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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책없는 日…“뛰는 엔 잡아라” 총력전

    도쿄 증시도 9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공황)에 휩쓸려 5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금융 당국은 엔고를 잡느라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의 폭락 여파로 장중 한때 5% 가까운 440포인트나 폭락해 8700선을 밑돌다가 10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까스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전날보다 153.08포인트(1.68%) 떨어진 8944.48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이끄는 뉴욕 증시의 패닉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일본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세계 경제 쇼크 속에서 지난 4일 4조 5000억엔(약 60조원)을 풀어 ‘엔고 저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미국 경제와 유럽 금융 위기의 우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엔고’ 현상을 잡아야 주식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산업공동화 등을 피하기 위해 시장 개입뿐만 아니라 확실한 엔고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혀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실물경제를 확실하게 떠받치기 위한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8일 “일본의 환율 개입이 효과가 없을뿐더러 신용등급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경기선행지수 하락… 한국 올 성장률 4%도 장담 못한다

    美 경기선행지수 하락… 한국 올 성장률 4%도 장담 못한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 위기 고조로 국내 금융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금융 시장 불안이 실물 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부진은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4.5%는커녕 4%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의 6월 경기선행지수는 103.1로 전달 대비 0.2% 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거나 최소한 유지했지만 최근 그 흐름이 꺾인 것이다. OECD는 5월 경기선행지수 발표 당시 미국의 성장주기가 변환점을 맞았다고 발표했고, 6월에는 그 경향이 더 강해져 최고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정점을 찍은 뒤 둔화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재정적자를 감축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 같은 경기 둔화 흐름을 쉽사리 바꾸기는 어렵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상반기에도 기대치보다 낮았으며 하반기의 경우도 JP모건이 3분기 미국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등 대부분의 경제 전망 기관에서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수출 기업이 영향을 받는 것을 비롯, 우리나라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이날 글로벌 거시경제모형(BOKGM) 분석 결과 미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경상수지가 33억 달러 줄어들고 성장률은 0.44% 포인트, 소비자물가는 0.17%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연구위원은 “올해 4.0% 성장이 가능한지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4.1% 성장을 전망했었는데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것(4.1%)도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석하 거시동향연구팀장도 “미국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국의 성장률이 4%에 이를지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우려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공식적으로 4% 이하로 조정한 국내 경제연구기관은 없다. 하지만 일본 노무라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한국 경제가 대외 상황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는 점을 들어 올해 성장률을 각각 3.5%, 3.9%로 예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錢의 전쟁’… 외인 1조 1759억 매도 vs 개미 1091억 매수

    ‘錢의 전쟁’… 외인 1조 1759억 매도 vs 개미 1091억 매수

    9일 증시는 외국인과 ‘개미’(개인투자자)의 머니전쟁이었다. 우리 주식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외국인의 ‘치고 빠지기’에 코스피 지수는 또 폭락을 면하지 못했고, 개인투자자는 다시 한번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무릎을 꿇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개장과 동시에 엄청난 물량을 팔아치웠지만, 전날 이미 당한 개인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 매수세를 유지했다. 오전 9시 45분 외국인 매도가 2500억원을 넘어서고 주가도 100포인트 가까이 빠진 1770.75로 급락했지만, 개인 매수는 오히려 1000억원을 웃돌았다. 이는 전날(8일) 오후 공포에 빠진 개미들이 대거 물량을 쏟아내자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을 경험한 ‘학습효과’ 덕분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팔아치우기를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은 점심 시간인 정오까지 6257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3226억원을 사며 맞섰다. 그간 증시 하락의 ‘방패’ 역할을 했던 기관은 2910억원을 매수하는 데 그쳤다. 오전까지는 사실상 개인이 외국인과 ‘나홀로’ 전쟁을 벌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일 ‘공포의 점심시간’은 이날도 재현됐다. 낮 12시 23분을 기점으로 3531억원을 사들였던 개인의 매수세는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후 1시 개인 순매수액은 2529억원이었다. 37분 만에 개미들이 1000억원 이상을 시장에 던진 것이다. 금융권이 몰려 있는 서울 여의도의 점심시간 최대 화두는 단연 주식이었고, 일부 투자자들은 서둘러 점심을 먹은 채 사무실로 들어가 주식을 내놓았다. 특히 점심시간을 전후해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는 ‘악재’가 퍼지면서 개미들의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줄여 나가던 개인은 오후 1시 54분부터 다시 매수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1800선이 무너진 1797.4였다. 1800선이 심리적 마지노선이었고 이를 하향 돌파하자 개인들이 이를 매수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30분 동안 매수세를 늘리던 개인은 2시 30분 이후 매수 규모를 줄이면서 이날 1091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다. 이날 하루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팔아 버린 주식은 1조 1759억원어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3월 17일 이후 두번째 규모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팔아 버린 주식이 3조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거래의 안전성과 환금성 등에서 우수한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러다 보니 자금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쉽게 자금을 빼갈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은 “이번 기회에 정부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며 “국내로 들어온 자금이 일주일도 안돼 나가려고 대기하는 것은 ‘꽃놀이패 장난’이며 국내 시장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어윤대 “주식 바닥쳤다… 10일부터 안정세 보일 것” 
이팔성 “소방서에 불난 격… 금융위기 오래 가지 않을 것”

    어윤대 “주식 바닥쳤다… 10일부터 안정세 보일 것” 이팔성 “소방서에 불난 격… 금융위기 오래 가지 않을 것”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9일 “주식시장 불안정이 가속화돼 왔으나 더 이상의 추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10일부터는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가 3개월의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낙폭 마지노선인 20%를 넘어 21%까지 주식시세가 추락한 전례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번 국내 금융시장의 패닉 현상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웃도는 우리 주식시장 상황에 더해 지난 2주일 동안 해외 쇼트세일(공매도)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진단하고 “금융위가 신속하게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한 만큼 증시 불안정은 안정돼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 10일 5000억원을 풀어 주식 매수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생긴 금융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9일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에 위치한 미소금융 수혜 점포를 방문한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제, 사회변화, 전쟁 등이 발생했을 때 세계 자금이 모두 미국으로 몰려갔다.”면서 “이번에는 세계 경제의 소방수였던 미국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니 소방서 안에 불이 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이어 “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이슈가 해결되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회장은 최근 폭락장에서 자사주를 잇따라 매입하기도 했다. 지난 5일 2000주를, 8일에 다시 1000주를 샀다. 그는 “오늘도 좀 사려고 했는데, 통장에 돈이 좀 없어서 못 샀다.”며 웃었다. 이 회장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2008년 10~11월에도 3차례에 걸쳐 자사주 1만 3000주를 샀다. 홍희경·이재연기자 saloo@seoul.co.kr
  • 조준희 기업은행장 “中企 자금난에 빠지면 대출규모 늘려서 지원”

    조준희 기업은행장 “中企 자금난에 빠지면 대출규모 늘려서 지원”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9일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그랬듯이 이번 위기로 인해 중소기업이 자금난에 빠진다면 기업은행이 충분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리먼 사태 이후 1년 동안 기업은행은 전체 19조 3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91.2%를 떠맡았다. 조 행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돕는 게 기업은행의 사명”이라면서 “올해 총 28조원을 중소기업 대출에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필요할 경우 하반기 대출 규모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총평은. -실물경제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 문제가 부각된 것 같다. 영원할 줄 알았던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니 심리적 충격이 컸다. 미국 기업 가운데에서도 애플이 760억 달러의 현금을 내부에 유보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를 하기에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실물경제까지 무너질까 걱정이지만, 아직은 냉정하게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번 사태가 끝난 뒤 또 배우면 된다. 보통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어리석은 짓에 빗대 쓰지만, 사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조직은 성공한다. ‘설마 또 소를 잃겠어?’라고 생각하는 조직이 실패한다. 우리는 여러 차례의 금융위기에서 소를 잃었지만 그때마다 정신을 차리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5곳은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을 2조 8941억원 늘렸는데, 2009년 4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상반기에 기업은행 내부적으로 위기가 찾아왔을 때에도 중소기업 대출을 유지하고 늘릴 수 있는 준비를 취해 왔다. 리먼 사태 이후 위기가 다시 발생할 상황에 대비해 한계기업을 집중관리하고 리스크 관리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넘어 최근에는 중소기업 간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서 한계기업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호수에서 오리가 평온하게 떠 있는 것 같지만 수면 아래에서 물갈퀴는 1분, 1초도 쉬지 않는다. 바깥에서 보기에 평온하더라도 쉬지 않는 리스크 관리를 해 왔고, 하반기 핵심 목표로 건전성 관리와 내실균형을 세워 뒀다. →금융위기 국면에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여력을 평가해 달라. -우리 사회가 제일 걱정하는 게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1차 하청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유보금을 쌓을 여력이 거의 없다는 게 걱정스럽다. →시중은행 유동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1조원 안팎의 많은 이익을 냈다. 그만큼 유동성 측면에서 여력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단, 금융기관의 근본은 예금과 대출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어려움을 겪어 예금을 빼내면 금융기관도 어려워진다. 우리 금융기관이 ‘나무’라면 글로벌 경기는 ‘숲’과 같다. 나무가 튼튼해도 숲에서 불이 난다면 위기를 피할 수 없다. 외환관리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단단히 다져야 하는 게 옳고, 기업은행도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 →중장기 경기침체로 인해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기업은행의 역할은 무엇인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낮은 저소득층을 위한 대출을 취급하는 미소금융 지점을 올해 연말까지 19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반기에 5곳을 신설했고, 하반기에는 9곳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특히 지점 바로 위층에 미소금융 지점을 낸 곳이 많다. 미소금융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사업이 번창해 가게를 늘리면 기업은행을 이용해 줄 것이라는 마음에서다. 홍희경·오달란기자 saloo@seoul.co.kr
  • 美증시, FOMC 기대감에 상승 출발

    美증시, FOMC 기대감에 상승 출발

    세계 증시가 지난 7거래일 연속 폭락세를 이어온 가운데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해결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다.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12시 기준 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98% 뛰어올랐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2.57%, 3.61%로 강하게 반등했다. 뉴욕증시는 전날 다우지수가 5.55% 하락하면서 사상 6번째의 ‘초대형 폭락장’을 기록했었다. 장 초반 폭락했던 유럽 증시도 소폭 오르거나 낙폭을 줄이며 진정세로 돌아섰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18%, 프랑스 CAC 40지수는 1.21% 반등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6% 떨어졌다. 국제 금융시장의 패닉 현상은 미 FOMC의 발표에 따라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8일보다 68.10포인트(-3.64%) 내린 1801.35를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장중 한때 1700선이 무너져 1684.6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장중 최고 하락 폭은 184.77포인트로 역대 최고치였다. 코스닥 지수도 29.81포인트(-6.44%) 내린 432.88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일보다 5.60원 오른 108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번 상황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정책 대응 능력이 약화된 가운데 긴 시간에 걸쳐 실물 부문의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급격히 불안해진 금융시장이 ‘비상 상황’이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외화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유럽에서 36%, 미국에서 28%, 아시아에서 35%를 조달하는 현재의 외화 차입 구성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지금까지 장·단기 외채만 갖고 고민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블랙먼데이] 외국인 팔았다가 저점에서 되사들여 증권가 “셀 코리아는 아닌 듯”

    미국의 신용 강등 쇼크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8일 한때 코스피를 1800선 붕괴 직전까지 몰아갔다. 주식시장에 본격적인 공포가 불어닥친 지난주 2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되레 우리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져들자 진정세를 보이며 매수로 돌아서 그나마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향후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은 장 개장과 동시에 매도를 시작해 정오 2193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2일부터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빠졌다. 하지만 외국인은 코스피가 저점을 찍은 직후부터 점차 매수를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804억원을 순매도하며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화학과 운송장비 등 수출 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 매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 시장의 악재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은 낙폭이 과도했다고 판단해 매도를 잠시 멈췄지만 국제 경제 상황이 외국인이 투자할 여건이 안 된다는 관측이 많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미국 신용등급 조정에 대비해야 하고 전 세계적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국내로 돌아올 여건이 안 된다.”며 “외국인이 이날 장 후반에 매수로 돌아오는 성향을 보였지만 지수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다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주가 1800은 과매도라고 생각해 매수를 재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셀 코리아’(Sell Korea) 기조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3D 공포’ 각국 증시 4~5% 폭락

    ‘3D 공포’ 각국 증시 4~5% 폭락

    세계 금융시장이 일제히 패닉상태에 빠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4~5%씩 폭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상케 하는 폭락장세에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준 금융위기’라는 우려가 나왔다. ●“주요국들 대응책이 공포 더 키워”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4.72포인트(3.70%) 하락한 1943.7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97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4일간 228.56포인트(10.52%)가 빠졌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은 1104조 6370억원을 기록해 하루 만에 34조 6580억원이 날아갔다. 지난 1일 이후 나흘간 연속된 하락장세로 128조 5835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26.52포인트(5.08%) 내린 495.5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4055억원을 순매도해 4일간 2조원 가까이 내다 팔았다.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1067.4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 3.72%, 홍콩 항셍 지수는 5.27% 빠졌다. 전날 미국의 다우지수는 4.30% 급락했고, 영국 FTSE(-3.40%), 독일 닥스(-3.40%), 프랑스 CAC(-3.90%) 등 유럽 증시도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31.66으로 13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준금융위기 오나” vs “새주 진정” 미국의 더블딥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불안 확산이 그동안의 세계 금융시장 혼란의 이유였다면 이날은 이에 대한 주요 선진국들의 대응책 마련이 ‘미국·유럽 악재의 공포’를 키웠다. 스위스의 기준금리 인하, 엔고 현상으로 인한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역 내 채권 매입 등이 이틀간 잇따르면서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시그널을 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디폴트, 디플레이션, 더블딥 등 ‘3D의 공포’가 상존하게 됐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위원은 “리먼 사태와 같은 또 다른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해외 반응도 주식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차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고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락시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금융시장도 복원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부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상황점검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美 고용지표 예상밖 호조 한편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소폭 하락하는 등 고용 사정이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한국 시간으로 5일 밤 발표한 7월 고용지표에서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11만 7000개 늘어났고 밝혔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9.1%였다. 이순녀·이경주·임주형기자 coral@seoul.co.kr
  •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더블 악재’로 폭락했다.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으로 촉발된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위기로 더욱 심각하며 세계 각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돼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경제전문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위기 원인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긴급 진단했다. ■손성원 美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 부도 인정하고 대책 수립해야” →세계 증시 폭락 원인은. -크게 봐서 미국과 유럽 문제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정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말 2단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도 미 정치권이 경제에 좋은 방안을 내놓을 리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더 큰 걱정은 유럽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차라리 부도를 인정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나은데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그랬던 것처럼 썩은 생선을 계속 방치하는 식이니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데, 유럽이 망가지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중국도 잘될 수 없다. 이런 총체적 비관론이 모여 증시가 폭락한 것 같다. →더블딥이 오는 것인가. -더블딥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3개월 전 더블딥 확률이 20~25% 정도였다면 지금은 30~35%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블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 같지만 바닥을 기다 조금 올라가는 정도일 것이다. 완연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 과거 바닥에서 반등했던 경기 순환 역사로 볼 때 정상적이라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5~6%는 돼야 한다. 그런데 하반기 잠재 성장률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울한 지표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갖고 있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유럽 경제가 튼튼했었다. 유럽이 미국에 경제운용 좀 똑바로 하라고 비판하고 유럽을 배우라고 손가락질했었다. 중국도 그때는 부동산 거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부동산 거품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안 좋으면 중국도 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수출구조를 보면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이 40%, 아시아 밖으로의 수출이 60%다. 그나마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 40%도 동남아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형태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미국·유럽 등 수출 시장이 안 좋아지면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 총체적으로 아시아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는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출이 안 되면 내수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가계부채가 많아 내수로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손성원(66)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하버드대·피츠버그대 경제학 석·박사 ▲백악관 수석경제관, 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궈톈 융 中중앙재경대 교수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 이노베이션 추진해야”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체가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경제를 돌아보면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성장은 여전히 더디고, 높은 실업률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위기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는 앞으로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높은 통화팽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통화 억제 정책을 길게 끌고간다면 중국 경제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요 경제체가 이런 상황 속에서 공황 정서가 확산돼 전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 위기의 차이점.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서 드러난 버블 과다가 금융위기를 불렀고, 세계 각국은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때는 금융영역의 거품을 없애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위기는 펀더멘털의 위기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체에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면 정부가 적극 경기부양에 나선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사실상 그럴 만한 힘도 없고, 방법도 부족하다. →2008년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나.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절감했다. 지금 중국은 경제성장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국내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부양시킬 저력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과 자산버블이 우려되는데.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통화팽창, 부동산 거품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경제성장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 해결 방안은. -지금 세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제에서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조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중국은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면서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화팽창과 자산거품이라는 불청객을 불러 왔다. 중국은 이제 이런 경제성장 방식을 바꾸려 한다. 불합리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선택’ 이것이 중국 경제의 강점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궈톈융(郭田勇·45)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교수 ▲산둥대 졸업 ▲중국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석사 ▲중국인민은행 연구생부 박사 ■ 무사 료지 日무사리서치 대표 “양적인 금융 완화정책 절실 고용 늘려 민간수요 높여야”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 이후 후유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부채한도 합의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겨우 막았지만 경기침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채무 위기 후유증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닮은 점은 기업들의 수익이 향상되고 저축이 증가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어지고 고용도 없어졌다는 점이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만들어진 수요가 없어지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적 수요를 만들거나 단기적인 경제안정을 취한 것 처럼 보였으나 수요가 없는 게 문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생산성 혁명에 따라 글로벌 수익이 많아졌지만 싼 노동력으로 흘러갔고,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시장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수익을 증가시켜도 수요가 늘어나야 생산성 혁명이 지속되고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등이 힘을 받는다. 해결책으로는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 공황 때 전쟁 등 나쁜 쪽으로 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경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재구축해야만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닛케이주가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현재 9000엔대의 주가는 굉장히 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중국 경제는 2008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버블 문제 때문에 중국 경제 자체도 주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구할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경제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많아서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역할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앞으로 엔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업은 벌고 있는데 주식은 내려가고 있다. 금융 및 재정정책이 재구축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구매력으로 볼 때 1달러당 90~110엔대가 적절하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무사 료지(62) 무사 리서치 대표 ▲요코하마 국립대 졸업 ▲도이치증권 부회장겸 선임투자고문 ▲사이타마대 대학원 객원교수
  • 美 더블딥·유럽 재정위기 ‘겹악재’… 물가·가계빚 악화 우려

    美 더블딥·유럽 재정위기 ‘겹악재’… 물가·가계빚 악화 우려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안팎으로 악재가 즐비하다. 바깥에서는 미국발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위협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물가와 전세난, 가계부채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거시경제정책의 환경은 최악이다.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려야 할지 긴축으로 돌아서야 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패닉의 중심지는 미국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은 3차 양적완화 열쇠를 쥐고 있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과 다음 주 줄줄이 쏟아질 각종 경제 지표에 쏠리고 있다. 오는 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정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리고 26일에는 와이오밍주 휴양도시 잭슨홀에서 연준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된다. 버냉키 의장은 1년 전 2차 양적완화 정책을 이 심포지엄에서 처음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13일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추가 경기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다음 날 상원 금융위에서 이를 번복했다. 3차 양적완화가 실제로 경기 부양에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연준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결국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응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2008년 1조 7000억 달러, 2010년에 6000억 달러의 양적 완화조치를 취했다. 다음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작은 불씨’가 언제 또 다른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라는 ‘대형 화재’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탈리아가 결국은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탈리아는 그리스와 달리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조성한 기금으로 구제하기에는 경제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위기가 현실이 될 경우 충격은 그리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문제는 경기지표가 단시간에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유럽발 악재가 장기적인 불안 요인으로 남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수출 시장이 과거에 비해 다변화됐다고는 하지만 미국 경제의 영향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의 경우 최근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극복했듯 이번에도 위기를 잘 극복해 낼지 주목된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내부 변수보다는 외부변수의 영향이 압도적이다. 미국이 디폴트 가능성을 잠재우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국발 세계경제 패닉] 시총 이틀새 65조원 증발… 환율하락 땐 수출 직격탄

    [미국발 세계경제 패닉] 시총 이틀새 65조원 증발… 환율하락 땐 수출 직격탄

    미국발 글로벌 금융패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과 경기이중침체(더블딥)를 면하더라도 세계 경제는 ‘약한 미국’이 지배하는 불안한 시기로 접어든다고 봤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보유한 미국은 양적완화정책으로 돈을 찍어 디폴트를 막을 수 있겠지만 세계경제는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거나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3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둔화 및 디폴트 우려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공포지수(VIX)는 6월 말 16.52에서 7월 말 25.25로 급등했고, BNP 파리바 자금상황지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모두 악화됐다. 세계 증시의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 합의한 긍정적 소식은 세계 금융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디폴트 우려에 이어 경기지표 악화로 더블딥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지출은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5월보다 0.2% 줄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지수도 50.9로 2년만에 가장 낮았다. ●美 올 1조2000억弗 지출 삭감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이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봤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특권이 있어 새로운 양적완화정책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블딥이나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은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사실 미국의 부채한도 확대는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합의됐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이번 재정적자 감축안에 따라 오바마 정부는 경기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는 시점에 210억달러의 지출삭감을 단행하고, 올해 말까지 최소한 1조 2000억달러의 추가삭감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에서 탈피하기 어렵고 회복되더라도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면서 “이번 디폴트 우려는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보여 줘 향후 달러화가 혼자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 구조가 안전자산인 미국 부채를 기반으로 다른 금융자산들의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금융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는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이틀새 1조 1500억 썰물 미국발 불안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이틀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1조 1500억원어치를 넘었다. 또 65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2066.26)는 지난 6월 29일(2094.42) 이후 처음으로 2100선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 성장의 둔화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도 악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할 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3~0.35% 포인트 내린다. 특히 세계 수요가 줄면서 수출에도 직격탄이 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2일보다 9.60원 오른 1060.40원으로 마감했지만 중장기적으로 하락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코스피 이틀새 106P ↓…금융 패닉

    미국이 부채 한도 합의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일단 막았지만 경기 침체, 신용등급 하락 우려 등 미국발 악재는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까지 제시되면서 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이틀 만에 106포인트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발 금융시장 패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킬 근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3일 “세계 경제의 주축인 미국 경기의 회복 징후가 없어 세계금융시장에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디폴트 위기를 막았지만 채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여전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더블딥 우려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최근의 경기 둔화세는 더 컸다. 지난해 4분기 소비 호전으로 3.1% 성장한 후 올해 1분기 들어 1.9%로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이미 2%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둔화됐고 지난 1분기 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미국의 신용 등급을 최고(AAA) 등급으로 유지했지만, 최고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과감하게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추후 등급 강등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신용평가사인 다궁은 미국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세계 금융시장은 동반 폭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5.01포인트(2.59%) 내린 2066.26을 기록했다. 1일보다 106.05포인트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2.11%), 홍콩 항셍 지수(-1.91%), 타이완 가권 지수(-1.49%) 등 아시아 증시뿐 아니라 미국 다우 지수(-2.19%), 영국 FTSE(-0.97%), 독일 닥스(-2.26%) 등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도 내렸다. 특히 다우 지수는 8일 연속 하락하면서 1만 2000선이 붕괴된 1만 1866.77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 시장이 회복되려면 ▲경기 및 고용 지표의 회복 ▲대내외 불안 요인 해소 ▲저금리 상황에 대한 확신이나 새로운 양적완화 추진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단기간 내 해결은 무리인 셈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미국이 부채 한도를 늘린 것은 채무 부담을 유예하는 데 불과할 뿐 근본 대책은 아니다.”라면서 “이제 소프트 패치(일시적 곤란)보다 더블딥 우려가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미국발 세계경제 패닉] “엔高 잡아라” 日, 외환시장 개입 임박

    엔화 가치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의 부채한도 확대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76.29엔을 기록해 전후 최고치(76.25엔)에 근접했다. 2일 도쿄시장에서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 영향으로 77엔 후반대로 물러났지만, 2일 뉴욕시장에서는 77.09엔으로 마감되며 다시 76엔대 복귀를 위협했다. 아사히신문은 3일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부채 문제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엔고가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엔화를 풀어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4∼5일 열리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시장에 자금 공급을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책의 실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우선 기준금리를 현행 0~0.1%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엔화 강세로 기업투자와 가계소비 심리가 악화돼 경기가 둔화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국채와 사채를 사들이는 기금(현재 40조엔)을 5조∼10조엔 증액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 통화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다고 해도 엔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합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미국발 세계경제 패닉] 이번엔 伊·스페인… 유로존 위기 재점화

    미국발 경제불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가운데 이번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폭등하면서 지난 7월 21일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 합의 이후 수그러들었던 유로존 위기가 재점화하고 있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 한때 6.45%까지 치솟았다가 6.28%로 마감했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25%까지 급등했다가 6.13%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9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차(스프레드)도 스페인의 경우 404bp(베이시스 포인트), 이탈리아는 384bp로 1998년 유로화 출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스프레드는 융자를 원하는 기관의 신용도에 따라 정해지는 벌칙성 금리로, 신용도가 나쁠수록 높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유럽에서 각각 3, 4위의 경제규모를 차지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구제금융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부터 유럽 금융시장에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며 양국의 채무위기 해소 능력에 시장이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3일 보도했다. FT는 또 현재의 채권 금리 폭등을 올여름 안에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대출 여력은 4400억 유로(약 660조원) 정도라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빚더미까지 막아줄 만큼 튼튼하지 않다는 불안심리가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며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양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이날 재정안정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 이탈리아중앙은행 및 금융·보험 감독기관 대표들과 회동했다. 트레몬티 장관은 3일 룩셈부르크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도 만나 대책을 논의한다.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여름휴가도 포기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저성장 구조에 높은 사회보장지출 부담으로 정부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자국의 공공부채가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67%에 이를 전망이라며 독일·프랑스(80%)나 이탈리아(120%)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생사 기로의 순간 모녀의 문자메시지

    생사 기로의 순간 모녀의 문자메시지

    “가끔 말다툼은 했지만 엄마를 사랑해.” “알고 있단다. 엄마도 너를 무척이나 사랑해. 아직도 총소리가 들리니?” 지난 22일 노르웨이 우토야섬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현장에 있던 16세 여학생이 어머니와 주고받은, 절절하고 다급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친구들과 함께 여름캠프에 참여한 줄리 브렘네스(왼쪽)는 오후 5시 40분 어머니 마리안 브렘네스(오른쪽)에게 첫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엄마, 여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 경찰에 서두르라고 해.” 마리안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마리안은 발을 동동 구르며 “5분마다 네가 살아있다는 문자를 보내다오, 제발.”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2시간 동안 어머니와 딸은, 어쩌면 살아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대화를 나눴다. 딸이 “무서워,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라고 불안해하자, 어머니는 “나도 알아, 어디든 꼭꼭 숨어서 절대 움직이지 말거라. 경찰이 가고 있어.”라고 다독였다. 가까스로 줄리는 해안가로 몸을 피했다. 이번에는 딸이 “해안가 바위 틈에 숨었어. 많이 무섭지만 패닉 상태는 아냐.”라며 안심시켰다. 어머니는 “천만다행이다. 총쏘는 사람이 경찰 복장을 하고 있다니 조심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머니는 “경찰이 섬에 도착했대. 총 쏜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확실하지 않으니까 누군가 구해주러 올 때까지 가만히 있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딸을 진정시켰다. 딸이 “이제 경찰이 그를 잡았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모녀는 지옥 같은 학살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줄리의 친구 5명은 모두 희생됐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美 애넌데일 ‘코리아 타운’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美 애넌데일 ‘코리아 타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서남쪽으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도시 애넌데일(버지니아주)은 워싱턴 인근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어로 된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마치 서울의 어느 거리에 온 느낌을 준다. 서울순대, 파도횟집, 건강마을, 서울화장품, 땡칠이컴퓨터 등의 상호는 물론 ‘보신탕’이라고 쓰인 큼지막한 간판도 눈에 띈다.‘우리은행’ 지점도 있다. 외국인들은 이곳을 ‘코리아 타운’이라고 부른다. 버지니아주 상·하원 의원 등 정치인들은 가끔 이곳에서 열리는 한국 교민 행사에 참석한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한인들은 후원금을 내는 귀한 ‘고객’이자 유권자이기 때문에 초청을 무시하기 힘들다. 버지니아의 패어팩스, 매클린, 비엔나 등의 도시에도 한국인들이 모여 산다. 이곳들은 교육환경과 치안이 좋은 부촌이다. 교육열이 그 어떤 민족보다 높은 한인들은 이민 정착 초기부터 자신의 생활 수준보다 부유한 동네에서 살았다. 초기엔 알링턴과 폴스처치에 많이 살다가 지금은 더 부촌인 매클린 등으로 옮겨간 것이다. 한인들이 떠난 폴스처치 등에는 중국과 인도, 동남아 출신들이 들어왔다. 한인 밀집 지역에서 주로 한국 음식과 동양계 음식 재료를 파는 ‘한인 마트’는 신선한 식품과 깨끗한 매장, ‘시식 코너’와 같은 독특한 마케팅으로 한인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등 아시아 출신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콧대 높은 백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의 외국계 이민자 밀집 지역의 문화는 소득 수준, 교육열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도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교육 환경과 치안이 좋다는 인식이 있다. 반면 소득 수준과 교육열이 낮은 흑인과 중남미 이민자 출신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은 슬럼화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뉴욕과 워싱턴DC 등 대도시들의 도시 정비 계획으로 도심 슬럼가는 차츰 줄어드는 추세지만, 거기서 쫓겨난 흑인들이 외곽으로 흩어지면서 또 다른 슬럼가가 형성되고 있다. 겉모습만 바꾼다고 ‘슬럼가의 총량’이 줄어들지는 않는 것이다. 워싱턴DC에서 40여년간 거주한 교민 강모씨는 “외국계 거주 지역의 질을 높이는 문제는 단순히 외관을 정비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소득 수준, 교육, 문화 등 전반적인 사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악동’ 룰즈섹 “파티 끝났다”

    악동 해커들의 대담무쌍한 사이버 공격에 지구촌이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해커집단 룰즈섹이 돌연 ‘광란의 파티’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원 6명… 10시간씩 일했다” 미 상원과 중앙정보국(CIA) 등 각국 정부의 주요 사이트와 기업 등에 연쇄 해킹을 감행해 온 룰즈섹은 25일(현지시간) 스웨덴 파일공유 웹사이트인 ‘TPB’에 “지난 50일간 우리는 기업과 정부 기관, 일반인들을 교란시키고 정보를 노출시켰다.”면서 “단지 우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일들”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면서 룰즈섹은 “하지만 우리는 이제 먼 곳으로 항해를 떠난다. ‘즐거운 여행’(bon voyage)이라고 말할 때다.”라며 고별인사를 남겼다. 룰즈섹의 고별인사에는 조직 구성원이 6명이며 이들이 50일간 해킹 캠페인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전날 룰즈섹 소속 해커임을 자처한 익명의 남성 해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정보를 더 유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남성은 “룰즈섹이 뚫은 정부 웹사이트가 더 있으며 앞으로 3주 안에 최소 5기가바이트(GB) 분량의 정보를 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어떤 정보를 빼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해커 역시 룰즈섹의 구성원이 모두 6명이라면서 자신들은 하루에 8~10시간씩 일한다고 전했다. 또 룰즈섹의 해킹 대상은 은행과 정부, 사법기관 등 ‘공동체를 억압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하면서 한 사례로, 룰즈섹의 일부 회원은 지난 1월 촉발된 튀니지 재스민 혁명 당시 해커 집단 ‘어노니머스’가 주도한 튀니지 정부 사이트 해킹에도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룰즈섹 해커로 지목되며 지난 21일 영국 에섹스주에서 체포된 19세 남성 라이언 클리어리에 대한 질문에는, 룰즈섹 회원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는 “우리가 사용한 채팅방 IRC를 그가 개설한 것은 맞지만 그 채팅방은 우리의 공식 회합장소가 아니라 팬들이 모이는 곳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英블레어 전 총리 신상도 털어” 주장 한편 클리어리의 변호인은 이날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법원에서 클리어리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활동 분야가 한정돼 있으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발달 장애의 일종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해커조직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룰즈섹의 라이벌 해커조직으로 룰즈섹 회원들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선전포고한 ‘팀포이즌’(TeamPoison)은 24일 밤 블레어 전 총리의 국민보험번호는 물론이고 친구·친척들의 이름과 연락처, 블레어 전 총리가 특별 고문직으로 일할 당시 제출했던 이력서 등을 해킹했다며 트위터에 공개했다. 하지만 블레어 전 총리의 사무실은 다음 날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킹 사실을 부인했다. 사무실 관계자는 “(팀포이즌이 공개한) 정보들은 블레어 전 총리의 개인 컴퓨터는 물론 사무실 시스템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 자료들은 몇년 전 전직 사무실 직원의 개인 이메일 계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매케인 “애리조나 산불 불법이민자 소행”

    “지난달부터 번지고 있는 애리조나주 초대형 산불은 불법 이민자들에 의한 방화다.”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이 초대형 산불을 일으켰다고 주장해 인종 차별과 불법 이민자 관련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도 피닉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자들은 자기들끼리 연락을 주고받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국경 경비대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끌기 위해 불을 지른다.”면서 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이번 애리조나 산불의 일부는 불법 이민자들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애리조나주가 지역구인 매케인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강력한 이민단속법 제정 등 멕시코에 인접한 미국 남부 지역에서 반이민 정서가 강렬하게 번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일부 산불은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어 들어온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들이 있다.”면서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단단하게 국경을 경비해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말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멕시코인 등 히스패닉계 측에서는 인종 차별적 발언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애리조나주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멕시코인 등 수십만명의 라틴계 불법 이민자들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라티노 권리연맹의 랜디 파라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매케인의 발언은 신중하지 못하다.”면서 “비관용의 불꽃을 키우고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CNN과 폭스뉴스, 피닉스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관련 기사에는 메케인의 발언에 대해 인종주의자라는 비난과 마땅히 지적할 것을 지적했다는 옹호 등으로 댓글이 엇갈리는 등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톰 버글런드 미 산림청 대변인은 “애리조나주 산불 가운데 일부가 불법 이민자들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지금 단계에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장기하 벗고 밴드 ‘장얼’로 갈아입었다”

    “장기하 벗고 밴드 ‘장얼’로 갈아입었다”

    장기하, 아니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이 2년 4개월 만에 2집 앨범을 들고 나왔다. 묘하게 변했다. 음악도, 스타일도. 하지만 ‘장얼’만의 특별한 색깔은 여전하다. 묘한 중독성이 있고 듣기 편하다. ‘장얼’ 마스코트 장기하(29)의 외향도 조금 변했다. 콧수염과 턱수염을 밀었다. 한 5년은 젊어진 듯하다. 지난 9일 공개된 ‘장얼’의 2집 더블 타이틀곡 ‘TV를 봤네’와 ‘그렇고 그런 사이’ 뮤직비디오는 장기하가 직접 연출을 맡았다. 장기하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원컷으로 촬영, 독특한 구성이 화제다. 중독성 있는 손가락 댄스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이에 힘입어 1차 제작분 1만 5000장은 모두 동났다. 발매 첫 날, 각종 음원 및 앨범 판매율 1위도 휩쓸었다. 부랴부랴 1만장을 더 만들었다. ‘장얼’의 얼굴, 장기하를 지난 13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집 나오는 데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닌가. -원래 데드라인(마감시한)을 정해놓고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1집은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나 혼자 했다. 이 때문에 다른 멤버들로부터 섹션 연주자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멤버 전원이 편곡 작업에 참여했다. 1집에 비해 좀 더 밴드다운 밴드의 앨범이 됐다. 녹음도 합주로 했다. 아무튼, 밴드적인 음악이다. 하하. →밴드 음악임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을 보니 너무 혼자 주목받는 게 적잖이 부담됐던 모양이다. -맞다(웃음). 장기하 개인이 아니라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을 주목해달라. 1집 활동 때 공연장에 가면 스태프조차 ‘장기하씨 공연 들어갑니다’ 이랬다. 왜 ‘얼굴들’은 없는 취급을 하는가. 그땐 제가 곡을 혼자 다 만들어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멤버들 모두 기여도가 확실하다. 부탁 하나 하자. ‘장기하와 얼굴들’ 줄여서 ‘장기하’라고 하지 말고 ‘장얼’이라고 해달라. →2집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인데 장기하면 어떻고 장얼이면 어떤가(웃음). -솔직히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예상 못했다. 너무 기분 좋다. 1집보다 못하다는 소리만 듣지 말자 했는데…. →뮤직비디오가 장안의 화제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멤버들 중에 뮤직비디오 찍어본 사람이 한 명도 없다. 1집 때는 뮤직비디오 찍을 엄두조차 못 냈다. 우리도 ‘뮤비’ 한번 찍어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장얼’ 음악에 맞는 영상을 만들어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고민 끝에 결국 우리 음악은 우리가 가장 잘 아니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해 보자고 해서 사고친 거다. →손가락 댄스는 어떻게 나온 건가. -손이라는 게 보고 있으면 가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손 자체가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전도 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손가락만 나오는 뮤직비디오인가 보다’라고 느끼게 한 뒤 마지막에 멤버 전원이 짜자잔 하고 등장하는 거다. 솔직히 멤버들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우린 밴드니까. →미미시스터즈(두 명의 여성 백댄서)와 결별했는데. -의도된 결별이다. 이젠 어떤 정해진 안무를 하지 않아도 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형적인 밴드의 공연을 보여줄 생각이다. 새 멤버(건반 이종민)와 객원 멤버(하세가와 요헤이)가 영입되면서 팀 분위기도 무척 좋아졌다. 음악적으로도 약간 변화가 있다. 건반 사운드가 강화됐다. →2년여의 공백 기간은 어떻게 보냈나. -2년을 전부 논 것은 아니다(웃음). 1집 앨범 내고 2009년 한 해는 정말 공연을 많이 했다. 그 전까지는 학생(서울대 사회학과) 아니면 군인이었던 탓에 그렇게 바빠 본 적이 없다. 어느 순간, 패닉이 오더라. 무조건 쉬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쉬다가 작년 7월에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는데 삼손 같은 느낌이 들면서 에너지가 솟구치더라. 그때부터 다시 힘을 내 2집 준비에 들어갔다. →요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화제인데 출연 의향은. -글쎄. 일단 출연 제의가 올 것 같지도 않은데? 하하. 지금 멤버들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분들인데 저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등수 매기는 거, 못 견딜 것 같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광장] ‘대지진 일본’ 서쪽으로 간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지진 일본’ 서쪽으로 간다/이춘규 논설위원

    지난 4일 밤 서울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 인사를 만났다. 글로벌 경쟁력 회복 방안을 찾아 방한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을 수행했다. 도요타에게 한국은 각별하다. 창업 후 최대위기 때 한국전쟁 특수로 회생했다. 승승장구하던 도요타. 3·11 대지진 뒤 도요타식 JIT(필요한 만큼만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이 문제가 됐다. 부품공장과 전세계 공장이 연쇄적으로 멈췄다. 리콜사태와 겹쳐 한국과 전세계에서 판매가 급락했다. 이 위기에 사장이 한국을 찾아 뒷말이 많다. 도요타 측은 방한 기간 현대자동차 등 한국 노사분규 문제에 관심이 컸다. 신차 다양화, 한국의 지진 지원, 한류도 언급했다. 도요다 사장은 안보상황 등 한국을 더 알아보겠다며 파주 통일전망대도 찾았다. ‘부품 한국투자설’만은 말을 아꼈다. 도요타의 앞날은 여전히 예측불허다. 대지진의 상처가 예상 외로 깊고 심각해지면서 도요타의 경우처럼 일본, 일본인들이 돌파구를 찾아 서쪽으로 간다. 지진과 지진해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동일본을 떠나 서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현상이다. 개인도, 기업도, 단체도 옮겨가고 있다. 도쿄는 대지진에 취약하다며 오사카가 제2 수도로 거론된다. 에도바쿠후가 도쿄에 자리잡은 뒤 400년 만의 서쪽 역귀환이다.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들이 우선 위험을 분산 중이다. 원전사고 영향이 크다. 도쿄 미나토구의 한 인터넷쇼핑몰 회사는 직원 140명 중 70명을 급거 후쿠오카로 이사시켰다. 정부는 “도호쿠가 공동화되지 않도록 타지역 거점의 기업들이 위험 분산을 시도할 때 도호쿠지방에 공장을 지어달라.”고 간청하지만 공허하다. 도쿄 서쪽 500여㎞의 오사카는 미분양 아파트가 대지진 이후 자취를 감췄다. 도쿄 부유층들이 비상 대피용으로 오사카 주택을 구입하기 때문. 더 먼 오키나와의 맨션들도 불티나게 팔렸다.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를 알아보는 일본인이 늘었다. IT기업 소프트뱅크는 오는 9월까지 싸고 안정적인 전력사용이 가능한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반도체 제조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자동차용 칩을 싱가포르에서 위탁생산키로 했다. 2000년대 중반의 제조업체 일본 유턴이 끝나고 아시아 국가로 되돌아간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경계구역 등 출입제한구역 거점의 7000여개 기업 중 상당수도 서일본과 해외 이전을 검토 중이다. 농약회사 아그로카네쇼는 한국 등 해외생산을 모색한다. 스테인리스 기업 일동금속공업은 사이타마현 공장으로 종업원이 이주했다. 후쿠시마현은 땅·자금을 대며 현내 이전을 호소하지만 효과가 없다. 대지진 3개월, 일본은 자신감을 잃었다. 여전히 10만 이재민은 피난소 생활이다. 앞도 뒤도 지옥 같은 진퇴양난의 형세다. 전체 복구작업이 예상외로 늦어진다. 복구 예정지에는 엉뚱하게 땅투기 바람마저 일고 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재해 복구 작업이 시급한데 개인 간 권리 충돌도 잦아 뒤엉켜 있다. 고향을 떠난 후쿠시마 원전 주변 2만여 주민은 귀향할 기약도 없다. 언론은 매일 전력예비율을 발표, 마치 준전시체제 같다. 원전 54기 중 35기가 가동 정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한 다른 원전 주변 지역 주민 다수도 불안감에 이사를 검토한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12명이 굶어 죽었다는 주장이 나오며 사회가 공포감에 짓눌린 인상도 주고 있다. 매뉴얼 집착, 관료주의는 고통을 키운다. 3조원 넘는 의연금 중 15%만 현장에 지원됐다. 정치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 취임 1주년을 맞은 간 나오토 총리는 쓰레기 취급까지 당하는 신세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일본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장 29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도 30주 만인 5월 넷째주 매도우위로 전환, 일본을 등졌다. 그런데도 패닉은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사회 시스템만은 위기 속에서도 가동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위기 지속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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