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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망진창’ 크리스마스 양계장선 ‘닭 탈출극’

    이맘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극장가 고정아이템.가족용 오락물들이이번 주말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간판을 올린다.맨먼저 테이프를 끊는 작품 두편,‘그린치’와 ‘치킨 런’.16일 동시개봉돼 UIP와 드림웍스의 상상력이 키재기를 하게 된다. ■그린치(원제 The Grinch) 론 하워드 감독의 ‘그린치’는 불쑥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질문 하나를 던지며 시작된다.크리스마스에 세상은 왜 통째로 술렁거려야 하지? 어째서 모두들 행복한 척해야 하고?성탄절을 눈앞에 두고 들떠있는 후빌마을.흥청대는 마을을 굽어보며심술쟁이 그린치가 이죽거리며 내뱉는 비아냥이다.여기서 사족 하나. 아이 손을 잡고간 어른관객들에게 상술에 휘둘리는 크리스마스의 좌표를 새삼 곱씹어보게 할,복병같이 흥미로운 대사다. 어릴적 별난 생김새로 따돌림당한 아픔때문에 산꼭대기에서 혼자 살아온 그린치는 마을사람들이 즐거워지는 꼴을 두고볼 수가 없다.외톨이 그린치에게 관심을 갖는 건 꼬마 신디뿐.신디의 노력으로 마을축제에 초대됐지만 옛 여자친구마저 시장의 선물공세에 넘어간 것을 알게 되자 그린치는 크리스마스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로 작정한다. ‘랜섬’ ‘아폴로 13’ 등을 찍어온 론 하워드 감독의 새 영화는 눈요깃거리 가득한 뮤지컬 드라마가 됐다.이미 만화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닥터 세우스의 유명동화(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나)가 원작. 애당초 제작사쪽에서는 짐 캐리의 개인기에 잔뜩 기대를 걸었을 게 분명한 터.하지만 익히 봐온 그의 ‘원맨쇼’보다는 주변장치들이 훨씬 돋보이고 말았다.반인반수(半人半獸) 그린치를 빚어낸릭 베이커의 특수분장술은 역시 최고다.소외로 심사가 뒤틀린 괴물이크리스마스 선물을 닥치는대로 훔쳐낸다는 이야기는,판타지 가족영화로 옮겨지기에 아주 제격인 소재였다.크리스마스 트리나 선물이 쾌락의 상징으로 전락해 수모를 당하는 설정도 신선하다.가족코미디 ‘라이어 라이어’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손잡고 하워드 감독은 1억2,000만달러를 제작비로 밀어넣었다. ■치킨 런(원제 Chicken Run) ‘월레스&그로밋’시리즈로 또하나의애니메이션 아성을 쌓아온 영국의 아드만픽쳐스가 할리우드의 메이저드림웍스와 제휴해 만든 클레이(Clay)애니메이션이다.호시탐탐 디즈니의 독주에 딴지를 걸어오던 두 제작사의 만남은 일찍부터 화제가되기에 충분했다.그렇게 탄생한 영화는 보란듯 성공가도를 달리는 중이다.지난 6월 개봉 당시 미국에서만 1억달러 이상을 거둬들였다. 점토인형들이 얼마나 발랄한 상상력을 동원할지는 첫 장면에서부터감이 잡힌다.압박과 설움뿐인 닭장에서 탈출하기로 선언한 일군의 닭들.허겁지겁 울타리 흙을 파올리는 ‘닭발’에는 웬걸? 몽당숟가락이삽 대신 들려있다. 이쯤부터 폭소는 1분에 적어도 한번꼴로 터지게돼있다. 트위디 여사가 그렇게 포악을 떨지만 않았어도 농장의 닭들은 조용히알만 낳고 살려고 했었다.하루라도 알을 못낳으면 치킨파이 신세가되고마는 살벌함 속에서 닭들은 잊었던 자유를 꿈꾸고,암탉 리더인진저는 미국 출신의 수탉 록키를 영입해 어떻게든 날아보려고 온갖아이디어를 짜낸다.점토인형 특유의 둔한 듯하면서도 소박한 질감은좌충우돌 코미디를 들뜨지 않게 중심잡아준다.앙칼진 트위디 여사와우둔한 그의 남편,매사에 느리지만 진실을 견지하는 진저,합리를 위장한 편의주의자 록키.캐릭터들의 면면과 갈등구도는 탈출기를 다룬여느 실사영화 이상으로 균형잡혀있다.록키의 목소리 연기는 멜 깁슨이 맡았다. 황수정기자 sjh@
  • 미니 시사

    ◆ 포르노그래칙 어페어.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의 화두를 성담론으로 들끓게 했던 프레데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2월2일 개봉)는 사랑과 섹스의 경계에 대해 깊은 시선으로 물음표를 찍는다.영화는 여주인공 나탈리 베이에게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었다. 제목만으로 순진하게 포르노그래픽일 거라고 오해하진 말 것.감독이묘사하려 한 건 섹스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과 성적 판타지다.그래서 남녀 주인공의 섹스는 질척거리거나 과장된 분위기를 내지 않는다. 여자(나탈리 베이)는 늘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오던 성적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어 포르노잡지 광고로 섹스파트너를 구한다.그렇게 만난 남자(세르지 로페즈)와는 통성명도 하지 않은 채 호텔로 향한다.계약된 만남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남녀는 사랑을 느끼고 갈등한다.위태로운 현실의 사랑을 택할 것인가,영원히 판타지를 간직한 익명의 만남으로 접을 것인가. 두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카메라는 단 한번도 밀회장면을 공개하지 않는다.판타지를깨트리지 않기 위해서다.중간중간 남녀가 각자 화면밖을 향해 솔직한 심경의 변화를 인터뷰하는 설정도감상포인트다. ◆ 필로우 북. 지난 여름 ‘8½ 우먼’으로 극단적인 남성 성의식을 그렸던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필로우 북’(The Pillow Book·12월2일 개봉).난해한 시선을 가진 그가 이번엔 문자텍스트에 주목하고 육체를 매개로 현란하고 대담한 영상파티를 벌인다.‘필로우 북’은 10세기 일본헤이안시대의 여류작가 세이 쇼나곤이 쓴 같은 이름의 일기.13권의책을 근거로 13가지 주제로 전개되는 영화에는 어찌보면 ‘문자’가주인공같다.감독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전달 장치로 ‘한자’를 선택했다. 일본 서예가의 딸로 태어난 나키코(비비안 우)는 책을 펴내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산다.어렸을적 아버지의 육체를 유린한 출판업자에게사랑하는 남자까지 희생당하자 복수를 계획한다.이 모든 과정의 메시지들을 나키코는 남자들의 육체를 종이삼아 한자로 재현한다.퍼포먼스를 보는 듯 독특하다 못해 낯선 화법의 영화다.나키코의 연인역은이완 맥그리거. 황수정기자
  • 춤사위로 보는 환웅·웅녀 신화적 사랑

    현실의 삶이 팍팍해서일까.신화 혹은 판타지를 다룬 공연이 요즘 유난히 두드러진다.얼마전 경주에서 공연된 국립극장의 ‘우루왕’이그랬고,서울시무용단이 지난주 선보인 ‘밝산,그 영원한 생명의 터’도 동북아 창세신화를 소재로 했다. 이런 흐름을 잇듯 장선희발레단이 25·2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창작발레 ‘신시(神市)21’ 역시 신화의 색채가 가득하다.태고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상의 아들 환웅과 지상의 딸 웅녀가 꿈꾼 완전한 사랑에 관한 신화적 상상력이 나래를 편다. ‘신시21’은 이 발레단 대표인 세종대 장선희교수가 소설 ‘영원한제국’의 작가 이인화(이화여대 교수)에게 무용대본을 의뢰해 만든작품.3년전 소설가 이문열과 손잡고 창작발레 ‘황진이’를 공연해화제를 모았던 장교수는 이씨의 소설 ‘초원의 향기’에서 영감을 얻어 대본을 부탁했다. 소설이외의 다른 작업을 해보고싶던 작가도 선뜻 호응했다. 작품의 모티브는 단군신화에서 웅녀와 같이 동굴에 갇혔던 호랑이가과연 남자일까,여자일까하는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웅녀와 호자(호랑이),환웅의 삼각관계가 설정되고 웅녀는한 남자에게 버림받은 뒤 환웅의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성숙해 운명의시련을 견디고 새로운 인간세계를 창조하는 여성 영웅으로 재조명된다. 이씨는 “소설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확대해 무용언어로 재창조했다”고 설명했다. 2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신화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한무대에 공존시킨다.신화의 공간인 1막에서는 호자와 눈이 맞아 고향에서 쫓겨난여제사장의 딸 웅녀가 남편에게 버림받은 뒤 자신을 짝사랑하는 환웅의 청혼을 받아들여 단군을 탄생시키는 과정이 그려진다.고대 벽화의 이미지를 활용한, 강한 제의성의 춤들이 몽환적인 원시의 세계를효과적으로 펼쳐낸다.반면 2막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000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요란한 테크노 음악이 가득하다.몽골여자 웅녀는 호자의 꾐에 빠져 매춘가로 끌려가 비참한 삶을 강요당한다.스스로 목을 매려는 그녀앞에 밝은 빛을 가득 안은 환웅이 내려오고,둘은 뜨거운포옹과 함께 옛날 옛적신시의 재현을 염원하는 2인무를 춘다.안무자 장교수는 “웅녀와 호자,웅녀와 환웅의 2인무 등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춤과 40명의 무용수가 등장하는 역동적인 춤사위를 고르게 안무했다”고 말했다. 장교수가 웅녀로 등장해 황재원 김형남 이준규 등 남성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춘다.원일(음악)이태섭(무대미술)이상봉(의상·디자이너)이상봉(조명·연극원 교수) 등 쟁쟁한 스태프들의 참여도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인다.(02)3408-3280
  • ‘단적비연수’ 첫날 서울관객 12만

    영화 ‘단적비연수’(감독 박제현)가 개봉 첫날인 지난 11일 서울에서만 12만 관객(주말 이틀 21만명)을 동원,한국 영화사상 최고치를기록했다. 제작사인 강제규필름은 “서울 40개관 60개 스크린에서 평균 좌석점유율 92%를 차지해 국내에서 그동안 개봉한 영화로서 첫날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이는 추석연휴인 지난 9월9일 개봉해 첫날 9만명,이틀동안 18만명을 불러모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기록을 훨씬웃도는 수치다. 국내 최대의 제작비(45억원)와 호화캐스팅으로 일찍부터 화제가 된‘단적비연수’는 통산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한 ‘쉬리’의 제작사강제규필름의 야심작.‘은행나무 침대’의 후속편인 영화는 천추의한을 품은 한 여인의 야욕과,그에 휘둘리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운명을 동양적 신비주의와 액션,판타지 멜로로 버무렸다. 이 영화가 첫날 흥행기록을 경신함에 따라 영화가에서는 계속 상영중인 ‘JSA’의 신기록 도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단적비연수’와 비슷한 제작비를 들였고 개봉도 11일 함께해경쟁작으로 꼽힌 ‘리베라 메’(드림써치 제작)는 첫 주말 이틀동안서울관객 10만명을 동원했다.이 영화는 35개관 38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황수정기자 sjh@
  • 판타지 사랑의 대서사시 ‘단적비연수’ 11일 개봉

    국내 영화사상 최대의 제작비(45억원)를 들였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화제의 대상이던 영화 ‘단적비연수’(감독 박제현)가 오는 11일개봉한다.‘쉬리’로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기록을 보유한 강제규필름의 신작인데다,‘공동경비구역 JSA’의 신기록 도전을 따돌릴 지 여부 등 영화는 이래저래 초미의 관심사다. ‘은행나무 침대’의 후속편 형식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 전편의 성격이다.시점을 ‘은행나무 침대’ 주인공들의 전생으로 돌려놓고 천추의 한을 품은 한 여인의 야욕과,그에 휘둘리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운명을 테마로 잡았다.먼저 귀띔하자면,‘단적비연수’는 다섯주인공의 극중 이름이다. 천지를 다스리는 신산(神山)아래서 천하지배를 꿈꾸며 화산족과 전쟁하던 매족은 신산의 재앙으로 멀리 쫓겨난다.수백년째 억눌려온 부족의 한을 풀기 위해 매족의 여족장 수(이미숙)는 계율대로 화산족의핏줄을 낳아 제물로 바쳐 천하지배의 야욕을 다시 불태운다.비극의사랑이야기는 여기서 씨앗이 뿌려진다.아버지의 손에 극적으로 구출된 비(최진실)는화산족 마을로 옮겨지고 부족의 최고 후계자로 우열을 겨루는 무사 단(김석훈)과 적(설경구),왕족인 연(김윤진)과 우정을 나누며 성장한다. 비를 동시에 사랑하는 단과 적이 족장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한판 결전을 벌이는 순간부터 이들의 우정은 비극적 결말을 예감한다.저주받은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비,죽음보다 슬프지만 그런 비의 선택을 지켜주려는 단,부족을 버려서라도 사랑하는 연인을 얻으려는 적,우정을 위해 사랑과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연의 사연이 거미줄처럼뒤엉킨다. 전생을 키워드로 삼은 영화답게 곳곳에 동양적 신비주의와 판타지 코드를 깔아놓았다.저주받은 비를 공격하는 신산의 정령,매족의 천검에 흐르는 기(氣),은행나무로 환생하는 비의 모습 등이 컴퓨터그래픽으로 묘사된다.시종 생동감있게 움직이는 카메라는 판타지액션의 화면을 입체적으로 만들지만,조악한 컴퓨터그래픽이 감정의 흐름을 뚝뚝잘라놓는 건 거슬린다. 전생과 인연이라는 이색소재는 기대만큼 성공적인 시리즈로 완성되지 못한 듯하다.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판타지물이라고는 하나,생사의갈림길에서 남발하는 우연은 톱스타들에 볼거리 풍성한 화면을 옹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둔 강제규필름의 야심작답게 제작과정의 기록들도 다양하다.45억원의 한국영화 최고 제작비에다 9개월의 촬영기간동안 100회가 넘는 촬영현장에 투입된 평균 스태프수만 100명.경남산청과 전북 부안에 마련한 세트비용이 10억원이 넘는다.디자이너 박윤정이 디자인한 의상은 600여벌.산청군 황매산 자락 5000여평에 만든 오픈세트는 국내 최초의 영화테마파크로 보존된다. 황수정기자 sjh@
  • 2000 대한매일 廣告大賞 우수상 수상작·수상소감

    ◆LG전자 (LG엑스캔버스)-오상근 판촉광고 1팀장 가까운 장래에 가장 큰 시장변화를 가져올 핵심요인은 바로 ‘디지털’입니다.특히 전자시장은 디지털 시장의 승부로 판가름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로 대형 PDP(벽걸이)TV를 개발하는 등 디지털시장에서 세계 선두기업의 위치를 다지고 있는 LG전자는 기술개발 못지 않게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있습니다. 이번 수상 광고는 그 첫번째 작품인 ‘엑스캔버스’(Xcanvas)의 1차런칭 광고로,다른 요소를 과감히 배제하고 전체 구도의 중심에‘Xcanvas’ 로고를 강하게 부각함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끌고 브랜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습니다. Xcanvas 광고는 디지털 시장에서 명실공히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각종 활동의 서막을 알린 것입니다. ◆하나로통신 (하나넷)-두원수 홍보이사 하나로통신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초고속인터넷 ‘나는 ADSL’을 비롯,초고속 무선인터넷 ‘B-WLL’,국내 최초로 시범서비스를 개시한 차세대 서비스 ‘VDSL’ 등을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과 마케팅을 앞세워 상용서비스 개시 1년 6개월만에 100만 가입자회선을 달성하는 등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이제 초고속 통신네트워크를 기반으로 e-비즈니스 전문기업으로서변신을 선언하고,인터넷데이터센터 ‘엔진’과 종합멀티미디어 포털‘하나넷’을 중심축으로 한 다각적인 인터넷 사업의 전개를 통해 기업과 개인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이버플랫폼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멀티미디어 종합포털 ‘하나넷’을 모든 네티즌에게 개방하고,국내외 기업과 제휴를 통해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대량 확보함으로써 국내 제1의 가족 지향적 포털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매일유업 (뼈로가는 칼슘두유)-한도문 홍보실장 뼈로 가는 칼슘두유는 철저한 소비성향 조사와 시장상황 분석을 통해 두유시장의 마케팅 상황을 충분히 검토해 반영한 제품입니다. 매일유업은 두유가 건강음료라는 인식이 강하고 건강에 관심을 갖는층,장년층,환자식,유아식 등 고정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틈새를 찾아 공략한다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두유는 우유와 비슷한 영상소를 함유하고 있으나 칼슘 함량은 일반우유의 4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당사는 이 점에 착안해 두유에 부족한 칼슘을 우유 수준으로 강화해 건강 지향적인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시장 침체기에 있는 두유시장의 틈새를 공략했습니다.칼슘두유는 하루 평균 10만팩 이상 판매되고 있어 위축된두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할 것입니다. ◆기아자동차 (옵티마)-김길영 광고팀장 2000년 7월 대한민국 자동차시장에 새로운 혁명이 예고되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야심작인 ‘나만의 제국-옵티마’의 출시로 중형차의새 지평이 열린 것입니다. 당사는 탁월한 성능과 높은 경제성,실용성을 지닌 카 3총사(카니발카스타 카렌스) 시리즈로 미니밴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오고있습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승용차시장에서도 ‘대표차종’을 만드는 것이 기아자동차의 당면 과제였고 피나는 노력과 연구를거듭한결과,올해 7월 옵티마를 내놓았습니다. 광고의 메인 카피인 ‘나만의 제국’을 형성화하기 위해 등장시킨엘크는 옵티마의 중후한 카리스마를 나타내는데 매우 효과적이었으며,로키산맥의 드높은 산세와 단아한 호수 경관의 조화는 옵티마의 고품격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대한매일 광고대상의 영예는옵티마에게 또 다른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대한항공 (스카이팀)-김맹녕 광고담당 이사 스카이팀은 아시아의 대한항공,북미의 델타항공,유럽의 에어프랑스,중남미의 아에로멕시코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4개 항공사를 회원으로 하는 새로운 항공사 동맹체입니다. 스카이팀은 대한항공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이었으나 광고에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이 필요했습니다.대한항공스카이팀이 구체적으로 고객들에게 어떤 메리트를 제공하는지 그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지금 막 동이 터오는 붉은 하늘은 출범의 의미와 가장 잘 들어맞습니다.헤드라인은 정직하게 출범의 의미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것이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어떤 메리트를 가지는지는 바디 카피에서 풀어주었습니다. 스카이팀은 넓어진 노선망과 항공편을 바탕으로 마일리지 공동 적립,회원사간 연결 체크인,라운지 공동 이용 등과 같이 새로운 차원의수준높은 서비스를 통해 한층 편리한 항공여행의 세계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진로(참眞이슬露)-김양환 광고팀장 23도 소주시장을 석권한 참眞이슬露는 술을 마실 때나 마신 다음날에도 숙취가 적은 깨끗한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해 만들어진 혁신적인 제품입니다.제품의 성공에는 우수한 품질이 필수적이지만 좋은 제품도 좋은 마케팅 전략이 없이는 홀로 설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20대 젊은층에서 부터 음용을 유도하는 타깃 집중화 전략과 이에 수반한 프로모션 전략,20대 젊은층이 자주 모이는 유흥가 중심 확산의유통전략,대나무 숯의 효능을 알리는 홍보전략 등 하나로 집중된 마케팅이 있었기에 오늘날 참眞이슬露가 있었던 것입니다.또 탤런트 이영애씨에 이어 황수정씨를 모델로 제품의 깨끗함과 모델의 깨끗한 이미지를 잘 연결, 기존 소주광고와 차별된 광고를 집행했던 것도 참眞이슬露의 성공에 큰 몫을 했습니다. ◆삼성옥션 (기업PR)-신일곤 인터넷경매팀장 90년대 말부터 불어온 전자상거래 열풍은 닷컴기업 거품론이 대두되는 최근까지도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수익모델 부재라는 절대 명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포털사이트와 달리 상품의 판매라는 ‘유통’의 기본 컨셉에서 출발한 쇼핑몰들은 좀더 편리하게많은 상품들을 팔기 위한 끊임없는 자구노력으로 전자상거래라는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정착시켰습니다. 그 중 ‘경매’라는 한국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방법을 통해 물건을 팔고,물물교환을 하는 e-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경매는쇼핑몰에는 없었던 ‘사는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전자상거래의 차세대 주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삼성옥션은 차별화된 성격의 상품군을 크게 3가지 ‘존’(ZONE)으로묶어 경매에 출품하고 있는데,모두 경험이 풍부한 전문 상품기획자들에 의해 상품이 선별되며 살 만한 상품을 모아 자신있게 고객들에게선보이고 있습니다. ◆SK㈜ (기업PR)-이만우 홍보팀장 SK㈜의 기업 PR광고가 상을 받은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방대한 사업영역을 가진 SK㈜.하지만 소비자의 인식 속에 SK㈜는여전히 에너지 기업이었습니다.SK㈜는 에너지화학 이외에 생명공학,인터넷사업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번 광고는 SK㈜의 다양한 사업영역과 각 영역에서 선두에 서 있는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용된광고의 소재는 어린아이와 비둘기.어린아이의 손에서 날아간 비둘기는 SK㈜의 다양한 사업영역을 상징하는 사이트의 창 모양으로 변하며세상으로 펼쳐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SK㈜의 생명과학과 인터넷 사업영역의 첨단 이미지를 표현하고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SK㈜는 사회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명실상부한 마케팅회사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청호나이스 (디지털정수기) 차용택 홍보팀장 청호 디지털 정수기의 이번 수상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만들겠다는 청호의소신과 의지를 독자가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봅니다. 청호는 날로 심각해져 가는 물 부족과 오염에 대한 경각심 및 남다른 사명감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출시된 ‘디지털 정수기’ 광고를 제작하면서,눈에 보이지않는 기술과 수질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심했습니다.결국 디지털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으로 더 깨끗한 물을 만든다는 상투적인 표현보다는언제나 더 좋은 제품,더 완벽한 수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업 의지와그 마음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습니다.앞으로 청호는 기업이나 제품의 자랑보다 정직한 제품과 정직한 기술을 추구하는 기업의소신과 철학을 꾸준히 지켜 오염 없는 나라,물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밀리오레 (기업PR)-류도원 홍보부장 밀리오레는 오픈 초기부터 감각적이고 독특한 광고를 진행해왔습니다.오픈 당시 방영된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는 간결한 문장에 밀리오레 상가 컨셉을 정확히 담아낸 카피로 유명하며 ‘…끝에서 …까지’라는 수많은 아류작들을 출현시켰습니다. 밀리오레 광고 4탄으로 진행된 ‘밀리오레 환타지편’은 리딩 브랜드로서의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잘 보여줬으며 판타지 소설을 광고에 접목시킨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인쇄광고의 경우 대부분이 전파광고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고 전파광고와 함께 진행돼 소비자들이 밀리오레 광고를 더욱 잘 기억할 수있도록 했습니다. 이번에 수상한 작품은 밀리오레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좋다,밀리오레’라는 짧고 경쾌한 카피와 멋진 패션의 여인이조화를 이뤄 패션 천국으로서 밀리오레의 이미지를 잘 보여준 작품입니다. ◆LG건설 (기업PR)-박준원 홍보담당상무 오피스빌딩·도로·교량·아파트 등 우리 생활을 풍요롭고 편하게만들어주는 건축물 뒤에는 항상 건설회사의 노력이 배어 있습니다.하지만 산업발전 공헌도에 비해 건설부문의 대(對)고객 이미지나 친밀감은 소비재보다 다소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LG건설은 기술력,품질,지구촌 건설 등 건설의 강한 이미지 위에 소비자가 쉽게 기업성격을 알수 있도록 건설업의 전 사업부문을단순명료하게 표현하는데 광고의 컨셉을 두었습니다. ‘정도경영’‘초우량 LG’의 그룹 이미지에 ‘21세기 초우량 건설’이라는 LG건설의 비전을 담아낸 LG건설의 기업광고는 이로써 단기간에 LG건설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낼수 있었습니다.LG건설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첨단기술과 완벽한 품질로 고객 여러분께 다가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한국도로공사 (기업PR)-김성진 기획홍보과장 생활 속의 작은 소품 하나를 통해서도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를 배우고 또 다음 세대로 이어져 문화국가로서의 면모를 이어갑니다.30년전경부고속도로의 태동과 함께 국토의 대동맥으로서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고속도로는 현재 2,050㎞에서 2004년 3,400㎞로 늘어나 전국 어디에서고 국민 누구나 30분 이내에 고속도로 진입이 가능하게 함으로써국민들의 삶을 풍성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러한 의도를 광고로 표현하게 됐습니다.한국도로공사가 지향하는미래의 고속도로는 ‘안전한 길 편하게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정보·환경·물류 고속도로입니다. ◆대한생명 (뉴바로바로연금보험)-고석표 홍보부장 이번 수상작인 ‘뉴 바로바로 연금보험’은 가입 즉시 연금이 지급되는 업계 최초의 보험상품으로,노년을 대비해 목돈을 맡길 곳을 찾는 정년퇴직자나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려는 ‘실버세대’에게 적합한상품입니다. 이번 광고는 헤드라인 “무슨 소리냐,너희들이나 잘 살아라”처럼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를 해결하려는 실버세대의 안정적인노후생활을 말해주고 있습니다.한편으로는 앞으로 은퇴 연령이 낮아지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덜어드리겠다는 대한생명의 의지를 담고있습니다. 지난 1년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보업계 2위의 영업실적으로 이를극복해낸 것은 고객들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대한생명은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을 감동시켜라’는 고객중심의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 더욱 더 고객의 소리를 상품과 서비스 개발 등에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산업은행 (기업PR)-정재섭 홍보팀장 54년 설립 이래 산업은행이 걸어온 길은 해방 이후 한국의 산업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창립 이후 46년여를 줄곧산업자금을 공급하는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97년 외환위기 때에는 국제시장에서 쌓아온 신인도를 바탕으로 해외자본을 도입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에 전력을 쏟았습니다.산업은행은 이러한 우리의 실체를 제대로 알리고 고객과도 정감이 있는은행으로서 이미지도 제고시키고자 이 광고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산업은행의 심볼마크가 기억에 남도록 빨간색과 파란색이 강렬한 조화를 이루며 사람 인(人)자를 표현하고 있는 은행의 심볼마크를 활용한 ‘등대’를 소재로 선택했습니다.칠흙같은 밤,멀리서 비춰오는 한줄기 빛이 안전항해의 길잡이가 되듯 우리 금융산업의 내일을 밝혀주는 등대가 되겠다는 내용입니다.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고 어려울수록 더 큰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우리 은행의 의지를 등대의 역할로비유한 것입니다. ◆현대전자(네오미)-이광석 홍보팀장어느 새 우리 생활 속에서 필수품이 되어버린 휴대폰은 이제 이동전화나 문자 메시지 서비스 뿐 아니라 인터넷접속까지 가능한 모바일인터넷 환경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전자 ‘네오미’는 내장된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이미 IS95B, 64Kbps의 초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 했고,검색 전용 네비게이션키를 채택하여 보다 빠르고 편리한 웹 서비스를 실현하는 등 인터넷을 가장완벽하게 구현해주는 휴대폰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우수한 제품성능을 바탕으로,현대전자 ‘네오미’의 광고 캠페인은시대가 아무리 빠르게 진보해도 변하지 않는 10대와 20대의 감수성-‘순수’를 컨셉으로 진행되어 왔으며,이번에 그 3차 광고가 ‘대한매일 광고대상’을 수상 했습니다.
  • 미니 시사회

    ‘직업에 귀천있나? 집채만한 자동차에 팔등신 미녀들만 상대할 수있다면야…’ 듀스 비갈로(28일 개봉)는 ‘빅 대디’의 롭 슈나이더가 좌충우돌하는 로맨틱코미디.수족관 청소일이나 하고 살지만 듀스에게는 언젠간 바닷가 그림같은 집에서 고기들을 벗하며 살겠다는 옹골찬 꿈이 있다. 가만 있는 그를 바람들게 만든 건 잘나가는 남창 안토안. 미끈한 몸뚱이 하나 밑천삼아 떵떵거리고 사는 안토안이 슬슬부러워지는 마당에 기어이 일이 터진다. 6,000달러짜리 수족관을 깨뜨리고 말았으니 꼼짝없이 몸이나 팔수밖에. 진심으로 사랑하는 케이트를 만나기까지 듀스를 거쳐가는 여자들은하나같이 정상에서 비켜나있다.뚱보,욕쟁이에 발작환자까지.폭소를유도하는 장면장면이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가벼워 부담없다.할리우드의 단골메뉴로 부상한 ‘화장실 유머’가 엽기코미디 냄새까지 강하게 피운다.마이클 미첼 감독 데뷔작. 화장실 유머 정도가 엽기축에 끼냐고 반문한다면,또 한장의 카드가있다.‘매트릭스’의 상상력과 ‘세븐’의 지적 논리에 SF판타지까지 가미된 더 셀(The Cell·28일 개봉).낯설고 엽기발랄한 접근을 좋아하는 N세대 감수성에 제대로 어필할 듯하다.누가 살인범인지를 가리는 과정에 초점을 두지 않은 건 눈에 띄는 기발함이다.처음부터 범인은 혼수상태로 누워있고,미모의 심리학자 캐서린(제니퍼 로페즈)이 40시간안에 마지막 희생자를 구출하기 위해 범인의 무의식을 들락거리며 미로탐험을 한다. 이런 독특한 설정 덕분에 영화는 심리스릴러쪽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 아버지의 학대로 겁에 질린 열살짜리,극도로 정서불안한 살인마,세상을 군림하려는 악의 제왕 등 범인은 수수께끼처럼 다른 자아를드러낸다.의식의 흐름을 더듬는 까닭에 까딱 한눈팔다가는 이야기 얼개를 놓칠 수 있다는 점,유념하자.새하얗게 표백된 시체,살갗에 갈고리를 걸어 매다는 장면 등에서는 엽기의 극단을 보는가 싶다.한편 캐서린이 무의식세계로 들어가는 갈피갈피에선 미술구도를 살린 몽환적화면이 무척 인상깊다. 이유가 있었다.감독은 나이키,코카콜라 CF를 만든 타셈 싱. 황수정기자
  • 판소리·무용·전통무예 어우러진 총체극 ‘우루왕’

    한때 신라 궁궐의 중심이었던 경주 반월성터.지금은 조선시대때 축조됐다는 석빙고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 세월에 씻겨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대신 울창한 소나무숲과 너른 뜰을 가득 채운 잔디밭으로경주 시민들이 즐겨찾는 나들이 장소가 됐다. 지난 13∼15일 밤 이곳 특설무대에서 선보인 국립극장의 총체극 ‘우루왕’은 천년고도의 신비와 전설이 깃든 옛 왕궁터를 배경으로 하기에 제격인 공연이었다.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서사무가 ‘바리공주’의 설화를 한데 뒤섞은 드라마틱한 구조도 그러려니와 판소리를중심으로 굿,전통무예,춤 등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연극적 판타지는 2,500여명의 관객들을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신화의 세계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고조선무렵으로 설정된 먼 과거,우루왕에게는 가화,연지,바리 세딸이있었다. 우루왕은 감언이설로 효심을 표한 가화와 연지에게 땅을 둘로 나눠주고,꿈에 나타난 어머니의 불길한 예언을 전하며 양위를 반대한 바리는 성밖으로 내쫓는다.그러나 우루왕은 곧 두 딸들에게 배신당하고,그 충격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광야를 헤맨다.한편 바리는아버지의 광증을 전해듣고 치료약인 천지수를 구하러 험난한 길을 떠난다. 인간의 아집과 욕망을 정교한 서사로 풀어낸 ‘리어왕’의 비극은,이작품에서 부모의 병을 고치기위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생명수를구하러 다니는 ‘바리데기’설화와 만나 원작과 전혀 다른 상생의 메시지로 결말을 맺는다.대본을 쓰고,총감독한 국립극장 김명곤 극장장은 “서구의 대결과 갈등의 문화를 감싸안는, 구원과 상생의 한국적 세계관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우루왕’은 극단,창극단,무용단,국악관현악단 등 국립극장 산하단체가 모두 참여했다.바리의 죽은 어머니역을 맡은 명창 안숙선,뮤지컬배우 김성기(우루왕)신예 이선희(바리공주)를 비롯해 무대에 서는출연진만 70여명.여기에 국악관현악단과 타악그룹 공명,첼로 주자 등30여명의 연주팀도 라이브로 참가해 국악과 양악을 넘나드는 독특한음악을 선사했다. 총체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판소리와 성악이 공존하고,전통 한국무용과 광대의 몸짓이 조화를 이룬다.특히 전 출연진이 등장해 전통무예와 고구려 벽화를 응용한 춤으로 역동적인 움직임을 연출한 전투 장면과 대나무잎을 흔들며 굿을 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9m높이의 망루와 기와문양 등으로 무너진 왕궁을 효과적으로 재현해낸 3층 규모의 무대세트도 인상적이었다.안숙선의 소리는 중요한대목마다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으며, 광대들을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도 감칠맛났다.다만 바리공주역의 이선희는 소리는 좋으나 무대경험이 없어서인지 어색한 연기와 동작으로 배역의 비중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아쉬웠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0’초청작으로 야외무대에서 먼저 공개된 이작품은 오는 12월15∼1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재공연된다. 경주 이순녀기자 coral@
  • 뫼비우스 SF만화 ‘잉칼’

    덜 떨어진 사립탐정 존 디풀(이름 자체가 ‘존 더 풀’(John The Fool의 변형?)은 어느날 쾌락을 즐기기 위해 지하세계로 안내해 달라는귀부인의 요청을 받고 우연한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진다.우주를 지배할 수 있는 ‘잉칼’이란 존재를 쟁탈하기 위한 싸움에 빠져든 것. 그러나 존은 우주의 평화라는 대의와는 애당초 상관없는 인물로 자신의 잇속이나 챙기고 쾌락이나 충족시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너절한 인간.여기에 비해 우주 최고의 전사로 추앙받는 메타 바롱은 우주의 섭리로부터 버림받아 주변을 맴돌기만 한다. 왜일까. 현대 만화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끌어왔다고 평가받는 장 지로(‘블루 베리’같은 사실주의 작품에는 ‘지르’라는 예명을 쓰고 ‘잉칼’같은 SF물에는 ‘뫼비우스’란 예명을 사용한다)가 그리고 만화 스토리 작가의 아버지 격인 알렉산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이야기를 풀어간SF판타지 만화 ‘잉칼’이 프랑스에서 연재를 시작한 지 20년만에 한글로 번역돼 나왔다.‘개미’로 프랑스 문학의 완벽한 한글 토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받은 전문 번역가 이세욱씨가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묻어난다. 이씨는 후기에서 “작가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선 보는 이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선과 악의 싸움,자아발견과 구도(求道),꿈과 무의식에 초점을 맞추는 이도 있을 수 있고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빛과 어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의 중요성을 지적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우주의 운명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도 엉뚱하게 돈이나 쾌락을 좇는 존의 모습은 우리가 ‘컴퓨터형사 가제트’에서 낯익게 보아온 캐릭터다.가제트에게 충직한 개 ‘스쿠비’가 있듯이 존에겐 콘크리트새‘디포’가 있다.이른바 반(反)영웅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조정자,보이지 않는 손. 지로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 ‘에일리언’의 의상을 담당하고 제임스카메론의 ‘어비스’,데이비드 린치의 ‘듄’,뤽 베송의 ‘제5원소’ 등 영화작업에 참여한 인연으로 우리에게 낯익다.잉칼도 ‘제5원소’의 그것을 닮은 화려한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삼았다.그러면서도 섬세한 인물표정이 균형을 이룬다. 그리고 조도로프스키.밀교적인 신비성과 상징성을 절묘하게 살려낸다양한 알레고리들을 잉칼에 쏟아부었다.그래서 이 작품은 판타지 문학의 경지로 읽힌다. 어떤 이는 시지프스 신화를 떠올리기도 한다.존이 나락같은 자살대로를 대책없이 떨어져내려가는 첫 장면은 마지막 장면으로 되살아난다. 신에게 자신을 바치지만 또다시 모험을 시작해야 하는 인간,시지프스를 연상시키는 것이다.그러한 다양한 알레고리와 툭툭 던져지는 현대사회에 대한 냉소 등으로 잔재미를 더했다. 다시 이씨의 후기.“완벽한 영웅들로는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닐까.존 디풀처럼 다양한 면모를 지닌 살아움직이는 에고(Ego)들이 우주의 순수한 의식에 용해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류는 모든 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너무 거창한가. 임병선기자 bsnim@
  • 2000년 서울국제문학포럼

    ★ 산중에 숨은 신들:도겐(道元). 나는 미국 워싱턴주의 태평양 연안 농촌에서 자랐다.아이 시절에 우리집의 젖소를 돌보고 숲 속에 드나들며 일했다.나는 삼림의 남벌을목도했으며 아직 고등학교 학생이면서 환경 정치운동을 벌였다.1930년대의 내 고향 퓨젯 사운드는 많은 부분이 야생지대로 남겨 있었으나 오늘날 그곳은 90%나 채벌되었다.나는 동서양의 역사와 문학을 공부하면서 힌두 사상이 불교와 불해(不害)라는 윤리적 교훈을 공유한다는 것,그리고 이 교훈이 사람만 아니라 모든 중생을 포함한다는 것을 배웠다.이것이 나를 결정적으로 아시아로 쏠리게 했다.그리고 공부 끝에 선 사상에 도달했을 때 드디어 나는 대승 경전과 도교 사상과 수묵화와,시와 인도 요가와 좌선 등이 서로 연결됨을 깨달았다. 몇 해가 지나 나는 도겐을 발견했다.내가 이 13세기 일본 선승의 ‘산수경’을 읽고 실천과 자연 현상계에 대한 그의 접근법을 약간 깨달았을 때 나는 단순한 동아시아의 자연에 대한 감성보다 훨씬 값진어떤 것,단순한 ‘자연사랑’의 한정되고 선택적인 주제들을 훨신 뛰어넘어 모든 영역을 두루 섭렵하는 어떤 위대한 정신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폭넓고 자비로운 관점을 가진 오늘의 환경주의자들은 도겐을 일종의 생태학자로 생각할 수 있다.오늘의 생태 과학자들은 생명체 작용에서 관찰되는 복잡성의 수준을 토대로 하여 ‘혼돈과 복잡성’의 이론화를 이룩하는 데 이르렀다.이런 모든 유기적,무기적 영역들의 상호작용을 일러 ‘생명환경띠’라고 하며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라 한다.그것은 광대한 연결이며 우리는 모두 그 지체들이다. 생태학의 연구는 진정 ‘청소’와 ‘윤회’ 즉 욕망의 세계에서의삶과 죽음의 바퀴,다른 말로 하자면 ‘신진대사’의 존재들에 대한연구이다.삶과 죽음의 공동체에 실존하는 각양각색의 역할을 현상 그대로 파악하는 눈이다.그런데 지구환경 보존은 과학자의 일거리가 아니다.이는 헌신적으로 도를 따르는 자들,곧 실천과 통찰로써 지혜와자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남들의 눈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들의몫이다. 원형적 생태론자인 도겐 선사는 산수경에서‘잠자리와 물고기가 물을 궁전으로 본다면 사람이 궁전을 보는 것과 꼭 같다.그들은 그 궁전이 흘러간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모든 영역들이 나름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는 진리를 능숙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개인 각자의 에고는 물론 인간이란 종족의 에고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개리 스나이더 美 시인. ☆ 대중문화 사회 속의 시인. 우리는 인터넷사이트에서 미국제 특정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그러면서 많은 광고를 보게되고 결국은 크레딧 카드로 돈을지불하게 된다. 조금은 복잡한 이 과정에서 ‘파울 첼란’의 육성이 컴퓨터 사운드시스템에서 울려나온다.첼란은 아우슈비츠 이후시대의 핵심적인 시로꼽히는 자작시 ‘죽음의 푸가’를 읊조린다. 그런데 어째서 시인가? 왜 오락사회는 사사로운 잡담,즉 그런 사회에 걸맞는 채팅에 만족하지 않는 걸까? 어째서 하필 입으로 말하는의식(儀式)적인 전통중 가장 오래된 표현형식을 위해 애를 쓰는 걸까? 이를테면 운맞추기라는 전통이 힙합 구절 속에,청소년 대중문화의문맥속에서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는 까닭은 뭔가. 내 생각으로,대중문화와 시는 그렇게 대립적인 것 같지는 않다.반대로 가장 널리 유포된 문화의 형식들이,바로 죽었다고들 하던 시를 거듭 불러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블루스,유행가,록 발라드에 가사와시적 운율이라는 그 태고의 구성성분이 없다면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고급문학에서 나온 서툰 모조품 아니겠는가? 판타지 영화세계의 주인공과 마술사들은 그들이 입을 열 때마다,옛세계문학시편이라는 소도구들 없이는 계속 진행해 나가지 못할 것이다.위협받고 있거나 파괴된 아름다움의 이미지들을 눈앞에 보며 무언가 말을 한다면,그 말이야말로 시어일 것이다.더 없이 평면적인 문맥에서도,가장 단순화된 상투어에서도 시적인 발언은 그 힘을 증명한다. 여기 고향도,사회적 출신도,직업도,빈부도 다른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시작한다고 치자.이들은 어릴때 본 TV영화,비틀즈의노래 등 유년의 기억을 서로 짜맞추어 가며 이야기 매개로 풀어 나간다. 즉 소통,상이한 사람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관계를 깊어지게 하는 바탕은 대중문화에 함께 참여하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서로 교환하는 기호의 대다수는 대중문화에서 비롯되었거나그에 상응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할리우드는 거대한 조작이며 우리가 보낸 어린시절의 한 장소에 대한 동의어다. 나는 상상한다.온 세상 수많은 남녀 동료시인들과 함께 시를 쓰고있다고.물론 그 시는 대중문화보다 더 오래된 것이며 그보다 더 위대하다.그 시의 뿌리는 인간이라는 종과 언어의 뿌리 만큼이나 깊게 뻗어있다. 그러나 또 나는 안다.시인은 그의 동시대인과 그리고,그 시대를 관통하는 대중문화와 조심스럽고도 본질적인 대화를 나누며 살고 있다는 것을. 우베 콜베 獨 시인·튀빙겐대 교수. ■ 위기속의 문화. 오늘날 예술생산계가 전반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은 아주 새로운 것이다.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얻어낸 예술생산 및 유통의 자치성이 경제적인 당위성이라는 이름으로 위협받고 있다.신자유주의자들은 문화에도 다른 분야처럼 시장논리가 혜택을 줄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들은 문화의 특성을 묵시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서적에 대해서도 보호조치를 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미디어기업들이 유통시키는 서적과 영화·TV용 오락 프로그램 등 ‘정보’라는 이름 아래 유통되는 모든 생산품들은,다른 상품과 다를 바가 없이 이윤생산의 법칙에 따라 생산되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온 것이다.수많은 채널을 가진 디지털 TV가 ‘미디어 선택 가능성의 폭발적 증가’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되어,시청자의 어떤 요구든 경향이든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또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있게 됨에 따라 당연히 창조적인 방송이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것을 공급의 획일성이라는 말로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이 획일성은 국가적 차원에서는 물론이고,세계적으로도 그렇다.경쟁상태에서는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동질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최대다수가선호하는 것을 생산해야 하므로,생산자는 특히 어느 국가에서든지 통용될만한 상품들,다시 말하면 차별화를추구하지 않는 TV드라마와 연속극·추리극·상업용 음악·통속연극 등 ‘맥도날드 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경쟁상태에서 그나마 소규모의 다양성을 지향한다해도 생산기구,특히 유통기구들이 통합됨에 따라 최소한의 가능성도 막히게 된다.기업들의 수직적인 통합으로 생산업체가 유통업체에 통합되어버렸기 때문이다.그 예가 바로 여러 개의 상영실을 갖춘 대형영화상영관으로 이들은 영화배급업자의 요구에 철저히 따를 수 밖에 없다.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정권이 검열을 했다면,이제는 금권이 검열기구로 등장한 셈이다. 상업논리라고 하는 것은 외형상으로는 진보적인 근대성의 양상을 띠지만,사실은 가장 대표적인 경향을 선택해서 최소의 노력의 대가만을 치르려하는 사회논리의 발현으로,방임의 극단적인 표현형태일 뿐이다. 여기에 대항하고자 했던 사람들도 가장 자율적인 문화생산자에서 점점 생산과 생산품 보급의 수단으로 전락해가고 있다.문화생산자는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는 약화된 위치에 있으며,그래서 드물고 필요하며소중한 존재가 된 것이다. 피에르 부르디외 佛 사회학자. □ 문학과 삶의 관계. 삶이 문학의 원천이라고들 말합니다.사실이죠.그러나 동시에 삶과문학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삶은 문학의 원천이 될 수도있지만 문학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삶이 문학에 노골적인 방식으로 남용하여 들어가면,문학이 파괴되곤 합니다.실제로 문학은 삶,시민,관중,독자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제가 여기서 말하는 이것들은 당연히 문학의 질을 떨어지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들만을 말합니다.가령 작품에 도움이 되는 독자들의 날카롭고 좋은 비평 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지요.삶도 마찬가지입니다.오늘날 만연하고 있는 저속한 취미로부터 문학은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알아야 합니다.다시 말해휼륭한 문학작품은 시장의 법칙에 복종하기를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산정권은 이런 울타리를 부셔 버리려고 했습니다.공산주의자들은전 인민이 문학에 참여해야 하고 모두가 소설이나 극작품을 쓸 수 있다고 외쳤습니다.이것은 문학을 없애고 파괴하는 한 수단입니다.모든사람이 문학을 한다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사양길을 재촉하는 것입니다.문학작품의 질이 떨어질 것은 당연합니다. 문학의 캘린더는 삶의 캘린더와 다릅니다.문학은 삶을 상대적으로알뿐입니다.인류에 이롭고 위대한 사건일지라도 문학에는 별 흥미로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반대로 문학작품들의 대부분이 살인,부정적인 사건에서 영감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의 진보에 관하여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과학이 문학의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그러나 나는 이 의견에 반대합니다.문학은 과학의 발전에 상관없었습니다.문학에 중요한 것은외적 세계의 발견이 아니라 인간 내면세계의 발견을 이루는 것이기때문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의 발견으로 문학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나는 이것을 믿지 않습니다.인터넷은 위대한 문학,다시 말해 질이높은 작품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작가인 나에게 있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지옥의 발견입니다. 지옥,이 무시무시한 기구는 인류문명의 기초를 이루었습니다.문학에있어 지옥의 발견은 다른 어떤 과학의 발명보다도 중요합니다.왜냐하면 지옥은 인간의 의식,죄의식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문학이 삶의 투영이라고 생각합니다.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문학은 특별하고 좀더 내밀한 삶입니다.문학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삶이나 세계와 다릅니다. 시대의 단순한 삶의 투영에 머무르는 문학은 저속한 사실주의와 열악성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이스마일 카다레 알바니아 출신 소설가.
  • 영화 ‘시월애’…시간 초월한 애련한 사랑

    영화이야기에 앞서,‘시월애’(제작 싸이더스 우노)는 뭣보다 제목이아련한 메타포를 던져주는 영화다.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없다면 영락없이 ‘10월에’로 들린다.아닌게 아니라 포스터를 보고 있자면 바람기 스산해질 10월쯤에 딱 어울림직한 멜로드라마가 머릿속에 그려진다.하지만 ‘시월애’다.한자뜻 그대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인 시월애(時越愛). 카메라가 빨간 우편함이 인상적인 바닷가집을 멀리서 잡아주는 오프닝 장면에서 시간을 뛰어넘은 애련한 사랑이야기가 막연히 예감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느끼게 되지만,이런 장치는 큼직한 장점이다.낮은톤으로 정리된 극의 분위기(여기에는 우편함 등의 소품들이 한몫 단단히 한다)가 뒤에 올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케 하고,무리없이 극의 흐름에 빠져있게도 한다. 인적없는 바닷가의 ‘일마레’(이태리어로 ‘바다’)란 새 집으로 이사온 성현(이정재)은 뜻밖에 편지 한통을 받는다.발신일이 2년뒤인 2000년으로 찍혀있는 편지에는 일마레에 대한 이야기들이 거짓말처럼세세히 적혀있다.현관에 찍혀있는 강아지 발자국 얘기며,심지어는 그가 방금 지어붙인 ‘일마레’란 집이름까지….편지를 보낸 이는 2년뒤 일마레에 살게 되는 은주(전지현)다. 우편함은 배우들보다 더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오브제다.2년의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두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마법의 상자’이자,영화를 순정만화식 판타지 멜로로 옷입히는 주요장치로 쓰였다. 장난같은 편지를 주고받는 동안 성현과 은주는 서로의 아픔까지 이해하고 달래주고 싶어진다.은주는 건축가인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때문에 재능을 썩히며 공사판을 전전하는 성현이 안타깝고,성현은 첫사랑을 배신당한 은주가 애처롭다.그런 감정이 사랑이란 걸 깨닫는건 한참뒤의 일이지만…. 미대 출신 감독의 카메라답게 CF처럼 ‘뽀송뽀송한’ 화면을 열심히찍어낸다.미술적 구도와 색채를 중시한 화면들이 풍경화처럼 오래 잔상을 남길 것이 틀림없다.하지만 그렇게 벌어놓은 점수를 까먹는 건시나리오다.우편함을 중심으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는,20년전 여자와 20년후의 남자가 무선통신으로소통한 ‘동감’과닮아도 너무 닮았다. 시사회를 마치고 이현승 감독은 “3년전부터 확보돼 있던 시나리오”라고 해명했지만,관객이나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찜찜하고 부담스러울 부분이다. 교통사고로 죽은 성현을 되살려 은주와 만나게 한 성급하고 어설픈해피앤딩 처리는,슬프게 끝을 맺은 ‘동감’을 의식해서였을까. 제작에 15억원이 들어갔다.그림같은 집 일마레는 강화 석모도에서 찍었다.9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음악/ 서거 250주년 ‘바흐 페스티벌 2000’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리는 ‘바흐 페스티벌 2000’이 21∼23일 오후 7시30분 횃불선교센터에서 열린다.(02)362-4914한국 오르가니스트협회(이사장 곽동순·연세대교수)가 주최하는 이번 연주회에는 바흐음악 전문가로 불리는 에드워드 파먼티어,카이 요한센을 특별 초청해 바로크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1일 개막연주회에선 카이 요한센 지휘로 서울바로크합주단 (리더 김민)과 바로크합창단이 바흐 ‘관현악 모음곡 2번’,‘미사 b단조’를 연주한다.소프라노 이춘혜,메조 소프라노 김정희,테너 조성환 등이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준다.에드워드 파먼티어는 ‘하프시코드 협주곡 d단조’를 협연한다. 22일 에드워드 파먼티어의 하프시코드 독주회에서는 ‘e단조 파르티타’,‘아다지오’등이,23일 카이 요한센 오르간 독주회에선 ‘토카타와 푸가’, ‘판타지와 푸가’등이 연주된다. 페스티벌 기간중에는 전국 오르가니스트대회,하프시코드 세미나,마스터클래스 등도 함께 열린다. 허윤주기자 rara@
  • 자기로부터 ‘철학과외’ 받기

    철학의 모험(푸른숲)은 재기발랄하고 재미있고 그래서 더 실제적 가치가 큰철학교양서다.‘철학과 굴뚝 청소부’로 이미 대학가에서 난해하지 않은 철학서 쓰기로 정평을 얻고 있던 이진경씨가,상상력과 구성력을 다시금 발휘해 펴낸 근현대철학 입문서는 어렵지 않아 뭣보다 눈길을 끈다.“철학은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에게 직접 열린 문”이라고 주장하는 지은이다. 책은 ‘스스로 철학하기’를 독자들에게 권유한다.철학자의 사유나 개념에얽매이지 말고 개념의 용법을 직접 익히라는 주문이다.근현대 철학을 평면적인 해설이 아닌 논쟁의 형식을 빌려 경쾌한 템포로 이해시키려 한 건 그래서다. 4부로 나뉘어진 책에서는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뒤엉켜 논쟁을 벌인다.철학서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역사속 인물들이 등장하는 가상논쟁은 한편의 판타지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선사한다.장자와 데카르트,스피노자,사르트르가 염라국에서 만나 장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근대철학의 핵심을 천착하고 들어가는가 하면(1부),우화작가 이솝이 환생해 영국 경험주의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2부).지은이는 서울시립대·성공회대 강사,‘진보평론’편집위원이다.1만2,000원황수정기자
  • 무협액션 ‘와호장룡’ 홍보차 내한 이안 감독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 ‘아이스 스톰’ 등으로 국내 영화팬을 확보하고 있는 타이완 출신 이안(李安·46)감독이 신작 ‘와호장룡’ 홍보차 20일 내한,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액션스타 주윤발,양자경,신인 여배우 장지이가 주연한 영화는 청명검을 둘러싼 무림세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서사무협 액션이다. ◆무협액션을 만들게 된 배경은. 개인적으로 어린시절 무협지에 심취해 관심이 많았던데다,무엇보다 무술은중국의 주요한 오락소재다.특히 남성들에게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힘을 가졌다.그런 점에서 주인공 리무바이(주윤발)는 악을 물리치는 정의와 로맨스를함께 껴안은 캐릭터다. ◆무협액션물로는 이례적으로 클래식 등 다양한 배경음악을 도입했는데. 정통 무협극에 현대적 스타일을 결합해보려는 의도에서다.첼리스트 요요마에게 연주를 부탁한 것도 그래서였다. ◆제목(臥虎藏龍)의 뜻은. 언제 어디서 복병처럼 나타날지 모르는 미스터리한 상황과 인물들을 가리키는 중국속담이다.억압되고 제한된 상황을 극복하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와잘 맞다고 생각한다. ◆다음달 당신의 첫 액션영화 ‘라이드 위드 더 데블’도 국내 개봉한다.앞으로도 꾸준히 액션영화를 만들 건가‘. 라이드…’는 ‘와호장룡’을 위한 워밍업이었다.장르는 중요하지 않다.개인의 자유의지와 사회적 책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내면을 좇는 영화적 언어에만 주목할 뿐이다. 콜럼비아 트라이스타와 소니픽처스가 공동제작한 영화는 오는 8월12일 국내개봉한다. 황수정기자 sjh@
  • 디자이너·패션모델 잇단 국제무대

    7월들어 국내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모델들의 세계무대를 향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은 지난 3월 미 워싱턴DC 패션쇼에 이어 오는 7월 28일 호주 시드니에서 특별초청 패션쇼를 갖는다.2000년 올림픽 기념 문화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패션쇼는 한·호문화재단,호주대사관이 주최한다. ‘시드니 2000 패션판타지아’라는 주제로 이브닝드레스,웨딩드레스 등 그의 작품 145개가 선보이며 톱탤런트 장동건,차인표,작년 미스코리아 진 김연주씨 등이 특별 출연한다. 한편 토털 매니지먼트사인 ‘왓츠 뉴 코리아’소속모델 주정은,박세련,안소라(이상 여자모델),김도현 등 4명이 세계 최대의 모델·탤런트 등용문인 IMTA대회에 국내 처음으로 출전한다.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뉴욕에서 열리고있는 이 대회에서 수상할 경우 세계적 에이전시와의 계약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IMTA는 전세계 유명 연예인의 65%를 공급하고 있는 35년 전통의 국제 모델·탤런트 협회로 월드스타 나오미 캠벨,톰 크루즈 등이이 대회 출신이다. 허윤주기자
  • 아나톨리 김,판타지 장편소설 2권 국내출간

    조선족 3세로 73년부터 러시아 문단에서 활동하는 아나톨리 김(62)의 장편소설 두 권이 문학사상사에서 나왔다. 작가의 환상문학 시리즈 1,2권으로 나온 이 책들은 소련이 해체된 뒤 야만스럽게 자본주의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현실을 환상문학 형식으로 담았다. ‘켄타우로스의 마을’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 켄타우로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이 반인반수는 진정 인간의 탈을 쓴 ‘짐승’으로 인간적인윤리라든가 지성이 전무하다.오로지 먹고 자고 배설하고 섹스하는 것 밖에모른다.섹스를 방해받으면 친구도 그 자리에서 죽여버린다.신화에서 신의 잘못된 창조물로 나오는 이들은 결국 자기들의 부모들인 셈인 아마존 여인들과 야생마족의 침입을 받아 몰락한다.‘욕망하는 기계’인 인간에 관한 쓰디쓴알레고리인데 추악한 것을 주저없이 그리는 작가의 스케일이 크게 다가온다. ‘신의 플루트’는 예수의 재림과 천년왕국의 도래라는 기독교적 세계관에바탕해 인간의 죽음과 불멸의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신의 천지창조를 도왔던 천사들은 신이 인간에게 만물의 영장 지위를 주자 질투에 사로잡혀 스스로악마가 된다.이 악마들은 죽음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먹고 산다. 김재영기자
  • 서양화가 장지원 개인전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는 “내가 꿈꾸는 것은 골치 아픈 주제가 아니라 피로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좋은 안락의자 같은 균형과 순수와 정적의 예술”이라 했다.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미술이란 모름지기 지친 심혼에 위로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본다면 서양화가 장지원(54·안양과학대 교수)의 작품은 좋은 그림이다.연인의 품처럼 포근한,정서적으로 따뜻하게 감싸안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밝고 맑은 서정적 심상풍경을 그려온 그가 5월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인사동선화랑에서 7번째 개인전을 연다.이번 전시의 주제 역시 10년 넘게 천착해온 ‘숨겨진 차원’이다. ‘숨겨진 차원’이란 무엇인가.삼라만상에 담긴 생명의 비의 혹은 자연의 이법을 말함이 아닐까.그의 그림엔 꽃이나 나무 새 나비 등이 한데 어우러져환한 표정을 짓는다.그것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시적 판타지의 세계요삶의 환희에 대한 송가다. 장지원의 그림은 공간으로부터 자유롭다.일정한 구성적 틀을 짓지 않는다.사각형이란 기하학적 형태의 화면을 취하기도하지만 그것조차 경계가 희미하다.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그의 ‘숨겨진 차원’연작은 90년대 중반 들어선 한층 분방한 화면구성과 추상적 표현주의의 경향을 보인다.단순한 바깥사물의 묘사보다는 내면의 표백에 무게를 둔 것이다.그렇게해서 나타난 것이지금의 초연한 마음의 풍경화다.이와 관련,작가는 “마음 속에 그려지는 자연과 자아를 일치시키려는 노력의 소산’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마사치오 이래 현재에 이르는 서양미술의 전통적인 원근법을 애써 무시하는 듯하다.원근의 거리감을 소거함으로써 생기는 평면적인 회화공간,그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동화적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은은한 파스텔톤의 그의 그림엔 무엇보다 시각적인 신선함이 있어 즐겁다. 이번 출품작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그린 30점.전시장에 가면 작가의 스승인조각가 권진규의 테라코타 작품 ‘지원의 얼굴’(1967년)의 실제 모델을 만날 수 있다.그가 바로 ‘숨겨진 차원’의 작가 장지원이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
  • ‘안데르센의 절규’

    ‘안데르센의 절규’(안나 니즈미 지음 황소연 옮김·좋은책만들기)는 불행했던 천재 작가의 슬픈 광기를 파헤친 공포 판타지이다. ‘인어공주’나 ‘미운 오리새끼’ 등을 써,전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은 가난한 구두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정신병으로 죽었고,아버지 보다 열다섯살이나 나이가 많은어머니는 천박한 여자였다.안데르센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네살부터떠돌이 생활을 하며 몇 번인가 절망의 늪에 빠졌었다. 이 책은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안데르센의 내면 세계를 좆아 간다.그는 자신의 과거를 노출시키지 않으려 애썼으며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지못하게 왜곡하기까지 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여느 동화와는 다르게 무겁다.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 곁에 다가가지만 결혼할 수 없거나(인어공주),결혼하기는 하지만 곧죽음을 당한다(얼음공주).마음 속의 할머니 외에는 아무도 돌봐 줄 사람이없고(성냥팔이 소녀),최선의 노력을다하지만 불태워지고 만다(외다리 장난감 병정). 다행히 후원자를 만나 동화작가로 성공하지만 그의 비극은 무의식적인 고통과 실패를 거듭했던 자신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원작과 달리 ‘인어공주’의 마지막 부분을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왕자와 그 신부를 인어공주가 살해하는 것으로 바꾸어 안데르센의속마음을 노출시킨다.물론 그 의식의 흐름 속에는 삶에 대한 분노와 세상에대한 억울함이 배어 있다. 저자는 안데르센 동화와 개인의 삶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제한된 능력을 지닌 천재의 고독한 삶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이 책은 한 인간의 고통이 어떻게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그 흐름을 따라 다시 한번 안데르센동화 속으로 흥미로운 여행을 떠나게 한다. 김명승기자 mskim@
  • 요정과 인간 수채화같은 사랑

    환상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요정과 인간의 애달픈 사랑을 그린 ‘물의 요정운디네’(푸케 지음 차경아 옮김·문예출판사)가 출간됐다.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주한 신교 집안 출신인 F.드 라 모트-푸케(1777∼1843)는 ‘펠레그린’이라는 필명으로 수많은 기사소설을 써 인기를 모았다.특히그가 쓴 ‘북방의 영웅’은 독일 전설을 소재로 한 니벨룽겐 문학의 효시로평가받고 있다. 1811년에 발표한 ‘물의 요정 운디네’는 푸케의 유일한 동화소설로 여러나라에서 번역돼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다.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땅,물,바람,불의 요정들은 인간과 결합해야만 영혼을얻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오고 있다.판타지 소설의 고전인 ‘물의요정 운디네’는 이같은 전설에서 출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운디네’는 원래 16세기의 유명한 스위스 의학자 파라켈수스가 정의한 물의 요정 이름이다. 영혼을 갖지 못한 천진하고 아름다운 운디네는 기사 훌트브란트를 사랑해 영혼을 얻게 된다. 기사는 처음에는 운디네의 천진함에 끌려 결혼하지만 결국 그녀를버리고귀족인 다른 여인을 택한다. 배신당한 운디네는 단 한 번의 키스로 기사의 혼을 빼앗아 버리고 자신은 기사의 무덤을 감싸안고 흐르는 맑은 샘물로 변해 버린다. 요즘 세상은 디지털이다,인터넷이다 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이 작품은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 할수록 인간의 상상력은 더욱 가치가 빛나게 마련이며 전설과 신화가 그 상상력의 원형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의 요정 운디네’는 안데르센의 명작동화 ‘인어공주’의 원형이 되기도 하는 등 수 많은 비극적 러브스토리에 영감을 제공했으며 오페라나 발레작품 등으로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김명승기자 mskim@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9)판타지문화

    “오늘의 한국 판타지 문학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특성을 지닌 판타지를 개발하는 것입니다.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판타지들은 서양과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많아요.어디선가 보았던 설정,접해본 듯한 스토리 라인으로는 더이상 호응을 얻을 수 없습니다” 최근 ‘극악서생’(도서출판 자음과모음)이란 무협 판타지소설을 낸 작가 유기선씨(31)는 “판타지문학도 이제 내용과 형식의 차별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유씨는 현재 하이텔 사이버 PC문단에 ‘세계정화재단시리즈’라는 심령판타지소설을,하이텔 문학관 ‘이달의 작가’ 코너에 ‘시간의 감촉’이란 단편 판타지를 연재하고 있는 신세대 작가.지난 95년에는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제2회 게임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입상한 이력도 갖고 있다. “요즘 판타지소설들을 보면 이른바 톨킨식 세계관,즉 북구의 신화를 바탕으로 컴퓨터 게임의 줄거리를 합성한 수준에 머무는 것들이 많습니다.물론이에 반기를 든 작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죠.이우혁 같은 이는 그의 소설 ‘왜란종결자’에서 판타지는 왜 북구 신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라고묻습니다.문화 사대주의가 아니냐는 것이지요.하지만 문제는 그런 지적이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판타지와 무협의 가로지르기’를 시도하는 ‘극악서생(極惡書生)’은 나름대로 독창성을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이제 막 군문을 나선 진유준이라는 한국인이 중국 어느 시대 ‘극악서생’이란 최고권력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기상천외의 모험을 펼친다는 게 기둥줄거리.작가는 이 소설에서 기존의 북구 신화를 배경으로 삼지 않는다.굳이 신화와 결합되지않더라도,또 시공간적인 배경이 중세 유럽이 아니더라도 판타지가 판타지일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일부 판타지 매니아들이 무협소설을 ‘동양적 판타지’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무협소설은 판타지적인 요소로 가득합니다.무협소설과의 퓨전화,그를 통한 새로운유형의 판타지.그것이 바로 제 소설이 겨냥하는 바죠” 그러나 ‘극악서생’에도 문제점은 적지않다.PC통신 조회수 37만회를 넘긴 화제작이지만 이 소설에는 말장난의 남발,밭은 호흡의 문장 등 PC통신 작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있는 글쓰기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형 판타지’를 개발하는데 늘 관심이 있다는 유씨는 국내에서 세를얻고 있는 일본 판타지소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일본의 판타지소설에대해 거부감을 갖지도, 가질 필요를 느끼지도 않습니다.한국에도 일본의 판타지소설 못지않는 수작들이 많이 있어요.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일본 판타지를 찾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은하영웅전설’의 치열함보다 ‘용의 전설’의 명쾌함을,’아루스란 전기’의 광막함보다‘하얀 로냐프강’의 서사시적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슬레이어즈’의 유쾌함보다 ‘마왕의 육아일기’의 소박함에 끌린다.또 ‘드래곤 라자’의 흡인력과 한국적 위트를 ‘로도스 전기’의 장렬함보다 사랑한다고도 했다. “최근 판타지 장르는 PC통신을 통해 엄청나게 외연을 넓혀가고 있어요.판타지문학은 이제 ‘주변부 문학’에서 벗어나 한국문학의 중심권을 향해 진입하고 있습니다.그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베스트셀러나 화제 중심의평가에서 탈피, 보다 진지한 접근자세가 필요합니다”모두 7권으로 완성될 ‘극악서생’은 현재 1권이 나온 상태. 올 연말까지 완간되는대로 그는 인도 설화가 가미된 본격 판타지소설 ‘신용전(神龍傳·가제)’을 써나갈 계획이다. “누군가 새로운 밀레니엄 컬처의 으뜸 덕목은 ‘경계허물기’라고 한 말이생각납니다.나의 판타지문학에 대한 형식실험 또한 그것을 키워드로 하고 있어요”김종면기자 jmkim@. *판타지문학 기원과 현주소.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것과 상식을 초월하는 것.그런것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처리한 문학작품을 일단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영국작가 J.R.R.톨킨이 1955년 ‘반지의 군주’(국내 번역본 제목은 ‘반지전쟁’)를 펴낸 것을 계기로 판타지문학이 크게 성행했다.톨킨이북구와 켈트신화를 토대로 창조해낸 환상세계 ‘미들어스(Middle-earth)’는 이후 많은 작가들의 판타지 모델이 됐다. 미국에서는 1년에 500∼600종의 판타지소설이 출간된다.독자도 20대에서 30대에 걸쳐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으며,대학에는 판타지소설론 강좌도 마련돼 있다.일본에서는 민담과 전설 그리고 괴담들이 판타지의 옷을 입고 다양하게 선보인다.1980년대 말 판타지붐이 일기 시작해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않고 있다.‘은하영웅전설’과 ‘아루스란 전기’의 다나카 요시키,‘로도스전기’를 쓴 미즈노 료 등이 이 분야의 대가다. 한국의 판타지는 환상계를다룬 ‘구운몽’이나 ‘금오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홍길동전’ 또한주술적인 세계를 펼쳐보이는 모험류 판타지다. 판타지문학 작가는 대부분 등단이라는 경로를 거치지 않는다.게다가 하위장르로 간주돼 평단이나 본격문학을 선호하는 독자들로부터 소외당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판타지문학은 이제 더이상 소수 매니어들만의 향유물이 아니다.하이텔에 연재됐던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98년)가 40만부 넘게 팔리면서 출판계에서는 판타지붐이 일었다.‘드래곤 라자’는 본격적인 한국 판타지소설의 시조인셈.그 이전에도 ‘퇴마록’이 출판돼 화제를 모았지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판타지소설이라기보다는 공포소설에 가깝다. 현재 서점가에는 김예리의 ‘용의 신전’,이상균의 ‘하얀 로냐프강’,홍정훈의 ‘비상하는 매’,김상현의 ‘탐그루’,이수영의 ‘귀환병 이야기’등판타지소설들이 숱하게 나와 있다.바야흐로 판타지소설은 하나의 장르소설로자리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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