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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고문단 “패배·방관 책임자 비대위장 안 돼”

    민주고문단 “패배·방관 책임자 비대위장 안 돼”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이후 두 주가 지나도록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해 대선 평가 및 쇄신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을 쇄신하려면 대선 패배 원인부터 냉철하게 짚어야 하는데 구성 권한이 있는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석이라 첫 단추인 대선평가위원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위원회가 구성될 동안 실무 준비를 맡기로 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자료만 수집하고 있다. 당내 역학구도가 복잡해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패인 분석이 달라질 수도 있어 실무진은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지고도 패인을 진단하는 백서를 내지 못했다. 반성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당내 분위기가 한몫했다. 홍종학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3일 “비대위원장이 정해지고 본격적으로 평가에 들어가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김한길, 원혜영, 박영선, 이종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계파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아직까지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오는 9일까지 당무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키로 하고 3일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하는 등 인선을 위한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고문단은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과 수수방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총선과 대선을 평가하지 않으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공언한 국민 연대 구성도 흐지부지되고 있다. 진보정의당은 일찌감치 민주당과 선을 그었고 시민사회도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외곽 조직을 중심으로 자체 대선 평가 보고서를 내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더 이상 국회의원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과 문 전 후보 시민캠프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정당 추진 네트워크’는 이날 국회에서 대선 평가 토론회를 열고 조만간 결과를 당 지도부에 제출키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박근혜 대통령 시대와 강한 야당/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박근혜 대통령 시대와 강한 야당/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987년 체제 이후 처음으로 과반이 넘는 지지율로 승리했다.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 대통령 등 화려한 수식어가 뒤를 잇고 있다. 국민의 기대도 크다. 박 당선인은 일부 인선에서 잡음을 낳기도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대통합을 향한 큰걸음을 뚜벅뚜벅 걷고 있다. 국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치열해진 강대국발(發) 세계무역전쟁과 외교안보전에 잘 임해 줄 것이라며 응원한다. 박근혜 대통령 시대가 빛나기 위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강력한 야당이 절실하지만 127석의 제1야당 민주통합당은 지난 5년, 10년간 지리멸렬했다. 대선 때마저 후보 지원에 뒷짐을 지고 있었다고 친노(친노무현)는 비주류를 비난한다. 비주류는 후보가 약했고, 친노 패권주의가 문제였다고 공박한다. 대선 패배 2주가 지났는데도 뼈저린 반성 주체도 없이 은근슬쩍 얼버무린다. 문제의 근원은 뭔가. 첫째, 열린우리당 이후 의존해 온 정치공학을 또 만지작거린다. 큰 기술 한 방에 넘어질 잔꾀와 꼼수의 작은 정치다. 국민을 잠시 홀릴 수 있을 뿐이다. 결코 속일 수 없다. 툭하면 의원직을 버리는 척하고, 단식도 하지만 국민은 저만큼 앞서본다. 뼛속까지 변해 신뢰받는 대안세력이 돼야 한다. 둘째, 야권후보 단일화 만능론을 버려야 한다.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야권후보 단일화에 매달리다 번번이 패하지 않았는가. 1948년 미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극단적인 진보세력을 버리고 중도를 택해 성공했듯이 노선 정비를 하라. 극단주의를 버리고 승부의 열쇠를 쥔 중도를 강화해야 한다. 종편 출연 거부 등 치기 어린 편가르기를 하면 스스로 갇히게 된다. 셋째,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에 대한 의존 체질도 재검토해야 한다. 쇄신해 안 전 후보를 받아들이자고 하지만 민주당이 대선 후에도 안 전 후보만 바라보는 현상은 한심하게 비친다. 누구 맘대로 되나. 그를 중심으로 한 신당이 출범하면 민주당은 금방 와해되어 버릴 수 있다는 지적을 허투루 들어 넘겨선 안 된다. 비주류의 뒷짐지기, 뒷다리잡기도 버려야 한다. 넷째, 정부여당과 자신있게 타협하고 협조하라. 박근혜 당선인도 “국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대선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발목만 잡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야당에 요구한다. 지나친 투쟁 의존성은 위험하다. 비겁한 ‘사쿠라’ 논쟁, 선명성 경쟁에 매달려 있을 정도로 세상은 한가하지 않다. 민주당은 두 번 집권한 ‘강인함’의 유전자가 있다. 떼밀려 쇄신하지 말고 힘차게 정면승부하라. 강한 야당이 강한 대통령을 만들어 낸다. 강한 야당만이 정권 재창출도 할 수 있다. 5년은 결코 길지 않다. 멈칫거리다가는 영국 노동당처럼 18년 암흑기를 가질 수도 있다. 미·중·일·러 주변 4강이 새로운 체제를 갖춰 국익외교 각축전이 뜨거울 한 해다. 박근혜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강력한 야당이 견제하고 비판하며, 협력해야 가능하다. taein@seoul.co.kr
  • 文 잇단 대외 행보에 따가운 눈초리

    ‘양산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최근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면서 정치 일선에 복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당내외 눈초리가 따갑다. 문 전 후보의 행보가 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에 앞서 주류, 비주류 간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 전 후보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성경륭·변양균 전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를 두고 ‘친노(친노무현) 세력 과시용’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당내에서는 문 전 후보의 최근 행보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일 당의 중진 의원은 “친노 세력 쪽에서 마땅한 구심점이 없으니 문 전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이미지로 가면 나중에 크게 심판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 후 자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면서 “트위터로 할 말은 하면서 의원총회에는 불참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 전 후보의 행보는 과거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들과도 확연히 다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2년 14대 대선 패배 후 바로 다음 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2007년 17대 대선 패배 후 이듬해 초까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두 번이나 대선에서 패배한 이회창 전 후보는 첫 패배 후 책임론을 정면 돌파했지만 두 번째 대선에서 거푸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논의는 다시 원점이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합의 추대에 방점을 찍고 3일부터 공개적인 의견 수렴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세력 간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새로 뽑힐 비대위원장이 대선 패배 평가와 당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멘토’인 법륜 스님은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는)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홀로서기 나선 진보정당들

    18대 대선에서 직간접적으로 야권 연대에 참여했던 진보정당들이 민주통합당과 선을 긋고 독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약속한 ‘국민 연대’는 대선 패배로 효력을 상실했다고 보고, 민주 진영으로 빠져나갔던 진보 정당의 자산을 규합하기 위해 당 재정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패배 책임론으로 내홍을 겪는 동안 진보정의당은 대선 이후 400여명, 통합진보당은 11~12월 1000여명의 당원을 추가로 모집하는 등 자체 동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2일 “대선 이후 민주당 내부에는 자체 혁신과 개혁의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당을 잘 정비하고 진보 세력을 최대한 모아 6월까지 제2의 창당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앞서 노회찬 공동대표도 “민주당은 이제 역사적 시효가 다했다”며 선을 그었다. 진보정의당은 대선 평가가 마무리되는 오는 12일 전국위원과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기점으로 재창당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통합진보당은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직선거 일정을 확정하고 다음 달 20일까지 당 대표를 선출키로 했다. 후보로는 이정희 전 대선 후보, 김선동·이상규 의원, 강병기 비대위원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 전 후보가 다시 당 대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당의 ‘간판급 스타’인 이 전 후보가 당 대표로 나서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리고 흩어진 당원들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대선 후보가 당 대표로 직행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 노前대통령 묘역 대규모 참배

    文, 노前대통령 묘역 대규모 참배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일 낮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대선 이후 문 전 후보의 공식 행보는 지난해 12월 27일 부산 한진중공업 자살 노동자 빈소 방문, 30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은 1000여명과 함께 한 대규모 참배여서 정치적 기지개로도 해석되기도 했으나 문 전 후보 측은 일축했다. 문 전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이 여러 차례 소감을 물었으나 입을 다물었다. 참배객들과는 함께 사진을 찍거나 인사를 나눴다. “문재인” 연호에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노무현재단 주최의 참배에는 이병완 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변양균 전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 등이 함께했다. 문 전 후보는 연례로 해 온 참배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봉하마을 방앗간으로 자리를 옮겨 떡국을 먹으며 환담한 뒤 대통령 사저로 가 권양숙 여사를 만나 신년하례를 가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단배식을 갖고 국립현충원에 이어 4·19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깊은 데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놓고도 계파 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아서인지 새해맞이는 맥빠진 분위기였다. 전체 127명 의원 가운데 30명 정도만 참석했다. 단배식 발언들은 반성과 성찰, 쇄신이 주를 이뤘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패배의 아픔이 쌓인 우리 가슴에도 새해가 밝았다”면서 “철저히 반성하고 처절하고 가혹하리만치 평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믿음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프로배구] 무서운 ‘세 빡빡이’

    [프로배구] 무서운 ‘세 빡빡이’

    새해 첫날 대전 충무체육관. 몸 풀기에 여념이 없는 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들 쪽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고참 여오현과 고희진이 머리카락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밀어 버린 것이다. 둘의 삭발은 외국인 레오(쿠바)의 작품. 지난달 29일 LIG손해보험전에서 0-3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심기일전하는 차원에서 깎아줬다. 고희진이 30일 레오의 손에 머리를 맡겼고, 여오현이 그 다음날 뒤를 따랐다. 아쉽게도 길이 조절 기능이 없었던 레오의 이발기 탓에 두 고참의 머리는 레오를 닮은 ‘민둥산’이 됐다. “꼭 머리를 깎아야 배구가 잘되냐”며 마뜩잖아하는 신치용 감독에게 고희진은 휴대전화 메신저로 사진을 전송했고, 신 감독은 “좋아하진 않지만 고맙긴 하다. 고참들이 삭발까지 해가며 팀 분위기를 잡아줬다”며 빙그레 웃었다. 고참들의 삭발 투혼이 후배들을 제대로 자극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을 3-0(25-15 25-21 25-20)으로 제압하며 시즌 전반부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계속 선두였지만 삼성화재는 흔들리고 있었다. 3라운드 들어 비교적 약체인 러시앤캐시와 LIG에 0-3 충격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것은 박철우였다. 18득점, 무려 56%의 공격성공률로 맹타를 퍼부었다. 신 감독은 “박철우가 오늘처럼 터지면 질 수가 없다”며 사위를 칭찬했다. 레오도 26득점(68.75%)으로 제 몫을 다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초반부터 수비 라인이 흔들리며 내내 끌려 다녔다. 문성민이 15득점, 가스파리니가 14득점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27일 러시앤캐시전에 이어 2연패.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KGC인삼공사를 3-2(25-19 29-27 23-25 19-25 15-8)로 힘겹게 누르고 3위로 올라섰다. 인삼공사는 외국인 케이티(미국)까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며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대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민주 비대위원장 10일쯤 선출할 듯

    대선 패배 뒤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민주통합당이 위기 상황을 정비할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오는 10일쯤으로 미루며 기우뚱대고 있다. 당의 진로를 놓고 확실한 주도세력 없이 말의 성찬만 이어진다. 처절한 쇄신엔 공감하고 있지만, 당의 재생 방법론을 놓고는 계파별·개인별 계산이 앞서는 형국이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야권세력 재편 역할에 대해서도 동상이몽이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까지 비대위원장 선출을 목표로 했지만 계파·세력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해를 넘겼다. 대선 패배 열이틀을 넘기고도 당 재건 작업에 어떤 진전도 없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원내대표가 연초 상임고문단, 전직 당대표 및 원내대표단, 시도당 위원장, 의원들과 의견 조율을 거쳐 비대위 선출을 위한 당무위원·의원총회 연석회의를 10일 전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당초 경선을 치르게 되면 계파 간 충돌로 당 분열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해 추대 방식을 희망했다. 하지만 구심점 없이 이견만 증폭돼 경선 방향으로 전환했다. 현재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박영선·이낙연·원혜영·이종걸·이석현·박병석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유력 후보나 인선 방식은 시점에 따라 바뀌는 양상이다. 정세균·김한길 의원은 본인들이 고사했다는 전언이다. 비대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는 근본 원인은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와 비주류인 비노·반노가 ‘네 탓’만 하는 지루한 당권 줄다리기에서 비롯된다. 지지자나 국민들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형국이다. 당의 진로를 놓고는 ‘선혁신-후개방’, ‘제3세대 민주당’, ‘신당론’ 등이 어지럽게 나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민주 ‘비대위원장 모시기’ 속도

    민주 ‘비대위원장 모시기’ 속도

    민주통합당이 새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끌어 갈 새 비대위원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는 31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원장 인선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주말 동안 당내 중진 및 원로 의원, 초선 의원 대표, 외부 인사 등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박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 당무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노력을 어제 오늘까지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선 과정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계파 등 모든 갈등을 잠식시킬 수 있는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고 화합적인 분을 모시기 위해 심사숙고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후보가 정해지면 당무위원회를 소집, 당내 의견을 모아 추인 또는 동의, 선출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로는 당내에서 비주류 좌장 격인 김한길(4선) 전 최고위원, 일부 486과 초·재선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영선(3선) 의원, 중도 성향의 김부겸(3선) 의원, 중진 그룹의 정세균·원혜영 고문, 이석현·이낙연 의원 등이 거론된다. 외부 인사로는 문재인 전 후보 측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안경환 전 새정치위원장,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유인태 의원 등 일부 중진 원로 그룹은 전날 모임을 갖고 수도권 출신 4선인 원혜영 의원을 추천키로 하고 박 원내대표에게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정세균 의원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인사들로 이뤄진 쇄신모임 소속 의원 10여명은 이 모임 소속 이종걸 의원을 추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가 민주당 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당 내에서는 시간에 쫓겨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기보다 다음 달 초로 미뤄 심사숙고해 인선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시기는 3월과 5월이 각각 거론되고 있다. 비주류 측은 달아오른 대선 패배 책임론이 식기 전 당 대표를 뽑기 위해 3월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고, 친노(친노무현)·주류 그룹은 5월 전당대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비주류 측은 대선 패배 책임론이 희석되도록 최대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후보는 9일 만에 칩거를 깨고 이날 광주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등 본격 행보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주류 측에 힘을 실어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지만, 문 전 후보 측은 “대선 결과에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 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충분히 일어설 수 있다. 민주당 비대위가 출범하면 당이 거듭나고 국민의 정당으로 커 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조만간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프로농구] 동부, 살아있네… 시즌 첫 4연승

    [프로농구] 동부, 살아있네… 시즌 첫 4연승

    줄리안 센슬리(동부)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경신하며 ‘친정’을 울렸다. 동부는 30일 강원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센슬리의 30득점 활약을 앞세워 71-63으로 이겼다. 올 시즌 첫 4연승을 달린 동부는 9승(17패)째를 올렸고 1, 2라운드에서 삼성에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전반을 36-30으로 앞선 동부는 3쿼터 초반 센슬리를 앞세워 달아났다. 중거리슛과 3점슛을 잇달아 성공한 센슬리는 바스켓 카운트까지 얻으며 순식간에 8점을 몰아넣었다. 동부는 4쿼터 초반 상대 이규섭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한때 2점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센슬리가 경기 종료 4분 31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3점슛을 꽂아 넣는 등 4쿼터에만 13점을 넣었다. 지난 10월 26일 브랜든 보우만과 맞트레이드돼 동부 유니폼을 입은 센슬리는 친정 팀에 톡톡히 분풀이를 했다. 울산에서는 모비스가 LG에 84-49 완승을 거뒀다. 18승(8패)째를 올린 모비스는 전자랜드를 밀어내고 단독 2위에 올랐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3득점 12리바운드)와 함지훈(16득점)이 공격을 이끌었다. 모비스는 전반에만 44-19로 25점이나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날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올 시즌 첫 100득점을 넘어선 LG는 모비스의 명품 수비에 막혀 50득점도 못 넘기는 수모를 당했다. KCC는 전주에서 오리온스를 62-59로 꺾고 7연패에서 탈출했다. 지난 26일 SK에 코트니 심스를 내주고 데려온 이적생 김효범(23득점)과 크리스 알렉산더(10득점 13리바운드)가 펄펄 날며 값진 승리를 안겼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민주 ‘창당 준하는 쇄신’ 가속도 예고

    민주통합당의 주류로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당을 장악해 온 친노 세력의 후퇴가 시작됐다.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에 직면한 주류는 범친노 성향의 신계륜 의원을 원내대표 경선에 후보로 내세워 당권 재장악을 시도했지만 계파색이 옅은 중도 성향의 박기춘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박 신임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결선투표 끝에 다섯 표 차이로 신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애초 경선에 들어가기 전에는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자 당내 486의원들과 주류 그룹의 지원을 받은 신 의원의 당선이 유력시됐지만, 1차 투표에서 박 의원과 각각 47표로 공동 1위를 하면서 전세가 박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쇄신모임 등 비주류는 대표주자로 내세운 김동철 의원이 29표에 그쳐 1차 투표에서 탈락하자 결선에서 박 의원에게 표를 몰아 줬다. 당초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자리였으나, 비대위원장을 따로 선출하자는 박 원내대표의 제안에 따라 비대위원장 선임 권한을 ‘당무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위임했다. 다음 달 초 비대위원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박 원내대표는 임시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하게 된다. 대선 이후 주류와 비주류 간 첫 대결이나 다름없었던 이번 경선에서 주류가 고배를 마시고 비주류가 지분과 힘을 획득하면서 친노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친노는 올해 들어 한명숙·이해찬 대표, 문재인 대선 후보를 배출하며 폭발적으로 세를 늘려 왔다. 비주류 측이 구상한 ‘창당에 준하는 쇄신’ 작업에도 속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측은 ‘국민연대’의 이름으로 대선에 참여했던 진보정의당과 재야 시민사회를 묶어 당을 확대 개편하는 방향을 제시한 반면, 비주류 측은 친노 2선 후퇴와 안철수 전 후보를 중심으로 당을 재편하는 ‘새판 짜기’를 주장해 왔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민주당은 뼛속까지 거듭나야 한다. 새 당을 만드는 마음으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한 반성과 처절한 혁신, 갈등과 계파 없는 민주당”을 약속했다. 비주류의 친노 후방 배치 계획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이지만, 갈등은 여전히 잠재돼 있어 당 재정비 작업에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중진 의원들은 전날 밤늦게까지 경선 주자들을 상대로 김한길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고 설득했지만 신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경선은 당의 ‘화합’이 아닌 계파 간 권력대결 양상으로 치러졌다. 친노 성향의 한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난 집에 부채질도 아니고, 그런 질문이 어딨냐.”며 노골적으로 불괘감을 표시했다. 친노도 비노도 아닌 중도 성향의 박 원내대표 선출도 분열의 골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약속한 정치·검찰·재벌 개혁의 불씨를 살리는 한편 당을 개혁하고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제1야당의 대여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r@seoul.co.kr
  • [Weekend inside] 우리들의 취업 성공 이력서를 공개합니다

    [Weekend inside] 우리들의 취업 성공 이력서를 공개합니다

    ‘50전 49패 1승’ 취업정보공유 카페인 ‘취뽀(취업 뽀개기)’에 올라온 33세 이공계 대학원 졸업생의 취업 전적표다. 이쯤되면 프로야구 원년부터 5년간 50게임을 뛰면서 1승 15패 1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긴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감사용에 못지않은 전적이다. 이들은 말한다. “다승왕? 필요 없어. 딱 1승이면 끝이야!”라고. 하지만 세상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플레된 학점이나 토익점수는 이제 기본 중의 기본. 경연대회 입상이나 인턴 경험쯤은 있어야지 제대로 된 취업전쟁을 치를 수 있다. 수십 차례의 패배 끝에 취업 혈전에서 당당히 1승을 거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명문대 프리미엄 버려… 백수 열달동안 인간됐죠 최근 한화건설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은 우수빈(26·여)씨는 지난 열 달을 백수로 지내면서 스스로 “인간이 됐다.”고 말한다. 서울의 명문 K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우씨는 소위 ‘학교빨’이라고 불리는 학벌 프리미엄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우씨는“처음에 불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이것 봐라’하는 오기를 가졌다가 점점 떨어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세상이 쉽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사람의 사정도 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취업 낙방이 우씨에게는 인간이 되기 위한 ‘쑥과 마늘’이었던 셈이다. 우씨는 “인턴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으려고 했지만 국내 건설현장에서 여자를 원하는 곳은 없었다.”면서 “술이 조금씩 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라고 전했다. 하지만 ‘취업대전’에서 승리한 우씨에게는 나름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끈기였다. 우씨는 “건설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면서 “국내 한 제빵회사가 싱가포르에 1호점을 개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통역 아르바이트로 옆에서 인테리어와 공사 현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혈투를 벌이고 있는 친구들에게 “떨어졌다고 상처받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취업대전 성적표는 30전 1승 29패다. 그가 입사한 한화건설은 그에게 1승을 안겨줬지만 1패도 안겼다. 그는 “최고의 복수는 합격”이라면서 “왜 1년 더 일찍 뽑지 않았을까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먼저 입사 성공한 친구들이 최고의 취업 코치였죠 서른살 늦깎이 신입사원 박기순(30)씨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보다 뒤늦게 취업 대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에 대우건설에 입사해 현재 회계 파트에서 근무하는 박씨는 “다른 친구들은 스펙보다 면접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스펙을 만드는 것이 더 힘들었다.”면서 “3년 동안 회계사 시험에 올인하다 보니 토익이나 학점은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그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회계사 시험 1차에 합격한 경력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은 너무 많았다. 박씨는 “3년 동안 뭐했나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정말 실력으로 붙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이유도 됐다.”고 전했다. 토익점수 등 스펙을 만들어갔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영어는 계속해서 그의 취업을 가로막는 주적이었다. 박씨는 “서류 통과가 되자 이번에는 영어면접이 발목을 잡았다.”면서 “무슨 해외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바로 먼저 입사한 친구들이었다. 박씨는 “먼저 취업한 친구들이 기업에 대한 정보는 물론 직장인 시각에서 바라는 신입사원이 어떤 것인지 코치를 해줬다. 면접에 가면 왠지 내가 붙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이런 도움 때문”이라면서 “특히 5년간 데이트 비용과 함께 불합격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 준 여자친구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학 1학년때부터 승무원 준비…목표 빨리 세우길 올 하반기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된 김송화(23·여)씨는 ‘이태백 시대’에 ‘조기입사’를 했다. 내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하는 김씨의 친구 대부분은 아직 취업을 확정하지 못했다. 김씨는 “1학년 때부터 항공사 승무원을 목표로 취업준비를 한 결과”라면서 “영어는 물론 대학 홍보 모델 등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입사에는 희생이 필요했다. 질식할 정도로 치열해진 취업 경쟁에 대학시절의 낭만을 포기해야만 했다. 김씨는 “1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많이 놀았다.”면서 “그러나 토익공부를 1학년 때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쌓은 다양한 인턴 경험은 방학의 여유를 포기한 결과다. 그는 지금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목적의식을 가지고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김씨는 “아시아나항공에 입사를 위해 금호아트홀에서 인턴 생활을 하기도 했다.”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빨리 결정할수록 빨리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슬픈 사실은 취업 전쟁 승리의 전리품도 기업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매출액 상위 500위 대기업 254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내년 4년제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3695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은 2331만원으로 조사됐다.
  • [서울광장] 탕평,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탕평,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김종면 수석논설위원

    바야흐로 탕평시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일성으로 탕평을 내세운 이후 탕평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국민단어’가 됐다. 박 당선인은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극한 분열과 갈등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고 약속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과 성별, 세대 구분 없이 인재를 널리 구해 골고루 등용하겠다고 했다. 그 다짐이 온전히 실천으로 이어지고 인사의 대원칙으로 확고히 자리잡는다면 이보다 더한 국민통합의 묘방이 따로 없을 것이다. 탕평을 통한 국민통합의 당위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우리는 지역과 이념, 세대로 갈라진 ‘분열사회’에 살고 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다소 느슨해졌지만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다. 철 지난 보수·진보 헤게모니 싸움도 변함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갈수록 악성으로 치닫는 세대 갈등이다. 2030세대와 5060세대는 선거에서 대쪽처럼 갈렸다. 20, 30대는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고 50, 60대를 적대시하며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를 폐지해야 한다는 감정섞인 주장을 펴기도 한다. 가파른 현실에 대한 변화의 열망이 어디 특정 세대의 전유물인가. 무절제한 욕구 분출은 더 이상 젊음의 특권이 될 수 없다. 길 잃은 ‘절망과 분노의 세대’를 마냥 벌판에 내버려 둬선 안 된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박 당선인은 2030세대를 포함해 자신에게 등을 돌린 ‘48% 국민’을 끌어안아야 한다. 관건은 인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과 내년 2월 출범할 박근혜 정부 내각인사가 국민통합의 시금석이다. 그제 발표한 대통령직인수위 인선은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도 “나름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인사”라고 논평했듯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결코 진선진미한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꺼내어 말하기도 거북스럽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인수위 ‘윤창중 수석대변인’ 인사는 ‘하품’(下品)이다. 개인의 이념성향을 뭐라 하는 게 아니다. 사실 극우든 극좌든 이념 스펙트럼의 맨 끝에 놓인 사람까지 두루 살펴 쓰는 게 탕평정신 아닌가.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곧 ‘악’으로 규정하고 섬뜩한 막말을 늘어놓는 인물이 다른 자리도 아니고 국민통합시대 ‘대변인’직을 맡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탕평인사도 최소한의 적재적소 원칙이 지켜질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쓰임새가 잘못됐다. 실제로 일을 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공허한 얘기다. 표범은 제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자기 반점을 바꿀 수 없는 법이다. 무엇이 개인을 위한 일이고 당선인을 위한 일이고 국가를 위한 일인지 윤 대변인은 곰곰 생각해 보기 바란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의 우를 범할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직소가 그립다. 이명박 정부 초기 고소영·강부자라는 이름의 안타까운 ‘인사재앙’을 국민은 기억한다. ‘인사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국민으로서는 인사에 관한 한 새 정부에서만큼은 좀 제대로 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면, 잘못하지 않으면 잘한 것이라는 말장난 같은 말까지 있겠는가. 그러나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내내 강조한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의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좌절의 늪에 빠진 절반 가까운 반대 진영을 하나로 아우르는 일이다. 권력의 동심원에 갇힌 ‘그들만의’ 인사로는 안 된다. 파천황의 포용인사가 필요하다. 초대 총리의 상징성에 성패가 달렸다. 심정적인 대연정의 자세로 ‘적진’에 뛰어들어 물속 깊이 몸을 숨긴 잠린(潛鱗)을 건져 올려 쓰면 어떨까. 뺄셈이 아닌 덧셈, 나아가 곱셈의 미학까지 보여주는 용인술을 발휘해야 진정한 의미의 국민대통합이 완성된다. 우리 곁에 다가온 탕평, 그것은 마땅히 분열의 시대를 녹이는 치유와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 jm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돌직구와 변화구/임병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돌직구와 변화구/임병선 체육부장

    클린트 이스트우드(82)가 축 늘어진 목젖을 드러낸 영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Trouble with the curve)를 봤다.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 때문에 심란했던 지난 주말이었다. 지겹게 이어지는 선거 결과의 되새김질과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 새해를 맞는 착잡함 같은 것이 뒤섞여 핍진했던 차였다. 뻔한 줄거리인데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주인공 거스 로벨은 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에서 평생을 보낸 스카우트. 일찍이 아내와 사별하고 딸 미키는 여섯 살 때부터 친척집을 돌아다니게 했다. 야구에만 정신이 팔려 평생 객지를 떠돌았다. 스탠드에 오르다 비틀거리며 넘어지기 일쑤인데도 차를 손수 몰아 고교 야구 선수들의 경기를 찾아 다닌다. 싸구려 모텔과 식당, 바를 전전한다. 구단에 알랑거려 실권을 쥔 젊은이들의 이른바 데이터 야구를 경멸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을 설득할 능력도, 생각도 없다. 미키는 아빠가 바라던 대로 변호사로 성장, 대형 로펌의 파트너에 오르기 직전 스카우트로서 마지막일 수 있는 아빠의 여행에 따라나선다. 평생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살아온 아빠와 논리와 이성으로 무장한 딸은 건건이 대립한다. 한 영화기자는 ‘아빠는 돌직구, 딸은 커브’라고 이 대립 구도를 요약했다. 영어 제목은 쉽게 말해 ‘변화구 공포증’. 기자는 “우린 직구밖에 몰라.” 하는 세대들의 고집스러움과 그 속에 자리 잡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중첩시킨 것으로 봤다. 로벨은 모두가 유망주로 손꼽는 고교 타자가 실은 변화구를 전혀 치지 못하는 약점을 간파해 낸다. 형체를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눈이 나빠진 그는 보청기 꽂은 ‘귀로 야구를 본다’. 그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를 때 나는 소리를 들어 오른팔이 끌려 나오는 점을 콕 집어 낸다. 아빠 손에 이끌려 야구를 즐기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아빠가 어린 자신을 내팽개친 비극적인 이유,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경기장을 찾아 떠돌아다녔는지 알게 된 미키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그 타자를 지켜본 뒤 아버지 편에 선다. 곡절 끝에 부녀가 옳았음이 증명된다. “어쩌면 내 생활 방식을 바꿀 때가 된 것 아닌가 생각되는구나.” “이미 그러셨잖아요.”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이 상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목숨을 던지는 이들마저 있다. 극한의 선택과 별개로 사회 전체적으로 더 막막한 것은 젊은 세대가 패배의 원인을 윗세대에 들이대는 것. 윗세대가 불만보다는 불안에 기울어 투표장으로 향했고 마땅히 나아갈 역사의 진전과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어 더욱 황망했다. 윗세대의 불안을 부채질한 게 무엇인지, 왜 ‘계급 배반 투표’로 기울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 역시 비슷하다. 젊은 세대는 역사와 이성이란 잣대를 들어 누구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 메시지가 윗세대에 전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 후보도 그랬고 야권 단일화에 함몰된 점도 그랬다. 윗세대는 “니들이 우리보다 똑똑하고 잘난 것 잘 알아. 그런데 니들은 책으로 역사를 배웠어.”라고 쏘아붙였다. 앞에서 그러지 않았고 조용히 투표장에서 그랬다. 기자가 보기에 윗세대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살아온 역사-내놓고 자랑할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수만은 없는-와 당선인을 일체화한 것 같다. 젊은이들이 목청을 높일수록 윗세대의 구심력은 더 커졌다. 진보 정권 10년에 별로 잘나지도 않은 이들이 잘난 척하는 꼴 너무 많이 봤다는 심리적 반발이 그들을 똘똘 뭉치게 한 점을 과소평가했다. 결국 해법은 함께 야구 보러 여행을 다녀야 한다는 것. 진보 진영과 정당, 젊은 세대는 논리와 역사란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 조직된 노동자와 농민, 식자층의 한계를 벗어나 계급배반을 서슴지 않는 이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역사의 진전을 이끌어 내야 하는 숙제를 이번 대선에서 안았다.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야 타자를 요리할 수 있지 않은가. bsnim@seoul.co.kr
  • 대선땐 “민생” 외치더니… 노동자들 죽음에도 ‘모르쇠’ 정치권

    대선땐 “민생” 외치더니… 노동자들 죽음에도 ‘모르쇠’ 정치권

    18대 대선이 끝난 뒤 벌써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등 노동계에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정치권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노동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민생’과 ‘경제’를 콘셉트로 대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는 침묵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패배에 따른 책임론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에 매몰돼 노동계를 보듬지 못하고 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개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이 만들기로 한 노동대책위원회도 28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기다리느라 발이 묶였다. 노동자들의 빈소를 다녀온 국회 환노위 소속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27일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마지막 버팀줄이 일순간 사라진 듯한 절망감이 (노동계에) 팽배했다.”고 전했다. 환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박 당선인이 노동 공약 실천을 약속하는 등 노동계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 의원은 “장례식장에 가서 조문부터 하라. 쌍용차 문제에 대해서도 ‘약속을 이행하겠노라’ 딱 그 말만 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쌍용차 국정조사의 구체적인 일정을 내놔야 한다. 쌍용차 문제와 현대차 철탑농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신계륜 환노위 위원장에게 환노위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한 상태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정치쇄신도 현장에서 해야 하는데 문재인 전 후보가 현장에 나오지 않으니 많이 아쉽다.”면서 “민주당이 민생 얘기를 아무리 많이 해도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치권의 적극적 개입보다는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제도적 보완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태 의원은 “오랜 분쟁으로 해고 내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노동자들이 대선 이후 절망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박 당선인이 사회적 논의 기구를 더 강화하겠다고 했으니,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은 “개별 사안에 대해 정치권이 ‘콩 내놔라, 팥 내놔라’ 해서 기업의 경영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며 “다만 자살의 원인이 기업의 일방적인 부당해고 때문이라면 (정치권이) 나서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용교 의원은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게 국회지 개별사업장에 개입하는 게 국회는 아니다.”며 “쌍용차 국정조사를 한다고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는 26일 밤 트위터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힘이 돼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을 놓을 때가 아닙니다.”라고 적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현대캐피탈도 깼다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현대캐피탈도 깼다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러시앤캐시는 27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3-2(25-22 25-23 26-28 21-25 18-16)로 꺾고 다시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승리의 요인은 단연 블로킹이었다. 신영석과 박상하의 철벽 센터진이 블로킹으로만 12득점한 것을 비롯, 26점을 책임지면서 블로킹이 11개에 그친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외국인 다미도 팀 내 최다인 29득점을 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1세트 초반 끌려가던 러시앤캐시는 최홍석의 잇단 공격 성공에 힘입어 세트를 따왔다. 2세트에서 18-20으로 주춤했지만 다미가 후위공격과 퀵오픈을 몰아치며 동점을 만들었고, 박상하와 다미가 3회 연속 블로킹으로 점수를 뽑아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3, 4세트를 내리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 한두점 차 시소게임을 이어가다 양팀은 듀스 상황을 맞았다. 16-16에서 김정환과 다미의 공격이 성공하며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현대캐피탈은 쌍포인 문성민(17득점)과 가스파리니(33득점)의 부진으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후반 들어 살아난 가스파리니는 올 시즌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성남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9연승을 달리던 IBK기업은행을 3-2(25-23 23-25 13-25 25-16 20-18)로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외국인 주포 니콜(미국)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4점(공격성공률 51.85%)을 올려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잔도(棧道)/진경호 논설위원

    잔도(棧道)란 깎아지른 벼랑에 나무를 얼기설기 엮거나 바위를 깎아 만든 길을 뜻한다. 중국 황산을 3.2㎞에 걸쳐 둘러친 잔도는 만드는 데만 21년 걸렸다니, 그 옛날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낭떠러지에 매달려 잔도를 만들고 오가다 목숨을 잃었을지 짐작도 어렵다. 중국 전국시대, 기원전 3세기 후반 때 얘기다. 중원을 평정하고 초나라를 세운 항우가 유방을 지금의 쓰촨(四川)성 지역인 한중(漢中)을 다스릴 한왕(漢王)에 책봉했다. 말이 책봉이지 자신에게 맞서 천하의 패권을 넘보던 유방을 변방의 오지로 내쫓은 셈이다. 항우의 위세에 눌린 유방은 입도 뻥긋 못한 채 길을 떠났고, 도착해서는 책사 장량의 말에 따라 곧바로 자신이 지나온 잔도를 모두 불태워 없앴다. 중원으로 돌아갈 길을 끊어 달아나는 군사들의 퇴로를 막고, 자신이 더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님을 항우에게 내보인 것이다. 그렇게 항우를 안심시킨 유방은 훗날 대장군 한신의 계략에 따라 잔도를 다시 만드는 척하며 항우의 군사를 한쪽으로 몰아넣은 다음 멀리 돌아가는 옛길을 택해 군사를 일으키고 초·한 전쟁 4년의 서막을 열게 된다. 정비석이 소설로 재구성한 ‘초한지’에 나오는 이 잔도의 고사를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이 얼마 전 꺼냈다. 18대 대선 패배의 충격에 신음하던 며칠 전 ‘친노(親)의 잔도를 불태우라’는 장문의 격문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중도 성향의 그는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졌다. 이제라도 친노의 잔도를 불태우라.”고 촉구했다. 5년 전 스스로를 ‘폐족’이라 했던 친노 세력이 다시 당을 장악하고 대선의 전면에 섰던 게 대선 패배의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며, 친노 세력의 ‘유폐’를 요구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대선은 숱한 잔도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힌 전장이었다. 그 천길 벼랑에서 누구는 잔도를 끊었고, 누구는 지켰다. 박근혜는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며 정계 은퇴의 배수진을 쳤다. 잔도를 끊었다. 문재인은 주위의 애끓는 요구에도 지역구(부산 사상) 의원직을 끝내 고수했다.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는 안철수도 잔도만큼은 놔뒀던 모양. 문재인 옆자리에 걸터앉는 둥 마는 둥 하다 미국으로 떠나 “정치는 계속하겠다고 했다.”는 말로 잔도의 존재를 분명히 했다. 이정희는 보수표를 있는 대로 끌어내고는 27억원을 챙겨 예정(?)해 놓은 잔도에 올랐다. 선거는 끝났고, 52대 48, 2030대 5060으로 나뉜 국민들만 남았다. 이들 사이에 잔도가 보이질 않는다. ‘대통합’의 함성만 아득할 뿐.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반성’ 없는 민주… 그들만의 전쟁

    ‘반성’ 없는 민주… 그들만의 전쟁

    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 26일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당의 구심점과 쇄신책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당을 수습해야 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권력 투쟁이 격화되면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정치 쇄신과 새 정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선 패배 이후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유권자가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극심한 상실감을 호소하고 있는 데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25일 한국외국어대 노조지부장 이모(47)씨가 자살하는 등 대선 이후 4명의 노동자가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지만, ‘사람이 먼저다’는 대선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게 민주당은 아직도 그들만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주류와 비주류 간 권력 투쟁은 계파의 존폐와도 직결된 문제여서 28일 원내대표를 선출해 임시 사령탑을 세운다고 해도 조기에 종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단일대오 아래 설 수 없는 사람들이 선거에서 진 데다 패배의 충격이 예전 선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후유증이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계파 간 충돌 양상은 26일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친노 핵심 참모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실망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 알아야 한다·”면서도 “일부를 한정해 책임 운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다.”고 친노 책임론을 반박했다. 반면 비주류인 안민석 의원은 언론 기고문에서 “만약 친노패권주의 인사들이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경우 민주당 핵심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고, 당에 분란이 쌓이면 ‘안철수 신당’의 길이 더욱 넓게 만들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문 전 후보 캠프에서 대선을 함께 뛰었던 외부 인사들은 민주당에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윤여준 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은 “민주당의 저런 모습은 다 예상했던 일이 아니냐.”며 “지금 대한민국에 명실상부한 민주진보 진영이란 게 있나.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민심 이반 조짐까지 감지되자 박홍근 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20여명은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특단의 조치로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사죄와 참회’의 1000배를 올렸다. 정치 전문가들은 반성과 민생 정치를 주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책임질 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정당을 이끌어가겠나.”라며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반성 없는 정당에 뭘 바라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당권과 책임론을 얘기하기보다 대국민 정치를 펼쳐가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정당으로서 중도 사회 약자층 보호 방안을 선도적으로 제기해 나가는 방식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의 내부 정비 과정을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선 패배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며 “극심한 혼돈이 오더라도 결론이 날 때까지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그 속에서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선거에 지면 논란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쇄신이 될지 망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세돌 4년 만에 ‘명인’ 등극

    이세돌 4년 만에 ‘명인’ 등극

    이세돌(29) 9단이 4년 만에 명인 타이틀을 탈환했다. 이세돌은 2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 5번기 최종국에서 흑을 잡고 백홍석 9단에 187수 만에 불계승했다. 1, 2국 패배를 딛고 3, 4, 5국을 내리 이긴 이세돌은 이로써 종합 전적 3승2패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3일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했던 이세돌은 국내 대회인 올레배와 GS칼텍스배에 이어 명인전까지 석권, 올해만 4개의 타이틀을 수집했다. 이 9단은 올해 마지막 대국을 승리로 장식하며 59승1무25패, 승률 69%로 한해를 마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선거에는 패배자가 없습니다

    [장태평 징검다리] 선거에는 패배자가 없습니다

    격전의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당선인께 우선 뜨거운 축하를 드립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의 열망을 모아 선택받은 당선인으로서, 모든 국민의 축하를 함께 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양측 모두 당선의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 결과를 놓고 ‘멘붕상태에 빠졌다’거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상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몇 사람에게서는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 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하기에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두 분께 건의 말씀 드립니다. 먼저 문재인 후보께서 선거 결과에 겸허히 승복하고, 박근혜 당선자께 축하하면서 국민들께 “당선인을 성원해 주시라.”고 당부하신 데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만, 실패자로서 국민께 사과하신다는 말씀은 영 마음에 걸렸습니다. 낙선자는 절대 실패자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집트의 콥트기독교에서는 교황을 뽑을 때, 세 명의 후보자를 먼저 투표로 정한 후 세 명의 이름을 통 속에 넣고 어린이가 추첨하여 결정한다고 합니다. 추첨되어 교황이 된 사람은 승리자가 아니라 ‘선택된 사람’이 됩니다. 뽑히지 않은 사람은 선택되지 않았을 뿐 패배자가 아닙니다. 선거란 그 말뜻대로 택함을 받는 제도입니다. 우리 선거가 싸움판처럼 되었습니다만, 싸움을 통해서 쟁취하는 과정이 아니라, 주인인 구성원들이 선택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도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더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로 정한 절차일 뿐입니다. 그래서 낙선자는 패배자도 아니지만, 자신이 얻은 표의 대표성을 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선거가 끝나면 획득했던 표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문 후보님은 새 정치를 바라는 열망에 보답하지 못했거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선택받지 못한 것뿐입니다. 부시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낙선한 존 케리 후보에게 소감을 묻자 “이제 우리에게는 미국만이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제 우리에게는 대한민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후보님을 지지했던 분들을 아울러서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합시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더욱 마음을 모아 주셨으면 합니다. 후보님께서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어 달라는 말씀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시대정신은 변합니다. 다음 선거에는 그때 필요한 새로운 정신들이 필요하고, 그때 국민들이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후보님께 투표하고 결과에 당황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미련에서 풀어주어 출구를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지지자들을 진정 위로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출발입니다. 당선인께서는 이 시대의 과제로 국민의 통합과 행복을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행복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은 건국 과정,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념갈등, 계층갈등, 지역갈등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갈등이 싹터 자라 왔습니다. 그늘진 분야, 낙오되고 피해받은 사람들, 억울해하고 불행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양은 선진국인데 불행한 마음은 세계적입니다. 우리가 미래에 존경받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갈등과 소외를 해소시킬 틀을 갖추어야 합니다.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쓰러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줘야 합니다. 빈부의 차이는 있더라도 따뜻한 사회, 만족은 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는 사회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당선인의 행복의 의미라 짐작합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낙망한 사람들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선인께서는 ‘여성대통령’을 넘어 말씀하신 대로 ‘어머니대통령’이 되셔야 합니다. 어머니와 같이 이들의 얘기를 듣고, 품고, 편이 되어 주십시오. 그래서 신바람 내며 발전하는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십시오. 새 정부의 멋진 구성과 ‘성공 대통령’을 기원합니다.
  • 민주 “윤창중 사퇴하라” 압박 최고조

    민주 “윤창중 사퇴하라” 압박 최고조

    대통령 선거 패배 뒤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인 윤창중 수석 대변인의 언론인 시절 극단적 야권 인사 비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거듭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조의 압박을 가했다. 국민 대통합 취지에 어긋나고 불통인사라고 비판하며 윤 대변인과 박 당선인을 동시에 공격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금 즉시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고 당사자도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변인으로서 인수위 과정에서 어떤 막말과 망언을 국민과 야당에 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방송에서 “박 당선인 나홀로 인사이고 폐쇄적인, 소위 불통의 예를 또 한 번 보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대선 패배 뒤 비주류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공격하면서 당 내분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을 감추려는 의지가 우선 감지된다. 외부 문제로 관심을 돌려 복잡한 당내 문제점의 해법을 찾는 시간벌기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공격해 등돌린 민심을 되돌려 보려는 뜻도 엿보인다. 지나친 공세에 대한 경계론도 나왔다.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당 쇄신 문제가 묻혀 버릴 경우 패배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유야무야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공세는 해야겠지만 엄격한 대선 평가를 통한 패배 백서와 쇄신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4·11총선 이후 처럼 쇄신 기회를 놓쳐버리면 당이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다며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윤 수석대변인 임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다수는 박 당선인의 첫 인선인 만큼 “존중해줘야 한다.”면서도 답답해 했다. 비판과 우려의 소리는 익명으로 흘러 나왔다. 다만 정우택 최고위원은 전날 방송에 출연, “윤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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