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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바지 근무 안 된다는 고정관념 버려야

    어제 아침 조간 신문에 시원하고 새로워 보이는 사진 2장이 실렸다. 한 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동대문역사공원 이벤트홀에서 열린 ‘쿨 비즈 패션쇼’에서 반바지 차림의 옷 맵시를 선보인 것이다. 서울시는 여름철에 에너지를 절약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쿨 비즈를 홍보하기 위해 패션쇼를 마련했다고 한다. 또 한 장의 사진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김대기 경제수석비서관이 ‘휘들옷’을 입고 나타나자 김황식 국무총리 등이 신기한 듯 만져보는 것이었다. 휘들옷은 지식경제부가 국내 디자이너 및 패션업계와 손잡고 첨단 소재로 만든 에너지 절약형 의류다. ‘휘몰아치는 들판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직장에 출근할 때 입는 복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 왔다. 특히 여성의 옷차림은 다양하고 과감해지고 있다. 그러나 남성의 복장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리고 폭이 좁다. 여전히 셔츠에 정장이 대세다. 다만 여름철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팔 셔츠를 입는 직장이 늘어나는 정도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얼마 전에 일부 직원들에게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의 출근을 허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환경과 에너지, 국제정치, 경제, 안보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무 복장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여름에는 극단적으로 더워지고, 겨울에는 추위가 더 심해지는 상황에 근무 복장도 적응해야 한다. 반바지와 휘들옷 차림은 시원하기도 하지만, 매일 셔츠와 바지를 세탁하고 다리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쿨 비즈 복장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격식이 필요한 곳에서는 상응하는 차림새를 갖춰야 한다. 또 반바지를 입을 때는 긴 양말을 신지 않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패션 센스도 필요하다.
  • 서해안축제 즐기러 오세요

    서해안축제 즐기러 오세요

    대천해수욕장이 지난 1일 올 들어 처음으로 개장한 가운데 충남 서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철 축제가 잇따르고 있다. 6일 태안군에 따르면 8~24일 소원면 모항항에서 ‘제1회 태안군 모항항 해삼축제’가 펼쳐진다. 2007년 말 기름 유출 사고 때 자원봉사를 한 123만명의 봉사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연 이 축제는 당시 자원봉사자들이 관광객과 함께 해삼, 우럭, 광어 등의 치어를 방류하는 행사로 문을 연다. 무료 해삼 시식회 등 흥미로운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진다. 8일 인근 천리포수목원에서는 해삼 관련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서천군은 8~11일 한산모시관에서 제23회 한산모시문화제를 연다. 한산모시 짜기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후 처음 열리는 축제여서 의미가 크다. 주제도 ‘인류무형유산 한산모시로의 초대’다. 모시는 잠자리 날개처럼 가볍고 통풍성이 뛰어나 예로부터 여름철 최고의 옷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 유일의 모시수매시장이 재현되고 한산모시옷 패션쇼, 모시 짜기, 천연 염색, 저산팔읍길쌈놀이, 한산모시 맛 자랑 경연대회, 모시 탁본 등 체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길쌈 시연은 주민 100여명이 직접 선보인다. 알뜰 모시장터도 열린다. 명성을 얻고 있는 한산 소곡주도 맛볼 수 있다. 나소열 서천군수는 “1500여년 전통을 이어온 천연 섬유 한산모시의 우수성과 매력을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서천에서는 8일까지 마량포구에서 ‘자연산 광어·도미축제’, 10일까지 장항항에서 ‘꼴갑 축제’가 계속된다. 이 밖에 오는 16~17일 태안군 남면과 소원·원북면에서는 제8회 태안 육쪽마늘 캐기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체험비는 마늘 1접당 1만 6000원, 양파 20㎏ 1망에 8000원 등이다. 23일에는 서산시 팔봉산과 당진시 송악읍 상록초등학교에서 각각 감자축제도 막을 올린다. 2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태안군 남면 신온리에서 ‘태안 백합꽃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충남 서해안은 태안 만리포(14일) 등 이달 말까지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고 대형 축제인 보령머드축제(7월 14~24일) 등이 대기 중이어서 피서객을 들뜨게 한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일 청계천서 수영복 패션쇼

    서울시설공단은 2일 오후 8시 중구 청계6가 오간수교 수변무대에서 올여름 수영복 트렌드를 소개하는 수상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물 위에서 열리는 수상 패션쇼는 4~10월 첫 번째 토요일마다 개최되는데 이번 테마는 ‘여름을 만나다’이다. 패션쇼에서는 비키니와 원피스 수영복, 비치웨어 등 올여름 유행할 수영복을 미리 만날 수 있다. 전자현악팀 ‘샤인’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패션쇼에서는 일반인도 전문모델이 걷는 수상무대를 직접 걸어볼 수 있는 ‘나도 청계천 패션 스타’라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체험을 원하는 시민은 공단 홈페이지(sisul.or.kr)나 수상패션쇼 블로그(blog.naver.com/fashionriver),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말 청계천에 비키니 여성들 활보하는 이유는

    주말 청계천에 비키니 여성들 활보하는 이유는

    서울시설공단은 2일 오후 8시 중구 청계6가 오간수교 수변무대에서 올여름 수영복 트렌드를 소개하는 수상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물 위에서 열리는 수상 패션쇼는 4~10월 첫 번째 토요일마다 개최되는데 이번 테마는 ‘여름을 만나다’이다. 패션쇼에서는 비키니와 원피스 수영복, 비치웨어 등 올여름 유행할 수영복을 미리 만날 수 있다. 전자현악팀 ‘샤인’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패션쇼에서는 일반인도 전문모델이 걷는 수상무대를 직접 걸어볼 수 있는 ‘나도 청계천 패션 스타’라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체험을 원하는 시민은 공단 홈페이지(sisul.or.kr)나 수상패션쇼 블로그(blog.naver.com/fashionriver),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교실이야기(KBS1 오전 11시) 전현무 아나운서와 여고생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소개한다. 그는 비속어와 은어를 많이 쓰는 10대 학생들에게 우리말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또한 올바른 우리말 표현을 가르쳐주는 ‘바른 우리말 선생님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열정적인 강연으로 그는 순식간에 소녀들의 대통령으로 등극하는데…. ●각시탈(KBS2 밤 9시 55분) 조선과 일본의 병합에 혁혁한 공을 세운 애국지사 이공의 영결식. 종로서 경부보 이강토(주원)는 장례행렬을 경호하던 중, 시신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고 달아나는 여자를 뒤쫓기 시작한다. 여인을 가까스로 잡은 이강토는 그녀가 각시탈의 도움으로 법정에서 탈출한 독립군대장 목담사리의 딸 오목단임을 알게 된다. ●아이두 아이두(MBC 밤 9시 55분) 지안은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한 채 아버지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호텔을 빠져나온다. 그러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태강과 그만 사고가 나고, 오토바이 수리비를 내주겠다는 조건으로 태강의 도움을 받아 패션쇼장에 도착한다. 한편 지안은 부모님이 계신 기차역으로 향하지만, 자신에게 화를 내는 아버지와 다투고 만다. ●좋은아침(SBS 오전 9시 10분) 감초 연기의 대명사 윤기원이 노총각 타이틀을 벗고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동료 연기자 황은정과 아홉 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었는데….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오작교가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드라마다. 배우 커플답게 드라마가 맺어준 사랑을 예쁘게 키워온 두 사람의 결혼 이야기를 공개한다.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져 앞이 흐릿하고 금세 피곤해지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처럼 코가 자주 막히기도 한다. 그래서 첫 시간에는 눈의 피로를 회복하고, 시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는 지압법을 소개한다. 또한 쉽게 눈이 뻑뻑해지는 분들을 위해 안구 건조증에 좋은 지압법도 공개한다.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2004년, 우간다 국립공원 관리원이 부패한 두 마리의 하마를 발견했다. 사인은 확실하지 않았고, 수개월 동안 300마리 이상의 하마가 죽어갔다. 그리고 거대한 초식동물의 죽음은 인간에게까지 전염되었다. 끔찍하게 죽어간 하마의 미스터리, 과연 수많은 동물 중 하마에 국한되어 죽음이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 노타이 근무 OK… 지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노타이 근무 OK… 지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지방자치단체들이 ‘쿨 비즈룩’(복장 간소화)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정부가 여름철 냉방기준을 27도에서 28도로 올린 뒤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운동’을 벌였지만 공무원사회의 동참이 저조하자 올해부터는 연중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하도록 복무조례를 개정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을 확정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간편 복장을 권장하도록 전달했다. 행안부 자체적으로는 장·차관실을 방문할 때 상의재킷을 입지 않도록 했다. 지자체들은 여기에 더해 여름으로 분류되는 5~9월뿐만 아니라 시기를 따지지 않고 연중 복장 간소화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시청과 시 산하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절기에 진행하는 복장 간소화 제도를 연중 캠페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동작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하루 간편 복장으로 근무하는 ‘프리 패션데이’ 제도를 1년 내내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 고양시의 경우, 연중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입도록 ‘지방공무원 복무조례’를 개정했다. 공식행사 참석 등 반드시 필요한 장소 외에는 넥타이를 아예 착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면바지나 남방, 노타이 정장을 입어 더운 날씨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유도하는 한편 편안한 복장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갖도록 한다는 목적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8월까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를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민원 담당자를 제외한 나머지 공무원에게 반바지 및 샌들을 허용하기로 했다. 슈퍼 쿨비즈룩은 2004년 일본에서 처음 도입한 에너지 절약 운동이다. 이달 초 내부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은 “다리 털이 많은 공무원은 반바지를 입으면 보는 이나 본인 모두 부담스럽지 않나.”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범국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 운동 차원에서 이를 적극 도입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다음 달 5일에는 한국패션협회와 공동으로 ‘쿨비즈 패션쇼’를 열고 박 시장이 직접 모델로 참여하기로 했다. 서울 성동구는 이달부터 9월까지 전 직원이 노타이 정장, 남방, 면바지 등을 입는 간편 복장 근무를 한다. 넥타이는 공식회의와 손님접대 등 의전상 필요할 때만 착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복장 간소화 분위기가 제대로 정착될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도 공문을 보내 샌들을 신고 반바지를 입는 슈퍼 쿨비즈룩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다수 자치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원인들을 많이 만나는 업무특성상 샌들신고 반바지를 입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정현용기자·전국종합 junghy77@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패션 인생 60년 기념전 여는 디자이너 노라노

    [김문이 만난사람] 패션 인생 60년 기념전 여는 디자이너 노라노

    세월의 옷 단추를 잠시 풀어보자. 1956년 11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반도호텔 그랜드볼룸. 경쾌한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피아노 연주는 ‘마포종점’ ‘초우’ ‘비 내리는 호남선’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킨 젊은 작곡가 박춘석씨가 맡았다. 이어 원피스 코트 앙상블 등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처음 보는 광경에 시선을 집중했다.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바이올린 선율 속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나온 여인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또다시 흥분했다. 마지막으로 그해 최고의 여배우상을 수상한 조미령씨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등장했다.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모델들이 나란히 무대에 섰다. 사회자가 “오늘의 주인공 디자이너 노라노!”라고 외쳤다. 그러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답하며 많은 꽃다발을 주인공에게 안겼다. 우리나라 최초의 패션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열정 하나로 60여년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오롯이 패션 인생을 살아온 디자이너 노라노(84)씨. 그에게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국내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최초의 해외 유학 디자이너, 최초로 패션쇼를 연 디자이너 등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 노창성은 최초의 방송인이었고 어머니 이옥경 또한 최초의 아나운서였으니 말 그대로 ‘최초’라는 수식어를 연이어 만들어낸 특별한 집안이다. ●“50년대 옷 딸에게 물려줄 것”에 큰 감명 노씨는 요즘 또 하나의 ‘최초’를 준비하고 있다. 1952년 서울 명동에 의상실을 처음 연 후 올해로 6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호림미술관 JNB갤러리에서 ‘Nora Noh의 LA VIE EN ROSE展’(노라노의 장미빛 인생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 패션계에서는 60년 동안 의상실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빠짐없이 계절마다 패션쇼를 하고 60주년 행사를 갖는 디자이너는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의미 부여를 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세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들과 다양한 분야의 VIP 고객들로부터 증정받은 노씨의 작품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또한 작품을 연도별로 전시해 195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의상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노씨의 작품을 오마주한 현재의 내로라하는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및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 등도 다수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유명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씨 등에 의해 기획됐다. 한국 패션의 뿌리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특히 노씨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과거의 여배우 등 국내외에서 자신의 옷을 소장한 사람들을 만나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의상을 다시 수집해 한곳에 모은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84살이란 나이를 뛰어넘어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가는 노씨를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의 의상실에서 만났다. 검은 커튼 레이스 재킷 차림이 인상적일 만큼 젊어 보였다. 까만색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흑색이라는 것은 상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여성에게는 자주 독립을 상징한다.”며 웃었다. 평생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살아온 자신감을 녹여낸 듯한 옷차림이라고나 할까. 물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노씨가 앉은 자리 뒤편에는 하얀 웨딩드레스가 걸려 있었다. 궁금해하자 “1959년 미스 코리아 오현주씨가 미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을 때의 의상이다.”라면서 “이번 전시에 선보이려고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전시 얘기부터 나왔다. “젊은 친구들이 (전시를) 하는 거고, 저는 단지 지난 60년 동안 만들었던 옷들을 다시 제공받아 전시장에 건네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요. (잠시 생각하더니) 사실은 나이 80이 넘게 되자 60년 세월에 대해 뭔가 현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여러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편하고 참 오래 입었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50년 전에 제가 만들었던 옷을 아직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뜻에서라도 어떤 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이러한 노씨의 생각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에서 그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50년 전 약혼식 때 옷을 입었던 사람과도 연락이 닿았고 1962년 당시 양단 코트를 가지고 있다는 재미교포에게서도 소식이 왔다. 1950년대에 만든 한복 느낌의 ‘아리랑 드레스’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해외 교포에게는 여러 번 사정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빌려 오기도 했다. 특히 영화 ‘로마의 휴일’이 유명했을 무렵 배우 엄앵란씨가 즐겨 입었던 오드리 헵번의 원피스나 1960년대 T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나옥주, 사미자, 윤소정, 정혜선 등 유명 스타들이 드라마를 통해 입었던 의상도 어렵지 않게 제공받았다. 또한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가 부임지에 갈 때 입었던 의상도 기증받았다. “해외에 계신 어떤 분은 아리랑 드레스를 지금도 매년 8·15 때 입고 있으며 죽을 때까지 간직했다가 꼭 딸한테 물려주겠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너무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 400벌 정도 모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특색 있는 것 위주로 60벌 정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영화배우, 음악가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분들이 아직도 옷을 갖고 있어 참 고맙더군요. 저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엄앵란씨가 제 옷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됐습니다(웃음).” ●“옷은 잘 절제된 멋 나와야”가 신념 이어 의상의 시대적 변천사와 관련해 잠시 언급한다. “1950년대는 아시다시피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시절이었지요. 영화나 연주 의상, 쇼 의상, 창극 의상 등을 제작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유행에 따라갔습니다. 1960년대에는 TV드라마가 생겨나면서 의상 협찬을 통해 제 옷이 대중들에게 다가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성복 시대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투피스 형태의 여성용 정장이 생겨나 인기를 끌었지요.” 노씨는 이 무렵 미국 뉴욕의 고급 백화점 ‘삭스’에 진출해 ‘메이드 인 코리아’ 패션을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아울러 뉴욕에서의 패션쇼 등을 통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아마 2000년 봄이었지요. 미 브라운대학 초청으로 강의를 할 때였습니다. 참석자 대부분이 교수였는데 제가 1940년대에 미국에서 패션 공부를 했던 일, 1980년대 뉴욕 7번가에 진출해 한국산 실크를 널리 알리며 외화를 벌어들인 일 등 50년을 한결같이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옷이란 잘 절제된 멋이 나와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했더니 다들 많은 박수로 대접을 해주더군요. 특히 50년 외길을 걸어온 점에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이때 미국의 패션업계에서는 “노라노는 한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창조한 여인이며 그녀의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씨는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3월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유복한 집안의 차녀로 태어났다. 어릴 적에는 혼자 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과거에 급제한 뒤 영어 공부를 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 이은의 영어 교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버지는 1927년 초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국인 경성방송국을 개국한 공로자이며 일본어를 할 줄 알았던 어머니는 방송국 아나운서로 일하게 됐다. 이처럼 일찍부터 ‘멋을 내는 가풍’의 외가 쪽이나 부모들을 보고 자란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패션 디자이너의 끼를 타고 났다. ●“놀고먹는다는 것은 죽음 기다리는 것” 경기여고 재학 시절에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 문학 소녀였다. ‘이와나미 문고’라는 일본의 문고판 책은 거의 다 읽다시피 했을 정도다. 그러다 고 3때 일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결혼했으나 얼마 안 가 이혼하게 되면서 원래의 끼를 살려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다. 광복 직후 외환은행 설립을 위해 한국에 온 미국인 스미스의 비서로 일하면서 가끔 각국의 대사들과 장관들이 참석하는 파티를 도울 때 직접 드레스를 만들어 본 것이 계기가 돼 스미스의 추천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됐다. 이후 미국과 한국, 프랑스와 일본 등을 오가며 토종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렸다. 학창 시절 읽었던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서 주인공 ‘노라’가 집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찾듯 노씨 역시 ‘노라’라는 이름을 갖고 새 인생을 펼쳤던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60년 동안 쉼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첫째는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했고 둘째는 어떤 목적이나 욕심을 두지 않았으며 사람 만나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산다는 것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고 놀고먹는다는 것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도전은 하되 욕심을 버렸기에 오늘날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누군가에 의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노라노 디자이너는 본명은 노명자다. 192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1947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프랭크 왜건 테크니컬 칼리지’를 졸업하고 귀국했다. 6·25전쟁이 한창일 때 피난지인 부산에서 쇼 의상 등을 만들었고 1952년 서울 명동에 의상실 ‘노라노의 집’을 열었다. 이후 패션의 중심지 파리로 건너가 ‘아카데미 줄리앙 아트스쿨’에서 수학한 뒤 1956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한국 최초의 패션쇼를 열었다. 1966년에는 최초의 기성복 패션쇼를 열었고 1970년부터 1973년까지 파리 프레타포르테 패션쇼에 참가했다. 1974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이후 매년 계절마다 국내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60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 세계 패션그룹 ‘패션대상’(2000) 등이 있다.
  • 은평, 12~13일 북한산 아웃도어 페스티벌

    은평, 12~13일 북한산 아웃도어 페스티벌

    북한산에서 마을 사람들이 손수 마련한 이색 축제가 열린다. 은평구는 오는 12일과 13일 북한산성 제2주차장과 둘레교 숲속쉼터 등 북한산 매표소 일대에서 ‘제1회 북한산 아웃도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축제에서는 북한산 등산을 즐기며, 필요한 등산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북한산 일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아웃도어 축제여서 눈길을 끈다. 북한산성마을 주민들이 직접 마련했다. 북한산성마을은 북한산성 계곡을 따라 300년 이상 터전을 이루며 살았던 북한동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옮겨 와 조성한 이주 마을이다. 주민들은 등산객들을 상대로 음식점이나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며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다. 12일 오전 11시 제2주차장에 마련된 중앙전시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둘레교~서암문~원효봉을 잇는 2시간 코스의 북한산 트레킹 대회가 열린다. 행사장 주변 전시장에는 50여개 업체의 캠핑카와 아웃도어 용품들이 전시·판매된다. 또 슬랙라인(50㎝ 높이에 폭 5㎝ 안팎의 줄을 팽팽하게 설치해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운동) 시범 공연과 재즈·하와이 전통악기 우쿠렐레 공연이 무대를 빛낸다. 오후 7시 30분에는 영화 ‘맘마미아’가 상영된다. 둘레교 앞 숲속쉼터에서는 마무트, 넬슨 등 6개 업체가 신제품을 소개하는 아웃도어룩 패션쇼가 펼쳐진다. 오후 1시에는 어린이 인공암벽 체험이 준비돼 있다. 13일에도 전날 행사가 이어진다. 행사기간 중 조성한 차 없는 거리에서는 소규모 공연이 열리는 유럽형 노천카페를 이용할 수 있으며,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김우영 구청장은 “북한동 주민들의 마을공동체 중심으로 행사를 총괄한 대표적인 주민 참여형 축제”라면서 “앞으로도 서울과 북한산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인 명품 축제로 발돋움하도록 외국인 전용 둘레길 코스를 개발하고, 프랑스 샤모니 마을 등과 민간 차원의 자매결연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 열린다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 열린다

    “미인이 되고 싶으면 내년에 충북 오송으로 오세요.” 충북도, 청주시, 청원군이 공동 주최하는 ‘2013 오송 화장품 뷰티박람회’가 내년 5월 3일부터 26일까지 24일간 청원군 KTX 오송역 인근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부지에서 개최된다. 총 200억원이 투입돼 ‘아름다움의 새로운 변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 박람회는 주제 전시, 산업 교역, 국제 학술대회, 교육 체험, 문화 이벤트, 휴식 여가 등 6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30만㎡의 행사장에는 세계 각국 미의 기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미 역사관, 화장품 기업관, 화장품 뷰티 판매장, 뷰티 체험관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경진대회장을 꾸며 헤어 경연 대회, 패션쇼, 미인 선발 대회 등을 연다. 도의 적극적인 참여 기업 유치 활동으로 이미 관련 업체 상당수가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 2월 미국 뉴욕의 뷰티서플라이협회, 회원 업체와 양해각서를 교환했고 미국 미용 재료 제조업체인 ‘키스 프로덕트’와 헤어 미용 재료업체인 ‘셰이크 앤 고’로부터는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 우리나라에선 아모레, LG생활건강, 사임당, 한불화장품 등 60여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300곳 이상 참여를 목표로 세웠다. 도가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화장품 뷰티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충북 지역은 경기, 인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66곳의 화장품 제조업체가 있고 국내 화장품 총생산액의 26%를 점유하며 전국 2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관련 기업 유치에 가속도가 붙는 등 화장품 뷰티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재능기부 통해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게 됐죠”

    “재능기부 통해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게 됐죠”

    보건복지부와 EBS는 9일 서울예술대학에서 ‘제1회 희망나눔 톡톡콘서트’를 열었다. 희망나눔 톡톡콘서트는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고, 나눔을 통해 행복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내년 3월까지 매달 한번씩 사회 저명인사를 초청해 토크콘서트 형태로 진행한다. ●“누구나 사랑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첫 강연자로 나선 디자이너 이상봉씨는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대학생들에게 한글을 비롯한 한국적 소재 디자인의 세계적 브랜드 파워와 디자인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와의 소통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7년 전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졌을 때 깊은 외로움을 느꼈다.”면서 “그때 다른 이들이 필요할 때 내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누구나 사랑받은 만큼 당연히 돌려주어야 한다. 나눔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강연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고 남과 다르게 살아라.’,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실천을 강조했다. 이씨는 2006년 파리컬렉션에서 한글문양 의상을 발표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래 한글, 산수화, 단청, 돌담 등 한국적 소재를 디자인에 접목시켜 세계무대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또 에티오피아, 파라과이 등 6개국 문화 요소에 한글을 결합한 코이카(KOICA)봉사단을 이끌며 디자인 기부 및 해외 봉사활동에 주력해 왔다. 그는 지금까지 어린이 환경센터 건립 패션쇼를 비롯해 서울 패션위크 패션 기부릴레이 행사, 아프리카 아동돕기 에코백 디자인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 왔다. ●한비야·김난도·노희경씨 등 강연 예정 이씨 외에도 국제구호 전문가인 한비야씨,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쓴 방송작가 노희경씨 등도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복지부 박금렬 나눔정책추진단장은 “톡톡콘서트는 사회 저명인사와 젊은이들의 희망나눔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더 열정적으로 인생에 도전하고 나눔을 실천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깊은 가락·정제된 춤, 藝의 완성을 보이다

    깊은 가락·정제된 춤, 藝의 완성을 보이다

    새하얀 한복을 입은 무용수 12명이 원형을 그리며 명상을 하듯 앉아 있다. 공간을 메우는 것은 조심스럽게 튕기는 가야금 선율과 그에 반응하는 장구의 두드림뿐이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의 첫머리인 ‘다스름’ 뒤에 이어지는 진양조에서 천천히 무용수들은 움직임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상체를 숙였다가 젖히고, 절반쯤 일어났다가 앉기를 반복하면서, 봄 기운을 느낀 매화가 꽃봉오리를 피워내는 듯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언뜻언뜻 속살이 비치는 얇은 저고리에는 색색의 가슴띠로 포인트를 주고, 노랑·주황·파랑·보라 등을 은은하게 녹인 풍성한 치마 차림에는 당의 저고리 아래로 보색 천을 덧댄 것이, 의상만으로도 패션쇼를 보듯 멋스럽다. 중중모리에서 휘모리까지 빨라지는 장단에 따라 움직임도 속도감을 더한다. 무용수들의 목에서 어깨를 타고 손으로 흐르는 곡선이나 손 모양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빠른 움직임을 보이다가 멈칫하는 모습은 가야금 선율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절제미까지 느껴진다. 장구로 장단을 맞추는 황병기 명인 입에서 “얼쑤”, “좋다”, “그렇지” 등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지난 1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체육관에서 미리 맛본 김명숙 늘휘무용단의 ‘상·상(想·想)Ⅲ’은 연습 장면만으로도 기대감을 끌어냈다. ‘상·상’은 김명숙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가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대작 가야금 산조로 만든 무용작으로, 1999년 20분짜리 공연으로 첫선을 보였다. 2006년엔 마지막 단모리 부분을 제외하고 1시간짜리 작품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이번 ‘상·상Ⅲ’은 70분을 모두 담았다. ‘춤으로 그리는 사계’를 부제로 달고 봄-섬진강의 매화, 여름-담양의 대나무, 가을-해인사의 노란 은행나무 숲, 겨울-오대산의 하얀 눈꽃을 그려낸다. 김 교수는 “이 곡을 듣고 매료돼서 무용작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감동을 담아내기에는 솔직히 내 역량이 부족했다.”고 고백하면서 “차근차근 만들고 다듬는 작업을 거쳐 이제야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턱에 턱턱 걸릴 때마다 황 명인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황병기)선생님께 ‘공연을 포기하고 싶다’고 했어요. 선생님께서 ‘예술은 아무리 어려워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책임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황 명인도 본 공연에서 수제자 지애리의 가야금 선율에 장단을 맞출 예정이다. “예전에는 관객들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하면 그렇게 좋더라고요. 이 공연도 가야금 산조에 취하고 한국의 춤을 느끼면서 명상을 하듯 감상할 수 있길 바랍니다.” ‘상·상Ⅲ’은 오는 1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3만~5만원. (02)3277-259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당신의 잃어버린 시간 찾아드리죠

    대한민국의 중·고교생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할 정도라는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 전 세계에 수천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수십개 나라에서 철마다 신제품 패션쇼를 여는 이 거대 기업의 창업주는 미국인 더글러스 톰킨스다. 그런데 이 억만장자가 사는 곳이 뜻밖이다. 남미 끝자락, 파타고니아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걸쳐 있는 광대하고 척박한 땅. 그가 이곳에서 하는 일이 독특하다. 이른바 ‘속도 저지 프로젝트’다. 경비행기를 타고 돌아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29만ha의 땅을 푸말린 공원이라 이름 짓고는 그대로 둔다. 그 땅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도대체 왜? “땅을 가속화의 흐름에서 구해 자연에 돌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 20년 동안 조금씩 땅을 사 모아 거대한 자연보호구역으로 만들었다. 종국엔 이 공원을 칠레에 기증할 생각이다. 단, 이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래야 서울의 약 다섯 배에 달하는 거대한 땅이 시간의 흐름을 잊고 영원히 파괴를 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슬로우’(박병화 옮김, 로도스 펴냄)는 독일의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플로리안 오피츠가 느리게 사는 법을 제안한 책이다. 저자는 남보다 더 빨리 정보를 입수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버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가 사람들을 시간에 쫓기게 했다고 진단한다. 시간이 부족한 건 시간관리를 잘못한 개인의 탓이라는 시각에 반기를 든 셈이다. 예전엔 손으로 편지를 썼다. 대략 한 통 쓰는 데 30분 정도 걸렸을까. 요즘엔 어떤가. 이메일을 이용할 경우 30분에 10통 쓰는 건 일도 아니다. 기술의 진보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시켜 왔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기계의 발명으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재화를 생산해낼 수 있게 됐다. 자, 이제 당신은 더 많은 시간을 얻게 됐다. 그런데 아낀 시간 만큼 여유도 갖게 됐나? 결코 그렇지 않다. 당신은 더 바빠졌고 할 일도 더 많아졌다. 기술의 발전으로 되레 시간을 잃어버린 셈이다. 저자는 이 같은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더글러스 톰킨스를 비롯해 스위스의 산 속에서 새 삶을 시작한 금융 전문가와 부탄의 국민총행복부 장관 등 시간의 속도전에서 비켜서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아울러 ‘조건 없는 기본소득’도 제안한다. 기본적인 생존권이 보장된다면 경쟁을 위해 속도에 집착하는 광기의 소용돌이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샤넬 수석 디자이너가 선보인 가을 패션은?

    샤넬 수석 디자이너가 선보인 가을 패션은?

    이번주 파리에서는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다. 바로 파리 패션위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드(Karl Lagerfeld)는 지난 6일(현지시간) 그랑팔레(Grand Palais)에서 ‘샤넬 패션쇼’를 개최해 몰려든 관중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이번 캣워크의 가장 큰 특징은 크리스탈로 장식된 모델의 눈썹이다. 언론들은 “이 눈썹은 라거펠드가 과감하게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예상대로 그는 이날 쇼를 부클레 수트 시리즈로 시작했으며 튤립 모양의 보라색과 진한 에메랄드 색의 스커트를 샤넬의 클래식 자켓과 매칭해 약간 편하고 삐딱한 듯한 느낌을 선보였다. 현지 패션에디터는 “이번 컬렉션에서 본 라거필드의 작품은 샤넬의 젊은 고객에게 어울린다.” 면서 “크리스탈 타이즈는 분명히 베스트 셀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배려·참여의 장”… 성숙해진 대학 OT

    “배려·참여의 장”… 성숙해진 대학 OT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최근 단과대학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나 환영회 등에서 여장 남자 공연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나섰다. 여성의 몸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남보라 총여학생회장은 “새내기들이 대학 문화를 처음 접하는 행사에서 성편향적·성폭력적인 요인을 없애기 위해 여장 남자 공연을 하지 말도록 하는 등의 수칙을 정해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학기를 맞아 대학마다 열리던 OT 및 신입생 환영회의 단골 메뉴였던 ‘여장 남자’ 행사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남학생들이 볼륨감을 살린 몸매에 짙은 화장을 하고 출전하는 미인대회, 패션쇼, 걸그룹 공연 등을 하는 놀이문화가 여성을 성적으로 희화화할 뿐만 아니라 성적 소수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자제하고 나선 것이다. 고려대 문과대는 학과마다 ‘보듬이’라 불리는 학생들이 성폭력 방지 활동을 하고 있다. 보듬이들은 여장 남자 공연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다른 공연을 제안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유진주 문과대학생회 여성국장은 “여장 남자 미인대회 대신 스피드게임과 같이 여성도 참여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하는 등의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 남아 있는 여장 남자 행사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서울대 3학년 정모(21·여)씨는 “여장 남자가 여성의 신체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서울 모 대학교 2학년 최모(20)씨는 “얼굴이 예쁘장하다며 1학년 때 여장 남자쇼에 불려다녔다.”면서 “내 외모가 웃음거리가 되고, 여장을 강요당하는 느낌이 들어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대학들은 남녀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놀이문화 구상에 분주하다.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에서는 행사 때마다 진행했던 학과별 구호 외치기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줄어들었다.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세를 과시하는 것이 남성 중심적 문화라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준량 연세대 사회과학대 부학생회장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문제점도 있어 단과대 전체 행사에서만큼은 구호 외치기를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문대학에서는 남학생들이 도맡았던 짐 나르기에 여학생들도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동혁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은 “남성은 힘쓰는 일, 여성은 주방일을 하는 성별 분업은 고정된 성 역할을 강화하기 때문에 성별과 관계없이 짐 나르기와 주방일·뒷정리 등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배경헌기자 sora@seoul.co.kr
  • [리뷰]왕을 노리는 ‘가비’(커피) 실화와 허구사이

    [리뷰]왕을 노리는 ‘가비’(커피) 실화와 허구사이

    일본에게 왕비를 잃고 백성과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 왕(고종)이 있다. 어린 시절 먼 이국땅 러시아에서 의문의 자객단에게 아버지를 잃고 커피와 금괴를 훔치며 살아온 여자(따냐)가 있다. 그리고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한 여자만 바라보며 목숨을 다해 지키려는 남자(일리치)가 있다. 영화 ‘가비’(장윤현 감독)는 나라가 혼란한 시기에 위 세 사람과 이들을 둘러싼 위기를 가비(커피의 고어)라는 매개체로 그려냈다. 1896년 고종(박희순 분)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해 대한제국을 준비하던 혼돈의 시기, 러시아 대륙에서 커피와 금괴를 훔치다 러시아군에게 쫓기게 된 일리치(주진모 분)와 따냐(김소연 분)는 조선계 일본인 사다코(유선 분)의 음모로 조선으로 오게 된다. 고종의 곁에서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냐, 그녀를 지키기 위해 사카모토란 이름의 이중스파이가 된 일리치, 그들은 사다코로 인해 고종을 암살하는 은밀한 작전에 휘말린다. ‘가비’에는 실화와 허구가 교묘하고 오묘하게 뒤섞여 있다. 그 차이가 근소하다보니 실제 사진에 가짜를 감쪽같이 더한 ‘합성사진’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비’의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까. 영화의 큰 줄기는 일리치와 따냐의 ‘허구의 멜로’지만,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 이곳에서 커피를 처음 맛보고 즐기게 됐다는 점, 고종이 커피를 즐긴 카페(덕수궁 정관헌), 등장인물들을 위험에 몰아넣는 사다코 등은 모두 역사가 증명하는 실화이자 실존 인물이다. 비록 일리치와 따냐라는 인물과 그들의 사랑은 허구지만, 혼돈의 시기에 숱한 유혹에 흔들리고 생명을 위협 받으며 가족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했던 ‘실제의’ 일리치와 따냐가 얼마나 많았을까. 때문에 ‘가비’는 아관파천 시기의 시대적 아픔을 그린 실화이자 허구로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 영화는 쓰라린 역사의 상처가 주는 애절한 스토리 외에도, 서구의 문화가 적절하게 배합된 앤티크(antique)한 세트와 배우들의 의상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특히 김소연은 영화 초반 컷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이 달라져 흡사 패션쇼를 연상케 한다. 영화 ‘황진이’에서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감으로 눈길을 끈 장윤현 감독답게 공사관 세트부터 주인공들이 줄기차게 마시고 또 마시는 커피의 작은 잔까지, 동서양의 미술을 한 폭의 그림에 담은 듯한 착시를 선사한다. 하지만 영화 ‘체인지’(1997)이후 첫 성인역할로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김소연과 남성성을 한층 더 강화한 주진모, 그리고 연기파 배우 박희순과 유선의 앙상블은 다소 아쉽다.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동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스토리의 약점 탓이다. 전작과 비슷비슷한 캐릭터에서 머물고 있는 주진모와 관객의 신뢰도가 불분명한 김소연의 책임도 있다. 게다가 ‘접속’(1997) ‘텔미썸딩’(1999) 등에서 보여준 장윤현 감독의 세밀한 연출력이 ‘가비’에서는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소설 ‘노서아 가비’를 원작으로 한 영화 ‘가비’는 오는 15일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려한 영상과 춤… 눈 뗄 수 없는 ‘예술’

    화려한 영상과 춤… 눈 뗄 수 없는 ‘예술’

    “나도 어렸을 때는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죠. 커서 무엇이 될까. 예뻐질 수 있을까.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팝송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의 가사를 읊조리는 중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뚫고 어두운 무대에서 작은 소녀가 걸어 나온다. 아이 뒤로 12개 화면에서 각기 다른 여성의 얼굴이 하나 둘 드러난다. 꿈, 희망, 삶을 이야기하는 얼굴들…. 화면은 다시 아파트의 단면을 보여 주듯 평범한 가정의 일상으로 바뀌었다. 이 공연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쯤 영상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영상 밖으로 튀어나와 무대에 선다. 평면(2D) 영상이 입체(3D) 공연으로 전환하는 순간이다. ●현대무용의 대중화 가능성 제시 1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미리 만난 ‘자유부인 2012’는 시작부터 시선을 무대로 집중시켰다. 현대무용에 선입견처럼 따라다니는 난해함은 없다. 그 자리를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으로 채웠다. 무대에는 가로, 세로, 높이 2.5m인 커다란 상자(큐브) 12개가 나름의 배열로 쌓여 있다. 이 상자는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공간, 영상을 비추는 스크린, 상가·발레 연습실 등 다양한 장소가 된다. 무용수들은 이런 영상과 무대를 오가며 일상과 만남, 사랑, 방황 등을 다양한 춤으로 표현한다. 공연 도중 고(故) 한형모 감독의 영화 ‘자유부인’(1956)이 상영돼 향수를 끄집어낸다. 흥겨운 샹송을 따라 노래 가사, 말풍선들이 어우러지는 비디오아트도 넣었다. 2막을 여는 패션쇼 무대는 공연의 실험성이 극대화하는 부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델 10여명이 긴장감 넘치는 음악에 맞춰 벽을 타고 내려오는 선을 따라 워킹한다. 상자 벽에는 이 모델들을 클로즈업한 영상으로 세밀감을 살리며 무대는 패션쇼장으로 변신한다. 무용수들이 날렵하게, 또는 묵직하게 풀어내는 춤사위로 ‘자유부인’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한편 곳곳에 이런 장치들을 포진해 놓고 있어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평면 화면의 제약을 극복하고자 깊이감을 확장시키는 3D 영화가 요즘 주류입니다. ‘시네마틱 퍼포먼스’는 이런 현실적인 확장감에 무용이 가지는 강렬함을 접목한 것이죠.” 각본·연출을 맡은 변혁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15~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자유부인 2012’는 패션쇼로 화려함을 더하고 발레 클래스와 인터뷰 등 볼거리를 늘려 초연 당시 모습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첫 한국 현대무용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동안 이 무대에 선 현대무용은 지리 킬리언, 얀 파브르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외 스타 안무가 작품에 불과했다. 물론 원작이 던지는 주제 의식은 그대로다. 안무를 한 정의숙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는 “2012년 버전은 여성의 일과 사랑이라는 주제에 더 접근하면서 강력한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특별출연하는 연극배우 박정자, 패션모델 한혜진의 변신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목소리’ 선영으로 관객을 만난 박정자씨는 공연 막바지에 무대에 등장해 좌절을 맛본 주인공 선영에게 희망을 던지는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15~17일, 4만~15만원(학생 50% 할인). (02)2000-9752.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자유부인’은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된 소설이다. 대학 국문과 교수 장태연의 부인 오선영이 남편의 제자와 춤바람이 나고 상대에게 버림받은 충격으로 탈선을 한다는 내용으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일탈을 그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단행본은 7만부 판매 기록을 세우며 한국 최초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됐다. 1956년 김정림 주연으로 처음 영화화한 뒤 김지미(1969), 윤정희(1981), 고두심(1990) 등 당대 최고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워 영화로 만들어졌다.
  • 문학소재 공연 톡톡 튀네

    문학소재 공연 톡톡 튀네

    한 남자가 읊조린다. “다시 길을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 …갈 곳은 없지만 정신은 명료하다.” 다른 남자가 걸어나온다. “…내 발에 박힌 수천만 가지 가시조각을 나도 떼어내고 싶다. 내 조카 노산군이라는 가시조각을.” “삼촌, 제가 그렇게 미우세요. 이제 저를 그만 놓아 주세요.” 절규하는 배우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한 움큼 잘라버린다. 공연 전반에 아쟁과 장구, 가야금 소리가 잔잔하게, 또는 휘몰아치듯 치열하게 어우러진다. 지난 11~12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전통에서 말을 하다’는 독특했다. 극단 골목길의 박근형 대표와 창작국악그룹 시나위가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을 국악과 연극으로 표현한 공연이다. 무대는 단출하다. 김시습, 세조와 단종은 한복이 아닌, 길게 늘어진 스웨터와 폭 넓은 바지 차림이다. 큰 움직임도 없다. 자칫 지루할 법한 모양새지만, 서사시 같은 대사 하나하나가 가락 마디마디와 조화를 이루면서 문학 작품을 보여 주듯 몰입시킨다. 문학을 소재 삼은 공연은 많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독특하게’ 또는 ‘얼마나 전달력 있게’가 아닐까. 정비석의 소설로 잘 알려진 ‘자유부인’이 무용극으로 변신해 새달 15~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다. 소설 ‘자유부인’은 1954년 215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연재된 소설로, 당시에는 파격적인 여성의 일탈을 그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네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졌고, 김지미·윤정희 등 당대 최고의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안무를 한 정의숙 아지드현대무용단 대표이자 성균관대 무용과 교수는 “세월이 흐르고, 사회 인식이 변했지만 무수히 많은 여성들은 아직도 자아 실현과 자기계발이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여성들이 일을 통해 꿈꾸는 자유는 무엇이고, 진정 그것을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계기를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야기상에서 원조 자유부인과 달라진 것은 주인공이 패션잡지 에디터라는 점. 예고 무용과에 다니던 딸은 발레를 전공하는 대학생이 됐다. 그래서 화려한 패션쇼와 발레 클래스를 더했다. 무대에는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12개 상자를 설치했다. 상자는 옛 영화 ‘자유부인’을 투사하는 스크린이자 무용수들이 춤추는 공간이다. 영상 속에서 일상을 보내던 무용수들이 상자 밖으로 튀어나와 무대를 휘저으며 역동적이거나 애절한 춤사위를 펼친다. 연출을 맡은 변혁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는 “마치 옛 영화를 보듯 무용을 즐기는 ‘시네마틱 퍼포먼스’를 표방한다.”면서 “공연의 본질을 흐리지 않는 선에서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배우 박정자와 패션모델 한혜진이 특별출연해 색다른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4만~15만원. (02)2000-9752. 앞서 21일 서울 왕십리 소월아트홀에서는 숙명가야금연주단이 시인 김소월과 만난다. 김소월 탄생 110주년을 맞아 준비한 공연 ‘산유화’는 한국 근대문학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된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된 작품에 접근한다. 숭실대 한국문예연구소 문숙희 박사가 고증한 고려가요를 국악 작곡가 박경훈이 편곡하고, 그 위에 소월의 시를 덧댔다. 고려가요 ‘대악집녕’에는 ‘엄마야 누나야’를, ‘청산별곡’에는 ‘못 잊어’를, ‘가시리’에는 ‘진달래꽃’을 입혔다. 전석 2만원. (02)710-9889.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세계 패션인 축제, 런던패션위크 17일 개막

    세계 패션인 축제, 런던패션위크 17일 개막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패션위크(London Fashion Week)가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6일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런던패션위크의 다양한 소식들을 소개하며 전 세계 패션인들을 설레게 하고있다. 이번 행사에는 19개국 대사를 통해 초대된 80명의 신진 디자이너가 소개될 예정이며 특히 현재는 메가브랜드가 된 스텔라 매카트니와 알렉산더 맥퀸의 세컨 브랜드라인 맥큐(McQ)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폴 매카트니의 딸로도 유명하다. 에비뉴32의 에린 멀레이는 “신진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런던패션위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 라고 강조했다. 영국 무료일간지 ‘이브닝 스탠다드’는 “9.5분 동안의 캣워크(패션쇼)를 위해 디자이너는 혼신의 힘을 다한다.” 면서 “단 한번의 캣워크를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평균적으로 7만 9000파운드(약 1억 40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런던패션위크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와 상세한 캣워크 스케줄은 공식사이트(londonfashionweek.co.uk)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통신원 윤정은 yje0709@naver.com 
  • “화장하고 경기해요” 미녀축구단 화제

    “화장하고 경기해요” 미녀축구단 화제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남미 콜롬비아에서 ‘최고로 여성스러운’ 미녀 축구단이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최고의 미녀들이 뛰고 있는 축구단은 창단 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디바스’. 축구단에는 모델, 연예인, 미녀의 대학생 등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들이 선수들로 뛰고 있다. 선수들은 ‘화장하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철저하게 헤어를 스타일링하는 건 기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마케팅을 위해 선수들이 화장을 하고 경기에 나선 건 아니다. 워낙 바쁜 일정을 갖고 있는 모델, 연예인들이다 보니 행사나 방송에 나간 뒤 허겁지겁 축구장으로 달려가 바로 유니폼을 입고 뛴 데서 시작된 축구단의 독특한 특징으로 굳어지게 됐다. 시간이 없어 화장을 지우지 못하고 경기에 나선 게 뜻하지 않게 축구단의 마케팅 전략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화장이 지워질까 걱정하느라 몸을 사리는 일은 절대 없다. 모델로 활동하면서 축구단에서 뛰고 있는 루스 마리아(35)는 “패션쇼에 참석하고 바로 경기에 출전하다 보니 머리를 감고 화장을 지울 시간이 없다.”면서 “곱게 치장하고 경기에 나서지만 격렬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미녀 축구단이 등장하면서 이 팀이 경기를 벌이는 축구장은 거대한 패션쇼 무대로 변하고 있다.”면서 팬들을 몰고 다니는 등 미녀축구단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는 남자축구가 쇠락한 반면 여자축구는 기세를 떨치고 있는 대표적인 남미국가다. 남자 월드컵대표팀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자월드컵대표팀은 2011년 독일월드컵 본선에 나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블록버스터 전시 대신 자체 기획전 늘릴 것”

    “블록버스터 전시 대신 자체 기획전 늘릴 것”

    김홍희(64) 서울시립미술관장의 운영 계획은 ‘자체발광’으로 요약된다. 샤갈, 로댕 같은 옛 시대 거장의 전시, 흔히 블록버스터 전시라고 일컬어지는 대형 기획전 대신 미술관 자체 기획전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미디어아트 같은 현대미술에 잔뜩 무게를 싣는다.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교육과 홍보 기능 강화도 약속했다. →외부 기획전을 줄이겠다고 했다.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포기하는 셈인데. -19세기 작가들은 이미 충분히 소개돼 왔다. 20세기 중후반 스타 작가들도 충분히 다뤄볼 만하다. 가령 올해 12월에 원래 클림트전시가 예정돼 있었는데 이걸 비엔나화파 전시로 업그레이드했다. 스타 작가, 인물보다는 미술사적으로 접근하도록 한 것이다. →관객 수가 줄지 않을까. -나에겐 광주비엔날레 경험이 있다. 처음엔 비엔날레 작품을 보고 다들 저게 무슨 작품이냐고 했다. 그런데 10여년의 경험이 쌓이면서 광주 시민들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만 현대미술에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 홍보와 연계시킬 방침이다. →중견작가전, 그러니까 6월 중 ‘SeMA 중간허리 2012’를 처음 연다. 어떤 내용인가. -최근 대안공간이 많이 생겨나면서 젊은 작가들에게 많은 무대가 주어졌다. 원로는 원로대로 충분히 조명받고 있다. 한데 중견작가들은 낀 세대가 되어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못 잡고 있다. 자기만의 세계가 구축된 중견작가들이 그 세계를 미술계 선후배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 →야외조각전도 신설했는데. -봄나들이전이 늘 있었는데 이걸 확대했다. 시립미술관 앞은 물론 정동길 전체를 조각공원화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정동길에만 가면 어디서나 미술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9월 열리는 미디어아트비엔날레 확대를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참 좋은 행사인데, 아쉬운 점은 시너지 효과를 못 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비엔날레는 비엔날레대로, 시립미술관 전시는 전시대로 따로따로 본다. 이걸 우리의 행사로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외부에서 총감독이 들어오지만 맡겨만 두는 게 아니라 같이 해보겠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인연은. -안면만 있다. 경기도미술관장으로 있을 때 공정무역과 관련해 가장 착한 옷 패션쇼를 연 적이 있다. 그때 박 시장을 초청했었다. 나도 그분의 시민단체 활동이 예술의 영역은 아니지만 대단히 창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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