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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자 인터뷰 48]이석우 “서해5도 평화정착, 교류협력 위한 기본법 시급”

    [2000자 인터뷰 48]이석우 “서해5도 평화정착, 교류협력 위한 기본법 시급”

    서해5도는 남북과 중국 간 관할권 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곳 각자 국내법으로 관할하지만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대응 못해 기존 서해5도 지원특별법은 주민들의 권익 제약하는 한계 있어 평화수역 전제로 한 남북교류, 주민 권익보장의 새 틀 필요해“연평해전(1999년, 2002년)부터 연평도 포격(2010년),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2020년 9월)에서 보듯 서해5도는 충돌과 갈등에 늘 노출돼 있다. 서해5도를 갈등의 바다에서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입법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신문사 평화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서해5도의 평화정착과 남북교류 활성화, 주민 권익보장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본법 제정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초안을 완성한 뒤 통일부와 국회 등에 취지를 설명할 계획”이라면서 “서해5도 평화정착과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 시민단체 등과 함께 서해5도 관련 연구자료를 종합하는 백서사업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서해5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A. 서해5도 수역은 북방한계선(NLL)을 포함해 남북한과 중국의 수역이 겹쳐 국제법상 그 지위를 둘러싸고 논란과 함께 관할권 충돌의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과 대립을 수차례 겪었으며 중국의 불법어업도 빈번하다. 다자간 복잡다기한 쟁점들을 안고 있고 각자의 국내법들이 해당 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나 동북아의 변화하는 국제정세나 국내적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Q. 기존 서해5도 특별법으론 부족하나. A. 이들 지역에 상주하는 국민의 안전과 보호, 생업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이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특별법은 서해5도 수역을 분쟁수역으로 인정하고 안보를 이유로 한 권익 제약을 전제한 상태에서 보상을 추진한 법률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서해5도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서 권익 제약 자체를 해소해야 한다. 정전협정에 부합하면서 10·4 선언 및 판문점 선언의 실행을 위해 서해5도 수역의 평화 정착, 남북 교류와 협력의 활성화, 지역 주민들의 권익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기본법이 필요한 때가 됐다. Q. 만들고 있는 법안의 내용은. A. 남북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전제로 한 ‘서해5도 수역 평화기본법’과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없는 현 상황에서 남한이 남한 관할권 내에서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서해5도 수역 관리기본법’, 두 개의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두 법안은 본질적으론 내용은 동일하지만 관리기본법은 남북관계의 변수에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사단법인 아시아국제법발전연구회(DILA-KOREA)의 ‘한국 접경해역 해양법 현안 연구단’을 중심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정책연구소, 서울신문사 평화연구소, 인하대 경기씨그랜트센터 등과 공동으로 법안 작업을 진행 중이다. Q. 향후 계획은. A. 오는 16일 인하대에서 전문가 워크샵을 열어 기본법안을 확정한 뒤 연구자, 시민단체 등과 함께 입법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워크샵에는 김민배 인하대 법전원 교수,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장, 오승진 단국대 법대 교수, 정태욱 인하대 법전원 교수, 정태헌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이사장, 조현근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정책위원장 등을 포함해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아울러 산재해 있는 서해5도 및 북방한계선 관련 연구자료들을 통합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서해5도 백서사업도 병행하게 된다. Q. 서해5도 뿐 아니라 한국 주변 해역에 잠재적인 갈등요소가 잠복해 있다고 하는데. A. 안일하게 생각해선 안된다. 서해5도 문제가 지역의 현안이라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지역 내 현안의 지위를 벗어나 국가적 현안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북아시아는 미중 지역패권 다툼으로 바다를 중심으로 한 지역분쟁 가능성도 높아졌다. 독도, 동해, 이어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부대륙붕(JDZ) 등 한반도 주변해역과 접경수역은 북극해와 남중국해,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핵심 해로(SLOC)이자 군사활동 요충지로 변화하고 있다.  이석우 교수는 해양법 전문가로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국제법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토분쟁, 해양법, 아시아지역 국제법 국가관행을 주 연구분야로 하고 있다. 사단법인 아시아국제법발전연구회(DILA-KOREA)를 통한 해당 분야의 국제공동연구 및 해외출판 사업도 하고 있다.
  • [재계 블로그] GS그룹 4세 경영 승계 물밑경쟁 시작됐나

    [재계 블로그] GS그룹 4세 경영 승계 물밑경쟁 시작됐나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외아들 허윤홍(왼쪽·41) GS건설 신사업부문 사장이 최근 GS건설 지분율을 기존 0.43%에서 1.81%까지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3세들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4세 패권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이번 증여를 두고 4세 간 물밑 경쟁이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허윤홍 사장은 숙부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으로부터 최근 110만 9180주(325억 1647만원 규모)의 GS건설 지분을 증여받아 GS건설의 4세 승계자 위치를 굳혔다는 평가다. 이번 증여 전까지만 해도 허윤홍 사장의 GS건설 지분율은 0.43%에 그쳤다. GS건설 측은 “가족끼리 지분 정리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제 시장의 관심은 허윤홍 사장의 지주사(GS) 지분 확보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허윤홍 사장은 잠재적 지주 회장 후보로 꼽히지만 다른 오너 4세에 비해 지주사 보유 지분이 적다. GS 보유 지분율은 4세 가운데 허준홍(45) 삼양통상 대표가 2.69%, 허세홍(오른쪽·51) GS칼텍스 사장이 2.37%를 보유한 반면 허윤홍 사장은 0.53%에 그친다. 허준홍 대표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세홍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GS그룹은 장자승계를 이어가는 다른 기업과 달리 지주사 지분율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그룹 회장직도 가족 회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주사 지분이 너무 적어도 책임 경영 측면에서 승계 명분이 흐려질 수 있다. 이번 증여를 두고 재계에서는 차기 GS그룹 회장직이 허세홍·허윤홍 2파전이 될 것이란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허세홍 사장이 이끄는 GS칼텍스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매출 감소세를 지속한 반면 GS건설은 허윤홍 사장이 이끄는 신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앞서 허준홍 대표는 지난해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윤활유 사업본부장)에서 삼양통상 대표로 자리를 옮겨 지주사 회장보다는 집안 사업(삼양통상)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GS그룹은 2·3·4세 50여 명이 비슷한 비중으로 지주사 지분을 절반 가까이 보유해 왔다. 한집안이나 인물이 독보적으로 지분을 보유하지 않는 특유의 ‘가족 경영’ 속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그룹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오너 4세들의 지분 확보, 실적 경쟁은 앞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美 협상 주역들이 본 북한...“오만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 알아”

    美 협상 주역들이 본 북한...“오만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 알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북협상과 교류 경험 공유’ 컨퍼런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조셉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 등 과거 북핵 협상을 이끈 주역들이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주최한 ‘북한의 이해-대북협상과 교류경험 공유’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북한이 경제발전과 체제 안전 보장,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된 인식을 나타내며 이 점을 바탕으로 협상 준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해빙기’ 클린턴 정부...페리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북미관계를 해빙기로 이끌었던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바탕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거라 보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었다”면서 “북한은 어떤 대가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차기 협상단은) 북한에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며 “북한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적 보장 보다 정책적 부분이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평양에 대사관을 두는 것이나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자회담’ 부시 정부...디트라니 “오래 걸려도 CVID 가능”반면,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에 차석 대표로 참석했던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방식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선 핵 폐기·후 경제 보상 방식인) 리비아 형식으로는 안 되겠지만 CVID는 실천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전략적 인내’ 오바마 정부...러셀 “北 협상 무드 중요”이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한·일 담당 과장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던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는 북한의 김용순 비서와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김 비서 일행은) 놀라울 정도로 오만하고 야쿠자 같았다”면서 “뉴욕에서 만났는데, 북한 사람들은 길이가 가장 긴, 거창한 리무진을 타고 와서는 미국인이 걸어가는 두 블럭 거리도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고 회상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보여준 ‘주먹을 쥐지 않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겠다’와 같은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서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내 북측의 뜻을 탐지했는데,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선택해 조기 방문의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과 실질적으로 협상을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북한이 협상 무드가 아니라면 (미국 입장에선) 시간 낭비하는 것일 수 있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는 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차기 협상단에는 “우선 명확하고 합의된 우선순위를 정하라”면서 “한국과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고,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도록 협력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갈루치 “北, 기브 앤 테이크 놀라워”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처음에는 완고한 입장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걸음 물러나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1년 이상 협상을 진행하고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북한 사람들이 언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은 ‘언더독’(불리한 경쟁자)인 반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받아들이고 유엔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모든 것 뒤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계의 패권국(미국)과 얘기할 수 있는데 왜 남측과 이야기하느냐고 생각해 남북대화에 저항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임동원 “정권 교체 후 백지화 안돼”한편 우리 측 패널로 참석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전후 김정일 위원장과의 협상 경험을 토대로 “북한이 미국을 두려워하고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미국을 불신하기도 한다”면서 “예컨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잘 진행되다가 정권 교체 후 모든 합의가 백지화되고 거꾸로 돌아가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싱가포르 회담 등 기존의 북미 합의를 계승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디지털·그린 뉴딜 전환에 소외되는 계층 없도록 진화해야”

    “디지털·그린 뉴딜 전환에 소외되는 계층 없도록 진화해야”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최근 한국판 뉴딜의 성공 평가 기준을 놓고 “경제적 성장 지표 개선뿐 아니라 한국의 복지 수준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한국판 뉴딜이 발표된 이후 4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휩쓸며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한국판 뉴딜,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의 좌담회가 열렸다. 정덕영 기획재정부 한국판 뉴딜 실무지원단 부단장과 디지털 뉴딜 전문가 박원재 정보화진흥원 정책본부장, 그린뉴딜 전문가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가 한국판 뉴딜의 성과와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성수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전문가들은 디지털과 그린 전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보완책을 강화하고, 기존 산업 영역과의 사회적 합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4개월간 한국판 뉴딜 추진 상황과 중간 평가를 해달라. 현장이나 국제사회 반응도 궁금하다.정덕영(이하 정) 아직 4개월밖에 안 돼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중간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다만 정부 부처와 각 사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들이 노력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90%를 넘는 집행률을 달성했고, 내년도 한국판 뉴딜 사업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SK그룹이 국내 최초로 한국 ‘RE100’(기업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캠페인) 위원회에 가입을 신청하는 등 뉴딜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뉴딜 펀드 조성방안 발표 이후 ‘K-뉴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는 등 금융권 반응도 뜨겁다.박원재(이하 박) 한국판 뉴딜을 놓고 ‘너무 갑작스럽게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미 정부가 그간 디지털 전환을 위해 준비하던 여러 가지 계획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름대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화진흥원에서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1950여개 기업과 기관에 공모 사업이 몰려 4.2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클라우드 기술과 관련해 네이버나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대기업들도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이 엿보인다.오형나(이하 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모든 분야에 있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성격이 강했는데, 그린 뉴딜만큼은 선도적으로 이른 시점에 발표해 아시아 지역에선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린 뉴딜은 코로나19 경제 회복 전략이라기보다 미래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디지털 뉴딜의 3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고성장 산업인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한국판 뉴딜을 알고 싶다며 국제 콘퍼런스를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은 사업 투자뿐 아니라 적극적인 규제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의 주차장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기업들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해 부지 기준을 완화했다. 굉장히 작은 부분일 수 있지만, 실제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압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판 뉴딜 예산이 집행될 텐데,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정 한국판 뉴딜은 계속 발전하고 진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환경보호 이슈가 강조될 가능성이 높아져 자문단과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고자 한다. 오 한국판 뉴딜이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우선 정부는 최근 ‘탈석탄’을 핵심으로 하는 ‘2050 탄소중립(탄소제로)’을 선언했는데, 석탄이 빠지는 자리에 어떻게 에너지를 수급할지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또 내년도 예산안에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이 반영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상당한 규모의 재정 투자가 늘어난 만큼 장기적으로 재원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에 분담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세, 플라스틱세, 디지털세 등 추가 재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 국경세 등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박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존 시스템에 주는 영향도 커진다. 앞서 ‘타다’의 사례에서 봤듯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출현하면 기존 시장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신산업을 수용할 것이냐에 대한 꾸준한 사회적 합의를 지금부터 부지런히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국판 뉴딜이 코로나19로 야기된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오 디지털과 그린은 ‘하이테크’를 요구하는 사업이어서 이를 어려워하는 계층이나 지역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EU는 ‘공정한 전환 메커니즘’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고, 미국도 조 바이든 당선자가 “노동조합 근로자를 보호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도 소외 계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박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코로나19 대응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뒤처질 수 있다. 디지털 뉴딜 과제에 포함된 중소기업에 대한 비대면 기술 지원책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과거에도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가 있었지만, 모두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다. 뉴딜펀드도 이런 사례를 답습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 디지털 사업은 실물로 보이는 것이 아니므로 투자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이나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정부가 정책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시장 안정성 부여에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투자 대상을 너무 넓히기보단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을 선별해 투자한 다음, 효과를 보면서 점차 넓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속 가능성이 증명된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이어질 거라 본다. 오 그린 뉴딜도 마찬가지다. 펀드의 성공과 지속 가능성은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얼마인가에 달렸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안정적인 정책 시그널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탄소 비용이나 환경 비용을 에너지 가격으로 전환하는 등 그린 사업에서 수익이 나도록 선순환 구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균형발전도 한국판 뉴딜의 중요한 축인데, 부정적으로 말하면 민원 해소 대결장, 지역 나눠 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한 방지책이 있다면. 정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판 뉴딜과의 정합성, 일자리 창출 기여 정도, 사업의 구체성 등이 될 수 있다. 오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다만 중앙정부가 이러이러한 일을 가져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방정부가 정해진 기준과 카테고리 안에서 사업 계획을 세워오면 철저하게 검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박 한국판 뉴딜에서 일궈내는 결과물을 각 지역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지 않은 것 같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대담 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sskim@seoul.co.kr정리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현섭 PB의 생활 속 재테크] 바이든 시대 친환경·기술주 ‘맑음’… 亞 신흥국 투자 ‘차차 갬’

    미국 연방총무청(GSA)이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인 측에 정권인수 절차 개시에 준비가 돼 있다고 통지하는 등 바이든의 정권 인수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대선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투자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감세와 무역적자 축소를 통한 성장을 추구했다면, 바이든 당선자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 주도로 친환경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바이든은 임기 4년 동안 클린에너지 4700억 달러를 포함해 총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만큼 친환경 투자는 확대될 전망이다. 친환경 관련주는 세계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은 대외 관계에 있어 미국 일방주의보다 다자주의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대외 관계의 불확실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관세 인상 등 무역마찰 격화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신흥국의 투자 여건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승리했지만, 공화당이 미국 상원의 다수당이 된 것은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원의 반대로 경기 부양책 시행이 늦어지거나 규모가 축소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바이든이 공약으로 내세운 증세와 반독점 규제의 입법 가능성이 낮아져 대형 기술주는 실적에 따라 우상향 기조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견제로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부양 가능성은 낮아진 반면 통화 완화를 통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국채 발행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하고, 평균 물가목표제를 시행하는 연준의 정책으로 장기적으로 저금리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마찰 완화는 달러 강세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이 대규모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움직임과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이후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라 달러 약세 흐름이 전망된다. 미국 대선 이후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트럼프의 대선 불복 등 위험 요인들을 고려해 분산 투자를 통한 자산관리를 이어 가야 한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 [In&Out] 갈등 높아지는 한반도 주변해역, 긴장감 가져야/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n&Out] 갈등 높아지는 한반도 주변해역, 긴장감 가져야/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천 앞바다에서 출발해 서해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향하다가 제주도를 끼고 독도까지 가는 건 어지간히 큰 배로도 3박4일이 걸린다. 서울에서 부산 가는 데 서너 시간이 채 안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그만큼 한국은 엄청나게 넓은 바다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주변 바다만큼 첨예한 군사경쟁과 신경전이 벌어지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온갖 종류의 분쟁 가능성을 안고 있는 갈등지역이다. 오히려 허리 잘린 한반도로 인한 남북 간 갈등이 단순해 보일 정도다. 일본과 합의한 동해 북부대륙붕 경계선을 빼고는 주변국과 해양경계를 확정하지 못해 중국, 일본, 러시아와 해양 관할권이 중첩되는 모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북방한계선을 둘러싸고 서해5도 수역에서 발생하는 끊임없는 긴장과 갈등도 그 연장선에 존재한다. 거기다 최근 미중 지역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반도 접경수역과 주변해역은 미중일러 등 세계적인 군사강국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요충지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동해와 남해 해역이 북극해와 남중국해를 잇는 핵심 바닷길로 부상하면서 자칫 우리 바다가 장기적인 지역분쟁의 무대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건 바다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엔해양법협약이 1994년 발효된 이후 해양공간 자체의 전략적 가치가 증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협약 발효 이후 국제사회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벌이는 군사활동, 해적 대응, 해양과학조사와 군사조사 규제 등을 둘러싸고 논리 개발과 의제 확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와 ‘연안국 안보이익’을 두고 공공연히 맞부딪치는 것도 그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정부는 독도나 이어도 등지에서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문제에 대해 유엔해양법협약에 근거해 강제분쟁해결절차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변국이 소송을 제기하는 걸 완전히 배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16년 중재재판소가 남중국해 사건에서 중국이 협약을 위반했다고 최종판결했던 사실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우리 역시 독도종합관리대책에 따라 독도종합해양과학기지를 만들어 놓고도 일본의 소송 제기 가능성에 따라 서해에 있는 소청초로 이동 설치했던 선례가 있다. 국제사법기관의 적극적인 관할권 행사, 해양문제의 국제소송화 가능성 확대 등은 국제해양법 체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 역량이 없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 준다. 독도를 포함한 해양영토 정책이 한순간에 좌초될 수도 있다. 한국의 주변 바다를 냉정히 살피고 전략적인 정책개발을 할 수 있도록 인재를 키우고 머리를 맞대는 노력이 아쉽기만 하다.
  • 中 견제와 러스트벨트 사이… 바이든, TPP 복귀 딜레마

    중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출범하자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딜레마’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한 TPP 복귀를 미루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눈 뜨고 지켜만 봐야 한다. 그렇다고 RCEP 대항마인 TPP 재가입을 서두르면 올해 대선에서 어렵게 승리한 러스트벨트(쇠락한 동부 공업지역) 표심이 또다시 떠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지낸 맷 새먼 전 공화당 의원은 워싱턴타임스재단의 ‘국제 리더십 콘퍼런스’ 세미나에서 “(미국이) TPP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면서 “미국이 TPP를 탈퇴하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TPP를 연대에 대한 약속으로 여겼다. 나는 그것이 궁극적으로 무역협정 이상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간사인 테드 요호 공화당 의원도 “중국을 포함한 15개국이 RCEP에 서명했다. TPP 탈퇴는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국제사회 리더십을 키워 가려면 TPP 재가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TPP 탈퇴를 이끈 공화당 전현직 의원들의 발언이어서 무게감이 남달랐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야심차게 TPP를 추진했다가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 일대를 공화당에 내줬다. 세계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미 제조업 노동자의 소외감을 과소평가한 결과였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유 무역과 거리를 둔 채 미국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자국 기술 투자를 늘리는 ‘바이 아메리칸’ 공약을 내걸었다. “국내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 결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일취월장을 가만 내버려 둘 수도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견제와 러스트벨트 사이‘ 바이든, TPP 재가입 딜레마

    중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출범하자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딜레마’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한 TPP 복귀를 미루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눈 뜨고 지켜만 봐야 한다. 그렇다고 RCEP 대항마인 TPP 재가입을 서두르면 올해 대선에서 어렵게 승리한 러스트벨트(쇠락한 동부 공업지역) 표심이 또다시 떠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지낸 맷 새먼 전 공화당 의원은 워싱턴타임스재단의 ‘국제 리더십 콘퍼런스’ 세미나에서 “(미국이) TPP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면서 “미국이 TPP를 탈퇴하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TPP를 연대에 대한 약속으로 여겼다. 나는 그것이 궁극적으로 무역협정 이상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간사인 테드 요호 공화당 의원도 “중국을 포함한 15개국이 RCEP에 서명했다. TPP 탈퇴는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국제사회 리더십을 키워 가려면 TPP 재가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TPP 탈퇴를 이끈 공화당 전현직 의원들의 발언이어서 무게감이 남달랐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야심차게 TPP를 추진했다가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 일대를 공화당에 내줬다. 세계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미 제조업 노동자의 소외감을 과소평가한 결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하자마자 TPP 탈퇴에 서명했다. 지금은 일본, 호주 등 11개국만 참여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바뀌어 ‘반쪽짜리’로 운영 중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유 무역과 거리를 둔 채 미국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자국 기술 투자를 늘리는 ‘바이 아메리칸’ 공약을 내걸었다. “국내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 결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일취월장을 가만 내버려 둘 수도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뉴욕타임스는 “TPP 재가입 여부는 미국에서 매우 논쟁적인 사안이 됐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뒤 TPP 복귀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미중 갈등 지속되면 1차 대전 수준 재앙 닥칠 수도”

    “미중 갈등 지속되면 1차 대전 수준 재앙 닥칠 수도”

    1978년 미중 수교를 성사시켜 ‘데탕트(화해) 설계사’로 평가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1차 세계대전(1914~1918)에 버금가는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신경제포럼에서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훼손한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하루빨리 복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두 나라가 점점 대결을 향해 치닫고 있다. 외교 역시 대립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면서 “이대로 두면 말싸움이 아니라 진짜 군사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모두 뒤집는 ‘ABT’(Anything But Trump·트럼프와 반대로)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문제만큼은 전임자와 궤를 같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그는 동맹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민주주의 강화’를 내세워 중국을 압박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키신저 전 장관은 “상황에 따라 위험을 막기 위한 공조가 필요하기는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지금 특정 국가(중국)를 겨냥한 연대를 꾸리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신장 위구르·티베트 등) 인권 문제를 두고 두 나라의 의견이 다르다. 상대방이 민감해하는 부분은 양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 인권 문제를 ‘이번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벼르지 말고 상대방이 수용 가능한 수준에서 완화해 가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협력’을 명분 삼아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 뒤 바이든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에게 “어떤 갈등이 생겨도 군사적 해법에 의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미국 외교의 거두’로 불리는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의 패권 추구는 역사의 필연이기에 미국은 (내키지 않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최대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상하이 학파’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 초기부터 “두 나라가 서둘러 화해하고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에르도안 “분쟁지 키프로스엔 2개 국가 있다”

    에르도안 “분쟁지 키프로스엔 2개 국가 있다”

    동지중해 영토 분쟁지인 키프로스의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방문, ‘2개 별도 국가’를 강조했다. 북키프로스가 1983년 11월 독립을 선언한 이후 터키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키프로스 정부는 “키프로스 문제 해결에 어뢰로 공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키프로스 독립 37년을 맞은 이날 “키프로스 섬에는 2개 민족과 2개의 국가가 있다. (키프로스 문제) 해결 협상은 별도의 2개 국가에 기반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동지중해에서의 어떤 행보도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 터키만 인정하는 북키프로스에는 터키군 3만 5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북키프로스 동쪽 바닷가의 버려진 리조트 도시 바로샤를 “소풍”이라며 방문했다. 바로샤는 1974년 터키군이 침입해 점령한 이후 그리스계 주민들이 쫓겨나면서 방치된 휴양지다. 키프로스 분단을 상징하는 ‘유령 도시’ 바로샤는 지난달 부분적으로 재개장됐다. 이에 대해 남부의 키프로스 공화국(키프로스)은 이날 성명에서 “터키 대통령과 불법 정권의 도발과 행동은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스도 “유례없는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 7월부터 동지중해에서 탄소자원 탐사를 시작하면서 그리스 및 키프로스, EU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프랑스와 그리스, 키프로스가 터키에 제재 부과를 주장하지만 다른 EU 회원국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달 말쯤 협상 재개를 위한 특사를 보낼 계획이다. 터키의 탄소자원 탐사는 해양 항로 확보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터키는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등의 석유 및 천연가스가 유럽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의 경유지여서 에너지 문제가 시급하지 않다. 반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무슬림 세계의 패권국이 되고자 하는 터키는 1923년 로잔조약 이후 막힌 해양 항로를 동지중해를 통해 확보하고자 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헨리 키신저와 중국/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헨리 키신저와 중국/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중국이 주요 2개국(G2)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나라가 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대일로로 대변되는 중국의 야망은 유럽 대륙으로 손을 뻗고, 바다로는 남중국해와 스리랑카 넘어 유럽까지 거점을 만들고 있다. 일본 언론은 중국의 해병대가 본래의 모습을 숨긴 채 거점국가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을 상세하게 잘 아는 미국은 중국의 욕망을 무너뜨리려고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지만 힘이 약한 나라들은 중국이 투자하는 돈의 매력에 벗어날 수 없어 땅을 내어주고 중국은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미국을 상대로 싸울 만큼 경제력이 커진 배후에는 미국 국무장관을 지냈던 헨리 키신저가 그 토대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는데 중국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미중 국교정상화를 키신저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도지사를 지냈던 이시하라 신타로는 세계적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그의 저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에서 미국과 중국이 국교정상화에 이르게 된 외교 비사를 상세하게 적어 놓았다. 물론 이 내용은 지금도 살아 있는 키신저의 회고록에도 똑같이 설명되어 있다. 1949년 마오쩌둥이 건국한 중화인민공화국을 어떻게든 국제체제에 편입시키고 경제를 발전시키면 중국 내의 자유와 민주, 인권이 신장될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국교정상화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키신저가 중국에 직접 날아가 몇 장의 첩보위성 사진을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에게 내어 놓자 중국은 아연실색 놀라고 만다. 그 사진들은 구소련과 중국의 우수리강 국경 분쟁 당시 사진인데 중국의 군인들이 안개가 자욱히 낀 날에 구소련이 모를 줄 알고 우수리강 가운데 있던 조그만 젠바오섬을 점령하고자 들어갔다가 구소련의 공격을 받고 수많은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키신저는 그 당시의 첩보위성 사진을 보여주며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지면 중국이 원하는 인공위성 사진을 제공하겠다고 했고 우주에서 지구를 들여다보는 능력이 없었던 중국은 즉각적으로 국교정상화에 동의를 하며 개혁개방정책에 추진해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게 된다. 그 이후 일당독재체제인 중국은 신속한 결정으로 경제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 미국에 맞설 수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고 미국의 첩보위성에 놀란 중국은 우주 개발에 국력을 쏟아 자체 GPS인 베이더우를 구축하는 등 미국과 어깨를 겨누는 우주 선진국이 되었다. 큰돈을 벌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확보하기 위해 요녕함을 시작으로 순국산 항공모함을 계속 건조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중국은 미국에 정치·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국가가 되었고 아시아·태평양 영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 같은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미국 내에서는 중국을 왜 저렇게 키워 놓아서 미국의 골칫덩어리가 되게 만들었는가라는 비판이 나오게 되고 키신저의 대중 외교전략이 과연 옳았는가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자신만이 중국의 힘을 뺄 수 있다고 믿고 앞으로는 그 어느 대통령도 중국의 힘을 뺄 수 없다는 각오로 대중국 정책 펼쳤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의 의도대로 패권적 중국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한국은 미국과 함께 행동할 수밖에 없으나 중국은 미국과 한국관계를 벌려 놓으려고 정치·경제적 압박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중국이냐 미국이냐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선택의 절대적 준거는 주한미군의 존재다.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절대적으로 온존하려면, 중국에 유화책 정도를 쓸 수밖에 없다. 외교 책략의 한계가 상존한다. 이런 한계에 직면했을 때는 올바른 판단을 위해 역사를 회고하는 것이 지혜로울 수 있다. 지난 100년의 역사를 회고할 때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했고 한국 전쟁에는 중공군의 공격을 받았다. 1945년 이후 미국과 함께 평화와 번영을 일구었고, 세계 10대 무역국이 되었다. 키신저 즉, 미국이 중국을 국제사회로 나오게 했던 국교정상화가 옳았는지에 대한 해답은 먼 훗날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
  • 한나래 5년만에 한국선수권 정상 ‥ 이덕희는 11월 우승컵 두 개째

    한나래 5년만에 한국선수권 정상 ‥ 이덕희는 11월 우승컵 두 개째

    이덕희(서울시청)와 한나래(인천시청)가 제75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녀단식 정상에 올랐다.청각장애인 선수인 이덕희는 15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테니스코트에서 끝난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임용규(당진시청)를 2-0(6-1 6-3)으로 제압했다. 이달 초 실업연맹전 2차 대회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이덕희는 11월에만 두 개의 우승컵을 품는 기쁨을 맛봤다. 이덕희는 지난해 8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 본선 사상 최초로 청각장애 선수 승리 기록을 남긴 선수다. 그는 청각 장애 3급이다. 임용규는 이번 대회 단식과 남자복식, 혼합복식 등 3개 종목에서 모두 준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앞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한나래가 김나리(수원시청)를 2-0(6-3 6-3)으로 제치고 우승, 2015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선수권 단식 패권을 탈환했다. 남녀단식 우승자에게는 훈련 연구비 각 500만원이 지급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세계 최대 FTA ‘RCEP’ 서명, 경제 확장 기회로 삼아야

    한국이 전 세계 인구 3분의1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 비대면(화상)으로 열리는 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최종 협정문에 사인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을 더해 총 15개 국가가 참여하는 메가 FTA이다. 인도가 끝내 참여하지 않았지만 세계 인구의 3분의1에 달하는 23억명을 포괄하며 무역 규모는 10조 1310억 달러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경제블록이 된다. RCEP 서명 이후 FTA의 발효를 위해서는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식 출범은 내년 말쯤으로 예상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경제질서 변화는 미국의 폭압적인 보호무역주의를 누그러뜨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거대 경제권의 탄생으로 교역 및 투자 활성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자국의 무역보호에 앞장섰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시대’를 맞아 다자주의 중심으로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자유무역주의자로 평가받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과 RCEP 출범이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져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로선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한국은 중국과 FTA를 맺고 있지만 다자무역체계의 틀 속에서 사드 보복 같은 중국의 부당한 행위도 일정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출 규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과 다자간 대화 채널이 마련된 점도 긍정적이다. RCEP에 한중일 모두가 참여하는 상황이라 한중일 FTA 체결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의미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등으로 수출과 경제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RECP 출범을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신남방 정책에 탄력을 주면서 신규시장 확대와 전략적 경제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다. 상품·서비스·투자시장 개방과 인력 이동의 확대는 경제와 무역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가뜩이나 취약한 농축산물 시장이 우려된다. RCEP 서명을 계기로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RCEP가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나 국제적 역학 관계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고 수출이 주력산업인 우리로서는 경제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내길 기대한다.
  • 트럼프 떠나도… 또 다른 ‘트럼프들’ 넘어야 하는 바이든

    트럼프 떠나도… 또 다른 ‘트럼프들’ 넘어야 하는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46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그의 통치 스타일과 유사한 우파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건재한 나라들은 아직도 많다. 트럼프 집권 4년간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늘에서 함께 웃었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향후 이들의 안보·인권·환경 정책 및 지지 기반에도 일정 부분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이들 국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스트롱맨’으로 분류됐던 지도자들로는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과 단짝 궁합을 자랑했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바이러스 위험성을 과소평가한 언행과 대응으로 물의를 빚었다. 자국 사망자가 16만명을 넘어섰지만 개의치 않았고, 기후변화·온실가스로 인한 아마존 화재·삼림파괴의 위험성도 트럼프처럼 간과한 것으로 악명 높다. 육군 대장 출신 보우소나루의 인기는 우파 포퓰리즘 정책에 기반해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상승곡선을 그렸는데 최근에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런 추세가 꺾여 주목된다고 로이터가 9일 보도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 상파울루에서 최근 그의 지지율은 29%에서 25%로 떨어졌고 벨루오리존치 등에서는 지난 9월 21~22일 조사 당시 40%에서 35%로 떨어졌다. 다만 리우데자네이루, 리시페에서의 지지율은 안정적이었다.바이든 당선인이 ‘신흥 전체주의 정권’으로 규정했던 헝가리와 폴란드도 눈길을 끈다. ‘헝가리의 트럼프’로 불리며 반이민 정책을 주도한 오르반 총리는 4선째 철권통치를 이어 가고 있다. 그는 “의회는 반대 없이도 작동한다”며 개헌을 통한 입법부·검찰 장악, 언론의 국정홍보기구화 등을 시도하다 야권 반발에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올 초에는 “코로나19 대확산의 주범은 난민”이라고 공공연히 지목해 논란을 불렀다. 특히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개방적인 유럽 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세르비아 국경에 레이저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극우 정책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지난 7월 재선에 성공한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LGBT(성적 소수자)는 공산주의보다 나쁜 사상”이라며 강력한 반동성애·여성 공약을 내걸고,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도 재갈을 물렸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34개국이 비준한 가정폭력예방협약(이스탄불협약)을 탈퇴하는 등 극우 행보를 걷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약 소지자를 현장 사살하는 등 반인권 행태로 서방세계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 등 지역 패권을 고리로 바이든 행정부와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미군이 철수한 시리아 북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터키는 바이든 집권 후 해외주둔미군 재배치 계획에 변화가 생기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코로나 TF 띄우고, 美우선주의 수정… 트럼프와 반대로 간다

    코로나 TF 띄우고, 美우선주의 수정… 트럼프와 반대로 간다

    코로나 TF 12명 구성… 당선 첫 정책 주목 대외적으로는 동맹관계·국제공조 복원 파리기후협약·WHO 재가입 서명 계획방위비 인상 강요하던 일방주의 해소이란 핵협정 복귀·‘反이민’ 재검토될 듯“시진핑은 깡패”… 對中 강경기조는 불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먼저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대응’에,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은 ‘트럼프와 반대로 하기’(ABT·Anything But Trump)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중 패권 전쟁 등 달라진 환경을 고려할 때 단순히 4년 전으로 돌아가지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악시오스·CNN 등은 7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9일 12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벡 머시 전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 마셀라 누네즈 스미스 예일대 교수 등 3명이 공동의장이다. 당선 이틀 만에 첫 정책으로 코로나19 TF를 발표하는 것은 일일 확진자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현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바이든 진영이 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실정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미국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대외적으로는 미국 우선주의라는 간판을 내리고 ‘미국이 돌아왔다’는 구호 아래 동맹관계 및 국제공조의 복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첫날 동맹국 수장들과 신뢰 회복을 위해 전화 통화를 하겠다고 밝혀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등을 담은 일련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취임 즉시 기후변화 대응 및 코로나19 공동방역을 위한 국제공조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주요국의 반대에도 2018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도 정상궤도에 다시 올라설 전망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외교 치적으로 평가됐었다. 쿠바 역시 오바마 시대와 같이 관계가 개선되길 바라고 있다. 미군 감축을 카드로 각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강요하던 일방주의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이미 감축한 독일 미군의 원상복귀, 시리아·이라크 등지의 미군 감축 계획의 재검토 등도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친러시아 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미러 관계는 다소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썼던 반이민 정책 해소는 남미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유학생들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날 멕시코 국경 마타모로스의 이민자 캠프엔 ‘바이(Bye) 트럼프’라고 써진 은색 풍선이 떠올랐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반이민 정책의 상징이 된 멕시코 국경장벽의 운명도 관심사다. 다만 대중국 강공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유세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깡패’로 표현해 왔다. 미국인들의 반중 감정도 예전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와 같은 직접적 수단을 쓰지 않으면서 미중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동맹과 손을 잡고 중국에 대응한다는 바이든식 전략이 얼마나 먹힐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또 상원 선거가 공화당 우세로 끝난다면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 중 일부는 현실화되기 힘들 수 있다. 대선 이후로 미뤄진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협상이 첫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조 2000억 달러(약 2467조원)를, 공화당은 5000억 달러(약 560조원)를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나 부자 감세 조항 철폐 등은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불법 체류 이민자 1100만명에 대한 시민권 부여 법안 역시 많은 대통령들이 시도했지만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시진핑 연일 ‘2035년엔 美 추월’ 강조… 종신집권 명분 쌓나

    시진핑 연일 ‘2035년엔 美 추월’ 강조… 종신집권 명분 쌓나

    극도의 혼란 속에서 치러진 미국 대선 국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 차기 대통령 보란 듯 연일 ‘2035년’을 강조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내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종신 집권에 나서고자 명분을 쌓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 회의(19기 5중전회)에서 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개발 계획(14·5 규획)과 2035년까지의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샤오캉사회’(중진국) 완성을 선포할 것”이라면서 “2035년에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혹은 1인당 GDP가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14·5 규획과 2035년 장기 목표는 ‘두 개의 100년’과 ‘중국몽’을 실현하는 강력한 토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두 개의 100년은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1904~1997)이 제시한 것으로,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사회’를 실현하고 신중국 건립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다퉁사회’(선진국)를 건설하는 것이다. 시 주석의 발언은 공산당의 두 가지 과제 가운데 하나를 완수했음을 선전하고, 2035년까지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한다는 새 비전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달성하고자 임기에 구애받지 않고 집권하겠다는 속내도 담겨 있다. 이미 시 주석이 2018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 2연임(10년) 이상 제한 규정을 폐지해 법적인 걸림돌은 제거된 상태다. 지난달 30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이번 전회 결과를 설명하려고 마련한 기자회견에서도 ‘2035년’이 수차례 강조됐다. 5년 단위 경제성장 청사진을 제시하는 5중전회에서 15년 목표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공산당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장진취안 당 중앙정책연구실 신임 주임은 “시 총서기가 인도하고 키를 잡아야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배가 바람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멀리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다분히 그의 장기 집권을 염두에 둔 수사다. BBC방송은 “1953년생인 시 주석이 2035년까지 집권하면 82세가 된다”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개막한 상하이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고립주의 기조에도) 각국이 개방과 협력으로 나아가는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위험과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대외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싱크탱크’ 띄우는 친문… 정권재창출 적임자 찾기 빨라지나

    ‘싱크탱크’ 띄우는 친문… 정권재창출 적임자 찾기 빨라지나

    이낙연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출범 채비친문계, 李대표 흔들리자 ‘비상 플랜’ 고심이재명, 당 경선 대비 일부 친문 흡수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3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보선 체제로 전환하면서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들의 최대 목표는 친문 중심의 정권 재창출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임자부터 결정하고 효과적인 지지 행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친문계는 먼저 매머드급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을 띄우려 하고 있다. 오는 22일 창립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인 이 단체에는 홍영표, 전해철, 도종환, 김종민, 황희 등 친문 핵심 의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8년 전당대회 기간 친문 패권주의 비판으로 해체된 ‘부엉이 모임’의 확장판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50여명의 의원이 참여했는데 함께하고 싶다는 의원이 많아 8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문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권을 거머쥔 이낙연 대표 측은 이 연구원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자체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3월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서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연대와 공생’에는 중도·진보적인 학자들과 이 대표가 총리 시절 호흡을 맞췄던 관료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계는 우선 오는 6일 예정된 친문 적자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혐의에 대한 2심 선고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어 친문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당과 사사건건 부딪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일 국회에서 갑자기 사표를 썼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에 청와대가 즉각 사표를 반려하며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주는 등 이 대표의 지위가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본 친문으로서는 ‘컨틴전시플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지지율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자신의 실력으로 싸울 때가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친문과 대립해 온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문 세력의 분화를 예의 주시하며 일부라도 흡수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이 대표와 제3의 후보를 압도하려면 현재 지지 세력 외에 친문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최근 친문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흔들리는 이낙연 지지율에 멈칫하는 친문…제3의 후보 찾을까

    흔들리는 이낙연 지지율에 멈칫하는 친문…제3의 후보 찾을까

    더불어민주당이 3일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빠르게 보선 준비 체제로 전환하면서 당내 계파의 분화도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계가 싱크탱크를 만들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전직 의원들과 교수들이 참여하는 이낙연 대표의 싱크탱크도 내년 3월 출범을 앞두고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특히 오는 6일 친문 적자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혐의에 대한 2심이 예정되면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친문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내에서 주목하는 건 친문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오는 22일 창립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인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이다. 홍영표, 전해철, 도종환, 김종민, 황희 의원 등 친문 핵심의원이 주축을 이뤘다. 이 때문에 2018년 전당대회 기간 친문 패권주의로 논란이 되어 해체된 ‘부엉이 모임’의 확장판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는데 함께하고 싶다는 의원들이 많아 8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세력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닌 정책 연구 등을 위한 모임”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친문 핵심 의원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많다. 이 때문에 이낙연 대표 측도 이 연구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친문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대선주자 지지율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 무죄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을 추월하기까지 하자 이 대표로 모였던 친문이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내년 초까지 지지율을 회복하지 않으면 친문이 미는 제3의 인물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지지율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자신의 실력으로 싸울 때가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2심에서 무죄가 나오게 되면 친문의 분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친문 측 관계자는 “김 지사는 임기를 채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아는데 대선주자로 나서진 않더라도 친문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친문과 거리가 먼 이 지사이지만 박스권 지지율 탈출과 친문이 절대다수인 당내 경선을 뚫기 위해서는 분화하는 친문 중 일부라도 포섭할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최근 친문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서울의 ‘노량진’이라는 땅 이름은 짐작처럼 ‘한강’에서 비롯됐다. 오늘날의 이촌동과 노량진 사이 한강을 노들강이라 불렀는데, 노들의 뜻을 새겨 한자로 적은 것이 곧 노량이다. 백로가 뛰어놀던 징검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에 조선 태종 14년(1414) 배가 건너는 나루가 생기면서 노량진이라는 이름이 태어났다고 역사는 적고 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에서 한강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노량진은 ‘학원의 거리’와 같은 말이 됐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제23회 주제는 ‘노량진 산책’이다. 투어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노량진역에서 시작됐다. 노량진역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면 노량진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 또한 노량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분명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답사단은 노량진로 좌우로 학원가가 펼쳐진 역 건물 남쪽의 작은 광장에서 만났다. 노량진을 흔히 학원가라 부르지만 현장에서 둘러보면 그보다는 ‘학원산업’ 나아가 ‘교육산업’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학원의 숲이라 할 만큼 온갖 학원이 들어선 가운데 역 건너편에 보이는 면접학원은 취업준비생이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학원일 것이다. 수험생이 먹고 자고 공부하는 생활의 현장인 만큼 ‘부대 산업’의 규모도 간단치 않아 보였다. 원룸텔과 스터디카페가 학원만큼이나 많고 피트니스센터도 적지 않다. 건강관리에 힘쓰는 수험생도 없지는 않겠지만 체력이 필수인 소방이나 경찰 공무원 지망생이 노량진에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노량진 학원가는 주변의 기존 건물에 학원이 입주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옛 건물이 사라지는 대신 학원 전용의 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분위기를 바꿔 나가고 있었다. 메가스터디타워 같은 새로운 개념의 수험생 편의시설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트렌드인 듯싶다. 노량진역 광장에서도 바라보이는 장승배기로의 이 초대형 오피스텔 건물은 ‘신개념 복합교육문화공간’이다. 수험 생활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인 셈이다. 답사단은 복잡한 노량진역 광장을 벗어나 한강대교 쪽으로 노량진로를 걷는다. 곧 ‘대입재수정규반’ 안내판이 보이는 종로학원 노량진본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늘 산책길에 동행한 사람들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의 가족이다. 자신의 시험을 준비하다 머리를 식히러 나온 취업준비생일지도 모른다. 역사 선생님 출신으로 노량진 학원의 역사에도 해박한 엄태호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노량진이 학원가로 떠오른 것은 재수학원의 양대 산맥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이 자리를 잡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두 학원은 1965년 종로구 인사동과 도렴동에서 각각 문을 열었다. 서울시 정책에 따라 중심가 학원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대성학원은 1975년 일찌감치 노량진 삼거리에 자리잡았고, 종로학원은 1979년 서울역 뒤편 중림동으로 이전한다. 2014년에는 중앙학원을 운영하는 하늘교육이 종로학원을 인수하는데, 지금의 종로학원 노량진본원은 바로 노량진 중앙학원이 있던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역사가 보여 주듯 한동안 노량진 재수학원의 패권은 대성학원이 쥐었는데, 2006년부터 메가스터디학원과 이투스학원이 들어서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의 대세는 입시학원이 아니라 공무원학원이 된 듯하다. 공무원 임용고시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공단기학원은 노량진에만 분야별로 10관까지 있다고 한다. 종로학원에서 조금 더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길 건너편에 컵밥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컵밥은 수험생 뷔페와 함께 노량진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엄 지도사는 컵밥의 삼대 요소는 삼겹살과 햄, 치즈라고 설명한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고열량 식재료다. 하지만 컵밥도, 뷔페도 갈수록 손님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량진수산시장 삼거리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골목 안에 고려직업전문학교가 있다. ‘밑줄 쫙’으로 유명한 국어 스타 강사 서한샘의 한샘학원이 있던 자리다. 단과 전문이었던 한샘학원은 그러나 인터넷 강의에 밀리며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다.노량진119안전센터를 지나면 학원의 거리가 막을 내리고 역사의 거리가 시작된다. 왼쪽으로 사육신역사공원이 나타난다. 수양대군이 1455년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계유정난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듬해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응부·유성원 등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능지처참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이 여섯 사람을 흔히 사육신이라고 부른다. 시신은 한강변 새남터에 버려지는데,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수습한 뒤 한강 너머에 무덤을 만든 것이 사육신 무덤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애초에는 성삼문과 그의 아버지 성승, 박팽년·이개·유응부의 다섯 무덤이 있었다고 하나 성승의 무덤은 임진왜란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후 서울시가 1977년 사육신 무덤을 정비하면서 유성원·하위지의 무덤과 김문기의 가묘를 추가해 오늘에 이르렀다. 사육신이라는 표현은 역시 생육신의 한 사람인 남효온이 처음 썼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사육신의 무덤은 사실상 ‘사칠신’의 무덤이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육신 무덤은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다만 일 년 중 여의도 불꽃축제가 있는 하루만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불꽃축제마저 열리지 않았다. 이제는 충절을 기리는 공간이기보다 불꽃놀이의 ‘핫스폿’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수양대군, 곧 세조를 버리고 단종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의로운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사육신 무덤을 찾으면 이런 생각이 들까. 아니, 이런 생각을 하며 아예 사육신 무덤을 찾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물론 후손들은 다를 것이다. 사육신 무덤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 아니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었다. 역시 단종복위운동과 관련된 경북 영주의 금성대군 신단이 사적인 것과 비교해도 무언가 그 과정에 곡절이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국가지정문화재이면 더 중요하고 지방문화재라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육신 무덤에서 한강이 보이지 않게 가로막는 고층아파트를 보면서 사적으로 지정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적이라면 관련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렇게 가까이에 고층건물이 들어서 경관과 시야를 훼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육신역사공원에서 아파트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내려가면 노들나루공원이다. 노량진정수장이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그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이제는 인조잔디구장, 풋살장, 씨름장, 족구장, 자전거연습장, 체력단련시설, 야외무대로 꾸며졌다. 남쪽으로 길을 건너 용양봉저정으로 간다. 정조가 1795년 수원의 화성행궁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연 내용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정조는 당시 한강에 배다리를 만들어 건넜는데, 용양봉저정은 바로 오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갔던 행궁의 일부분이다. 용양봉저정에 오르면 용산 방향으로 곧게 뻗은 한강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야를 가로막던 주민센터를 최근 헐어 내고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 아래 한강대교 남단교차로 사거리에는 ‘주교사 터’ 표석도 보인다. 이름 그대로 배다리 설치를 주도한 관청이 있었다.북쪽으로 노들로를 건너면 한강변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이 오솔길을 심훈공원 혹은 효사정문학공원이라고 부른다.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1901~1936)은 언덕 너머 흑석동 출신이다. 그는 ‘그날이 오면’처럼 역사에 남을 작품을 남긴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는데, 이 오솔길을 걸으면 심훈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처의 꽂아넣는 스트라익은 수척의 폭탄… 배트로 갈겨친 히트는 수뢰의 포환…’ 개인적으로 ‘야구’(1929)라는 시에 눈길이 갔다. 오솔길 끝에 효사정이 있다. 세종 시대 한성부윤을 지낸 노한(1376~1443)의 별서였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던 곳에 정자를 짓고 부모님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이름부터 효를 생각하는 정자가 됐나 보다. 이곳에 닿으니 사육신 무덤에서 효사정에 이르는 길을 포함한 일대 둘레길을 동작충효길이라 부르는 이유도 알 것 같다. 효사정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풍광은 한마디로 장쾌하다. 이것만으로도 효사정에 오를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효사정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흑석동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중앙대 교정으로 가는 길 중간에 심훈의 생가터가 있다. 심훈생가의 표석은 새로 지은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나타나는 천주교 흑석동성당 마당에 있다. 심훈의 생가는 마흔 칸짜리 저택이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성당 터가 대부분 그의 집터는 아닌지 모르겠다.중앙대 중앙도서관은 1959년 지은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유리 재질의 커튼월로 장식한 겉모습이 매우 현대적이다. 김인철 중앙대 교수의 설계로 2009년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그 과정에서 바닥에 고무판을 붙여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놀랐다고 한다. 하이힐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였는데, 김 교수는 “수도원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아예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들어올 엄두를 못 내게 해야겠다 싶었다”고 회고한다. 물론 농반진반이다. 글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4회 추억의 극장가 ●출발 일시 11월 1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中 이슬람 지우기…돔지붕 뜯고 첨탑 뽑고 ‘헐벗은 모스크’

    中 이슬람 지우기…돔지붕 뜯고 첨탑 뽑고 ‘헐벗은 모스크’

    중국의 종교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고 민족을 개조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3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중국의 이슬람 지우기가 위구르족을 넘어 후이족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주재영국대사관 부대사(공관차석) 크리스티나 스콧은 닝샤후이족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인촨시(銀川市) 이슬람사원이 훼손됐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난관칭전쓰(南关清真寺, 남관청진사)는 이슬람사원(모스크) 특유의 화려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중국에서는 이슬람을 칭젠(清真, 청진)이라 하고 이슬람교 사원은 칭전쓰(清真寺, 청진사)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원은 얼마 전 돔 지붕이 뜯기고 높은 첨탑인 ‘미나레트’가 뽑혀나갔다. 스콧 부대사는 “방문자 출입도 금지됐다. 개보수 공사 중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인근 식당과 상점도 모두 문을 닫았다”고 안타까워했다.중국에 이슬람이 처음 유입된 건 서기 616년 당나라 때로, 실크로드를 타고 문화와 함께 전파됐다. 현재 중국 서북부 실크로드 지역인 닝샤후이족자치구, 신장위구르자치구, 간쑤성, 칭하이성 등에 중국 무슬림이 분포해 있다. 위구르족과 함께 중국 양대 무슬림으로 꼽히는 후이족(回族, 회족)은 중동 무슬림처럼 하루 다섯 번씩 예배를 올린다. 닝샤후이족자치구에 사는 주민 3분의 1이 후이족이며, 이슬람사원도 2000여개에 달한다. 2016년 중국은 이곳에 전 세계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슬람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런 중국의 정책이 돌연 달라진 이유는 뭘까. 변화는 2018년 무렵부터 감지됐다.중국은 2017년 초부터 신장위구르지역에서 ‘재교육’이라는 핑계로 위구르족을 강제수용소에 집단감금하고 산아제한 등에 나섰다. 그러다 2018년 미중간 패권경쟁이 불거지자 본격적으로 강경 정책을 펼쳤다. 미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국제적으로 비난하고 위구르 인권법 등을 제정하자, 제2, 제3의 위구르가 나타나선 안 된다는 판단하에 탄압을 자행했다. 2018년부터는 닝샤회족자치구와 간쑤성 등으로 단속 범위를 넓혔다. 후이족 무슬림의 기도와 예배를 제한하고, 이슬람 종교 교육과 전통 문화 교육을 전면 금지시켰다. 고유 언어 사용을 막고 여성 교도의 히잡 착용도 불허했다. 사원 돔과 첨탑을 철거한 뒤 중국식 지붕으로 바꿔버리기도 했다. 스콧 부대사가 지목한 난관칭전쓰가 중국식으로 변모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17년 이후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이미 8500개의 이슬람사원을 파괴하고 7500개를 훼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대의 위구르 문화 전문가인 레이철 해리스는 “의도적 파괴”라고 힐난했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소수민족 문화를 갈아엎어 한족으로 동화시키려는 ‘민족 개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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