억~6억여원의 지급을 요구했으나 보험사가 이를 거절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사고경위나 부상 정도에 비해 A씨의 입원 일수가 너무 길고, 사고 직후에는 걸을 수 있다가 3개월 뒤 하지마비 증상을 호소한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기고 보험계약 무효를 주장했다. 결국 인천지법 민사합의14부(이인형 부장판사)도 A씨의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A씨 가족의 직업과 재산상태,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보험계약이 순수하게 생명·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보험계약은 무효”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맞뺨/김성호 논설위원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스승, 선생의 높임말 중 이만한 게 있을까. 나라님,어버이의 동일선상에 자리한 위상. 유교이념에 매몰된 시절의 높임이지만 적어도 스승, 선생을 향해선 최상의 표현이다.두려움 없이 임금 앞에 직언상소한 유생·학생들이며, 그 상소를 들어주던 왕의 열린 귀는 바로 스승의 존재를 인정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존경의 염. 스승이 얼마나 높고 귀했기에 그림자조차 못 밟을까. 교단에 선 교사라면 흔히 손에 들곤 했던 가느다란 막대기, 교편(敎鞭). 이젠 직업 수준의 상징적 보통명사가 됐지만 스승의 얼굴이자 이름격으로 통했었다. 존경과 높임의 대상으로 스승의 자리를 생각하게 하는 말들이었으리라. 이런 높임말이며 은유적 표현은 이제 우리네 많은 피교육자들에겐 언어도단이다. ‘좋은 대학 입문’을 최상의 목표로 꼽는 각축장인 교실, 학교에서 가당치도 않은 말들. 교사의 지나치다 싶은 체벌에 손전화로 경찰을 불러 응징하는 제자의 대응,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교사의 말을 앞세우는 학생, 감 놔라 배 놔라 오지랖 넓은 학부모들…. 붕괴된 공교육에 만연한 일탈의 큰 요인은 분명 사제의 괴리와 불신이다. 야단치는 교사에게 반말로 대들다 출석부로 머리를 맞고는 교사의 뺨을 후려친 한 과학고 여학생의 맞폭행이 화제다. 분에 못 이겨 학생을 팬 교사는 폭행혐의로 입건됐고 선생님의 뺨을 후려갈긴 제자는 중징계를 받았다. 지금은 유명 대학에 진학한 그 학생은 졸업전 ‘징계가 부당하다.’며 학교·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패소했다. 그 학생은 전에도 교사를 폭행, 징계를 받았었다고 한다. 우리 학교의 흉측한 단면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손발로 거칠게 제재한 교사, 그리고 교사의 폭행에 똑같은 폭력으로 응수한 뒤 ‘정당방위’라며 칼을 빼든 제자. 험한 싸움판의 모습과 뭐가 다를까. 법원은 징계를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학교측의 손을 들어줬다. 출석부로 머리를 때린 건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교사의 뺨을 때린 것을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판시도 있었다. ‘정당방위’, 정말 무섭지 않은가, 사제지간이….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책꽂이]

    ●반크 잉글리쉬(전경식 지음, 비유와 상상 펴냄)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니다’ 등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개선해 나가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의 공식 영어교과서. 글로벌 친구를 만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로 외국인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 역시 반크 소속으로 영어 강사. 1만 2000원. ●빅뱅-어제가 없는 오늘(존 파렐 지음, 진선미 옮김, 앙문 펴냄) 빅뱅이론이나 블랙홀 이론의 효시는? 벨기에 가톨릭 사제이자 과학자인 조르주 르메르트는 ‘원시원자’개념을 도입해 ‘어제가 없는 오늘’이란 태초의 시공간에 도달한다는 선구적 이론을 제시했다. 르메르트와 현대우주론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과학책. 1만 4000원. ●나의 엄마, 타샤 튜더(베서니 튜더, 강수정 옮김, 윌북 펴냄) 미국의 전설적인 여류 그림책 작가인 맏딸이 전하는 엄마에게 배운 행복의 비밀. 인생의 의미를 묻기보다 인생 자체를 기쁨으로 여기며 자연과 함께 기쁨을 누린 삶의 정수를 보여준다. 1만 2000원.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김부자 지음, 조경희·김우자 옮김, 일조각 펴냄)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의 교육 실태를 젠더사의 관점에서 조명한 연구서. 재일조선인 2세인 저자는 식민지 시기 학교 밖 그늘에 남겨졌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2만 6000원. ●부러진 화살(서형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뒤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판사에게 석궁을 쏜 ‘석궁 사건’ 재판을 재구성했다. 화살의 행방, 증거 부족, 일관성 없는 피해자 증언 등의 의혹에도 ‘판사’인 피고인이 승소한 과정을 따지며 사법부의 문제점을 제시. 1만 2000원. ●패러독스 범죄학(이창무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형사사법학에 기초한 30개 테마로 범죄에 관한 상식과 통념을 무너뜨린다. 저자는 9·11 테러 이후 수사의 초점과 인력이 테러 방지에 집중되다 보니 금융 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금융 부정과 사기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해석한다. 1만 3000원.
  • “은평뉴타운 보상 계획공고일이 기준”

    서울시 은평뉴타운의 이주대책대상 및 보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을 보상계획공고일(2004년 6월24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시가 공고한 이주대책기준일(2002년 11월20일)에 따라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됐던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법원 3부(주심 박일환)는 서울시가 공고한 이주대책기준일과 보상계획공고일 사이에 은평뉴타운 이외의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적이 있었다는 이유로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한 김모(54)씨가 서울시 SH공사를 상대로 낸 이주대책부적격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도 이주대책기준일 이후에 주택을 취득했다는 이유로 분양아파트 면적을 60㎥로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며 모모(39)씨가 낸 입주권 확인 소송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서울시가 발표한 이주대책기준일은 공익사업법이 정한 ‘공익사업을 위한 관계법령에 의한 고시 등이 있는 날’에 해당하지 않아 위법하다.”면서 “때문에 보상계획공고일을 기준으로 이주대책대상자를 정한 다음, 협의 계약과 자진 이주 여부, 전 가구원이 사업구역 내 주택 외에 무주택자인지 여부, 주택 취득 시점 등을 고려해 이주대책대상을 수립·실시할 자를 선정하고 아파트 종류와 면적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상계획공고일을 보상 기준 날짜로 판단했기 때문에 SH공사가 김씨를 이주대책대상자로 아예 선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반면 모씨처럼 대상자로 정한 후 다른 조건을 고려해 입주권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이주대책기준일이란 이주대책 및 보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 날짜로 이날 이전부터 이 지역에 주택 등을 소유한 주민은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부동산 투기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승인을 고시하기 1~2년 전에 관행적으로 공고하고 있다. 은평뉴타운의 경우 서울시가 이주대책기준일을 2002년 11월20일이라고 공고했다. 대법원이 보상계획공고일을 보상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다른 주민들은 구제받을 길이 마땅치 않다. SH공사 관계자는 “권리를 적극 행사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김씨에게는 이주정착금(500만~1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주 장형우기자 ejung@seoul.co.kr
  • 심리없이 기각판결 상고심 매년 증가

    지난해 초 법원에 1억원의 임대보증금 반환 소송을 낸 직장인 A씨는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하고 올해 1월 “1심과 2심 법원 판단에 문제가 있다.”면서 변호사를 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에서 1, 2심과 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승복하리란 생각에서였다.하지만 얼마 전 A씨는 변호사로부터 패소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판결문은 2장에 불과했다. 대법원에 상고한 후 6개월이 지나 우편으로 받은 판결문에는 단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해 이유 없다. 위 법 제5조에 입각해 상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두 문장뿐이었다.A씨는 이유도 모르고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자 분한 마음에 변호사에게 화를 내고 발길을 돌렸다.올해 들어 A씨같이 이유도 모르고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된 사람은 10명당 7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종결한 4765건의 상고심 사건(형사사건 제외) 중 70%에 달하는 3311건이 본안심리를 받지 않고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기 위해 수십장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2장의 판결문을 받는 셈이다.이같은 심리불속행 사건은 2005년 전체 종결사건 9354건 중 58.9%에 해당하는 5514건이었지만 2006년 6884건(59.6%), 2007년 8549건(64.4%), 2008년 8734건(65.4%)으로 매년 늘고 있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이 정해 놓은 이유 없이 상고했을 경우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사건별로는 민사사건이 2005년 4308건에서 지난해 6333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4개월간 2344건에 이르는 사건이 심리불속행 판결을 받았다. 행정소송은 2005년에는 950건에서 2006년 1393건, 2007년 1945건, 2008년 1746건, 올해 4월까지 678건이 심리불속행으로 종결됐다.대법원의 한 재판연구관은 “무분별한 소송 남용과 변호사들의 상고 권유가 심리불속행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펌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가 기각된 사실도 모르고 판결문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대법원에서 검토했다는 내용과 함께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적는 것이 국민을 위해 사법부가 할 일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소송안한 주민 보상 막막… 형평성 ‘불씨’

    소송안한 주민 보상 막막… 형평성 ‘불씨’

    서울시가 공고한 은평뉴타운의 이주대책기준일(2002년 11월20일)은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보상계획공고일(2004년 6월24일)로 이주대책 대상자와 아닌 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뉴타운사업이 졸속으로 수립·실시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2년간의 소송 끝에 승소한 주민에게 아파트 입주권이 아니라 이주정착금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해 또 다른 법정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다른 주민들은 보상받을 길조차 없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법원이 서울시의 이주대책기준일을 보상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근거로 2005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들었다. 헌재는 이주대책기준일을 공익사업법 시행령이 정한 ‘관계법령에 의한 고시 등이 있는 날’로 명시했는데 2002년 11월20일은 그 날로 볼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당시 도시개발법이나 공익용지특례법에도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기준일을 별도로 신설·공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었다. 때문에 대법원은 법령상 명확한 보상계획공고일을 보상 기준점으로 삼고, 이 날짜 이전에 주택을 취득한 주민은 모두 이주대책 대상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하급심에 계류 중인 비슷한 사건에서도 승소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2002년 11월20일 이후에 1가구 2주택자였다는 이유로 이주대책 부적격자 처분을 받은 정모(56)씨는 1심에서 패소했지만 최근 서울고법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서기석)는 “보상계획공고일을 기준으로 할 때 이주대책대상자에 해당한다.”라면서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할 자인지 이주정착금을 지급할 자인지 (사업시행자가)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주민 10여가구가 소송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주대책대상자로 인정받은 이 주민들이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에서 처음 승소한 김모(54)씨에게 SH공사는 아파트 입주권이 아니라 이주정착금(500만~1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이주대책기준 전체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기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공익사업법상 이주대책대상자에게 입주권을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착금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지급하는 것이라며 또 다른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2003년 4월 김씨는 남편 명의의 서울 천호동 주택을 팔고 은평뉴타운 지역으로 이사했다. 2005년 1월 SH공사에서 보상금 1억여원을 받고 자진 이주할 때만 해도 그는 이주대책 공고에 따라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2007년 6월 SH공사는 세대원(김씨 남편)이 이주대책기준일부터 보상계획공고일까지 뉴타운지역 이외에서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라며 이주대상 부적격자라고 통보했다. 김씨는 옛집을 처분하고 새집으로 이사 온 것뿐이라고 항의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도 “이 조항은 1가구 2주택자를 배제하라는 취지”라면서 “1가구 1주택자인 김씨에게 분양아파트를 공급하라.”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SH공사는 요지부동이었고 김씨는 홀로 법정싸움을 벌였다. 김씨는 “평생 집 한 채로 살았는데 그걸 내주고 2년간 소송했다. 대법원 판결에도 SH공사는 바뀐 것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행정소송을 내지 않은 다른 주민들도 현재 보상받을 길이 없는 상황이다. 행정처분은 당사자가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법원에서 취소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주대책대상자 처분은 2007년 6월에 이뤄져 시효가 지났다. SH공사 관계자는 “따로 보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은주 장형우기자 ejung@seoul.co.kr
  • 대법, 회사 홍보 마라톤 연습중 사망 업무상 재해 인정

    회사 홍보를 위한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라는 상사의 권유를 받고 연습을 하다가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는 마라톤 연습 도중 사망한 정모씨의 부인 한모(45)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부지급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농협 포항권역보증센터에 근무하던 정씨는 지난 2007년 4월 마라톤 연습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졌다. 1심 재판부는 정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자율적인 동호회 활동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면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정씨는 기존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업무량과 실적에 대한 부담, 상사의 질책 등으로 말미암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면서 “이런 업무환경이 기존 질환을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정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MS 메신저 끼워팔기는 불법”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프로그램에 메신저 등 응용프로그램을 결합해 판매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MS의 ‘끼워 팔기’를 위법으로 판단한 것은 2007년 EU법원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는 11일 메신저 프로그램 개발업체 디지토닷컴과 응용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쌘뷰텍 및 미국 쌘뷰 테크놀로지사가 MS 미국 본사와 한국MS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메신저 등을 윈도와 함께 판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불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들이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디지토닷컴은 메신저 끼워팔기를, 쌘뷰텍은 원도미디어서비스(WMS) 끼워팔기를 문제삼아 MS쪽에 각각 300억원과 100억원을 물어내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MS가 메신저를 윈도XP에 결합해 판매한 것과 WMS를 윈도미디어서버에 결합해 판매한 것은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가격 및 품질 경쟁을 저해한 위법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인 끼워 팔기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한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쌘뷰텍은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밀려 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디지토닷컴도 해외진출 사업 실패와 벤처 거품 붕괴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보여 MS의 끼워팔기로 인한 손해란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 “공정거래법상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해서 바로 경쟁 사업자나 소비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면서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입증해야 한다.”고 엄격한 손해 배상 기준을 제시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07년 MS의 메신저와 WMS 끼워팔기에 대해 과징금 324억 9000만원을 부과했다. MS는 이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소송을 냈다가 선고를 앞두고 돌연 취하한 바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법원 “비과세 연금도 건보료 부과 대상”

    세금을 내지 않는 연금소득도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장상균)는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 아닌 공무원퇴직연금과 특례노령연금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퇴직공무원 박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은 보험료 산정 및 부과기준을 소득세법상의 ‘종합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자소득, 배당소득, 부동산임대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기타소득에 연금소득까지 포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험료 산정시 근거가 되는 소득을 과세 여부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라는 규정이 없어서, 비과세 대상인 연금소득도 종합소득으로 보고 보험료 부과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1999년 퇴직한 뒤 공무원퇴직연금과 부인 앞으로 나오는 특례노령연금으로 생활하면서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됐는데, 비과세 대상인 연금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정돼 부과되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韓·캐나다 쇠고기 분쟁 장기화될 듯

    韓·캐나다 쇠고기 분쟁 장기화될 듯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한국과 캐나다 정부 간의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두 나라의 협의가 별 소득 없이 끝나면서 캐나다산 쇠고기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소패널 절차로 넘어가 본격적인 통상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정도로 예상되는 분쟁 기간에는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캐나다가 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한국을 WTO에 제소한 이래 양국이 벌여온 협의 시한이 8일로 만료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우리 협상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캐나다와 협의를 거쳤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면서 “결국 WTO 분쟁해소패널 단계로 넘어가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해소패널은 WTO 회원국들로 구성된 일종의 재판부로, 캐나다산 쇠고기 문제는 앞으로 별도 기구를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분쟁해소패널 단계에 접어들면 최종 결정까지는 2년 정도 걸린다. 그동안 캐나다는 우리나라에 쇠고기 수출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캐나다가 우리나라에 절충안 등을 제시하면 패널 단계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도 “먼저 문제를 제기한 쪽이 절충안을 낼 가능성은 국제적인 위신 문제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한국 측에 명확한 수입 재개 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캐나다 등 광우병(BSE) 발생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할 때 국회 심의를 받도록 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행정부가 확정적인 일정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축산 업계에서는 ‘20개월 미만 뼈 없는 쇠고기’ 등의 수준으로 캐나다가 수입 요구를 해 왔다면 수용됐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가 예상보다 고압적이고 강경한 자세로 나오면서 두 나라의 갈등이 불거졌다는 게 우리 정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 측이 쇠고기에 대한 우리 국민의 민감성을 본국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3월 양국 농식품부장관 회담 때도 캐나다 장관이 직접적으로 ‘시장 개방 날짜를 못박아 달라.’고 요구하는 등 비외교적 언사로 표현한 것 역시 우리 측 감정을 상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우리 측은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브라질, 우루과이 등 쇠고기 수출을 타진했던 국가에 문호를 열어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WTO 절차 도중 이들 국가의 쇠고기를 수입한다면 2년여 뒤 캐나다산 쇠고기가 들어오더라도 ‘시장의 파이’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WTO 절차에서 패소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면서 “교역 규모나 관계 등에 있어 미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제주 원조 테디베어가 이겼다

    제주도 유명 관광지인 ‘테디베어 뮤지엄’을 이용해 홍보를 해온 유사 모방 박물관이 ‘원조’ 박물관에 거액을 물어 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민유숙)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테디베어 뮤지엄을 운영하는 ㈜JSNF가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의 ‘테지움 사파리’를 운영하는 ㈜테디베어와 대표이사 원모씨 등을 상대로 낸 서비스표권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테지움 쪽이 테디베어 뮤지엄 쪽에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테디베어 뮤지엄은 2001년 문을 열었으며, 비슷한 종류의 동물인형박물관인 테지움 사파리는 지난해 8월 개관한 뒤 ‘테디베어 박물관2’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등 테디베어 뮤지엄과의 연관성을 부각시켜 홍보를 해왔다. 이에 테디베어 뮤지엄은 “테지움 때문에 영업 손실을 입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테디베어 뮤지엄은 국내의 전역 또는 제주도 등 일정한 범위 내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된 영업표지”라면서 “테지움 사라피는 단순히 테디베어 뮤지엄에 전시될 일부 테디베어를 공급했을 뿐 테디베어 뮤지엄 자체를 기획·제작 및 설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그런데도 원씨는 테디베어 박물관을 제작했다고 홍보하는 등 테디베어 뮤지엄과 영업상·조직상·계약상 어떤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인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07년 테디베어 뮤지엄 입장객 1인당 이익액이 6800여원이고, 테지움 사파리가 문을 연 뒤 테디베어 뮤지엄의 입장객이 6400여명 줄어든 점 등을 감안해 손해액을 8000만원으로 산정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故 최진실씨 광고 이미지 실추 배상판결

    고(故) 최진실씨가 가정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등 광고모델로서 품위를 손상한 데 대해 광고주에게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제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S건설사가 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S사는 2004년 3월 최씨와 2억 5000만원에 아파트 분양광고 모델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는 최씨가 계약기간 중 S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을 경우 5억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런데 2004년 8월 최씨가 당시 남편 조성민씨에게 폭행당했다며 붓고 멍든 얼굴과 파손된 집안 내부를 언론에 공개하자 S사는 최씨로 인해 이미지가 손상됐다며 광고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배상금과 위자료, 실제 지출한 광고비용 등 30억원을 물어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1심 재판부는 모델료 2억 5000만원만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연예인이라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 손해배상 할 필요가 없다고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그러나 대법원은 “최씨가 폭행당한 얼굴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현장을 촬영하도록 허락해 널리 공개한 것은 적절한 대응의 도를 넘은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아파트 광고에 적합했던 최씨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고, 구매유인 효과 역시 상당히 훼손됐으므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시간강사 2만여명 새달 해고 위기

    시간강사 2만여명 새달 해고 위기

    대학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의무전환 시점인 7월을 앞두고 2년 이상 근무한 시간강사를 정규 교원으로 전환하는 문제 때문에 고심에 빠졌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재정 형편상 시간강사의 정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행 법조항을 들어 시간강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본다. 비정규직보호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007년 7월1일 이후 임용된 대학교 시간강사는 2009년 7월1일 이후에는 2년이 경과해 정년을 보장받게 된다. 다만 박사학위 소지자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령 3조에 따라 2년이 지나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현재 전국의 대학교 시간강사 수는 5만 5000명 정도이다. 이들 가운데 박사학위 미만 시간강사는 2만 2000명가량이다. 2만 2000명의 시간강사가 해고 위험에 놓여 있는 셈이다. 4년제 H대학 등은 시간강사 임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이미 2년이 지난 시간강사와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해고에 따른 사회적 비난·소송 등 각종 문제를 염려하는 대학들은 오는 2학기 교원 계약에 반영할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K대학은 시간강사에게 주당 5시간 이내의 수업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르면 주당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2년이 경과되어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고등법원 판례에 따르면 시간강사의 근로시간은 강의 준비시간을 포함해 강의 시간의 3배로 산정된다. 2년제인 M대학과 4년제인 G대학은 현재 연속으로 임용할 경우 계약서에 ‘1~12월’로 표기하는 계약 기간을 ‘3~8월, 9~12월’로 나누어 표기할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실제 시간강사는 1년간 연속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4개월간만 일을 하기 때문에 이를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정원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의무 전환 시점이 다가오면서 4~5년씩 일을 하던 시간강사가 계약이 안되는 억울한 경우가 생길 것으로 보여 이번 주말부터 대응책 논의에 들어간다.”면서 “노조가 직접 나서 각 대학을 상대로 시간강사의 정규직 전환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7년 10월 전국의 시간강사 가운데 성균관대, 성공회대, 대구대, 영남대, 경북대, 조선대 등 6개 대학의 시간강사들이 정규직 교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다며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을 했으나 패소했다. 당시 이 사건을 맡았던 임종호 노무사는 “아직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후 2년을 초과해 근무한 시간강사가 정규직으로 신분이 전환될지, 아니면 예외가 인정돼 비정규직보호법의 보호 범위 밖에 방치될지에 대한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은 없다.”면서 “7월 이후에 시간강사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대학은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노동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정부안(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달 국회 상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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