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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인 19명 살해 후 히죽 웃던 우에마쓰에 1심 “사형

    지적장애인 19명 살해 후 히죽 웃던 우에마쓰에 1심 “사형

    일본 법원이 지난 2016년 7월 지적장애인 보호 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19명을 살해한 우에마쓰 사토시(30)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요코하마 지방재판소는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 시에 있는 지적장애인 보호시설에서 19명을 숨지게 하고 직원을 포함해 26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우에마쓰의 1심 선고 공판을 지난 16일 열어 이같이 판결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오누마 기요시 재판장은 “19명의 인명을 앗아간 이번 사건은 다른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심대한 결과를 낳았다”고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에마쓰는 진작부터 어떤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혀 머지 않아 교수형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그는 2016년 7월 26일 새벽에 자신이 한때 일했던 장애인 보호시설 ‘쓰쿠이 야마유리엔’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잠든 장애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곧바로 경찰에 자수했다. 재판 과정에 우에마쓰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장애인은 불행을 낳는다”고 말하는 등 장애인 차별 주장을 반복해 큰 비난을 샀다. 그의 변호인들은 피고인이 대마초에 의한 정신장애 상태에서 범행해 형사책임을 따질 수 없다며 무죄라고 강변하는, 상식 밖의 변론을 했다. 피고인이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일하면서 편견을 키운 것으로 판단한 검찰은 정상적인 심리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도 검찰의 논고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근무 경험 등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면서 면책 근거가 될 수 있는 ‘병적(病的)인 사고(思考)장애’에 따른 범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의 난동은 일본에서 장애인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19세부터 70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장애인들이 희생됐는데 가족들은 피해자 신원이 드러나길 꺼려 했다. 재판 전에 19세 소녀의 어머니가 딸의 이름을 미호라고 공개한 것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그 어머니는 공영 NHK 방송 인터뷰를 통해 “어떤 극형도 너에겐 가볍다.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발 소중한 내 딸을 되돌려달라. 넌 아직도 살아있다. 이건 공평하지 않다. 잘못 됐다. 난 교수형을 요구한다”고 울부짖었다. 우에마쓰는 범행 몇 달 전 일본 의회에 편지를 보내 당국이 허가하면 470명의 중증 장애인을 살해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말도 남겼다. “난 일본이 장애인들을 안락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그는 얼마 뒤 병원에 강제 입원했지만 2주 뒤 퇴원해 범행을 저질렀다. 끔찍한 범행만으로도 큰 충격을 일본 열도에 끼친 그는 체포된 뒤 경찰차 안에서도 히죽히죽 웃어대 공분을 낳았고, 그 뒤 재판 과정에도 뉘우치거나 회개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내 살해 후 아파트서 투신 60대 항소심도 징역 15년

    아내 살해 후 아파트서 투신 60대 항소심도 징역 15년

    재판부 “양형 부당하지 않다”아내가 암 수술을 한 뒤 받은 보험금으로 아파트 전세를 마련한 뒤 시어머니 부양 문제 등의 갈등으로 다투다 아내를 살해하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6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2심 법원은 1심 재판부의 양형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6)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암 수술을 받은 A씨의 아내 B(59)씨는 그해 5월 강원 강릉의 한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혼자 생활했다. 이로 인해 A씨의 노모는 홀로 지내게 됐고, A씨는 부양 문제 등으로 아내 B씨와 갈등이 생기면서 말다툼도 잦아졌다. A씨는 지난해 6월 강릉 아파트에서 아내 B씨에게 ‘전세금은 어떻게 구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화가 난 B씨가 ‘암 수술로 받은 보험금인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순간적으로 격분한 A씨는 아내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아파트에서 스스로 뛰어내렸다. 당시 중태에 빠졌던 A씨는 회복 후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로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시어머니 부양과 경제권 문제로 갈등을 겪다 돌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고, 자책감에 스스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등 남은 생을 후회와 고통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동킥보드 최고속도 25㎞ 제한은 합헌”

    “전동킥보드 최고속도 25㎞ 제한은 합헌”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를 시속 25㎞로 제한한 현행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전동킥보드 최고속도 제한 기준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사용하던 전동킥보드가 고장 나자 새 제품을 구입하려 했다. 그러나 2017년 8월 1일부터 시행된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에 따라 최고속도가 시속 25㎞ 이하로 작동하는 전동킥보드만 구매할 수 있게 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기존에 사용하던 전동킥보드는 최고속도 제한 기준이 없을 때 제조된 것으로 시속 45㎞까지 주행이 가능했다. A씨는 “제한속도 없이 전동킥보드를 사용할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침해되고 차도에서 다른 차량보다 느린 속도로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아져 신체의 자유도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최고속도 제한 기준을 둔 취지는 소비자의 위해를 방지하고 도로교통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가 시속 25㎞보다 빨라지면 운행자의 낙상 가능성과 사고 발생 시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고 판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팔자 고쳐줄게” 10년간 7억 가로채 도박한 사이비 무속인

    거액의 제사 비용을 받아 도박자금으로 쓴 사이비 무속인에게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2단독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12월 26일 지인인 B씨에게 “당신은 사주팔자가 강해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속여 비용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후로도 가공의 인물인 ‘광령할머니’와 ‘선사’ 등을 통해 제사를 지내야 한다며 10년 동안 B씨 등 2명에게 416차례에 걸쳐 6억 8000여만원을 편취했다. A씨는 광령할머니가 국보급의 용한 무당이며, 자신도 절에서 제사 일을 돕고 있다고 피해자들을 오랜 기간 속여 제사 비용과 축원비,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지속해서 금품을 가로챘다. 그는 이렇게 받은 현금을 경마 등 도박자금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에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제사는 단 한 차례도 지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경마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7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했다”며 “피해 보상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동종 전과가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또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교통사고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In&Out] 대학출판 저작권 해결, 지금이 적기다/김명환 대한출협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장

    [In&Out] 대학출판 저작권 해결, 지금이 적기다/김명환 대한출협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장

    코로나19로 사회가 온통 얼어붙었다. 각급 학교가 문을 닫고 도서관은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프로 스포츠 경기마저 중단됐다. 경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장기침체가 우려된다. 그야말로 국가 위기의 시간이다. 위기 속에선 그전부터 존재했던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거나, 평소 불가능했던 일이 풀려 위기 극복을 돕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기회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이상문학상의 부당한 저작권 침해 탓에 수상 거부가 벌어지고 한 젊은 작가가 절필하고 문단을 떠나기까지 했다. 몹시 마음 아픈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사건을 바라보는 정부나 언론, 일부 이해 당사자들이 저작자와 출판계를 대립관계로만 보는 시각도 이에 못지않게 뼈아프다. 저작권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각종 폐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증폭되고 있다. 대학 쪽을 살펴보자. 전국 대학은 2~3주 연기된 개강을 하더라도 동영상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가피한 예방 조치이지만, 감염병 확산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으면 4월 총선까지 수업 파행이 계속될 듯하다. 사회적 재난을 정치에 악용하는 행태가 극심한 터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지 않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대학들은 동영상 강의 등을 위해 온통 부산하며, 대학 당국은 관련 매뉴얼 등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는 언급되지 않는다. 원격대학에서 제공하는 기초적인 저작권 교육 지침조차 거의 공지하지 않으며, 동영상 제작 등 기술적 정보 제공에만 급급하다. PPT 자료가 교재를 대체하며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은 오프라인 강의든 온라인 공개강좌든 예전부터 만연해 왔다. 그러나 전체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상황에서 아예 교재 본문편집 파일을 넘겨 달라는 요구마저 많다니 저작권 존중은 사치로 취급당하는 꼴이다. 불법복제로 인한 출판시장 피해가 작년 약 484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전면적인 비대면 수업 탓에 피해가 급증할 것이다. 정부는 피해 구제 방안이나 보상을 논하는 일도 해야 하지만, 실상을 바라봐야 한다. 불법복제 등 저작권 침해가 커지면 그 피해는 누가 입는가. 당연히 저자와 출판사에 똑같이 피해가 간다. 저자와 출판사의 대립구도가 아니다. 일부 출판사의 불투명한 경영을 빌미로 현실을 호도해서는 곤란하다. 저작자의 피해가 초래할 창조적, 지적 활동의 위축은 결국 사회 전반의 지적 빈곤과 출판산업 쇠퇴로 이어진다. 그 공백이 방치되거나 해외 창작물이 메울 때 사회적 비용은 증가한다. 문화·학술 정책을 통해 코로나19를 계기로 불거진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대학가의 고질적 불법복제 등 일상이 된 저작권 침해 행태와 저작권법 관련 제도를 전면 정비해야 한다. 저자, 출판계, 대학, 독서계가 상생하는 건강한 문화 생태계로 가는 길이다.
  •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경찰청이 1년에 두 번 배포하는 ‘중요 지명피의자’ 공개 수배 전단에는 단 20명만 이름을 올린다. 한 해에만 수천명에 달하는 범죄자 중에서도 신속한 검거가 필요한 이들이다. 살인이나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의자 외에 경제사범도 적지 않다. 피 튀기는 잔혹한 사건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다수고 금액도 수십억원대 이상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국동헌(범행 당시 33세)씨도 그중 하나다. 국씨는 2016년부터 매년 중요 지명피의자 명단에 올랐다.●납품대금 독촉하자 사라져 버린 범인 2013년 9월 인천 삼산경찰서에 이례적인 사건이 접수됐다. 한 무역회사가 “계약 대금을 주지 않았다”며 석유 수입사를 고소한 것이다. 고소인이 주장한 피해 금액은 약 16억원. 아파트 단지만 있는 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규모의 사기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사건은 그해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역회사 대표 K씨는 해외에서 석유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 ‘A오일’과 계약을 맺었다. A오일이 싱가포르산 경유를 수입해 한 유류업체에 공급한 뒤 돈을 받으면 이를 K씨 회사에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K씨 회사는 사업 다변화를 위해 유류업체 등에 석유를 공급하려고 했는데, 정부의 수출입업 허가가 떨어지지 않자 A오일을 앞세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A오일은 2011년 2월 석유 수출입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인천에 사무실을 두고 석유를 수입해 국내 정제업자와 대리점 등에 판매하는 이 회사에 국씨가 있었다. 대표(서모씨·당시 33세)가 따로 있었지만 국씨는 K씨 회사와의 계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가 실질적 대표”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되는 듯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회사가 해당 유류업체에 정상적으로 석유를 공급한 기록이 있고, 이 업체 역시 A오일에 돈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 이후 돈도, 사람도 자취를 감췄다. K씨는 당시 경찰 진술에서 “A오일 측에서 16억원가량을 받기로 했는데 몇 달간 독촉해도 돈을 주지 않았다. 국씨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 누구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씨와 대표 서씨 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조사를 시작했지만 일찌감치 잠적한 일당은 쉽게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사 사무실과 서씨의 거주지가 있던 인천은 물론 국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등 서류상 주소지를 다 뒤졌으나 아무런 실마리도 없었다. 경찰은 “잘 운영되던 회사도 갑자기 경기 악화로 부도가 나면 대금을 갚지 못해 도주하는 일이 생긴다”면서 “고소인 진술 외에는 어떤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은 같은 해 12월 무렵 기소중지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수수료도 받지 않고 A오일이 K씨 회사와 계약을 맺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 사건의 밑그림도 그리지 못한 채였다. ●세금 안 내도 법망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후 수상한 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때 국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이미 별건으로 수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혐의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알고 보니 국씨 등은 K씨에게 돈을 주지 않은 것 외에도 그간 석유를 수입해 팔면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단 한 번도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원인을 알려면 유류 사업자에게 매기는 세금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재 지방세의 하나인 자동차세는 ‘소유분’과 ‘주행분’으로 나뉘는데, 소유분은 말 그대로 차량 소유자가 내는 것이다. 주행분은 다르다. 주행분 자동차세의 납세 의무자는 정유회사 및 유류 수입자다. 휘발유, 경유, 대체유류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의 일종인데 지방세지만 지방재원으로 집행되지 않고 유가보조금 등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유류 사업자가 석유를 들여올 때 이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유예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관련법에 따라 국세인 교통세, 관세는 세관에 납부해야만 보세구역에서 물품을 반출할 수 있다. 반면 지방세인 주행분 자동차세는 통관 이후 일정 기간 납부 여유를 주고 있다. 수입업자는 수입 신고일로부터 15일 이내, 정유업자는 반출 다음달 말일까지다. 특히 과거에 주행분 자동차세는 수입 물품의 통관 항만과 관계없이 모두 특별징수의무자인 울산시로 들어갔다. 그 뒤 울산에서 지자체별로 등록된 자동차 대수에 따라 세금을 배분하는 식이다. A오일 같은 회사가 계획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면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 수 있는 구조다. A오일은 201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1년간 약 15만 배럴의 경유를 들여왔는데, 2014년 파악된 세금 체납 규모는 무려 26억원 이상이었다. 주행분 자동차세가 경유 1ℓ당 97.5원씩 부과된다는 점을 따져 보면 A오일이 수입 경유 전량에 대해 한 번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석유 수출입업 등록·취소 주체였던 산업통상자원부는 결국 2014년 3월쯤 A오일에 대한 등록을 취소했지만 관계자는 모두 사라진 뒤였다. 대표를 제외한 회사 직원은 겨우 1명이었다. ●수사해야 밝히는데 ‘꼬리’조차 안 보인다 잠적한 국씨 일당이 더 큰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 울산지법은 ‘바지회사’를 만들어 경유를 수입하고, 자신과 관계된 회사에 덤핑 가격으로 되파는 방법으로 주행분 자동차세 수십억원을 포탈한 금융기관 임원에게 징역 7년과 함께 벌금 14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오일 역시 2013년 무렵 이 임원이 책임자로 있던 다른 회사에 경유를 들여와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오일을 포함한 3개 수입사가 당시 거래에서 체납한 주행분 자동차세만 총 35억원에 이른다. 법원은 “이 임원 등 피고인들은 3개 수입사가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바지회사’를 세워 다시 같은 방식으로 조세 포탈을 공모했다”고 판시했다. 만약 국씨가 이 회사 관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거나 경유 수입 외에 판매 등에도 관여했다는 점 등이 추가로 밝혀진다면 법의 심판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씨 등이 A오일 외에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돈을 빼돌리려 했던 정황도 추가로 들여다봐야 하는 지점이다. A오일의 등기상 대표이사로 등록된 서씨와 사내이사 이모(당시 33세)씨는 2012년 서류상 A오일과 유사한 회사를 만들었다. 유류 사업자로 등록돼 있던 이 회사는 2014년 시설 기준 등 등록 요건을 지키지 못해 사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2015년에는 1년 이상 수입 실적이 없어 등록이 취소됐다. 모두 이들이 도주하기 시작한 이후다. 중요 지명피의자에 이름이 오른 국씨를 제외한 이 둘은 국세청에 신상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둘은 각각 약 8억~9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석유를 수입해 단기간에 덤핑 가격으로 유통시긴 뒤 고의로 세금을 떼먹고, 이를 숨기기 위해 폐업하고 도피하는 패턴이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은데 이들은 8년째 꼬리를 밟히지 않은 채 도주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는 현장 물증이 명백하면 이를 토대로 수사를 하지만, 사기는 사건 특성상 쌍방의 얘기를 들어야 할 때가 많다”며 “본인이 맘먹고 가명을 쓰고,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이용하면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년 국씨에 대해 통신 기록이나 출입국 기록 등을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30대 동갑내기 3명이 꾸린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허공으로 사라진 수십억원은 어디로 갔을까.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경찰청이 1년에 두 번 배포하는 ‘중요 지명피의자’ 공개 수배 전단에는 단 20명만 이름을 올린다. 한 해에만 수천명에 달하는 범죄자 중에서도 신속한 검거가 필요한 이들이다. 살인이나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의자 외에 경제사범도 적지 않다. 피 튀기는 잔혹한 사건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다수고 금액도 수십억원대 이상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국동헌(범행 당시 33세)씨도 그중 하나다. 국씨는 2016년부터 매년 중요 지명피의자 명단에 올랐다. ●납품대금 독촉하자 사라져 버린 범인 2013년 9월 인천 삼산경찰서에 이례적인 사건이 접수됐다. 한 무역회사가 “계약 대금을 주지 않았다”며 석유 수입사를 고소한 것이다. 고소인이 주장한 피해 금액은 약 16억원. 아파트 단지만 있는 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규모의 사기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사건은 그해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역회사 대표 K씨는 해외에서 석유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 ‘A오일’과 계약을 맺었다. A오일이 싱가포르산 경유를 수입해 한 유류업체에 공급한 뒤 돈을 받으면 이를 K씨 회사에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K씨 회사는 사업 다변화를 위해 유류업체 등에 석유를 공급하려고 했는데, 정부의 수출입업 허가가 떨어지지 않자 A오일을 앞세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A오일은 2011년 2월 석유 수출입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인천에 사무실을 두고 석유를 수입해 국내 정제업자와 대리점 등에 판매하는 이 회사에 국씨가 있었다. 대표(서모씨·당시 33세)가 따로 있었지만 국씨는 K씨 회사와의 계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가 실질적 대표”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되는 듯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회사가 해당 유류업체에 정상적으로 석유를 공급한 기록이 있고, 이 업체 역시 A오일에 돈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 이후 돈도, 사람도 자취를 감췄다. K씨는 당시 경찰 진술에서 “A오일 측에서 16억원가량을 받기로 했는데 몇 달간 독촉해도 돈을 주지 않았다. 국씨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 누구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씨와 대표 서씨 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조사를 시작했지만 일찌감치 잠적한 일당은 쉽게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사 사무실과 서씨의 거주지가 있던 인천은 물론 국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등 서류상 주소지를 다 뒤졌으나 아무런 실마리도 없었다. 경찰은 “잘 운영되던 회사도 갑자기 경기 악화로 부도가 나면 대금을 갚지 못해 도주하는 일이 생긴다”면서 “고소인 진술 외에는 어떤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은 같은 해 12월 무렵 기소중지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수수료도 받지 않고 A오일이 K씨 회사와 계약을 맺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 사건의 밑그림도 그리지 못한 채였다. ●세금 안 내도 법망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후 수상한 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때 국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이미 별건으로 수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혐의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알고 보니 국씨 등은 K씨에게 돈을 주지 않은 것 외에도 그간 석유를 수입해 팔면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단 한 번도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원인을 알려면 유류 사업자에게 매기는 세금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재 지방세의 하나인 자동차세는 ‘소유분’과 ‘주행분’으로 나뉘는데, 소유분은 말 그대로 차량 소유자가 내는 것이다. 주행분은 다르다. 주행분 자동차세의 납세 의무자는 정유회사 및 유류 수입자다. 휘발유, 경유, 대체유류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의 일종인데 지방세지만 지방재원으로 집행되지 않고 유가보조금 등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유류 사업자가 석유를 들여올 때 이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유예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관련법에 따라 국세인 교통세, 관세는 세관에 납부해야만 보세구역에서 물품을 반출할 수 있다. 반면 지방세인 주행분 자동차세는 통관 이후 일정 기간 납부 여유를 주고 있다. 수입업자는 수입 신고일로부터 15일 이내, 정유업자는 반출 다음달 말일까지다. 특히 과거에 주행분 자동차세는 수입 물품의 통관 항만과 관계없이 모두 특별징수의무자인 울산시로 들어갔다. 그 뒤 울산에서 지자체별로 등록된 자동차 대수에 따라 세금을 배분하는 식이다. A오일 같은 회사가 계획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면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 수 있는 구조다. A오일은 201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1년간 약 15만 배럴의 경유를 들여왔는데, 2014년 파악된 세금 체납 규모는 무려 26억원 이상이었다. 주행분 자동차세가 경유 1ℓ당 97.5원씩 부과된다는 점을 따져 보면 A오일이 수입 경유 전량에 대해 한 번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석유 수출입업 등록·취소 주체였던 산업통상자원부는 결국 2014년 3월쯤 A오일에 대한 등록을 취소했지만 관계자는 모두 사라진 뒤였다. 대표를 제외한 회사 직원은 겨우 1명이었다. ●수사해야 밝히는데 ‘꼬리’조차 안 보인다 잠적한 국씨 일당이 더 큰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 울산지법은 ‘바지회사’를 만들어 경유를 수입하고, 자신과 관계된 회사에 덤핑 가격으로 되파는 방법으로 주행분 자동차세 수십억원을 포탈한 금융기관 임원에게 징역 7년과 함께 벌금 14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오일 역시 2013년 무렵 이 임원이 책임자로 있던 다른 회사에 경유를 들여와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오일을 포함한 3개 수입사가 당시 거래에서 체납한 주행분 자동차세만 총 35억원에 이른다. 법원은 “이 임원 등 피고인들은 3개 수입사가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바지회사’를 세워 다시 같은 방식으로 조세 포탈을 공모했다”고 판시했다. 만약 국씨가 이 회사 관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거나 경유 수입 외에 판매 등에도 관여했다는 점 등이 추가로 밝혀진다면 법의 심판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씨 등이 A오일 외에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돈을 빼돌리려 했던 정황도 추가로 들여다봐야 하는 지점이다. A오일의 등기상 대표이사로 등록된 서씨와 사내이사 이모(당시 33세)씨는 2012년 서류상 A오일과 유사한 회사를 만들었다. 유류 사업자로 등록돼 있던 이 회사는 2014년 시설 기준 등 등록 요건을 지키지 못해 사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2015년에는 1년 이상 수입 실적이 없어 등록이 취소됐다. 모두 이들이 도주하기 시작한 이후다. 중요 지명피의자에 이름이 오른 국씨를 제외한 이 둘은 국세청에 신상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둘은 각각 약 8억~9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석유를 수입해 단기간에 덤핑 가격으로 유통시긴 뒤 고의로 세금을 떼먹고, 이를 숨기기 위해 폐업하고 도피하는 패턴이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은데 이들은 8년째 꼬리를 밟히지 않은 채 도주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는 현장 물증이 명백하면 이를 토대로 수사를 하지만, 사기는 사건 특성상 쌍방의 얘기를 들어야 할 때가 많다”며 “본인이 맘먹고 가명을 쓰고,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이용하면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년 국씨에 대해 통신 기록이나 출입국 기록 등을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30대 동갑내기 3명이 꾸린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허공으로 사라진 수십억원은 어디로 갔을까.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총선 대진표 윤곽…‘종로 대전’부터 ‘3연속 맞대결’까지

    총선 대진표 윤곽…‘종로 대전’부터 ‘3연속 맞대결’까지

    전국 253개 지역구에 대한 여야 공천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4·15 총선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총선을 발판 삼아 2년 뒤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지역구 도전기’부터 정권심판과 야권심판의 척도가 될 ‘청와대 출신 친문(친문재인)대 반문(반문재인) 자객 대결’, 최다 3회 연속 맞붙는 ‘리턴매치’까지 국민 눈길을 끄는 대진표가 속속 완성되고 있다. ▲이기면 대권 주자 우뚝, 승부수 던진 잠룡들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맞붙는 종로 선거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총리 출신 거물끼리 만나는 만큼 승리하는 쪽은 향후 대권 가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권 잠룡인 4선 김부겸 의원은 4년 전 극적으로 깃발을 꽂은 대구 수성갑에서 통합당 4선 주호영 의원을 상대로 방어전을 치른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통합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부산 진갑에서 격돌한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경남 양산을에서 상대를 기다리고 있고, 같은당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강원 원주갑에서 통합당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과 만난다. 야권 잠룡인 통합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상대한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종 공천을 받았다. 아직 민주당 후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靑 출신 친문 vs 야권 공천자객 서울 구로을과 강서을은 모두 청와대 출신 친문 인사와 야권의 자객공천 인사가 격돌하는 지역이다. 정권심판과 야권심판 구도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만큼 이 지역구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구로을에 공천했다. 이에 통합당은 3선인 김용태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강서을에서는 민주당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통합당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맞붙는다.▲현역 vs 현역 ‘진검승부’ 현역의원간 격돌도 눈길을 끈다. 통합당 5선 심재철 의원이 20년간 지키고 있는 경기 안양 동안을에 민주당 비례 초선인 이재정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의당 추혜선(비례) 의원도 이 지역에 출마한 가운데 민주당-정의당 연대 여부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경기 파주갑에서는 반대로 이 지역 2선을 한 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통합당 신보라(비례) 의원의 공격을 막아선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4년 전 ‘3전 4기’에 성공하며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에서 빼앗아 온 부산 남을에 통합당은 ‘보수 여전사’ 이미지를 굳힌 이언주 의원을 배치했다. 충북 청주 흥덕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도종환 의원과 이웃 지역구(청주 상당)에서 온 통합당 4선 정우택 의원이 대결을 펼친다. ▲외나무다리에서 또만난 그들…‘리턴매치’ 과거의 패배를 딛고 설욕전에 도전하는 후보도 있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통합당 오신환 의원과 민주당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3번째 격돌한다. 2015년 재보궐선거에서는 오 의원이 넉넉한 승리를 거뒀지만 20대 총선에서는 불과 0.7%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바 있다. 송파을에서는 2018년 재보궐선거 때 2위로 낙선한 통합당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현역인 민주당 4선 최재성 의원에 도전한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통합당 현역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재대결이 펼쳐진다. 경남 통영·고성에서는 2019년 보궐선거에서 패한 민주당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통합당 정점식 의원과 다시 맞붙는다. ▲‘女판사’·‘탈북자’·‘盧 사위’…눈길끄는 대결 독특한 이력 또는 대결구도로 국민적 관심을 끄는 지역도 있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여성 판사 출신 후보가 격돌한다. 총선 출마를 위해 올초 사직한 민주당 이수진 전 판사와 이미 4선을 한 통합당 나경원 의원이 주인공이다. 전남 여수에서 4선을 지냈지만 20대 총선에서 강남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낙선한 민주당 김성곤 전 의원은 탈북민 출신으로 처음 지역구에 도전해 주목을 받는 통합당 태구민(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와 강남갑에서 대결한다. 통합당 주광덕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경기 남양주병에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 검찰개혁위원회에 몸담았던 김용민 변호사를 등판시켰다. ‘조국 저격수’와 조 전 장관 측근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는 통합당 현역 2선 박덕흠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변호사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영업비밀 이유로… 내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10년 넘게 몰랐다

    영업비밀 이유로… 내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10년 넘게 몰랐다

    반올림 등 12개 시민단체 헌법소원 청구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 등 기본권 침해” 직업병 피해자 제보 683명… 197명 숨져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시민단체가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개정된 법이 오히려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사업장의 유해환경을 공론화할 기회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5일 반올림 등 12개 시민단체가 모인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시 추가된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지난해 8월 개정돼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됐다. 시민단체는 국가핵심기술을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고, 적법하게 얻은 정보라도 받은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운 변호사는 “국가핵심기술을 지정하는 방식이 추상적이어서 비공개 범위도 예측하기 어려워 사업주 등이 자의적으로 정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정보가 제한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개정법을 언급하며 비공개 판결을 내렸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술적 노하우로 공개될 경우 회사 등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조승규 노무사는 “산재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입증하려면 작업환경측정보고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볼 수도, 요청할 수도 없게 됐다”며 “직업병이 은폐될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직업병 피해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인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63)씨는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알려면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 알아내야 하는데 삼성이 영업비밀이니 못 준다고 해 산재 신청에 10년이나 걸렸다”면서 “개정된 법으로 노동자의 건강, 생명과 직결된 정보까지 막아 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서 5년 9개월간 일한 뒤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직업병 피해자는 683명으로 이 중 197명이 숨졌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람은 64명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직업병 은폐 우려 커졌다” 시민단체 개정 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청구

    “직업병 은폐 우려 커졌다” 시민단체 개정 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청구

    “개정 산업기술보호법, 노동자 알 권리 침해···직업병 은폐 우려도 커졌다”직업병 피해 당사자와 시민단체, 헌법소원 청구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시민단체가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개정된 법이 오히려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사업장의 유해환경에 대해 공론화 할 기회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5일 반올림 등 12개 시민단체가 모인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시 추가된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13주기 하루 전날이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지난해 8월 개정돼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됐다. 시민단체는 국가핵심기술을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고, 적법하게 얻은 정보라도 받은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운 변호사는 “국가핵심기술을 지정하는 방식이 추상적이어서 비공개 범위도 예측하기 어려워 사업주 등이 자의적으로 정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정보가 제한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개정법을 언급하면서 비공개 판결을 내렸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술적 노하우로 공개될 경우 회사 등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조승규 노무사는 “산재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입증하려면 작업환경보고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볼 수도, 요청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 “직업병이 은폐될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직업병 피해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인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63)씨는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알려면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 알아내야 하는데 삼성이 영업비밀이니 못 준다고 해 산재 신청에 10년이나 걸렸다”면서 “개정된 법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정보까지 막아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5년 9개월간 일한 뒤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직업병 피해자는 683명으로 이중 197명이 숨졌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람은 64명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베트남 파병군인 복무기간 3배 인정… 법원, 유족연금 지급 원고 승소 판결

    1960~1970년대 베트남에 파병됐던 군인은 해당 기간 ‘전투행위’ 등을 했던 것으로 보고 군인연금법상 3배의 복무 기간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A씨의 유족이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유족연금을 지급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65년부터 1983년까지 18년 3개월간 군 복무를 했다. 2018년 유족들은 A씨에게 퇴역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며 이에 따른 유족연금을 요구했다가 국군재정관리단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군인연금법은 20년 이상 복무한 군인에게 퇴역연금을 지급하고, 지급 대상자가 사망하면 유족연금을 주도록 규정한다. 유족들은 A씨가 1969년 3월부터 1970년 9월까지 베트남에 파병됐고, 군인연금법이 ‘전투 종사 기간’은 복무 기간을 3배로 계산하도록 규정한 것을 근거로 A씨의 복무 기간이 20년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교전국에 파병되는 군인의 복무 가산 기간을 ‘전투 기간’ 등으로 좁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일가족 동반 자살? 엄연한 자녀 살해!

    일가족 동반 자살? 엄연한 자녀 살해!

    “미안하다. 정리하고 가겠다. 가족을 두고 혼자 갈 수 없어 이런 선택을 했다.” 두 아이와 아내를 살해하고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버지가 남긴 A4용지 8장 분량의 유서 중 일부다. 한의사였던 A(34)씨는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투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인 B(41)씨와 5살, 1살짜리 아이들의 목 주위에는 압박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지난해 12월 새로 개원한 한의원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고민과 대출 문제, 아버지와의 갈등 등으로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가 아니면 우리 가족도 이 힘든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그릇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와 같은 일부 부모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는 말로 세상에 주로 소개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동반자살이 아닌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하는 사건’으로 불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말미암은 일종의 아동학대라는 의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비극의 배경에는 가부장적 사고가 있다”면서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린 부모들이 자식을 대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은 채, 자녀의 인생에 있을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목숨을 결정하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잊을 만 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 사건들은 공식 통계조차 없다. 다만 지난해 기준 언론에 보도된 건만 25건에 이른다고 추정할 뿐이다. ●위기의 가족들, 그들은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A씨처럼 일가족이 전부 사망한 경우 몇 장의 유서만 남은 채 사건은 잊힌다. 자녀를 죽음으로 내몬 부모의 죗값을 물을 기회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살인이나 자살 시도가 미수로 그칠 때서야 사회는 위기의 가족들을 제대로 마주한다. 지난해 7월 한 가족의 가장이던 40대 안모씨는 1심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아내와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씨는 8600만원의 채무, 1년간 밀린 월세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겪고 있었다. 혼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을 바꿔 아내와 아들을 먼저 살해했다. 자신에게 아내와 아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데 자신만 죽으면 남은 가족들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일방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그날은 1년간 월세가 밀린 아파트의 계약기간 만료일이었다. 범행의 순간 “왜 그러냐”는 아내의 질문에도 안씨는 “죽어야 된다”는 답만 했다고 한다. 어린 아들 역시 단 한 차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스러졌다. 당시 아들은 겨우 다섯 살이었다. 재판부도 안씨의 선택을 “잔인한 범죄”로 규정했다. 여러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한 안씨가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나이 어린 아들은 피고인의 압도적인 힘에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면서 “범행 전날까지도 피고인과 함께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피해자들은 무슨 이유로 피고인이 자신들을 죽이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고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최근 원심을 확정했다. ●미수 그친 부모에게 기회 준 재판부… “한 가족, 다시 살아야” 비극적 선택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가족들에게 사회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최근 법원의 한 판결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세 자녀들을 모두 살해하고 자살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40대 여성 이모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남편 김씨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부부는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한 투자자에게 고소까지 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자녀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방 안에 연탄불을 피웠는데 잠에서 깬 7살 막내가 방문을 열면서 미수에 그쳤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던 부부는 급하게 아이들에게 응급조치했지만 둘째 자녀는 끝내 숨졌다. 재판부는 남은 자녀를 먼저 생각했다. 단순히 형사적 처벌만 할 것이 아니라 이 가족의 피해가 어떻게 진정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려했다고 한다. 항소심은 앞서 직권으로 어머니 이씨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씨가 자녀와 함께 트라우마를 서서히 치료해 나가는 모습을 보았고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그의 다짐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씨는 수차례 반성문을 냈고 아이들과 함께 심리 치료도 받았다고 한다. 당시 1심 변호를 맡은 한 변호사 역시 “평소 아이들을 정말 잘 돌봐 왔던 부모였고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점을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었다”면서 “항소심 재판부 역시 부부의 이야기를 변명이 아닌 진심으로 받아들여줬고 한 가족이 다시 살아갈 수 있게끔 이례적인 기회를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사회는 비극적 선택 막을 준비됐나… 인식 바꿔야 비극 막는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비극이 일어나기 전 사회가 막을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원래 자살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지만 자녀 살해 후 자살은 특히 내밀한 동기까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면서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예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른 자살들과는 다르게 타살이 동반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어린 아이들이라는 점, 동시에 그 아이들은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사건을 마주했을 때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는 공감이 아닌 자식의 생명을 동의 없이 부모가 앗아간 학대의 일종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만 인식해도 많은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 역시 “자녀 살해 후 자살을 선택하는 부모들은 자식을 일종의 부속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면서 “자녀의 독립적인 인격을 보장했다면 부부간의 갈등이나 채무 관계 등 문제는 극단적 선택 대신 자신들의 선에서 해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미 학계에서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사실상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로 간주하고 있다. 김은정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은 “부모가 자신의 생명과 자식의 생명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만 이러한 비극이 멈출 것”이라면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매년 수없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실태 파악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녀 살해라는 비극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자살 예방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살은 우발적인 선택보다 수많은 시도 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서 사회안전망만 잘 마련돼도 극단적 선택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수정 교수는 “범죄도 유형이 전부 다르듯 자살 유형 역시 천편일률적이지 않다”면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겪던 사람만 혹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사람만 선택하는 것이 아닌 더 보편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과를 넘어 사회복지 차원에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때”라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동네 서점은 한숨만 늘고 온라인 서점은 클릭 늘고

    동네 서점은 한숨만 늘고 온라인 서점은 클릭 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공연·영화·전시 분야의 가시적 피해가 두드러지지만, 출판계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찮다. 서점들의 오프라인 매출이 하락한 반면 온라인 매출이 상승했고, 이 때문에 오프라인 기반의 동네 서점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판사들도 신간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신간 제작·출간 계획이 미뤄질 전망이다. 오프라인 서점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며 오프라인 판매는 줄고 온라인 책 배송, 전자책 구매는 늘었다. 국내 최대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는 서점을 찾는 방문객이 사태 이전보다 30~40%가량 줄었다. 곽성준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장은 “지난 설 이후 한 달간의 매출을 보면 전년 대비 오프라인(바로드림 서비스 포함)은 약 15% 감소하고, 전자책 등 온라인은 12%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점과 중고책을 파는 오프라인 서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알라딘도 사정이 비슷하다. 조선아 알라딘 마케팅팀 차장은 “매장 방문객이 감소한 한편 매장에 있는 중고 서적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집으로 배송하는 ‘광활한우주점’과 전자책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오프라인 기반의 동네 서점이다. 방문객이 급감한 한편으로, 작가와의 북토크, 낭독회 등도 줄줄이 연기·취소돼 매출에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진부책방’에서는 27일로 예정됐던 천희란 작가의 ‘자동 피아노’ 낭독회, 새달 5일 열릴 예정이던 김유림 시인의 ‘양방향씨는 말한다’ 낭독회를 잠정 연기했다. 각각 정원 35명으로 기획했던 행사였다. 진부책방 측은 “코로나19가 확산, 정부에서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한 데 따른 조치”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책방 측은 “방문객들이 급감해 매출이 3분의1 이상 줄었다”며 “주변의 동네 책방들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전했다. 출판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출판사들은 재택근무,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을 피하는 탄력근무제 등을 적용하며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신간 홍보다. 민음사는 최근 출간 기자간담회, 독자와의 만남 등 외부 행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시윤 민음사 홍보팀장은 “언제 사태가 잠잠해질지 알 수가 없어 미리 준비하고 있던 책들은 예정대로 출간하고 있지만 대신 홍보 방안을 고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문인들을 기리는 굵직굵직한 문학 행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형도 시인 30주기, 최인훈 작가 1주기 행사를 치렀던 문학과지성사는 올 4월 최하림 시인 10주기, 6월 김현 문학평론가 30주기 등을 앞두고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신간 제작·출간 일정을 미루는 일도 속출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인쇄소가 휴업에 들어거나 미리 제작한 책이 장기간 배본을 하지 않아 상하는 것을 염려해서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수석편집장은 “기획 단계에서의 저자·역자 미팅 등을 3월로 미루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출간 시기가 모두 늦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큰 작은 출판사들은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해외문학·에세이 등을 다루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김요안 북레시피 대표는 “작은 출판사에 미치는 타격이 훨씬 크다”며 “오프라인쪽 매출이 확 꺾였고,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SNS 채널의 클릭 수도 많이 떨어져 (사태 이후) 전반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메르스 때처럼 “○○병원 의사 검사 중”…가짜뉴스 유포·자가격리 위반 땐 처벌

    메르스 때처럼 “○○병원 의사 검사 중”…가짜뉴스 유포·자가격리 위반 땐 처벌

    자가격리 중 외출도 벌금형 선고받아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범죄에 신속·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특히 관계 공무원의 역학조사에 대한 거부나 방해, 조사·진찰 등 거부,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업무방해, 마스크 등 보건용품 관련 사기 및 매점매석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던 2015년에도 비슷하게 이뤄졌다. 당시 검경은 ‘가짜뉴스’ 등 허위사실 유포나 허위 신고 등의 행위로 방역에 혼선을 준 이들을 수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경기 평택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던 김모씨는 2015년 6월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XX동 OO병원에 메르스 환자 입원, 의사·간호사 검사 중’이라는 허위 글을 올린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도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줬다”고 판시했고, 대법원은 최종 유죄 판단을 확정했다. 전남 영광에 살던 김모씨는 보건소에 “바레인을 다녀왔는데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다”고 신고해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출국 사실도 없고 메르스 감염자들과 접촉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전북도청에 또다시 의심 환자라고 허위 신고를 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 2심에서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2015년 6월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자가격리자가 된 조모씨는 격리 기간 중 사흘 간 외출을 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2심에서 조씨가 처음부터 자택이 아닌 감염병 관리시설에서의 자가격리를 원했고, 최종적으로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조씨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한 기초단체장의 수행비서가 해당 지역구 의원실 비서에게 메르스 의심 환자들의 개인정보 등이 담긴 ‘현황보고’ 문건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해당 정보를 ‘공무상 비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영하 “고시원·옥탑방 전전하면서 어떻게 종이책 사겠나”

    김영하 “고시원·옥탑방 전전하면서 어떻게 종이책 사겠나”

    “과거에도 신문 독자들에게 제한적 제공”독점 공개 따른 출판시장 잠식 논란 반박“근대문학이 시작된 이래 작가들이 늘 해왔던 일이에요. 신문에 연재하면서 신문 독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나중에 단행본으로 낸 것처럼요.” 김영하(52) 작가가 7년 만에 장편소설을 냈다. 월정액 독서앱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다. ‘밀리의 서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선공개한 뒤 정식 출간은 세 달 후에 이뤄지는 것을 두고 ‘독점 공개에 따른 출판시장 잠식’이라는 비판이 일자 김 작가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리의 서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종이책은 보관할 장소에 대한 비용도 지불해야 하는데 고시원, 옥탑방을 전전하면서 그걸 어떻게 하겠나. 책은 땅값을 포함한다”며 “독자와의 다양한 접점을 시도하는 모험으로 스트리밍 방식의 공유 경제도 새롭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작별 인사’는 자신이 사람인 줄 알았던 열일곱살 ‘휴머노이드’ 철이의 이야기다. 그의 전작들답지 않게 SF적 요소가 담겨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김 작가는 “SF가 아니라 근미래가 배경인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며 “장르적 규칙, 요소를 차용해 소설을 쓰는 것은 나의 오랜 습성이며 문단의 많은 작가들이 규칙과 경계를 생각하지 않고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동료 작가들의 투쟁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김 작가는 2012년 단편 ‘옥수수와 나’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이어 국회에 계류 중인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언급하며 “단순히 예술인을 ‘국가가 먹여 살려라’라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이 단결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라는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마감하기 전에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작별 인사’의 한정판 종이책은 동네 책방 등에서도 판매하고, 정식판은 오는 5월 문학동네를 통해 나온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무죄…전 남편 계획살인 인정해 무기징역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무죄…전 남편 계획살인 인정해 무기징역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 남편 살인 혐의는 계획살인이 인정됐지만 의붓아들 살인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정봉기)는 20일 고유정 사건 선고공판에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졸피뎀·범행 수법 검색…전 남편 살해는 철저한 계획살인”재판부는 피해자인 전 남편 강모(36)씨가 성폭행을 시도해 이에 저항하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고유정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철저한 계획살인으로 판단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고유정이 구입한 졸피뎀이 검출된 점, 범행이 일어난 펜션 내 혈흔 분석 결과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도구나 수법, 장소 등을 사전에 검색하거나 구입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의붓아들 살해, 의심 들지만 간접증거만으로 유죄 증명 어려워” 그러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의붓아들 살인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여러 정황상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의심은 들지만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우선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하더라도 간접 사실 사이에 모순이 없어야 하고 과학법칙에 부합돼야 한다. 다만 의심사실이 병존할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면서 대법원 판례를 제시, 사형 선고의 남용을 경계했다.이어 “피해자(의붓아들)의 사망 원인이 비구폐쇄성 질식사로 추정됐으나, 피해자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하고 통상적 치료 범위 내에 처방받은 감기약의 부작용이 수면 유도 효과임을 고려해 봤을 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 남편의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으나 고유정이 차에 희석해 먹였다고 확증할 수 없다” 의붓아들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증거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전 남편) 유족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슬픔으로 피고인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친아들은 비극적인 범행으로 아버지를 잃게 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유족의 고통을 외면하고 피해자에게 범행의 책임을 전가했다”면서 “범행의 잔혹성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유족의 슬픔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심도 “다스는 MB 것”… 뇌물 8억 늘고 형량 2년 늘었다

    2심도 “다스는 MB 것”… 뇌물 8억 늘고 형량 2년 늘었다

    1심서 면소였던 허위 급여·차 구입비 등 다른 횡령 혐의들과 하나의 행위로 간주 횡령죄 5억원 늘어 총 252억 ‘유죄’ 인정 ‘삼성 대납’ 52억 늘었지만 다른 혐의 무죄 이 前대통령, 선고 후 7분 간 일어나지 못해 “다스는 누구 것인가?” 이명박(79) 전 대통령에게 19일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한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따로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판결 내용은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진짜 주인이라고 답했다. “다스의 실소유주는 피고인(이 전 대통령)”이라고 못박았던 1심 판결의 다스 관련 횡령과 뇌물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이 대부분 유지됐으며, 오히려 유죄로 인정된 액수가 늘어나 형량도 2년이나 더해졌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 전 대통령의 횡령 혐의에 대해 “오랜 기간에 걸쳐 다스 대표이사 김성우 등에게 지시해 조직적으로 여러 방법으로 다스의 자금을 횡령했고 이를 회사와는 무관한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횡령 액수가 약 252억원이나 되는 거액인데 그중 일부라도 다스에 반환됐다는 자료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통령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 법인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33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와 함께 국회의원 선거 등 캠프 직원들에게 다스 자금으로 허위 급여를 지급하고 회삿돈으로 승용차를 구입하거나 법인카드를 가족들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을 받았다.이 가운데 1심은 허위 급여 지급과 자동차 구입을 두고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공소권이 없다고 보고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 판결했는데 2심은 두 가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뒤집었다. 다스의 회삿돈을 사적으로 활용한 범행 방법 등이 같고 범행이 계속 이어지는 등 횡령 혐의를 각각의 범죄가 아닌 하나의 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포괄일죄(여러 행위를 한 가지 죄로 판단) 법리를 1심과 다르게 해석하면서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횡령 관련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을 높인 데는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혐의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새로 파악한 51억 6000여만원을 포함해 총 119억여원을 ‘삼성 뇌물’로 파악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이 가운데 89억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 인정된 61억여원(공소사실 67억여원)보다 27억여원 늘어난 액수다. 다만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공직 임명 대가로 받은 뇌물 혐의 일부가 증거 부족으로 무죄로 판단되면서 이 전 대통령에게 유죄로 인정된 뇌물의 총액수는 1심 85억여원에서 2심 94억여원으로 달라졌다. 재판부는 “수수 방법이 은밀해 잘 노출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목적이 드러나기도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삼성의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선 “2009년 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권이 공정하게 행사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게 했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3월 이 전 대통령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직권 보석해 불구속 재판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징역 17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재판부는 다시 이 전 대통령을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선고가 끝나자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법정을 떠나지 못했다. 변호인들과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약 7분 만에 겨우 일어선 이 전 대통령은 방청객들과 일일이 인사한 뒤 “고생했어, 갈게”라며 엷은 미소를 띠고 법정을 떠났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같은 법률가로서 같은 증거기록을 읽고 내린 판단이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다를 수 있는지 의아하다”면서 이 전 대통령과 상의해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지적 장애 여성 폭행 살해 일당 최고 징역 30년

    조건만남으로 끌어들인 지적 장애 여성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해덕진 부장판사)는 살인, 공동상해, 시신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와 B(30)씨에게 각각 징역 30년과 20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범행에 가담한 C(35)씨는 징역 7년, 나머지 2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6∼8월 익산시 한 원룸에서 D(사망 당시 20·여)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 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성매매 알선을 목적으로 원룸에 모인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D씨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하고 동거를 시작했다. 폭행은 D씨와 접촉한 성매수남이 A씨에게 SNS로 “당신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를 알고 있다”며 연락을 해온 시점부터 시작됐다. A씨는 D씨가 신상정보를 발설했다고 보고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 A씨 등은 D씨를 원룸 세탁실에 가두고 음식물을 거의 주지 않은 채 폭행을 일삼았고 빈사 상태에서도 악행은 계속됐다. 또 미용기구와 화기, 산성 물질을 이용해 D씨의 신체를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D씨는 8월 18일 이들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했다. 같은 날 이들은 원룸에서 130여㎞ 떨어진 경남 거창군의 야산에 시신을 묻었다. 이튿날 비가 내리자 시신이 지표면 위로 드러날 것을 우려해 재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D씨와 함께 감금됐던 여성이 원룸을 빠져나와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알리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가혹행위를 이어갔고 피해자는 사망 전까지 긴 시간에 걸쳐 극심한 고통과 참담한 심정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도 시신을 유기한 범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재웅 쏘카 대표 무죄…“타다 서비스는 합법”

    이재웅 쏘카 대표 무죄…“타다 서비스는 합법”

    스마트폰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법원이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브이씨앤씨(VCNC)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와 박 대표에게 각 징역 1년을 구형했고 쏘카와 VCNC 법인에는 각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이재웅 대표 등은 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를 받았다. 여객운수법 제34조 2항에 따르면 자동차 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시행령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라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박 부장판사는 “이 사건 자동차 대여사업자인 쏘카가 타다 앱을 통해 타다 서비스를 통해 고객 이동시키는 것은 임대차 계약 이행과 타다 편의를 위한 운송자 계약일 뿐 여객의 요구에 응한거라 보기 어렵다”며 “즉 타다 이용자는 쏘카와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초단기 렌트한 차량의 인도를 요구하는 지위에 있을 뿐 자동차 운송계약을 맺은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타다가 렌터카 외형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허가 없이 유상 여객 운송업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박 부장판사는 “타다 승합차가 초단기 렌트인 점과 모빌리티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플랫폼을 통한 타다 서비스 거래구조를 부인하고, 여객을 유상 운송하는 경제적 구조가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설령 타다 서비스가 유상운송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용요금을 택시보다 비싸게 책정한 점 △승용차로 마케팅하거나 이용자의 탑승을 유도한 걸로 보이지 않는 점 △타다 출시 전 로펌의 법률 검토를 거친 점 △타다 출시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의 불법성에 대한 행정지도가 없었던 점 등을 볼 때 이 대표와 박 대표가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공무원 자문받아 이중취업했는데…법원 “자격 취소처분 부당”

    공무원 자문받아 이중취업했는데…법원 “자격 취소처분 부당”

    담당 공무원의 ‘문제 없다’는 말을 듣고서 이중취업을 했다가 자격을 취소당한 한 소방시설관리사가 소방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소방시설관리자이자 A회사의 대표인 이모씨가 소방청장을 상대로 낸 자격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사전에 담당 공무원에게 문의해서 받은 답변을 신뢰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이씨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봤다. 이씨는 2007년 소방시설관리업체인 A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13년 같은 업종의 B회사 사내이사를 거쳐 2018년 1월 C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소방청은 그해 11월 “둘 이상의 업체에 이중 취업을 했다”면서 이씨의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을 취소했다.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소방시설관리사는 동시에 둘 이상의 업체에 취업해선 안 된다. 이씨는 “B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할 때 소방청 공무원들에게 이중취업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문의를 했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구두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소방시설관리사에 대한 이중취업금지 규정을 근거로 “해당 회사들의 경영에만 관여했을 뿐 소방시설관리사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취업이 아니다”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씨가 이중취업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반한 과정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2013년 소방청 공무원들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이씨가 B회사 대표로 추가 등록하는 것은 이중취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이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씨가 의무를 위반한 것에는 이씨의 탓을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자격 취소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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