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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북미 협상의 장기 표류를 막으려면/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시론] 북미 협상의 장기 표류를 막으려면/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과 함께 지나갔다.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해 5월 러측이 먼저 제의했는데 이제야 성사됐다.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북미 관계 개선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런 만큼 북미 담판으로 문제를 풀려는 북한의 기본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방문은 김 위원장이 대미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을 염두에 두고 배후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북미가 3차 정상회담을 내걸고 공방을 주고받지만, 상황은 이미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의 제재를 계속하면 북한이 손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북한은 오판하지 말라고 응수한다.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어렵고 위험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세 방향에서 미국의 계산법을 바꾸려고 한다. 첫째가 배후를 강화하는 일이다. 1차 핵위기 때 북한은 중국이라는 전략적 배후의 의미를 절감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던 1994년 1월에는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6월에는 최광 인민군 총참모장이 중국을 방문했고, 장쩌민 총서기는 이들을 접견해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중국의 지정학적 고려가 미국의 비확산 압박을 견제했다. 북미 관계와 북중 관계가 상호작용하는 북·미·중 전략적 삼각관계는 지금도 작동한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베이징을 찾았다. 지난 1월까지 네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순치(脣齒) 관계’를 재확인했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북한에 얼마만큼 든든한 배후가 될 수 있겠는가 물을 수 있지만, 경제적 손실 때문에 전략적 이익을 포기하는 강대국을 본 적이 없다. 산해관에서 발해만을 건너 한반도를 바라보면 중국이 왜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지 느껴진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북중 동맹 연장선에서 이중으로 배후를 다지는 재보험 정책이다. 둘째는 제재를 버티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5번이나 언급한 것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피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가 북한의 제재 내구성을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굶어 죽으면서도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수해 낸 경험이 있다. 셋째, 전략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북한은 4월 중순 신형 전술유도 무기를 시험했지만 차츰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전략무기 쪽으로 주안점을 옮길 것이다. 비대칭 역량도 강화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북한의 전략은 단순하다. 이번 고비를 넘기면 북한은 비록 궁핍하지만 사실상의 핵무기 국가가 될 수 있다. 남북 교류 협력은 물 건너가고 우리는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 30대 중반의 김 위원장이 수십 년 더 집권하는 동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해 갈지 아무도 모른다. 북한에 비해 미국은 출구 전략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에서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기초한 기존 대외정책 노선과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미국 제일주의’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흥미로운 것은 고립주의 그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도 지지한다는 점이다. 집권 프리미엄에 힘입어 이들이 의회·학계에서도 세를 불리고 있으나 내년 대선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다. 대북 정책도 마찬가지다. 미 정치는 머지않아 대선 국면에 들어갈 것이고, 북한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북미 대화의 표류를 막기 위해 세 가지를 염두에 두면 좋겠다. 첫째, 제재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와 같은 것이 되고 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둘째, 북한이 의제를 바꿀 것을 대비해 한미 간 진솔한 전략 대화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도 중지돼야 한다”고 했다. 대화가 재개되면 북측은 ‘비핵화 vs 제재 해제’ 대신 ‘비핵화 vs 안전보장’을 들고나올 것이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전략자산 운용 논의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셋째,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북한이 제재 고통을 심하게 느낄수록 중국에 더 기댈 것이고, 이런 상태에서 한반도 갈등은 더 첨예해질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확보하기 위해 한중이 공유할 수 있는 한반도의 이익과 비전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 남북 정상 함께 산책 도보다리 내일 개방

    남북 정상 함께 산책 도보다리 내일 개방

    국방부는 29일 “남북 합의 이행과정에서 잠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을 다음달 1일 남측 지역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재개되는 JSA 견학에서는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가 민간인에게 개방될 계획이다. 관광객들은 남북 두 정상이 4·27 정상회담 당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의 풍경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 정상이 함께 소나무를 심었던 기념식수 현장도 개방해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의 의미를 더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현재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남측 경비병들의 안내에 따라 향후 남북이 함께 근무할 초소를 확인하는 등 ‘비무장화’ 된 판문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군사령부와 국방부가 JSA 남측 지역을 개방하는 것은 현재 북한이 판문점 자유왕래를 위한 3자협의체에 나서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남측 지역을 개방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재개 첫 주는 통일 미래 세대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점차 견학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유정희 서울시의회 환수위 부위원장, 지역주민과 함께 청와대 관람

    유정희 서울시의회 환수위 부위원장, 지역주민과 함께 청와대 관람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유정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4)이 지난 27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청와대를 관람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청와대 관람은 약 90분 동안 진행됐으며 춘추문(홍보관)에서 청와대 홍보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녹지원과 대한민국을 방문한 국빈을 맞이하는 장소인 상춘재, 수궁터, 국가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본관과 영빈관을 차례로 돌아보았다. 오랜 시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주신 주민들께 감사를 표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이번 청와대 단체 관람 행사를 준비한 유 의원은 “청와대 정문 앞 사진촬영이 허용되고 2017년 6월부터는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전면 개방되면서 권위주의적 공간이었던 청와대가 스스로 벽을 낮춰 다시 우리 시민의 곁에 돌아왔다”라며 “평소 지역 발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던 주민들과 함께 청와대를 관람하니 감회가 새롭다”라고 밝혔다. 특히 유 의원은 “오늘 행사가 공교롭게 한반도 평화의 시작을 알렸던 4.27 판문점 선언의 1주년인 날”이라며 “판문점부터 광화문, 시청 등 대한민국 곳곳에서 1년 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기억하고 있다. 조금 더디더라도 통일은 반드시 오고 한반도 평화체제는 구축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람 이후 유 의원과 지역 주민들은 조선시대 왕을 낳은 후궁 7인의 위패가 모신 ‘칠궁’을 관람하고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와 한국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종합 홍보관인 ‘사랑채’에도 방문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해찬 “도둑놈들” 나경원 “좌파독재” 독설 불붙는 여야

    이해찬 “도둑놈들” 나경원 “좌파독재” 독설 불붙는 여야

    선거제·개혁입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독설’로 맞붙었다. 양측이 법적 대응과 함께 ‘도둑놈’, ‘마이너스 0.3% 정당’ 등 발언 수위도 높이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자유한국당에 대해 “독재 통치자들 후예가 독재 타도를 외치고,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 후예가 헌법수호를 외치는 국회를 어떻게 그냥 두고 떠나겠느냐”며 “도둑놈들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목숨 걸고 고문당하며 감옥살이하며 지켜온 것은 이 이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저는 이 사람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 한국당 대표가 반독재 투쟁이면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은 구국운동이냐. 역사를 조롱하고 민주주의를 팔아먹는 한국당을 국민의 이름으로 준엄하게 꾸짖자”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참여를 독려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처리를 ‘좌파독재’라고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여당은 청와대 돌격대가 아니며, 청와대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서는 안 된다”며 “범여권인 야3당도 역대 최악의 야합정치 결말은 늘 ‘토사구팽’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벌어지는 범여권 4당의 독재정치, 좌파 집권연장 정치, 좌파독재 정치의 배후에는 문재인 청와대가 있다.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실정을 덮으려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 패스트트랙 독재에 국민과 함께 맞서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부진한 1분기 경제성장률도 집중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 이쯤 되면 ‘소득주도 마이너스성장’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라며 “아울러 판문점 선언의 핵심 이행 사항인 비핵화의 무엇이 이행됐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세간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3%라는 것에 빗대 민주당을 ‘마이너스 0.3% 정당’이라고 부른다”고 비꼬았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그렇게 욕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마이너스성장은 없었다. 마이너스성장이 이 정권이 꿈꾸는 ‘나라다운 나라’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북 정상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민간인에 개방한다

    남북 정상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민간인에 개방한다

    남북 정상이 함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나란히 걸었던 판문점 ‘도보다리’가 다음달 1일부터 민간인에게 개방된다. 국방부는 29일 “남북 합의 이행 과정에서 잠시 중단되었던 판문점 견학을 5월 1일 남측 지역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군은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민간인 JSA 견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남북 군인들이 최근접 거리에서 근무하는 JSA 민간인 견학이 7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판문점선언(4·27) 1주년을 맞이하여 판문점 견학을 희망하는 국민들의 여망, 향후 이루어질 남북간 자유왕래 사전 준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3자간 협의 촉진 등을 위해 우선 판문점 남측 지역부터 견학을 재개할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 산책 후 대화를 나눈 파란색 ‘도보다리’와 기념 식수 장소 등 정상회담의 주요 장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견학 장소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판문점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군사정정위원회 소회의실) 건물 앞까지만 개방했다. 국방부는 “유엔사 측과 긴밀히 협의해 방문객들이 분단과 대립의 장소에서 평화와 화합의 장소로 탈바꿈된 판문점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특히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우리 측 경비병들의 안내로 향후 남북이 함께 근무할 초소를 확인하는 등 ‘비무장화’된 판문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이 평화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낮아졌음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정부는 판문점 남측 지역 견학 재개를 계기로 (판문점) 북측 지역까지 견학이 확대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JSA 남측 지역 견학 재개를 계기로 JSA 자유 왕래 협의가 촉진되길 기대하고 있다. 남·북·유엔사 3자는 JSA 자유 왕래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JSA 공동근무 및 운용 규칙 마련을 위한 협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한국군과 유엔사가 만든 안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아직 북측의 검토가 끝나지 않고 있다. 군 통신망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 중인 이 규칙안이 제정되면 JSA 자유 왕래가 시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JSA 남북 지역 모두 초소와 병력, 화기는 지난해 10월 25일부로 모두 철수했다. 기존에 설치했던 감시장비도 위치를 조정했고, 자유 왕래에 대비해 JSA 북측 지역에 북측 초소와 남측 초소를 1개씩 신설했다. JSA 남측 지역에도 북측 초소와 남측 초소 1개씩 새로 들어섰다. 이들 초소에는 남북 비무장 군인(민사경찰)들이 근무를 하게 된다. 국방부는 “남북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의 상징이 된 판문점을 보다 많은 분이 경험할 수 있도록 JSA 비무장화에 합의했다”면서 방문객들이 JSA 내에서 남북 지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왕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남·북·유엔사 3자간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판문점 견학은 다음달 1일부터 30~45명 단체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재개 첫 주는 통일미래세대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점차 견학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남측 단독으로 치른 아쉬운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구간에서 남한 단독 행사로 치러졌다. 우리 측이 기념행사를 사전에 통지했음에도 북측이 전혀 반응하지 않은 탓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남북의 환호 속에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선언을 북측이 외면한 것 같아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북한은 이날 미국과 남한을 비난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치른 한미연합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했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미국은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를 앞서 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북 관계에 찬물을 퍼부은 부적절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판문점선언으로 시작됐으며, 비핵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사적 흐름이다. 특히 남북 정상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 이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지만, 서해 평화수역 추진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에서는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기념식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강조했듯 “우리 모두, 또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은 진행형이다. 그러니 남북이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약속을 실행해 가야 한다. 지난 2월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남북과 북미의 관계가 교착되고 있지만, 판문점선언을 구현하려는 노력을 남ㆍ북ㆍ미가 함께해야 한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민간 차원에서 강화에서 고성까지 500㎞에 이르는 비무장지대(DMZ) 인간띠 잇기 행사는 발트3국의 독립을 이끈 ‘발트의 길’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자 한다. 정부 역시 1년 전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여러 비군사적 분야의 협력을 비롯해 트럼프 미 대통령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지원 등을 고려해 볼 만하다.
  • 판문점선언 1년… 뉴욕 한복판 남과 북 이은 인간띠

    판문점선언 1년… 뉴욕 한복판 남과 북 이은 인간띠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27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주유엔 한국대표부와 북한대표부를 연결하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열었다. 이는 남북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였다. ‘4·27 민(民)+평화손잡기’ 뉴욕추진위원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뉴욕 주민 등 200여명이 참여해 맨해튼 1~2번 애비뉴 45번가의 한국대표부에서 500여m 떨어진 44번가의 북한대표부까지 인간띠로 연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추진위 관계자들은 유엔본부 앞 다그 함마르셸드광장에서 연 사전행사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조속한 실현을 결연하게 외친다. 한반도에서 핵뿐만 아니라 모든 위협이 사라지기를 원한다. 오직 평화의 정신으로 한반도에 화합의 새날이 오길 원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민(民)들의 외침’을 낭독했다. 주최 측은 인간띠를 연결한 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염원을 적은 한반도기와 꽃다발을 한국대표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북한대표부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를 직접 전달하지 못하자 북한대표부가 입주한 건물 현관 유리에 꽃다발을 꽂는 방식으로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전달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도 이날 ‘세계를 위한 한반도 평화통일 인간띠 잇기’ 행사가 열려 교민과 독일인 300여명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열린 미래로 한 걸음…평화 맞잡고 한 걸음

    열린 미래로 한 걸음…평화 맞잡고 한 걸음

    지난 27일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DMZ) 평화의길’ 입구에서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병사가 통문을 열고 있다.정부는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해 DMZ와 연결된 평화의길 중 고성 구간을 이날부터 민간인에게 개방했다. 백마고지 전적비에서부터 DMZ 남측 철책 길을 걷는 철원 구간과 임진각에서 도라산 전망대를 거쳐 철거 감시초소(GP)를 방문하는 파주 구간도 단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비무장지대(DMZ) 평화손잡기 행사 참가자들이 같은 날 경기 파주시 임진각 민통선에서 임진강 북쪽을 바라보며 인간띠를 만들고 있다. 인천 강화에서 강원 고성까지 500㎞ 구간을 1m 간격으로 손을 잡고 늘어서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4월 27일의 의미를 살려 14시 27분부터 시작됐다.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 측은 이날 행사에 2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 초라한 판문점선언 1주년… 다시 냉기류 도는 남북

    北 빠진 채… ‘반쪽’ 평화퍼포먼스 행사 文대통령 “천천히 오는 분들 기다려야” 조평통 “파국 치닫던 과거로 회귀하나 한미훈련은 군사합의 위반” 대남 압박 비핵화와 남북 관계 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던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이 지났지만,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숨고르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남측만 참여한 ‘반쪽’ 기념행사가 치러졌고 북측은 매체를 동원해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주장하며 대남 압박에 치중했다. 1주년 행사에 불참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새로운 길이기에,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며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공개 제안했던 문 대통령이 ‘숨고르기’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비핵화 및 남북대화 교착국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무리하게 서두르기보다는 정교한 중재를 준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남북 간 실무 대화는 진행 중”이라면서도 “(정상회담까지는) 조금은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이기도 하고, 북한도 본격적으로 대화에 나서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추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25~28일 일본을 국빈방문하는 만큼, 이에 맞춰 남북 및 한미 정상회담을 연달아 추진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전날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먼, 길’,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주제로 4·27 1주년 기념 ‘평화 퍼포먼스’를 열었다. 정부는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행사를 통보하고 참석 가능성을 열어 놨으나 북측은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비망록을 발표하고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관계가 미조(미북)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 북남관계를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책동하고 있다”며 “전쟁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한미가 실시한 ‘동맹 19-1’ 훈련과 8월 예정된 ‘동맹 19-2’ 연습을 거론하며 “역사적인 북남, 조미 수뇌상봉 합의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 합동 훈련이 끝나고 나면 남북 정상회담이라든지 고위급 접촉에 호응하는 자세로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통일이 그렇게 쉽게 될 거라 생각했나‘ 현송월 말 내내 생각나”

    “‘통일이 그렇게 쉽게 될 거라 생각했나‘ 현송월 말 내내 생각나”

    “‘그럼 통일이 그렇게 쉽게 될 거라 생각했단 말입니까?’ 지난(해 4월) 판문점회담 때 힘들다고 한숨 쉬던 제게 (북한) 현송월 단장이 해주었던 말이 준비하는 내내 생각났습니다.”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공연을 사실상 총괄·기획하면서 ‘복귀 무대’를 치른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28일 페이스북에 1주년 기념공연 ‘먼, 길’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준비한 공연이었다”며 “마냥 즐거워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절망할 수도 없는, 그 가운데 어디쯤 담아 보려 애썼다”고 말했다. 이어 “반쪽짜리 행사라는 말도, 지금 기념행사나 하고 있을 때냐는 말들도 다 담아 들었다”며 “이해도 간다”고 했다. 다만 “그럼에도 공연을 맡았던 이유는 지금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노력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과 어떻게든 한 걸음 더 내딛으려는 그 발걸음을 위로하고 싶었다”며 “다들 힘들고 지쳤겠지만 한 걸음만 더, 또 한 걸음만 더 걷자고 얘기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긴 여정,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거리며 그래도 걸어가야 한다는 정도만 전달됐다 해도 연출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공연에 참여한 임지영·이수현·정재일·한승석·김광민·린 하렐·지안 왕·우에하라 아야코·다카기 아야코 씨에게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특히 “감기에도 시간을 내 연습하고 ‘이매진’을 불러준 보아 씨에게는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보다리 위에서 한참을 앉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썼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kr
  • [서울포토] ‘고고! 고고! 평양’

    [서울포토] ‘고고! 고고! 평양’

    28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앞에서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피스런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절책선을 플래카드를 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판문점 선언 1주년…문 대통령 “되돌릴 수 없는 평화 만날 것”

    판문점 선언 1주년…문 대통령 “되돌릴 수 없는 평화 만날 것”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되는 27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역사적 선언의 장을 열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경기도, 통일부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먼 길’을 주제로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열었다. 군사분계선, 도보다리, 판문점 광장 등 지난해 4월 27일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장소 곳곳에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공연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판문점 선언을 합의한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감격의 그날, 판문점 선언 1년이 되었다. 1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은 하나하나 이행되고 있다. 남북이 같이 비무장지대 GP를 철수했고, 전사자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면서 “서해 어장이 넓어지고 안전해졌다. 개성의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이 항상 만나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롭게 살 자격이 있다. 한반도를 넘어 대륙을 꿈꿀 능력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념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지혜로워졌으며, 공감하고 함께해야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모두, 또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이다. (중략)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는 대한민국청와대 유튜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영상 메시지 전문. 감격의 그날, ‘판문점 선언’ 1년이 되었습니다.1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평화롭게 살 자격이 있습니다.우리는 한반도를 넘어 대륙을 꿈꿀 능력이 있습니다.우리는 이념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지혜로워졌으며,공감하고 함께해야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것을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은 성숙한 국민들이 만든 결과물입니다.평화만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다는,국민들의 의지로 시작되었습니다.우리가 주도하여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국민들의 자신감이 한반도의 봄을 알렸습니다.국민과 함께 걸어온 한반도 평화의 길,하루하루 벅찬 일년이었습니다. 판문점 선언은 하나하나 이행되고 있습니다.남북이 같이 비무장지대 GP를 철수했고전사자 유해발굴을 하고 있습니다.서해 어장이 넓어지고 안전해졌습니다.개성의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이 항상 만나고,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습니다.국민들은 몰라보게 달라진 한반도를 보며우리가 만들어가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느끼고 계실 것입니다.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 함께 가야 하기에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합니다.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또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입니다.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릅니다.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을 다하신 분들을 기억하며,도보다리의 산새들에게도 안부를 물어봅니다.이 역사적 선언의 장을 열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립니다.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주민들께도 인사를 전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 판문점 선언 1주년 ‘평화손잡기’

    [포토] 판문점 선언 1주년 ‘평화손잡기’

    판문점 선언 1주년인 2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민통선에서 열린 비무장지대(DMZ) 평화손잡기에서 참가자들이 임진강 북쪽을 바라보며 줄지어 인간띠를 만들고 있다. 2019.4.27 연합뉴스
  • 교황, 남북정상회담 1주년 축사 “인내·노력으로 분열·대립 극복하길”

    교황, 남북정상회담 1주년 축사 “인내·노력으로 분열·대립 극복하길”

    프란치스코 교황은 27일 “판문점선언 1주년이 모든 한국인에게 평화의 새 시대를 가져다주기를 기도하며 인내심 있고 끈기 있는 노력으로 화합과 우호를 추구함으로써 분열과 대립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리는 4·27 남북 정상회담 1주년 기념행사에서 상영되는 영상 축사에서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이해 나의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이번 1주년 기념행사가 일치, 대화, 형제적 연대에 기반한 미래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희망을 모두에게 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풍성히 내리기를 빈다”고 전했다. 교황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국빈방문 당시 문 대통령에게 형제애를 기반으로 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를 당부하며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도록 전 세계와 함께 기도하겠다고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영철 오만방자한 태도, 정세현 “얕잡히지 않겠다는 계산 밖에”

    김영철 오만방자한 태도, 정세현 “얕잡히지 않겠다는 계산 밖에”

    “요번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서 물러난 김영남이 1년 전 저보고 정세균 의장이라고 하면서 국회를 잘 이끌어줘 고맙다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두 달쯤 지나 평양 찾았을 때 일부러 다가가 ‘위원장님, 전 정세균이 아니라 정세현입니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러게요’ 하더군요. 제가 정세균 때문에 손해가 많아요.(웃음)” 4·27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을 며칠 앞둔 지난 25일 제26회 서울신문 광화문 라운지에 연사로 초청된 정세현(74) 전 통일부 장관의 회고다. 1980~90년대 중소분쟁 때 등거리 외교를 실행해 재미를 봤던 김영남(91) 전 위원장의 수하들인 리수용, 리용호 등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였다.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날 때가 훨씬 넘어섰음을 강조하는 뜻이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이 이날 나이를 따져 입에 올린 북쪽 인사가 한 명 더 있다. 요즘 김여정과 함께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김영철(73) 전 통일전선부장이다. 정 전 장관의 발언이다. “원래 김영철은 미국에서 안 좋아했다. 인상도 그렇지 않나.(웃음) 4·27 때 저보고 그래요. 원래 군인이기 때문에 만날 일이 없었는데 서로 이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많이 봤겠지요. 냉면 만찬 하는데 쓱 저한테 오더니, 이 친구가 주름도 많고 저보다 한 살 아래인데도 저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여요, 머리(칼) 갯수도 저보다 적고, 1990년 9월 시작된 남북총리회담에 말석 대표였다, 그런데 어느새 커가지고 통전부장 겸 중앙위 부위원장 돼서 세도를 부렸는데, 쓱 보더니 ‘세월은 어쩔수 없구만이요’ 하는 것이다.(웃음) 백악관 집무실에까지 들어가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앉아 얘기를 했으니 북한으로선 굉장히 큰 건데, 당 서열로 보면 리수용보다 한참 아래다. 리수용은 나이도 있지만 김정은과의 친밀도 때문에, 스위스 유학 때도 보좌 역할해서 당 서열이 한참 높았다. 그런데도 대남비서가 항상 상석에 앉고 (리수용) 국제비서를 밀어냈으니 내부에서 말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하노이 회담 후 일종의 권력 투쟁도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나이나 경력이나 직급으로 한참 아래인 김영철이 말을 거침없이 하는 것에 정 전 장관은 적잖이 마뜩찮았던 것이다. 다음은 26일자 동아일보의 횡설수설 한 대목이다. ‘1990년 9월∼1992년 9월 8차례에 걸쳐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다. 당시 군사분과위원회 북한 측 대표인 44세의 김영철 소장(73)은 우리 측 대표인 박용옥 준장에게 회담 내내 “준장이 뭐야? 그건 거의 장군이 아니잖아”라며 하대했다. 북한군 소장은 별 하나로 우리의 준장과 같지만, 용어 때문에 자신이 우리 군 소장급인 것처럼 행세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김영철이 네 살이나 더 많은 박 준장을 “남쪽 준장”이라 부르며 계속 건방을 떨자 1992년 5월 7차 회담을 앞두고 박 준장을 소장으로 승진시켰다. 김영철은 별 두 개를 달고 등장한 박 소장을 보고 머쓱해했다고 한다.(중략)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영철은 정치군인에 불과하다. 북-미 외교와 남북 관계 총책이라는 자리는 분에 넘친다. 나중에 숙청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인 김영철은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남 정치꾼인’으로 불릴 만큼 협상 중에도 도발 등 뒤통수를 치며 골탕 먹이는 데 능란했다. 천안함 폭침 문제를 다룬 2014년 10월 남북군사회담에 수석대표로 나타나는 뻔뻔함을 지녔다.’정 전 장관의 회고와 일치하는 대목이 적지 않고 태영호 전 공사의 예지 능력도 화제가 됐음은 물론이다.사실 북한 고위층이나 협상 대표들의 거친 표현은 늘상 있는 일이다. 퍼뜩 떠오르는 게 ‘오지랖’이다. 외교 관계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오만방자한 표현이다. 2017년의 삭풍을 뚫고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 협력의 기운이 퍼졌던 지난해에도 가끔 거친 입말이 눈에 띄었다. ‘목구멍으로 냉면이 넘어가느냐’는 리선권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정 전 장관은 과거에도 북쪽 파트너가 ‘뭐 주는 사람만 자존심 있나 받는 사람도 자존심 있지’, ‘남쪽은 옛날 (형제끼리 볏짚을 몰래 얹어주는) 미풍양속도 모릅네까, 당신네는 뭐 하나 주고 바로 도장 찍으라고 합네까’라고 맞받은 적도 있다고 돌아봤다. 북쪽의 이런 태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한 정 전 장관의 결론이자 답변이다. “전 열등의식과 표리 관계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약자이기 때문에 무시 안 당하려고 오히려 더 세게 나오는 것이다. 북쪽이 1970~80년대만 해도 회담장 나와 체제 선전 하려고 했다. 그러다 1990년대 경제 내리막에 공산권 붕괴되고 하니까 달라졌다. 약자이기 때문에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고, 그런 정도의 계산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접경지역은 한반도 통일경제 핵심… 남북통합시대 명품지역 만들자”

    “접경지역은 한반도 통일경제 핵심… 남북통합시대 명품지역 만들자”

    경기 김포시는 접경지역 발전사업과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가 발대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고 27일 밝혔다. 발대식에서 정하영 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은 “지난 70여년간 접경지역 주민들은 각종 규제에 묶여 재산상 큰 피해를 입었다.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접경지역은 한반도 통일경제의 핵심지역이 될 것”이라며 “공동연구위원회를 통해 한반도 신경제 지도를 만들어내자”고 15개 시·군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다. 이어 정 시장은 “그러나 접경지 지자체별로 평화와 관련한 사업·정책이 쏟아지면서 난개발과 혼란이 예상돼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에서 조정·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와 당 차원에서 접경지 균형발전 정책과 사업을 논의할 공동연구위원회가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공동연구위원회를 통해 한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발전방향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식 출범한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는 지난 8일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인천시· 경기도· 강원도 등 3개 광역지자체와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송재호 위원장은 업무협약식에서 “분단 이후 중첩된 규제 등으로 인해 발전의 기회를 희생당해 온 지역 주민들에게 접경지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표현하고, 지역의 수요에 기반한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이날 발대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에는 인천시와 경기도·강원도 등 3개 광역지자체와 김포시를 비롯해 고양·파주·양주·포천·동두천·연천(이상 경기도), 춘천·철원·화천·양주·인제·고성(이상 강원도), 옹진·강화(이상 인천시) 등 접경지 15개 기초지자체, 인천연구원, 경기연구원, 강원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발대식에서 정하영 시장을 비롯한 15개 기초자치단체장들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소통국장은 공동연구위원으로, 인천·경기·강원 3개 연구원 부원장은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발대식에 이어 경기연구원 주관으로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접경지역 지자체 거버넌스 구축 방안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접경지역분과위원장인 윤후덕(파주시) 의원은 “지난해 역사적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시대가 열리면서 접경지역 발전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추진하는 데 접경지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경지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의원은 “접경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면 끊임없는 연구와 지자체와 협력, 국가 차원의 투자지원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는 남북 평화시대를 맞이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제약받아 오던 접경지역이 이제 새로운 발전의 희망을 갖게 됐다”며 “접경지역을 미래 남북통합 시대의 명품지역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북남관계 복종시키려고…” 북, 판문점선언 1주년에 미국 비난

    “북남관계 복종시키려고…” 북, 판문점선언 1주년에 미국 비난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1차 정상회담 1주년인 27일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장문의 비망록을 통해 밝혔다. 조평통은 이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펼쳐주신 절세위인의 업적은 천추만대에 길이 빛날 것이다’라는 제목의 비망록에서 김 위원장의 “자주통일 업적”을 자세히 열거·칭송하며 온 겨레가 판문점 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조평통은 7500자 분량의 비망록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등을 나열하면서 김 위원장이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를 위한 파격적 조치들을 연이어 취해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평통은 미국을 향해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조평통은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관계가 미조(미북) 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 북남관계를 자신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미관계에 구속된 남북교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취지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미국은 남조선 당국에 ‘속도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으며 북남 합의 이행을 저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면서 직설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조평통은 “(현 한반도 정세는) 민족의 운명과 전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절실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5일 조평통을 내세워 우리 정부를 비난한 적이 있다. 당시 조평통은 최근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비난하며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살려 나가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시기에 우리를 반대하는 노골적인 배신행위가 북남관계 전반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평화정착 위해 다음달 KTX광명역~도라산역 DMZ평화기행 예정”

    박승원 광명시장 “평화정착 위해 다음달 KTX광명역~도라산역 DMZ평화기행 예정”

    경기 광명시는 박승원 시장이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논평을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다정하게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도보다리 산책을 하며 남북정상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온 국민이 감동한 지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후 두 차례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남북정상 간 평화와 번영·통일을 향한 대화 노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대화 물꼬가 트여 봇물 터지듯 우리나라에 평화의 물결이 퍼지는 날을 기대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준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광명시는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며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협력기금 10억원을 조성했습니다. 오는 5월 14일에는 KTX광명역에서 도라산역까지 가는 DMZ평화기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KTX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가는 상상을 하며 상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화자전거 대회와 자매결연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준비해 광명시가 주도적으로 평화통일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문 대통령 기념 영상 메시지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문 대통령 기념 영상 메시지

    지난해 4월 27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1차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화 공연이 27일 열린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우리 단독으로 기념 행사를 치르게 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가 이뤄진 뒤 사실상 처음으로 대규모 민간인 방문객이 판문점 남측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 서울시와 경기도, 통일부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약 1시간 동안 ‘먼 길’을 주제로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연다. 행사에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지난해 제1차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처음 만난 군사분계선(MDL)에서는 미국의 첼로 거장 린 하렐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을 연주한다. 또 두 정상이 함께 거쳐간 판문점 내 장소 6곳에서는 대중음악과 클래식 공연, 미디어 아트 등 여러 공연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단둘이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에서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씨가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한다. 기념식수를 한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옆 잔디밭 길에서는 일본인 플루티스트 타카기 아야코가 작곡가 윤이상의 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두 정상이 국군의장대를 사열했던 판문점 광장에서는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하고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씨가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OST인 ‘바람의 빛깔’을 부른다.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보아는 정상회담 장소였던 평화의집의 맞은편 잔디에서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마지막 순서로 작곡가 겸 연주가 정재일씨, 소리꾼 한승석씨,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미디어 파사드’(외벽영상)와 함께 ‘저 물결 끝내 바다에’라는 곡을 평화의 집을 무대로 공연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4·27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독일 등의 주한 외교사절단과 유엔사 군사정전위 관계자, 서울시와 경기도 주민 등 500여명의 내·외빈도 참석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결국 남측 단독으로 기념행사를 치르게 됐다. 정부는 지난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행사 계획을 통지했지만 특별히 초청 의향을 전하지 않았고, 북측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군사분계선에 바흐와 윤이상, 존 레넌, 한승석 선율 흐르고 인간 띠잇기

    군사분계선에 바흐와 윤이상, 존 레넌, 한승석 선율 흐르고 인간 띠잇기

    군사분계선에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선율이 흐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 만나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단숨에 넘나든 지 1주년을 맞아 27일 두 정상이 거쳐간 판문점 남쪽의 여섯 곳을 돌며 차례로 대중음악과 클래식 공연,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오후 7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먼 길’을 주제로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독일 등 주한 외교사절단과 유엔사 군사정전위 관계자, 서울시와 경기도 주민 등 500여명의 내·외빈도 참석한다.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가 이뤄진 뒤 사실상 처음으로 대규모 민간인 방문객이 판문점 남쪽 지역을 찾는다. 남북 정상이 처음 조우한 군사분계선에서는 미국의 첼로 거장 린 하렐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을 연주한다. 이어 두 사람이 기념 식수를 한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옆 잔디밭 길에서 일본인 플루티스트 타카기 아야코가 작곡가 윤이상의 곡을 연주한다. 정상들끼리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에서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바흐의 샤콘느를 들려준다. 남북 정상이 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던 곳에서는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하고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인 ‘바람의 빛깔’을 부른다.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보아는 정상회담이 진행됐던 ‘평화의 집’ 맞은편 잔디밭에서 존 레넌의 ‘이매진’을 들려준다. 마지막 순서로 평화의 집에서는 작곡가 겸 연주가 정재일과 소리꾼 한승석, 오케스트라,합창단이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와 함께 ‘저 물결 끝내 바다에‘를 연주한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의 또 다른 주역인 북한은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행사 계획을 통지했지만 남북 관계가 답보된 상황을 고려해 초청 의향을 전하지 않았고, 북쪽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한편 이날 오후 2시 27분 중립수역인 강화에서 비무장지대(DMZ) 고성까지 500㎞를 잇는 ‘평화인간띠’ 잇기가 펼쳐진다. 50만명이 1m 간격으로 손에 손을 잡는 민간 주도의 평화운동으로 평화누리길을 따라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파주~고양~김포~강화까지 평화손잡기가 이어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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