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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17 여자월드컵] 태극소녀 숨고르기

    “막상 경기해 보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승에서 만나면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경기에 졌지만 선수들은 고개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히 축구화 끈을 조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태극소녀들의 질주를 막은 것은 이번에도 ‘전차군단’ 독일. 17세 이하(U-17) 여자축구대표팀은 13일 트리니다드 토바고 아리마의 래리곰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에 0-3 패배했다. 이미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조 2위(승점 6·2승1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은 오는 17일 오전 5시 A조 1위 나이지리아와 준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전반은 팽팽했다. 한국은 무릎부상 중인 여민지(함안대산고) 대신 전한울(인천디자인고)-주수진(현대정과고)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독일은 베스트 멤버가 모두 나섰다. 한국은 철벽방어로 맞섰다. 1·2차전에서 19골 넣은 독일에 이렇다 할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8강전이 중요한 만큼 경험을 쌓는 자세로 치르겠다.”던 최덕주 감독 말을 감안하면 대성공이었다. 후반엔 여민지가 나섰다. 그라운드를 밟은 지 7분 만에 40m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대에 맞았다. 여민지의 세 경기 연속골과 선제골 기회가 동시에 날아갔다.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진 한국은 후반 27분 이사벨라 슈미트, 31분 로첸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종료 직전엔 실바나 초즈노프스키에게 쐐기골을 줬다. 여민지는 “졌지만 괜찮다. 최선을 다해 4강 이상까지 오르겠다.”고 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1-0으로 누른 북한은 A조 2위(2승1패)를 차지, 17일 독일과 8강전을 치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르헨 여자하키 ‘전승무패’ 월드컵대회 우승

    아르헨 여자하키 ‘전승무패’ 월드컵대회 우승

    아르헨티나 여자하키가 세계 정상에 우뚝 올라섰다. 아르헨티나 여자하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로사리오에서 열린 제12회 여자월드컵대회(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네덜란드를 3대1로 격파했다. 아르헨티나는 남아공(5대2), 한국(1대0), 스페인(4대0), 중국(2대0), 영국(2대0)과의 예선 5경기에서 파죽의 5연승을 거둔 데 이어 준결승에서 독일(2대1), 결승에서 네덜란드를 차례로 꺾으며 전승무패로 대회를 석권했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대회 우승은 2002년 호주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는 전반 3분 카를라 레베키의 필드골로 선제골을 올리며 일찌감치 승세를 잡았다. 5분 뒤인 전반 8반 페널티코너(PC)를 얻은 아르헨티나는 바리오누에보가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2대0으로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아르헨티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친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파상공세를 펼치며 9분에 페널티코너를 얻어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후반 19분 쐐기를 박는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추격전에 맥이 끊겼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날 오전 열린 5-6위전에서 필드하키 강국 호주에 1-2로 패배, 최종순위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미시오네스온라인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사비성을 통해 본 기술강국 백제

    사비성을 통해 본 기술강국 백제

    13~15일 오후 9시50분 EBS 다큐프라임은 ‘역사복원 대기획 3부작-사비성 사라진 미래도시’ 편을 방영한다. 사비성(지금의 충남 부여) 천도를 둘러싼 기술적·정치사회적 변동을 완전히 복원하기 위해 EBS가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 다큐멘터리물이다. 사비성은 성왕이 백제 부흥을 내걸고 세 번째 도읍지로 정한 계획도시다. 당대로서는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거대한 토목사업이자 기득권 세력에게는 혁명적 변화였을 것이다. 그래서 다큐의 초점은 패배한 국가 백제가 아니라 ‘기술·콘텐츠 강국 백제의 복원’이다. 최근 고고학계의 발굴작업이 진전되면서 사비성이 계획적인 신도시였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방어를 위한 외성, 신분에 따른 주거지역 구분, 바둑판처럼 정연하게 구획된 도로와 배수로 등을 검토해 보면 한반도뿐 아니라 동아시아 도성사에서도 특출한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다 ‘구드래’ 국제항까지 갖췄다. 원래 사비성 일대는 습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습지 위에다 이만한 계획도시를 들어앉히기 위해서는 최소한 15년에 걸쳐 200만명의 노동력이 동원됐을 것이라 학계는 보고 있다. 1400년 전에 그 작업을, 대체 어떻게 해냈을까. 다큐는 고고학자, 역사학자, 건축학자 등 전문가 13명의 고증을 받아 이 작업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1부는 무령왕에 이어 왕위에 올랐던 성왕이 사비 천도를 단행하는, 도시 건설 전반부를 다룬다. 어린 나이임에도 성왕은 당차게 천도를 추진하지만, 대다수의 보수 귀족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들어 반대에 나선다. 성왕은 개의치 않고 사비를 신도시로 낙점한다. 백마강 덕분에 이웃 나라들과의 교류가 쉽고, 곡창지대를 끼고 있어 경제적 기반도 탄탄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문제는 습지. 성왕은 습지라는 악조건을 역이용해 대형 연못을 만들어낸다. 질척한 물을 농수확보와 홍수조절에 쓸 물로 바꾼 것이다. 2부는 고구려의 남침과 홍수를 이겨내고 마침내 사비성을 완성시키는 단계를 다룬다. 외부 성곽 공사에 이어 내부 공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 관건인데, 이는 정치 개혁과 맞물려 있다. 성왕은 시가지를 조성하면서 5부 25항이라는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중앙 귀족의 권력 약화를 위해 22부사를 만든다. 1·2부가 보는 재미를 위해 드라마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다면, 3부는 본격적으로 사비성 건설의 비밀을 파헤친다. 사비 땅이 얼마나 습했는지, 시가지 구획이 얼마나 정교했는지, 지금으로선 금강 하류에 불과한 백마강에 어떻게 큰 배가 드나들 수 있었는지, 사비성 외곽에 크게 두른 나성이 어떻게 지형지물을 정교하게 이용해 쌓아졌는지 등을 전문가들의 분석과 실측을 통해 제시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 김경태·배상문 ‘일본투톱’ 깼다

    [한·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 김경태·배상문 ‘일본투톱’ 깼다

    한·일전은 뜨겁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6년 만에 다시 열린 올해 남자골프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시작 전부터 신경전이었다. 두 차례의 태풍으로 대회 코스 절반이 망가진 제주 서귀포 해비치골프장(파72). 이를 빌미 삼아 일본은 “팜코스는 빼고 레이크코스 9개홀을 두 번 도는 것으로 경기 방식을 바꾸자.”고 고집했다. 속셈이 있었다. 한국 선수와 달리 팜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마침 적당한 구실을 찾은 일본은 “그렇게 안 하면 대회를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대회조직위원회도 다른 대안이 없었다. 당초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의 사연이다. 그리고 역대 최강이라고 자랑한 일본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한국은 12일 대회 마지막날 싱글스트로크 매치플레이에서 5-5로 비겼지만 첫날 포섬 경기에서 내준 승점 1(2승3패)을 만회하지 못하고 9.5점(9승1무10패)-10.5점(10승1무9패)으로 일본에 패했다. 전날 포볼 경기는 2승1무2패로 동점이었다. 2004년 처음 열린 한·일 대항전에서 우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내준 한국은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와 배상문(24·키움증권)이 일본의 ‘투톱’ 이시카와 료(19)와 가타야마 신고(37)에 완승하며 ‘콧대’를 꺾은 것에 위안을 삼았다. 김경태는 전반에만 무려 6타를 줄이는 ‘불꽃샷’으로 8언더파를 쳐 1언더파에 그친 이시카와를 제쳤고, 배상문도 전반 2타를 뒤지다 후반에 버디 4개를 쓸어 담으며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 1오버파 73타의 가타야마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시카와는 전날 포볼 플레이에서 강경남(27·삼화저축은행)과 호흡을 맞춘 배상문에게 2타차로 제압당한 데다 김경태와의 맞대결에서도 7타차로 져 일본 남자골프의 자존심에 흠집을 냈다. 역전을 노린 한국은 1조로 출발한 김대섭이 4언더파 68타로 오다 류이치(3오버파)를 가볍게 제치며 기선을 잡았지만 김형성(30)과 김비오(20), 김도훈(21·이상 넥슨), 이승호(24·토마토저축은행)가 잇따라 패했다. 손준업(23)이 이븐파 72타로 베테랑 마루야마 다이스케(39·1오버파)를 1타차로 돌려세워 역전의 희망을 살린 것도 잠시. 김대현(22·하이트)이 소노다를 17번홀까지 1타차로 추격했지만 소노다는 마지막 18번홀 두 번째 샷을 홀 20㎝ 가까이에 붙이면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서귀포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빅3 국민검증 거쳐야 대선후보… 반총장 영입도 검토”

    “빅3 국민검증 거쳐야 대선후보… 반총장 영입도 검토”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처럼 보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 ‘2인자’로 알려졌던 박 대표는 민주당이 7·28 재·보선에서 패배, 비대위 체제로 접어든 이후에는 사실상 당의 ‘1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이 총출동한 전당대회 관리와 각종 인사청문회 준비, 대여 협상 및 대 언론 창구 등의 업무가 모두 박 대표에게 쏠렸다. “혼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박 대표는 때로는 ‘강력한 중립자’로서, 때로는 ‘노련한 협상가’로서 당 안팎의 공격과 비판을 막아내고 있다. 박 대표는 역대 정권의 2인자 가운데 유일하게 정치의 중심에 남아 있는 인물이다. 인터뷰는 10일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박 대표는 기대했던 대로 민주당 내부 문제는 물론, 여야 관계와 2012년 총선·대선 등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답변했다. ■ 당의 진로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이 끝났다. 그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486(소장파) 후보 3명이 전원 컷오프를 통과한 것은 민주당에 깜짝 놀랄 정도의 희망이 아직 있다는 뜻이다. 과거 야당의 전당대회에서는 항상 ‘젊은 피’가 수혈돼 왔는데, 이번에는 그런 계기가 없었다. 다행히 3명이 본선에 올라 흥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세균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등 ‘빅3’ 중에 한 사람이 컷오프됐으면 더 흥행이 됐을 텐데 아쉽다. →‘빅3’ 중에 한 명이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진로가 크게 달라질까. -우선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 후보가 다 나왔기 때문에 전대 관심도는 높아졌다. 그런 면에서 국민적 지지가 여전한 추미애 의원이 컷오프된 게 굉장히 아쉽다. 세 분 중에 한 분이 대표가 될 확률이 높긴 하다. 서로 경쟁하고 충돌하며 당원과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인정받으면 대선 후보가 되고, 못 받으면 탈락한다. 경쟁을 하고서도 적당한 사람이 없다면 외부 인사를 영입할 수 있는 틀이 마련돼야 한다.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보다 낮은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민주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는 용꿈을 꾸는 사람들이 실제로 경쟁하고 움직이는데, 민주당은 그게 안 보이니 인적 빈곤에 대한 실망감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나는 원내대표가 됐을 때 첫마디로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했다. 다행히 집단지도체제가 됐기 때문에 이제 지도부 안에서 경쟁과 충돌이 이뤄지면 인물과 당의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다. 정당 지지도는 인물에 귀결된다.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나은 차별적인 경쟁력이 있나. -아무래도 우리 기반은 중산층과 서민이고, 복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젠다 선정은 잘하지만 실천은 안 된다. 요즘 친서민 정책을 들고 나왔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기업 정책을 쓰지 않았나. 친서민 정책을 한다면서 실행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가짜 친서민 정책이다. →서울신문이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를 했더니 민주당 내 후보들은 지지율이 낮게 나왔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야당 후보로서도 높은 지지율이 나왔다.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이 있나. -그럴 가능성도 있다. 유엔 사무총장 직을 잘하고 계신 분께 누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든 걸 다 생각해야 한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송영길·이광재·안희정 등 젊은 정치인들이 부상했다. 그들이 2012년 대선을 이끌 수 있을까.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힘으로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송영길·안희정·이광재 시·도지사에게 2012년은 좀 빠르지 않을까?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으로 당선시켰는데, 2년 만에 대권 나온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분들이 밖에서 지도자로 잘 크고, 당내에선 ‘빅3’와 40대가 경쟁하면 국민들이 결정할 것이다. →대표께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특별히 좋아한다는 얘기가 많다. 젊은 시·도지사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안 지사가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안 지사는 문제점을 잘 꿰뚫어 보고, 정면 돌파를 할 줄 안다. 항상 도전한다. 이광재 강원지사는 지혜가 번뜩이고, 이슈 선점을 잘한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송영길 인천시장은 우리 당 정체성에 가장 맞는 사람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김두관 경남지사를 잠재적 경쟁자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 -김 지사는 현장 경험이 많고 결단력이나 추진력이 좋다. 민주당의 정신적 당원이다. →혼자 너무 많은 일을 한다는 비판도 있다. -나의 본업은 원내대표이고, 비대위 대표는 부업이다. 이제 며칠 안 남았다. 내가 열심히 하니까 처음에는 당 대표 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더라. 그러나 최대한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고, 이젠 아무 잡음도 없다. 당 대표 할 생각 전혀 없고, 오직 민주당을 위해서만 일한다. 어떤 목적을 갖고 원가계산을 한다면 후배들을 다그칠 수는 없지 않겠나. ■ 정치 현안 →사정 정국 얘기가 나돌았는데, 우려가 되나. -사정당국이 요즘 민주당을 집중적으로 보는 것 같다. 우려하고, 주시한다. 그런데 자기들 눈에 든 들보는 못 본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을 자주 얘기하고, 박 대표도 화답을 했다. 개헌의 불씨가 계속 이어질까. -이재오 장관은 많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진정성이 없다면 내가 원내대표로 있는 동안은 협력할 수 없다. 개헌 논의를 할 수 있는 멍석이라도 깔아줘야 한다. 우선 여권이 4대강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 왜 국회 검증특위를 묵살하나. 홍수 기간만이라도 공사 중단하고 함께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공사를 꼭 대통령 임기 내에 마칠 필요도 없다. →왜 4대강을 개헌과 연계하나. -여권이 원하는 것은 다 하고, 야권은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라는 것이냐. 개헌이 백년대계라면 왜 임기 초에 추진하지 않았나. 이제 와서 특정인의 대권 가도를 막고 권한을 축소하려 하면 안 된다. 야당에도 숨 쉴 공간을 줘야 한다. →세종시 문제가 2012년 총선이나 대선에서 다시 논란이 될까. -이미 끝난 문제다. 후보 때 수차례 약속하고 당선돼서 안 지키면 나라 꼴이 되겠나. →외교 현안이 산적한데, 외교통상부 장관의 공석이 우려스럽다. 야당이 협조할 사안은 없나. -청와대가 발표한 청문회 자가 검증표를 보니 후임을 선임하기가 꽤 힘들 것 같다. 자승자박이 될 것이다. 과거 청와대 있을 때 총리 후보 72명을 놓고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등의 잣대를 들이댔더니 71명이 탈락이었다. 우리는 지금 가장 유능한 외교부 장관이 필요하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도랑에 든 소다. 이쪽(미국)에 있는 풀도 뜯어야 하고, 저쪽(중국)에 있는 풀도 먹어야 한다. 왜 한쪽만 자꾸 뜯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처음으로 갈등을 겪었다. 두 분의 신뢰 관계에는 변함이 없나. -나를 굉장히 옹졸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김 원내대표가 합의를 지키지 않아 사과했고, 나는 아무 얘기도 안 했다. 우리는 당당하게 임했다. 앞으로 잘해야지, 이미 끝난 문제를 더 얘기할 필요는 없다. →4대강, 세종시, 친서민, 공정사회 등 최근의 정치이슈는 모두 여당이 이끌어가고 있다. 야당은 이슈를 선점할 능력을 상실한 것인가. -여권은 저작권료도 내지 않고 우리 것을 잘 갖다 쓴다. 친서민 정책, 공정한 사회는 우리가 먼저 추진한 것이다. 여권은 친서민 정책을 한다면서 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풀었다. 보금자리 주택은 어떻게 됐나. 물가, 청년 일자리 창출 문제에 개선된 게 있나. 자기 자식들은 특채로 뽑으면서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 만들겠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 ■ 정부 평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가. -대북정책이다. 경제는 무너져도 살릴 수 있지만 남북문제는 한 번 무너지면 죽는다. 남북문제는 곧 경제이기도 하다. 왜 거꾸로 가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 대통령 임기 중에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보나. -꼭 했으면 좋겠다. 올해가 기회다. 우리(노무현 정부)가 임기 말에 해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 →대북특사를 보낸다면 누가 적절할까. -대북특사는 이명박(MB) 대통령의 ‘육성’을 그대로 전달할 사람이 가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간다고 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MB의 말이라고 믿겠나. 이재오 특임장관이나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가는 게 좋다. 누가 봐도 대통령과 운명공동체로서 남은 임기를 같이할 사람이 가야 한다. 우리의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면 100%로 돕겠다. →이명박 대통령 정책 중에 잘하는 것이 있다면. -선뜻 안 떠오른다. →현 정부에서 임무를 잘 수행한 장관은 누구인가.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잘 했다. 복지정책에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있고, 야당과도 열심히 소통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비록 야당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지만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운이 좋은 것 같다. 어쨌든 그분이 들어가서 경제가 좋아졌다. 윤 장관 총리설이 있는데, 그러면 재정부 장관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임태희 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등 청와대 3기 참모진은 야당과 소통을 잘하고 있나. -이전보다는 노력하는 것 같다. 소통이 잘 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화는 한다. ■ 차기 대선 →2012년 대선의 승부를 가를 이슈는 무엇일까. -남북문제, 복지, 경제 3가지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얼마나 크다고 보나. -지방선거에서 가능성을 봤다. 우리가 얼마나 혼을 바쳐서 국민 속에 뛰어들어가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열린다. →총선과 대선에서 박 대표의 역할은. -집권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 나의 소명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끝났다. 다시 문화부 장관을 하겠나. 아니면 도로공사사장을 하겠나. →한나라당에서는 역시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강적이라고 보는가. -그건 예수님도 모른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9년10개월 동안 1위를 달리다 두 번이나 떨어졌다. 이인제 의원도 민주당에서 4년6개월 1위 후보였는데 막판에 후보가 되지 못했다. →한나라당 예비 후보로 누굴 주목하나. -많다.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이고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재오 특임장관도 나올 것으로 본다. 이 장관이 나오면 조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오 장관에게 90도 인사를 받으며 어떤 느낌 받았나. -호의로 받았다. 선거 때부터 그렇게 해왔으니까 하는 거겠지. 그러나 머리를 바짝 숙이면서 속으로는 모든 생각을 할 것이다. 그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국민에게 물어봐야 하겠지. →민주당의 2012년 총선 공천은 누가 하나. -새 규정에 따라 이번에 선출될 대표는 대선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 그러니 차차기 대표가 할 것이다. 그런데 차기 대표가 대권을 포기하면 대표를 2년간 하게 된다. 그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대선에서 야권 대통합이 가능한가. -대통합을 하면 이기고, 안 하면 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작품인가. 아니면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쟁취한 것인가. -두 분이 합작한 게 아니겠나. 그러나 그 비율이 어떨지는 내 입으로 얘기할 수 없다. 노 대통령측 분들 생각도 또 있을 테니…. ■ 나의 고백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아닌 정치인 박지원으로 독립할 생각이 없나. -독립하고 싶다고 해서 독립이 되겠나. 지금 내가 비대위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고 있지만, 그것은 김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하는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잘한 것 5가지를 꼽는다면. -당시 우리는 5년간 세계적 특종 5개를 제공했다. 첫째가 외환위기 극복, 둘째가 남북정상회담, 세번째가 월드컵 신화, 네번째 정보기술(IT) 강국, 마지막이 노벨평화상이다. 4대 연금 확대, 기초생활보장제 실시 등 우리나라에서 복지 정책이 처음으로 실행된 것도 큰 성과다. →대북송금 문제로 투옥됐었는데, 아직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원망하나. -전에는 많이 원망했다. 지금은 우리(민주당)의 대통령인데 어떻게 원망할 수 있겠나. 노 전 대통령께서도 나에게 ‘이제 끝내자’고 하셨다 →언론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정치인이다. 언론관은 무엇인가. -정치인과 언론은 서로 긴장하고 활용하는 관계다. 우리가 국민여론을 살필 때 언론이라는 매체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 최선을 다해서 나를 설명하고, 최대한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를 습득할 뿐이다. 나는 언론인이 전화하면 99% 받거나 콜백을 한다. 요즘 의원들 가운데 기자들의 전화를 안 받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분들은 서비스 정신이 없는 것이다. →건강은 어떻게 유지하나. -밤 12시 전에 집에 들어가면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요즘은 너무 바빠서 운동을 못한다. 아직도 내가 파워가 있는 줄 알고 밤 늦게 찾아오는 이가 많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전에 둘이 화해했다고 했는데, 진정 화해한 것인가. -난 안 했다고 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맘대로 혼자 말씀하시고, 나중에는 곧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나.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에도 화해 분위기는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늘 사람을 보내 ‘내가 외환위기를 초래한 게 아니라고 DJ가 공식적으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럼 누가 환란의 주인공인가. 세상 살면서 다 화해하고 살면 예수님이나 부처님이지. 화해를 하려면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한 뒤 더 이상 말(비난)을 안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난한 적 있나. 정리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조광래호 2기 문제는 골 결정력

    데뷔 두 번째 평가전 만에 패배.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들고 나온 스리백이 허점을 노출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스리백이 패인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맞춤형’ 스리톱 전형을 들고 나온 이란의 측면 침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중원에서의 주도권도 빼앗겼다는 것이다. 이란전을 다시 떠올려 보자. 조 감독은 이정수(알사드)를 중심에 놓고 조용형(알라이안), 곽태휘(교토) 대신 ‘젊은 피’ 홍정호(제주)와 김영권(도쿄)을 좌우 측면 수비수로 배치했다. 김영권 앞에는 이영표(알힐랄)가, 홍정호 앞에는 최효진(서울)이 섰다. 왼쪽 풀백으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호흡을 맞춰왔던 이영표의 수비 부담은 줄었고,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오른쪽의 최효진도 마찬가지였다. 공격 상황에서는 박지성,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과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셀틱), 윤빛가람(경남)을 포함해 모두 7명의 선수가 이란의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움직였다. 수비에도 이영표, 최효진이 재빨리 내려와 좌우 측면을 막았고, 기성용과 윤빛가람도 스리백 라인 앞에서 공간을 차단하는 등 7명의 선수가 가담했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한국은 7명 공격, 7명 수비로 공수에서 모두 수적 우위를 가져갔다. 조 감독의 생각대로였다. 실점도 스리백의 문제라기보다는 열악한 그라운드 상황에서 나온 실수에 따른 것이다. 돌발상황이었다. 선제골을 내 준 뒤 수비보다는 공격에 집중했고,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이영표는 더욱 열심히 공격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후반에는 한국 진영 왼쪽 측면이 열려 있었다. 많은 이가 이를 스리백의 허점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이란이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김영권과 이정수가 위험지역으로 들어가는 공을 빈틈없이 차단했다. 왼쪽뿐만 아니라 중앙과 오른쪽에서도 수적 열세에 놓인 이란은 이렇다 할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스리백 수비는 튼튼했다. 진짜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박주영이 전방에서 이란의 거친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며 공간을 만들어도, 이를 활용해 이란의 골망을 흔들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가 없었다. 이청용, 박지성은 소속클럽에서 2선 돌파나 측면 침투에 능숙한 플레이어다. 최전방 투톱은 어색하다. 그래서 기회는 많았지만 골은 없었다. 이란 압신 고트비 감독은 “한국에는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고민과 맥이 통하는 평가다. 패배로 끝난 이란전은 멋지게 넣든, 우겨서 넣든,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 내는 공격수가 한국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한 경기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조광래호 2기, 중동 징크스 깰 ‘한 방’ 없었다

    조광래호 2기, 중동 징크스 깰 ‘한 방’ 없었다

    중동의 강호 이란과의 평가전이 벌어진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과 함께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이 이란 수비의 공을 뺏아냈고, 박주영(AS모나코)으로 이어진 공은 다시 이청용의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졌다. 공은 이란 선수의 몸을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이어진 기성용(셀틱)의 코너킥은 공격에 가담한 홍정호(제주)의 머리에 맞았지만 골대를 비켜갔다. 두 차례 슈팅으로 경기 초반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중원에서 윤빛가람(경남)과 기성용이 구석구석을 누비며 공을 연결시켰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주영-이청용은 원래의 포지션이 무색할 정도로 자주 자리를 바꾸며 이란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이란의 강한 압박에 밀려 효과적이지 못했다. ●두 개의 ‘시프트’ 소리만 요란 좌-우-상-하로 이어지는 패스는 지난달 나이지리아전보다 빠르고 정확해졌다. 골이 터지지 않아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진 전반 25분. 이란 선수가 그라운드에 누워 있는 사이 ‘캡틴’ 박지성은 막내 수비수 김영권(FC도쿄)과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눴다. 조광래 감독이 준비한 ‘박지성 시프트’와 ‘이청용 시프트’의 본격 가동이었다. 넓은 시야를 갖춘 박지성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내려와 수비수와 공격수 사이에서 공을 뿌렸다. 측면에 있던 이청용이 최전방으로 올라갔고, 기성용도 함께였다. 중원의 패스과정을 박지성-윤빛가람-기성용-이청용 혹은 박주영으로 잘게 쪼갰다. 스리백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적극적인 공격가담에 나서게 된 이영표(알힐랄), 최효진(서울)은 중앙에 선수들이 몰린 틈을 이용해 측면을 공략했다. ●실점으로 이어진 한 번의 실수 이란은 만만치 않았다. 중원에서는 거칠었다. 공격수 마수드 쇼자에이가 전반 34분 이영표의 백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넣었다. 결승골이 됐다. 그러나 수비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선발로 나온 홍정호는 위험지역으로 들어가는 이란의 공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최전방까지 올라가 마무리를 짓고 수비지역으로 돌아갔다. 나이지리아전에 이어 선발로 나온 김영권도 중앙을 막아선 이정수(알사드)와 함께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실점 뒤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공세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골이 터지지 않자 조 감독은 ‘새 얼굴’로 반전을 시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윤빛가람, 기성용을 빼고 김두현(수원), 김정우(광주)를 투입했다. 조 감독은 후반 21분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김정우 대신 조영철(니가타)을 투입했고, 후반 25분 최효진 대신 차두리(셀틱)를, 33분 지친 이청용 대신 석현준(아약스)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란의 ‘지연작전’을 이겨내지 못했다. 앞서 있던 이란 선수들은 자기 진영에서 수비에만 집중했다. 또 걸핏하면 그라운드에 드러눕거나, 반칙을 범한 뒤 프리킥 위치에 놓인 공을 건드리는 등 이란의 비신사적 행동 속에 추가시간 5분도 모두 지났다. ‘조광래호’의 두 번째 경기는 파괴력 부족이라는 과제를 남긴 채 0-1 패배로 끝났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도 8승7무9패로 열세가 됐다. 특히 2006년 9월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1-1로 비긴 뒤 최근 6경기에서 4무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징크스에 빠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옷벗는 선두주자…차기예약 ‘넘버2’

    옷벗는 선두주자…차기예약 ‘넘버2’

    경찰 치안정감이 전원 교체됐다. 정부는 7일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이성규(55) 경찰청 정보국장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했다. 경기경찰청장에는 이강덕(48) 부산경찰청장, 경찰청 차장에 박종준(46)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대학장에 손창완(55) 전북청장이 승진해 내정됐다. 모강인 경찰청 차장은 치안총감 자리인 해양경찰청장으로 승진 내정됐고, 경찰대 1기인 윤재옥(49) 경기경찰청장은 명예퇴직했다. 7일 단행된 경찰 인사에서 가장 많은 눈길을 받은 사람은 경찰대 1기 동기생인 이강덕(48) 부산지방경찰청장과 윤재옥(49) 경기지방경찰청장이다. 차기 경찰청장으로 꼽혀온 두 ‘라이벌’의 운명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극명하게 갈렸다. 이 청장은 치안정감 승진과 함께 경기청장 자리를 꿰차며 차기 경찰청장을 ‘예약’한 반면, 윤 청장은 옷을 벗게 됐다. 이 청장과 윤 청장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경쟁에서 서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승자는 늘 윤 청장이었다.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찰대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해 승승장구하며 ‘경찰대 출신 1호’ 성공신화를 써내려갔다. 경찰대 출신 1호 경감부터 시작해 2008년 9월에는 동기생 중에서 가장 먼저 치안감을 달았다. 반면 이 청장은 윤 청장에 비해 항상 한 발 늦었다. 올해 1월 치안정감 인사에서 당시 대통령실 치안비서관으로 있던 이 청장은 경찰청 정보국장이었던 윤 청장과 경합했지만 패배했다. 윤 청장만 치안정감을 달았다. 윤 청장은 당시 경찰대 출신 1호 치안정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경기청장으로 발탁됐다. 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윤 청장과 달리 ‘조용했던’ 이 청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단숨에 실세로 떠올랐다. 경북 포항 출신인 이 청장은 포항에서 첫 경찰서장을 지내며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과 돈독한 관계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논란이 된 ‘영포회’ 핵심회원으로도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치안감인 청와대 치안비서관, 부산청장으로 승진했다. 윤 청장이 낙마한 배경엔 경찰대와 비경찰대 간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경찰대 출신인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흠집을 입힌 채수창 서울 강북서장의 항명 파동 과정에서 윤 청장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청장은 이번 인사에서 서울청장이 될 수 없다면 경기청장에 남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출신 1호 치안총수’의 목표를 마지막까지 접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때문에 윤 청장은 치안총감 자리인 해양경찰청장 자리도 마다하고 명예퇴직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윤 청장이 너무 빨리 경찰복을 벗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항상 ‘1등’이었던 탓에 자기중심적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반면 이 청장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등 위아래 소통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경·이민영기자 white@seoul.co.kr
  • “종교·神… 좌파의 새로운 지적 자원”

    “종교·神… 좌파의 새로운 지적 자원”

    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67)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의 방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글턴은 고려대, 교보문고, 전남대, 영남대 등에서 강연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이글턴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마이클 무어를 떠올리면 된다. 무어가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 ‘식코’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미국의 치부를 통쾌하게 꼬집어 줬다면, 급진적 마르크스주의자인 이글턴은 위트 넘치는 글솜씨로 ‘우익들의 멍청함’을 마음껏 조롱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정치적 패배주의로 규정하는 마르크스주의자다운 행보다. 덕분에 주류층에서 받는 대접도 비슷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무어에게 “제대로 된 직업을 찾으라.”고 비아냥댔고,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이글턴 이름 앞에다 ‘끔찍한’(dreadful)이라는 형용사를 붙였다. 좌파학자임에도 이글턴은 신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다. 얼마 전 ‘신을 옹호하다’라는 책이 번역됐다. 사실 신을 옹호하되 다른 방식으로 옹호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을 통해 집요하게 문제제기했던 ‘창조론’과 ‘구약성경’ 문제에 대해 그는 “연대기는 중요하지 않다.”거나 “마조히즘이라는 인간 본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쿨하게 넘겨 버린다. 그에게 종교란 혁명가적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도킨스류의 무신론을 비판하는 지점은 지금 사회는 살 만한 곳이고 앞으로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사회공학적 자유주의 사상’이다. 가난한 아일랜드 노동자 집안에 태어났다는 이력을 생각해 보면 천주교, 아일랜드, IRA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식 복음주의에 기반한 반공주의로 무장한 우리 기독교와 달리 사회주의적 성향이 짙은 유럽의 종교지형도 감안해야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글턴의 화법은 여전했다. 인사말을 부탁하자 그는 “난 급진적인 사람이다. 여기 이 자리에 보수적인 신문사도 있다고 들었다. 이름은 말하지 않겠다. 다만, 물어볼 게 있으면 손가락질까지 해가면서 질문해 달라.”고 농담을 던졌다. →마르크스주의자가 신을 옹호한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그 책의 한국어판 번역이 잘못된 듯하다(원제는 ‘Reason, Faith, and Revolution’, 한국어판은 ‘신을 옹호하다 -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 ‘옹호’라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제목이다. 무신론은 좀 더 정교해지고, 신학적 논의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호킹은 우주가 스스로 창조됐으니 신을 버리라고 하는데, 이미 오래전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론을 틀렸다고 했다. 과학이 뭐라 하건 말건 신학 입장에서 우주의 기원 따윈 없다는 것이다. →현실 기독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기독교의 문제는 너무 일찍 국가 이념화됐다는 데 있다. 가난한 이들을 대변하던 종교가 너무 일찍 국가의 가진 자들 편에 선 이념으로 바뀌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물질적으로 번영한 미국에 기독교 원리주의가 왜 있겠나. 미국인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두고 놀란 척하지만, 미국에는 그보다 더한 원리주의가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정의와 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종교에 대한 관심과 연결되나. -진보의 쇠락과 관련 있다. 정치경제적 힘이 없어지니 근원적 가치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권력 싸움 하느라 정신없었고. 좌파의 쇠락이 철학적 질문을 불러오는 것이다. 종교, 신념, 윤리 같은 것이 새로운 정치적 자원이다. 좌파의 사고를 더욱 풍부하게 해 주는 것이다. →신에 대한 좌파의 관심은 보편적인가. -당연하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예전에 발터 베냐민, 마르크 블로흐는 물론 남미의 해방신학이 그랬다. 마르크스의 사상 역시 유대교적인 배경 아래 이해돼야 한다. 최근에는 알랭 바디우, 자크 데리다, 조지오 아감벤, 슬라보예 지제크 같은 이들도 신에 대해 논의한다. 종교나 신의 문제는 좌파의 새로운 지적 자원이다. →좌파가 종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정치영역에서 사랑이란 인기 없는 단어다. 더구나 서구에서 사랑이라면 개인적이고 낭만적이고 성적인 것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의 정치적 사랑을, 종교를 되살리자는 게 나의 주장이다. 마르크스 역시 광의의 사랑이 이상적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원세훈체제 강화… MB 정보라인 ‘직할’

    원세훈체제 강화… MB 정보라인 ‘직할’

    6일 단행된 국정원 고위직 인사는 원세훈 국정원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국정원 내에서 ‘이상득라인’으로 분류됐던 김주성 기획조정실장을 전격 교체한 것도 눈에 띈다. 김주성 기조실장은 코오롱 부회장,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 출범 때인 2008년 3월부터 국정원에서 일해 왔다. 이상득 의원과는 코오롱시절 인연을 맺은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그간 정태근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등은 김 실장을 대표적인 ‘이상득라인’으로 규정하고 교체를 요구해 왔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김 실장에 대해 ‘영포라인’의 핵심인사로 구분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기조실장을 교체한 것은 소장파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불법사찰 의혹 등과 관련해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연일 여권 주류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부었던 것과 맥이 닿아 있다. 한 정보소식통은 그러나 “소장파의 요구와는 무관하며, 6·2지방선거 패배, 8·8개각의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뒤늦은 문책인사”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인사 대상자 모두 현직을 맡은 지 1년 6개월이 넘었고 인사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기 인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그동안 여권 내부에서 권력의 핵심 축으로 지목된 영포라인에 대한 ‘경고메시지 또는 물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김 실장이 원 국정원장과 함께 국정원에 배치되면서 사실상 김 실장을 통한 국정원 통제 메시지가 강했지만, 이번 교체 인사로 인해 원 국정원장을 통한 정보라인 직접 관리에 대한 인사권자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원 국정원장의 국정원 재임기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의 후임이 된 목영만 기조실장 내정자는 서울시에서 환경국장, 맑은서울추진본부장, 한강사업본부장을 거쳤고, 이명박 정부 들어 행정안전부로 옮겼다. 행안부에서는 원세훈 당시 장관 밑에서 ‘왕국장’으로 불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이번에 원 국정원장이 전격 발탁했다는 분석이다. 국정원 2·3차장 내정자도 원 국정원장과 지난해 2월부터 함께 일해 오다가 이번에 국장에서 내부승진한 케이스다. 때문에 국정원 내에서는 원 국정원장의 조직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담당인 민병환 2차장 내정자는 국정원 경기·인천지부장을 지냈다. 민관식 전 국회의장의 아들로 정·관계, 언론계까지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민 2차장 내정자와 목 기조실장 내정자는 모두 고려대 출신이다. 대북 담당 3차장에 내정된 김남수 국정원 국장은 육사출신으로, 역시 원세훈 라인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해외파트와 북한 정보 분석을 맡고 있는 김숙 1차장은 유임됐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배재준, 무성의한 방송태도 논란…경기 도중 산책?

    배재준, 무성의한 방송태도 논란…경기 도중 산책?

    배우 배재준이 방송 도중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9월 5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출발 드림팀2’에서는 프로그램 부활 1주년을 맞아 첫 대결 상대였던 해양경찰특공대와 재대결을 펼쳤다. 이날 드림팀의 터줏대감 이상인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선 배재준은 1차 투명 아크릴 관문에서 1분을 소요하며 통과했다. 그러나 이후 2차 관문을 향해 전속력을 내야 할 시점에 잔뜩 찡그린 표정을 한 채 마치 산책을 하듯 여유있게 느린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배재준은 워터철봉에서 손이 미끄러져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힘든 경기임에는 틀림없었지만 드림팀과 해양경찰특공대팀 모두 최선을 다해 임하는 상황에서 그의 무성의한 태도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드림팀은 7명의 멤버 전원이 탈락하며 완벽한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사진 = KBS 2TV ‘출발 드림팀2’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장진영의 마지막 1년…2개의 결혼반지 ‘순애보’ ▶ 강릉 여고생, 귀가 중 흉기에 찔려 사망…또 묻지마 살인? ▶ ”폭탄버거 비켜!”…내장파괴 버거 네티즌 관심 UP ▶ 이홍기, 헤어스타일 변신…“제르미 귀환” 팬들 반색 ▶ ”개나 소나 판내고”…용감한형제 신곡 ‘돌아돌아’ 가사 화제 ▶ 샤이니 키 “왕비호 헤어 표절? 먼저 한건 인정” 해명
  • [프로배구대회] “꼴찌는 잊어다오” 흥국생명- 도로공사 결승격돌

    꼴찌들이 결승에서 만난다. 지난 시즌 사이좋게 최하위를 기록했던 도로공사(5위)와 흥국생명(4위)이 수원·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흥국생명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준결승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1(25-15, 25-20, 17-25, 25-21)로 물리치고 3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2승1패를 기록한 도로공사 역시 GS칼텍스가 이날 패배로 1승2패에 그치면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일본에서 돌아와 잠시 팀에 합류한 김연경의 공수 맹활약을 앞세워 1세트부터 GS칼텍스를 압도했다. 9득점한 김연경에 힘입어 손쉽게 1세트를 가져간 흥국생명은 2세트에도 19-19 동점 상황에서 나온 상대 범실과 한송이의 연속득점으로 앞서갔다. GS칼텍스는 4세트 중반 김연경에게만 4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이어 벌어진 남자부 준결승리그에서는 현대캐피탈이 라이트 주상용의 17득점 맹활약으로 ‘캐피탈 라이벌’ 우리캐피탈을 3-0(25-14, 25-22, 25-12)으로 꺾었다. 이로써 1승1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4일 열리는 A조 1위 대한항공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이승엽 74일만에 1군 복귀…마지막 기회?

    이승엽 74일만에 1군 복귀…마지막 기회?

    이승엽(요미우리)이 1군에 올라왔다. 지난 6월 21일 경기(주니치전) 한타석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간지 정확히 74일만이다. 사실 이번 이승엽의 1군 복귀는 뜻밖이다. 외국인 선수 엔트리 한장이 남아 있음에도 이승엽을 올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기에 이대로 시즌을 끝마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먼저 떨어진 것은 이승엽이 아니라 하라 타츠노리 감독이었다. 올해 요미우리의 전력은 확실히 이전만 못하다. 현재 센트럴리그 1위는 한신(65승 2무 49패, 승률 .570), 그 뒤를 요미우리(65승 1무 53패, 승률 .551)와 주니치(66승 2무 55패, 승률 545)가 포진돼 있다. 한신과 요미우리는 2경기차, 요미우리와 주니치는 반경기차다. 특히 이번 주말 3연전(나고야돔)에서 맞대결을 펼칠 요미우리와 주니치의 경기는 양팀 모두 올 시즌 운명이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매우 중요한 경기다. ◆ 하라 감독이 이승엽을 1군에 올린 이유 올 시즌 요미우리가 리그 5개팀들과의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앞서지 못하고 있는 팀은 주니치(9승 12패)다. 이번 3연전이 올해 양팀의 마지막 맞대결이란 점도 팀 순위 못지 않게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요미우리는 최근 나고야돔에서만 6연패를 당할정도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올해 연속안타에 이은 적시타 야구가 실종된 요미우리가 그중에서도 유독 나고야돔에서 약했던 원인은 장타가 실종된 부분이 컸다. 6연패를 하는동안 팀이 뽑아낸 점수는 고작 9득점에 불과했다. 특히 세스 그레이싱어-토노 순-우츠미 테츠야로 이어진 지난 마지막 3연전(8월 17-19일)에서의 패배는 치명타였다. 당시 경기를 되돌아 보면 투수들은 어느정도 역할을 했지만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던게 3연패의 원인이었다. 이승엽이 1군에 복귀한 것도 주니치전을 염두에 뒀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록 올 시즌 이승엽의 1군 성적은(타율 .173 홈런5개) 참담하지만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전에서는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8타수 3안타 2홈런) 물론 이승엽이 선발로 출전할지 아니면 대타로 나올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적은 기회라도 이번만큼은 확실한 뭔가를 꼭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후 그가 어느팀에서 활약하게 될지는 몰라도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기회마저 살리지 못한다면 2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절치부심이 수포로 돌아가게 됨은 물론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불확실성에 가까워진다. 활약 여하에 따라 향후 진로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거란 뜻이다. ◆ 이승엽의 1군 승격은 포스트시즌 대비용일까? 어차피 이승엽과 요미우리의 인연은 올해가 끝이다. 하지만 이별을 하더라도 유종의 미는 거둘 필요가 있다. 지난해 이승엽은 시즌 막판까지 2군에 있다 히로시마와의 마지막 2경기를 앞두고 1군에 승격된 적이 있었다.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승격이었던 셈. 하지만 당시 이승엽은 1군으로 복귀한 후 경기에 투입되지 않고 시즌을 끝마쳤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1군 승격이었지만 2군과는 전혀 다른 1군 경기 감각 없이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던 것. 보통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선수 기용이었다. 하지만 올해 이승엽은 팀이 25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군에 올라왔다. 이 정도라면 자신의 타격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있어 충분한 시간이 된다. 일본의 포스트시즌 일정은 1위팀이 갖는 프리미엄이 엄청나다. 정규시즌이 끝나봐야 알수 있을정도로 순위싸움이 치열한 지금 만약 요미우리가 1위를 하지 못할 경우, 클라이맥스 스테이지1,2 모두 원정경기로 치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렇게 되면 한신의 고시엔구장이나 나고야돔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요미우리가 3위를 할시) 올 시즌 유독 이 경기장에서 장타가 터지지 않았던 요미우리란 점을 감안하면 구장을 가리지 않고 홈런을 쏘아올리는 이승엽이 꼭 필요한 존재다. 이승엽이 1군에서 극도의 타격부진에 빠지지 않는다면 그의 포스트시즌 출전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듯 보인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실수 하나에 한 시즌을 날려버릴수도 있는 단기전에서 1루수 이승엽의 존재는 그만큼 팀에 안정감을 줄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미우리 1군 선수들중 수비만큼은 이승엽을 능가할 선수는 없다. 그리고 지금 이팀의 주전 1루수라고 할수 있는 선수 역시 없는게 현실이다. ◆ 이승엽의 2군 성적, 그리고 기량확인 이승엽은 2군에서 타율 .315(73타수 23안타) 홈런5개, 16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최근 10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타격감 역시 좋았다. 이승엽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만족할수 있는 타격을 찾았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비록 2군 경기지만 타구질과 타구방향을 보면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근래 들어 이승엽이 부진할때 나오는 타구의 대부분은 잡아당기는 스윙이 원인이다. 주어진 기회에서 의욕만 앞선 나머지 큰것 한방만을 의식한 스윙은 그를 추락의 길로 빠뜨렸다. 2군으로 내려가기전 대타나 대수비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 실제로 타석에 들어선 경기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도 타격감각을 유지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게한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2군에서 이승엽은 센터를 중심으로 타구가 생산됐다. 물론 1군과 2군은 전혀 다른 곳이긴 하지만 센터를 중심으로 타구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타격감각이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승엽 개인으로서는 이번 주니치와의 3연전이 그래서 더욱 중요해졌다. 요미우리가 처한 현실을 감안하면 기회는 분명히 찾아온다. 그 기회가 어느 순간 그리고 어떤 스코어에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시즌을 1군에서 끝마치려면 적은 기회에서 확실한 뭔가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승엽이 가을바람을 역풍으로 되돌려 놓을지는 순전히 이승엽 본인 하기에 달려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프로배구대회]대한항공 결승행 순항

    조직력에서 앞선 대한항공이 LIG에 이번 대회 첫 패배를 안기며 결승행 청신호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수원·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준결리그 1차전에서 김학민(28점)의 맹폭을 앞세워 LIG를 3-1(26-28 25-17 25-22 25-23)로 꺾었다. A조 1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한 대한항공은 준결리그 2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반면 LIG는 준결리그 1승1패.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꼽힌 이번 경기는 예상대로 접전이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아쉽게 내줬다. 신영철 감독은 과감하게 외국인 선수 레오의 비중을 줄였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2세트를 25-17, 8점차로 수월하게 가져갔다. 3세트부터는 과감하게 레오를 제외시켰다. 그 틈을 비집고 김학민이 빛을 발했다. 김학민은 장기인 고공점프를 앞세워 백어택 강타를 수차례 날렸다. 백어택 4점을 포함해 무려 10점을 뽑아냈다. 4세트에서도 김학민이 펄펄 날았다. 24-23에서 강스파이크를 내리꽂으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학민은 백어택 8점 포함, 28득점을 혼자 몰아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교체 투입된 신영수도 11점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한 시즌을 쉬고 코트로 돌아온 이영택(8점)의 활약도 돋보였다. 앞서 열린 여자부 준결리그에서는 도로공사가 라이트 황민경(18점)을 앞세워 KT&G를 3-1(21-25 25-17-25-16 25-18)로 꺾었다. 도로공사는 준결리그 2승1패를 기록, 3일 열리는 흥국생명(2승)-GS칼텍스(1승1패)전 결과에 따라 결승전 진출을 노린다. 반면 KT&G는 준결리그 3패로 결승행이 좌절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시론] 한·일 강제병합 100년, 일본의 선택/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시론] 한·일 강제병합 100년, 일본의 선택/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주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강연에서 현재 일본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서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이후의 일본문제만 분석할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재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어제는 일제가 한국을 병탄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최근 일본 총리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의 한국지배를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양심있는 지식인 각 1000명이 일본의 한국병합이 잘못된 것이라는 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 총리는 일본의 한국합병이 전적으로 무효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일본 내부의 반대여론을 의식해서이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전쟁이었고, 일본의 식민통치는 그 당시로는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는 서구 열강이 다 같이 했는데 왜 일본만 가지고 그러느냐? 조선을 강제로 병합한 것은 잘못되었지만 합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같이 반대 여론이 강한 것인가? 일본의 역사교육 탓이다.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역사는 성공한 역사, 여타의 아시아 제국의 역사는 실패한 역사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주류 역사학자들은 메이지시대부터 러·일전쟁까지의 역사는 긍정적인 것으로, 만주사변 이후의 역사는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양평화를 위해 조선을 식민지배 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니 작년부터 3년간 시바 료타로의 ‘언덕 위에 구름’이 일본의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거기서 이토 히로부미를 야마가다 아리도모 등 강경파를 제압하고 조선의 자치를 주장한 자치론자로 미화하고 있지 않은가? 원작자가 영화나 드라마로 방영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예(家)의 붕괴, 윤리의 타락, 경제의 불황 등 일본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이후 150년간의 역사만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사 전체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이예’제도가 시작된 14~15세기 전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는 동아시아의 격변기였다. 12세기에는 유례가 없는 몽고의 세계제국이 건설되어 주자학을 관학으로 정착시켰다. 그래서 그 영향 하에 있던 명·조선·월남이 자의건 타의건 간에 주자학을 관학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중앙집권적인 문치주의 국가를 건설했다. 서로 싸우기보다는 서로 협력해 오랫동안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유교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족·사회·국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을 모색했다. 무사를 억압하고 군사를 기르지 않은 채 외교로 국가안보를 지키는 방법을 채택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 길을 따르지 않았다. 섬나라였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노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그리하여 일본은 계속 무사(사무라이)가 지배하는 분권적 무치주의 국가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임진왜란을 일으켜 대륙진출을 하려다 조선·명나라 연합군에 패배했다(일본에서는 승리한 전쟁이라고 말하지만). 그리고 서세동점의 시대가 되자 일본의 분권적 무치주의가 서양의 그것과 같다고 해 탈아입구(脫亞入歐)의 길을 걸었다. 그리하여 동북아 제국을 식민지로 편입시키고, 이를 아시아 전체로 확산해 대동아공영권을 이루고자 했다. 그러면 이러한 일본의 선택이 옳은 것인가? 지금까지는 그 때문에 아시아 제국의 희생 위에 열강에 편입됐고, 아시아의 선두주자로 호황을 누렸다. 그렇지만 서구 자본주의가 쇠퇴할 조짐이 보이는 현 시점에서 과연 일본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탈아입구를 버리고 아시아의 유교체제로 전환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제국과 협동해 새로운 아시아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전제조건은 아시아인에 대한 침략과 패악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것은 흔쾌히 배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일본이나 아시아인의 새로운 번영의 기틀을 제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예(家)의 붕괴, 윤리의 타락, 경제의 불황 등 일본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이후 150년간의 역사만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사 전체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 [프로축구] 한상운 해트트릭… 부산 6강 희망 살렸다

    [프로축구] 한상운 해트트릭… 부산 6강 희망 살렸다

    프로축구 부산이 한숨 돌렸다. 29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8라운드에서 전남을 5-3으로 꺾었다. 7월17일 포항전(4-2승) 이후 40여일 만에 거둔 달콤한 승리.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의 부진 끝에 얻은 승점3이라 더욱 귀하다. 7위(7승5무6패)로 6강 플레이오프(PO)의 희망도 이어가게 됐다. 이날의 주인공은 ‘프로 2년차’ 한상운이었다. 3골1어시스트로 날아다녔다. 모따(포항)·김영후(강원)·유병수(인천)·데얀(서울)·몰리나(성남)에 이은 올 시즌 6번째 해트트릭. 한상운은 전반 7분 박진섭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면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6분 뒤엔 정성훈의 골을 배달했다. 전반 25분엔 펠리피가 골맛을 봤다. 벌써 3-0. 전반 종료 직전 전남 정윤성에게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승부의 추는 이미 기운 듯했다. 한상운의 날카로운 발끝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3분 한 점을 추가했다. 부산이 4-1로 성큼 달아났다. 부산은 후반 15분까지 쏜 슈팅 4개를 모두 골로 연결시킬 만큼 집중력이 좋았다. 그야말로 ‘원샷 원킬’. 그러나 후반 15분 김형필, 17분 지동원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4-3까지 쫓겼다. 후반 29분 ‘히어로’ 한상운이 다시 골망을 흔들며 달아났다. 5-3, 경기는 끝이었다. 부산은 6강 분수령이었던 전남전을 승리로 이끌며 탄력을 받게 됐다. 졌다면 10위권으로 추락, 헤어나올 수 없을 뻔했다. 시즌 초반 ‘다크호스’로 꼽혔던 부산이지만 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뒤 재개된 리그에서 미세한 균열이 시작됐다. 6경기 10실점. 전반기 11경기 실점과 같은 수치였다. 후반기 성적도 1승2무3패로 초라했다. 그러나 부상선수들의 복귀로 수비 짜임새를 갖춘 뒤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전남은 ‘슈퍼루키’ 지동원이 리그 7호골을 터뜨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 번 뚫리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수비라인이 아쉬웠다. 11위(승점18·4승6무8패)로 향후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울산과 포항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울산은 후반 43분 오범석의 골로 승리를 예감했지만, 후반 49분 김형일에게 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울산은 6위(승점29·8승5무5패), 포항은 9위(승점22·5승7무7패)로 라운드를 마쳤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 우리말 소재 만화, 모바일 로봇… “日보다 한수위”

    [경술국치 100년] 우리말 소재 만화, 모바일 로봇… “日보다 한수위”

    ‘소녀시대’, ‘카라’ 등 최근 일본에 진출한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일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일본의 40·50대 중년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에 열광했다면 이번에는 10·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때 일본 가요에 심취했던 우리 청소년들도 덩달아 어깨를 으쓱이며 ‘제2한류(韓流)’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조명해야 할 부분이 단순히 유명 스타나 가요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본이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던 만화, 로봇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우리 청년들이 조용한 혁명을 이뤄내고 있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은 우리 청년들의 얼굴에서 더 이상 패배의식의 그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로 도약할 그들을 찾았다. ●작가 김대진씨 한국 첫 영예 지난 5월 어느 날 경기 부천영상만화스튜디오에서 작품 구상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던 작가 김대진(32)씨에게 일본 최대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공모전 심사결과 김 작가가 출품한 만화가 대상에 선정됐다. 축하한다.”는 통보였다. ‘망가(일본 만화)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그것도 가장 큰 출판사가 사상 처음으로 한국 만화가에게 대상을 준 것이다. 고단샤는 김씨에게 곧바로 만화 제작 프로젝트 협의를 제안했다. 지난 26일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씨는 “처음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 믿을 수 없었다. 한번도 한국인이 상을 받은 사례가 없는 공모전에서 대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너무 기뻐 할 말을 잃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 고단샤의 성인잡지 ‘모닝’에서 주최한 국제만화공모전(MICC)에 창작만화 ‘울리지 않는 메아리’를 출품했다. 주인공 ‘최장수’가 ‘ㄱ’, ‘ㄴ’ 등의 글자가 사라지면서 겪는 사건을 통해 우리의 영어만능주의를 꼬집은 50페이지의 단편 만화였다. 김씨 외에도 한국 만화가 2명이 본선까지 진출했지만 워낙 장벽이 높아 단 2명만 선정하는 입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모닝은 우리에게 익숙한 ‘신의 물방울’, ‘침묵의 함대’, ‘배가본드’ ‘곤(GON)’ 등 히트작을 잇달아 발굴한 일본의 대표적인 성인 잡지다. 일본 출판사 공모전에 우리말을 소재로 한 만화를 제출했기 때문에 김씨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22개의 본선 진출작에 선정되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기술적인 면에서 일본 만화가들이 더 잘 그린다고 볼 수는 없다. 만화의 저작권을 인정해 주고 상품을 제값에 사주는 시장이 정착돼 있지 않아 만화가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일부 뛰어난 선배들의 능력은 이미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원영·최문석군 “日벽 넘을것” 지난해 9월에는 한국 고등학생 2명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국제기능올림픽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김원영·최문석(18)군. 그들은 모바일 로보틱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첫해에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한국 선수 중 최고점을 받아 MVP상도 받았다. 두 사람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인 상대가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인 ‘덴소’의 로봇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수상의 의미는 더욱 컸다. 김군은 “모교인 서울로봇고교에 입학하자마자 올림픽 준비를 했다.”면서 “다른 나라는 아니어도 일본은 반드시 꺾어야겠다고 각오하고 도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경사가 겹쳤다. 지난 1월 안병만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2009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고, 곧바로 삼성전자의 러브콜을 받아 특채로 입사했다. 김군은 반도체 사업부에, 최군은 생산기술연구소에 배속돼 각각 반도체 기술개발과 로봇기술 교육 업무를 맡았다. 그들에게 일본은 더이상 넘지 못할 벽이 아니다. 김군은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를 본 것이 아니라 일본 선수들과 대결한 경험만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 기술력은 이미 일본과 같은 상위권에 도달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최군은 “일본도 노력하겠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로봇기술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일본을 누르고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장비를 개발하는 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김군은 “우리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강이지만 반도체 제조장비는 아직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면서 “이런 장비를 모두 국산화하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군은 실용적인 로봇을 개발하는 데 목표를 뒀다. 그는 “휴대용 보디가드 로봇 같은 획기적인 로봇을 개발하고, 후배들을 양성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지규씨 “SW등서 기술적 우위” 직원 수 10명, 평균 연령 28세.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작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나드소프트’도 최근 일을 냈다. 자체 개발한 문서보안 시스템으로 일본 유명 대기업과 14억여원(약 1억엔)의 계약을 맺은 것. 자회사와 협력사까지 합치면 수백억원의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 박지규(32)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아버지 세대가 일본에 대한 두려움이나 열등감이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는 오히려 우월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10년 전부터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처음 시작할 때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 빼고는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소프트웨어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 모두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처음엔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할 만큼 고생이 심했다. 대학생 신분으로 벤처회사를 설립했던 터라 자본금이 거의 없었기 때문. 그는 “숙식비가 아까워 한 사람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캡슐모텔을 주로 이용했고, 한국에서 가져간 컵라면으로만 끼니를 때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 달에 한 번 저렴한 국밥집에서 회식을 하며 직원 6명과 단칸방을 얻어 생활했다. 밤낮 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러 ‘발에 땀 나도록’ 뛰어다닌 결과 성과가 나타났다. 최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러시아·일본의 유명 보안회사와 경쟁한 끝에 일본 대기업의 문서보안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따낸 것. 일본 기업이 나드소프트의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편리성과 보안성 때문이었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지난 5월 계약금을 받기까지 연 25회 이상 일본을 오가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해 관리직을 뺀 나머지는 일본인으로 고용하고 회사를 완벽히 현지화했다.”면서 “이제 일본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의 눈길은 일본 게임 시장으로 돌려져 있다. 그는 “내년 말까지 일본 게임복제 방지 시장의 30%를 장악할 계획”이라면서 “일본시장에 한국의 정보기술(IT)을 심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정현용·백민경기자 junghy77@seoul.co.kr
  •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D-365] 볼트·게이·파월 ★들의 전쟁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D-365] 볼트·게이·파월 ★들의 전쟁

    내년 8월27일 개막할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세계 최고의 육상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47개 종목에 213개국 7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인 이번 대회에는 ‘인간번개’ 우사인 볼트( 왼쪽·24·자메이카)와 타이슨 게이(28·미국), 아사파 파월(28·자메이카)이 펼치는 남자 100m 레이스 등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세기의 대결들이 펼쳐진다. ●10초의 승자는 누구? 단 10초 만에 끝나는 승부임에도 볼트-게이-파월의 3자 대결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볼트가 쌩쌩하면 게이나 파월이 부상을 입고, 게이나 파월이 좋을 때는 볼트가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 대구대회는 다르다. 셋 모두 내년 세계선수권을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지난해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까지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자신이 작성한 세계신기록을 거듭 깨면서 우승, 1인 독주 체제를 굳혔다. 하지만 이달 초 허리 통증으로 게이에게 패배하는 굴욕을 당했다. 만년 ‘2인자’ 게이는 자신감을 얻었고, 그 여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파월도 반란을 꿈꾼다. ●아시아의 자존심 ‘류샹’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남자 110m 허들에서 세계기록에 0.01초 뒤진 12초88로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류샹(27·중국)은 정작 안방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기권했다. 류샹은 내년 대구대회에서 자신의 공백을 틈타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다이론 로블레스(24·쿠바)를 끌어내리려 한다. 올 시즌 12초89를 기록한 미국의 데이비드 올리버(28)도 주목할 선수다. ●미녀새 부활하나 잇따른 부진에 올 시즌 ‘오프’를 선언한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오른쪽·28·러시아)의 부활 여부도 관심을 끈다. 대구 대회에서 스스로 27번이나 갈아치우며 이룬 세계기록 5.06m를 다시 한번 갈아치울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 남자 400m의 라이벌 구도를 이어가는 제러미 워리너(미국)와 저메인 곤살레스(자메이카)의 ‘26세 동갑내기 맞대결’도 흥미를 더한다. 둘은 올해 약속한 듯 상대의 시즌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혼전을 펼쳤고, 현재는 워리너가 44초13으로 44초40의 곤살레스에 앞서 있다.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의 챔피언 셸리 프레이저와 만년 2위 캐런 스튜어트(이상 자메이카), 현역 최고기록 보유자 카멜리타 지터(미국)가 펼치는 여자 100m 대결도 대구의 여름밤을 달굴 예정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동반자관계 구축… 가장 성공적 회동”

    그날 그때의 옷과 ‘같은 옷’을 입은 이유가 있을까. 지난 21일 박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때 입었던 옷은 2007년 8월20일 경선패배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할 때의 복장과 같다. 다만 당시 숙연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환한 표정이었다. ●2007년 백의종군 선언때 옷 입어 회동 이후 양쪽 모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두 사람이 앞으로 국정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임기 전환점을 사흘 앞두고 이뤄진 회동의 시점에도 주목한다. 여권의 한 인사는 22일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의 갈등관계를 털고 후반기를 맞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를 갈등으로 내몰았던 세종시 문제가 해결됐고, 친박 쪽에서 요구해 왔던 서청원 전 대표의 사면이 이행되는 등 시기적 조건이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당장 입장을 크게 달리하는 정치적 현안도 없다. 지난 7·14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안상수 대표의 취임 일성으로 회동이 가시화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계속 미뤄지는 모습이 괜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과거 다섯 차례의 회동과 비교할 때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는 말이 나온 것은 이번 회동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도 “회동 분위기가 대단히 좋았다.”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두 사람 모두에게 관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동을 성사시킨 청와대 정무라인의 역할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정진석 정무수석이 직접 메신저 역할을 했고, 박 전 대표는 의원들의 수행 없이 혼자 청와대에 왔다. 회동은 배석자 없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고, 회동 사실을 안 것은 당 관계자 중 극히 일부였다. 대화 내용이 ‘뒷말’을 낳는 등 오해 소지를 미리 차단했다. ●홀로 靑으로… 뒷말·오해 차단 한편 회동에서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대북 특사를 제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전 대표가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독대한 적이 있고 정치적 위상이 크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 의원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만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한센인 442명 승소… 日서 800만엔씩 받아

    패배만 하지 않았다. 기나긴 싸움 끝에 승리를 쟁취하기도 했다. 2003년 12월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살던 한센인 124명이 일본 정부에 보상금을 청구했다. 일본의 ‘한센병 요양 입소자 등에 대한 보상금지급 등에 관한 법률(이하 한센보상법)’에 따라 일제강점기 때 소록도로 강제 격리당한 한국 한센인에게 일본 정부가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조선총독부는 일본의 ‘나예방법’을 모방해 1916년 소록도 자혜의원을 설립, 한센인 강제격리정책을 실시했다. 1940년 6136명이 소록도에 수용돼 가마니 짜기, 연료용 송진 채취, 벌목, 숯만들기 등 전쟁 군수물자를 마련했다. 단종과 낙태수술이 이어졌고 사망하면 학술연구를 위한 시험용으로 시신이 해부됐다. 소록도 같은 요양소에 입소한 일본 한센인 13명이 1998년 강제격리정책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01년 5월 일본재판소는 강제격리정책은 위헌이라며 입소기간에 따라 국가가 1인당 800만~1400만엔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정부는 한센인 격리정책을 사과하고 한센보상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한국 소록도와 타이완 낙생원 한센인이 보상금을 청구하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한센보상법이 정한 국내요양소가 아니라고 거부했다. 한국과 타이완 한센인은 2004년 8월23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05년 10월25일 도쿄지방재판소는 한국 소록도에 패소, 타이완 낙생원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엇갈린 판결에 대한 반대집회가 한국과 일본, 타이완에서 터져나왔다. 결국 일본 의회는 2006년 2월3일 국외 요양소에 입소한 한센인도 보상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2010년 8월 현재 한국 한센인 495명이 보상을 청구해 442명이 800만엔(약 1억 1000만원)씩을 받았다. 미결정자는 53명, 청구 준비자는 99명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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