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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서울현대조작전 대상 김무기씨(인터뷰)

    ◎“「허무와 실존의 조화」 형상화 올해 서울현대조각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김무기씨(31)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모자람이 많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과 그동안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가족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서울대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이번 학기부터 주 이틀씩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영남대에 출강하랴 작품에 몰입하랴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상작 「실존의 유추」는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마련인 갈등을 극복해 내려는 초월의지를 허무와 맞물려 형상화한 작품. 『우리의 삶속에는 희비극적인 요소가 공존하지만 결국 양쪽은 상호보완적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따라서 이번 작품에서도 허무적인 요인을 많이 등장시켰지만 살아내야 한다는 존재의지를 강하게 부각시킨 셈이지요』 『재학시절부터 실존철학에 관심이 많아 작품에서도 줄곧 그쪽에 경도되고 있다』는 그는 작품 「실존의 유추」에서 허무와 실존의 대비·조화를 위해 무쇠와 브론즈 화강암등 3가지 재료를 기묘하게 맞물려 썼다. 무쇠를 흙작업을 통해 주물로 성형한후 부식시켜 찌들린 삶의 현실을 표현했고 이에 대비시켜 브론즈 특유의 광택과 거친 화강암으로 생명력과 초월의지를 강조했다.특히 『한국 고유의 모습을 살릴 수 있는 조형이 바람직하다』는 평소의 생각대로 무쇠주물에 불상에서 유출한 한국인의 얼굴과 인체를 다듬었다고 설명한다. 중학교때부터 미술반 활동을 통해 판화등에 소질을 인정받아 선배의 권유로 조소과를 택해 조각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씨는 『공간에 대한 표현이 무궁무진해 들어갈수록 재미를 더 느끼게 되는 장르』로 조각을 평가한다. 지난 9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조각부문 특선에 이어 92·93년 연달아 중앙미술대전 특선을 따냈고 올해 서울현대조각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으로 4년 연속 큰상을 거머쥔 셈이다. 오는 11월쯤 첫 개인전을 계획중이다. ◎심사평/물질의 통합과 총체적 이해 돋보여/인간에 관한 실존적 해석 전면 부상 제9회 서울현대조각공모전에는 93명이 1백점을 출품하여 이 가운데서 61명의 62점이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서 58명의 59점이 최종 입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아홉번째의 공모전을 맞으면서 출품작가들의 주제와 방법에 있어서 이미 하나의 뚜렷한 성향이 드러나고 있다.특히 금년의 경우 이러한 성향이 두드러지지 않았나 생각된다.주제의 설정에 있어서 자신의 내면적 정황을 직접 토로하며 전설과 역사의 담론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인용하거나 인간에 관한 실존적 해석을 시도하되 사회내(내)존재를 분석하며 차용된 오브제의 변용을 통한 사물의 의미에 대한 재검토가 전면에 부상되고 있다. 방법적 측면에서는 복합 재료들의 합성을 시도함으로써 물질들의 통합과 총체적인 이해가 돋보이는 가운데 병렬,이음,엮음,중첩에 의한 여러 기법들이 시도되었으며 이 기법들이 앞서의 주제들을 인간과 역사에 관련된 서술과 담론 나아가서는 패러디적 변용을 위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여기에는 물론 곤충,인간의 생체,성,기계,전자매체,신화적 사물들이 소재로 다루어지고 이것들을 소화해냄으로써 작품의 성공과 실패가 가늠되었다는 것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바로 본 심사위원회의 시각은 주제와 방법에 있어서 다양한 성공사례들을 찾고자 하는데 강조를 두었다. 특선작 5점과 대상및 우수상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이 점에서 몇가지 모범사례들이라 할 것이다.대상으로 뽑힌 김무기의 「실존의 유추」는 인체의 부위 형상들을 해체적 방법으로 재결합함으로써 인간의 실존을 탐구하고 있다.그는 인간의 존재론적 허무를 드러냄에 있어서 동과 돌의 절단된 단위들을 병렬식으로 처리하되 병렬된 부분들의 이음새와 각 부위의 형태및 재료의 처리에 있어 뛰어난 수준을 견지하였다.우수상으로 선정된 정길택의 「정신의 습속에 관하여」는 인간사회에 내재된 성(성)을 주제로 다루면서 육체와 정신으로 분리시킨 형상들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방식을 취하였다.통합하는 과정에서 돌의 매스들이 세워지고 눕혀지며 휘어지는 제 형태들의 형상과 패어지고 돌출되는 이미지자태의 질감적 처리가 유연하고 균형을 유지하여 전체적으로는 돌을 매개로 한 풍경적 자태를 연출하였다.다섯점의 특선작들은 이 방면의 또다른 5가지의 범례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심사를 마치면서 이러한 최근의 조각어법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조각예술의 확고한 양식으로 설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 보다 더 치열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 송년 연극무대 창작극 “풍성”

    ◎「새로 만드는 오구­죽음의 형식」/죽음을 희극화/「자살에 관하여」/여성 이중심리 대비/「번지없는 주막」/유랑극단 애환/「마지막 손짓」/인형·그림자극 가미 연말연시를 알차고 색다르게 보내는데 연극관람은 한번쯤 고려할만한 일이다.특히 괜찮은 창작극들이 여러편 공연되고있어 작품만 잘 고른다면 한해를 분위기있게 마무리했다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 대상이 될만한 연극은 연희단거리패의 「새로 만드는 오구­죽음의 형식」과 극단 산울림의「자살에 관하여」,극단 가교의 낙극 「번지없는 주막」,극단 연우무대의 「마지막 손짓」등. 예술의 전당이 만드는 「우리시대 연극」시리즈 첫 작품인 「새로 만드는 오구­죽음의 형식」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희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그린 재미있는 연극이다.죽음의 형식을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유희로 다루면서 무대위에 염등 장례절차를 거의 그대로 재현시키고 있다.여기에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오구굿이 한판 흐드러지게 벌어진다.매우 희극적으로 형상화시킨 저승사자들,산사람들이 「개판」을치는 초상집,삶과 죽음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다기보다 공존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무겁고 엄숙한 주제를 반대로 신명나게 풀어낸 「오구」는 굿이나 전통의례등을 모르는 이들도 무리없이 접근할 수 있는 친근함을 보인다.이윤택씨의 작품으로 이씨가 직접 연출한 「오구」는 지난 89년 초연된뒤 일본과 독일등 외국공연을 거쳐 3년만에 새롭게 서울무대에 올려졌다.94년 1월9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580­1881)에서 공연된다.젊은 배우들의 열의에 찬 연기가 뜨겁다. 극단 산울림이 기획한 「오늘의 한국연극」시리즈 마지막 작품「자살에 관하여」(이강백작·임영웅연출)는 여성의 따뜻하고 파괴적인 심리를 극명하게 대비시킨 연극이다.성격이 정반대인 30대 직장여성 두명을 등장시켜 매스컴의 엄청난 영향과 인기를 쫓는 오늘의 세태를 꼬집고 있다.누구나 한번쯤은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세상은 그러나 살아볼 만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노영화와 이화영의 연기대결이 볼만하다.94년 1월9일까지 산울림소극장(334­5915)에서 공연된다.하오3시 7시(일요일 하오4시 1회공연).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악극의 형태로 오는 30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760­4614)에서 공연되는 극단 가교의 「번지없는 주막」 역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유랑악극단의 애환을 그린 「번지없는 주막」은 권선징악을 기본골격으로 하되 연극의 극적인 장면마다 트롯형식의 노래를 가미했다.박인환 최주봉 윤문식 김성녀를 비롯,KBS-1TV의 대하드라마「먼동」에서 주인공 송근술역을 맡아 열연중인 중견배우 김진태씨등이 출연한다.김상열씨가 작품을 쓰고 직접 연출했으며 대중적 호기심을 유발하기 보다는 우리 연극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악극을 올바르게 인식시키는데 초점을 두었다. 지난 22일부터 재공연에 들어간 극단 연우무대의 「마지막 손짓」(윤정선작·박상현연출)은 후기산업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환상여행을 인형극 그림자극 TV광고기법등으로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다.패러디와 유희성이라는 두 축을 근간으로 시종 템포감있게 진행되지만 십자가에 달리고 멸종된 도도새의 이미지로 환치되는 끝부분에 이르면 숙연해지기도 한다.초연때 박지일씨가 맡았던 필우역은 안병균씨로 교체됐으며 94년 1월30일까지 연우소극장(744­7090)에서 공연된다.
  • 나는 실천한다…(화제의 소설)

    ◎양귀자 「나는 소망…」 을 보완, 재구성 인기작가 양귀자의 스테디셀러 「나는 소망한다,내게 금지된 것을」을 신인작가 김융이 패러디한 장편소설. 『어떤 작품의 재창조를 통해 원작이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아니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것으로 패러디대상인 원작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다』는 패러디의 정의처럼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에서 지은이 나름대로 미흡하게 느낀 부분을 재구성했다.주인공 강민주를 여교사 선주로,납치한 영화배우 백승하를 포르노교주 성기환으로 바꿨다.그리고 결말도 다르다. 지은이는 광주과학고 2학년때 KAIST에 합격한 이학도로 소설쓰기를 위해 학교를 뛰쳐 나온 이색경력의 소유자이다.김융지음 서지원 5천원.
  • 외국소설 번역서 출간 붐

    ◎「기적의 시간」「연애…」「…까마귀」 등 4편간/유명작가 화제작… 국내 첫 소개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외국유명작가들의 화제작들이 최근 활발하게 번역돼 출판되고 있다. 유고슬라비아가 낳은 대표적 현대소설작가 보리슬라프 페키치의 「기적의 시간」(열린책들)은 예수의 기적을 주체와 객체를 바꿔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함으로써 인간적인 갈등과 그들의 비극적 종말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 작품은 이미 서구와 미국에서는 널리 소개돼 패러디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칠레출신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처녀작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예하)도 프랑스에서 몇차례 베스트셀러목록에 오르는등 작가적 역량을 인정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였다.이 소설은 아마존의 밀림속 오두막에서 연애소설만을 되풀이해서 읽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파헤쳐지고 찢겨 버린 정글의 실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인간과 자연이 맺고 있는 관계틀을 통해 자연파괴를 고발하는 문학적 향기 높은 환경소설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낳은 최고의 소설」「포스트모더니즘계열의 대표작」이라는 서평이 붙은 저지 코진스키의 「무지개빛 까마귀」(지혜의 샘)도 무분별한 외국문예사조의 수용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포스트모던」한 사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독할만한 작품.「포스트모더니즘소설은 난해하다」는 통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재미있으면서 충격적인 내용이다.미국에 망명한 폴란드출신 작가 코진스키는 이 작품 하나로 미국펜클럽회장으로 선출되는등 저명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헨리 밀러,D H 로렌스와 문학적 비중을 견줄만큼 미국 현대문학의 「위대한 아웃사이드」로 불려지는 찰스 부코우스키도 한국에 처녀 상륙했다.이번에 번역된 「시인의 여자들」(문학사상사)은 부코우스키의 에로틱 리얼리즘적 문학세계를 가장 잘 나타내는 자전적 대표작.소설가 김병총씨는 추천의 글에서 『더이상 가릴것도 꾸밀 것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과 성의 모습을 보여 준 작품』이라고 평했다.
  • 유명 지성인 모델 외국소설 번역 활발

    ◎파란만장한일생 작품화… 문학성·재미 추구/「겁없이 울어댄 개구리」… 루카치 삶/「소설 카프카」… 카프카 작품세계 20세기초 서양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독보적인 이론가 지외르지 루카치와 체코출신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를 모델로 한 외국소설들이 잇따라 번역·출간됐다.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소설가인 리처드 세네트가 쓴 「겁없이 울어댄 개구리」(김석희 옮김·공동체간)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프랑수와 리비에르의 「소설 카프카」(송기형·홍혜리나 옮김·풀빛간)가 그것이다.이 두 소설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91년이후 국내에 번역·소개된 10여개의 외국 인물전기와는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이다.루카치와 카프카등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독특한 문학세계를 모티브로 해 문학성과 재미를 지닌 우화소설,영상소설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겁없이 울어댄 개구리」에는 루카치라는 이름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반면 그를 모델로 한 것이 분명한 티보르 글라우라는 주인공의 수기와 일기,경찰조서,편지,신문기사등을 조합한 논픽션 형태를 갖추고 있다.작가는 복잡한 행적을 남긴 루카치의 인생을 빌려,인간생존논리의 하나인 타협과 위장의 의미를 이른바 사회주의의 입장에서 검토하고 있다.그는 소설의 모티브를 살리기 위해 자연계에서 중립적 상태로 사는 것처럼 보이는 순박하고 비공격적인 개구리가 실제로는 연못속의 생존경쟁에서 다른 동물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개구리우화를 등장시켜 한 지식인의 굴절된 정신궤적과 성체험을 묘사하고 있다.이는 「루카치를 모델로 한 우화소설」이라는 부제를 뒷받침한다. 이야기는 19 73년 3월5일 티보르 글라우의 유언에 따라 한 출판사 편집자 앞으로 소포가 배달되면서 시작한다.메모와 편지 문서등을 근거로 글라우가 직접 정리한 자신의 수기를 따라 전개되는 이 소설은 사이사이 끼어있는 편집자의 설명으로 현실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한다.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총명한 소년이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에서 시작해 25세의 나이에 혁명정권의 요직에 앉은 주인공이 음모와 모략으로 실각하고 음악의 이념을 바탕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다 좌절당한뒤 각고의 세월이 지난후 56년 소련의 헝가리침공직전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진심을 털어놓는 장면으로 끝난다. 소설을 번역한 김석희씨는 『이 소설은 최근 우리 출판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식의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굴곡이 심했던 루카치의 삶을 모티브로 응용한 일종의 패러디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설 카프카」는 「섹스,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널리 알려진 미국 영화감독 스티브 소더버그의 영화「카프카」를 소설적으로 재구성한 「영상소설」.올해로 탄생 1백10주년을 맞는 카프카의 전기가 아닌 허구지만 출생및 작가생활등 몇가지 사실들에 기초하고 있다.이 소설은 현대적 삶의 부조리를 기괴하고 신비롭게 묘사한 카프카의 작품들처럼 공포와 기괴함으로 가득 차 그의 문학적 특성을 소설로 옮겨놓은 듯하다. 소설에는 두명의 젊은 영국인 영화광이 등장한다.이들은 프라하에서 표현주의 영화 감독인 헨릭 갈린의 아들을 자처하는사람을 만나 그의 제의로 헨릭 갈린의 미공개작인 「카프카 또는 미궁」을 보게된다.그러나 엘자는 흠모해왔던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인상을 갈린의 아들이 망쳐놓자 복수심에서 그를 살해한다.영화의 내용은 카프카가 프라하의 어느 성에 들어가 인류의 정신을 개조하기 생체실험을 하는 박사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이야기. 카프카의 생애를 알려는 의도보다는 작가의 말처럼 카프카와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재발견함으로써 그의 작품들을 재조명하는데 목적이 있는 이 소설은 아류 역사인물소설들이 판치는 우리 실정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 창작극 갈증 풀어준 서사극 두편

    ◎무천 「숨은물」·실험극장 「쿠니,나라」를 보고/역사를 대결구도·예술가 고뇌통해 조명 연극에 관한 한 1992년은 참으로 절망스러웠다.번역극의 경우는 다른 해에 비해 중요한 처녀소개작들이 많아 그련대로 의미있는 한 해였지만,한국연극의 발전에 핵심을 이루는 창작극의 경우는 비참하리만큼 저조했다.작가의식이 낙후했던 것은 물론 시대정신에 합당한 연극양식의 개발이라는 당면한 과제에 너무도 무관심,무능력했다. 그러나 1992년이 다 간 이 동지섣달에 개막된 두 공연이 우리로 하여금 또 다시 희망을 갖게 해주어 여간 다행이 아니다.극단 무천의 「숨은 물」과 극단 실험극장의 「쿠니,나라」다.두 공연은 우선 예술적으로 완성도가 높다.「숨은 물」은 역동적인 무대미학을 구사하는 김아라의 연출철학이 작품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쿠니,나라」는 희극적인 글쓰기와 무대만들기에 뛰어난 이상우의 해학이 넘친다. 두 작품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흥미로운 대조를 보인다.우선 작가의 사관에 차이가 있다.「숨은 물」을 쓴 정복근은 역사를 변절과 충절의 대결구도,즉 흑과 백의 분명한 역학 안에서 본다.그러나 이상우는 브레히트의 「코카시아의 분필원」을 번안 또는 개작하면서 가치와 정체의 혼재를 국가의 리얼리티로 보고 있다.이 거짓되고 패역한 시대를 사는 예술가들의 진지한 고뇌가 엿보인다. 「숨은 물」을 연출한 김아라는 총체연극을 지향하면서 간간이 서사극적인 기법도 활용하지만 그것은 객석과 무대를 분리시킨다는 서사극적 목표를 위해서라기보다 오히려 관객과 배우를 일치시키기 위한 제의극적 목표를 위해서다.「쿠니,나라」를 직접 연출한 이상우는 서사극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서사극적 기법을 십분 이용하여 배우와 등장인물,무대와 객석,극적 행동과 음악을 이간시킨다.그 결과 김아라의 무대는 감정이입에 기초한 비극적 장엄미가 압도하며 이상우의 무대는 심미적 거리에 바탕을 둔 희극적 패러디가 반짝인다. 두 공연 모두 오랜 연습을 통해 배우들의 개성과 경험의 차이를 잘 화합하면서 훌륭한 앙상블을 이룩해냈다.「숨은 물」의 신구와 「쿠니,나라」의 박인환 등이 자의식에 빠짐이 없이 젊은 연기자들과 하나가 되어 열연하는 모습은 남자배우가 태부족인 우리의 무대를 위해 무척 고무적이었다.「쿠니,나라」에서 미선역을 맡은 서정민이 잘 훈련된 신체와 폭 넓은 감정으로 대형배우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이 공연의 또 다른 수확이었다. 그러나 두 공연 모두 한 가지 씩 중요한 결함을 드러냈는데,「숨은 물」은 변절과 충절의 개념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동시대인들의 의식의 변화나 발전을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무대와 객석의 교류가 방해를 받았고,「쿠니,나라」는 국가의 정체성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관객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선동하는 서사극 본래의 효과가 희석되었다.계속적인 실험과 개작을 기대해본다.
  • 지나친 대중추수주의 두드러져/시전문지들 최근호서 올 시단흐름 점검

    ◎포스트모더니즘·리얼리즘 논의 계속/젊은 시인들 시작 스스로 반성·비판/환경파괴 경고한 생태환경문학도 등장 주요 시전문지들이 최근 발간된 12월호에서 일제히 92년도 시단을 점검하는 기획물을 다루었다.월간 「현대시」는 12월호에서 올해의 시 1백선과 올해의 시집을 서평과 함께 실으면서 이와는 별도로 「92년 우리 시를 말한다」는 제목으로 특집좌담을 마련했다.월간 「현대시학」도 「’92 하반기 주요시집분석」이라는 제목으로 12개 시집에 대한 서평을 게재하고 있다. 「현대시」는 문학평론가 이경호씨와 시인 홍신선·김승희씨등 3명에게 올해의 시 1백선 선정을 의뢰했으며 「현대시학」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인회의」의 논의결과를 토대로 올해의 시집을 선정했다.두 시전문지들이 선정한 시집들을 보면 이진명 허수경 장옥관 채호기 송재학등 젊은 시인들의 작품과 정현종 김명인 임영조등 중견시인들의 작품이 비교적 골고루 포함돼있어 올해 시단의 흐름을 가늠하게 한다. 92년 시단을 점검하는 특집좌담을 마련한 「현대시」는 특히 작품선정과정에서 도출된 시단의 전반적인 흐름과 문제점,그리고 전망등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홍신선씨(시인)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논쟁과 현실주의 문학권에서 벌어진 시와 리얼리즘 논의,그리고 문학의 지나친 대중추수주의등을 주요 현상으로 들었다.이경호씨(문학평론가)는 젊은 시인들의 창작자세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 제기된 점을 가장 두드러진 사항으로 꼽았다.김승희씨(시인)는 이밖에 80년대적 여성시가 공격성에 가까웠다면 이진명 허수경 이선영등의 90년대적 여성시는 포용성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경호씨는 먼저 올해를 어느때보다 젊은 시인들의 시집발간이 활발했던 한해로 개괄했다.『특히 언어가 일회적인 정보소통의 기호에 불과한 후기자본주의사회에서 젊은 세대들의 언어체계는 높이 평가할만하다』면서 『그들은 자본주의사회의 소모적이고 모호한 욕망의 소통체계에 대한 패러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전통적인 시쓰기의 위상 역시 정현종씨의 시집「한 꽃송이」를 통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자연에 대한 문학,특히 관심을 끌고있는 생태환경문학으로 보면서 이를 가시적인 자연의 아름다움보다는 산업사회에 길들여진 인간의 욕망체계를 반성하고 비판할 수 있는 대상으로 파악했다.이 시집이 결과적으로 자연의 내면적인 존재의의가 탐색될 때 문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음을 일깨우면서 자연과 자본주의의 욕망체계를 이해하는데 앞서 사유의 전문화가 요구된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했다. 김승희씨는 특히 자뵨주의 사회의 팽창주의,물량주의적 욕망과 한국인 특유의 다개념,시대적 속도감각들을 그 원인으로 들고있다.따라서 시인들 스스로 그 물량주의적 욕망의 파시즘을 끊지 않으면 「시의 덤핑화」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경호씨도 시의 소모적인 양상은 근본적으로 글쓰기의 진정성에 대한 문인들 스스로의 배려가 많이 약화된 데 주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 「혼성 모방」 기법/창작인가 표절인가/국내미술계,진단작업 활발

    ◎“도용과 달라”­“독창성 부재” 논란/개념혼란속 시대정신 검증여부 과제 잘 알려져 있는 낯익은 명화나 대중적 이미지를 작품에 차용하는 이른바 「혼성모방(pastiche)」기법이 90년대에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진단이 국내미술계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한민국미술대전의 대상수상작인 조원강씨의 「또다른 꿈」이 표절시비를 낳으면서 포스트모던적 창작기법인 혼성모방과 모더니즘적 기법의 패러디에 대한 논의가 격렬하게 제기된 바 있어 화단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월간미술」은 9월호가 란 주제의 특집을 마련했고 무역센터 현대미술관은 개관 4주년 기념전으로 혼성모방을 주제로 한 특별전 「창작과 인용」전(1∼30일)을 열어 혼성모방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창작방법으로 부상한 혼성모방을 수용하는 작가들은 이 기법에 대해 『남의 작품에서 이미지를 따오되 독창적으로 짜깁기하는 방식』이라면서 『남의 작품을 자기 것처럼 속이는 표절이나 도용과는명백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술을 고전적인 잣대위에 놓고 평가하는 일반인들이 볼때에는 『기존의 작품을 모방하고 소재를 빌려와 수용하는 것은 독창성의 불재』로 비쳐지기도 한다. 세계미술사적으로도 혼성모방에 대한 논의는 엇갈린다.기존의 작품을 모방하여 풍자적으로 화면을 꾸미는 모더니즘시대의 패러디와 비교되면서 미술사적으로 패러디기법은 또하나의 고전적 고급문화의 영역에 남아있는 반면,혼성모방에 대한 개념정의에는 아직 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미술사적인 혼돈속에서 혼성모방의 영역에 진입해 있는 국내작가는 의외로 많다.한만영 홍수자 임봉규 김정명 김훈 고영훈 유창현 이호철 김영진 변종곤 박도철 최한동 예유근 박불똥 박기원 권여현 이상윤 홍성민 한영수등 2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방법론이 과연 전환기적 징후를 드러내고 있는 세기말의 시대정신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느냐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미술계의 한 과제다. 「월간미술」의 특집에서 미술평론가 윤진섭씨는 『한국미술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혼성모방적 경향은 한편으로는 후기산업사회 속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단계 문화환경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미감의 반영을,다른 한편으로는 고전의 현대화내지는 재해석이라는 과제를 안고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들의 작업에서는 동시대의 문화적 조건과 그로인한 예술표현상의 고뇌가 진하게 느껴진다』는 윤씨는 향후 이들 작업의 추이와 전개양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9월의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회인 「창작과 인용전」에는 혼성모방을 수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 17명의 작품이 소개되고 전시도록에는 이 전시와 함께 진행된 평론가들의 좌담,혼성모방에 대한 세계미술사적 이론 등이 실렸다. 전시작품 가운데는 모딜리아니의 여인,고흐의 자화상,마릴린먼로의 초상 등이 화면의 일부로 차용되어 있다.이같은 혼성모방을 수용하고 있는 작가들이 「창조력의 고갈」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론」으로 이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주체를 상실한 현실속에서 지향성없는 정신의 양상이 반영된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해소하는 탄탄한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혼성모방논의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견해다.
  • “이미지 차용도 저작권침해”/미 고법,사진모방 조각가에 패소판결

    국내에서 문학,미술,음악 등 예술전반에 걸쳐 표절시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사법부가 예술계의 고질적인 도용 또는 차용 관행에 대해 저작권침해라는 평결을 내려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평결은 도용뿐만 아니라 혼성모방(패스티시)과 패러디,이미지의 차용 등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주창하고 있는 표현기법들에까지 파급될 것으로,보여 포스트더니즘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 고등법원은 최근 하급법원인 지방법원에서 저작권법 침해혐의로 유죄가 내려진 조각가 제프 쿤스가 제기한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피고에 대해 패소평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사건을 뉴욕 남부지방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문제가 된 쿤스의 19 88년작 실물크기 나무조각품 (String of Puppies)은 사진작가 아트 로저스가 지난 85년 제작한 연하장 사진 (Puppies)을소재로 차용한 것으로 사진과 조각이라는 표현양식의 차이가 있을 뿐 구도나 내용면에서 원작을 그대로 옮겨 놓은 작품. 그러나 쿤스의 변호인 존 쾨겔은 『쿤스의 표현기법은 예술가들이 대량생산된 제품이나 일상적인 대상들을 예술의 오브제로 활용,퇴보하는 현대문화의 상징으로서 비판해온 관행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 신세대시인,치열한 작가정신 부족

    ◎문예지들,신년호 특집·좌담통해 비판 90년대 들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세대 시인들의 시쓰기에 대한 비판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월간 「현대시학」1월호는 좌담 「새로운 세대의 시쓰기 무엇이 문제인가」를 통해 90년대 젊은 시인들의 시쓰기를 다소 신랄하게 비판했고 월간 「문학정신」1월호도 특집 「60년대생 문학의 위상」을 마련,젊은 시인들의 성과를 자리매김하고 과제를 점검하는 기회를 가졌다. 문학평론가 신범순씨는 「현대시학」좌담에서 정치적 현실에 대한 관심이나 책임감보다 산업사회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는 90년대의 젊은 시인들이 『자본주의의 엄청난 물량공세 속에서 살아갈 뿐이지 산업사회적 현실인 자본주의에 대한 효과적인 비판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탈이데올로기와 미시적인 내면의 세계에 집착하는 최근 젊은 시인들의 시세계가 자칫 허무주의의 심연으로 떨어질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그는 또 서정이나 언어의 패러디문제에서 신세대 시인들이 기성세대 시인들의 질적 수준을 결코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좌담에서 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신세대 시인들이 『꿈꾸는 현실과 살아가는 현실을 일단 둘로 가른 연후에 각기 몸담고 있는 현실에서 즐길 것은 즐기면서도 그속에서 비판적인 정체를 탐색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비판의 근거는 슬쩍 다른 곳에서 찾아내려는 안이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학정신」특집에서 정한용시인도 신세대 시인들의 『미시세계로의 전이가 현실의 소극적 반영의 정도를 넘어 세계관 자체가 상실되거나 부정될 위험성을 갖는다』고 지적했다.또한 문학평론가 김헌선씨도 도시시계열의 시들에서 횡행하는 복제적인 언어 묘사가 인간의 풍부한 사고와 언어적 창조의 가능성을 도리어 훼손시킬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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