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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내륙 위치한 남원, 곳곳에 왜구가 할퀸 상흔 … 황산엔 승전의 역사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내륙 위치한 남원, 곳곳에 왜구가 할퀸 상흔 … 황산엔 승전의 역사

    전북 남원 시내에서 순창으로 방향을 잡아 시내를 막 벗어나면 오른쪽으로 널찍한 절터가 나타난다. 만복사가 있던 자리다. ‘춘향가’의 몇몇 고전소설 판본에는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관아로 행차하기에 앞서 만복사를 찾아 노승들이 춘향을 위해 재를 올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장면은 김연수제 판소리 ‘춘향가’에도 있다. 춘향을 월매가 만복사에 시주하고 불공을 드린 공덕으로 낳은 자식으로 그리고 있다.잘 알려진 대로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금오신화’의 한 편으로 ‘만복사저포기’를 남겼다. 저포(樗浦)는 윷놀이다. 양생(梁生)은 부처님과 내기를 해서 이긴 다음 아름다운 처자를 만나 이승의 3년에 해당하는 꿈같은 사흘을 지내고는 헤어진다. 이 처자는 왜구에 죽은 혼령으로, 이후 양생도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았다는 줄거리다.소설 속 여주인공이 부처님에게 바친 축원문에는 당시 사정이 담겨 있다. ‘지난번 변방의 방어가 무너져 왜구가 쳐들어오자, 싸움이 눈앞에 가득 벌어지고 봉화가 여러 해나 계속되었습니다. 왜적이 집을 불살라 없애고 노략하였으므로, 사람들이 동서로 달아나고 좌우로 도망쳤습니다.…그런데 날이 가고 달이 가니 이제는 혼백마저 흩어졌습니다.’지금 만복사에 가면 텅 빈 마당에서 높이 1.6m의 당당한 석제 불좌(佛座)를 만날 수 있다. 소설에서도 양생이 불좌 뒤에 숨어 아름다운 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대목이 나온다. 아마도 이 불좌가 아닐까 싶다. 매월당과 시대를 초월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최척전’을 지은 현곡 조위한(1567∼1649)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 휘하에서 종군한 인물이다. 이 소설은 최척과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성 옥영의 사랑이야기를 뼈대로 정유재란 당시 남원이 왜군에 함락됨에 따라 가족이 붙들려 가거나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과 기적적인 재회를 그렸다. 소설 속에서 최척은 만복사에서 가까운 동네에 산다. ‘춘향전’이 조선 후기 남원의 사회상을 드러내고 있다면 ‘만복사저포기’와 ‘최척전’은 각각 조선 초기와 중기 왜적의 침입에 따른 살육과 파괴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남원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산 기슭이다. 왜구의 세력은 단순한 해적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만복사저포기’가 묘사한 대로 왜구는 고려말, 조선초에 가장 극성을 부렸다. 특히 14세기 후반기 피해가 가장 커서 고려 멸망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역사학계는 고려시대 왜구의 발생을 크게 두 시기로 나누고 있다. 1223년 현재의 김해인 금주에 나타난 것을 시작으로 1265년까지 10차례 이상 침입했는데, 대부분 선박 2~3척 규모였다. 왜구는 1350년부터 연안뿐 아니라 내륙에도 출몰한다. 해안 조창에서 걷은 세곡을 수도로 나르는 조운선이 공격 목표가 되자, 고려가 세곡 운송의 상당 부분을 육운(陸運)으로 전환한 것이 이유의 하나가 됐다. 대형 선단을 이룬 왜구는 개경이 지척인 강화 교동도에도 출몰했고, 조정은 천도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른다. 조선 건국 이후에도 왜구는 태조가 즉위한 뒤 5년 동안에만 53차례나 침입했다. 황산대첩비는 고려시대 왜구의 남원 침입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신우(辛禑) 6년(1380) 경신 8월, 왜적의 배 500척이 진포에 배를 매고 하삼도에 들어와 연해 주군(州郡)을 도륙하고 불살라서 거의 없어지고, 인민을 죽이고 사로잡은 것도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조선은 우왕을 신돈의 자식이라 하여 ‘신우’라 했다. 왜구가 충청·전라·경상도를 휩쓴 참상은 ‘만복사저포기’와 매우 닮아 있다. 당시 고려는 금강 하구 진포에 정박한 왜구의 선단을 최무선 장군의 화포로 모두 불사르는 큰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자 퇴로를 잃은 왜구는 지금의 충북 옥천과 경북 상주, 경남 함양을 떠돌며 살인, 약탈, 방화를 자행한다. 이어 남원으로 몰려들어 운봉 인월역 황산에 진을 친 왜구를 당시 양광·전라·경상 삼도도순찰사 이성계가 섬멸한 것이 황산대첩이다. 황산대첩비는 1577년(선조 10) 이 싸움의 현장에 세운 것이다. 만복사는 남원 시내 서쪽에 자리잡고 있지만, 황산대첩비를 찾으려면 자동차를 타고 시내에서 동쪽으로 20분쯤 달려야 한다. 이성계가 어린 두목 아지발도(阿只拔都)가 이끈 왜구를 무찌른 현장이다. 당시 지명 인월(印月)은 이후 인월(引月)로 바뀌었다. 부처의 교화가 세상 곳곳에 비친다는 월인천강(月印千江)에서 따온 듯한 불교적 이름이 황산대첩 당시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어두운 밤 보름달을 끌어올려 왜구를 물리쳤다는 설화 속 의미로 대체됐다. 황산대첩비는 일제강점기 수난을 겪는다. 조선총독부는 ‘학술상 사료로 보존의 필요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존재가 현 시국의 국민사상 통일에 지장이 있는 만큼 철거함은 부득이한 일’이라면서 ‘서울로 가져오기엔 수송의 곤란이 적지 않고, 그 처분을 경찰 당국에 일임하는 바’라고 했다. 결국 1945년 1월 폭파됐고, 지금의 비석은 1957년 복원한 것이다. 그러니 대첩비는 받침돌과 지붕돌만 옛것이다. 하지만 파비각(破碑閣)에 비석 조각이 남아 있으니 역사적 의미는 훨씬 커졌다. 100m 남짓 떨어진 곳에는 어휘각(御諱閣)이 있다. 이성계는 대첩 이듬해 함께 싸운 원수와 종사관들의 이름을 이곳 바위에 새겼다. 일제는 이 글씨도 정으로 쪼아내 지금은 알아볼 수가 없다. 황산에 승전의 역사가 있다면 남원 시내에는 패전의 역사가 곳곳에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곡창 호남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를 패전의 원인으로 지목한 왜군은 정유재란을 벌이면서 전라도를 먼저 점령하고 북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우희다수가(宇喜多秀家)가 이끈 왜군 5만 6000명은 1597년 8월 13일 남원을 공격했다. 남원성은 전라 병사 이복남과 명나라 부총병 양원의 3000명 군사가 지키고 있었다. 남원 백성들까지 모두 1만명이 합심해 싸웠지만 모두 순절하고 말았다. 왜란이 끝난 뒤 시신을 합장하고 1612년(광해군 4) 사당을 세웠다. 지금의 만인의총은 옛 남원역 근처에 있던 것을 1964년 옮긴 것이다.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을 남원성의 흔적은 시내에서 만인의총으로 가는 중간에 일부가 남아 있다. 옛 남원읍성의 서북쪽 모서리에 해당한다. 시내 남문로 골목 안에 있는 관왕묘도 왜란의 흔적이다. 남원싸움 이듬해 명나라 장수 유정은 대군을 이끌고 왔는데, 1599년 자신들의 수호신인 관우의 사당을 지었다. 성 동문 밖에 있던 것을 174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관왕묘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담 너머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역사 속 행정] ‘춘향전’의 설정은 사실일까<상>

    [역사 속 행정] ‘춘향전’의 설정은 사실일까<상>

    남원 부사 아버지 따라온 이몽룡? 뇌물 방지 위해 가족은 동행 못해 춘향이와 이별 1년 만에 암행어사? 급제했어도 바로 발탁 사례 없어예술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사랑 이야기를 들라면 유럽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우리나라에서는 ‘춘향전’을 꼽는다. 춘향의 이야기는 판소리와 뮤지컬, 오페라로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공연된다. 조선 후기 상업이 발달하고 서민 문화가 확대되면서 춘향의 사연은 판소리로 공연되고 이것이 소설 형태로 정착됐다.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 춘향전은 당시 조선 사람들이 마음에 품고 있던 훈훈한 바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춘향전을 조선의 실제 행정체계와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춘향전이 조선시대 행정제도에 대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암행어사 출도를 외치며 춘향이를 구하는 이몽룡과 퇴기의 딸 신분임에도 이몽룡의 부인이 된 뒤 임금으로부터 정렬부인(貞烈夫人) 작위까지 받는 춘향이 이야기가 실제 조선 후기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될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춘향전 속 이몽룡은 남원 부사로 임명된 이한규의 아들이다. 아버지를 따라 남원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춘향을 만난다. 그런데 아버지 임지에 가족이 전부 이사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조선의 법은 지방수령으로 부임할 경우 가족을 데리고 가지 못하게 했다. 간혹 아들이 따라나서기도 했지만 가족 전체를 동반할 수는 없었다. 수령이 가족을 동반할 경우 그 가족 생활비까지 지방 재정으로 충당해야 해 부담이 컸고 수령의 가족은 곧 수령과 동급 우대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부임한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모셔야 할 분’이 더 늘어나 힘이 들 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족 생활이 마을에 노출돼 있다 보니 언제든지 청탁자들의 뇌물 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온갖 핑계를 대 수령의 가족을 행사에 초대하고 선물을 주고 식사를 대접하면서 친분을 쌓아 청탁을 넣는 방식이다. 이런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수령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자 벼슬아치들은 지방에 혼자 내려갔다.춘향전 속에서 이몽룡은 춘향과 만나 사랑했지만 아버지의 승진으로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그렇게 춘향과 헤어진 몽룡은 다시 춘향을 만나려고 열심히 공부해 과거에 장원급제한 뒤 암행어사로 남원에 내려온다. 불과 일년 남짓 기간에 장원급제할 정도면 이몽룡은 상당한 천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상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조선의 과거제도를 보면 생원과 진사시에 합격한 뒤 성균관에서 공부해 문과에 급제해야만 관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과시험은 3년에 한 번씩 보는 ‘식년시’와 특별한 경우에 열리는 ‘별시’가 있었다. 식년시는 1만여명 응시자 가운데 단 33명만 합격하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험이었다. 별시 가운데 알성시는 예비시험 없이 임금 앞에서 시험을 보고 그날로 합격자를 뽑는다. 이몽룡이 남원에서 올라와서 1년 만에 장원급제했다면 그가 운좋게 알성시에 맞춰 응시했을 때나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몽룡이 바로 암행어사로 발탁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설정이다. 조선에서 갓 급제한 인물이 암행어사로 발탁되는 사례는 없었다. 과거에 급제하면 종9품~종6품 관직을 받는데, 장원일 경우 종6품직에 임명돼 동기보다 4~5년 정도 빨리 승진할 수 있었다. 암행어사는 ‘당하시종관’(堂下侍從官) 중에서 임명됐다. 3품 이하 당하관(중하위 공무원)으로서 왕을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들 중에 파견됐다. 시종관은 대개 5사인 승정원,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예문관 소속 관리를 말한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려면 장원급제한 뒤 최소한 몇 년은 더 근무했어야 하고 그것도 초고속승진을 거듭했어야만 가능했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노혜경 교수 (호서대 창의교양학부)
  • 도서·기록·박물관의 진화… ‘라키비움’ 가봤니?

    도서·기록·박물관의 진화… ‘라키비움’ 가봤니?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건물 3층 ‘책마루’에 들어서자 중앙에 긴 책상이 눈에 들어온다. 책상 양쪽 서가가 책으로 가득하다. 여느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단행본들이 대부분이다. 책상을 따라가며 서가를 둘러보니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 중간중간 성인 눈높이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투명한 유리판으로 만든 육면체 속 전시물이 눈길을 잡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고비유소, 109호 화각장 화각함, 110호 윤도장 평철윤도·거북윤도 실물이 각각 설명과 함께 전시됐다.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승무(1987년), 살풀이춤(1990년) 보유자 고 이매방 선생이 사용하던 ‘릴데크’다.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를 편집하는 도구인데, 이 선생이 쓰던 것을 2016년 기증했다. 릴데크 밑에 사용법을 쓴 이 선생의 자필 메모가 붙어 있다. 비디오테이프 규격인 ‘베타’(beta)와 ‘브이에이치에스’(VHS) 플레이어를 TV에 어떻게 연결하는지 볼펜으로 일일이 그린 것이다. 릴데크는 책상이 끝나는 지점에서 사선으로 배치한 서가 너머에 자리했다. 사선으로 배치된 이 두 개의 서가에는 다른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자료들이 가득하다. 한쪽 서가에는 무형유산원 발간도서와 작고한 보유자 개인 파일, 나머지 한쪽에는 무형문화재 기록도서가 빽빽하게 꽂혀 있다. 보유자 개인 파일 가운데 이매방 선생 기록을 꺼내 보니, 예전 공연 스케줄을 비롯해 연습 방법과 신문기사 스크랩 등이 한 뼘 두께가량 담겼다. 최연규 무형유산원 조사연구기록과 사무관은 “이매방 선생 릴데크와 개인 파일 자료 등은 이 선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며 “선생의 유품은 물론 관련 자료, 연관된 책들까지 이곳에서 함께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형유산원이 지난달 1일 개관한 책마루는 공간 규모가 400㎡에 불과하지만 ‘라키비움’(Larchiveum) 개념을 내세워 주목을 끌었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앞머리를 딴 합성어다. 단순한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그치지 않고, 보유한 자료를 토대로 세 가지 기능을 하는 공간이란 뜻이다. 무형유산원은 3층 책마루에 일반도서 3500여권과 전문도서 3500여권을 배치하고, 지하 1층 수장고에 전문도서 1만 3000여권을 비롯해 모두 2만여권의 책을 갖췄다. 시민들은 이곳을 방문해 책을 읽거나 빌릴 수 있고, 서가 곳곳에 전시된 유물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물은 매월 주제별로 바뀐다. 무형유산원은 앞서 열린마루 건물 3층에 정보자료실을 이관하면서 이용객의 접근이 쉽도록 라키비움 개념을 도입했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도서관 형태의 정보자료실은 주로 내부 직원들만 이용했다. 반면 이곳을 방문한 이용객은 정보자료실에 들르지 않고, 공연이나 전시만 본 뒤 가버리곤 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라키비움으로 변신을 꾀한 것인데 보유한 무형유산 자료가 16만건에 이르기 때문에 가능했다.매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과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이달의 인간문화재’는 이용객의 발길을 잡는 전시물 가운데 하나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2일에는 출입문 왼편에 설치한 대형 TV에서 한국 최초 판소리 고법 문화재로 선정된 고 김명환 선생의 영상이 상영 중이었다. 국립극장이 1983년 11월 11일 녹화한 영상을 비롯해 잡지사 인터뷰 등 자료를 추려 만든 것이다. 김 선생이 판소리하는 제자들과 고법 발표회를 처음 하는 모습을 담은 이 영상에는 사회를 맡은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젊은 시절 모습도 등장한다. 당시 고려대 학생이었던 김 교수의 ‘풍성한’ 헤어스타일이 약간 낯설었지만,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지금은 폐간한 잡지 ‘샘이깊은물’에서 발췌한 ‘1고수 2명창’ 유례 등 기사와 인터뷰 내용도 잇따라 나와 김 선생에 관해 알려 준다. TV 옆에는 문화재관리국(지금의 문화재청)이 1976년 제작한 김명환 판소리 고법 지정조사 보고서, 무형유산원 소장자료인 고법 CD 등도 함께 배치했다. TV 영상을 보다가 김 선생에 관해 더 알고 싶으면 그 자리에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희진 무형유산원 조사연구기록과 연구원은 “최근 작고하신 기능 보유자분들을 중심으로 매달 한 분씩 소개하는 자료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료 외에 필요할 경우 문화재청이나 국립극장을 비롯한 기관에서도 자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개관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책마루를 찾는 이용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동서학동에 거주하는 김말숙(54)씨는 “2주쯤 전 이곳을 우연히 방문했는데, 일반 도서관과 달라 어떤 곳인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고 ‘라키비움’이라는 개념도 이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서학동에 거주하는 권형신(66)씨는 “일반 서적과 무형유산원의 고유 자료가 적절히 배치돼 유용하다”고 했다. 권씨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황테레사(66)씨도 “일반도서관이라 생각하고 왔다가 전문적인 자료가 많아 깜짝 놀랐다”면서 “무형유산원에 걸맞은 시설”이라고 평했다. 조현중 무형유산원 원장은 “무형유산에 관해 대부분 사람들은 어떤 인물들이 어떤 기능을 보유했는지, 무엇을 전승했고 그들의 삶은 어땠는지 관념적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라키비움이라는 통로를 통해 편하게 우선 다가올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좀더 전문성 있는 자료를 제공해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부터 ‘명예의 전당’ 형식으로 주목할 만한 보유자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한자리에서 해당 인물에 대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판 니벨룽의 반지, 남북 분단 그릴 것”

    “한국판 니벨룽의 반지, 남북 분단 그릴 것”

    “한국에서 만드는 니벨룽의 반지에서는 한국의 분단 상황을 보여 줄 겁니다. 종국에는 화해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바그너의 작품이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선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17시간짜리 대작, 국내서 첫 제작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84)가 한국과 독일이 공동 제작하는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연출을 맡아 오는 11월 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한다. 공연 시간만 총 17시간(4부작)에 이르는 대작이기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2005년 러시아 마린스키오페라단이 국내에서 초연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서 제작되기는 처음이다. 프라이어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40여년 전 완성된 바그너의 작품에는 현재 우리의 삶을 예견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면서 “인간의 욕심으로 환경은 점점 파괴돼 가고, 권력욕으로 인한 폭력과 전쟁이 난무하는 지금 전 세계는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때임을 바그너의 작품은 알려 준다”고 설명했다. 2011년 판소리 ‘수궁가’를 오페라로 만들며 한국 문화에도 큰 관심을 보여 온 프라이어는 화가, 연출가, 무대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50여편의 오페라와 연극을 연출한 거장이다.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수제자로, 독일이 분단된 상황에서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위해 1972년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했다. 바그너가 26년에 걸쳐 완성한 ‘니벨룽의 반지’는 오페라를 시와 음악, 춤, 무대 미술을 망라한 종합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약탈과 복수, 영웅의 무용담을 담은 중세 독일의 민중 서사시를 토대로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4부로 구성돼 있다. ●“북핵 도발 담겠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없다” 이미 두 번이나 ‘니벨룽의 반지’를 연출한 적이 있는 프라이어는 이번 작품에 남북 분단 상황과 북한 핵도발 등 현시대 한반도의 모습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인 메시지나 특정 사건을 그대로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볼 때 분단은 한국만의 이슈가 아니라 전 세계가 어떤 의미로든 분단돼 살아가고 있다”면서 “우리의 역할은 이 분단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고, 이에 대한 답변은 관객들에게 달렸다”고 설명했다. ●연합 공연 형식… 합 맞추기 어려울 수도 주요 배역에는 2009년 독일 할레극장에서 동양인 최초로 보탄 역을 맡았던 베이스바리톤 김동섭을 비롯해 전승현(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베이스바리톤), 연광철(베이스), 에스더 리(소프라노)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1편인 ‘라인의 황금’ 지휘는 취리히오페라 음악감독을 역임한 랄프 바이커트가 맡는다. 오케스트라는 한국 음악가 50명과 유럽 음악가 30명으로 구성한다. 11월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2020년 5월까지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을 차례로 올린 뒤 본고장인 독일로 ‘역수출’해 본극장에서 공연한다. 그러나 워낙 규모가 큰 작품인 데다 출연진과 오케스트라가 연합 형식으로 구성돼 합을 맞추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실제 예술의전당 등은 공동 주최 제안을 고사했으며 대관 절차 과정에서도 협찬 계획 등을 상세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창극으로 꽃 피운 발칙한 빨간 망토

    창극으로 꽃 피운 발칙한 빨간 망토

    흔히 아는 서양의 구전 동화 ‘빨간 망토’ 이야기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할머니 집으로 가던 소녀가 음흉한 늑대의 꾐에 넘어가 할머니와 함께 늑대에게 잡아먹히거나, 또는 사냥꾼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출되는 내용이다. 그런데 소리꾼 이자람·이소연이 들려주는 빨간 망토 이야기는 좀 다르다. 성에 대해 눈뜨기 시작한 빨간 망토는 호기심 넘치고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독립적인 소녀다. “다 알고 있었다”고 말하며 늑대가 먼저 도착해 있는 할머니의 집을 노크하는 요염한 표정의 소녀는 발칙하기 그지없다.국립창극단이 올해 기획한 신(新)창극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소녀가’가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자람이 연출하고, 이소연이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만으로도 공연은 이미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배우이자 소리꾼, 인디밴드 보컬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자람은 ‘소녀가’에서 연출뿐만 아니라 극본, 작창, 작곡, 음악감독 등 1인 5역을 소화했다. 창극 ‘소녀가’는 소녀의 호기심과 욕망은 건강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늑대의 꾐을 간파하고 골려 주는 명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자람은 2010년 프랑스 작가 장 자크 프디다가 ‘빨간 망토 혹은 양철 캔을 쓴 소녀’라는 제목으로 다시 쓴 빨간 망토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과정에서 동시대의 관점과 해석이 더해지는 구전 동화의 특색을 기가 막히게 살렸다. 특히 이 작품은 국립창극단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극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한 명의 소리꾼이 내레이션과 등장인물들의 역할을 하며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판소리 형식에서 여러 소리꾼이 나와 여러 배역을 나눠 맡는 것으로 파생된 창극이, 다시 역으로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역할을 겸하는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원형 무대에는 배우와 조명, 그리고 빨간 망토 외에는 어떤 장치도 없지만 소리꾼이자 배우, 이야기꾼의 역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소연의 변화무쌍한 연기는 70분간 빈틈없이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철로 만든 옷, 빨간 망토, 늑대, 꽃밭 등 다양한 은유 속에 함축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예컨대 소녀는 조금씩 성숙해지면서 철로 만든 옷과 신발을 신게 된다. 소녀의 몸을 ‘철컹철컹’ 감싸는 철로 만든 옷은 소녀에게 철이 들 것, 즉 조신함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규범으로 읽힌다. 마침내 철옷과 철신발을 벗고 빨간 망토를 걸치게 된 소녀는 그토록 궁금해하던 숲속으로 가게 되는데 이때 마주치는 늑대는 어린 소녀를 유혹하는 남자를 의미한다. 또 소녀가 꽃밭에서 발견하고 황홀해하는 꽃은 막 피어나는 소녀의 여성성으로 은유된다. 고수 이준형의 전통 소리북 장단에 대중음악계 최고의 건반연주자 고경천, 베이시스트 김정민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선율과 다양한 음악적 효과는 극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린다. 공연은 4일까지.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바흐, 한국말로 “수고했어요 평창”…판다, 4년 뒤 베이징 기약

    바흐, 한국말로 “수고했어요 평창”…판다, 4년 뒤 베이징 기약

    남북 선수단 각자 단복 착용 수호랑, 드론으로 라이브 인사 엑소ㆍ씨엘 한류스타 공연 환호 선수단 댄스파티 화려한 피날레 장이머우 영상에 시진핑 등장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만나요”“수고했어요 평창.”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을 알렸다. 한국의 방식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며 선수들과 함께 손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오륜기에다 입맞춤을 한 뒤 이를 바흐 위원장에게 넘겼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천지닝 베이징 시장이 다시 건네받아 힘차게 흔들어 보였다. 다섯 대륙을 상징하는 강원도 다섯 어린이들의 작별 인사와 함께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밝히던 성화가 꺼졌다. 17일 동안 이어진 감동의 축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25일 오후 8시 올림픽플라자에서는 ‘올림픽은 끝났지만 모두의 도전은 또다시 시작된다’는 의미의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을 주제로 평창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가 손을 맞잡고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개회식 때와 달리 라이브로 드론을 이용해 만든 수호랑이 하늘에서 손을 흔드는 장면은 개회식에서 화제가 됐던 드론으로 만들어진 오륜 마크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했다.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다. 작별은 아쉽지만 우리는 2018년의 평창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폐회식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됐다. 3만 5000여명의 관중이 ‘1’을 외치는 순간 이번 대회에 걸린 102개의 금메달을 상징하는 학생 스케이터(53명)와 어르신 스케이터(49명)가 등장해 역동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윽고 문재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등장하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11년 7월 7일에 각각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에서 태어난 아이 둘이 올림픽 경기장의 모습이 담긴 ‘스노글로브’(구형 유리 안에 축소 모형을 넣은 것)를 전달했다.본격적 공연의 시작은 강원 화천에서 태어난 기타리스트 양태환의 ‘미래를 여는 기타 소리’가 알렸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변주한 멜로디가 울려 퍼진 데 이어 거문고 연주자들과 국악 밴드가 함께 어우러져 조화와 융합을 보여 줬다.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이하늬(35)씨도 한복을 입고 등장해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조선 시대 궁중 무용인 ‘춘행무’를 선보였다. 국악인 김준수(27)씨와 김율희(30)씨의 판소리와 함께 92개국 선수단이 쏟아져 들어온 것도 이채로웠다. 판소리가 훌륭한 랩 음악으로 변주되는 특별한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 기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대회 초대 금메달리스트 이승훈(30)이었다. 폐회식 때는 개회식과 달리 국기들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선수단이 한데 뭉쳐 들어왔다. 이에 따라 먼저 한반도기와 태극기, 인공기가 함께 들어서고 이어 남북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거나 미소를 지으며, 또 카메라로 관중석을 찍으면서 홀가분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올림픽의 또 다른 주역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추운 겨울 고생했다는 의미를 담은 목화송이로 만든 꽃다발을 전달한 것도 여느 대회와 다른 모습이었다. 바흐 위원장이 대회를 빛낸 선수로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윤성빈(한국), 아디군 세운(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스피드스케이팅),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를 호명해 함께 무대에 세운 것도 각별하게 다가왔다. 중국이 낳은 세계적 연출가인 장이머우 감독이 지휘를 맡은 8분의 베이징동계올림픽 관련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개회식 공연에서 중국의 5000년 역사를 담아내 호평을 받은 장 감독은 이번엔 과거 대신 중국의 미래를 펼쳐 보였다. 제24회 대회를 상징하는 24명의 무용수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두 조로 나눠 줄줄이 등장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24대가 출연자 공연과 어우러진 것이 돋보였다. 스크린들은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의 도움 없이 움직이면서 중국의 과학, 기술, 미래 등을 투사했다. 하이테크 기술과 결합한 공연은 중국의 미래를 보여 주는 듯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 각지에서 날아온 환영 메시지를 한데 모아 올림픽스타디움에 풀어놓았다. 막바지 영상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등장해 “세계의 친구들을 베이징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4년 후를 기약했다. 축제는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걸그룹 투애니원 멤버였던 씨엘(CL)은 ‘나쁜 기집애’와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부르며 스포츠를 통해 자기 극복을 보여 준 선수들 모두가 승리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EXO)도 히트곡인 ‘으르렁’과 ‘파워’를 부르며 신나는 무대로 세계인들과 소통했다. 폐회식 막바지에는 스노글로브가 대형 선물 상자 안에서 다시 등장했다. 강원도의 자연과 한국의 멋을 담긴 건축물, 평창올림픽 건축물들이 스노글로브 안에 묘사돼 있었다. 세계인에게 올림픽을 통해 만난 한국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겼다. 마지막으로는 선수단과 공연 출연진이 모두 쏟아져 나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에 맞춰 춤사위를 흐느적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관중석마다 설치된 LED 조명에서는 올림픽 참가국들의 언어로 “다시 만나요”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르콘, 청년 창작자 대상 무료 공간지원

    아르콘, 청년 창작자 대상 무료 공간지원

    (사)ARCON(이하 아르콘,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이 ‘2018년 하절기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 무료대관 공모’를 실시한다. 공모기간은 1월 29일부터 2월 28일까지며, 청년 창작자의 창작활동 지원을 위해 아르콘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서울숲 진입로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에비뉴 내 아트스탠드는 지난 2016년부터 ‘문턱 낮은 문화공간’이라는 모토로 시민들에게 연극과 콘서트, 전시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와 공연이 모두 가능한 화이트큐브 형태의 공간으로 창작자에게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 가능하다. 아트스탠드는 양손프로젝트의 연극 ‘여직공’, 이자람 판소리 워크숍 ‘아워타운’, 김설진, 김보람, 김재덕의 현대무용 ‘바디토크’ 등의 공연과 페이퍼아트 ‘서울숲 옆 동물원’, 일곱명의 일러스트레이터 전시‘for-REST’, 미디어아트 ‘매직포레스트’, ‘우리를 위한 마음Check 그림책’ 등 다양한 형태의 전시를 통해 청년 예술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시민에게 소개해 온 바 있다.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 공간 지원은 만 20~39세 청년 창작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2018년 6월~8월 내 전시 또는 공연이 가능한 창작자에 한해서 선정되며, 선정대상에게는 전시 및 공연이 가능한 공간 및 공간 내 부대시설과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한편 청년 창작자를 위한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 공간지원 모집 기간은 1월 29일부터 2월 28일까지다. 서류심사를 거쳐 올해 6월~8월 중 공간을 지원받을 창작자를 선정하게 된다. 신청서류는 언더스탠드에비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아 이메일로 지원하면 되고, 보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 또는 이메일을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침마당’ 신영희, 국악인생 69년 회고 “14살 때 목소리 잃고 인분까지 먹었다”

    ‘아침마당’ 신영희, 국악인생 69년 회고 “14살 때 목소리 잃고 인분까지 먹었다”

    ‘아침마당’ 국악인 신영희가 순탄치 않았던 국악 인생을 털어놨다.6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 코너에는 국악인 신영희(77)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신영희는 변치 않은 국악 실력으로 무대를 꾸며 건재함을 과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오유경 아나운서는 “어쩜 이렇게 정정하시냐. 곧 여든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며 감탄했다. 신영희는 “기계 체조와 권투 등을 하며 체력 관리를 한다. 충치랑 풍치도 없다. 귀도 밝고 시력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신영희는 과거 고된 연습으로 인해 목소리를 잃었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어렸을 때 소리에 입문한 김에 소리만 계속하자는 마음으로 연습에 매진했다”며 “그랬더니 몸에 어혈이 생겼다. 목과 내장에 살이 불더라. 오한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14살 때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억’ 소리도 안 나와 1년 동안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신영희는 이날 방송에서 다시 목소리를 찾게 된 건 “인분(人糞)을 6개월 동안 먹었기 때문”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거시기’ 지금이 아침 식사 때라 말하기가 좀 그렇다. 목에 좋은 건 아니고 어혈에 좋은 것 같다. 1년 후에 목소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오유경 아나운서는 “국악계 속설에 인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걸 실제로 하신 분”이라며 놀라워했다. 신영희는 “한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봐야 한다”며 국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인분까지 먹을 정도로 절실했던 그는 순탄치만은 않았던 국악 인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신영희는 “그 당시에는 소리하는 여자가 많지 않았다. 아버님이 많이 반대하셨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토로했다. 한편 신영희는 전남 진도 출신의 판소리 명창이다. 아버지는 신치선 명창, 동생은 판소리 고수 신규식이다.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황병기, 오에 겐자부로/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황병기, 오에 겐자부로/황성기 논설위원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83)에게 아들과 딸 두 자녀가 있는데 딸의 딸, 즉 손녀의 이름이 가야(伽耶)이다. 가야란 이름은 오에가 가야금의 명인 고 황병기 선생의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붙였다. 가야금(伽耶琴)의 가야에서 딴 것이다. 오에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1995년 처음 그와 만나게 된 박유하 세종대 교수(일본문학)는 “십수년 전 오에 선생에게서 손녀 얘기를 듣고는 황병기 선생의 CD를 사서 드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오에는 일찍이 우리의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 일본의 음악평론가 아키 미쓰오는 ‘한국 음악의 선열함, 판소리를 듣다’란 1982년 글에 이렇게 쓰고 있다.“1980년 10월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판소리를 듣는 모임’이란 공연이 열렸다. 음악과 연극, 문학이 섞여 만들어 내는 판소리의 원초적인 우주론에 주목한 오에 겐자부로 등이 발기인이 되어 김소희라는 한국의 1인자를 불러 가진 공연이었다.” 오에는 2000년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와 가진 대담(요미우리신문)에서 장애인인 아들 얘기를 꺼내며 “아들은 인간의 말은 잘 이해 못 하지만 음악의 말은 정확히 이해합니다. 그가 음악을 열중해서 듣게 되어서 나와 아내에게 기쁨이 돌아왔습니다”라고 밝혔다. 음악이 치유의 능력을 지니는 것 같다는 오에의 관심은 황병기의 가야금 세계에도 미쳤을 것이다. 82세를 일기로 그제 타계한 황병기가 가야금을 접한 것은 1951년 피란지 부산에서였다. 그와 경기중·고 서울대학교를 함께 다닌 강신표 전 이화여대 교수는 “대신동에 차려진 경기중학교의 천막 교사와 집을 오가던 중 3짜리 병기는 학교 근처에 있던 고전무용소의 가야금 소리에 매료됐다”고 말한다. 강 교수 회고에 따르면 서울 가회동 황부잣집에서 태어난 황병기는 어릴 적 ‘영감쟁이’라 불렸다. 그는 “워낙 부잣집이라 과객도 많고, 가정교사도 있었던 때문인지 아는 것도 많았고 어린 나이에 달관한 듯한 태도였다”고 말한다. 중 1때 종로구 원서동 휘문고 옆 행림서원에서 구입한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은 무엇인가’를 읽고는 친구 강신표에게 건넨 황병기였다. 황병기는 어느 인터뷰에서 ‘어떤 인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나는 이제 죽겠죠. 그러면 그걸로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유언에 제 무덤이나 비석이나 이런 걸 일절 만들지 말라고 했어요. 죽음 다음에까지 기억되고 그러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논어의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란 대목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가야금과 더불어 살아온 명인다운 말이다.
  • 동양+서양+클래식+현대+춤…‘대박 한마음’

    동양+서양+클래식+현대+춤…‘대박 한마음’

    명창 안숙선이 판소리로 불러낸 흥부 내외가 ‘스르렁 스르렁’ 톱질을 시작한다. 정명화의 첼로가 넓은 음역을 오가며 박을 타고, 김태형의 피아노 위로 제비가 ‘스타카토’를 뛰며 날아다닌다. 고수 조용수의 소리북이 긴장감을 더한다. 마침내 흥부의 박에서 금은보화가 쏟아지고, 안숙선이 “여기 오신 여러분들 좋은 일 많이 생기시고 평창올림픽 대박 나소~” 라고 마지막 소절을 부르자 10여 분간 참았던 박수와 환호가 객석에서 터져 나왔다.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열린 ‘평창겨울음악제’가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다. ‘실내악과 춤’을 테마로 한 장장 3시간(쉬는 시간 포함)의 공연은 24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꽉 채운 관객들을 붙들어 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평창올림픽 개최를 위해 2016년 시작한 평창겨울음악제는 그동안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들을 꾹꾹 눌러담은 듯 볼거리가 넘쳤다.‘평창 흥보가’를 비롯해 발레리나 김유미가 안무를 짜고 직접 선보인 ‘아이리스’와 ‘쉴 사이 없는 사랑’, 비올리스트이자 배음 성악가인 가레스 루브의 ‘우분투-자유를 향한 기나긴 걸음’ 등이 이번 무대에서 첫선을 보였다. 작곡가 임준희가 판소리 ‘흥부가’에서 흥부가 박을 타는 대목을 중심으로 판소리와 첼로, 피아노, 소리북 편성으로 재구성한 ‘평창 흥보가’는 동서양의 악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현대음악의 난해함을 상쇄시켰고, 휘모리와 굿거리, 자진모리 등 국악 장단의 변주는 꽤 흥겨웠다. 하이든의 ‘피아노 삼중주 F장조’와 함께 선보인 김유미와 브랜든 힐튼의 무용 ‘아이리스’,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을 배경으로 춘 ‘쉴 사이 없는 사랑’, 그리고 라벨의 볼레로 ‘춤곡’에 맞춘 스페인 출신 무용수 벨렌 카바네스의 우아한 몸짓과 캐스터네츠 장단은 실내악의 시각적 단조로움을 줄이는 동시에 예술적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비올리스트 가레스 루브가 자신의 목소리 울림을 활용하면서 연주한 ‘우분투’는 매우 실험적이면서 독특했다. 루브는 1분 넘게 자신의 목소리 울림(배음)으로만 무대를 꽉 채운 후 그 위에 비올라 연주를 실었다. 우분투는 아프리카 말로 우주를 연결해주는 결속에 대한 믿음을 뜻한다. 첼리스트 고봉인과 한국계 네덜란드 하피스트 라비니아 마이어가 연주한 윤이상의 ‘첼로와 하프를 위한 이중주’ 역시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었다. 가장 작고 미세한 소리까지 핀셋으로 잡아내는 듯한 섬세한 연주가 끝나자 객석은 ‘브라보’로 화답했다. 관객들은 오후 11시가 훌쩍 넘도록 대부분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류태형 클래식음악 평론가는 “미켈란젤로 콰르텟을 비롯해 수준 높은 공연으로 꽉 찬 무대였다. 특히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과 김태형(피아노)의 연주도 눈에 띄게 좋았다”면서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3시간 넘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점”이라고 평했다. 평창겨울음악제는 2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같은 레퍼토리로 한 차례 더 공연되며, 16일까지 8차례에 걸쳐 실내악, 춤, 성악, 합창, 오페라 등을 망라한 갈라 공연을 선보인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안숙선·손열음… 평창 달구는 문화올림픽

    안숙선·손열음… 평창 달구는 문화올림픽

    “남북 예술인들이 같은 마음으로 모여서 음악을 하는 날이 오는 것은 꿈으로만 그리던 일인데,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다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같이하는 것은 다들 노력은 하고 있지만, 현실화되는 것은 인내를 갖고 지켜봤으면 합니다.”정경화 평창겨울음악제 예술감독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예술단과의 협연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서울과 강릉에서 두 차례 공연 예정인 북한 예술단과의 합동무대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준비 시간 부족 등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평창겨울음악제의 개막공연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서다. 음악제의 주 개최지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콘서트홀이다. 이번엔 30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강원 강릉아트센터, 춘천문화예술회관, 원주백운아트홀 등에서 8차례 공연이 열린다. 첼리스트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인 정경화 감독이 직접 연주하고 명창 안숙선, 피아니스트 손열음, 무용가 벨렌 카바네스, 하피스트 라비니아 마이어, 마린스키 오페라단 성악가 등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의 다채롭고 수준 높은 무대가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2011년부터 7년간 평창대관령음악제·평창겨울음악제를 이끌어 온 정명화(왼쪽)·정경화(오른쪽) 자매가 예술감독으로서 준비한 마지막 공연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정명화·안숙선의 협연으로 처음 선보이는 ‘평창 흥보가’ 연주가 주목할 만하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흥보가’를 재구성한 것으로 판소리와 첼로, 피아노, 장구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곡이다. 이 곡을 만든 작곡가 임준희씨는 “우리 장단을 많이 활용해 변화무쌍하면서도 현대적인 색채를 담아냈다”면서 “한국 음악에 담긴 해학과 유머가 서양 악기와 어우러져 새로운 맛과 묘미를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명화·정경화 감독의 사임 소식에 관심이 쏠렸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2004년 시작된 평창대관령음악제(옛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초대 예술감독인 강효 줄리어드음대 교수에 이어 8회 때부터 정명화·정경화 자매가 이끌어 왔다. 정명화 감독은 “7년간 예술감독을 맡았는데 축제가 점점 자리를 잡아 가는 걸 보고 정말 뿌듯했다”면서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수준 높은 공연을 펼칠 수 있었던 점, 한국 젊은 연주자들이 아카데미를 통해 성장해 온 점 등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후임과 향후 음악제의 방향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00일간 불타는 축제… 미래가 온다, 문화가 있다

    100일간 불타는 축제… 미래가 온다, 문화가 있다

    ICT 결합 미디어아트 시선 끌고 발레·클래식·국악 공연 풍성 경포해변 등 밤마다 화려한 불꽃 평창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또 하나의 축제인 ‘문화올림픽’은 이보다 빨리 막을 올린다.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는 문화올림픽’을 기치로 올림픽 기간 전후로 강원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는 음악, 전시, 문학, 공연, 조형 미술, 미디어아트 등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무대에 오른다.9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평창올림픽플라자는 소공연과 전통문화 향연의 메카로 자리할 전망이다. 문화ICT관에는 백남준, 이중섭, 김환기, 이우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소공연과 정보통신기술(ICT) 체험 전시, 전통미를 융합한 미디어파사드 쇼가 날마다 펼쳐진다. 전통문화관에서는 누비장, 침선장, 갓일 등 무형문화재 기능장의 시연과 대금, 가야금, 판소리 등 예능장의 공연을 매일 즐길 수 있다. 전통문화마당에선 민속체험행사와 탈춤, 농악 등 전통 야외 공연도 이어진다. 메달플라자에선 메달 시상식을 전후해 다양한 공연과 불꽃축제가 펼쳐지고, 낮에는 대형스크린을 이용한 경기 생중계와 문화 공연이 진행된다. 빙상경기장이 밀집한 강릉올림픽파크에서도 거리공연이 끊이지 않는다. 인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강릉아트센터는 문화올림픽의 또 다른 무대가 된다. 강릉 라이브사이트에서도 경기 생중계와 함께 케이팝 콘서트, 난타 등의 공연과 ‘대~한민국’을 외치는 야외 응원도 열린다. 지난해 8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야외무대에서 선보인 국립오페라단의 ‘동백꽃 아가씨’가 오는 19~20일 강릉아트센터 무대에 다시 오른다. 지난해 11월 예술의 전당에서 첫선을 보인 국립발레단의 명작 발레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달 10~11일 강릉아트센터를 찾는다. 국내 시각미술가 2018명의 작품에 국민 응원을 담은 ‘아트배너전 올 커넥티드’도 강원도로 옮겨오고, 국내 대표 음악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이달 말부터 강릉, 서울, 춘천, 원주를 방문하며 올림픽 분위기를 흥겹게 돋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문화올림픽 프로그램들은 문화 국가의 인상을 심어주고 대회가 끝난 뒤에도 대한민국의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올림픽 개회식에 엿새 앞선 다음달 3일 강릉원주대에서 문화올림픽 개막 축제를 시작으로 44일간의 문화올림픽 대장정을 시작한다. 강릉원주대 운동장에서 풍물, 재즈, 힙합 공연을 선보이고 강릉 도심에서는 아트 퍼레이드를 펼쳐 도시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 경포호수에서는 강릉의 밤을 아름답게 밝힐 ‘라이트 아트쇼’가 열리고, 경포해변에서는 떠오르는 태양을 주제로 한 설치미술전 ‘파이어 아트 페스타’가 눈길을 모은다. 전통문화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미디어 기술과 스토리를 더한 독창적 프로그램들도 소개된다. 강릉원주대 해람문화관에서는 다음달 3일부터 24일까지 테마공연 ‘천년향’이 열린다. 단오제를 모티브로 갈등 극복과 평화 염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넌버벌 형식의 댄스 퍼포먼스로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공연장 전체를 무대화해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환상적인 무대 구성이 돋보인다. ‘청산★곡’은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쇼로 패럴림픽 폐막일인 3월 18일까지 강릉 솔향수목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약 2.6㎞ 코스를 걸으며 강원의 전설과 선조의 숨결, 숲속의 사계 등 각각의 주제 공간에 펼쳐진 파노라마 쇼를 체험할 수 있다. 세계적인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예술 감독을 맡아 기대를 모으는 ‘DMZ 아트 페스타 2018-평화의 바람’은 다음달 4~21일 고성 통일전망대와 DMZ 일원에서 열린다. 강원도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 내내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시내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문화 행사장을 연결하는 전용 셔틀버스도 별도로 마련한 만큼 문화올림픽을 더욱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에 환호하는 이유? ‘새로운 장르의 탄생’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에 환호하는 이유? ‘새로운 장르의 탄생’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6일 오후 9시 20분 KBS1 신년특집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이 방송됐다. ‘조선미인별전’은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창극을 현대적 감각과 화려한 영상으로 만든 뮤지컬 드라마로, 조선시대 최초로 열린 미인선발대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총 2부작으로 편성됐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뮤지컬 사극’인 이 드라마는 방송 직후 시청자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조선미인별전’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꼽아봤다. # 아이돌 여원 X 소리꾼 김나니(aka.조선남녀 썸열지사) 아이돌과 소리꾼의 이색 만남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펜타곤 멤버인 여원은 무대 위의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고 여장까지 불사하는 특급 열연을 통해 춤덕후 선비 규헌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원의 상대역을 맡은 국악계의 아이돌 김나니는 흥과 한을 오가는 구성진 목소리와 고풍스러운 춤사위로 극의 완성도를 높여냈다. 성별과 신분을 뛰어넘어 오로지 춤에 대한 열정으로 여장을 하면서까지 미인대회에 참가한 열혈춤덕후 선비 규헌과 남사당패 무희 소혜로 분한 두 사람의 꿈과 열정의 댄싱 러브스토리는 아슬아슬한 밀당 로맨스와 비밀스러운 여장남자 소재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밖에도 스텔라의 전 멤버인 김가영과 국악계 얼짱 최한이, 임수현 등 판소리와 한국전통무용 실력자들로 엄선된 미인후보들이 대거 합세해, 일사분란한 군무와 합창으로 극을 빈틈없이 채워낸다. # 과거를 통해 현재를 꼬집는 신랄한 풍자극의 통쾌한 카타르시스! 장르 자체는 낯설지만 아슬아슬한 밀당 로맨스와 통쾌한 권선징악 스토리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해마지 않는 매력포인트를 2부작 안에 고루 갖췄다. 특히 기존의 전통 판소리가 가진 희극적인 특징에 현대적인 언어유희를 접목시켜 풍자와 해학을 더욱 강화했다. 극중 권력형 비선실세 김대감 마님 역의 서이숙과 미인후보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방탕선비 김생으로 깜짝 변신한 국악 아이돌 김준수, 안하무인 금수저 단이 역의 배윤경까지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는 얄미운 악역들의 실감나는 연기는 당시 지배층의 꼼수를 신랄하게 비꼬며 풍자의 맛을 배가시킨다. 조선미인선발대회를 둘러싼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욕심과 꼼수는 오늘날에도 청춘들의 꿈을 짓밟는 적폐들을 향한 날카로운 풍자이자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년들을 위한 응원가로써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 퓨전국악+전통무용=모던창극! 전에 없던 색다른 드라마 기대UP 무엇보다 기대되는 대목은 뮤지컬 사극이라는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다. 특히 국악과 전통무용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춤에 빠진 주인공과 미인후보들이 합숙하면서 자연스레 담기는 화려한 한복과 어우러진 각종 궁중무에서 교방무까지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퓨전 국악과 전통춤의 신명나는 참신한 조합은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 특히 젊은 층이 쉽고 재밌게 우리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리산, 부여 성흥산성, 고창읍성, 남원 광한루 등 절경을 배경으로 우리 삶 속에 감춰진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유려한 영상미로 담아낸 이 드라마는 우리 문화의 매력을 진하게 담은 종합선물세트가 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김대현 PD는 “‘조선미인별전’은 로맨틱 코미디의 상큼한 매력과 신랄한 풍자극의 통쾌함까지 시청자들이 다양하게 즐기실 수 있는 드라마”라며 “국악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만들었다. 첫 방송에 많은 기대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신년특집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은 새해 첫 주말인 6~7일 오후 9시 20분에 KBS1에서 방송된다.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클래식·가요·판소리’ 화려하게 제야 달군다

    ‘클래식·가요·판소리’ 화려하게 제야 달군다

    올해도 국내 대표 공연장들이 화려하게 제야 음악회를 열어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음악회 뒤에는 불꽃놀이와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예술의전당 선우예권 초대 공연 내년 개관 30주년을 맞는 예술의전당은 31일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을 초대했다. 임헌정이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협연한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오페라 로엔그린, 오페라 아이다의 익숙한 합창곡도 준비됐다. 소프라노 홍주영,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김석철, 바리톤 김종표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중 4악장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야외 광장에서 새해 카운트다운과 소망풍선 날리기, 불꽃놀이 행사가 이어진다. 3만~10만원. (02)580-1300. ●롯데콘서트홀, 대표 연주자 협연 롯데콘서트홀은 30~31일 세 차례에 걸쳐 송년·제야 음악회를 연다. 최수열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테너 김세일 등 국내 대표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한 해를 성대하게 마무리하고 힘차게 새해를 맞자는 의미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이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택됐다. 예당과 마찬가지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회 뒤에는 롯데월드타워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를 즐길 수 있다. 3만~7만원. 1544-7744.●국립극장, 양희은·안숙선 무대 풍성국립극장은 국악으로 편곡된 가요·록·뮤지컬 넘버 등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가수 양희은, 팝페라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카이, 국악계 아이돌 소리꾼 김준수 등이 31일 해오름 극장 무대에 오른다. 양희은의 대표곡 ‘상록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팝송 ‘유 레이즈 미 업’, 판소리 ‘적벽가’ 등이 국립국악관현악단과의 협연을 통해 새롭게 선보여진다. 음악회는 야외 문화광장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등으로 이어진다. 5만~10만원. (02)2280-4114. 같은 날 달오름 극장에서는 안숙선 명창의 제야 완창 판소리 무대가 열린다. 안 명창은 2010년부터 제야 판소리 공연을 열어왔다. 올해는 스승인 만정 김소희(1917~1995)가 동편제를 바탕으로 다듬은 ‘흥보가’를 선보인다. 김소희가 동편제를 바탕으로 우아함을 보태 새로이 구상한 소리제다. 3만원. (02)2280-4114.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원본·어록·소설… 70살 백범일지 한눈에

    원본·어록·소설… 70살 백범일지 한눈에

    관련 책 380여권·출판물 전시 윤봉길·美피치 부부 등도 만나 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 출간 70주년을 맞아 ‘백범일지 7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이 개최된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는 백범일지 출간 70돌 특별전 ‘백범일지, 70년간의 대화’를 오는 15~30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연다고 12일 밝혔다.백범일지는 독립운동가였던 백범 김구 선생이 육필로 쓴 자서전으로 1947년 12월 15일 출판사 ‘국사원’에서 처음 활자화된 뒤 각 출판사에 의해 지금까지 출간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백범일지 원본(보물 제 1245호)을 비롯해 백범일지를 모태로 나온 380여권의 책들이 한자리에 전시된다. 국한문 혼용체인 백범일지 원본의 ‘영인본’(원본을 사진 등을 이용해 그대로 복제한 책) 백범 어록·평전·연구서·논문집·소설 등의 출판물이 모두 선보인다. 백범일지의 국사원판 초판·재판·3판본과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의 아들(윤종)에게 준 친필 서명본도 전시된다. 윤봉길·이봉창·이재명·나석주 의사를 비롯한 한인애국단원들, 백범의 피신을 도운 중국 여인들,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도움을 준 중국 요인들, 윤봉길 의거 직후 백범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미국인 피치 부부 등도 이번 특별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은 “백범일지는 첫 출간 이후 70년 동안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며 청소년 필독서, 국민 교양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백범일지는 영화, 드라마, 판소리, 창무극(唱舞劇) 등으로 장르를 넓혀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스리랑카 대통령 위한 국빈 만찬 메뉴는? “고기 없이, 사과주스 건배”

    스리랑카 대통령 위한 국빈 만찬 메뉴는? “고기 없이, 사과주스 건배”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국빈 방한 중인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국빈만찬은 시리세나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만찬’이다.청와대는 시리세나 대통령이 불교 신자이자 채식주의자인 점을 고려해 한국 전통 음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메뉴 선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부리로는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향신료인 커리를 더해 만든 커리향 고구마 부각과 귤을 얇게 잘라 만든 귤칩, 산청 곶감 안에 호두를 넣어 말린 곶감말이, 대추부각, 호두튀김 등이 나온다. 전채요리로는 밀전병에 채소와 대게살을 넣은 밀쌈말이와 완도산 전복을 쪄내 간장 소스를 더해 구워낸 전복구이, 호박죽, 제주산 금태 양념찜이 비빔밥, 두부 콩나물국을 준비했다. 후식으로는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후식’이 나올 예정이다. 측백나무 열매와 토종꿀로 숙성한 가평 잣으로 만든 백자인다식, 완도산 김에 간장과 죽염 등을 넣어 만든 김재피자반, 능이버섯 찹쌀구이, 양평 소나무와 약수로 숙성시킨 송차가 제공된다. 식사와 함께 백포도주, 적포도주가 나오는데 시리세나 대통령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점을 고려해 건배는 사과주스로 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한-스리랑카 수교 40주년 기념하는 의미로 떡 케이크를 함께 자른 뒤 문화 공연을 관람한다. 이날 공연은 한국과 스리랑카의 전통 음악과 문화를 접목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탱고, 재즈, 왈츠 등의 장르를 소화하는 밴드 ‘두 번째 달’이 드라마 ‘궁’의 테마곡과 스리랑카 곡을 연주하고 소리꾼 고영열 씨가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른다. CBS 소년소녀합창단은 율동과 함께 스리랑카 노래인 ‘수랑거니’, ‘진도아리랑’ 등을 부를 예정이다. 만찬에는 우리 측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비롯한 양국 장관급 인사들 외에도 조계종의 설정 총무원장, 진각종의 회성 통리원장 등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스리랑카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도 만찬에 초대됐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문철상 신협사회공헌재단 이사장,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등은 인도적 지원 등으로 스리랑카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2015년 스리랑카 국가대표팀을 지도한 바 있는 박철순 알룩스포츠 회장, 산악인으로 2011년 스리랑카 현지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엄홍길 코이카 홍보이사도 참석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양한 장르의 대결… 이게 ‘진짜 음악’

    다양한 장르의 대결… 이게 ‘진짜 음악’

    엠넷(Mnet)이 달라졌다. 과감한 편집과 빠른 전개, 극도의 서바이벌 경연으로 ‘악마의 편집’이라는 오명까지 썼던 엠넷이 음악의 본연으로 돌아오겠다며 ‘다양성’에 방점을 찍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 ‘더 마스터’를 새롭게 내놓았다. ‘음악의 공존’이라는 부제로 시작한 ‘더 마스터’는 밴드, 트로트 등 대중음악부터 뮤지컬, 클래식, 국악, 재즈까지 한 무대에 올려놓았다.지난 10일 첫 방송에서는 첫 번째 경연자로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가 무대에 올랐다. 이날 제시된 주제는 ‘운명’이었다. 바로크 시대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 아리아가 임선혜의 입술에서 고요히 흘러나왔다. 종지부에서 화려한 고음의 카덴차(즉흥적이고 화려한 기교)가 관객을 압도하자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음악이 이어지는 6분 14초 동안 중간에 인터뷰 영상이 끼어드는 식의 교차 편집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자막도 곡 소개 외에는 거의 볼 수 없었다.이어 최백호가 1960년대 나온 이미자의 노래 ‘아씨’를,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들국화 1집 ‘그것만이 내 세상’과 뮤지컬 넘버 ‘메모리’(캣츠)를 편곡해 차례로 불렀다. ‘사랑일 뿐이야’를 열창한 이승환과 밴드는 후반부에 세월호를 기리는 4·16 합창단을 등장시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명창 장문희는 판소리 ‘춘향가’의 소리 대목 중 하나인 ‘천지삼겨’를 부르며 현대 음악을 반주로 깔았고 재즈 가수 윤희정은 빅밴드와 함께 ‘세노야’를 차례로 선보였다.이미 입지가 탄탄한 가수들이 나와 노래 경연을 펼치는 ‘나는 가수다’(MBC)가 있었고 비주류로 간주되던 크로스오버 음악을 경연 프로그램에 끌어와 흥행한 ‘팬텀싱어’(JTBC)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혀 다른 장르에서 분야별 마스터들이 나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새롭다. 이를 기획, 제작한 신정수 PD는 기자간담회에서 “‘더 마스터’가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은 음악의 진정성”이라며 “클래식, 국악, 재즈 역시 시청자 수요가 분명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시청자들에게 똑같이 줄 때 우리 음악과 문화 수준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음악 장르의 대결이라는 이번 콘셉트는 편중화된 음악 산업에 대한 자성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엠넷은 지난 10년간 ‘슈퍼스타K’, ‘쇼미 더 머니’, ‘프로듀스 101’ 등을 통해 음악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을 열어왔지만, 한편으로는 대중음악 시장을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편중되게 만든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최근에는 비주류 장르와 결합을 시도하며 외연을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흥행면에서 그닥 빛을 보진 못했지만 지난해 ‘판스틸러-국악의 역습’에서는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기도 했다. 신 PD는 “엠넷이 장사가 잘되는 음식만 만들어 판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음악채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살려 더 깊고, 더 넓은 음악을 보여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자는 얘기를 꾸준히 해 왔다”고 덧붙였다. ‘더 마스터’의 첫회 시청률은 1.4%(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흥행을 장담하기엔 다소 미흡하다. 탈락자 없이 1위(그랜드 마스터)만을 뽑는 시스템이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지는 면도 있었다. 화려한 오케스트라나 밴드, 군무 없이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승부를 건 최백호의 트로트나 장문희의 판소리는 상대적으로 풍성함이 덜해 보였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부 교수는 “다양한 장르로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는 좋지만 국악과 대중음악을 같은 선상에 놓고 우위를 정하는 방식이 음악 자체의 감동을 전달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경연의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광진구, 오는 10일 ‘문화예술 나눔터’ 광진문화원 개원 21주년 기념행사 열려

    광진구, 오는 10일 ‘문화예술 나눔터’ 광진문화원 개원 21주년 기념행사 열려

    서울 광진구는 오는 10일 구의동 광진문화원 지하대공연장에서 광진문화원 개원 2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광진구는 “광진문화원 발전을 도모하고 문화가 일상이 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시·구의원, 지역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행사에서는 광진구 문화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표창 수여식이 진행된다. 우리나라 최초로 시조창 악보를 통일하고 광진구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시조창을 발전시켜 온 석암 정경태 선생의 귀중한 자료를 광진문화원에 기증한 석정숙 여사에게 감사패도 수여한다. 지역 설화로 전해 내려오는 ‘온달과 평강의 사랑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 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 판소리고법 단가 사철가, 한국무용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김 구청장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구민들의 문화예술 역량을 높이고,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문화도시 광진’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백남준 아트·정선아리랑 축제… ‘문화올림픽’ 세계에 심는다

    백남준 아트·정선아리랑 축제… ‘문화올림픽’ 세계에 심는다

    ‘강원도 문화 향기를 세계 속에 알려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알리는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져 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평창과 강릉, 정선으로 모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선수단 환영(2월 4일)부터 대회 폐막 행사(3월 18일)까지 곳곳에서 무료 행사가 열린다.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을 주요 무대로 하고 전국 모든 도시가 공연과 관람 무대가 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개최 도시를 주요 축으로 전국을 동계올림픽 무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벌써 G-100을 전후해 다양한 붐업 이벤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대회가 열리는 새해 2월 초부터 진행될 주요 공연 준비로 분주하다.7일 현재 동계올림픽의 주요 무대가 될 평창과 강릉, 정선은 각종 문화행사 준비로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우선 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 개폐회식장 주변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행사가 다채롭다. 플라자 내에선 문화ICT관과 전통문화관, 전통문화체험존, 거리응원이 가능한 라이브사이트, 메달플라자 등이 대회 기간 상설 운영된다. ●선수촌 광장서 선수들과 마당놀이극 문화ICT관에서는 대한민국 근현대 작품 전시와 축하공연 등 소규모 공연, 백남준 미디어아트 실내 전시, 정보통신 관련 체험·전시, 벽화로봇 야외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전통 한옥 형식으로 만든 전통문화관에서는 나전장, 매듭장, 침선장, 옹기장 등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기능장 시연이 펼쳐지고 가야금 병창, 생황 연주, 판소리 등 예능장들의 소공연도 열린다. 또 전통문화체험존에서는 나전칠기, 한지공예, 민화 그리기, 단청 그리기 등 한국의 전통 민속문화 체험과 강릉관노가면극, 고성오광대, 봉산탈춤 등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초청공연이 선보인다. 라이브사이트와 메달플라자에서는 경기 내용이 중계되거나 메달시상식과 함께 공연이 펼쳐져 관람객들을 즐겁게 한다. 평창올림픽플라자 인근 세계음식문화관에서는 세계 유명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경포호수가 눈앞에 펼쳐지고 아이스아레나 등 주요 빙상경기장들이 병풍처럼 들어선 강릉시 교동 강릉올림픽파크도 올림픽 문화행사가 펼쳐질 주 무대다. 이곳에서는 거리응원이 가능한 라이브사이트와 관람객들에게 볼거리 및 참여형 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오픈스테이지,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질 강릉아트센터가 중심이 된다. 라이브사이트에서는 대형 스크린 경기 생중계와 응원전, 플래시몹 등 특별무대 공연, 전문공연팀이 펼치는 거리예술공연, 아이스링크를 활용한 동계종목 체험, 전국 대표 문화 전시 등이 이뤄진다. 오픈스테이지에서는 각종 퍼레이드와 한복 플래시몹 등 거리예술공연이 열린다. 대공연장(10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실(3개실)을 갖춘 강릉아트센터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 문화행사와 국립발레단 등 국립극단 위주의 공연이 펼쳐진다. IOC 총회 개회식 문화공연에서는 쇠를 들고 가락을 쳐서 여러 신을 불러 잡귀를 물러나게 한다는 진쇠춤과 여성 무용수들의 경쾌한 장구 장단과 통일된 움직임으로 신명을 더하는 장구춤, 번영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며 백성과 임금이 다 함께 춤을 추는 신태평무 등이 펼쳐져 한국의 문화와 멋을 세계인들에게 한껏 뽐낸다. 이 밖에 평창과 강릉 선수촌 야외광장에서는 IOC 환영의식 및 참가 선수들과 하나된 퓨전 탈 마당놀이극이 펼쳐진다. 환영행사로는 취타대 연주와 어가행렬을 통한 선수단 입장은 물론 탈을 쓴 난장 퍼포먼스가 연출된다. KTX와 연계한 진부역에는 역 앞 임시시설에 올림픽 주제 유물 전시 및 알공예, 흑백사진, 동양화 등 명인 작품들이 전시되고 월정사에서는 심수관 백자 전시전이 열린다.●전국·해외 결연 지자체 공연도 풍성 대회 기간 전국 주요 관광 명소에서 올림픽 패밀리 팸투어가 실시된다. 평창(송어축제장), 강릉(월화거리), 정선(고드름축제장)을 비롯해 인천공항, 서울 광화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대전엑스포 스케이트장,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8곳에는 실시간으로 경기 중계와 공연 관람이 가능한 고정형 라이브사이트가 설치되고 전국 광역시 등 17곳에 이동형 라이브사이트 차량이 뜬다. 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강원도가 마련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대회 기간 강릉원주대 해람문화관에서는 올림픽 테마공연이 열린다. 단오제, 설화 등 강원도만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테마로 한 음악과 액션이 어우러진 난버벌공연으로 하루 1~2회씩 공연된다. 강릉아트센터와 올림픽페스티벌파크에서는 92개 전문단체가 113회에 걸친 공연을 선보인다. 주로 강원도립공연단과 강원도 내 문화예술단체, 전국 시·도 공연단, 해외 자매결연 지자체 초청공연들이다. ●대관령음악제 ‘특집 겨울 버전’도 마련 명품 클래식 대관령음악제가 올림픽 특집 겨울 버전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강릉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펼쳐진다. 첼로의 정명화, 피아노 손열음,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등 국내외 저명 연주자들이 총출동한다. 클래식과 재즈, 국악 협연도 이뤄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선아리랑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된다. 정선아리랑센터에서는 대한민국 아리랑 대축제가 열려 대한민국 아리랑과 함께 정선아리랑이 대회 기간 상설 공연된다. 강릉원주대에서는 주말마다 유명 케이팝 스타 초청공연도 열린다. ●평창·강릉·정선 54㎞ 손님 환영등 설치 체험·전시 프로그램도 알차다. 강릉 솔향수목원과 경포해변에서는 미디어아트 특별전과 설치민술전, 오륜 별빛 문화예술거리, 비엔날레전이 열린다. 평창, 강릉, 정선 개최 도시 곳곳에서는 54㎞에 이르는 올림픽 손님맞이 환영등(燈)이 설치되고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접경지역의 DMZ평화예술제, 원주의 윈터댄싱카니발, 강릉의 단종국장 재현과 인류평화기원 망월제, 대도호부사 행차 등이 펼쳐진다. 정선에서는 한·중·일 전통극공연, 학술포럼 등 문화교류행사도 열린다. 김광석 강원도 올림픽운영국 문화행사 주무관은 “강원지역 초·중·고교생이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참가국들과 문화를 교류하는 행사를 펼치는 등 다양한 계층이 우리의 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는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강릉·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전라도, 힐링 1번지로 ‘천 년의 문’ 연다

    전라도, 힐링 1번지로 ‘천 년의 문’ 연다

    전라도가 정도(定道) 1000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어 눈길을 끈다.전라도는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전주 일원의 강남도와 나주 일원의 해양도를 합치고,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후 다른 시·도와는 달리 지명의 개정이나 영역의 변화 없이 현재까지 이어져 온 유일한 지역이다. 내년은 전라도가 생긴 지 1000년이 되는 셈이다. 7일 광주시와 전남·북도에 따르면, 오는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18 전라도 방문의 해’ 성공 추진 선포식을 연다. 이들 3개 지자체는 이미 ‘전라도 1000년사’를 편찬하기 위해 각각 전담팀을 꾸리고 2018~2022년까지 전라도의 뿌리를 되찾기로 합의했다. 예산도 공동 출연해 인물, 문화, 예술, 지리 등 1000년의 발자취를 복원한다. 이번 선포식에서는 이 같은 계획을 대내외에 알리고 천 년을 맞은 지역의 비전을 선보인다. ‘정도 천 년’과 ‘전라도 방문의 해’를 알리는 이번 선포식에는 호남권 시·도지사를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출향인사, 주요 기관장,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국내외 여행업계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2018 전라도 방문의 해’는 ‘천 년의 길, 천 년의 빛’을 주제로 전라도가 걸어온 1000년의 문화·역사·자연생태·인문·생활상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 미래의 천 년을 준비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학술행사를 통해 전라도만이 가진 전통문화의 매력을 대내외에 알리는 데 노력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방문의 해 조형물 제막식과 함께 전라도의 역사·관광자원을 여행하는 전라도 탐사단 출정식도 열린다. 이들 3개 시·도는 전라도 여행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한다. 전라도 대표 관광지 100선을 선정해 관광자원화하고, 전라도 인문과 역사를 체험하는 청소년 문화대탐험단을 운영한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연계한 ‘전라도 아트&버스킹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9개 분야 공동사업도 추진한다. 관광명소들을 연결한 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전북 투어패스와 광주·전남 남도패스로 관광지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호남권관광진흥협의회 관계자는 “전라도는 1000년 동안 동북아 경제문화의 중심지였고, 임진왜란 등 국난 때는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서 온 충의의 고장”이라며 “판소리, 수묵화 등 문화예술과 쾌적한 자연환경, 맛있는 음식 등으로 ‘힐링여행의 1번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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