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패러디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90
  • 애니·게임·출판계까지 반향 매트릭스 효과

    ‘매트릭스3 레볼루션’(The Matrix Revolutions)이 지난 5일 오후 11시 국내 개봉됐다. 지난 99년 1편이 나온 지 4년만에 시리즈를 마치며 영화는 세계적인 ‘이벤트’를 벌였다.영화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같은 시각 개봉(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주문)이라는 별난 카드로 기대감을 극대화시켰다.극비 마케팅 전략도 호들갑스러웠다.영화정보의 사전공개를 최대한 막아달라는 워너브러더스 미국 본사의 ‘지령’에 따라 국내 시사회도 개봉 하루 전에야 열려 기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개봉 2시간 전에 전문가들이 실시간 인터넷 토론을 벌인 이벤트도 이례적이었다. 이런 요란한 상술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적잖았다.그러나 한편의 영화가 스크린을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을 이룬,이른바 ‘매트릭스 효과’(Matrix Effect)를 짚어보면 그 호들갑을 일면 수긍할 만도 하다. ●‘무엇이 실재인가' 철학적 메시지 ‘매트릭스’가 SF영화의 새 전범이 됐다는 데 토를 달 이는 없을 것이다.참신한 촬영기법과 공중부양 발차기 등 동서양식 코드를 균형있게 혼합한화면에다 철학·신학·종교·수학·공상과학 등을 두루 동원해 인식론·형이상학·실존주의·종교철학·마르크시즘 등의 철학담론들로 중무장한 작품.두눈 똑바로 뜨고 몇번씩 영화를 보고서도 대사 행간을 다 읽어내기 어려운,‘철학 권하는 영화’로 통했다. 실제로 영화는,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과연 실재(實在)인지를 끊임없이 자문하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사고의 전복을 권유했다고 평가받는 건 그래서다.사이버공간의 문화를 연구하는 이영의 고려대 교수는 “현재 우리가 가상의 공간인 매트릭스에 살고 있다는 존재론적 주장과,그러나 정작 매트릭스에 살고 있는 이들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인식론적 주장을 함축한 영화”라고 풀이했다.철학자들까지 ‘선동’해낸 든든한 배경을 갖고 문화계 전반에 뻗친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영화 1·2편 흥행수입도 기록행진 ‘무서운 영화’‘슈렉’‘이퀼리브리엄’ 등 매트릭스의 주요장치들을 패러디한 영화들이 최근까지 잇따랐다.워너홈비디오코리아의 최범선 과장은 “애니메이션판 매트릭스인 ‘애니매트릭스’ DVD도 국내에서 초도물량만 2만 2000장이 소화됐다.”고 귀띔했다.애니메이션 DVD의 판매량이 2만장이 넘는 건 놀라운 성적이다. 흥행수입도 번번이 기록행진이다.6300만달러를 들인 1편이 전세계에서 회수한 돈은 5억 2000만달러.지난 5월 개봉한 2편의 수입폭은 더 컸다.무려 1억 2700만달러를 투입해,개봉 첫주에 1억 5800만달러를 거둬 순식간에 본전을 뽑아냈다. 워쇼스키 감독 형제의 주머니에 얼마만큼의 목돈이 쌓일지는 예측불가능이다.형제는 내친김에 2000만달러를 들여 3D 게임시리즈 ‘엔터 더 매트릭스’도 직접 만들었다.올 봄 영화·게임을 모방한 범죄들이 터지자 영화제작자 조엘 실버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영화가 뭔 죄가 있냐?”고 항변하는 해프닝까지 벌였을 정도.‘매트릭스 효과’가 지속적으로 탄력을 받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작품에 대한 철학적 논의가 마니아 관객들을 넘어 지식인층까지 폭넓게 포섭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관련서적만 3권 출간돼 당장,영화를 인문학적으로 뜯어보려는 국내출판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영화에 등장한 주요소재나 철학적 개념을 입체분석한 인문서가 올들어 3권이나 나왔다.‘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굿모닝미디어),‘매트릭스로 철학하기’(한문화) 등의 번역서에 이어 며칠 전엔 국내서까지 출간됐다.이정우 교수를 비롯한 소장철학자 7명이 함께 쓴 ‘철학으로 매트릭스 읽기’(이룸)가 그것. 출판사 한문화는 3편 개봉에 맞춰 영화속 용어들을 해석한 부록집을 추가로 펴냈다.출판사측은 “책이 대학가의 교양철학 교재로도 쓰였다.”면서 “인문서가 고전하는 상황인데도 올해 말까지 1만부가 넘게 나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문화담론으로서의 ‘매트릭스 효과’가 얼마만큼의 강도로 오래 이어질까.2편과 동시 제작된 3편은 화려하고 쉬워졌다는 입소문을 탈 듯하다.첫회에 동원한 전국관객이 무려 6만 5000명. “2편의 전국 관객수가 360만명이었는데,화끈한 액션에 힘입어 관객층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게 직배사의 전망이다.지켜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
  •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본 로빈슨 크루소/올 노벨상 수상 존 쿠체의 패러디作 ‘포’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는 그 이름값에 걸맞게 다양한 패러디 작품을 탄생시켰다.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여러 동화는 물론,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 등 다양한 장르의 젖줄이었다.프랑스의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금요일을 뜻하는 불어),태평양의 끝’처럼 원주민인 ‘프라이데이’를 주인공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있다. 올 노벨상 수상작가 존 쿠체의 ‘포’(책세상 펴냄)는 아예 여성의 시각으로 소설을 다시 쓴다.소설 ‘포’(원작자의 성)는 어느날 크루소의 왕국에 표류해온 여성 수전 바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모두 4장으로 된 작품은 바턴이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출판하기 위해 원작자인 포에게 보낸 편지 형식을 빌려 크루소와 프라이데이 이야기를 들려준다.또 섬에서 탈출한 그녀가 무인도 경험을 소설로 쓰기 위해 작가인 포를 찾아가 직접 대화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런 구성을 통해 쿠체는 여성의 눈으로 크루소라는 인물을 재구성한다.그가 원작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타난 크루소는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도 내면에서는 사그라져 버렸어요”(18쪽)라고 묘사할 정도로 용기도 없다.또 성급하고 오만한 인물이다.하인인 프라이데이도 원작과는 달리 혀가 잘려 말을 할 수 없는 인물로,크루소에게 일방적으로 지배받는다.또 작가는 작품에 원작자인 디포를 등장시켜 사실보다는 재미에 더 관심을 가진 그의 입장을 넌지시 비판한다. 작품이 진행될수록 쿠체가 패러디한 로빈슨 크루소는 투르니에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투르니에가 원주민 방드르디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유럽 중심의 시각을 교정시키려 의도했다면 쿠체는 그와 함께 남성 중심의 작가관에도 메스를 가한 것이다. 작품을 번역한 조규형씨는 “다른 패러디 작품보다 더 기발하면서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명상의 깊이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 스크린서 TV서 ‘너도나도’ 史劇 레디고!

    스크린,TV할 것 없이 사극돌풍이 거세다. 지난 2일 극장 개봉한 이재용 감독의 멜로사극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제작 영화사 봄)는 개봉 3주째인 지난 주말로 전국관객 300만명을 훌쩍 넘겼다.지난 17일 개봉한 역사코미디 ‘황산벌’(제작 씨네월드)의 흥행성적도 놀랍다.개봉 열흘 만에 무려 172만명을 불러모았다. ●‘다모' 이어 ‘대장금'도 초강세 안방극장에서도 사극은 초강세다.MBC가 방영하는 ‘대장금’의 지난주 시청률은 43.7%.첫 방송 이후 3주 연속 주간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다모’ 폐인(?)들이 채 정신을 추스르기도 전에 시대극 열풍이 잇따라 불어닥친 셈이다. 그러면 최근 이같은 사극 열풍의 원인은 무엇일까.일단 경직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한꺼번에 걷어내는 트렌드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최근 인기사극들의 공통점은 모두 도도한 역사를 오락의 코드로 유연하게 변주해 낸다는 것.대중문화 속으로 들어온 ‘과거’는 현대인의 입맛을 자극하는 기발한 감미료가 됐다. 실제로 최근의 화제작들은 시대배경만 과거로옮겼을 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감상주파수는 철저히 현대적 감성에 맞췄다.톱스타 배용준·전도연·이미숙이 극중 삼각관계를 이루는 ‘스캔들’은 조선시대가 시간배경.왕실,권력 암투,당쟁 등 기존 사극들의 틀에 박힌 소재들을 철저히 외면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띄웠다.화려한 복식과 소품들도 ‘퓨전’스타일로 재탄생했다.“현대적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증과 상상을 반씩 섞어 고안했다.”는 게 영화사측의 설명이다. 박중훈·정진영이 주연한 ‘황산벌’의 흥행 노림수도 같은 쪽으로 읽혀진다.1300여년전 신라 김유신 장군과 백제 계백 장군의 대결을 그렸지만,정작 드라마를 살지우는 감상포인트는 배꼽잡는 영·호남의 생활사투리.이준익 감독은 “역사에 관한 한 우리는 지나친 패배주의에 휩싸여 있었다.”면서 “지역감정과 사투리를 그 시절에 대입해 한번쯤 역사를 갖고 놀아보는,적극적 접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군신(君臣)이나 왕실의 여인들이 권력암투를 벌이는 설정이나 고어투의 대사 등 시대물의 해묵은 공식을 벗어나기는 TV사극 ‘대장금’도 마찬가지다.연기자들의 의상만 현대식으로 바꿔입히면 요리를 소재로 한 트렌디 드라마로 전혀 손색없다.SBS ‘왕의 여자’도 이례적으로 신세대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등 분위기 반전에 애썼다.‘임금님’‘왕자님’ 등 생활용어식 호칭이 매우 새롭다. ●‘스캔들' ‘황산벌' 등 관객몰이 역사의 모티프를 현대적으로 변주하려는 움직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12월5일 개봉할 코믹무협영화 ‘낭만자객’(제작 두사부필름)도 역사를 비튼 각도가 혀를 찰 만한 수준이다.조선시대를 무대로,처녀귀신의 한풀이에 나선 멍청한 자객들이 엮는 코미디.서울 강남의 소문난 나이트클럽 줄리아나를 ‘주리아나’(酒里亞羅)란 주점으로 패러디한 설정은 단연 압권이다.테크노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한복차림의 남녀,횃불과 거울로 사이키 조명을 만드는 노비 등 과거와 현재를 무차별 ‘짬뽕’시킨 기발함이 벌써부터 충무로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새달 14일 개봉하는 팬터지멜로 ‘천년호’(제작 한맥영화)도 역사를 거침없이 상상의 재료로 삼았다.실존인물인 신라 진성여왕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음모와 복수로 얼룩진 멜로드라마를 빚어낸다. ‘역사 엄숙주의’에서 벗어나려는 최근의 영상 문화적 시도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사회전반이 문화적으로 성숙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트렌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그러나 이 못지않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한 제작자는 “뚜렷한 메시지 없이 경박한 아이디어만 남발함으로써 관객들의 입맛에 일시적으로 최면을 거는 거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역사가 관객몰이를 위한 ‘봉’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황수정기자 sjh@
  • 쉬어가기˙˙˙

    ‘컬투’말고 ‘남투’도 있다! 콤비 코미디의 대부격인 남철(왼쪽)·남성남(오른쪽)씨가 새달 1일부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고정출연한다.이들은 개그맨 정찬우ㆍ김태균으로 구성된 컬투를 패러디한 남투로 등장한다.남투는 코미디의 진수를 한수 배우겠다는 후배들의 제안을 대선배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후문.4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이 TV에 고정출연하는 것은 6년만이다.
  • 영어초보들 무공해 폭소탄/ 새달 5일 개봉 ‘영어 완전정복’

    ‘비트’‘태양은 없다’‘무사’ 등으로 화려한 테크닉에 선이 굵은 연출을 보여준 김성수 감독이 도전한 5번째 영화는 엉뚱하게도 코미디다. 새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영어완전정복’(제작 나비픽쳐스)은 김 감독의 기발한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영어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의 일상인들이 그로 인해 겪는 애환과 스트레스를 둘러싼 해프닝과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얽으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웃음을 안겨준다. ●다채로운 실험 곳곳에 배치 웃음의 주요 메신저는 동사무소 9급공무원 나영주(이나영).자신의 매력을 세상이 몰라준다고 생각하며 늘 공상에 젖어 살던 중 어느 날 외국인 민원인의 방문으로 곤혹스러운 경험을 한다.회식에서 ‘소주병 돌리기’에 걸려 동사무소를 대표해 울며 겨자먹기로 영어를 배우러 간 학원에서 바람기 다분해 보이는 박문수(장혁)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포기한 그가 왕초보반에 등록한 것은 당연지사.이후 영화는 영어를 정복하러 나선 학원생들이 “It’s carrot(당근이쥐)”,“I love you long”(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롱) 등의 콩글리시를 남발하며 벌이는 해프닝과 영주와 문수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단조로운 이야기로 인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에 속도를 내게 만드는 것은 영화 곳곳에 배치한 다채로운 실험들이다. 도입부의 청설모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여주인공 영주의 캐릭터를 요약해 보여주면서 효과를 높였다.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영어를 배우려는 동기를 묻는 학원생들과의 인터뷰,버추얼 파이터 게임처럼 구성된 레벨테스트 컴퓨터 그래픽과 영주의 상상신을 처리한 콜라주 애니메이션,말풍선 등 다양한 형식을 범벅하면서 웃음이란 종착지로 향한다.여기에 영화 말미에 입양된 문수의 여동생을 애인으로 오해한 영주가 지하철로 뛰어갈 때 흘러나오는 마야의 노래 ‘진달래꽃’도 역동성을 더해준다. ●김성수 감독 코미디 도전 ‘성공' 차분한 역을 주로 맡아온 이나영의 연기 변신은 성공한 듯하다.그는 몸을 망가뜨리는 과잉 동작없이도 약간 맹하고 덜렁거리는 캐릭터를 자기 몸에 착 달라붙게 소화해 연기 폭을 넓혔다.특히 명성황후를 패러디한 “나는 조선의 9급 공무원이니라.”를 천연덕스럽게 읊조리는 표정은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서툰 한국어를 구사하는 강사 캐서린(안젤라 켈리)과 요리사인 학원생 정석용과 영주 아버지 김용건 등이 엮어가는 여러 에피소드도 웃음 품앗이로 가세한다.문수를 잡으려는 영주의 각본에 따라 학원생들이 시골에 간 장면 등은 약간 늘어지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김성수 감독의 코미디 도전은 성공한 듯하다.그만의 감각으로 채색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코미디 한 편을 낳았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이라크파병 철회 메시지 전파/ ‘평화 바이러스’ 인터넷 타고 확산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벌떼처럼 달려들어 바이러스 공격을!” 정부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평화 바이러스’가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로 ‘감염’시키자는 취지로 지난달 말 문을 연 ‘피스 바이러스( www.p-virus.net)’. 이 사이트는 지난주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이 결정된 뒤부터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네티즌들은 이곳에 올라 있는 파병철회의 메시지를 담은 글과 그림(사진),플래시 무비 등을 다른 사이트나 홈페이지로 퍼 나르며 ‘평화’의 기운을 전파시킨다. 메인 화면의 ‘바이러스 생산기지’ 코너의 ‘행동지침’을 클릭하면 이 곳에서 지금까지 생산한 네가지 바이러스가 올려져 있다.첫번째 바이러스는 ‘한 이라크인이 한국인에게 보내는 편지’내용이 담긴 플래시 무비,두번째는 ‘파병 반대 인터넷 1인 시위’ 배너,세번째와 네번째는 파병철회 여론을 노무현 대통령과 미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을 패러디해 표현한 플래시 무비이다.‘파병찬성 논리 격파’ 코너에는 파병을 해서는 안 되는 논리적인 글이 올려져 있으며,‘바이러스 센터’에는 네티즌들이 직접 만든 엽기 그림과 만화 등이 담겨 있다.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에서부터 파병 철회 열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사이트를 개설했다.”면서 “정부의 파병 결정 이후 하루 서너차례씩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접속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전문가가 본 쿠체/추상성 빼어난 ‘제2카프카’

    쿠체의 소설을 접해본 이들은 그의 문체가 절제된 가운데도 폐부를 찌르는 힘이 있다고 한다. 탄탄한 구성과 사변적 깊이 그리고 존재의 밑바닥까지 울려오는 전율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보기 드문 거장의 대작을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또한 그 작품 배경의 추상성과 절망의 함정으로 점철돼 있는 상황들은 카프카의 작품세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쿠체의 소설에서는 남아프리카와 닮은 상황들이 종종 재현되지만 구체적인 장소들은 언급되지 않는다.이런 독특한 설정 때문에 그는 현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핵심을 비껴간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실제로 그가 작품활동을 시작했을 때 남아프리카에서는 인종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으며,그는 ‘정치적 작가’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이렇게 회피적 방편으로 출발했을지도 모르는 그의 작품의 추상성은 그러나 그의 작품에 깊이와 보편성과 사유적 공간을 부여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야만인을 기다리며’(1980)의 배경은 19세기의 어느 불특정한 시기 제국의 전초기지로 매우 추상적이다.이 변방의 요새는 ‘야만인’들이라 불리는 유목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제국의 중앙정부에서 파견된 군사요원들은 지금까지 이 변방의 요새를 평화스럽게 다스려온 치안판사의 온건한 정책을 폐기하고 야만인들에 대한 강경한 탄압과 정복전쟁을 시작한다. 지명은 나와 있지 않지만 누구든지 이것이 남아프리카의 백인들이 흑인들에 대해 가지는 망상적 공포와 그에 대한 히스테리컬한 반응 그리고 그런 반응들이 연쇄적으로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의 추상성은 남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지 않지만, 백인들이 처한 거북한 입장을 억압적 지배자의 집단에 속하면서도 그 집단의 정당성을 믿을 수 없는 묘한 위치에 처해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반화시켜 순전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관심사가 가지지 못하는 사유의 깊이를 작품에 부여한다. 그 외에도 최근 한국의 강단에서 많이 논의되는 쿠체의 작품으로는 18세기 영국작가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여성의 시각에서 다시 쓴 ‘포’(Foe)라는 작품이 있다.이것은 고전적 작품을 패러디하며 현대적 시각에서 다시 읽기를 시도하는 전형적인 포스트모더니즘적 실험이라 할 수 있는데,‘야만인을 기다리며’에 비해서는 작위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전수용 교수(이화여대 영문과)
  • ‘이(爾)’ ‘유린타운’ ‘서안화차’/다시 보러 오세요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화제의 공연들이 잇따라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 새달 2일부터 정동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우인의 ‘이(爾)’(김태웅 작·연출)는 지난 2000년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상’,한국평론가협회 베스트3,동아연극상 작품상을 휩쓴 작품.열성 팬들이 ‘이사모(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결성해 홍보에 발벗고 나설 만큼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았다. ‘이’는 조선시대때 왕이 종4품 이하의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연산군에게 낙점돼 웃음과 몸을 바쳤던 궁중 광대 ‘공길’이 연극의 주인공이다.궁중 코미디언을 소재로 삼은 독특한 발상과,이를 재치있게 풀어낸 솜씨가 주목을 끌었다.연산군이 궁중 광대와 동성애 관계였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이번 재공연에는 등장인물의 갈등을 더 극적으로 만들고,아크로바틱과 재담을 강화했다.11월2일까지.(02)751-1500. 지난해 8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라 흥행에 성공했던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유린타운’(사진·그레그 커티스 작,심재찬 연출)도 다시관객을 맞는다.당시 공연을 보러 내한한 원작자로부터 “브로드웨이 공연에 견줘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았고,올초 한국뮤지컬대상에서도 베스트 외국뮤지컬상을 수상했다. 물 부족으로 도시의 화장실이 악덕 기업인에게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황당한 상황을 설정한 뒤 이에 맞서는 시민들의 반격을 유쾌하게 묘사했다.어디서 본 듯한 장면과 귀에 익은 음악이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패러디 뮤지컬이다.새달 3일부터 우림청담씨어터에서 무기한으로 공연한다.1588-7890. 극단 물리의 ‘서안화차’(한태숙 작·연출)는 지난 6월 초연때 실험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서울공연예술제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돼 다시 무대에 오른다.공백이 길지 않아 작품에 별도로 손을 대지는 않았다.출연배우도,공연장도 초연때와 똑같다.10월4∼19일 설치극장 정美소.(02)3672-3001. 이순녀기자 coral@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9)현기영-남북한 민주주의와 통일의 현단계

    지금이야말로 탈중심의 변방 정신이 필요한 때다.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본의 무한 질주에 제동을 걸려면 거부와 저항의 변방 정신이 아니고는 안 된다.왜냐하면 자본운동은 질주의 관성만 있고,자신을 멈출 이성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진흥원 원장실에서 만난 선생은 여전히 흰 턱수염이 두덕두덕,면도한 지 이틀은 되었음직한 얼굴이시다.응접 세트며 책상이며 모두 길이 안든 물건이라 그런지 썩 편치 않게 보이는데 실은 그게 선생의 매력이다.어느 공식석상에서도 작가다운 모습. “문예진흥원 일은 어떠세요?힘든 일이 많으시지요?” “글쎄,꼭 내 일인가 고민하다 하게 되었어요.예술 활성화와 사회에 창조적 의욕이 확산될 수 있도록 일한다는 의미가 있으니까.기금 배분의 어려움은 있지만 시민들이 순수문화와 예술을 널리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지방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하고 있고.” ●민주주의엔 ‘무제한의 자유' 함정 도사려 “직무를 수행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일이 많으실 텐데요.” “예전에도 열심히 해왔습니다만 진흥원 활동을 조금 더 활기차고 적극적인 쪽으로 바꾸고 싶습니다.무엇보다 예술 자체가 몸을 비틀면서 굉장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미술·음악 등 고전적 의미의 장르 틀 속에 갇힐 수 없는 것이죠.문학과 미술이 만나기도 하고 미술이 평면에서 입체로 가기도 하고,비디오 영상과 음악·무용이 결합하고 있기도 해요.이러한 변화에 문예진흥원 같은 국민의 기관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계획을 세우려 합니다.” “작가로서 공인에 더 가까워지셨는데요.저는 한국과 북한의 민주주의에 관해 묻고 통일 문제에 관해서도 여쭈어 보려고 합니다.요즘 한국은 정치적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일까요.” “아직도 한국사회는 다양한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고 있어요.민주주의라면 우선 자유 아니겠습니까,자유.그전에는 독재정권 파시즘 속에서 개인 자유가 희생되고 억압되었습니다.지금은 정치적인 자유는 많이 확보되었죠.그러나 그 자유를 무제한,무책임의 자유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생겨났어요.무제한의 자유를 갈구하다 보니까 풍속도 문란해지고 개인도 도덕적인 해이를 보이는 면이 있지요.민주주의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죠.무제한의 자유에 자기 몸을 싣다 보면 일탈로 가게 되죠.그리고 일탈은 중독을 낳습니다.인터넷 게임,사이버 섹스,알코올,마약….그러니까 민주주의에는 무제한의 자유라는 함정이 있는 셈입니다.공동체도 개인도,책임과 셀프 거번먼트(self government),자신을 다스리는 자치 말이지요.이게 있어야 합니다.인내가 필요합니다.” 나는 평소에 가깝게 뵌 분께 이렇게 딱딱한 질문을 드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문학인이나 문화인이 나라와 민족의 문제를 도외시한다면 그것 또한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한국사회가 당면한 과제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사회가 이제까지 성장을 꾀했으니까 지금부터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서 소외된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지나친 성장위주는 곤란하다는 거지요.성장을 꾀하면서도 공동체의 삶의 질을 생각해야합니다.성장이라는 게 인간 크기의 성장이어야지 인간을 훨씬 능가해 버리는 성장은 오히려 인간을 잡아먹게 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유례없는 사회적 갈등의 표현을 맛보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까 파시즘이 새롭게 등장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부상하잖아요.기업가도 노동자도 오늘의 상태를 차분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한국사회를 진단해 주시지요.” “이제 외형상 민주주의는 확보된 것 같습니다.이제는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심성이 구체적으로 민주화되어야 합니다.정치적 파시즘이 없어졌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죠.파시즘 정권은 사라졌어요.민중은 많은 자유를 갖고 있어요.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건 아니에요.많은 국민이 지역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하나의 예죠.지역감정에 사로잡혀서 그것에 골몰하면 그 지역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파시즘으로 회귀할 수도 있는 거죠.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개인의 내면이 민주화되어야 합니다.지역과 지역이 어떤 표결 없이 바라볼 수 있고 노동자와 자본가가 대결 없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정교한 외교로 대등한 한·미관계를 내친 걸음이다.나는 4·3의 작가에게 미국이라는 오늘의 화두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기로 한다. “미국이라는 존재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뗄 수 없는 문제 같은데요.” “한반도 문제는 미국에도 중요한 책임이 있습니다.내면의 민주화는 외부로부터 지배받지 않는 것,부당한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죠.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세계 민주주의에 어떤 저해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한국은 미국과 대등한 관계로 가야 되는데,방법은 강대국과 약소국 일이기 때문에 정교한 외교로 대처해야지 피맺힌 절규로 해결될 수 있는 일만은 아닙니다.” “미국은 지금 세계경찰 역할을 자임하고 있어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한다는 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유일한 강대국이 되었다는 것인데,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사태만 봤을 때 미국이 참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나중에 어떤 사고의 전환이 올지는 모르지만계속 그런 사고와 행동을 밀고 나간다면 미국이 강대국이기 때문에 지구가 파멸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테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전쟁이 있고 나면 반드시 테러가 뒤따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마련입니다.이것이 점점 규모가 커지고 테러나 전쟁의 규모가 커지면서 인류의 재난이 온다고 생각해요.미국의 사고 전환이 중요합니다.미국 시민의 애국주의도 잘못된 편견의 소산입니다.수정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미국 국민들이 사실은 엄청난 두려움에 떨고 있거든요.그 두려움을 방어적·공격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지요.문제는 그게 옳은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죠.두려움은 공격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다원주의가 굉장히 큰 미덕이죠.남을 이해하고 남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기독교 국가인 미국과 이슬람 국가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경할 수 있는 큰 사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지금이 중세 십자군 시대하고 뭐가 다릅니까.”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나는 평소에 북한체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으로서도 화해 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를 겪고 있던 참이다.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이 유효하고 유일한 방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반면 북한체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대응방법이 요구된다고 보는 사람들도 뚜렷한 집단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햇볕정책이 유효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어떤 포스터를 보고 느낀 건데,아마 중동의 팔레스타인 소년 이야기일 거예요.소년인 형이 아우를 등에 업고 있어요.그래서 ‘무겁지 않으냐,내려놓지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제 아우인데요.’라고 반문했단 말이에요.북한은,남한인 우리가 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짊어져야 할 짐이에요.그러니까 짐스럽게 느끼면 안 되죠.아우가 힘들고 빈사상태에 빠져있는데 업고 있어야지요.” “북한 인민과 체제로서의 김정일 정부는 또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지요.사회주의 정권에서 중국은 많이 변모하고 있습니다.그게 모델이 되어서 북한사회도 그런 쪽으로 변모하면 되리라생각합니다.또 그렇게 수정되지 않으면 안됩니다.그러려면 지금 당면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것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北, 중국 모델 따라가도록 시간 줘야 “김정일 체제에 대해서,체제만 살찌게 하는 건 아니냐 하는 견해가 있지 않습니까?” “예컨대 이슬람 국가들의 증오와 분노와 절망은 강요된 것이지요.북한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봉쇄정책을 쓰면 그것은 북한의 집행부,지배 집단,김정일만이 아니라 북한사회 전체를 압박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절망이 깊숙하게 자리하면 증오에 의해 어떠한 범죄도 일어날 수 있어요.9·11테러는 깊은 절망에서 일어난 거예요.남북이 대치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절망과 분노로 내달리지 않도록 하면서 평화와 미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화해정책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북한사회는 점진적으로 변모해 가고 있으니 중국 모델을 따라가도록,시간을 두고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통일은 궁극적인 목표죠.1국가 2체제든 1국가 1체제든.1국가 2체제는 먼 이정표일 뿐이고 지금은 화해와 교류가중요합니다.” “‘통일전망대’ 같은 TV 프로에 나오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금강산에도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좀 낯설지만 그것이 우리 이전 모습이에요.1950년대,60년대의 남한 국민들의 표정과 심성 같은 거지요.정치적 이데올로기와는 다른 차원에서 사람들은 순박하고 타락하지 않은 심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얼마 전에 교보문고에 나갔다가 선생님 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을 보았습니다.‘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 영향도 크겠지만 세상 많이 변했더군요.” “뭐,하도 안 팔려서 베스트셀러는 예술작품이 아니구나 생각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베스트셀러가 되다 보니 내 소설이 예술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나는 내 문학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독자를 만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남북한 관계를 위해서 문화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문화예술에는그 민족의 고유한 형식과 정서가 들어있고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담론보다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예술을 공유해야 합니다.앞으로 남북 화해나 통일을 생각할 때 문화와 예술의 교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선생은 내방객들을 저녁식사 자리로 데려간다.딱딱한 인터뷰에 무척 지친 듯한데도 그 인자한 눈빛을 바꾸는 법이 없다.나는 그런 선생에게서 인(仁)을 느낀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작가 현기영 현기영 선생은 나와 같은 마포 주민이다.선생은 망원동 사람이고 나는 합정동 사람으로 상암동 경기장으로 가는 길이 넓혀지는 바람에 내가 서교동으로 이사를 가기 전까지 한두 달에 한번씩은 꼭 합정동 로터리 근처나 망원동 근처에서 합석을 해서는 문학 이야기며 세상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낯선 공간서 만난 낯익은 얼굴 선생은 귀가 크고 길어서 후덕하게도 생기셨지만 무엇보다 미덕은 젊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부족한 점까지 너그럽게 포용하면서 문학과 인생의 길을 함께고민할 줄 아는 소인(素人)의 성품이 있으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선생이 언제까지나 마포구 망원동 주민으로서 나와 같은 문학도나 상대하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는 문제를 더 근본적으로 아웃사이더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시고 잘 안 들리는 귀에 손바닥을 대고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실 줄 알았다. 그런데,이게 웬걸.선생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실에서 만나뵙게 될 줄이야.그런데 원장실에서 만난 선생은 앞으로 몇 년 지나면 어떨지 몰라도 옛날 그 자리에 있던 바로 그분이시다.자리가 달라지면 안색도 따라서 달라지는 소인(小人)이 아니라 언제나 희고 소탈한 소인(素人).그가 바로 현기영 선생이다. ●제주로 빚은 선굵은 문학세계 작가 현기영 선생은 1941년 제주 출생이다.제주가 낳은 많지 않은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선생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주를 무대로,4·3 문제를 화두로,인간과 역사와 자연을 대주제로 삼은 선 굵은 문학세계를 일구어 왔다. 서울대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선생은 작가로서는 드물게 해병대 출신으로 사석에서 부르는 해병대가를 패러디한 노래는 이어도 노래와 함께 단연 일품이다.1975년에서야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이른바 늦깎이인 셈인데,학교 선생도 그만두고 문학에 매진하되 상업성과 허명을 멀리하고 역사와 인간에 대한 물음을 놓치지 않았다. ‘순이삼촌’‘마지막 테우리’‘변방에 우짖는 새’‘바람 타는 섬’,그리고 ‘지상에 숟가락 하나’로 대변되는 현기영 문학은 한국문학사에서 단연 이채를 발하는 제주의 문학,‘변방’의 문학이자 새로운 탈중심의 문학이다.
  • 사이트 홍보 ‘패러디 쏭’ 인기/코믹 가사·곡 광고 효과 커

    “우유 좋아,우유 좋아,우유 주세요.다 주세요∼”,“나 좋아하니,당근 당근∼” 최근 네티즌들이 ‘쏭 시리즈’에 흠뻑 빠져 있다.닷컴 기업이 우유 광고에 나왔던 ‘우유쏭’을 패러디한 각종 ‘쏭’으로 사이트를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요란한 배너 광고나 딱딱한 광고보다는 단순한 멜로디에 깜찍한 노랫말을 붙인 ‘쏭’으로 홍보하는 것이 더 효과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말 사이트를 연 엔터테인먼트 포털 ‘로플넷’(www.rople.net)은 ‘로플쏭’을 만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카드제작 업체인 ‘바른손’과 함께 제작한 ‘로플쏭’은 ‘즐거움을 찾고 싶니 새로움에 목마르니 로플로플∼’로 시작된다.일상이 짜증나고 지루할 때 로플을 클릭하라는 내용.단순한 가사에 코믹한 멜로디로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아 홍보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네오위즈도 게임 포털사이트인 ‘피망닷컴’(www.pmang.com)을 개설하면서 ‘피망쏭’을 선보였다.피망쏭은 ‘뭘까뭘까 팡팡터져 팡팡피망∼힘들고 어려울 때 피망이 터져요 팡팡∼’이라는 가사를 통해 ‘즐거움을 주는 피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NHN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포털사이트 ‘엔토이’(www.entoi.com)의 주제곡인 ‘숫자쏭’도 인기다.‘1초라도 안보이면 2렇게 초조한데 3초는 어떻게 기다려 4랑해 사랑해 널 사랑해 5늘은 말할꺼야∼’로 시작되는 숫자쏭은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활용해 만들었다.숫자쏭이 인기를 얻자 엔토이는 다른 ‘쏭’을 만들어 네티즌의 눈길을 끌기로 했다. 박지연기자
  • [젊은이 광장] 세대 공감

    TV 인기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한 장면.노란 우비를 입은 연기자들이 뒤뚱거리며 ‘우와∼’를 연발한다.그들은 관객에게 퀴즈를 내는 형식으로 말장난을 하다가 결국 관객을 놀리면서 웃음을 자아낸다.함께 TV를 보고 있던 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너희는 저런 게 재밌니?” 깔깔거리고 웃던 나는 머쓱해진다.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지만 기성세대는 통 재미를 느낄 수 없다.어디서 웃어야 할지 난감하다.웃음은 ‘공감’을 바탕으로 할 때 유발된다.부모와 자녀가 함께 웃지 못하는 것은 공감대가 매우 협소하기 때문이다. ‘개그 콘서트’의 각 코너에서 차용하고 있는 촌스러우며,엽기적이고 황당한 웃음의 코드는 인터넷에서 시작되고 발전된 것이기에 인터넷 문화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쉽게 웃음에 이르기 어렵다.인터넷이 세대간 경험의 공유결합을 약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느 시대나 세대간의 문화적 차이는 존재했다.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때문에 이 차이가 더 극대화되고 있다.한국인터넷 정보센터의 6월 정보화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은 10,20대가 90%인 반면 30,40대는 각각 60%,40%에 그친다.50대는 9%밖에 되지 않는다.부모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형성된 문화에서 자연히 소외된다.인터넷에서는 매일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인터넷 가상 공간은 신세대만의 새로운 행동양식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 ‘다모’를 너무 좋아하여 식음을 전폐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다모폐인’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이들은 시청자 의견란에 80만에 육박하는 글을 남길 만큼 의사표현에 적극적이다.다양한 패러디 작품을 만들어 스스로 드라마를 즐기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유행하던 ‘플래시 몹’도 서울에 상륙했다.이것은 이메일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엉뚱한 행동을 하고 헤어지는 번개모임이다.이같은 네티즌의 행동은 기성세대에게 낯설기만 하다. 인터넷의 득과 실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따라서 네티즌의 행동을 기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적극적인 의사표현으로 치켜세우거나 사소한 것에 대한 지나친 몰입으로 평가절하하기는 아직 이르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문화를 빠르게 흡수한 디지털세대는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작했고,이 과정에서 세대간 단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인터넷이라는 뉴 테크놀로지가 세대간의 의사소통을 단절시키는 주범이 된 셈이다.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디지털 세대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아날로그 세대.그들은 한 시대 한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의 경험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며,이것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충돌할 때 서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세대간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기 위해 더욱 많은 기성세대가 온라인에 접속하기를 바란다.기성세대에게만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너무 이기적인 발상일까? 그렇지 않다.기성세대가 인터넷이라는 낯선 바다에 용감하게 뛰어들 때 인터넷은 더 이상 신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이 시대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개그 콘서트’를 보고 모두가 웃을 필요는 없다.그러나 왜 웃는지,왜 웃지 못하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은 서로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홍 지 윤 이대 웹진 Dew 편집위원 언론정보학과 4년
  • ‘영원의 황야’로 떠난 찰스 브론슨

    ‘황야의 7인’의 할리우드 액션스타 찰스 브론슨(사진)이 영면의 길을 떠났다.브론슨의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다스 시나이병원에서 브론슨이 폐렴으로 숨졌다고 밝혔다.81세. 찌푸린 미간에 굵게 파인 주름을 트레이드 마크로 1970년대 은막을 누볐던 그는 40대 이상의 남성팬들에겐 지금도 ‘콧수염 카리스마’로 각인돼 있다.국내에 그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68년 알랭 들롱과 호흡을 맞춘 ‘아듀,라미’가 소개되면서부터.이후 ‘데스 위시’ 등에서 카리스마 연기와 선굵은 액션을 선보여 팬층을 꾸준히 넓혀갔다.총기있는 40,50대 액션팬이라면,그의 새 영화가 들어올 때마다 유행어처럼 나돌았던 포스터 카피 ‘브론슨 형님이 또 왔다.’를 기억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광부였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미 공군으로 참전했다가 이후 필라델피아 극단에서 세트작업 등 허드렛일을 하며 연기의 꿈을 키워나갔다.스크린에 정식 데뷔한 것은 1951년.데뷔작 ‘군중’(The Mob) 이후 개성있고 강렬한마스크로 주로 악역을 맡으며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60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패러디한 서부극 ‘황야의 7인’에서 스티브 매퀸,율 브리너 등과 함께 열연했으며 7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우’로 뽑혀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54년 관객들이 사회주의권 국가식의 이름에 거부감을 느낄까봐 성을 부친스키에서 브론슨으로 바꿨고,58년 액션물 ‘켈리’로 유명세를 탔다. 74년 ‘데스 위시’에서 악당들에게 부인이 살해당하면서 난폭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배역으로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시리즈물로 잇따라 제작됐다.당시 영화의 지나친 폭력성을 비판하는 여론도 많았으나 그는 “범죄에 희생되면서도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변호했다.브론슨은 68년 재혼한 영국 출신 여배우 질 아일랜드와 잉꼬부부로 금실을 자랑했으나,아일랜드가 90년 유방암으로 사망하면서 황혼기를 외롭게 맞아야 했다. 황수정기자 sjh@
  • “원작 무시한 블록버스터의 전형” 영화 ‘젠틀맨리그’ 비난 빗발쳐

    최근 개봉한 영화 ‘젠틀맨 리그’는 올해 말 3부가 출판될 앨런 무어와 케빈 오닐의 만화 ‘이상한 신사들의 리그(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en·이하 젠틀맨 리그)’를 원작으로 했다.인터넷서점 아마존의 평을 빌리자면 ‘빅토리아 시대의 팬태스틱 포(fantastic four)’쯤 된다.‘팬태스틱 포’는 미국 만화출판사 마블 코믹스가 61년 내놓은 어두운 영웅들의 시조격인 만화.즉 각종 대중장르 소설에서 튀어나온 음침한 주인공들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싸우는 내용이다. ●고전소설 속에서 뛰쳐나온 만화영웅들 먼저 영화에서 리그의 지도자로 나오는 모험가 앨런 쿼터메인은 영국 모험소설의 대표격인 H 라이더 헤거드의 ‘솔로몬 왕의 보물’에서 나왔다.뱀파이어 미나 하커는 수많은 영화·만화·게임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큘라’(브람 스토커)속에서 흡혈귀의 저주에 시달린다. 네모 선장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서 고성능 잠수함인 노틸러스호를 지휘하는 과학자이다.만화에서는 영국의식민지 인도 출신으로 나온다.야수 하이드는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왔고,투명인간 로드니는 그 뿌리를 H G 웰즈의 소설 ‘투명인간’에서 찾는다.최고의 도둑이 되기 위해 투명인간의 혈청을 훔쳤다는 것.이외에도 불사신 도리안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미국 비밀 요원 톰 소여는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서 차용했다.(만화상으로는 도리안과 톰 소여는 리그의 일원이 아니다.) 악당도 마찬가지다.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가면을 쓰고 다니는 악당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고,드러난 정체는 이안 플레밍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에게 임무를 부여하던 영국 정보부의 M의 패러디다. ●DC류의 영화가 돼버린 마블류의 만화? 그러나 영화 ‘젠틀맨 리그’는 공개되자마자 골수 만화 팬들의 비판을 샀다.원작의 미덕을 무시하고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먼저 원작에서는 불사신 도리안 그레이와 미국 비밀요원 톰소여는 ‘젠틀맨 리그’의 일원이 아니었다. 또 미나도 초인적인 힘 정도만 소유한 살인을 혐오하는 이지적인 연구원이지,영화처럼 박쥐로 변해 날아다니는 뱀파이어는 아니었다.이외에도 모험가 앨런은 마약중독,투명인간 로드니는 색정광,네모 선장은 흥분 잘하는 다혈질,지킬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 등 만화원작에서는 리그 전원이 약점을 가졌지만,영화는 영웅들의 인간적인 결함을 많이 삭제했다.이에 팬들은 “영화사가 ‘마블 코믹스 풍의 약하고 어두운 인간적인 초인’들을 전형적인 DC 코믹스풍의 ‘영웅 올스타팀’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분노했다. 특히 미나가 리그의 지도자로 등장해 페미니즘 성격이 강했던 원작과는 달리,영화에서는 카리스마 강한 ‘마초사냥꾼’ 앨런이 지휘를 맡은 점도 원성을 샀다.여기에 팬들은 “역할도 없는 미국의 젊은 톰 소여를 억지로 끼워넣은 것도 영화의 ‘정치적인’ 성격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ID ‘solitary’는 “지도자 앨런이 톰 소여에게 미래를 부탁하며 죽어가는 것은 19세기 영국에서 20세기미국으로 이어지는 세계패권 승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기도 했다. 채수범기자
  • 미니시리즈 ‘다모’ 인기 폭발

    “아프냐? 나도 아프다.” MBC 특별기획 미니시리즈 ‘다모’(극본 정형수·연출 이재규)에서 황보윤(이서진)이 깊은 상처를 입은 채옥(하지원)을 치료해주면서 건네 유명해진 대사다. 최근에는 인터넷 주소창에 “아프냐”라고 쳐넣으면 “나도 아프다”는 창이 뜨는 패러디 사이트까지 등장했을 만큼 다모 열기는 뜨겁다. 다모 팬들은 스스로를 ‘다모폐인’이라고 부른다.다모에 식음을 전폐하고 몰입한다는 뜻이다.이들은 게시판에 “(다모 방송 없는)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란 말이오.” 등 ‘다모체 고어’로 글을 올리기도 한다.제작진 역시 다모체로 화답하며 인기몰이에 한몫한다.황보윤 역의 이서진이 올린 글은 하루만에 조회수 6만건을 기록했다.전체 게시판 글은 20만건을 넘어선다. MBC는 아예 이들에게 ‘다모폐인 증서’를 ‘발급’하고 있다.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는 증서에는 “장안의 모든 다모폐인은 들으라.상감께서 그대들 충심을 갸륵히 여겨 다모폐인 증서로서…마음의 수양과 다모사랑에 더욱 매진하시오.”라고 적혀 있다.또 ‘다모’의가상신문 ‘한성 좌포청 신보’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다. 방송가에서는 고화질(HD)의 영상미와 홍콩 무협식의 와이어액션,컴퓨터그래픽으로 공을 들인 데서 원인을 찾는다.이렇게 공을 들이느라 완전 사전제작제에서 부분 사전제작제로 전환해야 했다. 배경음악(OST)도 인기요인의 하나.음악을 맡은 고병준 감독은 기본 컨셉트를 록으로 정하고 ‘두둑’ ‘차이니스 플루트’ 등 다양한 악기로 퓨전사극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황보윤의 테마는 가수 조관우,장성백의 테마는 김범수,채옥의 테마는 페이지의 이가은이 부르는 등 인물에 따라 주제곡도 달리했다.채옥의 테마인 ‘단심가’를 부른 이가은은 호평에 힙입어 ‘지독한 그리움’이라는 메인테마를 부르고,이달 중순에는 SBS 드라마 ‘첫사랑’ 음악에도 합류할 예정이다.한편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다모의 연장방영은 불가능한 상황.예정대로 새달 9일 14회로 끝을 맺는다.주연인 하지원은 “영화 ‘내사랑 싸가지’가 18일 크랭크인된다.”면서 “영화 촬영 일정을 미룰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피서철 안방극장 볼거리 다양/ 케이블채널 영화특집 마련

    ‘오싹한 공포물,요절복통 코미디,유쾌한 가족영화,입맛대로 골라보세요.' 케이블 영화채널들이 저마다 ‘특집’타이틀을 내걸고 안방극장 공략에 나섰다.열대야로 높아진 불쾌지수를 영화감상으로 식히는건 어떨까. 액션채널 수퍼액션은 공포물 카드를 빼들었다.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 SF액션물 ‘엔젤’ 3편을 8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한다.50분짜리 에피소드 22부작이다. ‘엔젤’은 미국 워너브라더스TV에서 1990년부터 4년간 인기리에 방영한 시리즈물.신세대 액션스타 데이비드 보리나즈가 주연하고,영화 ‘에일리언4’‘토이 스토리’ 등의 각본을 써 유명해진 조스 웨든이 제작을 맡았다.전편보다 한층 현란해진 특수효과와 액션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캐치온은 부모와 자녀 모두를 겨냥한 ‘가족영화 베스트3’을 마련했다. 사춘기 소년의 내면을 담은 코미디물 ‘맥스 키블의 대반란’을 5일 방영한데 이어 6일 오후 7시에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토이즈’를 내보낸다. 장난감을 무기로 내세워 전쟁을 일으키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의 이야기이다. 7일 같은 시간에는 지난해 제작한 프랑스의 자연다큐멘터리 ‘위대한 비상’을 방송한다.생물학자와 조류학자를 대거 투입해 3년간 철새들의 생태를 촬영한 수작이다. OCN은 이달말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에 코미디 영화를 집중 편성한다. 10일에는 신은경,박상면 주연의 ‘조폭마누라’,17일에는 패러디 연기의 진수로 꼽히는 레슬리 닐슨의 ‘스파이하드’가 전파를 탄다.24일에는 홍콩배우 주성치가 감독,주연을 맡아 99년 홍콩영화 흥행순위 1위를 차지한 ‘희극지왕’,31일에는 차태현,전지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가 안방을 찾아간다. 이와 함께 10일 오전 8시에는 ‘피서지에서 생긴 일’,17일과 24일 같은 시간에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하이눈’ 등 언제봐도 좋은 클래식 영화를 방송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지식창고] ‘드러지리포트’ 엽기·도발적 뉴스로 승부

    폭로 저널리즘의 대명사격인 드러지리포트(www.drudge.com)는 요즘도 여전히 엽기적이거나 도발적인 뉴스로 승부를 건다. 최근 드러지리포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묘사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시사만화를 대서특필,눈길을 끌었다.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특종 보도 이후 미국 안팎에서 오랜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LAT의 만화는 조끼에 ‘정치’라는 문구가 쓰인 괴한이 손이 뒤로 묶여 있는 부시 대통령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패러디성이었다.인터넷신문 드러지리포트는 이에 대한 백악관 경호실의 우려를 덧붙이는 식으로 싸움을 붙여 쟁점화에 ‘성공’했다. 이처럼 드러지리포트는 아직도 네티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뉴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정보 이용도 오락의 일부로 치부하는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안성맞춤인 사이트인지도 모른다. 사실 드러지리포트가 각광을 받는데는 “획득한 뉴스는 5분 안에 싣는다.”는 사이트의 주인공 매튜 드러지의 속보성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주효했다.드러지는 뉴스의 속도를 높여 인터넷미디어가 종이신문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몫한 셈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뉴스를 마구잡이로 보도하다 보니 특종 이상으로 오보도 많이 냈다.클린턴 전 대통령의 흑인 아들 이야기와 같은 기사가 대표적이다.때문에 미국과 같이 명예훼손 소송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일 정도다. 그러다 보니 미디어산업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뉴스의 옥석을 가릴 줄 아는 혜안이 있는 독자가 아닌 한 유용한 사이트가 아니라는 것이다.드러지리포트의 부침은 미디어의 본령은 역시 속보성보다는 진실보도를 통한 신뢰성 확보라는 점을 일깨우는 반면교사다. 구본영기자 kby7@
  • 넌버벌 무술퍼포먼스 ‘점프’/별난 무술가족 맛 좀 보려우?

    3대가 함께 사는 어느 집안.거실 정면에 걸린 가훈 ‘평범하게 살자’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할아버지부터 아들,며느리,손녀,삼촌까지 가족 구성원 모두 ‘평범’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권위주의적인 할아버지,출근하는 아내대신 집안살림을 하는 화가 아들,경찰관 며느리,공주병 딸,그리고 술에 절어 사는 노총각 삼촌.겉보기엔 여느 가족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들을 잘못 건드렸다간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매일 아침 발차기와 격파,아크로바트 묘기로 가족애(?)를 다지는 ‘무술 가족’이기 때문이다. ●태껸 고수 할아버지·무술왕 며느리 지난 5일 우림청담씨어터(옛 강남난타전용관)에서 막올린 ‘점프’(최철기 원안·연출)는 이 별난 가족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창작 넌버벌(비언어) 퍼포먼스이다.태껸을 비롯해 온갖 무술을 섭렵한 할아버지를 선두로 모든 동작을 무술로 해결하는 이 집안에,어느날 청학동에서 상경한 꽁지머리 총각과 꺼벙한 2인조 도둑이 들면서 기상천외한 무술대결이 펼쳐진다. ‘난타’의 성공으로 넌버벌 퍼포먼스란 장르가 일반에 널리 알려지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타악퍼포먼스의 한정된 공연에 치우쳐 왔다.‘점프’는 이같은 한계에서 벗어나 태권도를 중심으로 체조와 아크로바트를 결합한 ‘무술퍼포먼스’로 과감히 영역확장을 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4년전 TV에서 본 태권도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초기엔 리듬 발차기 중심의 공연을 생각했는데 점차 작품을 발전시키면서 세계 각국의 무술을 응용하게 됐습니다.” 이 작품의 원안을 내고,연출을 맡은 최철기는 ‘난타’출신이다.99년부터 지난해까지 ‘난타’의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넌버벌 퍼포먼스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됐다.유럽 순회공연 때 현지인들로부터 “태권도를 활용한 공연을 해보지 그러느냐.”는 제안을 받았던 것도 ‘점프’를 탄생시킨 중요한 계기가 됐다. 무술퍼포먼스라는 낯선 장르를 시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처음엔 태권도 시범단으로 연습을 했으나 연기가 안되는 통에 ‘차라리 배우에게 무술을 가르치자.’는 생각으로 2001년 공개 오디션으로 단원을 뽑았다.이때부터 2년간 태권도·아크로바트·코미디 연기 등 분야별로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지난해 겨울에는 ‘별난 가족’이란 가제로 샘플공연을 해 관객의 선호도를 미리 파악했다. 다행히도 배우와 스태프들이 연습실에서 흘린 땀은 무대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배우들 대다수가 무술 유단자이거나 체조선수로 활약한 전력이 있다지만 허공을 휙휙 가르는 유연한 발차기와 몸을 아끼지 않는 아크로바틱 묘기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여기에 등장인물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만화적인 상황설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물론 초연인 만큼 아쉬운 점도 있다.배우들의 연기가 아직 어색하고,작품 전체의 완급조절이 미흡한 점,또 매트릭스와 홍콩 느와르영화 장면의 진부한 패러디 등은 신경써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로 여겨진다.그럼에도 ‘점프’가 보여준 공연 양식의 독창성과 실험성,배우들의 열정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쉴 새 없이 관객 웃기는 게 목표 연출가 최철기는 “관객이 마치 한편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본 것처럼 시원하고 후련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아버지역을 맡은 배우 진영섭도 “우리의 목표는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기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점프’는 새달 24일까지 강남에서 공연하고,9월3일부터 문화일보홀로 장소를 옮겨 한달간 관객을 맞는다.장기적으로는 ‘난타’처럼 해외시장을 겨냥하고,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극장도 계획하고 있다.여러모로 ‘난타’와 닮은 꼴인 이 작품이 ‘제2의 난타’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1588-7890. 이순녀기자 coral@
  • ‘돈키호테’ 조선선비 위풍당당한 가출기 / 장편 ‘인간의 힘’ 펴낸 소설가 성석제

    조선 중기에 네번의 가출을 시도한 양반이 있다면?그것도 기녀와 눈이 맞아 술집에 진을 친 것도 아니고 여염집 아낙과 정분이 나 야반도주한 것도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작가 성석제)라면 그는 당대의 문제적 인물임에 틀림없다.당연히 ‘최고의 이야기꾼’의 한사람인 성석제의 민감한 ‘창작 레이더’에 걸렸다. 전통적 해학미를 탁월하게 빚어온 소설가 성석제가 네번째 장편 ‘인간의 힘’(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지난해 계간 ‘문학과 사회’ 봄호부터 가을까지 연재한 것을 대폭 보완한 것이다. ● 자아찾기 처절한 몸부림 소설의 모티프는 10년전 작가가 본 ‘오봉선생 실기’.전형적 시골양반의 일대기를 다룬 이 조그만 텍스트에 작가는 나름의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를 불어넣어 새 작품을 탄생시켰다.작가는 ‘점잖아야 할 선비’대신 양반가의 서출이자 ‘톡톡 튀는 선비’ 채동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엄격한 신분사회의 지위 역할을 뒤집고 있다.나아가 그의 ‘네번의 가출기’ 형식을 빌어 명분에만 매달리는 당시 사회의 허상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딱딱해질지 모를 이런 내용도 성석제의 입심과 해학미를 거치면 입가에 웃음이 절로 번진다.웃음의 전도사 채동구는 흥분을 잘하고 그때마다 세자 길이의 환도를 뽑는 돈키호테같은 인물이다. 광해군을 물리친 인조가 이괄의 난으로 도성을 내준 뒤 의병을 모은다는 소식만 듣고서도 흥분해 시작한 그의 첫 가출은 정묘호란,병자호란 등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되풀이된다.구국의 신념으로 의연하게 나서지만 실속이라곤 하나도 없다.대개 거지꼴로 돌아와 형이나 문중으로부터 “밥대신 욕부터 먼저 먹는” 채동구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옳은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당당하다.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돌출행동은 마치 돈키호테를 연상케한다. 예를 들어 이괄의 난 소식을 들은 뒤 “동구는 환도를 칼집에서 뽑으려 하늘을 향해 외쳤다.‘가자꾸나,바람아.때가 왔다,구름아.내 뒤에서 나만 밀어라.’그런데 환도가 녹이 슬었는지 종내 칼집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84쪽)는 묘사는 성석제식 해학이 잘 녹아 있다. ● 조선사회 허상패러디 그러나 그 속에는 결코 가벼이 날려버릴 수 없는 감동이 묻어 있다.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관의 실현을 위해 온몸으로 싸우는 채동구의 모습은 ‘서글픈 웃음’을 자아낸다.무엇보다 당대의 가치관에 부응해 출세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배계층인 양반들의 허위나 허세를 보고 참지 못하는 모습은 작가의 말대로 ‘뜨거운 순정성’을 느끼게 한다.결국 작가는 마지막 가출에서 청나라 장수에게 호통을 치며 조선 선비의 기개를 보인 채동구에게 해피엔딩의 손을 들어준다.성석제는 잇단 역발상으로 통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주인공을 통해 “맹목적 충성과 과시적 공리에 매달렸던” 당시 지배계층의 허세를 꼬집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끝내주는 세여자가 돌아왔다/ 오늘개봉 ‘미녀삼총사­맥시멈 스피드’

    나탈리(캐머런 디어스) 딜런(드류 베리모어),그리고 알렉스(루시 리우) 등 미녀 3총사가 3년만에 다시 뭉쳤다. ‘미녀 삼총사-맥시멈 스피드’는 2000년 전세계에서 동시 개봉해 3억달러의 노다지를 캔 1편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속편이다.포맷은 1편과 엇비슷하다.더 올라가자면 70년대 TV시리즈와 닮았다.스피커로만 연락을 하는 백만장자 찰리의 명령에 따라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실천하며 ‘천사’로 불리는 세명의 미녀 사립탐정.지성과 미모에,무술 실력까지 겸비한 완벽한 슈퍼우먼들이다.다른 게 있다면 “아주 유별난 세 여자가 있었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시퀀스에 세 천사의 어린시절을 슬쩍 보여줘 천사의 탄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러나 큰 틀은 같고 그를 채우는 콘텐츠만 다르다.이번 임무는 FBI의 ‘증인 리스트’가 담긴 티타늄 반지 2개를 찾는 것이다.반지를 도난당한 뒤 FBI가 보호하던 증인들이 무차별 살해된다.몽골에서 구해준 연방법원 집행관이 반지를 훔치려는 범인이고,그 뒤에 다른 주모자가 불거지는데…. 엎치락뒤치락하는 반전 속,몸매 늘씬한 미녀 셋이 역경을 극복하는 빤한 상황 설정에도 불구하고,영화는 눈길을 끌 만한 요소가 제법 많다.아슬아슬한 총격전,폭파장면 등 신나는 볼거리가 여전히 풍성하다.액션의 강도가 강해졌고 360도 회전과 고공점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터크로스며,고공낙하 신까지 곁들였다.데미 무어가 타락한 천사 역을 맡아 오랜만에 얼굴을 비치는 것도 화제다. 줄거리의 개연성에 아랑곳하지 않고,그저 빠르고 역동적인 장면에 몸을 실어 신나고 재미있게 즐기면 좋을 작품.더 큰 의미를 파고드는 것은 무의미하다.1편과의 차이점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잦은 변장,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총알 피하기,다른 작품 패러디 등은 1편의 ‘판박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40여년 민속자료 수집 창고가 박물관 됐지요”심우성 공주 민속극박물관장

    “40년이 넘도록 민속자료들을 얻고,사들이기도 했는데 집에는 놓아둘 곳이 없었어요.그래서 창고나 지어볼까 했는데 박물관이 됐지요.” 민속학자 심우성(沈雨晟·69)씨가 요즘 가장 아끼는 직함은 ‘공주민속극박물관장’.“어떻게 박물관을 지을 생각을 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껄껄껄 웃으며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사실은 오늘날의 희곡과 연극자료까지 모두 다루는 연극박물관을 지으려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그 ‘꿈’이 아직도 진행형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지만…. 1996년 문을 연 박물관의 부지는 3000여평.민속극자료관과 농기구자료관이 있는 전시동과 심우성의 공부방이 있는 사무동,그리고 당집을 재현한 ‘돌모루당’을 무대로 쓰는 야외극장으로 구성됐다.돌모루는 박물관이 들어서 있는 마을의 이름이다.전시동의 1층은 소극장 아리랑.공연과 행사를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여기에 자그마한 2층짜리 전시관을 하나 더 짓고 있다.전통공예관과 토착신앙관으로 한 층씩을 꾸밀 생각이다.오는 10월 아시아일인극제가 열리기 전까지는 문을 열 것이다.그는 아시아일인극협회장으로 올해 8회째 맞는 아시아일인극제를 주도한다. ●민속극과의 운명적 만남 민속극박물관이 있는 충남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는 15대를 이어온 심우성의 고향이다.어린 시절 서울로 올라간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1995년.50여년 만이었다.고향은 그에게 민속학자로서 오늘이 있게 한 결정적 계기도 만들어 주었다. “한국전쟁 당시 열일곱살이었어요.서울에서 6년제 휘문중학교의 4학년에 다닐 때지요.거리에서 인민군에 끌려가 방망이 수류탄 하나만 달랑 차고 황간까지 내려갔지요.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명령계통이 사라지자 모두 흩어졌어요.그래서 고향집으로 돌아왔지요.” 집에는 정광진(丁光珍)이라는 병든 머슴 한 사람만 남아 있었다.휘문중학 연극반이었던 그는 골방에서 ‘조선연극사’를 찾아냈다.젊은시절 남사당패였다는 정 영감은 탈이며 농악장면이 담긴 책을 보더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늦가을까지 석 달 동안 들려준 남사당패 이야기는 공책으로 8권이 됐다.이후 홍익대 신문학과를 다니며 1954년 서울중앙방송국 아나운서가 됐다.5년 뒤 아나운서를 그만둔 것은 민속학자 임석재 선생이 “그러다 바람둥이 되겠다.”고 말렸기 때문.그만큼 아나운서는 인기가 높았다. 임 선생의 뜻대로 발로 뛰는 민속학자의 생활이 시작됐다.1965년에는 민속극회 남사당,다음해엔 한국민속극연구소를 만들었다.1974년에는 ‘남사당패 연구’를 펴냈다.정 영감의 이야기를 메모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는 지금도 “정 영감이 나의 스승”이라고 말한다. 1963년부터 3년 동안은 요즘 TV코미디에서 종종 패러디되는 국립영화제작소의 대한뉴스 아나운서로 활동했다.KBS와 MBC,지금은 없어진 TBC 등의 TV가 생길 때마다 전통예술 프로그램을 도맡았다.최근까지도 SBS라디오에서 ‘심우성의 서울이야기’를 진행한 ‘민속의 전도사’다. 그는 1980년에는 ‘홍동지의 나들이’로 일인극배우로 ‘데뷔’했다.분단 이후 목숨을 잃은 젊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결혼굿’은 1998년 발표 이후 한 해 4∼5차례는 초청받는 인기 레퍼토리.지난해에는 부산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백제 기악 복원 학술심포지엄 주도 민속극박물관에서는 지난 14일 ‘백제 기악(伎樂) 복원을 위한 방안 모색’을 주제로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오는 30일까지 공주 일원에서 열리는 제21회 전국연극제 행사의 하나지만,그에게는 더욱 감회가 깊었다.목각탈제작자로 지난해 작고한 아버지 심이석(沈履錫) 선생의 마지막 작업이 기악탈 복원이었기 때문이다. “백제탈의 존재를 알려준 사람은 ‘조선과 그 예술’을 쓴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동생으로 일본 민예관 관장인 야나기 무네미치(柳宗理)였어요.1994년부터 3차례나 일본을 찾아 도쿄국립박물관과 정창원 등에 소장되어 있는 기악탈을 둘러보았지요.” 서연호 고려대 교수와 일본의 기악을 복원한 덴리(天理)대학의 사토 고오지(佐藤浩司) 등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심포지엄은,기악이라는 백제시대 탈놀이의 복원을 위하여 실마리를 찾는 작업.“이런 기회에 기악에 ‘미치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바람이다. ●지역청소년 문화운동가로 또다른 삶 심우성은 요즘 ‘지역 청소년 문화 운동가’가 되어 있다.농촌 아이들이 오히려 도회지 아이들보다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그는 “서울 유치원에서는 민요를 가르치지만 농촌 유치원생은 서양노래만 부른다.”면서 “농가부채 탕감도 중요하지만 농촌 청소년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 청소년들이 농기구를 그리는 숙제를 하러 박물관에 찾아오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우리 춤의 기본사위와 우리 음악의 기본가락,민요를 가르치는 ‘청소년 어울마당’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교통비만 주면 달려오는’ 제자들이 적지 않아 이런 의미있는 작업도 가능하다. 심우성은 “박물관 운영은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그러지 않아도 박물관 이름이 조금 알려지니 ‘돈 많이 벌겠다.’고 하는 이가 없지는 않다.”고 농담을 했다.그는 “박물관 입장료로는 표파는 직원의 봉급도 안 되니,월급 안 줘도 되는 아들과 며느리를 데려다놓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고는,“정 돈이 떨어지면 청소년수련시설 자리로 생각하고 있는 앞산이라도 팔아서 쓰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 웃었다. 공주 서동철기자 dcsuh@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