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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츠 “20년만의 DMZ방문… 北 변한게 없다”

    게이츠 “20년만의 DMZ방문… 北 변한게 없다”

    21일 낮 12시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 앞. 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 장관들이 검은색 우산 2개를 나눠 쓰고 함께 서 있었다. 유명환 외교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각각 짝을 이루고 있었다. ●힐러리 “동맹국에 확고한 방어 제공” 밝은 표정의 네 장관 중 게이츠 장관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 번째 비무장지대(DMZ) 방문이다. 제가 여기 전망대에 올라와서 DMZ를 마지막으로 본 이후 거의 20년만인데 북쪽은 거의 변한 것이 없다. 북한에서는 고립과 박탈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봤던 것처럼 북한은 예상치 못한 도발적인 행동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장관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다음 말을 받았다. 힐러리 장관이 JSA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먼저 “여기 전망대에서 남북한 사이 3마일 정도 분리된 국경을 내려다보니, 이것이 가까운 선일지는 몰라도 이 두 곳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공통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고립에 빠져 있을 뿐 아니라 국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 왔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에 ‘다른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들이(북한이)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미국은 한국 국민과 정부를 대신해서 굳건히 서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확고한 방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게이츠 장관과 힐러리 장관은 당초 계획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10분쯤 경호차량 6대의 호위를 받으며 JSA로 이동했다. 출발 때부터 짙게 낀 먹구름에서 내리던 보슬비는 DMZ가 가까워지면서 굵은 빗줄기로 변했다. 유 장관과 김 장관은 헬기를 이용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오전 11시14분쯤 한국군과 미군 등 15명이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한 두 장관을 맞았다. 두 사람은 15분 뒤 군사분계선(DML)에서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오울렛 초소(241초소)에 도착했다. 유엔사 JSA 경비대대 에드워드 테일러 중령은 5분간 북한의 지형 등을 브리핑했다. 브리핑을 들은 뒤 클린턴 장관은 진지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망원경을 들고 북측 지역을 살폈다. ●전쟁기념관 유엔군 명비에 헌화 헬기를 이용해 먼저 도착해 있던 유·김 장관과 합류한 두 장관은 5분간 초소에 머문 뒤 ‘자유의 집’으로 향했다. 30명의 한국군과 미군이 이들을 맞이했다. 네 사람은 여유있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자유의 집으로 들어섰다. 오전 11시55분쯤 JSA내 군정위 건물(T-2)로 들어선 장관들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건물 창문 너머에 있던 북한군이 건물 속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장관들은 5분간 건물에 머물다 나와 짧은 발언을 시작했다. 오후 1시40분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네 장관이 다시 만났다. 힐러리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회랑을 걷다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그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문구 앞에서 발길을 잠시 멈췄다. 이후 두 장관은 유 장관, 김 장관과 함께 전쟁기념관 회랑 입구에 있는 유엔군 전사자 명비에 헌화했다. 또 천안함 전사자 명비로 이동해 46명의 용사들에게도 헌화하고 묵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한·미 2+2 회담’ 정례화로 동맹 미래비전 굳혀야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방 수뇌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맹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이 어제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이른바 ‘2+2회담’이다. 참석자의 면면을 보면 회담의 비중과 상징성을 알 수 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한국 관련 파워엘리트가 총출동했다.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북한과 중국의 심사가 불편할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 중 이 회담을 갖는 나라는 호주와 일본뿐이다. 일본과는 2008년 이후 중단된 상태이다. 변화하는 동북아 역내 안보질서 속에서 한·미 동맹이 갖는 현실적인 위상과 무게감을 보여준다. 우리 정부는 1980년대 초부터 이 회의 개최를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과 상호방위조약체결 57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회담이 개최된 것은 연대기적 의미를 뛰어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 열렸다는 점에서 동맹의 공고함이 재확인됐다.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지, 격퇴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다고 천명했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포함한 새로운 계획인 ‘전략동맹 2015’를 연내 완성키로 합의했다. FTA 비준과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 정도면 확실한 쌍방 안보 메커니즘의 작동과 대북 억지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안보동맹을 전방위적 동맹으로 확장하는 주춧돌이 놓여졌다.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이명박·오바마 대통령이 채택한 한·미동맹 미래 비전을 발전시킨 내용이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 로버트 게이츠 국방 등 두 나라 장관 4명의 장외 행보도 천안함사건으로 조성된 안보불안감을 떨치게 했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떨어진 최전방 초소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동반 방문해 상호 공감대를 넓혔다. 천안함 46용사에게 헌화도 했다. 북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전력이 투입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25일부터 나흘간 진행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기대하던 2+2회담 정례화는 미뤄졌다. 필요에 따라 개최를 검토키로 했다. 다소 의아스럽다. 두 나라가 추구하는 동맹 미래 비전을 완성하려면 일회성 회담으론 부족하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 한·미 사상최대 연합훈련

    한·미 사상최대 연합훈련

    한·미 양국 군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동해 삼척 인근 해상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천안함 사태 발생 4개월 만에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펼치는 것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불굴의 의지’라는 작전명의 한·미 연합훈련 일정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훈련엔 한·미 양국에서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등 8000여명의 병력이 동원되며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는 물론 세계 최강 전투기인 F-22(랩터) 4대도 사상 처음 한반도로 출격한다. 김경식 합참 작전참모부장은 “이번 훈련은 규모면에서 근래 보기 드물고 질적으로 막강한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도발 주체인 북한에 대해 극명한 경고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의한 도발과 정규전 대비 등 포괄적인 훈련을 종합적으로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처럼 대규모 공중·해상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후 34년 만이다. 양국 장관은 회담 후 “한국과 미국이 방어적 성격의 훈련을 향후 수개월간 한반도 동·서해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가 연기됨에 따라 ‘전략동맹 2015’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올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때까지 새로운 계획에 대해 완전히 합의하기로 했다. 수개월간 진행되는 훈련의 첫 시작인 동해 상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은 미 7함대의 주요 전력인 9만 7000t급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와 이지스 구축함 등 항모전투전단이 25일 훈련해역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된다. 일본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를 출발한 조지 워싱턴호와 이지스 구축함 3척은 21일 부산항에 들어올 예정이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1~2척도 참가한다. 한국군에서는 대구기지의 F-15K 등 전투기 8대가 참가한다. 해군전력은 아시아 최대 상륙함인 독도함을 비롯해 10여척, 1800t급 잠수함 등이 참가한다. 훈련은 가상의 잠수함 전력의 침투 및 공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천안함을 공격한 것과 유사한 북한의 잠수함(정)이 출몰한 것을 가상해 공중과 해상에서 이를 추적, 격퇴하는 훈련도 진행된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차원의 역내 해상차단훈련과 유사한 특수훈련도 병행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유엔사 천안함 실무접촉…장성급회담 개최 원칙합의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천안함 피격사건을 논의할 장성급 회담을 다음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장성급 회담을 개최하기에 앞서 열린 영관급 회담이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고 양측은 장성급 회담을 제안했으며 쌍방은 각자 상부와 협의한 후 회담을 위한 상세한 사항들을 확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엔사 관계자는 “장성급 회담 개최에 대해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성급 회담이 열리면 지난해 3월6일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가 워낙 커 장성급 회담을 위해서는 실무회담이 한 차례 더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천안함 출구전략 한·미 공조 빈틈 없길

    우리 정부의 대외·대북정책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천안함 사건으로 촉발된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대결과 긴장국면을 대화와 협상국면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다소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이른바 ‘천안함 외교’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으로 일단락됐다고 보고 새로운 출구를 찾자는 시도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포스트 천안함’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한·미연합 대잠수함 훈련과 대북 심리전, 6자회담, 남북경협 등 굵직굵직한 의제가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이달 중 실시될 예정인 연합훈련 계획의 수정 여부는 천안함 출구전략 본격화의 잣대라고 볼 수 있다. 훈련장소를 서해에서 동해로 옮기고, 훈련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핵 항모 조지 워싱턴호의 서해 진입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군사분계선 일대 11곳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한 대북 심리전은 유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 조성은 피하겠다는 계산이다. ‘5·24조치’에 따라 종래 1000명에서 절반으로 준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됐다. 우리는 국면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6자회담 재개와 남북정상회담 성사로 가는 과정이며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에 따른 결과라고 본다.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외교, 국방장관 합동회의인 ‘2+2회의’를 오는 21일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도 대북 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빈틈 없는 조율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연합훈련 장소의 변경이나 금융 제재의 후퇴 같은, 중국과 북한에 끌려다니는 물렁한 대응은 곤란하다. 섣부른 악수도 피해야 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조정기간이 필요하다. 압박 기조는 유지돼야 하며 북한의 태도변화가 전제돼야 한다. 북한 스스로 천안함 퇴로를 찾도록 심리적,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15일 열릴 예정인 유엔사령부와 북한군의 판문점 대령급 실무접촉이 주목된다. 장성급 회담으로 이어져 북한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北·유엔사 15일 실무회담

    천안함 피격사건을 다룰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의 대령급 실무회담이 15일 판문점에서 열릴 전망이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날 오후 늦게 천안함 실무회담을 15일 오전 10시에 하자는 내용의 통지문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로 발송했다. 유엔사와 북한군은 장성급 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연기를 요청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유엔사·北 오늘 천안함 회담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정전협정 위반 등을 다루기 위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간 대령급 회담이 열린다. 천안함 사태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를 하게 될 장성급 회담의 준비단계로 실무자급 접촉이다. 유엔사는 12일 북한군 판문점 군사대표부와 13일 오전 10시 대령급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사 관계자는 “천안함 문제를 다룰 장성급 회담을 열기 전에 영관급 실무접촉을 갖자는 유엔사의 제안을 북한이 수용함에 따라 내일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유엔사는 천안함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사가 장성급회담에 앞서 대령급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대령급 회담에선 장성급 회담을 제안할 예정이며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지난해 3월6일 개최된 회담 이후 첫 장성급 회담이 된다. 유엔사는 장성급 회담이 열리면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북측에 설명하고 북한의 천안함 공격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임을 지적할 방침이다. 한편 국방부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의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미국과 조율 과정에 있으며 금명간 훈련일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시기와 장소, 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한·미간에 조율 중에 있고 오늘 혹은 내일 결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 대변인은 당초 서해라고 밝혔던 연합훈련 장소와 관련, “서해 훈련이 아니라 대잠훈련”이라고 말해, 서해가 아닌 동해나 남해에서의 훈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한·미 이달중 합동훈련 실시…美항모 동해상 배치 가능성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의 서해 한·미 연합훈련이 이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훈련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로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할 지 등 훈련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군 고위 관계자는 11일 “천안함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검토 중인 한·미 서해연합훈련을 이달 중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훈련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라고 밝혔다. 앞서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26차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과 마이클 시퍼 미국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양국의 수석대표로 참석해 서해 훈련에 대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압박용… 中 강력반발이 변수 미국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장소나 시기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양국 군은 합동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 주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양국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무력시위의 핵심인 서해상 항모 진입은 예측하기 어렵다. 당초 서해 훈련 참가가 예정됐지만 중국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지면서 조지 워싱턴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이 직접 참여할지가 불투명하다. 군 고위 소식통은 “미 7함대 소속의 항공모함이 훈련에 참가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참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전 조지 워싱턴호가 일본 요코스카항을 떠나자 서해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조지 워싱턴호의 출항은 7월부터 짜여진 하반기 일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항모 전단은 기지에 정박해 있는 시간을 제외하면 모두 훈련 및 작전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장기 일정 중 추가되는 훈련에 따라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게 돼 있어 이번에도 서해 훈련일정이 확정되면 우리 영해로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일정에 우리 군과의 연합훈련 일정이 포함되면 항모전단이 작전 지역으로 직접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美 나쁜 선례 안 남기려 강행 의지 이에 따라 아직 훈련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서해 훈련 참가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반대에 부딪혀 한·미 서해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할 경우 한반도는 물론 향후 아시아 전략 전반에 나쁜 전례를 남긴다는 점을 고려할 때 훈련에 참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고 있다. 또 이번 훈련을 한·미동맹 중시 등 원칙과 가치의 문제로도 보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해연합훈련에 참가하되 항모의 참가 여부 및 방법은 탄력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해에 진입하지 않은 채 우리 영해인 남해나 공해상에서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방식이다.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서해 대신 동해상에서의 무력시위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도 미 항모전단이 동해상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유엔·북한 장성급 회담 곧 개최할 듯 이와 함께 천안함 사건의 정전협정 위반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의 장성급 회담도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다루기 위해 장성급 회담을 갖자는 유엔사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어제 장성급 회담에 앞서 대령급 사전 접촉을 갖자고 밝힌 것은 유엔사와 우리 쪽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면서 “천안함 사건을 다루게 될 유엔사·북 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美유엔대사 “매우 분명한 성명”

    천안함 침몰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을 명시하지 않는 선에서 의장성명을 채택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논의의 핵심 당사자였던 미국은 만족감을 표시한 반면 중국은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미 장성급 회담 제안을 거절했던 북한은 실무 접촉을 역제의하고 나섰다. 유엔 안보리 천안함 규탄 의장성명 초안 작성국인 미국은 8일(현지시간) 성명 초안이 국제사회에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에 대한 공격 행위를 규탄하는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일본이 참석한 ‘P5+2’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성명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먼저 사실들을 적시하고 천안함에 대한 공격은 비난받아야 하며 한국에 대한 추가 도발은 없어야 한다는 안보리의 판단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의장성명에 북한을 명시하는 것을 반대해 관철시킨 중국은 의장성명에 대해서는 9일 저녁까지도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중국 언론도 별다른 자체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북한도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지만,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미 장성급 회담의 북측 단장은 이날 유엔사령부에 전달한 통지문에서 “조미(북미) 군부 장령급(장성급) 회담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13일 10시 판문점에서 대좌급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수정, 제의한다.”고 밝혔다. 당초 북한은 지난달 26일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며 유엔사가 제안한 북·미 장성급 회담을 거절한 바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강국진기자 kmkim@seoul.co.kr
  • 경제지도 바꾼 국토 대동맥… 유엔 ‘AH1’ 중심축으로

    경제지도 바꾼 국토 대동맥… 유엔 ‘AH1’ 중심축으로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후진국의 큰 차이 중에는 국토의 물류를 원할하게 할 중추도로가 있느냐, 없느냐도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건설 당시 반대가 거셌고 결과적으로 경부 지역으로 개발이 편중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국토의 대동맥을 뚫어줌으로써 한국 경제성장의 디딤돌이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는 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을 앞두고 경부고속도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을 조망한다. 경부고속도로는 1970년 2월1일 총 구간 428㎞를 개통한 이래 40년 동안 대한민국의 대동맥 역할을 해왔다. 서울, 지방 간의 이동시간을 3분의1로 줄여 물류비용을 절감했으며, 한국이 짧은 시간에 산업발전을 일으킬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이제는 동북아시아 교류의 중심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기상조” 반대 여론에 여당마저 가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게 된 것은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던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아우토반’이라는 고속도로를 기반으로 경제부흥을 이뤘다는 점에 큰 감명을 받았다. 1967년 대선 공약으로 경부고속도로 추진 계획이 세상에 알려졌고, 그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기간고속도로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거셌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수도권과 영남권 등에 대한 특혜”라면서 지역편중론을 주장했고, 여당마저 고속도로 건설 비용으로 인한 재정파탄을 우려했다. 1967년 국회 건설위원회에서는 경부고속도로에 대해 “머리보다 다리가 크고 양팔과 오른쪽 다리가 말라버린 기형아 같은 건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영남으로 교통망이 집중돼 강원, 호남의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의미였다. 정부는 여론조성과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등 설득 작업에 나섰다.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서울~부산 간 우선 착공의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유사시에 비상활주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국방안보의 이점이 거론되기도 했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 서울~수원 구간에서 첫 삽을 떴다. 서울 한강대교 남단부터 부산 금정구 구서동까지 이어지며 서울과 부산의 운행시간은 15시간대에서 5시간대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공사비는 300억원 규모. 재원은 휘발유 세율을 100% 인상하고 도로국채를 발행해 충당했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면서 당초보다 40%가 늘어나 총 공사비는 429억원이 들었다. ●도시화 촉진… 해외건설 기반 확보 경부고속도로는 1970년대에 본격적인 고속도로시대를 이끌었다. 1967년부터 10년간 경인·경부·호남·남해·구마· 영동 고속도로 등 총 1300㎞가 연결왜,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의 국토 간선도로망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국토연구원의 조사(고속도로 사업효과 조사 연구·2006년)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가 없다는 가정 아래 현행 고속도로가 있는 경우와 비교해 직접 효과를 산출한 결과 차량운행, 시간가치, 교통사고, 환경오염 비용 절감효과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3조 5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고속도로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 제철 수요의 증대, 인접도시의 발전, 지방 공업단지의 연결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경부고속도로 개통 전인 1969년 연간 330만대에서 2007년 11억 8000만대로 358배 증가했고, 12만대에 불과하던 자동차 보유대수도 2010년 5월 말 현재 1759만대에 이르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경험은 우리나라 건설 기술의 향상과 함께 기능인력 양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신생독립국들은 대부분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도로공사를 선진국 기업에 의존했지만,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해외건설에 진출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게 된 것이다.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의 대도시가 개발됐다.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빨라지고 관광산업이 발전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한국~일본~중국 연결의 축으로 경부고속도로는 한국,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아시아도로 계획의 중심이 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될 전망이다. 1992년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주도로 아시아육상교통 인프라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아시아도로 사업이 선정됐다. 경부고속도로는 일본의 도쿄·후쿠오카, 판문점, 북한의 평양·신의주와 중국을 잇는 ‘AH1 노선(한반도 관통구간 905㎞)’의 중심축이 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부고] 北 실상 낱낱이 폭로 이동준 전 서울신문 기자 별세

    [부고] 北 실상 낱낱이 폭로 이동준 전 서울신문 기자 별세

    옛 소련 공산당 기관지인 ‘프라우다’ 평양특파원으로 일하다 귀순해 서울신문 기자로 활약한 이동준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83세. 이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헌팅턴 요양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다 직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제96차 남북 군사정전위원회가 열린 1959년 1월27일 판문점으로 취재를 나왔다가 “나는 자유를 선택한다.”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귀순했다. 이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1956년 프라우다 기자로 들어갔던 것도 자유를 얻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하며 북한의 실상을 낱낱이 폭로했다. 이후 이씨는 60년대까지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당시 취재가 불가능한 북한 관련 뉴스를 상세히 보도하는 등 큰 족적을 남겼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생명존중’ 천주교 16개 교구가 뭉친다

    마더 테레사(1910~1997) 수녀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1985년의 일이다. 판문점을 찾은 테레사 수녀에게 곁에 있던 한 한국인 신부가 말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통일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때 테레사 수녀의 답은 이랬다. “한국은 낙태가 너무 많습니다. 부모 자식도 하나 되기 힘든데, 어떻게 남남이 하나 되길 바라겠습니까.” 새달 9~11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리는 ‘2010 전국 생명대회’는 이런 가슴아픈 질책을 기억하는 한국 천주교가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외치며 범천주교 차원에서 기획한 행사다.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태아보호·장기기증, 제가 하겠습니다’를 주제로 한 이 행사는 천주교 내부는 물론 우리 사회의 ‘생명 감수성’을 높이는 운동을 전개한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공동주최하며, 성직자 및 신자들 1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회는 천주교 16개 교구 생명운동 관계자들이 모이는 생명포럼, 청년들이 참여하는 청년생명캠프, 전국 성당 신자들이 참여하는 생명다짐의 날 행사 등으로 구분된다. 마지막날인 11일 오후에는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들의 공동 집전으로 ‘생명수호 파견미사’도 봉헌된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송열섭 신부는 29일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는 사랑이 없는 사회와 마찬가지”라면서 “대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고자 한다.”고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實錄, 한국전쟁] 이승만 휴전반대·북진통일 주장… 美 친위쿠데타 검토

    [實錄, 한국전쟁] 이승만 휴전반대·북진통일 주장… 美 친위쿠데타 검토

    한국전쟁의 발발과 전개과정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남한정부는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어떻게 평가받을까. 북진통일을 외친 이승만은 한국전쟁 발발을 논하는 장에서 반짝 등장하지만, 한국전쟁 과정에서는 언급이 미미하다. 존재감이 없다. 러시아나 중국, 심지어 미국 자료들도 한국전쟁의 주역으로 이승만을 취급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의 남쪽을 지배하고 있던 남한 정부와 이승만은 단지 전쟁을 획책한 북한 김일성과의 비교 대상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러나 휴전협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이승만의 극렬한 휴전반대가 주요 변수로 급부상했다. 이 시기 평양과 모스크바, 베이징 그리고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오간 각종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이승만’이라는 이름 석 자의 등장 빈도가 갑자기 높아졌다. 특히 1953년 6월18일 반공포로 2만 7000명의 전격적인 석방이 준 충격파는 컸다. 휴전협정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평양이 발칵 뒤집혔다. 영국의 처칠 총리는 아침에 면도하다 이 소식을 보고받고 얼굴을 벨 정도였다. ●‘미국의 남자’ 이승만 美와 애증 미국은 진퇴양난이었다. 미국 국내의 들끓는 휴전여론과 달리 중국과의 휴전협상은 평행선을 긋고 있었다. 한국정부와의 관계는 이승만의 휴전반대로 말미암아 담벼락 위를 걷는 아찔한 상태였다.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간행한 ‘한국전쟁’에 따르면 “예측할 수 없고, 변덕스러운 이승만 정부의 자세와 행동이 특별히 어려웠다. 이러한 것들은 회담에 역기능적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협상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떤 점에서 이 대통령의 조치는 유엔군사령부의 군사적 입장을 위태롭게 하기도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승만은 어떤 종류의 휴전협정도 반대했다. 협상 자체를 거부했다. 오로지 남한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원했다. 그는 ‘중국군의 완전한 철수, 북한 공산당 해체, 인민군 무장해제’ 등을 협상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승만은 1951년 7월 “유엔군이 한국의 분할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장해 달라.”라는 서한을 트루먼 대통령에게 보냈다. 트루먼은 이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협조를 요청하는 답신을 보냈다.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미국 합참보고서는 1952년 초 뉴욕 출신의 저명한 천주교 인사인 스펠만이 한국을 방문, 무초 미 대사와 벤플리트 8군 사령관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승만이 “미국의 모든 천주교인이 한국에 휴전이 없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정보를 싣기도 했다. 미국입장에서는 수용 불가능한 무리한 요구였다. 미국이 한국의 지도자로 선택한 ‘가장 미국적인 한국인’인 이승만은 그를 키워준 미국을 거역하고 있었다. 소련이 김일성을 북한지도자로 지목한 것처럼 이승만도 미국에 의해 선택되고 키워졌다. 이 시기 이승만을 묘사한 미국 측 자료는 온통 노회, 변덕, 아집, 독선 같은 단어로 도배돼 있었다. 전쟁발발 이전 이승만을 접촉한 한국주둔군 사령관 하지는 “솔직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야비하고, 부패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악평했다. 이승만을 바라보는 미국의 우려가 오래됐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승만은 ‘미국의 남자’였다. 1905년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선발돼 백악관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방문해 인연을 맺었다. 미국이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중단할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랐지만, 그때 이미 미국은 일본과 ‘가쓰라-태프트 조약’을 맺으려고 작업 중이었다. 서로 필리핀과 대한제국에 대한 재량권을 인정하는 조약이었다. 이승만은 하버드대학에서 수학하고 나서 프린스턴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훗날 대통령이 된 윌슨의 제자가 됐다. 윌슨은 이승만을 ‘미래 한국의 독립을 위한 구세주’라고 부추겼다. 이승만은 윌슨이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한 파리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미 국무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지 못했다. 이승만과 미국은 애증의 관계였다. 미국 지도부는 민족주의자인 동시에 기독교인인 이승만이 미국식 종교와 정치 기조를 따를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승만의 마음속에는 미국에 대한 배신과 위선, 불신의 불씨가 자라고 있었다. ●이승만 ‘북진통일’ 정치적 구호 이승만의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인 ‘북진통일’은 남한주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호응을 받았지만 득보다 실이 컸다. 김일성의 남한공격 본능을 자극하는 구실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스탈린으로부터 원조받은 무기와 군수물자로 완전무장한 북한 인민군과 비교하면 남한의 군사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전쟁발발 당시 한국군은 자신을 지키기에도 역부족인 상태였다. 전쟁 열흘 전인 1950년 6월15일 미 국방부에 보고된 군사고문단 보고서에는 ‘한국군은 가까스로 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장비와 무기 대부분은 쓸모가 없었고, 방어능력도 기껏 보름 정도’라고 기술돼 있다. 실제 인민군이 보유한 소련제 T34전차의 위력 앞에 한국군은 맥없이 무너졌다. 구형 바주카포는 무용지물이었다. 치밀하게 계산하고 준비한 김일성의 남침에 비해 이승만의 북진통일은 정치적 구호에 불과했다. 한국전쟁은 이승만의 의도와는 달리 종결을 향해 달려갔다. 미국 공화당이 1952년 7월 아이젠하워를 대통령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대세는 군사적 종결이 아닌 정치적 종결, 즉 휴전 쪽으로 기울었다. 대통령 후보자 아이젠하워는 같은 해 10월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명성을 걸고 한국전쟁을 조기에 명예롭게 종결짓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은 한국전쟁을 끝내는 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젠하워가 당선됐다. 그는 12월2일 극비 한국방문길에 올랐다. 미 행정부 수뇌부는 남한의 정치적 위기는 전적으로 이승만으로 말미암아 일어났다고 여겼다. 이 같은 위기가 휴전협상뿐만 아니라 38도 상에 진행되고 있는 군사작전마저도 위협한다고 보았다. 실제 이승만은 1952년 국회 간선을 통한 재선이 어렵게 보이자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이른바 ‘발췌개헌’을 꾀했다. 임시수도인 부산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대파를 제거했다. 한국군 전투부대를 철수시켜 계엄군으로 사용하려 했다. 이종찬 육군참모총장이 나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개인의 군대로 사용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이승만은 막무가내였다. 전쟁을 끝내고 싶은 미국에 이승만은 골칫거리였다. 1953년 미국과 중국의 협상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지만, 미국과 이승만 정부와의 사이는 또 다른 고비를 향해 뒤틀려 갔다. 이승만은 4월5일 “판문점에서 무엇이 일어나든 관계없이 우리의 목표는 똑같다. 우리의 변함없는 목표는 한국을 남으로부터 압록강까지 통일시키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승만은 아이젠하워에게 “유엔군사령부가 중국군이 압록강 이남에 잔류하는 것을 허용하는 데 동의한다면, 우리는 한국군을 유엔군사령부에서 철수시킬 것이며 단독으로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최후 통첩장을 보냈다. ●아이젠하워 한때 李 제거 계획 워싱턴은 이승만을 휴전협상의 훼방꾼이자 위협세력으로 간주했다. 특유의 허세라고 판단하면서도 극단적인 조치로까지 몰고 갈 것으로 예측했다.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승만은 클라크 사령관과의 회담에서 “당신들은 모든 유엔군, 모든 경제원조를 철수시킬 수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처음부터 민주주의가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의존한 것이 우리의 실수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협력하겠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면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승만은 6월6일 ‘선(先) 한미방어조약 체결, 후(後) 유엔군과 공산군의 상호철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반쪽 휴전이나 평화보다는 싸움을 택한다.”라는 예의 벼랑 끝 외교전을 펼쳤다. 클라크 사령관은 “이 대통령은 송환 불원 한국인 포로를 경고 없이 석방할 수 있다.”는 예언에 가까운 메시지를 워싱턴에 보냈다. 포로경비부대 대부분이 한국군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유엔군은 이를 막을 수단이 없었다. 클라크 사령관의 예언대로 이승만이 반공포로를 석방하자 아이젠하워는 이승만 제거를 검토했다. 미국 수뇌부는 당시 한국에 임시군사정부를 수립하는 극비의 군사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공포로 석방 다음날인 6월19일 자 미국 국가안보회의 비망록에 따르면 아이젠하워는 “위험을 없애는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은 쿠데타”라면서 “이는 확실히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군사자문 기구인 합참은 1952년부터 쿠데타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합참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은 6월27일 벤플리트 장군에게 이 계획을 통보했다. 한국육군과 참모총장은 유엔군사령부에 충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밀해제된 미국 합참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을 어떤 구실을 붙여 서울로 초대한다. 유엔군사령부가 부산으로 이동하여 주요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주요시설을 방호하며 한국육참총장을 통하여 기존 계엄령을 장악한다. 이 대통령에게 계엄령을 종결토록 요구한다. 만일 거부하면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한 채 연금하고, 요망되는 포고령은 협조적인 것으로 예상하는 국무총리가 발표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李 재선 이후 美와 화해모드 다행히 워싱턴의 친위 쿠데타계획은 불발됐다. 현실론을 내세운 참모들의 설득으로 강력한 경고수준에서 그쳤다. 한국 국회도 대통령 직선제 헌법개정을 승인했다. 계엄령은 해제됐고 이승만은 제2대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화해모드로 전환됐다. 미국은 손을 들었다. 미국은 휴전동의를 얻고, 이승만은 그 대가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보호우산을 제공받는 선에서 양국의 갈등은 마무리됐다. 아이젠하워는 “한국의 통일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계속 추구한다. 휴전협정 수락 직후에 상호방위조약을 협상한다. 전후 경제원조를 계속한다.”라는 세 가지 조치를 약속했다. 이승만은 극단적인 휴전반대와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허물도 컸지만, 오늘의 한국이 있게 한 주춧돌을 놓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한국전쟁의 산물인 한·미동맹은 단순한 양자동맹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지역동맹”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를 저지하고, 중국을 봉쇄하면서, 일본을 견제하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동맹이라는 것이다. 노주석 논설위원·윤샘이나기자 joo@seoul.co.kr
  • [뉴스&분석]한·미 서해합동훈련 발목잡은 ‘G2 암투’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관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문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3일 전해진 데 이어 4일에는 미국이 서해에 항공모함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외교적·군사적으로 이례적인 현상이 연달아 일어난 격이어서 양대 강국이 뭔가 말 못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게이츠 장관의 방중 좌절 소식만 전해졌을 때는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 판매를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군의 항모 파견 취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안함 사태가 두 나라 사이를 긁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늘고 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4일 “다음주 초에 (서해에서) 열릴 계획이던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이 미측의 준비사정을 감안해 2~3주 연기됐다.”면서 “훈련은 6월 중순 이후 실시되며 대(對)잠수함 훈련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훈련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것으로 언론에 이미 통보됐었다. 한국 국방부에서는 항모를 취재할 풀 기자단까지 구성했었다. 그러나 이날 한·미연합사령부 측은 항모 참가 여부에 대해 “불분명하다.”고 물러났다.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도 “조지 워싱턴호를 금명간 한반도 인근 해역에 파견할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훈련 변경이 미국 측의 요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미군의 입장이 갑작스럽게 변하자 중국이 미국의 서해 항모 파견에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즉각적으로 나오고 있다.서해는 중국 대륙에 접해 있어 중국이 안보상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곳이다. 이를 감안, 미 해군은 그동안 경남 진해 서쪽으로는 기동을 자제해 왔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에 따른 무력시위 때도 미군은 항공모함을 동해에 파견했었다. 그에 반해 이번 훈련은 서해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 항모는 물론 전투기와 이지스 구축함 등이 대규모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중국의 앞마당에서 실전과 다름없는 군사훈련이 예정된 데 대해 중국이 발끈했다고 볼 수 있다. 당초 한·미가 항모 파견을 계획했던 데는 순수한 훈련 목적 외에 중국을 압박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에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게이츠 장관은 이날 “유엔에서 성과(안보리 대북제재)가 있는지를 보고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훈련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해 서해 훈련을 중국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심중을 드러냈다. 중국이 안보리 논의에서 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서해 훈련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상연 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1998년 2월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에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잠시 후 지하 벙커에서 김훈 중위가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죽어 있는 것을 소대원이 발견한다. 12년 전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김훈 중위 사망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고, 12년간 진실이 왜곡되는 과정을 통해 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역사스페셜(KBS1 오후 8시) 1993년 중·소 신기전과 화차 복원을 시작으로 2008년 대신기전, 2009년 산화신기전이 부분적으로 복원됐다. 항공우주연구원(KARI) 채연석 박사팀과 함께 산화신기전이 2단 점화 후 폭발하는 실험, 중신기전의 발화통이 목표지점까지 비행 후 폭발하는 세종 당시의 신기전 모습 등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도전한다. ●찾아라! 맛있는TV(MBC 오전 11시) 면에 따라, 소스에 따라 부르는 이름과 종류, 맛 등이 천차만별인 파스타의 세계를 만나 본다. 배춧잎에 쇠고기를 돌돌말았다. 시원한 배춧잎과 가다랑어포 육수로 맛을 낸 감칠난 국물맛에 재미있는 아이디어까지, 박인규 셰프가 제안하는 우리가족 즐거운 점심식사. 국물이 끝내주는 배추말이 찌개를 맛본다. ●돌아온 판관 포청천(OBS 오후 10시30분) 전운은 이곤의 부하 단오가 경영하는 도박장을 방문한다. 전운의 도움을 받아 우죽이 계속 돈을 따자 단오는 속임수를 쓰려 하고 이를 눈치챈 전운과 충돌한다. 이때, 등주 관아의 포두 주강이 도박장으로 출동하고 이를 본 전운은 정원과 이곤의 결탁을 확신하게 된다. 한편 서겸은 정원이 초과 징수한 곡식을 발견하는데…. ●반달아, 사랑해(SBS 오전 8시45분) 환경의 날 특집 ‘반달아 사랑해’는 반달곰들이 서식하고 있는 지리산 현장을 찾는. ‘샤이니’, ‘린’ 등 인기 가수들의 축하무대와 함께 대대적인 ‘반달가슴곰 서포터스’ 발대식이 마련된다. 반달가슴곰 서포터스 가입은 무료이며, 자연환경국민신탁 및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을 통하면 누구나 반달곰의 친구가 될 수 있다. ●수상한 삼형제(KBS2 오후 7시55분) 과자는 어영에게 빨리 애기를 가지라고 말하자 어영은 속상해한다. 이상은 어영이 임신 때문에 힘들어 하자 과자를 찾아가 애기를 못 가질 수도 있다고, 그리고 자신한테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어영은 솔이가 싸준 쑥 음식들이 임신에 좋은 것을 알고 마음 찡해진다. 한편 어영은 임신한 것 같아서 산부인과를 찾아가는데….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어린 시절엔 부모를 여의고 돈을 벌며 살다가 혼기를 놓쳐 결혼을 해 본 적도, 그래서 슬하에 자식도 없는 허난이 할머니. 정부보조금 30만원으로 월세 17만원에 연료비, 의료비, 식비를 모두 충당하고 있는 할머니는 언제쯤 아픔과 가난과 외로움에서 벗어나 괴롭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허난이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다.
  • 美 핵항모전단 전진배치 작전해역 평택까지 북상

    美 핵항모전단 전진배치 작전해역 평택까지 북상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서해상에서 이뤄지는 한·미 연합훈련은 이미 수주 전부터 준비됐던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급하게 실시하는 훈련처럼 보이지만 이미 4월 말 우리 정부가 ‘단호한 조치’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시작됐다. 군 소식통은 “항모 강습단이 참가하는 훈련의 준비는 2~3주 전에 준비가 끝났으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훈련계획은 7일 오전부터 시간대별로 세밀하게 작성됐다. 항모를 쫓아 움직이는 잠수함들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지 여부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잠수함은 보통 한번의 작전에서 한가지 임무만을 수행하는데 작전해역 도착 직전 수면위로 안테나를 올려 단 한 차례 작전 지시를 받기 때문이다. 일본 요코스카항에서 잠항을 시작한 이후 훈련이 끝나는 10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달 말 미군이 최신예 전투기 F-22(일명 랩터) 24대를 일본과 괌에 전진배치한 것도 이번 훈련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외형적으로 F-22의 전진배치가 훈련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 F-111전투기가 출동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한·미 연합 훈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 가데나 기지에 배치된 F-22는 이륙 후 30분 이내에 북한 영변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고 1시간 이내에 북한 전 지역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해 북한에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훈련해상을 관할하고 있는 서산기지에서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 편대도 출격해 무력시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훈련의 핵심은 훈련해역에 있다. 북방한계선(NLL)에 가까운 서해 덕적도와 어청도 인근 해역에서 실시되는데 작전구역상으로는 평택에서 공해상으로 연장한 해상이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훈련의 포인트는 북상했다는 점”이라면서 “개성과 평양에 가까운 해상에 수십대의 전투기를 탑재한 항모가 전진배치됐다는 것이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이 단순한 경계작전과 북한의 비대칭 전력의 침투 대응 훈련이 아니란 취지다. 그동안 서해상에서 이뤄지던 훈련은 대부분 군산을 중심으로 멀지 않은 근해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반경을 군산에서 평택까지로 넓혀 북으로 더 이동했다. 항모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은 개성까지 수분 내에 도착하고 평양도 10분 이내에 도착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셈이다. 한·미 간 끈끈한 군사 동맹의 천명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간 대치상황의 악화와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 관계에서 한·미간 군사동맹을 강조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중국의 불분명한 입장에 대해 압박한다는 속내도 담고 있다. 중국 영해 코앞에 미해군의 주력 항모 강습단이 자리한다는 점이 이 같은 점을 방증한다. 군 고위관계자는 “이번 무력시위는 단순한 군사훈련을 떠나 북한과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에 대한 한·미의 입장을 단호하게 보여주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風 주요 선거마다 이슈 무력화

    北風 주요 선거마다 이슈 무력화

    한국의 선거에서 북한은 늘 영향력 있는 변수였다. 특히 북한은 한국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적절하게 ‘북풍’의 빌미를 제공해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 6·2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천안함 사태가 유권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이를 통해 어떤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을까. 북한은 선거철을 앞두고 각종 언론매체 등을 통해 특정 정당을 비난하거나 국내 문제를 거론하는 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 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1992년 북한 평양방송은 남조선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보도했다. 당시 김영삼 민자당 대통령 후보는 평양방송의 보도를 들어 김대중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색깔론을 제기, ‘북한이 원하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1987년 11월에는 ‘대한항공 858기’가 폭파됐고 대통령 선거 투표일 하루 전날인 12월15일 폭파범 김현희가 서울로 압송됐다. 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사진과 기사가 모든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고 유권자들의 반북 이데올로기와 보수심리를 자극했다. 결국 선거는 36.6%를 득표한 노태우 후보의 승리로 판가름났다. 1996년 4월 15대 국회의원 선거인 4·11총선 때에는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일어나 집권 세력이 북한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으로 번지기도 했다.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3월에는 평양에서 열린 20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이재정 당시 통일부장관이 북측에 연말로 예정된 남쪽 대선과 관련한 내정간섭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북한이 남한 선거에 선전선동전을 전개하는 것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만, 실제로 표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의 분석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1일 “북한이 남한 내부의 선거에 직접적인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자신들의 행위가 남측 선거 여론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듯싶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입장 발표를 하는 순간,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진보측에서도 노골적인 북한의 야당 편들기는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남북간 합의서를 위반하며 감정적으로 나온다 해도 사실상 정치적 표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북한이 개입된 도발사태는 여전히 선거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천안함 사태에 대한 공방에 열을 올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北 태도따라 추가 군사조치”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2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캠프 보니파스, 오울렛 초소 등을 방문했다. 남북한 대치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시 작전통제권의 결정권자인 샤프 사령관이 천안함 사태 이후 최전방을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유엔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샤프 사령관이 판문점지역을 방문해 그곳의 경비대대를 검열하고 부대 지휘관들과 정전협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책임문제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샤프 사령관은 남한과 북한, 유엔사가 함께 경비업무를 서고 있는 JSA의 분위기 등에 대해 전해 듣고 근무 장병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프 사령관은 JSA 경비대대장 스킵 로즈 중령과 부대대장 손광재 중령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은 뒤 군사정전위 비서장 커트 테일러 대령으로부터 군사정전위 업무보고를 청취했다. 앞서 샤프 사령관은 경의선 출입관리소(CIQ)와 도라산 관측소(OP)도 방문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반응과 태도에 따라 추가적인 군사 및 비군사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류제승 정책기획관은 예비역 주요 직위자 초청 천안함 설명회에서 “대북 심리전 재개와 남북 해상항로대 폐쇄에 따른 군사적 조치, 대규모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역내외 차단훈련 실시 등의 대북조치를 시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기획관은 이어 “북한이 (성명서와 통고문 등을 통한) 수사적 위협에 이어 실질적으로 군사 및 비군사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 개성공단 폐쇄할까

    北 개성공단 폐쇄할까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까. 북한이 25일 남북관계 전면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26일 개성공단 출·입경 계획을 주고받는 군사 통신선을 제외한 해사당국 통신망·판문점 연락관 채널 차단,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장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할 경우 개성공단 폐쇄를 시사하는 등 대남 강경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남북관계의 유일한 끈으로 남은 개성공단 존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날 개성공단 남측 인원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장성급 북측 대표단장이 ‘개성공단’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북측이 남측과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개성공단 폐쇄를 원치 않는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징성 강해 北 공단운영에 미련 남아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경제적인 측면, 정치적 상징적 측면에서 개성공단 운영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북한이 대북 심리전 발송을 재개할 경우 서해지구 북한 관리구역에서 남측 인원 차량에 대한 전면 차단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제조건을 걸어 개성공단을 위협한 것은, 북측이 남측 당국에 체제 존엄을 건드리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지 말아달라는 간접적인 부탁의 메시지를 던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내놓은 천안함 사태 관련 남측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들여다보면 현 국면에서 개성공단, 특히 개성공단 운영의 실질적 주체인 남측 입주기업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없다.”면서 “특히 조평통 담화에서도 압박 대상을 당국으로 제한한 점,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와 관련해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장이 개성공단 폐쇄를 시사하면서도 ‘개성공단’이란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이라 표현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성공단 시내 거주 북측 주민 10만명 가운데 4만여명이 개성공단에 근무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개성 시민들이 개성공단 내 남측 기관 시설 등을 통해 식수를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 입장에선 개성공단 폐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말한 대로 행동’ 위협 고조 단계조치 예상 하지만 향후 남측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과거 북측이 대남분야에 있어 ‘말한 대로 행동’하는 전략을 주로 구사해왔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제적 실익보다 체제 보위를 우선시하는 북한 특유의 체제 특성 때문이다. 김일성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소장은 “현 국면에선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에 부담을 느끼지만 남한 당국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할 경우 강경한 입장으로 변화될 것”이라면서 “그 어떤 것보다 체제 수호가 가장 중요한 가치인 북한 입장에선 체제를 비난하는 대북 심리 방송이 재개될 경우 예고한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은 지금까지 천안함 사태와 관련, 예고한 대로 행동해 나가고 있다.”면서 “1차적 조치로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한 경고 위협, 향후 북한의 대응 조치 등을 예고하고 2차적으로 남한 당국과의 관계 단절, 3차로 개성공단 폐쇄 및 계약 무효화, 서해상 군사분계선(NLL) 인근에서의 군사적 도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심리전 방송 재개땐 개성공단 폐쇄 등 시사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남한의 대북 제재 조치에 북한이 맞대응하면서 남북 간 긴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시켰다. 워치콘 2단계는 국익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될 징후가 보일 때 발령되며 첩보위성과 정찰기 등의 감시 활동이 강화된다.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이날 남측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에서 남측 인원, 차량에 대한 전면 차단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은 개성공단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는 대북 심리전 재개 시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측 단장은 이날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확성기 설치는 북남 군사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파기이자 우리에 대한 군사적 도발”이라면서 “만약 남측이 삐라 살포 행위를 의연히 계속하고 심리전 방송까지 재개할 경우 즉시 물리적 행동을 포함한 우리 군대의 강경대응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은 앞서 예고했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남측 관계자 8명에 대한 추방 조치를 이날 실행에 옮겼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 관계자들이 오전 11시5분쯤 경협사무소에 찾아와 낮 12시까지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측 인원 8명은 오후 1시45분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했다. 북측은 또 이날 조선적십자회 명의로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의 사업 중단과 통신 차단을 알려 왔으며 해사 당국 간 통신망에 대해서도 우리 해운 당국 앞으로 통신 연계 차단을 통보했다. 반면 우리 군은 지난 25일 정부의 남북 해상항로대 폐쇄 결정에 따라 우리 수역으로 진입하는 북한 선박을 처음으로 퇴거 조치했다. 국방부 장광일 정책실장은 “25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항로대를 따라 접근하는 북한 선박에 경고통신을 통한 검색을 했다.”면서 “이 선박은 우리측 통신을 받고 해상항로대를 우회해 항해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26일 개성공단 통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한 군부는 이날 오전 우리 측 인원에 대한 출입동의서를 보내 왔다.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연결된 유선전화는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이석 김정은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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