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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등 경제 선진국 부활… 황제가 돌아온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부활, 세계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는 유럽 및 일부 개도국의 위기, 셰일가스 등 비(非) 전통 에너지 혁명에 따른 에너지 패권 변화 등이 내년 글로벌 경제를 관통할 주요 트렌드로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경제를 포함한 정치·외교, 산업·경영, 과학기술, 사회·문화 분야의 ‘2014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강력한 양적완화 등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점쳤다. 이들 국가가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되찾을 것이라며 이를 “황제의 귀환”으로 표현했다. 이에 반해 신흥국은 자금 조달과 수출 여건이 불리해질 것으로 봤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국의 은행부실화와 선진국 출구 전략에 따른 개도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세계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그레이 스완’(Grey Swan)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또한 북미지역의 비전통 에너지 생산 확대로 에너지 헤게모니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중동 및 러시아에서 미주지역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봤다. 이는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및 가격 하향 안정화 등 향후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정치·외교 부문에선 중국의 부상 등으로 인해 미국의 세계 경찰 지위가 약해져 각지에서 영토와 자원을 둘러싼 지역분쟁이 지속돼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경영의 경우 ‘세계 공장’으로서의 중국 역할이 약화하는 한편 ‘포스트 차이나’ 국가들이 각축을 벌여 세계 제조업 지형도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사설] 여야 안보협의체 가동 빈말 그쳐선 안 돼

    한반도를 위시한 작금의 동북아 정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불확실성의 팽창이라고 할 것이다. 한반도만 놓고 보면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어디로 향할지 점치기 어렵다. 당장 피의 숙청에 따른 동요와 체제 불만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도발의 형태가 4차 핵실험일지, 장거리 미사일 발사일지, 아니면 연평도 포격처럼 직접 공격하거나 주요 기간시설을 타격하는 형태가 될지 알 길이 없다. 대남 도발의 가능성과 별개로 북한 체제가 급속히 흔들리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지만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의 하나로 둬야 할 것이다. 동북아를 지구촌의 새로운 화약고로 만들어가는 미국과 중국·일본의 패권 경쟁도 진작 역내 평화와 한반도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중국의 일방적 방위식별구역 선포와 이에 따른 미·일의 반발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 군함이 충돌할 뻔했던 데서 보듯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도 언제든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반도 안팎의 상황이 100여년 전 대한제국의 패망을 낳은 구한말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과장됐을지는 모르나 틀렸다고 하기도 힘들다. 밖에선 중국(청나라), 일본, 러시아, 미국이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격돌했고 안에선 살육을 불사한 개화파와 척화파의 대립이 국론을 가르고 끝내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부른 게 100여년 전 우리의 비극적 초상이다. 어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여야 안보협의체 구성을 민주당에 제의했다. 마땅히 구성돼야 하며 민주당도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역할이다. 그저 야당에 무조건의 이해와 동의만 요구하는 협의체여선 안 된다. 실질적인 대북 정보를 정부와 공유하면서 여야가 정책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래야 협의체의 지속성이 담보되고 유사시 안보당국의 신속 대응을 정치권이 받쳐주면서 소모적 갈등을 막을 수 있다. 모든 위기상황에 대비할 기본조건은 결집된 국론이다. 당리를 셈할 시국이 아니다. 여야는 정치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에게 증명해 보이기 바란다.
  • [위클리 포커스] 사민당과 대연정 합의 마무리… 메르켈 ‘3기 리더십’ 시험대에

    [위클리 포커스] 사민당과 대연정 합의 마무리… 메르켈 ‘3기 리더십’ 시험대에

    14일(현지시간) 독일 여당 연합과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 간 대연정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앙겔라 메르켈(59) 총리의 3선이 확정됐다. 집권 3기 그의 행보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기민당)-기독교사회당(기사당) 연합과 타결한 대연정 합의안을 전체 당원 투표에서 76%의 찬성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17일 열리는 연방 하원 회의에서 3선 총리로 선출된다. 이번 대연정으로 메르켈 총리는 독일 역사에 남을 ‘역대급’ 정치인이 됐다. 독일에서 3선에 성공한 총리는 초대 총리 콘라트 아데나워(1876~1967)와 독일 통일을 이룬 헬무트 콜(83) 등 3명뿐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엄마(Mutti) 리더십’을 통해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1925~2013)를 넘어서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독일을 유럽 최강국으로 올려 놓으면서 그는 유럽연합(EU)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여제(女帝)가 됐다. 다만 17일부터 시작되는 그의 집권 3기가 순조로울지는 불투명하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사민당과의 대연정에 성공하면서 전체 630석 가운데 503석을 장악하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민당은 메르켈 1기(2005~2009년) 당시 대연정을 함께한 뒤 2009년 총선에서 참패한 경험이 있다. 경제위기를 잘 이겨내고도 ‘메르켈에 끌려다니며 본래 색깔을 잃었다’는 비판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사민당이 3기 집권기에는 ‘여당과 차별화된 색깔 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기에 EU 탈퇴 여부를 고민 중인 영국과, 유럽 내 패권을 빼앗기고 절치부심하는 프랑스를 어떻게 달래가며 유럽 대륙을 이끌어 갈지도 그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과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 ‘4강 외교’ 감당할 수 있나?/김미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 ‘4강 외교’ 감당할 수 있나?/김미경 국제부 차장

    한국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4개의 강대국을 의미하는 ‘4강(强)’이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33년간 외교관이었던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제 ‘4강 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지정학적·역사적 배경 등으로 인해 이들 국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4강 외교가 중시되다 보니 외교부의 ‘베스트’ 외교관들이 이들 국가를 상대한다. 외교부 내 ‘워싱턴 스쿨’과 ‘차이나 스쿨’, ‘재팬 스쿨’ 등이 해당국 대사는 물론 장차관 등 고위직을 배출하며 승승장구하는 배경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4강 외교를 보면 착잡함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낀다. 최근 만난 전직 고위 외교관은 “노무현 정부 이후 한·미 관계가 이렇게 나쁜 적이 없었다”며 “정부가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들만 골라서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불발 사태로 곤욕을 치렀던 외교부는 미·일 간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에 대해 어정쩡한 반응으로 일관하며 ‘왕따’를 자초하고 있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은 정상회담 제안 등 ‘마음 사로잡기’(charm offensive) 전략으로 한국을 궁지에 몰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논리적으로 설득하지는 못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나쁘다”며 대일 강경외교만 고수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중 외교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순풍에 돛을 다는 듯했다. 미·일에 맞서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은 누가 봐도 당연하다. 이에 한국은 중국과의 밀착 관계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에 치우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렇지만 중국은 박 대통령의 ‘라오펑유’(朋友·오랜 친구)가 아니었다. 중국이 일본을 겨냥하며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에 이어도가 버젓이 포함됐고, 한국의 반발과 자체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에 강한 유감을 밝히며 어느새 힘의 논리로 한국을 누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한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박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측은 한·미 동맹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한국의 친중 행보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한 전직 대사는 “한국 외교가 ‘동네 축구’처럼 이리저리 공만 쫓아다니다 여기저기서 뺨만 맞는다”며 “이러다가 중국과 일본, 중국과 미국이 갑자기 밀착하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4강 외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북핵 외교도 남북 관계가 꽉 막히면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북핵만 남았다는 지적에 외교부 측은 “이란과 북한은 다르다”는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다. 기자의 이 같은 지적에 한 핵심 외교관은 대통령, ‘큰집’(청와대)과의 직접 소통 부재를 토로했다. 대통령이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지 못해 4강 외교가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4강 스쿨 외교관들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좋은 자리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자신의 자리를 걸고 직언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남은 4년간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비행구역과 일치시킨 방공구역… 이어도 주변은 ‘잠재적 불씨’

    비행구역과 일치시킨 방공구역… 이어도 주변은 ‘잠재적 불씨’

    지난달 23일 중국이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지 15일 만에 정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안을 발표했다. ‘중국이 우리 영공을 넘본다’는 식의 들끓는 여론을 감안, 불과 이틀 만인 지난달 25일 KADIZ 확대안 검토를 내비치고도 ‘장고’를 거듭한 셈이다. 미·중의 패권경쟁 틈바구니에서 지나치게 주변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가 8일 KADIZ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남쪽에 한해 인천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킨 까닭은 마라도·홍도 등의 영공과 이어도 등 관할수역 상공에 대한 수호 의지를 천명하고 국내 비판여론을 무마시키는 동시에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하는 FIR은 국제법상 각국의 준수 및 존중 의무가 강제되는 공역이기 때문에 이미 우리가 관할하고 있는 인천 FIR을 KADIZ와 일치시킨 만큼 주변국을 설득하는 데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FIR과 일치시킬 경우 이어도, 마라도, 홍도 상공이 모두 포함되는 데다 다른 나라 민간항공기 운항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서 “1963년 이후 일본에 KADIZ 협상을 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제시했던 내용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KADIZ 발표 이전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충분히 설명했으며 대체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주장대로 중국과 일본이 추가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당장 동북아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CADIZ 선포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겪는 일본을 겨냥한 것이란 점에서 KADIZ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본 역시 중국과 극심한 갈등을 겪는 와중에 전선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물론 KADIZ 조정안을 주변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만의 ‘선언’에 그칠 뿐이다. 앞으로도 일본과 협의가 끝나기 전까지는 우리 해군 해상초계기 P3C가 이어도 상공을 비행할 때에는 30분 전에 통보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일본이 지난 50년 동안 이어도 상공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 조정을 거부해 왔지만 동북아 안보지형의 지각변동이 일어났기 때문에 과거와는 반응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한 “중국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확고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며 여지를 남겨 놓았다. KADIZ 확대로 이어도 상공을 비롯해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지점도 서둘러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중, 한·일 공군 간의 ‘핫라인’은 존재하지만, 3국 공통 방공식별구역의 진입절차에 대한 합의가 마련되기 전에는 언제든 분쟁의 ‘불씨’가 댕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국 中통신장비 도입… 美 “동맹국 안보 위협”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한국 기지국 장비 시장 진출에 우려를 표명했다. 화웨이의 장비가 동맹국 간의 통신을 감시하는 ‘스파이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LG유플러스가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을 위해 도입하는 화웨이의 기지국 장비를 통해 중요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뜻을 한국 측에 전했다. 사이버 해킹 등 중국과 스파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부는 앞서 2011년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무선통신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 또 지난해 미국 정부는 동맹국인 호주의 광대역 무선통신 사업에 화웨이가 참여하는 데 제동을 거는 등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진출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미 상원 정보위원장과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화웨이 장비 도입으로 인해 한·미 군사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은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 조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에 앞서 발송됐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과 한국 당국자 간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관련 국가의 법률과 법규를 존중하고 있고 유관 국가의 상호 이익과 공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유관 국가(미국)가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의 해외 경영 활동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해 줄 것을 희망하며 관련 문제를 걸핏하면 안보문제화하고 정치문제화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국내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바탕 홍역을 치른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 장비를 쓴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통신 사업자가 모든 통신망을 운영하고 있어 외주 직원에 의한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차례 밝힌 대로 통신장비 도청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북아 신냉전구도의 딜레마/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동북아 신냉전구도의 딜레마/오일만 정치부 차장

    드디어 올 것이 온 것 같다.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한판 대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세계 2위 대국은 늘 최강국에 도전했고 무력을 통해 순위를 결정하곤 했다. 미국이 전후 70년 가까이 유지해 온 ‘팍스 아메리카나 질서’에 넘버2 중국이 고분고분 순응하기 바라는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이다. 시곗바늘을 돌려 보자. 중국은 1894년 9월 17일 압록강 하구의 서해 해전에서 이홍장의 주력 부대인 북양함대가 일본 해군에 전멸됨으로써 아시아 패권을 일본에 넘겨줬다. 청일전쟁 패배 이후 120년의 세월동안 온갖 수모를 겪은 중국이 아시아 맹주 탈환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 바로 최근 발표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다. CADIZ 선포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종 결단으로 이뤄진 것이나 31년 전인 1982년 덩샤오핑의 오른팔이었던 류화칭(劉華淸) 당시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대양(大洋)전략에 따른 것이다. 규슈~오키나와~타이완을 잇는 제1열도선(第一列島線)과 오가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에 이르는 제2열도선(第二列島線)을 대미 방위선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 2010년 제1열도선, 2020년 제2열도선을 장악한 뒤 2040년 미 해군의 태평양·인도양 지배를 저지한다는 장기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미국은 어떤가. 2011년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선회(Pivot to Asia) 선언이 발표됐다. 미군의 신전략에는 중국의 대함미사일 파괴를 위한 해·공군 공동작전, 중국 해군 함정에 대한 사이버 공격능력 개발, 해·공·해병대에 의한 중국 역내 거점 공격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들어 있다. 미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의 거센 도전을 격퇴하고 인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 국가들과 다층적인 안보협력망을 구축하는 대중 포위망을 드러내놓고 추진 중이다. 명확한 국가전략 속에서 움직이는 두 거인의 충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미·중은 공멸을 피하며 자국의 이익극대화란 관점에서 협력과 경쟁의 복합 다층적 책략을 구사하는 장기 전략에 돌입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동북아 한복판에서 충돌의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운명을 좌우할 중국시장을 온전히 건사하고 안보적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도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찌해야 하나. 미·중 편 가르기에 휩쓸리지 않고 동북아의 중심을 잡는 균형추의 역할만이 우리 외교안보의 생존과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 당당한 우리의 국가적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미·일 삼각동맹과 북·중·러 삼국연합이 대치하는 신냉전구도 회귀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한·중 균형외교의 포기이자 미·일 동맹의 종속변수로의 전락을 의미한다. 우리의 존재감과 전략적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는 하책 중의 하책이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어찌 보면 남북한의 한반도와 일본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에서 우리에게 기회로 활용할 여지도 크다. 우리의 외교가 기존의 편들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주변 강대국과 남북한 변수까지 아우르는 예술의 경지로 승화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oilman@seoul.co.kr
  •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KADIZ 확대 반대·日 집단 자위권 지지… 韓·美관계 ‘이상 기류’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KADIZ 확대 반대·日 집단 자위권 지지… 韓·美관계 ‘이상 기류’

    중국이 지난달 23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한 지 1주일이 지났다. 이 사태는 60여년간 이어져온 동북아 방공식별구역의 근간을 흔들면서 동북아 안보 구도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DIZ를 반대하면서도 한·일에서 제기되는 ADIZ 확대론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근육’을 과시했지만 군사력에서 앞선 미국과의 정면 대결은 피하는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이번 사태를 군사대국화의 명분으로 활용하려 하면서도 역학구도가 갈수록 미·중 간 게임으로 고착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ADIZ 확대를 요구하는 국내 여론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촉발된 미·중 간의 동북아 패권 경쟁 소용돌이 속에서 한·미 관계 또한 이상기류에 휘말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국 정부가 중국의 CADIZ 선포에 맞서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조정하려는 데 대해 탐탁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KADIZ 확대를 묵인하면 ‘일방적인 CADIZ 선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주장은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은 또 KADIZ 확대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과 맞물려 또 다른 한·일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미·일 삼각공조로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951년 중국과 옛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일본·타이완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임의로 설정한 미국은 1963~1979년 5차례에 걸쳐 KADIZ를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하도록 확대할 것을 우리 정부가 요청한 데 대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이 1969년 방위성 훈령으로 미군이 설정한 JADIZ를 재설정한 뒤로는 “한·일 정부 간 외교 경로로 해결할 문제”라며 KADIZ 확대에 대해 ‘뒷짐’을 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한·미 간의 엇박자는 방공식별구역 논란에 앞서 지난달부터 미묘한 균열을 드러내왔다.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2+2(국무·국방장관) 회의 이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이후 한국의 우려와 반발에도 “집단적 자위권 강화는 일본의 고유권한”이란 입장을 미 정부 및 군의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쏟아낸 것이다. 이에 따라 2일부터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미측은 우리 정부가 지난달 28일 제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를 통해 중국에 KADIZ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이후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 때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는 더불어 이달 중순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을 미국에 보내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갖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CADIZ 선포에 대한 대응과 이와 맞물린 KADIZ 확대 재조정은 물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등 한·중·일 관련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김정은 집권 2년] 체제안정 주력한 北 적극적 대외관계로 변화 시도하나

    [北 김정은 집권 2년] 체제안정 주력한 北 적극적 대외관계로 변화 시도하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로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17일로 권력 승계 2년을 맞는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직후 권력을 승계한 그가 지난 2년 동안 집권 공고화와 체제 정비에 주력했다면 부친 사망 3년상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대외관계에도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제1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 지위를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부친 사망 13일 만(2011년 12월 30일)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며 군권을 장악한 그는 당 제1비서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직을 차례로 접수했고, 지난해 7월 공화국 원수직을 승계했다. 선대 권력자인 김일성·김정일이 구축한 유일 지배 체제의 3대 세습자가 된 것이다. 김정일 시대의 인물들이 포진했던 당·정·군도 대거 세대교체되면서 ‘김정은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집권 2년 동안 두 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실시, 핵·경제 병진 노선 채택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강경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이 현상 유지→한반도 긴장 고조→소강 국면→긴장 재고조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는 점에서 현재의 유화 국면이 내년부터 도발 국면으로 서서히 바뀔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3차 핵실험 이후 파열음을 냈던 북·중관계는 김 제1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시점으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 전략이 남북한 모두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이뤄진 만큼 시 주석의 한국 답방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미·일 양국의 포위 전략에 위협을 느끼는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동북아 갈등구조가 심화될수록 북한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란 의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일 “북한이 내년 상반기 내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란핵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다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공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미·중 간 묵시적 합의는 지속되겠지만 미·중 양국의 전략적 불신이 커질수록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中 ‘감투원화’로 美 전방위 봉쇄 돌파

    ‘감투원화’(敢鬪願和·감히 싸우겠다는 자세로 평화를 도모하자). 평화를 추구하겠지만 팽창한 경제 실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핵심이익을 위해서는 감히 싸우겠다는 강경한 자세가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외교·안보 노선으로 자리잡고 있다.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도 이 같은 기조 아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분쟁 중인 일본의 도전을 제압하고 ‘아시아 중시’ 전략을 펴는 미국의 봉쇄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된 것이다.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 결정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권력 승계가 이뤄지던 지난해 11월 공산당 18기 전국대표대회(전대) 당시 군부는 방공식별구역 설치안을 제출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 7월 이를 확정해 최근 선포한 것이라고 1일 뉴스 포털 왕이(網易) 등 중국 언론들이 홍콩 아주주간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고도 이 같은 조치를 감행한 것은 저자세 외교 기조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조용히 힘을 키우다) 정책이 시진핑 시대를 맞아 공식 폐기됐음을 선포한 셈이다. 중국의 강한 외교는 미국의 전방위적 중국 봉쇄 전략에 밀릴 수 없다는 절박감뿐만 아니라 시 주석의 권력 기반 강화 움직임과도 연계돼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국내 갈등을 해결하고 군권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전쟁 참전을 결정했듯, 시 주석의 강한 외교는 민족주의적 감정을 고취시켜 내부 현안으로 쏠리는 국민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응집력을 구축해 권력을 집중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도 ‘돌돌핍인’(咄咄逼人·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하다)식 강경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요구대로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설치를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9일 자국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한 미국 군용기 등을 겨냥해 전투기를 급발진시키며 강경 대응한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대변한다. 다만 방공식별구역 내 강경 대처로 미국에 압박을 가하면서도 오는 4일 조지 바이든 미 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타협안도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말하는 신형 대국관계의 핵심이 경쟁과 협력이듯, 아직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기엔 힘이 달리고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의 투자가 필요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日, 美 방공식별구역 이중 전략에 당황

    일본에 있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두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물리적으로 위협을 시작한 것뿐 아니라,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미국 중심으로 기능하는 동북아 안보의 틀을 새로 짜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다. 일본으로서는 중국의 움직임뿐 아니라 여기에 대응하는 미국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공식별구역 설정이 안보 정책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해 미국이 ‘이중 전략’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일본은 당황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26일 2대 국적 항공사인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에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을 통과하는 항공기의 비행 계획을 중국 당국에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고, 일본 항공사들은 정부의 뜻에 동참했다. 그러나 미국은 같은 달 29일(현지시간) 국무부 성명을 통해 자국 민간 항공사들에 안전을 위해 비행 계획을 중국 정부에 사전 통지할 것을 권고했다. 심지어 미국의 대표 국적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이 30일 중국에 비행 계획을 이미 통보해 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1일 “미국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받아들인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미국의 조치는 중국에 양보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미국 정부의 조치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신문은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중 목적 중 하나가 경제관계 강화라고 한다. 이번 방공식별구역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미국 정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오바마 정권의 대중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세력과 안보 분야 강경파의 줄다리기가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꾀하는 한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국제적인 이슈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해줄 것을 제안했다. 또 이달 중순 열리는 일본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특별정상회의에 대비해 ASEAN 회원국과 방공식별구역 문제에 대한 소통을 가속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에 전적으로 기대는 전략에서 벗어나 동남아 등 여러 국가들과 손을 잡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격랑의 동북아, ‘균형추 한국’ 입지 세워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과 이에 따른 동북아의 갈등은 우리에게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어도를 자신들의 방공구역에 포함시킨 중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당면 과제를 넘어 항차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 경쟁이 군사적 대결로까지 치닫는 상황을 포함한 다각도의 시나리오 앞에서 어떤 외교 항로를 택할 것이냐의 중장기 난제까지 아우르는 고차 방정식을 제시한 것이다. 북의 무력도발 위협 앞에서 미국과 중국, 나아가 일본과의 협력을 필수 불가결의 안보 조건으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는 바로 이것이라고 내세울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역사가 말해주듯 국제 질서는 오로지 힘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그 힘의 핵심은 군사력과 경제력이다. G2(주요 2개국)로 불리는 두 거대 강국이 외교적 대립을 넘어 군사적 대치로까지 치닫는 상황에서 우리의 운신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두고 샌드위치 신세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상황이라느니 하는 자조적 인식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교안보 당국을 향해 이어도를 진작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금껏 뭘 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국력의 한계를 한탄해서도, 섣부른 책임론으로 국론을 갈라서도 안 될 시점이다. 외교당국뿐 아니라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이 모두 냉정한 자세로 지혜를 모아 국가적 해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단기적으로 방공식별구역 문제는 중국이 우리의 수정 요구를 거부한 이상 상응 조치가 불가피하다. 이미 우리가 관할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어도를 포함하는 쪽으로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을 조정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중국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협상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조치다. 일본이 이를 빌미로 독도를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그런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자세는 우리의 외교 입지를 더욱 좁힐 뿐이다. 이번 중국의 ADIZ 설정은 미국과 일본의 대응을 시험한 것이면서 한국에 선택을 물은 것이기도 하다. 분명한 답을 보내야 한다.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발전한 한·중 관계이지만, 대한민국 안보의 기본틀은 한·미 동맹이며,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전에도 분연히 맞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야 한다. 동북아에 있어서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길은 미국과 중국 그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이 아니다. 오히려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에 적극 대응한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균형추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멀고 험한 길이다. 정부의 치밀한 시나리오와 대책, 그리고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 “KADIZ 즉각 확대 득보다 실… 美·中 갈등 휘말릴 우려”

    “KADIZ 즉각 확대 득보다 실… 美·中 갈등 휘말릴 우려”

    정부가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의 ‘좌표값’을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범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다음 달 3일 당정 협의를 열어 최종 조율을 거친 뒤 KADIZ 확대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KADIZ를 확대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고, 어떤 식으로든 이어도는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포함됐지만 KADIZ에는 일부 빠진 마라도와 거제도 남방 무인도인 홍도 상공도 KADIZ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동·서·남해의 KADIZ 밖에 있는 해군 작전구역(AO)까지 KADIZ를 넓히거나 남쪽 구역을 제주 남방의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키는 방안 등 3~4개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 측 방공식별구역(CADIZ)을 재조정하라는 우리 측 요구를 중국이 거부한 후 즉각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지만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 여론 달래기 외에는 전략적 실효성이 크지 않고, 자칫 동북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 휘말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과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다르다”면서 “준영토적 사안이라 타협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어도를 KADIZ에 포함시키면 중국이나 일본이 추가적 대응 조치에 나서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안보적 이슈를 논의할 틀을 만들어 내고, 동북아 갈등 완화를 위한 6자회담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우리가 KADIZ를 새로 긋겠다고 나서는 건 무의미하고 경솔한 대응”이라며 “미·중이 패권 다툼을 벌이는 폭풍우 속으로 뛰어들 일이 아니며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국제적 규범이 없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등 역내 안보 현안을 풀기 위한 협의를 제안하는 것도 생산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성환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도 “KADIZ를 확대 선포해 봤자 큰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신 명예교수는 “중국과의 군 당국 간 채널로는 어차피 조정이 안 된다”며 “한·중·일이든 한·중(혹은 한·일)이든 협의 채널을 가동해 우리가 센가쿠열도 문제와 이어도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KADIZ는 확대하되 시기는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미·일 동맹 강화가 가시화되면서 중국이 한 달여 만에 대응했는데 우리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면 미·일과 공동 대응을 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당장 이어도 상공을 KADIZ에 포함시키면 미·일의 중국 포위 전략에 가세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안보 정세를 관망하면서 차분히 대응하는 게 박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도 부합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문] 안철수 기자회견 “새정치 추진위 출범, 정치세력화 시작’

    [전문] 안철수 기자회견 “새정치 추진위 출범, 정치세력화 시작’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8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겠다면서 정치세력화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이제 저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 공식적인 정치세력화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건강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어도 해상에서는 미국과 중국과 그리고 일본이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패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일본은 중의원에서 특정 비밀보호법을 통과시키며 공공연한 무장을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어도를 실효지배중인 우리는 그곳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조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핵무장을 지속하는 북한까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치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은 또 어떻습니까?. 육아와 교육 거주와 일자리 노후문제에 이르기 까지 어느하나 엄중하지 않은 문제가 없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4천달러를 넘었다는 소식에 환호는 커녕, 오히려 한숨 소리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진 탓 입니다. 이제는 현실 정치인이 된 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도 여기에 무한책임을 느끼며,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성의 바탕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첫 걸음을 디디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세계사에서 기득권과,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양극화 되었던 냉전은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이념. 소득. 지역. 세대 등 많은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거기다 냉전의 파괴적인 유산까지 겹쳐 나라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망하는 정치는 민생정치요 생활정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 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오늘 날 전 세계가 바로 이 삶의 정치의 경쟁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삶의 정치란 바로 기본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국가 목표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따라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정치개혁을 비롯한 경제사회 교육 분야의 구조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 우리는 그 구체적 정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정의의 실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의 핵심은 공정입니다. 공정은 기회의 평등과 함께 가능성의 평등을 담보하면서 복지국가의 건설을 지탱해주는 중심가치입니다. 복지는 해석과 방법논쟁으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복지는 이념투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좌우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실질적 복지로 삶의 정치를 구현해야 합니다. 또 평화는 인권과 함께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환경입니다. 그리고 평화통일정책의 수립과 실천은 헌법의 명령이며 천년 넘게 통일국가를 유지해온 조국에 대한 우리세대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패권을 지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도 아닙니다. 아무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과, 매력적인 문화의 힘을 가진 역동적인 중견국가입니다. 더욱이 우리 국민은 백척간두에서 나라를 살려낸 경험이 풍부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가지 난제를 모두 이루어냈습니다. 나라를 절대빈곤에서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피와 땀과 눈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아시아 최초의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정성껏 읽고 국민의 소리를 진심으로 듣겠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을 찌르는 링컨의 말입니다. 그 세 가지 가치를 한데 담아 가는 길을 “국민과 함께” 로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일은 결코 없다” 동아시아 분쟁 속 ‘한국 위기론’ 불만 토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일은 결코 없다” 동아시아 분쟁 속 ‘한국 위기론’ 불만 토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기조강연에서 돌연 ‘새우’ 얘기를 꺼냈다. 미국과 중국의 동아시아 패권 경쟁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격화 등의 정세 악화로 ‘한국 위기론’이 대두되는 상황에 대한 불만 섞인 발언이다. 윤 장관은 이날 동북아 정세를 설명한 뒤 “오래전부터 급변하는 외교 안보 환경에 대비해 왔다”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질 일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소극적 외교라고 지적하는데 실제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윤 장관은 “특정 시점의 특정 상황만 부각해 새우니 샌드위치니 얘기를 하는데 이는 우리 스스로를 너무 낮춰 보는 인식”이라며 “과거 어느 때보다 한국의 전략적 위상이 매우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어려운 (동북아 역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역사 문제와 영토 갈등이 민족주의와 결부할 경우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큰 방향에서는 갈등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며 과거 냉전시대의 대립 구도로 돌아간다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낙관했다. 윤 장관은 이날 포럼에 참석한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를 거론하며 “양국 정상회담이 장기적으로 개최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일본의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 인식 문제와 부당한 주장이 원인”이라고 ‘직접화법’으로 일본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라며 일본 지도자들의 진정성 있는 역사 인식을 촉구했다. 윤 장관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상 목표로 북핵 고도화 차단과 도발-보상의 악순환 차단, 실질적인 비핵화 대화, 북한의 시간 벌기 방지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한·미 양국의 최대 관심사로 북한이 은닉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와 규모를 꼽았다. 윤 장관은 “북한은 정치적 의지로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계속 북한에 전략적 변화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 해양패권 야심 본격화… 美·中사이 낀 韓, 운신의 폭 좁아진다

    中 해양패권 야심 본격화… 美·中사이 낀 韓, 운신의 폭 좁아진다

    2010년 남중국해를 놓고 미국과 정면 충돌한 후 은인자중했던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후 대국의 ‘근육’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지지하고 나섰고,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에 성큼 다가서며 한국과는 날카로운 과거사 대립을 이어가고 있어 한국 외교의 운신 폭도 협소해지고 있다.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미·일의 군사적 밀월은 한·미동맹을 추월하는 양상이다.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의 급격한 변화 속에 한국 외교는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 한국은 미·중 간 대립이 격화되고 역내 구조적 긴장 수위가 고조될수록 언제든 국익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 동맹 60주년을 맞은 한·미관계는 호재였다. 한·미 양국의 공동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이 일본의 군사적 역할 강화로 귀결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이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면서 미·일동맹은 아시아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재정 적자와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서는 안보 비용을 분담하고 중국 견제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나선 일본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동북아에서 중국에 맞설 수 있는 나라를 일본으로 보는 인식도 짙어졌다. 일본 카드로 중국을 제압하는 미국식 이이제이(以夷制夷)라고 볼 수 있다. 북핵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 국무부 내에서는 지난 20년간 ‘승자 없는 게임’(No Winner)으로 여겨지는 북핵 문제에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더 많은 부담을 지기를 바라는 기류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워싱턴 소식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4일 한·일관계가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과거 냉각된 한·일관계의 원인을 일본 탓으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한국에도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워싱턴의 불만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근혜 외교가 공들여온 한·중관계도 낙관할 수 없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으로 대표되는 양국 고위급 인사가 첫 외교안보 대화를 시작할 정도로 가까워진 한·중관계는 힘의 논리가 작동하면서 급속히 경색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중국이 지난 23일 동중국해에 자국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게 이를 방증한다. 중국의 ADIZ 선포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상대인 일본을 겨냥한 군사적 조치로 보이지만 제주도 서남방 지역과 이어도 상공을 포함시킨 건 자국 국익을 앞세운 전략적 의도로 봐야 한다. 중국의 해양 패권 야심에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해 온 중국이 자국의 힘을 과시하는 외교로 전환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전통적 외교 노선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와 ‘화평굴기’(和平掘起·평화롭게 우뚝 선다)에서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적으로 참여해 할 일을 한다)와 ‘대국굴기’(大國?起: 큰 나라로 우뚝 선다)의 강경책을 펴는 수순으로도 지적된다. 중국이 힘을 조절하지 않고 좌충우돌할수록 미·일의 대중 견제 구도는 확고해질 전망이다. 한국이 미·중 간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대일 관계는 박근혜 외교의 딜레마다. 우리 외교의 전략적 레버리지가 됐던 한·일 안보 공조는 아베 정권과의 갈등 속에 휘청이고 있다. 한·일 간 핵심 동맹인 미국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도 나온다. 과거사 충돌과 별개로 일본에 대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는 박 대통령의 대일 강경 의지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전직 고위 외교 관료는 “현재의 동북아 구도는 분쟁이 격화되는 반면 신뢰와 공조는 극도로 위축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각국이 협력보다는 자국 이익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다 민족주의와 국내 대중의 불안감을 이용하면서 역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침공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을 일본이 행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세계적 기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 일본의 구체적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여론은 북핵 위협과 한·미 동맹 등 지역 안보를 고려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반대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와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에게서 한국의 ‘선택’ 방향을 들어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美, 한반도 유사시에 日지원 원해… 우리 반대로 저지될 문제가 아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미국의 세계 전략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반대한다고 저지될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평화헌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위헌인데도 아베 신조 정권이 개헌도 하지 않고 집단적 자위권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의 강력한 희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사실상 일본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에 있어 일본과 같이 가겠다는 것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의해 한반도에 급변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국 단독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 결국은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미국은 중국군이 북한으로 들어오는 등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힘을 빌리기를 원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이 우려스럽다고 한·미 동맹에 금이 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고리가 너무 강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국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전방위 외교, 등거리 외교라는 것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어느 한쪽의 편을 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 집단적 자위권은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던 것이다. 1969년 닉슨·사토 공동성명(한국과 타이완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 유지가 일본의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합의)이 발표됐을 때도 중국은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아베 정권은 미국의 집단적 자위권만을 인정한 1997년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을 개정해 지금부터 이를 쌍무적 관계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일 외교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미·일 관계는 앞서 나가고 있는데 한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 싫어도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상대국에 접근해야 하는 것이 외교다. 한국 경제는 재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삼성이 미국과 일본의 타깃이 돼 버리면 위험해진다. 중국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을 등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집단적 자위권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우선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시 일본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초기에는 박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면 시청률이 오를 정도로 관심을 가졌었다. 여성 국가 지도자란 것이 어떤 의미에서 일본보다 앞서 가는 부분이 있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들의 향수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열기가 크게 식어 버렸다. 한·일 간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결말을 지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우리 스스로 이 문제로 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역사를 현실 외교에 결부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문제는 긴 호흡으로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베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그다음 정권이 더 나으리란 보장은 없다. 최근 타이완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본, 중국, 타이완 학자들로부터 동아시아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그 중심은 타이완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타이완은 중국,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익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이 어쩌다 타이완으로 넘어가게 됐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反]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日 진정성 있는 반성이 우선돼야… 한반도 관련 땐 韓 사전 승인 필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장기 불황에 시달려 온 일본 국민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염원하는 것에 편승해 아베 정권은 국수주의적 극우정책을 펼치면서 정상국가화와 동맹국 지원을 명분 삼아 재무장과 자위대 역할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정 위기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미국은 국제 정치의 패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중국을 사전에 전략적으로 포위, 압박하기 위해 우군을 찾던 차에 일본이 자천하고 나서자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일본에 중국 견제의 역할을 분담시키면서 가능하면 한국도 이에 참여시켜 미국 우위의 질서를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침략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거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아세안과 호주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급기야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마저 집단적 자위권은 유엔헌장이 인정한 모든 나라의 고유 권한이라는 차원에서 이를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 일본 제국에 침략당하고 잔혹 행위에 최대로 시달렸던 한국과 중국만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열세이므로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사실상의 군사 강국인 일본에 각국의 고유 권한인 집단적 자위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데 한국의 국력과 외교력을 소모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 대신 우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환영할 수 없는 이유를 일본에 당당하게 밝히고 미국 등 우방국들에도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일본이 이로 인해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우호적인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과거의 비행과 잔혹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지역 평화를 위해 적극 기여해 온 독일과 달리 민족말살정책,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강제 징용, 식민지인 생체 실험, 대량 학살에 이르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반성하지 않는 데다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토욕까지 드러내고 있는 일본이 ‘정상국가’가 될 자격이 없음을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 독일처럼 진정성 있는 반성이 이뤄져야 우리도 이를 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공표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국과 EU, 아세안이 우리가 일본의 군사력과 자위대 역할 강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잘 납득하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 대응책을 취해야 한다. 그동안 일본 지도부는 중국을 필연적으로 지역 패권을 다툴 수밖에 없는 경쟁국으로 간주해 왔고 일본보다 국력이 약한 한국은 대미 의존성이 큰 데다 분단돼 북한과 경쟁하고 있으므로 경시해도 좋은 국가로 생각하면서 사대주의적 기회주의 대외전략을 펼쳐 왔다. 한국을 무시하고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에는 사대주의 저자세 외교를 펼치고 EU나 아세안 국가들에는 원폭 피해국이고 평화국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모범국이며 예절 바른 국가로 처신해 왔다. 유대인들이 나치의 만행을 고발해 독일이 사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듯이 국제사회가 일본의 이중인격, 파렴치성과 위험성을 깨닫게 하려면 민관이 협력해 국제인권대회 개최나 영화 제작 등을 통해 일본 제국의 반인륜적 잔혹 행위와 범죄를 고발하는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대미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 일본과 남한을 점령 통치했던 미국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시 일본의 반환 영토에서 독도를 제외해 줌으로써 한·일 간 영토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는 책임을 각성해야 한다. 우리는 미 행정부가 일본에 과거 비행을 진정으로 사죄하고 독도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최소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주한 미군 지원과 대북 공격 등 한반도와 관련될 경우는 한·미 동맹의 ‘부속적인 지원’에 한정돼야 하고 반드시 한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독도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미·일 양국으로부터 확약받아야 할 것이다.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박근혜정부 외교의 세 가지 갈림길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박근혜정부 외교의 세 가지 갈림길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는 국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지율 60%의 주요인이다. 일단 정상외교의 ‘그림’이 좋았다고들 한다. 이제부터는 실적을 내야 한다. 난제가 많다. 남북, 한·일 갈등이라는 단·중기적 문제부터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잡기 같은 장기적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남북관계:6자회담은 동북아안보포럼 정부는 북한과의 신뢰와 정상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그러나 대외관계에서는 신뢰보다 이해(利害)가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을 전적으로 신뢰하는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과 중국 공안의 탈북자 북송은 정상적인가. 북한은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지도 모른다. 북한을 돕거나 북한에 굴복해서가 아니다. 미·중·일·러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카드를 손에 쥐기 위해서 평양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남북대화가 빠른 시일 안에 재개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간접적인 방법이라도 찾아야 한다. 6자회담이 방법이 될 수 있다. 6자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이 제안한 대로 동북아안보포럼의 역할은 할 수 있다. 한·미·일 세 나라는 북한 측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회담 재개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입장을 바꾸고 미·일을 설득하면 6자회담은 열릴 수 있다. 그러려면 유연한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이 그런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한·일관계:한가지만 합의하라 박 대통령의 마음속이 궁금하다. 한·일 간의 긴장관계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로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의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그 과정에서 미국의 오해를 부르지 않기 위해 일본을 이용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에 가장 중요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일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51.6%의 지지로 100%의 권력을 차지했다. 박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서 10대0으로 이길 수는 없다. 통상적인 외교의 결과는 5대5다. 6대4면 꽤 성공이다. 2월 ‘다케시마의 날’ 행사부터 8·15까지, 해마다 반복되는 역사의 악재들이 내년에도 길게 이어질 것이다. 손 놓고 그 시기를 지나치면 내년 가을이 된다. 임기의 중반으로 넘어간다. 내년 3월 네덜란드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한·일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다. 일단 만나서 싸우고 한 가지만 합의하라. 다음에 또 만나자고. 양국의 외교안보 참모들은 분발해야 한다. 두 정상이 역사와 영토, 경제와 통상, 동북아 안보협력 문제를 각각 분리해서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와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 #한·미 vs 한·중:진실의 순간은? 명(明)이냐, 청(淸)이냐?미국이냐, 중국이냐? 성급하고 어리석은 질문에는 대꾸할 필요도 없다. ‘진실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북이 통일할 때쯤이면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그때가 와도 우리는 대답할 필요가 없다. 미국도 우리의 친구고 중국도 우리의 친구다. 미·소관계와 미·중관계는 다르다. 미·소가 군사적 경쟁관계였다면 미·중은 글로벌 패권을 다투면서도 지역안보와 경제·통상에서 협력하는 관계다. 우리는 두 나라의 경쟁보다는 협력 쪽에 가담해야 한다. 2011년 한·중·일협력사무국이 서울에 문을 열었을 때 미국은 한·미·일협력사무국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리가 노력하면 한·미·중·일협력사무국까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미·중·일협력사무국 같은 것은 탄생하기 어렵다. 한국이 없는 동북아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 전략적 가치를 장기적인 한·미·중 3국 관계에 담을 수 있는 외교력이 우리에게 필요할 뿐이다. dawn@seoul.co.kr
  • [시론] 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시론] 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9개월이 되었지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아직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대화·교류협력의 부재로 상호 불신과 갈등만 심화돼 가고 있다. 남북 상호 비난 수위가 갈수록 가열될 뿐 중단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및 금강산 관광 회담이 무산된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해소될 징후가 없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도 쉽지 않은 듯하다. 북한은 ‘핵·경제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협력의 가속화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따른 미·일 군사협력 강화는 우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미국이 냉전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채 군사동맹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반도 정세와 연동하여 동북아 안보 구도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동북아 안보 논의가 북한 문제 중심에서 미국을 배후에 둔 일본과 중국의 마찰·대립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촉진한다. 미국의 동북아 질서 재편에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면서 동북아에서 패권을 지속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묵인하는 것과 깊은 연관을 갖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위상과 역할이 배제되고 소외되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따른 군사력 강화 등으로 인한 동북아 안보구도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 및 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 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대화와 교류 협력이 강화되면 미·일이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축소될 것이다. 미·일의 군사적 동맹 강화의 필요성도 감소될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격화시키고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이는 동북아 주변국들의 군사력 강화와 함께 대립·충돌만 증폭시킬 뿐이다. 남북관계는 그동안 대결과 협력이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지속·유지되어 왔다. 남북관계 정체 상태가 장기화하면 대결·대립이 심화되고 긴장이 고조된다. 또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진다. 이는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권을 상실시킬 우려도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상황 변화에 협력하기보다 개입 가능성을 더욱 키우게 될 것이다. 한반도 상황의 평화적 관리를 위하여 대화 및 협력의 공간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마련하여 미·중 등 주변국들이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의 변화 속에서 안보와 경제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우선이다. 동북아 정세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롭고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가 더 이상 정체 상태가 지속되지 않도록 대북 조치와 관리가 시급하다. 원칙과 유연성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접근을 통한 변화를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남북관계의 오랜 정체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의 동력과 진정성을 상실시킬 수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추진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시간도 걸릴 것이다. 원칙만 있고 유연성이 없다면 그 어려움은 배가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위기상황에서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인내심을 갖고 가동돼야 한다”며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기대해 본다. ‘신뢰프로세스’의 길을 열기 위한 결단을 촉구한다.
  • [韓·美 동맹 긴급 진단] 한·미 동맹 축으로 ‘日집단적 자위권’ 부정적 영향 차단

    [韓·美 동맹 긴급 진단] 한·미 동맹 축으로 ‘日집단적 자위권’ 부정적 영향 차단

    미국이 중국 견제 및 안보 비용 분담 차원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강화를 옹호하면서 동맹의 무게추가 한·미동맹에서 미·일동맹으로 쏠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한·미동맹을 축으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우리 안보와 국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차단한다는 기조다. 미·일 양국에 대해서도 미·일 방위협력 지침 개정 과정에서 우리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미국은 미·일동맹이라는 틀 안에서만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기능하도록 억누른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일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한·미동맹이 현실적으로 도전받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미동맹이 옛 소련과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냉전 시대의 전략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글로벌 전략으로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패권주의를 견제하고 나서는 데 한·미동맹의 역할은 구조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미·일 간 군사적 밀착은 대(對)중국 억지력의 확장 성격이 짙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전략적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정부의 딜레마도 이 대목에 있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반대할 현실적 명분이 크지 않은 데다 핵심 동맹인 미국의 아·태 전략에 어깃장만 놓을 수도 없다. 미국도 한·일 간 역사 갈등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결국 ‘현실 직시’다. 한·미·일 3각 공조는 유지하되 역내 구조적 긴장과 충돌에는 냉정하게 대응하는 국익 위주의 균형 감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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