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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농산물만 급식’ 조례 무효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토록 한 지방자치단체의 학교급식 조례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조례와 내용이 같은 국회 차원의 학교급식법 개정안 논의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9일 전북교육청이 “전북도의회가 학교급식 조례에 학교급식 때 전북지역 농산물을 사용토록 규정한 것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위배된다.”며 전북도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GATT는 외국산이 국내산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전북도의회 조례는 GATT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는 이 조례가 학교급식을 질적으로 개선해 학생의 건전한 성장 및 식생활 개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지, 수입 농산물을 불리하게 대우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전북교육청은 2004년 1월 광역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경남·경기·서울·충북 교육청도 소송을 냈다. 이들 4개 지자체의 조례도 무효 판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 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대법원이 법리해석만으로 무효 판결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면서 “판결과 상관없이 야 3당과 우리농산물 사용 규정을 담은 학교급식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재판권에 대해 대법원은 “WTO(세계무역기구)협정 체결국이 협정을 위반했는지 판단할 권한은 WTO 분쟁해결기구가 갖지만 국가가 아닌, 광역지자체 의회의 조례에 대한 판단권한은 대법원이 갖는다.”고 판시했다.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부산을 제외한 15곳이 급식조례를 제정했고 이중 전남·인천·제주에서 조례가 시행중이다. 기초지자체 중에는 80개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해 42곳이 시행 중이며 63곳은 제정을 추진 중이다. 기초지자체는 광역지자체와 달리 GATT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광역지자체의 예산지원을 받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판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국제플러스] 캘리포니아주 ‘동성결혼법’ 가결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원이 6일(현지시간)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가결시켰다. 그러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발효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5월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이 동성 결혼은 합법적이라고 판시한 적은 있지만 법률로 공식 제정돼 주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것은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가 첫번째다.
  • ‘마지막 나치’ 하임 40년만에 잡히나

    “마지막 나치 전범을 잡아라.” 나치 치하에서 수백명의 유대인들에게 생체실험을 실시, 목숨을 빼앗은 ‘죽움의 의사’ 아리베르트 하임(91)이 살아 있다는 단서가 포착돼 40여년에 걸친 그의 도피생활이 종지부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30일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하임은 1941년 나치친위대 담당 의사 자격으로 마우타우젠 유대인수용소에 부임했다. 그는 이곳에서 가장 효과적인 살인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수감자들에게 다양한 독극물을 주입한 뒤 숨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재는가 하면 사망자의 두개골을 기념물로 전시하는 등 갖가지 만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그는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군부대에서 군의관으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전범에서 제외됐다. 오히려 종전 뒤 독일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스하키팀 선수로 활동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임이 추적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57년 오스트리아 정부가 전범에 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독일 정부는 조사결과를 넘겨받아 1962년 하임의 체포에 나섰지만 그는 검거 직전 도주했다. 이후 43년 동안 그의 행적은 묘연하다. 이집트와 스페인 등지에 그가 나타났다는 소문만 있었을 뿐 정확한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 법원은 1979년 그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궐석재판을 열어 “하임은 희생자들이 죽음의 공포에 떠는 것을 즐겼다.”고 그의 죄상을 판시했다. 그러나 영원히 ‘성공적인 도망자’가 될 뻔했던 하임의 운명은 최근 베를린의 한 은행에 100만유로(12억 6000만원) 가까운 돈이 예치돼 있는 그의 계좌가 발견되면서 달라지게 됐다.검찰은 특히 하임의 자녀 3명이 그의 재산에 대한 상속을 요구하지 않은 것이 그가 살아 있는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또 하임은 2001년 해외 거주를 이유로 독일 세무당국에 금융소득세를 되돌려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하임 체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5만유로의 현상금을 내걸고 본격적인 검거에 나섰다. 검찰측은 “하임은 최우선적으로 체포해야 할 나치 전범”이라고 설명했다.또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의 예루살렘지부에서 별도의 팀을 꾸려 하임 추적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두산 ‘파죽의 4연승’

    외국인투수 맷 랜들(두산)이 두자리 승수를 챙기며 팀을 4연승으로 이끌었다.랜들은 24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6과 3분의2이닝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7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버텼다.이로써 랜들은 미키 캘러웨이(13승 현대), 다니엘 리오스(11승 두산)에 이어 외국인투수 3번째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랜들은 7회 2사1루 이용규 타석때 이재우로 교체됐고, 이재우는 갑작스러운 폭우 탓에 공을 1개도 던지지 못했다. 두산은 랜들의 호투 속에 기아에 행운의 2-0 강우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위 두산은 4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2위 SK에 0.5경기차로 바짝 다가섰다. 기아는 선발 요원인 최향남-강철민(3회)-김진우(6회)를 차례로 등판시키며 역전을 노렸지만, 타선의 불발로 잠실 4연패 포함, 원정 7연패의 늪에서 허덕였다. 최향남은 최근 3연패.두산은 0-0이던 2회 김동주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고 홍성흔의 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손시헌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두산은 1-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김창희의 안타와 안경현의 볼넷으로 맞은 2사 1·2루에서 김동주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한편 현대-롯데(사직), 한화-SK(문학),LG-삼성(대구) 등 3경기는 비로 순연됐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2005] 조성민 ‘깜짝 첫승’

    TEXT 3년 2개월이 걸려 돌아온 먼 길이었다.2002년 6월2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히로시마전을 끝으로 마운드에서 사라졌던 ‘비운의 투수’ 조성민(32·한화)이 대학 동기들보다 10년 늦은 늦깎이 데뷔전에서 국내 프로야구 첫 승을 거머쥐었다. 조성민은 15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와의 경기에서 7회 구원등판해 1과3분의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신경현의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신고했다.개인적으로는 2002년 5월30일 요미우리 소속으로 야쿠르트전 구원승을 거둔 이후 3년 2개월여 만이며 지난 5월5일 한화와 연봉 5000만원에 깜짝 계약을 맺고 2군에서 3개월 동안 땀흘린 결실을 맺은 것. 이날 1군엔트리에 등록한 조성민은 3-5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3년여의 공백을 딛고 최고구속 139㎞까지 스피드건에 찍었지만, 제구력은 아직 불안했다. 하지만 한때 최고투수로 군림했던 그는 먹이를 사냥하는 법을 잊지 않았고,‘관록’으로 3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 역시 8회초 ‘왕년의 에이스’ 정민태를 3개월 만에 등판시키는 맞불을 놓았지만 김태균에게 2루타를 맞고 1실점하는 등 화를 자초했다. 설상가상으로 구원등판한 조용준이 신경현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아 경기는 6-5로 뒤집혔다. 8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조성민은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큰 탓인지 볼넷과 몸에 맞는 공 2개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뒤이어 등판한 윤규진과 차명주가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잠가 조성민의 소중한 승리를 지켰다. 한화는 9회초 1점을 보태 7-5로 승리했다. 조성민은 “첫 타자를 상대할 때는 포수 미트가 까마득하게 멀어보일 만큼 긴장했는데, 동료들 덕분에 운 좋게 승리투수가 됐다.”면서 “오늘 경기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앞으로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열린 기아-LG전에서는 한 시즌 최다 만루홈런(37개) 기록이 세워졌다. 기아 김상훈은 4회 2사만루에서 LG 왈론드의 직구를 통타해 올시즌 37호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꼴찌 기아는 6-4로 승리를 거두며 모처럼 3연승,7위 LG와의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두산은 잠실에서 나주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K를 4-3으로 꺾고 공동 2위에 복귀했다. 한편 롯데-삼성의 대구경기는 3회초 폭우로 인해 취소됐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거액 해직보상금 도덕성 논란

    거액 해직보상금 도덕성 논란

    1년 2개월간 기업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1억 4000만달러(1400억원)의 보상금을 해직 임원에 안겨준 기업의 결정은 올바른 것인가. 미 법원은 9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 이사회가 마이클 오비츠 전 사장에게 1억 4000만달러의 해직 보상금을 지급한 것은 지나쳤다며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사회가 주주들에 대한 보호 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고 판결했다. 델라웨어주 챈서리 카운티 고등법원의 윌리엄 챈들러 판사는 175쪽에 이르는 판결문에서 “디즈니 이사들이 오비츠를 사장으로 영입하고 해고를 결정하는 과정, 그리고 거액의 해직 보상금 지급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빚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같은 실수가 의무 위반은 아니며 회사의 이익을 최선으로 앞세운 행동의 결과였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디즈니 주주들은 오비츠와 고용 계약을 맺을 때 이사회가 이를 철저히 감독하지 않았으며 1년 남짓한 근무에 천문학적 보상금을 지급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난 1997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이사들이 회사를 대신해 2억달러 이상을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결 직후 원고측은 델라웨어주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비슷한 소송에 시달리는 많은 미국 기업 이사회에 구원의 손길같은 판결임이 분명하다. LA타임스는 그러나 이사회나 임원들이 주주의 권리를 의도적으로 침해했다는 증거를 수집하기 쉽지 않은 데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재판 전 화해로 마무리되곤 했던 여타의 주주 소송과 달리 판결까지 이끌어낸 것은 예외적이며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마이클 아이스너 최고경영자(CEO)가 막역한 관계에 있던 오비츠를 사장으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이사들과 공유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해직 보상 규정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재판부가 적시한 사실에 원고측은 고무돼 있다. 뉴욕 타임스도 이번 판결은 이사회로 하여금 관련 규정을 철저히 감독할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프스 앤드 그레이 로펌의 데이비드 파인은 “임원 보상 규정이 갈수록 감독당국은 물론, 주주, 투자자문사와 법정으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며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는 법원이 주주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결했다면 이사들은 책임보험으로도 손해 배상금을 충당할 수 없어 개인 재산을 거의 날릴 위기에 놓이게 되는 상황에 몰렸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대기업 관행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달 사이 미 대기업의 고위 임원들이 퇴직할 때 챙기는 엄청난 보상금은 따가운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모건스탠리 공동 사장으로 고작 3개월 일한 스티븐 크로퍼드는 3200만달러를 챙겨 가장 짧은 기간 ‘먹튀’의 오명을 뒤집어 썼다. 재판 과정에서 아이스너와 오비츠간에 낯뜨거운 인신공격이 오가는 바람에 디즈니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크게 달라진 점을 들어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재판에선 이겼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태촌씨 “사회에 진 빚 갚을것”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이었던 김태촌(57)씨가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고영한)는 10일 김씨에 대한 보호감호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보호감호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4일부터 시행된 사회보호법 폐지 법률의 첫번째 수혜자로 주목받았던 김씨에 대해 법원이 사회복귀 인증절차를 마무리해준 셈이다. “사회보호법 폐지 법률 부칙에서 재판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청구를 기각하도록 하고 있다.”고 판시한 재판부는 김씨에게 “본인이 희망한 대로 서예교육과 청소년 범죄자 선도사업에 힘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몸이 회복되면 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씨는 1987년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폭행 사건으로 수감돼 2년 뒤 폐암 진단을 받고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그는 이어 1990년 종교단체를 가장한 범죄집단인 ‘신우회’ 조직 혐의,1997년 공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까지 수감생활을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프로야구 2005] 송신영, 146㎞ 직구 ‘쏙쏙’

    27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두산의 경기. 현대는 중간계투요원인 7년차 송신영(28)을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시켰다.1군에서 빠진 지난해 신인왕 오재영의 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김재박 감독의 승부수였다. 공교롭게도 선발 맞상대는 특급 선발인 ‘닥터K’ 박명환(28). 송신영은 올시즌 35경기에 출장해 승리없이 3패5홀드(방어율 5.05)만을 기록했지만, 박명환은 10승 고지를 밟은 데다 지난해 9월부터 현대전 5연승을 기록중이었다. 누가 봐도 승리의 무게는 이미 두산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송신영은 최고 146㎞의 직구를 송곳처럼 찔러 넣으며 변화구로 과감히 승부를 걸어 상대를 무력화시켰다.7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단 2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9월25일 수원 롯데전 이후 10개월 만의 선발승. 또 지난 2002년 8월14일 이후 두산전 7연승을 달려 ‘두산 킬러’임을 다시 한번 뽐냈다. 두산은 박명환이 5와 3분의1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올시즌 팀 최소인 고작 2안타에 그치며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패해 아픔은 두배로 컸다. 반면 6위 현대는 송신영의 뜻밖의 호투로 꺼져가던 4강 불씨를 3연승으로 되지폈다. 송신영은 답답한 현대 마운드의 숨통을 트며 당분간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송신영은 “선발이 편하다.”면서 “그동안 중간계투로 나서 자주 교체되는 바람에 기량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고 말해 선발 출장에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길섶에서] 주 판/심재억 문화부 차장

    아버지의 눈총을 받으며 주판을 노려보지만 셈이 늘어날수록 머리는 잉잉거리고, 거기에 쯧쯧 혀차는 소리라도 더해지면 아예 머릿속이 하얘지곤 했다. 아버지가 사주신 네알짜리 주판. 등겨로 문질러 반질반질 길을 냈고, 그래선지 손끝으로 톡 튀기기만 해도 날렵하게 궁둥이를 옮겨앉곤 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다섯개이던 알이 네개로 준 데 있었다. 아버지는 “손에 익으면 그게 훨씬 낫다.”고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머리는 다섯알 셈으로 돌아가는데 손은 네알 셈을 해야 되니 나중에는 자꾸 꼬여 엉망이 되곤 했다. 담뱃갑 속지에 빼곡하게 적힌 아버지의 주판시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배알이 탱탱하게 긴장하며 이마에 진득 진땀이 뱄다. 겨우 시간을 채웠는데 앞쪽의 쉬운 두어 문제 말고는 모두 ‘꽝’이었다. 도리없이 아버지 훈시를 들어야 했다.“이런 식충이 겉은 눔, 그래서야 밥이나 얻어먹고 살겠느냐?” 그 후 나는 주판만 보면 얹힌 것처럼 뒷덜미가 뻐근하게 오그라들곤 했는데, 아버지의 말씀이 맞았다. 나는 지금도 셈하고, 돈 버는 일에는 젬병이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국제플러스] 獨 헌재 “전화도청 법률 위헌”

    |베를린 연합|독일 헌법재판소는 27일 테러 방지 등 안보 문제를 이유로 정부기관에서 전화를 도청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니더작센주가 지난 2003년 제정한 보안법의 도청 권한 조항에 대한 위헌 심판에서 “안보 없이는 자유가 없지만 그래도 보안 관련법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한스 위르겐 파피어 헌재 재판관은 이 법이 독일 기본법(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공기관으로부터 도청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니더작센주는 지난 2001년 9·11 테러와 관련, 함부르크의 이슬람 청년들이 사전 음모를 꾸민 사실이 드러나자 도청 등 정부기관의 보안 조치를 강화한 법률을 제정했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KBO조치에 한표를

    부상을 이유로 올스타전에 불참한 선수들에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당분간 출전을 자제토록 권고한 일을 놓고 한동안 야구계가 시끄러웠다. 핵심은 규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KBO가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KBO는 그런 권한을 충분히 갖고 있다.KBO의 권한이란 결국 커미셔너, 즉 총재의 권한인데 총재는 야구규약 171조에 따라 규약에 없는 사항이라도 야구의 발전과 이익에 저해되는 모든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법치국가에서는 법률에 미리 정해지지 않은 일로 처벌을 받거나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스포츠에서만은 예외다. 스포츠의 규약이나 규칙은 스포츠맨십을 바탕으로 한다. 규정에 없는 행위라도 스포츠 발전에 저해가 된다면 커미셔너에게 해당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규약은 법원에서도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97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구단주 찰스 핀리가 핵심 선수 3명을 당시 단일 트레이드 사상 최고액인 350만 달러에 팔려고 했을 때 커미셔너인 보위 쿤이 무효화시킨 일이다. 세 선수는 모두 그 해를 마지막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되기 때문에 구단은 팀에 소유권이 있을 때 트레이드를 하려고 했다. 지금은 아주 흔한 일이다. 하지만 커미셔너는 이 행위가 야구에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트레이드를 금지시켰다. 핀리 구단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커미셔너의 손을 들었다.“커미셔너가 독단적으로 자신의 권한을 남용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 조항으로 불리는 커미셔너의 권한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 권한이 생겨난 것은 커미셔너 제도가 야구에 도입된 1921년이다. 당시 초대 커미셔너로 취임한 랜디스 판사에게는 “규약에 없더라도 ‘야구의 최선의 이익에 해가 되는’ 모든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내릴 권한과 이 조치에 반한 일체의 법률 소송을 걸지 못한다.”는, 황제와 다름없는 지위가 부여됐다. 이후 구단주들에 의해 권한은 대폭 제한됐지만 제3대 포드 프릭은 은퇴를 앞두고 “구단을 비롯한 야구계 전체의 손해”라고 설득, 권한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 일부에선 이번 올스타전 불참 선수에 대한 출전 자제 권고가 사후 약방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올스타전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2∼3주의 진단서가 나왔다면 최소 4∼5일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게 정상이다. 강제 조치는 상식이 안 지켜질 때 발동된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性역’ 허문 딸들의 반란] 출가외인 옛말…기혼여성 지위 인정

    여성도 종중회원으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은 전통적인 종중과 가족의 관념을 바꾼 획기적인 판례다. 종중에 관한 첫 판례가 형성된 지 47년 만에 판례가 변경된 것은 호주제 폐지와 마찬가지로 가족·친족 관계에서 여성의 지위를 남성과 대등하게 인정한다는 뜻이다. 특히 출가외인으로 불리던 기혼 여성들의 지위를 확립해 주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앞서 2년간에 걸쳐 학계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사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 공개변론을 실시하기도 했다. 유림과 여성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법원은 의식조사를 하기도 했는데 결과는 종중회원을 성년 남성으로 한정하는 데 일반인의 69.7%, 대한변협과 법대 교수의 6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대법원은 남성만을 종중 구성원으로 하는 종래의 관행은 가부장적, 대가족 중심의 가족제도와 농경중심 사회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근대 이후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가 증대된 사회환경과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남아선호 사상과 가계계승 관념이 쇠퇴하면서 딸만을 자녀로 둔 가족의 비율이 증가하고, 딸을 아들과 함께 족보에 올리는 것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종원인 여성이 종중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종중도 출현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또 1980년 개정된 헌법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는 등 일련의 민법과 가족법 개정안에 맞추기 위해서는 여성의 종중원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종중을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종원간의 친목을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종족단체로 본 대법원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관습은 출생에서 비롯되는 성별 특징을 이유로 여성의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별개의견을 제시한 대법관 6명은 종중이 우리 전통의 산물이라는 점을 들며 전통문화와 현대 법질서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래 관습법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것은 잘못이지만, 종중재산 분배에 관한 분쟁이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재판일지 ●1958년:대법원 “종중 구성원은 성인남자” 판례 성립 ●2000년 4월:용인이씨 사맹공파 후손 여성, 종중회원 확인소송 제기 ●2001년 3월:수원지법 1심, 원고패소 판결 ●2001년 12월:서울고법 2심 항소기각 ●2003년 12월:대법원 사상 첫 공개변론 ●2005년 7월21일:대법원 “여성도 종중 구성원” 판례 변경
  • [올드스타전] 노익장 과시 ‘선동열 MVP’

    “어휴∼ 25년 만의 선발등판이라 많이 떨리네.”(유남호 기아 감독) “엊그제 몸 좀 만들어 보려다 어깨에 담이 들어 고생만 했어요.”(김시진 현대 투수코치) 15일 인천 문학구장에는 ‘야구인 홈커밍데이’ 행사라도 열린 듯했다. 지난 2001년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올드스타전’에 한국야구의 르네상스인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 축제의 장을 열었다. 프로야구 지도자는 한국야구위원회(KBO)팀으로, 아마추어는 대한야구협회(KBA)팀으로 나뉘어 펼쳐진 대결에선 전·현직 기아(옛 해태) 감독들의 질긴 인연과 예상치 못한 진기명기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KBO팀의 선발투수로 나선 유남호 기아 감독은 경기 전 “저쪽(KBA)에선 4번 김성한이 가장 까다롭죠.”라면서 전임 감독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유남호가 1회 김성한에게 안타를 맞아 2사 만루를 허용하자 또 한 명의 전 감독인 ‘코끼리’ 김응용(삼성 사장) KBO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나와 투수를 강판시켜 운동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8000여명의 야구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에 힘이 난듯 유격수 김재박(KBO·현대 감독)과 3루수 나창기(KBA·호원대 감독)는 둔해진 몸매와는 달리 현역 못지않은 날렵한 수비를 뽐냈고,KBA의 김태원(동성고 코치)은 140㎞의 강속구를 뿌려댔다. 한편 ‘올드스타 스피드킹’에서 138㎞를 던져 팬들을 놀라게 했던 선동열(42) 삼성 감독은 본경기에서도 7회 등판,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5-4 역전승을 이끌어 MVP에 올랐다.문학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교원시험 가산점제 위헌제청

    대전지법 행정부(부장 신귀섭)는 13일 교원시험 응시자 가운데 응시지역 사범대학 및 교원대 졸업자로서 교원경력이 없는 사람에게 10% 이내의 가산점을 주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11조2의 관련조항에 대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제한한다.”며 위헌제청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아울러 국가유공자와 5·18민주유공자, 독립유공자 등 각종 유공자나 그 자녀가 교원임용 시험에 응시하면 10% 이내의 가산점을 주도록 한 관련 법률 규정에 대해서도 위헌제청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무원 임용시험의 가산점은 경쟁관계에 놓인 응시자 중 특정 집단만 우대함으로써 능력주의나 기회균등원칙에 저촉될 위험이 크므로 합헌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면서 “가산점이 응시자의 능력과 무관한 기준에 의해 부여된다면 원칙적으로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법에 대해 “지역가산점 제도는 특정 대학 출신자들이 그 지역 교직을 독차지하게 해 교육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타 지역 우수교사의 임용을 제한하게 된다.”면서 “비사범대 출신자가 사범대 출신자보다 소명감이나 자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근거도 없고 교원경력자가 비경력자보다 차별받을 이유도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각종 유공자 예우 법률에 대해서도 “입법목적에는 찬성하나, 교원임용 시험의 합격선이 치열한 경쟁으로 거의 만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10%라는 가산점은 지나치다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도 2005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 등 4300명이 국가유공자 예우법과 독립유공자 예우법,5·18민주화유공자 예우법 등에 대해 공무담임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프로야구 2005] ‘뚝심의 곰’ 8연패 탈출

    단 1승이 간절한 두산이 무려 6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물량공세 끝에 삼성 타선을 완봉으로 틀어막고 지긋지긋한 8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10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철벽 계투’로 삼성을 3-0으로 완파했다. 지난달 26일 수원 현대전 이후 14일 만에 감격의 승리로 8연패를 끊었고,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도 8승3패로 앞서 ‘천적’임을 뽐냈다. 두산은 올시즌 첫 선발 등판한 상대 권오준을 1회부터 효과적으로 두들겼다. 톱타자 전상열과 장원진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최경환의 우중간 2타점 3루타로 손쉽게 선취점을 올렸고,1사 뒤 홍성흔의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선발 김명제(3과 3분의1이닝 2안타 무실점)의 구위가 괜찮았지만,4회 양준혁에게 2번째 안타를 맞자 곧장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띄웠다. 이후 전병두(6회)-이재우(6회)-금민철(8회)을 줄줄이 내보냈고,8회 ‘수호신’ 정재훈(8회)을 올려 승리를 지켰다. 이날 양준혁(삼성)은 4회 김명제를 상대로 사상 첫 350번째 2루타의 이정표를 세웠다. 3위 한화는 광주에서 4-5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1사 1·2루에서 주포 김태균이 기아 마무리 최상덕으로부터 짜릿한 3점포를 뿜어내 7-5로 역전승을 거뒀다. 7위 현대는 사직에서 다승 1위(13승) 손민한으로부터 4회까지 5점을 뽑아 일찌감치 강판시키며 롯데를 6-2로 물리쳤다.4위 SK도 문학에서 선발 신승현의 7과 3분의1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LG를 5-3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한편 정규리그 311경기(62%)를 소화한 이날 4개 구장 3만 1000여명 등 올시즌 총 233만 9584명의 관중이 입장, 지난해 총관중(233만 1978명)을 221경기나 앞당겨 돌파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曺“대통령 뜻으로 추천되지 않았을 것”

    曺“대통령 뜻으로 추천되지 않았을 것”

    조대현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상대로 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에 초점을 맞춘 ‘코드인사’ 논란이 집중 제기됐다. 한나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생으로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의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했고, 이어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에서도 정부측 대리인으로 활동한 점을 강조하면서 ‘코드인사’임을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조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열린우리당이 추천할 당시 대통령 뜻이 반영됐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이 그런 의사를 표명할 분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의 인연,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당시 정부측 대리인이었다는 점을 들어 헌법재판관으로서의 공정한 재판에 의구심을 강하게 나타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이는 제척이나 회피 사유에 해당된다.”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행정도시특별법 심판시에는 제척 사유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이 조 후보자와 한때 같이 근무했다는 이유로 이번 청문회를 회피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조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도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당시 정부측 소송대리인 담당변호사였다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고 하는데 말이 되느냐.”면서 “대통령과 동기인데 지금이라도 용퇴할 의사는 없느냐.”고 물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상경 의원은 “조 후보자는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때는 송무변호사 명단에만 포함됐고 실무에 간여한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또 “후보자가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에서 정부측 대리인이었던 것 때문에 특정사건의 제척대상이 되더라도 헌법재판관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경숙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역차별’을 들고 나왔다. 이 의원은 “이런 식으로 야당이 대통령의 사시 동기들을 폄하하면 어떤 동기생들이 공직에 참여할 수 있냐.”면서 “대통령과 가깝다 하더라도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자질을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 등 야당은 “조 후보자와 노 대통령의 사위가 소속된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 2003년 정부측 사건 수임이 22건에 불과했는데 올해 6월까지 56건으로 증가했다.”면서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조 후보자의 부인이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땅 110평을 소유하게 된 경위를 추궁했다. 박 의원은 “1999년 당시 부인의 땅 평당 매입 가격은 24만여원인데 당시 시세는 5만원도 안 됐다.”면서 “당시 부인이 교감 승진을 앞두고 있었는데 승진을 목적으로 땅을 비싼 가격으로 매입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마지막 순서에서 “부결시키더라도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저에 대해 부담 갖지 말고 엄정한 입장에서 평가해 달라. 임명된다면 자질과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소감 피력으로 매듭지었다. 국회는 6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심사결과 보고서를 채택하고, 같은 날 본회의에서 조 후보자 선출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고참폭언 자살 국가 40%배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 이헌섭)는 선임병들의 폭언을 못견디고 자살한 김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9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괴롭힘을 받던 김씨를 지휘관들이 방치한 것은 직무태만 행위로, 김씨의 자살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가 지휘관 면담 요청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본인의 과실도 인정되므로 국가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김우중씨, 공과와 검찰수사는 별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도피생활 5년 8개월여만에 오늘 새벽 귀국했다. 김 전 회장은 41조원대의 분식회계와 이를 이용한 9조 2000억원의 사기대출,25조원 해외 도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대법원이 대우 임원 7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선고와 함께 재산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3조원의 추징금을 선고하면서 김 전 회장을 ‘공범’으로 규정한 만큼 김 전 회장의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김 전 회장이 뒤늦게나마 대우사태의 진실 규명에 응하기로 한 것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잘된 일이다. 김 전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공과(功過)에 대한 재조명 작업 추진과 구명운동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한다.‘샐러리맨의 우상’‘세계 경영’의 대명사로 일컬어졌던 대우와 김 전 회장으로서는 “금융기관뿐 아니라 국민을 속이고 나아가 세계를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시한 재판부의 질타가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 전 회장의 주도로 분식을 통한 무모한 확장 경영은 27조 9000억원이라는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됐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다른 대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했음에도 사기대출금으로 부실기업 인수도 마다하지 않은 경영 행태는 반드시 단죄돼야 한다. 김 전 회장이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기여한 공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공로가 부실경영이 남긴 천문학적인 손실과 국가신인도 하락이라는 죄과를 상쇄할 수는 없다. 따라서 김 전 회장은 공을 인정받기에 앞서 과에 대한 심판을 먼저 받아야 한다. 해외 도피 또는 은닉재산은 물론, 항간에 나돈 로비의혹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 최순영前회장 일부 무죄취지 원심파기

    대법원 2부(주심 김용담 대법관)는 10일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하고 계열사에 1조 2000여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 신동아 회장 최순영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7년과 추징금 2749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최씨가 1997년 8월 면세지역인 영국령 케이만군도에 가공의 역외펀드를 설립,1억달러를 유출한 혐의에 대해 적용한 법조항은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이 1억달러 유출 부분에 대해 적용한 규정은 1998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며 무효로 판단한 규정인 만큼 원심이 이에 근거해 유죄로 판결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최씨가 수입서류를 위조해 1억 6000만달러를 빼돌렸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에 적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4조1항이 범죄행위를 충분히 특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원심은 구체적으로 어느 법령을 위반했고 실제로 이 법령을 위반한 것인지 심리를 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원심의 판단이 적절했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한국의 책’ 96종 선정… 번역출판 지원

    국내 도서의 해외 출판을 위한 ‘2005 한국의 책’ 목록이 확정됐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참가를 계기로 한국 출판의 고품격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저작권 수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외국어로 번역 출판할 책 96종을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문학(아동문학 및 만화 포함) 및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문화 등 5개 분야에서 선정된 도서들은 2006년 12월까지 영어, 독어, 불어, 서반아어, 중어, 일어 중 한 가지 언어로 출판될 예정이다. 분야별로 보면 문학은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1,2’(민음사), 신경숙의 ‘외딴방’(문학동네) 등 11종, 인문과학은 ‘건축, 사유의 기호-승효상이 만난 20세기 불멸의 건축들’(승효상, 돌베개) 등 10종, 사회과학은 ‘민통선 평화기행’(이시우, 창비) 등 6종, 아동문학은 ‘동물원’(이수지, 비룡소) 등 33종, 예술·문화는 ‘한국의 문화코드 열다섯가지’(김열규, 마루) 등 28종이다. 번역원측은 “출판계 인사 9명과 번역원에서 위촉한 해당분야 전문가 6인 등 15명으로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해 3차에 걸친 심사를 벌여 도서를 선정했다.”며 “1년 이내에 번역이 가능하고 해외 출판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도서를 최우선으로 했다.”고 심사기준을 밝혔다. ‘2005 한국의 책’ 도서들은 공모절차를 통해 선정된 번역자들이 내년 5월까지 번역을 마친 후 원칙적으로 해외에서 출판될 예정. 번역 지원금은 300쪽 이상의 전문도서를 기준으로 할 때 2000만원이 지급되며, 그 밖의 도서는 분량과 난이도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출판지원금은 텍스트 위주의 도서는 600만원, 도판 위주의 도서는 10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아동문학과 같이 시장성이 높은 도서에 대해서는 가급적 출판지원비를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번역원측은 “출간 이후에도 출판기념회를 비롯하여 관련행사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해외 출판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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