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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체육 특권생’/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체육 특권생’/서동철 논설위원

    대학 시절 학기 초마다 있었던 일이다. 첫 강의 시간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는데 가끔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축구나 야구 같은 인기 종목 스타플레이어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은 “아, 이 친구는 운동부 소속이지” 하면서 기억을 저장시키는 모습이었고, 다음 강의부터 이들의 이름은 아예 부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학점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며칠 전 사무실에 둘러앉아 잡담을 나누며 이 얘기를 꺼냈더니 “내가 다닌 대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정색을 하는 동료가 있었다. 강의실에 지정 좌석이 있었고, 출석은 조교가 확인했으므로 체육 특기자에 ‘정실’이 작용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웠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그렇게 앞서가는 학교가 있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조금은 놀라운 일이다. ‘어두운 기억’은 더 있다.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이전 고교야구가 붐을 이룰 때다. 모교 역시 재학 시절에는 제법 야구로 이름을 날렸다. 이름을 알 만한 전 프로야구 감독은 한 해 선배이고, 투수로 명성을 날리다 은퇴한 선수 가운데 같은 학년 친구도 있다. 그런데 같은 학교, 심지어 같은 학년이었지만 교실에서 이들은 마주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들에게 학교는 숙소였을 뿐이다. 아침에 서울 근교 연습장에 가면 늦은 저녁에야 돌아왔다. 인기 있는 단체 종목의 스타들은 입시에서도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각 대학은 ‘거물급 신입생’을 받으려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선수 끼워 팔기’는 그 부작용이었다. ‘초고교급’을 스카우트하려면 다른 선수까지 받아야 했는데, 2~3의 무명 선수가 덩달아 같은 대학에 진학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동반 진학’ 대상을 고르는 과정에 잡음이 일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에 그쳐야 정상이지만, 지금도 비슷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안타깝다. 벌써부터 학원 스포츠가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본질에서 멀어진 것은 물론 프로 스포츠와 다름없이 돈에 좌우되는 ‘시장원리’에 휘둘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선수로 이화여대에 진학하고, 이후 학점을 이수하는 과정을 보면 체육 특기생에 얽힌 과거사는 ‘비리’도 못 되는 ‘애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체육 특기생 제도는 정치 권력, 특히 기생(寄生) 권력이 눈독을 들이면서 ‘체육 특권생’ 제도가 되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정씨는 체육 특기생이 아니라 체육 특권생이다. 교육 당국은 정씨의 중고교 출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석 일수가 부족하면 졸업을 취소하고, 대학 입학도 무효화할 것이라고 한다. 정씨에게 적용한 기준은 혹 있을지 모르는 다른 체육 특권생은 물론 일반 체육 특기생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학원 스포츠의 분위기를 확 바꿔 보자.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상처투성이 손, 난 ‘20대 여성’ 용접공이다

    상처투성이 손, 난 ‘20대 여성’ 용접공이다

    예술고 자퇴 4년간의 방황 그 끝엔 ‘용접’ 70도 펄펄 끓는 선박 속에서의 용접도 즐거워… 땀의 가치 믿어 피고름이 흐르고 아물기를 반복해 곳곳에 혹이 생긴 것처럼 상처로 뒤덮인 손. 20대 여성의 손이라고 하기에는 투박하고 거칠었지만 그는 굳이 감추지 않았다. 국내 최초 용접 부문 여성명장을 꿈꾼다고 했다. 한여름이면 갑판 온도가 70도까지 오르는 선박 속에서 철판을 용접하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가족들조차 “그 험한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한목소리로 만류했지만 그는 “내가 흘린 땀의 값어치를 믿겠다”며 당당하게 도전했다. ●조선소 운영하던 아버지 ‘불꽃’에 반했죠 4년의 방황…. 용접사가 되기까지 이인(22·여)씨는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미술대회 입상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2009년 진주의 경남예술고에 입학했지만 3개월 만에 자퇴했다. 이듬해 일반고로 진학했지만 또 10일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하는 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고졸 검정고시는 통과했지만 열일곱 살 이후부터 시작된 방황은 계속됐다. 도무지 꿈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를 떠올렸다. 검투사처럼 투구를 쓰고 눈부신 불꽃을 일으키다 “아이고, 우리 강아지 왔나”라며 100원씩 주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는 동경했다. 이씨는 6일 인터뷰에서 “어릴 때 목선조선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일터가 내 놀이터였다”며 “어릴 때 그렇게 좋았던 아버지의 불꽃을 떠올리며 결국 용접사가 돼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지난해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에서 용접기능사 단기과정을 밟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편견과 선입관에 부딪혔다. 어렵게 과정을 마치고 온갖 구직광고를 다 뒤졌지만 “경력이 없기도 하지만 일단 여자는 받지 않는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작은 업체에서 용접사로 일했지만 업무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때 “용접기능사 자격만 믿고 현장에 가면 후회할 수도 있다”는 교수의 말이 떠올라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STX조선 협력사 입사·고용부 대상 ‘겹경사’ 그는 STX조선해양 기술훈련원에 지원했다. 실무를 배우며 취업도 할 수 있다는 말에 훈련원 합격 뒤에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이씨는 “토치(불꽃을 일으키는 기구)를 잡은 손에 전달되는 열은 물이 끓는 온도와 비슷하다”며 “아무리 가죽을 덧대 붙여도 여린 손이라 화상이 끊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위쪽을 보며 용접하는 고난도 기술을 배울 때는 쇳물과 불꽃이 온몸에 튀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6개월의 노력 끝에 올해 ‘선급 자격시험’을 통과하고 최근 STX조선해양 사내 협력사인 DSC에 취업했다. 완강하게 반대하던 아버지는 취업 소식을 듣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잘했다, 내 딸”이라며 두 손을 꼭 쥐었다. 이씨는 “현재의 상황이 어렵더라도 좌절하거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청년 취준생들에게 조언했다. 이어“딴 데 한눈 팔지 말고 내 꿈 하나만 붙잡고 오랫동안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사가 겹쳤다. 지난달 이씨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연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사업 우수사례 공유 행사인 ‘베스트 오브 챔프데이’에서 수료생 부문 대상과 상금 150만원을 받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광장] 자소서와 등골 브레이커 ‘새끼’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소서와 등골 브레이커 ‘새끼’들/황수정 논설위원

    “너거 아부지 머 하시노?” 영화 ‘친구’에서는 “건달입니더”가 대답이다. 이 설정이 로스쿨로 옮겨 가면 딴판이 됐다. 질문의 의도가 다르고, 답변의 기대치가 달라졌다. 실력자 아버지의 이름만으로 입학 보증수표를 받을 수 있었다는 그간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분위기다. 또래의 청년들은 거품 물어 성토할 힘도 없어 보인다. 인터넷에는 맥 빠진 한숨의 댓글이 수북하다. 삼류 영화를 왜 로스쿨 면접장에서 찍고들 있느냐고. 교육부가 전국 로스쿨의 입학 과정을 전수조사했다. 그 내용이 미리 새어나온 통에 벌집 쑤셔진 모양새다. 안 그럴 수가 없다. 자기소개서(자소서) 대신 아버지 소개서를 쓰다시피 해 입학한 사례가 무더기로 걸려 나온 모양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법관 등 법조인 자녀들이 수십 명 포함됐다고 한다. 당사자들은 며칠째 오금이 저릴 것이다. 요지경 벌집 사정을 구경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썩 재미있지만은 않다. 법조인을 양성하는 대학 공간에서 아버지 소개서로 불공정 입학을 거래할 여지가 있다니. 입맛이 쓰다. 로스쿨 입시 공정성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바쁘다. 2018년도부터 정량평가 비중을 대폭 올리겠다는 요지다. 자소서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 정보를 적으면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고 벼른다. 그런 규정은 대입 전형에도 진작에 못 박혀 있다. 로스쿨 관리가 대학 입시만도 못 했다는 얘기다.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고관대작 자녀들의 특혜 시비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어졌다. 그런 북새통에도 로스쿨협의회가 부모 신상을 자소서에 쓰지 못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기껏 재작년이다. 이마저도 권고 사항이어서 위반한들 제재할 도리가 없다. ‘아버지 자소서’를 요구한 쪽은 사실상 로스쿨이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빤한 이유를 넘겨짚고 있다. 졸업생 취업 성적표 등에서 유력 인사의 아들딸은 이래저래 학교 위상을 세워 줄 잠재인력군이다. 야바위 자소서에 맙소사 소리가 절로 나온다. 불공정 자소서의 위험성은 로스쿨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입, 고입 현장의 사정도 아찔하다. 부모 신상을 밝히지 말라는 규정쯤 얼마든 기술껏 비켜 갈 수 있다. “아버지가 밤새 법률 서적을 뒤지고…” 식의 로스쿨 자소서가 도마에 올라 있다. 학생의 신변 환경을 암시하는 이런 정도의 자소서는 놀랄 것이 못 된다. 지금에서야 교육부가 놀라고 있으니, 그게 더 놀랍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아이를 특목고나 유명 대학에 보내 본 부모라면 너무 잘 안다. 그쯤의 요령은 기본이다. 혹독한 내신 경쟁을 걱정하면서도 특목고, 자사고에 기를 쓰고 아이를 밀어 넣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의 학생부 전형에 절대적인 비교과 활동 계획을 학교가 알아서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동아리, 독서활동 같은 학생부 관리에 손 놓고 앉은 일반고가 속수무책 죽어 가는 이유다. 좋은 학원의 기준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글자 수의 자소서를 잘 쓰는 요령, 그 안에 엮을 스토리텔링의 소재까지 기획해 준다면 줄을 설 수밖에 없다. 자소서, 학생부 대비를 핑계로 학원들은 불안한 엄마들을 사흘들이 불러 모은다. 이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소양을 갖춘 부모는 아이에게 그 자체로 천부의 특혜다. 많이 가진 부모의 금수저 특혜는 로스쿨에만 있지 않은 것이다. 답답한 것은 이런데도 앞뒤 돌아보지 않고 학생부 전형에만 열 올리는 정책이다. 고 2가 대학에 가는 2018년도에 서울대는 입학 정원의 78.4%를 학생부 전형으로 뽑는다. 부모 노릇 하기 어려운 시대다. 흙수저 아버지야 말할 것도 없다. 금수저 아버지에게도 자식이 ‘등골 브레이커’가 되기 십상이다. 잘난 아버지의 이름이 해결사가 돼도 좋도록 한눈 질끈 감아 주는 정책은 그 자체로 함정이다. 조만간 교육부가 공개할 로스쿨 실태 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려 있다. 자식을 불공정 입학시킨 대법관이 누구인지 여론은 멍석말이라도 할 기세다. 이 지경이 되도록 수수방관한 교육부도 크게 반성해야 한다. “금수저 아들을 키우는 것은 팔 할이 아버지의 이름.” 서정주의 명시를 패러디한 인터넷 우스개다. 아무리 접어 줘도 ‘아버지 입김’ 팔 할은 모른 척 참아 넘기기에는 너무 많다. 시인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 소리다. sjh@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산천어축제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진 접경지역 화천 군민들이 이제는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지난달 16일 기자와 함께한 최문순(61) 강원 화천군수는 휴전선을 지척에 둔 인구 2만 7000명 안팎의 산골마을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혼신의 열정을 쏟고 있었다. 산천어축제가 끝난 화천천을 찾아 청정 생태하천 복원과 안전을 챙기고 인재교육의 산실이 될 어린이도서관 공사 현장을 찾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최 군수 자신이 군 지역경제과장으로 일할 당시 기획하고 시작했던 ‘산천어축제’가 대박을 터뜨리고 자치행정과장 시절 시작한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 폐장한 축제장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조각을 돌아보며 안전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꼼꼼함이 묻어났다. 최 군수는 화천 토박이로 하남면 원천리 산골마을의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살림 탓에 고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농사를 지어야 했다. 하지만 근면함으로 화천군 4H 연합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을 키워 나갔다. 24세 때 군 9급 농업직으로 공무원에 입문한 뒤 행정직으로 옮겼고 기획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면장과 주민생활지원과, 기획감사실장을 두루 거쳤으며 강원도인재개발원 교육연구실장과 화천 부군수직을 끝내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화천군수로 당선됐다. 평소엔 실무자에게 업무를 맡겨 성과를 지켜보는 성격이지만 자수성가한 탓에 ‘될 성싶은 사업이다’ 판단하면 팔을 걷어붙이고 꼼꼼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별명도 ‘탱크’다. 산천어축제의 시작부터 성공까지 관여했던 산증인으로 이 축제만큼은 군수가 직접 챙기며 독려한다. 2003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산천어축제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비슷한 겨울축제를 펼치는 인근의 다른 자치단체들이 화천군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하우의 대부분은 최 군수가 직접 챙기고 지시하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날 얼곰이성 등 축제가 끝난 현장을 찾은 최 군수는 “2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2016 산천어축제’도 역대 최고의 축제로 기록됐다”면서 “지난해보다 4만명이나 많은 154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만 7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000여명이 찾은 이후 10년 새 70배 이상 늘어났다.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산천어축제가 갖는 남다른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함께 간 오경택 예산계장은 “흐르는 물은 웬만한 추위로는 얼지 않지만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흐르는 물의 수위를 조절해 얼음을 얼리는 노하우로 20㎝ 이상 안전한 얼음 얼리기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수년간 축제를 이어 오면서 터득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최 군수는 “이상고온과 최강 한파라는 최악의 기상 조건에다 남북 긴장으로 군 장병의 외출·외박이 통제됐지만 많이 찾아준 관광객과 헌신적인 노력을 해 준 주민들께 감사한다”면서 “축제 기간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 체류형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야간 얼음낚시와 야시장 등을 처음으로 연 것도 대박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축제를 펼쳤고 마무리작업까지 완벽하게 하고 있다. 축제 기간 UDT·특전사 출신 안전요원 22명이 산소통을 메고 수시로 축제장 얼음 속을 점검했다. ‘이상고온으로 혹 얼음 상태가 나빠질까’ 안전에 올인했다. 축제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안전점검팀은 여전히 현장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혹시나 녹아내린 얼음조각들이 행인들을 덮치지 않을까, 축제장으로 쓰던 화천천에 행인들이 빠지지 않을까, 밤낮 경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반종철 안전점검팀장은 “안전은 기본이고 그물과 대형 자석까지 동원해 강물에 남아 있는 산천어와 쓰레기, 낚시 등을 건져 내는 일도 함께 하며 화천천의 청정 환경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성공의 자신감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복지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화천읍, 간동면, 하남면, 상서면, 사내면 등 5개 읍·면을 대상으로 권역별 특별경제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낙후된 산골마을이지만 성공 축제를 기반으로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화천읍과 사창리에는 이미 100~15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들이 들어섰다. 산양리에도 오는 9월쯤 작은 영화관이 개관한다. 간동면과 상서면 다목리 일대에는 야구장 등 생활체육공원이, 하남면 일대에는 교량 등을 활용한 호수변 힐링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공무원 현장도우미제도’는 취약계층과의 소통의 끈이 되면서 현장 복지의 표본이 되고 있다. 군수와 실·과장, 복지담당이 수시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구를 찾아 희망의 불씨를 심어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방문한 가구만 1000곳이 넘는다. 최 군수는 “화천은 농산촌 주민들과 군 장병들이 많아 그동안 안정된 생활이 어려웠다”면서 “세계적인 산천어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관광객들이 머물며 즐기고 힐링할 수 있도록 하고 군 장병들이 외출, 외박 때 화천에 머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음, 신나는 삶, 밝은 화천’이란 군정 슬로건만큼 최 군수의 얼굴도 신나고 밝았다. 글 사진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와우! 과학] 2015년 전세계에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와우! 과학] 2015년 전세계에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올 한해도 지구촌 곳곳에서 수억 년에서 수천 만 년 세월 속에 묻혀있던 수많은 신종 공룡들이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마치 박쥐같은 날개를 달고 중국땅을 날아다닌 기상천외한 모습의 공룡부터 북미대륙을 누빈 뿔공룡까지 올 한해 유명 학회지에 발표된 신종공룡들을 정리해 봤다. - 박쥐같은 날개 가진 신종 공룡  지난 4월 중국 과학 아카데미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비둘기 만한 사이즈의 작은 공룡 ‘이치’(翼奇·기묘한 날개)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과거 허베이성의 한 호수 밑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이 공룡은 약 1억 6000만년 전 살았던 종으로 무게는 380g 정도로 작은 크기다. 그러나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하는 수각류(獸脚類)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팔 부분에 곧고 길게 옆으로 뻗어나온 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조직이 날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새가 갖는 깃털 대신 피부 조직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이 공룡이 짧은 거리의 비행 능력이 있거나 혹은 낙하산 같은 용도로 날개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트리케라톱스 친척뻘 신종 공룡 ‘헬보이’   지난 6월 캐나다 로열 티렐 고생물학박물관 연구팀은 머리에 왕관같은 주름 장식과 코와 눈 주위에 긴 뿔, 작은 뿔을 가진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를 가진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이 공룡은 이같은 특징 때문에 ’헬보이‘(Hellboy)라는 그럴듯한 별명도 얻었다. 헬보이는 만화와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얼굴에 뭉뚝한 2개의 뿔이 있는 것이 특징. 당초 이 공룡은 10년 전 캐나다 알버타 올드맨 강 인근에서 우연히 발굴됐으며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신종임이 확인됐다. 정식명칭은 라틴어로 왕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갈리스(regalis)와 뿔을 가진 얼굴이라는 뜻의 케라톱스(ceratops), 발견된 사람의 이름 등을 따서 레갈리케라톱스(Regaliceratops peterhewsi)라고 명명됐다. - 7900만년 전 북미대륙 누빈 신종 ‘뿔 공룡'  지난 7월 캐나다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 연구팀은 5년 전 앨버타에서 발굴된 여러 공룡 화석 중 일부가 ‘신종’ 임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새롭게 확인된 이 공룡은 ‘케라톱스과’(Ceratopsidae)에 속하며 대표적인 ‘소속팀 선수’로는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가 유명하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의 트리케라톱스는 눈 위에 뿔을 가진 각룡으로 우락부락한 생김새와는 달리 초식동물이다. 화석의 발견자 이름을 따 ‘웬디케라톱스’(Wendiceratops pinhornensis)로 명명된 이 신종 공룡은 길이 6m, 몸무게 1t의 단단한 덩치를 자랑한다. 특히 웬디케라톱스는 입에 앵무새같은 부리가 있으며 뭉뚝한 코 뿔, 머리 뒤 왕관같은 프릴이 파마한 것처럼 앞으로 구부러진 것이 특징이다. - 9m 덩치 가진 신종 ‘오리주둥이 공룡’ 발견  지난 9월 미국 알래스카와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과거 이 지역에서 발굴된 화석 중 오리같은 주둥이를 가진 9m 덩치의 신종 초식공룡(학명·Ugrunaaluk kuukpikensis)을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6900만 년 전 알래스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룡은 당초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us)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북미에서 자주 발견되는 하드로사우루스는 나뭇잎을 뜯어먹기 좋게 입이 오리처럼 넓적하며 이빨도 1000개 이상 촘촘히 나있어 들소보다도 강한 씹는 힘을 가졌다. 9m에 달하는 큰 덩치를 가졌지만 초식공룡 답게 성격이 온순하고 무리지어 사는 것이 특징. 특히 하드로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아시아와 유럽, 북미 전역 등 널리 분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알래스카 대학의 연구대상에 오른 화석은 지난 1961년 알래스카주 북극해 연안에 있는 콜빌강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에는 일반 포유류의 뼈로 추측됐다. 추운 알래스카에서 공룡이 살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날씨가 지금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으로 이같은 이유로 먹잇감인 양치식물, 원시 개화식물, 침엽수 등이 풍부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 날카로운 28개 이빨가진 신종 익룡(翼龍) 발견  지난 10월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8종의 신종 동물들의 화석을 미국 유타주의 사막에서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척추고생물학 학회에서 발표했다. 실제 논문은 내년에 발표될 예정인 이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행 파충류인 익룡(翼龍)의 발견이다. 공룡과 친척뻘인 익룡은 지구상에 등장한 첫번째 척추동물로 그 시기는 대략 2억 2000만 년 전이다. 아직 정식이름이 붙지 않은 신종 익룡은 약 2억 1000만년 전 지금의 북미 대륙 상공을 주름잡으며 먹잇감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익룡은 초창기 등장한 종(種)답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 1.3m 날개폭을 가진 이 익룡은 2개의 송곳니와 28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턱 힘으로 먹잇감을 아작아작 씹어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몸길이 5m, 신종 ‘날개달린 랩터’ 발견  지난달 미국 캔자스대학교 연구팀은 중부 다코다 지방에서 6600만 년 전 살았던 4.9m 크기의 새로운 공룡화석을 발견, ‘다코타랍토르 스테이니’(Dakotaraptor steini)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5m에 육박하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몸집이 작은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 만큼이나 민첩하고 사나웠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다코타랍토르는 뒷다리 가운뎃발가락에 낫 형태의 긴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그 길이는 24㎝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발톱이 먹이의 내장을 꺼내는 용도로 쓰였거나 먹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는데 사용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도 확신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코타랍토르의 또 다른 특징은 날개와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공룡의 앞다리에서 ‘깃혹’(quill knobs, 일부 동물의 아래팔뼈에 있는, 깃털이 부착되는 혹)을 발견, 이와 같이 짐작하고 있다. 다만 몸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비행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오리처럼 주둥이 튀어나온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  지난달 미국 몬타나 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역 내 주디스강 지층에서 약 795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 오리주둥이 같은 입을 가져 ‘슈퍼덕’(Superduck)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공룡(학명·Probrachylophosaurus bergei)은 길이 9m, 몸무게는 5톤 정도의 초식공룡이다. 특히 이 공룡은 다른 오리주둥이 공룡종(種)들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 위에 나있는 일종의 볏이다. 마치 자신의 종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나있는 이 볏은 나뭇잎처럼 보이며 눈 위 머리의 일부를 덮고있다. - 거북+앵무새 닮은 신종 ‘갑옷공룡’ 발견 최근 호주 퀸즈랜드 대학 연구팀은 '민미'의 화석을 3D 스캔으로 분석한 결과 ‘신종 공룡’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관련 학회지(PeerJ)에 발표했다. 지난 1989년 퀸즈랜드 리치몬드에서 처음 발굴된 민미 화석은 손상되지 않은 채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몸 길이가 약 3m 안팎인 민미는 몸 전체가 마치 거북선을 연상시키듯 가시같이 뾰족한 뼈(스파이크)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 때문에 ‘갑옷공룡’에 포함됐다. 또한 민미는 다른 갑옷공룡처럼 4족 보행으로 하는 초식성으로, 뿔난 꼬리로 육식공룡을 물리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룡학자들을 괴롭힌 것은 다름아닌 민미의 ‘족보’였다. 발견 초기 연구팀들은 민미를 주로 북미대륙에 살았던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로 분류했으나 이후에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노도사우루스 (Nodosaurus)와도 유사한 특징이 나타나면서 아리송한 존재가 됐다. 이번에 민미는 ‘쿤바라사우루스’(Kunbarrasaurus ieversi)라는 ‘공룡다운’ 이름을 갖게됐으며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 대륙에 살았던 공룡들의 연결고리로 평가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015 결산] 2015년 지구촌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2015 결산] 2015년 지구촌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올 한해도 지구촌 곳곳에서 수억 년에서 수천 만 년 세월 속에 묻혀있던 수많은 신종 공룡들이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마치 박쥐같은 날개를 달고 중국땅을 날아다닌 기상천외한 모습의 공룡부터 북미대륙을 누빈 뿔공룡까지 올 한해 유명 학회지에 발표된 신종공룡들을 정리해 봤다. - 박쥐같은 날개 가진 신종 공룡  지난 4월 중국 과학 아카데미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비둘기 만한 사이즈의 작은 공룡 ‘이치’(翼奇·기묘한 날개)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과거 허베이성의 한 호수 밑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이 공룡은 약 1억 6000만년 전 살았던 종으로 무게는 380g 정도로 작은 크기다. 그러나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하는 수각류(獸脚類)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팔 부분에 곧고 길게 옆으로 뻗어나온 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조직이 날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새가 갖는 깃털 대신 피부 조직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이 공룡이 짧은 거리의 비행 능력이 있거나 혹은 낙하산 같은 용도로 날개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트리케라톱스 친척뻘 신종 공룡 ‘헬보이’   지난 6월 캐나다 로열 티렐 고생물학박물관 연구팀은 머리에 왕관같은 주름 장식과 코와 눈 주위에 긴 뿔, 작은 뿔을 가진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를 가진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이 공룡은 이같은 특징 때문에 ’헬보이‘(Hellboy)라는 그럴듯한 별명도 얻었다. 헬보이는 만화와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얼굴에 뭉뚝한 2개의 뿔이 있는 것이 특징. 당초 이 공룡은 10년 전 캐나다 알버타 올드맨 강 인근에서 우연히 발굴됐으며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신종임이 확인됐다. 정식명칭은 라틴어로 왕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갈리스(regalis)와 뿔을 가진 얼굴이라는 뜻의 케라톱스(ceratops), 발견된 사람의 이름 등을 따서 레갈리케라톱스(Regaliceratops peterhewsi)라고 명명됐다. - 7900만년 전 북미대륙 누빈 신종 ‘뿔 공룡'  지난 7월 캐나다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 연구팀은 5년 전 앨버타에서 발굴된 여러 공룡 화석 중 일부가 ‘신종’ 임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새롭게 확인된 이 공룡은 ‘케라톱스과’(Ceratopsidae)에 속하며 대표적인 ‘소속팀 선수’로는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가 유명하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의 트리케라톱스는 눈 위에 뿔을 가진 각룡으로 우락부락한 생김새와는 달리 초식동물이다. 화석의 발견자 이름을 따 ‘웬디케라톱스’(Wendiceratops pinhornensis)로 명명된 이 신종 공룡은 길이 6m, 몸무게 1t의 단단한 덩치를 자랑한다. 특히 웬디케라톱스는 입에 앵무새같은 부리가 있으며 뭉뚝한 코 뿔, 머리 뒤 왕관같은 프릴이 파마한 것처럼 앞으로 구부러진 것이 특징이다. - 9m 덩치 가진 신종 ‘오리주둥이 공룡’ 발견  지난 9월 미국 알래스카와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과거 이 지역에서 발굴된 화석 중 오리같은 주둥이를 가진 9m 덩치의 신종 초식공룡(학명·Ugrunaaluk kuukpikensis)을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6900만 년 전 알래스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룡은 당초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us)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북미에서 자주 발견되는 하드로사우루스는 나뭇잎을 뜯어먹기 좋게 입이 오리처럼 넓적하며 이빨도 1000개 이상 촘촘히 나있어 들소보다도 강한 씹는 힘을 가졌다. 9m에 달하는 큰 덩치를 가졌지만 초식공룡 답게 성격이 온순하고 무리지어 사는 것이 특징. 특히 하드로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아시아와 유럽, 북미 전역 등 널리 분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알래스카 대학의 연구대상에 오른 화석은 지난 1961년 알래스카주 북극해 연안에 있는 콜빌강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에는 일반 포유류의 뼈로 추측됐다. 추운 알래스카에서 공룡이 살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날씨가 지금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으로 이같은 이유로 먹잇감인 양치식물, 원시 개화식물, 침엽수 등이 풍부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 날카로운 28개 이빨가진 신종 익룡(翼龍) 발견  지난 10월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8종의 신종 동물들의 화석을 미국 유타주의 사막에서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척추고생물학 학회에서 발표했다. 실제 논문은 내년에 발표될 예정인 이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행 파충류인 익룡(翼龍)의 발견이다. 공룡과 친척뻘인 익룡은 지구상에 등장한 첫번째 척추동물로 그 시기는 대략 2억 2000만 년 전이다. 아직 정식이름이 붙지 않은 신종 익룡은 약 2억 1000만년 전 지금의 북미 대륙 상공을 주름잡으며 먹잇감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익룡은 초창기 등장한 종(種)답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 1.3m 날개폭을 가진 이 익룡은 2개의 송곳니와 28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턱 힘으로 먹잇감을 아작아작 씹어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몸길이 5m, 신종 ‘날개달린 랩터’ 발견  지난달 미국 캔자스대학교 연구팀은 중부 다코다 지방에서 6600만 년 전 살았던 4.9m 크기의 새로운 공룡화석을 발견, ‘다코타랍토르 스테이니’(Dakotaraptor steini)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5m에 육박하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몸집이 작은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 만큼이나 민첩하고 사나웠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다코타랍토르는 뒷다리 가운뎃발가락에 낫 형태의 긴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그 길이는 24㎝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발톱이 먹이의 내장을 꺼내는 용도로 쓰였거나 먹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는데 사용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도 확신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코타랍토르의 또 다른 특징은 날개와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공룡의 앞다리에서 ‘깃혹’(quill knobs, 일부 동물의 아래팔뼈에 있는, 깃털이 부착되는 혹)을 발견, 이와 같이 짐작하고 있다. 다만 몸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비행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오리처럼 주둥이 튀어나온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  지난달 미국 몬타나 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역 내 주디스강 지층에서 약 795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 오리주둥이 같은 입을 가져 ‘슈퍼덕’(Superduck)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공룡(학명·Probrachylophosaurus bergei)은 길이 9m, 몸무게는 5톤 정도의 초식공룡이다. 특히 이 공룡은 다른 오리주둥이 공룡종(種)들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 위에 나있는 일종의 볏이다. 마치 자신의 종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나있는 이 볏은 나뭇잎처럼 보이며 눈 위 머리의 일부를 덮고있다. - 거북+앵무새 닮은 신종 ‘갑옷공룡’ 발견 최근 호주 퀸즈랜드 대학 연구팀은 '민미'의 화석을 3D 스캔으로 분석한 결과 ‘신종 공룡’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관련 학회지(PeerJ)에 발표했다. 지난 1989년 퀸즈랜드 리치몬드에서 처음 발굴된 민미 화석은 손상되지 않은 채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몸 길이가 약 3m 안팎인 민미는 몸 전체가 마치 거북선을 연상시키듯 가시같이 뾰족한 뼈(스파이크)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 때문에 ‘갑옷공룡’에 포함됐다. 또한 민미는 다른 갑옷공룡처럼 4족 보행으로 하는 초식성으로, 뿔난 꼬리로 육식공룡을 물리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룡학자들을 괴롭힌 것은 다름아닌 민미의 ‘족보’였다. 발견 초기 연구팀들은 민미를 주로 북미대륙에 살았던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로 분류했으나 이후에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노도사우루스 (Nodosaurus)와도 유사한 특징이 나타나면서 아리송한 존재가 됐다. 이번에 민미는 ‘쿤바라사우루스’(Kunbarrasaurus ieversi)라는 ‘공룡다운’ 이름을 갖게됐으며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 대륙에 살았던 공룡들의 연결고리로 평가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천체망원경을 선물하려는 당신이 알아야할 것들

    천체망원경을 선물하려는 당신이 알아야할 것들

    ​ 천체망원경 비싸다는 건 '편견'​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가까왔다.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주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되도록이면 뜻깊은 선물, 투자대비 효용성 높은 선물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오랫동안 별과 우주를 관측해온 필자의 생각으로는 천체망원경이 퍽 괜찮은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주를 보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에게 별과 우주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다면 사고의 폭도 넓어질 뿐더러, 과학지식과 교양도 얻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 치고 망원경으로 밤하늘 보는 것 싫어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알고 보면 호기심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한 별지기에게 이런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 망원경 세워놓고 관측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다가왔다. 천체관측하는 것을 보고는 침도 찍찍 뱉어가면서 저들끼리 뭐라고 주고받고 하는 걸 보고는 별지기가 말했다. "야, 오늘밤은 목성이 정말 잘 보이네. 저 예쁜 줄무늬 좀 봐." 하고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얘, 너들도 목성 좀 봐볼래?" 아이들이 우루루 망원경으로 달려들었다. 목성이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고, 옆에 나란히 보이는 별들은 목성의 달이라고 설명해주면서 모두에게 목성을 한번씩 관측하게 해줬다. 관측이 끝난 후 아이들은 너무나 공손하게 꾸벅 고개를 숙이면서 "잘 봤습니다" 하고는 돌아가더라는 것이다. 우주와 별이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위의 일화는 그런 예의 하나일 것이다. 인성교육 효과도 탁월 어쨌든 자녀들과 이렇게 같이 천체관측을 한다면 자녀과 부모 사이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질 게 아닌가. 천체망원경은 이래저래 무척 괜찮은 품목 선택이 되리라 본다. 다만 천체망원경이라면 엄청 고가일 거라고 지레 걱정이 앞설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오해다! 요즘 망원경 값이 정말 많이 싸졌다. 옛날이면 장난감 망원경 값밖에 안될 금액으로 지금은 제법 그럴 듯한 망원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20만원대의 고투(go-to) 굴절 망원경까지 장에 나왔다. 자동추적 기능을 갖춘 구경 90mm의 이 망원경에는 대략 400 개 이상의 관측대상 데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단추만 누르면 망원경이 알아서 대상을 찾아서 보여준다. 이 정도만 해도 초보자에게는 훌륭한 장비다. 그밖에도 50만원 이하로 입문자용으로 추천할 수 있는 망원경들도 꽤 많다. 다만 국내에는 망원경 제조사들이 없다시피 하니 수입품이 대세다. 미국 회사들이 중국에 위탁 생산하는 기종들은 비교적 저렴하므로,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친지가 있다면 입국할 때 하나 들고 들어오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가격이 국내에 비해 심할 때는 반값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외국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인터넷으로 해외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망원경은 수준에 따라 늘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장비이므로, 초보 때부터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 보통 초보자용으로 80~90mm 굴절 망원경과 경위대 가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성과 운반성, 편의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진보다는 관측에 치중할 생각이라면 8~10인치 돕소니언이 좋다. 덩치가 커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구경 대비 가격이 낮아 권할 만하다. 신품은 100-150만원 정도이지만, 천체용품 몰이나 별지기 카페의 중고시장으로 가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다. 쌍안경도 훌륭한 초보 천체망원경쌍안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쌍안경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첫번째 천체망원경'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값이 부담없다는 점, 둘째 시야가 넓어 대상을 찾기 쉬우며, 덩치가 작아 들고다니기 쉽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달이나 별자리 등을 감상하는 데는 쌍안경이 적격이다. 쌍안경의 미덕 중 하나는 다른 망원경들은 도립상을 보여주지만, 쌍안경은 직립상을 보여주므로 훨씬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광경에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보통은 7~10배율의 쌍안경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보다 큰 것은 고정용 삼발이가 필요하다. 혹 집안에 먼지 뒤집어쓴 쌍안경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잘 닦아 천체관측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망원경 기종을 선택하기 전에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사전에 망원경 공부를 약간은 해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만도 정보들이 넘쳐나므로, 문제는 자신의 관심일 뿐이이다. 천문학 책과 함께 시작한다면 금상첨화 별지기 카페에 가입해 고수들에도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별지기들의 특성 중 하나는 그런 도움 요청에는 팔 걷어붙이고 나선다는 점이다. '우주를 공유하자' -이게 별지기들의 진정한 목표다. 덧붙여, 재미있고 쉬운 교양 천문학 책을 찾아 함께 선물한다면 선물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우주와 별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투자보다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 올해 연말 뜻깊은 선물로 당신과 자녀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되기 바란다. 사진 1=스페이스닷컴 사진2=정성훈 이광식 통신원 ​
  • 입문자를 위한 천체망원경…어떤게 좋을까?

    입문자를 위한 천체망원경…어떤게 좋을까?

    -자녀 연말 선물로도 '탁월한 선택' 천체망원경 비싸다는 건 '편견'​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가까왔다.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주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되도록이면 뜻깊은 선물, 투자대비 효용성 높은 선물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천체망원경이 퍽 괜찮은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주를 보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에게 별과 우주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다면 사고의 폭도 넓어질 뿐더러, 과학지식과 교양도 얻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 치고 망원경으로 밤하늘 보는 것 싫어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알고 보면 호기심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한 별지기에게 이런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 망원경 세워놓고 관측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다가왔다. 천체관측하는 것을 보고는 침도 찍찍 뱉어가면서 저들끼리 뭐라고 주고받고 하는 걸 보고는 별지기가 말했다. "야, 오늘밤은 목성이 정말 잘 보이네. 저 예쁜 줄무늬 좀 봐." 하고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얘, 너들도 목성 좀 봐볼래?" 아이들이 우루루 망원경으로 달려들었다. 목성이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고, 옆에 나란히 보이는 별들은 목성의 달이라고 설명해주면서 모두에게 목성을 한번씩 관측하게 해줬다. 관측이 끝난 후 아이들은 너무나 공손하게 꾸벅 고개를 숙이면서 "잘 봤습니다" 하고는 돌아가더라는 것이다. 우주와 별이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위의 일화는 그런 예의 하나일 것이다. 어쨌든 자녀들과 이렇게 같이 천체관측을 한다면 자녀과 부모 사이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질 게 아닌가. 천체망원경은 이래저래 무척 괜찮은 품목 선택이 되리라 본다. 다만 천체망원경이라면 엄청 고가일 거라고 지레 걱정이 앞설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오해다! 요즘 망원경 값이 정말 많이 싸졌다. 옛날이면 장난감 망원경 값밖에 안될 금액으로 지금은 제법 그럴 듯한 망원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20만원대의 고투(go-to) 굴절 망원경까지 장에 나왔다. 자동추적 기능을 갖춘 구경 90mm의 이 망원경에는 대략 400 개 이상의 관측대상 데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단추만 누르면 망원경이 알아서 대상을 찾아서 보여준다. 이 정도만 해도 초보자에게는 훌륭한 장비다. 그밖에도 50만원 이하로 입문자용으로 추천할 수 있는 망원경들도 꽤 많다. 다만 국내에는 망원경 제조사들이 없다시피 하니 수입품이 대세다. 미국 회사들이 중국에 위탁 생산하는 기종들은 비교적 저렴하므로,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친지가 있다면 입국할 때 하나 들고 들어오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가격이 국내에 비해 심할 때는 반값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외국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인터넷으로 해외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망원경은 수준에 따라 늘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장비이므로, 초보 때부터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 보통 초보자용으로 80~90mm 굴절 망원경과 경위대 가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성과 운반성, 편의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진보다는 관측에 치중할 생각이라면 8~10인치 돕소니언이 좋다. 덩치가 커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구경 대비 가격이 낮아 권할 만하다. 신품은 100-150만원 정도이지만, 천체용품 몰이나 별지기 카페의 중고시장으로 가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다. 쌍안경도 훌륭한 초보 천체망원경쌍안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쌍안경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첫번째 천체망원경'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값이 부담없다는 점, 둘째 시야가 넓어 대상을 찾기 쉬우며, 덩치가 작아 들고다니기 쉽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달이나 별자리 등을 감상하는 데는 쌍안경이 적격이다. 쌍안경의 미덕 중 하나는 다른 망원경들은 도립상을 보여주지만, 쌍안경은 직립상을 보여주므로 훨씬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광경에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보통은 7~10배율의 쌍안경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보다 큰 것은 고정용 삼발이가 필요하다. 혹 집안에 먼지 뒤집어쓴 쌍안경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잘 닦아 천체관측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망원경 기종을 선택하기 전에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사전에 망원경 공부를 약간은 해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만도 정보들이 넘쳐나므로, 문제는 자신의 관심일 뿐이이다. 별지기 카페에 가입해 고수들에도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별지기들의 특성 중 하나는 그런 도움 요청에는 팔 걷어붙이고 나선다는 점이다. '우주를 공유하자' -이게 별지기들의 진정한 목표다. 덧붙여, 재미있고 쉬운 교양 천문학 책을 찾아 함께 선물한다면 선물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우주와 별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투자보다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 올해 연말 뜻깊은 선물로 당신과 자녀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되기 바란다. 사진=1. 여러 가지 천체 망원경들.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우주와 별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투자보다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사진=Space.com) 사진2=지난달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야간비행' 스타파티에서 찍은 별들의 일주사진. 지상에는 관측에 열중인 별지기들이 보인다.(사진=정성훈)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인도서 ‘코끼리 코’ 형상 한 여아 탄생

    인도서 ‘코끼리 코’ 형상 한 여아 탄생

    인도에서 ‘코끼리 코’를 가진 여자아기가 태어나 화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 26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 주 알리가르의 한 마을에서 눈과 눈 사이에 ‘코끼리 코’ 형상의 혹을 가진 여아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옴 프라카시(Om Prakash)와 샤시(Sarvesh) 부부의 딸인 아기는 이날 오전 7시께 태어났다.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려 모인 가족들은 아기의 얼굴을 본 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기의 얼굴이 마치 ‘가네샤’(Ganesha)처럼 생긴 것. ‘가네샤’는 인도 신화에 나오는 지혜와 학문의 신으로 인간의 몸에 코끼리 머리를 지닌 모습을 지닌 신이다. 신을 닮은 모습의 여아가 탄생하자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힌두교의 사람들이 아기를 구경하기 위해 마을에 모여들었으며 춤과 노래로 여아의 탄생을 축하했다. 여아의 아버지 옴 프라카시는 과일 판매를 하며 하루 250루피(약 4400원)을 벌고 있지만 이번 딸의 출생으로 여섯 가족에 행운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 의사는 “소녀의 혹은 영양실조로 인한 유전자 돌연변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신으로 숭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인도 동부 비하르주 파트나 디우리 마을에서도 여러 개의 팔을 가진 여아가 태어나 힌두교 두르가 여신이 환생했다고 주목받은 바 있다. 사진·영상= RT RUPTLY / kalaveshi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지자체, 혹 떼려다 혹 붙인 ‘토지리턴제’

    토지리턴제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공공기관이 토지를 사는 민간 사업자의 리스크를 줄여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이윤만을 추구하는 민간 사업자의 무기로 활용돼 지자체나 공기업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민간 사업자들의 잇따른 토지리턴권 행사로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느라 홍역을 앓고 있다. 26일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2012년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공동주택용지(9만 170㎡)를 낙찰받은 E업체가 부동산경기 장기 침체로 아파트 분양이 불투명해지자 지난해 9월 리턴권을 행사, 이미 납부한 1756억원에 이자 127억원(4.7%)을 더해 1849억원을 돌려받았다. 또 공사로부터 청라국제도시 공동주택용지(8만 2896㎡)를 매입한 R업체가 리턴권을 발휘해 5%(192억원)의 이자를 붙여 2415억원을 반환받았다. 토지리턴제는 토지매매 후 일정 기간이 경과됐을 때 매수자가 리턴(환불)을 요구하면 계약금은 원금으로, 계약금 외 납부금액은 원금에 이자를 붙여 반환해 주는 거래 방식이다. 공사는 유동성 자금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토지리턴제를 활용했지만 땅을 산 업체들이 리턴권을 행사함으로써 엄청난 이자를 더해 매각대금을 돌려줘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됐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는 “인천시 부채의 상당액을 차지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부채를 덜려다 시 재정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면서 “우려를 자아냈던 토지리턴제의 부작용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도시공사는 역북지구(41만 7458㎡)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땅을 팔았다가 역풍을 맞아 부도 위기에 몰렸다. 용인시의회는 역북지구 토지매각 실패 원인을 토지리턴제로 보고 도입 배경 등에 관한 의혹을 밝혀 달라며 지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인천시도 토지리턴제에 엮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는 2012년 9월 교보증권 컨소시엄에 송도국제도시 6, 8공구 34만㎡를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8520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지속으로 교보 컨소시엄이 오는 9월 매입 토지에 대한 리턴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자 긴장하고 있다. 이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합쳐 959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매각대금보다 1000억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시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인천경실련은 토지리턴제로 추진한 토지매각 및 개발사업에 대한 전면 조사를 인천시와 시의회에 촉구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평생 품을 가슴 위해… 미리 검진하고 운동해요

    평생 품을 가슴 위해… 미리 검진하고 운동해요

    동아시아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흔한데도 평소 예방은 소홀히 하기 쉬운 암이 유방암이다. 2008년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38.9명꼴로 발생하던 유방암은 2012년 10만명당 52.1명꼴로 많이 증가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식습관이 서구화된 일본(51.5명)마저 제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를 북아메리카와 서유럽, 뉴질랜드, 호주 등과 함께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로 분류한다. 유방암 발생 인구 수만 놓고 보면 미국과 유럽 등 구미 지역의 3분의1 정도지만, 한국의 유방암 발생률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는 2009년 8만 8155명에서 2013년 12만 3197명으로 5년 새 약 1.4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식습관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방 섭취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유방암은 암세포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꾸준히 반응해 성장하는 게 특징이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유방암·갑상선암 클리닉 김성용 교수는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조직인데, 비만 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고, 따라서 에스트로겐 수치도 높아 유방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가운데 지방 섭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8.4%에서 2013년 21.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의 1일 섭취량도 1998년 53.7g에서 2012년 85.1g으로 상승했다. 식습관 변화 외에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만혼(晩婚) 현상도 유방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산을 하지 않았거나 30세 이후 고령에 출산하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를 전문가들은 유방암 고위험인자로 꼽는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모유 수유가 유방암 발병 위험성을 5% 정도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유방암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최저 수준이다. 한국유방암학회의 ‘2014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유방암 사망률은 10만명당 6.1명으로, 일본(9.8명)이나 미국(14.9명)보다도 현저히 낮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사망률이 낮은 원인을 의학 기술의 발달 외에도 조기 검진 증가에서 찾는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자주 하다 보니 비교적 초기에 속하는 암 0기나 1기에 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2000년 32.6%에서 2012년 56.2%로 상승했다고 한다. 전체 유방암 수술에서 자기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 절제술이 67.2%를 차지했다.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아주 좋은 암이 유방암이지만 정기적으로 유방암을 자가 검진하는 여성은 100명 중 4명에 불과하다. 한국유방암학회는 30세를 넘기면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실제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유방암학회가 지난달 24일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여성 221명을 상대로 유방암 인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규칙적으로 자가 검진을 한다고 답한 여성은 12.2%에 불과했고 29.0%는 가끔 생각날 때, 58.8%는 거의 하지 않거나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크다. 40세 미만 발병률은 10만명당 38.9명으로, 일본·미국(25.2명)보다 높다. 유방암 자가검진은 간단하다. 먼저 양팔을 편하게 내려놓은 후 양쪽 유방을 관찰하고서 양손을 머리 뒤로 넘겨 깍지를 끼고 팔에 힘을 주면서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 이어 양손으로 허리를 짚고 어깨와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가슴에 힘을 주고 숙인다. 이때 유두나 유방의 피부가 함몰돼 모양이 변하지는 않았는지 피부 표면의 변화를 관찰한다. 샤워나 목욕을 할 때는 겨드랑이에서부터 원을 그려가며 쇄골 위와 아래를 지나 유방 바깥쪽부터 안쪽 순으로 촉진한다. 또 유두 주변까지 작은 원을 그리며 만져본 후 유두를 짜보아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편한 상태로 누워 검진하려면 유방 쪽 팔을 머리 위로 뻗고, 어깨 밑에 수건을 접어 받친 후 같은 방법으로 검진해도 된다. 자가검진법은 유방암의 주요 증상인 멍울, 유두의 분비물, 피부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멍울은 유방암의 증상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유방 조직에 비정상적인 혹이 자라 만들어진다. 만약 멍울이 만져지더라도 유방암이 아닌 지방종, 유두종 등 일반적인 염증성 멍울일 수 있으므로 무조건 겁을 내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유두 분비물 역시 5~10% 정도만 유방암과 연관이 있어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운동을 하고 술을 줄이는 것도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이 체내 호르몬과 에너지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유방암, 특히 폐경 후 유방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술은 어떤 주종이든 하루 알코올 10g(소주 한잔)을 섭취하면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유방암 발생 위험이 7~1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혹부리영감은 日서 유입된 설화 아니다”

    “혹부리영감은 日서 유입된 설화 아니다”

    방정환 연구자이자 동화 작가인 장정희(46) 박사가 ‘혹부리 영감은 일본에서 유입된 설화’라는 기존 설을 뒤집는 연구물을 내놨다.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형상’(청동거울)이다. 1923년 잡지 ‘어린이’ 창간호에 실린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극인 방정환의 ‘노래 주머니’는 혹부리 영감 설화를 각색해서 쓴 것이다. 방정환은 발표 당시 “조선 동화극”이라고 이름 붙였다. 저자의 의문은 여기서 비롯됐다. 혹부리 영감 설화가 지금까지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유입된 설화라는 인식이 팽배한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극이 일본 설화극이라는 말일까. 저자는 일본 교과서에 실렸던 삽화가 우리나라 조선어 교과서인 ‘조선어독본’에 유입된 배경과 텍스트 비교, 혹부리 영감 설화가 수록된 교과서 및 아동문학 도서의 추적 분석, 한국과 일본의 혹부리 영감 설화의 원형적 차이 비교 등 3편의 논문을 통해 기존 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일본의 혹부리 영감 설화는 ‘담보’ 개념과 일본의 합리적 근대적 사고에 의해 정착된 이야기 유형이지만 한국의 혹부리 영감은 원형성을 간직한 도깨비 설화라고 주장했다. 기존 논의에서는 노래(한국)와 춤(일본)이라는 노인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 두 나라 설화의 차이에 주목한 반면 저자는 혹 팔기(한국)와 술 잔치(일본)에 착안해 인간과 도깨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주안점을 뒀다. 또 두 나라의 혹부리 영감 설화가 같은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혹 떼기와 혹 붙이기’라는 이원적 대립 구도에 있기 때문이며 이 같은 구도는 세계 각국에 유포된 모든 설화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에 지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한국은 한국 고유의 독자적 화소로 혹부리 영감 얘기를 발전시킨 것이며, 일본 이야기 유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를 지닌 이야기라는 게 결론이다. 저자는 “두 나라의 민족성이 다른데도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와 텍스트의 비교 분석 없이 혹부리 영감 설화를 일본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배척하는 인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서에는 근대 아동문학가인 방정환·윤동주·백석·강승한에 대한 연구 논문도 수록돼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생각나눔] 소비자 골탕 먹이는 보험사 기준

    [생각나눔] 소비자 골탕 먹이는 보험사 기준

    제주에 사는 강명순(여·가명)씨는 지난 7월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혹이 발견돼 조직 검사를 진행한 결과 대장점막내암(주치의 질병코드는 ‘C코드-일반암’) 진단을 받았다. 며칠 후 강씨는 수년 전에 가입한 메트라이프와 메리츠화재에 일반암 진단 보험금을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와 황당했다. 메리츠화재는 일반암 진단 보험금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반면 메트라이프는 ‘소액암’(보험사가 일반암보다 보험금을 적게 주기 위해 약관에 명시한 암)으로 판정해 일반암 진단 보험금의 20%만 주겠다고 통보했다. 강씨는 즉각 항의했지만 메트라이프는 자체 실사와 의료 자문에서 대장 상피내암(질병코드는 ‘D코드-소액암’)으로 나온 만큼 일반암 진단 보험금을 줄 의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씨를 진료한 담당 주치의는 보험사와 분쟁을 겪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진료 소견서 발급을 거부했다. 강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대장점막내암과 상피내암의 진단 차이로 발생하는 ‘암보험금 지급 민원’은 보험업계의 관행적 민원 중 하나다. 대장점막내암과 상피내암의 판정 경계가 애매한 데다 보험금이 최고 10배의 격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상피내암은 내부 장기를 둘러싼 조직(점막)의 표면에서 암이 발생한 것인 반면 대장점막내암은 이보다 한 단계 더 점막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대법원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대장점막내암을 일반암으로 판결했다. 그러자 보험사들은 2012년부터 아예 ‘대장점막내암=소액암’이라는 약관을 내걸고 암 상품을 팔고 있다. 문제는 약관 소급이 불가능한 2012년 이전에 일반암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이다. 보험사와의 분쟁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대부분 고객만 골탕을 먹고 있다. 일단 지급 거부로 고객을 ‘떠보려는’ 보험사의 태도와 보험사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자문의 제도, 허술한 손해사정인제도 등이 얽혀 있어서다. 금융 당국은 사적 분쟁으로 보고 보험사 행정 지도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꺼린다. 민원이 제기되면 조정하면 된다는 식이다. 소비자들의 고통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4일 “대장점막내암과 상피내암은 의사들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진단을 해서 민원을 부를 수밖에 없다”며 “(이의가 있는 소비자는) 객관적인 제3 진료기관의 판단을 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불합리한 금융 관행으로 지목된 ‘보험사 자문의’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하지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 민간에 맡겨둔 채 여태 뒷짐만 지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종사자는 “보험사 자문의와 현장에 파견돼 보상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손해사정인, 보조인 등은 일거리를 주는 보험사의 뜻과 다르게 말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공효진 수술, 팔 부러지고+무릎 십자인대 끊어지고 ‘촬영 가능해?’

    공효진 수술, 팔 부러지고+무릎 십자인대 끊어지고 ‘촬영 가능해?’

    ‘공효진 수술’ 공효진이 수술을 받게 된 경위를 전했다. 15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르네상스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진행된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중국방영 발표회에서 공효진은 최근 일어난 교통사고를 언급했다. 공효진은 “촬영 중 사고가 났다. 팔이 조금 부러지고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고 했지만 얼굴은 안 다쳤으니 촬영은 잘 할 수 있는 운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촬영 팀 배려로 꽤 쉬면서 드라마를 하고 있다”며 “혹 드라마에서 팔이 좀 불편하거나 자연스럽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공효진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정신과 의사 지해수 역으로 분한다. 오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 사진 = 서울신문DB (공효진 수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무늬만 ‘측근’-‘무늬’도 측근/송한수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무늬만 ‘측근’-‘무늬’도 측근/송한수 사회2부 부장급

    아이들 말로 ‘완전’ 놀랐다. 공무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얘기는 옛 단체장과 얽혔다. 내가 먼저 불쑥 내뱉었다. “A시장, 참 아쉬운 분이죠.” 간부 B가 소주잔을 비우고 나서 말을 받았다. “그럼요, 갈 길이 바빴는데.” 그리고 덧붙였다. “근데, 사람을 잘 못썼어요.” 나도 머쓱해 다시 물었다. “아하, 무슨 일이 있었군요.” B는 목청을 높였다. 2011년 어느 날이었다. 한창 회의할 무렵이다. 이른바 ‘정부미’뿐 아니라 교수 등 외부인도 끼었다.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공직자 C가 받았다. “×× 오빠한테 말하면 돼요.” 헉, B는 까무라칠 뻔했다. ××는 A시장 이름이다. C는 바깥에서 기용됐다. 꽤 높은 직위라 시장 최측근으로 불렸다. B는 “그런 C와 한솥밥을 먹었으니…”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측근이란 무엇인가. ‘가까이 모시는 사람’이다. 사실 ‘제대로’가 생략된 것이다. 측근 제1덕목은 이렇다. 복심(腹心)을 헤아려야 한다. 외려 윗분을 앞세워 득을 보려고 들면 여러모로 골치다. 호가호위(狐假虎威)가 제일 나쁘다. 교수들이 C를 어떻게 봤을까. 깎아내릴 수밖에 없었을 터. 공익은 안중에 없고 저만 챙기기 때문이다. 화(禍)는 단체장까지 미친다. 사람 볼 줄을 모른 죄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체장이라면 작든 크든 조직의 지도자다. 국민 삶과 맞닿지 않았는가. 사회적 파장이 큰 까닭이다. C는 ‘트로이 목마’에 버금간다. 선거로 분위기가 뜨겁다. 더러는 권력자를 팔기도 한다. 측근이라고 내세우는 꼴이다. ‘힘있는 여권 후보’란 구호도 똑같다. 다른 힘을 빌리는 데서 그렇다. 더욱이 당선으로 끝이 아니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문제다. 만고에 불변하는 진리다.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면 끝내 윗사람을 욕먹인다. 더 큰일을 그르치는 게다. 사람을 제대로 쓸 일이다. 앞선 사례가 잘 말해준다. 몇 해 전으로 되돌아간다. D대변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니, 꼬집은 셈이다. 못된 근성이 발동하고 말았다.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는 눈만 휘둥그레 떴다. 대답하기 궁색할 만하다. 나는 또 들입다 쏘아붙였다. “수장(首長)에게 바른말을 하세요.” D는 손사래를 쳤다. “어떻게 ‘아니오’라고 해요.” 그러나 그렇지만은 않다. 바른길로 이끌어야 옳다. 그에게 농담을 툭 건넸다. “혹 무늬만 대변인 아닙니까.” 대답이 걸작이다. “이왕이면 ‘무늬도 대변인’이라고 불러주세요.” 이를 농담으로 넘겨야 할까. D 역시 수장 측근으로 알려졌다. 출입처마다 느낀 게 있다. 그릇된 측근 옆에 맹장이 없다는 결론이다. 끝내 모두가 잘못된 길을 걷는다. 취재 현장에선 늘 배운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덕분이다. 최근 식사하는 자리에서 E고위공무원은 말했다. “권력을 조심 또 조심해야죠.” 부처 차관까지 거친 E다. 그는 또 두어 마디 보탰다. “흔히들 착각합니다. 칼 아닌 칼날을 잡고도 말이죠.” “딴 사람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귀담아들을 이야기였다. 경청도 측근의 덕목이다. 판단 잣대로 작용한다. 그래야 수장을 제대로 모신다. 칼날을 잡지 않게 돕는다. C, D와 함께 만났더라면 좋았겠다 싶었다. 측근의 바탕은 올곧은 마음 씀씀이에 있다. 이를 성심(誠心)이라고 한다. 진짜 측근은 스스로 측근이라 부르지 않는다. onekor@seoul.co.kr
  • 늙은 농부 손 같은 전남 고흥 팔영산

    늙은 농부 손 같은 전남 고흥 팔영산

    산은 저마다 다르다. 걷기 좋은 육산이 있는가 하면, 기화요초로 이름난 산도 있다. 늙은 농부의 주름진 손마디처럼 거친 산도 있다. 이런 산은 대개 바위가 많고 골이 깊어 험하기 마련이다. 전남 고흥의 팔영산(八影山)이 바로 그렇다. 돌올한 멧부리 8개가 일렬로 늘어서서 남해 바다에 여덟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바다와 접한 산이 대개 그렇듯 팔영산 또한 높은 봉우리에 올라 바다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사방이 하늘빛보다 짙은 파란 바다다. 과장 좀 보태 하산 무렵이면 눈동자에 파란 물이 들 지경이다. 그 파란 바다 위로 다도해의 고만고만한 섬들이 개구리밥처럼 볼록볼록 솟아 있다. 팔영산은 암릉 타는 재미가 각별한 산이다. 한데 몇몇 봉우리는 도마뱀처럼 ‘네 다리’로 기어올라야 할 만큼 험하다. 암봉의 표면 또한 팥시루떡처럼 투박하고 거칠다. 설악산, 북한산 등의 암릉이 인절미처럼 매끈한 것과 사뭇 대비된다. 하지만 일단 올라서면 조망만큼은 선계다. 이는 1봉부터 8봉까지 마찬가지다. 온 길 뒤돌아보는 맛, 갈 길 보는 맛,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제각각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2011년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는 데도 이처럼 빼어난 전망과 암릉미가 어느 정도 작용했지 싶다. 오르는 맛… 암릉 타러 가는 길, 소크라테스와 조우 등산 코스는 여러 개다. 하지만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팔영산 야영장에서 출발해 흔들바위와 유영봉(제1봉)~적취봉(제8봉)을 돌아본 뒤 야영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즐긴다. 물론 역방향으로 돌아도 된다. 거리는 6㎞. 4시간쯤 걸린다. 하산길은 제6봉인 두류봉 아래에 있다. 따라서 7, 8봉까지 오른 뒤엔 6봉까지 되짚어 내려와야 한다. 최고봉은 깃대봉(제9봉·608.6m)이다. 적취봉에서 500m쯤 떨어져 있다. 여기까지 산행에 포함할 경우 소요 시간이 5시간 정도로 길어진다. 야영장에서 유영봉, 또는 적취봉만 돌아보는 단거리 코스도 있다. 이 경우 산행 시간은 2시간 안팎으로 확 줄어든다. 빼어난 멧부리로 이름난 산들은 대개 그에 얽힌 사연도 있게 마련이다. 팔영산도 8개 봉우리의 그림자가 한양까지 드리웠다거나, 중국 위나라 황제의 세숫대야에 어른거렸다는 등의 이야기가 전한다. 뭐, 딱히 근거는 없다. 예전엔 여덟 개 봉우리를 1봉, 2봉 등의 무미건조한 이름으로 불렀다. 그러다 1998년 전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봉우리마다 고유한 옛 이름을 되찾았다.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능가사로 들어선다. 대웅전(보물 제1307호)과 주역 팔괘를 새긴 동종(보물 제1557호) 등으로 이름난 절집이다. 등산로는 절집 왼쪽으로 나 있다. 주차장을 지나 팔영산 야영장 끝자락에 탐방객 집계 센서가 있다. 여기가 실질적인 들머리다. 센서를 통과하면 곧 갈림길이 나오고, 길 오른쪽에서 팔영산의 숲그늘이 시작된다. 등산로 곳곳마다 푯말이 세워져 있다. 소크라테스, 공자 등의 명언을 새겼다. 된비알 오르느라 밭은 숨 내뱉으면서도 간간이 마주하는 선인들의 지혜가 더없이 반갑고 고맙다. 들머리에서 제1봉 유영봉(儒影峰·491m)까지는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심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이 구간이 가장 힘들다. 일반적인 산행처럼 정상 언저리에 올랐으니 이제부터 편안한 능선길이 시작될 거란 달콤한 상상 따위는 버리시라. 8봉까지 기엄기엄해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야 하니 말이다. 보는 맛… 철 사다리 잡고 10분, 하늘빛보다 더 파란 바다 접속 유영봉엔 송팔응 장군과 백마의 전설이 서려 있다. 송팔응에겐 하늘을 나는 백마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유영봉을 겨냥해 화살 한 발을 쏜 뒤 곧바로 백마를 타고 뒤쫓았다. 하지만 화살은 종적을 찾을 수 없었고, 낙담한 송팔응은 말의 목을 단칼에 벴다. 한데 바로 그제서야 화살이 바위 뒤에 와서 꽂혔고, 송팔응은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며 탄식했다고 한다. 유영봉에서 맞는 풍경이 장하다. 파란 바다와 다도해가 두 눈 가득 들어찬다. 바다 빛깔이 하늘빛보다 파랄 수 있다는 것도 이 봉우리에 서면 알게 된다. 제2봉 성주봉(聖主峰·538m)은 부처를 닮았다는 봉우리다. 유영봉과 마찬가지로 철제 사다리와 쇠사슬 밧줄을 잡고 10분 가까이 씨름해야 오를 수 있다. 제3봉은 생황봉(笙簧峰·564m). 바람이 바위를 스칠 때면 생황 소리가 난다는 멧부리다. 성주봉에서 안부로 내려선 뒤 1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제4봉은 사자가 엎드린 듯하다는 사자봉(獅子峰·578m)이다. 사자봉에 서면 그제야 제8봉까지의 능선이 물결치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우주센터가 세워진 나로도와 ‘박치기왕’ 김일(1929~2006)의 고향 거금도, 소록도 등도 아련하다. 즐기는 맛… 어디나 완연한 봄, 해송과 우아한 해변의 유혹 사자봉에서 다섯 신선이 노닐었다는 제5봉 오로봉(五老峰·579m)까지는 단숨에 닿는다. 오로봉과 제6봉 두류봉(頭流峰·596m) 사이도 다소 가파른 편. 두류봉에서 제7봉 칠성봉(七星峰·598m)까지는 다소 멀다. 하지만 길은 순하다. 이 길에서 만나는 통천문이 인상적이다. 거대한 바위가 문의 형태로 세워져 있다. 칠성봉에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 15분쯤 가면 제8봉인 적취봉(積翠峰·591m)이다. 적취봉에서 두류봉(6봉)까지 되짚어 간 뒤 하산길을 따라 15분 정도 내려서면 편백숲과 만난다. 봄물 오른 편백나무가 싱그럽다. 편백숲에서 탑재를 지나 숲길을 자박자박 내려가면 팔영산 야영장이다. 요즘 고흥 어디나 봄 풍경이 완연하다. 팔영산 아래의 외나로도, 남열해변 등은 연륙교와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둘러보기가 수월하다. 고흥반도 반대쪽의 소록도와 거금도는 이즈음에 놓쳐서는 안 될 ‘머스트 시’(must see) 코스다. 이쪽도 연륙교와 연도교로 이어져 있다. 해송과 우아한 해변이 아름다운 소록도, 금산면 앞의 앙증맞은 섬 연홍도 등 봄날의 시간과 마주할 수 있는 여행지들이 즐비하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포항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천 초입의 해룡교차로에서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을 타고 벌교나들목으로 나간 뒤 15번 국도를 타고 과역을 지나면 팔영산이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KTX로 순천까지 간 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순천에서 고흥까지 차로 약 1시간 거리다. 연홍도까지는 하루 일곱 차례 작은 배가 오간다. 신양선착장에서 5분 거리다. 왕복 6000원. 거금대교 건너자마자 신양마을, 고라금 해변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가면 신양선착장이다. 010-9188(4188)-1791. →맛집 소록대교 가기 전 녹동항에 맛집들이 많다. 진미횟집(842-3111), 영성횟집(835-5303) 등은 장어통탕으로 이름난 집. 장어를 통째 얼큰하게 끓여 낸다. 고흥의 들머리 구실을 하는 벌교 쪽에 꼬막 정식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잘 곳 나로2대교 초입의 하얀노을모텔펜션(833-8311~3)이 조용하고 깨끗하다. 녹동항 쪽에선 썬비치호텔(844-7661)을 권할 만하다. 글 사진 고흥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서울광장] ‘뫼비우스’도 못 트는 나라가 무슨 문화융성/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뫼비우스’도 못 트는 나라가 무슨 문화융성/안미현 논설위원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불편하다. 메시지가 불편하고 장면이 불편하다. 김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고로 성기를 상실한,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소수의 마음을 표현한” 영화다. 지난 26일 ‘관계자 시사회’에서는 87%가 개봉에 찬성표를 던졌다. 김 감독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두 차례나 ‘뫼비우스’에 사실상 상영 불가 판정을 내리자 “평론가·기자 등 관계자 시사회를 열어 반대표가 30% 넘게 나오면 영등위의 세 번째 판정에 관계 없이 개봉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애초부터 일반시민이 아닌 문화계 인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가 엿보이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공은 다시 영등위로 넘어왔다. 올 6월 초 영등위는 모자(母子) 성관계 장면 등을 문제삼아 이 영화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겼다. 이 등급을 받으면 제한상영관에서만 틀어야 한다. 김 감독은 20여컷을 잘라내 재심의를 요청했다. 영등위는 그래도 반사회적이라며 지난 16일 또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김 감독의 대응이 궁금했다. 과연 엎을 것인가, 아니면 더 자를 것인가. 궁금증은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영등위의 재심 판정이 나온 지 이틀 만에 김 감독은 “밤새 살을 자르듯 필름(50초 분량 12컷)을 더 잘랐다”며 세 번째 심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상업영화판과 결탁했다며 한때 제자였던 유명 감독을 실명 비판했던 그인지라 다소 뜻밖이었다. 혹자는 가위질하지 말고 영등위의 권유대로 제한상영관에서 틀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다. 현행법상 제한상영관은 선전물이나 광고를 극장 밖으로 보이게 해선 안 된다. ‘성인전용관’이라는 간판을 밖에 걸 수조차 없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이 아닌 영화도 틀 수 없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40편이 채 안 된다. 팔 물건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선전조차 못 하는데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누가 이런 극장을 운영하려 하겠는가. 영등위는 법률에 보장된 영화등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것뿐이고 제한상영관이 없는 현실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존재하지도 않는 전용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막연한 등급 분류 보류 제도가 2001년 위헌 판정을 받자 ‘기준’을 내세워 보완한 게 지금의 제한상영가 등급이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상 상영 금지에 해당돼 위헌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5월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 취소 판결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라도 위헌 소지가 다분한 제한상영가 등급은 없애야 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유지하고 싶으면 전용상영관이 생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이도 저도 당장 어떻게 할 자신이 없으면 관객에게 선택을 맡겨야 한다. 영화 ‘피에타’가 지난해 국제영화제에서 아무리 큰 상(베니스영화제 최고작품상)을 탔어도 김 감독의 작품을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관객은 상영관을 찾지 않았다. 호기심에 찾았다가 중간에 퇴장하는 관객도 있었다. 그런데 아예 선택조차 못하게 빗장을 거는 것은 한국 성인관객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정한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는 다른 산업에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더해주는 21세기 연금술”이라며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문화정책은 현장 중심의 논의와 신선한 발상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전용극장이 없는데 전용극장에서만 틀라’는 코미디 같은 지침이 나오는 나라에서 어떻게 ‘문화융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hyun@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한나무재에서 결박해온 적굴 사람들에게 혹독한 징벌을 내리는 대신, 접소 근처의 숫막에다 우선 사처 잡고 수용하였다. 그들 대부분이 아녀자와 늙은이들인데다 사고무친으로 올데갈데없는 처지였고, 적굴에 인질로 잡혀 있어도 죄를 저지른 흔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들 대다수는 결옥이 되지 않고 접소 근처 숫막의 중노미 노릇으로 박히거나 여염에서 더부살이로 안접을 시켰다. 소금장수 상대로서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서 돌아온 셈이었다. 해토머리가 되면서 관아의 감옥은 옥바라지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자니 옥전 거리는 행로가 번다한 비석거리 못지않게 구메밥을 파는 밥장수며 떡장수와 죽장수들로 북적거렸다. 관아에서 결옥된 죄수들을 먹일 양곡을 내는 법이 없었으니 가족이 없는 죄수들은 옥리들이 먹다 남긴 턱찌꺼기를 주워먹고 연명하거나, 감옥 바닥에 깔아둔 섬거적을 뜯어 짚신을 삼아 팔아 연명하다가 종국에 가서는 굶어죽는 수밖에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굶주림을 이겨낸다 할지라도 밤이 되면 또 다른 질곡이 뒤따랐다. 허기지고 병추기가 되어도 맘대로 잘 수 없는 것이었다. 빈대, 각다귀, 바퀴, 모기, 당비루, 쉬파리, 사면발이 같은 지독한 물것들이 창궐하여 온전히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은 그렇다 치고, 만약 쪽잠이라도 자다가 옥졸들에게 발각되면 난장 박살을 겪어야 했다. 대갈통이나 뱃구레며 팔다리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얻어터지다가 죽을 지경이 되면 시체방에 갇히게 되고 숨을 거두면 감옥 밖의 쓰레기 더미에 내던져 태워버렸다. 얼어 죽어도 태워서 버렸고, 굶어 죽어도 태워서 버렸다. 적굴에 잡혀 있으면 대궁밥을 얻어먹든 풀뿌리를 캐먹든 그럭저럭 죽지 않고 연명할 만했다. 그런데 정작 관아의 감옥에 갇히면 굶어 죽는 일이 허다하였으니, 차라리 적굴 생활로 되돌아가야겠다는 말이 헛소리 아니게 되었다. 정한조가 그들을 결옥하지 않았던 연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결옥이 되면 옥졸이 다가와 죄수의 애꿎은 사정도 소상하게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곡식이나 무명을 낼 수 있느냐고 묻고, 죄수가 고개를 내저으면 다짜고짜 발길질이었다. 신참 행하도 못 낼 놈이 화적질은 왜 했느냐고 눈알이 쑥 빠지도록 뒤통수를 내리쳐서 기절시키는 일이 다반사였다. 늙은이들을 그런 감옥에 처넣는다는 것도 또한 내키지 않았다. 울진 관아에서도 그런 사정을 빤히 알고 있으면서 도방에 찾아와서 아무런 내사가 없었다. 배고령은 발설하면 쥐똥 같은 소릴 한다고 면박을 들을까봐 주저하다가 손톱여물만 썰 수는 없어서 정한조에게 나직하게 일렀다. “회정길에 샛재 월천댁을 들렀습니다.” “거기서 하룻밤 유숙하고 왔다면서 뭘 새삼스럽게 얘길 하나?” “월천댁이 도감 어른께 만기와 구월이의 혼인이 성사되도록 중신애비 노릇을 해달라는 청탁을 넣었다는 얘길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월천댁이 그러던가?” “아니올시다.” 불쑥 말을 해놓고 나서야 아뿔싸하였다. 그런 내밀한 얘기였다면 월천댁 아니면 구월이만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쏟아진 물그릇이었다. 주저주저하다가 엉뚱한 사람을 둘러대고 말았다. “노닥다리 중노미가 그럽디다.” 정한조는 어설프게 둘러대는 말을 곧이듣고 중노미를 나무랐다. “그 늙은이는 주둥이가 나불나불 헤픈 사람이 아닌데, 임자하고는 자별한 사이인가보군. 월천댁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 같잖은 소리여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네…… 그런데 남의 혼사에 임자가 어째 안달인가.” “안달이 아니라, 만기로 말하면 다소 굼뜬 게 병통이긴 하나 사내로서 의젓하고 말수도 적어서 그만한 신랑감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구월이도 산중 처자치고는 외양도 반반하고 총기도 있어서 만기의 평생 반려로서 손색이 없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속내를 소상하게 꿰고 있다면 임자가 중신애비로 나서보면 어떨까?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릴세. 월천댁도 임자 때문에 한시름 놓게 되었군.”
  • [세종로의 아침] 서희 장군에게 남북협상을 맡겼으면…/노주석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서희 장군에게 남북협상을 맡겼으면…/노주석 선임기자

    “이거 얼마예요?” 쇼핑을 할 때 물건값 흥정 때문에 고심한 적이 많다. 후진국일수록, 정찰제가 통하지 않을수록 고민은 늘어난다. 어떻게 깎아야 할까? 정보가 작전을 결정한다. ‘정보가 있으면 값을 후려치되, 없으면 절대 먼저 숫자를 내뱉지 말라’는 게 흥정의 정석이다. 품을 팔아서 평균가를 알아냈다면 더 싼값을 선제적으로 부르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상대의 유도공작에 넘어가지 않도록 침묵을 지켜야 한다. 제시된 값에서 에누리 받는 게 상책이다. 우리는 천 년 전 고려의 협상가 서희(942~998) 장군이 요나라 장수 소손녕을 상대로 ‘세 치 혀’로 강동 6주를 되찾았다고 배웠다. 담판을 벌인 서희는 본받아야 할 ‘전설적 외교관’으로 교과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희는 정말 강동 6주를 돌려받은 것일까. 소손녕은 외교 실패로 귀국 후 문책을 당했을까. 역사적 사실을 확인해 보면 실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희는 소손녕에게 앞으로 송나라 대신 요나라를 섬겨 책봉을 받고 조공무역을 하겠다고 구두 약속했다. 대신 “실행을 가로막는 여진족의 거주지가 본디 고려 땅이므로 되찾고 나서”라는 조건을 달았다. 소손녕도 강동 6주를 선물로 준 것이 아니라 “너희가 가질 수 있으면 가져봐라”라면서 선심을 쓰는 척한 것이다. 두 협상가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양쪽의 실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창조적 대안’이 ‘강동 6주의 교환’이었던 것이다. 흥정이나 협상에서 이기려면 ‘요구’보다 ‘욕구’에 집중해야 한다. 요구는 단순할 수 있으나 욕구는 다양하다. 비싼 명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현실적 요구’보다 ‘허영이라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욕구 충족 마케팅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법이다. 상대방의 숨은 실익을 자극해야 이길 수 있다. 대개 욕구의 총량이 큰 사람이 비용을 더 부담하고, 총량이 작은 사람은 비용을 덜 내고 편승하는 법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려면 ‘양보의 교환’이 필수적이다. 남북관계가 지지부진하다 못해 아예 얼어붙었다. 문 닫은 개성공단의 기계는 녹슬어 가는데 수석대표의 격을 따지는 ‘봉창 두드리는’ 식의 대화만 오가니 답답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원칙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교착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억제 압박’ 위주의 대내용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무장관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신뢰’란 정부가 한 번 밝힌 정책을 뒤엎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유아독존’을 외치는 격이다. 혹 이런 ‘막힘’이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장관회의 구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7명 중 교수 출신 류 장관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김관진 국방장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등 육사 출신 3명 등 과반인 4명의 멤버가 ‘협상’보다 ‘충성’의 이미지가 강하다. 차라리 천 년 전 서희를 데려다 남북문제를 맡겼으면 하는 심정이다. 분명히 남과 북 둘 다 이기는 창조적 대안을 제시할 터인데….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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