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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작가 15인 서양미술사전

    현대미술은 종종 패러디 혹은 패스티시(혼성모방)라는 방법으로 원작의 이미지와 의미를 활용한다.서양의 명화들은 숱하게 복제되고 인용된다.원작이발산하는 아우라(aura)는 막연히 짐작만 할 수 있을 뿐.미술책 한 귀퉁이에등장하는 모나리자도 아비뇽의 처녀도 우리에겐 이미 그림 그 자체가 아니다.‘서양미술사전’(2월9∼15일,서울 공평아트센터2층 전관)은 서양미술사의이미지를 빌려 회화·매체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전이다. 하지만 이 전시에 참여하는 고낙범 김두진 김재웅 김정명 홍지연 등 15명의 작가들은 나름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우리는 혹시 서양미술 이미지의전통을 아무런 의심 없이 우리 미술의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이번전시는 서양의 명화들이 ‘현대 한국’ 작가들에게 어떻게 읽혀지고 있으며,우리가 수용해온 서양미술의 방법론과 태도는 어떤 식으로 우리 미술과 만나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02)532-8940김종면기자 jmkim@
  • 동화책 보며 컴퓨터 익히기

    어린이용 컴퓨터교육서 ‘동화야 나와라 컴퓨터랑 놀자’(김형진 전나영 지음)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컴퓨터공포증(컴퓨터포비아)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컴퓨터에 흥미를 갖게 해주면서 쉽게 배울수 있는 방법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은 컴퓨터의 원리와 용어를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한국동화편은 ‘봉이 김선달’ ‘홍길동전’ ‘흥부전’ ‘견우와 직녀’등 옛이야기를 패러디했다.인터넷에 ‘선달’이란 무료 유머사이트를 올린 선달이도메인 네임과 자신의 유머사이트를 비싸게 팔아 일본상인의 코를 납작하게해주는 ‘봉이 김선달’,나라의 중앙컴퓨터에 침투해 가난한 백성을 돕는 컴퓨터 모험이야기를 담은 ‘홍길동전’,다리를 고쳐주자 제비가 박씨 대신 물어다준 사운드 카드를 이용해 컴퓨터음악가로 성공한다는 ‘흥부전’,컴퓨터 채팅과 화상 인터넷폰으로 만나는 ‘견우와 직녀’등 전래동화를 컴퓨터에대입시켰다.또 세계동화편에는 컴퓨터채팅에서 만난 왕자가 무도회에 초청하자 인터넷 홈쇼핑에서 유리구두를 빌려 무도회에 참석하는 ‘신데렐라’,사이버 테러를 일삼는 무서운 해커인 늑대를 막아내는 아기돼지들의 이야기인‘아기돼지 삼형제’이야기 등이 실려있다. 동화가 끝날 때마다 데이터베이스,동화상,마우스,모션 캡쳐 등 컴퓨터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2권의 동화를 읽으면 컴퓨터에 쉽게 입문할수 있도록 돼 있다.KBS PD인 저자 김씨는 이 컴퓨터 동화는 바쁜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말을 트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기획했다고.산하 각권 6,000원. 허남주기자 yukyung@
  • “애들은 안돼!”성인만화 웹진 등장

    인터넷에 성인만화를 연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만화전문 웹진이 탄생했다. 학산문화사와 나우누리가 지난 10일부터 운영 중인 ‘코믹콜’(http:///anhwa.nownuri.net/comicall)은 19세 미만 접속불가를 선언한 성인 전용 사이트.나우누리 가입자에게만 문이 열린다. 성인만의 열린 성 담론과 IMF시대를 살아가는 애환,촌철살인의 패러디와 풍자 등을 버무려 성인만화의 새 장을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참여 작가와 작품들은 국내 성인만화의 간판스타로 지목받는 한희작이 평범한 오피스걸을 주인공으로 질펀한 성농담을 늘어놓는 ‘어허머나’를 비롯,배금택의 ‘패설 2001’,단란주점 삐끼들의 세기말 서울살이를 그린 김민기와 황재모의 ‘EDPS’ 등이다. 또 성풍자 해학극인 이로마의 ‘방강쇠 타령’,이재석의 ‘사건과 실화’,김종한이 세계명작 동화와 소설을 통렬하게 뒤집어보는 내용의 ‘텍사스’,남자 미용실 보조원의 청춘도전기인 홍용하의 ‘헤어누드’ 등이 연재된다. 또 6개월이내 주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분량이 쌓이면 서점 판매용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어서 ‘인터넷 연재-단행본 출간’이라는 새로운 출판 형태를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우누리는 이외에도 만화전문 사이트 ‘우심만보’(우리 심심한데 만화나 볼까·http:///anhwa.nownuri.net)도 함께 선보이는데 이 사이트에는 이미 출간된 출판 만화를 모아 놓은 ‘블루존’,만 19세 이상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 ‘레드존’,신인작가 발굴 코너인 ‘화이트존’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레드존은 고덴샤와 가이낙스 등 일본 메이저 출판사의 만화도 내년 상반기부터 소개할 계획이다.우심만보는 누구에게나 문이 활짝 열려 있으며 하루 1,000∼1,5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 기성언론에 ‘딴지걸기’ 나섰다

    최근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사이버언론’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대부분 웹신문 형태의 사이트로 ‘386세대’에 의해 운영되는 이들 사이버언론은 PC통신을 통해 기존언론의 잘못된 관행을 꼬집고 언론개혁을 주창해 네티즌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네티즌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는 진보적 웹신문들은 지난해 7월 조선일보를 패러디,각종 사회비리를 과감히 꼬집고 있는 ‘딴지일보’(ddanji.netsgo.com) 등 10여개.이중 절반이상은 최근 3∼4개월 사이 ‘대안언론’으로서의 조직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해 최근 20호까지 발행한 망치일보(www.hammer.co.kr)는‘장기표의 정론탁설’‘중앙일간지 베스트칼럼’등으로 각광받는 웹신문.비주류를 자처하는 ‘딴지일보’와 ‘한겨레신문’의 이중성을 꼬집는가 하면‘햇볕정책’에 대한 조선일보의 지나친 위기의식 조장을 지적,네티즌들의호평을 받았다. 5명의 네티즌이 모여 지난 7월 시작한 온라인 뉴스(www.onlinenews.co.kr)는 ‘사실과 비평의 정론지’를 지향한다.20여명의 전현직기자들과 교사·사회운동가들이 참가해 소외된 인물과 계층 이야기,언론계의 모순된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또 지난 1월 ‘정보 민주주의’를 외치며 창간한 대자보(www.jabo.co.kr),4개월째 ‘조선일보 흘겨보기’등 독자참여 중심의 매체비평을 운영중인 토로(www.toro.co.kr),능동적인 사회비판을 모토로 6월에 탄생한 ‘더럽지’(www.therob.co.kr) 등이 독자들의 참여를 통한 ‘쌍방향 언론만들기’를 실행중이다.특히 9월초 대구지역 네티즌들이 창간한 저스트 2000(www.just2000.co.kr)은 자체 여론조사센터를 운영,네티즌의 의견을 적극반영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웹신문들의 영세성과 낮은 인지도 등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대자보’ 발행인 이창은씨(38)는 “의욕은 넘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토로’ 발행인 최기우씨(27)는 “기성언론과 차별된 비판이 인터넷이란 이유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웹신문에서 보이는 선정성과 깊이없는 기사도 넘어야 할 문제.미디어저널(www.journal21.com) 매체비평 필자 허미옥씨(31·여·경북대 신방대학원)는 “웹신문의 필자들은 비판정신은 강하지만 책임감은 약한 편”이라면서 “아마추어적 풍자나 패러디보다는 전문적인 분석능력을 길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의 웹신문 듀(dew.ewha.ac.kr)를 지도하고 있는 이재경교수(43)는 “웹신문이 표방하는 ‘자유로운 비판’이 확인없이 비약된 기사들로 흘러가는 경향이 짙다”면서 “비판에 대한 책임의식이 뒷받침돼야‘사이버언론’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세계가 주목한 단편7편 31일부터 상영

    ‘세계가 주목한 단편영화 베스트 7’이 31일부터 서울 코아아트홀과 동숭시네마텍에서 정식으로 상영된다.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는 ‘소풍’ ‘영영’ ‘동시에’ ‘집행’ ‘소년기’ ‘동창회’ ‘히치콕의 어떤 하루’등 모두 ‘국산’이다. ‘소풍’은 올해 칸영화제 단편심사위원상을 받은 송일곤 감독의 작품으로 IMF로 실직한 가장의 얘기를 담았다. ‘영영’은 죽은 아들의 시신을 정성스럽게 염하는 노모의 동작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살펴본다.‘동시에’는 서울 청계천에서 복권과 포르노테이프를 파는 젊은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둘 다 칸영화제 단편부문 진출작. ‘집행’은 사형수와 사제를 통해 구원의 문제를 다룬다.역시 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진출작. ‘소년기’는 소년이 몽정을 통해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는 모습을 그리고있으며 ‘동창회’는 오랜만에 만난 동창생들이 서로 험담끝에 상처를 입고헤어지는 모습을 담았다.둘다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단편영화제 경쟁작이다. 마지막으로 ‘히치콕의 어떤 하루’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패러디한 8분짜리 애니메이션.이탈리아 몬테카니니 단편영화제 출품작이다. 7작품의 총 상영시간은 112분.하루 5~6회 상영된다.입장료 6,000원.이에 앞서 30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시네마텍에서는 전야제로‘노영심의 음악이 있는 시사회’가 열린다.이 곳에서는 노영심의 피아노 연주와 이소정의 ‘미스 사이공’ 등 음악 메들리,정재형의 축하 공연,명사들의 영상편지 상영이 곁들여진다.(02)737-1182∼3
  • 새 영화

    ◆오스틴 파워 24일 개봉하는 미국영화 ‘오스틴 파워’는 미국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을 물리친 괴력의 영화이다.이 영화는 개봉하자 마자 ‘스타워즈…’를 밀어내고 미극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가벼운 섹스코미디로,촌스러운 주인공이 저속한 성적농담을 끊임없이 던지고 성을 상징하는 장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한마디로 미국의 갖가지 대중문화를 장난스럽게 잡탕식으로 버무림으로써 독특한 재미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줄거리는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닥터 이블과 정력이 넘치는 영국 비밀요원 오스틴 파워가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미녀가 늘 따르는 정보요원과 강력한 힘을 지닌 악당이라는 ‘007시리즈’의 구도,우주공간이라는 ‘스타워즈’의 배경,‘마스크’의 어리숙한 캐릭터 등을 패러디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마이크 마이어스의 활약.주인공인 오스틴 파워와 닥터 이블,뚱뚱이 팻 배스터드 역 등 1인3역을 맡았다.그는 여기에 제작 각본까지 직접 했다.36세인 그는 캐나다 출신으로고교 졸업 직후 코미디 배우로 출발,에미상 각본상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코미디배우로 자리잡고 있다. 박재범기자
  • 서울연극제 “함께 즐기는 열린 잔치로”

    9월1일부터 10월17일까지 대학로를 문화 열기로 달굴 제23회 서울연극제의일정이 결정됐다. ‘공연 양식의 재발견’이란 주제 아래 국내 초청작 10편과 특별초청작 3편,해외초청작 4편 등 17편을 공식초청하고 자유참가작 30여편도 무대에 오른다. 공연장은 문예회관 대극장을 비롯한 극장 6군데와 마로니에 야외무대이다. 이번 연극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연제 폐지’.축제위원장 강준혁과예술감독 손진책은 “입상작을 골라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 활기가 떨어졌다”면서 “올해는 페스티벌 형식을 도입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열린잔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상업주의에 오염돼 가는 대학로를 ‘문화 거리’로되살리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해외 초청작으로는 프랑스·이탈리아·일본 작품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피콜로 테아트로’의‘두 주인을 섬기는 하인’은 1947년 초연한 이래 2,400여회 공연된 유명한 작품.페루치오 솔레리가 63년부터 주인공 역을계속 맡아 화제를 이어왔다. 일본 ‘프로젝트 나비’의 ‘호기우다(壽歌)’는 전후(戰後)일본 3대 희곡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명작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적’을 패러디한 프랑스 ‘레 그룸’극단의 거리음악극 ‘공원의 마술피리’, 프랑스 ‘필립 장티’극단의 ‘미궁(迷宮)’도 한국을 찾아온다. 국내 초청작은 연희단 거리패의 ‘바보각시’를 비롯한 연극 8편과 이 연극제에 처음 참가하는 마임극인 ‘빈손’‘보허자’등 10편이다.특별초청작으로는 연극계 원로와 지역극단 몫으로 ‘이병복의 마른 오구’(자유)등 3편이뽑혔다. 이번에도 연극감상만이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곁들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공연 코너를 처음 마련해 9월 2∼5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판소리,씻김굿,꼭두각시놀음,하회별신굿놀이,양주산대놀이,봉산탈춤 등을 보여준다.우리 연극의 뿌리를 찾는다는 취지다. 이밖에 영국의 유명한 보이스 디렉터인 시실리 베리와 프랑스의 마임극 연출자 필립 장티의 워크숍,무대 뒤 작업을 생생하게 보여줄 백 스테이지 투어,연극인과 아마추어가 함께 하는 야외 독백무대,분장쇼도 곁들인다. 연극협회는 연극제기간에 문예진흥원이 후원하는‘사랑티켓’과 서울시 협찬의 ‘서울티켓’을 발행해 액면가 1만2,000원의 입장권을 7,000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02)3673-2561. 이종수기자 vielee@
  • [대한매일 창간95]’문화게릴라’ 4인 특별대담/프로필

    ‘문화의 세기가 다가온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당연하게 여겨지는 구호다.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이 화두를 보면서 휘황찬란한 ‘극장 간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는 ‘과연 오기는 올까’‘온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하는 우려에서비롯된다.대책없는 치장,실속없는 입선전에 쓴 웃음만 지은 게 한 두 번이아니기에 그 알맹이를 보고 싶다. 하지만 한 세기의 문화현상을 내다보기란 쉽지 않다.본질을 꿰뚫지 못할때는 에두르는게 좋다. 현장에서 다양한 ‘문화 모험’을 감행하고 있는 4명(김재인 성기완 이명석 장진)이 최근 만났다.이들은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전방위로 활동하는 이른바 ‘문화 게릴라’들(프로필 참조). 장르 사이를 ‘폭주’하는 배경과 ‘꿈’을 털어 놓으며 다가오는 세기의 모습과 밑그림을 그려 봤다.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토론은 3시간 정도 이어졌다. 겉으로 볼 때 튀어보이기만 하는 이들.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은 깊고 넓어,그들의 ‘삐딱한 대들기’에 담긴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그것은 ‘문화의 세기’라는거창한 구호가 아닌 ‘현장의 힘’이었다. 21세기 문화를 이끌 이들의 공통점은 ‘낙관’이다.하지만 신중하고 단호했다. ■김재인 우리 네명의 공통점이 있다.맨발에 슬리퍼 그리고 여러 분야를 오가는 움직임.이전에는 볼 수 없던 ‘크로스 오버’나 ‘문화 퓨전’에서 물꼬를 터보자.이 현상은 87년부터 나타났는데 왜 ‘여러 우물’을 파기 시작했을까. ■성기완 지식인·글 중심의 사회 시스템이 한계에 이른 것이다.지금은 과도기이지만 21세기엔 개별매체를 파괴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다.일전에 프랑스 드 쿠플레 무용단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무용·연극·영상 등의 장르 통합이 너무 자연스러워 부러웠다. ■장진 앓고 있던 ‘시대의 고름’이 터진 것이다.연극·영화계는 아직 매체를 오락가락하는 사람에 대한 도마질이 심하다.이렇게 해선 좋은 작품 나오기 어렵다. ■이명석 개별 장르가 고여있기 때문에 한 곳을 벗어나려는 현상이나 모임이활발하다.홍대 앞 언더만화그룹이 펑크 그룹을 만든 것도 좋은 예다. ■김 크로스오버의 배경은 무엇일까. ■장 대중문화가 급변하고 다양해졌다.민주화와 더불어 ‘확실한 적’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길을 찾은 결과다.또 기라성같은 비주류들이 당당하게 나섰다.이들이 21세기에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쿠데타로 주류에 편입하기 보다는 주류에게 한방 먹이고 빠지는 지구전이 늘어날거다.하지만 이 역시 불안하다.이들이 주류가 된 뒤 어떨지…■이 한 군데만 때려서는 성과를 거둘 수 없기에 크로스 오버가 나온게 아닐까.아마추어이면서 ‘언더’로 위장하는 것도 문제다.‘언더’를 마치 상업적 브랜드로 이용하는 거품이 빠져야 한다.진정한 언더는 못해서가 아니라안하는 거다.음악쪽은 어떤가. ■성 비슷하다.80년대 움튼 반문화는 게릴라전이었다.네가 하니까 나는 안한다는 ‘태도’를 중시했다.이런 ‘자기 파괴’ 혹은 세련되지 못한 형식만으론 안된다.비주류 나름의 ‘미학과 방법’을 찾아야한다. ■김 우리가 ‘문화 오지랖’이 넓어진 이유는 뭘까. ■이 섞고 패러디하거나 ‘혼성모방’ 같은걸 좋아한다.이는 개별 장르에서이미 많은 것이만들어져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론 새로운 걸 엮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일종의 ‘실존적 도망’이다.기존 제도가 주는 숨막힘과 갇혀있는 느낌에서 탈출해보자는 거였다. ■성 ‘나는 세포’‘너는 원형질’ 식으로 일상적 실용세계가 갈수록 전문·세분화 되고 있다.이런게 답답했고 전문적이지 못한 나의 무능력(웃음)에대한 반감도 있었다.배운건 ‘글’밖에 없는데 좋아한 건 음악이었다.이 간격을 메우려는 작업이 정체성 찾기이자 장르 넘나들기였다.어쩌면 우리 모두가 ‘과도기적 인물’일지 모른다. ■장 연극과 영화 다 하고 싶어 하는거다.그리고 둘 다 내게는 보완적이다.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아이디어를 준다.재미없으면 하라고 해도 못한다. ■이 밥만 먹고 못사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장 연극·영화판에서 과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경제적 의미만이 아니라)이다.전천후 예술장르를 지향하는 문화창작집단 ‘수다’를 만들었다.개별 매체안의 안주를 부수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다.쉽게 말해 한명이 이런 작품을 만들려고 할 때 필요한 모든 인력을 연계시켜주는 일이다.내년쯤 수면위로 오른다.‘한 방’치고 싶다. ■성 독립 레이블 회사 ‘강아지 문화·예술’를 5년 정도 ‘버텨’가고 싶다.이는 H.O.T감각으로 획일화되는 대중가요판에 대한 거부다. ■이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자리(이를테면 만화잡지 같은 것)를 만들고 싶다.주류의 삭막함도 안아 주고 비주류도 고립되지 않게 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만화는 돈 덜 들이고 인생을 즐기는데 유용하다. ■김 기성세대나 동시대 사람들보다는 다가올 세대에게 관심이 많다.그들이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는 판이 필요하다.굳이 대학내부일 필요가없다고 생각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잘 가꿔서 누구나 ‘철학 혹은 문화의잔디밭’에서 뛰놀게 하고 싶다. ■김 자본 혹은 시장의 유혹은 어떻게 하나. ■성 80년대엔 시장 고민할 필요 없었다.운동권서적을 오토바이 타고 운동권서점에 뿌리면 되었다.그러나 이젠 움막치고 살 수 없는 시대다.어떻게 ‘인디 정신’을 유지하면서 시장 속에서 버틸까고민이다.‘공룡 틈에서 노는쥐’의 운명이랄까. ■이 쥐끼리 잡아먹는게 더 무섭지 않느냐. ■성 요즘은 덜 하다.궁지에 몰리니까 연합전선 펴고 있다. ■장 인디를 살리는 시장구조는 또 다른 ‘발명’이다.개인적으론 낙관한다. ■이 만화는 약간 다르다.기존의 만화시장을 앗아 먹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시장다툼이 아닌 확장도 가능하고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장치도 발견할수 있다. ■김 시장논리를 따르다 ‘인문학의 위기’를 부른게 아닌가.대학의 결과물이 돈이 되어야한다는 ‘신지식인’발상은 위험하다.스피노자는 렌즈를 깎으며 철학을 연구했다. ■김 마지막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논의해보자.저기 장진이 ‘스크린 쿼터 땜에 삭발도 했지만 미국 위주의 흐름을 경계할 방법은 없을까. ■성 돈 된다고 할리우드의 스토리라인을 따르면 안된다.우리 것으로 우리스타일 만들자.인도 파키스탄이 ‘자기들만의 록’을 만든 지혜를 배우자.우리같은 젊은 세대의 무거운 짐이다. ■장 록이 없는 나라에서 로커의 고민을 찍은 영화 ‘정글스토리’는 깨질수밖에 없었다.‘스크린 쿼터’로 머리 깎았다.대놓고 박치기 못하고 이렇게싸우는게 창피스러웠지만 일단 힘을 갖자고 생각했다. ■김 문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할리우드식 시선을 벗어나는 것은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장르가 안고 있는 문제다. ■김 얘기가 끝이 없는데 이 정도에서 맺자.엄숙주의가 아니고 벽을 허물고싶어하는 등 이전 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고민임을 확인했다.앞으로도 이런모임을 자주 갖자. ■성·이·장 좋다. 정리 이종수기자 vielee@ - '삐딱이' 4인 프로필 ■김재인 69년생.88년 서울대 동물자원과 들어갔다 ‘알레르기’느껴 89년미학과 재입학.대학원은 철학과로 바꿈.문화 무크지 ‘이다’(문학과 지성사)편집동인이며 질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를 비롯 번역서 다수.홈페이지(http:///sh.hanarotel.co.kr/∼armdown)만들어 철학·문화론 대중화 ‘전쟁’에 몰입. ■성기완 67년 서울 변두리서 태어난 ‘변두리 정서’의 소유자.서울대서 불문학(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지만 본업이 뭔지 아리송.시집 ‘쇼핑갔다 오십니까?’(문학과 지성사)를 낸 시인,밴드 ‘99’멤버로 뛰는 뮤지션,대중음악평론가,케이블TV 비디오자키로도 맹활약.그의 말.“시는 내 뿌리,음악가는 끊임없이 되고 싶어하고 그래서 시도하고 있는 중,평론가는 배운게 글이어서 봉사한다는 기분으로 씀”. ■이명석 70년 출생.서울대 철학과 88학번.그의 키워드는 어릴때 미친 ‘만화’와 커서 만난 컴퓨터.지적 호기심 왕성해 출판사 문학담당 편집자,문화월간지 기자,만화 스토리작가,웹진 ‘스폰지’편집장을 거쳐 만화 문화사이트‘마나마나’운영중.그의 말.“만화를 안주삼아 사람들이 함께 뛰놀 마당을 만들어 주고 싶다”.‘그로테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문화의 백과사전’(가지 않은 길)과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홍 디자인)를 펴냄. ■장진 71년 출생.서울예술대 졸업. 명함이 모자랄 경력.희곡·방송·시나리오 작가,연기자,TV프로그램 사회자,연극·영화 연출자.한마디로 공연문화를‘갖고 노는’ 능력있는 젊은이.고교때 대학로에 살다시피 하면서 연극 100편 ‘때린 바’있어무대 형상화는 식은 죽먹기.‘택시 드리벌’ 등 연극계의 ‘대박’몰고 다니는 문제적 연출가.최근 영화 ‘간첩 리철진’ 쓰고 감독.
  • ‘조용한 뺀드’ ‘악∼카펠라’ 공연

    여름이면 어김없이 TV와 스크린에 등장하는 납량특집이 콘서트장에도 등장했다.이름하여 ‘공포 콘서트’.제목은 그럴듯하지만 실은 코믹 호러에 가깝다. 라이브 공연을 재미있게 꾸미기로 유명한 김장훈은 7월7일부터 8월15일까지 대학로 라이브극장(02-3141-1720)에서 ‘공포의 콘서트’를 마련한다.지난해 히트한 코믹 잔혹극 영화 ‘조용한 가족’을 패러디한 ‘조용한 뺀드’. 포스터부터 예사롭지 않다.잠시 활동을 쉬고 있는 개그맨 김국진까지 끌어들였다. 지하로 통하는 공연장 입구를 ‘유령의 집’처럼 꾸미고,무대도 최대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유발하게끔 조명과 음향효과·소품 등에 신경을 쓸 예정. 2,000여만원을 들여 MC 박경림을 주인공으로 삼아 라이브 극장에서 일어난무서운 이야기를 찍은 15분짜리 납량영상물도 준비했다.공연 중간중간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 히든카드도 있다.김장훈은 “공연시기가 한여름인데다 장기공연이라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위해 아이디어를 구상했다”며“공연의 주목적은 노래에 있는 만큼 기본에도충실하겠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섭게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김장훈은 드라큘라 분장을 고려중이다. 아카펠라그룹 ‘인공위성’도 7월10·11일 이틀간 문화일보홀(02-742-6660)에서 ‘공포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부제는 ‘악∼카펠라’.영혼을 팔아서까지 인공위성을 사모하는 한 여인과 이로 인해 영혼을 잃고 좀비로 변해버린 인공위성의 이야기를 연극식으로 꾸민다.이 팀은 콘서트 홍보를 위해 공연 당일까지 자신이 겪은 공포체험과 공포스토리를 써보내면 추첨을 통해 초대권과 4집 앨범을 나눠 준다. 이순녀기자
  • 마약퇴치의 날 기념 무료음악회

    UN이 정한 ‘99세계마약퇴치의 날’ 기념 무료 콘서트가 26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마약퇴치운동본부 주최로 ‘신나게 놀자(NOLJA)’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마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가수 유승준과 임창정,엄정화,클론,김현정,신화,노바소닉,비쥬,베이비복스 등 청소년들에게 인기를끌고 있는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 전에는 ‘힙합 페스티벌’‘노래가사 바꿔 부르기’같은 이벤트가 마련되며,마약 폐해와 관련된 사진전시회와 영화를 패러디한 영상물 상영 등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콘서트에 참가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공연실황을 녹화,인터넷이나 케이블TV로도 방영할 예정이다.입장권은 조흥은행 각 지점에서 선착순으로 나눠준다.(02)2277-5200이순녀기자 coral@
  • 국립발레단 ‘춤의 대중화’ 동참

    클래식을 주로 다뤄온 국립발레단이 현대무용과 모던 발레 안무가에게 문을활짝 연다. 국립발레단의 탄탄한 기술에 새 장르를 접목시킬 주역은 남정호교수(한국종합예술학교·현대무용)와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단장·모던 발레).이들은 ‘춤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춤의 전도사’들이다. 남교수는 24∼25일 낭만발레 ‘파 드 카트르’를 패러디한 ‘99 패러디 파드 카트르’를,제임스 전은 오는 7월 29∼30일 창작 모던발레 작품인 ‘위험한 균형’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그동안 ‘해설이 있는 발레’나 ‘토요 광장’ 등을 기획하는등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는 어디까지나 클래식 발레였다.이번엔 그 틀마저 깨뜨리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국립극장 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남교수는 “발레는 서양귀족사회나 궁중에서 유래돼 현대인의 정서와 거리가 먼 점이 있지만 재미있는 무대로 공감을 얻어낼 것”이라고 말하고 “현대물이 이번을 계기로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기를 바란다”며기대에 부푼 모습을 보였다.그는 1부에서 원작 ‘파 드 카트르’를,2부에서 이를 패러디한 창작 현대무용 작품을 보여준다.여기서 남녀 무용수 4쌍을 등장시켜 사랑에 대한 4가지 해석을시도한다. “학교 다닐 때 흥미있게 본 원작의 느낌을 되살리려 애썼습니다.청순한 사랑을 비롯해 에로스와 관능을 포함한 정열적 사랑,남녀 평등시대의 동등하고이기적인 사랑,결혼으로 상징되는 공인된 사랑의 허구성등을 담았습니다”. 제임스 전의 이번 춤은 다소 어려운 작품으로 보인다.워낙 음악적인 영감에무게를 많이 두는 스타일인 데다 작곡자 존 아담스의 곡은 멜로디와 베이스의 변화를 많이 담고 있기 때문.그럼에도 제임스 전의 이번 춤은 에너지가넘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는 ‘현존 ⅠⅡⅢ’ 등에서 간단명료하면서도 힘이 솟구치는 표현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작품은 클래식과 전혀 다른 성격이어서 국립발레단으로서는 새로운경험이 될 것입니다.제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기보다 현대적인 가능성을 찾으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1부에서 고전발레 ‘레이몬다 결혼식 파 드 되’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뒤 2부에서 본격적으로 창작품을 올린다.비딱하게 기울어진 3각형세트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현대사회의 위기와 아슬아슬한 지구의 운명을 상징한다.작품이 진행되면서 차츰 안정감을 되찾는 데 제임스 전은 이 동력을 ‘도덕적질서회복’에서 찾겠다고 설명한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드라마가 있는 남정호씨의 현대무용과 음악이 있는 제임스 전의 안무를 만나는 것은 우리 발레단과 관객에게 신선한 자극이될 것”이라고 말했다.(02)2274-3507이종수기자 vielee@
  • “로댕의 연인 클로델은 편집증환자”

    “로댕으로 말하자면,그는 근시인데다 호색한의 큰 퉁방울 눈을 갖고 있다. 일할 땐 코를 모델 바로 위에,또 진흙 바로 위에 갖다 댄다.내가 그의 코에대해 말했던가? 뭐랄까,수퇘지 주둥이,그 뒤에 차갑고 푸른 눈동자가 숨어있다.…내 누이의 가볍고 섬세한 손,반짝이는 내면의 빛과는 얼마나 다른가. …결별은 불가피했다.클로델은 로댕에게 모든 것을 걸었고,그를 잃음으로써모든 것을 잃었다” 카미유 클로델을 옹호하기 위해 로댕을 ‘괴물’로 묘사한 폴 클로델(카미유 클로델의 남동생이자 작가)의 글이다.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그리고 그의 제자이자 모델,조수,정부였던 카미유 클로델.제라르 드 파르디외와이자벨 아자니가 주역을 맡은 영화 ‘카미유 클로델’의 잔상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로댕에 대한 이런 비난은 당연한 것으로 여길지 모른다.남성의 억압에 의해 파멸된 비범한 재능을 지닌 여성이 바로 이 영화가 그린 클로델상이기 때문이다. 클로델과 관련해 로댕에 쏟아지는 비난은 크게 세 가지다.▲로댕은 실제로클로델이 창작한 작품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등 조각가로서의 클로델을 이용했고 ▲연인으로서의 클로델에게 싫증이 나 그녀를 버렸으며 ▲클로델의 정신착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로댕은 과연 페미니스트들이 흔히 주장하듯 지독한 착취자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 미국 매사추세츠대 명예교수인 루스 버틀러는 최근 열린 로댕갤러리 개관기념 심포지엄에서 로댕과 클로델의 사랑과 권위,스타일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관심을 모은다.그는 로댕보다는 클로델의 문제성에 초점을 맞춘다.클로델의 작품에 로댕이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 버틀러교수는 이렇게 반박한다.“로댕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서명을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따르기를 원했다.이는 19세기 유럽의 대형 작업실의 장(長)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다.그런 점은 마치 20세기 영화 스튜디오의 감독과 비슷하다” 로댕과 클로델은 1882년 처음 만났다.로댕은 42세,클로델은 17세였다.그때로댕은 젊은 여인들의 작업실을 맡아 그들의 작업을 지도해 주고 있었다.이런 일은 19세기에는 흔한 것이었다.왜냐하면 당시 에콜 데 보자르에는 여성입학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로댕은 그 자신이 이 유명한 미술학교의학생이 되려고 했지만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그들의 상황에 동정적이었다.이런 맥락에서 로댕은 클로델의 작가적 경력을 높여주는 일에 최선을다했다.하지만 1893년 이들은 결국 헤어졌다.그들의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것은 로댕이 아니라 클로델이라는 게 버틀러교수의 견해.그 구체적인 요소로 클로델의 심한 편집증,그로 인한 격한 성격과 피해의식,과대망상,질투심 등을 든다.아울러 클로델의 정신질환도 이러한 성격적인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클로델은 로댕의 삶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이들을 질투했다.특히 로댕의 첫사랑이었던 로즈 뵈레는 클로델을 가장 화나게 하는 존재였다.클로델은 ‘독방생활’‘내연관계’ 등 일련의 작품들에서 로댕과 뵈레를 역겨운 종속관계로 패러디하고 있다.클로델의 가다듬어지지 않은 분노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사례다.로댕과 클로델.이들의 불행은 두사람이 서로의사랑을 동일한 기준에 의해 생각하지도 표현하지도 않았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당당한 육체적 사랑을 드러내는 로댕의 ‘입맞춤’ ‘영원한 우상’ 같은 작품과 클로델의 군상 ‘사쿤탈라’ 같은 작품은 그런 점에서 좋은 비교가 된다.5세기의 인도 작가 칼리다사가 쓴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사쿤탈라’는 ‘정신이 전부인’ 완전한 사랑을 보여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안티미스코리아대회 성황/30명 열전

    지난 15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열린 ‘안티(反)미스코리아대회’에서 이화여대생 4명으로 구성된 ‘노허즈 밴드’가 대상인 안티미스코리아상을 수상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30여명의 출전자들이 나와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노래,춤,퍼포먼스 등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관객들의 열띤 호응으로 축제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노허즈 밴드’는 미스코리아대회를 패러디한 짧은 연극과 노래로 대상을받았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갖고 나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할머니,딸에게 주는 편지를 낭독한 여성장애인 김진옥씨가 ‘웃자’상을 차지했다. 유일한 남성 출전자인 서울대생 전한해원씨는 성의 역할을 바꾼 퍼포먼스와 패션쇼로 ‘뒤집자’상을 수상했다.이밖에 “여성의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강조한 박복련(89)할머니,여성의 자아찾기를 주장하는 노래 ‘가요 가요 나는 가요’를 부른 고은광순,‘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모임’대표 등은 특별상을 받았다.
  • K2TV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인기 상승세

    시사풍자코미디가 자리를 잡고 있다. KBS2TV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목 밤11시 방송)이 풍자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8회째인 ‘시사터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풍자는 ‘김지호의 패러디타임’.정치와 사회적인 문제를 영화와 노래,음식,책 제목 등으로 패러디한 이코미디는 매주 2명의 PD와 작가를 투입,공을 들인만큼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6일 방송에선 영화포스터를 패러디,정치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영화포스터가 방송되어 웃음을 줬다. ‘청기와픽쳐스’에서 제작한 ‘미스터리 어드벤처 정치무한내각제의 비밀’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패러디한 것으로 주연배우의 이름이 ‘김되중·김종핑·이임제’로 표기됐는가 하면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기도 했다.그외의 주제는 ‘쉬리’를 패러디한 ‘빼리’로 병역비리를 풍자했고,‘박봉곤가출사건’으로 ‘고숭덕가출사건’을 풍자했다.또 ‘내 마음의 풍금’을 ‘내 마음의 연금’으로 바꿔 연금문제를 지적했고,‘신장개업’은 ‘신당개업’으로 패러디했다. 그리고‘오공반점’‘언젠가 개업할 껄?’‘컬트 정치극’이라는 표현 등으로 5공의 정치문제를 희화화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추억의 음반 베스트 5’로 정치와 사회를 마음껏 풍자했다.5위는 ‘노태우(老太雨)의 나 어떡해’,4위는 직장따돌림을 풍자한 사이버그룹 ‘DDA의 따’,3위는 중·미합작 고별앨범인 ‘클린통과 장쩌밍의다 그런거지 뭐’,2위는 뮤직 비디오가 현란한 이해창의 미스터 고’,1위는‘전두황 김공삼의 청기와 미스터 둘’이 차지했다. 5위 ‘노태우 나 어떡해’는 80년대 대학가 최고 히트곡 ‘나 어떡해’를‘나 어떡해 너 갑자기 돈 뺏으면/나 어떡해 그 돈 잃고 살아갈까/나 억울해 친구 돈은 가만두고/그건 안돼 정말 안돼/(독백)왜 이 사람한테만 그럽니까? 억울합니다’로 바꿨다.컴퓨터그래픽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연출,재미를 더했다. 노래 ‘미스 고’의 가사를 ‘미스타 고 미스타 고 나는 너를 사랑했었다/짧은 순간 내 가슴에 머물다 간/그 흔적 너무 크더라/미스타 고 미스타 고/너는 너는 정치의 삐에로’로 바꿔 불러 웃음을 자아내기도했다. 1위인 ‘청기와 미스터 둘’은 옛날노래 ‘키다리 미스터 김’을 ‘상도동미스터 김은 싱겁게 말은 많지만/그래도 미스터 김은 실속은 전혀 없어요/연희동 미스터 전은 뚝심은 학실하지만/그래도 미스터 전은 컴백은 절대 못해요’라고 개사,패러디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이튿날 회사에서 패러디 코너가 이야기거리가 됩니다.특히 개사한 노래가 너무 재미있어 함께 부르기도 했어요”직장인 김연구씨(28·서울 송파구 문정동)는 답답한 현실에서 코미디의 날카로운 풍자가 시원하다고 말했다. 연출자 강영원PD는 80년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부터 정치풍자를해온 연출자로서 앞으로 비유와 통렬한 풍자로 웃음을 주겠다고 밝혔다.“시청자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를 새로운 관심으로 돌리고 싶다”는 강PD는 성역없는 정치와 사회풍자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사이버공간 전·현직대통령 ‘수난시대’

    전·현직 대통령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PC통신의 토론실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풍자와 비판글이 50여건씩 게재되고 있다. 또 인터넷에는 이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은 패러디 신문들이 잇따라 등장,인기를 끌고 있다.최근에는 청와대를 패러디한 사이트까지 개설됐다. 네티즌들은 “대통령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나 풍자는 민주주의를 가늠하는 척도”라면서도 “일부 이용자들이 건전한 비판의 선을 넘어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비하의 말을 일삼아 ‘사이버 공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 등의 ‘토론실’에는 외환위기와 실업,국민연금,어협협정 등 전·현직 대통령들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 주요 토론거리로 등장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현 정부를 비난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부산 발언과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정치 재개 등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천리안 토론실인 ‘나도 한마디’의 한 이용자는 “입만 열면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며 김전대통령의 독설에따끔한 충고의 글을 올렸다. 특히 ‘현직 대통령을 독재자라 칭한 전직 대통령’이라는 집중토론실에는 25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하이텔의 토론장인 ‘큰마을’에서 한 이용자는 전·현직 대통령들을 모두‘지역감정’을 이용해 출세한 사람이라고 꼬집었으며 일부 이용자들은 ‘주막집 XXX’나 ‘말복에 된장 찍어 먹을 X’ 등 저속한 표현을 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인터넷에는 딴지일보와 망치일보,거지일보,수세미일보 등 패러디사이트가 대거 등장,우스꽝스러운 합성사진과 함께 풍자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개그 콘서트’19일부터 두번째 공연

    ‘개그 콘서트’.개념이 언뜻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 낯선 장르다.말로 사람을 웃기는 개그와 음악의 형식인 콘서트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의문이생긴다. 그러나 지난해 7월3일부터 9월30일까지 공연된 ‘개그 클럽 테마 콘서트’는 전회 매진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웃고 즐기는 개그와 생동감 넘치는 음악,춤,그리고 뮤지컬이 어우러진 ‘종합 콘서트’의 형식이 관객에게신선하게 다가간 것이다. 오는 19일부터 5월30일까지 서울 인켈아트홀 1관에서 열리는 ‘게임’은 지난해에 이은 ‘테마 개그 4U시리즈’의 두번째 공연이다.개그계의 대부 전유성이 연출을 맡아 개그맨 백재현 등 4명의 개그 클럽 회원과 호흡을 맞춘다. 공연은 네 개의 테마로 구성된다.먼저 첫번째 테마는 짧은 개그적 상황이쉴새없이 전개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시츄에이션 개그’.한 상황이 15초를넘지 않는 개그 30∼40개가 스피디하게 펼쳐진다.두번째 테마는 대사나 캐릭터위주가 아니라 마임을 주 소재로 한 ‘마임개그’로 단순한 마임에서부터상황이 반전되는 마임에 이르기까지 흥겨운 리듬과 기교를 엿볼 수 있는 볼거리가 마련된다. 웃음을 잃은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펼쳐지는 블랙 코미디를 통해 웃음의 참의미를 짚어보는 ‘개그 클리닉’이 세번째 테마이고,영화 ‘시스터 액트’를 패러디한 단막 뮤지컬이 마지막 테마이다.중간중간 라이브밴드의 신나는음악과 화려한 춤이 관객의 흥을 돋운다.(02)766-5391
  • 美 네티즌들에 비친 성추문 주인공들

    ‘승리의 관을 쓴 클린턴과 모나리자가 된 르윈스키.’ 탄핵안 부결후 미 CNN 웹사이트에는 여전히 클린턴 대통령의 ‘위증’에 짙은 혐의를 두는 만평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을연상시키듯,특이한 관을 쓴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안 부결후 첫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번 판결이 기쁘지 않다.단한번도,그리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결코기뻐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그러나 이 말은 바로 몇달전 그가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부정하며 인상적으로 강조했던 문구에 단어만 바꾼 것이다.“나는 그녀와 관계를 갖지 않았다.단한번도,그리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결코관계를 한 적이 없다” 이에반해 또다른 성추문의 주인공인 르윈스키는 12일 CNN방송에서 ‘모니카 리자’로 방송을 탔다.모나리자 그림을 패러디한 이 그림은 펜실바니아 주립대학의 한 학생이 뉴스메이커가 된 르윈스키를 풍자해 그린 것.특히 알듯모를 듯한 르윈스키의 묘한 미소를 강조해 그린 이 그림은 최근 잡지 ‘뉴욕커’의 커버표지에도 등장,학생측이 잡지사쪽에 아이디어도용이라고 이의를 제기케 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작이다.李慶玉 ok@
  • ‘난해한 현대음악’ 고정관념 깨기

    20초 정도의 짧은 멜로디가 840번 반복되는 음악회.머리에 떠올리기만 해도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갖게된다.서울 부암아트홀은 오는 2월1일∼6일 매일 오후 7시(첫날은 3시) 현대음악의 특징인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깨는데 도전한다. ‘쉽게 듣는 현대음악’이란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음악회에는 20세기 초반 현대음악의 대표적인 거장으로 꼽히는 사티,드뷔시,쇤베르크,쇼스타코비치,코플랜드 등의 작품과 현재 활동중인 애덤스,볼콤,카터 등 최근곡까지 주제별로 다양한 음악들을 선보인다.청중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연주자와 작곡가들의 해설도 곁들여진다. 첫날 연주될 음악은 사티의 ’벡사시옹’.사티는 패러디 형식을 취해 기괴한 제목을 붙이는 것이 특징인 작곡가로 이 곡은 콧대높은 청중들을 풍자하기 위해 1895년 작곡한 작품.같은 멜로디가 840번이나 반복된다.연주시간은5시간.같은 멜로디가 계속되므로 연주시간 내내 자리를 지킬 필요는 없다.서울대 음대 재학생들이 연주하며 연주자가 15번 바뀐다.중간에 입장해도 된다. 이어 두번째 날은 20세기 현대 음악의 흐름을 성악곡을 통해 알아보는 연주회로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이영조의 ‘청산리 벽계수야’등이이춘혜교수의 해설과 노래로 소개된다.세번째 날은 미국 현대음악을,네째 날은 쇼스타코비치,드뷔시,윤이상의 피아노 3중주를 비교 감상할수 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음악가 ‘얼 킴을 추모하는’ 순서.쇤베르크의 제자이면서 미국 하버드 음대 교수를 지냈던 그의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곡들을 들려준다.마지막날은 국악기와 서양음악의 화합을 시도하는 실험적인 무대.황병기의 가야금 창작곡 ‘숲’과 올해 루마니아 세계음악제에 입선한 작곡가 이현주의 작품도 들려준다.(02)391-9631.
  • 극단 무천 16일부터 안성 용설리서 야외축제

    ◎이 가을 인간과 자연의 만남/‘리어왕’ 각색 ‘인간·리어’ 무대에 설치미술·서각전 등 볼거리 제공/판소리·3중주 등 동·서음악도 함께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것 같은 가을 하늘.그 하늘을 이고 연극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고,또 음악을 들으며 도시로부터의 휴식을 누린다. 극단 무천이 경기도 안성군 죽산면 용설리 255 M캠프 야외극장에서 16∼25일 ‘인간·리어’를 공연한다.지난해 7월 ‘오이디푸스’공연에 이은 이 극장의 두번째 무대로 연극과 함께 설치미술전과 서각전,판소리,3중주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총체적으로 선보인다.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고 배우와 관객이 구분되지 않는다.예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원시적 의미의 축제를 추구하는 그런 무대다. 공연시간은 오후 7시.짧아진 하루해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강지수의 마임과 김근형의 택견무예,소리꾼 장사익,국악인 박윤초,김화림(바이올린) 신성진(피아노) 이창희(클라리넷)의 삼중주 등 한시간동안의 프리콘서트가 펼쳐진다. 본공연은 사방이 어두워지고 옷속을 파고 드는 바람이 깊어진 가을을 실감하게 해주는 오후 8시부터.설치미술가 안필연이 꾸민 원형무대와 객석 곳곳에 놓여 있는 강철관이 섬뜩하리만치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막이 열린다.일본작가 기시다 리오가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하나인 ‘리어왕’을 패러디한 작품을 연출자 김아라가 다시 재구성한 ‘인간·리어’.일본과 싱가포르에선 공연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초연이다. 맏딸과 둘째딸의 감언에 속아 효성 지극한 세째를 내쫓은 리어왕이 결국 두 딸의 배신으로 비참하게 죽어가는 원작을 음모와 배신,불신과 야욕으로 가득찬 현대인의 모습으로 옮겼다.기계문명속에서 단절된 인간과 자연,인간과 인간간의 관계를 극명하게 묘사하면서 비극의 원천이 되는 욕망을 달래 화해를 이뤄내는 대단원으로 마무리된다. 원작의 기본구도는 남아있지만 셰익스피어적인 대사는 모두 삭제되고 대신 ‘김아라식’의 소리언어와 신체언어가 삽입됐다.강렬한 눈빛과 진한 비애를 간직한 남명렬이 깊어가는 가을을 배회하며 고뇌하는 인간리어를 그린다.16일 첫공연에 앞서 오후 6시 오프닝 행사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목조각장이자 목아박물관장인 박찬수씨가 즉석에서 장승을 깍는 조각실연을 한다. 교통편은 자가용으로는 일죽 톨게이트에서 우회전해 1.5㎞지나 수봉한우방 방면으로 가면 되고 대중교통은 갈때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15분간격으로 운행되는 죽산행 시외버스를,공연이 끝난뒤엔 극장앞에서 서울까지 가는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된다.(0334)675­9472
  • 윤영수씨 패러디소설 ‘자린고비의 죽음을 애도함’

    ◎민담 빌린 현실 풍자/‘해와 달이 된 남매’ 등 11편 비리·性타락·물신화 고발/대사만의 이야기 등 다양한 실험 옛날 민담 하면 할머니가 연상된다.포근하고 익숙한 이미지가 겹친다.아주머니 이야기꾼 윤영수가 세번째 풀어놓은 소설 보따리 ‘자린고비의 죽음을 애도함’(창작과비평사)도 포근하다.그러나 보따리 속에 그득한 것은 오래묵은 옛날 얘기가 아니라 현실을 보는 신선함과 다양한 실험이다. 신작 ‘자린고비…’는 전래민담 11편을 패러디한 것이다.패러디란 말은 옆에서라는 뜻의 파라(Para)라는 말과 노래를 뜻하는 오드(Ode)가 합친 것이다.즉 옆에서 노래부른다는 뜻인데 직접 부르지 않고 옆에서 흥얼거리는 이유는 무얼까. “리얼리즘 원칙에 충실했던 이전 작품들이 답답했어요.낯선 주인공을 잘만들어 개연성 있게 소개하는 것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끼는 의외의 놀라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어요.민담이라는 형식이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익숙한 얘기를 빌려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니,그럼 그녀의 이야기속으로 찬찬히 들어가 보자. 먼저 혹부리 영감 이야기를 다룬 ‘민사95다6008사건’.작가는 줄거리엔 관심이 없는 듯 ‘네 혹 도로 떼가라’라는 재판 풍경을 그리며 현실을 조롱한다.소송보다는 잿밥에 관심 있는 ‘합법적 도둑’ 판사와 변호사의 비리를 통쾌하게 까발린다.그들은 또 하나의 혹에 불과한 존재다. ‘은혜갚은 까치’에 이르면 아예 줄거리가 달라진다.과거보러 가던 선비는 까치새끼를 살리지 않는다.구렁이를 죽이는 것은 먹이사슬을 깨는 자연훼손이라는 것이다.(‘숲에서는 아무 일도’).원작 ‘자린고비’는 더 일그러진다.천하의 구두쇠가 “지붕에서 새는 빗소리에서 풍악을 즐기고,겉보리밥한 술로도 산해진미를 맛보는” 탁월한 상상력을 지닌 예술가로 둔갑한다(표제작 ‘자린고비의 죽음을 애도함’). ‘해와 달이 된 남매’를 소재로 한 ‘동아줄,동아줄을!’얘기 하나만 더해 보자.원래 얘기와 현재의 살인 사건을 넘나들면서 세태를 꼬집는다.한 전과자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과정에 여러 명의 화자가 등장한다.실타래같이 얽힌 증언에서,굴절된 교육,신(神)이 된 돈,타락한 성 등 추악한 세상의 얼굴을 새겨낸다.하나하나를 모으면 ‘현대판 민담’이 된다. 지은이의 속셈이 뭔지 알 만하다.옛날 얘기에 대한 단순한 재해석이 아니라 익숙한 형태(민담) 속에서 오늘의 세태를 비꼬는 지혜를 캐 보자는 것이다.그것은 한가지 잣대로 주변을 재는 왜곡된 인간상과 싸우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작가는 여러 계층·직업의 언어와 토박이말을 맛깔스럽게 빚으며 뜻한 바대로 거둔다.이런 실력은,살고 있는 시대에 대한,윤씨의 열린 눈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작 윤씨 자신은 이렇게 말한다.“인간의 행위 중에는 어처구니 없는 게 너무 많아요.사슴이나 토끼의 눈으로 보면서 이런 것들을 우스꽝스럽게 다루려고 했어요.특히 ‘파 이야기’는 인육(人肉)도 먹을 수 있다는 인간의 잔인함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렸는데 이는 민담 형식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해요” 이런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전하려는 다양한 실험정신도 빛난다.이야기 그릇을 정신병자에 대한 임상보고서만으로 채우거나 대사만으로 담는 등 파격이 거침없다.부단하게 글쓰기를 새롭게 하려는 의지가 푸르다. 윤씨는 마흔이 가까운 나이에 이야기 동네에 등장했다.난삽한 관념의 난무에 지친 문단에 ‘모처름 나타난 이야기꾼’은 지난해에 ‘착한 사람 문성현’이라는 걸로 상도 받았고,같은 이름의 책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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