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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둔의 도시’ 평양의 건축, 서울서 만난다

    ‘은둔의 도시’ 평양의 건축, 서울서 만난다

    평양시 주요 건축물과 시가지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서울시는 4일부터 19일까지 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평양 건축사진 전시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1989년 당시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위해 조성한 광복거리 고층살림집(아파트)부터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한 ‘능라도 5월1일 경기장’ 내부, 평양시를 가로지르는 대동강의 섬 양각도 등 4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4·27 판문점회담과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9월 평양정상회담까지 최근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평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에 부응하자는 취지다. 건축 관련 전문가나 일반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평양의 최근 건축물을 한눈에 볼 기회다. 사진들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건축디자인평론가인 올리버 웨인라이트 작품이다. 웨인라이트는 “지금까지 접하기 어려웠던 폐쇄된 북한의 도시계획적 야망과 국가주의적 기념물들뿐 아니라 현실적인 뒷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인라이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런던시청과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우스의 사무소 ‘OMA’ 등에서 실무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고 있다. 김태형 도시공간개선단장은 “건축 관련 종사자뿐만 아니라 시민, 학생 등 많은 분들이 관람할 수 있고 평양 건축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남과 북의 도시건축이 함께 발전하는 출발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여야 ‘가짜뉴스와 전쟁’ 대치… “조속한 입법” vs “민주주의 역행”

    민주당 가짜뉴스대책반 구성 본격 대응 “강력 대책 바람직… 당정 비상 대처 안도” 법안 발의 한국당, 李총리 지시에 경계 “가짜뉴스 현행법 절차 따라 처리하면 돼” 정치권이 이번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놓고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또 다른 정쟁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3일 가짜뉴스에 강력한 대책을 주문한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시에 대해 “매우 바람직하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고 “도를 넘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대해 당정이 비상한 대처를 하게 된 데 안도감을 느낀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박광온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가짜뉴스대책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원내종합상황실도 지난달 13일부터 ‘진짜 vs 가짜 팩트브리핑’ 콘텐츠를 6호까지 발행했다. 팩트브리핑은 주로 4·27 판문점선언 이행 비용추계, 부동산대책 관련 가짜뉴스 등 정책 사안을 다룬다. 민주당은 독일의 네트워크 법집행법(NetzDG)처럼 강력한 입법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독일은 해당 법률을 통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제공자에게 명백히 위법한 콘텐츠는 불만 접수 후 24시간 이내에 제거하거나 접근을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최대 500만 유로(약 64억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박 최고위원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하는 행태와 독일에서 하는 행태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반드시 국회가 빠른 입법으로 제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문제는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코리아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감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국당도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당 홈페이지에 가짜뉴스·편파보도 신고센터를 마련하고, 언론중재위와 선관위의 정정 보도, 삭제 요청 사례도 함께 게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엔 강효상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가짜뉴스대책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 총리의 발언이 나오자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정부·여당의 가짜뉴스 단속이 자칫 야당 목소리 위축으로 이어질까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부와 여당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처벌 규정 양산이,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발전과 표현의 자유 보호에 역행한다는 ‘민주적’ 시각을 빨리 되찾기 바란다”면서 “만일 가짜뉴스가 있다면 현행법의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치권 스스로가 정파에 따라 선거에 이용할 목적으로 가짜뉴스의 생산·유통 기지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어떤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판단하는 데는 정치적 해석과 속셈도 깔리기 마련”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또 “한국당의 경우는 최근 자신들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유튜브 등에 확산되니 굳이 더 큰 규제를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폼페이오 ‘당일치기 방북’…비핵화·종전선언 접점 찾은 듯

    폼페이오 ‘당일치기 방북’…비핵화·종전선언 접점 찾은 듯

    김정은과 면담 일정까지 공개… 갈등 봉합 美국무부 “한·일과 종전선언 긴밀히 논의” 폼페이오, 2차 북·미회담 최종 조율 전망 회담장소 제3국 아닌 美안방 워싱턴 유력 10월말 회담→종전선언→金 서울행 기대오는 7일 네 번째 평양 방문길에 오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등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7일 당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7월 6~7일 3차 방북 후 석 달여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월 말 4차 방북에 나서기로 했다가 “북 비핵화 진전이 충분치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보류됐었다. 이번 방북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정한 진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4차례의 방북에 나서는 것은 (북·미 협상의) 진전과 모멘텀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갈 길이 멀지만 이번 회담에서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일치기 방북’, ‘김 위원장과의 면담’의 사전 예고도 눈에 띈다. ‘빈손 방북’ 논란이 있었던 3차 방북 때와 달리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까지 공개한 건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해 상당 수준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또 당일치기, 그것도 반나절 일정으로 4차 방북이 이뤄진다는 것도 북·미의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변화된 기류도 감지된다. 나워트 대변인은 그동안 ‘선 비핵화’ 조치를 내세우며 미온적이었던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번 방문 때 그들과 만나길 고대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방북을 통해 세 번째 회동하게 되는 김정은-폼페이오의 만남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북·미 정상들이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북·미가 정상회담 개최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도 1차 시기보다 빨라질 수 있는 데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졌다는 점도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 이전 개최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러 채널에서 개최 장소에 대한 전망도 흘러나온다. 일단 싱가포르 등 ‘제3국’은 배제되는 기류가 짙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북한의 평양이나 판문점보다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조야 안팎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장소 선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평양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여 줄 거리가 많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백악관’이 더 꼽힌다. 북한으로서도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측면과 북·미 이벤트의 주목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10월 하순 2차 북·미 정상회담→종전선언→연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정치적 빅 이벤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미국과 어느 정도 관계 회복이 이뤄지고 서울 답방이 이뤄져야 북한도 경제 개발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도 지뢰제거 움직임…내년 상호검증 가능성

    남북이 지난 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 제거 작업에 착수하면서 북측도 실제 지뢰 제거를 시작했는지에 관심이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북측도 화살머리고지뿐 아니라 JSA에서도 지뢰 작업으로 추정되는 활동을 준비하는 동향이 식별되고 있다”며 “향후 지뢰 제거에 대해 상호 검증하는 과정을 두려고 한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측 지역에 진입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육안으로 북한이 실제 지뢰를 제거하고 있는지 추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레이더 장비나 위성으로 지뢰 매설 여부까지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향후 상호 지역에 진입할 수 있는 시기에 지뢰 제거 검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남북은 올해 연말까지 지뢰 제거를 끝낸 뒤 내년 2월에 공동 유해발굴단을 편성하고 두 달 뒤인 4월부터 시범 발굴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따라서 상호 검증은 내년 초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상호 신뢰를 위한 것이다. 남북이 상대의 지역에서 유해를 발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국방부는 ‘남북 유해발굴 사무소’를 군사분계선(MDL) 위에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내년에 남북 사무소를 통해 DNA 감식 등의 기술이나 정보를 북측에 많이 공유해 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DMZ 전체에 있는 지뢰를 제거하는 방안은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군사분야 부속합의서에 명시한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DMZ에 묻힌 지뢰 200만발…완전히 없애려면 200년 걸린다

    DMZ에 묻힌 지뢰 200만발…완전히 없애려면 200년 걸린다

    남쪽 DMZ 52만발·민통선 이북 74만발 1㎡당 지뢰 2.3개꼴… 세계 최고 밀도 DMZ 97%는 매설여부 확인조차 못해 공병 1개 중대 200m】100m 수색에 1년 인력 확충·장비 따라 기간 앞당길 수도남북이 이달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 지뢰 제거 작업에 착수하면서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묻혀 있는 지뢰가 점차 사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에 맞닿은 11개 시·군, 24개 읍·면의 주민에게는 현실적인 문제다.군은 200만발 정도가 DMZ 인근의 남북 지역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국제 민간기구 ‘국제지뢰금지운동’(ICBL)도 DMZ의 경우 1㎡당 2.3개꼴의 지뢰가 매설돼, 세계 최고 수준의 지뢰 밀도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DMZ 전 지역은 6·25전쟁 이후 출입이 통제된 미확인 지대로 지뢰 매설량을 추정하는 것은 제한된다는 게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 각종 군 자료를 토대로 남측에는 127만말, 북측에는 80만발의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했다. 또 남한 지역에만 DMZ에 52만발, 민통선 이북에 74만발, 민통선 이남에 1만발이 설치된 것으로 봤다. 문제는 군이 지뢰의 매몰 현황을 파악한 ‘기확인지뢰지대’(3157만 6100㎡)보다 지뢰가 묻혀 있긴 하지만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알수 없는 ‘미확인지뢰지대’(5억 7740만 5100㎡)가 훨씬 넓다는 점이다. 전체 지뢰지대 중 미확인지대가 94.8%나 된다. 특히 DMZ 내부의 경우 기확인지대가 2.7%뿐으로 사실상 모든 지역이 미확인지대다. 민통선 이북 지역은 15.4%가 기확인지대지만 역시 지뢰 매설 여부를 알수 없는 곳이 84.6%이다. 이곳은 거주 주민이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힌다. 100㎏ 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터지는 대전차지뢰보다 밟기만 해도 폭발하는 대인지뢰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한다. 철책선 순찰로 옆에는 ‘들어가면 죽는다’, ‘미확인지뢰지대’ 등의 경고판이 곳곳에 있다. 대인지뢰는 DMZ 인근에 90만발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6·25전쟁부터 1980년대까지 묻은 냉전의 산물이다. 국방부는 대인지뢰 중에는 M2, M3, M14, M16A1 등을, 대전차지뢰로는 M6, M7, M15 등을 DMZ에 묻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발목지뢰로 불리는 ‘M14’는 약 40만발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 재질로 무게가 9.4g에 불과해 폭우가 오면 유실되곤 한다. 밟으면 발목을 앗아 간다. M16A1은 밟으면 공중으로 도약해 폭발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북한의 대표 지뢰인 ‘목함지뢰’는 폭약의 파괴력이 M14의 7배다. 나무 상자에 TNT폭약을 넣었기 때문에 홍수가 나면 물에 떠서 유실되곤 한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민간인 지뢰사고는 40건, 군 사고는 26건이 발생했다. 휴전 후부터 따지면 4000명이 넘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지뢰제거업자들은 11개 공병부대를 투입해 DMZ의 모든 지뢰를 제거할 경우 20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국방부는 선례를 볼때 공병 1개 중대가 가로 200m, 세로 100m의 지역에서 지뢰를 제거하는 데 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방의 경우 지형의 굴곡이 심한 데다, 통상 금속탐지기로 수백번은 감지해야 한 개의 지뢰를 찾을 수 있긴 하다”면서도 “200년이란 기간은 전방 공병부대만 투입할 때로 인력 확충 및 최신형 장비 사용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평화가 시작됐다

    평화가 시작됐다

    DMZ 너머 불과 2㎞ 거리에 북한군 GP 보호장구 등 20㎏ 착용 하루 4시간 수색 경계병 호위 속 폭 4m씩 조심스레 확장 軍 “최근 불발탄 등 발견 잇따라” 긴장감지난 2일 오전 11시 강원 철원군 화살머리 고지 정상의 최전방 감시초소(GP). 서울신문을 비롯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20여명의 장병들이 지뢰 제거 작업을 위해 GP 통문을 열고 북쪽으로 향했다. 장병들은 20㎏이 넘는 보호복, 지뢰화, 덧신, 헬멧 등 보호장구를 갖추고 있었다. 비무장지대(DMZ) 너머 불과 2㎞ 거리의 북한군 GP가 육안에 들어왔다. 이날 지뢰 제거 작업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출한 ‘9·19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른 조치다. 당시 남북은 DMZ 시범적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기로 합의했고, 양측은 지난 1일부터 작업에 착수했다. 군사분야 첫 신뢰 조치인 지뢰 제거 작업이 앞으로 종전선언 등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작업은 GP 통문부터 길이 500m 1구역 수색로를 폭 4m씩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후방 경계에 6명의 수색대대 요원이 나서고, 지뢰탐지장비인 숀스테드와 예초기, 지뢰탐지기, 휴대용 공기압축기를 사용하는 장병 등이 뒤따랐다. 남북은 지뢰 제거 작업을 다음달 말까지 매일 4시간씩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현지 부대 지휘관은 “이 일대는 과거 지뢰 매설 기록이 없는 지역이지만, 폭우로 유실된 지뢰나 수류탄, 박격포탄 등 불발탄이 산재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긴장감을 높였다. 군 당국은 지난 3개월간 이 지역에서 10여개의 불발탄을 발견했다. 화살머리 고지는 백마고지 능선이 보이는 6·25전쟁 당시 격전지 중 하나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도 현장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이번 작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병들의 안전이다. 남북한 군사적 신뢰 형성과 의미 있는 과업을 수행하는 평화 구축자로서 소명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통문 뒤로 민간인출입통제선 이북 지역에서 가을걷이에 나선 농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민통선 초소에서 2㎞ 떨어진 강원 최북단 묘장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뢰가 모두 사라지고 평화가 자욱해진 DMZ 일대를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노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철원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성태 “청와대 직원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먹었다면 문제 없다”

    김성태 “청와대 직원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먹었다면 문제 없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비인가 재정정보인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면서 여야 간 설전뿐만 아니라 한국당과 정부 간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심 의원은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는 시간대인 밤 11시 이후 또는 휴일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점, 그리고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장소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국회에도 적용되는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업무와의 관련성이 소명되면 밤 11시 이후 또는 휴일에 업무추진비 사용이 가능하고, 상호명에 ‘이자카야’나 ‘펍’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도 그 가게가 일반음식점인 경우가 있다며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상호의 ‘업종’이 무엇인지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KBS1TV에서 방송된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청와대 직원들이 와인바가 아니라 24시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심 의원은 원칙을 가지고 들이댄 것”이라고 심 의원을 감쌌다. 김 원내대표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청와대는 특권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주장대로, ‘청와대는 24시간 사실상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니까 새벽에도 식사를 해야 하고, 밤 늦게, 주말·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니까 불가피하게 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솔직히 고백하면 되는데, 청와대는 ‘다 증빙처리됐고, 합법적으로 증빙처리 결제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다’ 이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청와대는 지난달 27일과 지난 2일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조직”이라면서 “심야·주말 사용이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운영 업무의 특성상 대통령비서실 직원 다수가 평일과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하며 특히 외교·안보·통상 등의 업무는 심야 긴급상황과 국제시차 때문에 통상적인 근무시간대를 벗어나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밤 11시 넘어서 불가피하게 무엇을 먹어야 한다면 어딜 가도 있는 24시간 편의점을 이용했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만일 편의점에 가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으면, 심 의원이 그걸 가지고 문제 삼으면 국민들 보기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자카야, 골목 맥주집 이러니까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 결제한 비용(6만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사우나는 아예 (업무추진비 사용이) 금지돼 있는 업종”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그러면 사우나비를 모나코 국왕에게 청구해야 하느냐”고 묻자 김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은 팀장(국왕 전담 경호팀의 팀장)이 융통성을 발휘했어야지”라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글로벌 In&Out]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4월 판문점 회담만큼이나 역사적 회담이었다. 판문점 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 평양 회담은 한발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미국에 세일즈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기회에 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다른 의욕이 보였고, 김정은 정권도 남북 협조를 최대한 연출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에 의해 실질적으로 남북은 ‘종전선언’뿐 아니라 ‘부전(不戰) 선언’까지 내디딘 형국이 됐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남북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북한이 개발해 둔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은 자신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명언한 의미는 크다. 미래의 핵개발 중단 자세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현재 핵무기 리스트의 신고, 폐기 일정에 관해서는 이번에도 언급이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볼 때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북·미 협상에 맡기게 됐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에 관한 북·일 상호 불신 등으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또 한국 외교에 대한 과소 평가와 북한 외교에 대한 과대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나아가 트럼프를 이용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 다시 말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일본도 그런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초조해져서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에 대한 평가도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비판적 견해로 기울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한국의 보도를 보면 일본의 신중론에는 주목하지 않고 일본도 한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인 것 같다. 나는 외국의 비판적 견해가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문재인 정권이 북·미 군사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북·미를 설득한 것은 합당하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관찰하는 일본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명확한데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앞질러 간 인상을 주었다. 남북 협조의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주변국에 어떤 인상을 주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의 집권 기반이 견고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포스트 트럼프 정권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관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아베를 지지하는 우파 보수층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며 아베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오히려 아베의 비판세력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비핵화 이후를 내다보고 대북 정책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일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남북 공동의 비핵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문재인 정권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4월 판문점 회담만큼이나 역사적 회담이었다. 판문점 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 평양 회담은 한발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미국에 세일즈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기회에 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다른 의욕이 보였고, 김정은 정권도 남북 협조를 최대한 연출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에 의해 실질적으로 남북은 ‘종전선언’뿐 아니라 ‘부전(不戰) 선언’까지 내디딘 형국이 됐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남북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이 개발해 둔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은 자신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명언한 의미는 크다. 미래의 핵개발 중단 자세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현재 핵무기 리스트의 신고, 폐기 일정에 관해서는 이번에도 언급이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볼 때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북·미 협상에 맡기게 됐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에 관한 북·일 상호 불신 등으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또 한국 외교에 대한 과소 평가와 북한 외교에 대한 과대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나아가 트럼프를 이용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 다시 말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일본도 그런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초조해져서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에 대한 평가도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비판적 견해로 기울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한국의 보도를 보면 일본의 신중론에는 주목하지 않고 일본도 한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인 것 같다. 나는 외국의 비판적 견해가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문재인 정권이 북·미 군사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북·미를 설득한 것은 합당하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관찰하는 일본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명확한데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앞질러 간 인상을 주었다. 남북 협조의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주변국에 어떤 인상을 주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의 집권 기반이 견고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포스트 트럼프 정권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관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아베를 지지하는 우파 보수층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며 아베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오히려 아베의 비판세력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비핵화 이후를 내다보고 대북 정책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일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남북 공동의 비핵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문재인 정권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 [사설] 남북 지뢰 제거, 군사적 긴장 제거의 디딤돌이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합의서’ 후속 조치로 어제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 제거에 들어갔다. 지난달 이 합의서에서 20일까지 JSA에서, 11월 30일까지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 제거를 마치기로 했다. 철원 지역 지뢰 제거는 비무장 지대 내 유해 발굴을 위한 전 단계다. 운산·장진호 전투가 벌어진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등에서 북·미가 1996년부터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64위도 국군의 날 70주년인 어제 미국에서 돌아와 문재인 대통령이 6·25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아직 수습되지 않은 호국영령 유해가 12만 4000여구라니 지뢰 제거에 이은 남북 공동 유해 발굴도 기대한다. 남북은 군사합의서에서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인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는데, 지뢰 제거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적대 행위 중지의 첫걸음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지대화, DMZ 내 GP(감시초소)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 중지 등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이른 시일 내에 실천되기를 바란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더불어 남북이 군사합의서를 착실히 실천하고 이행하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이 머지않은 미래에 달성될 수 있다. 그를 위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도 조속히 가동하기를 촉구한다. 군사공동위원회는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을 할 창구이자 군축의 출발점이다. 국군의 날에 제대로 된 기념식 없이 지나갔다고 일각에서 얘기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겉치레 행사를 하지 않는다. 중국, 북한 같은 일부 국가에서나 열병식이 열린다. 군사합의서 등을 놓고도 안보 태세의 해이를 지적하는데, 군사합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기본이라는 점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그 전의 합의는 무효가 된다”는 이낙연 총리의 국회 답변은 당연하지만 의미심장하다.
  • [시론] 평화, 새로운 미래/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시론] 평화, 새로운 미래/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평양과 삼지연과 백두산 천지에서 새로 태어나는 한반도를 꿈꾸었다.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라 식민과 분단의 역사를 관통하며 고난 속에 농익은 온전한 해방과 적극적 평화를 향한 꿈이었다.그 꿈은 분단과 냉전의 세월이 만들어 낸 민족공동체의 이질성을 조화로 극복하며 ‘제3의 길’을 찾아가는 꿈이다.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와 원한을 치유하고 화해하는 꿈이다.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각축장이 된 채 전쟁의 위기를 일상처럼 살아온 한반도에 종전을 선언하고 한라와 백두에 이르기까지 비무장지대를 확장하는 꿈이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자주성의 토대 위에 판문점·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대체하는 다자간 평화안보 체제를 구축하므로 미래의 일곱 세대가 동북아시아공동체 건설의 새 길을 열어 가게 하는 꿈이다. 그 꿈은 대화와 만남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절되지 않는 일상의 평화를 실현하는 꿈이요, 남북 시민들이 사회적 연대를 실천하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꿈이다. 그 꿈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구축한 김일성 주석과 선군정치로 체제 안정을 도모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핵무기 개발 완성을 공표한 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회주의경제 건설 총력화로의 이행을 선언했다. “인민에게 쌀밥을 먹이고 싶다”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 실현이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정권안정과 평화체제를 보장받고 사회주의경제 건설에 전념하기 위해 ‘미래 핵’을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전략적 평화 의지를 보였다. 이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 남북 및 세계경협과 평화협정체결 등 일련의 상응 조치가 취해지며 ‘현재 핵’에 대한 비핵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평양 능라도의 5·1경기장에서 행한 핵 없는 한반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15만 평양 시민들은 진심으로 환호하며 응답했다. 김일성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 유훈이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 깊이 되새겨지고 있다. 평양이 사회주의 ‘정상국가’ 수도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전쟁 후 폐허를 딛고 대동강을 따라 기획된 건축도시 평양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루며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대규모 환영 인파와 집체공연이 보여 준 ‘동원’은 이미 시민들의 ‘일상’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와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 아래 전개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선진교육자본의 투자는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토대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국의 부족함과 초라함을 솔직한 언어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15만 평양 시민 앞에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소개하고 연설하게 한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은 이미 ‘극장국가’의 절대 유일한 패권자의 모습은 아니다. 다만 인천과 평양을 잇는 서해 직항로와 삼지연에서 평양을 오가며 바라본 북녘 땅 평양은 여전히 절대 유일한 도시로 남아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오랜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경제개발계획의 진보를 이루지 못한 탓이다. 남북의 실사구시적 평화 염원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 평양 선언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실천적 합의서다. 평양 선언에 담긴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는 사실상의 종전선언다. 미래 핵의 포기를 위한 선제적 제안들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선언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의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는 전면적 남북 교류의 신호탄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작 ‘빛나는 조국’을 재구성해 연출한 5·1경기장 공연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은 ‘평화, 새로운 미래’를 향한 한반도 새 역사 만들기의 출범식이다. 이제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평화를 향한 프로세스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강을 건넜다. 한반도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천지와 백록담의 물을 합치고 그 새로운 조화의 물에 붓을 적셔 ‘평화,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새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 지속 가능한 평화구축을 위해 민(民)의 토대를 강화하자. 분단체제가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먼저 내 마음의 분단과 냉전의식을 화해와 평화의식으로 바꾸어 내자.
  • [데스크 시각] 한반도 데탕트는 ‘불가역적인 미래‘다/안동환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반도 데탕트는 ‘불가역적인 미래‘다/안동환 국제부 차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감하는 공포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미국은 지난달 24일부터 2000억 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존 관세폭탄을 합치면 모두 2500억 달러로 중국 대미 수출 총액 5055억 달러의 절반에 육박한다. 1100억 달러로 맞보복 중인 중국은 남은 실탄이 없다. 중국이 미국의 핵심 수출품인 대두와 자동차에 25% 보복관세를 가하지만 막대한 보조금을 쏟는 트럼프 정부에 열세다. 중국이 느끼고 있는 당혹감과 분노, 패닉은 비핵화 협상이 파국을 맞게 되면 김 위원장이 맞닥트릴 예시(豫示)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외교협회에서 공개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 얻는 건 미국의 강력한 보복뿐”이라는 김 위원장의 이례적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연일 폭언과 비난, 보복 강도를 높여 가는 총력전 양상의 미·중 무역전쟁은 ‘치킨게임’이다. 치킨게임에서는 충동을 통제하지 않고 잃을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 쪽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무식하게 용감하다’는 허세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전략이다. “어떤 사내가 문을 두드려 ‘10달러를 주지 않으면 칼로 자해하겠다’고 위협한다. 그때 눈에 핏발이 서 있다면 그는 10달러를 받아 내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위협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거나 너무 허약해 보인다면 쓸모가 없다.”(토머스 셸링의 ‘갈등의 전략’ 중) 협상력이나 협상기술이란 용어가 풍기는 상식은 상대보다 지적이고 노련한 설득력을 가진 사람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소귀에 경 읽기’ 식의 고집이나 무모함, 극단적인 위협 등 비합리성이 협상의 메커니즘이 될 때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5년 게임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셸링의 ‘비합리성의 합리성’을 옹호하는 충직한 실행자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백악관에 막 입성한 트럼프에게 갈등에 물러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외교의 키워드는 이성이 아닌 ‘분노’다. 매일 아침마다 잠에서 깬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며 트위터에 울분을 쏟아낸다. 정통에서 벗어난 이단의 대통령이 벌이는 기행 같은 액션들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로 인해 게임 규칙들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핵 군축 전문가인 셸링은 참여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협상 상태를 공통의 기대치가 수렴되는 지점인 ‘포컬포인트’(Focal-Point)로 표현한다.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돌연 분노를 표출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두 ‘스트롱맨’(트럼프와 김정은)의 소통을 업그레이드해 온 문 대통령은 게임이론의 ‘이기는 한 수’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린다는 옛말대로다. 북·미 협상 와중에 남북 간 데탕트(긴장완화) 시대의 전환은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은 병립할 수 없다는 이분법을 극복한 반전이다. 북한정권 붕괴와 통일대박이라는 빈곤한 상상력으로 북핵 국면을 허송세월한 게 지난 10년이었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신고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협상은 변화무쌍하다.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방향을 틀었다. 남북은 1일 평양공동선언의 첫 군사적 이행 조치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철원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를 시작했다.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은 ‘핵 없는 한반도’라는 불가역적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ipsofacto@seoul.co.kr
  • 文의장 “남북국회회담 11월 개최…여야 5당 대표 포함한 30명 규모”

    문희상 국회의장은 1일 남북국회회담과 관련해 오는 11월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첫 월례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국회 회담을 내가 (북측에) 제안했고 9월 27일에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명의의 동의한다는 답신이 왔다”면서 “11월로 생각하고 있고 여야 5당 대표를 포함해 30명 정도 규모로 시작할까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하는 것으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원론적으론 긍정적… 결론은 아직”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남북국회회담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결론 내릴 단계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기국회 기간(11월)에 가능하겠나 하는 생각도 있다”고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앞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비핵화 의지가 확인돼야 하니 약간 시간을 두고 보자”고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4일 방북 길에 오르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해찬, 판문점 선언 비준 여야 합의처리 강조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150명 규모의 명단을 다 보냈고 오늘부터 일정 조정을 하고 있다”며 “5일 공식 기념행사를 하고 6일에는 몇 군데를 방문해 대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방북 인원과 관련해 “국회에선 20명 정도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당은 깊이 검토를 하겠다고 했고 아직 명단은 나오지 않았다.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판문점 선언 비준과 관련해 국회의 비준 동의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판문점 선언은 국가 재정이 들어가는 조항이 있어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법적 근거가 있다”며 “다만 외교는 초당적 문제라 표결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가능한 한 더 설득하고 대화해서 여야가 국회 차원에서 합의 처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설득하고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납득시키는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판문점선언 남북 의회가 동시 비준 촉구 靑·공직자·국회의원 ‘자발적 1주택’ 제안 선거제도 개혁 위해 ‘반값 세비’ 주장도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비핵화 선언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남북에서 각각 동수의 적정 인원이 참가하는 실속 있는 회담을 11월에 개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대한 지지를 세계에 호소하자”고 말했다. 이어 “국회 회담 후 연내에 남북 의회가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측의 국민대표 기관에 의해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북핵 위기가 극대화된 시절에 만들어진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북핵 시설을 직접 겨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현재 시점에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청와대 참모진, 공직자, 국회의원 모두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과연 부동산 문제에서 떳떳한가. 누가 뭐래도 이 자리에 있는 장관, 국회의원 다수가 국민의 눈에서는 부동산 기득권의 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정책결정권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해서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하며 이는 그 어떤 정책보다 가장 확실한 부동산 개혁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60석까지 확대해야 한다. ‘반값 세비’를 해서라도 국민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JSA·DMZ 지뢰제거 개시…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구성 착수

    남북 군사당국은 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개시했다. 이번 조치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첫 번째 조치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측은 지역 내 공병부대 병력을 투입해 판문점 JSA 우리 측 지역 동쪽과 서쪽의 수풀 지역 및 감시탑 주변 지역 등에 대해 지뢰 제거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남측뿐 아니라 북측도 지뢰 제거 작업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JSA 비무장화 조치 방안을 협의할 대령급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구성 준비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합의서에 따르면 3자는 JSA 지뢰 제거가 완료되면 5일 내에 쌍방 초소들과 인원 및 화력장비를 전부 철수해야 한다. 이후 3자는 JSA 비무장화 조치 완료 상태를 2일간 공동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또 국방부는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DMZ 화살머리고지 일대 지뢰 제거 작업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본지 평양 정상회담 전문가 좌담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관련 내용이 사상 처음으로 포함된 남북공동선언문을 타결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신문은 1일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실장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좌담을 통해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의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좌담에서 대다수 전문가는 9·19 평양공동선언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비핵화 로드맵의 불투명성과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에 따른 안보 불안 우려를 제기했다. 정상들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의 전례 없는 협상 구도가 학자들의 예측을 뛰어넘는다고 토로하는 전문가도 있었다.→9·19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현욱 우선 군사 분야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상호 간 적대행위 금지, 무력 사용 금지부터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DMZ)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상당히 낮췄다. 예를 들어 상호 간 경고 방송 등 다단계 절차를 만들어 우발적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도 낮췄다. 절차상에서 이미 남북 간 종전 상태를 만드는 데 상당히 기여한 군사적 합의가 나왔다. 이걸 앞으로 어떻게 실제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남북이 서로 군축하는 데 미국 입장에선 우려가 있다. 남북 군축이 한·미 동맹의 약화로 가면 어떻게 하는가, 한국이 군축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 데 준비가 되겠는가, 전작권 이양 조건은 한반도 위험 감소와 한국군 역량 준비인데 군축하면 역량 준비가 되겠는가. 이런 부분은 한·미 간 조율돼야 한다.경제 협력에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상당히 의식했다. 철도·도로 연결은 연내 착공식까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정상화도 ‘조건 마련’이라는 토를 붙였다. 국제사회와 같이 가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하려는 모양새를 갖췄다. 비핵화 관련해서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완전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인데 영변 핵시설 폐기가 선언에 포함되면서 북·미 협상을 제 궤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북·미 간 여전히 존재하는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가시적인 성과는 안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으로선 큰 결심을 한 것이지만 여전히 상응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하라는 부분은 좁혀지지 않았다.-김석향 9·19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김 위원장도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예를 들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도 유관국 전문가가 보는 앞에서 폐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는 기자에게만 보여 줬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다. 학습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유관국 전문가를 불러 놓고 폐기하겠다’고 딱 한 걸음만 나갔다. 진일보한 건 반가운데 딱 일보만 전진해서 북·미의 의견 차이가 좁혀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핵화와 군사 분야 외에 보건의료, 이산가족 문제는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비핵화와 군사 분야의 합의가 정말 그대로 실행될지 의문이다. 그래도 올 가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할지 의심스러웠지만 개최된 것을 보면 비핵화와 군사 분야 합의도 실행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는 있다. -이호령 전반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 실질적인 것, 희망과 현실과의 괴리 등 세 가지 모두 선언에 담겨 있다. 일단 현실에서의 가능성을 반영했다. 경제 협력은 다 조건부를 달았고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포함시켰다. 착공식은 제재와 상관없기에 날짜까지 명확히 박았고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실질적 경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조건을 달아서 영리하게 잘 빠져나가면서도 북한에게 비핵화하면 실질적 경협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이산가족과 관련해 북한에게 요구했던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등을 담은 것도 좋은 포인트였다. 남과 북이 다시 하나 됨을 이룬다는 것은 문화 교류에 담아 냈다. 3·1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하면 분단되기 전 하나였던 모습을 다시 한번 축하할 수 있다. 2032년 올림픽을 공동 유치할 경우 향후 통일의 모습, 미래에 하나 되는 모습을 미리 그려 볼 수 있다.이런 소프트 이슈 중심으로는 우리의 희망과 현실을 잘 조화시켰는데 하드 이슈에서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비핵화 관련 조항 중 3항(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이 의미가 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각자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고 돼 있는데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함께 긴밀히 협력한다’고 돼 있어 의미가 있다. 그러나 비핵화 관련 1, 2항(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의 경우 북·미 회담을 재개하는 유인책이 됐다고 하는데 유인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살라미 전술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처음 언급된 건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영변 이외의 핵시설이 궁금하다. 영변 핵시설 내 플루토늄 5메가와트 원자로는 이미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 비핵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됐는데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를 취해도 다른 시설 폐기를 위해 또 다른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구사했던 살라미 전술이다. 북·미 협상이 교착되면 남한을 통해서 또다시 대화 국면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처럼 일부만 잘라서 내놓는 형국이 계속될 수 있다. 군사적 합의의 경우 남북군사공동위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하기로 하고 하지 않았던 것인데 26년 만에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남북기본합의서가 논의될 때는 북한 핵이 초보적 단계였고 의심만 가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엄청난 상황에서 남북군사공동위를 운영한다는 게 문제다.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신뢰를 구축하자는 건데 균형이 맞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비핵화 부분에서 동결 등 아무것도 안 된 상태에서 그나마 갖고 있는 군사적 억제력을 줄인다는 것인데 평양 이남에 북한 전력의 70%가 집중된 상황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를 중심으로 이를 확장시킨다는 건 이론적으로 그럴싸해 보여도 실제 전력 운영 면에서는 이론과 차이가 있다. 상호 적대 정책을 중단하고자 해상, 공중, 육상에서 여러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실제로 지키고 있는지 검증하는 문제다. 검증 체계에 대해 먼저 합의하고 육·해·공에서 합의를 이행할 때 보다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김정 큰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 지금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프로세스다. 관료적 프로세스와 속성이 다르다.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관료적 프로세스로 운영됐기에 합의와 이행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관료적 프로세스의 기본 속성은 위험 회피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 현상 유지에 유리한 구조지만 현상 타파는 어렵다. 지금은 정치적 프로세스, 그것도 선출직 최고위 정치인들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세스다. 정치적 프로세스가 현상 타파에 유리하고 정치인이 하는 선택의 기본적 속성은 위험 회피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현상 타파가 안 되는 것이다. 학자 입장에선 예측하기 어렵다.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안보 질서와 관련해서 예측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지만 예측하지 못한 획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시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 평양공동선언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핵무장국을 상대로 우발적 형태로 생길 수 있는 국지적 충돌 요소를 줄였다는 점은 좋은 의미에서 투자라고 생각한다. 운영적 군비 통제에서 구조적 군비 통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치가가 위험 감수를 한 측면에서 비춰 보면 대담하게 잘한 거다. -고유환 판문점 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비핵 평화 프로세스가 말 대 말 공약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교착 국면에 빠졌다. 남한이 나서서 가을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빨리 당겨서 초가을에 성사시키면서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 불어넣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 톱다운 방식이라는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프로세스가 가동되기에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진전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4·27 판문점선언이 6·15나 10·4 공동선언에 비견되는 강령적 합의여서 이번 선언에는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합의 정도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강령적 선언으로서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남북 사이에서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 전쟁 없는 한반도 관련 합의를 끌어냈다. 목표 시점과 세부 일정까지 매우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고 이대로 이행된다면 사실상 남북 사이에 종전선언에 해당된다 할 만큼 재래식 군비 통제가 이뤄졌다. 남북 사이에서 할 일은 하고 북·미 사이에서는 전략무기에 해당되는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과거 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 관계도 연동돼서 풀리지 않았는데 이번엔 남북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비핵화를 추동했다.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확인했고 남북 간 신뢰가 높아졌다. 북한은 선언문의 비핵화 관련 두 번째 조항에서 자기들이 취할 비핵화 초기 조치를 밝혔다. 미국은 핵 신고·검증이 비핵화의 초기 조치라고 얘기했는데 북한이 상응 조치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스스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북·미 회담에서 다룰 의제 중 하나인 비핵화 초기 조치의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이 남북 간 신뢰를 통해 비핵 평화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이호령 실장은 북한이 살라미 전술을 취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고유환 교수는 행동 대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를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점이 교착의 가장 큰 부분 같다. -김석향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고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어떤 미래를 꿈꾸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간에 과거 행적부터 묻고 넘어간다. 그런 면에서 지금 김 위원장이 비핵화 진짜 할 거라고 말해도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의 짐을 다 가지고 있는 거다. -고유환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나열돼 있는데 북한은 둘을 의도적으로 연계해서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복안을 갖고 포함시킨 것이다. 살라미로 간다는 건 한꺼번에 다 해결할 수 없으니까 단계적으로 간다는 뜻이다. 지금은 오히려 북한이 어차피 비핵화를 할 거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북한은 빨리하고 싶은데 미국은 시간 조절을 하고 있다. 기존 고정관념으로는 지금의 판을 읽어내기 어렵다. -이호령 살라미 전술이냐 아니면 행동 대 행동으로 봐야 하냐의 문제인데, 톱다운 방식으로 정치적 합의가 진행되면서 알게 모르게 만들어지는 컨센서스가 있다. 즉 북한 핵무기를 일정 부분 반출해 주면 북한 핵위협이 감소하고 평화가 올 것이라는 건데 실제 맞는지 짚어 봐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로 여러 개 쪼갤 수 있다. 영변 핵시설 안에서도 플루토늄과 우라늄, 영변과 영변 이외의 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도 A·B·C 지역. 대북 제재 해제라는 보상의 보따리는 그만큼 나누기 어렵다. 나눌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나중에 취소할 수도 있다고 무게감을 낮춤으로써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데. -김현욱 종전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이건 남·북·미 정상이 서명하는 것이다. 국제법보다 더 큰 구속력이 있다.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세 수반이 서명한 종전선언문에 담긴 내용은 추후 더 큰 굴레가 될 수 있다. 2018년 종전선언문에 세 수반이 서명한다면 1953년 정전협정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그걸 알기에 미국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해한 것처럼 쉽게 깰 수 있는 정상 간 서명에 기반한 합의서는 아니다. -김정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기술적으로는 맞다. 종전선언을 한 다음에 북한이 마음에 안 들면 취소하면 된다. 단 종전선언을 하고 취소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기대가 좌절된 남한 국민들의 회의, 한·미 동맹에 부담, 북한의 핵 집착 가속화 등의 비용이 생긴다. -이호령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절대 후퇴할 수 없다. 그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이라는 용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면 당연히 한·미 동맹이나 유엔사 해체와 상관없고 북한이 합의 사항을 어기면 후퇴할 수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하고 나면 영향력이 생긴다. 정치적 선언이라고 하지만 정치적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종전선언이 갖는 영향력 때문이다. 예컨대 인권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인권선언이 발표된 후 인권법이 만들어지고 유엔에서 인권위가 활동하며 모든 걸 구속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종전선언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가는 첫 번째 길이긴 하지만 종전선언이 평화협정 체결을 곧바로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고유환 종전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종전선언 외에는 북한을 비핵화로 추동해내기 어렵겠다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평화협정 없이도 북·미 수교로 갈 수 있는 구도에서 본다면 지금의 비핵화라든가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는 ‘의무통과 지점’이 종전선언이다. 이걸 통과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 또 북한은 내부 설득을 위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 북·미 적대 관계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했으니 적대 관계가 해소돼 핵을 버리자고 설득하려면 해소 징표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한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과거에는 핵이었다면 지금은 종전선언이다. 종전선언을 가져야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북한이 매달리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안 주고 비핵화를 추동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적한 김성태 원내대표,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당황’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적한 김성태 원내대표,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당황’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공개 논란이 지속되면서 여야 간 정쟁도 격화하고 있다.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 긴급토론에서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심 의원의 국가재정정보 공개 논란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 있어 단 한 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홍 원내대표에 맞서 김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집행’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토론에서 “업무추진비의 성격이 카드로만 사용하게 돼 있고, 인가되지 않은 곳이나 문제가 되는 업소에서는 아예 결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 업무추진비(업무추진비 결제 카드)를 ‘클린카드’라고 부르는데, 그 클린카드가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불법 업소랄지, 결제가 허용하지 않은 업소에 가면 결제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어느 공무원이든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밤 11시 이후나, 또 주말 휴일 때 이 카드를 사용한다는 그 자체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면서 “그런데 청와대라는 이 특수한 신분을 이용해서 밤 11시 이후에도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사용해도 아무 문제도 없다는 그 인식 자체가 문제다.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와인바나, 밤 11시 넘어서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회의하느라 업무추진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맞섰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일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24시간 가동돼야 하지 않느냐”면서 “자유한국당이 좀 문제를 제기하려면 말이 되는 걸 갖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이후에 ‘7대 인사 원칙’을 이렇게 했습니다. 수준 높은 도덕성, 이렇게 선발 기준을 삼았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또 청와대부터 한마디로 주말 휴일이 있는, 저녁이 있는 삶을 하겠다, 주 52시간 법정근로시간 준수하겠다, 그래서 자신부터 저녁에 일찍 퇴근하는 그런 모습도 보여줬어요. 전에 같으면 청와대가 정말 24시간, 또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그렇게 일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청와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때 손석희 앵커가 김 원내대표에게 “그러니까 전에는 썼다는 말씀입니까?”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김 원내대표는 “어, 그, 아니, 전에 거기 봐요”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홍 원내대표에게 “지금 홍 (원내)대표가 평창동계올림픽에, 그건 경호원이 군이나 경찰, 고생한 사람들 데리고 사우나했다는 건데, 이 클린카드 자체를 가지고는 아예 사우나는 못 가게 돼있다”면서 “대한민국 어느 공무원이든 클린카드를 가지고 사우나에 간다는 이 자체가 상상을 못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심재철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 참석수당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에 인수위가 없었다. 초기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해서 단 몇 분의 직원만 임용됐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서 각 해당 분야에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정책자문위원회 규정 설립 근거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지침에 근거해서 구성하고, 그 사람들이 일한 횟수만큼 자문수당(민간회의 참석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심 의원은 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 결제한 비용(6만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정미 대표 “김정은 답방 때 국회 연설 추진하자” 제안

    이정미 대표 “김정은 답방 때 국회 연설 추진하자” 제안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또 남북 의회가 국회 회담 뒤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정미 대표는 1일 오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평양 시민 앞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소개한 북한의 대담함에 우리도 화답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과 정부 측에 적극적 검토를 요청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남북 의회가 국회회담 뒤 연내에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양측의 국민 대표기관에 의해 굳건해질 것”이라면서 “남북에서 동수의 적정 인원이 참가하는 실속 있는 회담을 11월에 개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지지를 세계에 호소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북핵 위기가 극대화된 시절에 만들어진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북핵 시설을 직접 겨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현재 시점에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대표는 정부·여당에 흔들림 없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그는 “과연 속도 조절이 문제인가. 진짜 문제는 방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정부·여당은 과거 회귀 세력과 힘겹게 타협할 것이 아니라 정의당과 미래를 두고 경쟁하자”고 역설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한 원칙을 나열하면서 “투기 품을 일으키는 그린벨트 해제 대신 공공형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전원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집 없는 서민의 안정적 주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급 공직자의 35%가 다주택자이고, 국회의원 119명이 다주택자이며, 74명은 강남 3구에 집이 있다”면서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해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대 국회는 30년 만에 찾아온 선거제도 개혁의 골든타임이지 마지막 기회”라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60석까지 확대해야 한다. ‘반값 세비’를 해서라도 국민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한 민생 5대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자”면서 “미투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낙태죄도 비범죄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는 노회찬 전 대표가 발의한 43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라면서 “노회찬의 유산이 우리 국회 전체의 유산이 될 수 있도록 법안 처리에 협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미 대표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권순일 대법관과 이민걸·이규진·김민수·박상언·정다주 판사의 실명을 나열하며 “이들은 이미 드러난 행위만으로 심판받아 마땅하다”면서 “국회가 탄핵절차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손석희’ 아는 北 리선권, 박원순에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

    ‘손석희’ 아는 北 리선권, 박원순에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난 여름 ‘옥탑방 생활’ 등 남측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고 박 시장이 직접 전했다. 우리로 치면 통일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 위원장은 지난달 18일부터 2박 3일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박 시장을 만나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순방 중인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양에서 메모한 수첩을 펼쳐보며 북한에 대한 인상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 만찬 때 같은 테이블에 앉은 리선권 위원장이 (서울시장) 3선을 축하한다고 말하고는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라고 했다”며 “북측 인사들이 (남측의 이슈를)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박 시장은 “고려호텔에 도착해 TV를 켜니 KBS, MBC, SBS, YTN 등 (우리 채널이) 다 나왔다”고 말했다. 리선권 위원장은 남측 취재진 앞에서 손석희 JTBC 앵커를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북측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묻는 JTBC 소속 기자에게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라고 말했었다. 박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은 훨씬 더 많이 변화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북한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예술·체육 분야 청소년 인재양성 기관인 만경대 학생소년궁전과 교원대학에서 AI 교육 현장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민주당 “되로 주고 말로 받은 한국당과 심재철, 눈물겹다”

    민주당 “되로 주고 말로 받은 한국당과 심재철, 눈물겹다”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면서 ‘부적절한 집행’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 알 권리’를 언급하며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한 심 의원도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활동하며 업무추진비를 받아 쓴 만큼 본인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더불어민주당이 심 의원을 향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유한국당과 심재철 의원의 폭로가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뭐 하나라도 걸려들겠지 싶은 심정으로 비정상적 경로로 입수한 국가기밀자료를 하루가 멀다하고 공개하고 있으나, 청와대의 깨알같은 설명으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심 의원이) 기껏 문제삼은 지출내역이 혹한기 경호인력들이 사용한 1인당 5500원의 목욕비와 10만원도 되지 않는 피자와 치킨값, 점심식대로 밝혀진 것은 물론, 유례 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해 공식 임용 전까지 지급된 인건비라니 아무리 ‘아니면 말고’가 통하는 국회의원 신분이라지만 이쯤 되면 스스로 민망하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 참석수당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에 인수위가 없었다. 초기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해서 단 몇 분의 직원만 임용됐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서 각 해당 분야에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정책자문위원회 규정 설립 근거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지침에 근거해서 구성하고, 그 사람들이 일한 횟수만큼 자문수당(민간회의 참석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비서관은 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에 올 2월까지 회의 참석 수당이 지급됐다’는 심 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올 2월까지 정책자문위원 수당이 집행된 건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6만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러나 심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인을 위로하기 위해 사우나를 사용하도록 했다면 예산사용이 금지된 업무추진비가 아닌 별도의 예산이나 사비로 충당했어야 맞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자유한국당과 심 의원은 공개하면 할수록 제 발등을 찍는 폭로는 거두고, 제1야당으로서 실력 발휘를 위한 최고의 장인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지금 자유한국당과 심 의원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며 공개하고 있는 자료들은 국가기밀자료로 명백한 현행법 위반행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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