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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농사 11년째 풍년든다/줄기수 평년보다 10% 이상 늘어

    올해 벼농사는 현재까지 작황이 순조로워 앞으로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는한 평년작(3천8백50만섬)을 웃도는 풍작이 예상되고 있다. 5일 농림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전국 19곳의 작황관찰농가에서 조사한 출수(벼이삭 패기)상황을 보면 전체면적의 6.3%에서 벼가 패기 시작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보다 1∼3일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포기당 줄기수는 평균 18.6개로 예년보다 1.4∼1.6개가 많고 ㎡당 줄기수도 4백57개로 예년에 비해 15∼47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벼의 잎길이는 평균 82㎝로 5∼7월에 비가 많아 웃자랐던 지난해에 비해 1.2∼3.1㎝가 짧은 등 튼튼하게 자랐다. 이에따라 조생종벼는 이달 상순까지,중생종은 오는 10∼20일,만생종은 20∼30일까지 벼 출수가 모두 끝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벼농사의 작황이 이처럼 좋은 것은 모내기가 제때에 이뤄진데다 장마가 계속되지 않으면서 일부 지역에만 집중돼 수해가 적었고 벼 도열병등 병충해가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림수산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올해 벼농사는 앞으로 벼멸구 등 병충해 방제를 잘 하고 풍수해만 적다면 평년작을 웃도는 11년 연속 풍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제주 3/3당후보·무소속 3명 “치열한 접전”(격전지대)

    “1만표면 당선권”… 부동표 막바지 공략/대전중6/“신정치 1번지” 민자 공천·낙천자 각축/울산4 ▷대전 중구 6선거구◁ 여야 및 무소속 등 모두 4명의 후보가 출마,열전을 벌이고 있는 이곳은 총유권자 3만4천여 명 중 당선가능권을 1만표 정도로 보고 각 후보들은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다. 기존조직을 앞세워 초반 우세를 보였던 민자당 이은규 후보를 선거 중반에 접어들면서 무수속 강석만 후보가 맹추격,추월경쟁을 벌이고 있어 선거분위기가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 야권 유일후보라는 점과 젊은 패기를 앞세워 젊은층을 중심으로 표밭을 일구고 있는 민주당 송진호 후보와 무소속 송재호 후보도 만만치 않은 세로 득표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혼전을 이루고 있다. 일찌감치 공천권을 따내 선거에 임했던 민자당 이 후보는 오랫동안 건축설계사로 일했던 경력과 평통 위원이라는 직함을 내세워 선거 초반 활발한 표다지기 작업에 나섰으나 유세 당일 선심관광문제가 예기치 못한 악재로 등장,부동표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무소속 강 후보는 「정치공해추방」이란 슬로건 아래 충남지구 JC 회장 등의 경력을 바탕으로 막판뒤집기를 시도하며 한판승부에 임하고 있다. 「선명한 야당후보」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마한 민주당 송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임을 강조,40∼50대 유권자들에게 파고 들고 있다. ▷울산 4선거구◁ 선거 때마다 야당 득세지역으로 알려진 이 선거구에는 민자당 후보와 4명의 무소속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열전지대. 민자당의 최현규 후보(55)와 민자당 공천에서 밀려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민규 후보(58),참신한 선거풍토를 조성해 울산 정치의 새 바람을 일으키자는 이동훈 후보(34),전교조 대표로 나온 정찬모(39),여권 신장을 선언한 송순동 후보(51·여) 등이 출마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울산 남구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이 선거구(신정 1·2동,무거동,옥동)는 비교적 경제생활이 안정된 데다 대학가와 기업체 사택이 밀집,유권자의 선거의식이 높은 곳이라서 그 어느 지역보다도 인물본위의 선택이예상되고 있다. 중반전까지의 상황은 민자당 심완구 의원의 사촌매형인 최 후보와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후보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나머지 세 후보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자당의 최 후보는 현재 석강건설 대표이사로 동아대학을 졸업,90년대 한국일보 중앙일보 울산 주재기자를 지낸 언론인 출신. 무소속의 이민규 후보는 청소년 선도를 위한 직업학교인 울산 BBS 직업학교를 설립,23년간 운영해오면서 2천여 명의 제자를 키웠고 울산시정자문위원장직을 13년이나 지내 시정에 밝은 편이다. 이동훈 후보는 울산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명문고인 학성중·고 동문 등을 바탕으로 「돈 안 쓰는 선거,참신한 선거」를 외치며 젊은층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 3선거구◁ 1만9천여 명의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민자·신민·민주당 등 3개 정당공천 후보자와 무소속 후보 3명 등 6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이 선거구(삼도 1·2동)는 선거가 종반전을 치닫고 있는 현재 한치 앞의 우열도 가늠할 수 없는 제주도내 최대 격전지. 평통제주시협의회장과 바르게 살기운동도협의회장인 민자당의 장응모 후보(53)는 당 공조직과 장씨 문중을 주축으로 한 사조직을 풀가동,유권자의 70%에 해당하는 서부지역 출신 유권자 공략에 열중하고 있으며,민주연합청년동지회 도지부장 출신인 신민당의 김성배 후보(46)는 지난 9일 김대중 총재가 참석한 지구당단합대회의 여세를 몰아 「녹색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한판승부에 공·사조직을 총동원하고 있다. 도내 유일의 민주당 후보이기도 한 신상민 후보(35)는 제주지역상우회 1∼3대 회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도시영세민과 근로자 복지향상을 캐치플레이즈로 내걸어 서민표 흡수에 주력하고 있고 무소속의 김창구 후보(45·건설업)는 오현고 동문과 김해김씨 문중표를 재력과 접목시켜 민자후보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무소속의 이지형 후보(34)는 제주대 총학생회장 모임인 「용암회」를 중심으로 20∼30대 표밭을 공략중인데 제일고 동문회와 전주 이씨 문중표에도 기대를걸고 있다. 6명의 후보자들 중 막차로 등록한 무소속의 장수항 후보(46·한국공해신문 제주지사장)는 예비군 중대장 출신답게 지역예비군들에 대한 복지증진을 강조하면서 부동표 흡수에 진력하고 있다.
  • “「서양귀신 UR」 몰아내려 출마” 열변(광역표밭)

    ◎“사비로 실업고 세우겠다” 재력 과시/“진짜 잘나가는 삼천포 건설” 기염/“채영석 의원 수모”… 후보 지원하다 뺨맞아 ○“댐건설 반대” 한목소리 ○…14일 상오 11시 전북 진안군 안천면 안천국교에서 열린 진안군 제2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세 후보가 한목소리로 전북의 최대 숙원인 용담댐 건설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 첫 등단한 무소속 전신기 후보는 『용담댐 건설 반대투쟁위원회 회장으로서 용담댐건설 수몰예정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댐건설을 결사반대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진안군지역 7개 읍·면이 수몰되는 용담댐 건설을 주민들과 협의없이 추진하는 것은 주민의사를 무시한 것이라고 대부분의 연설시간을 용담댐건설 반대에 할애. 이어 등단한 신민당 송영선 후보도 『용담댐건설은 주민들의 찬성 없이는 절대 건설될 수 없도록 중앙당과 힘을 합해 노력하겠다』면서 농산물가공공장 건설·직장의보와 지역의보 통합·농촌경제 활성화 등을 공약. 세 번째 등단한 무소속 김영두 후보 역시 『용담댐 건설은 주민들의 허락의사 없이는 결코 건설될 수 없다』고 목청을 고조. ○교량역할 최선 다짐 ○…14일 상오 괴산 도안국교에서 열린 충북 고산 제3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5백여 명의 유권자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열기를 표출. 민주당의 이규설 후보(36)는 『썩은 정치와 서양귀신인 우루과이라운드를 몰아내고 현정권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자 출마했다』고 토로한 뒤 『증평·도안의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 유일한 길은 나에게 한 표를 주는 것』이라고 유도. 민자당의 김봉삼 후보(55)는 『봉삼이란 이름은 가정과 지역사회·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하라고 선친께서 지어준 것』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풀이하면서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증평에서 살아온 토박이임을 강조,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뛸 자신을 밀어 달라고 역설. 무소속의 황일성 후보(48)는 『현 정치상황은 정치는 정치대로,국민은 국민대로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정치와 국민간의 교량역할은 물론,밑으로부터 분출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헌신하겠다며 지지를 호소. ○“순종에 몰표를” 호소 ○…남제주군 제1선거구 합동연설회장인 안덕국민학교 교정에는 1천5백명 이상의 청중이 모여 전례없이 뜨거운 열기. 유세에서 인근 대정읍이 연고지인 민자당의 이사진 후보와 무소속의 김동규 후보는 『안덕면에 친인척이 많아 제2의 고향』이라고 전제,『사업체가 안덕면에 진출해 있어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으니 밀어 달라』고 호소하는 등 안덕표 공략에 안간힘. 마지막으로 등단한 안덕면 출신의 무소속 강영지 후보는 「무소속 종자론」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었는데 『정당공천탈락자나 독재정권에 아부한 자,선명성을 위장한 자는 잡종무소속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순종무소속에 표를 몰아 달라』고 당부. ○소복에 어깨띠 “눈길” ○…14일 상오 10시30분 2천여 명의 유권자가 운집한 가운데 남포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충남 보령군 2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옥중출마한 무소속 오찬규 후보 연설 순서에 오 후보의 부인인 김화자씨(39)가 소복차림으로 연설회장에 나타나 눈길. 김씨는 소복 위에 「기호3번 오찬규」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오 후보 지지자들과 함께 선거홍보물을 돌리는 등 지지를 호소. 맨먼저 단상에 오른 무소속 이창주 후보는 『야권표를 분산시켜 민자당 후보를 돕기 위해 출마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오로지 농민만을 위해 출마한 진짜 농사꾼』임을 강조. 이어 등단한 민자당 신홍제 후보는 『서해안 개발 등 산적한 지역문제를 스스로 풀겠다』고 지지를 호소한 뒤 『사비로 남포면에 종합실업고를 세우겠다』며 재력은 은근히 과시. ○임해공단 조성 약속 ○…14일 상오 11시 시내 동서금동 구철길부지에서 열린 경남 삼천포시 제2선거구 유세장에는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도 3천여 청중이 모여 열기로 가득. 첫 연사인 민주당 최익호 후보는 『장기집권 음모와 대통령병이 이루어낸 3당 야합이 바로 민자당』이라며 여당을 맹공한 뒤 『우리 고장 삼천포를 잘 나가다 빠지는 삼천포가 아닌 진짜 잘 나가는 삼천포로 만들겠다』며지지를 호소. 이어 민자당 김태웅 후보는 『전국에서 최하위의 시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삼천포가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삼천포가 되도록 힘쓰겠다』며 국제무역항 개발,임해공업단지 조성,실업전문대 유치,종합복지회관 건립 등을 공약하며 한 표를 부탁. 마지막으로 등단한 신민당 정원철 후보는 『오늘날 학생들의 민주화운동 덕분에 지자제선거가 실시돼 막걸리도 얻어먹고 통장들 일당도 받는다』고 비아냥거리며 『국회의원도 의사인데 도의원마저 약사를 뽑아서야 되겠느냐』며 민자당 김 후보가 약사인 점과 이 지역 황성균 국회의원이 의사인 점을 겨냥. ○30대,욕설과 함께 때려 ○…14일 하오 3시5분쯤 전북 군산시 제3선거구 합동연설회가 열린 신풍동 신풍국교 합동연설회장에서 신민당 채영석 의원이 유세를 보러나온 김덕남씨(37)로부터 뺨을 한차례 맞고 어안이 벙벙. 채 의원은 이날 신민당 공천을 받은 문창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운동장에 나와 청중들과 악수를 하면서 김씨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더러운 놈』이라는욕설과 함께 뺨을 맞는 수모를 당한 것. 한편 채 의원을 폭행한 김씨는 광역의회선거 후보자 공천과 관련,채 의원에게 불만을 느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잘 알고 있다” ○…이날 상오 11시부터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대신국교 운동장에서 열린 여주 3선거구 합동유세에는 마침 장날을 맞아 1천여 명이 넘는 청중들이 모여 3후보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 첫번째로 등단한 민자당 고환림 후보는 『농촌에서 태어나 농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농민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다짐. 이에 반해 두 번째 등단한 민주당 권재국 후보는 대신면사무소와 경기도교육청에 근무한 경험과 젊은 패기를 앞세워 ▲주민 동의없는 쓰레기매립장·골프장 설치 반대 ▲면민공청회 실시 등을 공약. 한편 무소속의 김종성 후보는 청중들은 거의 바라보지도 않고 원고만 읽고 내려가면서 『열심히 하겠다』고만 연발해 청중들로부터 야유.
  • “이제 일상의 제자리로 가자”/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돌멩이와 화염병이 먼저인가,최루탄과 물대포가 먼저인가 하는 논쟁은 이제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의 삿대질처럼 매우 우매스럽고 무의미하다. 화염병이 먼저라는 사람도 있고 최루탄이 먼저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화염병을 던지니까 최루탄을 쏜다. 아니다.최루탄을 쏘니까 화염병을 던진다. 이런 소리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무석무탄이요 유석유탄을 경험해본 지 오래니 이제 모두들 일상의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 4월말에서 5월초에 걸쳐 일어난 「치사분신」의 소용돌이가 무엇인가를 지금은 모두들 알게 됐다. 그것을 타고 넘어서 이제 각자 본래 위치에서 앞으로 해야 할 태산같이 큰 일들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 뿐이다. 누가 왜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 또 그 싸움의 끝은 무엇인가. 곰곰 따져 볼 적에 더욱 그러하다. 참다운 삶을 누리고자 하던 한 대학생의 죽음이나 연이은 분신은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요,경악스런 사태이다. 그러나 냉정히 살펴봐야 할 것은 우리 모두는 이 사건과 사태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해자가 될 수도 없고 피해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논쟁과 대치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날 문득 모두가 가해자가 되고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제자리 잡고서 이 격앙된 사태를 끝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온갖 지혜를 모아야 한다. 많은 학생들은 사회개혁을 부르짖고 민주화 정착을 희구한다. 그것이 목표라 할 때 그 대학운동은 다른 곳이 기지가 될 수 없다. 학생회관이 있고 서클룸이 있으며 도서관과 강의실과 학생처가 자리잡은 대학캠퍼스가 그 최초 최후의 기지여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대학가의 폭발적인 가두시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파괴적인 행태와 소모적인 행동으로 해서 심각한 우려와 부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까닭이다. 시위하면 으레 화염병이 날고 돌이 난무한다. 때로는 파출소나 경찰차량 같은 공공건물이나 국가기물에 기습방화가 감행된다고 할 때 그것이 정당화되고 합리화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은 「기지」를 이탈한 학생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물론 시위학생들에 대응하는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발사나 구타 등 공격적인 진압양태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거기에는 공격과 방어,방어와 공격 사이에 내재하는 같은 젊은이들끼리의 깊은 갈등과 괴리를 외면하고 싶은 거부심리도 작용할 것이다. 시위 쪽이나 진압 쪽의 그들 모두가 나와 이웃의 아들 딸들이요,꽃다운 젊은이들인 탓이다. 갈등의 틈새가 깊고 크면 극단과 흥분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선다. 가정에서의 그것은 젊은이들의 외향적인 기지탈출 심리를 부추겨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유인한다. 똑같이 사회의 그것은 기성의 현실에 대한 저항의 행동으로 확산된다. 갈등과 대치,대결과 증오의 끝이 무엇인가를 매우 차갑게 분석해봐야 한다는 경각심의 근거 또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그들 의사를 확연하게 표시하는 데 있어 사회가 그들에게 거의 완전무결하게 부여한 그들 기지를 이탈함이 없이,또 폭력의 사용이나 파괴적 수법을 중단함으로써 최소한의 사회규범성을 확보한다면 그들 정당한 의사에 대한 객관적인 공감대는 형성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 스스로가 폭력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계기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용기가 없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 눈에 비친 모든 현실과 기성의 것들이 성에 차지 않고 불만투성이라면 학교 안에서 마음껏 되풀이 해서 지탄하라. 왜 자꾸 밖으로 나오려 하는가. 공권력의 행사와 행태에 대해서도 국민의 비판적인 시선은 머물게 된다. 시위의 주체인 학생과 이를 진압해야 하는 경찰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마주쳐서 노려보고 주의의 격정적인 분위기가 가세된다면 이미 그 국면은 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다. 소속집단의 유형과 현재적인 위상과 국면을 감싸고 도는 분위기와 여건이 각기 공격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돼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로서는 세상을 책임지는 기성세대들이 눈을 비벼 그들을 보호하고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 젊은이들끼리의 대결임으로 하여 혈기와 패기가 맞서다 보면 폭력은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불법과 폭력은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그것들이 맞부딪힐 때 그 상승속도와 무게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글자 그대로의 공권력이어야 한다. 닭과 달걀의 하선논리가 아니더라도 과잉방어나 공격적 대응이 폭력의 악순환을 부추긴다는 사실 또한 알아야 할 일이다. 시위 쪽의 주장인 민주화 발전이나 정권퇴진요구도 그러하다. 민주화가 학생이나 재야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그것은 어느 집단 어느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국민적 합의인 것이고 그러니 만큼 그것의 발전적 전개에는 폭넓은 대중성이 그 기반이 돼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정권퇴진요구가 내포하는 바 권력에 대한 저항 역시 일정한 자기규율과 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변천하는 시대상황과 대중적 기반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때 그 주장은 공허하고 소원한 메아리로 그치게 된다. 나도 좀 알아 달라는 자기현시욕밖에 되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지나친 민주화 욕구에 따른 성급한 행동이나 공소한 정권퇴진공세가 격화된다면 그로 인해 빚어지는 정치·사회적 갈등과 균열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냉엄한 판단을 앞세워야 하리라고 본다. 우리들 모두에게 있어 일상의 위치와 중용의 이성은 그래서 소중한 것이다. 이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사설)

    이제 그만 모두들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더 이상 이토록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이며 가슴아픈 대결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누가 왜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또 그 싸움의 끝은 무엇인가를 곰곰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한 대학생의 폭행치사나 연이은 분신은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요 불안한 사태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이 사건과 사태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다. 가해자가 될 수도 없고 피해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자리잡고서 이 격앙된 사태를 끝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온갖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학생 폭행치사사건 관련자들이 여럿 구속됐고 치안책임자인 내무장관이 문책 경질된지도 오래됐다. 숨진 대학생 강경대군의 부모들은 구속중인 전경들의 석방을 원했고 강군의 장례식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 거기에 노태우 대통령이 비통한 심정으로 국민에게 간곡한 사과의 뜻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강군 사망사건은 매우 가슴아픈 일로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국민에게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고 『이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경찰운용 방법을 개선토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이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식이나 명분에 구애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사과는 한편으로는 외아들을 잃은 부모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같이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또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통치권자로서의 그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다시 한 번 오늘을 냉철히 살펴보는 예지를 가다듬어야 하리라고 본다. 오늘날 우리 대학가의 시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 파괴적인 형태와 소모적인 행동으로 해서 심한 우려와 부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위하면 으레 화염병과 돌부터 던지고 보는 행위가 정당화·합리화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때로는 파출소나 경찰차량 같은 공공건물과 기물을 부수고 불태우는 극단적인 과격행위마저 돌출해 국민의시선을 더욱 차갑게 한 바도 있다. 학생들이 그들 의사를 표시하는데 있어 언제나 또 어디에서나 먼저 폭력사용을 중단함으로써 최소한의 규범성 만이라도 확보할 경우 그들 정당한 의사에 대한 객관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요컨대 학생들 스스로가 폭력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위학생들에 대응하는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 발사나 구타 등 공격적인 진압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찬성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의 객관적인 원인 또한 거기에 있다는 점을 부인해서도 안 될 것이다. 시위의 주체인 학생과 이를 진압해야 하는 경찰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젊은이들 끼리의 대결임으로 하여 혈기와 패기가 맞서다 보면 폭력의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글자 그대로의 공권력이어야 한다. 과잉방어나 대응이 폭력의 악순환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이 몰고온 긴장국면이 지금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일부학생과 재야가 중심이 되어 민주화 투쟁이니 정권퇴진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일부 교수와 종교계 인사들이 항의농성을 벌이면서 공공연히 정권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모두가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대다수 국민의 뜻과는 다르다고 본다. 민주화가 학생과 재야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민주화 정착자체가 국민적 합의인만큼 가급적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정권퇴진 공세가 내포하는바 권력에 대한 저항 역시 일정한 자기규율과 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시대상황과 대중의 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이른바 정권퇴진공세가 격화된다면 그로 인해 빚어지는 정치 사회적 균열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앞세워야 한다. 그 정치적 혼란과 국민의 심정적 균열의 피해자는 두말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이다. 오늘의 국면을 있게 한 전후과정과 추세,그리고 민주화 진행전개에 비추어 확언컨대 지금이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할 때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 소모적이고 자해적이기까지한 긴장국면을 모두의지혜와 노력으로써 극복하고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무투표당선” 동네일꾼/화제의 최고령·최연소

    ◎81세의 상도동 위병룡옹/30년 넘도록 한동네 산 「터줏대감」/“이웃간 「마음의 벽」 허무는데 최선” 『이웃사촌끼리도 믿지 못할 정도로 우리사회에 불신풍조가 퍼져있는 만큼 서로 믿고사는 마을,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동네가 되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이번 기초의회 의원선거에 서울 동작구 상도1동에서 입후보,전국 최고령자이며 무투표당선자가 된 위병룡옹(81·한의사)의 소박한 당선소감이다. 그는 처음엔 출마할 뜻이 전혀 없었으나 등록마감 하루전에 먼저 등록했던 동네 젊은이들이 찾아와 『선거때문에 자칫 동네화목이 깨질 우려가 있어 함께 사퇴했다』면서 자신이 출마하도록 간곡히 권유하는 바람에 출마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후보등록에 필요한 서류준비 등에 시간이 촉박하자 동네주민들이 발벗고 나서 마감당일인 13일 하오 늦게야 무사히 등록을 마쳤고 결국 무투표당선의 영광을 안았던 것. 평남 평원군 출신인 위옹은 고향에서 교편생활을 하다 1·4후퇴때 월남해 30년이 넘도록 상도1동에서만 살아 이 동네사정을구석구석 훤히 알고 있는 이 동네 터줏대감이다. 그는 53세때인 지난 63년 동양한의대(경희대 한의학과)에 뒤늦게 입학,한의 자격을 따내 한의원을 개업했고 생활의 여유가 생기자 마을금고를 설립,골목시장 개설에 앞장서는 등 제2의 고향이 된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30년만에 부활되는 지자제가 제대로 뿌리내려야만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정착될 수 있는 만큼 이번에 뽑히는 시·군·구 의원들은 스스로가 민주주의의 실천자가 되도록 솔선수범해야 할 것입니다』 해방직후 조만식선생의 조선민주당에 가입,평원군 지구당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위옹은 구의원의 임무가 막중함을 강조했다. ○27세의 도곡동 김병윤씨/“참신한 목소리로 구민의사 대변”/올해 대학원 입학,도시개발 전공 『우선 기쁘고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주위 어른들께 감사드립니다』 최연소의 나이로 무투표당선된 강남구 도곡2동 김병윤씨(27)는 당선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지난 12일 후보추천용지를 교부받아 추천을 받을때만해도 무투표로당선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김씨는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출마를 성원해 준데 보답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한다. 『구의원이란 말 그대로 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주민들의 심부름꾼이란 자세로 살피고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씨는 평소에도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자치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2인 선거구인 도곡2동에서 덕망이 있고 경륜이 많은 어른들이 많이 입후보하기를 바랐으나 한사람밖에 출마하지 않아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민 1만2천여명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등록했다는 것.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 회장 송철영씨(50)는 『동민들은 젊고 패기에 찬 일꾼을 원했는데 김씨가 당선돼 무척 기뻐하고 있다』면서 『젊은만큼 때묻지않고 순수하게 구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용묵씨(66)의 둘째아들인 그는 올해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개발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좁은 국토속에서 많은 인구가 살기 위해서는 도시는 꼭 필요한 것 이어서 좀 더 쾌적하고 살기좋은 도시 환경창조에 관심이 많아 이 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는 구의원에 출마하게 된 것도 자신이 선택한 학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주어진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주민들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겠다고 말했다.
  • 불효로소이다/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연초에 만난 사람중에 인상적인 3사람이 있다. 한분은 70이 다되어 머리가 허연 문인 ㅎ씨. 20여년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성묘도 할겸 고국에서 설을 쇠려고 온분이다. 그 분은 이런 말을 했다. 『…그래두 우리나라가 사람사는거 같아…. 교통이 지옥같이 복잡하다는 말이 맞기는 하지만… 그래도 늙은이를 알아는 보거든』 동년배의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곁에 앉아 가던 두분의 노인들은 교통위반을 지적받았다. 그러자 순경이 다가와서 경례를 딱 붙이고는 공손히 말하더라는 것이다. 『어르신네들이니까 이번에는 봐드리겠습니다만 다음에는 조심하십시요』 미국같았으면 「어림도 없었을」 그런 태도를 ㅎ씨는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또 한사람은 구랍에 있었던 개각때 신임장관이 된 ㅇ씨. 그는 장관임명장을 받던날,자신의 아버지 산소엘 갔었다고 했다. 평생 맑고 가난하게 국록을 받으며 살다가신 선친을 모신 곳이다. 『묘소앞에 엎드려 절을 하려니까… 그만 눈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ㅇ씨는 그의 선친이 봉직했던 부서의 장관이 되었다.금의환향한 아들을 무덤속에서 맞으시는 부모님 앞에서 펑펑 눈물이 쏟아진 까닭을 짐작할 것 것았다. 세번째 인사는 40대 후반이거나 50대로 마악 들어선 중년의 경영인이다. 광고 계통에서 20여년 이상 뼈가 굵어 마침내 작지만 실팍한 소기업의 대표가 되어 기업출발겸 신년인사를 다니고 있는 ㅈ씨였다. 빌딩 로비에서 바쁘게 지나치던 그와 악수를 나눴다. 옛날에 동료이기도했던 그와는 집안간에도 아는 터라 축하인사 끝에 집안 인사를 곁들였다. 『어른들 안녕하시지요?』 하고 던지는 물음에 그에게는 순간 우울함의 한자락이 스쳐간 것 같았다. 그는 여러남매중 장남이다. 『…그럼요,두분다 잘 계십니다』하고 그는 대답했다. 거기서 그쳤다면 무난했을 것을 잇따라 물은 것이 잘못이었다. 『부모님 모시고 지내지요,당연히?』 연전까지 어른들을 분명히 모시고 지냈던 그였으므로 지나는 투로 던진 물음인데,그는 그말에 탁 힘이 빠지는 듯했다. 『…그렇지가 못하답니다. …불효로 살고 있지요…』하며 헛웃음 대답을 남기고 그는 황황히 건물 빠져나갔다. 그 뒷모습은 금방 풀끼가 빠지고 쓸쓸해 보였다. 한국 남성들에게만 있을법한 독특한 정서가 있다. 「효자민감증」 같은 것이다. 할수만 있다면 효자가 되고 싶은 염원을 우리 남성들은 유전처럼 지니고 태어나는 것같다. 유전인자는 아직도 지니고 있으면서 현실은 날로 그걸 허락해주지 않게 되어가는 것이 그들을 쓸쓸하고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젊은 순경이 다가와 경례를 딱 붙이며 교통위반한 「어르신네」에게 공손히 주의를 준뒤 사면해주고 물러가는 그 작은 경노행위에서도 효의 잔영을 맛보는 이민노인. 관군이 일국의 판서되기에 이른 영광을 효도로 보상해 드리지 못한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 산소앞에서 펑펑 울어버린 ㅇ장관. 불효를 자인하는 것만으로,패기 있게 출발하는 발걸음이 금방 풀이 꺽여버리는 유능한 사업가 ㅈ씨. 그중에서도 ㅈ씨가 안쓰럽다. ㅎ씨나 ㅇ장관은 불효조차도 추억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되었지만 ㅈ씨는 현재진행형 불효이기 때문이다. 또 ㅈ씨 같은 남성은 얼마든지 늘어가는 추세다. 연말에 가계부 결산을 하는 아내곁에서 우연히 그 내역을 들여다보던 남편은 한 항목에서 눈이 멈췄다. 「그 여자 용돈=5만원」이라는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달에 5만원씩이나 꼬박꼬박 나간 「그 여자」란 대체 누구인가. 몇번 추궁해도 대답을 못하는 아내를 보며 정수리를 탁 때리는 깨달음이 있었다. 『우리 어머니구나!… 맞지,그렇지?』 남편 추궁에 잠깐 몰렸던 아내는 금방 기를 폈다. 영어식으로 하면 「그 여자」가 뭐가 나쁘냐,내친구 아무개는 그보다 더 심한 표현을 쓴다더라…. 언쟁과 냉전따위가 한동안 이어지긴 했지만 이 부부는 끝내 파국까지 가지 않았다.아내보다 남편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아버린 것이다. 이것은 「실화」다. 모처럼 반들반들 윤나는 새차를 장만한 샐러리맨 ㄱ씨는 가족들과 신나게 외식이요,소풍이요를 몇번 즐기다가 그만 난처한 지경에 봉착했다. 아들의 새차를 타고 싶다고 찾아오신 노모의 출현 때문이었다. 노인은 자가 운전하는 아들의 옆좌석엘 기어코 앉아버리는 통에 「기분이 상한 와이프」가 동승을 거부한것이다. ㄱ씨는 아내에게 참아주기를 빌었지만 기분나쁘게 외출해보았자 먹은거 체하기나 한다며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내는 말했다. 『그 자리는 아내자리라고 왜 말 못하세요? 당신,미국같으면 이런거 이혼 사유도 된다는 거 아세요?』 젠장,요즘 여자들은 왜 이리 아는 게 많담. 여자들 사이에 끼어 사사건건 일어나는 이런 일들로 ㄱ씨는 수척해가는 느낌이다. 이것도 「실화」다. 「합쭉이」 김희갑씨가 북녘하늘을 향해 부르는 가요가 있다. 『…불초한 이 자식을 엎드으려 우웁니다』하고 흐느끼며 부르는 「불효자는 웁니다」. 절실히 엮어내리는 사설과 함께 그가 노래하는 TV 화면이 나오면 북녘과는 관계없는 점잖은 가장들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따라 부른다. 이렇게 공통의 청서로 체질 유전한 감정이지만 오늘날의 남성들은,효자되기를 애틋하게 바라다가도 아주 힘 안들이고 포기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또 불효가 된 자격지심 때문에 가슴아파하며 고민하기도 한다. 그런 남편의 정의에 외눈하나 깜짝하지 않도록 늠름해져가는 아내를 곁에서. 그래도 생각해보면 이것은 사람의 심성 깊숙이에 그윽하게 머물고 있는 아름다운 정서다. 자격지심과 회한으로 외롭고 고까워하는 이 「불효자 콤플렉스」에서 남편들을 구해주는 현명함을 아내들은 발휘해 볼 만 하지 않을까 권해본다. 아마 충분한 보상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본지 창간기념일에 초대된 조성수화백의 “자화상”

    ◎“「애환 45년」 딛고 서울신문처럼 거듭 났죠”/“45년 11월22일생” 동갑내기의 「인생역정」/부산 피난시절의 역경 패기로 극복/「총 2백만부 성장」,오늘의 나와 비슷/“정상의 신문답게 사회 발전의 밑거름 되길” 조국이 광복되던 해인 45년 11월22일에 창간된 서울신문은 1만6천4백36일 동안 지령 14169호라는 굵직한 나이테를 새기면서 영향력 있는 장년신문으로 성장했다. 급변하고 소용돌이치던 지난 45년동안 서울신문은 갖은 풍상과 기복속에서 영광과 좌절,시련과 희망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어왔다. 서울신문과 같은해 같은달 같은날에 태어난 사람은 현재 전국에 6백27명(남자 3백57명,여자 2백70명). 그들도 서울신문과 똑같은 역사의 궤적속에서 혼란과 전쟁,가난의 아픔을 이겨내고 이제 우리사회의 성실하고 믿음직한 장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인 화가 조성수씨(45·서울 강동구 명일2동 240의4·소화미술학원장)는 21일 서울신문을 찾아 온갖 어려움을 딛고 최신시설과 영향력을 자랑하며 국내 정상에 우뚝선 서울신문의 성장에 흐뭇해했다. 서울신문이 해방을 계기로 새로 창간되었듯이 만주의 장춘에서 태어난 조씨는 이듬해인 46년 초 만주 철도회사에 근무하던 아버지 조석창씨(75)가 귀국하게 되어 서울에서 자라게 됐다. 조씨가 미처 철이 들기도 전인 6살일때 6·25가 일어나 조씨의 누나와 여동생 및 남동생 등 일가족 6명은 피란길에 올라 부산으로 갔다. 아직 서울생활에서 제대로 터전을 닦지 못한 조씨 가족들이 전쟁때문에 피란길에 올라 온갖 곤욕을 치른 것처럼 창간한지 5년이 채 못된 서울신문도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서울신문 직원들은 당시 북괴군의 포성이 코앞에서 울리고 있는데도 전쟁발발 3일째인 28일 새벽2시30분까지 무려 12차례나 호외를 발행하다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해 사회부장 이종석씨 등 7명이 납북되었고 유일한 한국의 종군기자였던 한규호씨가 인민군에 납치되어 살해됐다. 또한 인쇄시설 등이 2차례나 파괴·해체당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란살이 속에서 모진 고생을 겪었듯이 조씨 일가족은 처음 영도 남항동의 등대 근처 바닷가에서천막을 치고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지내야 했고 조씨의 아버지는 가족들을 이끌고 초량동과 부평동 등으로 옮겨 다니며 날품팔이와 행상을 하며 힘겹게 연명했다. 그러나 서울신문 사원들은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51년 4월3일 서울에 상경,중공군의 전쟁 개입으로 다시 전선이 밀리기까지 6일부터 24일까지 19일동안 아직도 한국언론사에 전설적인 기록으로 남아있는 진중신문을 발행하기도 했다. 조씨는 피란지인 부산에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60년 다시 서울로 상경했으나 조그만 무역업을 하던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61년까지 2년동안 온 식구가 굶기를 밥먹듯 하는 가난에 시달렸다. 서울신문도 60년 4·19 학생의거의 와중에서 윤전기와 사옥이 불탄 뒤 극심한 재정난으로 4월26일부터 7월25일까지 휴간할 수 밖에 없었고 계속되는 후유증으로 이듬해 5·16 군사혁명이 일어나기 1주일전부터 12월19일까지 장기간 휴간하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서울신문은 60년 7월27일 조·석간제를 실시하고 67년 3월13일부터는 활자를 새로 교체하며 전면적인 지면개혁을 단행했으며 68년 11월22일부터는 모든 지면을 한글전용으로 제작했다. 또 창간 25주년을 맞던 70년에는 최신고속 자동윤전기 2대를 도입하여 종전의 시간당 5만부 인쇄에서 12만부를 인쇄할 수 있는 최신 시설로 끌어 올렸다. 서울신문이 이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사세확장에 땀흘릴 무렵 조씨는 그동안의 실의를 떨치고 중동고교에 수석으로 입학,장학금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탈바꿈했다. 서강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조씨는 전공보다는 어릴 때 부터의 꿈이었던 미술에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 80년 초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5년동안 본격적인 미술공부를 했다. 서울신문은 그 사이 발전을 거듭하여 80년 12월2일부터 조간신문으로 바뀌고 85년 1월에는 숙원이었던 지상 22층의 새 사옥을 마련,한국언론사상 최초의 컴퓨터로 신문을 발행하는 시스템(CTS)을 갖추었고 같은해 6월22일에는 자매지인 스포츠서울을 창간,더욱 사세를 떨치게 됐다. 서울신문이 제2의 도약을 하던 해인 85년 조씨는 미술공부를 마치고 귀국,명일동에 미술학원을 열고 본격적인 화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으며 2년6개월 뒤에는 같은 동네에서 4층 건물을 짓고 새로 이사하여 학원운영과 창작활동을 하며 딸 셋과 부인 등 5가족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조씨는 『서울신문의 발자취와 나 자신의 행로가 닮은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우리 사회를 밝고 살기좋게 만들어가는 횃불이 돼달라』고 기원했다.
  • 미 중간선거에 거센 “우먼파워”

    ◎하원 68명등 총 1백69명 출마… 성대결 양상/자금난속 선전… 텍사스 주지사 장악 가능성 11월6일 미 중간선거에 우먼파원가 대거 출마하고 있다. 정치관측통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연방의회와 주정부의 여성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정치판도를 보면 총의석 4백35석의 하원에서 29명,1백명 정원의 상원에서 2명,50명의 주지사중 3명의 여성들이 각각 진을 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는 주지사에 8명,상원의원에 8명,하원의원에 68명,그리고 주정부에 85명의 여성들이 각각 출마하고 있다. 이번 선거로 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현재의 5%에서 7%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국여성기구(NOW)의 정치활동위원회 간부인 킴 갠디는 전망한다. 『주단위에서도 여성세는 착실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국 주의회의 여성비율은 현재의 17%를 상회할 것입니다. 지방정치에서 경험을 쌓고 역량을 발휘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서서히 주단위 및 전국단위에서 보다 높은 지위로 나아가고 있어요』 여성단체들은 주지사들에게 낙태금지 입법화에 대한거부권이 있다는 점을 감안,주지사 선거에 치중하고 있다고 갠디는 말한다. 특히 민주당의 다이엔 페인스타인이 피트 윌슨 공화당소속 상원의원과 일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민주당의 앤 리처즈 후보가 공화당의 클레이턴 윌리엄스를 바싹 추격하고 있는 텍사스의 주지사 선거는 성대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상원의 경우 여성단체들은 민주당 소속의 현직 다니엘 아카카와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하와이의 페트리셔 사이키 후보에게 최대의 기대를 걸고 있다. 흑인여성들도 패기를 보여 현재 흑인의원중 3명이 흑인여성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성유권자연맹등 일부 여성단체들은 여성후보들이 아주 어려운 싸움을 치러야 할 것임을 인정하고 있다. 여성유권자연맹의 수전 레더먼회장은 과거에 비해 여성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여성세가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원의원 4백35명 전원과 36명의 주지사선거에 여성후보가 한명도 없는 선거구가 태반이다. 레더먼회장은 유권자연맹의 갠디씨와는 달리 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을 현 수준보다 늘릴 전망은 밝지 않다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린다. 그 이유중 하나가 현직 여성하원의원 3명이 경쟁이 치열한 상원쪽에 출마한 점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그러나 몰리 야드 NOW회장은 여성후보 증가는 여성당선자 증가를 의미한다고 낙관한다. 야드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중요한 국내 쟁점으로부터 페르시아만 전쟁 가능성쪽으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있으므로 여성후보들이 피해를 볼 수 있음을 인정했다. 요즘은 아무도 낙태권이나 어린이보호를 화제에 올리지 않고 있어 국내문제와 관련,강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또 여성후보들이 선거자금난으로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지사에 출마한 여성들은 한결같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자체 모금단체를 결성,여성후보들의 선거자금을 마련하거나 주요 정당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번 선거는 선거직의 여성비율이 「느리지만 착실한 성장」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만을 바란다고 미국 대학여성협회의 정책이사인 캐럴린 헤드씨는 말한다.
  • 지금이 권력투쟁 할 때인가/김민하 중앙대교수ㆍ정박(서울시론)

    ◎정치지도자의 「살신성인」아쉽다 여야 대립으로 인한 국회의 장기적 공전과 민자당의 합의각서 유출파동 등 오늘의 정국은 우리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강한 불신감과 환멸감을 그 어느 때 보다도 증폭시켜주고 있다. 3당 통합 후에 계속되고 있는 민자당의 계파간의 갈등과 내분은 다음 정권의 재창출과 그 과정에 있어서 대권의 점유를 위한 권력투쟁의 모습으로만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지고 있으며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관계도 그 충정이야 어떻든간에 불행하게도 우리 국민들에게는 정권획득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저속한 당리당략적 싸움판으로 비춰지는 면이 없지 않다. 지금 전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윤리와 도덕을 기본으로 하는 인간주의 회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탈이데올로기적 평화공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이에 따라 우리의 남북관계도 새 국면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각기 국가와 각기 민족들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포화없는 열전이 세계 구석구석에서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민주화문제,복지의 문제,국민화합문제,도덕성과 윤리성의 재건문제,민족통합문제,민생치안과 각종 범죄척결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들이 우리앞에 산적해 있다. 오늘 이 시점에 서서 우리 모두는 진지하고도 냉철하게 한번쯤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져 볼 것을 감히 제의한다. 특히 정치권의 자기성찰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대적 상황이다. 첫째 우리의 기존 보수정당들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당운영에 있어서의 권위주의적 중앙집권적 하향적 비민주적 타성으로부터 하루속히 벗어나 정당정치의 민주화를 정착시킴으로써 전반적인 나라의 민주화작업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독재정당의 조직원리는 집권성이고 폐쇄성이며 단일성이 그 특징인데 비해 민주정당의 조직원리는 분권성이고 공개성이며 다양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기존정당들은 어느 범주에 속하는가 하는 대답은 자명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목적과 명분을 가졌다 하더라도 비민주적 절차에 의한 당운영과 당론의 일방적 하향적 결정은 결코 당원들과 국민들로부터의 참다운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며 끝없는 내부 갈등과 불안으로 연결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참신한 신진 「엘리트」의 과감한 충원과 끊임없는 신진대사를 통해 정당이 늘 새롭고 젊은 패기가 넘쳐 흐르도록 문호를 개방하여야 하며 일부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나 아니면 안된다」고루한 아집은 떨쳐 버리고 새로운 지도자군을 육성하여야 한다. 중국 역사 초창기에 있어서 요왕은 순왕에게 순왕은 또 우왕에게 「나 보다 더 훌륭하다」는 이유를 들어 스스로 왕위를 넘겨 주었다는 미담은 역사적 교훈으로 의미있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국민화합과 민주화의 과제를 더욱 더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3당통합의 목적과 명분은 아직까지는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기하겠다는 문제,여소야대의 국회의 비능률과 정치불안을 극복하고 정치안정을 통한 능률적인 정치운영을 하겠다는 문제,보수정당의 통합으로 서서히 보ㆍ혁 정치구도로 유도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조선로동당」과 대화하고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보수정당을 창출하겠다는 문제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정치불안,지역감정의 고조,비능률,보수정당의 분열,민자당 내부의 계파간 갈등의 심화 등 역기능을 노정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마주 앉아 민주화와 국민화합을 위한 대 국민 단합의 장을 시급히 마련하여 남북 대화 교류협력 통일에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현안의 내각제 개헌문제와 지방자치제 문제,그리고 제반 민주개혁의 문제는 각 당이 신축성을 갖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속에서 민주적 절차를 밟아 당리당략적 차원이 아닌 국가이익의 관점에 서서 하늘을 두고 부끄럽지 않도록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스스로가 한 약속을 지켜야 하고 만약의 경우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기필코 뒤따라야 하며 약속한 상대방과 국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그약속이란 것은 결코 비민주적 절차에 의한 소위 「밀실약속」이어서는 안될 뿐 아니라 약속을 하였다 하더라도 급속하게 변화하는 내외정세 속에서 시간의 흐름과 상황의 변화,그리고 국민여론의 변화된 향배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고 하는 상황주의적 사태대응능력도 있어야 하며 변경될 사안들은 정정당당하고 솔직하게 그 정당성을 상대방과 국민들에게 호소하여 동의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정치인들은 모름지기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는 기본적 자세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넷째 조국의 통일과 민족통합에 모든 정파들은 총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며 통일에 대비,우리 내부의 혼란과 취약점을 광정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독일」과 「예멘」이 통일됨에 따라 이제 부끄럽게도 이 지구상에서 우리만이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게 되었으며 혈육들의 만남이라고 하는 기초적인 인도주의 문제마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에 사는 우리 모두는,특히 정치 지도자들은 무거운 죄책감과 책임감을 갖고 민족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다 동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민주ㆍ민족ㆍ복지통일국가의 건설을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취약점들,즉 지역간과 계층간의 갈등 해소,빈부 격차의 극소화,바람직한 정당정치의 구현,법질서의 확립,도덕사회의 건설,범죄와 퇴폐풍조의 추방,지속적인 정치발전과 경제성장 등을 범국민적으로 힘모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먼 훗날 우리의 역사는 민주주의와 국민화합과 민족통일을 위해 헌신한 살신성인적인 정치지도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존경하게 될 것이다.
  • 병해충 극성 일조량 부족/두달넘는 장마 농작물 큰 피해(지역경제)

    ◎시름속의 농촌… 요즘 작황 긴급 점검/강우량 25% 늘고 일조량은 28% 줄어/작목따라 수확량 20∼30% 감소할듯/이달들어 도열병 7배ㆍ멸구 3배 번져 벼/결구율 저조… 그나마 침수로 썩어 채소/수확 40%까지 줄고 당도도 떨어져 과실 긴 장마로 인한 일조량 부족ㆍ습해 등으로 농산물 피해가 늘어나면서 올해 농사가 적지않게 걱정된다. 잦은 비로 잿빛곰팡이병ㆍ노균병ㆍ무름병 등 각종 질병이 번져 배추ㆍ고추ㆍ오이ㆍ호박 등 채소류가 큰 피해를 입는 바람에 산지출하량이 격감,가격폭등 현상을 보이고 있고 벼도 잎도열병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특히 수박ㆍ참외 등 열매채소는 속이 곯거나 변질되고 복숭아ㆍ포도 등도 당도가 낮아지는 등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농작물 피해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생산량이 품종에 따라 20∼30%정도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들어 계속된 집중호우ㆍ긴장마등 변덕날씨로 적기방제를 못한데다 일조량 부족으로 병충해 발생에 적합한 환경조건이 지속된 탓이다. 금년들어 지난 10일까지 강수량은 7백98.9㎜로 지난해 보다 1백83.4㎜,평년보다 1백83.9㎜가 많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평년보다 3백48.8㎜가 많은 것을 비롯,경기가 2백67㎜,경남이 2백36㎜가 더 내렸다. 이처럼 비가 잦은데다 흐린날도 많아 농작물의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조시간이 매우 부족했다.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일조시간은 전국평균 9백87.9시간으로 지난해보다 92.9시간,평년에 비해 2백18.7시간이 짧다. 서울의 경우 평년이 1천1백75.7시간인데 비해 올해는 9백11.7시간에 불과,무려 2백64시간이 부족했고 대전은 2백23.7시간,광주는 1백74.5시간이 모자랐다. 이같은 불안한 날씨는 연초부터 시작돼 봄에는 여름 날씨처럼 더워졌는가하면 주말마다 폭우를 동반한 큰비가 내렸고 6월부터 두달가까이 장마가 계속돼 하반기에도 기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각종 오염등으로 인한 온실효과가 지구기온을 상승시키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올해가 태양활동과 해수변화에 특징적인 기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년비 2백시간 짧아▷벼농사◁ 잦은 비 때문에 물사정이 좋아 모내기 면적이 당초 계획보다 늘어났으나 일조량의 부족으로 벼가 웃자라고 있고 적기에 방제를 못해 병충해가 크게 번지고 있다. 올해 모내기 면적은 1백21만4천5백㏊로 당초 계획면적 1천2백만㏊보다 1만4천5백㏊(1.2%)가 많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키는 예년보다 큰편이나 줄기수와 잎수가 적어 수확량이 크게 감소되고 이삭 패는 시기도 예년보다 2∼3일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벼의 생육현황을 보면 길이가 전국평균 63.3㎝로 평년의 61.8㎝보다 1.5㎝정도 웃자란것으로 조사됐다. 일반계 벼는 63.4㎝로 평년보다 1.5㎝,통일계벼가 61.3㎝로 1.2㎝가 각각 크다. 반면에 줄기수는 전국평균이 포기당 17.7개로 평년보다 2.8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계벼는 17.8개로 평년의 20.7개보다 2.9개나,통일계벼는 17.1개로 1.7개나 각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벼잎수도 18일 현재 전국평균 13.4개로 평년의 13.9개보다 0.5개가 적다. 품목별로는 일반계벼가 13.3개로평년(13.8개)보다 0.5개,통일계벼가 14개로 평년보다 0.4개가 각각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도열병과 멸구류등 병해충 발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일 현재 전국의 벼병해충 발생면적이 52만4천3백20㏊로 지난해 같은 때의 49만1천7백85㏊보다 6%인 3만2천5백35㏊가 늘어났다. 특히 잎도열병은 6월말 8천5백㏊에서 지난 11일 6만㏊로 10여일만에 7배가 늘어나는등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또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흰등멸구등 멸구류 해충의 발생면적도 지난 11일 현재 8만3천㏊에 달해 지난해의 2만7천㏊에 비해 3배나 많이 발생했다. 잎집무늬마름병은 15만7천㏊로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화명나방은 잦은 비로 지난해 12만㏊에서 8만7천㏊로 줄었다. ○보리 1등급 크게 줄어 농촌진흥청은 이처럼 잎도열병이 급속히 번지고 있음에 따라 벼잎도열병 및 산간지방 조생종 벼에 대한 목도열병 주의보를 발표하고 서둘러 방제에 힘써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 특히 산간지방의 조생종 벼 재배지역의 경우 잎도열병방제를 소홀히 하면 목도열병으로 이어져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이삭패기직전에 침투이행성 수화제를 충분히 뿌려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올해 멸구 발생지인 중국남부지방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잦은 기압골의 통과로 우리나라에 대량으로 날아오고 있다고 밝히고 면밀한 관찰을 통해 적기방제에 힘쓸것을 강조했다. 농진청은 이밖에 이삭거름은 질소질 비료를 줄이고 인산ㆍ칼리를 더주며 논물관리에 철저를 기해 벼를 튼튼히 가꾸어 웃자란 벼가 쓰러지는 것을 막도록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벼가 침수될 경우에는 산소부족으로 1차적으로 당ㆍ전분이,2차적으로는 단백질등 질소화합물이 소비되는 이상 생리현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지적,배수로 정비를 잘해주고 비가 그치면 살균제를 뿌려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이밖에 일조량이 부족하고 벼가 침수되면 광합성작용이 부진하게돼 씨가 여무는데 장애가 오고 등숙률이 떨어져서 쌀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높다고 보고 병충해방제와 수해대책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강조했다. ▷채소류◁ 무ㆍ배추ㆍ고추ㆍ오이ㆍ시금치ㆍ참깨 등에는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세균성반점ㆍ잎마름병ㆍ돌림병 등이 크게 번져 감수가 우려되고 있다. 무는 길이가 38.3㎝로 평년의 37.5㎝보다 0.8㎝ 웃자랐으나 잎수는 16.3개로 0.2개가 많아 작황이 좋은 편이지만 결구기에 병충해와 침수로 20% 정도가 감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추도 길이가 34.1㎝로 지난해보다 0.3㎝가 크나 잎수가 38.4개로 평년보다 0.2개 적은 것으로 조사됐는데다 잎이 잦은 비에 녹아 상당량의 감수가 예상되고 있다. 마늘은 지난 5ㆍ6월중 집중호우 등으로 2∼5%가,양파는 주산단지인 전남 고흥과 경남 창령의 작황이 좋지않아 10∼15%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이도 착과율이 저조,당초 예상보다 20% 내외가 감수되고 양파도 생산량이 10∼15%가 줄어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5일 현재 농촌진흥청이 조사한 고추현황에 따르면 고추ㆍ참깨에는 돌림병이 10%와 6.2%,세균성반점병이 7.8% 각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보리수매에서도 1등급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리1등급 비율은 쌀보리의 경우 73.7%로 지난해의 82.3%보다 8.6%포인트 낮아 그동안의 긴 장마ㆍ병충해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을로 나타났다. 참깨는 돌림병이 전체 재배면적 1백68㏊중 5.2%,잎마름병이 24.8%나 발생,이에 대한 방제가 시급하다. ▷과실류◁ 복숭아ㆍ배ㆍ포도ㆍ수박ㆍ참외 등에도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각종 병충해와 함께 착과율이 저조하고 당도가 떨어지는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수박은 생산량이 예년보다 10∼20%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참외도 주산지인 경기도 안성ㆍ화성 등지의 경우 40% 내외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는 잦은 비로 착과율이 낮은데다 이상반점 및 조기낙엽현상이 나타나 성환은 10%,안성ㆍ평택은 5∼10%,나주는 20∼30%가 각각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도는 개화기에 내린 서리와 성숙기의 잦은 비때문에 넝쿨만 무성하고 열매가 적어 생산량이 20∼30%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예년보다 출하도 10여일 늦어지고있다. 농진청은 이같은 현상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위해 비가 그치는대로 살균제를 7∼10일 간격으로 뿌려주고 배수로를 정비,물이 신속히 빠지도록 해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별 피해실태 진단/수박 수확 예년의 20% 수준/부여/고추ㆍ참깨 곯고 속빈 것 많아… “파동” 우려/벼도 키만 컸지 잎ㆍ줄기 숫자는 크게 감소 장마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가 크다. 지역별 실태를 점검해 본다. ▷전남◁ 오랜 장마로 인해 도내 벼 생육상태는 초장(키)이 작년보다 4.8㎝가 더 큰 53.9㎝까지 웃자란 반면 엽수나 경수(줄기수)는 오히려 작년보다 0.4개에서 2.6개가 적은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밭작물의 경우 콩과 고구마ㆍ참깨ㆍ고추ㆍ땅콩 등이 여름철 대표적 작물인데 장마로 인해 참깨와 고추 등의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병충해까지 발생하고 있어 이같은 기상상태가 계속될 경우 이들작물의 생산에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북◁ 전북도내 농작물작황도 크게 부진,20∼30% 감산이 우려되고 있다. 일조시간부족과 계속되는 장마로 벼가 웃자라 잎도열병ㆍ문고병 등이 만연,10년연속 풍년농사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며 출수기에 냉해가 예상돼 20∼30% 감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랭지채소 주산단지인 무주ㆍ진안ㆍ장수지역과 얼가리배추ㆍ알타리무 주산지인 완주ㆍ고창ㆍ정읍ㆍ익산지역에 진딧물ㆍ청벌레ㆍ잎과 줄기가 썩어들어가는 연부병이 번져 생산량과 출하량이 40%가량 격감,채소값 파동이 에상되고 있다. ▷경남◁ 도내의 논ㆍ밭작물은 장마철 많은 비와 일조량부족으로 웃자란 상태이다. 벼의 경우 20일 현재 잎길이는 55.7㎝로 평년에 비해 1.2㎝가 길고 포기당 가지수는 19.2개로 0.1개가 적다. 밭작물도 전체적으로 웃자라 바람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고추와 참깨는 줄기가 약하며 무 배추는 잎이 연약해 속이 꽉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경북지방의 벼는 물론 고추ㆍ참깨등 밭작물 모두가 예년에 비해 웃자라고 있는데다 병충해 피해가 심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추도 현재 키가 67.3㎝로 지난해 65.6㎝보다 1.7㎝가 웃자랐으며 포기당 결실고추수는 15.2개로 지난해 16.3개에 비해 1.1개가 적고 평당주수도 12.9주로 지난해 13.2주에 비해 0.4주가 적다. ▷충남◁ 국내 최대 규모의 수박산지인 충남 부여지방의 수박재배농가들이 장마피해로 울상을 짓고 있다. 부여군에 따르면 올해 1천4백93개 농가에서 7백62㏊에 수박을 재배,2만2천1백t을 생산해 76억여원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개화기인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의 강수량이 8백80㎜를 기록하는등 예년보다 비오는 날이 많아 수확량이 평년의 20%이하로 줄어들면서,조소득이 15억원을 밑돌게돼 자재비는 물론 영농비를 건지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농민 이정룡씨(48ㆍ부여군 장암면 정암리)는 『논 5천9백50㎡(1천8백평)에 비닐하우스 9채를 설치,수박을 재배해 1채당 1백만원씩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올해 일찍 시작된 장마로 습해를 당해 자재비와 인건비 4백만원을 빚지게 됐다』며 『일부 영세농민들은 강변 하천부지를 1평당 5백∼6백원씩에 빌려 수박농사를 지었다가 큰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말했다. ▷충북◁충북도내 벼의 평균초장은 일반계의 경우 60.1㎝로 지난해에 비해 1.3㎝가 웃자랐으나 줄기수는 23.3개로 지난해 25.6개에 비해 2.3개가 적다. 이같은 잦은 강우와 저온지속으로 인해 밭작물인 고추와 땅콩ㆍ참깨등도 생육지연과 착과부진 현상을 보여 상당량의 감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추의 경우 초장은 73.9㎝로 지난해 72.3㎝에 비해 1.6㎝가 크나 열매착과수는 1주당 14.8개로 지난해 17.5개에 비해 2.7개나 적다. 충북도의 경우 올 고추재배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88.4%에 불과해 이같은 생육부진으로 감수가 될 경우 고추파동까지 우려되고 있다. ▷강원◁ 강원도내에서도 냉해와 장마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크게 예상된다. 벼의 경우 지난 5월중순쯤부터 모내기를 한 이후 7월중순까지 최소한 5백∼5백50시간의 일조시수(일조량)를 받아야 정상생육이 이뤄지는데 현재 4백시간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앙당시부터 왕성한 생육기간동안에 뿌려준 질소비료 성분이 탄소동화작용 부진으로 벼가 연약하게 자라 생육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초장은 지난해보다 0.5㎝가 더 큰 61㎝이나 경수는 0.8개 적은 20.1개로 조사됐다. ▷제주◁ 계속된 비날씨로 참깨와 콩 등 여름작물이 쏠리거나 폐작되고 있는 가운데 귤응애등 각종 병충해가 감귤원과 참깨밭 등지에 발생,농가에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 세상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사설)

    3년을 끌어오던 세종대사태가 2일 새벽 드디어 공권력 진입을 불렀다. 농성중이던 학생 「전원」이 연행되어가기 위해 머리를 손에 얹고 엎드려 있는 모습이 신문사진에 나왔다. 보기에 속이 쓰린 장면이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1일에는 학생들이 폭력배들처럼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로 대결하다가 마침내 머리가 허연 총장을 완력으로 밀어 학교밖으로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화면에 비치기도 했다. 학생 자기들끼리는 「총회장님」에 대한 호칭이 무섭게 깍듯하고,말끝마다 『총회장님께서 이러시고 저러시고』하며 경어를 쓰고 반드시 『총회장님께 여쭈어보고 결정하겠다』고 경건하도록 위계질서를 지킨다는 데 명색이 스승이고 경위야 어쨌건 모교의 「총장」 자격을 지니고 있는 나이든 어른을,그런식으로 내동댕이치는 현장은 환멸스러웠다. 그때의 그학생들이긴 하지만,그들이 철갑옷을 입은 진압팀에게 무릎꿇려 연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가슴아프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하겠는가. 그들이 학내에서 그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반윤리적인 시위로 시간을 파괴해가고 있는 동안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동구의 땅들은 철저하게 해토되어 새싹이 돋아 녹음을 이룰 지경이 되고 있다. 세계질서에 경천동지할 지각변동이 일어날 판국에 이르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위상은 또 어떠한가. 변혁의 와중에서 핵심적인 역할를 띠고 있다. 「한소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중량급 뉴스에 국제 외교가가 들끓고 있으며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세계를 반으로 나누어 조리하는 당자였던 초강대국이 분단된 반도의 반쪽땅에 살아남은,이념적으로 「적성국」이었던 한국에게 「실리의 악수」를 청해오고 있는 중이다. 조국이 이런 진운에 처했을때 가장 아쉬운 것은 인력이다. 경험과 발달된 기교는 있지만 기력은 쇠잔해가는 노련한 기성인력도 중요하지만 패기있고 자존심 강하며 미래를 향해 대담하게 모험할 줄 아는 젊고 새로운 인력이 더욱 절실해진다. 그것을 맡을 사람들은 젊은이이고,그중에서도 방금 대학에서 면학에 몰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다. 그런젊은이들이 비록 일부지만 아직도 캠퍼스안에서 무법하게 날뛰며 파괴의식에 몰두해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5월축제를 투쟁제로 바꿔놓고 폐쇄적인 북한집단의 논리를 확성하려는데 이용하는 것처럼 구는 일부 변질된 대학가의 축제도 한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종대의 경우,선량하고 성실한 다수의 학생들이 「전원유급」의 위기앞에 놓여있다. 『죄지은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맞기』처럼 억울한 사람이 절대다수인 이같은 사태가 생기기까지 학교측은 무얼했는지 모르겠다. 사학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그 상징처럼 등장하는 것이 이 학교다. 이쯤 되면 재단측도 교수들도 「죄없음」을 증명할 수 없다. 어떤 「이기」가 작용하는지는 모르지만,어느것도 학교를 이 모양으로 만든 것은 정당화시킬 수는 없고 그렇게 확보된 사리는 곧 무너진다. 모두함께 학교를 살려 정상화시키라. 그것만이 잘못을 탕감하고 큰 득을 가져올 수 있다.
  • 영화「아버지」의 가족애/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여행중에 한 영화를 보았다. 제목은 「아버지(Dad)」.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지휘를 한 미국영화다.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삼스럽게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능력의 한계가 불가해스러웠기 때문이다. 10년만에 만나보면 옛날에 부부였던 5쌍중에 1쌍도 그대로 부부로 남아 있는 쌍이 없을 지경인 것이 오늘의 미국사회다. 갈기갈기 균열되어버린 그 사회에서 가족애의 기반을 되살려내기 위해 펼치는 그토록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일이 신기하다. 그렇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위선적 환상의 문법을 쓴 것도 아니다. 오늘의 미국거리 어디서나 만나볼 수 있는 흔해빠진 미국인들의 심성 속에서 심해진주를 건져내듯한 수법으로 만들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성경대신 삼아 성공만을 지상으로 살아온 장년인 「존」은 아내와는 「물론」 이혼했고 대학생인 아들 「빌리」는 독립해서 떨어져 산다. 증권회사 간부인 존이 눈부시게 활약중인 회사에서 간부회의를 하고 있을 때 누이동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80대인 아버지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70대후반의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실려갔다는 소식이다. 달려간 존이 노부 제이크 앞에서 깊은 충격을 받는 것은 아버지의 늙음 때문이다. 못본 사이에 조그맣게 오그라들어 쇠잔해 있는 그 노인이 아버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기성이 센 아내에게 자신을 맡기고 스스로 작아져서 그 틀속에 갇혀 눈뜨고 잠들때까지를 보내던 노인은 아내가 쓰러지자 자기를 어떻게 건사할지를 몰라한다. 젊은시절 자동차경주 선수였던 아버지의 패기를 자극하며 갖가지로 노력하여 며칠 사이에 아버지 제이크는 딴 사람처럼 활기를 찾아간다. 아버지 존보다 할아버지 제이크에게서 더많은 사랑을 느끼는 손자 빌리도 마침 찾아오고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할머니도 안정을 되찾아 오랜만에 가족이 모이게 된 자리에서 할아버지 제이크는 순진하게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날밤 제이크는 혈뇨를 보고 겁을 집어먹으며 아들에게 의지한다.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고 암을 적출해 낸다. 아버지가 암을 지독하게 겁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존은 의사에게 그 사실을 제이크에겐 당분간 숨겨주도록 당부하고 집으로 온다. 그러나 「의사로서의 의무」를 앞세운 의사의 통고로,혼자서 암통고를 받은 노부는 그 충격으로 몸을 떨며 발작상태에 빠져 있다. 난폭해질지도 모른다며 훨체어에 손발을 묶고 진정제를 놓아 식물인간처럼 잠을 재우는 것을 보다못한 존은 병원측과 싸워가며 아버지를 싣고 퇴원한다. 그러나 집에 온 제이크는 더 나빠진다.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침대밑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고 정신이 들지를 않는다. 할 수 없이 재입원하고 병원장 호의로 의사만을 바꾼다. 식물인간상태가 계속되는 곁에서 존은 사업핑계나 대면서 살아있던 아버지곁을 점점 멀리 떠나버렸던 자신에게 회한을 느낀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도 지켜드리고 그 순간을 가슴에 새기리라』고 다짐한다. 그런 존곁에 돌려보낸줄 알았던 빌도 나타난다. 존이 자리를 비우면 몰래 들어와 할아버지 병상을 지켰음을 알고 존은 빌리를 깊이 포옹한다. 처음 제이크가 암때문에 병원에 왔던날 그는 아들 존에게 수줍게 말한 일이 있다. 『나는 너를 한번도 껴안아 본 적이 없는데…. 한번 안아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늙은 자신보다 두배는 큰 아들을 안으며 짓던 그 수줍음과 신뢰의 느낌을 존은 빌리에게서 재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몇주간이 지난 어느 아침 아버지 제이크는 깨어난다. 숙면을 하고난 아침처럼 깨어난다. 의사는 자신있게 그것이 「가족의 사랑과 헌신」이었음을 확언하고 박수를 보낸다. 소생한 아버지는 딴사람처럼 되어간다. 명랑하고 활기가 넘치고. 그런 가운데 좀 이상한 짓도 한다. 자기가 마치 딴 가족과 살고 있는 것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의사는 그것을 「성공정신분열증」이라고 밝힌다. 이중인격증상이다. 아내의 내주장에 쥐여있던 제이크는 거기서 해방되어 온순하고 순종적인 아내와 다시 살고 있는 환상 속을 들락날락하는 것이다. 그런 남편의 행동을 한동안 받아주던 늙은 아내 베티는 어느날 분노를 터뜨린다. 『저이는 내 남편이 아니다. 미친 남자말고 내남편을 돌려받고 싶다』고 소리친다. 언성을 높이며 아들과 아내가 다투자 노인은 둘을양팔에 끌어안는다. 그리고 울면서 말한다. 『서로 미워하지 마라. 우리는 소중한 가족이지 않니…』 평온을 되찾고 드디어 암은 재발한다. 마침내 제이크는 『죽는다는 건 죄가 아니다. …살지 않는 것이 죄지…』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경지에서 평화롭게 가족곁을 영원히 떠나간다. 아들에 의해,가족애를 되살린속에서 품위있게 죽은 것이다. 80난 제이크노인역을 맡은 배우가 「잭 레먼」이다. 「뜨거운 것이 좋아」 「아파트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따위 코미디영화로 올드 팬에게는 아주 친숙한 배우다. 65살난 그의 제이크노인역은 깊고도 원숙해서 코미디배우인 기왕의 이미지를 여러 차원 뛰어넘는다. 노년이 되어서도 총기를 잃지 않고 이렇게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를 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인간의 심해에서 건져올리는 이 가족애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더욱 관객을 위로했다. 너덜너덜 흩어져서 넝마처럼 되어버린듯한 오늘의 미국에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구원의 가능성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이나라에서는 근년에 이르러 가족애를 다룬 영화가 부쩍 성행했고 관객도 동원했다. 80년대 벽두에 「강한 미국의 재생」을 기치로 내걸었던 레이건대통령은 그것의 기초가 되는 하나를 가족애의 끈으로 풀이했었다. 현대 미국의 메시지로서 가장 절실한 가족애가 스티븐 스필버그 팀의 손에서 요리되면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높고 그윽한 방법으로 차원높은 메시지를 전하는 이런 영화,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 고려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젊은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의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강의실에서 연마했던 지식과 기술,대학캠퍼스의 안팎에서의 많은 경험들은 여러분들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살이 되고 피가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세계는 빠른 속도의 변화속에서 번민과 회의에 빠져있습니다. 세계각국은 국익을 확장하기 위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련과 동구권에서의 자유화물결은 모든 국가와 국민들을 한 울타리속에서 함께 뛰는 새로운 경쟁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도 서서히 종말을 고하고 보편적 진리ㆍ자유ㆍ정의를 부른짖던 보편적 인도주의의 물결이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억지로 그어진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지구를 온통 하나의 넓은 광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분단상태도 기약없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역사의 여신은 미소를 지으며 눈짓하고 있습니다. 민족분열과 국토분단으로 얼룩졌던 온갖 슬픔과 손실들이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멀지않은 장래에 우리는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를 향해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야 할 졸업생 여러분앞에는 넓고 희망이 가득한 광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국제적 경쟁의 대열에 참가하여 기량을 마음껏 펼칠 때가 왔습니다. 패기와 지혜와 투지를 가지고 선의의 공정한 승부를 걸어 영광의 승리자가 되어야 합니다. 요행이나 운수에 기대를 거는 후진사회의 안일한 타성은 이제 발붙일 곳이 없는 시대가 되었고 주관과 원칙이 없이 시류에 편승하여 적당히 살아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커다란 포부를 가지고 치밀한 계산하에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로 새로운 것을 개척해가야 합니다. 활동의 무대가 넓을수록 경쟁의 상대가 강할수록 여러분들은 서두름없이 장기적인 안목과 구상을 토대로 의연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의 세대가 풀어야 할 역사적 과제중에는 하나의 조국,하나의 민족,하나의 국토위에 우리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을 하루속히 앞당기는 일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성과 이성의 각성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자유와 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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