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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진 부족하다며 한의사 배제?… 재난 땐 힘 합쳐야”

    “의료진 부족하다며 한의사 배제?… 재난 땐 힘 합쳐야”

    코로나19 의료 현장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도 있었다. 정부의 어떤 지원도 없이 한의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성금으로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했고 자가격리 환자의 집 앞까지 한약을 배달했다. 1일 서울신문과 만난 강영건 한의사는 당시 한의사들의 활동을 ‘의병’에 비유했다. 중국은 중의사들을 코로나19 방역에 활용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인력 부족 사태에도 한의사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 이면에는 의사와 한의사 간 직역 갈등이 깔려 있었다. 강 한의사는 “지난해 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이 병상을 비우고 코로나19 환자를 받겠다고 했지만 대구시 차원에서 거절하기도 했다. 이번엔 생활치료센터 한 곳을 담당하겠다고 했는데 의사들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결국 한의사협회는 대구한의대 한방병원 강의실에 한의진료전화상담센터를 차리고 비대면 진료를 시작했다. 당시 센터 구성을 강 한의사가 담당했다. 전화상담센터에는 지난해 5월 말 기준 총 1374명의 한의사, 1864명의 한의대생이 참여했다. 강 한의사는 “한의사협회 회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기침, 객담, 인후통 개선 효과가 있는 청폐배독탕 등을 환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택배 배송이 원활치 않아 한의사와 자원봉사 한의대생이 자가격리자의 집까지 약을 직접 날랐다”고 말했다. 협회는 한의진료전화상담센터를 대구에서 서울로 옮겨 올해 초까지 운영했다. 그는 “재난 현장에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평소 약간의 갈등이 있더라도 재난 상황에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 간호사도 부족한 마당에 한의사들이 배제된 것은 의료자원의 낭비”라고 지적했다. 강 한의사는 학교 졸업 후 ‘글로벌 케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며 우즈베키스탄, 팔레스타인, 이라크 등에서 의료봉사를 해 온 ‘재난 전문 한의사’다. 외상 환자가 많은 재난 현장에서 한의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강 한의사는 “산불이 났을 때는 호흡기 계통 환자, 수재가 났을 때는 수인성 감염병, 전쟁 지역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많다”며 “이런 환자들을 돕는 역할을 한의사들이 한다”고 소개했다. 재난 의료의 핵심으로 그는 ‘적자생존’을 꼽았다. 강 한의사는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면서 “모든 것을 기록하며 시행착오를 줄여 나간 끝에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의진료 매뉴얼도 빨리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反네타냐후’ 연정에 네타냐후 실권하나

    ‘反네타냐후’ 연정에 네타냐후 실권하나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 이번엔 정말 물러나게 될까. 이스라엘의 극우 민족주의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 대표가 ‘반네타냐후 블록’과 연정 구성 작업에 참여하겠다고 TV를 통해 발표했다. 베네트 대표는 과거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이었다. 이 블록을 주도한 중도 성향 ‘예시 아티드’(17석)의 야이르 라피드(57) 대표는 협상에서 순번제 총리제와 총리직 우선권, 상당한 내각 지분 등을 제시했다고 AP 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결과 임기 전반기는 베네트 대표가, 후반부는 라피드가 총리를 맡는 조건으로 연정이 성사됐다.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우파의 ‘뉴호프’(6석), 중도 우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중도 청백당(8석), 좌파 노동당(7석), 사회민주주의 메레츠(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등이 참여해 57석을 확보했다. 7석의 야미나가 합류하면 전체의석 120석의 절반을 넘는 64석이 된다. 네타냐후는 1996~1999년 3년의 첫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 31일 재집권했고, 이후 과도정부 총리 재직 기간을 포함해 12년 2개월간 자리를 유지해 왔다. 네타냐후는 수뢰,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실각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지난 2년 반 연정이 깨지면서 총선을 네 차례 치렀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의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다가 파국을 맞았다. 이번 연정 논의도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로 무산될 뻔했다가 휴전이 성사되면서 반네타냐후 진영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는 베네트 대표와 뉴호프의 기데온 사르 대표에게 순번제 우선 총리직을 제안했지만 반네타냐후 진영의 결속을 깨지는 못했다.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받은 라피드는 2일까지 연정 구성 합의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후 1주일 안에 의회에서 연정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이스라엘이 열하루 공습 퍼붓고도 못 잡은 ‘목숨이 아홉 달린 고양이’

    이스라엘이 열하루 공습 퍼붓고도 못 잡은 ‘목숨이 아홉 달린 고양이’

    목숨이 아홉 개나 달려 있는 고양이는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가자지구를 장악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장 끈질기고 용감무쌍한 전사로 여겨지는 무함마드 데이프(56) 얘기다. 지난 7년 동안 쥐죽은 듯 숨어 있던 그는 이달초 이스라엘 당국이 하마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음성 메시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 포연 속에 스크래치 소음이 잔뜩 묻어나는 그의 메시지는 묻히고 말았다. 무력충돌의 와중에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만 242명인데 유엔은 129명이 민간인이라고 집계했다. 이스라엘은 200명이 무장전사들이라고 주장한 반면, 하마스는 지도자 야햐 신와르를 비롯해 80명 정도만 희생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 반드시 제거했어야 할 데이프는 건재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 히다이 질버만은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작전 내내 우리는 무함마드 데이프를 암살하려고 노력했다”고 인정했다. 다른 간부는 이번 충돌 와중에 두 차례 데이프를 살해하려 했으나 지난 20년 동안 일곱 차례 시도와 마찬가지로 실패했음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31일 전했다. 중동 안보 전문가인 매튜 레빗은 이스라엘이 꼭 제거하려 했던 첫 번째 인물이 데이프였을텐데 적잖이 낙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1965년 이집트가 점령하던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난민수용소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무함마드 디압 이브라힘 알마스리였는데 아라비아어로 ‘손님’을 뜻하는 데이프가 더 익숙한 이름이 됐다.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 1980년대 후반 하마스가 출범할 때 가장 어린 대원으로 가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마스의 주력 부대인 이제딘 알카삼 연대에서 군사 지도자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미국 국무부의 테러 분야 고문으로 활약했던 레빗은 데이프가 ‘엔지니어’로 통했던 폭탄 제조 전문가 예햐 아이야시와 아주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아이야시는 1990년대 초반 이스라엘의 자살폭탄 테러를 주도했다. 1996년 그가 이스라엘에 암살당하자 더 많은 버스 자폭테러가 이어졌는데 데이프가 다른 여러 인물들과 함께 지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프는 승진을 거듭해 2002년 살라 세하데의 암살 이후 하마스 군사조직 지휘권을 물려받았다. 그가 개발한 것이 하마스가 이번에 예루살렘 등의 상공에 쏘아올린 카삼 로켓이다. 주로 가자지구의 터널 속에서 발사됐는데 데이프가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으로 추정된다. 그는 2000년대 네 차례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를 가까스로 피했다. 눈 한쪽과 팔다리 중 하나를 잃었다. 정확히 팔다리 가운데 어느 것을 잃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2006년 하마스 조직원 집에 숨어 있다가 이스라엘 공습을 받고 중상을 입었지만 목숨을 건졌다. 퇴역한 이스라엘 장성은 그가 하마스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했는데 그는 기적적으로 회복했다고 아쉬워했다. 그저 눈 하나를 잃었으니 그만이란 식으로 돌아왔다. 해서 맨앞의 별명을 얻게 됐다.2014년 이스라엘 군의 가자 작전 도중에 다섯 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다. 가자 외곽 셰이크 라드완의 한 주택에 공습을 퍼부었는데 데이프의 아내 위다드와 갓난 아들의 목숨만 빼앗았다. 당시도 이스라엘은 그를 제거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건물 안에 없었다. 얼마 뒤 하마스는 데이프가 “여전히 살아 군사작전을 지휘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이렇게 그의 목숨 줄이 긴 것은 현대 통신 수단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덕분이라고 레빗 등은 분석했다. 그 흔한 휴대폰도 컴퓨터도 쓰지 않고 마치 아라비아 유목민처럼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번에 휴전이 선언되기 전에 고위 하마스 간부는 AP 통신에 데이프가 가자의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휴전 이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가자의 거리를 그가 지나가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이스라엘의 거듭된 암살 시도가 오히려 그의 가치를 높이고 가자 사람들의 존경을 사게 했다. 일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폐허가 되다시피 한 가자에서 오늘도 데이프의 이름을 연호하며 “영혼과 피를 바쳐 당신을 지켜낸다. 데이프”라고 노래를 부른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팔레스타인 공습 밀어붙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실각할까, 반대파 “연정 구성”

    팔레스타인 공습 밀어붙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실각할까, 반대파 “연정 구성”

    이스라엘의 역대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는 야당들의 연합 공격에 입지가 좁아지고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자 열흘 동안 팔레스타인 공습에 열을 올렸는데 그런 노력도 헛되이, 총리 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30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 대표는 이날 TV 앵커 출신의 야이르 라피드(57)가 주도하는 예시 아티드(17석) 중심의 ‘반네타냐후 블록’과 연정 구성 작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네트 대표는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친구인 라피드와 함께 국민적인 통합 정부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추락한 나라를 구하고 이스라엘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는다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지난 2년 반 동안 선거에 선거를 거듭하면서 나라의 기능을 잃었는데 지도부는 증오와 분열만 부추겼다”며 “2천년 전에도 우리는 내부의 혐오로 유대 민족 국가를 잃었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에다 예시 아티드까지 합쳐 57석의 의석을 확보한 상태다. 나아가 야미나(7석)가 합류하면 크네세트(의회) 전체의석(120석) 중 반네타냐후 블록의 의석은 과반인 64석이 된다. 극우부터 중도, 좌파, 아랍계를 아우르는 ‘무지개 연정’이 꾸려진다. 반네타냐후 블록은 이날 밤부터 연정 구성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연정 구성 시한은 다음달 2일까지다. 연정이 구성되면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첫 번째 임기에 이어 지난 2009년 3월 31일 재집권해 12년 2개월(과도정부 총리 재직기간 포함) 총리 직을 수행해온 네타냐후는 그 자리를 내놓게 된다. 그는 수뢰,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리 직에서 물러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등으로부터 몇 년 동안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차기 총리는 연정에서 순번에 따라 돌아가며 맡을 가능성이 많다. 팔레스타인과의 무력 충돌과 함께 중단되기 전까지 협상에서 라피드 측은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에 베네트 대표가 총리를, 자신은 외무장관을 맡고, 후반기에는 서로 역할을 바꾸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원내 제1당인 리쿠드당 대표인 네타냐후의 연정 구성 실패 이후 이달 초 연정 구성 권한을 넘겨받은 라피드 대표는 ‘네타냐후 장기 집권 종식’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승부수를 걸었다. 특히 과거 네타냐후의 수석 보좌관을 지낸 베네트 대표에게는 순번제 총리제와 총리직 우선권, 상당한 내각 지분 등을 제시했다. 팔레스타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극우 성향의 베네트 대표가 팔레스타인과의 무력 충돌 와중에 연정 논의 중단을 선언했지만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양측이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하면서 꺼져가던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정 논의가 되살아났다.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마지막으로 베네트 대표와 뉴호프의 기데온 사르 대표에게 순번제 우선 총리직을 제안했지만, 반네타냐후 진영의 결속을 깨지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에게서 등을 돌린 베네트 대표의 행동을 “세기의 사기”라고 비판했고, 이어 좌파가 포함된 연립정부가 이스라엘을 위험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년 동안 무려 네 차례나 총선을 치를 정도로 정치적 혼란이 심했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정당 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의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 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지만 사사건건 갈등했고, 결국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 끝에 출범 7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반네타냐후 블록의 ‘거국 연정’이 성사되면 다행히 다섯 번째 조기 총선은 피할 수 있지만, 정치적 분열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정국 파행은 언제든 재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우파 정당들과 아랍계 정당들이 가장 민감한 이슈인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갈등할 여지가 많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엔 인권대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전쟁범죄 가능성”…첫 조사위 구성

    유엔 인권대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전쟁범죄 가능성”…첫 조사위 구성

    유엔 인권이사회는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조사할 상설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47개국으로 구성된 인권이사회는 최근 양측의 충돌에 따른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특별회의에서 찬성 24표, 반대 9표, 기권 14표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 국가들이 마련한 이번 결의안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감시하고 보고할 상설조사위원회(COI)의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상설조사위는 인권이사회가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조사 요구로,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표결에 앞서 “이스라엘군이 11일간(이달 10~20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동안 전쟁범죄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밀집 지역에 대한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고 민간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며 “민간에 미치는 영향이 무차별적이고 불균형적인 것이었다면 이러한 공격은 전쟁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바첼레트 대표는 이스라엘에 독립적인 조사를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하마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로켓 발사는 전쟁 규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자국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맹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는 뻔뻔한 반이스라엘 강박”이라며 “인권이사회의 부도덕한 다수는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민간인을 집요하게 겨냥하고 가자지구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은 테러 조직(하마스)에 대해 눈가림을 했다”고 비난했다. 주제네바 이스라엘 대표부 대사는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다했다”면서 “주거용 건물, 산부인과 병동, 모스크 아래 숨는 하마스의 전략이 무고한 희생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도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이 최근 이뤄진 평화 노력의 진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은 인권이사회 결의를 반겼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의는 오래된 인종차별 정책과 팔레스타인 주민 탄압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오랜 국제법 위반을 조사하려는 국제사회의 심사숙고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력 충돌의 당사자인 하마스도 자신들의 행동이 이스라엘에 맞선 ‘정당한 저항’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피로 얼룩진 이·팔 갈등… 평화와 공존 말한 대가는 ‘배신자’ 낙인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피로 얼룩진 이·팔 갈등… 평화와 공존 말한 대가는 ‘배신자’ 낙인

    유다/아모스 오즈 지음/최창모 옮김/현대문학/548쪽/1만 7800원 지난 5월 10일 시작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교전, 아니 사실상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최소 21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열하루 뒤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은 시쳇말로 ‘뒤끝 작렬’ 중이다. 법과 질서를 명분으로 소요사태 책임자를 체포하기 시작했다. 종잡을 수 없는 역사적 맥락과 난마처럼 얽힌 국제정치의 결과물인 이·팔 갈등은 언제 끝을 맺을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의 ‘유다’는 이스라엘 건국을 배경으로 ‘배신’에 관한 성찰을 담았다. 오즈는 현대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1세대 작가로, 이스라엘 건국 막전막후를 온몸으로 겪었다. 저자는 예수를 배신한 제자 유다와 함께 이스라엘 건국을 반대한 한 인물을 이야기의 핵심으로 내세운다. 1959년이 저물어 가던 어느 날 슈무엘 아쉬는 ‘저녁마다 다섯 시간 정도 학식이 깊고 지적인 일흔 살 장애인 남성의 말동무를 해 주시면 무료로 숙소를 제공하고 소액의 월급도 지급한다’는 공고를 보고 여기에 지원한다. 고용인은 매혹적이지만 냉담한 여인, 아탈리야 아브라바넬이다. 슈무엘이 대화를 나눌 사람은 게르숌 발드, 아탈리야의 시아버지다.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그렇게 시작되는데, 이스라엘 역사와 당시 정세를 두고 석 달 가까이 논쟁이 벌어진다. 논쟁을 즐기는 게르숌은 이스라엘 건국 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사돈, 그러니까 아탈리야의 아버지 쉐알티엘은 유대인기구의 이사였지만 이스라엘 건국에 반대한 유일한 인물이다. 이스라엘 초대 총리 벤구리온에게 반기를 든, ‘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야당 같은’ 존재였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영국인들을 내쫓고 아랍인과 유대인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꿔 ‘배신자’, ‘아랍인들의 사생아’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늙은 게르숌의 성마른 논쟁은 젊은 슈무엘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책은 섣부른 타협도, 극적인 화해도 내놓지 않는다. 유다는 진정 예수를 배반한 것일까. 쉐알티엘은 이스라엘을 배신한 것일까. 피로 점철된 지금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보면 그들의 배신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은 아닐까 상상한다. 조국 이스라엘의 부흥을 위해 애쓰면서도 아랍 국가들과 평화를 모색했던 오즈의 삶과 사상이 오롯한 작품 ‘유다’를 읽으며 평화의 왕 예수가 오신 그곳의 진짜 평화를 기원한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네타냐후 “하마스 평온 깨면 응징”… 美, 불안한 이·팔 평화 중재

    네타냐후 “하마스 평온 깨면 응징”… 美, 불안한 이·팔 평화 중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적 충돌이 지난 21일(현지시간)을 기해 10여일 만에 가까스로 멈춰 선 가운데 그동안 분쟁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평화 중재 노력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곳곳에 불씨가 남아 있어 휴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요르단 등을 순방하는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분쟁 당사자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이번에 휴전을 중재한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을 연달아 만나 휴전 이후 평화 유지 방안을 모색한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이번 충돌로 가자지구에서 250명 이상이 사망하고 광범위한 지역이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측에 다양한 당근책을 제시했다. 그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아바스 수반을 만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격상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영사관을 다시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 영사관은 과거 미국과 팔레스타인의 외교 통로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기능을 축소, 대사 관할로 격하시키면서 팔레스타인 측의 분노를 샀다. 그는 아바스 수반에게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국가로 공존한다는 개념)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7500만 달러(약 837억원) 규모의 가자지구 재건 원조 등 총 1억 달러 이상의 경제 지원과 150만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기부 추진도 약속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양측의 휴전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이 상대방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 않은 채 언제든 무력 충돌을 재개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추가 분쟁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에게 “하마스가 평온을 깨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아주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또 ‘법질서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무력 충돌 기간 중 반이스라엘 시위와 소요사태에 가담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이고 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언제든 긴장 수위를 높이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마스 군사 조직인 카삼여단의 이즈 알딘 대변인은 “우리의 행동은 말보다 앞서고 우리의 미사일은 준비된 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영상] 공습 사이렌 울리자 새끼 에워싸 보호한 동물원 코끼리들

    [영상] 공습 사이렌 울리자 새끼 에워싸 보호한 동물원 코끼리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0일 전격 휴전했다. 11일간의 충돌은 양측 모두에 상처를 남겼다. 2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론 사파리 동물들도 피해를 봤다. 휴전 성사 직후인 2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라마트간 사파리는 공습 순간 사파리의 분위기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무력 충돌이 이어진 11일 내내 사파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 사파리 전체가 술렁였다. 코끼리들도 새끼 보호에 분주했다. 다 자란 코끼리 대여섯 마리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기 무섭게 새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새끼를 구석으로 몰아넣은 후 주위를 에워싸고 보호벽을 만들었다. 이윽고 하늘을 뒤흔든 로켓포 소리에 놀란 새 떼가 일제히 날아올라 몸을 피할 때도 코끼리들은 동요하지 않고 새끼를 지켰다. 라마트간 사파리 사육장 가이 크피르는 “코끼리들은 무리에서 가장 어린 14개월 새끼를 보호했다. 야생 코끼리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사육장은 “코끼리들은 위험을 감지하면 새끼를 가운데로 몰아넣고 에워싼 뒤 일종의 보호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현충일에 1분간의 묵념 사이렌이 울렸을 때도 같은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사육장은 또 “코끼리의 청각은 사람보다 훨씬 발달해 있다. 발바닥으로 진동을 감지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면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도 금방 알아차리고 위험을 감지한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공습 기간 다친 코끼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돌 초기 사파리에 로켓이 떨어졌을 때 원숭이가 로켓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사파리 수석 수의사 이갈 호로위츠 박사는 “처음에는 전쟁과 관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엑스레이 촬영 결과 원숭이 몸에서 로켓 파편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원숭이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회복 중이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1일간의 전투에서 가자지구 테러세력이 이스라엘 중부 지역을 향해 발사한 로켓포는 4360발이며, 50대 민간인 1명 등 13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자지구는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이스라엘 전투기 습격으로 248명이 사망하고 1900여 명이 부상당했다. 가자지구 전체가 폐허로 변해 주민들은 갈 곳을 잃었다. 휴전이라고 갈등이 끝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대규모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반정부 시위 및 소요사태에 가담한 사람들을 원칙에 따라 다스리는 것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보복성 작전임은 분명하다. 이스라엘 경찰은 라마단 기간부터 현재까지 시위 가담자 1500여 명을 체포하고 이 중 200여 명을 기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빠가 꼭 껴안아 살아남은 에이탄 깨어나라” 교황도 성원

    “아빠가 꼭 껴안아 살아남은 에이탄 깨어나라” 교황도 성원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 추락 참사가 발생한 케이블카는 종잇장처럼 구겨졌는데 어떻게 다섯 살 아이 혼자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탑승객 15명 가운데 14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5일 현지 언론들은 에이탄 비란이 다리 등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토리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케이블카가 20여m 아래 슬로프로 추락한 뒤 산 비탈면을 구르는 상황에서도 아빠 아밋(30)이 아이를 품에 안고 마지막까지 필사적으로 보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현재로서는 무엇이 이 아이를 구했는지 얘기하는 게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마도 숨진 아빠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아이를 껴안아 충격을 완화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에이탄의 얼굴이 긁힌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다는 점이 이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며 “이런 비슷한 사고에서는 기적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사 결과 뇌도 손상되지 않은 것을 확인됐다.  이탈리아 국민은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사연에 주목하는 한편,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이탄의 쾌유를 성원하고 있다. 그가 치료를 받는 병원에는 인형과 편지 등이 답지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고 지역 관할인 노바라 교구의 교구장인 줄리오 브람빌라 주교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데 대해 깊은 슬픔을 표시하고 희생자 가족에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하라고 밝힌 뒤 에이탄의 위급한 상황을 염려 속에 지켜보고 있으며, 아이를 위해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뼈 접합 수술을 무사히 마쳐 최대 고비를 넘겼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후가 좋아 갈수록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는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아이가 기침과 함께 때때로 자발적 호흡을 하는 등 의식을 되찾기 위한 신호를 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에이탄은 이스라엘 국적으로 약학을 전공하는 아빠 아밋과 엄마 탈 펠렉비란(27), 두살배기 남동생 톰, 외증조부 이츠하크 코헨(81)과 외증조모 바버라 코헨코니스키(71)를 한꺼번에 잃었다. 특히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살던 외증조부모는 얼마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벌인 전쟁의 참화에 넌더리가 나 머리도 식힐 겸 이탈리아 파비아 시에 사는 에이탄 네를 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아밋의 누이 아야는 사돈댁 조부모가 “이스라엘에서는 로켓들이 떨어졌는데 이탈리아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모 아야와 급히 이스라엘에서 날아온 삼촌 등이 에이탄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이들 일가족 외에도 이탈리아 연구자 세레나 콘센티노와 이란 출신 동료 무함마드레자 샤하이사반디, 비토리오 조를로니와 그의 아내 엘리사베타 페르사니니, 그들의 여섯 살 아들 마티아, 로베르타 피스톨라토와 앙헬로 비토 가스파로 부부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 마침 가스파로의 45회 생일을 축하하는 여행 중이었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피스톨라토는 변을 당하기 직전 푸글리아에 있는 누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여긴 천국”이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당국이 케이블카 추락 원인 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산악구조대 관계자는 “와이어 파열과 비상 브레이크 미작동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대쪽에서 하강하던 케이블카가 비상 브레이크 작동으로 멈춰선 점을 고려하면 사고 케이블카의 기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규제로 일년 이상 멈춰있다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초 운행은 1970년 8월이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대적인 유지·보수 작업이 진행됐는데 400만 유로가 투입됐다. 와이어에 대한 정밀 점검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강제착륙에 제재 폭탄…‘유럽의 북한’ 길 걷나

    강제착륙에 제재 폭탄…‘유럽의 북한’ 길 걷나

    EU, 영공에 벨라루스 항공기 차단美 “국제 평화·안보에 대한 모욕”각국 벨라루스 영공 비행도 중단 관료 제재·육로 차단도 검토 나서반정부 언론인 러만 프라타세비치(26)를 체포하겠다고 비행 중이던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강제착륙시킨 사건으로 벨라루스가 고립 위기에 처했다. 국제사회가 27년간 철권을 휘둘러 온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6)의 무도한 행위에 비행금지 조치 등을 포함한 무더기 제재를 준비 중이어서 벨라루스가 ‘유럽의 북한’이 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유럽연합(EU)의 27개 회원국은 24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안에 합의를 이뤘다고 CNN이 보도했다. EU 27개국의 영공과 공항에 벨라루스 항공기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로써 벨라루스는 서쪽 방향 하늘길을 봉쇄당했으며, 추가로 이 나라 주변 육로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EU는 또 벨라루스 관료와 기업에 대한 금융제재 확대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EU는 이미 지난해 대선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탄압했던 루카셴코 대통령 등 88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역으로 벨라루스 영공은 ‘비행금지 구역’이 되다시피 했다. 독일 루프트한자와 네덜란드 KLM, 라트비아 에어발틱, 영국의 항공사들이 벨라루스 영공 운항을 중단했다. 프랑스 교통부도 자국 항공사에 벨라루스 상공 비행 중단을 촉구 중이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는 벨라루스 대사를 초치했다. 라트비아와는 서로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젠 사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을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뻔뻔한 모욕이자 충격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마저 ‘수도 민스크 공항에 하마스의 테러위협이 접수돼 비상착륙시킨 것’이란 벨라루스 해명에 펄쩍 뛰었다. 하마스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정당한 저항에 대한 세계적 공감을 무너뜨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내며 벨라루스와 선긋기에 나섰다. 러시아만이 “미국도 2013년 자국 기밀을 유출한 에드워드 스노든 검거를 위해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를 강제착륙시킨 일이 있었다”며 벨라루스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러시아는 이번 강제착륙 사태에 개입한 국가로 의심받는 실정이다. 벨라루스 야권과 라이언에어 측은 “프라타세비치와 그의 러시아 국적 여자친구 외에 4명이 최종 목적지인 리투아니아로 향하지 않고 비상착륙한 민스크에 남았다”면서 “4명은 벨라루스 KGB로 의심되며, 이들 중 2명은 러시아 여권을 지니고 있었다”고 했다. 벨라루스가 지난 23일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면서 러시아인 여자친구까지 구금했음에도 러시아가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점도 서방의 관점에선 선뜻 이해되지 않는 풍경이다. 전 세계가 지키는 민간항공규칙을 루카셴코가 어긴 여파로, 구소련 작은 나라인 벨라루스 안에서 벌어진 그의 철권통치의 실상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루카셴코는 지난해 대선 부정 투표 논란을 3만 5000명을 체포하고, 수천명을 고문하고, 400명의 정치범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눌러 버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선 때마다 선거부정 규탄시위에 대한 탄압이 벌어졌음에도, 동유럽의 작은 나라인 벨라루스의 독재 체제는 국제 문제의 쟁점으로 주목받을 동력을 얻지 못해 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쟁 싫어” 이스라엘 조부모 伊 손녀네 찾았다가 케이블카 참변

    “전쟁 싫어” 이스라엘 조부모 伊 손녀네 찾았다가 케이블카 참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살던 이츠하크 코헨(81)과 바버라 코헨코니스키(71) 부부는 얼마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벌인 전쟁의 참화에 넌더리가 났다. 해서 머리도 식힐 겸 이탈리아 파비아 시에 사는 손녀 네를 보러 갔다. 손녀 탈 펠레그비란(26)과 손녀사위 아밋 비란(30)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누린 부부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두 증손자와 함께 북부 피에몬테주에 있는 유명한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큰 마조레 호수의 풍광을 즐기는 데 그만이겠다 싶었다. 아밋의 누이 아야는 사돈댁 어르신들이 “이스라엘에서는 로켓들이 떨어졌는데 이탈리아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다섯 살 증손자 에이탄만 이 세상에 남겨놓게 될줄은 까마득히 몰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케이블카가 도착 지점 100m를 남긴 지점에서 와이어 300m 정도가 끊기는 바람에 2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뒤 두세 바퀴를 돈 다음 소나무 사이에 처박히며 이들 가족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되고 말았다. 모두 15명이 탑승했는데 5명만 케이블카 안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사람들은 밖으로 퉁겨나가고 말았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약학을 전공한 아밋이 에이탄을 꼭 껴안고 숨진 채로 발견됐다면서 어쩌면 아들을 끝까지 구하려는 몸부림이 에이탄을 구했는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추측인 셈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에이탄은 토리노의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의식을 되찾자마자 “엄마는 어디 있어?”라고 물어 의료진을 황망하게 했다. 의료진은 분 단위로 용태를 점검할 정도로 그의 상태가 여전히 위중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에이탄의 고모인 아야가 사고 당일 병원에 달려 왔으며 다음날 다른 가족들이 이스라엘에서 날아와 병원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밀라노의 유대인 공동체 대표인 밀로 하츠바니는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에 “아빠 아밋을 잘 알고 있다. 그와 참사 전날 얘기를 나눈 것이 마지막이 됐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조부모가 오셔서 아이들과 함께 놀러간다고 내게 말했다”고 털어놓았다.이들 일가족 외에도 이탈리아 연구자 세레나 콘센티노와 이란 출신 동료 무함마드레자 샤하이사반디, 비토리오 조를로니와 그의 아내 엘리사베타 페르사니니, 그들의 여섯 살 아들 마티아, 로베르타 피스톨라토와 앙헬로 비토 가스파로 부부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 마침 가스파로는 45회 생일을 자축하던 중이었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피스톨라토는 변을 당하기 직전 푸글리아에 있는 누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여긴 천국”이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당국이 케이블카 추락 원인 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산악구조대 관계자는 “와이어 파열과 비상 브레이크 미작동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대쪽에서 하강하던 케이블카가 비상 브레이크 작동으로 멈춰선 점을 고려하면 사고 케이블카 기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규제로 일년 이상 멈춰있다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초 운행은 1970년 8월이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대적인 유지·보수 작업이 진행됐는데 400만 유로가 투입됐다. 와이어에 대한 정밀 점검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에서 케이블카 사고는 드물지 않다. AFP 통신에 따르면 2005년 9월 오스트리아 티롤의 한 스키 리조트 상공을 지나던 헬리콥터에서 무게 800㎏의 콘크리트가 떨어져 케이블카를 덮쳤고 이 때문에 독일인 관광객 9명이 숨졌다. 또 1998년 2월에는 저공 비행하던 미군 항공기가 이탈리아 돌로미티 스키 리조트의 케이블을 절단하면서 2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해당 리조트에서는 1976년에도 강철 재질의 보조 와이어 파열로 케이블카가 추락해 42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앞서 2018년 8월 북서부 리구리아주 제노바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구간의 모란디 대교 상판과 교각이 갑자기 무너져 43명이 숨진 일도 있었다. 유지·보수 및 관리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났고, 사고 책임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전원 재판에 넘겨졌다. 현지 소비자보호단체 ‘코다콘스’(Codacons)는 AFP 통신에 이번 사고를 모란디 대교 붕괴와 열차 탈선, 크루즈선 조난 등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참사로 지칭하며 “우리나라의 교통 안전 관련 시스템이 고장난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페이스북 앱 ‘별점 테러’ 확산…앱 평가 4점에서 2.3점으로 추락

    페이스북 앱 ‘별점 테러’ 확산…앱 평가 4점에서 2.3점으로 추락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세력 및 활동가들 사이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앱에 대한 ‘별점테러’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전했다. NBC는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하는 앱(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스토어 평가에서 페이스북에 별 1개만 줄 것을 촉구하는 운동이 다양한 SNS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친팔레스타인 측은 지난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페이스북이 팔레스타인 관련 계정이나 게시물에 대한 검열을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 앱을 내려받기 위해 접속하는 ‘구글 플레이’(구글)나 ‘앱스토어’(애플)에서는 개별 앱에 대해 별 5개 만점으로 사용자 평가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여기에 별점을 1개만 주는 방법으로 페이스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NBC는 “지난주 페이스북 앱에 대한 수천명의 ‘별 1개’ 평가가 이어지면서 원래 4점이 넘던 애플 앱스토어 평균 점수는 2.3점으로 떨어졌고 구글에서도 2.4점으로 하락하는 등 이 운동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평가에 달린 댓글에는 ‘페이스북이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침묵 시키고 있다’ 등 주장과 ‘#FreePalestine’(팔레스타인 해방), ‘#GazaUnderAttack’(가자지구 공격)와 같은 해시태그가 붙어 있다.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그동안 수시로 팔레스타인 측 게시물과 계정을 제한하고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다 팔레스타인에서 250명가량의 사망자가 나온 이번 충돌을 계기로 반페이스북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비난은 페이스북뿐 아니라 다른 SNS로도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권리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액세스나우는 “인스타그램은 이번 충돌의 진원지가 됐던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을 언급하는 해시태그를 제한했으며, 트위터는 팔레스타인계 미국 작가 마리암 바르구티의 글을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NBC는 “페이스북 측은 이번 사태의 등급을 ‘SEV1’(심각1)으로 규정하고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SEV1은 페이스북 홈페이지가 다운됐을 때 발령하는 SEV0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위기 등급이다. NBC는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을 계기로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상당폭 떨어지고 있다”고 한 페이스북 엔지니어의 말을 전했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의 정책은 모든 사람이 우리 앱에서 안전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게시자가 누구이며 그의 신념이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은 페이스북 앱에 대한 별점 테러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유대인 죽어!” 美 LA 식당 습격 사건 용의자 1명 체포

    “유대인 죽어!” 美 LA 식당 습격 사건 용의자 1명 체포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던 유대인 남성 일행을 습격한 팔레스타인 지지자 남성들 중 한 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경찰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CNN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LA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의 남성은 식당 야외석에서 발행한 폭력 사건의 주요 용의자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 시민 제보자의 정보 덕분에 21일 밤 미 연방보안청의 협조를 받아 문제의 남성을 체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남성은 LA 외곽에서 어떤 사고도 없이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사건은 18일 밤 초밥집 야외석에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유대인 남성 일행 5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 사건을 증오 범죄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당시 피해를 본 유대인 남성 일행 중 한 명은 CNN 제휴사인 K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 유대인 친구 네 명과 함께 식당 야외석에서 식사하고 있을 때 한 무리의 남성들이 차를 세우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팔레스타인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 남성은 차에서 내려 내 친구들을 공격하기 시작해 난 반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CNN이 입수한 영상에는 당시 식당 앞을 지나던 여러 대의 자동차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던 남성들이 식당에 있던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담겨 있다. 때마침 식당 안에서 식사하던 한 여성은 CNN에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들에게 병을 던지기 시작했다”면서 “‘더러운 유대인’이라는 말을 포함해 반유대적인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창문을 통해 그들이 야외석에 앉아있던 남성들을 향해 ‘유대인이 누구냐’고 묻고 ‘더러운 유대인’, ‘이스라엘은 아이들을 죽인다’,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폭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측 하마스 간의 대규모 무력 충돌을 배경으로, 최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는 유대인 증오 범죄 중 하나다. 양측은 지난 20일 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지난 10일부터 지속된 11일 간의 분쟁으로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아동 수십 명을 포함해 230여 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아동 1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포토]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 잔해더미’ 옆 지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서울포토]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 잔해더미’ 옆 지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더미 옆을 지나가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무력 충돌 11일 만인 이날 오전 2시를 기해 조건 없는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2021-05-22 가자시티 AP 연합뉴스
  • 문대통령에 “한국 총리” 또 말실수한 바이든

    문대통령에 “한국 총리” 또 말실수한 바이든

    한국전 영웅 훈장 수여식에서 대통령을 총리로 실수전날에는 이스라엘 총리를 대통령으로 부르기도 해바이든, 올해 말 건강검진 해 국민에게 공개 예정“한국은 종종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죠. (당시) 퍼켓 중위과 함께 싸운 이들은 그의 용맹함을 절대 잊지 않습니다. 한국 총리(Prime Minister)가 이 행사를 위해 여기 있다는 사실이 증명하듯 한국 국민도 잊지 않죠.” 잦은 말실수로 도마에 오르곤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총리’라고 부르는 말실수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한국전쟁 영웅 랠프 퍼켓(94) 주니어 예비역 대령에게 미국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하면서 문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했는데 마지막에 총리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환영하는 연설을 할 때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한 러시아 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성을 푸틴 대신 ‘클루틴’이라고 했다가 ‘푸틴’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사실 그의 말실수는 셀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난해 대선 경쟁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치매라며 공공연하게 공격한 이유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말에 건강검진을 해 시민들에게 공개키로 했다. 바이든의 건강검진 결과 중 가장 최근에 공개된 것은 2019년 12월이었다. 당시 건강검진을 했던 의사는 “대통령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건강한 77세의 남성”이라고 설명했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있지만 약물이나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자신이 어린 시절 말 더듬이였고 이를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1988년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다만 이후 재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은 지난 3월에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재선 도전 질문에 “대답은 ‘예스’다. 내 계획은 재선에 출마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기대”라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사설] 이스라엘·하마스 전격휴전, 더는 학살 참극 없어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국제사회의 중재로 유혈분쟁의 종료를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저녁 성명을 통해 “안보 내각은 만장일치로 군당국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위원회 등이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휴전은 상호간에 조건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오전 2시부터 개시되는 양측의 휴전은 지난 10일 분쟁 이후 열흘 만에 이뤄졌다. 가자지구에서는 아동 61명을 포함해 232명이 사망하고 1900여명이 부상했고 이스라엘에서도 12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가 나올 정도로 참혹한 유혈사태였다. 이번 충돌은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50일 전쟁’으로 20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던 때 이후 가장 피해가 컸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일 라마단 기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反)이스라엘 시위와 이에 맞대응한 이스라엘의 강경진압이 직접적인 도화선이지만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공격은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이번 무력충돌을 부른 하마스의 지난 10일 로켓공격도, 이스라엘 경찰이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사원에 난입해 물리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짙다. 부패혐의로 재판받고있는 대 아랍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곤경을 모면하기 위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번 휴전은 이집트의 적극적인 행동과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 등에 힘입어 이뤄졌지만 아쉬움이 적지 않다. 분쟁 초기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동성명 채택을 무산시킬 정도로 이스라엘의 편에 선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하마스도 문제지만,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이스라엘의 보복공습은 정당방위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전투기와 미사일까지 동원한 이스라엘군은 무자비한 행동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센 이유였다. 이번 휴전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종교·민족적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 언제든지 다시 유혈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일시적으로 유혈사태는 종료됐지만, 앞으로 상호 공존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앞으로 당사국은 물론 중동의 지도자들도 가자지구 복구 노력을 논의하고 이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 바이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환영 “진전 이룰 기회”

    바이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환영 “진전 이룰 기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합의를 환영하며, 향후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백악관 연설에서 양 측의 휴전 합의에 대해 “나는 우리가 진전을 이룰 진정한 기회를 가졌다고 믿는다”고 환영했다. 이어 이집트 정부가 휴전 중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똑같이 안전하고 안정되게 생활하고 동등한 자유와 번영,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 행정부가 그것을 향해 조용하고 끈질긴 외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0일부터 열흘 동안 유혈 충돌을 벌인 끝에 21일 오전 2시를 기해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충돌 열흘 만에 240여명 희생 남기고 이스라엘-하마스 조건 없는 휴전 돌입

    충돌 열흘 만에 240여명 희생 남기고 이스라엘-하마스 조건 없는 휴전 돌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국제사회의 중재를 받아들여 유혈 분쟁을 열흘 만에 일단락짓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휴전안을 승인했다면서 성명을 통해 “안보 내각은 만장일치로 군당국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위원회 등이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휴전은 상호간에 조건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이집트와 유엔 등이 중재한 휴전안을 수용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양측이 21일 오전 2시(한국시간 오전 8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도 일단 이스라엘의 휴전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충돌의 원인을 제공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충돌은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던 지난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50일 전쟁’ 이후 가장 피해가 큰 유혈 분쟁이었다. 충돌의 원인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종교활동 제한과 이스라엘 정착촌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올해 라마단 기간 이스라엘 당국은 이슬람교도들이 단식을 끝낸 뒤 모여 저녁 시간을 보내는 구시가지 북쪽의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폐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또 메카, 메디나와 함께 3대 성지로 꼽는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불과 2㎞ 떨어진 셰이크 자라의 정착촌 갈등과 관련해 이곳에 오래 살아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기로 하면서 갈등을 키웠다. 특히 지난 7일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인 ‘권능의 밤’을 맞아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은 알아크사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치렀고, 이 가운데 일부가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에 경찰과 국경수비대 병력을 투입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하마스는 10일 병력을 철수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고 선제 로켓포 공격을 가했으며, 이스라엘도 곧바로 전투기를 동원한 가자지구 폭격에 나섰다. 하마스는 지난 열흘간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지역에 4500발 이상의 로켓포와 대전차포를 퍼부었다.  그러나 첨단 무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사실상 일방적인 공습에 가자지구는 쑥대밭이 됐다. 가자지구의 아동 61명을 포함해 232명이 사망하고 1900여명이 부상했으며, 이스라엘에서도 12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아이언돔/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이언돔/임병선 논설위원

    이스라엘의 저고도 미사일 방어망인 아이언돔(Iron Domeㆍ히브리어 ‘키파트 바르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쏜 로켓포를 90% 막아 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인구가 밀집한 이스라엘 주거지구의 하늘을 강철 돔처럼 덮어 보호한다는 뜻이다. 요격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하마스는 자신들의 로켓보다 50배나 값이 비싼 요격미사일을 소진시킬 목적으로 계속 쏴댄단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나 이란 등 아랍국가보다 가까운 무장조직들의 로켓에 더 위협을 느꼈다. 1990년대 레바논에 기반을 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인구 밀집 지역을 로켓으로 공격하면서였다. 2006년 이스라엘ㆍ레바논 전쟁 때 이스라엘 세 번째 도시인 하이파가 무참히 파괴됐고, 100만명 가까운 이스라엘 국민이 방공호에서 지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이집트와 연결된 터널을 통해 가자지구에 들여온 4000개의 로켓과 4000개의 박격포탄이 이스라엘 도시들에 떨어져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2004년 다니엘 골드 장군이 이스라엘방위군(IDF) 연구개발 부서를 맡아 정치권을 설득했다. 마침내 2007년 2월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라파엘사와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이 전천후 이동식 방공 시스템(CRAM)을 개발하도록 승인했다. 개발 자금은 2억 1000만 달러였는데 차츰 늘어나 미국도 2억 달러 이상 지원했다. 아이언돔은 4~70㎞를 날아가는 단거리 로켓포와 155㎜ 포탄, 이란과 북한에서 들여온 러시아제 다연장 로켓포 BM21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2011년 3월 27일 베르셰바 근처에서 처음 운용돼 다음달 7일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BM21 로켓을 요격한 뒤 2014년 10월까지 1200개가 넘는 하마스 로켓을 무력화시켰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테러 위협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1980년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스 구상이 트럼프 시대에 위성들이 적의 미사일을 재빨리 탐지해 우주공간에서 요격한다는 것으로 발전됐다. 즉 아이언돔은 도시 공방전에 국한된 셈이다. 2015년 경북 성주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들어설 때도 아이언돔을 대안으로 거론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우리는 중·저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사드와 연동하고 있어 굳이 저고도 방어망을 생각할 이유가 없었는데 북한이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계속 늘려 기류가 바뀌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8월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과 핵심 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K아이언돔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bsnim@seoul.co.kr
  • 이스라엘 지지 힘 빼는 바이든… 하마스 “이틀 내 휴전 예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을 끝내기 위한 휴전 노력에도 이스라엘군의 집중 폭격이 이어져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각국의 중재가 계속되는 만큼 양측이 휴전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지 언론 등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11일째인 20일(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하터널 등에 대한 집중 폭격을 이어 갔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분주한 휴전 중재에도 양측이 공세를 이어 가면서 가자지구 사망자는 230명으로 늘었고, 이스라엘에선 12명이 사망했다. 전날만 해도 하마스 고위 간부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가 레바논 알마야딘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하루나 이틀 안에 휴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는 등 곳곳에서 휴전 예측 전망이 나왔다.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정파 파타의 중앙위원회 간부도 사우디아라비아 아샤르크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주도하는 아랍권의 노력으로 휴전협정 초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의 길로 가는 데 있어 의미 있는 긴장 완화 조치’에 나서 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통화 후에도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 촉구 수위가 이번 무력 충돌 발발 이후 가장 강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AFP통신은 이스라엘의 한 군사 소식통이 “휴전을 위한 순간이 언제인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스라엘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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