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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 6주년 여전한 상처·공포] 빈라덴 “부시가 얻을건 패배뿐”

    [9·11 6주년 여전한 상처·공포] 빈라덴 “부시가 얻을건 패배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는 이라크라는 바다에 씨를 뿌리고 쟁기질을 해대고 있다. 결국 얻을 것이라고는 실패밖에 없다.” 9·11 미국 테러를 자행했던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9·11 6주년에 맞춰 공개된 비디오를 통해 건재를 과시하며 미국과 부시 대통령을 조롱해댔다. 빈 라덴은 7일(현지시간) 알 자지라 방송과 미국의 ABC,CNN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된 비디오에서 “이라크 전쟁을 끝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하나는 알 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전쟁과 살해 행위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인들이 이슬람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빈정댔다. 또 “미국은 겉은 강해보이지만 사실은 약하다.”면서 부시가 이라크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구 소련 지도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도 이라크 전쟁을 중단시키는 데는 실패할 것이라면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을 중단시키는 데 실패한 것과 똑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질적인 권력과 영향력은 자본가들에게 있고 민주주의 체제는 주요 기업들이 대선 및 의회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라크 전쟁을 막는 데 실패한다고 해서 조금도 놀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CBS 방송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북부의 치트랄 지역 산악지역에 은신했을 것이라고 미 정보당국은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이날 방송된 빈 라덴의 비디오가 인터넷에 올라 오기도 전에 입수했다. 빈 라덴 비디오 공개와 관련, 마이클 헤이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알 카에다가 미국을 겨냥해 막대한 인명 피해와 끔찍한 파괴를 가져올 새로운 테러공격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경고했다. 헤이든 국장은 미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알 카에다 지도부는 큰 경제적 후폭풍을 유발할 목표물을 찾는 데 골몰해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의 비디오가 3년만에 다시 등장한 것과 관련,“우리가 위험한 세계에 살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의 비디오에서 이라크가 언급된 것은 “무장세력들이 미국과 우방에 대해 공격을 시작하기 위해 근거지를 이라크에서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사그라지는 ‘불꽃 하이킥’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3·크로아티아)에게 팔각 철창의 링은 어울리지 않는 것일까. 크로캅은 9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75’ 헤비급 경기에서 칙 콩고(32·프랑스)를 상대로 약 5개월 만에 재기전을 치렀으나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지난 4월 ‘UFC 70’에서 가브리엘 곤자가(27·브라질)에게 충격의 실신 KO패에 이은 잇단 패배로 프라이드FC에서 UFC로 이적한 뒤 격투기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크로캅은 이날 1라운드 초반 콩고를 압박하는 듯했으나 2라운드부터 테이크다운에 이은 팔꿈치 파운딩을 허용하는 등 주도권을 내줬다. 크로캅은 클린치 상태에서도 무릎차기를 자주 얻어맞으며 계속 끌려다녔다. 한편 프라이드 미들급-UFC 라이트헤비급(93㎏ 이하)의 통합타이틀전에서는 타격에서 한 수 위인 퀸튼 잭슨(29·미국)이 댄 헨더슨(37·미국)을 3-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축구 ‘마찰라 악몽’ 탈출

    한국축구 ‘마찰라 악몽’ 탈출

    “최종예선에서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이 9일 새벽 마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최종예선 B조 2차전을 1-0 승리로 이끌면서 6회 연속 본선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즈베키스탄과 홈 1차전을 2-1 역전승으로 장식했던 올림픽대표팀은 2연승(승점 6), 바레인(1승1패, 승점 3)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3개조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게 2연승을 올렸다.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리아와의 3차전을 승리하면 본선 진출의 7부능선을 넘게 된다. 한국은 바레인을 상대로 올림픽예선 4전 전승을 이어갔고 1992년 이후 올림픽 최종예선 15년 불패 행진(11승2무)도 계속했다. 특히 지난 7월 아시안컵에서 베어벡호가 당한 패배의 빚을 아우들이 시원하게 되갚아 기쁨을 더했다. 한국축구의 발목을 번번이 잡았던 밀란 마찰라(64) 감독을 상대로도 세 차례 패배 끝에 승리를 거뒀다. 박 감독은 하태균(수원)과 한동원(성남)을 투톱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영록을 원톱 공격수로, 백지훈(이상 수원)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4-2-3-1 진영으로 바레인의 역습에 대비했다. 이근호, 이승현, 최철순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 공백은 신영록, 이상호, 기성용, 신광훈 등 청소년대표 4명이 메웠다. 한국은 전반 11분과 13분 김승용의 두 차례 슛이 수비벽에 가로막힌 뒤 서서히 공격 수위를 높여갔다.34분에는 이상호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김승용이 머리에 맞혔으나 골문을 빗나가고 말았다.4분 뒤 백지훈의 기막힌 스루패스에 뒤이어 문전 오른쪽 사각에서 김승용이 회심의 땅볼 터닝슛을 날렸지만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한국은 골키퍼 정성룡이 상대 공격수와 충돌, 송유걸로 교체되면서 후반 초반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반 19분, 김승용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미드필드 왼쪽 터치라인에서 날카롭게 감아올리자 어느새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강민수가 솟구치며 살짝 빗맞혀 굳게 잠겼던 바레인 골망을 열었다. 김승용은 1차전 이상호의 골을 배달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어시스트로 2연승의 주역이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성스러운 테러/테리 이글턴 지음

    테러가 과연 성스러울 수 있을까. 영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인 테리 이글턴은 자신의 저서 ‘성스러운 테러(서정은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에서 신화와 프로이트, 니체와 서구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인용하면서 서구 문명사에서 테러를 고찰한다. 나아가 9·11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서문을 통해 몇년 전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당시 매혹된 국악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는 이글턴은 6·25전쟁도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글턴은 테러리즘 혹은 공포정치가 사실상 근대의 발명품이라고 강조한다. 테러리즘은 프랑스혁명과 함께 처음 나타났는데, 이런 점에서 테러리즘과 근대 민주주의 국가는 쌍생아로 볼 수 있다는 것. 얼굴없는 적이 국가주권에 가하는 위협이 아니라 국가가 자신의 적을 향해 행사하는 공적 폭력이 바로 테러리즘이라는 얘기다. 서구 국가들은 테러 방지라는 구실 아래 점점 더 스스로의 자유를 박탈하게 됐다. 서구인들의 일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서구의 자유를 질투해 서구인을 살육한다고 믿지만, 이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서구가 자유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에 대처한 결과, 양편 모두는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경험하게 됐다는 것이 이글터의 논지다. 우리도 ‘납치’와 ‘살해’란 탈레반의 테러가 남긴 상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글턴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는 터번을 두르고 큰 칼을 휘두르며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람들을 살육하는 설화 속 악당도, 인질을 보며 기뻐하는 가학적 도착증 환자도 아니다. 현대의 테러리스트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극단적인 것은 그들이 더 악하거나 병든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나 무고한 사람의 목숨말고는 쥐고 싸울 게 없는 정치·경제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글턴은 테러가 긴 역사를 지닌 정치적 항거의 방식이자 새로운 질서를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양가적이면서도 모순적인 행위임을 상기시킨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도이체방크챔피언십] 미켈슨 ‘하먼의 마법’

    [도이체방크챔피언십] 미켈슨 ‘하먼의 마법’

    1000만 달러(약 94억원)짜리 ‘쩐의 전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손목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에서 벗어나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 랭킹 및 시즌 상금 랭킹 2위를 동시에 되찾았다. 하지만 ‘레프티’ 필 미켈슨(37·미국)이 가장 기뻤던 점은 18개월 만에 펼쳐진 ‘황제’ 타이거 우즈(32·미국)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는 사실이었다. ●왼손으로 황제 꺾다 미켈슨은 4일 매사추세츠주 노턴 보스턴TPC(파71·7207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 도이체방크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 16언더파 268타로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14언더파 270타로 브렛 웨터릭, 애런 오버홀저(이상 미국)와 공동 2위. 미켈슨은 “10년 동안 우즈 상대로 분투를 펼쳐왔다.”면서 “맞대결은 더없이 짜릿하다. 그가 추격해온 상황에서 버디를 낚아 즐겁기까지 했다. 다음엔 메이저 맞대결에서 이기고 싶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즈는 “퍼트가 부족해 미켈슨을 압박하지 못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에 PGA 통산 32번째 정상에 선 미켈슨은 우승 상금 126만 달러를 챙겨 시즌 상금 568만 5558달러가 됐다. 특히 미켈슨은 4개 대회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쌓은 점수로 1000만 달러의 주인을 가리는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10만 8612점을 모아 1위로 뛰어올랐다. 미켈슨이 우즈에게 해고당한 부치 하먼을 새 스승으로 맞은 뒤 처음으로 우승컵을 낚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켈슨은 10번홀까지 무려 5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라 우즈를 압도했다. 우즈가 14번홀(파4) 버디로 2타차 추격,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16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서 절정의 퍼팅 감각과 어프로치샷으로 버디를 낚아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산 탱크, 내일 재시동 1라운드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한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기존 10만 2900점을 유지하며 페덱스컵 포인트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미켈슨과 차이는 6000점도 되지 않아 ‘잭팟’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70명이 참여하는 세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6일 밤 개막) 우승에는 9000점이, 상위 30명만 나설 수 있는 마지막 투어챔피언십(13일 밤 개막) 우승에는 1만 300점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부상은 심하지 않지만 남은 2개 대회에서 전력을 다하기 위해 기권을 결정한 최경주가 BMW챔피언십을 시작으로 1000만 달러를 향해 다시 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근혜 “李후보 적당한 때 만날 것”

    박근혜 “李후보 적당한 때 만날 것”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패배 2주 만인 3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날 대구·경북 선대위 해단식에서 “할 일이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역시 이날도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10분쯤 밝은 표정으로 국회 본청에 들어선 박 전 대표는 30여명의 기자들을 보자 “이렇게 대대적 환영을 다 해주시네요.”라며 여유를 보였다. 박 전 대표는 ‘할 일’이 무어냐는 질문에 “제가 할 일이 없겠어요?”라면서 “국회 일도 해야 하고 경선치르고 나서 뒷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어요.”라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묻자 “왜요 제가 할 일이 없을까봐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선 후보와는 곧 만날 뜻을 명확해 했다. 박 전 대표는 이 후보측에서 만나자는 제의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시간을 서로 조정해서 만나겠다. 조만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스스로 ‘할 일’에 대해 가닥을 잡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후보측과 앙금이 남았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 전 대표는 “신문에서 그렇게들 쓰데요.”라며 에둘러 답했다. 화합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본회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본회의장에서는 김태환·심재엽 의원 등과 환담을 나누는 박 전 대표에게 전재희·문희 의원 등이 다가와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나 한때 복심이었다가 이 후보측으로 옮긴 전여옥 의원은 박 전 대표를 보고도 자리를 지켜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朴의종군’ 나서나

    “비록 제가 후보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러분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제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일 자신의 텃밭인 대구·경북 경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한 발언이다. 경선패배 직후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정권교체에 힘을 합치자고 한 발언과 큰 차이는 없으나 당직 인선 등을 놓고 이명박 후보측과의 갈등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가진 캠프 해단식에 이은 두번째 공식행사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날도 당내 기류와 이 후보 중심 대선 승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바른 정치를 할 것이고 당과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면서 “더욱 노력해서 희망을 드리는 정치인이 되겠다.”고만 밝혔다. 이 후보를 도와 주겠다는 입장은 세웠지만 이 후보측이 화합의지를 얼마나 보이느냐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신중한 박 전 대표와 달리 서청원 전 캠프 상임고문은 “이 후보의 지난 2주일 간의 행보는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이 후보측을 다시 강력 성토했다. 그는 “선거인단에서 왜 졌는가를 반성하고 자성하며 박 전 대표를 찾아가 옷깃을 여미고 ‘도와 달라. 당신이 아니면 진다.’고 해도 시원찮은데 엉뚱한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당 운영과 인사에서 박 후보측에 대한 ‘충분한’ 배려와 예우를 촉구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경선 승복 연설을 통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한 사람”이라면서 “더 이상 그 원칙에서 안 벗어난다는 측면에서 얘기한 것일 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이 후보측이 어떠한 형태의 배려를 하느냐에 따라 ‘백의종군’을 선언한 박 전 대표의 ‘할 일’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女200m 美 펠릭스, 라이벌 캠벨 제치고 1위

    |오사카 임병선특파원|세계선수권 트랙 단거리에선 아시아인이 세계를 제패할 수 없다는 것이 서구인의 흔들리지 않는 편견이었다. ‘황색탄환’ 류시앙(중국)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제패하고 세계기록(12초88)까지 세웠지만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류시앙은 2003년 파리대회 3위,2005년 헬싱키대회 2위로 세계선수권에선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류시앙이 31일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10m허들 결승에서 12초95로 결승선을 통과, 첫 세계선수권 제패의 꿈을 이뤘다. 테런스 트래멜(미국)은 12초99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류시앙은 이날을 위해 준결승에서 힘을 아꼈다. 저조한 기록 탓에 맨끝쪽 9번 레인에서 출발한 류시앙은 반응속도(0.161초)도 늦었고 여덟 번째 허들을 넘을 때까지 줄곧 트래멜에 뒤져 있었다. 그러나 최대한 자세를 낮춰 허들을 넘는 기량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그는 허들을 넘을수록 속도를 붙였고 마지막 허들을 넘으면서는 트래멜을 돌아보는 여유까지 부리며 결승선에 들어왔다. 아시아 선수가 세계선수권 트랙 단거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그가 처음. 세계기록,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제패 등 ‘트리플 크라운’을 일궈낸 류시앙은 베이징올림픽의 ‘얼굴’을 예약했다. 그는 “이제 금을 따야 한다는 압력이 훨씬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거기 적응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자 100m를 제패한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의 ‘스프린트 더블’ 달성 여부로 주목받은 여자 200m 결승은 앨리슨 펠릭스(미국)의 2연패로 막을 내렸다.100m 출전도 포기한 펠릭스가 21초81의 기록으로 가볍게 캠벨을 제쳤다. 동메달의 주인공은 세계대회 출전 10년 만에 메달을 목에 건 스리랑카의 수산티카 자야싱헤(32·22초63). 앞서 남자 400m계주 예선 2조에선 아사파 파월이 이끄는 자메이카가 피로가 누적된 타이슨 게이를 하루 쉬게 한 미국을 여유있게 제쳤다. 그러나 1일 결승에 함께 올라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예고했다. 여자 세단뛰기에선 세 번째 타이틀을 노리던 타탸나 레베데바(러시아·15m07)가 쿠바의 신예 야젤리스 사비네(23·15m28)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의 패배로 폐막을 이틀 앞둔 이날 현재, 러시아는 금 4, 은 7, 동메달 2개에 그쳐 미국(금 8, 은 4, 동 3)을 따라잡을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인의 눈물과 벤처기업/ 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열린세상] 정치인의 눈물과 벤처기업/ 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지난주 한나라당은 대통령 후보 경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1.5%포인트, 간발의 차로 이겼다. 이젠 명칭도 이명박 전 시장이 아니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이다. 먼저 1년2개월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끝낸 한나라당에 치하의 말을 건넨다. 우리나라 정당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여러번의 검증 국면에선 아슬아슬한 고비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넘어갔다. 일각에선 진흙탕 싸움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본선에 가서는 이보다 훨씬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하니까 흥행도 된 것이다. 경선 초기에 성공을 전망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 정당 경선의 역사가 아름답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1992년 대선 민자당의 경선에서는 한 후보가 경선 직전 경선을 포기하고 탈당했다.1997년 신한국당 경선 때는 패한 자가 새로 당을 만들어 독자출마하였다.2002년 민주당 대선경선 때도 중도 포기 후 탈당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이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불복과 탈당, 그리고 독자출마로 점철되었다. 그래서 박 전 대표의 깨끗한 승복은 아름다운 경선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나라당 경선 다음날 박 전 대표의 집을 국회의원 수십명이 위로차 방문했다. 몇 의원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한다. 최선을 다했고 승리를 자신했건만 결과가 좋지 않은 안타까움에 눈물이 났을 것이다. ‘그렇다고 국회의원이 울기까지야.’하면서 혀를 차는 분도 있겠지만 그 이유가 충분한 것이 정치이다. 정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high return 고위험, 고수익)이기 때문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원래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성공하면 단번에 거대한 부를 얻는 반면 실패 확률이 너무 높다. 벤처기업 육성 10년째인 현재 1만 3000여 벤처기업 중 성공한 몇개의 기업은 돈방석에 앉았다. 나머지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미래를 기약하며 밤새워 일하고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말이다. 정치도 벤처기업과 유사하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 결과를 예로 들어 보자. 이긴 쪽이 당내 모든 권력을 독점하게 된다. 패자에게 배려해 준다 해도 거의 생색 수준이다. 어떻게 얻은 권력인데 나눠 가진단 말인가. 크게 배려한다 해도 여전히 주도권은 승자 몫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승자를 벤처 식으로 표현하면 한방에 고수익자가 된 것이다. 반면 패자는 하이 리스크를 알면서도 뛰어 들었기 때문에 백수 신세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총선 공천부터 불확실해졌다. 그렇다고 중립지대가 안전한가. 그렇지 않다. 여차하면 기회주의자로 찍히게 된다. 양쪽에서 모두 배제해 버릴 가능성이 있다. 정치인은 벤처기업인과 마찬가지로 위험을 피해 가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험을 선호한다. 위험이 따를 때 비로소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기회를 잘 잡으면 단 한번에 권력의 정점에 오를 수 있으나, 진다면 바로 짐을 싸야 한다. 상황이 이러니 패했을 때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안정을 추구하고 위험을 기피하는 인물이라면 정치판에 아예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러한 패배의 눈물을 흘릴 각오가 돼 있지 않다면 정치하기가 힘들다. 승리한 캠프는 잔치판이고 패배한 캠프는 곡소리와 함께 짐을 싼다. 그야 말로 벤처기업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몇 년의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보게 되는 정치인의 눈물, 이것이 정치권의 생리이다. 곧 있을 여권의 경선과 올해 말 대선에도 또 그 눈물이 예약되어 있다. 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경선은 끝나지 않았다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경선은 끝나지 않았다

    경선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선 후유증을 말한다. 신승한 이명박 후보와 아쉽게 패배한 박근혜 전 대표측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슬아슬한 동거체제인 셈이다. 시기가 대선 전이냐, 후이냐일 뿐 결국 분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마저 일부에서 나온다. 이 후보는 어제 첫 인사를 단행했다. 중립 성향의 임태희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이 핵심이다.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평이다. 강재섭 대표 체제를 대선까지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승자의 아량과 포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 경선 캠프의 핵심이자 이재오 최고위원의 오른팔 격인 이방호 의원의 당 사무총장 기용을 못마땅해한다. 사무총장은 당의 조직과 자금을 관장하는 막중한 자리다. 특히 대선 때 그 위력을 발한다. “탕평인사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이 주류다. 박 전 대표측은 선대위 해단식에서도 ‘똘똘 뭉쳐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박 전 대표도 정권교체나 이 후보와의 협력 등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내 비주류로 밀려날지 모를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이재오 최고의 반성론이 이런 기류를 더욱 부채질했다. 위기의식이 커지면 커질수록 결속력은 더 강해진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이 후보의 고민이다. 친정체제 강화로만 대선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다.‘이회창 학습효과’는 이를 방증한다. 이회창 전 총재는 특히 1997년 대선 때 경선 낙선자들을 포용하지 못했다. 충복들만 데리고 선거를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상황이 더 절박하다. 당원·대의원 투표에서 졌고, 무엇보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권에서 박 전 대표에게 완패한 것은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더구나 이 후보는 외연 확대를 대선 전략의 큰 줄기로 여긴다. 다른 정파나 시민단체와의 연대나 호남, 충청권 끌어안기도 집안이 안정돼야 힘을 받는다. 지금은 이 후보가 50%를 웃도는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범여권의 맞상대가 정해지면 결국 2∼5% 차이의 득표율로 대선 승패가 갈릴 것이다. 남은 기간 지지율의 변동도 적지 않으리란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나와 있다. 앞으로 구성될 대선기획단이나 선대위의 주요 직책에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을 중용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1992년의 ‘YS(김영삼 전 대통령) 방식’을 원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YS는 후보 지명 전후로 이른바 ‘신민주계’를 만들었다.YS를 지지하는 민정계와 공화계 인사들을 묶어 민주계와 함께 투 트랙으로 활용했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을 신민주계처럼 만드느냐는 앞으로 이 후보가 하기 나름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는 “이 후보는 진정성을 갖고,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이 후보 진영에선 볼멘소리들이 나온다.“온갖 고생을 해서 (후보를) 만들었는데, 적군에게 전리품을 넘기라니….” “어차피 그들에게 기대할 것은 없다. 우리의 충성심으로 전선에 임하자.”는 등 독자 행보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박 전 대표측은 당사 앞에서 이 후보 사퇴를 주장하며 농성 중인 사람들부터 해산시켜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한다. 패자가 몽니를 부린다는 여론이 돌 정도로 승자는 가급적 손해를 보는 게 전략상 좋지 않을까. 국민들은 이 후보의 처신을 죽 지켜본 뒤 12월19일 판단을 내릴 것이다. jthan@seoul.co.kr
  • 양키스, 106년만에 원정 최다 점수차 패배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팀 창단 106년 만에 원정 최다 점수차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양키스는 28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20안타를 두드려 맞고 0-16으로 참패했다.1907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원정경기에서 0-15로 완봉패한 이후 가장 큰 점수차다. 또 1929년 디트로이트전에서 17실점한 이후 78년 만에 다시 디트로이트에 최다 실점했다. 디트로이트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농락하고 14승(5패)째를 챙겼다. 양키스는 벌랜더가 공격이 너무 길어지자 8회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스스로 포기할 정도로 ‘악의 제국’이란 명성(?)에 걸맞지 않게 무기력했다. 디트로이트는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타격 선두인 마글리오 오르도네스가 4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시즌 타율 .355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에 2리차로 간신히 앞섰다. 양키스 선발 마이크 무시나는 불과 3이닝 동안 9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해 무너졌다. 최근 3경기에서 9와 3분의2이닝 동안 25안타 20실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중국 소림승과 일본 닌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중국 인터넷에 최근 ‘일본의 이가(伊賀)류 닌자가 소림무승을 격파했다’는 내용의 글이 떠올라 누리꾼들이 진위 여부에 관심을 보이며 들끓고 있다. 포털 사이트 중궈왕(中國罔) 톄쉐스취(鐵血社區)난에는 지난 25일 오후 ‘매일 5분간’이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일본 이가류 닌자가 소림사에 도전, 패배한 소림…태산북두 자격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야마모토 요시키요(山本義淸)라는 이름의 일본 닌자가 소림사에 도전해 소림무승을 가볍게 제압했다는 내용의 글인데 소림 감찰원 스옌위(釋延裕)원장은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화제의 누리꾼 글에 따르면 야마모토(山本)는 이가(伊賀)류 닌자 후예로 어려서부터 입산해 30년간 무도를 수련했다. 하산 후 일본 명문 무도장들에 도전 순례를 하던 그는 우연히 리롄제(李連杰)가 주연한 영화 ‘소림사’를 보게 됐다. 그는 더욱이 선배 무도인들로부터 일본 무술의 기원이 중국에 있으며 중국 무술은 소림사를 존중한다는 말을 듣고 소림사에 대한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소림사 도전을 위해 다시 5년간 입산, 소림 무술을 연구하고 이를 격파할 비장의 권법을 창안한 그는 지난 11월 소림사로 달려갔다. 그는 자신과 소림의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 비무 결과가 세간에 알려지지 않도록 야밤에 소림사 담을 넘어 스융신(釋永信)방장에게 비밀 비무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림은 야간 긴급회의를 소집, 무술단 대장 스옌(釋延)을 대표로 내세웠고 새벽 3시에 거행된 비무에서 야마모토는 불과 몇합만에 스옌을 격파했다. 야마모토는 지금의 소림무술은 실전용이 아닌 공연용이라고 지적하고 자신은 소림을 이기기 위해 5년간 준비해왔으므로 소림에 앞으로 5년간 시간을 주겠다며 5년 후의 2차 비무에서는 일격에 당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하라고 충고하며 홀연히 떠났다. 무협소설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글에 대해 3일만인 28일 현재 조회수가 4만4천300여건에 달했고 170명의 누리꾼들이 리플을 달았는데 내용에 허점이 너무 많고 진실이 검증돼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스옌위 원장은 상보(商報)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위 비무가 벌어졌다는 8월25일 새벽 3시에 스융신 방장은 미국 방문 중이어서 절에 없었다면서 최근 일본 무술인이 소림을 찾아온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李·朴측 ‘화합 오찬’ 앙금 여전

    李·朴측 ‘화합 오찬’ 앙금 여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측의 ‘초선 5인방’을 초청,27일 ‘화합’의 오찬을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이 후보측의 정두언·박형준·주호영·진수희 의원과 박 전 대표측의 유승민·유정복·이혜훈·최경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각 캠프에서 대변인, 비서실장, 상황실장 등을 맡았던 핵심 참모들이다. 이 후보측 정종복 의원과 박 전 대표측 김재원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강 대표는 “예전에 이회창 총재가 (후보가)되고 난 뒤 (경선 전)제일 괴롭혔던 분이 주요 당직에 오르고 더 친해지더라.”며 “하고 싶은 이야기, 억장이 무너지는 이야기들이 가슴에 많겠지만 다 정권창출을 위한 것이니 한 번 잘 해보자.”고 화합을 강조했다. 또 “박 전 대표측도 오늘 캠프 해단식을 하는 만큼 오늘부터 캠프는 없다.”며 양 진영이 하나가 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우리끼리 고소한 것도 다 취하하자. 검찰은 결국 야당 흠집만 낸다.”고 말했다. 오찬은 정두언 의원이 소주와 맥주를 섞은 화합주를 제조해 돌리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언중유골(言中有骨)의 발언도 빠지지 않았다. 유승민 의원은 뒤늦게 도착한 정두언 의원에게 “표정관리 좀 하고 다니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또 강 대표가 “이심전심으로 하나되자.”고 하자 “이심전심은 ‘이명박 마음이 전여옥 마음’이라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이 “오늘 모임 선정 기준이 뭐냐며 질투하는 분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돌리려고 했지만 이혜훈 의원은 “살생부 5인방 기준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곽성문 의원은 “패자는 말이 없고 이긴 쪽에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며 “반성문을 쓰라면 쓰고, 대구시 당위원장도 내놓으라면 내놓겠다. 그러나 전리품 챙기듯이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강성만 부대변인이 전했다. 경선 패배 후유증으로 박 전 대표측 분위기가 어수선해 모임 성사가 불투명했으나 강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여 모임이 성사됐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세계육상선수권] ‘총알 탄 여인’ 神이 골랐다

    무려 다섯 명의 주자가 결승선 앞 10m 지점부터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달렸다. 세 명의 선수가 동시에 가슴을 결승선에 들이밀었고 두 선수는 발을 쭉 내밀었다. 경기장 전광판에는 2003년 대회 챔피언인 토리 에드워즈(미국)의 얼굴이 클로즈업됐다. 잠시 뒤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의 이름이 전광판에 뜨면서 선수들은 물론, 관중도 어리둥절했다. 중계화면 리플레이를 봐도 누가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는지 알아볼 수 없었다. 심판진은 5분 정도 지체하면서 사진판독을 통해 캠벨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여인’의 영예를 안겼다. 캠벨과 로린 윌리엄스(미국)의 기록은 11초01로 100분의 1초도 다르지 않았다.1000분의 1초가 승부를 가른 것. ●1000분의 1초가 승부 갈라 캠벨은 27일 밤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결승에서 스타트 반응속도 0.167초로 윌리엄스(0.145초)보다 늦었고 후반까지도 간발의 차로 뒤졌지만 막판 스퍼트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윌리엄스는 2위, 카멜리타 지터(미국)는 11초02로 동메달을, 강력한 우승후보 에드워즈는 11초05로 4위에 머물렀다. 혼자서 미국 여인 3명을 맞닥뜨려 물리친 값진 승리. 더욱이 전날 남자 100m에서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타이슨 게이(미국)에 당한 패배를 설욕한 셈이어서 기쁨은 곱절이 됐다. 1993년 대회에서 게일 디버스(미국)가 메를린 오테이를 100분의 1초차로 물리친 것보다 훨씬 더한 초박빙 승부였다. 미국 선수단이 사진판독 결과를 승복할지도 관심거리. 생애 첫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캠벨은 “전광판을 바라보는 5분은 내 생애 가장 오랜 기다림이었다.1등부터 4등까지 왔다갔다하자 혼란스러웠다. 신에게 기도했다.”며 감격했다. 윌리엄스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그렇게 어깨를 수그리지만 않았어도….”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덕현 세단뛰기 8년만에 톱10 만족 8년 만에 트랙과 필드 포함, 세계선수권 메달권 진입에 도전한 김덕현(22·조선대)은 남자 세단뛰기에서 ‘톱 10’에 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덕현은 이날 결승에서 1차시기 16m01을 뛴 데 이어 2차와 3차 모두 16m71을 뛰어 12명의 결승 참가자 가운데 9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8명에게만 주어지는 4∼6차시기 도전 기회를 놓치면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남자 1만m의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와 해머던지기의 이반 치칸(31·벨로루시)은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장거리 왕국 에티오피아의 자존심 베켈레는 마지막 400m를 남겨두고 폭발적인 스퍼트를 내며,27분05초90의 기록으로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에티오피아는 8차례 세계선수권에서 7회를 제패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치칸도 세 차례 실격으로 헤매는 와중에도 5차시기 80m17을 던진 뒤 6차시기 83m63을 던져 3차시기에서 82m29에 그친 프리모즈 코즈무스(슬로베니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朴캠프 ‘800명 해단식’

    朴캠프 ‘800명 해단식’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대선후보 경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을 도운 캠프 관계자들과 서울 부림동 한 음식점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800여명이 모일 전망이다. 참석자들이 1만원씩 갹출해 자장면을 먹기로 했다. “박 전 대표가 경선이 끝나고 난 뒤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한 데서 크게 차이 나는 발언을 하겠습니까.”“내일은 고생한 분들끼리 서로 감사 인사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향후 정국 구상에 대해 말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박 전 대표측은 26일 한결 같이 박 전 대표가 현안과 관련해 유의미한 화두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데 동의했다.‘신뢰와 원칙’의 틀 안에서 ‘예측 가능한 행보’를 보인 박 전 대표의 성향을 감안해서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현안이 걸린 27일 의원총회나 30∼31일 연찬회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측근들도 칩거 중인 박 전 대표와 직접 교감한 뒤 내놓은 관측이 아니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일 2%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모이는 시점이 이명박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찾아 가겠다고 말한 주의 첫째날인 점도 박 전 대표가 향후 거취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을 높인다. 모임 분위기는 어떨까. 박 전 대표 경선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이 만나기 때문에 그룹별로 최근 이재오 최고위원이 “박 후보 진영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한 발언이나, 경선 뒤 행보에 대한 의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진영이 당 화합을 앞장서서 이끌지, 소극적인 행보를 보일지 가늠해볼 수 있는 단초가 이날 분위기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본다면, 박 전 대표가 내부를 향해 하는 발언이 예기치 않은 파장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경선 결과에 승복한다.”(20일),“동지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21일),“스스로가 용서가 되지 않고 죄스럽다.”(23일)는 박 전 대표의 경선 뒤 한 마디 한 마디가 지지자들에게 울림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범여권의 ‘동상이몽’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최근 범여권의 대선 행보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은 우려 섞인 관전평이라고 한다. 후보보다는 구도와 정책 중심의 대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이번 대선의 지향점이 ‘후보보다는 정당, 정당보다는 정체성’에 맞춰져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정체성도 상실하고 민심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현주소에 노 대통령이 착잡함을 느꼈을 법하다. 대의(大義)도 잃고, 대세(大勢)도 놓친다면 대선은 물론 대선 이후를 도모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이명박 후보와 ‘잔펀치’로 싸우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 “정책 정당의 구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구도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장(戰場)의 분위기는 다르다. 옛 열린우리당 당직자 110여명은 세력간 지분 조정의 틈바구니에서 민주신당에 몸을 담지 못하고 하루 아침에 ‘정치 미아(迷兒)’신세로 전락했다. 열린우리당의 가치와 신념을 지켜 왔다고 자부하는 한 고위 당직자는 “갈길은 먼데 갑갑하다.”면서 “민주신당이나 청와대나 모두 야당을 하기로 작정한 사람들 같다.”고 토로했다.민주신당은 정파간·주자간 권력 다툼과 세력확장에만 매몰돼 있고, 청와대는 시급하지도 않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 등으로 대선 지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푸념을 덧붙였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민주신당 대선 후보들은 다음달 3∼5일 컷오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내공을 쏟아내고 있다. 친노(親盧)후보의 단일화, 민주개혁세력의 적자(嫡子)논쟁, 주자별 당내 경선 경험과 조직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범여권의 분열로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보다 흥행성과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텃밭’인 영남에서 이긴 후보가 이례적으로 경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의 사례가 민주신당에서 재연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민주신당에서도 광주에서 이긴 후보가 결과적으로 패배할 수 있다는 가설을 상정해 볼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신당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정당사상 의미 있는 변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려는 노 대통령과 과거의 판을 복구하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상이몽과 대립 관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 분당과 대북송금 특검 등을 언급하며 열린우리당 전 지도부를 질책한 것은 ‘대선 본선에 내가 원하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당내 경선 후보들에게 하나의 기준표를 제시하고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전 대통령의 직설법에 노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주변 참모들 사이에서는 시간적·지형적 여유가 없는 현실에서 또다른 분화와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만이 감지된다. 대선 전후의 지분 확장을 꾀하는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신경전이 범여권 경선 과정에서 숨가쁜 절정에 이르는 형국이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향배가 결정할 것이다.ckpark@seoul.co.kr
  • [프로야구] 터졌다 조인성… 끝내줬다 LG

    LG의 ‘안방 마님’ 조인성(LG)이 자신의 네 번째 만루홈런과 데뷔 이후 첫 한 경기 최다인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4강 진입에 안간힘을 쓰는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조인성은 ‘대박’을 향해 성큼 한발짝을 내디뎠다. 조인성은 26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4회 무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마이클 로마노의 3구째 슬라이더(136㎞)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겨 순식간에 4-0으로 앞섰다.2005년 8월5일 삼성전 이후 첫 만루홈런. LG는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의 호투와 조인성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SK를 7-1로 대파,50승 고지를 밟으며망승률 5할로 복귀,4강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두 SK에 2연승을 거둬 예감은 좋다. 옥스프링은 8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3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2승(3패)째. 한화는 사직에서 선발 류현진이 올시즌 완봉승 한 번 포함해 네 번째 완투승을 거두는 괴물의 위력을 앞세워 롯데를 2-1로 제압했다. 류현진은 9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8안타 1볼넷 1실점으로 12승(6패)째를 챙겼다.류현진은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롯데와 8번 맞붙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7연승을 달려 천적의 무서움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한화 제이콥 크루즈는 1-1로 맞선 9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결승 1점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1호. LG의 막판 추격전에 4위가 위태로웠던 한화는 한 숨 돌리며 LG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반면 롯데는 한화와의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져 사실상 4강 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8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10패(7승)째를 안으며 한화전 5연패에 빠졌다. 장원준은 4회부터 주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역투했지만 9회 한 방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롯데는 단일팀 최초로 1500만명 관중을 돌파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역대 최고는 LG(MBC 포함)로 이날 현재 1760만 4940명이 구장을 찾았다. 두산은 잠실에서 올시즌 43번째 연장전을 벌인 끝에 10회 1사만루에서 이대수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현대에 4-3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2위를 지켰다. 한편 대구에서 열린 삼성-KIA전은 1회 초 무사1루에서 폭우가 쏟아져 시즌 네번째로 노게임이 선언됐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의 역습/구본영 논설위원

    지난 주말 남이섬에서 산둥성에서 온 중국 관광객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겨울연가’의 주인공인 배용준과 최지우의 브로마이드 앞에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말로만 듣던 한류의 위력에 얼마간 놀랐다. 서울도 아닌, 이곳까지 중국 단체 관광객이 몰려오다니…. 기자는 한·중 수교 15주년(24일)을 맞아 이보다 더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312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코트라의 설문조사였다. 두 나라간 기술격차를 묻자, 절반 이상이 한국의 기술적 우위를 인정하지 않았다.‘한국이 앞선다.”(47.7%)는 응답보다 ‘비슷하다.’(40.7%)와 ‘중국이 앞선다.’(10%)를 합친 응답이 더 많았다. 중국경제의 급성장이 한국에는 약이라기 보다는 독이라는 성급한 결론도 여기에 기인한다. 코트라가 3325개 한국기업에 ‘중국경제가 기회인가,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런 인식이 표출됐다.‘위기’라는 답변이 28.2%로,‘기회’(20.8%)라는 응답보다 다소 많았다. 이런 비관론의 끝자락엔 반도국인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협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샌드위치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제3자의 시각은 다르다. 저명한 글로벌경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헤일은 최근 한 기고에서 “중국은 (한국경제에)기회이지, 위험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한·중·일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경쟁에서 기술력을 높일 기회도 동일하다는 진단이다. 하기야 중국은 반만년 역사를 통해 언제나 우리에겐 공룡과 같은 이웃이었지 않은가. 한 전문가는 “아편전쟁 직전까지도 중국은 전세계 총생산의 25%를 생산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동안 우리가 최근 수십년간의 작은 성취에 취해 이를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동북아 균형자’가 되느냐,‘샌드위치’가 되느냐는 우리가 선택하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중국과의 협력과 경쟁은 어차피 세계화 시대의 숙명일 것이다. 같은 반도국인 고대 로마도 개방노선으로 대제국을 건설했지 않은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불필요한 패배주의나 과도한 경계심보다 내실을 다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애석의 미학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애석의 미학

    참으로 아깝고 안타까울 때 ‘애석하다.’는 표현을 쓴다. 애석한 일을 당하면 아쉬운 마음에 후회하고 슬퍼하면서 스스로 궤도를 이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 담담한 표정으로 자기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가면 우리는 그를 용기있다고 칭찬하게 된다. 정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애석함의 강도는 더한다. 대권과 관련된 문제라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의원은 우리 정치사에서 통한의 아픔을 겪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 전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두 번이나 대권 고지 등정에 실패함으로써, 정 의원은 2002년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 승부에서 지면서 그랬다. 이 전 총재는 두 번 모두 당선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음에도 본인의 고집이나 대세론 안주 같은 내부적 요인으로 패배를 당한 것이고, 정 의원은 단일화 협상에 끌려가다시피 한 끝에 노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신기루로 만들어버렸다. YS와 박 전 대표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석패했다.YS는 1970년 박정희 대통령에 맞설 신민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1차 투표 1위를 했음에도 2차 투표에서 김대중(DJ) 후보에게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2차 결선투표를 앞두고 3위 득표자인 이철승 후보가 DJ 지지를 선언한 때문이었다.1차 투표 1위에 너무 들뜬 나머지 막판 단속을 소홀히 한 탓이다. 박 전 대표는 당심(黨心)에서 이겼음에도 1.5%포인트 차로 승리의 월계관을 이명박 후보에게 내줬다. 그러나 두 사람은 패배를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앞서 두 사람과 달랐다.‘애석의 미학’이라고 할까. 정 의원은 대선 투표 하루 전 노 후보 지지를 전격 철회해 조롱거리가 됐지만, 두 사람은 경선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만든 1등 공신이었다.YS는 경선 승복을 천명하고 DJ의 당선을 위해 지원유세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주로 지방 소도시나 외딴 지역을 돌았다. 대도시 유세에 중점을 둔 DJ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YS는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해냈다.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그런 YS의 모습에 감명받아 평생 그를 주군으로 모시게 됐다고 한다.YS의 경선 승복은 그가 이후 20년 넘게 정치 일선에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른바 정치 생명력이다. 박 전 대표는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밝혀 분당설, 탈당설, 경선 불복설 등 온갖 우려를 한 방에 날려보냈다. 많은 사람을 감동케 한 그의 패배 인정 연설은 아직도 진한 여운으로 다가온다.‘아름다운 경선’으로 매듭짓게 한 그의 행동은 두고 두고 회자될 것이다. 물론 두 사람간에 차이도 있다.YS가 당시 이겼더라도 박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기는 버거웠다. 반면 박 전 대표는 경선 승자만 됐다면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박 전 대표가 다음주부터 돌아온다. 경선 후 며칠 간의 칩거를 끝내고 공식 활동을 한단다. 방점은 이명박 후보 지원이다. 이 후보를 도와 10년 만의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손뼉을 마주쳐야 한다.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던 박희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역할과 위상을 존중하는 선에서 배려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올바른 지적이다. 현실적으로도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는 데 그만한 인물이 없다. 당 개혁은 당선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37년 만에 진정한 경선을 보게 한 박 전 대표가 ‘애석의 미학’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지켜보고자 한다. jthan@seoul.co.kr
  • 朴캠프 의원들 “당분간 쉽니다”

    朴캠프 의원들 “당분간 쉽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석패한 박근혜 전 대표는 22일 이틀째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삼성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상황이 조성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아무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게 오히려 그를 더 주목하게 했다. 캠프 의원들은 칩거의 의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캠프 대변인이던 이혜훈 의원은 “경선 기간 동안 박 전 대표가 하루 2∼3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일단 건강을 추스르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칩거를 끝낸 뒤 박 전 대표가 어떤 정국구상을 내놓을지는 미지수지만, 그의 칩거가 마냥 길어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당 안팎은 동의하고 있다.9월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면,‘국회의원 박근혜’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을지 여부는 ‘뜨거운 감자’가 분명하지만, 아무도 손을 대려 하지 않고 있다. 선대위가 구성 논의도 시작되지 않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경선 라이벌인 박 전 대표가 이 후보 선대위를 총책임지는 구도가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많다.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은 ‘휴식모드’에 들어갔다. 이혜훈 의원은 중국으로 가족여행을 갔다. 함께 대변인을 맡았던 김재원 의원은 초등학생 딸과 함께 야외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이정현 전 대변인은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홍사덕 전 의원은 당분간 서울 주변 산행에 나서기로 했다. 종합상황실장이던 최경환 의원은 캠프를 정리했고, 정책메시지단장이던 유승민 의원은 지역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했다. 몇몇 의원들은 경선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박 전 대표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애틋하게 적으며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전당대회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개표 초기 이기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무대에 올라갔던 대표님께 터질 것 같은 심장의 고통을 참으며 무대에 올라 ‘패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털어놨다. 박 전 대표는 보고를 받고 “안 된 거죠? 알았어요.”라고 했단다. 유 의원은 “대표님 왜 펑펑 울기라도 하지 않고 그 아픈 고통 속에서도 저희들 걱정, 국민 걱정만 하세요.”라며 아쉬워했다. 부산지역본부장을 맡았던 유기준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제목은 ‘후회없는 선택’이다. 그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전당대회에서 선택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가슴 벅찼다.”면서 “박 전 대표의 대인정치(大人政治)에 감사드리며,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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