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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사랑과 격려로 하는 교육개혁

    며칠 전 미국에 사는 초등학생 조카가 방학을 맞아 서울에 와서는 “우수 학생으로 뽑혀 클린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고 자랑한 일이있었다.그 조카는 아주 우수한 학생도 아니고 또 미국에서는 그 상이 별로큰 것이 아니란 사실도 알고 있었으나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8년 전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 문제점,해결책에 대해많은 생각을 하던 차에 접한 소식이었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필자는 중·고교 시절 내내 뭔가에 ^^기는 듯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냈다. 지금 돌이켜보면 공부를 못했거나 특별히 사회성이 부족해 그랬다기 보다는부모님을 흡족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것 같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어린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여 사회가 원하는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교육하기 보다는 대학이 세워놓은 기준에 맞는 학생을 고르기위한 입시 위주의 제한적인 제도라 생각한다.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식을 사랑과 격려로 그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보다는 자식 중에 좀더 똑똑하게태어난자식을 고르려는 부모의 마음과 같은 것이다.이것은 문제아 자녀를키우는 것과 같으며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패륜적 범죄의 유형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이 잔혹하게 되는 원인이다.이것이 우리가 어린 자녀들을 사랑과 격려로 교육해야 하는 이유이며 교육개혁의 방향이 이러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사랑과 격려에 기반을 둔 교육개혁은 어떠한 모습일까.첫째 우리청소년을 쉽게 평가해서는 안된다.가능성이 무궁한 청소년들을 18세라는 제한적 시기에 ‘수능’이라는 편협한 기준을 적용해 평가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평가 기준이 무엇이든 예컨대 16세부터 19세까지에서 ‘수능’을 치르게해 그중 제일 좋은 점수를 쳐주는 제도를 채택할 순 없을까.또 수능의 종류를 사회 특기자 수능 등과 같이 가중치를 다양하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수능시험의 종류를 구분할 수는 없을까.우리 자녀들의 고유한 재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게 하기 위해 그들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이같은 평가를 평가하는 기관에서 점수에 허용 공차를 두어 기관마다 다른 평가 기준을 채택할 수는 없을까.우리 사회를 실수가 용인되는 풍토로 바꿀 순 없을까.어린 아이는 실수를 하는 법이다.이것을 인정하고 이까지도 평가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대학의 고착된 서열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대학의 고착된 서열 경쟁을 불허해야 한다,서열 경쟁은 맹목적인 수능성적의 피라미드를 향해 돌진하다 상처받는 어린이를 양산하는 시스템이기때문이다.청소년들이 마음껏 공부하여 자신을 연마하고 가능성을 발견할 수있게 하기 위하여 대학의 경쟁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우선 국립대의 등록금을 사립대와 같게 만들어야 한다.또 재능이 뛰어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국립장학금을 만들 수는 없을까.이 방법은 가장 우수한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대와 생존을 위하여 몸부림치는 사립대와의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이다. 또 우리 어린이를 다양하게 특성화된 대학에 들어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며,그것만이 그런 대학에 들어간 우리 자녀의 재능을 인정하는 부모의 마음인것이다.그후에 그런 학생에게 대통령이 쓴 사랑과 격려의 편지를 줄 수는 없는 것일까. 필자가 방황하던 젊은 시절에 대통령의 격려 편지를 받았다면 좀더 훌륭한과학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허무한 상상을 하며,이제 우리 자녀의 무한한 재능을 고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이 진정으로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서윤호 울산대교수·산업공학
  • [대한시론] 건강한 정신풍토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눈앞에 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은 너무나 어수선하다. 어떻게 이 사회가 이렇게 황량해졌을까.매스컴을 통하여 나날이 보도되는참사들은 우리 모두를 당혹케 한다. ‘돈을 마음껏 써 보기 위해’ 여러 생명을 살해한 젊은이,부모를 살해하고토막내어 쓰레기통에 버린 패륜아,새나라 건설을 힘있게 약속했던 젊은 ‘선량’들의 실망스런 모습 등등…. ‘제2건국’과 남북평화 공존의 새 여명을 바라보는 오늘 우리사회의 모습이 왜 이렇게 개탄스러울까?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단답은 없다.오늘의 역사현상은 이 때까지 누적되어온다차원적 원인들이 상호 작용하여 만든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포괄적으로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정신풍토가 병들어가고 있는데 그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진단된다. 사람은 자연풍토 속에서 육체적 삶을 영위하지만 더 깊은 차원에서 살펴보면 정신풍토의 영향하에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사람은 산수(山水) 등의 자연환경과 기후의 영향에 못지 않은 정신적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한시도 떠나서 살 수가 없는 것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물질이라는 수단을 갖고 자기 정신을 구상화한다.문자,예술작품,문학작품,심지어 사회제도,정치조직 등 삶의 모든 것이 정신이 외형화된 형태이다. 그러나 사람의 정신은 선과 악의 양면성이 있다.아름다움을 창조하려는 충동이 있는가 하면 극단적 이기심,권력욕,명예욕 등이 사회발전을 저해할 수있다. 그러면 이렇게 다양한 인간의 충동들-곧 선하고도 악하며,이타적이면서도이기적이고,합리적이면서도 불합리하고,인정이 있으면서도 잔인한 욕구로 가득찬-을 보다 건전한 풍토로 이끌어야 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이 질문의 해답은 극히 간단하다.즉 한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이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 정신풍토가 정화한다. 그러나 지난날 우리의 지도층이 그 반대의 길을 걸어온 결과가 오늘날 돈을위해 사람들의 생명을 무참하게 해치고 자기 부모를 살해하는 젊은이들을길러낸 것이 아닌가? 지도자란 권력과 금력을 가진 사람들만을 지칭하지 않는다.그 수에 관계없이 사람들에게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가정에서의 아버지,어머니,학교에서의 선생,직장의 장,교회의 당회원,예술가 등등…. 그러고 보면 40여년간 교단에서 제자들을 가르쳐온 나의 책임은 더욱 크다는 사실을 실감한다.지난 40년간의 교직 생활에서 키워온 제자들이 이제 우리 사회의 주도세력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교사로서의 나의 모습이 과연그들 마음에 표본으로 비춰졌을까?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의 수단이 아니다.그것은 미래사회를 이끄는 인재-바른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있다.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정신풍토가이지경이 된 가장 근본 책임은 나와 같은 교직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제 남과 북의 만남과 통일의 여명을 기원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북한체제의 비인간성을 힐난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를 대오(大悟)하여야 할 것이다.나 스스로가 일일삼성(一日三省)하는 반성이 있어야겠다. 이스라엘의 선지자 아모스가 부르짖었던 것과 같이 ‘정의가 하수(河水)와같이 흐르는’ 정신풍토를 우리가 조성할 때만이 그 위에 통일 조국이건립되는 역사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李 元 卨 기독교학교연맹
  • 이도학교수 신간 ‘궁예 견훤 왕건과 열정의 시대’서 강조

    궁예는 패륜아가 아니다.그는 도탄에 빠진 백성에게 미륵불의 도래를 예고하며 현세에 이상향을 이루려고 한 급진 개혁주의자이다. 진훤(견훤)은 역사의 패자(敗者)다.그렇다고 해서 용렬하거나 무능하지는 않았다.그도 왕건처럼 연호를 사용했고 대왕을 칭했다.다만 승부에서 졌을 뿐이다. 왕건은 물론 한반도 재통일을 이룰만큼 걸출한 위인이다.그렇지만 그를 성인(聖人)처럼 미화한 것은 역사가 이긴 자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백제 고대국가 연구’‘새로 쓰는 백제사’등 백제사 관련 역저들을 잇따라 발표해온 이도학교수(국립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관리학과)가 이번에는 후삼국사를 정리했다.최근 발간한 역사교양서 ‘궁예 진훤 왕건과 열정의시대’(김영사)가 그것. 후삼국시대는 우리 역사연구에서 가장 소외된 시기였다.그동안에는 통일신라의 종말 또는 고려의 탄생과 얽혀 부수적으로 언급될 뿐이었다.따라서 이교수의 이번 저서는,논문의 정밀한 틀을 벗어났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첫 역사서란 점에서 가치가 높다.게다가 TV드라마와 각종 소설류 발간으로 ‘왕건 붐’이 일어난 가운데 대중에게 그 시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을 만하다. 이교수는 후삼국 시기를 “우리나라 역사상 단연 박진감 넘치고 생기 가득찼던 시대”라고 꼽는다.그 까닭은 “천년왕국 신라를 지탱하던 골품제의 사슬이 끊겨 신분이나 혈통이 아닌 능력이 중시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따라서 “민족의 에너지와 개인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산한,그래서 궁예 진훤 왕건이라는 걸출한 영웅 3명이 역사의 전면에 선 시대”라고 강조한다. 이교수는 세 영웅의 삶의 궤적을 섞어짜가며 후삼국사를 재구성한다. 신라 왕자로 태어난 궁예는 승려로 떠돌며 민초들의 곤궁한 삶을 체험한다. 그는 지방호족들의 수탈로부터 농민해방을 선포했고 기존 불교의 폐해를 통렬하게 비판했다.그는 하층 농민들에게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궁예와자웅을 겨룬 진훤은 경북 문경의 농민 출신.군인의 길을 택한 그는 전남 순천만(灣)에서 근무하며 해적소탕에 발군의 공을 세워 기반을 닦았다.이 시기 그는 순천만을 통해 오가는 당나라 무역선,유학생·유학승에게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운다. 한때 통일신라 영토의 3분지2를 차지한 궁예가 결국 왕건에게 쫓겨난 원인은 무엇일까?궁예는 처음 ‘고구려 부흥’을 내세웠으나 세력이 확대되자 백제와 신라계까지 포용하려고 했다.또 저항세력에게는 피의 숙청을 단행했는데 이같은 일들이 황해도와 경기도 북부의 옛 고구려 출신 호족들을 불안케 했다.이들이왕건을 중심으로 뭉쳐 반기를 들었다는 게 이교수의 해석이다. 이밖에 ▲왕건과 진훤이 황제(또는 대왕)를 칭했다▲통일신라는 알려진 것보다 통합이 덜 된 상태였다▲왕건은 신라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등 새 주장이 많이 담겨 있다.아울러 이 시기와 관련한 갖가지 편견에 대해서도 예리한 칼날을 들이댔다. 딱딱한 논문 형식을 벗어나 때로는 소설처럼,역사기행처럼 자유롭게 풀어쓴이 글은 그러나 문헌과 고고학의 탄탄한 토대 위에서 서술됐다.지은이가 직접 찍어 수록한 현장사진들은 세련되지는 않되 그의 부지런함을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하다. 이용원기자 ywyi@
  • 부모 토막살해 패륜아들 영장

    과천 부모 토막 살인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과천경찰서는 25일 이 사건 용의자인 이은석씨(24)에 대해 존속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새벽 과천시 홍촌천에서 숨진 이모씨(60)부부의 머리부분과 서울 명동 P호텔 인근 빈 창고 폐품더미에서 남자의 몸통부분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씨가 아버지를 11토막,어머니는 10토막으로 잘라 집 부근 공터와서울 등지에 버렸다는 진술에 따라 아직 찾지 못한 9토막의 사체 수색을 위해 형사대를 한강다리,동작전철역,과천 경마장 전철역 등에 급파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범행 후 어머니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내 변기 속에넣은 뒤 아버지 머리와 함께 검은색 비닐가방에 넣어 밤중에 홍촌천에 내다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나머지 부분은 자신이 직접 손에 들고 전철을 이용,서울 동작전철역 등지에 숨겨놓고 다시 전철을 타고 귀가하는 대담성을 보였다.이씨는 특히 어머니,아버지를 잇따라 살해한 뒤 사체를 목욕탕으로 옮겨놓고 전복죽까지 사먹어가며 토막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과천 김병철기자 kbchul@. *부모 토막살해범 문답 “잘못했다…죽고싶다”. 지난 21일 새벽 자신의 부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사체를 토막내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원 등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석씨(24)는 25일 경기도 과천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살해 동기는. 잘못했다(여러차례 반복). ◆지금 심정은. 죽고 싶을 뿐이다.부모라는 생각이 안 들고 내 인생을 해코지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군에서 전역한 뒤에도 부모들이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았다.예를 들어 고교 때 형에게는 따뜻한 도시락을 싸 주면서 나에게는 2,000원을 주며 ‘김밥을 사먹으라’고 한 적이 있다.군에 있을 때 남들은 이것저것 싸가지고 많이들 면회오는데 한 번도 면회를 안 왔다.오래 전부터 감정이 쌓였다. ◆왜 갑자기 이런 일을 저질렀나. 술을 마신 뒤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끝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되지 않나. 후회된다. ◆완전 범죄가 되리라 믿었나. 범행 뒤 이틀이 지날 때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외언내언] 이런 패륜

    기가 막힌다.대학생 아들이 잠든 부모를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가정의 달에일어났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기까지 했다.피의자는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면서 “평소 아버지는 나를 무시했고 어머니마저 머리가 나쁘다고 구박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한다.경찰이 피의자의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니 결과를 지켜보아야겠지만 도대체제정신으로 그런 엽기적인 패륜을 저지르고 그런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는가싶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도박으로 돈을 날리고도피유학에서 돌아온 철부지 오렌지족이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잔인하게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에 이어 대학교수가 역시 상속문제로 아버지를 죽이고,중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경악스러운 사건등이 지난 몇년 사이계속돼 왔다. 부모의 지나친 자식학대가 사회문제가 된지도 오래 됐다.범인이나 그 가족의 개별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건들이지만 우리 사회의 윤리와도덕성,그리고 가족관계가 붕괴되고 있는 징후들이다.이번 사건은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일류병,그리고 편애가 엄청난 비극을 불러 올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피의자는 직업군인인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고 엄격한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심리적으로억압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또 S대학에 입학하지 못해 구박을 받고 부모가 형만 감싸고 돈다는 소외감을 느껴 왔다 한다.이런 이유로부모를 살해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우리 가정을 한번 되돌아볼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중·고·대학생 환자들을 진료해 보면 ‘죽이고 싶다’는 말을 쉽게할 정도로 부모를 증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한 정신과 의사의 말은 우리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녀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기보다 일류대학 입학과 출세를 위한 경쟁에 내몰다 보니 자식은 부모의 참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비뚤어지는 경우가 많다.게다가 영화,텔레비전,컴퓨터와 같은 일방적인 의사소통 수단에만 매달려 인간적인 면대면(面對面)관계에 서툰 청소년들은 자기속에 갇혀 반사회적인 일탈행위를 거리낌없이 저지르기 쉽다. 우리 사회 지도층의 윤리·도덕적 파탄 또한 반인륜적 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존중 교육과 인성교육의 강화와 함께 범사회적인 도덕재무장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명문대생이 부모 토막살해

    명문대 휴학생이 부모가 엄격하게 대한다는 이유로 부모를 살해해 토막내고 유기한 희대의 패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과천경찰서는 24일 부모를 살해한 뒤 토막내 공원 쓰레기통에 버린이은석씨(24·서울 K대 1년 휴학)를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부모님이 어릴적부터 나를 멸시해왔고 최근엔 등록금을대주지 않아 신학기에 복학을 하지 못한 데 불만을 품어오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어이없는 범행동기를 털어났다. ■범행 이씨는 지난 21일 새벽 5시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자신의 집 안방에서 양주 1병을 마신 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옆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 황모씨(50)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건넌방에서 자고 있던 아버지 이모씨(60)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이어 시신을 칼과 줄톱으로 토막낸 뒤 22일과 23일 밤 집 안에 있던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아 인근 중앙공원 쓰레기통과 정부과천청사 옆 저수지,서울 명동 모호텔 쓰레기장 등에 나눠 버렸다. ■시신 발견 이날 아침 7시30분쯤 중앙공원 쓰레기통에서 환경미화원 이모씨(57)가 쓰레기봉투 등 3개의 비닐봉투에 담겨 있는 이씨와 황씨 시신 일부를 발견,경찰에 신고했다.또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이 인근 갈현동 쓰레기소각장 내 쓰레기더미에서 역시 비닐봉투에 들어있는 손과 발 등 황씨 시신 일부를 추가로 발견했다. ■수사 경찰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남자 손부위에서 지문을 채취,숨진 남자가 인근 아파트에 사는 이씨임을 확인했다.경찰은 숨진 이씨 집을 찾아가 인터폰을 눌렀으나 집 안에 있던 이씨의 둘째아들 은석씨가 응답을 하지 않는것을 보고 의문점이 있다고 판단,경찰로 연행했다.이씨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 경찰이 피묻은 옷가지 등을 제시하고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것을 목격한 경비원의 진술을 바탕으로 추궁하자 범행일체를 자백했다. ■범인 주변과 살해동기 이씨는 명문 K대 산업공학과 1학년을 마친 뒤 공군에 입대,지난해 12월 전역했으며 내성적인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씨는경찰에서 “평소 아버지는 나를 무시했고 어머니마저 머리가 나쁘다고 구박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범행동기를 밝혔다. 이씨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이씨는 오랜 군대생활을 한 아버지(86년 중령 예편)의 군대식 가정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S대학을 가지 못한 것을꾸짖는 아버지에게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는 것. 경찰은 그러나 이씨의 범행이 극도로 잔인한 점 등으로 미뤄 이같은 요인만으로는 범행을 설명할 수 없어 이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발언대] 교권 확립위해 교사 스스로 본분지키기 중요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행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꾸지람하는 교사의 이빨을 부러뜨리고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등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기는 커녕패륜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우선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몸소 권위를 찾는게 급선무가 아닐까.꾸지람을하는 대신 쓰다듬어 주는 태도가 어렵기는 해도 소중한 것이다.“꾸중보다는칭찬이 많은 학교가 더 훌륭한 학교”라고 했다.“목사의 훌륭한 설교도 좋았지만 뒷문에 서서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등을 두드려 줄 때 1주일간의 피로가 싹 풀리더라”는 어느 기독교 신자의 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효심이 강한 아들이라도 아버지에게 뺨을 맞으면 동물적인 반감이난다”는 순자(荀子)의 가르침은 고금을 통하여 변함없는 상정(常情)이다. 체벌은 더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매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옳고,미워하면 모든 것이 그르게 보인다고 한다. 교직은 동서를 막론하고 성직(聖職)에 비유해 왔다.동양적 관념에서 교사에겐 가부장적 구실을 대신하고 남의 아이를 때리면서까지 가르칠 수 있는 권리가 있다.영국에선 국회의원에겐 인사를 하지 않아도 판사나 교사에겐 깍듯이 인사를 한다.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서도 스승에대한 존경심이 잘 드러나 있다.그것은 아벨 선생의 품위에서 비롯되지만 교사에 대한 시민의 태도도 각별했던 때문이다.시민의 존경심이 훌륭한 교사를만들어냈다고 할수 있으나 교사 스스로 본분을 얼마만큼 지키느냐는 것에서도 그 이유는 찾아낼 수 있다.교직을 돈벌이수단이나 생활의 방편으로 생각할 때는 짜증나기 마련이다. 시대변화와 더불어 “교사도 인간이다”라는 주장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교사에 대한 감각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그래도 교사는 스승이 아닌가.인간을가르치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유일한 스승인 것이다.이러한 확고한신념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스스로 교권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한다.자신에 대한 반성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학부모로부터신뢰와 존경을 받는 보람된 교직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송태현[전 순천고등학교장]
  • 人倫 팽개친 비정한 家長들

    아내와 아이를 살해해 암매장하거나 노모를 목졸라 숨지게 하는 등 패륜범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20일 아내와 아이를 불태워 숨지게 한 천모씨(34·운전기사)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천씨는 지난해 11월18일 오후 10시30분쯤 외출했다 귀가한 아내 전모씨(29)가 외도를 한다며 전씨와 아들(4),딸(8)의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모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양주경찰서는 또 지난해 11월 중순쯤 남편이 푸대접하고 딸이 심하게 운다는 이유로 생후 4개월 된 딸의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한 김모씨(29·여)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남양주경찰서는 이어 치매증세를 보이는 노모(71)를 목졸라 숨지게 한 박모씨(49·법무사·경기 남양주시 와부읍)를 긴급 체포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도 이날 내연의 관계인 30대 이혼녀,이혼녀의 아들 등 3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고모씨(24)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신청했다. 고씨는 지난달 4일 오후 1시쯤 3년 전부터 사귀어온 이혼녀 김모씨(35)로부터 빌린 돈1,900만원을 갚지 않으려고 김씨와 김씨의 아들 최모군(7)을 집으로 유인,목을 졸라 살해한 뒤 공범 박모씨(26·수배)와 함께 이들의 시신을 충남 홍성군 광천읍 강가와 충남 보령시 남곡리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이에 앞서 97년 10월에도 6,000만원이 든 통장을 갖고 가출했던 아내 김모씨(당시 22세)가 이혼을 요구하는 데 격분,목졸라 숨지게 한 뒤 홍성군 광천읍 강가에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창구기자 window2@
  • 虛舟·KT 탈당 안팎

    24일 한나라당을 떠난 김윤환(金潤煥)·이기택(李基澤)전고문은 신당 창당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견을 가진 두 사람은 이회창(李會昌)총재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냈다.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역구 출마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김윤환 전고문은 “패륜적 행동”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등의 말로 분기(憤氣)를 드러냈다.회견문 대부분이 이총재를 비난하는 문구였다.차분하고 낮은 톤으로 회견문을 읽어가던 김 전고문도 지난 정치인생을 회고하는 대목에선 목이 메이는 듯 했다. 김 전고문은 자민련내 TK인사들과의 연대가능성에 대해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지원과 관련,“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전대통령을 찾은 이유에 대해“내가 모신 대통령에 대한 예우차원”이라고 설명했다.김 전고문은 조만간노태우(盧泰愚)·전두환(全斗煥) 두 전직 대통령도 방문할 예정이다. 김 전고문과 동행했던 대구출신 서훈(徐勳)의원도 이날 즉석에서 탈당회견을 가졌다. ●이어 탈당회견을 가진 이기택 전고문도 “제왕적 야당총재” “정치초년생의 굶주린 권력욕” 등의 말로 이총재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이총재의 총재직 사퇴와 정계은퇴도 촉구했다. 이어 이 전고문은 “진정한 정치개혁을 위해 계보정치를 청산하겠다”면서민주동우회를 순수 사회단체로 전환할 뜻을 내비쳤다.이회창총재의 ‘야당분열’발언에 흥분한 듯 이 전고문은 “야당분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기자여러분이 증인되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영삼 전대통령의 지원여부와 관련,“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분인만큼 민주주의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할 것”이라며 지원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곧 김 전대통령을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준석기자
  • [외언내언] 만민공동회

    102년 전인 1898년 3월10일.서울 종로 보신각 앞 너른 마당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의관을 정제한 양반들에서부터 상민 천민에 이르기까지신분과 빈부를 가리지 않았다.그저 조선사람이면 됐고 아무나 나서서 나랏일을 말하는 자리였다.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른바 만민공동회(萬民共同會)였다. 이날 종로에 모인 사람들이 1만명이 넘었다하니 가히 그 열기를 알 만하다. 당시 서울인구가 17만명이었다.사회를 맡은 월남(月南,李商在선생의 호)은나랏일에 관해 할말이 있으면 누구나 말할 수 있다고 알렸다. 독립협회가 주관한 이날 공동회에서는 당시 제정 러시아의 침략야욕을 규탄하고 아관파천 후 러시아에 기울어 무력할 대로 무력해진 친러정부를 비판했다. 이틀 후 같은 장소에는 10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이날 공동회는 독립협회와 관련없이 순수한 민간인들의 자발적인 집회였다는 점에서 정부는 물론 서울에 나와있던 각국 외교관들에게도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던 모양이다. 3월19일자 주한 미국공사관이 워싱턴 정부에 보낸 보고서에서 당시의 알렌공사는 대규모 군중대회가 매우 훌륭하고 질서있게 진행됐다고 보고하면서한국민족과 민중의 급속한 성장에 경악을 금치 못했음을 술회했다. 만민공동회는 성공적이었다.한국민중의 힘에 놀란 러시아 정부는 부산 영도에 설치하려던 해군기지 계획을 취소하고 군사교관과 재정고문도 철수했다. 이 사태에 놀란 일본도 석탄고 기지를 스스로 대한제국에 반납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처음에는 충군한다,애국한다하여 그 뜻이 좋았으나 결국 패륜하고 난국함에 의구심이 생겼다”는 고종의 조칙에 따라 만민공동회는 금지되고 독립협회도 해산의 운명을 맞는다. 지난 16일 서울 명동 한빛은행 앞길에서 총선연대 주최의 ‘정치개혁을 위한 유권자 만민공동회’가 열렸다.미국의 랩음악인 ‘국민에게 힘을’이 연주되고 시민들의 열띤 ‘3분발언’이 이어졌다.한 시민은 선거개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정치권이 아니라 팔짱을 낀 채 방관하는 국민들의 냉소주의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총선연대는 만민공동회를 총선이 끝날 때까지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장소도 전국 40여곳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한세기 전의 만민공동회가 성공했듯이 이번 총선연대의 공동회가 성공적일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실천하는 힘을 가진 선각자들에 의해 조금씩 움직여 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있다. 임춘웅 논설위원
  • 사목연구회 ‘대희년 심포지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한국사목연구소(소장 김종수)가 2000년 대희년(大禧年)을 앞두고 최근 개최한 ‘한국천주교회사에 대한 대희년 심포지엄’에서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참회하고 반성하는 토론회를 가져 주목을 끌었다. 발제자들은 대표적인 잘못으로 ▲18세기 말 서양선박 요청사건 ▲제사금지에 따른 갈등 ▲민족 고유의 정서와 문화 무시 ▲민족운동에 대한 소극적 태도 ▲신사참배 허용 등을 꼽았다. 원주교구 교회사연구소의 여진천 신부는 “1796년과 1801년 천주교회 지도자들이 서양 선박과 병력을 요청하는 서한을 중국 베이징의 주교에게 보낸것은 서양 배와 군대가 오면 천주교에 대한 금령(禁令)이 풀려 선교의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신유박해(辛酉迫害)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또 인천가톨릭대의 최기복 교수는 “18세기 교황청의 제사금지 조처는 천주교를 패륜의 사교(邪敎)로 낙인 찍히게 했고 복음의 토착화를 더디게 하는장애로 작용했다”며 교회의 잘못을 인정했다. 가톨릭대 장동하 교수는 “개항기 선교사들이 민족 고유의 문화와 풍습 등을 야만시함에 따라 유교적 전통을 고수하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산 것은물론 지식인들의 반외세감정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남대 윤선자 교수는 “구한말과 일제시대에 천주교회가 민족운동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행태를 문제를 삼았고,한신대 강인철 교수도 “교회가 신사참배를 허용하고 태평양전쟁 참전을 독려한 것은 반민족적·반가톨릭적인 과오였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천주교 전래기에 교회와 사회가 충돌했던 것은 대부분교회가 당시의 민족사적 요구나 보편적인 가치를 외면한 채 맹목적인 신앙의 논리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호기자
  • [특별기고] 역사학계에 묻는다

    국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어느 서양인 교수가 ‘한국은 역사왜곡이 일상화된 사회’라고 비판한 글을 본 적이 있다.이러한 지적은 대단히 불쾌하고 모욕적인 것이지만 딱부러지게 반박할 수만도 없는 것이 우리의 실상이다.그가 말하는 ‘역사왜곡’의 상당 부분은 우리 역사학계의 지나친‘애국심’에서 비롯된다. 애국심에 넘치는 일부 역사 학자들이 우리 역사의 부끄러운 부분을 감추고,우리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며,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을 터무니 없이 미화하거나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행동은 얼핏 대단히 애국적인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진실이 아닌 것에서 역사의 교훈을 얻을 수 없으며,진실이 아닌 것에서 진정한 애국심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역사 왜곡은 결코 애국적인 것이 될 수 없다. 필자는 ‘이완용평전’을 쓰면서 이 서양인 교수의 지적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수없이 확인했다. 우리역사에서 이완용은 탐욕스럽고 패륜적이며 배은망덕한 인간 말종의 전형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가 술도 마실줄 모르고여자도 밝히지 않았으며 오로지 시문과 서예를 낙으로 삼은 전형적인 조선 선비의 풍모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덧칠 속에 가려져 왔다.또 그가 독립협회 전체 존속기간의 3분의 2이상 동안 위원장과 회장으로서 사실상 협회를 이끌었으며,학부대신으로서 이 땅에 최초로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했다는 사실 역시 우리 역사의어디에도 나타나 있지 않다. 결코 매국노 이완용의 알려지지 않은 애국활동을 들춰내 그를 찬양하자는것이 아니다.매국노라고 해서 ‘며느리와 사통했다느니,고종에게 양위를 강요하면서 칼을 들이댔다느니’하는 식의 저급하고 근거없는 풍문 수준으로그를 매도만하는 한 우리는 영원히 ‘이완용’이라는 매국노의 실체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의 애국활동은 애국활동대로,매국행위는 매국행위대로 사실대로 기록해야한다. 이런 가운데서 우리는 한 때의 애국자가 만고의 매국노로 전락하게 된그 비극적 과정과 배경, 변신의 논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작업을 통해서만이 제2의 이완용이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1895년 8월 20일(양력 10월 8일) 새벽 대원군이 일본 낭인들과 조선군 훈련대 군졸들을 이끌고 경복궁에 쳐들어와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대궐을 장악하자 학부대신 이완용은 그날로 정동의 미국공사관으로 피신한다.친러 배일파로서 민비편에 붙어있던 그는 대원군의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이른바 민비시해사건은 당시 조선주재 일본공사 미우라의 주도 아래 실행된 것이 사실이지만 사건의 주범은 명백히 대원군이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4일전 대원군은 자신의 마포 공덕리 별장 사랑으로 찾아온일본인 궁내부 고문관 오카모토 류노스케와 명성황후 시해와 관련한 4개항의각서에 자필로 서명했다.그리고 사건 당일 새벽 3시 대원군은 일본 낭인들과 조선군 훈련대 군졸들의 호위를 받으며 그의 별장을 떠나기에 앞서 자신의 거사이유를 밝히는 고유문을 발표하고 이를 서울 시내에 게시하게 했다.사건이 진행되는동안 그는 경복궁내 강령전에 머물며 난입자들이 명성황후를 시해했다는 보고까지 받았다. 대원군이 명성황후 시해의주범이라는 데는 당시 조선에 주재하고 있던 서구국가 외교사절들 사이에도 이론이 없었다.사실 명성황후 시해는 대원군과명성황후의 22년간에 걸친 이성을 잃은 권력투쟁의 종결편이라는 성격을 간과하고는 이해될 수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도 우리 역사학계는 명성황후 시해와 관련해 대원군의 역할은 쏙 빼버리고 일본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이런 식의 역사인식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나는 역사학계에 묻는다.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역사를 왜곡해서 쓰고 가르칠 것인가. 그것이 애국인가. 언제까지‘을사5적’이라는 비이성적인 역사용어를 사용할 것이며, 고종이 을사조약에 ‘끝까지’ 반대했다는 사실과 다른‘신화’를 만들어낼 것인가. 역사학계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분명히 답변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올바른 역사인식의 토대 위에서 건강한 민족사 창조를 위해. [尹德漢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윤덕한씨 첫 인물평전 펴내

    ‘친일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李完用·1858∼1926)의 평전이 출간됐다. 윤덕한씨(54·전 경향신문 정치2부장))가 쓴 ‘이완용 평전-애국과 매국의두 얼굴’이 바로 그것이다.(도서출판 중심 1만원). 윤씨는 “일본에서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에 관한 저술이 단행본만도무려 200여 종에 달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만고의 역적’이라고 욕하는이완용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서 한 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집필동기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집필을 개시한 직후 윤씨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고 말한다.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이완용의 모습이 윤씨 앞에 속속 나타났기 때문이다.이완용은 ‘을사오적’의 한 사람으로 매국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는 며느리와 간통을 할 정도의 패륜아도 아니었고 고종에게 칼을 들이댈 만큼 배은망덕한 인간도 아니었다.오히려 반대로 주색도 모르고 시문과서예를 낙으로 삼은 전형적인 조선조 선비였고 일제에 협력하면서도 조선왕실에 끝까지 충성을 바친 ‘충신’이었다는 것이다.윤씨는 특히 “이완용은 독립협회의 위원장·회장으로 활동하였고 학부대신 시절 의무교육제도를 처음으로 도입,법제화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 때 이토록 애국적이었던 인물이 왜,어떻게 해서 우리가 현재알고 있는 것처럼 만천하의 매국노로 전락하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 그가 결론적으로 발견한 이완용의 매국의 논리는 ‘대세상 어쩔수 없었다’는 ‘대세순응주의’다.좋은 집안 배경에다 뛰어난 머리로 공부를 잘 해서 일찍 출세한 그가 현실 속에서 만난 ‘종착점’은 당시 상황으로선 ‘친일’이 최선이라는 것이었다. 정운현기자 jwh59@
  • 굿모닝 새천년 패러다임을 바꾸자(8회)

    주간 기획 시리즈 ‘굿 모닝 새 천년’은 이번 8회부터 중간 타이틀을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바꾸자’에서 ‘기초부터 다지자’로 바꿔 13회까지 6차례 게재할 예정입니다.앞으로도 ‘이것을 이어 가자’는 등의 다양한 중간타이틀 아래 다가오는 2천년대를 준비하는 특집을 연말까지 이어 가게 됩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100년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한국과 일본 사이의 격차를 경제력의 차이만 두고 계산해서는 안된다.한국 사람들이 안으로 정말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밖으로는 당당히 세계를 주도해 나갈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도덕과 질서가 바로 잡히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인 이케하라 마모루(池原衛·64)씨는 지난해 12월 펴낸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한국인 비판’이란 책에서 ‘정말로 맞아 죽을 정도로’신랄하고 적나라하게 무도덕,무질서,탈법이 판을 치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자화상을 그려냈다. 아파트에서 아래층까지 들리도록 뛰어노는 어린이들,식당이든 지하철이든심지어 비행기 안에서까지 그칠 새 없이 이어지는 휴대폰 소리,난폭운전 등다반사로 벌어지는 우리의 일상이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입증한다는 이케하라씨의 주장은 우리 모두를 일깨우는 ‘고언(苦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사회학)는 이처럼 “남이 보지 않는다고 길거리에 휴지를 버리고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걱정돼 쓰레기매립장 건립을 무조건 반대하며 금품을 살포하더라도 선거에서 이기면 된다는 의식과 행동이 계속되는 한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은 이른바 이기적 천민주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민주적 시민의식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족주의”라고 진단했다.세상이 어떻게 되든 ‘나’ 또는 혈연·지연·학연에근거한 ‘우리’만 잘살면 된다는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배경좋고,출신좋고,연줄좋고,줄서기 잘하고,잘 갖다 바치면 어떤 경쟁에서도 이기는,이른바경쟁규칙의 위반이라는 부조리가 만연하면서 양보와 협동이라는 민주적 시민의식,공동체의식이 내동댕이 쳐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는 사회의 존립요건인 질서 유지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다.사회구성원 모두가 타인의 이익과 욕구를 나만의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며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사회다.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실마리는 거창한 ‘구호’의 절규에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나부터’ 기초적인 공중도덕을 하나라도 실천하는데서 찾아진다.‘사람다운 사회’는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선인(善人)’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일상의 생활에서 이웃이나 타인에게 피해나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줄서기 등과 같은 최소한의 기초질서를 준수할 것을 요구할 뿐이다.모두가 도에 지나친 욕구나 행동거지를자율적으로 규제하며 혹시라도 불편해 할 이웃을 한번쯤 생각하며 살면 된다. 나아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천민적 이기주의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공정경쟁의 규칙 앞에서는어떤 특권도,차별도 인정하지 않는 원칙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야 한다.아울러 이른바 사회지도층인사들이 평소에 누리는 위세와 특권에 대한 보답으로 사회에 더 많은 것을 환원하는 ‘귀족의 의무(NOBLESSE OBLIGE)’를 실천함으로써 최소의 수혜자들까지도 살만한 사회가 될 때 진정 인간다운 공동체로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실천하도록 하려면태교에서부터 임종까지 인간교육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이 가운데 공동체 의식을 터득케하는 최초의 교육기관인 가정의 중요성은 더없이 강조해도지나치지 않다.자녀들에게 질서와 규칙의 중요성,협동과 봉사의 가치,사랑하고 보살피고 베푸는 삶의 보람을 처음으로 가르치는 어머니의 역할에 새 천년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김인철기자 ickim@ * [밀레니엄 탐방]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물신주의와 개발주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공동체적 삶을 파괴,경쟁과 위화감이 심화되고 ‘나홀로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우리 삶의 정신적 토양이황폐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새시대에 맞는 공동체적 정신문화와 민주공동체 의식을 일궈내는시민단체가 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808호에 자리잡은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공선련·상임공동대표 徐英勳)은 생명질서 존중,인간성 회복,공동체윤리 재건,공동선(共同善) 실천 등을 주창한다.지난 94년 10월 박한상 패륜사건,지존파·온보현 사건 등으로 상징되는 인간성 상실위기속에서 창립된뒤 깨끗하고 건강한 도덕사회와 활력있고 정의로운 민주시민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현재 회원이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생명질서와 인간 존엄성을 회복해 새사회 공동체 윤리를 만들고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공동선을 찾아,실천하기 위해 공선련이 펼치는 활동은 다양하다. 우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선련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교육이다.지난 4년동안 전국을 돌며 시민윤리 강좌 및 학부모 강좌를 개최했고,시민학교 운영은 물론 200여차례 전국 순회 강연회를 가졌다.이밖에 매년 100여명의 엘리트를 선발,미래사회에 대비해 공동체의식과 건전하고 올바른 윤리관,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길러주는 지도자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공선련은 ▲공공질서지키기,환경보호,바른 여가선용 등의 새생활 실천▲가족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이웃과 사회를 향해 열린 가족공동체를 확산시킴으로써 가족 이기주의를 극복 ▲세기말 절망의 벼랑끝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땅끝정신 등 공동선 운동이념에 맞는 생활문화사업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서영훈 상임대표는 “인류의 양심과 지혜가 올바로 발휘되지 못한다면 물질적 혜택은 불행일 뿐”이라면서 “잘못된다면 우리나라가 무너지고,인류사회도 파멸하게 된다”고 경고했다.공선련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인간,다시 서는 한국’이란 구호아래 ‘비전 2005’운동에 주력하고 있다.다가오는 2005년 맞이할 광복 60주년을 민족 도약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으려는 뜻.새천년에 맞는 가치 규범을 공동체의 질서에 맞도록 체계있게 세워,우리 사회가 세계화돼 선진사회로 만들기 위한 뜻을 담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밀레니엄 인터뷰] 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 金鎭洪목사 “사방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이 각자가 속한 국가에 충실한 국민으로남아 있으되 문화로,경제로,가슴으로 하나가 되자는 것이 한민족공동체입니다” 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 김진홍(金鎭洪·58)목사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교회·성직자의 역할이란 생각에 줄곧 공동체운동에 나서고 있다.‘두레’란 옛 조상들이 쓰던 ‘함께 사는 공동체’란 뜻이다.그는 전통 두레의 정신에다 신앙을 접목시켰다. 김목사는 지난 79년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화산리에서 농업을 주축으로 하는 공동체인 두레마을을 시작했다.초창기에는 실패해 지난 86년 다시 시작하기도 했고,매월 3,000여만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흑자로 돌아섰다.무공해 농산물 생산유통회사인 두레유통,사회복지법인 청십자두레마을,두레선교회,두레연구원,120여명을 해외에 유학시키고 있는 두레장학재단,두레자연고등학교 등도 잇따라 설립했다.두레마을에는 현재 180여명이살고 있다. “10여년전부터 중국과 러시아,북한은 농산물의 원료 생산기지가 되고,한국은 가공과 경영의 중심지가 돼 일본·미국을 유통기지로 만든다는 뜻을 갖고있었습니다” 김목사는 두레마을의 성공을 기반으로 삼아 한민족공동체를 하나하나씩 구체화시켜 가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에 500만평에 이르는 농지를 확보,러시아에 사는 동포인 고려인들과 서울에서 파견된 두레일꾼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중국의 경우 옌볜(延邊)에 150만평의 농지를 확보했다.이곳은 조선족 40여 세대와 두레일꾼 10가정이 함께 개척해가고 있다. 미국에는 서부지역인 베이커스필드에 두레마을 농장이 있고,동부지역인 뉴저지에는 20만평의 농장을 갓 시작했다.캐나다 서부 밴쿠버 인근도 두레마을이 시작되고 있다.일본에는 오사카와 도쿄에 두레모임이 결성돼 있다. 김목사는 “이제 국경은 낮아지고 이념과 체제는 무너져 가고 있는 반면 경제와 문화,창조적인 생각이 중요해지는 시대”라면서 “세계에 흩어진 우리민족들이 하나의 문화권,하나의 경제권으로 결속돼 안으로 민족의 질을 높이고,밖으로 평화세계 건설에 힘쓰자는 뜻”이라고 역설했다. 김영중기자
  • [박강문코너] 폭탄주 권하는 사회

    몰로토프 칵테일은 술이 아니라 폭탄이다.우리가 화염병이라고 부르는 이것으로 전시에는 탱크도 잡았다.폭탄주는 마시는 술인데,때로는 이것도 폭탄이다.법무부 장관과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일시에 물러나게 했을 만큼 위력이대단하다.몰로토프 칵테일에 댈 바 아니다. 우리나라에 폭탄주 마시기가 언제 생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군에서 시작돼 군사통치 시절에 일반 사회에 퍼진 것으로 보이지만,본디 서양 땅에서 들어왔을 것이다.미국 영화‘흐르는 강물처럼’을 보면 맥주 가득 부은 잔에 버번 위스키가 든 잔을 빠뜨려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미국 공군 조종사들이 흔히 폭탄주를 마셨다고 하는데 이들도 원조는 아니고 이보다 훨씬 앞서서 영국 탄광부와 뱃사람들이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이 적은 돈 들여 많이 취하려고,또는 심리적으로 쫓기는 공군 조종사가 빨리 취하려고 마셨을 폭탄주는,우리 술판의 술잔 돌리기와결합하면서 거의 토착 풍습처럼 되어 가고 있다.위스키가 없으면 소주로라도 심을 박아 잔을 돌려야 직성이 풀리는 부류가 꽤 많다. 폭탄주 술판을 보자.두 가지 술로 폭탄주를 만들고,그 잔을 돌리고,마신 사람은 빈 잔들이 딸랑딸랑 소리가 나도록 머리 위로 흔든다.의식(儀式)과도같다.개인을 집단에 함몰시키려는 의식이다.머리 잘 쓰는 술 제조업자들이폭탄주 완제품을 만들어내지 않는 이유를 알 만하다.술자리에서 즉석 혼합주를 만드는 것부터가 의식이기 때문이다. 뭐든지 우리 땅에 들어오면 대체로 제바닥보다 맹렬해지는데 폭탄주 풍속도 그렇다.술 강권하기와 겹쳐져 무자비한 폭력성까지 띤다.주량만큼 개인차가 큰 것이 드문데도 우리 사회의 폭탄주 돌리기는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는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집단 가혹행위나 다를 바 없다.술이 센 호걸들의 호언과 과시가 질펀해지는 동안 술이 약한 사람은 초주검이 되어 간다. 폭탄주 하면 소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소마’가 연상되는데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신세계에서는 인간 정서를 획일화하는 소마라는 약을 모든 사람이 먹어야 한다.소마는 근심과 불안,자아 성찰,창의적 사고,반항심,의심 등이의식 속에 자리잡을 틈을 없앤다.불평 없는 복종심만 남긴다.소마를 거부하는 것은 반역이다.주석에서 폭탄주 피하기는 반역처럼 어렵다. 사람 사귐에 술이 확실히 좋은 윤활제 구실을 하기는 하지만,술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지면 바른 것을 굽히고 맑은 것을 흐리기 쉽다.술은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양심의 갈등을 잊게도 한다.이래서 술이 선용되기도 하고 악용되기도 한다.불합리에 부딪혀 절망하고도 술이요,합리를 불합리로 덮어야하거나 덮고 싶을 때도 술이다. 일제강점기 때 나온 문학작품에‘술 권하는 사회’라는 것도 있었고‘취한들의 배’라는 것도 있었는데,여전히 이 사회는 술 권하는 사회고 취한들의배인 듯하다.술 접대를 전담하는 이른바‘술 상무’가 딴 나라에도 있는지모르겠다.깊은 밤 길거리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토악질하는 취한이 우리처럼 많은 나라가 달리 있는 것 같지 않다. 일찍이 먼 옛날 중국 임금이 처음 술을 맛보고는 술로 망하는 사람이 나오겠구나 걱정했다고 한다.‘십팔사략’(十八史略) 앞쪽 부분에 있는 기록인데 그 우려는 들어맞았다.취중 살인,취중 방화,취중 실언,취중 패싸움,취중 패륜이 얼마나 많은가. 술은 역사도 바꾼다.91년 8월 소련의 개혁 지도자 고르바초프가 변방 별장에 휴가 가 있는 동안 수구세력이 모스크바에서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며칠만에 실패로 끝났다.‘실패한 쿠데타’의 한 원인이 술이었다.쿠데타 수뇌부 인물들이 독한 보드카 마시고 곤드레만드레 취해서는 후속 조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가 어이없이 무너졌다. 도덕적으로 존경받아야 할 검사들이 대낮에 폭탄주 마신 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 것을 우리는 최근 한 달 간격으로 연거푸 보았다.폭탄주 돌리기는 비인간적이며 부작용이 큰데도 속효성과 그에 따른 경제성을 찬양하는사람들이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리무리 술에 취해 돌아가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폭탄주 관습은 이제 없애거나 수출하는 것이 좋다.
  • [대한광장] 문화대통령을 기대하며

    구원의 복음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이른바 ‘삶의 질’이라는 복음이다. 이데올로기의 쟁투가 막을 내리면서부터 모든 합리론자들은 이 복음의 깃발아래 동맹을 맺고 있다.권력을 잡고있는 사람들이나 잡아보려는 사람들,그리고 권력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과 지식인들은 하나같이 목청 높여 소리치고 있으니.삶의 질을 높이자! 절대빈곤이 사라졌으므로 이제부터는 빵만이 아닌 그 무엇,곧 문화적인 삶을 누려야 된다는 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이있다면 몰매라도 놓을 판이다. 절대명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이 말은 그러나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모든 부문에서 다 그렇듯 서구쪽에서 이미 오래전에 나왔던 말이다.그리고 그것이 허구라는 것 또한 밝혀진지 오래 전이다.왜 허구인가.남은 시간이 많지않기 때문이다.이른바 ‘지속가능한 개발’과 그것의 구체적 방법론인 ‘녹색산업주의’라는 것이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데,또한 불가능한 꿈에 지나지않는다. 환경위기에 대해서 입 가진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여전히 절멸적 파괴를 늦추고 줄이면서 어떻게든 인간중심의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이어 가보자는 생각이 들어있는 때문이다. 약육강식하고 우승열패(優승劣敗)해서 적자생존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사회의 조건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발칸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극 또한인간이라는 이름의 중생이 지고가야 할 업(業)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마찬가지. 오늘 이 땅에는 부패타락하고 부화방탕한 ‘양키문화’와 ‘양키예술’이범람하고 있다.여기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 ‘왜색문화’와 ‘왜색예술’이다.이 땅의 사람들은 온통 ‘양키’와 ‘왜색’에 둘러싸여 있는 꼴이다.이른바 ‘월드컵광풍’에 휩싸여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확대될전망이다. 문학 또한 마찬가지다.아니,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며 선도하고 있기까지 하다.이러한 문학예술에서는 깡패·절도·강도·살인자·배신자·배덕자·파괴분자·자살자·패덕주의자·동성연애자·변태성욕자·윤락적인 인간·패륜아 등을 영웅시하고 찬양하는 수준 이하의범죄적 쓰레기같은이야기들이 이른바 ‘작품’이란 미명아래 쏟아져 나옴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시키고 의식을 극도로 타락시키고 있다. 경제위기로 온 나라가 죽살이를 치고 있는 오늘의 사태가 과연 재앙일까.하루빨리 벗어나야만 할 재앙이 아니라 비로소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호기를 맞은 것은 아닐까.IMF 이전 시절이 어떤 세상이었던가. 사회적 약자와 민족적 약자에 대한 야수적 수탈과 자연생태계에 대한 무차별적 약탈과 파괴와 살육을 전제로 성립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성장경제’이고,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겨야 하므로 나와 내 식구를 뺀 모두를 쳐서 무찔러야 할 ‘적’으로 여기고 살아온 나날이었다면,그것은 이미 사람의 삶이 아니다.그렇게 살아온 것이 우리들의 삶이었다.그리고 그러한 사태의 방식은 지금도 이어지고있다.아니,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어떻게 할 것인가. 문화를 생각해야 한다.물질의 뿌리가 정신이듯 경제의 뿌리는 문화이기 때문이니.‘경제대통령’이아니라 ‘문화대통령’이 보고 싶은 소이연이다.2만권의 장서를 청와대 서재로 싣고 들어간 후광(後廣) 김대중 대통령한테서그런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일찍이 백범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말한 바대로 ‘우리 민족의 사업은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적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사랑의 문화,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살도록’ 하는데 신명을 바쳐야 할 것이다. [金聖東 작가]
  • 성원제강 徐元錫회장 효행상금 2,500만원 쾌척

    70대 노(老)기업인이 갈수록 퇴색하는 ‘효(孝)’의 숭고한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사재 2,500만원을 학생들에게 효행상금으로 내놓아 화제다. 서원석(徐元錫·72) 성원제강 회장은 지난 1일 모교인 전북 군산중·고를찾아 효행 학생 20명에게 상패와 30만원씩의 상금을 전달했다.6일부터 8일까지는 서울 종로지역 중·고와 전북 김제지역 초·중·고교 등에서 56명의 학생등에게 효행상을 시상한다. 서회장은 수상자 선정과 관련해 학교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성적보다는 평소의 품행과 효행 실천 여부를 수상 기준으로 삼아줄 것을 요청했다.학교측도 서회장의 이런 뜻에 따랐다. 서회장이 ‘효’를 중시해 실천하는 이웃사랑은 이것 말고도 많다. 30여년째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 사는 그는 약 3년전부터 매달 한 차례씩 인근 인왕산 노인정에서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이처럼 남을 위해서는 돈을 아낌없이 쓰지만 정작 자신의 몸에는 검소한 생활이 배어 있다.서울 북창동 사옥에서 점심을 자장면으로 곧잘 떼우곤 한다. 유명 음악가인 서혜경(徐惠京·피아니스트)·혜주(惠主·바이올리니스트)자매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우리 사회에 갈수록 패륜아가 많아지는 것은 바로 가정과 학교에서 ‘효’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군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외언내언] ‘亡者인질극’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범죄도 다양화하고 흉포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 하겠다.그러나 남의 조상 묘를 파헤치고 유해를 볼모로돈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해서 안될 패륜(悖倫)이다.특히 전통적으로 조상숭배 정신과 유교의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적 범죄라 할 수 있다. 롯데그룹 辛格浩회장의 부친묘소 도굴사건은 우리 사회의 윤리와 도덕이 어느 수준까지 타락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IMF사태로 살기가 좀 어렵게됐다고 보험금을 노려 손가락과 발목을 주저없이 자르더니 이제는 남의 조상 유해까지 파내기에 이르렀다.반인륜적 범죄의 끝이 도대체 어디인지,개탄스러울 뿐이다. 드물긴 하지만 유해 도굴은 예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역사적으로는 조선조때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조선조정에 통상을 요구하기 위해 충남 덕산에 있는 흥선대원군의 부친 남연군의 묘를 도굴하려다실패한 사건이 대표적이다.이 사건에 분노한 대원군이 조상도 모르는 ‘서양오랑캐’(洋夷)들과는 상종할 수 없다며 쇄국정책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유명하다.대부분의 도굴은 부장품을 노리거나 풍수지리적인 이유로 행해졌으며 유해 자체를 훔친 경우는 흔치 않다. 남의 무덤을 파헤치거나 유해를 훼손하는 것은 예로부터 엄벌로 다스려 왔다.현행 형법에도 남의 분묘를 파헤쳐 사체나 유골·유발(遺髮)또는 관(棺)안에 있는 물건을 손괴,유기,은닉하는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하는 사체영득(死體領得)죄를 두고 있다.유해를 볼모로 돈을 요구한것은 형법상의 공갈죄에도 해당된다.그러나 ‘망자(亡者)의 유해’까지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실정법상의 죄를 넘어 인륜을 거스른 행위로 단죄돼야할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각박하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풍조가만연한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있다.사회를 지탱해나가는 정신적인 기둥이 버텨 주어야 하며,이 기둥이 바로 도덕과 윤리다.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힘들수록 건전한 도덕심과 윤리성은 더욱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기본이 흔들리고있는 위험한 상태다.인륜이 무너지고 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나만 있고 남은 생각하지 않는다.죽어서도 도둑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이번 사건의 범인들은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윤리와 도덕을 바로 세우고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범사회적인 운동이 시급하다./장정행 논설위원
  • 롯데그룹 辛회장 부친유골 도굴범 1명 대전서 검거

    롯데그룹 辛格浩회장의 부친 묘소 도굴 사건은 큰 돈만을 노린 패륜 범행으로 밝혀졌다.경찰은 7일 붙잡힌 任鍾淳씨(34) 등 범인들이 다른 재벌그룹 회장의 묘소도 범행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범행 동기와 모의경찰은 다방 경영 등 사업에 실패해 돈이 궁했던 주범격인 鄭金溶씨(38)가 任씨를 끌어들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任씨는 “辛회장과 원한 관계는 없으며 대기업을 상대로 범행하면 많은 돈이 생길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러나 任씨는 “鄭씨가 모든 범행을 계획했으며 鄭씨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달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모의했으며 범행 이틀 전인 지난 1일사전 답사까지 마쳤다.지난달 말에는 전직 언론인이 쓴 ‘辛格浩의 비밀’이라는 책을 구입,범행에 이용했다. ◆범행任씨 등은 지난 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공구상에서 도굴에쓸 곡괭이 등을 샀다.오후 2시쯤 金모씨(41)에게서 이틀전에 빌려두었던 대전 1호 20××호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몰고 대전을 출발했다.경부고속도로를 달린 이들은 오후 3시쯤 울산 언양 톨게이트에 도착해 식사를 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8시쯤 辛회장 부친의 묘가 있는 언양읍 구수리 충골산에 올라가 5시간 남짓 묘를 파헤쳐 4일 오전 1시쯤 시신의 머리부분을 갖고대전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유골을 任씨가 운영하는 오정동 ‘흙다방’ 3층 옥상 폐오락기안에 감추었다.유골은 검정색 비닐봉지와 마대 등으로 4∼5겹 싸여 있었다. ◆검거범인들은 범행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수사망이 좁혀지자 나흘동안 대전천 천변주차장 등에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자며 도피해왔다.경찰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이 대전에 사는 흰색 승용차 소유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이에 따라 대전 지역의 흰색 승용차 3,000여대를 추적하다 任씨와 의형제 관계를 맺은 金씨로부터 차를 빌려주었다는 제보를 받고 범인들을 뒤쫓았다. 경찰은 대전 중리동 제보자 金씨집 앞에서 잠복한 끝에 任씨를 검거했다. ◆범인 주변붙잡힌 범인 任씨와 주범 鄭씨는 대전의 한 타올공장에 다니면서 알게 된사이로 의형제를 맺고 가족끼리 왕래할 정도로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任씨가 운영하는 ‘흙다방’을 팔고 사면서 더 가까워졌다.任씨는 K농고 졸업 이후 버스를 운전하다 돈을 모아 2년전쯤 鄭씨에게서 다방을 샀다. 두사람은 소매치기 등의 범죄를 함께 저지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任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 전과 4범,鄭씨는 특수강도와 절도 등 전과 6범이다. ◆경찰수사경찰은 공범 鄭씨와 任씨가 이날 새벽까지 동구 판암동 등지에서 술을 마셨다고 진술함에 따라 鄭씨가 대전권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숙박업소에 대한 탐문을 강화하고 있다. ◆李鍾洛 대전 l 崔容圭 李天烈ykchoi@
  • 굄돌-구문회 경기대 호텔경영학 교수

    1999년을 UN은 세계 노인의 해로 정했다고 한다.노인 문제가 세계인이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는 뜻이다.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수십만명의 노인들이 늙고 병든 몸으로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가고 있다.자식이 병든 부모를 길거리에 내다 버리는가 하면 부모는 자식이 학대하고 때린다고경찰에 고발하는 등의 기사를 심심치 않게 접한다.그때마다 이 나라가 과연동방예의지국인가 아니면 동방패륜지국인가 하는 통탄을 절로 하게 된다. 이러한 노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그러나 우리는 이미 해결책을 가지고 살아온 민족이다.우리는 오랜동안 부모님을 공경하고 어른들을 잘 모시는 효를 인간 행동의 근본으로 삼고 손자 아들 아버지 삼 세대가 한 지붕 아래서 오손도손 살아왔었다. 지난 수십년 사이 나라가 본격적인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문화와사회가 급격히 서구화하면서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가 깨지고 핵가족화하면서 우리도 문제가 심각해졌다.서양의 지나친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가져온 결과다.대부분의 가정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대신 모두가 왕자이고 공주인 자식이 중심이 되어 버렸다. 자식 귀한 줄은 알아도 부모님 귀한 줄은 모르는 세상이 된 것이다.노인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잃었던 할아버지 할머니 자리를 다시 찾아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세상의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효도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오손도손 산다면 노인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다.덩달아 심각한 청소년문제도 적지않게 함께 해결될 수 있다. 잘사면 어떻고 못살면 어떤가.있는 대로 형편껏 늙은이 젊은이 어린이 삼세대가 정답게 어우러져 사는 대가족제도 회복운동이 일어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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