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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악산 ‘김신조 루트’ 완전개방

    북악산 ‘김신조 루트’ 완전개방

    서울 북악산 길이 42년 만에 모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 성북구는 오는 27일 북악산 북악하늘길과 연결되는 제3산책로를 개통한다고 21일 밝혔다. 북악산과 북한산을 이어주는 보행 육교인 ‘하늘교’도 첫선을 보인다. 북악산의 북악하늘길에서 뻗어나간 3.9㎞의 산책로 세 곳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1968년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할 때 이용하고 나서 폐쇄된 북악산 ‘김신조 루트’가 완전히 개방되는 셈이다. 북악산의 마지막 접근금지구역 일반인 출입제한이 풀리면서 90만㎡가 도심 자연공원으로 각광받게 됐다. 제3산책로는 북악스카이웨이와 북악하늘길(제2북악스카이웨이)을 잇는 구간이다. 길이는 640m에 불과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4차례나 펼쳐져 지루하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에는 북악산과 북한산을 잇는 폭 5m, 길이 26m의 보행육교를 건설, 등산객들이 두 산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했다. 또 산책로 끝에는 지난해 12월 개통된 폭 1.8m, 길이 25m의 ‘숲속다리’가 있어 북악스카이웨이와 북악하늘길을 잇는 순환 산책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성북구는 지난해 1월부터 정부와 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북악하늘길과 연결되는 산책로 3곳을 만들면서 북악산길의 낡은 펜스 1.6㎞를 철거하고 군 초소 등으로 쓰였던 숲 5000㎡를 복원했다. 지난해 3월 가장 먼저 완공된 제1산책로는 팔각정~삼청터널 상부~말바위 쉼터를 거치는 1.4㎞ 구간이다. 군 산책로를 따라 만든 이 길은 1급수인 성북천 발원지가 있는 데다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어 지난해 8월 완공한 제2산책로는 김신조 루트로 유명한 곳으로 하늘마루∼호경암∼삼청각으로 이어지는 1.9㎞ 구간이다. 건천인 계곡 2곳을 계단 600여개를 오르내리며 걸을 수 있도록 꾸몄다. 허현수 성북구 공원기획팀장은 “제3산책로 조성 공사가 마무리됨으로써 북악하늘길이 온전히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살기좋은 성동’ 세계에 알린다

    서울 성동구가 오는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살기좋은 도시, 성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각종 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16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 기획재정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G20 기획팀’을 구성, 분야별 준비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서울시는 시내 25개 자치구에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자체지원 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 기획팀은 ▲편리하고 안전한 숙박 및 교통 지원 ▲성동만의 특색있는 볼거리 안내 및 축제분위기 조성 ▲고품격 디자인 도시환경 조성 ▲기초질서 지키기 등 글로벌 범국민운동 전개 ▲청렴도 향상 및 공직기강 확립 등 5개 분야 33개 단위사업을 발굴, 단계 점검을 시작했다. 먼저 대표단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서울을 느낄 수 있도록 외국인 모범 식당과 병원, 관공서, 명소간 이동 교통편을 표기한 외국인 문화·관광안내 지도를 제작해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또 정상회의 개최 전까지 교통불편지점을 개선한다. 공영주차장 보수는 물론 주차관제시스템 교체와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추진한다. 택시승차대, 정류장 등 교통시설물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보행자 안내표지판과 교통안전시설물 등도 확충한다. 구는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G20 대표단의 ‘눈’과 ‘발’을 잡기 위해 다양한 축제를 기획했다. 개나리축제, 서울숲 가요제 등을 이 기간에 앞당겨 열기로 했다. 또 지역 관광 자원을 묶은 ‘성동 명소 베스트 10’ (왕십리광장→응봉산 팔각정→서울숲→살곶이다리→살곶이 체육공원→청계천박물관)을 관광코스로 개발한다. 주변 음식점에 ‘딱 먹을 만큼’ 덜어먹는 식단 운영을 확대, 음식물 낭비가 많은 우리의 음식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갈 방침이다. 고품격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무질서하게 난립한 간판 정비에도 주력한다. 구는 이를 위해 좋은 간판 만들기에 한 업소당 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간선도로와 골목길, 이면도로는 이틀에 한 번씩 물청소를 실시하고, 대로변에는 격일제 종량제 쓰레기 수거 체제로 강화했다. 담배꽁초 무단투기의 지속적인 단속, 하수관로와 빗물받이 준설작업 연중실시, 하수악취 저감시설 설치 등으로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구의 상징 공간인 왕십리로터리를 대형 꽃탑과 초화류, 야생화 등으로 아름답게 꾸미기로 했다. 이호조 구청장은 “G20 정상회의를 위해 좋은 간판 만들기 사업, 서울르네상스거리 사업 등 주요 사업을 빨리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디자인거리 사업과 지역 관광자원 개발로 21세기 성동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도시와 길] (2) 서울 남산길

    [도시와 길] (2) 서울 남산길

    토요일이던 6일 이명박 대통령은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함께 2시간여 동안 남산길 5.7㎞를 산책했다. 새해 들어 처음으로 이 대통령은 산책 도중 만나는 시민들과 담소를 나누며 시정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다른 많은 길을 두고 이곳을 찾은 것은 남산길이야말로 서울의 중심에서 도심 곳곳을 숨김없이 살펴보며 ‘민심’을 읽고 싶어서였을 게다. 입춘(立春)을 지난 7일 남산길에서 바라본 서울과 남산은 눈옷을 모두 벗고 봄의 생기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봄을 기다리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에 저 소나무’도 정말로 철갑을 두른 강인함을 내뿜고 있었다. 이날 남산길에서 만난 김형수(74·후암동) 할아버지는 “30여년간 남산을 내 집 앞마당처럼 오르고 살아왔지만 봄·여름·가을·겨울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산을 찾을 때마다 뭔가 특별한 모습을 보여줘 영특하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남산길을 찾은 이는 모두 1275만명이다.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 10명 가운데 3명은 남산길에 오른다. 높이 262m에 불과한 조그마한 산에 걸친 길이지만, 조선시대부터 우리 민족과 성쇠를 함께하며 ‘역사와의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서울의 ‘올레길’ 남산길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조 이성계는 지금의 서울인 한양에 도읍을 정하며 왕궁을 지키기 위해 남산에 도성(한양성곽)을 지었다. 남산길도 이때부터 하나하나 생겨나기 시작했다. 남산이 수도를 지키는 ‘요새’ 역할을 맡게 되면서 국사당(왕조가 봄·가을마다 제사를 지내던 곳)과 봉수대 등 주요 기간시설들도 들어섰다. 자연스레 남산길은 군사적·행정적 용도로 쓰이게 됐다. 일제 강점기 전후로 서울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남산의 군사적 기능이 무의미해지자 지금과 같은 시민공원으로 변모했다. 이때부터 시민들도 남산길을 여가 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남산 옛 통일원 부지에는 1910년 고종이 직접 쓴 ‘한양공원’(漢陽公園)이라는 친필 비석이 지금도 남아 있다. 광복 직후부터 북에서 내려온 주민들이 남산에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이곳의 자연환경은 상당부분 파괴됐다. 학교와 호텔, 군부대 등도 속속 들어서자 남산은 더 이상 손쓰기 어려울 만큼 훼손돼 오늘에 이르렀다. 서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하재호 시설과장은 “지금 우리가 쉽게 걷고 즐기는 남산길 역시 남산 파괴의 산물로 생겨난 것이어서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적 현상 만들어 남산길은 20세기 대한민국의 독특한 사회 현상들을 만들어냈다. 남산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 상징성’ 덕분이었다. 젊은 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최고의 신혼여행 코스였다. 갓 결혼한 부부가 지금의 ‘리무진’이라 할 수 있는 시발택시(1950~60년대 미군 지프를 개조해 만든 택시)로 남산길을 돌며 서울의 번영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호사스러운 ‘허니문 투어’였다. 또한 남산길은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혐오하던 이들에게 외국 문화를 접하게 해 주던 ‘해방구’ 역할도 했다. 국립 중앙극장과 함께 남산길을 따라 서 있던 신라·하얏트·힐튼호텔들과 주한독일문화원이 이른바 ‘고급문화’를 대표했다면, 해방촌을 따라 내려와 만날 수 있던 이태원 일대는 ‘대중문화’ 또는 ‘저급문화’를 보여줬다. ‘오토바이 애호가’, ‘폭주족’으로 불리는 이들도 밤마다 남산길에 모여 ‘일탈’을 만끽하곤 했다. ‘21세기’의 남산길에는 다양한 용도가 추가됐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이곳은 꽤 괜찮은 훈련 코스다. 남산길 산책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동차 출입이 통제된 길이기 때문이다. 남산길은 ‘장애인 레저의 1번지’로도 통한다. 서울시는 북측 산책로를 ‘웰빙조깅 메카길’이라고 이름붙여 장애인 전용 산책로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백현식 서울시 남산르네상스 담당관은 “장애인들을 위한 안전시설이 잘 구비돼 하루 1000명 넘는 장애인이 이곳을 찾는다.”면서 “전국에서 장애인들이 산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산길 재정비 과정서 갈등 빚기도 하지만 남산길이 모두에게 환영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생태친화적 남산길을 만들려는 서울시의 시도와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보호 요구가 부딪치면서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남산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무계획적으로 건설된 남산길을 재정비해 생태친화적인 모습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해방촌(용산 2가동) 일대 주거지역을 헐고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하려는 ‘남산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해방촌 주민들은 녹지대 조성의 대가로 나머지 해방촌 지역의 고도제한을 해제, 자체 개발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김병하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도심활성화기획관은 “(다소간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남산 르네상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남산길은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오르기 편한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21곳 남산길 취향따라 즐기세요 현재 ‘남산길’로 불리는 산책로는 모두 21곳으로 길이만 14㎞에 이른다. 남산길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고 즐거운 볼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 여러 산책로를 잘 조합하면 무궁무진한 남산길 즐기기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매달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남산길 산책코스를 소개한다. 시민들이 잘 모르는 남산의 산책로를 소개해 저렴한 비용으로 서울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달에도 ‘겨울을 보내면서’라는 테마로 1시간짜리 2개, 2시간짜리 2개 총 4개를 추천했다. 산책을 즐기러 온 시민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1시간 걸리는 A코스는 용산도서관에서 시작해 주한독일문화원, 소월길, 후암약수터 산책길을 따라 남측순환로와 운동시설을 거쳐 N서울타워 등을 들르게 된다. 체력단련과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B코스는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1번 출구에서 시작해 북측순환로를 거쳐 N서울타워로 이어지는 길이다. 시내 전경을 감상하기에 좀 더 좋은 코스라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2시간 코스는 1시간 구간을 확장했다. 1시간 A코스에서는 N서울타워와 팔각정에서 끝나는 코스가 감로천약수터 산책로를 거쳐 조지훈 시비로 이어진다. 2시간짜리 B코스도 N서울타워에서 내려와 소월시비와 지구촌 민속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남산길의 다양한 매력을 좀 더 알고 싶다면 남산 르네상스 블로그(blog.naver.com/namsanstory)나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남산공원 홈페이지(par ks.seoul.go.kr/namsan) 등을 참고하면 된다.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서도 다양한 ‘남산길 추천코스’를 소개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절과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산책 코스를 발굴할 것”이라며 “매달 3~7개의 코스를 만들어 더 많은 시민이 남산 산책로를 찾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북측산책로 공사가 마무리돼 실개천이 흐르게 되면 명동과 한옥마을을 거쳐 남산에 오르는 명품 산책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자투리땅마다 생태식물 산책로 정비 14곳 끝내” 하재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과장 “남산은 조선시대부터 풍수지리상 한양의 재앙을 막고 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명산입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도시가 급속히 커져 무작위로 훼손되긴 했지만, 남산을 서울의 ‘그린허브’로 만들기 위한 남산 르네상스 사업이 마무리되면 남산길도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상징적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서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하재호(45) 시설과장은 ‘남산길을 리모델링하는’ 사람이다. 지난해 3월부터 추진 중인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남산공원 내 산책로를 정비하고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남산길로 불리는 21개 산책로 가운데 14곳의 정비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하 과장은 “남산은 서울의 대표적 명소로 세운녹지축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도심생태 녹지축의 중심이자, 조선시대 이후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아직도 산에 오르기 쉽지 않고 공간 배치가 어수선해 남산길에 대해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남산 산책로 대부분은 오래전에 만들어져 계단의 보폭이 일정하지 않다.”면서 “때문에 산책로의 계단을 최소화하고 대신 경사로를 조성하는 데 재정비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산책길 정비 과정에서 남게 되는 자투리 땅은 남산과 생태적으로 어울리는 식물들을 심어 숲으로 복원하는 일을 하며, 오래된 콘크리트 포장도로 역시 자연친화형 포장재료인 황토와 목재로 복원한다. 기존 산책로 철재 펜스는 원칙적으로 철거하되, 안전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설치하고 있다고 하 과장은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 동네뒷산 등산동호인들에게 인기

    서울 동네뒷산 등산동호인들에게 인기

    “성신여대 입구쪽으로 올라가서 인왕산 초소쪽으로 돌아서 나오면 한 네시간쯤 걸리겠군. 중간에 식사는 팔각정 근처에서 하면 되겠네.” H증권사 부장 유남오(49)씨는 주말이 다가오면 서울시내 지도를 펼쳐 놓고 고심에 빠진다. 휴가 때마다 히말라야 산행을 다녀올 정도의 등산마니아였던 유씨는 지난해부터 장거리 산행 대신 가족 및 친구 가족들과 함께 ‘서울 산 트레킹’에 골몰하고 있다. 유씨는 “흔히 서울 시내에 있는 산 하면 관악산과 북한산, 인왕산 정도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실제로는 100여개에 가까운 산이 있다.”면서 “다양한 코스를 짜고 시간대별, 난이도별로 조정할 수 있어 가족들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카페 중심 정보교류 활발 21일 산악동호회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 등산 동호인들 사이에서 ‘뒷산·옆산 트레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눈이 내린 한겨울에도 별다른 장비 부담 없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쉽게 다닐 수 있는 데다 자연학습장 및 사적들이 많아 자녀들의 교육용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취미에 무조건 집중하기보다는 가족들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중년 남성들 노력도 트레킹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산악동호회원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는 ‘우리동네 명산’, ‘뒷산 즐기기’ 등 개인 회원들이 만든 정보들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시내 각 지역별 산과 동산들, 주요 사적이나 기념물, 지하철 및 버스 등과의 연계, 시간대별 특이점 등을 열거한 이들 정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방대해지는 추세다. 동호인 이창석(38)씨는 “2~3시간부터 5~6시간에 이르는 코스를 상황에 맞게 골라서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난주에는 혜화동 초입의 낙산에서 산행을 시작해 이웃 인왕산까지 4시간여를 걸어다녔다.”고 전했다. ●사적·자연학습장 많아 자녀들 동반 가족 트레킹족들에게 인기가 높은 산들은 능선을 따라 주변 산과 연결이 돼 있어 코스 조절이 쉽거나 다양한 등산로를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서대문구의 안산, 양천구 용왕산, 종로 낙산·인왕산, 강남구 대모산·매봉산, 서초구 청계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산은 각종 사당과 성곽, 절, 봉수대 등이 기슭 곳곳에 있어 담겨진 얘기를 풀어가기에도 적합하다.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광진구의 아차산이나 성동구 응봉산 등은 긴 트레킹의 출발점으로 인기가 높다. 매달 첫째 토요일을 ‘가족 트레킹의 날’로 정했다는 직장인 이종문(47)씨는 “뒷산에서 흥미를 느낀 아이들이 도봉산, 관악산 등 비교적 높은 산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예전에 지리산, 한라산 등을 다니며 혼자 즐기던 등산이 자기자신과의 싸움에 가까웠다면 몇시간씩 함께 걸으면서 다니는 트레킹은 대화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시내 자치구들도 트레킹로를 닦고 근린시설을 앞다퉈 설치하는 등 관광객 유치 및 주민생활 증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자체도 관광객 유치… 상권 활기 서대문구는 안산과 북한산의 등산로를 닦는 한편 자연학습장을 만들어 가족 단위의 체험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동작구 국립현충원 외곽공원, 동대문구 배봉산, 광진구 용마산, 강서구 개화산과 봉제산, 노원구 불암산 등 각 산마다 목교와 석재 등산로 등이 잇따라 설치되고 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다른 구민들까지 찾아오면서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노원구 불암산 등산로 추가개설

    노원구 불암산 등산로 추가개설

    노원구는 최근 불암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위해 새로운 등산로를 개설했다고 6일 밝혔다. 구는 지난 12월 한 달간 2억원을 들여 공릉배수지에 조성된 불암산체육공원에서 중계본동 104마을을 거쳐 불암산 제8등산로로 이어지는 120m 구간의 새 등산로를 개설했다. 기존 한국전력공사가 보유한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새 등산로에는 목재 울타리와 나무계단 등이 설치됐다. 그동안 등산로를 가까이 두고도 한전 보유 토지 때문에 체육공원에서 불암산을 오를 때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던 등산객들은 새 등산로 개설이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앞서 구는 지난달 초 3억원을 들여 불암산 제4등산로 봉암약수터 주변에 지름 8.5m, 높이 4.5m 크기의 전통 팔각정자인 불암정을 세웠다. 이 정자는 임진왜란 때 양주에서 한성으로 넘어오는 왜군을 막기 위해 승병들을 이끌고 이곳 수락산과 불암산에 매복했다가 노원평 전투에서 큰 승리를 했던 사명대사의 용맹과 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이와 함께 팔각정 주변에는 인물안내판과 유명 시인의 시가 새겨진 시화판 10점을 설치해 역사와 문학을 느끼도록 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방송인 최불암씨의 불암산 명예산주 위촉으로 불암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불암산을 지속적으로 가꾸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새해 해돋이 보러 이곳으로 오세요”

    “새해 해돋이 보러 이곳으로 오세요”

    ‘아듀 2009, 앙샹테 2010’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기축년(己丑年)이 저물고 희망찬 경인년(庚寅年)이 밝아 온다. 새해는 60년 만의 ‘흰 호랑이(白虎) 해’인 만큼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다와 산을 찾아 해맞이(해넘이)를 하며 마음속의 시름을 떨치고 새 소망을 담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해맞이 원조·으뜸’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해맞이 명소 가운데 단연 으뜸인 경북 포항의 호미곶에서는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새해 첫날 오전 7시32분27초 해를 맞이하는 순간 2010발의 불꽃이 터지는 ‘포항 뮤지컬 불꽃쇼’가 펼쳐진다. 해맞이 광장에서는 2010년 국가 최대 사업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기원하는 퍼포먼스가 마련된다. 관광객 2010명이 각 국가의 깃발을 들고 가로 20m, 세로 80m 규모로 광장에 ‘G20’ 글자를 만든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은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다. 간절곶 일출 시간은 오전 7시31분24초로 포항 장기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보다 12분쯤 빠르다. 관광객들이 모자이크 조각 2010개에 새해 소망을 적어 붙여 완성하는 ‘초대형 호랑이상(가로 5.5m, 세로 3.5m) 모자이크 만들기’가 눈길을 끈다. 맨 마지막 2010번째 모자이크 조각은 ‘호랑이 눈’으로 일출과 함께 이를 끼워 넣는다 새해 1월1일 0시부터 한라산(1950m) 야간산행이 허용된다. 성판악·관음사 2개 코스다. 정상에 서면 제주 전역에 산재한 360여개의 오름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일출이 장관을 이룬다. 등산객들은 미끄럼방지를 위한 아이젠과 장갑, 손전등, 모자 등 방한 장비를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새해 아침 성산 일출봉 인근의 제주 올레 1코스(시흥~광치기 해변)를 걸어 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행정구역 통합을 앞둔 경남 창원·마산·진해 3개 시는 새해 아침 진해시 속천항 진해루에서 합동 해맞이 행사를 갖는다. 이들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5000여명이 참석한다. 강원 강릉시는 경포·정동진·주문진·안목·모산봉·남항진 등 6곳에서 오전 6시부터 해맞이 행사를 연다. 불꽃놀이·마술쇼 등과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염원하는 녹색 연날리기 등이 마련된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아차산에는 매년 4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로 인기다. 2.6㎞의 등산로를 따라 300개의 청사초롱이 새벽녘 등산객의 발길을 환하게 비춘다. 청사초롱이 안내하는 대로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재물운, 건강운 등을 기원하는 운수대통 발도장 찍기 이벤트가 기다린다. 호랑이 얼음조각 전시 행사도 마련된다. 경기 고양시도 1일 오전 행주산성에서 일출을 전후해 풍물놀이, 태평무, 비보이, 불꽃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연출한다. 구리시는 망우산 팔각정에서, 의왕시는 모락산 정상에서 각각 일출 행사를 연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일 새벽 전국 19개 국립공원 명소 48곳에서 ‘새해맞이 탐방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공단은 탐방객들에게 음료와 홍보물을 제공하고 소방당국과 합동으로 인명 구조대도 운영한다. 특히 해맞이 명소인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장터목 등 인근 대피소에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기상 여건에 따라 출입이 통제될 수도 있으니 탐방에 앞서 해당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문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세밑 잊은 CEO들 ‘현장출동’

    세밑 잊은 CEO들 ‘현장출동’

    이번 연말연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화두는 ‘현장 경영’. 해외 현장에서 쓸쓸한 연말을 보내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위로형’부터 시민들이 오가는 명소에서 시무식을 갖는 ‘소통형’까지 CEO들의 광폭 행보가 세밑을 달구고 있다. ●‘이역만리’ 직원들 외로움 덜기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중동 건설현장의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출국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새해를 맞는 직원들에게 위로와 덕담을 건네고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올해도 인도와 파키스탄의 오지에서 새해를 맞는다. 김 회장은 오는 31일 인도 마드야 프라데시의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새해 1월2일에는 파키스탄 카라치 항만 현장에서 직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1983년 사장에 취임한 이후 해외에서 고생하는 직원들과 새해를 맞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는 경영철학으로 매년 해외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 김현중 사장도 해외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29일 출국한다. 김 사장은 UAE 아부다비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을 방문하고 수주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말연시는 현장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24일 국내 두번째 일관제철소인 당진의 현대제철 ‘제1고로’를 방문해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연간 400만t 규모의 현대제철 제1고로는 새해 1월5일 가동된다. SK에너지 구자영 사장도 울산콤플렉스 방문으로 새해를 열어젖힌다. 구 사장은 새해 첫날부터 울산콤플렉스의 가동상황을 점검하고 24시간 교대근무로 휴일 없이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한 뒤 귀경하기로 했다. LG텔레콤 정일재 사장은 11월 중순~12월22일 전국 영업점 및 네트워크 운영센터, 고객센터를 찾아 지난 1년의 운영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독려했다. 한진해운홀딩스 최은영 회장은 새해 첫 업무를 부산신항에서 시작한다. 4일 부산 신항터미널에서 시무식을 갖고 한진파리호 선박에 올라 직원들을 다독여줄 예정이다. 한진해운홀딩스 관계자는 “본사가 아닌 현장에서 시무식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매년 사업장 방문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새해에도 어김없이 대전, 전주, 울산, 여수 등 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내 사업장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 사업장과 거래처도 순차적으로 직접 방문하면서 현장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시민과 소통하는 CEO 롯데백화점 이철우 대표이사 사장은 새해 첫날을 서울 남산 팔각정에서 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1000여명과 함께 맞이한다. 이 자리에서 시무식을 갖고 새해 소망을 다지는 한편 남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차와 커피, 복(福)떡을 돌리며 경인년의 아침을 맞기로 했다. 롯데홈쇼핑 신헌 사장은 우수고객·직원 등과 함께 새해 첫날 오전 6시 서울동물원에서 출발해 청계산에 올라 해돋이를 보고 백두산 호랑이 먹이주기 행사에 직접 참여한다. 식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과 함께 떡국을 먹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새해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구혜영기자·산업부 종합 koohy@seoul.co.kr
  • [도시와 산] (33) 포천 명성산

    [도시와 산] (33) 포천 명성산

    명성산은 경기 포천 산정호수를 품에 안고 강원 철원까지 내닫는다. 해발 923m로 울음산이라고도 불린다. 산행 도중 한눈에 들어오는 호수의 전경이 넋을 놓게 한다. 봉우리가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른 새벽이면 하얀 물안개가 인근 사찰과 폭포와 어우러져 전설처럼 피어오른다. 밤에는 호숫가 산책로에 수은등이 켜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드라마 태조 왕건으로 유명세를 치른 명성산을 주민들은 울음산이라고 부른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하며 산과 함께 울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하다 멈춰 서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도 있다. 울음산을 한자로 표기해 명성산(鳴聲山)이 됐다. ●궁예가 눈물 뿌린 산 명성산은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84㎞ 떨어져 있다. 암릉과 암벽으로 이뤄졌어도 동쪽은 경사가 완만하다. 덕분에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동편 분지에는 억새가 무성해 가을이면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12봉 능선과 북쪽으로 오성산, 동북쪽으로 대성산, 백암산, 동쪽으로 광덕산, 동남쪽으로 백운산과 국망봉을 모두 볼 수 있다. 이 산의 남서쪽 기슭에 산정호수가, 북쪽에 용화저수지가 있다. 산행은 등룡폭포 입구 매점과 식당 앞을 출발, 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밭~삼각봉~정상~산안고개~산정호수로 나오는 6시간 코스와 가든식당~비선, 등룡폭포~억새밭~삼각봉까지만 갔다가 자인사로 하산하는 3시간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등룡폭포계곡 코스는 자인사 기점 코스보다 30~40분이 더 걸린다. 책바위 암릉 코스는 자인사 기점 코스와 소요시간이 거의 같지만 산세가 가팔라 체력소모가 많은 편이다. 산정호수 인근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초입부터 좌판을 벌인 막걸리와 파전에 한눈팔기 십상이다. 음식점들 뒤로는 유럽풍 펜션이 들어차 있다.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주말이면 진을 친다. 음식점 골목을 벗어나면 왼쪽 비탈길을 따라 책바위로 오르는 난코스와,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오르는 직진코스로 길이 나뉜다. 억새가 무성한 팔각전망대에서 모두 만나지만 책바위 산행은 가파른 암벽이 곳곳에 있어 안전로프를 잡아야 하는 구간이 많다. 노약자나 여성 등산객들이 등반을 포기하고 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산정호수를 내려다보려면 책바위를 올라야 한다. 암벽에 설치된 철계단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전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책바위까지는 1시간가량이 소요되며 급경사가 많다. 팔각전망대까지는 1시간30분가량 더 가야 한다. 대부분 등산객은 책바위보다 계곡 산행을 선호한다. 경사가 완만한 데다 단풍이 선명하고 비선폭포와 등룡폭포가 장관을 연출한다. 온통 단풍과 숨겨진 폭포의 연속이다.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줄곧 계곡길로 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다. 명성산의 단풍은 유난히 붉은 것으로 정평이 났다. 폭포는 물빛을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다. ‘비취’, ‘벽록’이라고 표현하는 게 이해가 간다. 평평하면서도 돌 사이로 군데군데 철다리가 놓여 운치를 더한다. 지압로도 있고 운동시설과 피크닉장이 조성됐다. 2시간쯤 오르면 명성산 동편 억새밭이다. 10월이면 절정에 이른 억새꽃이 이 일대를 하얀 솜털로 덮는다. 서리 몇번 내리면 금세 떨어지는 게 억새꽃이라고 하지만 매년 열리는 억새축제에는 8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린다. 명성산을 찾은 이들이 다 억새를 보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억새 산행은 삼각봉까지 오른 뒤 올라간 길로 되돌아오는 코스와 자인사로 향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데 자인사 등산로는 다소 힘든 편이다. 등룡폭포 상부인 안덕재는 군부대 사격훈련장이어서 일부 등산로가 폐쇄되기도 한다. 산정호수 매표소(031-531-6103)에 전화해 입산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하산이 즐거운 산정호수 급경사를 지나 하산길에 만나는 자인사는 왜소한 대웅전보다 턱없이 큰 석불이 웃음을 자아낸다.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 태조에 오른 후 자신의 시호를 따서 세운 조그만 암자다. 산불로 소실돼 충렬왕 3년(1227년)에 재건됐고, 한국전쟁 때 전소된 것을 1964년에 다시 지었다. 관세음보살상과 석탑이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았고 경내 샘물은 맛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곧이어 산정호수가 지친 등산객을 맞는다. 이름 그대로 산속의 우물이다. 주변의 높은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호수와 조화를 이룬 수도권 최고의 호수다. 호수를 빙 둘러가는 5㎞ 산책로는 1시간정도 소요된다. 바닥이 대부분 돌길이어서 비 오는 날에도 질퍽거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산정호수 밤 경치를 보고 하룻밤을 묵은 다음 명성산과 자인사를 다녀오는 1박2일 코스가 인기다. 명성산은 서울 상봉·수유·동서울터미널에서 신철원, 동송, 운천행 버스를 이용해 운천에서 하차, 산정호수행 버스를 타면 등산로 입구까지 15분가량 소요된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억새냐 갈대냐 명성산의 고민 억새와 갈대는 구별이 쉽지 않다. 경기 포천 명성산 팔각정에서 억새밭을 보고 “갈대다.”라고 외치는 등산객이 심심찮게 있을 정도다. 생김새는 물론 꽃피고 지는 시기까지 비슷해서다. 같은 벼과의 1년생 풀이지만 다르다. 가장 쉬운 구분법은 억새는 산이나 비탈에, 갈대는 물가에 무리를 이룬다는 점이다. 갈대는 산에서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물가에서 자라는 물억새는 있다. 억새는 뿌리가 굵고 옆으로 퍼져 나가는 데 비해 갈대는 뿌리 옆에 수염 같은 잔뿌리가 많다. 억새의 열매는 익어도 반쯤 고개를 숙이지만 갈대는 벼처럼 고개를 푹 숙인다. 키도 차이가 있다. 억새는 대부분 120㎝ 내외로 갈대보다 작다. 갈대는 2m 이상 큰다. 그러나 억새도 일조량이 풍부하거나 영양 상태가 좋으면 갈대보다 더 크기도 한다. 색깔로도 구분한다. 억새는 은빛이나 흰색을 띤다. 가끔 얼룩무늬가 있는 게 있다. 억새는 억새아재비, 털개억새, 개억새, 가는잎 억새, 얼룩억새 등 종류에 따라 색깔이 다소 다르다. 갈대는 고동색이나 갈색을 띠고 있다. 구별이 쉽지 않아 억새와 갈대는 역사적으로 혼동돼 쓰이기도 한다. 전남 장성의 갈재는 갈대가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노령(嶺)이라고도 부르지만 실은 억새다. 억새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만 10여종 이상 서식한다. 자주억새가 많다. 흰색꽃을 피우며 잎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거치가 있어 스치면 피부가 베일 정도다. 억새는 으악새라고도 불린다. 억새꽃은 그 생김이 백발과 비슷해 쓸쓸한 정서로 와닫는다. 그래서 황혼과 잘 어울린다. 억새꽃을 가장 멋지게 감상하려면 해질 무렵 해를 마주하고 봐야 한다. 억새 명소로는 명성산과 정선 민둥산, 밀양 사자평 등이 있고 갈대는 충남 서천 한산면 신성리, 해남 고천암 갈대밭 드라이브, 충주 비내섬 등이 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아차·용마산 8개 등산코스 새단장

    아차·용마산 8개 등산코스 새단장

    요즘 등산로에는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고 막바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들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케이블카와 팔각정, 능선마다 만원이다. 가을이 다 가기 전 붉게 흐드러진 산을 마음에 담으려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광진구는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도 시민들이 가까운 산에서 ‘저무는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아차산과 용마산의 전면적인 단장을 마쳤다. ●하루평균 1만4000명 등산객 찾아 광진구는 아차산, 용마산에 대표적 등산로 8곳을 선정해 목재 데크로드와 나무벤치, 조망데크를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남한에서 고구려 유적·유물이 가장 많은 아차산과 주택가와 가까운 용마산은 우선 접근성이 뛰어나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하루평균 1만 4000여명의 등산객이 찾는 도심속 명소다. 광진구는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10억여원을 들여 해맞이길, 광개토대왕길, 팔각정길 등 총 8개 등산로를 새단장했다. 오래된 나무에서 뻗어 나온 굵은 뿌리들이 흙길 바닥에 드러나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등산로에는 목재데크로 계단을 만들었다. 또 계단 옆길에 꽃나무와 초화류를 심어, 안전은 물론 경관까지 고려했다. 등산로 중간 중간엔 등산객이 가쁜 숨을 고르며 쉬어갈 수 있도록 나무벤치와 평상도 마련했다. 또 아차산 능선부에는 서울의 아름다운 전경을 안전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조망 데크도 설치했다. 아차산과 달리 경사가 조금 급하고 암반지역이 많은 용마산에는 폭우로 인한 토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원주목(껍질을 벗긴 나무)을 묻었다. ●주말생태교실 등 프로그램 운영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약 3.3㎞ 코스의 아차산 정상길엔 ‘광개토대왕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아단성(아차산성 추정)을 함락했다는 역사기록을 되새겨 ‘고구려의 고장’으로서 자긍심을 키우고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주민공모를 통해 접수된 30건의 명칭 중 선정됐다. 광진구는 또 오랜 세월 아름답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아차산과 용마산 등산로를 지켜온 소나무 3그루를 ‘명품소나무’로 선정했다. 아차산 명품소나무 1·2호는 광개토대왕길 해맞이 광장을 지나 아차산 2보루로 가는 길에 자리한다. 용마산 명품소나무 1호는 용마산 정상길 중 용마산 팔각정과 용마산 3보루 사이에 있다. 최학열 공원녹지과장은 “산행을 하며 만나는 수많은 소나무들 중에서 명품소나무를 찾아내고, 또 멋스러움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산객들이 산행 중에 즐길 수 있도록 아차산생태공원에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주말생태교실’을 비롯해 ‘가족생태공예교실’ ‘새야!새야’ ‘습지원탐험’ 등 10여개의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된다. 정송학 구청장은 “산은 계절마다 그리고 여러 갈래의 길마다 각자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면서 “올 가을에는 단풍으로 예쁘게 물든 아차산과 용마산을 찾아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을 받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2) 청송 주왕산 주방계곡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2) 청송 주왕산 주방계곡

    경북 내륙의 오지인 청송이 시끌벅적할 때가 있다. 차가 뜸한 시내에 관광버스가 줄을 잇고, 청송에서 방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워진다. 주왕산이 단풍 절정기인 10월25일쯤이다. 이때는 우리나라 단풍의 흐름으로 보아 설악산은 절정이 지났고 내장산은 좀 이른 시기로 주왕산이 그 가운데를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주왕산은 예전 석병산이란 이름처럼 걸출한 암봉들과 어울린 단풍의 자태가 빼어나고 산길이 순해 인기가 좋다. ●주왕의 전설 서린 기암 천국 주왕산은 구석구석 좋은 곳이 많다. 기암괴석들이 즐비한 주방계곡과 절골, 전망 좋은 장군봉과 가메봉, 그리고 100년 묵은 왕버들이 잠겨 있는 주산지 등. 볼거리가 많다 보니 하루 산행으로 주왕산을 둘러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도 주왕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곳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코 주방계곡이다. 대전사에서 내원동까지 이어진 계곡은 수려한 암봉 사이를 이리저리 휘돌아가며 단풍과 어울린 절경을 선사한다. 거리는 약 4㎞쯤 되지만 길이 순해 2시간이면 충분하다. 주차장에서 대전사로 가는 길은 난전 분위기가 물씬 난다. 인근 농가의 아낙들이 자리를 잡고 사과, 대추, 고추, 산수유 등을 내놓고 식당들은 길가에서 빈대떡을 요란하게 뒤집는다. “이따가 와요. 맛있게 해줄게.” 호객하는 아주머니 말을 못 들은 척하고 가노라면 어느덧 대전사. 보광전 뒤로 우뚝 솟은 기암은 주왕산의 상징으로 산행 초입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홀라당 빼앗는다. 생김새는 메 산(山) 자의 모양에 45m 높이의 봉우리가 살며시 홍조를 머금고 있다. 기암은 기이한 바위가 아니라 깃발을 꽂은 봉우리(旗岩)란 뜻이다. 주왕산은 특이하게도 중국에서 왔다는 주왕의 전설이 굽이굽이 서려 있다. 주왕은 중국 당나라 때 진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반역을 일으켰던 주도로 알려졌다. 거사를 실패한 주도는 신라 땅까지 쫓겨 왔고, 당나라의 요청을 받은 신라의 마장군 형제들에 의해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다. 토벌에 성공한 마장군은 주왕산에서 가장 잘 보이는 암봉에 깃발을 꽂았다고 한다. 그래서 기암이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최근에 주왕이란 인물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이 나왔다. 청송의 향토사학자 김규봉씨는 주왕이 신라 헌덕왕 때 왕권의 잦은 교체로 사회가 혼란스럽던 와중에 반란을 일으킨 김헌창과 그의 아들 김범문이라고 주장한다). ●3개의 폭포와 단풍이 어우러진 주방계곡 대전사를 지나면 갈림길, 왼쪽으로 좀 가면 백련암 앞에 화사한 국화밭이 있어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기암을 올려다보는 맛이 기막히다. 백련암을 구경하고 다시 주방계곡을 따르면 본격적으로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들바위를 지나 제1팔각정에서 주왕굴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올라갈 때는 계곡을 따르고 내려올 때 주왕굴을 들르는 것이 좋다. 여기서부터는 거인의 얼굴 모양의 기암(奇巖)들의 영접을 받는다. 먼저 급수대가 오른쪽에서 고개를 쳐들고, 다음은 시루봉과 학소대가 차례로 얼굴을 내민다. 급수대가 험상궂다면 시루봉은 인자한 할아버지 얼굴이다. 학소대 앞의 다리를 건너면 길은 거대한 협곡 사이로 들어가는데, 꼭 비밀의 세계로 통하는 문 같다. 쿵쿵거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협곡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단풍이 병풍처럼 둘러싼 암봉을 물들이고 그 아래 1폭포가 걸려 있다. 어느 무릉도원이 이보다 화려할까. 폭포를 지나 500m쯤 가면 2폭포 갈림길. 여기서 100m쯤 떨어진 2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계곡을 따르면 3폭포에 이른다. 3폭포는 3단 폭포로 주방계곡의 폭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 가을 가뭄 때문에 물줄기가 좀 약한 것이 흠이다. ●내원동 오지마을에는 쓸쓸한 억새의 물결이 3폭포를 지나면 협곡이 끝나면서 길은 평지로 이어진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이상하게 넓어진다. 세 그루 서어나무가 기품 있게 서 있는 곳에 ‘내원동’이란 팻말이 보인다. 걸음을 재촉하니 돌무더기 가득한 서낭당이 보인다. 내원동은 몇 년 전만 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마을로 유명해지만, 지금은 모두 떠나고 한 집만 남았다. 국립공원에서 생태보전을 위해 내원동 주민들을 아랫마을로 내려 보냈기 때문이다. 성황당을 지나면 예전 집들이 드문드문 있었던 자리에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길은 계곡과 억새밭 사이를 구불구불 이어지다 산수유농장을 만난다. 내원동에 마지막 남은 집으로 등산객들에게 산수유차를 팔고 있다. 마침 할머니와 손자가 산수유를 고르고 있다. “이젠 우리 집도 내려가야 해요. 참 좋은 곳인데….” 주방계곡 산행은 여기까지다. 할머니의 쓸쓸한 말처럼 하산의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는다. 글ㆍ사진 mtswamp@naver.com ●가는 길과 맛집 자가용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으로 나와 안동과 청송을 거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주왕산행 버스는 06:20, 08:40, 10:20, 11:40, 15:00, 16:30에 있으며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주왕산에서 동서울행은 08:20, 10:30, 13:00, 14:08, 15:48, 17:05에 있다. 맛집은 명일여관식당(054-873-5259)의 산채정식이 유명하고, 내원동에서 오랫동안 내원산장을 운영했던 부부가 문을 연 내원산장식당(054-873-3798)의 약수한방백숙도 괜찮다. 또한 월외리 달기약수 근처에는 백숙을 하는 집들이 몰려 있다.
  • [도시와 산] 군포 수리산

    [도시와 산] 군포 수리산

    경기 군포시 산본신도시를 누가 수리산 자락에 조성했을까. 매우 공평한 결정이라고 여길 만하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5곳 가운데 하나인 산본은 분당, 평촌 등 다른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떨어져 주민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대신 이곳 주민들은 울창한 숲과 신선한 공기를 뿜어주는 진산을 선물 받았다. 산본신도시를 병풍처럼 감싸 안고 안양과 안산에 걸쳐 있는 수리산은 3개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지 오를 수 있는 도심 속 ‘녹색섬’이다. 인근 도시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연평균 140만명이 찾는다. 관악산, 청계산과 더불어 한강 남쪽에서 서울을 에워싸고 있는 수리산은 한남정맥의 한줄기로,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 오른 듯한 산세를 지녔다. 사시사철 숲이 울창하고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무수한 굴곡을 이루면서 뻗어 있다. 계곡을 따라 곳곳에 산림욕장이 조성돼 있으며 약수터와 명상의 숲, 개나리 숲, 한마음 놀이터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수리산이란 이름은 우선 산본이나 군포시에서 보면 독수리를 닮아서 지어졌다고 한다. 1864년에 편찬된 대동지지를 보면 ‘자못 크고 높은 취암봉(수암봉)이 있는데 독수리 취자를 일컬어 수리(修理)라고 한다.’고 기록돼 있다. 산 중턱에 자리한 신라 시대의 거찰인 수리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도 한다. ●연평균 140만명 찾는 수도권 남부 진산 수리산에는 군포시와 안양시가 선정한 아름다운 8경 가운데 4곳이 있을 정도로 두 지역주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최고봉인 태을봉(489m)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산신제가 행해져 마을의 안녕을 기원해 오고 있다. 태을봉을 중심으로 슬기봉(451.5m), 관모봉(426.2m), 수암봉(395m)이 연결돼 있다. 맑은 날 산 정상에 오르면 서해 인천 송도신도시와 수원시가지까지 볼 수 있다. 일출시 산 그림자가 태을(太乙) 형상을 연출해 군포의 제1경으로 꼽힌다. ‘태을’은 도교의 천제(天帝)를 지칭하지만 십간의 하나로 부귀의 근원으로 보기도 했다. 군포시의 제2경인 수리사는 수리산 거룡봉 해발 225m 지점인 속달동에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창건했으며 전성기에는 대웅전 외에도 36동의 건물과 12개의 부속암자가 있는 거찰이었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 전소됐다. 남아있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해 삼성각, 나한전, 요사채 등이 있다. 군포시 속달동 ‘구렁터 당숲’은 음력 10월1일이면 이틀간 동제(洞祭)가 치러지는 전형적인 마을 숲이다. 조선 중기 문신인 정래륜이 조성했으며 100~300년가량 된 고목들이 우거져 2003년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리산 안양 9동 ‘담배촌’에 조성된 최경환 성지(안양 제5경)는 2000년 순례지로 지정됐다. 최경환(1805~1839년)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신부가 된 최양업(1821~1861년)의 아버지로 담배촌에 정착해 천주 신앙을 전파하다 1839년 기해박해 당시 순교했다. 전국 각지에서 연간 3만여명의 천주교 신도들이 찾는다. 병목안 석탑(안양 제7경)은 병목처럼 마을 초입이 좁으나 마을에 들어서면 골이 깊고 넓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병목안 삼거리 부근 채석장 자리에 대규모 절개지 사면을 이용해 길이 65m, 넓이 95m의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폭포가 만들어졌다. 수리산은 편리한 교통망 때문에 군포·안양·안산뿐 아니라 인근 수원·과천·의왕 등 수도권 주민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전철 산본역, 수리산역, 대야미역, 안양역, 금정역, 명학역 등에서 내려 도보로 20여분 정도면 등산로에 닿는다. 3개 시에 걸쳐 있는 만큼 코스도 다양하다. ▲안양소방서~충혼탑~팔각정~능선삼거리~관모봉~태을봉~슬기봉~용진사~한양8단지 ▲안양 병목안삼거리~능선삼거리~관모동~태을봉 ▲성결대정류장~상록수약수~관모봉~태을봉 ▲안산 수암파출소~수암봉약수~수암봉~335봉~창박골재~병목안삼거리 등으로 크게 나뉜다. 코스별로 1시간30분에서 2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전철 산본·금정역에서 걸어서 20분 수원 세류초등학교 32회 산악회장 이필현(49·회사원)씨는 “산악회원들과 수리산을 자주 찾는데, 늘어선 봉우리들의 자태가 빼어나고 곳곳에 바위길을 가진 능선이 변화 있게 이어져 도심에 있는 산 가운데 몇 안 되는 명산으로 손색이 없다. ”고 소개했다. 특히 울창한 수림으로 조망이 좋고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의 산세가 험하지 않아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나 여성들에게 큰 부담이 없다. 산행 초입부터 송림이 울창해 상쾌한 느낌을 준다. 자외선 노출이 우려돼 야외활동을 꺼리는 여성들에게 수리산은 건강도 챙기고 취미생활도 살려주는 건강코스이다. 얼마전 수리산을 처음 다녀온 주부 최경민(48·수원시 영통동)씨는 “모처럼의 산행이어서 힘들지 않을까 겁부터 났으나 관모봉까지 30여분간을 빼곤 별 어려움 없이 산을 탈 수 있었다.”며 “명상의 숲 등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아 여성들에겐 안성맞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리산 셀프카메라 군포 수리산이 지난 7월16일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71년 지정된 경기 성남시 남한산성 일대, 2005년 가평군 연인산 일대에 이어 3번째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리산 면적 6.97㎢ 가운데 군포시가 4.3㎢(속달동)로 가장 넓고 안양시 안양동 관내 2.55㎢, 안산시 상록구 수암동 관내 0.12㎢ 등이다. 수리산은 전체 면적 가운데 75%가 도유지, 4%가 국유지, 16%가 사유지로 이뤄져 있다. 경기도는 2006년 10월부터 제3도립공원 대상지를 물색했다. 공모를 통해 신청된 도내 각 지역의 산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벌여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수리산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소요산, 청계산, 명성산, 철마산 등 쟁쟁한 경쟁지를 물리친 것은 수리산이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립공원으로 만들자는 지역 주민들의 열기도 한몫했다. 수리산은 자연 생태계 측면에서도 한국 특산종인 변산바람꽃, 맹꽁이, 왕은점표범나비, 고려집게벌레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박쥐능선(태을봉~슬기봉)과 수리사, 속달동 바람고개 주변은 자연 경관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도는 이달부터 도립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에 들어간 뒤 내년 상반기부터 2011년 말까지 116억원을 들여 이곳에 주차장과 화장실, 방문자 센터, 등산로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노재영 군포시장은“수리산은 수도권 남부주민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도심 녹색공간”이라며 “도비를 지원받아 ‘자연을 지키며 숲을 배우는 공원’이라는 컨셉트에 맞는 도립공원으로 꾸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짧은 한가위’ 전통음악이 위로해 드릴게요

    ‘짧은 한가위’ 전통음악이 위로해 드릴게요

    짧은 한가위 명절을 위로(?)하는 국악 공연이 줄줄이 펼쳐진다. 바쁜 현대인에게 ‘쉼’의 여유를 줄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을 이루며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자국의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삼기에도 충분하다. ●오늘의 우리를 생각하는 국악 공연 세종문화회관은 25~26일 서울 남산 팔각정 야외광장에서 마당놀이 ‘생각을 바꿔보는 신(新) 흥보 놀부’를 올린다. 서울시극단이 마련한 이 공연을 무료로 보고 남산의 야경도 즐길 수 있다. ‘신 흥보 놀부’는 익히 알고 있는 착한 흥보와 나쁜 놀부의 설정을 바꿔 게으름뱅이 동생 흥보와 사려 깊은 형 놀부의 모습을 그린다. 형 놀부와 동생 흥보는 유산을 나눠 물려받았지만, 흥보가 재산을 흥청망청 쓰자 놀부가 동생의 버릇을 제대로 고쳐놓는다는 내용이다. 작·연출을 맡고 흥보 역할로 출연도 하는 서울시극단의 주성환은 “새롭게 바라본 흥보 놀부 이야기로, 저출산과 사교육 등 세태를 풍자하고 우리가 잊었던 이해와 배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익살과 해학을 담은 마당놀이 속에서 쳇바퀴나 대접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버나놀이, 상모 끝에 사람의 키를 훌쩍 넘기는 긴 오리를 단 열 두발 상모 돌리기 등 민속놀이도 보여준다. (02)399-1125. 숨가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전달하는 창작노래 공연 ‘슬로우 시티’가 새달 1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와 학예연구관을 지내고 정악단에서 가객으로 활동하는 문현의 세 번째 독창회다. 공연의 테마는 ‘달’이다. ‘달시조’를 시작으로 여류 가객이 자주 부르는 우조시조 ‘월정명’, 영어로 부르는 평시조 ‘형산에’, 사설엮음지름시조 ‘푸른 산중 하에’, 황진이의 시를 토대로 한 ‘사랑이로’, 시인 도종환의 시에 음을 붙인 ‘흔들리며 피는 꽃’ 등을 노래하는 가운데 무대 저편에 다양한 모양의 달이 떠오른다. 가객 문현이 느짓하게 선사하는 선비의 노래와 연극 연출가 손상희, 무대미술가 도나 정의 감각이 접목된 색다른 창작시조 공연으로 꾸민다. (02)786-1442. 국립국악원이 27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국악원 별맞이터에서 여는 ‘아시아 음악 축제의 장’에서는 한국 전통예술과 함께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몽골, 티베트 등의 아시아 전통문화도 맛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명절에 고국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들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전통 예술을 한자리에 공연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부채춤’과 창작악단의 ‘아름다운 나라’, ‘축제’ 연주로 시작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몽골, 말레이시아, 베트남, 티베트가 만드는 ‘AMA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시아예술인재양성 장학생 10여명이 참여해 몽골의 민요, 말레이시아 전통춤 ‘조겟’과 ‘자플나이’, 몽골의 오이라트 춤, 베트남 음악인 ‘토보’와 ‘모국의 선율’, 티베트의 전통소리 ‘나의 땅 티베트’와 ‘카라그 리’ 등을 선보인다. 태국 예술가들은 실로폰처럼 생긴 전통악기 ‘퐁 랑’으로 ‘라이 카 텐 컨’과 ‘라이 람 플론’도 연주한다. 베트남의 보물 ‘단버우’와 ‘단트란’ 등 아시아 전통 악기도 만날 수 있다. 이어 다문화가족 여성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족 어울림여성합창단’이 출연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비둘기집’, ‘강원도 아리랑’ 등을 노래한다. 공연 당일 1시간 전부터 선착순으로 입장하면 관람할 수 있다. (02)580-3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해식 강동구청장-SH공사 강일지구 주민 불편해소 간담

    이해식 강동구청장-SH공사 강일지구 주민 불편해소 간담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강일지구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22일 SH공사와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구청사 소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SH공사 실무관계자들과 구 도시관리국장, 감사담당관, 도시계획과장 등 모두 10여명이 참석했다. 구와 공사측은 이날 의제로 36건의 안건을 다뤘다. 이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고덕2동에서 강일동으로 이어지는 고덕교의 다음달 20일 개통, 천호동에서 강일지구를 오가는 마을버스 증차 등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능곡 마을에서 강일지구 9단지로 연결되는 강일 육교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해 11월까지 개통한다는 공사 측의 약속을 받았다. 강일지구 9단지 근린공원 약수터 복원과 팔각정 건립도 연말까지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분야별 주민불편사항을 DB화해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청원으로 떠나는 ‘가을 바캉스’

    청원으로 떠나는 ‘가을 바캉스’

    준비하지 않는 이에게 가을은 짧기만 하다. 왔나 싶으면 가버리는 것이 가을이다. 살갗에 와닿을 때는 시원한 가을 바람이었는데 대뇌에 이 느낌을 전달하는 동안 스산한 초겨울 바람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별 수 없다. 짧은 봄, 긴 여름, 짧은 가을, 긴 겨울의 순환은 쉬 바뀌지 않는다. 그저 조금 더 일찍 가을을 찾아다니고, 마지막까지 가을을 붙들어두려 안간힘을 쓰는 수밖에 없다. 충북 청원으로 가을맞이를 나서자. 청원(淸原), 이름 그대로 맑음이 시작되는 곳이다. 마음 속 도화지에 곱게 그려놓은 청원의 가을 모습은 제법 오래 간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한 대청호가 있고, 대청호 어부의 그물에 붙잡힌 통통한 가을 붕어가 있고, 소슬한 바람 냄새, 나무 냄새 간직한 자연휴양림이 있다. 또한 빨간 고추 널려 있는 도로변에서 가을 하늘을 지붕삼아 참깨를 터는 우리네 어미, 아비가 아들, 딸, 손녀, 손자들을 늘상 그리워하는 곳이다. 청원군의 지형은 특이하다. 군이 청주시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다. 청주를 쏙 빼내면 울퉁불퉁한 도너츠 모양이 된다. 도너츠 둘레를 따라 풍성한 느낌의 가을이 곳곳에서 서서히 내려앉고 있다. 이곳 사람들에게 가장 편안한 휴식처 같은 곳이 바로 문의문화재단지다. 옛 대장간, 민화그리기 체험장, 주막집, 베짜는 아주머니 등 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를 재현해놓은 곳이다. 유치원부터 시작해 초·중학생들의 역사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이곳 사람들에게 시민공원 같은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분 남짓만 올라도 대청호와 파란 가을 하늘이 한 눈에 훤히 내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안겨준다. 산 바람, 호수 바람은 여름 내 쌓인 묵은 더위와 고민을 씻겨준다. 입장료 1000원으로 누리는 상쾌함이다. 한낮의 땡볕이 여름을 방불케 하던 지난주 말 문의문화재단지에 올라섰다. 곳곳 그늘 아래에서 원고지를 앞에 놓고 자뭇 진지한 표정으로 글귀를 떠올리며 머리를 쥐어뜯는 학생들의 얼굴이 있었고, 손가락 사이에 붓 끼우고 도화지 위 미완성 그림과 눈앞의 가을 풍경, 물감 팔레트를 번갈아 쳐다보는 또다른 학생들의 얼굴이 있었다. 마침 충청북도 초·중·고등학생의 글짓기, 그림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무더운 날씨이지만 도화지 속에 그려지고 있던 연둣빛 잔디와 파란 하늘, 노란 빛깔의 나무는 이미 가을의 청원이었다. 물론 가을보다 더욱 싱그러운 생명력을 품고 있는 것은 꿈 가득한 학생들의 얼굴일 것이다. ●가을, 오지 산간마을부터 오다 문의문화재단지를 둘러보고 나면 진짜 청원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문의삼거리에서 길을 따라 한참 가다보면 오른쪽에 ‘청원벌랏한지마을 13㎞’ 이정표가 보인다. 슬쩍 얼굴을 내비쳤다가 사라지는 대청호를 따라 구비구비 산길이 20분 남짓 이어지더니 길의 끝 막다른 곳에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그동안 이정표가 두 세 번밖에 없어 편도차선 넓이의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맞게 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거나, 혹은 전설 속의 마을에 들어서는 것 아닌가 하는 작가적 상상력이 발동될 수도 있다. 믿음을 갖고 가야 한다. 그저 길가에 이정표가 친절하게 세워지지 않았을 뿐이다. 벌랏한지마을은 지리적 위치가 설명하듯 세상과 외따로이 있다. 몇 년 전부터 하루에 버스 6대가 다니며 그나마 나아졌지만 이 산길이 나기 전에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대청호를 건너야 다른 동리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충북의 동막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자연 속에 파묻혀 사는 이곳은 요즘 농촌체험으로 성황을 이룬다. 닥나무로 한지를 만들고, 올챙이, 도롱뇽 등이 뛰노는 생태계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야생화와 가을 단풍의 한복판에 마을이 있으니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벌랏한지마을의 강귀순씨 등이 7~8곳에 ‘동물나라집’, ‘대나무숲집’ 등 나름대로 이쁜 이름을 붙여서 민박도 하고 있다. ●숲속의 가을은 겨울의 예고편 벌랏한지마을이 완벽한 별유천지(別有天地)를 보여준다면 옥화자연휴양림은 편안한 접근성을 갖고서도 자연의 한가운데 파묻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원면 면소재지에서 운암삼거리 지나면 바로 옥화자연휴양림이다. 인공의 느낌을 가능한 없앤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산길인 듯, 숲길인 듯 옥화자연휴양림은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 180종의 나무가 다투어 뻗어올라 온 산을 덮고 있다. 남쪽 440m봉과 팔각정이 있는 남동쪽의 476m봉으로 연결된 산줄기로 둘러싸여 있다. 굳이 삼림욕장을 특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삼림욕장이라 이름붙여진 잣나무 군락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40년 안팎의 나이를 먹은 것들로 하늘을 향해 20~30m씩 쭉쭉 뻗어있다. 옥화자연휴양림에는 14㎞ 정도 길이의 등산코스가 있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어린 아이와 함께라면 3㎞ 또는 6.5㎞ 정도의 가벼운 산책 코스 등도 있으니 천천히 걸으며 피톤치드 안에 몸을 던져놓기만 하면 된다. 또한 저녁 8시부터 ‘숲 체험 야간산행’을 진행한다. ●여행수첩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청원이다. 문의문화재단지나 옥화자연휴양림, 벌랏한지마을, 대청호 등을 찾으려면 청원분기점에서 청주~상주 간 고속도로를 타고 문의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20~30분 이내 거리다. 이 밖에 오창나들목, 청원나들목 등을 통해서도 청원으로 들어설 수 있다. ▲먹을 거리 대청호 붕어와 옥화9경 맑은물에서 잡히는 메기, 빠가사리, 참마자 등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가을을 실감케 한다. 옥화자연휴양림에서 차로 10분 남짓 떨어진 미원면 상촌매운탕(043-297-9933)의 잡어매운탕은 의심할 나위없이 모두 자연산이다. 쌉싸래한 꺽지, 빠가사리 등이 푹 우려진 매운탕 국물은 자칫 ‘소주 도둑’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손으로 뚝뚝 떼어넣는 수제비가 아니라 포장 판매되는 수제비를 매운탕에 넣는 점은 아쉽다. 또한 대청호를 끼고 있는 문의면 구룡식당(043-297-6754)은 붕어로 만든 어죽과 참마자인삼도리뱅뱅이로 유명하다. 참마자는 잉어목 잉어과의 물고기로 빙어나 멸치와 비슷한 크기다. 튀겨서 독특한 양념으로 볶은 뒤 채 썬 인삼과 함께 먹으면 술안주로 딱이다. 감자, 수제비, 호박, 양파 등 갖은 야채와 함께 얼큰하게 푹 끓인 어죽 역시 붕어 비린내는 전혀 없이 별미를 자랑한다. 글 사진 청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성동구에 美봉사천사가 날아왔어요

    성동구에 美봉사천사가 날아왔어요

    성동구의 자매결연 도시인 미국 조지아주 캅카운티의 케네소 주립대학생들이 방한해 두 달이 넘게 성동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펼쳐 화제다. 13일 성동구에 따르면 케네소주립대 학생 10명은 지난 5월16일부터 지역 5개 초·중학교에서 영어자원봉사 활동뿐 아니라 각종 복지단체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인 대학생들은 방문기간 중 낮에는 초·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밤에는 학부모가정과 성동구청 직원 가정에 거주하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와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영어자원봉사 활동 이외에도 장애인을 위한 ‘사랑 나눔’도 펼쳤다. 지난 6월25일 금호동 성모보호작업장에서 지적장애인 30여명과 함께 4시간여 동안 볼펜 포장작업을 돕고 또 직접 만든 쿠키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성동구는 이들을 리포터로 활용, 지역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 9~10일 이틀 동안 왕십리광장, 응봉산 팔각정, 서울숲, 살곶이 다리 및 체육공원, 청계천 문화관 외에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성동구로 진입하는 방법, 숙박시설 이용방법 등을 릴레이식 취재 형태의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미국인 대학생들이 성동구 홍보도우미가 된 셈이다. 이 동영상은 자매도시인 캅카운티 정부와 케네소주립대 홈페이지의 1개면을 장식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국의 문화체험을 위한 경기 용인민속촌, 강원 속초 및 통일전망대, 보령 머드축제, 홍성 옹기공장, 천안 독립기념관 등을 견학함으로써 한국의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계기를 가졌다. 이호조 구청장은 “국제 무대에 초일류 브랜드 ‘드림시티 성동’을 알릴 뿐만 아니라 국제화 마인드와 공감대 형성으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아차산 팔각정 ‘고구려정’으로 변신

    아차산 팔각정 ‘고구려정’으로 변신

    낡은 아차산의 팔각정이 전통양식으로 재건축된 ‘고구려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광진구는 8일 오후 3시30분 아차산에서 정송학 광진구청장과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구려정 준공식을 연다고 7일 밝혔다. 105㎡ 규모의 고구려정은 기존 팔각정보다 약 1.5배 크게 설계됐다. 구는 이 고구려정을 교수 등 전문가 7명의 자문을 받아 당시의 전통 건축법으로 건립했다. 지붕에는 고구려 전통문양이 새겨진 기와를 덮었다. 특히 아차산 홍련봉에서 발굴된 연화문와당과 북한 강서대묘에서 출토된 유물을 바탕으로 황토색 기와를 재현해 냈다. 대들보와 기둥 등 목재료도 금강송과 육송 등을 사용했다. 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을 달아 야간에도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984년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이 팔각정은 그동안 물이 새고 전체 틀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등 구조적 문제가 발생해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 왔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3차례에 걸쳐 보수를 했지만 2007년 실시한 정밀안전 진단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구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광진구는 구민들의 안전을 위해 팔각정을 해체·철거하고 고구려 양식으로 재건축하기로 결정했다. 아차산 명당자리에 고구려정을 짓기 위해 지관을 불러 직접 현장을 방문·조사했다. 그 결과 기존 팔각정이 있던 자리에서 옆으로 1m 정도 벗어난 곳을 고구려정 자리로 낙점했다. 정 구청장은 “고구려적인 색채를 사용하고 지형과 주변경관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창출해 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서 “고구려정은 아차산이 갖는 역사적·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랜드마크이자 구민들과 등산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로, 앞으로도 그 명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도시와 산] (11) 천안 광덕산

    [도시와 산] (11) 천안 광덕산

    충남 천안 광덕산(廣德山)은 연꽃처럼 생겼다. 산 줄기들이 꽃잎처럼 포개져 있다. 산세의 곡선이 부드럽다. 거칠지 않고 여성적이다. 운무가 끼면 더 부드럽게 보인다. 광덕산은 천안시 광덕면과 아산시 송악면에 펼쳐져 있다. 700m에서 단 1m가 모자란다. 높지 않지만 연꽃 모양이라 속은 꽤 깊어 보인다. 광덕산은 ‘태화산’이라고 불리다 조선 초에 바뀌었다고 한다. 광덕산이란 이름은 세조실록에 처음 등장한다. 자비를 널리 중생들에게 베푼다는 ‘광덕보시(廣德布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 어귀의 광덕사가 불교 포교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기 때문이란다. 지금도 광덕산 주변에는 태화산이라고 쓰인 푯말과 비석 등이 적잖게 남아 있다. 천안 쪽 산행은 광덕사에서 시작한다. 광덕사는 그다지 크지 않은 절이다. 역사는 천 년이 넘는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수행하고 돌아오면서(643년) 가져온 진신사리를 승려 진산에게 건네 창건됐다고 한다. 문화유산해설사 황서규(74)씨는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광덕사 사람은 부역을 면제한다.’는 교지를 내릴 정도로 대찰이었다.”면서 “죽은 사람을 천도하는 큰 지장 도량이었다.”고 설명한다. 대웅전 앞에는 천안이 호두과자로 유명하게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 4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398호다. 안내판에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에 유청신 선생이 원나라를 다녀오면서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에, 열매는 광덕면 매당리 자신의 집 앞에 심었다.’고 쓰여 있다. 이 호두나무가 그 묘목은 아니지만 시배지임을 강조한다. 광덕면 일대엔 25만여 그루의 호두나무가 있다고 한다. 기록이 확실하게 남아 있지 않다 보니 다른 해석도 있다. 천안 직산위례문화연구소 백승명 소장은 이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백 소장은 “유청신은 귀국하지 않았다. 천안 호두과자를 알리려고 만든 허구다.”라면서 “광덕사도 진산의 생존연대와 광덕사 사적기로 미뤄 832년 신라 흥덕왕 때 창건됐다. 선덕이니 진덕여왕이니 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에서 나온 역사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역사는 산속에 고요하고, 사람은 논쟁한다 역사와 유래에 이견은 있어도 광덕사의 고졸한 분위기는 그만이다. 대웅전 계단 밑 양쪽에 석사자가 있다. 세월에 얼굴이 닳아 부드럽다. 천진난만하게 하늘을 쳐다보며 웃는다. 그 모습이 친근하다. 100m쯤 가면 천불전이 있다. 10m가량 되는 다리로 건너야 한다. 홀로 떨어져 호젓하다. 주변 산길과 어우러진 풍경이 정겹다. 1998년 소실됐다 중건돼 예스러움은 떨어진다. 조선조 3000불 탱화도 지난해에 복원됐다. 과거, 현재, 미래를 나타내는 탱화 3점이다. 각각 불상이 1000개씩 그려져 있다.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란다. 황씨는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이 광덕사 개보수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귀띔했다. 광덕사 위쪽에 기생 시인 운초 김부용의 묘가 있다. 잡초가 무성하다. 풀이 바람을 못 이겨 쓰러진다. 부용은 애초 유학자의 딸이었으나 집안이 기울면서 기생이 됐다. 그 과정에서 함경관찰사 등을 지낸 김이양을 만나 소실이 됐다. 그녀는 시재가 출중했다. 황진이, 이매창과 함께 조선의 3대 명기로 꼽힌다. 김이양이 죽자 ‘임이 묻힌 광덕산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고 한다. 60년 가까운 나이 차를 뛰어넘는 사랑이 처연하다. 황씨는 “이 묘는 소설가 정비석(1911~1991년)이 ‘명기열전’을 쓸 때 찾아내 봉분을 만들고 비석도 세웠다.”면서 “매년 4월 마지막 일요일 묘지 앞에서 다례식이 열린다.”고 말한다. ●산행하기 딱 좋은 산 광덕산은 정상까지 갔다가 오는 데 3시간쯤 걸린다. 광덕사 앞 좁은 돌담길을 지나자 단풍나무 길이 펼쳐진다. 그 너머 숲 속에 호두나무가 더러 보인다. 연두색 둥근 잎이 싱그럽다. 얼마를 지나가자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 사람을 맞는다. 산은 가팔랐다. 돌산은 아니다. 나무턱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이 길다. 금방 숨이 찬다. 팔각정과 헬기장을 지나 정상까지 오르막이다. 정상의 북쪽 앞에 설화산이 펼쳐진다. 낙타 등처럼 생겼다. 서쪽에 봉화산이 있다. 정상에서 막걸리를 팔던 김춘경(61)씨는 “날씨가 좋으면 서해대교도 보이고, 남쪽으로 계룡산도 보인다.”면서 “설화산부터 망경산을 거쳐 이곳까지 오는 등산객도 있다. 4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름에는 아산 쪽이 낫다. 등산로가 모두 그늘이고, 계곡에 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산 쪽은 강당골과 외암민속마을이 있다. 장군바위가 있는 길로 돌아 내려온다. 허약한 청년이 이 물을 먹고 장군처럼 몸이 커졌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올라갈 때보다 경사가 덜하다. 중턱에 민가 2곳이 보인다. ‘안산’이란 곳이다. 주막처럼 국수 등을 판다고 쓰여 있다. 집 앞에 샘물이 있다. 잠시 쉰다. 물을 마시던 천안 쌍룡동에 사는 박현석(32·회사원)씨는 “광덕산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산타기에 딱 좋아 자주 온다.”면서 “가을에는 호두도 줍는다.”고 웃는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천안 시민만 즐긴다구요? 수도권 어디서나 지하철로 OK! 수도권 전철이 충남 아산 온양온천만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광덕산이 대표적이다. 이제 광덕산은 천안시민의 산이 아니다.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산이 됐다. 천안역 역무원 이용훈(33)씨는 “2005년 1월 수도권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된 뒤 승객이 30~40% 늘었다.”고 말했다. 천안 전철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2만 4000명에 이른다. 기차 승객 2만여명보다 많다. 이씨는 “출퇴근자가 많은 평일과 주말 이용객수가 비슷하다. 주말 승객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오는 관광객이다.”라면서 “등산복 차림의 사람도 많이 눈에 띄는데 거의 광덕산 가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광덕산은 천안역이나 천안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간다. 600번과 601번이 있다. 둘 모두 역과 터미널을 거친다. 600번은 30분마다 있고, 601번은 하루 4번 오간다. 천안시내에서 광덕산까지 50분쯤 걸린다. 남부오거리, 풍세면, 보산원 등 남부지역을 거쳐 광덕사로 빠진다. 삼안여객 운전사 유효창(40)씨는 “주말에는 앉을 자리가 없다. 평일 오전에도 크게 붐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천안시민만 탔는데, 요즘에는 수도권 사람이 많다고 했다. 수도권 전철 개통 덕이다. 버스에서 내리던 30대 여성은 “경기 평택에 살고 있는데 가끔 전철을 타고 광덕산을 찾는다.”면서 “평택 근방에는 큰 산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광덕산 입구에 늘어선 식당들도 손님이 늘었다. 산채비빔밥과 동동주 등을 파는 음식점 주인 이정희(60)씨는 “등산객, 손님 모두 적잖게 늘었다.”면서 “나이 든 사람과 여자도 많다.”고 귀띔했다. 등산객이 늘었지만 광덕산으로 가는 교통편은 변하지 않았다. 천안시 담당직원 이명창씨는 “천안이 워낙 급팽창하다 보니 버스가 부족하다.”면서 “광덕산 교통은 여력이 생기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9) 전남 보성 일림산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9) 전남 보성 일림산

    계절의 여왕 5월의 꽃은 철쭉이다. 철쭉은 진달래, 산벚꽃 등의 봄꽃들이 모두 져버린 늦은 5월에 산비탈과 능선을 온통 진분홍빛으로 물들인다. 고산 지대의 추위와 비바람을 견뎌 내느라 철쭉이 개화시기를 늦춘 것이다. 덕분에 5월이면 눈부신 신록과 더불어 산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철쭉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철쭉 명산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곳이 보성 일림산이다. 보성에는 5개의 바다가 있다고 한다. 소리의 바다, 마음의 바다, 녹차의 바다, 진짜 바다, 철쭉의 바다. 섬진강 남서쪽 지역의 가늘고 애잔한 소리 서편제, 남도의 후덕한 인심, 우리나라 최대의 녹차밭, 율포해수욕장과 득량만 그리고 일림산 일대를 진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철쭉의 바다가 그것이다. ●국내 최고 철쭉 명산으로 떠오른 일림산 일림산이 알려진 건 고작 10여 년이 안 되지만, 부드러운 산세와 무려 100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 해풍을 맞고 자라 유난히 붉고 선명한 꽃 덕분에 우리나라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다. 일림산의 철쭉 산행 코스는 계곡이 빼어나고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한 용추계곡을 들머리로 하는 것이 좋다. 이 길은 이정표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는 데다 힘든 곳이 거의 없어 가족과 연인들에게 더욱 좋은 코스다. 웅치면 용추계곡 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르면 나무다리를 만난다. 입구에 현 위치 ‘용추계곡’이라 적혀 있다. 다리를 건너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편백숲이 심신을 평화롭게 정화해 준다. 이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골치(1.2㎞) 방향으로 오르면 정상을 거쳐 왼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작은 계곡을 건너 10분쯤 가면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르다 다시 만난 산길을 15분쯤 오르면 갑자기 길이 평지처럼 순해진다. 그 길을 300m쯤 가면 능선에 붙게 된다. 여기가 골치 사거리다. 우측은 제암산(7.5㎞)과 사자산(3.4㎞), 직진하면 장흥 방향, 일림산 정상(1.8㎞)으로 가려면 좌측 길을 따라야 한다. 지금부터는 호젓한 능선길이다. 길섶이 모두 철쭉이라 꽃구경 하다 보면 힘든 줄 모른다. 멋진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작은봉’을 넘어 ‘큰봉우리’에 오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정면 일림산 정상을 필두로 시야에 들어오는 산사면 전체가 온통 진홍빛으로 불타 오르고 있다. 불타는 일림산에 마법처럼 10여 분 끌려가면 드디어 꼭대기에 올라선다. 정상에서는 그동안 숨어 있던 득량만이 철쭉밭 뒤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뒤를 돌아보면 사자산까지 이어진 능선과 그 유명한 제암산의 임금바위가 장관이다. ●하산길에 만나는 보성강 발원지 정상에서 내려서면 봉수대 삼거리다. 여기서 바라보는 일림산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봉곳한 봉우리는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부드럽고 그 안은 진분홍빛 철쭉 광채가 뿜어져 나온다. 이어지는 발원지 사거리 10여 분이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철쭉 터널을 따라 꿈결처럼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님에게 가는 길이 이토록 달콤할까? 발원지 사거리에 이르면 아쉽게도 능선길이 끝이 난다. 용추계곡 방향으로 200m쯤 내려오면 보성강 발원지에 이른다. 이 물은 곡성군 압록에서 300리의 긴 여정을 마치고 섬진강과 합류, 하동을 지나 남해바다에서 생을 마감한다. 물맛은 강의 발원지라 그런지 신비롭고 달콤하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주차장까진 2㎞. 길은 좌측으로 휜다. 10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임도를 가로지르면 산길이 열려 있다. 그윽한 편백숲을 지나면 출발했던 갈림길에 닿는다. 다리를 건너기 직전 우측 계곡을 따라 100m쯤 오르면 팔각정과 함께 와폭인 용추폭포와 용소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발을 담그고 땀을 씻으면 황홀했던 산행이 기분 좋게 마감된다. 용추계곡을 들머리로 정상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코스는 약 6㎞, 3시간 남짓 걸린다. <여행전문작가> ●가는 길 서울에서 보성으로 가는 버스는 강남 센트럴시티터미널(www.exterminal.co.kr)에서 하루 두 번뿐이다. 따라서 서울이든 부산이든 일단 순천까지 가는 게 좋다. 순천에는 보성으로 가는 버스는 자주 있고 시간은 1시간쯤 걸린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동광주·목포·순천IC 등을 통해 보성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 후 웅치면(895번 지방도로)으로 진입한다. 보성읍에서 용추계곡 가는 버스는 06:10 08:00 11:10 12:50 15:00 16:50 19:10에 있다.
  • [Zoom in 서울] 서울관광마케팅 방만경영… 작년 20억 적자

    [Zoom in 서울] 서울관광마케팅 방만경영… 작년 20억 적자

    서울시의 외국인 관광객 연 1200만명 유치를 위해 민·관 조직으로 설립된 ‘서울관광마케팅 주식회사’가 방만한 경영과 부진한 사업으로 표류하고 있다. ●적자에 또 30억원 추가 출자 서울시가 70억원을 투자한 회사에서 지난해 20억원의 적자가 발생,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 제주도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산하 관광공사를 잇달아 설립하자 서울시는 아예 민관출자 회사를 만들었으나 결과적으로 이들의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는 꼴이다. 출범 한 돌을 맞은 서울관광마케팅㈜은 서울시(지분율 48.14%)와 시티드림㈜,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기업 16개사가 참여한 민·관 합작기업이다. 공공기관의 경직성을 탈피하고 민간의 유연성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자체 수익모델을 발굴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수입을 안정적인 시 위탁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첫해 20억원의 적자를 내자 서울시는 추가로 30억원의 자본출자를 했다. 대주주인 서울시는 지난해 말 열린 이사회에서 신규 인력 11명의 증원을 승인하고, 자본금 증액과 별도로 인건비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보전해 줬다. 이 때문에 지난 2월26일 열린 주총에서는 일부 주주들이 “증원 인력의 업무가 중복되고, 직원 연봉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이수정 시의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관광마케팅㈜은 올해 임직원 57명의 인건비를 지난해보다 13억여원 늘어난 29억 8000만원(평균 연봉 5228만원)으로 편성했다. 또 직원들의 시간외근무수당과 1년간 사무실 이사 비용 등에 각각 6억원을 사용했다. 공모직 사장 등 임원3명의 비서도 2명으로 늘렸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서울시 위탁사업의 평균 집행률이 64.1%(지난해 10월 기준)에 불과했다. 맡긴 일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위탁사업 집행도 64% 그쳐 서울시가 지난해 서울 연희동에 8억원을 들여 지은 중국음식점 ‘동챠오’의 운영권도 넘겨받았으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2.2% 증가한 116만명에 이르렀다. 이 회사는 또 ‘문화콘텐츠 투자 및 육성 프로젝트’에 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상당수 투자와 공연이 연기되거나 보류됐다. 한·중·일·영 등 4개 언어로 지원되는 ‘디지털 음식메뉴 콘솔 개발사업’도 이 프로그램을 채택한 시내 음식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올해 난지캠프장·한강수영장·한식집팔각정·한강조망카페 등의 위탁경영 계획을 내놓았다. 결국 세금으로 운영되는 회사가 시민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다 적자가 나면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꼴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경기관광공사도 2002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배재대 정강환 관광이벤트경영학과 교수는 “민·관 합작 관광회사는 자치단체의 영향을 받더라도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운영 능력이 요구된다.”면서 “주주와 시민들이 경영능력을 감시·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구국의 만세’ 한반도 울린다

    ‘구국의 만세’ 한반도 울린다

    올해로 90돌을 맞는 3·1운동 기념행사가 정부가 주관하는 첫 공식 행사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다. 같은 날 서울 보신각과 탑골공원, 3·1운동 발원지인 충북 청주시 우시장 터와 제주 만세동산 등 전국 곳곳에서도 만세함성이 울려퍼진다. 3월1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3부 요인과 애국지사, 주한 외교단 등 2500여명이 참석한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정부 공식 기념식은 1987년 기념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민적 단결을 강조하기 위해 천안에서 행사가 개최된다는 게 독립기념관측 설명이다. 기념식에선 3·1정신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연계해 재조명한다.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난관극복’, ‘자주자존’, ‘국민단결’을 강조하는 대국민 메시지도 전달한다. 충남 천안 인근에선 홍성군 독립유공자 추모제와 서천군 마산·신장 등지의 만세재현 행사가 마련됐다.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는 뜻에서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4월13일까지 기념행사가 계속된다. 특히 천안 아우내 장터에선 3·1절 전날인 28일 밤 봉화축제가 열린다. 밤 8시 매봉산 봉화탑이 점화되고, 태극기를 앞세운 참가자들이 횃불 행진을 벌여 열기를 고조시킨다는 복안이다. 3·1절을 전후한 재현행사와 걷기대회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진다. 청주시는 남주동 옛 우시장 터에 3·1운동 발원지임을 알리는 표지석을 설치한다. 저항운동으로 일본군의 보복학살이 일어난 경기 화성시 제암리 일대에선 재현행진이 열린다. 향남읍사무소에서 발안사거리를 거쳐 제암리 입구에 이르는 2.5㎞ 구간이다. 서울 탑골공원과 서울광장, 남산 팔각정 등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기념식과 문화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경북 영덕군에서도 영해장터를 중심으로 시민참여형 재현행사가 열린다. 최남단 제주도에서도 조천 만세동산의 만세 대행진과 3·1마라톤 대회가 열려 도민들의 만세열기를 고조시킬 전망이다. 전국종합·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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