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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佛 통합 교과서처럼”… 박근혜식 액션플랜

    “獨·佛 통합 교과서처럼”… 박근혜식 액션플랜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제안한 것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함께 외교·안보 정책의 양대 축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액션 플랜’으로 평가된다. 동북아 국가 간 경제적 의존도와 정치적 긴장이 동시에 상승하는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역설)’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역사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3국 간 역사 인식의 간극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동 역사교과서를 발간한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의 사례를 들며 동북아에서도 동·서유럽처럼 협력과 대화의 관행을 쌓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식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이라는 단일 경제권을 구성하는 데는 2차대전 전범국인 독일과 주변 피해국 간 사과와 화해가 기반이 됐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옛 유럽안보협력회의)가 냉전시대 동서 진영 간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같은 맥락에서 동북아 국가 간 뿌리 깊은 역사 갈등을 해소하는 ‘첫 단추’로 공동 역사교과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전략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구상)’와도 맥이 닿아 있다. 이들 구상은 모두 동북아 지역의 안정이 전제돼야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노 전 대통령 등은 한·일 공동 역사교과서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한·중·일 등 동북아 3국을 망라한 박 대통령과는 차이가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라는 단체가 2005년과 지난해 각각 3국의 근현대사를 담은 역사교과서를 출간하기도 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을 위해 1970년대부터 대화를 시작해 수십년이 걸렸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고 협의할 것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 역사교과서라는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지 못하더라도 이를 위해 동북아 국가들이 머리를 맞댈 경우 대결이 아닌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에 대한 중국, 일본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회견에서 박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 “과거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입장과 노력을 한국 측에 충분히 설명해 왔다”면서 “일본 측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한국 측이)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朴대통령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만들자”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동북아 평화협력 방안으로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설립 5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개회식’ 축사를 통해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가 했던 것처럼 동북아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발간함으로써 동·서유럽이 그랬던 것과 같이 협력과 대화의 관행을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치·안보적 긴장이 더욱 심화되는,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를 미래에 대한 인식 공유를 통해 극복하자는 의미다. 그동안 한·일 시민단체나 소장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공동 역사교과서 집필이 추진된 적은 있지만, 박 대통령이 동북아 전체 차원에서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동북아 평화협력과 관련,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하며 긴장을 유발하고 있고 역내 국가 간 역사관의 괴리로 인한 불신과 일부 영토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소지도 커지고 있다”며 “핵 안전을 비롯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대응, 사이버 협력, 자금세탁 방지 등 연성 이슈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가장 민감한 사안들도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만들자”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만들자”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동북아 평화협력 방안으로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설립 5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개회식’ 축사를 통해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가 했던 것처럼 동북아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발간함으로써 동·서유럽이 그랬던 것과 같이 협력과 대화의 관행을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치·안보적 긴장은 더욱 심화되는,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를 미래에 대한 인식 공유를 통해 극복하자는 의미다. 그동안 한·일 시민단체나 소장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공동 역사교과서 집필이 추진된 적은 있지만, 박 대통령이 동북아 전체 차원에서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동북아 평화협력과 관련,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하며 긴장을 유발하고 있고 역내 국가 간 역사관의 괴리로 인한 불신과 일부 영토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소지도 커지고 있다”며 “핵 안전을 비롯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대응, 사이버 협력, 자금세탁 방지 등 연성 이슈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가장 민감한 사안들도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동북아 샌드위치’ 한국, 역발상 외교 필요하다

    한반도 안팎의 외교안보 지형이 빠른 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가해지는 외교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일본의 군사 동맹이 한층 강화되고 있고, 이에 힘 입어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가까이 지속돼 온 동북아 전후 체제가 근본적 변화를 맞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패권 저지를 목표로 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 강화와 일본의 집단 자위권 확보 움직임은 머지 않아 동북아에서 중무장한 미·일 군사동맹과 중국의 군사력이 맞서는 신냉전 체제의 막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제적 협력과 군사적 대립의 중층 구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의 상황에서 우리 외교는 이처럼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과의 대치 속에서 미·중 양국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한 처지로 어느 쪽 손도 들어주기 힘든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최근 방한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행보가 보여주듯 우리에 대한 미국의 MD 체제 참여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반면 북한에 대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은 이에 맞서 자신의 대북 영향력을 한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조용하면서도 능동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어제와 그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정부 대응이 너무 미온적이라는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물론 목청을 높이는 것도 외교적으로 의미 있는 대응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는 게 외교이기도 하다. 일본의 재무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되, 이를 넘어 일본의 재무장이 한반도 안보의 역학관계에 미칠 장단기 명암을 면밀하고 냉정하게 따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의 미군기지가 한반도 유사시 북에 대응할 우리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 반면 일본의 군사력 강화가 종국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김을 강화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 등 득실 양면을 두루 살펴야 하는 것이다. 미·중 대립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적극 펼쳐보일 기회의 장으로 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동북아 중심의 지정학적 가치와 남북 간 체제 대립이라는 전략적 가치를 십분 활용해 우리의 존재 가치를 극대화하는 치밀한 노력이 펼쳐져야 한다. 종국의 지향점은 동북아의 평화를 유지하는 균형추로서의 한국일 것이다. 중견국으로서 미·중 양국의 대립을 완충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지속적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내 남북 간 대치를 평화적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지난한 과제다. 그러나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초당적 합의와 협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 [사설] 한·아세안 전방위 협력 장기구상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다자외교를 마쳤다. 어제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와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이어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ASEAN)+한·중·일 정상회담 등에서 박 대통령이 거둔 성과는 무엇보다 한·아세안 관계를 전방위로 넓혔다는 점일 것이다. 한·아세안 간 차관보급 전략대화를 내년부터 갖기로 함으로써 경제·문화 분야 중심이던 양자 관계를 외교와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이른바 서울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을 지닌 아세안 10개국은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로 불릴 만큼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곳이고, 그만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열강들이 국익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위해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다른 강국들을 제치고 아세안 국가들과 개별 안보협의를 갖게 된 것은 분명 우리의 외교력을 한 단계 높일 전기가 될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중·일 간 영토분쟁, 그리고 우리와 일본의 과거사·독도 논란 등으로 얽혀 있는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를 슬기롭게 헤쳐갈 또 하나의 공간을 마련한 것이기도 하다. 미·일과 중국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쉽사리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서울프로세스를 순조롭게 가동할 외적 환경을 닦는 일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아시아 시대에 대비해 한 세대 앞을 내다보는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이 진정 자신들과 공동번영의 내일을 열어나갈 친구라는 믿음을 심고, 이에 부응하는 실질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런저런 경제협력 확대를 넘어 우리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고, 이를 통해 민간 부문의 연대감을 높여야 한다. 많은 실천과제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아시아 지역 공적개발원조(ODA)만 해도 2011년에 5억 8390만 달러를 기록하며 5년 새 3배 가까이 급신장했다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다양한 공공외교를 통해 우리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행정시스템이나 새마을운동과 같은 우리의 발전 경험을 전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성매매 관광과 결혼이민 사기와 같은 추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범죄 행위를 적극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 [열린세상]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현실화/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현실화/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박근혜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에서 화해와 협력의 역내 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역내 국가 간 경제적 상호 의존의 증가와 협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안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신뢰 위기에 직면한 동북아의 딜레마를 풀어나가기 위해 협력과 대화의 습관 및 관행을 축적하여 신뢰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 바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다. 평화협력 구상은 다자안보협력의 경험이 일천한 동북아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여 환경, 기후변화, 핵안보 등의 연성안보(soft security) 이슈를 중심으로 한 협력의 습관과 신뢰를 배양하여 점진적으로 경성안보(hard security) 이슈로의 전이와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기존의 구상과 다른 점은 첫째, 힘의 논리가 아닌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질서·규범·습관·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파워나 이익을 중시한 협력보다는 협력에 대한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둘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북한의 건설적인 변화를 일차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로 되어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동북아 구상이 직접적인 북한문제 해결에 집중한 것에 견줘, 동북아 역내의 다자 간 협력을 통해 원거리에서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셋째, 지금까지의 단선적인 정부 간 협력의 틀을 넘어 다양한 분야와 차원에서 여러 행위자(non-state actors)가 협의와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새로운 동북아시대의 복합적인 협력 네트워크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구상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실천 의지와 능력이다. 우선 대선 공약이라도 대통령이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면 흐지부지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정상과 만날 때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소개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추진 의지는 충분히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최근에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설명한 것만 보더라도 그 열의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얼마만큼 외교적인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느냐가 남은 과제이다. 그렇다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 제도화(정상회담 정례화 등)를 너무 강조할 경우 관련국들의 경계심을 유발해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된다. 노무현 정부는 처음부터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제도화(예를 들면 정상회담)를 적극 추진하였다. 당시 구상은 의욕적이긴 했지만 주요국들의 호응 미흡과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핵안전(방사능 오염 방지), 청정 하늘(blue sky), 인구문제(노령화 대책)와 관련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젝트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되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쉬운 것, 기능주의적 이슈부터 출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역내 주요국 최고위 정책결정자들의 정치·전략적 결단과 책임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한국이 주창한 구상이지만 한국만의 구상이라는 인상에서 탈피해야 한다. 동북아 지역의 공통된 이슈는 어느 특정한 국가나 일부 국가만의 노력으로 보장될 수 없으며 구성원들이 책임을 공유한다는 책임 공유(responsibility sharing)의 정신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과거 여러 사례들을 보면 각국이 문제의식은 공유하였지만 책임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패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은 일본의 국가전략으로 인식되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비전, 선언 중심의 톱다운 방식인 최고위급 대화와 실무 차원의 투트랙 접근을 통해 각국이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글로벌 시대] 동북아와 동남아/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동북아와 동남아/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동북아, 동남아’ 하면 세계인의 뇌리에 금방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동북아는 대립과 갈등의 역사 수레바퀴가 멈춤 없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반면, 동남아는 모범적 지역협력으로 냉전구도를 청산하고 통합의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마침내 2015년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어 국제사회의 부러움을 사는 이미지가 아닐까. 동아시아 역내 두 소지역인 동북아와 동남아가 보여주는 대조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동북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동북아 개별 국가 차원에서 볼 때 경제규모가 중국, 일본이 각각 세계 2위, 3위이며 한국은 무역규모 기준 세계 8위로 모두 경제 대국이자 주요 20개국(G20) 회원국들이다. 그만큼 국제 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차지하는 나라들이다. 하지만 동북아 국가 간 지역 협력은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으로 일컬어질 만큼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양자관계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년 5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중·일 관계 악화로 연기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동북아 다자 협력이 양자 관계의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순항할 수 있도록 동남아 국가들의 다자와 양자 분리 지혜를 배워야 될 것이다. 아세안은 최근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을 철저하게 양자 분규로 한정하고, 지역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분리하여 대응하였다. 현재 동아시아에는 아세안+1,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 등 역내 지역협력구도가 아세안을 중심으로 다층적으로 짜여져 있다. 유엔-아세안 포괄적 파트너십에 따라 매년 아세안 의장국에서 개최되는 유엔-아세안 정상회의는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아세안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최종 목적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출범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내 양대 축인 동북아와 동남아가 각각 제 몫을 담당해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미완의 동북아 통합은 미완의 동아시아 통합을 의미한다. 지금껏 동북아는 개별 구성국 국력의 총화에 버금가는 역할을 해오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협력의 확대·심화는 그 자체로서도 지정·지경학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명실상부한 ‘평화·번영·발전’의 공동체로 이끌어 가는 데도 필수적이다. 동서 냉전 종식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 받는 ‘헬싱키 프로세스’의 동북아판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 신뢰의 결핍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북아 문제는 신뢰의 회복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이 ‘아시아 패러독스’의 벽을 허물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이해 당사국을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세안이 지난 50여년간 걸어온 여정처럼, 동북아 역내 협력과 신뢰회복이 선순환 구도 속에서 계속 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우리 외교가 창의적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동북아 ‘신뢰의 공동체’가 점진적으로 형성될 때 수준 높은 동북아 통합과 나아가 동아시아 통합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 英교수 “타임머신 가능…단 돌아오지는 못해”

    英교수 “타임머신 가능…단 돌아오지는 못해”

    영국의 유명한 물리학 교수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있다. 특히 교수는 시간여행은 미래로만 가능하며 현재로 돌아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 브라이언 콕스는 최근 열린 브리티시 과학 페스티벌의 연사로 나서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콕스는 과거 락밴드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는 괴짜 물리학자로 영국방송 BBC의 과학 프로그램에 출연, 어려운 과학을 쉽게 설명해 명성을 얻은 스타 교수다. 콕스 교수는 “미래에 타임머신이 만들어질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예스’”라면서 “그러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편도 티켓”이라고 밝혔다.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이른바 특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한다. 빛에 속도에 다가가면 갈수록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정지한 사람보다 훨씬 천천히 흘러간다는 ‘쌍둥이 패러독스’(twin paradox)를 설명한 것.    교수는 또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통로인 ‘웜홀’(wormhole)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콕스 교수는 “영화에 등장하는 웜홀같은 통로가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면서도 “아직까지 존재가 증명된 바 없으며 실제 있다고 해도 인간이 사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콕스 교수는 과거 중력과 시공간의 상호작용으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주장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 양국 ‘서로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을/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일 양국 ‘서로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을/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지난주 제21차 한·일 포럼이 개최됐다. 한·일 포럼은 한·일의 대표적인 정치가, 언론인, 학자들이 참가해 한·일 관계의 현안과 과제를 논의하는 유서 깊은 포럼이다. 이번 한·일 포럼은 최근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개최돼 양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일 관계에 어떤 해결책을 내는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번 포럼은 한·일 관계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는 축소판과 같았다. 모두(冒頭)부터 상대에 대한 주문으로 시작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모두의 특별 연설에서 일본 측은 한·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 고령화, 환경문제 대책을 강조하며 역사 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이에 비해 한국 측은 아베 정권하에서 일본 식민통치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부정된 마당에서는 한·일의 협력 관계가 수립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일 포럼이 개최된 이래 시작부터 역사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참가자들이 말할 정도였다. 한국이 공격하고 일본이 방어하는 지금까지 한·일 회의 상황과 달리 일본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해 변화된 한·일 관계를 실감하게 했다. ‘침묵하는 일본’에서 ‘주장하는 일본’으로 변화한 것이다. 모두 발언의 영향인지 안보 관련 주제에 대해 한국 측은 일본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의 추진에 우려를 표하면서 역사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집단적 자위권의 해석 변경 문제는 일본이 보통국가로 가기 위한 과정이며, 이제야말로 논의할 분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일본이 정상화되고 있다고까지 했다. 또한 한국 측이 아시아 패러독스(경제에서는 협력하지만, 안보와 역사 문제에서 동북아 국가들이 갈등하는 현상)를 설명하면서 일본 정치가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일본 측은 아시아 패러독스는 중국의 부상에 따라 생겨난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즉 최근 일어난 영토와 역사 분쟁은 중국이 부상하면서 형성된 문제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 측은 중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해야지 한국이 ‘일본의 우경화’만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일본의 변화한 모습은 역사인식의 문제에서 더욱더 뚜렷해졌다. 처음에는 아베 신조 총리의 우파적 성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국 측에 일본 야당과 매스컴 관계자들이 동조해 한국의 주장이 우세를 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자민당 의원은 한·일 매스컴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일본의 매스컴이 정부를 비판한 것을 그대로 한국이 받아들이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다고 강변했다. 일본의 다른 참가자들도 한국이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를 평가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또한 역사에 대해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역사 문제는 서로 일치되는 것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그 이후의 일왕 발언 탓에 일본이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상실하게 했다고 한국의 잘못을 토로했다. 그러나 논의의 마지막에는 현재 한·일의 경색국면을 풀도록 한국과 일본이 서로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일본 측도 동의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한·일의 입장은 극명하게 달랐다. 한국 측은 아베노믹스가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비해 일본은 여야 모두 아베노믹스가 일본을 살릴 최후의 기회라는 점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꼭 성공했으면 하는 열망이 느껴졌다. 이번 한·일 포럼에서 보듯이 한·일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인식이 다른 만큼 처방책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조한 데 비해 일본은 역사를 회피하면서 기능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경색국면을 탈피하려면 양국 공히 과거의 수렁에 빠져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오류에서 벗어나 ‘상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발상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한·일 양국이 국익을 생각하는 전략적인 냉철함이 우선될 때 양국이 공감하는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핀란드 ‘스타트업’ 4가지 비법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핀란드 ‘스타트업’ 4가지 비법

    대부분의 국가에는 대표 기업이 있다. 어떤 국가에서는 소수의 일부 기업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는 ‘삼성전자’가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석탄액화 기업 ‘사솔’이 있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르고, 남아공의 사솔은 전체 경제의 10%를 먹여 살린다. 핀란드에도 전 세계에 군림했던 휴대전화·통신기업 ‘노키아’가 있다. 노키아는 전성기 때 혼자 핀란드 법인세의 23%를 담당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노키아가 급격히 쇠락하자 전 세계인들은 핀란드 경제의 ‘몰락’이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핀란드에서만 3700여명의 노키아 직원이 해고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핀란드는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핀란드는 유로존 금융위기 속에서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이 2.0%로 유로존 평균(1.0%)을 크게 웃돈다. 한국에서는 노키아에서 빠져나온 인력이 새롭게 만들어낸 스타트업들이 핀란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핀란드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핀란드 스타트업 붐을 일으킨 네 가지 프로그램이 노키아의 몰락과 상관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 강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4~5년에 불과하다. 스타트업에 대한 핀란드의 고민은 2000년대 후반 학계·경제계에서 제기된 ‘핀란드 패러독스’에서 시작됐다. 핀란드 패러독스는 에르코 아우티오가 주창한 개념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 교육 경쟁력 등이 전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기업이 없다는 위기감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다. 파트리크 슈아니 헬싱키대 교수는 “정체된 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창업을 장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창조경제가 추구하는 목표와 비슷한 위기감과 정책비전이다. 2009년 3월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TEKES)은 노키아, 테크노파크 육성 및 운영회사인 ‘테크노폴리스’와 함께 ‘노키아 테크노폴리스 이노베이션 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노베이션 밀’의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노키아에서 개발은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되지 않은 R&D 성과를 중소기업이 상용화하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었다. 민간과 공공의 영역은 각자가 장점을 가진 분야로 명확하게 나눴다. 노키아는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제공하고, TEKES는 펀드 조성을 맡았다. 테크노폴리스는 사업 공간 및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1년 3월까지 1단계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가능성이 보이자 이후 ‘루키’, ‘바르칠라’, ‘케미라’ 등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베사 니니칸가스 핀란드 과학기자협회장은 “노키아는 창업회사의 수익 공유, 특허권 보유, 퇴사 인력의 활용, 노키아 내부 인력 순환을 통한 인력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 손해 볼 게 없었다”면서 “불과 2년 만에 18개 기업이 창업했고 2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자 프로그램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6월 현재 기준으로 ‘이노베이션 밀’ 프로그램을 통해 10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창업 기업은 60곳을 넘어섰다. 프로그램의 성공에는 투자대상 선정 과정에서 시장성이나 창업제품 이외에 창업자들의 경력을 중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35~40세의 창업 경력자가 우선시됐다. 자신의 운동량을 체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스포츠 트래커’, 기업용 모바일오피스 솔루션 ‘네웨로’, 무선충전기 ‘파워키스’ 등 색다른 벤처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다. 핀란드 스타트업 성공의 나머지 세 가지 요소는 헬싱키 인근 에스푸에 위치한 알토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알토대는 헬싱키공대, 헬싱키경제대, 헬싱키예술디자인대를 하나로 합병해 출범한 일종의 ‘스타트업 특화대학’이다. 파우 니카난 알토대 교수는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공통점을 가진 학과들을 집중적으로 모아 대학을 만든 것”이라며 “학과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디자인, 경영 등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한 결과물은 예상보다 빨리 거둬졌다. 2009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다녀온 알토대 학생 4명은 “왜 핀란드에는 미국과 같은 스타트업 문화가 없는가”라는 고민 끝에 알토 개척가 사회(알토ES)를 조직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조직인 알토ES는 네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우선 대표적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사우나’는 매년 30개 팀을 선정, 1개월간 집중적인 창업과정을 멘토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핀란드 최고의 기업가들이 무료로 참여한다. 알토대의 에스투 오타니에미 캠퍼스 ‘스타트업 사우나’ 건물 내에서 자유롭게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2010년 이후 90개 신생회사가 스타트업 사우나를 거쳤고, 이들에게 투자된 금액은 2500만 달러(약 278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말 기자가 찾은 현장에서도 6월 7일부터 9주간의 창업 지원 코칭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참가자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눈다. 9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는 결과물 발표 행사가 열린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김병수 연구위원은 “스타트업 사우나에서는 창업 및 기업가정신과 관련된 50여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서 “스타트업 사우나 이외에 인턴 파견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라이트, 유럽 최대 창업 관련 교류의 장인 ‘슬러시 콘퍼런스’,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자산화하기 위한 ‘국제 실패의 날’(10월 13일) 등이 순수하게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구축돼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는 알토대의 ‘팩토리 문화’를 들 수 있다. 알토대는 ‘디자인 팩토리’, ‘미디어 팩토리’, ‘서비스 팩토리’, ‘헬스 팩토리’ 등 네 곳의 협업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와 연구진,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각각의 분야 및 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새로운 연구 및 교육 방법을 개발해낸다. 팩토리 문화의 발전된 형태로 ‘팹랩’과 ‘앱캠퍼스’를 들 수 있다. 팹랩은 제작 실험실의 약자로 디지털 기기, 소프트웨어, 3차원(D)프린터 등의 실험 생산장비를 구비해 학생과 예비 창업자, 중소기업가가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제로 구현해 보는 공간이다. 앱캠퍼스는 알토대,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가 공동으로 마련한 1800만 유로(약 270억원) 규모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펀딩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5월 시작됐으며 지난 1년간 전 세계 95개국에서 2500개의 지원 신청서가 쇄도했다. 프로젝트당 2만(약 3000만원)~7만 유로(약 1억 4000만원)를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알토대 기업가정신센터(ACE)는 이 모든 창업지원 프로그램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ACE는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사업화되는 모든 과정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센터다. 기업가정신 교육, 연구결과 사업화, 기술이전, 창업 지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지식재산권 관리 등을 맡는다. 전 세계적인 게임 히트작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 엔터테인먼트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 김 위원은 “각 프로그램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타트업의 부흥에는 사회 전반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형태보다는 대기업이 지원해 만든 새로운 경제형태가 다시 사회로 공헌하는 창업생태계 구조를 한국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헬싱키·에스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시론] 한·일이 상생하는 길/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 한·일이 상생하는 길/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번 8월 15일은 한국과 일본 양국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한국은 광복절에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한·일 관계 진전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바랐다. 일본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일본과의 협력 메시지를 보내주기를 기대했다. 지금까지 한·일 양국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파워 전환기에 동북아 질서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또 양국의 경제협력은 동북아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화 교류의 활성화는 한류가 세계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됐고, 한·일 양국의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 양국이 정치적 이유로 서로의 잘못을 탓하면서 감정적인 충돌이 빈번한 관계가 됐다.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면 한·일 양국의 우호관계는 매우 취약하며,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한·일 정부는 양국 관계가 중요하다고 쉽게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양국 간 갈등이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한류 붐의 상징이었던 일본의 신오쿠보는 혐한론자들의 데모 거리가 됐고, 재일동포와 사업가는 한·일 갈등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제 갈등을 풀자는 움직임이 나올 때도 됐지만 한·일 정부 당국의 기싸움은 여전하다. 한·일 관계가 기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된 이유는 양국 모두 상대방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잘못한 이상 먼저 타협하는 것은 굴복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선뜻 손을 내밀기 힘들게 된 것이다. 한국인은 일본이 스스로 잘못한 것을 한국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한·일 양국이 갈등의 시점을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서면서 우경화가 강화됐고, 그로 인한 망언의 속출이 갈등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일본은 작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에 대한 언급에서 한·일 갈등의 원인을 찾고 있으며, 한국이 일본을 자극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화조차 잘 진행되지 못하는 현실은 한·일 관계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 한·일의원연맹은 서로 만나기조차 꺼리고 있으며, 정기 축구시합까지 중지했다. 한·일교류위원회, 한·일친선협회 등 전통적인 교류 채널도 양국 정부를 설득하기보다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간 대화는 외무장관과 차관이 만나는 것으로 물꼬를 트는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상대방에 신경을 쓰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베 총리가 끝까지 식민지 침략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언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본과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만나기만 하면 역사에 대한 지적만 들으니 대화하기를 꺼린다. 물론 한국은 일본의 이러한 태도와 잘못된 인식에 더욱 화가 치밀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양국은 서로가 윈윈하는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우선 일본은 한국이 갖고 있는 아베 총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는 ‘침략’ 발언으로 국제사회에서 뭇매를 맞자 마지못해 무라야마 담화의 계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무라야마 담화에서 인정한 침략을 확정한 적은 없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일본이 침략했다는 사실을 명백히 인정함으로써 더 이상 역사 인식에서 후퇴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도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아시아 패러독스’를 해결하려는 대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이 한국에 갖고 있는 ‘친중 편향’, ‘일본 무시’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도 한국은 양국이 ‘전략적인 동반자’라는 것을 재확인해 줄 필요가 있다.
  • [특별기고] “베델이 꿈꾼 조선의 미래, 국민행복 시대로 구현되길”/윤병세 외교부 장관

    [특별기고] “베델이 꿈꾼 조선의 미래, 국민행복 시대로 구현되길”/윤병세 외교부 장관

    서울신문이 창간 109주년을 맞았다. 1904년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탈에 맞서던 당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일제의 침략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특히,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조선을 위해 싸운 어니스트 베델은 37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도 “나는 죽으나, 신보(新報)는 영생케 하여 한국 동포를 구하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은 우리를 숙연케 한다. 낯선 나라 조선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베델은 무엇을 꿈꾸었을까? 베델은 박은식, 신채호 등 한국의 선각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독립과 번영을 누리는 조선의 미래를 상상했을 것이다.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선각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현대사에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구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고, 국가의 발전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 충분히 구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는 이러한 역사인식과 문제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는 국가발전의 양적 측면 못지않게 질적 측면을 중시하면서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국민중심적인 비전’이다. 또한 “우리가 행복하고 남을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었던 백범 김구 선생님처럼 이웃과 함께 성장하는 협력적 공동발전을 지향하는 비전이기도 하다. ‘신뢰 외교’는 이러한 국정 기조를 구현하기 위한 철학이자 외교전략이다. 국가 간의 관계나 공동체의 형성 과정에 있어 지속가능한 협력은 항상 신뢰의 수준과 같이 했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이자 순리이기도 하다. 신뢰외교는 진정성과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일관되게 전개해 나감으로써 공고한 상생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이러한 국정 기조와 외교 전략의 기치하에 확고한 안보를 토대로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하여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해야 할 때는 강하게 대응하여 평화를 지키는 한편, 유연해야 할 때는 원칙 안에서 유연하게 대응하여 평화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남북 간 신뢰구축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신뢰외교를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하여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협력의 구도로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연성 이슈에서 시작하여 협력의 습관을 축적함으로써 함께 번영하는 동북아를 차분히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주변국에 의해 많은 어려움을 겪은 우리 민족에게 평화롭고 협력적인 동북아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신뢰형성 과정이 상승 작용을 일으킬 때 통일 과정도 촉진될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차원을 넘어 박근혜 정부는 지구촌의 행복이라는 기조하에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 인권 증진, 기후변화와 세계 경제문제 해결 등 글로벌 거버넌스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편, 개도국에 ‘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는 맞춤형 개발협력을 통해 나눔과 배려의 대한민국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간 성공적인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에 기반한 포괄적인 협력의 틀을 구축하고, 북한에 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도발 의지를 차단하면서 변화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일관되고 강력하게 촉구해 왔다. 또한 북극이사회 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아세안과 동남아, 중남미 등 우리 외교의 후방을 든든히 하였다. 최근 한반도 문제는 물론 주요 국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우리의 위상과 역량이 크게 달라졌다. 핵심국들과의 전략적 소통이 더욱 원활해졌고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우리의 능동적인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 또한 높아졌다. 이제 우리는 100여년 전 역사의 변방에 내던져졌던 객체가 아닌 당당한 역사의 주체로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베델과 같은 선각자들이 꿈꾼 조선의 미래가 국민행복, 한반도 행복, 지구촌 행복의 시대로 구현되리라 확신하며, 서울신문 창간 10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朴대통령 中칭화대 연설 전문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 사흘째인 29일 베이징(北京)의 명문 칭화대(淸華大)를 찾아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다음은 연설 전문.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천지닝(陳吉寧) 총장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칭화대 학생 여러분, 오늘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칭화대 학생 여러분을 보니,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중국고전 관자(管子)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이곳 칭화대의 교훈이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교훈처럼 쉬지 않고 정진에 힘쓰고, 덕성을 함양한 결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생각과 열정이 중국의 밝은 내일을 열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한국과 중국이 열어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 해오면서 다양한 문물과 사상을 교류해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공유하는 것이 많고, 문화적으로도 통하는 데가 많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1992년에 수교한 지 약 2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호협력의 발전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교역액은 무려 40배나 늘었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와 선박이 하루에 백편이 넘습니다. 양국 공히 약 6만명의 학생들이 서로 유학을 하고 있는데, 이곳 칭화대에도 1천400여명의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같은 고전을 책이나 만화를 통해서 접해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중국에 관광 오게 되면, 마치 잘 아는 곳에 온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곤 합니다. 저도 오래전에 소주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곳저곳이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든가, 관포지교(管鮑之交), 삼고초려(三顧草廬)같은 중국 고사성어들은 한국 사람들도 일반 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입니다. 저는 양국이 불과 20년 만에 이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렇게 문화적인 인연이 뿌리 깊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감대야말로 정말 소중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저녁 저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우정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K-POP 가수들과 중국의 대중가수들이 함께 공연을 했는데, 양국 젊은이들이 문화로 하나가 되는 현장을 보면서 참 반가웠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중국 선현들의 책과 글을 많이 읽었고, 중국 노래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문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마음으로 가까워지고, 친구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저는 한중 관계가 이제 더욱 성숙하고, 내실있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국민의 신뢰인데, 저는 외교 역시 ‘신뢰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국가 간의 관계도 국민들 간의 신뢰와 지도자들 간의 신뢰가 두터워진다면 더욱 긴밀해질 것입니다. 저와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05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저장성 당 서기였던 시 주석과 만나‘새마을 운동과 신농촌 운동’을 비롯해서 다양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시주석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대화와 협력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20년의 성공적 한중관계를 넘어 새로운 20년을 여는 신뢰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틀 전 제가 시 주석과 함께 채택한 ‘한중미래비전 공동성명’은 이러한 여정을 위한 청사진이자 로드맵입니다. 현재 두 나라 정부는 무역자유화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양국 경제관계는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뤄가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환경 등 글로벌 상생을 위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벌써 우리 젊은이들은 자발적인 협력사업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예로, ‘한중 미래숲’이란 민간단체는 양국 젊은이들과 함께 2006년부터 네이멍구 지역 사막에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600만 그루를 식수했습니다. 중국 내륙의 사막화를 막아 황사를 줄이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양국의 좋은 협력사례이고, 앞으로 이런 협력 모델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할 것입니다. 양국의 뿌리 깊은 문화적 자산과 역량이 한국에서는 한풍(漢風), 중국에서는 한류(韓流)라는 새로운 문화적 교류로 양국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함께, 아름다운 문화의 꽃을 더 활짝 피워서 인류에게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지금 전 세계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국가들이 다방면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해 간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는 매우 불안정합니다. 역내 국가 간에 경제적인 상호의존은 확대되는데, 역사와 안보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불신으로 인해 정치, 안보 협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지금 동북아에는 역내 국가간에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고 평화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자적 매커니즘이 없습니다. 중용에 이르기를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했습니다. 국가 간에도 서로의 신뢰를 키우고, 함께 난관을 헤쳐 가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동북아 지역도 역내 국가들이 함께 모여서 기후변화와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문제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차 정치, 안보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신념을 담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를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신뢰의 동반자가 되어‘새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칭화대 학생 여러분, 저는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한반도’ 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안정되고 풍요로운 아시아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한반도가 제가 그리는 ‘새로운 한반도’의 모습입니다. 저는 한반도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은 남북한이 불신과 대립의 악순환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나, 저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세계와 교류하고, 국제사회의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핵개발을 하는 북한에 세계 어느 나라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내건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행 노선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고, 스스로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한국은 북한을 적극 도울 것이고, 동북아 전체가 상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면, 동북 3성 개발을 비롯해서 중국의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동북아 지역은 풍부한 노동력과 세계 최고의 자본과 기술을 결합하여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지구촌의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에도 보다 역동적이고 많은 성공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 여러분이 이 원대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칭화인 여러분이 그런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 를 만드는데 동반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한국과 중국의 강물은 하나의 바다에서 만납니다. 중국의 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한국의 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서해 바다에서 만나 하나가 됩니다. 지금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지도아래, ‘중국의 꿈’(中國夢)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국민 행복시대와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한반도라는 한국의 꿈(韓國夢)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국민 행복, 인민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함께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中國夢)과 한국의 꿈(韓國夢)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이 함께 한다면, 새로운 동북아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함께 꾸는 꿈은 아름답고, 한국과 중국이 함께하는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젊은 여러분의 삶에는 앞으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을지 모릅니다. 저에게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의 꿈은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나라의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머니를 여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고, 아버님을 여의면서 한없는 고통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고통을 이겨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글귀 중 하나가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에 관한 글입니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 그 내용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가면서, 제가 깨우친 게 있다면 인생이란 살고 가면 결국 한줌의 흙이 되고, 100년을 살다가도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결국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바르고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련을 겪더라도 고난을 벗 삼고, 진실을 등대삼아 나아간다면, 결국 절망도 나를 단련시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꿈으로 채워 가면서 더 큰 미래,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정상회담 이후 대일 외교를 준비하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중 정상회담 이후 대일 외교를 준비하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한·중관계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 당국회담 무산과 북한의 북·미 고위급회담 제의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중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박 대통령이 미국, 일본 순이던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 관행을 깨고 일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파격을 택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정세 안정에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만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 확대 등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후에 남아 있는 외교적 과제는 일본과의 관계이다. 현재 한·일관계가 경색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아베 총리의 ‘침략’ 발언 이후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역사퇴행적인 국가’로 굳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무시하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일본 나름대로 이웃 국가 한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노골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관련 발언, 3·11(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기 기념식에 중국과 한국만이 불참한 것, 그리고 미국에서 역사문제를 지적한 것 등으로 일본의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어 있다. 한·일 양국이 서로를 불신하면서 오해하는 상황은 역사적으로도 흔히 있었다. 현재 한·일관계가 심각한 이유는 이전과는 달리 한·일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실한 데 있다. 실제로 한·일 양국 정부는 일본 문제(또는 반대로 한국 문제)만 나오면 ‘골치 아프다’는 생각에서인지 피하려고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말로는 중요한 국가라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국민 여론이 두렵고, 용기를 내어 상대방과 타협을 하려고 해도 상대방이 언제 이를 뒤집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일 양국 정부는 상대방이 계기를 만들어 줄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정일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익을 위해 균형 잡힌 대일외교가 필요하다. 한국이 바라는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은 이제 더욱더 힘들어진 상황에서 일본이 변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우물 앞에서 슝늉을 찾는 꼴’이다. 우선, 한·일 간에는 전략적인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난 4월 일본 정치가들의 야스쿠니 참배 이후 정부 간 대화는 사실상 멈췄다. 현재의 변화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은 북한문제, 동북아 질서에 대한 전략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일본에 국제적인 여론을 전달해야 하며, 이는 양국의 전략적인 이익이 맞아떨어질 때 더욱더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째,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해결의 자세가 필요하다.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칼에 해결하려는 조바심을 버리고 미래를 설계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특히 한·일 간에는 2015년(한·일 수교 50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15년이 한·일 악몽의 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일이 지혜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이다. 셋째, 한국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통적인 안보에서 전통적인 안보로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국가도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면서 서로의 국익을 우선하겠다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고자 할 때 중국에 기울어지는 동북아 질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 점에서 한·일 양국은 전략적인 이익이 일치할 수밖에 없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문제를 관리하고, 동북아 질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일본과의 관계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 출판가 ‘이건희 바람’

    “내 재산 늘리기 위해 이렇게 떠드는 게 아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기울면 통화 가치뿐 아니라 사람 값도 떨어진다(중략)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 1993년 6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삼성을 만드는 전환점이 됐다. 자본과 기술력은 빈약하기 짝이 없고, 브랜드는 존재감을 갖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20년 만에 매출은 25배, 영업이익은 무려 60배가 넘는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신제품 전시회의 비교대상도 더는 소니나 파나소닉, 노키아가 아니다. 신경영 선언 20년을 맞아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조명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송재용·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경영학자의 관점에서 삼성을 분석한 ‘삼성 웨이’(21세기북스)를 내놨다.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끈 삼성만의 경영방식을 토요타 웨이, GE 웨이에 빗대어 삼성 웨이로 이름붙였다. 저자들은 삼성 웨이는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일본식 경영과 평가와 보상이 우선시되는 미국식 경영이 조화를 이룬 ‘패러독스 경영’이라 설명한다. 전문경영인의 의사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미래전략실이 중심축을 이뤄 거대 조직인 삼성을 스피디하게 움직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2004년부터 삼성그룹을 연구·분석해온 ‘삼성통’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국내 대학교수로는 처음으로 관련논문도 게재했다. 출입기자들이 바라본 삼성 이야기도 나왔다.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김영사)은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경제부장이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집중분석했다. 명진규 아시아경제신문 기자가 쓴 ‘청년 이건희’(팬덤북스)는 이 회장 개인사에 초점을 맞췄다. 자칫 ‘용비어천가’로 흐를 수 있는 이 회장의 이야기를 선별적으로 취사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삼성 신경영 20년] “차세대 리더십 구축에도 힘 쏟아야”

    “앞으로의 20년은 장담할 수 없다.” 7일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로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은 삼성의 미래를 두고 이같이 입을 모았다. 혁신과 질적 성장을 근거로 한 신경영 20년의 성과는 물론 크지만 지금부터 20년 뒤에도 삼성의 ‘아성’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얘기다. 특히 전문가들은 창조적인 신사업 개척과 이건희 회장 다음 세대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영전략 전문가로 알려진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속도와 품질처럼 양립이 힘든 요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패러독스 경영’이 삼성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한 뒤 이를 통해 앞으로는 ‘기술 선도 기업’이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과거 삼성은 남이 만든 제품, 기술을 베껴 오거나 사 와서 사업을 하는 모델이었다”며 “이제는 세상에 없는 상품·기술·사업 모델을 선도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삼성이 남이 만든 시장을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삼성의 매출 구조를 보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 앞으로는 이 부분 수익률이 점점 떨어질 것”이라며 “창조적 혁신을 통해 남들이 하지 않은 다른 시장, 다른 산업을 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삼성맨’으로 대표되는 삼성의 획일적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적 혁신을 위해 기존의 순혈주의, 폐쇄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다인종을 포함한 다양성을 용인하는 개방적·창의적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래 삼성을 위해서는 시장의 반응 속도를 고려해 이제 차세대 리더십 구축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다음 세대 리더십 구축에는 내부 구성원은 물론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전문 경영인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 주는 것도 미래의 경영 실패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바싹 마른 숲에서 작은 불씨 하나로 엄청난 산불 변할 수 있을 만큼 불안정”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남북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동북아 정세에 대해 자신의 외교구상을 소상하게 피력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다. 우선 박 대통령은 동북아 정세를 ‘바싹 마른 숲에서 작은 불씨 하나로 엄청난 산불로 변할 수 있는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패러독스라는 표현을 했듯이 갈등과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으며 작은 불신도 크게 번져 역내의 국가들이 큰 피해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자신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서울프로세스)과 일맥상통하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큰 틀에서 한·미가 손을 잡고 서울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 달 말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의 협력 구상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화시키는 부분에서 중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적극적으로 미칠 수 있도록 얘기를 나눠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본의 퇴행적인 역사 인식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본을 동북아 평화의 걸림돌로 비유하면서 “일본 정치인들의 시대 퇴행적인 역사 인식은 한·미뿐만 아니라 한·미·일 공조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이 경제발전과 핵개발을 동시에 병행하겠다는 새로운 도박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언급하면서 김 제1위원장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조만간 500기가 넘는 원전이 세계에 생기는데 거기에서 쏟아내는 핵폐기물을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처분해 재활용한다든지 뭔가 합리적인 돌파구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얘기도 했다”면서 “미국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아직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접견에는 CSIS에서 햄리 소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CSIS 이사, 빅터 차 한국실장, 마이클 그린 일본실장이 참석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한국, 소외 우려 없어… 자신감 갖고 한반도 문제 풀자”

    “한국, 소외 우려 없어… 자신감 갖고 한반도 문제 풀자”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다뤄야 할 때가 됐고, 신뢰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의 진전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 60년을 이어온 한·미 양국의 동맹 성과는 한반도 및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를 창조경제로 이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23일 신임장을 받은 안호영(57) 주미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진 좋은 시기에 주미대사를 맡게 돼 대단히 중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위기에 대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전후로 양자와 6자 체제를 모두 시도했지만 우리 정부가 노력했던 만큼 좋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한국이 중요한 국제적 논의에서 더 이상 소외될 우려가 없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국제 사회와 조율하며 신뢰를 통해 한반도 상황이 진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조율되지 않는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은 가능성이 없다고 시사했다. 안 대사는 일본 정치인들의 퇴행적 역사 발언과 위안부 망동에는 구체적인 대응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의 공조가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체제로 작동해 왔지만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미국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위안부 등 적확한 역사적 팩트를 인식시키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해의 일본해 표기 방침을 고수하는 미 국무부 지침을 묻는 질문에 “우리 정부가 전 세계 외교망을 통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며 “주미대사로 부임한 후에 동해 병기 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대사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가급적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우선순위를 갖고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외교부 내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평가받는 안 대사는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코끼리 같은 나라”라고 미국을 표현했다. 그는 “15조 달러 규모인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면에는 혁신(이노베이션)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창조경제의 파트너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朴대통령 “北 도발엔 보상 없어… 악순환 끊어야”

    朴대통령 “北 도발엔 보상 없어… 악순환 끊어야”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핵무장과 경제 발전의 병행이라는 목표가 불가능한 환상이라는 점을 북한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122명과의 첫 간담회에서 “북한의 도발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지만 이제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더 이상 도발에 대한 보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뒤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단호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여러분이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다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을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감안해 영·유아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특히 박 대통령은 재외공관의 ‘서비스 개선’을 강력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재외공관은 한국에서 오는 손님 대접에만 치중하고 재외국민이나 동포들의 애로사항엔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많았다”면서 “재외국민이나 동포들의 어려움을 도와주지 않는 재외공관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재외공관은 본국의 손님을 맞는 일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이런 비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을 계기로 공직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의 잘못된 행동 하나가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치고 국정 운영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을 늘 마음에 새기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시아 패러독스’(동북아 국가 간 경제적 의존은 커지지만 정치적 협력은 뒤처지는 현상)와 관련, 박 대통령은 “동북아는 지역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 대화 프로세스나 협의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기에는 북한도 참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 4대 국정기조와 관련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세계 각국의 지지를 얻는 데에도 재외공관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이어 재외공관장들과 배우자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새 정부 국정철학을 공유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韓·美 주도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제안

    韓·美 주도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제안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주도하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서울프로세스)을 공식 제안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6번째로 행한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다.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은 통상 ‘국빈 방문’인 경우에 외국 정상 등에게 주어지는 의전 절차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공식 실무방문’임을 감안하면 파격적 예우다. 박 대통령은 영어 연설을 통해 “미래 아시아의 새 질서는 역내 국가 간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협력은 뒤처진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러한 도전의 극복을 위한 비전으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과 재난구조, 원자력 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 가는 ‘동북아 다자 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 프로세스는 북핵과 같은 경직된 주제에서 벗어남으로써 북한이 자발적으로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런 신뢰를 기반으로 자연스레 개혁·개방의 길에 들어서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30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 ▲지구촌 평화와 번영 기여 등 3가지를 한·미 공동비전과 목표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는 북한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협력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한·미 양국이 함께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과 관련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국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하다가 적당히 타협해 보상해 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돼 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간 현안인 원자력협정 개정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선진적이고 호혜적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된다면 양국의 원자력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비무장지대(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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