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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년 만에… 한국 GDP 순위 두 계단 하락한 10위

    11년 만에… 한국 GDP 순위 두 계단 하락한 10위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는 1조 6421억 달러로 OECD 회원국과 주요 신흥국 등 38개국 중 10위를 기록했다. 2018년엔 8위였으나 캐나다(8위)와 러시아(9위)에 밀려 두 계단 하락했다. 명목 GDP란 한 국가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만큼 생산됐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로, 당해연도 가격 기준으로 집계된다. 실질 GDP가 경제 성장 속도를 보여 준다면 명목 GDP는 한 나라의 경제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국가 간 경제 규모를 비교할 때 주로 쓰인다. 우리나라 GDP 순위가 떨어진 건 금융위기 때인 2008년(12위→14위) 이후 11년 만이다. 2009∼2012년 13위, 2013년 12위, 2014년 11위, 2015~2017년 10위, 2018년 8위 등으로 제자리를 유지하거나 상승했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성장률(1.4%)은 OECD 조사 대상국(47개국) 중 세 번째로 낮게 나타났다. 경제 패권 다툼 중인 미국(21조 4277억 달러)과 중국(14조 3429억 달러)의 명목 GDP는 약 7조 달러 격차를 보였다. 이어 일본(5조 817억 달러), 독일(3조 8462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명목 GDP는 3만 1682달러로 전년(3만 3340달러)보다 줄었지만 순위는 통계가 집계된 35개국 중 22위를 유지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반격 나선 中… 무역서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패권경쟁’

    반격 나선 中… 무역서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패권경쟁’

    수출 증대 등 美압박에 효과적 대응 달러당 7위안 이상 환율 유지되면 트럼프 다양한 보복 카드 내밀 수도 신흥국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질 듯올해 1월 21일 6.86위안이었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4개월여 만인 25일 7.12위안까지 치솟은 것은 중국이 통상·공급망·금융·국제정치 등 미국의 다방면 압박에 위안화 평가절하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그나마 선방하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최악의 경우 환율전쟁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중앙인민은행은 지난 3월 13일부터 이날까지 74일째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보는 포치(1달러=7위안) 이상의 환율을 고시했고, 이날에는 12년 3개월 만에 위안화 가치를 가장 낮게 정했다. 위안화 기준치는 인민은행이 대형은행 등의 환율 시세를 토대로 산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인민은행의 의사대로 정해진다는 게 통설이다. 따라서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을 감안해도 너무 긴 기간 동안 1달러당 7위안 이상의 환율이 유지된다며 불만을 표출해 온 미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거론하며 “중국은 이 돈(미국 농민 지원자금)을 내려 그들의 환율을 (조작해) 평가절하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특히 그간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발언은 사실상 증명이 거의 불가능한 사안으로 재선을 위한 정치적 수사인 측면이 컸다. 하지만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은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한 핵심 갈등 사안이다. 중국 입장에서 환율은 휘발성이 워낙 커 미국의 다방면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코로나19 국면에 자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수출 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코로나19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자연스러운 위안화 약세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재점화되는 모양새이던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미국은 앞서 중국에 코로나19 손해배상을 주장하고, 미국 백신 정보를 중국이 해킹했다고 비난하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강화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기준 강화를 추진하면서 금융 마찰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압박을 높이고 중국은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환율 불안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으며 미중이 자국 편이 되라고 압박할 경우 기업들은 곤혹스런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4% 오른 1994.60에 마감됐지만 외국인은 약 141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44.2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3월 24일(1265원)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양회 개시 앞둔 中 ‘미국 때리기’...“코로나19 책임 전가 실패할 것”

    양회 개시 앞둔 中 ‘미국 때리기’...“코로나19 책임 전가 실패할 것”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2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과 더불어 일주일가량 펼쳐지는 가운데 중국이 행사 시작 전부터 ‘미국 때리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선 터라 중국 역시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주민들이 시선을 의식해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궈웨이민 정협 대변인은 양회를 하루 앞두고 베이징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에서 감염병이 중국에서 왔다고 불만을 품고 있다’는 질문에 “일부 미국 정치인(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궈 대변인은 “바이러스는 국적이 없으며 국제사회는 이런 중요한 시기에 (책임론에 몰두하기보다) 함께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국가들을 돕고자 노력해왔으며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중국이 패권 추구를 위해 감염병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용했다고 비난한 사람들은 편협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궈 대변인은 코로나19 기간 중국이 수출한 의료품 가운데 문제가 생긴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은 저질 의료품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채택하고 수출 규제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로 우리의 국회와 비슷하다. 공산당이 결정한 주요 정책과 인사를 승인하고 의결한다. 정협은 상징적인 정책자문회의로 국정 계획을 토의하고 제안·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3월 초에 정협과 전인대가 동시에 열려 이를 묶어 양회라고 부른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 넘게 연기됐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임을 축하한다고 공개 성명을 내자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 대만판공실 등 3개 부처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각) 반중 성향인 차이 총통의 2기 집권을 축하하며 “미국과 대만과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미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대만 총통 취임을 축하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미국은 대만과의 어떤 형식의 관련 교류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훼손이자 내정 간섭”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 역시 “극단적인 잘못이자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화웨이 “美, 자기들 마음대로 제재…전 세계 연관산업에 큰 충격”

    화웨이 “美, 자기들 마음대로 제재…전 세계 연관산업에 큰 충격”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공급 중단 조치를 받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전 세계 관련 산업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반발했다. 미 제재에 대한 첫 공식반응이다. 19일 중국매체 신랑과학기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성명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반도체산업 등 세계적 협력과 신뢰의 기반이 파괴될 것이다. 산업 내부의 갈등과 손실 또한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제제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일 자국의 반도체 관련 기술을 일부라도 활용하는 회사가 화웨이에 반도체 제품을 만들어 팔려면 반드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제재를 발표했다. 사실상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MSC와의 협업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 미 정부의 제재로 퀄컴 등 미 회사의 반도체 부품을 사들이기 어려워졌다. 그러자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TSMC에 맡겨 생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제재를 피해왔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 정부의 거래제한 명단(블랙리스트)에 오른 뒤에도 미국 법규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했다”면서 “미국이 화웨이의 발전을 억압하기 위해 많은 협회·산업 등의 우려를 무시하고 제재 강화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결정은 자의적이고 치명적이다. 전 세계 산업 전체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면서 “미 정부가 외국 선진기업을 공격하려고 의도적으로 전 세계 화웨이 이용자·소비자의 권익을 외면했다. 이는 미국이 주창해온 ‘사이버 안보’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도 지인들과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미국이 제재 명분으로 삼는) 사이버 안보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관건은 화웨이가 미국의 기술 패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중국 매체 IT즈자 등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달나라 자원 경쟁… 두 나라 우주 전쟁

    달나라 자원 경쟁… 두 나라 우주 전쟁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는 동안 미국과 중국은 달을 향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달에서 청정 연료인 헬륨3을 가져오는 나라가 지구를 지배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달에 풍부한 희토류와 같은 자원을 캐서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더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하나로 달에 먼저 도착한 이들의 활동 범위를 보장해 주는 ‘안전지대’ 설치안을 마련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아폴로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는 여성을 달에 보내겠다는 의도가 배어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중국 정부는 ‘우주 굴기’의 하나로 우주 자산을 운용하는 데 필수적인 우주정거장 독자 구축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우주에서도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달에서 캔 자원을 언제쯤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까. 유럽은 이르면 5년 뒤에 달 표토에서 채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주 탐사 부문에서 유럽은 선도자가 아니지만 2025년을 목표로 설정했다. 달 채광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유럽이 달에서 가져오려는 것은 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이 아니라 헬륨3이라는 동위원소이다. 이런 임무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22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우주기구(ESA)가 주축이다. ESA는 2022년 달 남극에 탐사선을 투입할 계획도 세워 두고 있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 유럽만 나선 것이 아니다. 전통적 ‘우주 강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일본, 캐나다도 달 탐사에 나섰다.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는 ESA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희귀 자원 탐사에 정부가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국가가 찾아나선 성배(聖杯)는 헬륨3으로, 지구에서는 아주 귀하다. 미국이 1969년 달에서 가져온 운석에 헬륨3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위스콘신대학 응용기술연구소의 제럴드 쿨친스키 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달에는 100만t 분량의 헬륨3이 있다”면서도 단지 25%만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의 양으로도 현재 지구 수요대로라면 짧게는 200년에서 길게는 5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된다. 헬륨3의 가격은 t당 50억 달러(6조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고 자원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이 전했다. 이외에도 달에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스칸듐과 이트륨과 각종 희토류도 풍부하다. 희토류는 중국도 많지만 이를 지정학적 무기화하고 있다. 중국 희토류도 15~20년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우주는 그동안 NASA를 필두로 미국이 절대적 우위를 지켰던 분야였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간을 달에 처음 도달시켰다. 러시아와 중국도 달에 사람을 보냈지만 그래도 미국이 압도했던 분야였다. 2000년 미국·러시아 등 16개국이 공동으로 운영한 우주정거장(ISS)은 국제협력의 상징이다. 그러나 미국의 달 프로젝트는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로 주춤했다. NASA는 2005년 달 탐사계획에 13년 동안 1333억 달러(164조원 상당)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이와 비슷하게 들었다. 1965년 NASA 예산은 연방 예산의 4%였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0.4%였다. 소련의 붕괴로 냉전에 승리하면서 우주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21세기 중국의 추격세가 매섭다. 우주 프로젝트에는 엄청난 예산이 들지만 중국은 정권이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중국은 2019년 무인 달탐사선 창어4호가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닿는 등 21세기 들어 달에 두 번이나 도달한 유일한 국가다. 또 지난해에는 34번의 우주비행을 마치면서 우주비행을 가장 많이 한 나라로 기록됐다. 중국은 60개 이상의 위상을 궤도에 배치하는 계획과 함께 달 탐사는 물론 2022년까지 자체 우주정거장도 갖출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지난 5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창정5B 로켓은 우주인 7명이 탑승이 가능한 우주선과 화물 회수용 캡슐의 시험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시 주석의 맹렬한 우주 굴기에 미국이 자극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NASA에 190억 달러(23조원 상당)를 지원, 달탐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ASA는 2024년 다시 인간을 달에 보내 살게 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또 달에서 탐사한 자원을 탐사 주체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안의 초안을 마련했다. 또 NASA가 이름 붙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는 달기지를 놓고 경쟁 국가나 기업의 방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지대’도 제안한 것이 눈길을 끈다. 우주의 것은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개인 소유를 금지한 기존의 외기우주조약(OST)과는 달리 달에서 채취한 것은 무엇이든 채광한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를 인정한 것이다. 초안은 수주 이내에 일본과 캐나다,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보기에는 ‘같은 마음을 가진 국가’인 아랍에미리트 등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개별 국가와의 협상 대신 유엔을 통해 조약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달 자원을 지구로 가져온다는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행성학과 폴 번 교수는 이런 계획과 관련해 경제성을 생각한다. 번 교수는 “달 자원을 지구로 가져올 수는 있지만,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선택”이라며 “지금 달의 자원을 채굴하고 이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한다는 것은 경제성에서는 공상에 가까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달탐사 로켓을 한 번 발사하는 데 16억 달러(약 2조원)가 든다고 CNN이 전했다. 그는 헬륨3은 방사능 발생이 없고, 지구 환경에 거의 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현재로는 이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 기술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시도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번 교수는 “인간이 달에 살거나, 화성이나 더 넓은 우주로 나가기 위한 중간 기지로서 달을 이용하게 될 경우 달 자원은 달에서 사용하는 ‘현장 이용자원(ISRU)’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과정에서 인류는 귀중한 경험과 훈련을 축적하고, 이는 예상하지 못한 기술혁신으로 지구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 위성에 위협적으로 운용한 러시아는 아르테미스 합의의 초기 협상 파트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의 달자원 소유권 인정 계획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 마찬가지인 달 침공 계획”이라고 쏘아붙이며 일전을 예고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은 중국과도 공유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국이 2013년 5월과 7월에 쓰촨성과 산시성에서 발사한 로켓에 탑재된 위성이 위성 공격용 ‘킬러 위성’이라고 미국 국방부는 결론을 짓고 미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우주군 확장 경쟁에 가세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은 중국 정부의 이런 발언을 액면대로 믿지 않는다. 우주 기술이 통신과 기상관측은 물론 위치기반의 GPS와 미사일 유도 및 방어 등 현대 군사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2010년 중국 공군 지휘부 교재에는 “우주는 미래의 전쟁터”라고 명시돼 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지난해 12월 우주군 창설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우주는 전 세계의 최신 전쟁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씨줄날줄] 국제기구 수장 수난시대/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제기구 수장 수난시대/장세훈 논설위원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여 남겨 둔 상황에서 조기 사임 계획을 전격 밝혔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분류되는 WTO는 1995년 출범 이후 국가 간 무역 마찰과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맞서 WTO에 제소하는 문제를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WTO는 관세를 낮추고 무역 장벽을 제거해 교역국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체계를 관리하는 게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다자 간 자유무역’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할 국제기구 수장이 중도하차를 결정했지만 정작 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WTO의 이른바 ‘존재론적 위기’가 사임 배경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2017년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과 그에 따른 주고받기식 ‘관세 폭탄’ 등은 미중 양국은 물론 WTO마저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세계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이 ‘게임의 룰’을 깼음에도 WTO는 조정자로서 영(令)이 서지 않고 있다. 일례로 WTO에서 분쟁 해결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가 지난해 12월부터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위원 선임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미중 무역전쟁이 재확산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WTO의 존재론적 위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보호무역 조치 때문인지, 2001년 WTO에 가입하고도 무역규범을 교묘하게 활용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한 중국 때문인지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고뇌의 산물이든 국제사회에 보내는 경종이든 WTO 사무총장의 중도퇴진을 국제무역 질서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섣부르다. WTO 존립 위기가 결과라기보다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국제기구의 수난은 비단 WTO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보건 분야 유엔 전문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도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늑장 대응 논란과 중국 편중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퇴진 압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WTO와 WHO 등 국제기구의 위기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 무역과 인류 보건 등을 매개로 한 미중 양국의 패권 경쟁보다 그 책임이 더 크다고 하기는 어렵다. 기존 질서를 흔드는 포퓰리즘이 횡행하고, 이를 부추기는 권위주의적 국가 지도자들이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으니 최종적으로 위협받는 것은 국제사회 전체의 신뢰가 아닐지 우려스럽다.
  • [사설] 코로나19가 가중시킨 미중 신냉전 우려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코로나19로 가속화하고 있다. 신냉전이라 할 만큼 두 대국의 자존심과 체면을 건 대립은 심상치 않은 단계로 돌입한 양상이다. 촉매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까지 가세한 코로나19의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발원설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발생과 피해의 책임을 들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매듭지은 줄 알았던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다시 불을 붙이려 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등 각국은 중국에 대해 26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해 놓은 상태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며 결사항전의 태도로 맞서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가 폼페이오 장관의 코로나19의 중국 발원설 주장에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증거도 없이 미국이 거짓말을 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25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와 세계 경제의 손실을 감안하면 중국으로선 사활을 걸고 미국의 중국 발원설을 방어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 늑장 대응의 책임을 중국에 돌려 리더십을 회복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중국 카드를 휘두르고 있는 만큼 미중 갈등이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이 출구 없는 고래싸움을 벌이면 코로나19로 올해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가 전망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힐 것은 자명하다. 미국은 코로나 중국 발원설을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확보한 증거를 공개해서 입증해야 한다. 중국도 코로나19 의료장비 수출 연기나 대미 관세 인상이라는 ‘이에는 이’식의 대항보다는 우한 발원설은 물론 최초 발병 시기 은폐 의혹 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세계로 번지는 반중국 정서를 막는 길이다. 코로나19의 발원 규명은 비슷한 바이러스의 출현을 저지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도 않았고 WHO의 펜데믹(대유행) 선언도 유효하다. 양국의 협력이 불가능하다면 코로나 종식 전까지는 세계의 경제불안을 가중시키는 대결과 마찰은 중단해야 한다. 양국의 패권 다툼에 뿌리를 둔 소모적인 코로나 대결은 바이러스 이상의 공포를 안긴다. 주요 20개국(G20) 중 국제적인 백신·치료제 개발에서 빠진 미국은 중국 때리기에 동맹국까지 줄 세우려 한다. 심화하는 미중의 신냉전 속 거센 파장이 예상되는 이때 정부가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 [서울광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아직까지 세계는 기나긴 터널에 갇혀 있다. 미증유의 재앙을 맞아 우리를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치, 경제, 산업, 교육, 보건,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질서의 흐름이 형성되는 흔적이 뚜렷하다. 이른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바꿔 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이런 공통의 인식 체험은 우리를 지배하는 정신세계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세에 창궐했던 흑사병이었다. 14세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1가량이 죽었다는 통계도 있다. 신을 향한 간절한 기도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신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싹텄다.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는 성직자들이 무더기로 죽어 가는 것을 목도한 민중들의 마음은 교회에서 멀어졌고 급기야 신권(神權)의 몰락은 필연의 수순을 밟는다. 신권의 토대였던 정치·경제 권력도 함께 허물어졌다. 흑사병 창궐로 농노 인구가 격감되자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가져왔고 봉건경제가 해체의 길로 들어서면서 봉건영주의 권력도 스러져 갔다. 대신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상업자본을 축적한 자본가 계급이 등장했고 이는 산업혁명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이 한꺼번에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흑사병이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는 트리거(당아쇠)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우선 기존의 권력질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적 석학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19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촉발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쇠락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누적 사망자 수는 10년 이상 이어진 베트남전쟁 전사자 수(5만 8220명)를 넘어선 지 오래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진자·사망자 수 모두 압도적인 1위의 불명예를 얻은 미국은 이미 글로벌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제질서의 변화를 예견했던 니컬러스 블룸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로 불릴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역시 이번에 소프트파워(연성권력)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중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폐쇄적 태도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미국 대안 세력으로서 중국 권위주의 모델에 대한 신뢰도 급격히 떨어졌다. 어느 일방의 독주가 불가능한 2인3각의 패권경쟁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이런 국제권력의 변동은 기존의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의 필연적 변화를 수반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反)세계화 현상’이 일상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무역과 이주 등을 크게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유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 시대(wall city)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던 패러다임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짙어진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18세기 이후 뿌리 깊게 자리잡은 ‘서구 우월주의’의 커다란 균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 수(5일 기준)는 330만명을 넘어섰다. 가장 피해가 큰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대부분 서구 국가였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들의 형편없는 대처 능력과 부실한 공공의료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근대화 과정에서 동양인들이 그렇게 닮고 싶어 했던, 서구 선진국들의 실체를 보면서 ‘서구 콤플렉스’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당분간 세계는 극심한 경제침체와 패권 전쟁을 동반한 이중의 혼란이 지배할 것이다. 이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로선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늘 혼돈과 위기 이후에 강점을 발휘하면서 새롭게 혁신해 왔다. 암울한 군사독재와 격렬한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1997년 초유의 환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입을 겪으면서 우리는 재벌 구조조정과 부실기업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도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처 방식이 세계인의 칭송을 받으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은 사실은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 줬다. 이 자긍심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한 혼돈의 시대에 세계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에너지가 된다. oilman@seoul.co.kr
  •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중국이 다음 달부터 종이돈을 대신할 디지털 화폐 유통 실험에 착수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세계인들과 함께 쓰기 위해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 화폐는 발행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돈세탁’ 등 금융 비리 추적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지원금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도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꿈의 지폐’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규모로 인해 디지털 위안화 보급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미중 두 나라가 ‘디지털 화폐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모바일페이 주도권 회복 의도 “2020년은 두 가지 사건 덕분에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한 것과 디지털 화폐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죠.”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부교수이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인 쉬위안은 최근 경제매체 시나재경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는 자국의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는 최초의 국가는 바로 중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언론을 통해 자신감을 피력해도 될 만큼 중국 내 디지털 화폐 유통이 가시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을 공식화하고 일반 소매점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선전(광둥성)과 쑤저우(장쑤성), 슝안신구(허베이성), 청두(쓰촨성), 동계올림픽 개최지(베이징 일대)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슝안신구 지부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을 상대로 디지털 화폐 설명회를 가졌다. 슝안신구는 베이징 인근에 건설 중인 신도시로 우리나라의 송도(인천)와 비슷한 미래형 자족도시다. 쑤저우시도 공무원들에게 교통비 등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 역시 디지털 화폐를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시험 중이다.쉬 연구원은 “디지털 화폐는 암호화폐들과 달리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해 현금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는 본원통화(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의 독점적 권한을 갖고 공급한 통화)의 일부를 대체한다.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어서 종이돈과 견줘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쉬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면 이에 상응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유통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총통화량이 변하지 않아 (화폐 과다공급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위조 지폐가 성행하다 보니 상점에서는 현금보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텅쉰(텐센트)의 ‘위챗페이’(텐센트)를 선호한다. “걸인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모바일페이는 중국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가 안착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굳이 디지털 화폐를 추가로 보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모바일페이는 은행 지불 계좌에 연동된 ‘제3자 전자결제’ 방식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은행 계좌에 일정 금액을 충전했다가 구매를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결제한다. 그러면 페이 업체가 사용자가 물건을 수령했는지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금액을 지급하는 식이다. 알리바바나 텅쉰은 사용자가 계좌에 예치해 놓은 돈이 빠져 나갈 때까지 수일~수십일의 시간차를 이용해 운용 수익을 창출한다. 덕분에 이들 업체는 신용카드사보다 낮은 수수료로 사업을 꾸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모바일페이용 계좌를 발급하고 실시 간송금 업무를 대행하는 등 허드렛일을 해 준다. ‘재주는 은행이 부리고 돈은 모바일페이 업체가 챙겨 가는’ 구조다. 기존 금융권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민은행의 화폐 주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결국 당국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통해 이를 제어하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화폐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간 지불 장벽을 무너뜨리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알리페이로 계산을 하고 싶지만 찾아간 가게가 위챗페이만 지원한다면 그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종이돈과 똑같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앱을 써도 결제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앱으로도 지불할 수 있다. 두 모바일 업체가 장악한 결제 주도권을 기존 금융권이 어느 정도 되찾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종이돈, 감염병 옮길 수도” 비접촉 수요 커져 모바일페이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진짜 돈’을 대체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현실도 한몫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위안화 국제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요 2개국’(G2)이라는 경제 규모에 걸맞게 위안화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려면 화폐 유통의 호환성과 투명성이 필수인데, 모바일페이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이들 페이는 은행계좌에 연동돼 있어 중국은행망을 거치지 않는 해외 결제에 어려움이 크다. 일부 페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불법 거래에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한 탈세 사례가 증가하자 중국 앱을 통한 결제를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를 보면 실물 위안화 화폐처럼 마오쩌둥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일련번호가 표기돼 있다. 돈에 꼬리표가 달려 있어 사용처를 쉽게 알 수 있다. 최소한 디지털 화폐를 통한 돈세탁이나 ‘장롱 쟁여두기’ 등은 막을 수 있다. 연구개발(R&D)에 쓰라고 기업에 준 돈이 유흥업소 등에서 허투로 낭비되는 지도 지켜볼 수 있고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만 폭등하고 사그러드는 악순환도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접촉 결제’ 수요가 커지면서 디지털 화폐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종이돈에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 세계 수십 개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발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이 연구를 시작해 디지털 화폐가 본원통화의 일부를 대체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일대일로 국가중심 ‘디지털 위안화’ 유통 야망 다만 인민은행은 “최근 테스트는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 과정의 일부일 뿐 디지털 위안화가 정식으로 발행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심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기 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미국은 달러 가치를 금과 동일하게 유지하던 금본위제를 1971년 폐지했다. 이후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위협받자 1975년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공식 합의를 체결했다. 원유 결제 화폐로 오직 달러화만 써 주는 대가로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의 지위를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 체제다. 이에 반기를 든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예외 없이 미국의 제재나 군사행동 대상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CBDC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해 공식화한 뒤 ‘일대일로’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CBDC 유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최종 목표가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에 디지털 위안화를 쓰도록 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얻으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내세워 디지털 위안화 세계화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미국도 달러화의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 상황을 지켜만 볼 리 만무하다.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등을 통해 ‘화폐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와 미중 패권/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와 미중 패권/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국제 질서는 재편될까. 고대 아테네 역병이나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세계사 물줄기를 바꾼 것처럼 코로나19가 국제 질서를 다시 쓸까.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처리에 관한 회의가 한창이던 1919년 4월 3일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고열과 기침으로 드러누웠다. 생사를 헤맨 끝에 스페인 독감에서 회복했지만 쉽게 지쳤다. 윌슨 대통령은 독일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는 프랑스에 반대하던 애초 입장을 끝까지 견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한 2차 세계대전이 스페인 독감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세계 최강국이라던 미국은 25일 기준 사망자만 무려 5만 4256명을 내면서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확진자는 전 세계의 3분의1인 96만여명이다. 군사 초강국이지만 항공모함의 발이 묶일 정도로 보건위생에서 실패한 국가나 다름없다. 반면 중국은 120여개국에 마스크와 방호복, 진단키트를 기부하거나 수출하는 ‘마스크 외교’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이탈리아·파키스탄·세르비아·에티오피아 등 11개국에 의료팀도 보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16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건강 실크로드를 구축하겠다”며 일대일로에 건강이라는 소프트파워를 얹겠다는 야심 찬 구상도 밝혔다. 중국이 국제적으로 약진하는 동안 미국은 허둥지둥이다. 경제활동을 빨리 재개하고자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제한 조치를 계속하려는 주지사들과 엇박자를 내면서 국민에게 보내는 신호마저 혼선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등 의료용품 수출을 금지시키며 국제 공조를 주도하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는커녕 자국 퍼스트주의를 재확인했다. 하기야 확진자가 폭발한 미국은 포드가 자동차 대신 마스크와 산소호흡기를 만들어야 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어서 다른 나라를 돌볼 겨를이 없기는 하다. 마스크 부족에 허덕이던 서유럽은 우방인 미국 대신 중국에 호소하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19 대응에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저돌성이 두드러진 중국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제조의 강점을 살린 중국이 미국에 국제적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코로나19 위기가 수그러들면 어떨까. 미국은 범정부 차원에서 발생과 경고 실패, 유입 방지 및 공중보건 실패 등 여러 방면으로 엄중한 조사가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백악관에서 브리핑 무대에 섰던 보건 전문가 및 정책 결정자들이 증언대에 서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조사와 시스템 정비는 계속될 것이다. 게다가 하원을 장악한 야당, 대통령과 각을 세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같은 강력한 정치 지도자도 있다. 민주주의는 그 치유 및 복원 능력이 있기에 유지된다. 이런 것이 없다면 미국은 서산에 걸린 해다. 중국이 코로나19에서 한숨 돌렸다면 해야 할 일이 태산과 같다. 중국 주장대로 바이러스 기원이 우한이 아니라면 정말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중국은 아니라고 ‘선전’만 할 게 아니라 팩트를 내놓고 전문가의 과학적 검증을 받거나 세계보건총회(WHA)의 조사를 수용하는 것이 신용을 되찾고, 발원지라는 오명을 씻는 길이다. 그렇지 않다면 바이러스 출처가 화난시장을 넘어선 곳이라는 의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정부의 대응 잘못으로 자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생명을 앗아간 과오가 밝혀진다면 헌법보다 높은 공산당 당장(黨章)에 오른 시 주석이라도 추궁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비밀주의와 늑장 경고로 국제적 조리돌림 신세가 된 중국이 약한 고리를 찾아 고립을 뚫는 패권 행보를 모색할 때가 아니다. chul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이순신을 찾아서(최원식 지음, 돌베개 펴냄) 오늘날 ‘이순신 숭모’의 기원을 톺아보는 저작. 임진왜란 이후 역사적 기록 등에서 민족·국민보다는 임금에게 충성하는 신하로 그려졌던 이순신을 민족의 영웅으로 호출한 이가 단재 신채호다. 이후 이순신의 조카 이분이 지은 최초의 ‘이순신전’을 번역하고 주석을 단 구보 박태원 등 이순신 이야기의 변모를 통시적으로 살폈다. 376쪽. 2만원.오늘의 인생 날씨, 차차 맑음(이의진 지음, 행성B 펴냄)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서울신문에 ‘이의진의 교실 풍경’을 연재하는 에세이스트의 산문집. 연일 폭풍우만 몰아치는 인생은 없으며, 태풍이 불어와도 그다음 날씨는 ‘차차 맑음’이 된다는 얘기다. 태생적인 비관주의자가 쓴 삶의 여러 풍파를 겪으며 알게 된 인생의 진리와 농담. 256쪽. 1만 4000원.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마크 랜돌프 지음, 이선주 옮김, 덴스토리 펴냄) 전 세계 1억 6000만명이 구독하는 미디어 기업 넷플릭스의 공동 창립자가 공개한 창업 이야기. 맞춤형 샴푸를 우편 주문 받아 판매하자는 사업 구상이 비디오테이프, DVD로 순차 발전한 단계를 그렸다. 책 제목은 이를 듣고 처음 아내가 보였던 반응에서 가져왔다. 468쪽. 1만 8000원.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이다(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펴냄) 인류에게 긴급한 질문을 던지는 코로나19 시대 속 우리가 해야 할 진정한 공부를 묻는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인 인디고 서원은 위기 상황일수록 가장 중요하고 쓸모 있는 능력은 생명 존중, 사랑 같은 오래된 가치이며 청소년 세대가 윤리적인 인류로 거듭나게끔 알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300쪽. 1만 5000원.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성욕을 억제하기 위한 물고기 ‘청어’와 ‘피시데이’가 바꾼 세계사를 분석했다. 중세 기독교는 성욕을 부르고 죄를 범하게 하는 육류를 금하기 위해 ‘차가운 고기’인 생선을 활용했다. 이후 유럽 전역에 거대한 생선 시장과 경제 패권 다툼이 이어졌다. 312쪽. 1만 7000원.페스트, 1665년 런던을 휩쓸다(대니얼 디포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펴냄) 영국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대니얼 디포가 1665년 페스트가 휩쓴 런던을 그렸다. 1771년에 쓴 전염병 실용서가 제시하는 최고의 전염병 예방책은 무조건 전염병으로부터 달아나는 것.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오늘과 다를 바 없다. 372쪽. 1만 5000원.
  • ‘엎친 데 덮친’ 정유·건설·조선업 직격탄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 올 수도”

    ‘엎친 데 덮친’ 정유·건설·조선업 직격탄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 올 수도”

    정유업계 정제마진 5주 연속 ‘마이너스’ 조선·건설업도 수주절벽 위기에 초긴장 원달러 환율 급등·코스피 장중 1840선 후퇴국제 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초저유가 사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 정유, 건설, 조선업 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발(發) 수요 급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미국 등이 석유 패권을 놓고 ‘치킨 게임’까지 계속되는 만큼 초저유가의 장기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37.63달러로 거래를 끝내자 국내 정유사와 건설사, 조선사 등은 향후 이어질 충격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유가가 실적과 직결되는 정유업계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정유사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정제마진(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은 4월 셋째 주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하며 5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5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코로나19와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쇼크에 가까운 초저유가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과 건설업은 수주 절벽의 위기에 놓였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동남아 등으로 수주 다변화를 하고 있지만 아직 중동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게 사실”이라면서 “수주 절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4년부터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예전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수주를 못 하면 2~3년 뒤 일거리가 줄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초저유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으로 수요가 살아날 때까지는 초저유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원유 재고가 2주 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 비정상적인 유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쓰러져 가던 미국 북부지역 셰일가스 업체들의 회사채를 사들이기로 한 것도 초저유가를 부채질할 요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보도 등으로 전 거래일보다 9.2원 급등한 122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도 김 위원장과 관련한 미국 CNN 보도가 나오자 장중 1840선까지 밀렸다가 이후 낙폭을 줄여 18.98포인트(1.00%) 하락한 1879.3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9.05포인트(1.42%) 내린 628.77로 종료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유시민 “180석도 가능” 전망에 與 “3일만 참아달라” 호소

    유시민 “180석도 가능” 전망에 與 “3일만 참아달라” 호소

    이근형 “남은 3일 동안 파상공세 빌미줬다”윤건영 “조금 위험해 보인다…겸손해야”이낙연 “선거결과 섣부른 전망 경계한다”여권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비례 의석을 합쳐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 섣부른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 전에 여당의 압승을 강조할 경우 이른바 ‘샤이 보수’와 부동층을 자극해 막판 표심이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러워 130석 달성에 플러스 알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너무 (의석 확보를) 많이 한다고 하면 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며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유시민, 180석 논란 빌미 줬다” 우려 이에 여당에서는 일제히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1일 페이스북 글에서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 버렸다”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수언론은 바로 오만한 여당을 제기하며 견제 프레임을 작동시키기 위해 총궐기할 것”이라며 “‘과반은 쉽지 않다’고 일관되게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논객이자 선대위원장이라는 분은 내가 과반 주장을 했다고 사실조차 왜곡하고 있다. 남은 3일 동안 파상공세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안정적 의회권력을 확보하는 일의 중요성, 그리고 그에 대한 절박함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지역구 ‘130석+알파’의 크기는 클수록 좋지만 180석 논쟁이 알파의 크기를 축소시킬 위험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두들 제발 3일만 참아 주셨으면 한다. 대신 위기극복을 위한 ‘(제2의) 금모으기 투표’에만 집중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윤건영 민주당 서울 구로구을 후보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현장에서 민심을 보고 듣고 있는 저로서는 이런 말들이 조금 위험하게 보인다”며 “겸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는 하루 만에도 민심이 요동친다. 출발선부터 보면 결승선이 거의 다 온 것 같지만 남은 기간 충분히 결과는 바뀔 수 있다”며 “결승선 코앞에서 넘어지는 일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것이 선거”라고 자제를 호소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12일 “선거결과의 섣부른 전망을 저는 경계한다”며 “스스로 더 낮아지며 국민 한 분, 한 분을 더 두려워하겠다. 끝까지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패권주의 나라 막아달라” 공세 여권이 우려한 대로 야당은 ‘180석 전망’에 공세를 집중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그 예측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섬찍했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현실로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예상하고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여당이 180석을 가져갈 경우 경제·외교·안보 실정이 계속되고 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 각종 권력형 비리 게이트 덮기 등이 예상된다며 “염치를 무릅쓰고 읍소한다.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나라가 되는 것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집권당이 승리하기라도 한다면 대한민국의 국정운영이 정말 걱정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온갖 공작과 술수를 다 동원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與 180석’에 읍소나선 野…박형준 “의회 장악 막아 달라”·安 “누구도 과반 안돼”

    ‘與 180석’에 읍소나선 野…박형준 “의회 장악 막아 달라”·安 “누구도 과반 안돼”

    유시민 “범진보 180석도 가능”민주당, 150석에서 목표치 상향 조정박형준 “의회독점, 친문패권이 국가 장악”안철수 “여의도가 국민 무서운줄 알아야”4·15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1일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의 판세 예측이 과반인 150석을 훌쩍 뛰어넘자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의회독점 견제론’을 내세우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민주당은 애초 지역구 130석,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20석 안팎을 차지해 최종 의석 과반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승기를 잡았다”며 목표 의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야권은 특히 전날 여권 핵심 인물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80석’을 언급한 데 당혹한 분위기다. 180석은 독자 개헌이 가능한 의석수다. 유 이사장은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에서 “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러워서 130석 달성에 플러스 알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너무 (의석 확보를) 많이 한다고 하면 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며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전망했다.●통합당 “의회독점, 친문패권 나라 막아야”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SNS 글을 통해 “섬찍한 일들은 막아야 한다”며 “견제의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그(유시민)가 여권의 핵심 인물이고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단독 과반을 얘기하는 것으로 봐서 이것이 여권 핵심부의 판세 분석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예측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섬찍했다”며 “만에 하나라도 이런 일이 현실로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예상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사법 장악, 검찰 장악과 지자체 독점에 이어 의회 독점마저 실현돼 그야말로 민주주의 위기가 눈앞에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공천을 통해 민주당은 철저히 ‘친문(친문재인)패권 정당’으로 확립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문패권 세력이 국가를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자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 본격화’도 박 위원장의 주장 중 하나다. 박 위원장은 “각종 권력형 비리 게이트 수사는 덮어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통합당이 우려했던 대로 조국(전 법무부 장관)을 지키고 윤석열을 몰아내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기에 만들어져 권력의 ‘칼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 통합당의 잇단 실책과 신뢰 상실을 의식한 듯 “통합당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통합은 했지만, 혁신은 제대로 못 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총선만큼은 염치를 무릅쓰고 읍소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제발”이라는 표현을 쓰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총선에서 의회독점까지 이루어져 친문패권의 나라가 되는 것만은 막아달라”고 읍소했다.●안철수 “누구도 과반 못 넘는 여소야대로 최소한의 견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혹시라도 코로나19 분위기를 타고 집권여당이 승리하기라도 한다면 대한민국의 국정운영이 정말 걱정된다”며 ‘6가지 우려’를 지적하고 국민의당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먼저 ‘민주당 승리’의 가장 우려할 점으로 통합당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를 꼽았다. 안 대표는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온갖 공작과 술수를 다 동원할 것”이라며 “감추고 싶은 자신들의 비리를 덮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울산시장 부정선거 ▲라임과 신라젠 등 대형 금융사건 ▲버닝썬 사건을 언급하며 “현 정권의 4대 권력형 비리의혹이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안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기계적인 주52시간, 탈원전 등 우리 경제를 망가뜨리는 망국적인 경제정책의 오류는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영 간 충돌이 일상화되고 그 속에서 민생은 실종되고, 증오와 배제의 이분법 사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반드시 어느 정당도 과반을 넘지 못하는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어주셔야 한다”며 “그래야 여의도 정치가 국민 무서운 줄 알게 되고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5G가 코로나19 전파한다?…전 세계 휩쓰는 ‘인포데믹’

    5G가 코로나19 전파한다?…전 세계 휩쓰는 ‘인포데믹’

    전 세계를 휩쓰는 유행병 뒤에 거짓 정보가 뒤따르는 역사가 21세기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른바 ‘인포데믹’, 즉 거짓 정보가 유행병처럼 퍼지는 현상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국가의 정치인들은 코로나19 음모론에 편승해 사람들의 불안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인포데믹이 기승을 부린다면서 코로나19의 대표적 음모론이 생물무기라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생물무기 음모론은 코로나19 위기가 미중 패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널리 퍼졌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점을 들면서 중국의 생물무기라는 주장이 한때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은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인근의 생화학 실험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은 도리어 미국에게 음모론 폭탄을 던졌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주장 모두 구체적인 근거나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도 코로나19 생물무기 음모론에 뛰어든 정치 세력이 등장했다. 이탈리아에서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중국이 박쥐와 쥐로부터 ‘슈퍼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면서 중국의 생물무기 음모론에 살을 붙였다. 반면 반미 성향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생물무기라고 선동했다. 러시아 친정부 매체들은 미국이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코로나19를 만들어냈다는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고 WP는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도 코로나19 음모론은 끊이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그림자 정부가 전 세계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코로나19를 퍼트렸다는 가짜뉴스, 빌 게이츠가 제약회사를 대신해 코로나19를 만들었다는 음모론, 코로나19 환자를 헬리콥터에 태워 전파하고 있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휩쓸었다. 남미에서는 코로나19가 에이즈를 퍼뜨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루머가 돌았고, 이란의 친정부 단체들은 코로나19를 서방의 음모로 묘사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를 타고 코로나19가 퍼진다는 황당한 소문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됐고, 5G 기지국에 불을 지르는 방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전염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전염을 더욱 확산시키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살균한답시고 분무기를 입 가까이에 대고 소금물을 뿌려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전염병에 관한 거짓 정보가 증오로 이어지는 어리석음을 인류는 여러 차례 저질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흑사병이다. 흑사병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 당시 유대인이 병을 퍼뜨렸다는 믿음이 퍼지면서 유럽 곳곳에서 유대인들이 학살당했다. WP는 “음모론은 또 다른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음모론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보건당국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해 전염병을 더욱 퍼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군 ‘코로나 몸살’ 틈타 남중국해 패권 굳히는 中

    미군 ‘코로나 몸살’ 틈타 남중국해 패권 굳히는 中

    훈련 취소·주둔병력 이동 중지 등 고심 美항모 함장 경질한 해군장관도 사의 中 코로나 사태 끝나가자 대규모 훈련 우한 군사산업 늘리는 등 영향력 확대‘바이러스의 공격’에 세계 최강 군사대국인 미국의 군사력이 흔들리는 듯한 가운데 코로나19 터널의 끝자락에 있는 중국이 이 틈을 타고 해상훈련 본격화 등 남중국해 영유권 굳히기에 들어갔다. 중국이 겉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세계 공조를 주장하면서도 속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상대의 혼란을 악용해 군사적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미중 간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둘러싼 파문은 함장의 경질 후 수일이 지나서도 계속되고 있다. 함선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승조원들의 하선을 주장한 브렛 크로지어 함장을 경질한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이 7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짐 맥퍼슨 현 육군차관이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모들리 대행은 전날 크로지어 함장을 비난하는 발언 녹취록이 공개돼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들의 사퇴 요구를 받고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군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옷을 벗는 상황 속에 미군 내 코로나19 감염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결국 하선이 진행 중인 루스벨트호의 감염자는 230명을 넘어섰고, 또 다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사세보 해군기지에서도 첫 확진자가 보고됐다. CNN은 미 국방부 추산 1500건 이상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주요 훈련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주둔 병력의 이동을 중지시키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이 최강 군사대국을 뒤흔드는 사이 미국과 지정학적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은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CNN은 이날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강화한 데 이어 코로나19 최초 발원지인 우한에서 군사산업 활동을 크게 늘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는 미중이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대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국이 패권 경쟁에 재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인민해방군 영문 홈페이지에는 지난 일주일간 대규모 해상훈련과 중국 해안 경비함정과 충돌한 베트남 어선 침몰 사건 관련 소식들이 올라왔다고 CNN은 전했다. 이 밖에 신화통신은 중국군 연구진이 파키스탄군과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하는 등 최근 중국은 팬데믹 사태를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고조되자 미국은 군사비 증액 등 대응에 나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지역 작전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에 200억 달러(약 24조 30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며 “이 같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지원 요청은 2026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금요칼럼] 국립충주박물관을 반기며/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국립충주박물관을 반기며/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충북 충주 중앙탑면 창동리의 탄금호 곁에는 커다란 고려시대 마애불이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기대를 안고 호숫가에 다가선 사람들은 그러나 비스듬히 보이는 불상이 당황스럽다. 그런데 남한강과 달천강의 합수머리를 지나던 사공들이 뱃길의 안전을 빌던 수호신이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무릎을 치게 된다. 진면목은 배를 타고 강물 위에서 바라봐야 알 수 있다. 국가문화유산포털은 이 마애불을 두고 ‘토속적인 분위기와 세련되지 못한 세부 표현, 하체 조각이 생략된 기법, 구불구불한 선 모양 등 지방양식을 보여 준다’고 설명한다. 세련되기 그지없는 조각이었다면 민초의 기원 대상이 될 수 있었을까. 보물이나 국보가 아닌 지방 유형문화재에 머물고 있는 것도 문화재 지정이 ‘미술’의 눈으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문화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모여야 하는 문화행사는 바로 그 사람이 모인다는 이유로 대부분 멈춰 서 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벌써부터 문을 닫고 있다. 하지만 SNS를 비롯해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전시해설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니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칠 전에는 국립충주박물관이 남한강변 충주세계무술공원에 들어설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충주에 중앙박물관 산하 박물관이 2026년 문을 열 것이라는 뉴스가 지난해 말 들렸는데 위치를 놓고는 설왕설래가 있었던 모양이다. 충주에 국립박물관이 생긴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전시실에 가져다 놓을 수도 없는 창동리 마애불이었다. 고구려·신라·백제는 충주를 놓고 크게 다투었다. 충주 고구려비는 장수왕이 이 지역을 차지한 증거이고, 봉황리 햇골산마애불의 고구려 조각 양식은 그 장악 기간이 짧지 않음을 일러 준다. 신라는 진흥왕 이후 충주를 제2의 수도로 여길 만큼 중요시했다. 충주가 누구 손아귀에 들어가느냐는 곧 한강 유역 패권의 향방을 결정했다. 남한강 때문이다. 충주에서 배를 띄우면 과장할 것도 없이, 노를 젓지 않아도 하루면 서울에 닿았다. 충주의 중요성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도 알고 있었다. 신립 장군이 이곳에 배수진을 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창동리(倉洞里)에는 고려시대 전국 13조창의 하나인 덕흥창이 있었다. 땅 이름부터가 ‘조창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충주지역 조창이 고려에 이어 조선시대에도 충청도는 물론 영남 북부의 세곡(稅穀)을 도성으로 나르는 역할을 했다는 것은 흥미롭다. 계립령에 이어 새재를 개척한 것도 경상도에서 걷은 쌀을 남한강변으로 나르는 소달구지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창동리를 떠난 세곡선 물길은 용산강으로, 예성강으로 이어졌다. 창동리 마애불은 남한강 수운(水運)의 역사를 상징한다. 남한강 물길은 상류지역의 청풍과 단양은 물론 강원도 정선과 인제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뿐만 아니라 태백산맥 너머 영동지역에서 한양을 오갈 때도 최단시간 교통로는 남한강이었다. 조운이 폐지된 이후에도 민간 수운은 20세기까지 지속됐는데, 조선시대 조창인 가흥창 건너 목계나루가 그 흔적이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로 시작하는 신경림 시인의 ‘목계장터’를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물길은 1973년 팔당댐 건설로 끊어졌다. 충주는 그 파란만장한 역사만큼이나 문화유산이 많은 고장이다. 그러니 새로운 국립박물관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지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럴수록 ‘남한강 물길이 만든 충주의 지정학적 환경’이 선사시대 이래 다양한 이 고장 문화유산의 상관관계를 일관되게 설명해 줄 전시의 키워드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 한반도 상공 도는 정찰위성 꼼짝마…軍 우주감시망원경 하반기 전력화

    한반도 상공 도는 정찰위성 꼼짝마…軍 우주감시망원경 하반기 전력화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정찰위성을 감시하는 군 전용 우주감시망원경이 올 하반기 전력화에 들어간다. 군 소식통은 2일 “정확한 정보가 없어 감시가 어려웠던 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다면 군의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당국이 추진 중인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되는 군 전용 우주감시망원경이 하반기 공군에 전력화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군은 지난해 9월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위성감시통제대를 창설했다. 위성감시통제대가 사용하게 될 우주감시망원경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우주물체 감시용으로 사용하는 ‘아울렛’ 망원경 기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감시망원경은 위성을 근거리에서 관측해 각국의 위성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촬영도 가능하다. 세계가 ‘우주패권’을 놓고 다투면서 위성감시 능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은 올해 우주 부대인 ‘우주작전대’(가칭)를 항공자위대 산하에 창설할 계획이다. 북한도 이날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를 통해 2016년 시작한 제2차 ‘국가우주개발’ 사업을 소개하며 우주 패권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군 소식통은 “우주감시망원경을 이용해 적성을 띤 위성이 지나가는 시간대에는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등 정보 활동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각국에서 발사한 군사위성은 비공식적으로 8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군 항공우주전투발전단은 지난 3월 향후 도입될 레이저 위성추적체계, 레이더 우주감시체계까지 연동한 통합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통합관리체계가 도입되면 위성의 구체적 거리와 궤도 이동 등 면밀한 위성 정보의 파악이 가능하다. 정부가 미국의 F35A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하면서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절충교역으로 제공받기로 한 군 전용 통신위성이 올해 미 플로리다주에서 발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 통신위성이 도입되면 전자기펄스(EMP)탄 등을 통한 전파 방해로부터 지휘통신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강·일산벨트 등 23곳 ‘수도권 혈투’… 균열 예상되는 영호남

    한강·일산벨트 등 23곳 ‘수도권 혈투’… 균열 예상되는 영호남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일 여야가 초박빙 대결 양상을 보이며 핵심 승부처로 떠오른 지역구 38곳 중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강북은 민주, 강남은 통합 49석이 걸려 있는 서울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강북 지역에서, 미래통합당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우세를 점치고 있다. ‘미니 대선’으로 평가되는 종로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과 동작을, 송파을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11곳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용산(민주당 강태웅, 통합당 권영세)과 광진을(민주당 고민정, 통합당 오세훈)의 경쟁도 치열하다. 13석이 배치된 인천은 예측불허다. 경합 지역은 5곳으로 동·미추홀을에서는 민주당 남영희,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또 서갑에서는 민주당 김교흥 후보와 통합당 이학재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에서 경합 상태다. ●민주 현역 바짝 쫓는 통합당 전국에서 가장 많은 59석이 걸린 경기는 19대 총선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점했던 지역이다. 민주당은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현역 의원이 모두 현상유지를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통합당이 그 뒤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경기지역 총선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받는 ‘일산벨트’다. 고양갑에서는 민주당 문명순 후보와 통합당 이경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불출마로 자리가 빈 고양정에서는 민주당 이용우 후보와 통합당 김현아 후보가 경쟁한다. 또 안산단원을(민주당 김남국, 통합당 박순자)과 남양주병(민주당 김용민, 통합당 주광덕)은 ‘조국 사태’의 민심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관심 지역이다. ●패권 없는 ‘캐스팅보터’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충청권은 이번에도 오리무중이다. 선진통일당을 끝으로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사라진 뒤 민주당과 통합당 그 누구도 이 지역의 패권을 차지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다 속내가 드러나지 않는 지역 특성상 투표함을 열어 볼 때까지 판단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된다. 충북 공주·부여·청양에서는 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통합당 정진석 후보가 20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붙는다. 충남 천안갑에서는 민주당 문진석, 통합당 신범철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하게 된 세종은 이번에 분구가 되면서 어느 당에 유리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통합당 TK 압도 속 ‘균열’ 관심 65석이 모인 영남권은 통합당이 우위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래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지난 총선과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에서만 6석을 확보하며 이 지역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 민주당이 세를 얼마나 넓힐지 관건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는 3곳이 경합으로 꼽혔다. 부산진갑(민주당 김영춘, 통합당 서병수),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민주당 김두관, 통합당 나동연)이 주요 승부처다. 25석이 걸려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통합당이 크게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합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기 때문에 통합당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지 관건이다. 민주당에서는 경북 포항남·울릉과 안동·예천, 구미을 등은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 우세, 무소속 파괴력 주목 호남 지역 28석은 민주당이 절대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4년 전 불었던 ‘국민의당’ 열풍이 이번엔 없어 민주당으로서는 민생당을 상대로 이 지역을 손쉽게 탈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일부 후보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는 민주당 이강래 후보와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군산에서는 민주당 신영대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세가 강한 강원에서는 통합당이 우위를 보이는 곳이 있지만 공천 결과 불복해 무소속 출마한 강릉의 권성동 후보 등의 영향으로 여야 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3석이 걸려 있는 제주에서는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 모두 “과반 예측” 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확보할 비례대표 의석을 포함해 150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구 130석에 비례 20석을 더해 150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장담하긴 어렵다”며 “코로나19 대응 결과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당 역시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의석수까지 포함해 과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우선 초접전 지역을 중심으로 당력을 총동원해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트럼프 말대로 올림픽 1년 연기… 스포츠계 美패권 재확인

    트럼프 말대로 올림픽 1년 연기… 스포츠계 美패권 재확인

    정상 개최 고집하던 아베·IOC 두 손 들어 트럼프, 아베와 통화서 “매우 훌륭한 결정” 美, 슈퍼스타들 보유… 불참 땐 흥행 타격 올가을 연기도 NBA·NFL 등과 겹쳐 불발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24일 밤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합의한 것을 놓고 미국의 세계 패권국 지위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림픽 1년 연기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처음으로 내놓은 의견인데 결과적으로 11일 만에 그대로 실현됐다는 점에서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해야 한다. 여기저기 아름다운 건물을 지었는데 텅텅 빈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하는 건 애석한 일”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 연기 여론이 있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1년 연기를 거론한 주요 인사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이후 연기론이 더욱 확산됐음에도 IOC는 17일 긴급회의에서 정상 개최 의지를 거듭 표명했고 일본 정부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버텼다. 그러자 캐나다, 호주, 영국 등 미국의 우방국과 미국육상협회 등 주요 종목 단체에서 1년 연기론을 잇따라 주장하며 올해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고 결국 IOC와 아베 총리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아베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올림픽 1년 연기 합의에 대해 “매우 현명하고 훌륭한 결정”이라고 찬사를 퍼부었는데, 이는 결국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찬사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정치, 경제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스포츠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 6차례 올림픽에서 5차례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주요 종목에서 슈퍼스타를 보유한 미국이 불참한다면 올림픽 흥행이 치명타를 맞는 것은 물론 미국이 빠진 올림픽의 성적은 제대로 인정받을 수도 없다. 일본은 내심 올해 가을에라도 올림픽을 열고 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지지만, 이 역시 미국의 반대로 불가능한 차선책이 되고 말았다. 가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 프로농구(NBA),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등 미국의 주요 스포츠가 최고 흥행을 이루는 시기여서 미국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 IOC의 최고 고객이자 미국 내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방송이 흥행이 겹치는 가을에 올림픽 중계를 찬성할 리 없다는 점도 가을 올림픽이 불가능했던 이유다.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엄밀히 말해 IOC는 민간기구이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의 우방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게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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