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차원 脫北 해결/정부 정책전환 안팎
정부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중간 협상 정책을 깨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통한 해결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제는 유엔의 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탈북자입국이 ‘1000명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점을 감안,‘UNHCR를 통한 탈북자 통로 일원화’방안을 선택키로 한 것이다.국제사회의 공론화도 정부가 정책변환에 나선 큰 요인이다.
-유엔 테두리를 통한 해결 불가피- 정부는 지난 13일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중국 공안이 진입,탈북자를 강제연행하면서 한·중 외교마찰로 비화될 때까지도 “현재까지는 한·중간 협상이 가장 실질적이고 유효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3일 한·중간 탈북자 26명의 한국행과 향후 처리방향에 대해 합의한 뒤 본격적으로 방향 전환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기획망명에 의해 한국공관 등에 진입한 탈북자 가운데는 북한에 돌아가도 처벌 위협 등 절박한 사정이 없는데도 정착지원금을 바라며 공관에 진입하고,게다가 브로커들의종용으로 진입한 탈북자들이 있다는 점도 유엔을 통한 해결쪽으로 방향을 튼 원인의 하나로 관측된다.정부가 지난 27일 중국에서 활동중인 NGO인사의 체포사실과 중국 정부의 강경 방침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난민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탈북자의 경우 UNHCR가 관할하는 난민 캠프에서 일정 보호기간을 거친 뒤 다시 북한으로 되돌아 가게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중국측을 설득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입장과 전망- 이제까지 탈북자 문제는 북·중간 문제이고 한국은 당사국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던 중국은 지난 23일 한·중 합의를 계기로 양국 직접 협상의 길을 열었다.중국은 탈북자들에게 난민의 길을 열어줄 경우 대량 탈북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우리측 요청을 일단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탈북자가 베이징의 외교공관에 들어갈 때마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문제가 국제여론의 도마에 오른다는 점이 중국의 고민이다.
UNHCR에 의한 해결은 한국과 미국,일본,유럽연합(EU) 모두가 희망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중국측이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UNHCR 역할
1951년 설립된 UNHCR는 헐벗고 굶주린 난민들을 보호하고 재정착시키기 위한 유엔 산하 인권기구다.32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과 파키스탄·이란에 남아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230만명 등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펼쳐왔다.현재 구호요원은 5000여명이며 본부는 제네바에 있다.
러시아 정부는 탈북자들의 난민여부 판정을 UNHCR에 일임하고 있다.난민으로 인정되면 우리 정부가 연고권을 주장,데려올 수 있다.중국은 난민협약에는 가입했으나 난민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고,현재까지 UNHCR에 의한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