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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4연임 리더십 비결은···소박과 결단력 그리고 침묵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4연임 리더십 비결은···소박과 결단력 그리고 침묵

    앙겔라 메르켈(63) 독일 총리가 4선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전후 최연소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기록을 세운 그는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헬무크트 콜 총리와 같은 반열에 올랐다.패셔니스타도, 빼어난 미모도 아닌 메르켈을 독일 국민들은 왜 다시 신임하게 됐을까. 안정감과 냉철함을 갖춘 ‘조용한 카리스마’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폴란드 할아버지를 둔 동독 출신의 물리학 박사메르켈은 1954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 호르스트 카스너가 메르켈의 유년 시절에 동독 브란덴부르크주의 조용한 시골 마을인 템플린으로 이주하면서 동독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폴란드 출신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폴란드에선 그의 팬클럽이 결성됐다. 메르켈은 어려서부터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수영 시간에 3m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지 못해 1시간 가량 ‘얼어붙어’ 서 있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릴 때 점프에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러시아 실력이 독보적이었다. 15세 때 러시아어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라이프치히 대학에 탁월한 성적으로 합격해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런 메르켈을 눈여겨 본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는 요원으로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교환학생으로 소련에 갔다가 동행한 울리히 메르켈과 2년간의 동거를 거쳐 첫 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혼으로 끝났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정치 입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 당시 친구들과 사우나에서 있었던 메르켈은 이후 삶이 바뀌었다. 정치에 입문해 동독의 야당이던 민주약진(DA)에 가입해 얼마 안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이어 집권 기독민주당 내각의 부대변인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서 활약했다.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발탁된 메르켈은 여성청소년부 장관, 환경부 장관을 잇따라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1998년 총선에선 기민당이 패배한 뒤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을 맡았다. 같은 해 동거 중이던 요아임 자우어와 재혼했다. 2005년 총선에서 3기 집권을 노리던 노련한 승부사 게르하르트 슈뢰더를 물리치고 총리직에 올랐다. 메르켈의 최대 무기 중 하나로 ‘침묵’이 꼽힌다. 침묵에 대해 “침묵할 줄 아는 능력은 구동독 시절 얻은 아주 큰 장점이다. 생존전략 중 하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냉정·냉철함도 그를 설명하는 주요 이미지다. 남성 중심의 독일 정치판에서 1인자에 오르기까지 한 힘이기도 하다. 콜의 ‘양녀’로까지 불렸던 메르켈은 1998년 말 콜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기민당은 콜 없이 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콜은 정계에서 퇴장했고, 메르켈은 기민당 대표에 오른 뒤 2005년부터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소박함·겸손함, 침묵, 그리고 결단력 메르켈은 개인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카메라에 낯설어하고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어색해 한다. 이번 총선에서 최대 경쟁자인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후보와 단 한 차례 가진 TV토론에선 승리했다는 평가를 얻었지만, 지금까지 TV 토론의 성적표는 좋지 못했다. 그의 이런 성격은 휴가지에서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7월 말 남편과 이탈리아 북부 산악 휴양지 쥐트티롤 줄덴에서 휴가를 보냈다. 9년째 같은 장소다. 호텔도 같다. 올해 휴가지에서 5년째 붉은색 체크 남방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메르켈은 펑소 낮은 굽의 신발에 비슷한 스타일의 단정한 정장을 입는다. 정치 입문 후 동독에서 온 여성 정치인, 더구나 외모도 꾸미지 않고 핸드백도 들지 않는 그에게 조롱과 냉소가 쏟아졌었다.정치 이력이 붙이면서 이전보다 다소 꾸미기도 했지만, 여전히 소박하다. 가식이 없고 겸손한 태도는 메르켈의 무기가 됐다. 그러나 탈핵 선언과 난민 수용, 동성혼 결혼 수용 의사 표현 등에서 보듯 진보정책을 과감히 수용하는 결단력도 보였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메르켈 4연임 성공했으나 득표율 저조…극우정당 3위 파란

    메르켈 4연임 성공했으나 득표율 저조…극우정당 3위 파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하며 4연임에 성공했다.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뒤 발표된 공영방송 ARD와 ZDF의 출구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민·기사 연합은 32.7∼33.3%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총선 승리가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을 한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최장수 총리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메르켈 총리의 경쟁자로 마르틴 슐츠 후보를 내세운 사회민주당은 득표율 전망이 20.2∼20.9%에 그쳤다. 관심이 집중된 반(反)난민·반이슬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3.2∼13.4%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제 3정당이 확실시된다. 기독·기사 연합의 연정파트너로 거론돼 온 자유민주당의 예상 득표율은 9.9∼10.5%로 4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연정 파트너 가능성이 제기되는 녹색당이 9.4%로 뒤를 이었고, 좌파당이 8.9∼9.0%로 3위권을 경쟁하던 군소정당 중 가장 낮은 예상 득표율을 얻었다. 기독·기사 연합은 승리를 거뒀지만 여론조사 결과보다 6% 포인트 전후로 낮은 득표율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르켈 총리의 4번째 집권 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총선에서 얻은 41.5%의 득표율과 비교하면 9% 포인트 정도나 떨어진다. 메르켈 총리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우리는 더 좋은 결과를 희망했었다”면서 “입법에서 매우 도전적인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유권자들의 걱정에 귀 기울이면서 좋은 정치를 통해 다시 그들에게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민당도 역대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민당은 지난 총선에서 25.7%를 득표했다. 슐츠 후보는 “독일에 슬픈 날이다. 우리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면서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메르켈 총리가 자민당뿐만 아니라 녹색당까지 연정에 끌어들인다고 해도 과반 의석을 겨우 넘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정 구성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기독·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이 이어지는 것은 어려운 분위기다. 슐츠 후보는 “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가리키는 것은 야당을 하라는 것”이라며 연정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알렉산더 가울란트 AfD 총리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우리는 해냈다. 국가를 변화시킬 것이다”라며 “우리는 메르켈을 쫓아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승우, 베로나 라치오전서 교체 투입…첫 성인 1군 무대 데뷔

    이승우, 베로나 라치오전서 교체 투입…첫 성인 1군 무대 데뷔

    이승우(19·엘라스 베로나)가 마침내 성인 1군 무대에 데뷔했다.이승우는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스타디오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열린 라치오와 2017-2018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6라운드 경기에서 교체 출전했다. 그는 0-3으로 뒤진 후반 26분 팀 동료 마티아 발로티를 대신해 팀 세 번째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승우는 지난해 3월 14일 바르셀로나 B팀(2군) 소속으로 스페인 세군다B(3부리그) 29라운드 예이다와 원정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성인 무대를 밟았지만, 1군 성인 무대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등번호 21번을 달고 나온 이승우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그는 왼쪽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다가 중앙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후반 30분 이후부터는 공격에 집중해 후반 33분 상대 팀 페널티 지역 아크서클 뒤에서 흘러나온 공을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 첫 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은 골대 위로 크게 넘어갔다. 후반 35분엔 팀 동료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쳐 관중들에게 박수세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팀 동료 마르코 포사티와 공을 주고받았고, 다시 페널티 지역 중앙으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건넸다. 경기는 결국 0-3으로 베로나의 패배로 끝났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베로나는 전반전에서 상대 팀 치로 임모빌레에게 두 골을 허용했다. 후반 15분엔 아담 마루시크에게 세 번째 골을 내줬다. 베로나는 세리에A 개막 후 6경기에서 2무 4패를 기록하고 있다. 베로나는 6경기 동안 단 1득점에 14실점으로 부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UFC 김동현, ‘백전노장’ 고미 다카노리에 1R TKO승

    UFC 김동현, ‘백전노장’ 고미 다카노리에 1R TKO승

    ‘마에스트로’ 김동현(29·부산 팀매드)이 일본을 대표하는 파이터인 ‘백전노장’ 고미 다카노리(39·일본)를 상대로 1라운드 TKO승을 거뒀다.김동현은 2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7’ 메인카드 라이트급 경기에서 고미를 1라운드 1분 30초 만에 TKO로 제압했다. 경기는 ‘전광석화’처럼 끝났다.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탐색전을 벌이던 김동현은 순간적으로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를 고미의 턱에 꽂았다. 김동현의 송곳과 같은 한 방에 고미는 털썩 주저앉았다. 쓰러진 고미를 향해 김동현은 지체없이 파운딩을 퍼부었고, 불과 1분 30초 만에 김동현의 TKO승이 선언됐다. 이로써 김동현은 지난해 12월 브랜던 오라일리전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UFC 통산 성적은 2승 2패가 됐다. UFC는 보통 4경기 단위로 계약한다. 김동현은 UFC 계약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재계약에 청신호를 켰다. 고미는 과거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파이터였다. 2005년엔 프라이드 FC 라이트급 그랑프리에 우승하고 챔피언에도 올랐다. 하지만 UFC 진출 뒤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4승 8패에 그쳤다. 김동현은 경기 후 장내 인터뷰에서 “어릴 때 고미를 보면서 자라왔다. 고미와 싸워서 영광이었다. 준비가 매우 잘 됐다. 복싱 거리를 두고 있다가 한 번에 들어가는 게 작전이었다. 한 방에 맞아 떨어졌다”며 “도와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동반 출전한 ‘코리안 파이터’ 3인방 중에서 김동현이 화끈한 승리를 거둔 데 반해 임현규(32)와 전찬미(20)는 모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임현규는 언더카드 웰터급 대결에서 일본의 아베 다이치(25)와 3라운드 경기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28-29 28-29 28-29)를 당했다. 임현규의 UFC 전적은 3승 4패가 됐다. 여자 스트로급 파이터 전찬미는 언더카드 경기에서 슈리 콘도(28·일본)를 상대로 UFC 첫 승에 재도전했으나 슈리의 거침없는 압박에 고전하며 1-2 판정패(27-30 29-28 27-30)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념물 세운 자, ‘기억의 정치’ 승리자

    기념물 세운 자, ‘기억의 정치’ 승리자

    도시는 기억이다/도시사학회 기획/주경철·민유기 외 11명 지음/서해문집/544쪽/2만 3000원깡총한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 앳된 얼굴엔 어울리지 않는 슬픔이 서려 있다. 굳게 다문 입매와 말아 쥔 주먹, 한곳을 응시하는 시선에선 꺾이지 않는 의지가 읽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단적인 상징이 된 ‘평화의 소녀상’이다.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처음 등장한 소녀상은 일부 극우 단체나 시민들의 훼손, 일본 정부의 끈질긴 ‘철거 압박’에도 전국 각지와 해외로 퍼져 나가고 있다. 소녀상 설립에 힘을 보태는 시민들의 역사의식과 이로 인해 빚어지는 국내외 갈등으로 소녀상은 그 자체로 ‘기억하고 바로잡아야 할 역사’가 되고 있다. 도시가 그곳을 거쳐 간 모든 인간의 삶의 흔적으로 짜인 ‘기억의 총합’이라면, 소녀상을 둘러싼 갖가지 갑론을박은 무심코 스쳐 지나는 도시의 공공기념물들이 얼마나 강력한 ‘기억의 매개체’인지 보여 준다. 도시 안에 즐비한 공공기념물(기념비나 기념탑, 전몰자 추념이나 과거사 관련 시설물, 영웅이나 위인의 동상, 공적 기념 혹은 추념을 위한 박물관이나 건축물 등)은 도시가 기억하고 싶어 하는, 기억해야 하는 과거를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들은 켜켜이 쌓여 한 도시의 정체성을 이룬다. 국내 도시사학자들이 세계 주요 도시의 공공기념물에 대해 설립 배경과 주체, 설립 과정에서의 갈등, 공공기념물이 기억하려는 역사, 대중의 반응, 공공기념물이 나타내는 상징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본 이유다.“공공기념물은 건립의 주체가 정치권력이든, 시민단체이든 역사와 기억에 대한 치열한 해석과 의미 부여의 결과다. 도시가 다양한 공공기념물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자 하는지는 시민의 집단적 역사인식 수준을 보여 준다”는 민유기 경희대 교수의 말은 우리나라 곳곳에 서 있는 평화의 소녀상부터 세계 문화의 수도 파리의 즐비한 인물 동상까지 시대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 적용된다. 프랑스의 문화예술인 동상을 연구한 민 교수는 ‘동상은 죽은 이를 산 자의 기억 속에 영속화시키는 매개물로 항상 기억의 정치와 연관된다’고 지적한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옛 소련과 동유럽 각지에서 공산당 지도자 동상을 파괴하고 프랑스대혁명 당시 파리의 혁명적 시민들이 왕의 동상들을 쓰러트린 것은 과거와의 단절을 바라는 새로운 주체의 요구 때문이었다.고대나 중세 도시에서 동상의 주인공은 대부분 통치자나 전쟁 영웅, 순교자와 성인들이었다. 권력이 원하는 ‘기억의 정치’를 이어 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근대 도시들은 다양한 기획으로 도시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1880~1914년 파리 전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문화예술인 동상이 대표적인 예다. 파리에 있는 인물 동상은 모두 347개인데, 이 가운데 153개가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세워졌다. 프랑스 제3공화국이 등장하기 전에는 프랑스에서 예술가, 과학자들의 동상을 공공장소에 건립해 숭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1879년 ‘공화파의 공화국’이 시작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공장소에 위인 동상을 세우는 것이 허락됐다. 시민들이 기억하고 숭배하고 싶어 하는 위인들의 동상을 가질 수 있다는 건 ‘강요된 숭배’ 대신 ‘숭배의 민주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동상이 유행이다. 모든 곳에 동상이 세워진다. 위인이 없다면 새로운 위인을 만들어 낸다”는 일간지의 비판이 나올 정도로 20세기 초 파리의 동상 세우기 열풍은 과열 양상을 빚었다. 이는 전쟁에선 패배를 거듭했던 프랑스인들이 예술에서 강한 위로를 발견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도시를 가득 메운 문화예술인 동상들은 파리를 제국의 수도나 혁명의 도시가 아닌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이미지와 정체성을 만들어 가려 했던 정부나 시민들의 요구와도 맞아떨어진 것이다.파리의 문화예술인 동상 세우기 열풍이 ‘숭배의 민주화’라면 히틀러가 꿈꾼 세계 제국의 수도 ‘게르마니아’는 반대의 극단에 있는 예다. “국가는 국민에게 가능한 한 거대하게 보여야 한다”고 했던 히틀러는 독일 도시에 기념비적 건물은 없고 영리 목적의 백화점, 호텔만 들어차 있다고 비판하며 나치 제국의 힘을 선전할 도시를 구축하려 했다. ‘히틀러의 건축가’로 유명한 알베르트 슈페어가 설계한 게르마니아를 보면 기이할 정도로 규모가 거대하다. 베를린에 폭 120m, 길이 7㎞의 중심 도로를 깔고, 높이 117m, 폭 170m의 개선문을 세운다는 식이다. 히틀러의 과대망상과 자아도취, 명성을 떨치고 싶었던 애송이 건축가의 치기와 상상력으로 뭉쳐진 게르마니아는 정복전쟁의 승리를 전제로 한 만큼 ‘허상의 도시’로 끝났다. 하지만 당시 그 일환으로 세워진 템펠호프 비행장이 지금은 베를린 시민들의 휴식처가 됐듯 잔혹한 역사의 흔적은 다른 역사적 의미와 쓸모로 도시에 여전히 새겨져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성난 황소’ 제이크 라모타 타계, 그런 파이터가 그리운 이유

    ‘성난 황소’ 제이크 라모타 타계, 그런 파이터가 그리운 이유

    복싱의 진정한 가치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 이즈음, 또 한 명의 위대한 복서가 스러졌다. 1980년 아카데미 수상작 ‘성난 황소(Raging Bull)’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열연했던 실제 모델인 전 세계 미들급 챔피언 제이크 라모타가 2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그의 미망인이 “요양시설에서 폐렴 합병증을 앓아온 라모타가 눈을 감았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그가 위대하고 다정하고 감각있으며 위대한 유머 감각을 겸비한 남자였음을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1922년 7월 10일 뉴욕 브롱크스의 이탈리아 부모 밑에서 태어난 라모타는 미군에 자원했으나 신체검사에서 낙방한 뒤 복싱을 택해 1941년부터 1954년까지 링에서 83승(30KO) 4무19패의 전적을 쌓고 세계 미들급 챔피언을 지냈다. 많은 복싱 해설자들이 정확한 펀치를 명중시키기 위해 기꺼이 상대에게 잔주먹을 맞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브롱크스의 황소’였고 AP통신의 한 기자는 그가 싸우는 모습을 “전함에서 퍼붓는 포탄알처럼 주먹들을 퍼붓는다”고 묘사할 정도였다. 라모타는 특히 슈거 레이 로빈슨과 여섯 차례 맞붙은 일로 유명하다. 1943년 로빈슨에게 커리어 첫 패배를 당한 뒤 2년 만에 미국 챔피언에 오른 뒤 1949년 프랑스의 마르셀 세르당을 KO로 눕히고 세계 타이틀을 거머쥔 라모타는 1951년 로빈슨과의 3차 방어전에서 13회 TKO로 졌다. 1947년에는 마피아 조직의 협박 때문에 일부러 경기를 져준 사실을 인정해 한동안 출전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눈두덩이 퉁퉁 부어올라도 집요하게 파고드는 라모타의 모습과 그가 1970년에 집필한 회고록은 훗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성난 황소’를 만드는 데 영감을 줬다. 1954년 은퇴한 뒤 라모타는 드니로와 뉴욕의 한 체육관에서 1년 가까이 스파링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막상 영화를 본 뒤에는 영화화를 허락한 사실을 후회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좀 당황했다. 내가 나쁜 놈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조금 뒤 그게 진실이란 걸 깨달았다. 매사가 그런 식이었다. 지금의 난 아니지만 그때의 난 그런 식이었다.” 드니로는 “챔피언이여, 편히 잠드소서”라고 애도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전했다. 고인은 은퇴 뒤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순회 공연을 하기도 했다. 1996년 시카고 선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펀치들 때문에 내가 망가진 건 아니었다. 코는 여섯 번 부러졌고, 손도 여섯 차례 다쳤으며, 몇 차레 갈비뼈가 나갔고, 눈 주위를 50바늘이나 뀄지만 내가 정말로 상처받은 곳은 링 밖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흥민·이청용 리그컵 풀타임 활약, 구자철은 후반만 뛰어 3연승 도움

    손흥민·이청용 리그컵 풀타임 활약, 구자철은 후반만 뛰어 3연승 도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손흥민이 챔피언십(2부 리그) 반즐리 FC와 카라바오(리그)컵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1-0 승리를 도왔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리그컵 3라운드 반즐리전에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격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체력 안배를 겨냥해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과 2선 공격수 크리스티안 에릭센,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를 교체 명단에 올렸다. 대신 4-2-3-1 전술로 페르난도 요렌테가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무사 시소코와 델리 알리, 손흥민이 2선에서 출전했다. 손흥민은 전반전 이렇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없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 4분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벽을 맞고 나왔다. 토트넘은 반즐리의 극단적인 수비 축구에 좀처럼 실마리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에만 슈팅 11개를 기록하는 등 점유율 58%를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는데 정작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알리가 후반 20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기록해 토트넘은 16강에 진출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이청용도 허더즈필드 타운과의 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팀은 전반 13분 바카리 사코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은 레딩전에 결장했다. 번리는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벌여 0-0으로 마쳐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네 번째 키커 제임스 타르코프스키가 실축해 리즈 유나이티드에 4-5 패배를 당했다. 한편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구자철은 WWK 아레나로 불러 들인 라이프치히와의 분데스리가 5라운드 경기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들어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사흘 전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이날은 45분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1-0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 4분 미하엘 그레고리취가 결승골을 넣었다. 지동원은 이날도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지난달 27일 묀헨글라트바흐와의 2라운드 교체 선수로 이름을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올 시즌 출전 명단에조차 거의 들지 못하고 있다. 리그 개막전에서 함부르크에 패한 뒤 묀헨글라트바흐와 비겼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이후 3연승을 달리며 승점 10으로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상돈, 安에 또 직격탄…“서울시장 출마, 당선된다고 보는 사람 있나”

    이상돈, 安에 또 직격탄…“서울시장 출마, 당선된다고 보는 사람 있나”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안철수 대표를 겨냥해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19일 YTN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직후 안 대표가 ‘국회 결정권은 국민의당에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치 감각이 없는, 굉장히 잘못되고 유치한 발언”이라며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회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해도 숨겨야 한다”며 “과시하는 것도 아니고 발언 자체가 유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안 대표의 당내 영향력에 대해서도 “밖에서는 안 대표가 영향이 있다고 그러는데 그것은 잘못 본 것”이라며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초선 3∼4명 정도한테는 있을지 모르지만, 대세를 이기지 못한다”며 평가 절하했다. 안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임한 것을 놓고도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창당했지만, 광역단체장 후보 한 명 구하지 못하고 창당을 포기했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민주당을 위한 선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본인 판단인데 당선되리라고 보는 사람이 있느냐.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바닥을 맴돌고 있는 당 지지율과 관련해선 “대선 패배, 제보 조작 사건, 당이 지향하는 바가 불분명한 것 등 복합적 이유가 있다”며 “제3지대를 지향하는 정당의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안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다. 그러나 최근 안 대표를 겨냥해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 가며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류현진 4⅔이닝 무실점, 5회에 강판…다저스 역전패, 4연승 마감

    류현진 4⅔이닝 무실점, 5회에 강판…다저스 역전패, 4연승 마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시즌 22번째 선발 등판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았지만, 삼진 5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5회에 볼넷 2개를 주면서 강판됐다. 류현진은 2사 후 투수 스티븐 스트래즈버그와 톱타자 트레아 터너에게 잇달아 볼넷을 내준 뒤 1-0으로 앞선 5회 2사 1, 2루에서 배턴을 로스 스트리플링에게 넘겼다. 스트리플링이 제이슨 워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류현진의 자책점은 없었다. 아웃카운트 1개만 채웠다면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으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냉정하게 류현진에게서 공을 빼앗았다. 다저스는 구원진의 붕괴로 워싱턴에 1-7로 역전패해 4연승을 마감했다. 4회까지 공 68개를 던진 류현진은 5회에만 30개를 뿌렸다. 그 탓에 그의 투구 수는 98개로 급격하게 늘었다. 류현진의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를 찍었다. 스트라이크는 56개였고 ,속구 36개와 체인지업 32개, 컷 패스트볼 18개, 커브 12개를 던졌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59에서 3.46으로 낮아졌다. 시즌 성적은 5승 7패 그대로다. 류현진은 올해 ESPN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미국 전국으로 중계된 경기에서 3경기·18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여 인지도를 높였다. 류현진은 7월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무실점, 8월 7일 뉴욕 메츠전에서 거푸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데 이어 이날도 점수를 주지 않아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실점 한 류현진은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 조정에 따라 한 번을 쉬고 12일 만인 이날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선발 잔류와 지난 6월 6일 패배(7이닝 4실점)를 안긴 워싱턴에 설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안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오랜 휴식 덕분인지 여느 때보다 힘 있는 속구를 선사했다. 하지만 좌타자 대니얼 머피를 제외하고 8명을 우타자로 채운 워싱턴 타선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1회 세 타자 연속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지만 모두 뜬공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1-0으로 앞선 2회 1사 후 류현진은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마이클 테일러를 높은 속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맷 위터스의 힘없는 땅볼 타구를 3루 라인에서 직접 잡아 역동작으로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 삼자 범퇴로 투구 수를 아낀 류현진은 워싱턴 중심 타선과 두 번째로 대적한 4회에도 1사 후 머피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라이언 지머먼과 하위 켄드릭을 각각 삼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내내 풀카운트 대결이 많았던 점이 5회에 화근이 됐고, 결국 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저스는 2회 초 선두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에 이은 도루로 잡은 2사 3루에서 로건 포사이드의 중견수 쪽 2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포사이드의 잘 맞은 타구를 워싱턴 중견수 마이클 테일러가 쫓아갔지만, 타구는 테일러의 글러브 밑을 맞고 떨어졌다. 워싱턴 선발 스트래즈버그의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이 35⅔이닝 만에 끝나는 순간이었다. 워싱턴은 0-1로 뒤진 6회 지머먼의 우중월 3점포 한 방으로 간단하게 전세를 뒤집었다. 7회 앤서니 렌돈의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보탠 워싱턴은 8회 지머먼의 연타석 홈런(솔로)과 애덤 린드의 투런포로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 타선은 워싱턴 마운드에 산발 5안타로 막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의 드라이브샷...의도적 합성사진 리트윗

    트럼프의 드라이브샷...의도적 합성사진 리트윗

    ‘골프 마니아’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빨간색 야구모자를 쓰고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골프공은 전용기에 오르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등에 ‘명중’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을 앞으로 넘어뜨린다.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과 2011년 국무장관 전용기에 탑승하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클린턴 전 장관의 사진을 합성한 GIF(그래픽 인터체인지 포맷) 파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언급한 ‘거짓말쟁이 힐러리’(#Crooked Hillar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트위터에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의 놀라운 골프 스윙’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파일을 리트윗(재전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사랑’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 리트윗은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회고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해석했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완벽한 트로이 목마”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거짓말쟁이 힐러리는 모든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그의 선거 패배는 그 자신의 탓”이라고 반박했다. 아래 영상은 14초 부분부터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 지하철 테러 용의자 2명 체포

    내무장관 “외로운 늑대 아닌 듯” 테러 직후 IS “우리 소행” 주장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영국 런던 지하철역 폭발물 테러의 용의자인 18세 청소년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BBC 등이 16일 전했다. 런던 경찰은 이날 “18세 용의자가 도버 항구지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용의자는 현장 인근의 경찰서에 구금됐으며 런던 남부 경찰서로 압송돼 수사를 받았다. 더선은 용의자가 시리아 난민 청소년으로 보인다고 17일 전했다. 경찰은 이후 런던 서부에서 21세 남성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은 BBC방송에 출연해 두 번째 용의자 체포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범)에 의한 테러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오전 8시 20분쯤 출근시간에 지하철 파슨스그린역에 정차한 열차에서 사제 폭탄 테러가 일어나 시민 30명이 다쳤다. 기폭 장치가 완전히 가동되지 않아 생명이 위독한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이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다. 테러 직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선전매체 이마크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테러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최고 단계인 ‘위급’으로 격상했다. 경찰은 “테러경보 단계는 최고 단계를 유지한 채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직후 트위터에 “패배자 테러리스트가 저지른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자신의 반(反)이민정책을 치켜세우는 글을 올렸다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메이 총리는 기자들에게 “누구든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런던 경찰청과 닉 티머시 전 총리실 공동 비서실장 등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 티머시 전 비서실장은 “우리의 동맹이자 정보 협력 파트너의 수장인 그의 발언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아침 메이 총리와의 통화에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지구상에서 테러리스트를 몰아내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진짜’ 주먹이 온다… 미들급 거물 맞짱

    ‘진짜’ 주먹이 온다… 미들급 거물 맞짱

    ‘고려인 후손’ 골로프킨 무패 행진 중 알바레스, 353라운드 뛰며 1패 그쳐 ‘가짜 주먹 대결은 가라. 진짜가 온다.’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 나서는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가 들려주고픈 얘기일지 모른다. 3주 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코너 맥그레거(29·아일랜드)가 맞붙은 바로 그곳에서다. 2만장의 입장권은 진작에 매진됐다. 반면 메이웨더-맥그레거 대결은 매진에 실패했지만 페이퍼뷰 가입 450만명을 돌파했다. TV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하는 복싱 승부로 꼽힌다는 의미도 있다. 전문지 ‘링’(Ring)은 둘을 미들급 최고의 복서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체급과 무관하게 랭킹을 매기는 파운드 포 파운드 2위가 골로프킨, 7위가 알바레스다. 골로프킨은 지난 3월 대니얼 제이컵스를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무패 행진을 벌였다. 알바레스를 꺾고 19차 방어에 성공하면 버나드 홉킨스가 1995~2005년 작성한 같은 체급 최다 방어 기록(20차)에 하나 차이로 다가선다. 외조부 세르게이 박이 고려인인 골로프킨은 맞더라도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가 상대를 무너뜨린다. 기량에 견줘 대중에게 늦게 알려진 것은 아마추어 때부터 압도적인 실력을 경험한 복서들이 그와의 대결을 피했기 때문이다. 알바레스는 지금까지 골로프킨의 상대 가운데 가장 세다. 골로프킨보다 여덟 살이나 적지만 경험은 더 많다. 프로에서 골로프킨(172라운드)보다 많은 353라운드를 소화했다. 2013년 주니어미들급 세계타이틀전에서 메이웨더에게 판정패한 게 유일한 패배다. 그만치 약점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듣는다. 스피드, 파워, 노련미까지 갖춘 인파이터로 카운터펀치가 일품이다. 골로프킨이 전·현 챔피언들과 다섯 차례 맞붙은 데 견줘 알바레스는 12번이나 대결했다. 대결이 성사되기까지 2년이 필요했다. 미국 ESPN은 “골로프킨이 제이컵스를 꺾었지만 이전보다 약해 보였다”며 “그동안 골로프킨과의 대결을 피해 왔던 알바레스가 지금을 적기로 여겼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알바레스의 프로모터인 오스카 델라 호야는 ‘KO 아티스트’ 알바레스가 ‘괴물’ 골로프킨과 “8회나 9회 지옥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추신수 3타수 무안타…연속 안타 행진 멈춰, 텍사스는 3연패

    추신수 3타수 무안타…연속 안타 행진 멈춰, 텍사스는 3연패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15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추신수가 이어가던 연속 안타 행진도 4경기에서 멈췄다.추신수는 이날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17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경기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8회초에 교체됐다. 시즌 타율은 0.265에서 0.263(501타수 132안타)로 떨어졌다. 추신수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애틀의 우완 선발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7구째 싱커를 공략했지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2로 뒤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1-9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추신수는 8회초 수비 때 재러드 호잉으로 교체돼 11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시작한 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텍사스는 4-10으로 패해 3연패에 빠졌다. 72승 7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인 텍사스는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더 떨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회고록 낸 힐러리 “성차별, 대선에 영향줬다”

    회고록 낸 힐러리 “성차별, 대선에 영향줬다”

    “트럼프는 수백만명의 백인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향수를 자극하고 그들의 불만을 다루는 데 성공했다. (내가 패배한 원인으로는) 뭐든 탓할 수 있겠지만 내가 바로 후보였고 결국 모든 건 나의 결정이었다. 다만 할 말은 해야겠다. 지난 대선에서 분명히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가 역할을 했다.”힐러리 클린턴(70) 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가 12일(현지시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책에서 클린턴은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겪은 상처와 치유 과정, 원인 분석을 담아냈다. 클린턴은 대선 당시 트럼프를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를 거론하며 “트럼프는 미국과 전 세계의 당면 위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완벽한 ‘트로이 목마’”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트럼프가 골프, 트위터, 케이블뉴스에 쓴 시간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싶다”고 적었다. 또 지난해 10월 대선 후보 토론회 당시 트럼프가 자신의 뒤에서 서성거린 것을 언급하면서 ‘크립’(creep·변태처럼 징그러운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클린턴이 지난 대선에 출마 선언을 한 것은 2015년 4월이지만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부터 2014년에 걸쳐 자신의 대선 출마를 종용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오바마는 내가 우리(민주당)의 진전을 이어 나갈 최선의 카드라는 믿음을 줬다”면서 “그가 조 바이든 부통령을 끔찍이 아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지지하겠다고 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민주당 경선 경쟁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그가 나를 공격함으로써 본선에서 진보 진영을 하나로 묶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트럼프가 ‘거짓말쟁이 힐러리’ 캠페인을 펼치는 데 길을 열어 줬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클린턴은 충격적 결과가 나온 대선 당일 밤 상황에 대해서는 “난 마치 지난 10년 동안 한잠도 자지 않은 것처럼 엄청난 피로감을 느꼈다“면서 “빌이 내 손을 잡았고 우리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했다”고 묘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의 회고록을 염두에 둔 듯 이날 트위터에서 “나에 관한 책과 기사를 쓰는 이들을 보는 것은 흥미롭지만, 그들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가짜뉴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힐러리, 대선 회고록서 “트럼프, 변태 같았다”

    힐러리, 대선 회고록서 “트럼프, 변태 같았다”

    미국의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12일(현지시간)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를 출간했다.회고록에는 워싱턴 주류와는 거리가 동떨어진 ‘아웃사이더’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후 겪은 상처와 치유 과정이 담겨 있다. 클린턴은 “내가 경험한 가장 강렬한 삶의 2년 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판 판세에 찬물을 끼얹은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롯해 치열한 당내 경선을 벌인 버니 샌더스, 그리고 트럼프를 향해선 비판과 원망을 원색적으로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완벽한 트로이 목마’라고 규정하면서 그가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가끔은 ‘트럼프가 골프, 트위터, 케이블뉴스에 쓴 시간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가 지난해 10월 대선후보 토론회 당시 답변하는 클린턴 뒤를 왔다 갔다 하며 서성댄 것을 언급하면서도 그를 “크립(creep·변태처럼 징그러운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클린턴의 회고록은 출간되자마자 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시 2골 1도움, 무뎌졌다는 바르샤 창 유벤투스 방패 꿰뚫다

    메시 2골 1도움, 무뎌졌다는 바르샤 창 유벤투스 방패 꿰뚫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2골 1도움으로 3-0 대승을 이끌었다. 메시는 13일 캄프 누로 불러 들인 유벤투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두 골을 넣어 자신의 통산 유럽클럽 대항전 기록을 120경기 출전에 99골로 채웠다. 메시의 날카로운 왼발에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2016~17시즌 대회 4강 원정 1차전에서 유벤투스에게 당한 0-3 패배를 고스란히 되갚아줬다. 유벤투스로선 마르키시오, 케디라, 키엘리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이 그대로 드러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허리 싸움에서 밀려났고 중원에서의 패스 미스가 여러 차례 위기로 이어졌다. 전반 내내 창과 방패의 모순은 풀릴줄 몰랐다. 유벤투스는 강한 압박으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전방부터 차단했고, 바르셀로나는 볼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전반 8분 유벤투스 디발라의 왼발 슈팅은 바르셀로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부폰은 전반 20분 수아레스의 위협적인 슈팅을 간신히 쳐냈다. 바르셀로나 뎀벨레는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의 패스 미스를 낚아채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메시는 전반 45분 수아레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아 세 수비수가 달려드는 빈 공간을 파고들어 득달같이 왼발 슈팅을 때려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았다. 그는 후반 6분에도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와 추가 골을 따내지 못했다. 오히려 3분 뒤 자신에게 파울을 한 프야니치에게 경고를 주어야 한다고 주심에게 요구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12분 2-0으로 달아났다. 메시가 상대의 패스 미스를 잡아 오른쪽을 파고들어 슈팅한 것을 유벤투스 수비수가 서둘러 걷어낸 것을 라키티치가 골대 앞에서 잡아 왼발로 차분하게 차 넣었다. 메시는 후반 24분 역습 상황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상대 패스를 차단한 뒤 빠르게 치고 나간 뒤 왼발 슈팅으로 유벤투스 골문의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광저우, 승부차기 접전 끝에 AFC 챔스 4강 상하이에 양보

    광저우, 승부차기 접전 끝에 AFC 챔스 4강 상하이에 양보

    광저우 헝다가 120분 혈투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상하이 상강에 4강행을 양보하고 말았다. 광저우 헝다는 지난 12일 밤 톈허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상하이 상강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지만 1, 2차전 합계 4-4가 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졌다. 광저우는 연장까지 해트트릭을 기록한 첫 키커 리카르도 굴라트의 킥이 골대를 맞고 나와 눈물을 삼켰다. 신태용호 1기의 주장이었던 광저우 수비수 김영권은 120분 풀타임 활약을 펼쳤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적어도 다섯 골 차 승리가 필요했던 광저우는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 붙였다. 알란 카르발류가 전반 21분 선제골로 포문을 연 뒤 전반 35분 장린펑의 도움을 받아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그 뒤 상하이의 탄탄한 수비 때문에 세 번째 득점에 어려움을 겪던 광저우는 굴라트가 후반 38분 카르발류의 도움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연장으로 가기 위해 한 골이 필요했던 광저우는 후반 종료 직전 굴라트가 극적으로 중간 합계 4-4 균형을 만들었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 전반 7분 상하이의 왕자제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려 광저우에 기회가 넘어왔다. 하지만 상하이는 오히려 연장 후반 5분 헐크의 왼발 프리킥으로 광저우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광저우는 연장 후반 13분 카르발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굴라트가 성공하며 다시 원점으로 만들었다. 상하이는 왕센차오마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추격할 동력을 스스로 꺼버렸다. 이어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굴라트의 첫 킥 실축 이후 두 팀 모든 키커들이 성공한 뒤 상하이의 마지막 키커 유하이가 성공해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한편 동아시아의 다른 8강 1차전을 3-1로 이긴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는 13일 오후 7시 30분 사이타마 스타디움을 찾아 우라와 레즈(일본)와 2차전을 치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카슈미르 영토분쟁…核실험쇼 치킨게임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카슈미르 영토분쟁…核실험쇼 치킨게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지난 6월 2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인도 정상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회담에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진정한 친구’라며 치켜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직접 ‘레드 카펫’ 의전으로 극진히 맞았다. 모디 총리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을 와락 껴안으며 “당신과 가족을 초청하고 싶다”며 친밀감을 드러냈다.●남아시아, ‘적의 적’은 친구 이는 단순한 쇼맨십이 아니었다. 회담에서 양국이 특히 군사협력 부문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C17 군용 수송기 인도 판매를 승인했으며 미 행정부는 인도양의 감시 활동을 돕기 위한 미국산 비무장 무인기 ‘가디언’ 22대를 인도에 판매하기로 했다. 총 24억 달러(약 2조 7000억원) 규모다. 앞서 4월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인도를 방문, 마노하르 파리카르 국방장관과 만나 군수지원협정 체결에 합의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비슷한 시기,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남다른 관계를 과시했다. 지난 3월 21일 중국은 파키스탄의 서남부 발루치스탄주 허브시에서 중국·파키스탄 합작 석탄발전소 건설 기공식을 가졌다. 이틀 뒤 수도 이슬라바드에서 열린 국경일 열병식에선 중국군 3군 의장대 참여와 함께 중국제 전투기들을 선보였다. 맘눈 후사인 파키스탄 대통령은 중국군의 열병식 참가를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신냉전 시대, 남아시아 지역을 두고 미국과 중국은 ‘적의 적’을 친구로 삼는 방식으로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중국과 영토분쟁으로 오랜 갈등을 빚어 온 인도는 남아시아에서 중국을 위협하는 가장 큰 세력이다. 인도는 ‘숙적’ 파키스탄과도 종교분쟁으로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 미국은 남아시아에서 패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굴기를 인도를 통해 견제해 이 지역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적의 적’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미국과 인도, 중국과 파키스탄. 이 밀월관계의 속내는 무엇일까. 복잡한 관계의 뿌리는 인도·중국 간 영토분쟁이 촉발된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시절, 영국은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청나라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접경 지역에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그었다. 이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는 여전히 이 라인을 국경선으로 봤고, 중국은 영국 침략 이전의 전통적 경계선을 국경선으로 주장하면서 양국은 마찰을 빚었다. 이 와중에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1959년 중국 공산당 정권의 종교탄압과 말살 정책에 반발하면서 인도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수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와 중국의 갈등은 더욱 증폭됐고, 양국은 마침내 1962년 10월 카슈미르 동쪽 지역(아크사이친), 아루나찰프라데시에서 국경선을 놓고 한 달간 전쟁까지 치렀다. 중국은 이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아크사이친의 실효 지배를 얻어냈지만 여전히 국경선을 확정짓지 못해 언제든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인도는 파키스탄과 카슈미르 지역을 두고 세 차례나 전면전을 펼쳤다. 카슈미르는 한반도 면적과 비슷한 크기의 고원지대로 인도 북부 잠무 카슈미르주, 파키스탄 동부 길기트 발티스탄주와 아자드 카슈미르 주, 그리고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지역인 아크사이친으로 이뤄져 있다. 원래 한 나라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쪼개졌다. 이후 카슈미르에선 인도로부터의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활동이 이어졌다. 카슈미르는 힌두교 인구가 국민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인구가 과반인 곳이다. 이 카슈미르를 두고 양국은 1949~1971년 1~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분쟁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앙금만 깊어졌다. 중국·인도, 인도·파키스탄 사이의 상호 갈등과 불신은 이 지역 핵 경쟁으로 이어졌다. 1964년 첫 핵실험을 한 중국이 ‘공인 핵보유국’ 지위를 얻자 이에 자극받은 인도는 1974년 핵실험을 단행하며 핵보유로 나아갔다. 인도와 ‘숙적 관계’인 파키스탄은 1998년 핵실험을 하면서 인도와 더불어 ‘비공인 핵클럽’의 일원이 되었다. 세 나라가 연쇄적으로 핵보유국이 된 것이다. ●인도vs파키스탄-中vs인도 영토 분쟁 미국과 소련이 패권 대결을 펼쳤던 과거 냉전 시기 인도는 소련과 가까운 나라였다. 소련과 ‘인도의 적’인 중국이 공산권의 맹주 자리를 두고 다퉈 왔고 사상노선 갈등으로 대규모 국경분쟁이 벌어진 이후에는 사실상 적국으로 지내 왔기 때문이다. 인도가 1998년 5월 5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전 세계로부터 핵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미국 등으로부터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던 이유도 냉전 당시 소련과 가까웠던 인도에 대한 서방의 견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하고 인도의 전략적 가치는 급상승했다. 특히 중국이 부상하자 미국은 인도에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2001년 미국은 인도와 전략적 동맹관계 수립에 합의했으며 2008년에는 원자력 협력협정에 서명했다. 당시 미국은 인도의 원자력 시설을 핵폭탄을 제조하는 군사용과 발전 등에 이용하는 평화적 시설로 분류했다. 원자력 시설 22개 중 14개를 평화적 시설로 분류하고 이에 대해서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를 받도록 했다. 인도가 서방으로부터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후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인도에 미국의 동맹이나 가장 가까운 우방처럼 핵심 방산기술에 대한 공유와 접근이 가능한 ‘주요 국방 파트너’ 지위를 부여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고 올해 트럼프 정부는 양국 국방·외교 장관들 간의 새 대화 채널을 수립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은 파키스탄과 손을 잡았다. 중국은 미국의 후원하에 중국의 남쪽 국경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인도를 견제하려면 파키스탄과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파키스탄은 9·11테러 직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했다. 하지만 2011년 파키스탄 영토 안에 은신해 있던 오사마 빈라덴을 미국이 파키스탄 정부를 따돌린 채 사살하고 사후 통보만 한 사건으로 인해 미국과의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인도 “파키스탄·중과 전쟁 대비해야” 중국은 이 틈을 파고들어 노골적으로 파키스탄 편을 들었고, 양국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2011년 5월 중국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매번 어려운 상황마다 파키스탄을 지지해 주는 중국에 감사한다. 중국은 진실한 친구이자 오랜 세월을 통해 입증된 전천후 친구”라고 말하며 미국에 잽을 날렸다. 이 지역의 긴장은 최근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 6월부터 중국·인도·부탄 3국이 접경하고 있는 둥랑에서 중국군이 인도 국경 방향으로 도로를 낸 데 반발한 인도가 무장 군인 등을 투입해 공사 진행을 막으면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라와트 인도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6일 중국을 ‘북쪽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오랜 앙숙인 파키스탄뿐 아니라 중국과의 전쟁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지난달 16일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향상하기 위해 외교·국방 장관이 참여하는 2+2회의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 같은 압박은 파키스탄을 중국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 중국 공군은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파키스탄 공군과 중국 내 상공에서 올해 여섯 번째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문제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이 지역의 핵 경쟁이 점점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른다는 점이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은 한 국가가 새 미사일을 개발하면 다른 국가가 이를 무력화하는 다른 미사일로 맞대응하는 ‘장군 멍군식’ 핵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핵병기 경쟁을 둘러싼 우려가 남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노르웨이 총선, 연립여당 승리…경기호조로 막판 역전

    노르웨이 총선, 연립여당 승리…경기호조로 막판 역전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된 노르웨이 총선에서 현 집권세력인 보수당을 주축으로 한 연립여당이 승리했다.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당과 기독민주당, 자유당의 우파·중도 연립여당은 전체 169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88석을,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녹색당, 중앙당, 사회주의좌파당의 좌파·중도 연립정당은 81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승리, 집권에 성공한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는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연립여당은 과반 의석을 지키는 것은 성공했지만 의석수는 총선 전 96석보다 줄어들었다. 솔베르그 총리는 이날 자정을 조금 넘긴 뒤 연설에 나서 총선 승리를 선언했고, 지지자들은 “4년 더”를 외쳤다. 노동당의 요나스 가르 스토르 대표는 이보다 앞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더 좋은 결과를 바랐지만 결과를 숨길 필요는 없다”며 사실상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현 집권 연립여당이 총선 승리로 노르웨이의 감세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립여당은 그동안 산유국인 노르웨이 경제가 저유가로 인해 어려움에 부닥치자 과감한 감세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추진해왔고 총선 유세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이를 계속 추진할 방침임을 내세워왔다. 반면에 노동당은 선거에서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복지 재정을 늘리기 위해 감세정책을 대폭 축소할 것을 공약했다. 당초 이번 선거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수당과 노동당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집권여당인 보수당을 앞서가며 4년만에 정권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도 연립여당이 막판 뒤집기를 통해 재집권에 성공한 것은 올해 상반기 들어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하고, 지난 6월 실업률이 4.3%로 떨어지는 등 경기가 좋아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보수당의 지지도가 다시 올라가는 등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립여당은 그러나 지난 4년간 감세정책으로 인해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1조 달러 이상 감소했다는 점은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의 총선 승리로 노르웨이의 소극적인 난민정책도 계속될 전망이다. 보수당과 연정을 이어가기로 한 진보당은 반(反)이민정책을 내세우며 난민 수용에 비판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 1972년과 1994년 EU 가입 국민투표가 부결된 노르웨이에선 그동안 EU 문제가 선거에서 부각되지 않았지만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일각에서 EU와의 관계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현재 유럽경제자유지역(EEA)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가졌지만, EU의 각종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EU의 규정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청용 백패스 패배 하루 만에 드 보어 팰리스 감독 전격 해임

    이청용 백패스 패배 하루 만에 드 보어 팰리스 감독 전격 해임

    정말로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의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가 프랭크 드 보어(47·네덜란드) 감독의 해임을 불러온 것일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크리스털 팰리스가 지휘봉을 잡은 지 77일 만이며 시즌 다섯 경기 만인 11일, 드 보어 감독을 해임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구단은 로이 호지슨 전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특히 이번 해임 조치는 이청용의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로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를 0-1로 패배한 지 하루도 안돼 이뤄져 이청용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구단은 성명을 통해 “프랭크의 헌신과 노고에 대해 감사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네덜란드 프로축구 아약스를 지휘해 4년 연속 에레디비지에 우승으로 이끌었던 드 보어는 지난 시즌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던 샘 앨러다이스의 뒤를 이어 올 여름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크리스털팰리스 재임 기간 유일한 승리는 입스위치 타운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경기에서 거뒀다.그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프로축구 인터 밀란의 감독에서 해임됐을 때도 85일 밖에 재임하지 않아 두 차례 합쳐 162일 만에 해임됐다. 그는 아약스 시절 124승45무18패로 승률 66.31%를 기록했으나 인터 밀란 시절에는 4승2무5패로 승률 36.36%, 크리스털팰리스에서 4연패하며 0%로 곤두박질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도 그는 가장 적은 리그 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감독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그의 뒤를 이어 2006년 레스 리드(찰턴)가 7경기 40일 만, 지난해 밥 브래들리(스완지)가 11경기 84일 만, 2000년 크리스 허칭스(브래드퍼드)가 12경기 141일 만, 2013년 파올로 디 카니오(선덜랜드)가 12경기 175일 만에 해임돼 뒤를 이었다. 크리스털팰리스는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인 구단의 대표 격이었다. 호지슨 감독이 제 계약을 맺으면 6년 동안 7번째 감독이 될 정도다. 스티브 패리시 구단 회장은 전날 경기를 마친 뒤 “끔찍한 시즌 출발이지만 우리는 함께 뭉쳐야 한다. 축구 팀이 여러 경기를 내주는 일은 늘상 있는 일이다. 난 클럽에서 이 모든 상황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을 감싸야 한다”며 “우리와 번리 가운데 누가 더 나은 스쿼드를 갖췄나? 우리는 지난 시즌을 11위로 마쳤을 때보다 현재 더 스쿼드가 약해졌다. 내게 운은 끝났지만 난 이런 상황에서 절대 달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터라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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