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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업 무조건 업무방해죄 적용 안돼”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무조건 업무방해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폭력행위가 없는 단순 파업이라도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라면 거의 예외없이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던 기존 관행이 바뀔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7일 철도노조 불법파업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김영훈(43) 전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현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파업은 단순히 노동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를 벗어나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는 ‘실력 행사’인 만큼,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면서도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가지는 근로자의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또는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 경우에 한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파업이 당연히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지난해 4월 “적법한 쟁의행위는 업무방해죄가 안 된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같은 맥락이다. 업무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314조 조항은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폭력을 동반하지 않은 단순 파업도 이 규정에 따라 처벌되는 경우가 많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당시 파업은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정도였고,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뻔뻔한 前법관…‘수뢰 금품’ 과세처분 취소訴

    부장판사 재직 시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아 구속됐던 전직 법관이 금품에 부과된 세금을 낼 수 없다며 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하종대)는 다른 법원의 재판에 관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5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던 변호사 A(54)씨가 이 돈에 부과된 세금을 취소해 달라며 동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과세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금품은 A씨가 다른 법원 사건에 대해 유리한 판결이 선고될 수 있도록 ‘사례의 뜻’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소급과세금지의 원칙에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동대문세무서는 지난해 A씨가 받은 2500만원을 ‘사례금’으로 보고 세법에 따라 1300여만원의 소득세를 부과했고, 이에 A씨는 “김씨로부터 받은 돈은 ‘차용금’이지 ‘사례금’이 아니다.”며 과세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파격금리로 개인수신 2배 늘릴 것”

    “파격금리로 개인수신 2배 늘릴 것”

    최근의 저축은행 영업정지사태로 산업은행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저축은행 금리에 못지않은 최고 연 4.70%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데다 ‘100% 정부은행’이라는 안전성 덕분에 예금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임경택(55) 산업은행 개인금융본부 부행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금융 상품에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해 지난해 2조 2000억원이었던 개인 수신고를 올해 말까지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만 제공할 수 있는 특화 투자상품으로 고객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는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업은행이 저축은행 및 시중은행들과 금리 경쟁을 시작한 까닭은 민영화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국책은행으로서 산업금융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2014년부터 민영화가 추진되면 독자 생존기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예금을 유치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임 부행장은 산업은행이 개인금융사업을 살리기 위해 등판시킨 구원투수와 비슷하다. 1980년 입행한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개인금융 경력이 전혀 없다. 기업 컨설팅,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에 오랫동안 몸 담았다. 임 부행장은 “지난해 12월 경험해 보지 않은 개인금융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당황했다.”면서도 “기업금융의 강점을 개인금융에 접목하는 역할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개인 수신을 늘리기 위해 빼든 첫번째 카드는 금리였다.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는 ‘이센스 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4.70%로 시중 은행 상품 가운데 가장 높다. ‘유베스트스마트산금채’는 연평균 5.14%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신규 지점의 특판 정기예금 금리도 연 4.70%로 고객들이 줄서서 가입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임 부행장은 “조만간 수시입출금예금의 금리도 정기예금 수준만큼 높인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임 부행장은 높은 금리를 보고 예금을 맡긴 고객들이 추가로 투자할 수 있는 특화상품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임 부행장은 “컨설팅 경험상 기업의 성공 여부는 3년 안에 판가름 난다.”면서 “2014년에는 개인금융이 기업금융, 투자은행(IB)과 함께 산업은행의 3대 수익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노조전임자 파업중 임금 미지급 정당”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명시했더라도 파업 중에는 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노조 전임자에게 파업 기간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로 기소된 경남 창원의 한 공장 대표 김모(5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단체협약은 노조 전임자가 일반 조합원보다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일정한 급여를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일반 조합원들이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파업기간 중의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노조 전임자도 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8년 6월 회사 노조 지회장과 사무장의 5월분 급여 270만여원을 노조가 파업을 벌였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다가 기소됐다. 1심에서는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 3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그러나 2심은 “노조 간부인 전임자들이 자신들의 급여를 받겠다고 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치킨 한 마리 팔면 5240원 남는 장사”

    “치킨 한 마리 팔면 5240원 남는 장사”

    ‘치킨 한 마리를 팔면 5000원 넘게 이문이 남는다?’ 치킨 한 마리의 이윤이 판매가격의 3분의1 수준인 5240원에 이른다고 한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업체가 스스로 밝혔다. 지난해 말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사태가 일었을 때 당시 치킨 가맹업계가 한목소리로 주장했던 ‘마리당 3000원 선’에 비해 2000원 이상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치킨 원가의 진실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M사는 최근 부산의 한 가맹점이 여러 해 동안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로부터 생닭을 공급받아 판매해 온 사실을 적발, 가맹점주 이모(45)씨에 대해 부산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M사는 소장에서 “이씨가 치킨 한 마리에 이윤을 5240원씩 남겼다.”고 주장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팔리는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1만 5000~1만 7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판매가의 3분의1에 이르는 액수다. M사는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최소 3만 6580마리를 조리할 수 있는 파우더 620봉, 양념 527통을 이씨에게 공급했으나 실제로 이씨는 2만 4551마리만 M사에 신청해 납품받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1만 2000여 마리분의 생닭은 다른 업체를 통해 공급받음으로써 본사에 총 6288만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이를 전액 지급하라고 했다. 마리당 5240원씩 계산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민사11부(이동훈 부장판사)는 16일 원고인 M사에 대해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씨가 생닭을 가맹본부에서 받기로 한 계약을 어기고 9480마리를 다른 업자에게서 구입해 사용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M사에 입힌 손해액 75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손해배상액의 기준에 대해서는 “계약에서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만큼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사입한 생닭을 조리·판매해 얻게 된 전체 이익이 아니라 생닭 한 마리를 가맹점에 공급할 때 얻게 되는 순이익 800원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M사가 법적 다툼 과정에서 치킨 판매이윤을 5240원으로 제시함에 따라 치킨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의 A가맹점 업주 김모(51)씨는 “마리당 1만 5000원을 받으면 본사로 들어가는 7500원을 제하고 여기에서 운영비 등을 빼면 3000~4000원 정도가 남는다.”면서 “이익률이 20~25%”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치킨 한 마리 판매 이윤은 5240원?

    치킨 한 마리 판매 이윤은 5240원?

    ‘치킨 한 마리를 팔면 5000원 넘게 이문이 남는다?’  치킨 한 마리의 이윤이 판매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5240원에 이른다고 한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업체가 스스로 밝혔다. 지난해 말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사태가 일었을 때 당시 치킨 가맹업계가 한 목소리로 주장했던 ‘마리당 3000원선’에 비해 2000원 이상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치킨 원가의 진실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M사는 최근 부산의 한 가맹점이 여러해 동안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로부터 생닭을 공급받아 판매해 온 사실을 적발, 가맹점주 이모(45)씨에 대해 부산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M사는 소장에서 “이씨가 치킨 한 마리에 이윤을 5240원씩 남겼다.”고 주장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팔리는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1만 5000~1만 7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판매가의 3분의 1에 이르는 액수다.  M사는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최소 3만 6580마리를 조리할 수 있는 파우더 620봉, 양념 527통을 이씨에게 공급했으나 실제로 이씨는 2만 4551마리만 M사에 신청해 납품받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1만 2000여 마리분의 생닭은 다른 업체를 통해 공급받음으로써 본사에 총 6288만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이를 전액 지급하라고 했다. 마리당 5240원씩 계산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민사11부(이동훈 부장판사)는 16일 원고인 M사에 대해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씨가 생닭을 가맹본부에서 받기로 한 계약을 어기고 9480마리를 다른 업자에게서 구입해 사용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M사에 입힌 손해액 75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손해배상액의 기준에 대해서는 “계약에서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만큼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사입한 생닭을 조리·판매해 얻게 된 전체 이익이 아니라 생닭 한 마리를 가맹점에 공급할 때 얻게 되는 순이익 800원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M사가 법적 다툼 과정에서 치킨 판매이윤을 5240원으로 제시함에 따라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음에 따라 치킨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의 A가맹점 업주 김모(51)씨는 “마리당 1만 5000원을 받으면 본사로 들어가는 7500원을 제하고 여기에서 운영비 등을 빼면 3000~4000원 정도가 남는다.”면서 “이익률이 20~25%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흡연·폐암 인과관계”… 담배소송 길 넓어졌다?

    “흡연·폐암 인과관계”… 담배소송 길 넓어졌다?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첫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비슷한 ‘담배 소송’이 쇄도할 것으로 보고, 담배 제조 및 판매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소송 당사자가 입증해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금연정책에 영향을 주면서도 소송 남발은 막겠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기문)는 15일 폐암 환자와 가족 등이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며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담배에도 제조물 제조 책임의 법리가 적용되면 폐암과 흡연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 원고들의 입증 책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담배와 폐암 사이에는 역학적 인과관계뿐 아니라 개별적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KT&G의 담배에 결함이 존재하거나 KT&G가 고의로 정보를 감추고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첨가제 투여나 니코틴 함량 조작을 통한 의존증 유지 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배상책임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번 소송에서는 원고들이 KT&G의 불법행위에 대해 입증하지 못해 청구를 기각하지만 향후 별개의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 장진영 변호사는 “회사 측 잘못에 대한 입증 책임을 원고에게 두는 한 사실상 소송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면서 “현실적으로 담배소송을 유지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KT&G 측은 “단지 역학적 인과관계만으로 개별 흡연자의 폐암과 흡연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반박했다. 폐암 환자 김모씨 등 6명과 후두암 환자 이모씨와 가족 등 36명은 1999년 9월과 12월 “30년 넘게 담배를 피워 폐암이 생겼는데 KT&G가 담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 등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3억 7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2007년 1심은 “흡연과 폐암의 역학적 관련성은 인정되지만, KT&G의 담배 제조·설계·표시에 결함이 있거나 암이 그 담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KT&G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이 길어진 탓에 환자 7명 가운데 6명이 사망하면서 원고 수도 30명으로 줄었다. 김승훈·이민영기자 hunnam@seoul.co.kr
  • “한화, 대우조선 이행보증금 3150억 못 돌려받아”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둘러싼 한화와 산업은행의 법정다툼에서 법원이 산업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황적화)는 10일 한화가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이행보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화 측은 즉각 항소키로 했다. 재판부는 “한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양해각서(MOU) 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데 당시 경제 사정으로 인수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정은 인정되지만 한화 측 주장처럼 금융시스템이 마비되거나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정지됐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315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감액해 달라는 한화 측 요청에 대해서도 “이행보증금 자체는 거액이지만 전체 인수대금 6조 3000여억원에 비하면 5%에 불과한 데다 최종 계약 실패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절차가 2년 이상 지연된 점 등을 감안하면 액수가 부당하지 않다.”며 “이행보증금 몰취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 한화 관계자는 “집을 사는 데 집 구경도 못하고 계약금을 떼인 상황”이라며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 실사를 하지 못하도록 고의적으로 방해한 만큼 일부라도 돌려달라는 주장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한화,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 반환訴 패소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둘러싼 한화와 산업은행의 법정다툼에서 법원이 산업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황적화)는 10일 한화가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이행보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화 측은 즉각 항소키로 했다.  재판부는 “한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양해각서(MOU) 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데 당시 경제 사정으로 인수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정은 인정되지만 한화 측 주장처럼 금융시스템이 마비되거나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정지됐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315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감액해 달라는 한화 측 요청에 대해서도 “이행보증금 자체는 거액이지만 전체 인수대금 6조 3000여억원에 비하면 5%에 불과한데다 최종 계약 실패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절차가 2년 이상 지연된 점 등을 감안하면 액수가 부당하지 않다.”며 “이행 보증금 몰취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산업은행이 계약 체결 전 최종실사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MOU가 무산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실사 여부와 상관없이 최종 기한까지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내용이 MOU에 포함됐고 대금 지급 방식을 변경해달라며 한화가 확인 실사를 미룬 사실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화 관계자는 “집을 사는데 집 구경도 못하고 계약금을 떼인 상황”이라며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 실사를 하지 못하도록 고의적으로 방해한 만큼 일부라도 돌려달라는 주장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결혼 5개월만에 파탄난 남편 예단비 등 8억여원 돌려줘라”

    결혼이 5개월 정도로 짧게 지속되다 파경을 맞았다면 예단비를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 정승원)는 결혼 5개월 만에 파경에 이른 아내 A씨와 남편 B씨가 서로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이 8억 7000만원을 아내에게 지급하도록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09년 9월 재력가 집안의 A씨는 결혼 예단비로 신랑 B씨의 집에 10억원을 보냈다가 이 중 2억원을 봉치 비용으로 돌려받았다. A씨는 또 4000만원을 신혼집 실내장식에 사용했고, B씨 집안은 A씨에게 6070만원 상당의 스포츠클럽 회원권을 사줬다. 이들 부부는 결혼 직후 가족에게 줄 선물과 성격 차이 등으로 불화를 겪다 B씨가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별거에 들어갔다. 이후 결혼 과정에서 주고받은 예단비 등을 두고 갈등이 생기자 맞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예단은 결혼이 성립되지 않으면 돌려줘야 하는 일종의 증여이고, 결혼이 단기간에 파탄 난 경우는 혼인 불성립으로 봐야 한다.”며 “파경의 책임이 큰 남편은 예단비와 실내장식, 위자료 등 총 8억 7000만원을 아내에게 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자신이 제공한 예물이나 예단의 반환을 적극적으로 청구할 권리가 없다.”며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재산분할 청구는 기각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예단비를 부모나 친족이 받았더라도 반환 책임자는 혼인 당사자라는 것을 명백히 했다.”면서 “혼인이 불성립한 경우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파탄 났을 때도 예물이나 예단을 반환해야 함을 밝힌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법관 전원일치 ‘조봉암 재심’ 등 28건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 시절 열린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 전원이 같은 의견을 보인 전원일치 선고는 28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선고는 지난해 12월 유신시대 긴급조치 1호를 위헌으로 결정한 판결이다. 법률 등의 위헌심판은 헌법재판소 소관이지만,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긴급조치 1호를 위헌으로 규정했다. 이 대법원장은 “긴급조치가 유신헌법 53조에 근거했다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본질을 침해한 만큼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헌정사상 첫 사법살인 희생자로 꼽히는 죽산 조봉암(1898~1959)에 대한 재심에서도 대법관 전원이 “간첩혐의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은 무죄이고, 1959년 내려졌던 사형 판결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내려진 “불법 파견 근로자도 2년 넘게 일해 왔다면 직접 고용으로 봐야 한다.”는 판례도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이었다. 이 판결은 불법 파견이라도 업체가 고용승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었다. 2009년 명예훼손이 명백한 댓글을 방치한 포털사이트에 배상책임을 물은 판결도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포털은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에 대해 당사자에게 삭제·차단 요청을 받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를 삭제하고 유사한 내용이 내걸리지 않게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또 포털이 명예훼손 등에 따른 배상책임을 우려해 지나치게 간섭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포털이 관리해야 할 게시물의 기준을 별도로 제시하기도 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운명의 오후 2시

    이광재 강원지사 운명의 오후 2시

    이광재(45) 강원도지사의 ‘정치적 명운’이 27일 갈린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는 오후 2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을 연다. 재판부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6월, 추징금 1억 1417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상고기각)하면 이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된다. 그러나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일부 또는 전체를 파기환송하면 이 지사는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재판부가 심리할 이 지사 혐의는 모두 7가지다. 먼저 ▲2006년 2월과 9월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 회장에게서 각각 1만 달러를 건네 받은 혐의 ▲서울 롯데호텔과 베트남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 7만 5000달러를 받은 혐의를 심리한다. 이들 혐의는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됐으며, 이 지사가 상고했다. 또 검찰이 상고한 ▲미국 뉴욕 강서회관에서 박 전 회장 돈 2만 달러를 받고 전 보좌관을 통해 선거자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서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심리한다. 2심 재판부는 이들 혐의는 무죄로 봤다. 이 지사는 항소심에서 “정대근 회장실은 직원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며, 폭넓은 탁자 건너편에 있는 사람 안주머니에 돈 봉투를 찔러 넣었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그의 진술은 뇌물공여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당시 향후 절차에서 선처를 받고자 하는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리를 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이태종)는 “정대근 회장과 수행비서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을 허위로 보기 어렵다.”면서 “박 전 회장의 진술도 이 지사를 만난 시각, 장소, 예약 경위, 주문한 식사량과 결제대금 등의 객관적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상고심은 ‘사실심’이 아닌 ‘법률심’이어서 이 지사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재판부가 박 전 회장 증언 등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적용된 법률이 맞는지 등만 따지기 때문이다. 한편 현행법은 정치자금법이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현직 지방단체장의 경우 직을 박탈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광재 강원지사는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둔 26일 불교 경전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며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 지사는 “기본적으로 무죄라는 걸 확신한다. 잘될 거라고 본다.”면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증거도 없이 한 사람의 말에 따라 유·무죄가 갈렸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증언하겠다고 했는데 검찰이 증인 채택을 해 주지 않았고, (박 전 회장이 건넨 돈을) 수차례 거절한 것은 내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구혜영·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법 “직급상 과장도 뇌물죄 적용 공무원” 원심 파기

    지방공기업에서 독립된 ‘과’(課)의 책임자가 아닌 직급상 과장(4급)도 형법상 뇌물죄가 적용되는 ‘공무원’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건축공사 관련 업체로부터 해외여행 등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인천도시개발공사 직원 안모(51)씨와 유모(4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사의 직제상 최말단 조직은 ‘팀’이고 ‘과’는 존재하지 않지만 과장은 팀장 아래의 관리자로서 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안씨 등이 공사의 4급 직원으로서 과장의 직위를 가지고 근무하고 있었던 이상 뇌물수수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과거사 피해 손해배상 항소심 변론 종결시점”

    과거사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할 때는 이들이 처벌받은 때가 아니라 손배소송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시점을 기준으로 지연손해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새로운 판결이 대법원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과거사 피해자들의 배상금이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3일 북한에 동조한 혐의로 사형당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유족 및 피해자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유족 및 피해자들에게 2010년 3월 16일부터 이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한 부분을 초과한 국가 패소 원심 판결은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파기한 뒤 원심 재판부에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재판하는 파기자판(破棄自判)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또 아람회 사건과 울릉도 간첩단 및 납북어부 사건 피해자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가 이들 사건 원심을 파기한 이유는 “지연손해금 산정을 수긍할 수 없다.”는 것. 조용수 사장의 경우 원심 재판부는 국가가 조 사장 유족 및 피해자에게 각각 1억 9700만~3억 5000만원을 배상하고, 이와 별도로 조 사장이 사형당한 1961년부터 매년 연 5%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아람회 사건 등도 피해자들이 처벌됐던 1975~1984년을 기준으로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고들이 과거 불법으로 처벌받은 시기를 기준으로 지연손해금을 산정하면 물가와 국민소득 수준 등의 영향으로 현저하게 많은 배상금을 허용하게 된다.”며 “지연손해금은 손배소송 항소심 변론이 끝난 날부터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과거사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배상금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게 됐다. 수십년 전 ‘억울’하게 처벌받았던 과거사 피해자들은 청구한 손해배상액보다 지연손해금이 많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앞으로는 지연손해금을 거의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조용수 사장 유족 등은 서울고법에서 99억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지만, 대법원 선고로 인해 29억여원으로 줄어들었다. 아직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피해자 등도 향후 상급심에서 배상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김상곤 교육감 항소심도 무죄

    2008년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61) 경기도 교육감이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상철)는 6일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육기관의 장은 다른 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교사들의) 징계 사유를 통보받았을 때 이에 대한 판단을 할 재량이 있다.”면서 “김 교육감이 시국선언에 연루된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의결을 꼭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육감이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의결을 유보할 당시에는 (전국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는 등 ‘상당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교육감이 사법부의 최종판단을 기다리자는 취지로 징계의결을 유보한 것일 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김 교육감은 2008년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경기지부 집행부 14명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을 통보받고도 1개월 동안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긴급조치 1호’ 위반자에 첫 형사보상

    대법원이 지난달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를 위헌으로 판결<서울신문 2010년 12월 17일자 1, 6면>한 데 이어, 당시 이 법령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에게 국가가 형사보상을 하라는 법원 결정이 처음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수석부장 박홍우)는 긴급조치 1호 위반죄로 처벌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면소(免訴) 판결(법률이 폐지되거나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이 불가능할 때 내려지는 판결)을 받은 황모(58)씨 등 8명에게 국가가 총 4억 1500여만원을 형사보상하도록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형사보상은 구속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거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을 때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다. 보상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때의 해를 기준으로 구금 1일 당 법정 최저임금의 5배까지 받을 수 있다. 재판부는 “면소판결을 받은 사람은 무죄의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때에 한해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대법원이 긴급조치 1호를 위헌·무효로 선고한 만큼 황씨 등은 보상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황씨 등의 구금 종류 및 기간, 구금 기간 중 받은 재산상 손실과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상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상액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긴급조치 위반만으로 면소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한 첫 형사보상 결정이어서 유사한 형사보상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긴급조치 1호 위헌 판결을 이끌어 낸 조영선 변호사는 “재판부가 황씨 등을 면소가 아닌 무죄로 보고 보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긴급조치 피해자들에 대한 형사 보상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이들은 형사보상과 별도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생로병사의 마지막 단계 죽음…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생로병사의 마지막 단계 죽음…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의료진이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의사 표시를 담은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운동이 민간단체 사업으로 전개된다. 사단법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회장 김일순)과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이사장 김옥라), 연세대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소장 손명세)는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500여명의 참가자들이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 제출하는 행사를 가졌다. 사전의료의향서는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표현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미리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일부 선진국에서는 법률로 정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관련 법규가 없다. 다만 지난해 대법원은 ‘의학적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합리적인 치료 중단의사가 사전에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주최 측은 사전의료의향서가 없으면 의료진과 가족 모두 생명유지 장치나 특정한 치료의 시행 여부를 놓고 고민해야 되는데다 환자 입장에서도 인공호흡기와 기도 삽관 등을 통해 영양공급을 받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 이번 운동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머무는 동안 의료보험에서 부담하는 진료비와 본인 부담금이 엄청난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김일순 골든에이지포럼 회장과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죽음 준비, 필요한가?’라는 주제 발표를 했으며, 서울성모병원 박명희 수녀와 대한불교조계종 지현 스님이 토론을 가졌다. 세미나 후 참석자들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했으며, 여기에는 변호사들이 입회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골든에이지포럼 관계자는 “속칭 ‘김 할머니사건’ 이후 일부 대학병원에서 말기환자로부터 사전의료지시서를 받은 적은 있지만 민간단체 주도로 사전의료의향서를 준비하자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www.goldenageforum.org), 각당복지재단(www.kakdang.or.kr),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www.bprc.re.kr)는 각각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의료의향서를 접수하는 한편 요청이 있을 경우 전국의 의료기관 및 보건기관 등에 서식을 보내 만 20세 이상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미네르바’ 기소 근거 전기통신기본법 위헌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2)씨의 처벌 근거가 됐던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또 무제한 감청을 허용한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28일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사람은 처벌한다.’고 규정한 전기통신법 제47조 1항은 위헌이라며 미네르바 박씨가 낸 헌법소원 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7(위헌)대2(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공익의 의미가 모호해 사람마다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으로 기소된 천안함·연평도 사건 관련자도 모두 무죄 선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2008년 7월 다음의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고갈됐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무죄선고를 받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또 공안 당국이 법원에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개인의 이메일이나 전화를 무제한 감청하는 데 활용했던 통신비밀보호법 제6조 7항(수사상의 통신제한조치(감청)의 기간이 2개월을 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하면 2개월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2(단순위헌)대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내년 말까지 개정해야 한다. 그때까지 고쳐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범죄수사 목적에 비해 개인의 통신비밀 보호법익이 과도하게 침해받는다.”며 “통신제한조치 기간을 연장할 때 법 운용자의 남용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가 무효라며 민주당 문학진 의원 등이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다만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가 국회의원들의 권한을 침해했음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unnam@seoul.co.kr
  • 외교부, 과장급 ‘재판시스템’ 시행

    “인사기획관입니다. 북미과장 후보자들에 대해 ‘논고’하겠습니다. 먼저 A후보는 영어가 출중한 것이 장점인 반면, 보고서 작성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B후보는….” “A후보의 직속상관인 F국장입니다. A후보에 대해 ‘변론’하겠습니다. A후보의 단점에 대한 인사기획관의 논고를 수긍할 수 없습니다. 제가 같이 일해 본 결과 A후보는 보고서 작성 능력이 탁월한 편이며….” 외교통상부는 27일 인사개혁 차원에서 곧 단행될 과장급 인사부터 이 같은 ‘재판(裁判)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공무원 조직과 사기업을 막론하고 처음 시도되는 파격적 인사제도다. 종전처럼 위에서 일방적으로 임명하거나 단순한 인터뷰를 거치는 식이 아니라 검찰과 변호인이 적나라하게 논박을 벌이고 배심원이 최종 판결하는 식으로 적임자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북미과장에 4명이 지원했을 때 인사기획관은 검사 역할을 맡아 28명의 국장단 앞에서 후보자 4명의 장단점을 열거한 뒤 그중 최 적임자를 과장감으로 지목한다. 이에 대해 후보자들의 현 직속상관이 차례로 변호인으로 나서 인사기획관이 지적한 후보자들의 단점에 대해 논박한다. 이 공방을 지켜본 뒤 28명의 국장들이 배심원으로서 의견을 모아 북미과장 적임자를 결정(판결)한다. 외교부는 유명환 전 장관 딸 특혜 파문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복구하기 위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고민한 끝에 이 제도를 도입키로 했으며, 이 제도가 다른 부처로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법원 “이해승 친일행위 했지만 재산 환수못해”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은 조선 왕족 이해승(李海昇·1890~1957)이 친일행위를 한 점은 인정되지만, 그가 취득한 토지는 ‘친일 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이광범)는 이해승의 손자 이모(71)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친일재산확인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해승이 한일합병 직후 취득했다 2006년 SH공사로 소유권이 이전된 서울 은평구 일대 12필지(공시지가 200억여원)에 대한 친일재산 확인 결정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시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해승이 합병 이후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식민통치에 협력한 점에 대해서는 역사적·도덕적 비난이 가능하지만, 작위를 받았다는 점만으로는 친일행위로 규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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