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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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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국민 속으로’… 헌혈 맹세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입니다.이를 살리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에서 소멸될 것입니다.” 20일 열린 한나라당 17대 총선 당선자 대회는 비장감 어린 박근혜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했다.박 대표는 “우리는 진짜 야당이 됐다.우리가 서 있는 천막당사가 한나라당이 서 있는 현 위치”라고 거듭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뒤이어 박세일 선대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한국 보수세력의 패배로 기록될 것”이라고 규정했다.그는 “국민은 한나라당에 대해 아직 마음의 반만 열어줬다.나머지는 얼마나 혁신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마지막 기회를 통해 기본으로 돌아가 보수의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인들은 한결같이 부패하지 않는 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충청권에서 유일하게 금배지를 단 홍문표(충남 예산·홍성) 당선자는 “우리는 생활정치를 해야 하고,국민을 속이려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경남 진주갑의 최구식 당선자는 “정치가 그 근본인 국민으로부터 떠난지 오래됐다.”면서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오로지 실용주의적인 관점에서 국리민복에만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당선자들의 목소리는 다양했다.서울 서대문을의 정두언 당선자는 “관료주의 체질을 벗고 야당다운 야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울 강남을의 공성진 당선자는 “사회적인 좌경화 추세를 막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례대표 송영선 당선자는 “안보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편가르기로 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데 당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박 대표를 비롯한 당선자와 당직자는 집단 헌혈식을 가졌다.박 대표는 “정치권은 기득권 세력으로 불려왔는데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뜻에서 헌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당 일부에서는 “헌혈을 정례화하자.”는 말도 나왔다. 이지운기자 jj@˝
  • JP, 마지막 3金 ‘서산에 지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19일 “국민의 선택은 조건없이 수용해야 한다.”면서 총재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 총재는 이날 마포당사에서 김학원 총무 등 17대 총선 당선자들과 만나 “패전의 장수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모든 게 나의 부덕한 탓으로 깊이 반성한다.”며 “오늘로 총재직을 그만두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35세 때인 지난 61년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쿠데타에 가담하며 한국 정치사 전면에 등장한 이후 ‘마지막 3김’으로 남았던 그가 마지막까지 미련을 갖던 ‘10선 고지’를 달성하지 못한 채 쓸쓸히 정치를 떠나게 된 것이다. 김 총재가 17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재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실질적인 ‘3김 시대’의 종식이 이뤄졌다. 김 총재는 이봉학 사무총장에게 이달중 전당대회를 열어 새 총재를 선출토록 지시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스페인총리 “최대한 빨리 철군”

    이라크 주둔 스페인군 철수가 예정보다 일찍 시작된다.강경 시아파는 철수를 발표한 스페인군의 안전을 보장,자국 내 철수 여론에 시달리는 파병국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스페인의 철군은 이라크 주둔군을 ‘다국적화’하려는 미국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신임 총리는 취임 하루 만인 18일(현지시간) 스페인군을 ‘가능한 한 빨리’ 철수시키라고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사파테로 총리는 사회당 내각 취임 직후 “유엔이 스페인의 조건을 충족시킬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조기 철수 명령 이유를 밝혔다. 그는 취임 전부터 이라크에 주권이 넘어가는 6월30일까지 유엔이 이라크에서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철군하겠다고 밝혀왔었다.철수에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군은 강경 시아파가 2주째 저항하고 있는 나자프 지역을 맡고 있다.미군은 이들의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 체포를 위해 나자프에 대규모 병력을 증파한 상태다.그러나 철수 명령을 받은 스페인군이 주민의 반발이 뻔한 작전에 참여할 까닭이 없다. 사드르도 스페인군의 안전을 보장했다.사드르의 대변인 카이스 알 카잘리는 19일 “스페인군이 이라크 주민들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라크를 떠날 때까지 스페인군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사드르 추종자들에게 촉구한다.”고 밝혔다.이어 다른 국가들에도 철군을 촉구했다. 사드르는 또 이라크 내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에 대해 무조건 반대에서 조건부 찬성으로 입장을 바꿔 파병국들에 대한 철군 압력을 한층 강화했다.카잘리 대변인은 “유엔군이 이슬람 국가나 러시아,프랑스,독일 등 이라크 점령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로 구성된다는 조건 아래 유엔 평화유지군의 이라크 배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사파테로 총리가 철군을 서두른 이유 중 하나는 이라크의 상황 악화다.외국인 납치·살해가 이어지자 자국민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됐기 때문이다.자국민이 억류될 경우 철군 문제까지 얽히는 현지의 복잡한 상황을 피하고자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다. 또 취임 첫날 철군을 발표,이를 둘러싼 논쟁을 잠재우자는 목적도 있다.그러나 지난달 스페인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사무총장은 이번 철군 결정이 스페인을 테러 공격에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19일 이라크에 주둔하는 호주군 850명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반면 야당인 노동당의 마크 라담 대표는 오는 11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자국 군대를 데려오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라크 남부에 128명을 보낸 포르투갈에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71%가 철수를 지지했다.안토니오 로페스 내무장관은 16일 이라크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자국 군대를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JP퇴장… ‘3金시대’ 종식

    자민련 김종필(JP) 총재가 19일 “국민의 선택은 조건없이 수용해야 한다.”며 총재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마포당사에서 김학원 총무 등 17대 총선 당선자들과 만나 “패전의 장수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모든 게 나의 부덕한 탓으로 깊이 반성한다.”며 “오늘로 총재직을 그만두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17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재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함에따라 ‘3김 정치시대’의 종식이 이뤄졌으며,자민련은 본격적인 ‘포스트 JP’ 시대를 향한 진로 모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이봉학 사무총장에게 4월중 전당대회를 열어 새 총재를 선출토록 지시했다. 김 총재는 “노병은 죽진 않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다.지난 43년간 정계에 몸담아왔고 이제 완전히 연소돼 재가 됐다.”며 “여러분들이 지혜를 모아 당을 수습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자민련은 조만간 전당대회를 열어 새 총재를 선출키로 했으며,전당대회에는 김학원 총무와 이인제 부총재의 출마가 예상된다. 자민련은 또 전대와는 별도로 김 총무 등 당선자를 주축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6월 재보궐선거에 대비하면서 당의 정체성을 재확립함으로써 ‘포스트 JP’ 시대에 걸맞은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3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정계은퇴를 전격선언함으로써 이미 카운터 다운에 들어갔던 3김시대도 동시에 막을 내렸다. 그는 35세때인 지난 61년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하며 한국 정치사의 주역으로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현실 정치를 떠난 뒤에도 ‘마지막 3김’으로 의지를 불태웠다.그러나 김 총재는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10선고지와 내각제 도입을 이루지 못한 채 긴 그림자를 끌며 정치를 떠나게 됐다.5·16 쿠데타로 등장한 그가 40여년간의 정치인생을 접은 날이 우연하게도 4·19 혁명 44주년 기념일이어서 역사의 아이러니를 실감케 한다. 김 총재는 61년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40여년간 ’자의반 타의반‘ 외유,정치 규제,3당합당과 민자당 탈당,자민련 창당,DJP엽합 및 공조 파기,16대 총선 참패 등숱한 곡절을 겪으면서도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왔다. 물론 김 총재가 이러한 위기상황에서도 재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충청권이란 텃밭이 있었기 때문이다.매번 침몰직전까지 몰렸던 JP에게 충청권은 아낌없는 지지를 해 줬다. 그러나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참패하고 소속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한데 이어 그해 16대 대선에서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당에 텃밭을 잠식당하면서 충청권 맹주로서의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 김 총재는 지난해 10월 자민련이 충청지역 기초단체장 재·보선에 모처럼 승리,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복원을 꿈꿨지만 ‘한·민 공조’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뒤늦게 가담하면서 ‘탄핵폭풍’에 치명타를 맞아 재기불능의 상태로 몰렸다. 더욱이 총선 결과는 충남지역 4석이라는 사상최악의 성적를 기록한데다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자기 자신 조차 낙선하면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 결국 총선후 사흘간을 청구동 자택에 머물며 장고(長考)를 거듭하던 그는 이날 오전 당사에 출근,당선자들과 만나 “패전의 장수가 무슨 말이 있겠느냐.모든게 저의 부덕한 탓”이라며 “오늘로 총재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與 영남권 낙선자 ‘살리기’

    열린우리당은 152석이라는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으나 68석이 걸린 영남권의 경우,고작 4석을 얻는 데 그쳤다.당 안팎에서는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위해서라도 영남권 낙마자들에 대한 정치적 배려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온다. 패배의 쓴 잔을 마신 영남권 후보들 가운데 정치행보가 주목되는 인사들은 김정길·김두관·이강철·이철 등 4명이다. 당 안팎에서 이와 관련,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나 오는 6월5일로 예정된 부산시장 및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이들을 입후보시켜야 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정동영 의장이 이들 낙선자들과 이번주내 만날 것으로 전해져 회동결과가 주목된다. ●김정길·김두관 단체장 출마 권유 열린우리당의 윤원호 비례대표 당선자는 18일 “총선 직후 김정길 전 장관에게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건의했으나 아무런 말이 없었다.”면서 “김 전 장관을 떨어뜨린 것은 너무한 일로 19일 부산 선대위 해단식에서 그런 쪽으로 모색해 봐야겠다.”고 말했다.김 전 장관은 이날 참모들과 해단식을 겸한 등산을 하며 향후 정치행보를 모색했다. 김두관 전 장관 측근들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갈 것을 김 전 장관에게 권유하고 있다. 이른바 ‘왕특보’로 통하던 이강철 대구시 선대위원장의 경우,청와대 입성설이 나돈다. 당내에서 누구보다 대구·경북(TK) 정서를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인 데다 청와대로서도 통합의 정치를 위해 한나라당 텃밭인 TK에서 정치적 시련을 맛본 그를 활용할 명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이철 전 의원의 경우 보궐선거 출마설 등이 나돈다. ●이강철·정윤재등 청와대 입성설 최인호(부산 해운대·기장갑)·정윤재(부산 사상)·송인배(경남 양산) 후보 등 친(親) 노무현계 386 낙선자들의 경우 청와대 참모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해운대 발전론’을 기치로 내걸었던 최 후보의 경우 16대에 이어 이번에도 고배를 마신 만큼 해운대구청장 보궐선거에 입후보시켜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열린세상] ‘희생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김진호 당대비평 주간 목사

    드디어 총선이 끝났다.항상 그런 느낌이지만,휘몰아치듯 지나간 선거 태풍은 퍽도 거세다. 방송은 저녁 6시를 카운트다운으로 시작하더니,밤새도록 누가 당선됐고,어느 당이 성공했고,지방색은 어땠고,계급적 성향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고,‘탄풍’,‘박풍’,‘추풍’,‘노풍’ 등등은 어땠는지를 분석한다.아마 며칠이 지나도록 신문과 방송은 이 얘기를 끝도 없이 우려먹겠지.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공적이든 사적이든 만남이 있는 곳곳에서 사람들과 그 얘기를 나눴고,얼마간은 그렇게 하겠지. 선거 결과는,대체로 주변 사람들 거의 대부분에게 꽤나 만족스러운 것처럼 보인다.내게도 그다지 나쁘진 않다.한데 마음이 좀 찜찜하다.실은 한달쯤 전에 한 사람이 내게 던진 질문이 계속 나를 성가시게 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연일 보도됐던 아이들의 유괴,소녀들을 포함한 부녀자의 강간,자녀 학대,노인 학대,그리고 이들 피해자들을 죽이기까지 하는 끔찍한 사건 소식에 접하면서 그는,왜 사회의 실패자들이 자신보다 약자에게 분노를 터뜨리는지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피 튀기는 생존 경쟁에서 패배한 자들이 자신을 포기하기로 맘먹은 그 순간에 왜 자신의 완력을 약자에게 휘두르는지,바로 그 사실이 그는 너무나 안타까웠던 것이다. 몇 년 전 TV 외화 ‘X파일’의 한 에피소드는 자기 몸에서 ‘지방’을 합성해내지 못하는 돌연변이 남자가 뚱뚱한 여자들을 연쇄 살해하는 얘기였다.남자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희생자를 골랐다.그런데 이들 희생자는 한결같이 뚱뚱한 젊은 여자였다.남자들과의 만남이 두려워서 인터넷 대화에 몰두했던 여인들은 이 돌연변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돌연변이는 지방을 그녀들의 몸에서 흡수함으로써 살아간다.문명의 희생자인 돌연변이는 또 다른 희생자를 공격해야만 한다는 비극이 이 에피소드의 요지인 것이다. 어쩌면 유괴,강간,학대,살해를 저지른 우리 사회의 돌연변이들은 그런 행위들 속에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항상 누군가에 의해 패배하고 좌절하는 것만이 아니라,다른 누군가를 이길 수 있고,그 희생자에게 절망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총선은 우리 사회에서 꽤나 성공한 사람들의 잔치다.후보자들은 대개 인생에서 실패의 경험보다는 성공의 경험이 월등히 많은 사람들이다.기회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그만큼 자신을 잘 관리한 대가이기도 하다.물론 큰 정당 소속일수록 대체로 더욱 성공적인 사람들이다.그런데 그런 정당의 선거 대표자들이 예외 없이 자신의 몸을 학대하면서 선거를 치렀다.‘자해’는 자신의 몸에 실패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다.사람들은 그들의 자해를 보면서,저 대단한 사람들의 고통을 안쓰러워하기도 하고,그 고통이 평범한 자기 자신의 실패의 쓰라림이기라도 한 양 공감하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 대표자들은,나를 괴롭힌 그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을까? 최후까지 몰린 실패자들도 성공의 가학성에 취하고 싶어 하는 문명의 저주를 푸는 비법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 꽤나 효과적이었던 ‘자해’,그것의 기억은 그들로 하여금 성공주의 사회의 저주받은 이들에게 가해지는 형벌을 느끼게 해 줄까? 나도 예외는 아니겠지만,자해를 행한,각 당의 선거 대표자들의 입에서는 ‘승리’라는 말이 떠나질 않았다.이겨야만 하는 게임은 이렇게 지나갔지만 그 결과는 우리 모두를 이 경쟁의 논리 속으로 계속 붙잡아 놓을 것이다.미디어는 그런 흥분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고,정치인들도 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빨리 여기서 탈출해야 한다.한동안 미디어를 온통 채웠던 그 문명의 저주에 관한 기억을 얼른 다시 떠올려야 한다.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향한,실패자들의 저주받은 가학성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진호 당대비평 주간 목사˝
  • [여대야소 정국] “TK 유권자는 정치적 색맹”

    “TK는 정치적 색맹들이다.” TK(대구·경북) 출신인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이 16일 오전 당사 기자실에서 총선결과를 놓고 이야기하던 도중 한 말이다.대구·경북 지역 유권자들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체제 이후 지역주의에 매몰돼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지역구 후보를 한 명도 뽑아 주지 않았다면서 그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가 말한 유력한 후보는 중·남구에 출마한 이재용 후보였다.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곽성문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무소속으로 연거푸 구청장에 당선된 그는 뛰어난 행정력으로 유권자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었다고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주장했다.한나라당 대구시장 공천을 거부하고 조해녕 시장 후보와 맞붙어 6대 4에 가까운 표를 얻었을 정도로 지명도가 높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저쪽에서 언론인 K씨 등을 공천하려다 거절당하는 등 이 후보에게 대적할 후보가 없어 쩔쩔매다 내세운 곽 후보가 당선된 것은 ‘열린우리당 후보는 찍어주지 말자.’는 야당 전략에 유권자들이 놀아났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색맹들’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그러면서 그는 “아이구,큰일났어,앞으로 저쪽(한나라당)과 싸울 일 생각하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열린우리당의 다른 관계자는 “17대 국회에서도 지역주의는 국회의사당을 시끄럽게 하는 시한폭탄 같은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 [여대야소 정국] JP, 정계은퇴하나

    자민련 김종필(JP·78)총재가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그는 17대 국회 등원에 실패했다.당의 비례대표 1번 주자로 나서 10선 고지점령이 유력시됐으나 정당 지지도 미달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JP는 16일 서울 청구동 집에서 두문불출,나오지 않고 있다.낙선에 따른 충격 탓도 있으나 향후 정치행보를 구상했다는 후문이다.그를 면담한 유운영 대변인은 “총재께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총선패배로 ‘JP의 정계은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양김(兩金)’인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이어 JP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그 스스로도 올초 4년만에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이번 총선을 끝으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정계를 떠난다면 40년 이상 우리 정치를 주도해온 ‘3김(金) 시대’가 끝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재기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두번의 국무총리직 수행과 9선의 경륜에서 드러나듯 그의 정치적 생명력은 YS·DJ를 뛰어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양대 축으로 한 여·야 갈등이 증폭될 경우,그의 경륜이 빛을 발할 수 있다.자타가 인정하는 내각제 주창론자인 JP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개인적으로 선호한다고 밝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서적 동질감을 토대로 정계개편 등에 적극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여대야소 정국] 존망 기로 민주당

    민주당이 4·15총선 참패로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추미애 선대위원장과 박준영 선대본부장 등 선대위 간부들이 오후 늦게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겸해 당 진로 문제를 논의했으나 짓누르는 무기력감에 분위기는 낮게 가라앉았다. 민주당은 당장 지도부 공백사태에 놓였다.조순형 대표가 이날 새벽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추 위원장은 낙선 충격 탓에 당을 돌볼 겨를이 없다.총선 전 당내 갈등으로 상임중앙위원들도 전원 사퇴한 상황이다.지도부 인사로는 한화갑 전 대표만 당선됐을 뿐 박상천·정균환·김경재·김영환 의원 등 대다수 중진들이 탈락했다.당선자 9명 중에도 비례대표 3명은 최근 영입돼 당 사정을 잘 모른다.중심잡기조차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일단 오는 19일 17대 국회 당선자 9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당 체제 정비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그러나 당권파와 쇄신파로 완전히 쪼개진 내분상황은 총선 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비대위 구성을 놓고도 당초 조 대표가 당권파인 상임고문과 전당대회 의장 참여를 지시한 것을 선대위 측이 수정하고 나설 정도로 신경전을 벌였다. 정작 민주당의 위기는 당 밖 정치지형에 있다.김대중 전 대통령의 울타리가 걷히면서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의 대부분을 열린우리당에 내줬다.김 전 대통령이 계승한 50년 정통야당임을 호소했지만 적어도 선거 결과는 김 전 대통령마저 과거 인물로 돌려놓았다.민주당으로선 당을 정비해도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당이 재기하려면 뭔가 구심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 인물이 없다.”고 개탄했다. 조 대표는 총선 전부터 탄핵 의결에 대한 민의의 심판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2선 후퇴에서 한발짝 나아가 정계은퇴까지도 예상된다.추미애 선대위원장도 당분간은 공식활동을 재개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측근은 “당분간 심신을 달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구심력을 잃은 채 표류하다 머지않아 열린우리당으로 흡수통합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실제 호남지역 당선자 5명 중 3명은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 대표나 박상천·정균환 의원 등 당권파들은 여전히 열린우리당으로의 통합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비상대책위를 구성,당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이를 둘러싸고 또다시 대립할 경우 민주당은 또 한번의 분열과 함께 완전히 형해화(形骸化)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경호기자 jade@˝
  • [아테네올림픽 여자축구 예선] 봐라, 만리장성 넘는다

    지난해 한국 여자축구가 월드컵에 진출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2003년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당시 한국은 3·4위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비록 ‘꿈의 무대’에서는 강호 브라질(0-3) 프랑스(0-1) 노르웨이(1-7)에 연패,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 여자축구의 대약진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한국 여자축구는 ‘방콕의 기적’을 뒤로 한 채,‘히로시마의 기적’을 일구기 위해 18일 아테네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괌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한번 날개를 활짝 편다. ●아테네행,그 험난한 여정 아시아 최종예선에는 모두 11개 나라가 참가,3개조로 나뉘어 리그를 벌인 뒤 각조 1위 3개 팀과 2위팀 중 최상위 1개팀(와일드카드)이 4강전을 벌이고,결승에 오르는 국가에 본선행 티켓 2장이 주어진다. 지난 1월 조추첨 결과,한국은 아시아의 맹주 중국과 미얀마 괌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각조 1위는 북한(A조) 중국 일본(C조)이 각각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전력상 한국은 A조의 타이완과 와일드카드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조에 속한 중국과의 경기가 ‘특히’ 중요하다.조 1위 또는 와일드카드를 확보한다면 대진에 따라 중국과 준결승에서 다시 충돌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아테네행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선 만리장성을 반드시 무너뜨려야 하는 것. 솔직히 중국과의 역대 전적은 처참하다.1990년 10월 아시안게임에서 0-8로 대패한 것을 시작으로 13번을 겨뤄 모두 졌다.10골 차 패배를 당한 적도 있다.2000년 이후 그나마 격차가 줄고 있는 추세. 그러나 최추경 한국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중국에 열세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열세가 패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축구공은 둥글다.”고 잘라 말했다. ●세대교체로 만리장성 넘는다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된 2차 강화훈련부터 모든 초점은 22·24일 예선전과 준결승에서 잇따라 맞붙을 중국에 맞춰졌다.최 감독은 여자대표팀을 맡자마자 중국을 뛰어넘기 위해 스피드와 체력,좋은 체격을 지닌 선수들을 선발했고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지난 14일 최종 예선이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로 떠난 선수는 모두 22명.이 가운데 지난해 월드컵 전사는 9명뿐이고 나머지는 젊은 피다. 이번 세대교체는 최근 남자 중·고등학교 팀과의 경기에서 밀리지 않을 정도로 스피드와 체력면에서 대폭적인 도움을 줬다. 특히 투톱 자리를 다툴 박은정(18·예성여고) 차연희(18·여주대)가 주목된다.플레이 메이커는 이장미(19·영진대),양날개는 김진희(23·울산과학대)와 정정숙(22·대교) 등이 맡을 예정이다.‘스리백’ 홍경숙(20·여주대) 박은선(18·위례정보고) 김유미(25·INI스틸)와 골키퍼 김정미(20·영진대)가 빗장을 걸어 잠근다. 최 감독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을 차 온 선수들이라 기술이나 스피드,체력면에서 언니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와일드카드를 다툴 때를 대비,괌 미얀마와의 경기에서는 공격 축구로 다득점을 노릴 예정이지만,중국전에서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역습에 중점을 두게 된다.지난해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낸 차세대 주포 박은선이 수비수로 보직을 옮긴 것도 이를 위해서다.최 감독은 박은선이 최근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있지만,남자 대표팀의 유상철(33·요코하마)처럼 철벽수비를 하다가 중요한 시점에 결정적인 한방을 뿜어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명화(31·서울시청) 유영실(29) 진숙희(26·이상 INI스틸) 등 고참들도 노련미 넘치는 플레이로 동생들의 뒤를 받칠 예정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 출발한 한국 여자축구가 일본 히로시마에서도 기적을 재현해낼지 자못 기대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NPB] 승엽 “타점으로 만족”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16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장,0-1로 뒤지던 4회초 동점타를 뽑아냈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없이 4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지만 지난 14일 세이부 라이언스전에서 2개의 장타로 최근의 부진을 털어낸 데 이어 2경기 연속 안타와 연속 타점을 기록,상승세를 유지했다.18경기를 치른 중간성적은 68타수 20안타(타율 .294) 10타점 10득점. 이승엽은 2회초 삼진으로 물러난 뒤 4회 1사 3루에서 상대 우완 오시모토 다케히코의 6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동점을 만드는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후속 타자 베니 아그바야니의 볼넷으로 2루까지 갔지만 매트 프랭크의 병살타로 홈을 밟지 못했다.6회와 9회에는 각각 삼진과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롯데는 1-2로 패배,9연패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여대야소 정국] ‘민주 신화’ 깨진 광주

    광주·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50년 역사의 ‘민주당 신화’가 깨지면서 지역정가에 파란이 일 조짐이다.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강한 흡인력을 보이면서 DJ 중심의 호남 맹주세력으로 대표됐던 민주당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는 것. 이는 참여정부 탄생과 민주당 분당,탄핵,총선 등의 정치 구도 변화 과정에서 이미 예고됐던 것으로 ‘한·민공조’ 탄핵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박광태 광주시장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박태영 전남지사가 우리당을 선택했고,광주·전남 27개 기초단체장 중 절반가량이 민주당을 떠나 우리당으로 입당하거나 무소속 잔류를 선언했다. 지역구 출마 후보에 따라 광역 및 기초의원들의 ‘이동’도 본격화했다.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광주시와 전남도의원 12명이 민주당을 떠났고,기초의원은 50여명이 우리당에 합류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당선자들도 민심의 변화를 수긍하는 분위기다.그만큼 우리당 합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한 민주당 당선자는 “정통 야당의 맥을 이어온 민주당의 존립 근거는 ‘민주성’과 ‘개혁성’에 있었다.”며 “이번 패배는 정당 존립의 핵심인 ‘정체성’을 상실한 게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그는 “유권자들의 뜻에 따를 것”이라며 ‘민주당 사수’보다는 ‘우리당 행’을 암시했다.이같은 움직임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탈 민주당 러시’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자체들도 급작스러운 정계의 지각변동에 우왕좌왕이다. 우리당이 싹쓸이한 광주시는 당장 고민에 빠졌다.국비 예산확보와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당정협의 등이 ‘발등의 불’이다.박광태 시장이 ‘무죄’로 풀려 나지 않을 경우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각 자치단체도 새로 뽑힌 지역구 의원들과의 관계 정립에 고민 중이다.시의 한 고위 간부는 “이번 선거 결과가 시정 수행에 어떻게 작용할지 판단하기 힘들다.”며 “지역정치의 구도가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여대야소 정국] 충남당진 9표차로 희비 갈려

    17대 총선에서 막판까지 1∼2% 포인트 차로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다 결국 500표 이하 차이로 천당과 지옥이 엇갈린 지역구가 5곳이나 됐다. 가장 근소한 표차가 난 곳은 충남 당진으로 불과 9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자민련 김낙성 전 당진군수가 열린우리당 박기억 변호사를 재검표까지 가는 초박빙 승부 끝에 누르고 당선됐다.김 전 군수가 얻은 1만 7711표는 당선자 가운데 최소 득표수이기도 하다.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서재관 전 해양경찰청장은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을 245표 차로 힘겹게 따돌렸다.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의 한나라당 박세환 전 춘천지검 검사는 열린우리당 박병용 전 강원도의원과 엎치락뒤치락하다 373표 차로 금배지를 달았다.인천 남을의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나라당 윤상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424표 차로,서울 양천을의 열린우리당 김낙순 정동영 의장특보는 한나라당 오경훈 의원을 433표차로 각각 눌렀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처였다.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를 588표 차로 제치고 금배지를 달았다.광주 남에서는 열린우리당 지병문 전남대 교수가 701표 차로 민주당 강운태 의원을 누르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선·후배 간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후보가 1899표 차이로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을 누르고,16대 총선때의 패배를 설욕했다.16대 총선에서는 이 의원이 1300여표 차로 이겼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서울 동대문을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고려대 후배인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았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해 1108표 차로 앞섰다.허 후보는 지난 2001년 10·25 재선거에서 홍 의원에게 3600여표 차로 석패했다. 박정경기자˝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삼성 박종호 아시아최다 34연속 경기 안타

    ‘박종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15일 프로야구 삼성-LG의 경기가 펼쳐진 대구구장 전광판에 아시아 신기록을 축하하는 문구가 일찌감치 아로새겨졌다.0-0이던 1회말 삼성 선두타자 박한이의 2루타에 이은 상대 실책으로 맞은 무사 3루.연속경기 안타 아시아 신기록에 도전하는 박종호(31)가 팬들의 환호속에 첫 타석에 들어섰다.상대 우완 선발 장문석을 의식,왼쪽 타석에 들어선 스위치히터 박종호는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 2개를 속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냈다.박종호는 볼카운트 0-2에서 구속 140㎞짜리 3구째 가운데 직구가 눈에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2루 베이스를 타고 넘는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로써 박종호는 올시즌 11경기를 포함해 지난해 8월29일 수원 두산전부터 3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1979년 일본의 다카하시 요시히코(당시 히로시마 카프)가 세운 아시아 기록을 무려 25년 만에 갈아치웠다.지난해 ‘국민타자’ 이승엽(일본 롯데)이 일본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보유한 시즌 55호 홈런을 39년 만에 경신한 데 이어 또 한번 한국야구가 일본에 승리를 거둔 것.1941년 조 디마지오(당시 뉴욕 양키스)가 세운 미국 메이저리그의 56경기 연속 안타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탄력을 받은 박종호의 안타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92년 LG에 입단한 박종호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98년 현대의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서는 마치 날개를 단 듯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최고의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박종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수에서 견실한 플레이로 4년간 22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13년 만에 야구인생을 화려하게 꽃피웠다. 삼성은 이날 2-5로 졌고,LG는 단독 2위에 올랐다. 기아는 문학에서 마해영(3점)-홍세완-박재홍(이상 1점)의 시즌 첫 3타자 연속 홈런포로 7-3으로 승리,SK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기아는 부진했던 이종범 마해영 박재홍이 나란히 시즌 첫 홈런을 신고,부활을 예고했다.SK 박경완은 8호 홈런을 쏘아올렸으나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선두 현대는 수원에서 마이크 피어리의 호투와 심정수의 마수걸이 홈런 등으로 롯데를 4-0으로 일축,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롯데는 2경기 연속 완봉패로 5연패에서 허덕였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박종호 일문일답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소감은. -일본에서도 오래도록 깨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록을 세우게 돼 너무 기쁘다. 어떤 세리머니를 준비했나. -1회에 안타를 친 뒤 1루 관중석을 향해 ‘팬 사랑,야구 사랑’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언더셔츠를 보여줬다. 대기록을 세운 원동력은. -운동장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했고,운도 많이 따랐다.감독님을 비롯해 코칭 스태프,동료들이 많이 도왔다. 안타를 쳐낸다는 자신감이 있었나. -어제 야간 경기 뒤 갖는 낮 경기여서 집중력이 떨어졌다.하지만 장문석 투수가 정면 승부를 했고,나 또한 초반에 적극 공략하려고 했다. 세계기록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다만 열심히 해서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최병규기자 ˝
  • 우리당 과반…16년만에 ‘與大’

    17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여당이 됐다.창당 6개월만에 ‘꼬마여당’에서 ‘거여(巨與)’로 올라섰다.한나라당은 제2당으로 밀렸다.민주당은 몰락했고,자민련은 참패했다. 이로써 지난 1988년 13대 총선 때 여소야대(與小野大) 결과가 나온 이후 16년만에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이 열렸다. 투표일인 15일 자정을 넘기면서 계속된 개표결과 16일 새벽 1시 현재 전국 243개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은 129곳에서 선두를 달렸다.한나라당은 100곳,민주당 5곳,자민련 4곳,민주노동당 2곳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도입된 정당투표에서는 같은 시각 현재 열린우리당이 38.7%,한나라당이 35.2%,민주노동당이 12.6%,민주당 7.3%,자민련이 3.1%를 각각 얻었다.이에 따라 비례대표는 열린우리당 23석,한나라당 21석,민주노동당 8석,민주당 4석 등으로 배분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예상 의석수를 합치면 과반수인 152석 안팎을 확보할 것이 확실시된다.한나라당은 121석,민주노동당 10석,민주당 9석,자민련 4석,국민통합21 1석,무소속 2석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개표 작업은 오후 7시쯤부터 전국 248개 개표소에서 진행됐다.밤10시를 넘기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락 여부가 결정됐으나 초박빙 지역이 30여곳에 이르러 밤늦게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이 계속됐다. 열린우리당은 선거전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200석 안팎에 이를 만큼 초강세였다.그러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에 따른 ‘노풍(老風)’으로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의석 수는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었다. 한나라당은 일방적인 열세 상황에서 선거전을 시작했으나 박근혜 대표체제 출범과 ‘노풍’ 등에 힘입어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민주당과 자민련은 선거전 패배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이 당내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정국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철회 및 재신임 문제 등이 최대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열린우리당은 총선 결과를 노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간주하고 탄핵 철회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헌법재판소에 탄핵 판결을 맡겨야 한다는 기존 당론을 고수하면서 열린우리당과 격돌로 정국은 또한차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탄핵 철회를 둘러싸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이날 밤 탄핵무효 집회를 가진 데 이어 보수·진보 단체들이 17일에도 찬반 집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어 극심한 국론분열마저 우려된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소중하고 겸허하게 받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는 또한 여성과 정치 신인들이 대거 당선돼 기존 정치권을 대폭 ‘물갈이’했다.하지만 지역주의가 여전했고,탄핵 찬반논쟁,보수·진보 갈등,세대간 대결 등 극심한 국론분열 양상으로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특히 열린우리당이 호남권을 석권하고,한나라당은 영남권을 ‘싹쓸이’하면서 ‘동서분열’이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은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금품살포,흑색선전 등 불법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린데다 후보간 고소·고발도 잇따랐다.14일까지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된 후보는 219명에 달해 무더기 재선거가 예상된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4·15 한국의 선택] 총선결과 들여다보니

    지난 총선기간 열린우리당-한나라당의 엎치락뒤치락은 정동영 의장과 박근혜 대표간의 대리전이나 다름 없었다. 정 의장은 ‘탄핵 바람’을 부채질하며 초반 열린우리당의 선전을 주도했으나,막판 말실수로 위기를 자초했다.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박근혜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다.그러나 박 대표는 막판 3일 뒷심 부족으로 추격세를 떠받치지 못해 1당 씨름에서 밀린다.“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 한계”라는 게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의 분석이지만,여기에는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직을 내던진 정 의장의 마지막 승부수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평이다. 선거는 누군가가 이긴 만큼 상대방은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지만,정치인 개인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은 ‘윈-윈’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박근혜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국민들에게 대권 도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당내에서는 확실한 지분을 챙김으로써 ‘포스트 이회창’의 자리를 굳혔다.특히 개헌저지선 확보라는 목표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롱런’을 보장받았다는 데 당내 이의가 없다. 그는 당 대표 취임 후 ‘신보수’를 슬로건으로 당 개혁을 주창해 왔다는 점에서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장악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선거전에서 남북공동 발전 및 방북 용의 등 유연한 대북정책 공약을 선보였고,포지티브 선거를 주도함으로써 의회 운용에도 변화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한나라당이 영남권 석권 외에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선 사실상 패배함으로써 더욱 굳어지게 된 ‘영남당’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로 여겨진다. 정동영 의장은 선거 결과로서 자신의 ‘실족’을 만회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스스로 “총선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총선에서 승리한 마당에 당내에서 그의 거취 문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정 의장이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탄핵철회를 위한 정치적 해법 모색을 제의한 것은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를 예상하는 단초로 여겨진다.원내1당이자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정국 장악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자연스럽게 당내 장악력을 제고하는 첩경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다만 그가 ‘원외 당 대표’라는 점에서 행동 반경에는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늦어도 올해 말 실시될 재보선에 출마,원내에 입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일부에선 통일부총리 기용 등 입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하프타임] 에인트호벤 UEFA 4강 좌절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이 15일 영국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뉴캐슬(잉글랜드)과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8강 2차전에서 1-2로 져 종합전적 1무1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공격수로 선발출장한 박지성은 이날 후반 6분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파울을 유도,주포 케즈만에게 페널티골 찬스를 만들어 줬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마르세유(프랑스)는 원정경기에서 강호 인터밀란을 1-0으로 꺾고 2연승으로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 칠레작가 세풀베다의 ‘외면’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으로 세계적 작가가 된 칠레 출신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설집 ‘외면’(열린책들 펴냄)에는 황량한 세상을 바라보는 라틴아메리카 문학 특유의 여유와 기지,마술적 세계관이 가득하다. 절판된 작품집에 실렸거나 미발표 중·단편소설 27편을 모은 이번 작품집은 사람,자신,흐르는 시간,사랑 등을 외면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그 속에는 불가피했거나 애써 피하고 싶지 않았던 실수와 파멸에 얽힌 사연,그로 인해 외면하고픈 상황들이 즐비하다. 현실에서 소외받고 외면당하는 주인공들은 친구·연인 심지어는 자신조차 믿지 못한다.15년 전 옛 연인을 보러 새벽 기차역에 나갔지만 창에 비친 모습만 슬쩍 보기만 하고 돌아오거나 지난날의 추억이 묻은 사진을 찢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 감행하지 못한다.사랑하는 여인의 집 현관문 벨을 누를 용기가 없어 망설이거나 한밤중에 집 앞에 정차한 차에서 위협을 느끼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마치 날선 칼날 위에 서 있는 위태한 형국들이다.그럼에도 작가는 여유와 넉넉함으로 희망의 단서들을 길어 올린다.특유의 섬세한 문체에다 환상을 통한 망각·착각의 여유를 실어나르면서 비참한 현실을 잊게 하거나 달래준다.그 힘은 직접적인 묘사보다 마술이나 환상의 요소를 많이 배치하는 데서 비롯하는 것 같다. 번역을 맡은 권미선씨는 “그런 실패와 패배들이 소망으로,사랑으로,우정으로,꿈으로,정치적 포부로 바뀌어 가면서 슬픔은 슬픔으로 다가오지 않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게 한다.”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 [4·15 한국의 선택] 신인 대거 입성‘개혁 국회’ 예고

    ■총선 물갈이 폭풍 “어? 추미애가…,홍사덕도…,조순형도…,이부영까지?” 15일 밤 총선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여야의 일부 ‘거물’들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자,“설마했는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조순형 대표를 비롯,유용태 원내총무와 추미애 선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줄줄이 낙선했다.‘폭락세’의 민주당은 이밖에도 7선(選)에 도전했던 김상현 의원을 비롯,박상천·김옥두·정균환·이협 의원 등 쟁쟁한 호남중진들이 죄다 떨어졌다. 한나라당은 영남이 지역구인 박근혜 대표와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유있게 당선됐지만,수도권에 출마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고배를 들었다.자민련 이인제 의원은 살아남았다. 열린우리당은 현역의원 가운데 공천을 받은 40여명 거의 전원이 탄핵역풍에 힘입어 당선됐으나,당선이 유력시됐던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떨어졌다.다선 중진들이 공천과정과 선거를 거치면서 대거 물갈이된 이번 총선은 정치신인이 가장 많이 당선된 선거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열린우리당만 해도 당선자 100명 이상이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된 인물들이다.이들 정치신인의 대부분은 50세 이하로,전후(戰後)세대가 입법부의 주력부대로 진출한 셈이다.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도 볼 수 있다.그러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석권한 영남과 호남엔 상대적으로 현역의원들이 공천을 많이 받았다.특히 열린우리당의 경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대거 당선됐기 때문에,각당 및 국회 지도부는 여전히 재선급 이상의 50∼60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신기남 상임중앙위원 등은 모두 50대로 3선이다.결국 17대 국회에서는 50대가 이끄는 지도부와 초선들이 중심이 된 30∼40대가 역동적으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강한 개혁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30∼40대 당선자 중에는 유신과 5공·6공때 군사정권에 대항한 학생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입법활동 등에서 진보적 색채가 강해질 전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여의도 ‘여성시대’ 개막 17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국회의원이 전체 의석의 10%를 넘게 됐다.정치인·기업가 일색이던 직업군도 각계를 대변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이채로워졌다.17대 국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우선 지역구에서 여성 돌풍이 두드러진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한명숙 전 여성부장관,조배숙 의원,이혜훈 연세대 동서연구원 교수,김선미 열린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등 여성 10명 안팎이 금배지를 달았다.16대 때의 5명,15대 때 2명에 비해 크게 약진한 수치다.지난달 개정된 선거법도 국회의 여성파워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천할 때 50% 이상을 여성으로 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56석 가운데 절반가량이 여성에게 배정될 전망이다. 여성 비례대표로는 장향숙 여성장애인연합대표와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이경숙 여성단체연합대표,김현미 전 청와대 정무2비서관,김영주 전국금융노련 부위원장,김애실 외국어대 교수,방송인 박찬숙씨,송영선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소장,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 등이 당선됐다.총선에서 ‘입심’을 과시했던 전여옥·박영선 대변인도 당선증을 받게 됐다. 이로써 전체 299석 가운데 여성이 차지할 몫은 38석 안팎.전체 의석의 12%를 웃도는 수치다.16대 때는 지역구와 전국구를 합쳐 16명이 등원해 전체의 5.9%를 기록했다.15대 때는 모두 9명으로 3%에 그쳤다. 17대 여성 국회의원의 다양한 직업군도 주목할 만하다.15,16대의 여성 국회의원은 대부분 정치인과 기업가,교수 출신이었다.그러나 이번 국회에 등원할 여성들은 사회운동가,변호사,의사,안보전문가,방송인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희비 엇갈린 2세 정치인들 ‘권력의 상속인가,정치명문가(家)의 탄생인가.’ 17대 총선에서도 대(代)를 이은 ‘2세 정치인’들이 당당히 원내에 진출,큰 관심을 끌었다. 반면 우리나라 최고의 정치명문가로 꼽히는 조병옥·정일형 가문의 2·3세들은 고배를 마셔 정치가문의 희비도 엇갈렸다. ‘2세 정치인’의 리더격으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맏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탄핵정국에서 총선 지휘봉을 잡아 ‘박근혜 열풍’을 일으켰으며 자신은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어렵지 않게 금배지를 달았다.박 대표는 3선(選)이 됐다. 서울의 지역구 중 ‘부동(不動)의 한나라당 텃밭’으로 일컬어지는 강남갑과 서초갑에서는 각각 ‘2세 정치인’이 새로 나왔다.6선인 한나라당 이중재 상임고문의 아들인 이종구 후보는 강남갑에서,고 김태호 의원의 며느리인 이혜훈 후보는 서초갑에서 각각 당선됐다.고 권익현 의원의 사위이자 동서 사이인 임태희 후보와 김태기 후보의 희비는 엇갈렸다.임 후보는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되면서 재선이 됐지만,김 후보는 서울 성동갑에서 낙선했다. 고 남평우 의원의 아들인 남경필 후보는 수원 팔달에서 3선(選) 의원이 됐다.정재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문헌(한나라당) 후보는 강원 속초·고성·양양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이 자신의 텃밭인 목포를 이상열 후보에게 물려주고 비례대표 4번으로,가까스로 ‘가문의 영광’을 이어갔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노웅래 후보가 서울 마포갑에서 당선됐다. 반면 유석(維石) 조병옥 박사의 아들인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대구 수성갑에서 ‘지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일형 전 의원의 손자이자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대표의 아들인 정호준 후보는 서울 중구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박성범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부자가 동시에 출마해 관심을 끌었던 김상현(광주 북갑) 의원과 김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서울 서대문갑) 후보는 모두 민주당 간판으로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광삼기자 hisam@ ■몰락한 무소속·’DJ가신’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기존 정당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무소속 후보 가운데 경북 문경·예천의 신국환 후보와 전남 나주·화순에서 출마한 최인기 후보만 당선됐을 뿐이다. 최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눈가에 맺힌 이슬을 훔치면서 지역민들의 선택에 보답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는 열린우리당의 폭풍 속에서도 지역 ‘인물론’과 ‘발전론’을 내세워 우리당 문두식(56)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무소속 후보들은 탄핵역풍이니 박풍(朴風)이니 추풍(秋風)이니 하면서 선거가 여·야간의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선거판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더구나 합동유세가 사라지고 TV토론 등 ‘미디어선거’로 바뀌면서 무소속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 5% 이상이라는 규정에 걸려 TV토론회조차 참가하지 못하는 설움을 겪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격인 ‘DJ가신’들도 이번 선거에서 크게 재미를 못봤다. 동교동계 주류로 ‘우노갑 좌옥두’로 불리던 민주당 전남 장흥·영암의 김옥두(65) 후보는 우리당 유선호(50)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한때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에다 느닷없이 낙하산 공천으로 등장한 유 후보에 대한 거부감의 불씨를 지펴가면서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탄핵바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영원한 ‘마당발’ ‘DJ맨’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민주당 광주 북갑의 김상현 후보와 DJ의 비서를 했던 같은 당의 광주 광산구 전갑길 후보도 모두 우리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동교동계 비주류로 ‘리틀 DJ’로 불리던 민주당 무안·신안의 한화갑(65) 후보는 개표 전 당선 안정권의 예상을 이어가면서 우리당 김성철(52)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대구 황경근 광주 남기창기자 kkhwang@ ˝
  • [4·15 한국의 선택] 각당 표정

    ■“盧대통령 살렸다” 환호…눈물 “와∼.이겼다.대통령을 살렸다.” 15일 서울 영등포동 열린우리당 중앙당사 1층 개표상황실은 총선승리를 예고하는 방송이 나오자 당직자들의 환호성으로 들썩거렸다.일부 당직자들은 기쁨의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출구조사와 달리 의석수가 다소 줄자,“탄핵심판론을 집중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큰일날 뻔했다.”고 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많았다. 오후 6시 개표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열린우리당 과반의석 확보 확실’이라는 방송사의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상황실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서울을 시작으로 지역구별 유력 당선자 명단이 열린우리당 후보사진과 함께 나오자 환호성은 그칠 줄 몰랐다.하지만 부산·대구 등에서 한나라당 후보들 사진만 나오자 “에이”하며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낙마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표상황실 앞 자리에 앉은 정동영 의장,김근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정 의장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여론조사가 사실이라면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 주시고 대통령을 지켜주신 것”이라며 고마워했다.만 사흘간 단식농성을 했던 그는 이후 강남성모병원으로 이동,링거주사를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개표방송이 본격화되면서 자기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당직자들은 엎치락뒤치락하는 개표상황에 환호하거나 안타까워했다.특히 수도권에서 출구조사와 달리 당락이 엇갈리는 지역구가 나오자 못내 아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한편 당 대변인실은 “정동영 의장이 16일 오전 중 국립현충원과 백범기념관 참배에 이어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으나,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총선기획단과의 협의 아래 이를 전면취소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탄핵역풍에 쏠린 표심 못돌려” 한나라당은 17대 총선 개표 결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120석을 웃돌자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선대위 관계자들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가까스로 넘기는 것으로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훨씬 넘길 것으로 예측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탄핵 역풍’으로 곤두박질했던 당 지지율이 ‘박근혜 바람’과 함께 영남권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상승세를 타면서 내심 “선거운동기간이 좀 더 남았다면 열린우리당과의 1당 경쟁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도 가졌던 게 사실이다.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박세일 선대위원장과 윤여준 선대위 부본부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천막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입을 굳게 다물었다.윤 부본부장은 30여분간 TV를 지켜본 뒤 기자들에게 “탄핵 역풍에 따라 열린우리당으로 쏠린 표심을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박근혜 바람’을 이슈로 뒷받침하지 못한 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넘긴 것은) 박 대표에 대한 신뢰와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이 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수도권과 강원·제주·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출구조사와 달리 한나라당 후보들이 약진하자 “지난 16대 총선에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끝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그같은 분위기 속에 저녁 8시 박근혜 대표가 종합상황실에 도착하자 당사 중앙광장에 미리 나와 자리를 잡고 있던 당직자들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연호와 박수로 박 대표를 맞았다.개표 초반 침울했던 분위기도 박 대표가 도착하면서 한층 밝아졌다. 전광삼기자 hisam@ ■ 수도권 전멸하자 “올것이 왔다” 민주당은 15일 밤 창당 이래 최대의 충격에 휩싸였다.당초 기대했던 교섭단체 구성과는 거리가 먼 결과에 망연자실한 가운데 일부 관계자는 혼잣말로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예상 밖 낙선에 당직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앞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지역구(서울 광진을) 낙선으로 예상되자 굳은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던 추 위원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피해 당사 6층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이어 8층 선대위원장실에 모인 추 위원장과 선대위 지도부는 저녁도 거른 채 개표 방송을 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비공개 대책회의 결과 추 위원장은 “한·민 공조와 같은 지도노선의 잘못과 개혁 공천의 실패가 원인”이라면서 “50년간 지켜온 평화개혁 세력이라는 민주당만의 존립 가치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장 대변인은 논평 도중 “청춘을 다 바친 민주당인데….가슴이 미어진다.”며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그는 “이번 선거에서 인물과 정책이 실종됐다.”면서 “서울에서 추미애·함승희·김성순·심재권 의원은 여론조사 인물적합도에서 20%포인트 가까이 앞섰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서로 얼싸안고 “진보양당” 연호 민주노동당은 15일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서울 여의도 당사 종합상황실과 당 바깥에 모인 당원과 지지자들은 11석까지 가능하다는 출구조사의 결과에는 못미쳤지만,진보정당이 제도권에 굳건히 뿌리를 내렸다는 점과 3당을 넘본다는 점만으로 충분히 승리했다는 평가를 주고받았다. 비례대표 후보들과 당직자들은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동안 연신 서로 얼싸안고 ‘3당’,‘진보야당’을 번갈아 외치며 환호했다.이날 당사의 개표 상황실을 오가는 당직자들은 하루종일 설레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례대표 후보들의 감격은 더했다. 비례대표 8번 노회찬 사무총장은 “18대 총선에서는 100석을 얻겠다.”면서 “진보야당은 국민들이 키워낸 것”이라고 기뻐했다.비례대표 1번 심상정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들어가면 다르다는 것을,노동자·농민·서민이 이 땅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신행정수도 장난에 텃밭 다 날아 갔다” 자민련은 초상집 분위기다.그나마 김종필 총재가 10선 고지를 점령한 듯한 데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당초 원내 교섭단체까지 기대했던 자민련은 개표결과가 너무 저조하게 나오자 당혹하고 침통한 분위기 일색이었다.한때 7개 선거구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왔으나 결과는 4석으로 줄어들자 할 말을 잃은 표정들이었다. 특히 상황실 당직자들은 김종필 총재 당선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저녁 6시30분쯤 ‘비례대표 0석,김종필 총재 10선 불투명’이라는 TV자막이 나오자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오후 10시쯤 정당지지율이 3%로 오르자 “총재님이 되셨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상황실을 지키던 당직자들은 이날 밤 10시가 넘어서자 선거전 패배를 인정하기라도 한 듯 대부분 자리를 떴다. 김종기 선대위원장도 상황실에 돌아오지 않았다.유운영 대변인은 패인에 대해 “대통령 탄핵여파로 인한 영향이 컸던 것 같다.”면서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로 열린우리당이 장난을 쳤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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