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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강쇠도 돈주앙만큼 매력적이죠

    변강쇠도 돈주앙만큼 매력적이죠

    성적 유머가 가득한 ‘변강쇠전´은 ‘변강쇠타령´ ‘가루지기타령´ 등으로 구전돼 오다 조선 후기 우리 가락의 대가 신재효가 개작한 판소리 12마당을 통해 전해졌다.1986년 엄종선 감독이 ‘변강쇠´로 처음 영화화했고,1988년 ‘가루지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던 고(故) 고우영 화백이 한차례 더 영화로 제작했다. 두편 모두 변강쇠의 ‘원조´ 배우 이대근이 주연을 맡았다.‘싸움의 기술´을 연출한 신한솔 감독의 2008년판 ‘가루지기´는 부실하고 유약한 청년 강쇠의 영웅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강한남자 콤플렉스´를 풍자한다. 질펀한 코믹 에로물을 예상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토속적인 퓨전사극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하다.30일 개봉.18세 관람가. 봉태규(27)는 이름만으로도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몇 안 되는 개성파 배우 가운데 하나다.‘광식이 동생 광태´ ‘방과후 옥상´ ‘두얼굴의 여친´ 등의 출연작에서 그는 억울(?)하거나 사연 많은 인물들을 ‘봉태규식´으로 소화했다.“주변의 평범한 인물들을 연기했을 뿐인데, 제가 하면 좀 다르게 보시더라고요. 제 이미지가 특이하긴 한가 봐요. 얼마전 ‘외박을 잘 유도할 것 같은 연예인´ 1위에 뽑힌 걸 보면요.” 그런 그가 이번에 선택한 영화는 ‘가루지기´(감독 신한솔). 판소리는 물론 만화, 영화를 통해 수없이 그려졌던 변강쇠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1세기판 변강쇠´ 새롭게 재해석 “처음엔 변강쇠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주변에서 출연을 말렸어요. 하지만 서양의 카사노바나 돈주앙은 멋있다고 하면서 우리 고전의 캐릭터인 변강쇠를 비하하는 것은 아이러니 아닌가요? 제가 한번 바꿔보자는 ‘청개구리 심보´로 출연을 결심했죠.” 그의 말처럼 영화속 변강쇠는 무조건 힘과 남성성만을 자랑하는 인물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는 성적 장애를 갖고 있던 청년 강쇠의 인생역전을 통해 순정과 아픔을 표현한다. “기존의 작품이 변강쇠의 희로애락 가운데 ‘락´을 강조했다면, 전 그의 진정성에 주목했어요. 진짜 남자다움은 과묵함과 무게감에서 나오잖아요. 그래서 연기도 최대한 절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21세기판 변강쇠´는 귀여움이 강조됐고, 여성들에게도 전혀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변강쇠가 그동안 마초(남성우월주의자)적인 시각으로 그려졌다면 우리 영화는 오히려 그 반대예요. 남자가 아이를 돌보고 밭을 갈죠. 기우제도 여성들이 지내요. 여성들의 성적 욕구도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드러내죠.” 대선배인 윤여정과 뮤지컬계의 대모 전수경과의 코믹 베드신이 민망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선배들이 되레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 웃어넘긴다. ●애드리브는 사절… 난 고민많은 ‘진지남´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리얼리티를 연기 제1원칙으로 삼는 그의 특이한 철칙 중 하나는 절대로 ‘애드리브´(즉흥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제 연기를 애드리브에 맡겼다면 전 벌써 소모되고 말았을 거예요. 시나리오는 100% 계산된 것이기 때문에 당시엔 좋아도 나중엔 달라질 수 있거든요.‘대사를 애드리브처럼 애드리브를 대사처럼´이 제 신조예요.” 그에게서 영화처럼 유쾌, 발랄을 기대했지만 그는 ‘진지함´ 그 자체였다.“실제론 낯가림도 심하고 연기할 땐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자학하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임상수 감독의 영화 ‘눈물´로 데뷔했을 땐 아무도 코믹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을 거예요. 코미디는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 균형점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죠.” 이번이 마지막 단독 주연영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는 봉태규. 하지만 배우로서의 꿈은 놓지 않을 계획이다. “요즘 ‘연말 시상식은 어떻게 하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충무로에 불황이 심각해요. 이런 상황에서 한번 관객동원력이 약하다고 평가되면 또다시 주연을 맡긴 힘들겠죠. 하지만 관객의 선택을 받는 한 계속 도전할 겁니다. 정극과 코미디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크로스 오버´ 배우가 제 목표니까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한옥마을 개장 오후 10시로 연장

    서울시는 우리나라 고유의 야간 정취와 풍류를 알리기 위해 10월31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 관람시간을 오후 10시(기존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매일 저녁 피리, 해금, 아쟁 등 전통악기와 판소리, 민요 등 공연이 열리고 호롱불 아래서 아낙네의 다듬이질과 선비가 글 읽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또 한지 공예, 탁본, 매듭 공예 등을 배울 수 있는 전통공예 체험교실이 매일 운영된다. 양반, 수문장 등이 입던 전통복식을 입고 사진촬영을 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이제 한 달 후면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애교만점의 예비엄마 슬레이티어씨와 자상하고 이해심 많은 예비아빠 주민규씨. 부부는 출산을 앞두고 캄보디아로 떠날 짐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곧 태어날 아기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슬레이티어씨 부부. 예비 엄마, 아빠의 알콩달콩 결혼 이야기를 엿본다.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요즘 준이는 자신의 생애 첫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판소리 연습을 하다 보면 늘 감정표현과 손동작이 서툴다는 지적을 듣는 준이는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에 돌입한다. 드디어 공연 날. 태연한 준이와 달리 선생님들과 부모님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데….   ●장애인 주간 특집 ‘행복한 동행’(YTN 오전 10시45분)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는 안내견의 필요성을 세상에 알리고, 시각장애인들의 희망찾기에 앞장선 ‘안내견 알림이’ 유석종씨. 낮에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의 직원으로 안내견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일에 매달리고, 밤이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DJ로 변신하는 그의 삶에 향기가 스며 있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강필과의 결혼을 위해 민정과 동혁을 내보내라는 수현의 주문에 영미는 당황한다. 영미는 용대에게 민정과 동혁을 분가시켜야겠다고 말하지만 용대는 결혼하기 전까지는 함께 살아야 된다고 한다. 용대는 영미에게 재혼을 해서 가족끼리 성씨가 다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며 모두 함께 살자고 한다.   ●긴급출동! SOS24(SBS 오후 11시5분) 아들이 하루에도 수차례씩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는 부모의 구호 요청이 들어왔다. 돈을 주지 않았다가는 욕설과 심한 폭력을 일삼는다는데…. 폭력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기도 수차례. 이젠 같이 사는 것조차 두렵다고 했다. 불법 사행성 게임에 빠져 가족을 피눈물나게 만드는 아들. 과연 해결책이 있을까.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외부와는 단절된 채 살아가는 부부. 호기심 많은 순문 할아버지는 늘 바깥세상이 궁금하다. 아들이 전해주는 날짜 지난 신문과 건전지로 돌아가는 라디오가 바깥세상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아무도 살지 않는 작고 외딴섬. 육십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하늘 아래 단 둘이어서 더 의지하고 사랑한다.
  • 보성·강진 “체육대회가 효자랑께”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가 소도시 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전남 보성군과 강진군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전국 레슬링대회와 여자축구대회가 열리면서 식당과 숙박업소 등에 손님이 북적대고 있다. 지난 2일 보성읍에서 시작돼 7일 끝나는 전국 레슬링대회(중학생 포함)에는 선수와 임원, 학부모 등 2500여명이 머물면서 60여개 식당과 숙박업소 등이 붐비고 있다. 보성체육관 앞에서 식당(녹차먹인 돼지)을 하는 양두현(40)씨는 “한 끼에 5000∼8000원을 받는 데 식사 때마다 100여명이 식당을 찾는다.”고 자랑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선수와 임원 등이 녹차밭과 서편제 판소리 전수관, 해수 녹차탕 등을 오가면서 10억원대 경제 파급 효과로 농번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고 말했다. 또 1일 춘계 한국여자축구연맹전이 시작된 강진군에도 읍내 30여개 숙박업소와 40여개 식당이 북새통이다. 대회는 16일까지 계속된다. 강진읍의 강촌식당 여주인은 “식당이 비좁아 몇 팀이 다른 식당으로 갔고 한끼에 70여명이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인근 보금모텔 이복순(73·여)씨는 “이맘 때면 방이 비었었는데 28개 방이 동 났다.”고 즐거워 했다. 강진군청 스포츠마케팅팀의 이미라씨는 “초·중·고교, 대학, 일반부 등 60개팀 선수와 임원, 학부모 등 2000여명이 강진을 찾아 15억원대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지난달의 3·1절 전국 사이클대회(1000여명), 세계청소년 태권도선수권대회(1600여명)에서 13억원대 파급 효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보성·강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가·무·악 어우러진 혼이 실린 몸짓

    가·무·악 어우러진 혼이 실린 몸짓

    ‘박제된 전통이 아닌, 살아있는 춤’ 다음달 18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임수정의 춤 무대 ‘예혼(藝魂)’은 고정화된 전통춤판이 아닌, 노래와 춤·음악이 어울리는 현대감각의 독창적 공연이다. 한국의 전통춤은 ‘음악과 소리의 빼어난 어울림’이란 특징을 갖지만 현대 전통춤들에선 춤사위의 기교에만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전통춤이 원래의 춤이 보여주려는 혼과 정신을 빼놓은 채 생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임수정의 공연 ‘예혼’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무대로 눈길을 끈다. 중요무형문화재 승무와 살풀이춤 이수자인 임수정은 ‘진도 북춤’의 명인이자 ‘진도 씻김굿’ 예능보유자였던 고(故) 박병천 선생으로부터 개인 이수패와 금으로 만든 정주를 받은 유일한 제자. 흔히 춤판에서는 “전통 예술인의 고답적인 경지에 매몰되지 않은 채 몸에 두루 밴 가(歌), 무(舞), 악(樂)의 전통에서 숙성시킨 자신만의 춤을 만들어가는 춤꾼”이란 평을 받는다. 무대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들어 있는 사신도(四神圖)를 모티프로 삼아 전통 춤의 핵들을 4장으로 나누어 보여주는 ‘사신도와 우리 춤의 만남’. 첫 장은 기원의 장 ‘주작’. 헌천화며 춘앵전, 진주검무가 풀어진다. 둘째 장은 법열의 장 ‘청룡’. 법사물 연주를 비롯해 승무, 불교의식무, 판소리와 춤을 보여준다. 이어서 해원의 장인 셋째 장 ‘백호’에서 진도씻김굿과 살풀이춤으로 한을 푼 뒤 풍물놀이와 북의 합주인 상생의 장 ‘현무’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다. 이 가운데 돋보이는 부분은 춘앵전. 원래 조선 순조 29년(1829) 효명세자에 의해 창제된 춘앵전은 이른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 빛깔의 앵삼(鶯衫) 차림에 화관을 쓴 채 오색 한삼을 끼고 꽃돗자리에서 추는 궁중정재의 대표적 춤. 춤사위가 곱고 아름다운 춤으로 이흥구 선생이 ‘정재무도홀기’에 기록된 춤사위를 토대로 춘앵전 군무를 재연한 적은 있었지만 독무는 국내 처음이다. 스승인 박병천 선생을 추모하는 진도씻김굿이 펼쳐지며, 명창 안숙선의 소리에 맞춰 임이조 서울시립무용단장이 즉흥 춤을 추기도 한다. 국립국악원 정악 연주단과 진도씻김굿 연주단,(사)범패와 작법무 연주단, 사물광대예술단의 연주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 큰 덤이며, 용인대 이병옥 교수의 해설이 ‘춤 무대의 쉬운 감상’을 돕는다.(02)3216-1185.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10월 25일 완창판소리 무대서는 김금미 명창

    10월 25일 완창판소리 무대서는 김금미 명창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는 1977년 판소리감상회로 출발한 이후 절정의 기량에 다다른 소리꾼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니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곧 소리판을 대표하는 명창의 반열에 올랐음을 뜻한다. ●‘무용가 출신의 가벼운 소리´ 지적에 마음고생 올해 완창판소리는 29일 박계향 명창의 ‘춘향가’로 막을 열어 12월까지 9차례 열린다. 송재영 성창순 송순섭 안숙선 최영길 왕기석 정의진 등 쟁쟁한 소리꾼들이 초대를 받았다. 이런 거목들 사이에서 ‘젊은 소리꾼’ 김금미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44세이니 어떤 기준으로도 젊다고 하기 어렵지만,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르는 소리꾼으로는 젊디 젊은 나이이다. 이제 ‘명창’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워진 그는 오는 10월25일 유성준제 ‘수궁가’를 부른다. 지난해 전주대사습 명창부에서 장원을 차지한 데 이어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르게 됐으니 전성기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김 명창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완창판소리 무대를 위하여 요즘 2시간씩 완창 분량의 절반가량씩 반창(半唱)을 하고 있다고 했다. 조금씩 연습량을 늘려나가 10월이 되면 3시간 반이 걸리는 ‘수궁가’를 ‘완성’시키겠다는 생각이다.‘수궁가’는 지난해 대사습 예선에서도 완창한 적이 있다. ●춤·소리 적극 활용 단점을 장점으로 이렇듯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 명창이지만 쉽지 않은 길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소리꾼이 되기 이전에 임이조 선생에게 승무와 살풀이를 전수받은 춤꾼이었다. 성창순 명창의 문하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25세. 이후 성우향, 김영자, 김일구 선생에게도 배웠다. 김 명창은 “‘무용가 출신의 가벼운 소리’라는 지적에 마음 고생도 있었다.”면서 “그것을 극복하고 통성을 내고자 노력했고, 그것을 이번에 보여주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소리가 좋아지면서 무용가 출신이라는 것도 장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국립창극단 단원인 그는 주요작품에서 단원들에게 안무를 지도한다. 감초역으로 단골 출연하며 연기력도 쌓았다. 김 명창은 “완창판소리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의욕이 받아들여져 좋은 기회를 얻었다.”면서 “소리는 물론 춤과 연극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한 발림(몸짓)으로 꽉 채운 듯한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계향 명창 29일 완창 첫 무대 한편 29일 첫 무대를 여는 박계향 명창은 1987년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차지했으니, 김 명창보다는 꼭 20년 선배가 된다.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는 처음이지만, 그동안 인연이 닿지 않았을 뿐이다. 16세에 정응민 명창 문하에 들어간 박 명창은 이번에도 당시 물려받은 김세종제 ‘춘향가’를 부른다. 올해 완창판소리 일정은 29일 박계향에 이어 ▲4월26일 송재영 동초제 ‘춘향가’ ▲5월31일 성창순 박녹주제 ‘흥보가’ ▲6월29일 송순섭 박봉술제 ‘적벽가’ ▲8월30일 안숙선 보성소리 ‘심청가’ ▲9월27일 최영길 보성소리 ‘심청가’ ▲10월25일 김금미 ‘수궁가’ ▲11월29일 왕기석 박봉술제 ‘적벽가’ ▲12월31일 정의진 정광수제 ‘흥보가’. 전석 2만원.(02)2285-4115∼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2) 경남 하동 먹점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2) 경남 하동 먹점마을

    지리산 구재봉(767.6m) 자락 해발 약 400m에 자리한 먹점은 섬진강을 경계로 광양시 다압면과 마주한 매화마을이다. 청매실농원으로 대표되는 다압과는 달리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북적대는 인파에 시름이 깊다면 차라리 섬진강 매실의 원조, 하동매실을 찾아 먹점마을로 차를 돌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하동읍지’에는 마을 지명과 관련한 몇 가지 설이 기록돼 있는데 먹점을 달리 묵점(墨店)으로도 부르는 걸 보면 ‘먹을 생산하던 곳’이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일부 주민들은 ‘점을 찍어 둔 마을’이라 하여 예전부터 난리를 피해 가는 곳으로 알았고, 실제 전쟁통에도 큰 피해는 없었다고 전한다. 지리산 기슭 한쪽에 점을 찍듯 들어선 먹점의 매실 농가는 총 34호. 빈집 10여채를 뺀 마을 전체 가구 수 역시 34호니 전 농가가 매실 농사에 주력하는 그야말로 순도 99.9%의 매화마을이라 하겠다. 다른 집들보다 키를 더 높이며 해발 500m 고지대에 안착한 ‘하동토종매실농원’의 최성도 이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40여년 전 매실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씩 매실주를 담가 약재로 사용하는 게 전부였는데 매실의 효능이 차츰 알려지면서 주문량도 대폭 증가했다고. 물론 그때도 매실 농사에 주력한 이는 최이장 집뿐이었다. 지대가 높아 매화 개화 시기도, 매실 수확도 다소 늦은 편이지만 “향이 짙고 단단한 토종매실로만 연간 20t쯤 수확”한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난해 이미 무농약 농가로 인증을 받았고 화학성분이 들어간 비료 또한 일절 사용하지 않는단다. 지리산 인근을 샅샅이 다니며 살 곳을 찾아보다 결국 고향에 정착한 ‘산골매실농원’ 여태주씨는 처음 2년간 전기도 찻길도 없는 마을 중턱에서 매실 농사를 시작했다.16년이 지난 지금은 4만㎡ 규모에 매실 나무만 700여주,1년 생산량 45t의 대량 수확이 가능해졌지만 저절로 이뤄진 결실은 아무것도 없다. 관리가 훨씬 까다롭긴 해도 1년간 발효한 산야초액 등을 살포해 역시 무농약 농사를 짓고 있으며,2년간의 전환기 유기를 거쳐 올해 유기농 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여씨는 매화 만개시기에 맞춰 축제도 연다. 이제 겨우 5회째지만 매년 방문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그 덕에 700만원 남짓했던 행사비가 1000만원을 훌쩍 넘어 버렸다. 군청에 몇 번 협조를 구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더란다. 팸플릿 인쇄비용만이라도 지원받고 싶었지만 달걀로 바위 치는 격이었다. 하는 수 없이 올해도 전액 사비에 의존한다. 오는 30일 열리는 ‘산골매화축제 한마당’은 닥종이 인형 전시, 들차회 시음회, 록밴드 공연을 비롯해 사물놀이, 가야금 병창, 범패, 판소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여타 축제와 견줄 수는 없지만 이 작은 행사로 먹점은 물론 인근 매실농가들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고객들에게 행사 팸플릿을 발송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유발할 수 있거든요. 더 나아가선 지역특산품 판로에도 도움이 될 테고요.” 3월 하순, 먹점마을 곳곳에 먹물 번지듯 새하얀 매화가 꽃을 피운다. 산골짝 먹점은 여백의 미를 즐길 줄 아는 한 폭의 화선지 같다. 차창을 열면 그윽한 매화 향이 폐부 깊은 곳까지 들어차는 곳…. 꽃이 떨어지고, 꽃이 진 자리에 초록 열매 가득한 계절이면 마을은 또 매실을 수확하는 분주한 손길들로 푸른 수채화가 될 것이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www.emountain.co.kr) ▶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에서 각각 남원으로 간 다음 구례와 악양을 거쳐 진행 방향 왼쪽 흥룡리 먹점마을 이정표를 따른다.19번 국도에서 3㎞쯤 좁은 시멘트 길을 올라서야 한다. 남해고속도로에서는 하동IC를 이용한다.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 구례와 화개를 거쳐 하동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하동읍에서 먹점까지 바로 가는 군내버스가 없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 [Local] 판소리 춘향가 영문 사설집 출간

    판소리 ‘춘향가’가의 사설 전체를 영문으로 번역한 국·영문 사설집과 자막 CD가 만들어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는 19일 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판소리에 정작 외국인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영문 사설이 없는 것에 착안,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춘 사설집과 자막 CD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국·영문 사설집은 김연수 바디와 정응민 바디, 정정렬 바디, 김소희 바디 등 4개 바디 5개 버전의 소리를 바디별로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바디는 판소리에서 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해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를 뜻한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쌈(KBS1 오후 11시30분) 6개월에 걸친 심층 추적을 통해 종목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스포츠 성폭력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한다. 성폭력 피해 여성 선수 중엔 초등학생을 포함한 미성년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스포츠 성폭력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을 밝힌다.   ●그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20분) 백회장은 007가방을 열어 봉투 3개를 꺼낸다. 그리고 경표와 은애, 정진, 김여사를 방으로 불러 각자의 몫에 대해 들려준다. 백회장은 오늘로 재산분배에 대한 건은 모두 끝이라며 갈등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는다. 경표는 은애에게 백회장이 이러는 건 영림의 의중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영화 ‘서편제’의 ‘송화’로 기억되는 배우 오정해. 오정해를 초대해 판소리 명창 김소희의 직계제자로 명창대회를 휩쓸고, 서편제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근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으로 프랑스 낭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이야기도 준비돼 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호텔은 혁신적인 쓰레기 재활용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호텔에서 나온 대량의 음식물 쓰레기는 지렁이를 이용해 천연 퇴비로 바뀐다. 퇴비는 다시 호텔 정원에 뿌려져 토양에 생명을 돌려주고 땅을 기름지게 만든다. 앞으로는 남은 거름을 다른 곳에도 기증할 예정이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명지는 석우 때문에 결국 석경의 옷을 찢은 건 자신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명지는 조여사에게 눈물로 용서를 빌지만 조여사는 믿지 않는다. 명지는 그 앞에서 갑자기 배를 잡고 쓰러지고, 유산의 기미가 있어 산부인과에 입원한다. 효은은 명지를 간호하고 명지는 효은을 보고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고 소리친다.   ●다큐 인(人)(EBS 오후 7시45분) 서울에 위치한 한 공연장. 공연 시작을 앞두고 모든 스태프가 바쁘다. 매일 하는 공연이지만 격한 동작으로 배우들이 언제 부상을 당할지 몰라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복잡한 대기실 안에서도 배우들의 건강 상태를 봐주느라 가장 분주한 사람, 공연 전문 피지컬 테라피스트 이성운씨를 만나본다.
  • 도심 설 잔치 풍성

    도심 설 잔치 풍성

    설 연휴 기간 중 서울남산국악당, 서울역사박물관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골 한옥마을 안에 지난해 11월 새롭게 문을 연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6∼8일 ‘설맞이 국악 특별공연’을 갖는다. ‘설날의 행복’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판소리-춘향가, 흥부가’와 고금성·강효주의 ‘경기민요-노랫가락’ 공연, 숙명여대 가야금연주단의 퓨전 국악연주로 꾸며진다. 모든 공연이 무료로 진행되며, 서울남산국악당 홈페이지(www.sngad.or.kr)에서 사전 예약을 하면 지정석을 확보할 수 있다. 공연장 주변과 로비에서는 전통미술품 전시, 소망등 만들기 등 부대행사가 열린다. 또 서울역사박물관은 7일 북청사자놀음 공연(오후 1시·4시)과 여러가지 민속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박물관 광장에서는 널뛰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대형윷놀이, 투호던지기 등 전통놀이 체험마당이 열린다. 가훈을 써주고, 신년운세를 보는 코너도 마련했다. 또 종로구 운니동 운현궁에서는 6∼10일 사물놀이, 판소리 공연을 비롯해 종이 쥐 만들기, 신년운세 보기,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차례상 차림 등 설 세시풍속으로 구성한 설날 큰잔치 행사를 갖는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80만원짜리 전통한정식 나온다

    80만원짜리 전통한정식 나온다

    4인 한 상에 무려 80만원짜리 한정식이 나온다. 여기에는 국악 공연비가 포함된다. 전북 전주시는 15일 풍악이 울리는 가운데 전통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20만∼80만원짜리 전통한정식을 올해 상반기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옛 고관대작들의 잔칫상을 은은한 국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제공해 손님들이 풍류를 즐겼던 양반 분위기에 푹 빠져볼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상차림은 대장금상과 임금님상, 궁중상, 수라간상 등 4종류다. 대장금상은 공연비를 포함해 80만원(4인상 기준), 임금님상은 60만원, 궁중상은 40만원, 수라간상은 20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대장금상의 경우 가야금병창과 판소리, 민요, 산조, 고수 등의 공연이 40분간 진행되고 수라간상에는 판소리가 10분 동안 연주된다. 대장금상은 전통 음식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초호화판 상차림으로 한정식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 반찬 가짓수만 해도 50여가지에 이른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원각사 100돌’ 1년내내 공연

    ‘원각사 100돌’ 1년내내 공연

    원각사는 지금의 서울 광화문 새문안교회 자리에서 판소리와 창극,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올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극장이다.1902년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는데,1906년 문을 닫은 뒤 1908년 7월 이인직·박정동·김상천이 건물을 빌리고 내부를 수리해 극장을 만들었다. 정동극장은 원각사의 옛 터전에서 가까운 서울 중구 정동에서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이념으로 1995년 출범했다. 이 극장의 마당에 원각사를 중심으로 ‘근대 5명창의 한 사람’으로 창극 활성화에 앞장섰던 이동백의 동상이 세워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정동극장이 원각사 설립 100돌을 맞아 연중기획으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갖는 것은 ‘원각사의 적자(嫡子)’라는 정체성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싶다는 의도일 것이다. 정동극장의 원각사 기념무대는 1월과 6월,10월에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이달 ‘정동명인뎐’에 이어 6월에는 젊은 감각을 가진 새로운 시대의 전통예술인들 4명을 선정하여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아트 프런티어’,10월에는 원각사 설립 주역의 한 사람인 이인직이 자신의 1908년작 신소설을 바탕으로 공연한 ‘은세계’를 무대에 올린다. 손진책이 연출을 맡아 현재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은세계’를 창조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정동명인뎐’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간문화재) 14명을 포함한 80명의 명인·명창·명무가 참여한 가운데 11일 막을 열어 26일까지 열리는 ‘작은 극장의 큰 무대’이다. ‘창극의 탄생’을 주제로 삼은 11∼12일은 판소리 다섯마당과 입체창 ‘수궁가’, 그리고 ‘흥보가’와 ‘심청가’의 한 대목을 인간문화재급 명창들의 소리로 즐길 수 있다. ‘춘향가’와 ‘심청가’의 인간문화재 성우향과 성창순,‘흥보가’와 ‘수궁가’ 보유자 박송희와 남해성, 그리고 ‘적벽가’의 보유자인 송순섭과 보유자 후보 김일구가 이틀 동안 나누어 출연하는 초특급 무대이다. 왕기석과 유수정, 김학용, 정미정, 임향님 등 차세대를 이끌고 갈 명창도 대거 등장한다. 18∼19일은 ‘안팎의 우리 춤’이다.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비나리’에 이어 고성오광대의 인간문화재 이윤석의 ‘덧뵈기 춤’과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의 ‘밀양북춤’이 펼쳐진다. 채상묵과 임이조, 윤미라, 김운선 등 대표적인 춤꾼들이 망라됐다. ‘소리와 악기’를 주제로 삼은 25∼26일은 명인들의 산조와 각 지방의 토속적인 소리들이 어우러진다. 인간문화재 문재숙과 이생각, 김영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가야금산조와 대금산조, 거문고산조를 들려준다. 서도소리 인간문화재 이은관의 ‘배뱅이굿’과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의 ‘긴아리랑’, 김영임의 강원소리, 최경만의 ‘호적풍류’ 등도 마련된다. 피날레는 이광수와 한국민족원의 비나리가 장식한다. 오후 7시30분.2만∼3만원.(02)751-1500.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장승 벌타령/책읽는곰 펴냄

    장승 벌타령/책읽는곰 펴냄

    동화작가 김기정씨의 입담이 어린 독자들을 마구 꼬드기는 재기발랄한 그림책이 나왔다.‘장승 벌타령’(책읽는곰 펴냄)은 옛날 마을과 사찰, 성문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이정표가 됐던 장승을 이야기 소재로 잡았다. “옛날옛적 어느 마을에, 밥만 먹고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가 살았어. 이름은 가로진이인데, 아침 먹고 뒹굴, 점심 먹고 빈둥, 저녁 먹고 드렁 했지.” 시작이 이쯤되면 아이들의 호기심에 확 불이 댕겨질 만하다. 인기 그림작가 이형진씨의 먹선을 두른 채색화가 익살맞고도 멋스럽다. 밥만 먹고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 주인공 총각 가로진이의 캐릭터는 판소리 ‘가루지기 타령’에서 살짝 빌려 왔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게을러터진 아들에게 나무 한 짐을 해오라고 시킨다. 게으름병을 고치지 못한 가로진이가 장만해온 땔감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장승.“마을 사람 보살피고, 몹쓸 병 막아 주고, 도적놈 혼내 주고, 나그네 길 가르쳐 주는” 장승은 가루지기가 괘씸해서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전국 팔도 장승들을 불러들인다. 이제 가로진이는 장승들한테 눈물 쏙 빠지게 매운 벌을 받게 생겼다. 세상의 온갖 흉측한 병은 다 받기로 됐을 때에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난다. 게으름뱅이가 우여곡절 끝에 개과천선하는 줄거리 자체는 그닥 참신할 게 없다. 하지만 아이들 눈에는 흥미포인트가 적잖다.“그게 참말이드래?”“좀만 참거래이, 내 퍼뜩 가서 콱!”“뭔 하늘 두 쪽 날 소리다냐!” 팔도 장승들이 쏟아내는 속사포 사투리 향연도 재미있다.6∼9세.9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산불’ 공연예술무대 휩쓸다

    차범석(1924∼2006)의 희곡 ‘산불’이 처음 연극무대에 오른 것은 1962년이다. 이진순이 연출을 맡아 국립극단이 현재 문화예술공간으로 되살리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 명동의 옛 국립극장에서 초연했다. 6·25전쟁의 막바지에 소백산맥 기슭의 산골마을에서 빨치산 남자와 젊은 과부 둘을 중심으로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짚어낸 ‘산불’은 이후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작으로 무대에 가장 자주 오르는 작품이 됐다. ‘산불’은 1967년 처음 영화로 만들어졌다. 김수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신영균과 주증녀·도금봉·황정순이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김수용 감독은 1978년 신성일과 선우용녀·전계현을 기용해 다시 ‘산불’을 찍었다. ‘산불’은 오페라로도 만들어졌다. 정회갑이 작곡한 오페라 ‘산불’은 1998년 국립오페라단이 초연했다. 올해는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은 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산불’을 각색한 뮤지컬 ‘댄싱 섀도우’가 신시뮤지컬컴퍼니에 의해 지난 7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랐다. 그런 ‘산불’이 이번에는 다시 창극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국립창극단이 21일부터 3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이다. ‘산불’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장르에 미쳤다는 점에서 국립창극단의 공연은 이 작품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데 마침표를 찍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산불’은 한국문화예술사에서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장르로 구현되는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선구적 작품이자, 대표적 작품으로 기록해도 좋을 것 같다. 창극 ‘산불’은 안숙선 명창이 작창하고, 국립창극단의 국가브랜드 ‘청’과 ‘장기전’의 창극본을 맡는 등 창작판소리 분야에서 특출난 공력을 쌓아가고 있는 박성환이 연출한다. 박성환은 “창극이 재래의 유희성과 오락성에 그치지 않고 시대적 담론과 보편적인 감성을 전통적 노래와 서사로 표현하고자 한다.”면서 “대중성 높은 ‘산불’을 우수한 창극 어법에 대입하여 ‘창극 산불’이 명실상부하게 공연장르에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빨치산 규복은 우지용과 객원으로 참여하는 남원시립국악단의 임현빈, 젊은 과부 점례는 김지숙과 박애리, 점례와 규복을 ‘공유’하는 사월은 허애선이 맡는다. 점례의 시어머니 양씨에는 김경숙과 김금미, 양씨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는 사월의 시어머니 최씨에는 유수정이 캐스팅됐다. 안무는 김호동, 지휘는 조용수.2만∼3만원. 평일은 오후 7시30분, 토요일은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은 오후 4시, 월요일 공연은 없다.(02)2280-4115∼6.서동철 문화전문기자dcsuh@seoul.co.kr
  • 김홍도·정선 무대로 걸어나오다

    김홍도·정선 무대로 걸어나오다

    단원 김홍도와 겸재 정선. 조선시대 최고 화가로 추앙받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무대가 잇따라 열린다.13∼15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 오르는 ‘선동’과 20∼30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선보이는 ‘그림손님’. 풍속화로 유명한 김홍도를 다룬 전자가 이미지극이라면, 진경산수화의 정선이 등장하는 후자는 소리극을 표방해 대조를 이룬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천재 화가들의 삶을 새롭게 풀어냈다는 것. 천재 화가들의 고고한 예술혼을 다룬 딱딱한 작품이라고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된다. ●이미지에 홀리다 ‘선동’은 작품마다 독창성을 자랑하는 연출가 양정웅과 극작가 김청조 모자가 2년 만에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연극 ‘소풍’에서 기인으로 통하던 천상병 시인을 다뤘던 모자는 이번엔 조선시대 최고 화가에게 눈길을 돌렸다. 제목 ‘선동’은 단원의 그림 ‘선동취적도’에서 따온 것.‘선동’의 특별한 점은 무대 위로 올라간 객석이다. 관객은 선착순 250명으로 제한된다. 사면은 흰 천으로 완전히 둘러쳐져 관객은 무대에 갇히는 느낌일 듯.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짧은 영화와 각 장면에 맞게 제작된 영상물이 시종일관 흰 천 위에 출렁이게 된다. 이 작품의 목적은 단원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있지 않다. 김·양 모자는 흔히 풍속화가로만 알려진 단원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양정웅 연출가는 “단원은 21세기에 태어났으면 재즈 뮤지션이나 영화 감독이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재능과 면모를 지닌 인물이더라.”라며 “그래서 김홍도가 지금 존재한다면 이랬겠지 하는 나름대로의 상상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총 10장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로 이어지는 서사가 없다. 각 장마다 이야기와 이미지는 연관 없이 펼쳐진다.“배우들이 김홍도의 그림에서 받은 인상을 마치 콜라주처럼 이어 붙인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주인공은 따로 없고 8명의 배우가 릴레이하듯 김홍도를 연기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군선도’,‘씨름도’,‘금강산도’ 등 작품 안에 등장하는 단원의 그림을 가장 독창적으로 해석한 배우에게 김홍도의 역할이 주어지는 ‘매우’ 민주적인 방식으로 연극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석 2만원.(031)481-4049. ●전통의 소리에 취하다 ‘그림손님’은 국악 형태의 뮤지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영화 ‘황진이’의 음악을 담당했던 원일 음악감독이 만든 창작곡 25곡을 퓨전 국악 그룹인 ‘바람곶’의 연주에 맞춰 배우들이 소화한다. 노래가 있는데 춤이 없을쏘냐. 제작진은 국악기의 음률에 아름다운 노랫말과 춤으로 표현한 한국적 종합예술작품이라고 설명한다. 단원 김홍도보다 먼저 세상을 풍미했던 겸재 정선은 당대 유행하던 관념 산수화에서 벗어나 우리의 산천을 직접 보고 그린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천재 화가. 그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손님’은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이 실시한 전통예술 창작공모 우수작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를 뮤지컬 ‘달고나’‘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연극 ‘남자충동’ 등을 만든 베테랑 연출가 조광화가 새롭게 덧칠했다. 60세 넘어 세상에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정선이 양천 현령으로 부임, 그곳에서 시인인 친구 이병연, 가상의 인물로 몸종인 동아와 나누는 우정과 그림에 대한 열정이 기둥 줄거리다. 국립극단 배우 오영수가 정선을 맡아 관록의 연기를 보여 주며, 소리꾼 김병오가 친구 이병연으로 나와 시원한 판소리를 책임진다. 일반 3만원, 청소년 1만원.(02)399-1191∼3.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악 오케스트라’ 대중 곁으로

    ‘국악 오케스트라’ 대중 곁으로

    서양음악 분야에서 전국의 교향악단이 기량을 겨루는 ‘교향악축제’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을 만큼 연륜이 쌓여간다. 하지만 국악관현악단은 전국적으로 20개 남짓에 이를 만큼 늘어났음에도 각 단체의 개성을 한 자리에서 살필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나라음악큰잔치추진위원회(위원장 권오성)가 11일부터 15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옛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갖는 ‘국악관현악축제’는 ‘국악관현악의 교향악축제’를 지향한다. 그 첫걸음에 해당하는 올해는 전국의 5개 국악관현악단이 21세기 세계음악을 지향하는 한국음악의 깊이와 넓이의 일단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내년부터 참가 국악관현악단을 늘려가 명실상부한 전국 국악관현악단, 나아가 전국 국악인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것이 주최측의 계획이다. 일정은 11일 전주시립국악단의 개막 공연에 이어 12일은 대구시립국악단,13일은 경기도립국악단,14일은 부산시립관현악단,15일은 KBS국악관현악단이다. 전주시립국악단은 김삼곤 작곡의 국악칸타타 ‘어머니’로 프로그램을 짰다. 판소리의 고장답게 소리꾼의 도창(導唱)으로 줄거리를 이어간다. 신용문이 지휘하고 소리꾼 김흥업·김민영·최진희와 소프라노 고은영이 나선다. 구천이 지휘하는 전주시립합창단도 출연한다. 주영위가 지휘하는 대구시립국악단은 ‘한국음악의 생활화’와 ‘국학(國學)으로의 국악(國樂)’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에도 이유라가 협연하는 해금협주곡 ‘방아타령’과 테너 최덕술이 나서는 ‘거문도 뱃노래’ 등 민요, 그리고 백성기의 국악관현악 ‘백두대간’이 조화를 이룬다. 예술감독 김영동이 이끄는 경기도립국악단은 국악관현악과 경기민요 ‘대수풀노래’와 경기도당굿을 주제로 한 모듬북협주곡 ‘산치성(山致誠)’에서 보듯 경기지역의 음악유산을 조명한다. 박호성이 지휘하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6곡의 창작관현악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피리의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 정재국이 협연하는 백대웅의 ‘가산(山)을 위한 피리협주곡’이 전통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면, 베이스 유형광이 솔로이스트로 나서는 진규영의 ‘문열어라’는 현대음악을 바탕으로 한다.‘상쇠’에는 부산의 풍물패 버슴새가 가세한다. 피날레를 장식할 KBS국악관현악단의 프로그램은 마치 청중들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의 한계가 어딘지 도전해보려는 듯 화려하다. 이준호 지휘로 스타 해금연주자 강은일의 해금협주곡 ‘추상’과 스타작곡가인 양방언의 ‘프린스 오브 제주’, 인간문화재 판소리명창 안숙선의 ‘심봉사 눈뜨는 대목’, 비보이팀 드리프터즈와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의 ‘판놀음’ 등이 펼쳐진다. 티켓은 무료이지만, 나라음악큰잔치 인터넷 홈페이지(www.gugakfestival.or.kr)에서 예약해야 한다. 대입 수학능력시험 수험표를 가진 수험생에게는 기념품도 준다. 공연시간은 11∼14일은 오후 7시30분,15일은 오후 5시이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이일주 명창 ‘판소리 다섯바탕’ 음반냈다

    그동안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음반으로 만든 사람은 오정숙 명창 한 사람뿐이었다고 한다. 몇몇 명창이 다섯바탕을 완창했음에도 음반으로 남기지 못한 것은 한 두 바탕에서는 완성도에서 문제가 없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일주 명창이 5일 ‘적벽가’를 내놓아 스승인 오정숙 명창에 이어 다섯바탕을 모두 음반화한 두번째 명창이 됐다.1995년 ‘춘향가’로 시작하여 2003년 ‘심청가’와 ‘흥보가’,2005년 ‘수궁가’를 펴냈으니 준비기간까지 합치면 12년이 훨씬 넘는 공력이 들어간 셈이다. 193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이 명창의 증조할아버지는 서편제소리의 대가였던 이날치이다.아버지 이기중도 명창으로 알려졌는데, 이일주 명창은 14세부터 아버지로부터 수업을 받았다. 이 명창은 목소리의 예술적 향취를 뜻하는 ‘목구성’이 좋아 일찌감치 큰 소리꾼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는 탁하고 거친소리를 뜻하는 ‘수리성’과 날카로운 기세를 일컫는 ‘서슬’이 담긴 소리를 갖고 있다는 평을 들으며 ‘최고의 소리꾼’ 반열에 올랐다. 3개의 콤팩트디스트(CD)로 이루어진 이 명창의 ‘적벽가’(신나라 펴냄)에는 최동현 군산대 교수의 해설과 전편의 사설 및 주석도 실렸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효녀 심청? 제 딸 팔아먹은 게 자랑이냐”

    “효녀 심청? 제 딸 팔아먹은 게 자랑이냐”

    ‘효의 대명사’ 심청, 그녀는 스스로 몸을 판 창녀였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떠받치는 심청을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분단의 현실을 다룬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 선생이 쓴 희곡 ‘달아 달아 밝은 달아’는 이 때문에 30년 전 초연 당시 엄청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심청을 그리고자 했던 그의 뜻은 완전히 왜곡되어 수용됐다. 시대를 한참이나 앞서간 그의 ‘심청’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 창단 10주년, 세종 M시어터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심청은 두 번 연극화됐다.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작가의 고매한 언어에 짓눌려 적절한 화법을 찾지 못한 연출가들은 혀를 내둘렀고 출연 배우들도 여럿 뻗었다. 만드는 사람들이 이럴진대 선생의 작품이 대중과 소통하기란 만무했다. ●판소리·남도민요 등 풍성 “재미도 잡겠다” 이 어려운 작업에 연출가 이윤택이 도전했다.“지루한 건 못 참는다.”는 그는 판소리, 정가, 남도민요 등 전통의 소리와 신명난 몸짓, 상상력 풍부한 무대 미술을 갖추고 대중과 눈을 제대로 맞추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21일 혜화동 게릴라 극장. 이번 무대의 ‘간’을 볼 수 있는 짧은 시연회가 열렸다. 총 4막 가운데 심청이 팔려가는 첫 막이다. 과연 그의 말대로 어렵고 지루한 구석은 눈꼽만큼도 없다. 공양미 삼백석을 부처님께 시주하겠다고 덜컥 약속한 심봉사가 꿈에 사채업자처럼 검은 양복을 쫙 빼입은 저승사자에게 시달리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아비의 걱정을 들은 심청이 ‘賣物 供養米三百石(매물 공양미삼백석)’이라고 쓴 종이를 매달고 그 밑에서 슬픈 표정으로 징을 쳐댄다. 서글픈 장면인데도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온다. 팔려가는 심청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주문하는 심봉사와 요사스러운 뺑덕 어멈이 주거니 받거니 늘어놓은 사설과 판소리에 웃음보가 늘어난다.“좋다.”하는 추임새가 절로 나올 정도로 흥겹다.“원작에서 단 한 줄도 고치지 않았다.”는 대사는 쉬운 판소리로 맛깔나게 풀어져 귀에 쏙쏙 박인다. ●스스로 몸 파는 창녀가 더 현실적 이튿날 저녁 대학로의 한 식당에서 극작가 최 선생과 연출가 이씨와의 만남이 있었다. 선생은 이날 자신의 작품을 먼저 살펴 보기 위해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심청을 창녀로 설정한 것에 대해 “딸이 등 떠밀려 제물이 된다는 것이 민족의 아름다운 유물로 생각되지 않았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집안을 위해 몸을 파는 것이 오늘날에 비춰서도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초연 당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전위·현대 연극에서 그 정도는 농담 수준이다.(그걸 이해 못하는)촌뜨기들이랑 무슨 얘길 하겠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중·일 진출 추진… “아시아적 작품이라 자신” 선생에 의해 꼬아진 심청의 인생은 연출가 이씨에 의해 한번 더 비틀어진다. 이번 연극에서 심청은 종내에 서울역 노숙자로 전락한다. 연출가 이씨의 변이 그럴 듯하다. 원작에는 황해도 도화동이라는 고향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분단으로 기차가 끊겼으니 서울역 주변을 떠돌 수밖에 더 있겠느냐는 것. 그러면서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가 ‘아비 부재’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서울역이다. 집 나가 떠도는 그들이 모이는 곳 아닌가.”어느 작품이든 동시대에 닿아야 한다는 그의 고집을 선생도 꺾을 수 없었다. 몸을 팔고 떠돌지만 끝내 삶을 이어가는 심청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현재 한국 남성들이 잃어버린 건강한 삶의식”이라고 이씨는 덧붙였다. 이씨는 ‘달아 달아’가 아시아적이라고 높이 샀다. 각 장마다 한·중·일을 아우를 수 있는 요소들이 포진해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몸을 파는 2막의 배경은 중국이며,3막은 일본 언저리다.2막에서는 범아시아적 노래인 정가에 맞춰 경극이 펼쳐지고,3막에선 남도의 뱃노래가 흐른다. 연극에서 한류를 꿈꾼다면 선생의 작품이 제격이라고 이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중·일 진출을 타진 중이라고 전한다. ●최인훈 “소설가보다 희곡작가로 남고 싶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그의 후예들에 의해 수없이 재해석, 변주돼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졌다.“지금도 희곡을 구상 중”이며 “소설가보다 희곡 작가로 남고 싶다.”는 선생은 연극에 대한 열정과 꿈을 셰익스피어에 빗대 표현했다. 그의 바람을 위해 관록의 연출가와 젊은 음악인, 소리꾼, 무대미술가가 힘을 뭉쳤다. 앞으로 ‘달아 달아’를 다듬고 다듬어 무대에 자주 올리고, 음악극 등으로 장르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이씨의 이야기를 전해 듣자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12월1∼16일, 세종 M시어터(구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114∼6.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그리스비극 3편

    일상에 찌든 우리의 마음을 씻어내릴 고대 그리스 이야기 세 편이 무대에 오른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만 모두 새롭게 현대적으로 변주됐다. 조연급에 머물러 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현대와 고전을 넘나드는 극중극 형태를 띠거나 동·서양의 만남을 이루기도 했다.●트로이의 여인들 가야금, 대금 등 전통 악기의 선율과 구슬픈 판소리가 흐르는 가운데 전쟁에 패해 모든 것을 잃은 트로이 여인들의 고통과 일제 강점기 위안부 여성의 슬픔이 겹쳐 흐른다. 14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트로이의 여인들’은 고대 그리스 비극의 3대 작가 가운데 한 명인 유리피데스의 작품. 유고슬라비아 출신 여성 연출가 아이다 카릭은 분쟁을 경험한 여성이자 약자의 시선으로 전쟁의 비극을 풀어낸다.2007년 빈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서양의 고전이 한국의 실화로 육화되었다.”라는 호평을 받았다.12월2일까지(02)580-1300.●오레스테스 극단 백수광부가 새롭게 선보이는 ‘오레스테스’는 아버지 아가멤논을 죽인 어머니를 살해한 비극적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오레스테스 이야기’라는 뜻의 ‘오레스테이아’는 역시 그리스 비극의 3대 작가 중의 한 명인 아이스퀼로스의 대표 희곡.‘오레스테스’는 3부작 전체를 녹여 새롭게 각색한 것. 지금껏 알려져 온 것과 달리 집안에 내려진 피와 복수의 운명 앞에서 고뇌하는 오레스테스의 면모에 더 초점을 맞췄다.‘보이체크’‘서안화차’등 수많은 작품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박지일이 오레스테스로 분했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02)744-7304.●오르페오 아내를 구하러 지옥에 갔다가 아내를 돌아보지 말라는 약속을 어겨 다시 아내를 잃고만 오르페오의 비극을 소재로 서울예술단이 작심하고 선보이는 댄스뮤지컬. 작품은 극중극 형태다. 권태로운 젊은 부부 배우 동욱과 유리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역을 맡아 현실과 신화를 오가며 갈등을 극복한다는 이야기다. 신화와 달리 해피엔딩이다.23명의 전문 무용수와 2명의 연기자,6명의 합창단,4명의 남아공 전통 예술팀 등 무려 35명의 출연진이 극적 표현을 위해 10도 기울어진 무대를 누빈다. 창작 한국무용, 현대무용, 재즈댄스, 마임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미의 춤이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무대를 선사한다. 유니버셜아트센터(구 리틀엔젤스),27일∼12월2일.1588-7890.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내일~13일 전주 천년의 맛 잔치

    내일~13일 전주 천년의 맛 잔치

    “맛의 천국 전주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맛의 대향연이 시작됩니다.” 전북 전주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맛과 멋’의 고향이다.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주의 대표 음식.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전주’라는 간판을 내걸면 그 음식점의 신뢰도가 높아질 만큼 전주는 맛의 본향이다.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는 맛있게 먹은 한끼의 식사, 그 맛있는 추억의 한 가운데 ‘전주의 맛’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맛의 고장’을 자임하는 전주시가 ‘전주 천년의 맛 잔치’를 연다. ●오감 만족 맛잔치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한마당 잔치는 전주 음식의 브랜드 가치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오감 만족 문화관광축제’이다. 축제를 통해 한국 음식의 기준을 세우고 한국의 맛을 세계에 전한다는 야심찬 구상도 하고 있다.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한옥마을과 지정음식점 등 전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천년의 맛 잔치는 타 지역에서 열리는 음식축제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메인 행사장에서 음식을 팔지 않는다. 천막을 치고 임시 주방에서 음식을 제공할 경우 위생적으로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전주 음식 맛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주행사장인 중화산동 화산체육관에서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전주시내 190여개 유명 음식점을 안내하고 전주의 전통과 맛의 우수성을 소개한다. 축제기간 전주를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이 전주의 참맛과 후덕한 인심을 제공하는 음식점을 직접 방문토록 함으로써 맛집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유명음식점은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백반, 전주막걸리, 탕·찌개, 면·분식, 구이류, 중화요리, 일식, 경양식 등 12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맛을 체험하고 싶은 음식을 말하면 유명 음식점마다 특징을 설명해주고 가는 길까지 안내해 준다. 맛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인 만큼 정갈한 손맛과 함께 신명나는 우리 가락도 함께 제공된다. 궁, 양반가, 호남각 등 10개 음식점에서는 판소리, 가야금 등 풍악을 즐기며 전라도 음식의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음식 조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들은 전주 음식의 비법을 전수받는 체험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고궁, 성미당, 한벽루, 동락원 등에서는 비빔밥 만들기 체험행사가 열린다. 비빔밥 재료 준비에서부터 양념 만들기까지 맛의 비결을 전수해준다. ●부대행사도 풍성 이번 맛 잔치를 위해 전주시내 음식점들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한정식집 16곳에서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하고 깊은 맛이 으뜸인 양반상을 받을 수 있다. 통상 30여가지의 전통 요리가 상에 오른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비빔밥과 돌솥밥집 12곳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전주 비빔밥은 업소마다 특색이 있어 약간씩 맛이 다르다. 그러나 전통적인 비빔밥 맛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해장국으로 유명한 콩나물국밥집 5곳, 서민들이 즐겨 찾는 한식백반집 27곳은 물론 탕과 찌개를 잘하는 집 41곳까지 전주시내 유명 음식점들이 이번 축제에 총출동한다. 어느 음식점을 가든 반찬 가지수가 많고 서비스도 좋아 외지인들은 입이 떡 벌어지기 일쑤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경기전 앞에서는 양념을 아끼지 않은 김치와 젓갈류를 전시·판매한다. 공예품 전시관 주변에서는 전통한과 만들기, 전통엿 만들기, 짚풀공예, 윷놀이, 떡메치기 등 전통잔치마당을 선보인다. 화산체육관에서는 수타쇼, 피자도우쇼 등 조리달인열전이 열린다. 세계풍물체험, 음식영화상영, 전통옹기전시, 막걸리 시음회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중앙동 차이나거리 일대에서는 중국 춤공연, 태극권 시연, 중국의상 퍼레이드가 열리고 객사에서는 임금을 공경하고 충성심을 표시하는 망궐례(望闕禮)가 재현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완산칠봉서 전통의 멋 느껴볼까 전주는 먹거리뿐 아니라 볼거리도 많은 전통도시이다. 먹거리 행사가 주로 열리는 경원동 일대 한옥촌에서는 옛 정취에 푹 빠져볼수 있다. 전주 명품관, 공예품 전시관, 최명희 문학관, 한방문화센터, 전통술박물관 등을 도보로 이동하며 두루 살펴 볼 수 있다. 한옥촌 인근 오목대, 이태조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 전주향교, 전동성당 등도 들러볼 만한 곳이다. 가을색이 완연한 전주천과 삼천을 따라 걷거나 화산공원, 완산칠봉 등에 올라 전주시 전경을 내려다 보는 것도 정겨운 전통도시의 깊은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기회다. 덕진공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북대학교, 동물원 등이 인접해 있는 건지산 일대에서는 색깔 고운 단풍이 한창이어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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