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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에 봐, 괴물…류현진 2014시즌 마감

    내년에 봐, 괴물…류현진 2014시즌 마감

    류현진(27·LA 다저스)이 다소 아쉽게 2014시즌을 마쳤다. 다저스는 8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승제) 4차전에서 믿었던 클레이튼 커쇼가 또 무너져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1승3패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다저스는 지난해에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2승4패로 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설욕’을 다짐한 올해였지만 이번에도 세인트루이스의 벽에 막혔다. 다저스의 시즌 종료와 함께 류현진도 예상보다 일찍 시즌을 접었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성적은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 포스트시즌에서는 지난 7일 NLDS 3차전에 한 차례 나서 6이닝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4승8패에 평균자책점 3.00, 포스트시즌 두 경기에서 1승에 평균자책점 3.60과 비슷한 성적이다. 특급 선발의 잣대인 15승 이상 작성과 박찬호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승(18승) 경신까지 기대됐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류현진은 3월 24일 애리조나와의 호주 개막 2차전에서 엄지발톱을 다쳤고 4월 28일 콜로라도전에서는 어깨뼈 부상을 당했다. 이 탓에 부상자명단(DL)에 처음 오르기도 했다. 8월 14일 애틀랜타전에서는 투구 중 엉덩이 근육통으로 다시 DL에 등재됐다.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섰다. 이 때문에 15승 도전이 무산됐다. 2차례 DL 등 모두 4차례 부상으로 몸 상태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의심을 샀지만 류현진은 복귀전마다 놀라운 투구로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NLDS 3차전에서는 24일간의 부상 공백을 무색하게 하는 빼어난 투구로 언론의 의구심을 찬사로 돌렸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3선발로 입지를 굳혔다. 현지 언론은 커쇼-잭 그레인키의 ‘원투 펀치’를 다저스의 자랑으로 꼽았으나 올해는 류현진을 포함한 ‘선발 넘버3’로 익숙하게 표현했다. 한편 커쇼는 이날도 7회 악몽에 울었다. 1차전에서 6-2로 앞선 7회에만 6실점한 데 이어 이날도 2-0이던 7회 통한의 역전 3점포를 허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가을도 그에겐 너무 잔인했다. 여기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연이은 투수 교체 실패로 도마에 올랐다. 1차전 7회 뭇매를 맞는 커쇼를 계속 기용하다 무너졌고 2차전에서는 호투하던 그레인키를 일찍 강판시켜 비난을 샀다. 3차전에서도 힘이 남은 류현진을 6회에 내렸다가 결국 졌다. 이날은 커쇼의 구위가 현격히 떨어졌음에도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물론 망가진 불펜 탓도 있지만 매팅리 감독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어 내년에는 불펜을 중심으로 다저스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또 다른 NLDS에서는 ‘가을 강자’ 샌프란시스코가 워싱턴을 3-2로 꺾고 3승1패를 기록, 챔피언십시리즈에 나가게 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모든 재산 아들에게 물려준다… ○○동에서” 어머니의 자필유서는 왜 휴지조각이 되었나

    유언자가 생전에 직접 유언장을 작성했더라도 법적 요건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았다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7일 대법원에 따르면 1956년 결혼해 5년 만에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자식을 키워 온 A씨는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걱정거리가 생겼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50대인 딸 B씨와 40대인 아들 C씨가 상속 문제로 다툴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B씨와 C씨는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다른 ‘이성동복’ 남매였다. 결국 A씨는 자녀 간의 불협화음을 막기 위해 2005년 11월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으로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장 말미에는 날짜와 주민등록번호, 이름을 직접 쓴 뒤 지장까지 찍었다. 하지만 2008년 9월 A씨가 사망한 뒤 B씨가 어머니 명의의 아파트 지분을 동생과 절반씩 공유하는 것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며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C씨는 유언장을 근거로 등기 무효를 주장했지만 B씨는 “유언장의 효력이 없다”며 맞섰다. 어머니가 ‘주소’를 정확하게 쓰지 않고 ‘○○동에서’라고 적은 게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자필에 의한 유언은 민법 규정에 따라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직접 쓰고 날인해야 효력이 있다”면서 “이 사건 유언장의 주소 부분은 다른 주소와 구별될 정도로 생활 근거지를 기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됐더라도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필 유언은 무효”라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법 “수영복 차림 여성 연예인 사진, 교도소 질서 유지에 방해”

    교도소 거실(감방)에 붙여진 수영복 차림의 여성 연예인 사진을 떼라는 지시는 정당한 교도행정이라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대전교도소 수용 중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된 한모(4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며 이같이 판단했다고 6일 밝혔다.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복역중이던 한씨는 지난 2011년 1월 교도관이 거실 벽에 붙인 수영복 차림의 여성 연예인 사진을 제거하라고 지시하자 수 차례 이를 거부했다. 한씨는 교도관들이 징벌 조사를 위해 조사거실로 끌고 가려고 하자 교도관의 멱살을 잡는 등 강하게 저항했고, 이 때문에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됐다. 1심은 사진 제거 지시와 조사거실 수용이 모두 정당했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정반대로 모두 위법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개인 취향에 따른 그림이나 사진 등을 몇 장 붙이는 것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허용해야 하며 한씨가 붙인 사진은 일간신문 등에서 오려낸 것에 불과해 교도소 내 안전과 질서를 저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사거실 수용 또한 부당하다고 결론이 났다. 대법원도 같은 결론을 냈지만 세부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사진 제거 지시가 정당하다고 봤다. 폐쇄된 공간에서 강제적으로 공동생활을 해야하는 수용자들의 환경을 고려할 때 한씨가 붙인 사진은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등 교정시설 내 질서 유지를 저해할 우려가 높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하지만 “조사거실 분리 수용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때 등에 한해 인정된다”면서 “한씨의 교도관 폭행은 위법한 직무집행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만취 동료 귀가 돕던 동료에게 1억 배상 책임

    회식 뒤 만취한 직장 동료를 집까지 바래다주다가 예기치 못하게 다치게 했을 경우라도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부장 마용주)는 박모(31·여)씨가 직장 동료였던 최모(34) 과장과 최모(31) 대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억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원고를 집에 데려다 주기로 한 이상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가거나 보호자에게 인계할 신의칙상 주의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호의를 베풀려고 했던 점 등을 고려해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박씨 등은 2012년 3월 서울 사당동에서 회식을 가졌다. 오후 11시쯤 박씨는 만취해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직속 상사인 최 과장 등도 역시 취한 상태였지만 박씨를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박씨를 업고 박씨의 거주지를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넘어지거나 주저앉으며 박씨의 머리를 계단 난간에 부딪치게 하거나 박씨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박씨는 후두부 골절 등으로 장기간 입원해야 했다. 같은 해 12월 직장을 그만둔 박씨는 소송을 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소멸시효 지났다”… 도가니 피해자들 국가배상 패소

    “소멸시효 지났다”… 도가니 피해자들 국가배상 패소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이 됐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 강인철)는 30일 인화학교 피해자 7명이 정부와 광주시, 광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화학교 교사들의 성범죄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권이 성립된 것은 늦어도 2005~2006년쯤인데 소송은 소멸시효인 5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 제기됐다”면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트라우마나 우울증 등이 발생한 것은 2011년이기 때문에 이때부터 국가배상 청구권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09년 동료 학생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2명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학교법인이나 광주시 교육감 등의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거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상해로 인정하지 않고 소멸시효가 지났다고만 판단해 유감”이라면서 “항소해 다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국가가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이 없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아쉬워했다. 피해자들은 2012년 3월 인화학교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부실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배상금 4억 4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광주지법은 인화학교 피해자들이 사회복지법인 우석과 인화학교 행정실장, 교사 등 6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당시 재판부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는 3년이지만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 대리인이 해당 사실을 알게 돼야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해 일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문화 In&Out] 도서정가제, 혁명일까 혼란일까

    [문화 In&Out] 도서정가제, 혁명일까 혼란일까

    11월 21일. 출판계에선 가히 ‘혁명’이라 불릴 만한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는 날이다. 지난 4월 말 정기국회에서 도서정가제 관련 법안(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출판계 안팎에선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돼 왔다. 대형마트에 밀려 생존권 다툼을 벌이는 동네 슈퍼마켓 못잖게 대형 온라인서점에 치여 어려움에 처한 동네서점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섣부른 기대감마저 일고 있다. 어느 순간 우리 곁에서 사라진 동네서점들이 다시 지적 사랑방 역할을 되찾도록 만들자는 움직임마저 관측된다. 하지만 반응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온라인 서점들이 “정당한 가격경쟁을 가로막는다”며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가 하면, 서점가에선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90%에 가까운 가격할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종의 재고 털어내기다. 그간 빠른 유통을 담보로 온라인서점을 출판계의 거대 공룡으로 키운 출판사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이 합심해 단독 반값 세일이나 경품 제공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려온 탓이다. 최근 온라인 서점들은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묶어 전집 형태로 할인하는 행태까지 드러내고 있다. 의식 있는 출판인들은 이번 도서정가제가 완전한 형태의 도서정가제가 아니라는 데 주목한다. 법안의 순기능이 분명 존재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다. 예컨대 선별적으로 도서정가제 적용 분야를 규정하던 공정거래법으로부터 분리하고, 정가제 적용 기간을 폐지하는 등의 조치를 혁신적 변화로 꼽지만 개정안이 신간도서를 기준으로 책값의 할인 규모를 19% 안팎에서 15% 안팎으로 끌어내린 데 불과하다는 반발도 팽배하다. 출판시장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조금 나아질 뿐 근본적으로 독자들을 다시 동네서점으로 끌어들일 동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03년 2월 시행된 ‘출판 및 인쇄진흥법’은 도서정가제를 처음 규정했지만 ‘무늬만 도서정가제’라는 비난을 들으며 오히려 출판계의 악순환을 이어왔다. 온라인서점에만 10%의 할인율이 적용되며 동네서점들은 가격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얼마 전 단박에 베스트셀러를 꿰찬 한 유명 도서는 발간 첫날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불과 80여권이 팔리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대형서점이 운영하는 온라인서점에선 1000권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예약 판매분이 포함됐다지만, 온라인 구매에서 얻어지는 할인가격이 영향을 미쳤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완벽한 형태를 지닌 도서정가제 시행국들은 출판 다양성, 저작권 해외 수출, 출판 매출 등에서 모두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무료 배송을 제한하는 프랑스의 ‘랑법’(1981년) 수준은 아니더라도, 문화 다양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적 조치를 고려할 만한 이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상속재산 분할협의 합의 해제

    판례의 재구성 17회에서는 상속재산 분할에 대해 2004년 7월 8일 대법원이 선고한 판례(2002다73203)를 소개한다. 대법원 결정의 의미와 해설, 상속재산 분할에 대해 민법 분야의 김대정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부모의 죽음 이후 남겨진 재산을 두고 형제·자매 간에 일어나는 재산 다툼. 이런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피상속인과 상속인들은 상속재산 공유 및 분할을 준비하게 된다. 보통 피상속인이 사망하게 되면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고 상속재산도 공유하게 된다.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지정분할, 협의분할, 심판분할의 방법으로 재산을 나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 때는 공동상속인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단 한 차례의 협의만으로 재산이 제대로 분할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 번 이뤄진 상속재산 분할에 대한 협의를 깨고 다시 협의를 할 수 있을까. 이 경우 앞선 협의에서 취득한 재산은 어떻게 될까에 대한 법정다툼은 계속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2004년 7월 근저당권설정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제1차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의해 토지에 관한 완전한 근저당권을 취득한 피고는 제2차 분할협의에 의해 합의가 해제되더라도 원고로부터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동상속인 가운데 한 명인 A씨는 단독으로 상속재산인 토지에 회사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완료했다. 이후 공동상속인들은 ‘A씨가 토지를 단독으로 상속받고 상속채무와 상속세를 부담하며, 나머지 공동상속인은 상속을 포기하기로 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제1차 분할협의)를 마쳤다. 그러나 이후 ‘A씨가 상속세 및 기타 상속채무를 모두 변제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분할협의(제2차 분할협의)를 했다. A씨가 상속채무를 갚지 않자 공동상속인들은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 상속인 명의로 한 것이므로 무효”라며 말소해 줄 것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대한주택보증은 ‘근저당권설정등기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A씨의 상속분 범위에서는 유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공동상속인들은 “제1차 분할협의는 제2차 분할협의에 의해 소멸됐고,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한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제1차 분할협의의 내용을 수정하는 제2차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내부관계에서만 채권적 효력이 있을 뿐”이라며 “물권적 효력이 인정된다고 해도 제1차 분할협의에 의해 근저당권을 취득한 피고는 민법 제1015조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제2차 분할협의에서의 합의로써 피고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우선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계약’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계약의 성질을 가지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에 의해 해제될 수 있다. 협의가 해제되면 공동상속인 전원은 다시 새로운 분할협의를 할 수 있다”며 “협의에 따른 이행으로 변동이 생겼던 물권은 당연히 그 분할협의가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즉 공동상속인 전원이 합의해 협의를 무효로 하면 협의에 따라 이뤄졌던 물권도 이전 상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계약이 해제돼 원상태로 돌아가도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민법 제548조 제1항의 단서 규정이 적용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제1차 분할협의에 의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완전한 근저당권을 취득한 피고는 그 분할협의에 의해 생긴 법률 효과를 기초로 제2차 분할협의에 의해 합의해제되기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근저당권 취득)를 가지게 된 자에 해당한다”며 “원고들은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상속재산 분할은 계약… 거래의 안전 보호해야 이전 계약 해제돼도 물권 변동은 원상태로 복귀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상속재산 분할은 계약… 거래의 안전 보호해야 이전 계약 해제돼도 물권 변동은 원상태로 복귀

    여러 명의 상속인이 공동으로 상속한 재산은 상속인의 공유(민법 제1006조)에 속하므로 상속인은 개개의 상속재산에 대한 공유지분을 자유롭게 양도하거나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민법은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해 공유물 분할에 관한 일반원칙인 제269조의 규정을 준용(제1013조 제2항)하는 한편 상속의 특성을 고려해 특별 규정을 두고 있다. 이 판결(2002다73203)에서 대법원은 “상속재산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계약이므로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에 의해 해제될 수 있으며,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해제되면 공동상속인 전원은 다시 새로운 분할협의를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공동상속인 전원에 의해 합의해제되면 그 협의에 따른 이행으로 변동이 생겼던 물권은 당연히 그 분할협의가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 경우에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적용된다”며 “이에 따라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합의해제되기 전의 분할협의로부터 생긴 법률 효과를 기초로 해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고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 이전에도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합의해제가 가능함을 전제로 한 판결은 있었으나 이에 대해서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은 이 판결이 최초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법 제548조 제1항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해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판결에서 문제가 된 법률적 쟁점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쟁점은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법적 성질이다. 판결에서는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법적 성질을 ‘일종의 계약’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는 민법 제1015조에 의해 그 효력이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소급하므로 제186조(법률행위에 의한 등기)가 아니라 제187조(법률의 규정에 의한 등기)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85누7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상속인 간 분할의 합의를 필수적 요건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를 매매나 증여와 같은 물권변동의 원인행위인 채권계약과 법적 성질이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넓은 의미에서 계약이라 함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성립하는 법률행위’를 의미하므로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의한 물권변동의 효력은 법률의 규정에 의해 ‘상속이 개시된 때’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공동상속인의 합의된 분할 의사의 효력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일종의 계약’에 해당한다고 본 판결의 입장은 타당하다. 두 번째 쟁점은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계약관계를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채권자의 일방적 의사 표시를 의미하는 ‘계약해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으나 일본의 판례는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그 성질상 협의의 성립과 동시에 종료되고, 그 이후에는 채무를 부담한 상속인과 다른 상속인 사이에 채권·채무 관계가 남을 뿐이라고 보고 있다. 분할협의의 일방적 해제를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일방적 해제 가능성이 쟁점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결은 이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에 관한 판례의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사견으로는 분할협의에 의해 단독으로 상속한 상속인이 부담한 채무를 불이행한 경우에는 다른 상속인이 일방적으로 분할협의를 해제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일방적 의사 표시에 의해 계약관계를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해제는 쌍무계약에서 당사자의 형평을 위해 인정되는 제도라는 점, 현행 민법의 해석상 부담부증여도 쌍무계약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는 점, 공동상속인의 1인이 단독으로 상속하되 그 1인이 상속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쌍무계약의 성질을 가지는 부담부증여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세 번째 쟁점은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대한 합의해제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법적 성질을 계약으로 볼 수 있다면 그 계약을 합의해제하는 것 역시 계약의 성질을 가진다. 합의해제의 효력에 대해 일방적 계약해제의 효력에 관한 민법 제548조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긍정하는 것이 통설적 견해다. 이런 통설·판례의 입장에 따르면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른 이행으로 발생한 물권변동은 소급적으로 무효가 돼 거래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물권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합의해제에 대해서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정리하면 이 사건에서 공동상속인의 합의해제(제2차 분할협의)에 의해 제1차 분할협의는 소급적으로 소멸한다. 이에 따라 제1차 분할협의에 따른 물권변동은 무효가 돼 그 분할협의가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하게 된다. 다만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적용돼 제1차 분할협의에 의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완전한 근저당권을 취득한 피고는 그 분할협의에 의해 생긴 법률 효과를 기초로 제2차 분할협의에 의해 합의해제되기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근저당권 취득)를 가지게 된 자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원고들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하는 피고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며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 김대정 교수는 ▲성균관대 법학박사 ▲전북대 법과대학장 ▲한국민사법학회 부회장 ▲대법원 판례심사위원회 조사위원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 제3분과위원장
  • [씨줄날줄] 디지털 흔적과 사이버 망명/정기홍 논설위원

    인터넷 공간이 ‘사이버 망명’으로 시끌벅적하다. 검찰이 허위사실 유포를 상시 모니터링한다고 하자 해외 사이트로 계정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다. 검찰의 결정은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몇 년 전 보안이 좋다고 알려진 구글의 G메일로 피난했던 현상과 비슷해 보인다. 검찰은 “메신저 등 사적공간은 대상이 아니고 피해자가 고소·고발하거나 악성 내용을 최초 게시한 경우만 해당된다”며 선을 그었지만 여진은 크다. 사이버 망명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정부가 2007년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 해외 사이트로의 도피 행렬이 있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익 효과도 미미하다”며 위헌 결정을 한 뒤 논쟁은 잦아들었다. 2008년 금융위기 원인과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미네르바 사건’ 때와 2009년 검찰이 MBC PD수첩 작가의 메일을 공개했을 때도 현상은 비슷했다. 인터넷 공간은 두 얼굴의 특성을 지닌다. 익명에 편승해 오프라인보다 더 과격하고 예리한 경우가 적지 않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사이버 왕따’나 연예인 최진실씨의 자살에서 보듯 근거 없는 사생활 폭로가 대표적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의 ‘뇌송송 구멍탁’(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뜻)은 불안 심리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십조원 자금을 세탁했다’는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한 7명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악의적”이라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담뱃값과 지방세 인상 논란이 지속되면서 ‘다음달에 교통범칙금이 대폭 오른다’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이 “관련법 개정 없인 불가능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인터넷 공간에서 풍문은 해명을 내놓아도 이처럼 급속히 번져간다. 하지만, 의도된 거짓 글을 일망타진하되 당국의 점검은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좋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체포된 용의자의 휴대전화를 영장 발부 없이 수색하는 것을 위헌’이라고 판시한 데서 보듯 사적인 것이 중시되는 추세다. 인터넷 공간엔 정제되지 않은 주장들이 난무하지만, 집단지성도 엄연히 자리한다. 한국이 세계 첨단기술과 제품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깐깐한 ‘한국의 아줌마’가 얼리 어답터로 주목받는 게 여기서 나온 것 아닌가. 혹여 사이버 망명 사태가 소수 권력자를 감시하고 정부의 잘못을 꼬집는 인터넷 공간 시스템마저 무너뜨릴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33년 걸린 진실… 다시 찾은 미소

    33년 걸린 진실… 다시 찾은 미소

    “당연한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너무 먼 길을 돌아왔네요. 재판정에서 거짓말만 하던 검사와 그런 검사 편에 섰던 판사들에 맞서 격정적으로 싸워 주신 노무현 대통령님이 많이 그립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1980년대 부산 지역 최대 공안사건으로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이른바 ‘부림사건’의 피해자 5명이 33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5일 이진걸(55)씨 등 5명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1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부림사건 관련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재심에서 계엄법 위반 및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이 확정된 적은 있지만 핵심 죄목인 국보법과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것은 처음이다.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사건 당시 모진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범죄자 낙인이 찍힌 채 살아온 이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무고한 피해자들을 변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호석(58)·설동일(58)·노재열(56)·최준영(62)씨도 이날 이씨와 함께 억울하게 덧칠됐던 죄목을 깨끗이 털어 냈다. 이들은 1981년 부산에서 공부 모임을 가장해 이적 서적을 소지하고 북한 체제를 찬양·고무하는 한편 계엄령으로 금지된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 등으로 공안 당국에 영장 없이 체포돼 불법 감금과 고문을 당했다. 이들을 포함한 대학생, 교사, 회사원 등 모두 22명이 체포됐고 19명이 기소돼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고 1983년 형이 확정됐다. 이후 피해자 가운데 11명이 1999년 재심을 청구했고, 이씨 등 5명이 두 차례의 재심 끝에 마침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은 지난해 말 개봉해 113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재심 사건의 변론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정재성(54) 변호사가 이끌었다. 영화 속 국밥집 아들 ‘진우’의 모델이 된 송병곤(56)씨는 현재 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 중 재심을 신청하지 않으신 분도 있고 2009년 재심에서도 일부 명예가 회복되지 못한 분들도 계시는데 이번 확정 판결에 따라 추가로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음란물 속 교복 착용만으로 청소년 성보호법 적용 못해”

    청소년인지 아닌지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등장인물이 교복을 입고 음란 행위를 한 영상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4일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34)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성범죄 재발 방지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등장인물이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때만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며 “등장인물이 다소 어려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2012년 8월 교복 차림의 여성과 성인 남성이 성행위를 하는 음란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가 기소된 박씨는 “촬영 장소가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모텔이고 몸에 과도한 문신이 있어 동영상에 등장한 여성을 아동·청소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1, 2심 재판부는 “일반인은 해당 여성을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co.kr
  • 법원 “남편의 지나친 야동 시청은 이혼 사유”

    남편의 지나친 성인용 동영상 시청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정용신 판사는 부인이 남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이들은 2010년 4월 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평소 신앙심이 깊었던 여성은 일본으로 선교 활동을 다녀온 이 남성이 독실한 신자라고 여겨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이 몰래 성인용 동영상을 자주 본다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실망했다. 자주 다투기 시작한 이들은 상담을 받아봤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참다못한 부인은 결혼 2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정 판사는 “독실한 종교인 생활에 어긋나는 남편의 지나친 성인용 동영상 시청과 이들의 성관계 동영상 촬영 등으로 혼인 관계가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뉴스 플러스] ‘경찰 실수로 제보자 노출’ 국가 배상 판결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원정숙 판사는 경찰에 시동생의 범죄 사실을 제보한 것이 노출돼 피해를 당한 여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1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해 2월 시동생의 범죄 사실을 경찰에 제보하며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 중 시동생 측 변호인이 수사기록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제보자가 형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원 판사는 “수사기관은 제보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사생활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 여성의 정보가 공개되도록 했으므로 국가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 현대車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 또 인정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또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마용주)는 김모씨 등 253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현대차 소속으로 인정되거나 현대차에 직접 고용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직접 생산공정뿐 아니라 생산관리 등의 간접 생산공정 부문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현대차가 사용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전날 같은 법원 민사합의41부가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934명에게 내린 판결과 같은 취지다. 재판부는 193명은 직접 고용 관계를 인정해 이미 현대차 소속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바뀐 파견근로자법의 적용을 받는 52명은 근무 기간이 2년이 넘었기 때문에 현대차가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밀린 정규직 임금 및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174억원 중 81억원을 인정했다. 이로써 법원은 이틀 동안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179명을 현대차 소속으로 인정하고 밀린 정규직 임금 등 31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시론] 보호수용 도입, 편법적인 징역형의 연장일 뿐이다/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보호수용 도입, 편법적인 징역형의 연장일 뿐이다/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과거에 ‘보호감호’라는 제도가 있었다.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범죄자에 대해 징역형 복역 후에 최장 7년까지 다시 구금하는 것이었다. 그 목적은 위험한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한다는 것인데, 실제 보호감호의 집행 현실은 징역형과 전혀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처벌이라는 비판에 시달리다가 결국 2005년에 여야 정당의 합의로 폐지됐다. 9년이 흐른 지금, 법무부는 보호감호제의 이름을 ‘보호수용’이라고 바꿔 재도입하겠다며 근거 법률을 입법예고했다. 인권침해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과거의 보호감호제보다 대상자의 범위를 축소해 살인과 성폭력범죄자로 그 대상을 한정하고, 접견이나 전화통화 등 구금생활 중의 처우를 개선하고 재범의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사회복귀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시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니 과거의 보호감호제와는 다른 제도라고 강변한다. 접견이나 전화통화의 혜택을 징역형 재소자보다 더 많이 주고 작업에 대한 보상금을 더 많이 지급한다고 해서 보호수용이 징역형과 차별화된 제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 흔히 보안처분의 일종인 보호수용과 형벌은 법 형식상 다른 제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보호수용의 목적은 실제 형벌의 목적과 같다. 보호수용은 전면적인 자유박탈, 즉 구금을 내용으로 하는 형사제재로써 재범방지의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징역형과 본질상 동일하다. 보호수용의 경우에 징역형 집행보다 생활상의 혜택을 조금 더 부여하는 것으로 보호수용과 징역형의 본질적 동일성이 부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독일 형법의 보호감호에 대해 유럽인권재판소는 2009년 판결에서 보호감호는 자유박탈이라는 점에서 형벌과 실제로 동일하고, 보호감호의 집행목적도 형벌목적과 중첩되며, 실제 집행에서도 징역형과 차별화된 처우가 없다는 점에서 유럽인권협약에서 규정한 ‘형벌’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보호수용은 결국 징역형의 편법적인 연장이며 따라서 이중처벌인 셈이다. 법무부는 단순히 범죄자를 장기간 격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획기적인 교정 프로그램을 시행해 범죄자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추구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보호수용에서 획기적인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교도소에서 먼저 시행할 생각은 왜 안 하는 것일까. 현재 교도소의 교정교화 프로그램은 열악하다 못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징역형 복역 중에 이렇다 할 교정 프로그램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채로, 재범의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재차 구금하면서 그때 가서 ‘획기적인’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 교도소를 바꾸는 게 먼저다. 진정으로 범죄자의 교정교화를 고민한다면 징역형 집행 단계에서 효과적인 교정교화 처우를 실시해야 하는 것이지, 보호감호라는 이름으로 편법적으로 징역형을 연장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보호감호 재도입을 반대하는 것이 마치 치안불안을 방관하는 무책임한 주장인 양 오해돼서는 곤란하다. 위험한 범죄자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보호수용이라는 추가적인 형사제재를 부활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징역형 집행의 과감한 개혁, 즉 징역형 행형단계에서 전문적이고 효과 있는 교정교화 처우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범죄를 유발하는 사회적, 경제적 현실에 눈을 돌려 범죄자에 대한 직업 알선이나 갱생보호 프로그램 등 범죄자가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한 노력을 등한히 한 채로, 보호감호라는 이름으로 범죄자를 장기간 격리하는 데에만 몰두한다면 이는 범죄자의 교정교화라는 국가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서는 재범방지라는 형사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다. 보호수용 재도입은 오직 억압적인 구금과 격리를 통해 국가형벌권의 확장을 추구하는 위험한 정책일 뿐이다.
  •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인정 “2년 이상 파견돼 현대차 지휘받아 인정”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인정 “2년 이상 파견돼 현대차 지휘받아 인정”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 소속돼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차 정규직으로 인정되는 길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정창근)는 18일 강모씨 등 994명이 현대차와 사내하청업체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들이 현대차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소속 사내하청업체가 아닌 현대차로부터 업무 지휘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누가 근로의 지휘·명령권을 행사했는지를 따져 노사 간 근로계약 관계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현대차는 (직접 고용한 직원뿐 아니라)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에도 적용되는 안전보건관리 표준 등 구체적인 업무표준, 감독 지침을 제정해 시행했다”며 “또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 중에서 모범사원을 선정하고, 현대차 노조의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면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까지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사내하청업체가 아닌 현대차의 지휘를 받은 파견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파견 근로자의 경우 실제 일을 한 사업장에서 2년을 초과해 근무하면 직접 고용을 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며 “원고들은 2년 이상 파견돼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현대차는 이들을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표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원고인 이들 근로자는 현대차 공장에서 다른 현대차 소속 직원들과 함께 일하지만 근로계약은 사내하청업체와 체결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현대차에 소속된 정규직 근로자들에 적용되는 고용 안정 등에 관한 단체협약·취업규칙에서 일부 배제됐다. 하지만 2010년 7월 대법원에서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최병승씨 등이 낸 소송에서 이 같은 차별적 처우의 위법성을 인정,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대차와의 직접 고용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원고들은 “사내하청업체가 아닌 현대차에 고용된 근로자임을 확인하고 밀린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파견근로자보호법은 ‘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계속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또 현대차에 신규 채용돼 이미 직접 고용 관계가 이뤄진 40명의 소송을 각하하고 나머지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을 적용한 체불 임금을 달라는 원고들의 청구에 대해서는 전체 585억원 중 231억원만 인정했다.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인정 소식에 네티즌들은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인정, 결론내려졌네”,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인정, 무늬만 하청 없어지겠네”,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인정, 또 어떤 꼼수가 생겨날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전띠 미착용도 보험금 전액 지급”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난 경우 상해·사망 보험금을 감액 지급하도록 한 보험 약관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박모(43)씨가 “안전띠 미착용을 이유로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을 감액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법상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人)보험’은 피보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더라도 고의적인 사고가 아니라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가입한 자기신체사고특약은 인보험의 일종이고, 박씨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고의적인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2009년 9월 충남 당진군 인근 도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가 도로 옹벽과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정차해 있다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뒤따라 오던 차량에 추돌당해 중상을 입었다. 박씨는 흥국화재가 ‘운전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금의 20%를 감액한다’는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을 줄이려 하자 소송을 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문화 In&Out] 책을 켭시다?

    출판시장의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은 닮은 듯 닮지 않았다. ‘포식자’로 불리는 아마존은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 상거래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킨들, 파이어폰 등 디지털 기기로까지 범위를 넓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반면 반스앤노블은 1873년 찰스 M 반스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소규모 서적회사로 문을 열었다. 1971년 서적교환소를 운영하던 레오나르도 리지오가 이곳을 인수했고, 1980년대 이후 출판시장 쇠퇴를 기회 삼아 오히려 급성장했다. 뉴욕 등에 잇따라 초대형 서점을 열면서 1000여곳의 체인 서점을 힐링공간으로 마케팅했다. 아마존과 맞짱을 뜬 것은 1997년. 독일 베텔스만과 함께 온라인서점인 반스앤노블닷컴을 열었다. 일단 1라운드에선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이 반스앤노블의 누크에 압승하며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 반스앤노블은 올 상반기 디지털 기기 사업 철수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시 반스앤노블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태블릿을 개발, 시장에 내놓으면서 지금은 전세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진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이용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책 시장 규모는 5838억원으로 전체 도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이다. 세계 수준(13%)에 비해 크게 낮지만 향후 5년 내 전자책이 종이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일반 독자들의 응답은 절반에 육박한다. 실제로 지난달 창비 등 국내 출판사 25곳은 종이책과 디지털 서비스를 연계하는 융·복합 통합 서비스 ‘더책’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종이책 판매가 주를 이뤘던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들은 전자책을 종이책처럼 낱권 판매하는 것은 물론 연간 회원제 가입을 통해 권수에 상관없이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 킨들의 핵심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출판시장)에선 2016년까지 독자 2명 중 1명이 어떤 형태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포함한) 전자책 단말기를 이용해 책을 읽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자책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 속에서 출판인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건 출판시장의 교란이다. 외국의 사례처럼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서점의 낮은 가격정책(9.99달러)이 문제가 되기보다 무료 콘텐츠 난립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국내 음원시장의 불법 다운로드와 맥락이 비슷하다. 문제는 이를 온라인 서점들이 부추긴다는 것이다. 최근 한 국내 온라인 서점은 ‘금주의 무료 이(e)북’ 등 판촉행사를 통해 무료로 전자책 콘텐츠를 내려받게 한 뒤 이를 종이책 판매 순위와 합산해 종합순위를 매겨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기존 출판계는 ‘변종 사재기’라며 반발했으나, “전자책 저변 확대를 위한 취지였다”는 옹색한 변명만 나왔다. 출판계에서 ‘문화 지체’를 언급하는 동안 전자책 시장이란 현실은 너무 성큼 다가와 있는 듯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ICJ “중단” 판결에도… 고래잡이 하겠다는 日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을 무시하고 남극해 고래잡이를 계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에서 2015년도 이후 남극해에서의 ‘조사 포경’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오는 11월까지 새로운 조사계획을 마련한 뒤 IWC 과학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ICJ 재판부는 일본이 남극해에서 ‘조사 포경’을 명목으로 행하는 고래잡이에 대해 ‘과학적 조사 목적’이 아니라고 판시하고 중단을 명령했다. 이후 처음 열리는 IWC 총회에서 일본이 조사 포경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ICJ의 판결 취지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포경 반대 국가인 뉴질랜드는 일본의 남극해 포경을 어렵게 만드는 내용의 결의안을 IWC 총회에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IWC는 1986년부터 상업적인 목적의 포경을 금지해 왔으며, 연구를 목적으로 한 포경은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고 있다. 일본은 고래 개체 수를 유지하기 위한 과학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고래잡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포경에 반대하는 국가나 단체들은 상업적인 포경에 대한 변명일 뿐이라고 비난해 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中서 부는 한류 바람… 이번엔 어린이책이다

    中서 부는 한류 바람… 이번엔 어린이책이다

    중국발 한류 훈풍이 어린이책 시장에도 불고 있다. 국내 어린이책을 향한 중국 출판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국제도서전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들(전체의 70%가 어린이책 출판사)의 저작권 상담 건수는 2010년 1300건에서 올해 1665건으로 5년 사이 28% 급증했다. 예상 계약액도 2010년 334만 달러에서 올해 389만 달러로 16% 늘었다. 초등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중국에서 인기를 끈 예림당의 고은정 국제업무팀 대리는 “중국, 타이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국 도서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중국은 출판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서도 한국 아동 신간이 나오면 온라인 서점, 출판사 홈페이지로 검색해 발빠르게 문의해 온다”고 말했다. 일부 인기 책은 여러 출판사들이 불꽃 튀는 판권 경쟁을 벌인다. 비룡소의 ‘물들숲 그림책’(전 8권) 시리즈는 중국 출판사 10곳에서 판권을 서로 사가겠다고 맞붙었다. 지난해 어린이 심사위원이 뽑아 화제를 모은 스토리킹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갓 데뷔한 신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출판사 4곳이 판권을 놓고 경합했다. 웅진주니어가 지난해 펴낸 ‘어린이 행복수업’(전 4권) 시리즈도 10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출간 의사를 밝혀 왔고,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자연 관찰’(전 20권) 시리즈도 모셔가기 경쟁이 벌어졌던 책이다. 문학동네가 지난해 펴낸 ‘시간가게’는 국내에서 출간된 지 한 달도 안 돼 중국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들어온 경우. 계약이 완료된 뒤에도 판권 구매 요청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중국 쪽 관심이 뜨거운 작품이다. 이달 말 중국 시장에 선보일 ‘코끼리 아저씨와 백 개의 물방울’(문학동네)도 4~5곳의 출판사에서 사겠다고 나섰다. 중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어린이책은 수학, 과학, 생태, 교양 등 논픽션과 지식그림책 시리즈가 주류를 이룬다. 최숙희, 황선미, 이수지 등 국내외에서 지명도가 높은 작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학습서 위주로 국내 도서를 탐식하던 경향도 요즘은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논픽션이 인정을 받으면서 동화나 그림책 등 우리의 순수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것. 박수진 비룡소 저작권부 차장은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순수 아동문학은 해외 출판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엔 한국 대표 아동문학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출판사들 가운데는 ‘이러이러한 책을 찾는다’며 아예 기획출판을 제안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국내 도서를 중국 시장에 소개하는 에이전시량의 최정림 실장은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분야에서는 학습만화, 유아 쪽에서는 유아 지능개발 도서 위주였던 것이 최근에는 바른 습관을 키워주는 인성동화, 자기계발 동화 등으로 관심 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자체 확보한 중국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한 가정 두 자녀’를 허용하면서 어린이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호재도 있다. 지난 5월 미국 출판전문잡지 퍼블리셔스위클리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부터 전국 40만개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정책의 하나로 초등학생들에게는 창의력 향상을 위해 숙제와 시험을 줄이고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독서, 교육 자료를 읽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해외 출판사들엔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아동 출판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기준 중국의 16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3억 7000만명으로, 아동 출판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34%로 전체 출판 시장 성장률(11%)의 3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출판 시장 분야별 점유율을 봐도 사회, 과학기술, 언어, 생활 등은 일제히 전년 대비 하락한 반면, 아동은 16.5%로 전년 대비 가장 큰 폭(1.25%)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는 교재(25.2%)로 전년 대비 1.08% 성장했다. 박 차장은 “국내 아동 시장만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출판사들이 내수용을 넘어 아예 중국에서도 팔리는 기획을 하자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우수도서를 집중적으로 받아들이는 중국 출판시장은 최근 자국 콘텐츠 개발 및 작가 키우기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해외사업부(중국 담당)의 김경원씨는 “현재는 한국 어린이책 시장의 중국 진출이 정점에 올라 있지만 한순간에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할 수 있는 해법은 그들 취향에 맞춘 우수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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