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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주둔 또 논란… 관건은 결국 ‘비핵화 이행’

    주한미군 주둔 또 논란… 관건은 결국 ‘비핵화 이행’

    북한이 대남 공세를 중단하자 정치권에서는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여권은 북한의 대남 비난이 한창이던 지난 15일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으나, 하루 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열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종전선언이 다시 추진돼야 한다”며 불씨를 되살렸다.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권은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를 가로막고 주한미군 철수를 야기할 수 있다며 종전선언 추진을 비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종전선언 추진이 현재 남북 관계의 교착 국면을 반전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유도할 수 있으며, 주한미군 주둔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종전선언의 의미와 효력을 둘러싼 쟁점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각각 짚어 봤다.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주둔하고 있다. 법적으로 종전선언은 물론 1953년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동맹에 의해서 주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종전선언,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 결정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평양 남북정상회담 전 특사로 파견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종전선언은 주한미군과 상관없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 이후 평화협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유엔군사령부 해체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유엔군사령부의 지위가 변화되면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엔군사령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근거해 창설됐지만, 종전선언으로 6·25전쟁이 공식 종료되면 유엔군사령부가 지속돼야 할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 유엔은 1975년 제30차 총회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권유하는 북한의 결의안과 정전체제 유지를 위한 대안, 즉 일종의 평화체제가 마련돼야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될 수 있다는 미국의 결의안을 동시 채택한 바 있다. 이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돼야 한다는 데 북미는 물론 국제사회가 공감했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논문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법적 쟁점과 과제’에서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지만 한미상호방위조약은 6·25전쟁을 배경으로 정전협정의 체결을 위한 반대급부적 성격으로 한미 간에 체결됐다는 점에서 정전협정과는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며 종전선언은 주한미군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평화협정 논의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물론 남북의 군축을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한반도 평화협정문(안)을 제안한다’에서 “비핵화가 가시화되더라도 한미 양국 내에선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을 이유로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며 “반면 북한은 비핵화 이후 한미동맹과의 군사적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평화협정 이전에라도 남북한의 군사력 및 주한미군의 감축 계획을 논의하고 일부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북한, 미국은 종전선언과 이에 따른 평화체제 구축을 북한의 비핵화와 연동시켰다. 남북과 북미 정상은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서 북한이 원하는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가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함께 합의했다. 특히 판문점선언에서는 ‘평화체제 구축’의 첫 단계로서 ‘종전선언’을 명시했다. 이에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추동하기 위한 상응 조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인식하에 ‘국가안보전략’에서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와 함께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비핵화가 완전히 해결되는 단계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종전선언은 북측이 원하는 체제 보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동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견인하는 적극적인 조치로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이 오히려 북한의 비핵화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종전선언은 불량국가 북한을 정상 국가로 공인하는 것이다.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공인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도 논문 ‘6·25전쟁 종전선언의 기회와 위험분석: 안보의 시각’에서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조기에 제공할수록 북한이 비핵화에 소극적일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종전선언의 내용을 조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국제법센터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에 관한 국제법적 검토’에서 “단순히 종전을 언급하는 몇 줄짜리 기본적인 종전선언만 추진하고 이후 북한의 비핵화 정도에 따라 실효성 있는 평화협정 체결을 구상할 수도 있다”며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자체가 법적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에 불과하다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 시간과 협상력을 절약하기 위해 기본적인 종전선언만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협정과 같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 대통령도 2018년 9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며 법적 성격을 갖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무용하며 종전선언 대신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로 직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종전선언을 한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까지의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 의지, 주한미군 철수·감축 등을 둘러싸고 불필요한 남남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여러 단계에 걸쳐 오랜 시일이 걸리고, 평화체제 구축도 이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평화협정 체결 이전 단계로 종전선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현재로선 다수다. 도경옥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2단계 구상의 의미와 과제’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평화협정 전 단계에서 비록 정치적 선언일지라도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며 “따라서 종전선언을 통해 어느 정도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에 종전선언이 향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일회성의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최철영 교수는 “종전선언이 정치적일지라도 당사자 간에 종전에 대한 합의가 공식화되면 법적으로 종결되지 않은 6·25전쟁의 종식, 정전협정체제 해체, 남북한에 내재화돼 있는 냉전적 국내법제의 근본적인 개선 등과 같은 후속 조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소극적 평화단계를 규율하는 법적 문서들의 체결을 목표로 하는 정치적 합의 문서이며, 평화협정 체제를 구성하는 법적인 합의 문서들을 도출하는 협상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한국전쟁 70주년, 반목과 질곡의 역사 종식돼야

    어제 한국전쟁(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유엔참전국의 공헌에 감사하기 위함이다. 정부도 어제 서울공항에서 6·25전쟁 전사자 147인의 유해 봉환식을 거행하며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부가 개최하는 6·25 전쟁 기념식에 처음으로 참석해 참전용사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쯤 북한이 암호명 ‘폭풍 224’라는 사전 계획에 따라 선전포고 없이 기습 침공하면서 발발한 전쟁이다. 유엔군과 중국 인민지원군 등이 참전하면서 국제전쟁으로 비화됐고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까지 엄청난 인적·물적 희생을 강요하며 민족상잔의 상처를 남겼다. 현재 남북은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 휴전 상태다. 언제든지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불안전한 휴전 상태에서 벗어나 긴장과 대치 상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 시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동안 남북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2000년 6·15 선언을 비롯해 2007년 10·4 선언을 통해 남북 화해협력을 다짐했지만, 공수표가 됐다. 현 정부 들어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 등으로 상징적 종전을 공표했지만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상징하듯 불신과 군사적 대결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려면 이런 갈등은 종식되어야 한다.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막중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중 패권전쟁이 가시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신냉전의 조짐마저 보인다. 외세에 의해 분단된 한반도에 또 다른 시련이 닥쳐올 수도 있다. 전쟁 유공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 [사설] 한국전쟁 70주년, 반목과 질곡의 역사 종식돼야

    어제 한국전쟁(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유엔참전국의 공헌에 감사하기 위함이다. 정부도 어제 서울공항에서 6·25전쟁 전사자 147인의 유해 봉환식을 거행하며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쯤 북한이 암호명 ‘폭풍 224’라는 사전 계획에 따라 선전포고 없이 기습 침공하면서 발발한 전쟁이다. 유엔군과 중국 인민지원군 등이 참전하면서 국제전쟁으로 비화됐고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까지 엄청난 인적·물적 희생을 강요하며 민족상잔의 상처를 남겼다. 냉전이 막을 내린 지 30년이 지났어도 한반도에서는 휴전선을 경계로 대립하는 민족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남북은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 휴전 상태다. 언제든지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불안전한 휴전 상태에서 벗어나 긴장과 대치 상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 시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동안 남북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2000년 6·15 선언을 비롯해 2007년 10·4 선언을 통해 남북 화해협력을 다짐했지만, 공수표가 됐다. 현 정부 들어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시대를 공포했고 9·19 군사합의로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을 선언했지만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상징하듯 서로의 불신과 군사적 대결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막중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중 패권전쟁이 가시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신냉전의 조짐마저 보인다. 외세에 의해 분단된 한반도에 또 다른 시련이 닥쳐 올 수도 있다. 전쟁 유공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 北 군사행동 보류에 통일부 “긍정적 신호의 출발”

    北 군사행동 보류에 통일부 “긍정적 신호의 출발”

    통일부가 25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에 대해 “긍정적 신호의 출발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대남 강경기조가 돌연 바뀌 배경에 대한 질문에 “정부는 일관되게 남북간 합의를 준수해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의 출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결정적 단계에서 군사조치를 보류한 행위 자체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남북간 합의 이행을 위해 통일부가 제시할 수 있는 청사진이 마련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 관계자는 “판문점 선언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이라고 답했다.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에 이어 본회의를 개최할 시점과 관련, 이 관계자는 “아직 분석한 것은 없다.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준비해왔던 판문점 견학에 대해선 “방역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고 남북관계 진전을 반영해 재개 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태영호 “북한엔 대북방송이 특효약…아이돌음악 동경”

    태영호 “북한엔 대북방송이 특효약…아이돌음악 동경”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4일 “북한엔 대북방송이 단연 특효약”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태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제기했던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하도록 했다”면서 “대북방송이 무섭긴 한가보다”라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대해 끌려다녀서는 절대 안 된다”며 “북한 도발에 대해 미리미리 대응 매뉴얼을 세워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 의원은 “대응 매뉴얼과 우리 정부의 원칙을 북에 공개해 북이 섣불리 도발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반드시 억제해야 한다”며 “사전 도발 억제만이 실질적 평화를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무력은 문화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 북에게 핵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대북방송이 있었다”며 “4·27 판문점 선언 중 김정은 최대 치적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남북 접경 지역 북한군은 우리 대북 확성기에서 나오는 날씨 정보를 듣고 당일 농사 등의 작업을 결정한다. 북한군은 확성기를 통해 우리의 뉴스, 스포츠 소식,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대한민국을 동경한다”며 “심지어 김정은의 비공식 중국방문도 우리 확성기를 통해 북한군에게 전달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또 “북한에서 군을 총괄하는 조직은 총참모부이고, 정치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부서는 총정치국이다. 단연 두 조직 중 갑은 총정치국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 군의 대북방송 재개 방안 검토에 대해 북한 총정치국은 ‘이제 다시 어떻게 군을 사상교육 해야 할지’ 상당히 골머리를 썩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대북 특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북 특사/황성기 논설위원

    특사란 게 국가 수반의 의중을 파견국 수반에게 전달해 의사소통의 다리를 놓는 중개역이다. 특히 남북처럼 분단국에서 특사는 막힌 대화를 뚫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6월 12일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이끈 막후 주역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평양에 파견돼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발언을 이끌어 낸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로 포문을 연 대남 공세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1차 정점을 찍더니 김 위원장의 군사행동 계획 보류 지시로 당분간 소강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북측에 정의용·서훈 특사를 제안했으나 김 제1부부장에 의해 ‘위기극복용 특사놀음’이라고 조롱당하며 거부되는 수모를 겪었다. 북한이 특사를 거부한 게 정의용·서훈에 대한 비토인지, ‘뻔한 술수’라 표현한 대로 지금은 남북이 소통할 국면이 아니라고 판단해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북한의 대남 어깃장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시작됐다는 점으로 미뤄 보면 결렬의 남측 책임자로 판단하고 있는 두 사람의 평양 입성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가능성은 높다. 김대중 정부 때 3차례 평양에 가 2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특사 후보로 거론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에게 언제라도 평양에 와도 좋다는 프리패스를 받은 인사 중 한 명이다. 다만 지금은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후선에 있고 고령(86세)인 점이 걸린다. 대북 특사는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그것을 북한도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임 전 장관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나오는 카드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문 대통령의 신뢰가 충분히 입증된 데다 2018년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막후에 있으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으로 임수경 전 의원의 방북을 주도한 전력 때문에 보수 세력의 안티가 거센 게 결정적인 흠이다. 북한이 대남 ‘보복극’을 언제 멈출지 예상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 계획을 철회하라고 명령한 게 아니라 보류한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남북 파탄 전에 대화 채널을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어 가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외교안보 라인의 조속한 정비로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누가 됐든 평양도 수긍할 인물을 특사로 보내 하루빨리 소통해야 한다.
  • [사설] 북한 대남 군사행동 보류, 남북은 대화 재개하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를 시작으로 연락채널 단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비무장지대(DMZ)에서의 군사적 움직임 등으로 직진하던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개시를 앞두고 일단 멈춘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어제 강원 철원군 평화전망대 인근 최전방 일부 지역에서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30여개 중 10여개를 철거하는 모습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대외선전매체의 대남 비난 기사들도 대거 삭제됐다. 북한 전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어제는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기사를 일절 싣지 않았다. 이들 매체는 연일 대남 비난 기사를 실으며 적대적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예고했던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를 비롯해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1200만장의 삐라(대남전단)와 풍선 3000개를 제작해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는 전단 살포 계획도 당분간 중지할 공산이 크다.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군사행동을 불사하겠다던 북한이 갑자기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은 주민 결속과 대남 경고, 국제사회의 이목 집중 등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남 군사행동에 곧바로 착수했다가는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치고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재개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 철회가 아니라 보류이지만, 한반도 긴장의 완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늘은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날이다. 또다시 대결과 반목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이 파기될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남북 관계가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남북 모두 증오보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함께 돌파구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의 이번 ‘보류’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다시 한번 대북특사 파견을 통해 남북 최고위층의 의지를 담은 실무협상을 성사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은 우리 측의 남북 간 각종 협력사업 제안에 적극 호응하길 바란다. 궁극적인 해법은 대화라는 점을 북한도 잘 알 것이다.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 한민족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야 한다.
  • 한미 강경대응 확인하자 숨고르는 北… 대화 전환은 확실치 않아

    한미 강경대응 확인하자 숨고르는 北… 대화 전환은 확실치 않아

    대북 확성기·美 전폭기 등에 영향받은 듯 ‘文 판문점합의 이행 재확인’도 성과 판단 北 김영철 “보류 결정 재고할 수도” 담화 ‘취소’ 아닌 ‘보류’로 공세 가능성 열어놔 예비회의 배경… 화상회의 사진은 미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군사행동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은 대북전단에 대한 남측의 강경 대응을 끌어내는 등 성과를 거둔데다 군사적 긴장이 통제 불능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친 데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같은 날 담화를 내고 보류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경고함에 따라 보류 결정이 대화를 고려한 국면 전환의 예비단계인지 속도조절 차원인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남측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행동으로 나서고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남북 정상 간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것을 북측은 성과라고 평가했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과 ‘하노이 노딜’ 이후 가시적 성과가 없는 등 민심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측이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병력을 투입하고 최전방 지역에 대남 확성기를 재설치하는 등 ‘대적 군사행동 계획’을 실행할 조짐을 보이자 한미가 강력 대응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고려했고 미국은 21일 한반도를 포함하는 미 해군 7함대 작전 구역에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니미츠호를 배치하고, 22일 전략폭격기 B52H도 필리핀해로 출격시켰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이미 체제 결속에 대한 충분한 효과를 거뒀다”며 “내부적 이유, 한국의 대응, 미국의 움직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다. 본회의가 아닌 예비회의 개최는 보류를 긴급 결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본회의 결정을 남겨둔 것은 언제든 공세를 재개할 수 있다며 남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김 위원장이 화상 회의를 주재한 것도 처음이지만 북측은 관련 사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총참모부가 예고한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 군대 재전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재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재개 ▲대남전단 살포 군사적 보장 계획을 보류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남한)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관계 전망에 대하여 점쳐볼 수 있는 이 시점에서 남조선 국방부 장관이 기회를 틈타 체면을 세우는데 급급하며 불필요한 허세성 목소리를 내는 경박하고 우매한 행동을 한 데 대하여 대단히 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류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가 아닌 완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국방부가 ‘대북감시 유지’, ‘대비태세 강화’ 입장을 밝힌 것을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속보] 통일부 “대남비방 北, 대남 확성기 모두 철거”

    [속보] 통일부 “대남비방 北, 대남 확성기 모두 철거”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연일 대남 비방을 해왔던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모두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참석자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철거했던 대남 확성기를 2년 만에 전방 지역 30여곳에 재설치하면서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됐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하면서 이날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6일만에 나타난 김정은, 돌연 군사행동 ‘보류’ 지시

    16일만에 나타난 김정은, 돌연 군사행동 ‘보류’ 지시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삐라) 비난 담화 이후 파국을 향해 내달리는 듯했던 남북관계 롤러코스터가 잠시 멈춰섰다. 그동안 대남 강경드라이브에서 한걸음 비켜 서있던 김정은 위원장은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7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17일 만이다. 후속조치도 일사불란하게 뒤따랐다. 북측이 강원 철원군 평화전망대 인근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10여개가 철거됐다. 재설치된지 사흘만이다. 또한 대외선전매체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도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통신은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앞서 총참모부는 지난 14일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예고했다. 예비회의 결정으로 북측이 예고했던 대적(對敵) 행동 액션플랜들은 ‘일시 정지’된 것으로 보인다.대남 강경기조 전환의 시그널로 받아들이기는 조심스럽다. 북측 발표에 따르면 결정은 ‘예비회의’에서 이뤄졌다. 중앙군사위 예비회의가 열린 것은 ‘김정은 체제’에서 처음이다. ‘보류’라는 의미는 중앙군사위 5차회의가 열릴 때까지 최종 결정을 유예한다는 의미다. 또한 통신은 “당중앙 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상정시킬 주요 군사정책 토의안들을 심의하였으며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과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을 반영한 여러 문건들을 연구하였다”고 밝혔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군사력 현대화를 위한 신형무기 개발과 같은 안건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의는 ‘화상’으로 열렸으며, 리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참석했다. 보류 결정은 노동신문 1면에서도 보도돼 전 주민에게 알려졌다. 다만 관련 사진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인근 최전방 일부 지역에서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10여개를 철거하고 있다”고 밝혔다.북한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재설치에 나선 바 있다. 최소 30여곳의 확성기가 재설치된 정황이 포착됐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로 없앴던 대남확성기를 2년여 만에 재설치하면서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대남 선전활동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북측이 사흘 만에 돌연 대남확성기 철거에 나선 것은 전날 이뤄진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지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대외 선전매체들은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대남비난 기사 13건을 반나절도 안 돼 삭제했다. 통일부도 해당 기사들이 삭제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전단 관련 비난 기사를 싣지 않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측의 보류결정과 관련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 그 배경을 관계당국에서 면밀하게 분석중”이라면서 “아직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경기도민 71% “대북전단 살포 중단해야”

    경기도민 71% “대북전단 살포 중단해야”

    최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경기도민 10명 중 7명은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24일 발표한 대북전단 살포 관련 도민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1%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22%였다. 대북전단 살포가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묻는 항목에는 59%가 ‘위협이 된다’고 답했고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38%였다.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1%가 동의하지 않는다(별로 38%·전혀 23%)고 답했다.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접경지역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는 60%가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충돌 가능성이 작다’는 응답은 33%였다. 도가 최근 대북전단 살포 금지 행정명령을 한 것에 대해선 77%가 ‘잘했다’, 17%는 ‘잘못했다’고 답했다.앞서 도는 지난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연천·포천·파주·김포·고양 등 북한 접경지역 5개 시·군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전단 살포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도의 대북전단 살포 봉쇄를 위한 향후 대책 방향에 대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은 85%, 더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1%였다.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선 25%가 ‘더 나빠질 것’, 21%는 ‘더 나아질 것’, 50%는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8년 4월 판문점선언 직후 조사한 남북관계 전망(‘지금보다 나아질 것’ 73%, ‘지금과 비슷할 것’ 18%, ‘지금보다 나빠질 것’ 4%)과 큰 차이를 보였다.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로 도민들이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모든 행정수단을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막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도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19∼20일 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2.83%P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심상정 “무력충돌 이어질 수도”…北 심리전 중단 촉구

    심상정 “무력충돌 이어질 수도”…北 심리전 중단 촉구

    “북한, 위험한 심리전 재개 즉각 중단해야”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3일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 및 확성기 설치 움직임을 규탄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북한의 첫 번째 행동은 바로 전단과 확성기로 상징되는 심리전”이라며 “이런 심리전도 엄연히 무력충돌에 버금가는 적대행위”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은 비무장 일대에서 확성기와 전단을 금지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남측의 전단 살포가 북한의 실제 포격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상대방에게 적대와 혐오의 감정을 뿌려대는 저급한 행동이 실제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접경지역 주민에게는 심각한 위협인 심리전은 무력충돌을 예고하는 초대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또 “이런 사태가 오기까지 우리가 대북 전단 살포를 단속하지 못해 북한에 빌미를 준 점이 있다”며 “정부가 앞으로 전단 살포를 차단하겠다고 한 만큼 남과 북은 판문점 선언 자체를 파기하고 부끄럽고 어리석은 행동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합의의 구멍 하나가 뚫리면 둑 전체가 무너질 형국”이라며 “심리전 재개가 그런 구멍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북한의 자중을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가 화상회의로 23일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하시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당 중앙군사위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하였다”고 전해 당장 북한군이 예고했던 대남군사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앞서 최근 ‘삐라국면’을 주도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예고하면서 다음 계획 행사권을 군 총참모부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군 총참모부는 지난 16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금강산·개성공단 군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초소 재진출, 접경지역 1호 전투근무체계 격상,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 대남 대적 군사행동계획 등을 검토했다며 빠른 시일내 당 중앙군사위 비준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정은 “군사행동 계획 보류” 통일부 “北 확성기 모두 철거”

    김정은 “군사행동 계획 보류” 통일부 “北 확성기 모두 철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보도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다소 누그러뜨려질지 주목된다.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2년 만에 다시 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은 이날 모두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참석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철거했던 대남 확성기를 지난 21일 오후부터 전방 지역 30여곳에 다시 설치하며 긴장을 끌어올렸는데 사흘이 안돼 모두 철거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14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 접경지역 군사훈련 ▲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예고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결정을 내림에 따라 북한의 대남 강경 군사도발은 일단 보류되고 한반도 긴장 수위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북한이 거의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던 대남 전단 살포와 대남 확성기 방송도 실제로 이행할지 주목된다. 이날 예비회의에서는 또 “당중앙 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상정시킬 주요 군사정책 토의안들을 심의하였으며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과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을 반영한 여러 문건들을 연구하였다”고 통신은 밝혔다이날 회의는 화상으로 열렸으며, 리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참석했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연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 처음이다.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간 통신선 차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전단 살포와 대남 확성기 방송 준비를 끝낸 북한이 남북간 조성되는 긴장을 조절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4일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강도 높은 대남 강경조치를 주도했는데 20일 만에 김 위원장이 직접 예비회의를 통해 예고했던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함으로써 한반도 긴장 상태를 완화시키는 ‘착한 역할’을 확실히 분담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를 삭제했다.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대외 선전매체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이날 새벽 보도된 대남비난 기사 13건이 반나절도 안 돼 모두 삭제됐다. 북한의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자에 전단 관련 비난 기사를 일절 싣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정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대남 전단을 대량 살포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 낭비가 불가피하고, 대남 전단의 대량 살포와 확성기 방송 재개는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게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초강경정책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확대되고 미국의 전략자산이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된다면 북한도 몹시 피로하게 될 것이다. 이런 부담감과 군대 대 내 코로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북한이 초강경 드라이브에서 후퇴한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북의 최전방 확성기 철거 요구하되 ‘맞불’은 자제해야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지난 21일부터 다시 설치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재설치나 추가 설치를 합치면 20여곳에 이른다고 하니 북한이 본격적으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이건 대북이건 확성기 방송은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5월 1일부터 중단됐다. 따라서 북한이 조만간 대남 방송을 재개하면 4·27 합의를 어기는 일이다. 북한은 남한의 탈북민 단체에 의한 대북 전단 살포에 맞서 주민을 동원한 대대적인 대남 선전물 살포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는 뻔하다. 4·27 선언, 9·19 평양선언 등 남북 합의를 저강도 수준에서 깨뜨리고 군사분야 합의도 파기하는 ‘대적’(적대) 행위를 통해 남한에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대남 방송이나 전단이 우리 군이나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북한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심리전을 재개하는 것은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대북 전단 금지 등 남북 합의 이행에 대한 남측 결단을 촉구하려는 의도도 있다. 정부는 대남 확성기 재설치 중단 및 철거를 북한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아직 북한이 방송한 게 아니라 해서 우려를 표명하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 청와대와 정부, 군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자 더이상 감내하지 않겠다며 최고도의 대북 경고를 한 바 있다. 동시에 지금은 북한이 냉정을 되찾고 군사행동을 확대하지 않도록 맞불놓기는 자제할 때다. 국방부가 대남 확성기 맞대응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건 잘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북한의 행동에 대해 손을 놓고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대북 확성기 설치나 방송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2015년 8월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하자 군은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응수했다. 북한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되 국지적 충돌이 확산되지 않도록 대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탈북민 단체가 그제 밤 파주에서 대북 전단을 기습 살포했다.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막아야 한다.
  • 한국전쟁 70년… 4K로 복원된 상흔과 치유의 기록

    한국전쟁 70년… 4K로 복원된 상흔과 치유의 기록

    한국전쟁 70년의 상흔과 치유의 역사를 영화로 만나는 장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이 25일부터 문을 여는 온라인 기획전 ‘경계 위로 부는 바람’에는 희귀 극영화와 4K 디지털 복원 영화 12편이 유튜브 채널과 한국영화 포털 사이트 KMDb를 통해 무료로 상영된다. 한국 고전영화 중 ‘삼천만의 꽃다발’(1951)은 대중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당시 대부분의 영화가 서울·경기 지역에서 제작됐지만 이 영화는 전쟁으로 인해 경남 마산에서 제작됐다. 지금까지 필름이 유실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가 올 초 영상자료원이 개인 소장자로부터 수집한 필름 프린트를 디지털로 복원했다. 수집 당시부터 음향이 없는 16㎜필름 프린트 일부만이 남아 있어 현재로는 러닝타임 44분의 무성으로만 감상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남부군’(1990), ‘장마’(1979), ‘짝코’(1973),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등 6·25를 소재로 한 고전 영화들이 함께 상영된다. KMDb 사이트에서는 오는 30일부터 새달 13일까지 분단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포착한 독립단편영화 7편을 상영한다. 박찬경 감독의 ‘반신반의’(2019)는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남한과 북한에서 간첩이 돼 버린 두 남녀가 새로운 사회에서 적응하면서 겪는 혼돈을 포착했다. 부지영 감독과 ‘대세 배우’ 이정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여보세요’(2018)는 치매 어머니를 보살피던 한 여인이 어느 날 아들을 찾아달라는 북한에서 온 전화를 받으면서 겪는 사건을 다룬다. 그 외에도 ‘전학생’(2015), ‘판문점 에어컨’(2018), ‘독개구리’(2011) 등이 함께 소개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북관계 악화돼도 접경지 땅값은 강세

    남북관계 악화돼도 접경지 땅값은 강세

    남북 관계 악화 속에서도 강원도 접경(평화) 지역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23일 강원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강릉~고성을 잇는 동해북부선 철길의 길목에 있는 고성군 토성면·죽왕면 해안가 인근 토지는 3.3㎡(평)당 5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최근 2~3년 전보다 두배 오른 가격이다. 고성지역 부동산 업계는 지난 4월 동해북부선 추진기념식에 이어 최근 간성역 역사 조성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해안가 주변으로 전원주택 수요가 꾸준히 이뤄지는 점도 상승 요인이다. 철원지역 토지 가격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 이후 월정리역·평화전망대 주변의 토지 가격은 3.3㎡당 최대 25만원으로 평년보다 50%가량 급등한 뒤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관우리와 내포리 일대 토지도 3.3㎡당 호가가 15만원 선으로 평년보다 20% 오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강원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접경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 시세가 높게 형성된 데다 사업 추진이 이뤄진 지역도 있어 최근 남북 관계 악화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고성·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심리전 밀리는데 밀어붙이는 北… 한반도 주변 항모 3척 배치한 美

    심리전 밀리는데 밀어붙이는 北… 한반도 주변 항모 3척 배치한 美

    7함대 전진배치… 남북 정세 반영 분석군 당국이 북한의 대남확성기 방송 시설 재설치 움직임에 대응해 대북확성기 투입을 검토하면서 과거 남북 심리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조치를 행동에 옮길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도 필요한 조치는 충분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이 대남방송을 재개하면 대북확성기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1일부터 전방 20여곳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다시 설치하고 있다. 과거 40여곳에서 확성기를 가동했기 때문에 앞으로 20여곳에 더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의 확성기 시설은 야간에 약 24㎞, 주간에는 약 10㎞ 떨어진 곳까지 방송이 가능하다.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한군 부대에서 온종일 청취가 가능한 수준이다. 또 기존 고정식 확성기보다 10㎞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보낼 수 있는 신형 이동식 확성기 차량도 있다. 반면 북측은 최전선 부대에서 구형 고정식 확성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사정과 음질이 나빠 평소 절반씩 교대로 운영해오고 있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확성기가 대남 심리전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대남 전단(삐라)도 심리전 효과가 약하다. 북측은 주로 온라인 대남선전매체를 활용해 심리전을 벌여 왔다. 굳이 효과가 작은 대남전단에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체제 결속을 강조하는 과정에 전략적 실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심리전이 손해란 걸 알고 있는 총참모부는 김 부부장 지시로 준비하는 모습은 보이되 결국 최종 행동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준으로 넘기며 일종의 ‘면피’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북한매체는 이날도 대남전단 살포 준비상황을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남전단이 판문점 선언 위반이라고 지적한 통일부를 향해 “도적이 매를 드는 철면피한 망동”이라고 했다. 북한은 6·25 전쟁 70주년인 25일 전후로 대남 전단을 살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시기 접경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변수가 될 수 있다. 송철만 북한 기상수문국 부국장은 “삐라 살포 투쟁이 전개되면 그에 따른 기상예보를 신속·정확하게 통보해주기 위한 체계를 그하게(확실하게) 완비해 놓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과 니미츠함(CVN68)이 지난 21일부터 필리핀해에서 작전 활동에 나섰다. 미 해군은 이들 항모가 7함대에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가 모항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까지 가세하면 3척의 항모가 7함대 작전구역에서 활동하게 되는 셈이다. 7함대는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을 작전 구역으로 삼아 최근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볼턴이 고백한 결정적 4개 장면, 평화는 네오콘에 막혔다

    볼턴이 고백한 결정적 4개 장면, 평화는 네오콘에 막혔다

    볼턴 회고록서 ‘평화국면은 한국 춤판’네오콘 불신, 이번에도 평화국면 방해결정적 4개 장면, 초기에는 훼방실패결국 하노이 북미 노딜에서 뜻 관철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한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한국이 만들어낸 소위 ‘창조물’ 정도로 묘사했다.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모델을 적용하고자 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입장에서 기술한 이야기를 따라가면 “모든 외교적 춤판(fandango)은 한국이 만든 것”이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뭣도 잘 모른 채 속은 것에 불과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네오콘의 시각을 걷어내면 한국이 북미 양측을 설득하기 위해 벌인 노력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회고록을 통해 70년 동안 북미 간 불신의 역사에 빠져 있는 네오콘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회고록에 자랑처럼 자신이 남북미 평화프로세스를 막으려 애썼던 ‘4가지 결정적 순간’을 담았다.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실패를 거듭했던 그의 노력은 결국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노딜’이라는 충격적 결실을 세계에 안겼다.1. ‘4·27 남북정상회담 때 비핵화 논의 말라’ 2018년 4월 12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비밀리에 백악관을 찾아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볼턴을 만났다. 볼턴은 이 자리에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미일 균열을 유도하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비핵화에 대한 논의를 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북한의 핵보유 의지는 바뀌지 않으며 ‘행동 대 행동’ 방식을 믿지 않는 일본의 입장과 같다고 얘기했다. 볼턴은 당시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도 만났는데, 자신이 ‘리비아 모델’에 근거해 6~9개월 이내에 북핵이 해체돼야 한다고 하자 야치가 미소를 지었다고 썼다. 하지만 남북 정상은 판문점 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도출하고 ‘남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문구를 넣었다. ‘완전한 비핵화’를 처음으로 명문화한 것으로, 이 결과는 6월 12일 역사상 첫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2.“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취소 트윗을 날리라고 했다” 볼턴의 표현에 따르면 ‘자기 PR’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매우 열성적이었다. 그러나 북측이 회담 전인 5월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정상회담 취소를 위협한데다 정상회담이 임박한 그달 21일에서야 실무진을 싱가포르에 파견하자 분위기를 바꿔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과거에 데이트하던 여성과 헤어질 때 자신이 먼저 결별 선언을 해야 직성이 풀렸다는 트럼프의 일화를 소개하며, 볼턴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회담을 취소)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고 트럼프는 당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는 트위터 문구까지 준비했었다고 한다. 이후 북측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 바보’라는 식으로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4일 정상회담 취소를 트윗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볼턴의 뜻과 달리 우여곡절 끝에 북미정상은 역사상 처음으로 테이블에 마주했고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다.3.“종전선언의 대가로 핵·미사일 신고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넣는 방안을 마련했다” 싱가포르 공동선언 때, 그리고 직후 북미 간 약속의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해 한국이 꺼내든 건 ‘종전선언’이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일 전인 6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오찬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종전선언을 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한국전쟁을 끝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료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론홍보용 횡재로 여겼을 뿐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때 볼턴을 도운 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였다. 그는 6월 7일 열리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백악관을 찾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양보하지 말 것을 거듭 부탁했다는 것이다. 볼턴의 뜻이 관철되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수준의 내용이 들어갔다. 한국은 종전선언을 지나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으로 가겠다는 한반도 프로세스 과정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후에도 꾸준히 종전선언을 추진했지만 결국 열매를 맺지는 못했다.4.“북한 핵·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전부에 대한 기본적인 신고부터 필요하다” 회고록에 따르면 2019년 2월 27~28일 열린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은 판을 냉각시키려는 볼턴의 의지가 가장 잘 반영된 결정적 순간이었다. 볼턴은 우선 당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합의문 초안을 보이콧했다고 적었다. 더 나아가 초안 무효를 위해 비서실장 등 다른 백악관 관리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 북미 실무진이 장기간 도출한 문안일 터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나 합의 없이 회담을 끝냈던 영상도 보여줬다. 회담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장거리미사일 제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할 때 자신이 “북한 핵·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전부에 대한 기본적인 신고부터 필요하다”라고 끼어들었다고 적었다. 볼턴의 말은 자칫 미국에 군사정보부터 내주었다가 역으로 침공을 당할 수 있다는 북한의 우려를 키웠다. 볼턴은 김정은 위원장이 마지막까지 하노이 공동성명에 목을 맸다고 기술했다.전문가들은 볼턴이 70년간의 북미 간 불신을 이용한 것으로 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건의 초안을 보이콧하는 등 백악관 내 불신의 분위기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그간 한국이 북한에 영변 핵시설만 내놓으면 하노이 회담이 잘 될 거라고 했다가 노딜 후 북한이 한국을 적대시하게 됐다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며 “하지만 ‘하노이 노딜’은 볼턴의 책을 보면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트럼프의 이슈체인지식 접근법과 볼턴의 리비아식 해법의 합작품이었다. 외려 한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얘기했고 미국에 대북 제재완화와 체제보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볼턴이 기술한 것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뼈아픈 부분은 미국이 한국의 (평화 촉진자) 역할을 막아선 게 아니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하려고 하는 최근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학생 10명 중 7명 꼴 “文 대북정책 성공적 아니다”

    법률소비자연맹 대학생 법·정치의식 설문조사 결과 발표권력 실세면 죄 없다… ‘유권무죄 무권유죄’ 8명 꼴 동감 북한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깨는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학생 10명 중 7명 꼴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성공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조사에서 10명 중 8명 이상 꼴로 ‘유권무죄 무권유죄’(권력실세는 죄가 없고, 권력이 없는 사람들은 죄를 뒤집어쓴다)는 조소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률소비자연맹(총재 김대인)이 대학생 753명을 대상으로 지난 8~17일 대면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7%P)를 실시해 23일 이같이 발표했다. 법률연맹은 매년 법의 날인 4월25일을 전후해 대학생 의식조사를 실시해 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조사는 이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시기를 늦춰 실시했다. ●“김여정 봉쇄 요구 수용 제스쳐 한국 정부 굴욕적” 51.93%북한의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국면을 반영한듯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성공적이다’란 질문에 응답 대학생의 69.99%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남북통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선 15.41%가 ‘통일은 무조건 최우선 실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을 뿐 ‘비용이 많이 들면 통일은 늦어질 수 있다’(42.76%)거나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37.98%)란 유보적·회의적 답변이 다수를 이뤘다. 국내 북한이탈주민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긍정한 비율이 52.99%로 다수를 차지했지만, 태영호·지성호 의원 사례와 같이 북한이탈주민 출신이 국회 진출하는 게 남북관계에 도움을 줄 지에 대해선 ‘아니오’란 답이 69.59%로 높았다. 응답자 중 75.30%는 대북 경제지원 확대 필요성을 부정적으로 봤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봉쇄 요구 이후 우리 정부가 이른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데 대해서도 응답자의 51.93%가 ‘굴욕적인 정부 태도’라고 비판적 시선을 내비쳤다. 반면 35.99%는 우리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행보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태도’로 평가했다. ●“공수처 설치 뒤 대통령 등 인사권자 영향 커질 것” 49.27%조사에 응한 대학생 중 85.26%는 ‘유권무죄 무권유죄’ 현상에 동감을 표시했다. ‘우리사회에서는 오히려 법을 지키면 잘 살기 어렵다’는 디스토피아적 질문에서는 52.99%가 ‘아니오’라고, 46.35%는 ‘그렇다’고 답했다. ‘10억을 준다면 1년 동안 교도소 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55.11%가 ‘아니오’라고, 44.62%가 ‘예’라고 답했다. 2년 전인 2018년 법률연맹이 대학생 3656명에게 실시한 법의식 조사 당시엔 ‘10억에 1년 수감 감수’ 응답률(51.38%)이 올해 조사 때보다 6.76%포인트 높았었다. 이전 연도 조사에 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경찰 수사권 독립과 같은 제도 변화가 사법 공정성을 향상 시킬 것이란 기대는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공수처 영향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 등 공수처 인사권자 영향이 커질 것’(49.27%)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위공직자 비리가 사라질 것’(24.04%), ‘검찰의 수사권 약화’(20.45%) 순으로 응답률이 높다.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이 수사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선 ‘수사권 남용으로 당사자 인권침해가 심해질 것’(53.65%)이란 응답이 ‘검·경이 상호 견제해 인권침해가 사라질 것’(39.31%)이란 응답보다 다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청구와 같은 코로나 19 위기 국면 기업의혹 수사가 적절했는지’를 묻자 56.44%가 ‘의혹수사는 필요하지만,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27.22%는 ‘강제 수사 등 적극적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고, 12.75%는 ‘기업수사보다 담당 관련 정부기관을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21대 국회 이전보다 좋아질까.. “아니다” 53.92%‘증세’는 대학생 다수가 반기지 않는 주제였다. ‘정부의 공시지가 인상을 비롯해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책으로 세금인상이 예견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0.73%는 ‘세금이 인상되면 결과적으로 국민들 삶이 더욱 피폐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세금인상이 필수적’이라며 증세 필요성을 긍정한 응답은 32.67%를 차지했다. 이어 ‘세금인상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작을 것’이란 견해가 9.96%로 나타났다. ‘국회가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41.83%가 ‘많은 영향을 준다’고, 48.21%가 ‘조금은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합치면 90.04%가 국회가 삶에 영향을 끼친다고 본 것이다. 역으로 ‘21대 국회가 이전 국회보다 좋아질 것’인지 묻는 질문에 53.92%가 ‘아니오’를 택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예’를 택한 비율은 45.02%다. ‘여대야소 국회라서 야당무시 독재가 우려된다’란 질문에 긍정한 비율이 61.09%였고, ‘21대 국회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개헌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82.60%에 달했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고르는 질문에서는 ‘언론·출판·집회 등 표현의 자유 유무’를 선택한 답이 55.38%였다. 이어 ‘선거제도 유무’(28.02%), ‘국민최저생활제도 유무’(11.95%)를 선택했다. 보다 자세한 대학생 의식조사 결과는 법률연맹 홈페이지(www.goodlaw.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포토]북한, 대남 확성기 재설치

    [서울포토]북한, 대남 확성기 재설치

    23일 경기 파주시 남북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남북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으로 확성기 방송 시설을 모두 철거했지만,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2020.6.23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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