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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 통일이란] 작년 ‘위협’→올해 ‘귀엽다’… 김정은 이미지 변신 성공했다

    [나에게 통일이란] 작년 ‘위협’→올해 ‘귀엽다’… 김정은 이미지 변신 성공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해까지 ‘비호감’의 대명사였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양손에 거머쥐고 미국과 대립하는 그를 바라보며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언제 터질지 모를 한반도 전쟁을 걱정했다. 고모부와 이복형을 죽인 잔혹한 권력자, 홀로 호의호식하는 독재자의 이미지가 그를 감쌌다. 네티즌들은 살찐 김 위원장의 외모를 희화화했다. 올 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약속한 김 위원장의 이미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서울신문은 18일 CJ올리브네트웍스 빅데이터팀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언급된 김 위원장 연관 검색어(감정)를 분석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개발한 SNS 분석 플랫폼 ‘큐파인더’를 이용했으며 블로그와 트위터에 노출된 67만 1486건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 김 위원장과 가장 많이 연관된 단어는 ‘위협’(5456건)이었다. 이 밖에 ‘강력’(5위), ‘무섭다’(6위), ‘비난’(7위), ‘포기’(8위), ‘반대’(9위) 등 상위 10개 연관어 중 6개가 부정적인 단어였다. 긍정적인 단어는 ‘이해’(2위), ‘좋다’(3위), ‘평화’(4위), ‘최고’(10위) 등 4개에 그쳤다. 여기서 ‘포기’는 핵 포기, ‘최고’는 최고사령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돼 각각 부정과 긍정이 서로 바뀔 수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김 위원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급변한 올해는 ‘귀엽다’(3만 8936건)가 가장 많이 연결됐다. ‘은둔’의 지도자였던 김 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되며 솔직하고 유머 있는 모습을 보였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김 위원장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SNS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또 ‘인정’(2위), ‘평화’(4위), ‘좋다’(5위), ‘괜찮다’(6위), ‘믿다’(8위), ‘기쁘다’(9위)까지 합쳐 상위 10개 연관어 중 7개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채워졌다. 부정적인 단어는 ‘민망’(3위), ‘포기’(7위), ‘당황’(10위) 등 3개뿐이었다. ‘민망’의 경우 판문점 선언 당시 “북한 교통이 민망하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따른 것으로 보여 실제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포기’ 역시 핵 포기로 볼 경우 ‘당황’을 뺀 나머지 9개가 사실상 긍정적이다. 김 위원장 버즈량(특정 키워드에 대한 언급 횟수)이 지난해 9만 5125건에서 올해 57만 6361건으로 6배나 늘어난 건 그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졌다는 걸 보여 준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부터 김 위원장에 대한 감정을 분석하면 귀엽다, 인정, 민망, 평화, 좋다, 괜찮다, 기쁘다, 당황이 1~8위에 포진한 가운데 ‘웃기다’(9위)와 ‘희망’(10위)이라는 단어가 새로 등장한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엔 ‘평화’가 1위로 올라서고 유해, 옳다, 좋다, 순수, 신뢰, 믿다, 재능, 포기, 사랑 등의 순이다. ‘순수’와 ‘신뢰’가 새로 가세한 게 눈에 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워낙 극적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된 데다 김 위원장의 웃는 얼굴 등이 여과 없이 공개되면서 단기간에 이미지가 대폭 바뀌었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한반도 비핵화 실천 방식 등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만큼, 정부는 방심하지 말고 ‘한반도 운전자론’에 탄력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자에 대한 인식 변화도 보인다. 지난해에는 ‘고통’(1위), ‘뚱뚱’(3위), ‘비판’(6위), ‘힘들다’(7위), ‘강요’(8위), ‘처벌’(10위) 등이 주요 연관어였다. 그러나 올해는 ‘귀엽다’(1위), ‘좋다’(2위), ‘엄청나다’(3위), ‘올바르다’(4위), ‘평화’(6위), ‘똑똑’(10위) 등이 상위 10개에 이름을 올렸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지난해 ‘피해’(3838건)가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올해는 334건만 연동돼 공동 37위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2위 ‘억울’은 12위, 4위 ‘잘못’은 21위로 각각 내려앉았다. 대신 올해는 ‘평화’(1위)와 ‘좋다’(2위), ‘희망’(3위), ‘활발’(4위) 등이 윗자리를 차지했다. 개성공단이 2016년 전면 폐쇄라는 아픈 기억을 씻고 새롭게 문을 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상처가 아문 건 아니다. 천안함은 지난해 상위 10개 연관어 중 6개가 올해도 큰 변동 없이 자리를 유지했다. ‘진실’(1위→1위), ‘반대’(3위→5위), ‘의혹’(4위→2위), ‘의심’(5위→6위), ‘부정’(6위→9위), ‘희생’(7위→7위)…. 모두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단어다. 이들 외에 올해 새롭게 순위에 오른 ‘의문’(3위), ‘비이성적’(8위), ‘무시’(10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믿다’(4위)를 제외한 9개가 부정적인 어휘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지만 과거 북한이 저지른 사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정부도 (천안함 재조사 등)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남북 관계 비전을 보여 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北, 미군유해 55구 정전협정일인 27일 송환”

    북한이 6·25전쟁 때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를 오는 27일 항공편으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조지는 미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16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실무회담에서 이런 내용이 합의됐으며, 미국 측이 유해를 담을 나무상자를 북측에 전달하면 북한 측은 항공편으로 유해를 오산 미군기지나 하와이 미 공군기지로 보낼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다만, 이 미국 관리는 성조지에 “송환 날짜는 27일로 예상되나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7일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기념일이며 실제 북한이 미군 유해를 송환할 경우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을 계기로 미군 유해 6구를 송환한 2007년 4월 이후 11년 3개월 만이다. 미군은 지난달 말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으로 이송한 이후 차량에 실어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 대기시켜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군은 이와 별도로 미국으로 유해를 실어 나를 금속관 158개를 오산기지로 운송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나에게 통일이란] 20대 “통일 찬성” 35%P 껑충… “北, 한반도 평화 진심” 43%

    [나에게 통일이란] 20대 “통일 찬성” 35%P 껑충… “北, 한반도 평화 진심” 43%

    “통일 필요” 1년 만에 57.8→76.9% 상승 “20대, 남북관계 극적 개선 후 의식 변화”북한과 미국 중 한반도 평화 정착을 진심으로 원하는 쪽은 누구일까. 우리 국민은 미국보다는 북한에 좀더 진심이 담겼다고 판단했다. 또 10명 중 6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17일 서울신문이 창간 114주년(7월 18일)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엔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국민 정서가 고스란히 투영됐다. 4명 중 3명이 통일에 찬성한다에 손을 들었다. 특히 그간 통일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던 20대 역시 찬성으로 마음을 돌렸다. 하지만 응답 결과엔 부정적인 시각도 드러난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남아 있고, 보수와 진보 간 통일에 관한 견해차도 여전히 컸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 신뢰 역시 모래성처럼 무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통일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43.4%가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생각했다. ‘원하지 않는다’(23.8%)는 대답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70년간 동맹 관계인 미국(38.0%)보다 높은 게 눈에 띄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한반도 평화 연주’를 지휘하는 세 지도자에 대한 평가도 미묘하게 갈렸다. 문 대통령에 대해선 77.2%, 김 위원장에 대해선 62.9%가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높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43.1%)은 절반을 밑돌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변신이 본인은 물론 북한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통일이 ‘다소’(44.9%) 또는 ‘매우’(32.0%) 필요하다는 응답은 76.9%에 이른다. 지난해 통일연구원 조사에선 찬성률이 57.8%(‘다소’ 44.0%, ‘매우’ 13.8%)에 그쳤는데, 1년여 만에 19.1% 포인트나 상승했다. 통일연구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찬성률이다. 통일 찬성 여론은 2014년 69.3%→2015년 68.5%→2016년 62.1%로 해마다 떨어졌다가 올해 반전했다. 20대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에는 통일 찬성이 고작 38.8%에 그쳤지만 올해는 73.3%로 무려 34.5% 포인트나 급등했다. 20대는 지난해 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은 유일한 연령대였다. 61.1%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20대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결성에 대해선 82.2%가 반대하기도 했다. 20대가 그간 통일에 부정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3대 세습이 자행된 북한 체제 거부감과 막대한 통일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 등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 여론을 전하면서 천안함 사건과 군대 의무 복무 등이 젊은층의 북한에 대한 반감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하지만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이 20대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새로운 현상을 잘 받아들이는 20대가 최근 극적으로 개선된 남북 관계를 보면서 의식에 변화가 왔다”면서 “다만 분위기에 휩쓸린 측면이 강한 만큼 남북 관계 악화 시 다시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이 한반도 패러다임을 위기에서 평화로 바꿨다는 데는 75.8%가 동의했다. 중립(16.6%)을 제외한 부정적 응답은 7.6%에 불과했다. 특히 40대(80.9%)와 50대(79.7%)가 강한 지지를 보냈고, 30대(73.7%)와 20대(72.6%)도 뒤따랐다. 60대(65.8%)까지 전 연령층에서 긍정적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 판문점 선언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자신을 보수라고 칭한 응답자 중 과반인 54.7%가 평화에 ‘다소’(41.1%) 또는 ‘매우’(13.5%) 기여했다고 답했다. 진보(89.0%)와 중도(74.3%)에 미치지는 못해도 상당한 호평이다. 북·미 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이행 시기와 검증 방법 등을 다루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73.0%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60대(62.7%)와 보수(52.8%) 역시 과반의 지지를 보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보인 솔직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판문점 선언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최고 수위의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올 들어 180도 바뀐 건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51.3%)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두려움’(3.8%)을 고른 이는 적었다. 북한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같은 위협보다는 ‘돈줄’을 조이는 것에 더 압박을 받았다고 본 것이다. 통일 여론이 높아졌지만 북한에 대한 인식은 성향이나 연령대에 따라 크게 갈렸다. ‘김 위원장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인가’라는 질문에 보수는 26.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진보(71.3%)와 상당한 격차다. 20대(42.6%)와 60대(46.0%)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40대(58.8%) 및 50대(58.2%)에 비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보수는 61.9%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반면 진보는 장기적으로 포기할 것이란 응답이 75.8%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도 60대(47.7%)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란 답변이 전체 평균(32.1%)보다 매우 높게 나왔다. 보수는 북한을 ‘경계 대상’(38.2%)으로 꼽은 답변(38.2%)이 가장 많지만, 진보는 ‘협력 대상’(74.3%)으로 바라봤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는 “보통 사람에게 통일은 추상적, 감성적, 윤리적인 영역이라 찬반 여론이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통일에 대한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만들고, 북한을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는 통일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8일~이달 3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文대통령 ‘新베를린 구상’ 이후 급물살 비핵화와 북·미 수교 등 포괄적 논의 中 쌍중단 등 주변국과 로드맵 공감대도“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려면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 재단에서 지난해 7월 ‘신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평화체제 로드맵’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던 당시에는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롭고 명확한 청사진이었다.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한 뒤 종국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평화체제가 유지, 심화돼 평화 공존 상태가 공고화·제도화된 상태)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내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따라서 9월 유엔총회 등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1953년 7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 1954년 제네바 정치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정부는 ‘한국 통일 14개 원칙’을 제안했지만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 실시 범위, 외국군 철수 등에 대해 한국·유엔 참전국과 북한·중국·구소련(현 러시아)의 이견이 커서 결렬됐다. 남북은 1990년부터 2년간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정전 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런 평화 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2년간 실시한 ‘4자회담’(남·북·미·중)은 북한이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 및 ‘주한미군 철수’를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결렬됐다. 평화체제의 관문 격인 종전선언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 선언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로드맵은 11년 후 판문점 선언에서야 구체화됐다. 처음으로 북 비핵화 문제를 포함시켰고 전쟁의 종식과 단계적 군축을 담았다. 정전 체제 종식을 위한 청사진도 명시했다. 한마디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합판’인 셈이다. 그간 주변국도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내놨다. 지난해 남북에 전한 러시아의 방안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확산을 공약하고 한·미 양국이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식이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쌍중단’(북 핵·미사일 개발 및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의 병행)을 주장해 왔다. 실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하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한·미 양국도 오는 8월 진행하려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을 유예했다. 어느 정도는 주변국의 제안이 현실화됐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설명하지만 군사적 신뢰 구축, 군비 통제가 또 다른 축”이라며 “이런 점에서 그간 한반도의 분단, 전쟁, 냉전은 동북아 지역 질서를 대립으로 나가게 하는 계기였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의 다자 간 안보협력이 함께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포성과 더불어 살던 연평도… 한반도기 걸고 평화 낚는다

    포성과 더불어 살던 연평도… 한반도기 걸고 평화 낚는다

    “평화요? 학교 지하 대피소를 수영장으로 만들어 주는 거죠.”지난 12일 아침 인천 옹진군 연평도 내 연평초등학교에서 만난 안효유(12)군은 평화에 대해 묻자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말했다. 옆에 있던 이희재(11)양은 주변 어른들이 말해 준 듯 네 살 무렵 기억을 전했다. “대포 소리가 안 들리는 게 평화예요. 네 살 때 어린이집에서 자고 있는데 포탄이 어린이집 창문을 뚫고 떨어져 대피했었어요.” 6·25전쟁 때 포탄이 단 한 발도 떨어지지 않아 ‘평화의 섬’이라 불렸다는 연평도는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일상적으로 대피 훈련을 하는 곳이 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포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등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고 소개했다. 노유빈(11)양은 “평화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없어져서 인천까지 가는 배가 빨리 가는 것”이라고 했다. 신민혁(11)군은 “구리동 해수욕장에서 잃어버린 주황색 니모 튜브가 NLL을 넘어 북한으로 가버렸는데 평화는 북한 사람들이 잃어버린 튜브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평도는 북한 땅인 석도, 갈도, 장재도 등에서 3㎞ 정도 떨어져 있고 1.5㎞ 앞에는 NLL이 있다. 면적은 여의도의 약 2.5배로 2200여명이 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말한 게 현실화되길 간절히 바랐다. 김 위원장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평도 주민, 실향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올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 오늘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봤다”며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김종녀(79·여)씨는 “내 고향이 황해도 연백군 일심면 소무개 마을인데 날이 좋으면 연평도 언덕에서 고향 땅 밭이 보인다”며 “60년간 보기만 했던 고향 땅에 가는 게 내겐 통일”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은 남북 관계가 더 진전되면 연평 해역에서 중국 배들을 몰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안통발어선 평화호 오현석(49) 선장은 “평화 수역이 조성돼서 중국 배들을 몰아내고 남북이 함께 평화롭게 조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연평도 어민들은 배에 서해 5도(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걸고 바다에 나섰다. 판문점 선언 이후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어민들은 한반도기를 건 채 조업을 하고 있다. 다만 장밋빛 기대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박태원(58) 연평면 어촌계장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평화 수역 조성을 합의했지만 하루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차분히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7월부터 금어기에 들어간 꽃게잡이 어선은 성어기인 오는 9~11월 ‘평화의 바다’에서 만선의 꿈을 꿀 수 있을지 남북 관계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어민은 “평화가 계속돼 대청·소청도 남방과 연평도 서방 어장이 확대되고 야간 조업도 허가됐으면 좋겠다”며 “그러다 나중에 통일되면 가까운 북한 땅까지 다리도 생기지 않겠냐”고 말했다. 연평도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 미군 유해 55구 정전협정일인 27일 항공편 송환”

    “북, 미군 유해 55구 정전협정일인 27일 항공편 송환”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를 이달 27일 항공편으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1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북미 양국이 16일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 관련 실무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이 유해를 담을 나무상자를 북측에 전달하면 북한 측은 항공편으로 유해를 오산 미군기지나 하와이 미 공군기지로 보낼 예정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 측 관리는 “그들(북한)은 우리가 제공하는 나무상자를 사용해 유해를 우리에게 돌려줄 것”이라면서 “송환 날짜는 27일로 예상되지만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달 27일은 한국전쟁을 멈춘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되는 날이다. 북한이 이번에 미군 유해를 송환하면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을 통한 미군유해 6구 송환 이후 11년 3개월 만이다. 미군은 지난달 하순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으로 이송한 이후 차량에 실어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 대기시켜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올해의 ‘핫 피플’ 의정부高 졸업사진에 있다

    올해의 ‘핫 피플’ 의정부高 졸업사진에 있다

    16일 경기도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풍자하는 졸업 사진을 찍었다. 의정부고는 매년 졸업 사진에 이슈가 됐던 인물과 사건을 담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 학생이 페미니스트 시장을 자처했던 녹색당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로 분장해 ‘최고 힙한(새롭고 개성이 강한) 서울시장’이라고 쓰인 푯말을 들고 있다. 두 학생이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분장해 남북 정상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한 모습을 따라하고 있다. 한 학생이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화제가 됐던 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혼자서 곱창을 먹는 모습을 비슷하게 흉내내고 있다. 뉴스1
  • 폼페이오 “미군 유해 5300여구 현장 발굴 합의”

    폼페이오 “미군 유해 5300여구 현장 발굴 합의”

    北 협의채널 재가동 인식 따른 듯… 종전선언 협상 계기 조성 분석도북한과 미국이 16일 판문점에서 영관급 실무회담을 열고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발굴을 위한 큰 틀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200여구의 미군 유해 송환과 5300여구로 추정되는 북한 내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북·미가 65주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27일 전후로 미군의 유해 송환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송환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일정, 추가 유해 발굴을 위한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장성급 회담에 이어 이날은 유엔군사령부의 영관급 장교와 북한의 인민군 소속 동급 장교가 구체적인 일정 등 마지막 조율에 나섰다. 미측 대표단에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소속 당국자도 포함됐다고 주한미군 관계자가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북·미 장성급 판문점 회담과 관련해 “회담은 생산적이고 협조적이며 확고한 약속으로 이어졌다”며 회담의 성과를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이미 수습된 유해들의 송환 문제를 포함, 다음 단계들을 조율하기 위한 북·미 당국자들의 실무회담이 월요일(16일) 시작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양측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5300여명으로 추정되는 미국민의 유해를 찾기 위한 현장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CNN도 이날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 “미국과 북한이 200여구의 미군 유해를 앞으로 14일에서 21일 사이에 송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유해 송환·발굴이 급물살을 타면서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27일을 전후해 북한이 미군 유해를 인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예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띄우고 있고, 북한도 정상회담 ‘합의 이행’ 차원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유해 송환 작업이 진행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한 후속 협상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북·미 유해 송환 회담을 위해 유엔사와 판문점 대표부 간의 협의 채널을 되살린 것은 종전선언·평화협정으로 넘어가기에 앞서 일단 정전체제가 정상 가동돼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유해 송환 협상을 그 자체로 끝내지 않고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협상의 계기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의정부고 졸업사진 올해도 화제 만발…김정은에서 ‘곱창 먹는 화사’까지

    의정부고 졸업사진 올해도 화제 만발…김정은에서 ‘곱창 먹는 화사’까지

    매년 이맘때가 되면 큰 화제를 몰고 다닌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 현장이 처음으로 인터넷 생중계됐다. 졸업을 앞둔 의정부고 3학년 학생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하고 기발한 졸업사진 촬영 복장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을 전하는 자체 방송 프로그램 ‘레알 스쿨’을 통해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 과정을 16일 생중계했다. 의정부고 3학년 학생과 전문 MC가 함께 방송 중계에 나서 현장을 전달했다. 이날 방송은 경기도교육청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두 차례 방송됐다. 한 학생은 공포영화 ‘그것’(It)에 등장해 사람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삐에로 악령 ‘페니 와이즈’를 상당히 흡사하게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밖에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나온 캐릭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 스머프,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의 라면 형제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를 표현한 학생들이 있었다.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의 ‘호그라이더’, 극악한 난이도로 악명 높은 ‘항아리 게임’의 항아리 인간 등 게임 캐릭터나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캐릭터 ‘오버액션토끼’도 눈에 띄었다. 실존 인물을 패러디한 복장도 빼놓을 수 없었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립밤을 바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의정부고 학생들의 패러디 대상이 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곱창 먹방’을 선보인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를 재현하기 위해 고깃집 테이블까지 가져온 학생도 눈에 띄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의 복장과 아이언맨 헬멧을 그대로 재현한 학생도 있었다.그밖에도 셀럽파이브,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등을 패러디한 학생들이 있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은 2009년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이 오래도록 남을 추억을 만들고자 기획했던 것으로, 지난 한해 크게 이슈가 됐던 화젯거리를 패러디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로 온갖 복장을 꾸며 관심을 모으게 됐고,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해마다 졸업사진 촬영 현장이 주목받게 되자 학교 측은 언론 취재나 촬영 콘셉트를 일부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생중계는 학교 측과 도교육청이 협의한 뒤 학교운영위원회, 학생회 등의 동의를 얻어 내린 결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미군 유해 송환, 비핵화 불안 걷어내는 계기 돼야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가 한 달이 넘도록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비핵화 시계가 멈추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어제 판문점에서 열린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장성급회담은 비핵화를 가늠할 방향추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지난 12일 유해 송환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준비가 미흡하다며 회담 연기 및 장성급 격상을 요청했고, 미측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12 정상회담에서 전쟁포로 및 실종자의 유해를 즉각 송환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미 미군은 북한으로부터 유해를 넘겨받는 데 쓸 나무 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 북·미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된다. 비핵화가 더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교환 조건을 놓고 양측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탓도 크다. 현재 양측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8월의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의 중단 등의 조치를 주고받았다. 이제부터 본격화할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폐기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내놓을 체제보장 조치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미군 유해 송환은 미국의 대북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권위 있는 강연회인 ‘싱가포르 렉처’에서 “국제사회 앞에서 (북·미)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답지 않게 강력한 수사를 쓴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담은 친서를 공개한 데 이어 14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은 훌륭한 협상가”라면서 “나는 평화를 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듯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북·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워킹그룹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 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북·미 협상이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비핵화 회의론이 확산되고 부정적인 대북 기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북·미는 과감한 조치를 통해 신뢰를 높이고 비핵화를 추동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촉구한 ‘올해 안 종전선언’은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다. 미국의 결단이 필요하다.
  • 美 “先 비핵화·後 체제보장” 재강조… ‘종전선언’ 이견 좁힐까

    美 “先 비핵화·後 체제보장” 재강조… ‘종전선언’ 이견 좁힐까

    비핵화 완료까진 대북제재 유지 靑, 연내 종전선언 추진 ‘잰걸음’미국이 ‘선(先) 비핵화, 후(後) 평화체제 구축’ 원칙을 명확히 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남·북·미가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했을 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평화체제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평화체제 구축의 전제 조건으로 ‘선 비핵화’, 즉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대로 비핵화에 얼마나 성의를 보이느냐에 따라서 연내 종전선언과 북·미 관계 정상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8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체제 안전 보장의 ‘동시 추진’이라는 보다 유연한 비핵화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즉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에 이어 국제사회의 사찰·검증, 이후 단계적 핵폐기로 이어지는 ‘FFVD’ 입구에 북한이 발을 들인다면 미국도 체제 보장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 정부가 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 유연해진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동시적 추진 원칙을 밝힌 만큼 북한도 이에 대해 성의 표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밑 접촉과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가 비핵화에 첫발을 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측의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우리는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 제재가 (북한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동시적 추진을 언급하면서도 “경제적 제재에 대해서는 ‘예외’”라고 못박았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여건 조성 차원에서 신뢰 구축과 체제 보장 관련 ‘당근’은 가능하지만, 실제 비핵화 조치 때까지 제재는 틀어쥐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선언을 선언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라며 연내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칙적 공감대를 이룬 만큼 북·미 후속회담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는 내용을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6·12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가동됐던 남북 간 비공식 라인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미 유해 송환 오늘 추가 협의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인민군의 장성급 회담이 15일 판문점에서 열렸다. 사실상 주한미군이 주축인 유엔사와 북한군 간 장성급 회담은 2009년 3월 이후 9년 4개월여 만이다. 한국 정부와 주한미군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부터 판문점에서 열렸다. 미군 유해 송환의 시기 및 송환 방식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20~35분 미측 회담 대표를 태운 것으로 보이는 주한미군 차량 3대가 통일대교에 도착해 유엔 깃발을 단 뒤 판문점으로 향했다. 미측 대표단에는 공군 소장인 마이클 미니한 유엔사 부참모장 겸 주한미군 참모장이, 북측 대표단에는 미측과 같은 급의 북한군 중장(한국군 소장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장성의 소속은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로 추정된다. 미 공군 소장과 북한군 중장이 대표로 참석하는 장성급 회담은 1998년부터 16차례 개최됐다. 그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정전협정 준수 등이 주로 논의됐고, 미군 유해 송환이 의제로 다뤄진 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유해 송환 문제만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당초 대령급으로 예정됐던 실무회담을 장성급으로 높여 요청한 만큼 종전선언을 비롯한 북측의 관심사를 요구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미군 유해 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이후 주한미군을 주축으로 편성된 유엔사 측에 장성급 회담 개최를 제의했고 미측이 이에 동의하면서 장성급 회담이 성사됐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실종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북한과 합의했으며 월요일(16일) 유해송환 작업과 관련한 추가 논의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열린 ‘싱가포르 렉처’ 연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전문. ◇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북미 정상회담은 평화의 길을 밝혔습니다. 먼저, 세기적인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주신 싱가포르 국민들과 정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연구에 있어서 세계 최고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렉쳐에 초청해 주신 동남아시아연구소에 각별한 우정을 느낍니다. 작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센룽 총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서로 방문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고대하던 만남이 이뤄져 아주 기쁩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곧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싱가포르를 말할 수 없습니다.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싱가포르의 역사는 평화를 일궈가며 번영에 이르렀습니다. 냉전과 콘프론타시로 반목하던 시기 싱가포르는 아세안 창설을 주도하고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아세안 중심’이라는 가치를 세워냈고,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아세안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세안이 있었습니다. 지역협력이라는 제3의 길을 개척하며 지역의 안정을 유지했고,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가장 앞장 서 평화를 추진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곳입니다. 무슬림과 불교, 기독교와 힌두교, 도교와 유교에 사회주의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세안은 이처럼 다양한 문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싱가포르가 아세안과 함께 달성한 평화는 아세안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를 평화와 공존의 세기라 부를 수 있다면 21세기는 아세안의 세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중심에 싱가포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그 누구보다 평화를 원합니다. 한국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늘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많은 고통을 감내해왔습니다. 저 또한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빈손으로 피난선을 탄 전쟁 피난민의 아들로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일관된 노력이 이곳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일궈온 싱가포르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평화를 향한 아세안과 싱가포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평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큰 번영으로 함께 가자고 말씀드립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에게 아세안은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동반자입니다. 함께 경제발전을 이뤄낼 교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국입니다. 이제는 이웃을 넘어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세안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작년 5월 취임 직후, 역대 최초로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9월에는 제 고향인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처음으로 아세안 문화원을 건립했습니다. 11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순방하여 ‘신남방정책’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쩐 다이 꽝 주석과 함께 역내 평화증진과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직전 인도 모디 총리와도 역내 다자협의체에서 더 깊은 공조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1975년 수교 이래,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양국은 모두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수많은 도전을 극복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부존자원이 없지만 ‘사람’을 희망으로 여겼고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국민들의 힘으로 ‘적도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어제 리센룽 총리님과 나는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교류가 확대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싱가포르의 주요 랜드마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준비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것입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입니다. 평화와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최적의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주요 국가들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켜 간다는 전략적 비전을 갖고 있고, ‘신남방정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사람이 만나고, 실질적 협력을 위해 상생 번영의 기회를 넓히며 한반도와 아세안을 넘어 세계평화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금년도 아세안의 의장국으로서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입니다. 싱가포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가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균형추이며 동서양 문명의 용광로입니다. 작지만 아주 거대한 품을 가진 나라입니다. 불교의 절과 힌두교의 사원, 기독교의 교회와 이슬람의 모스크, 도교의 사원이 하나의 거리에 어울려 있고 9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 회사원들이 이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의 화합과 조화에 있어서 세계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이념의 편견이 없고, 이념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이념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력 위주의 실용을 우선하는 사회이며 그 어느 나라보다 청렴합니다. 또한 사법체계가 가장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합과 조화를 이룬 싱가포르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념의 대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아 왔습니다. 남북 분단은 이념을 앞세운 부패와 특권과 불공정을 용인했고 이로 인해 많은 역량을 소모했습니다. 그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지금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에게 배워야 할 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담하게 상상하고 대담하게 실천하는 힘도 바로 실력과 실용, 청렴과 공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으로 세계 환적량 7분의 1 이상을 처리하며, 컨테이너를 바다로 띄워 보내는 세계 2위의 항구를 이뤘습니다. 싱가포르의 차세대 국가비전인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대응입니다. 그 혁신 프로젝트의 하나가 자율주행 택시입니다. 좋은 대중교통으로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싱가포르의 목표는 자가용 차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바꿀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의 도전을 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나는 한국도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시작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구나 꿈이라고 여겼던 일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싱가포르, 아세안과 함께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남북 간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자신에 찬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인식을 함께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하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양국의 특사단 왕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역사적 대전환”의 모든 과정을 함께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남북 관계의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판문점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공동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준비하기로 합의했고,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까지 지지해 주신 것처럼 싱가포르와 아세안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그동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왔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2000년 이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회의로서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일관된 목소리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돌아오도록 독려해왔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여정에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세안은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한-아세안 FTA를 통해 개성공단 상품에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을 지원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입니다. 북한과 아세안 모두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싱가포르가 이룩한 화합과 조화는 21세기 인류의 이념입니다. 동과 서, 남반구와 북반구, 세계가 만나는 지금 싱가포르는 그 교차점에서 용광로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가 지난 50년의 성취를 넘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한반도의 목표에도 항상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로 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아시아의 번영으로 인류의 희망을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남북은 경제공동체 향해 나아갈 것“

    文대통령 “남북은 경제공동체 향해 나아갈 것“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한반도에는 싱가포르에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다. 바로 남북경제협력”이라며 “나는 한국도 대단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1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여론주도층 400여명을 상대로 ‘싱가포르 렉처(강연)’에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은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포함된 USB를 전달하고, 참모진에게 남북 경협 확대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당시에도 문 대통령은 ‘여건’을 언급했다. 비핵화가 진전돼야 남북 경협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비핵화 진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청와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이전보다 더 확고한 경협 추진 의지가 담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고위급 접촉이었던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양 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경협 의지를 국제무대에 천명할 수 있을 만큼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아세안·유라시아 연결하는 접점 될 것”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고 될 것”이라며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새로운 경제지도란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에서 천명한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을 말한다.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의 3대 경제벨트를 ‘H자’ 형태로 묶어 남북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남북 경협의 종합 판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을 연계해 ‘반도’에 묶인 경제영토를 대륙으로 확대하는 비핵화 이후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반도를 교량으로 삼아 아세안과 유라시아가 교류하는 확장된 아시아 경제·평화 공동체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협의체에 北 참여시켜야” 북한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체에 참여시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아세안 회의체 가운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전보장을 논의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만 참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본격화하기 전, 아세안이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어왔음을 상기시키고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제도적 틀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김정은, 국가 발전 의욕 매우 높아”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북·미 양측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지구 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일 관계 정상화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북·일 관계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한 싱가포르 렉처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연 1회 주관하는 저명인사 초청 강연회로,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특강을 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등이 싱가포르 렉처를 거쳤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김정은 친서에도 美 의원들 “싱가포르 약속 의지 안보여” 불만

    北 김정은 친서에도 美 의원들 “싱가포르 약속 의지 안보여” 불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가운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 관련 회담에 불참한 것 등과 관련, 북한이 약 한 달 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을 이행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하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북한을 압박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 시키는 등 대북 제재의 끈을 더욱 옥죄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드너 의원은 “미군 유해 송환 회담이 북한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한 것인지 진정한 의도를 계속 의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론 존슨 공화당 의원도 “불행히도 북한의 어떤 행동도 놀랍지 않다”며 “북한의 이번 회담 불참은 미-북 비핵화 후속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도 “미국은 친구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정권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회담 불참과 같은 북한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앞으로도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북미는 12일 판문점에서 유해 송환을 위한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으나 북한 측이 불참한 탓에 불발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오는 15일 북한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이처럼 안팎에서 터져나오는 불만을 의식해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12일(현지시간) 전격 공개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신뢰와 함께 북미 관계의 ‘새로운 미래’와 ‘획기적 진전’을 언급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소개함으로써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행을 놓고 제기돼온 ‘빈손 방북’ 논란을 상쇄 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김 위원장의 친서에서는 “조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하원은 이날 미 정부의의 정보기관 수장이 북한의 금융, 무역 거래망, 무기판매, 노동자 수출, 경제제재 무력화를 위한 공급망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했다. 미 하원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 관련 법안을 찬성 363명, 반대 54명으로 가결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비핵화 담보할 종전선언 우리가 중재 나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싱가포르 방문을 앞두고 현지 언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4ㆍ27 남북 정상회담의 중요한 합의 중 하나인 종전선언을 2개월반 만에 재차 언급한 것은 종전선언 추진이 자칫 표류할지도 모르는 북·미 관계의 동력을 되찾고, 비핵화를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6, 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양 북·미 고위급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이유 중 하나도 종전선언에 대한 북·미의 의견 차이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북한 외무성이 내놓은 담화는 북측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제기했지만 “미측이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미국의 체제보장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초기 조치로 보고 있는 듯하다. 정전선언에 이어 수교협상 개시,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등 미국이 취할 조치야말로 북한이 불안감을 떨치고 비핵화에 이르는 안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은 자명하다. 정부는 6·12 북·미 정상회담 때 남ㆍ북·미가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기대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조만간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 세계에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양측의 기류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을 짜는 과정에서 서로가 취할 조치를 논의했으나, 종전선언이 교환 조건의 하나로 논의되고 여타 행동 대 행동에 맞지 않는 요구들을 주고받으면서 갈등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비핵화 워킹그룹을 짜는 마당에 정전협정 65주년인 오는 27일 남ㆍ북·미의 종전선언은 촉박할 수 있다. 9월 유엔 총회 때 김정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해 종전선언을 하는 안도 나온다. 우리도 당사자인 만큼 종전선언이 가시화할 수 있도록 다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조항을 담은 이래 종전은 남북의 소망이다. 북한,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평화체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도 경제 건설에 걸림돌만 되는 핵을 버리기로 한 이상 과감한 조치로 미국에 비핵화 확신을 주고, 종전선언을 이뤄야 할 것이다.
  • “남북 군축 논의는 시기상조” 송영무 국방, 신뢰 구축 강조

    “남북 군축 논의는 시기상조” 송영무 국방, 신뢰 구축 강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2일 현 단계에서 남북 군축(군비통제) 논의는 시기상조이며 신뢰 구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또 “군은 남북, 북·미 관계가 잘 풀릴 때와 잘 풀리지 않을 때 두 가지 상황을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둔 송 장관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안 되고 군축 이야기가 나오면 서로 속일 수 있어 신뢰 구축부터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성급회담, 실무회담이 끝나고 장관급회담과 (연내 2차) 정상회담까지 해서 완전한 신뢰 구축이 이뤄지고 비핵화 계획이 나온 다음에 군축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쉬운 것부터 하려는 것”이라며 통신망 설치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예로 들었다. 이어 “큰 것을 요구해 판을 깨지 말고 실행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그것이 신뢰 구축의 첫 단추”라고 부연했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급속도로 변화하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대해 송 장관은 “국군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것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 대화가) 잘 안 됐을 때는 도전도 해야 하지만, 잘 될 때는 군도 잘 풀릴 기회의 요인이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의 존재 목적상) 도전 요인에 중점을 둬야지 기회에 중점을 둬서는 안 된다는 게 한·미 정상과 군 지휘부의 생각이며 잘 풀린다고 해서 뭐(대비 태세 등)를 안 하고 줄이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대화가 좌초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군은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송 장관은 발표를 앞둔 ‘국방개혁 2.0’의 핵심은 군의 문민 통제 확립과 육·해·공군의 균형 발전이라고 밝혔다. 국방개혁 최종안 발표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 “(청와대와) 이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검토를 하다 보면 보완해야 하는 새로운 점이 나오곤 한다”며 “최종 정련 과정에 있다. 조만간 국방 개혁과 철학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달 중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청사진이 담긴 ‘국방개혁2.0’을 청와대에 세 번째 보고할 예정이다. 이경주 kdlrudwn@seoul.co.kr
  • 北 유해 송환 회담엔 ‘노쇼’… 유엔사에 장성급 회담 제의

    교착 우려 북미협상 돌파구 주목 유해 상자 100여개 JSA에 대기 판문점에서 12일 예정됐던 미군 유해 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북한이 유엔군사령부 측에 오는 15일 장성급회담 개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교착 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던 북·미 협상 국면도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당초 북·미는 이날 오전 10시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정전위 소회의실(T3)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 국방부 관계자와 유엔사 관계자 등이 기다리는 가운데 북측은 사전 통고 없이 회담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른바 ‘노쇼’(No Show)였다. 이에 유엔사 측이 북측에 전화를 걸었다. 북측은 통화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 오는 15일 장성급회담을 개최하자’며 ‘유해 송환 문제를 협의하는 격을 높이자’는 취지를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측은 이에 대해 미 국방부에 북측의 제의 내용을 전달한 뒤 답변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과 유엔사 간 장성급회담이 성사된다면 2009년 3월 이후 9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기 싸움이 고조되면서 좀처럼 비핵화 후속 조치의 공감대를 좁히지 못한 채 흔들리던 대화 테이블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군과 유엔사 간에 회담 채널이 복원될지도 주목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해 송환은 북측의 선의의 조치이자 북·미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조치라는 점에서 급을 올려 강조하는 것 같다”며 “이를 통해 미국에 종전선언 등 상응하는 선의의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개는 지난달 23일 판문점으로 이송된 이후 차량에 실린 채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서 20일째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은 송환식이 열릴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에도 유해를 미국으로 보내는 데 쓰일 금속관 158개를 준비해 두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합의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에서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유해 송환을 포함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들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통일부, 민화협 16~19일 방북 승인

    통일부가 남북교류를 잇따라 승인하고 있다. 통일부는 12일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등 5명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화협의 북한방문 승인 신청에 대해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오늘 승인했다”고 말했다. 민화협은 보수와 진보, 중도를 아우르는 범국민 민간교류협의체로 1998년 설립돼 올해 20년을 맞았다. 여야 정당과 200여 사회단체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상임의장 등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6~19일 평양을 방문해 북측 민화협 관계자와 남북 민화협 교류 추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민화협 집행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하는 김한정 의원은 “평양 방문은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 노력의 일환으로 성사됐다”며 “북측 인사와의 접촉을 통해 북측의 입장을 청취하고 지속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남북 간 민간교류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일부는 17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2018 코리아오픈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25명의 방남도 승인했다. 이들은 인천공항을 통해 15일 입경하며 23일 귀환한다. 남북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남북 체육실무협의를 통해 북한 선수단 25명의 코리아오픈탁구대회 참가에 합의했다. 당시 협의는 남북통일농구경기를 위해 남측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 계기에 이뤄졌다. 앞서 전날 통일부는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등의 방북을 승인한 바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北영화 9편’ 부천영화제서 일반에 공개

    ‘北영화 9편’ 부천영화제서 일반에 공개

    오늘부터… 제한상영 깬 첫 사례 ‘우리집 이야기’ 잔디밭 무료 상영 신상옥 감독 리메이크 작품도“북한에선 현재 기준 5년 안에 만든 영화를 최근작으로 친답니다. 우리는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상반기 사이에 배급된 것을 가리키는데 말이죠.”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렇게 귀띔하며 웃었다. 조직위는 지난 10일 정부 당국으로부터 북한 영화 9편의 공개 상영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 평화 정착 분위기에 맞춰 특별 프로그램 ‘북한 영화 특별상영’ 계획이 공개됐다. 1980년대부터 현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까지 북한에서 제작된 장편 3편과 단편 6편이다. ‘우리집 이야기’는 영화관뿐 아니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상영된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 이후 공식적으로 남한에 선보이는 최초 북한 영화다. 지금까지 ‘제한상영’이란 틀에 묶여 있던 관례를 깨고 자유롭게 남측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첫 사례다. 현재 북한 영화나 영상물은 관계 법령상 ‘특수자료’에 해당해 상영이 엄격히 제한된다. 조직위는 북한의 최근 영화에 대해 국내 북한 문화 전문가들에게 자문했는데, 북한에선 최근작이라는 개념부터 달랐다.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하는 작품 중 2016년 배급된 ‘우리집 이야기’가 가장 최신작이다. 최근 실사영화가 거의 안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신 애니메이션 장르는 활발했다. 이번 초청작 가운데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영화상 수상작 ‘우리집 이야기’는 부모를 잃은 삼 남매가 가정을 지키려 벌이는 감동 실화를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기존 영화들과 달리 북한과 북한 사람 모습을 리얼하고 흥미롭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무 살에 고아 7명을 키우며 북한 전역에 큰 화제를 모았던 ‘처녀 어머니’ 장정화 얘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최근 북한과 평양의 변화된 모습을 잘 표현한 애니메이션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도 소개된다. 신상옥(1926~2006) 감독이 북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도 선보인다. 한국 괴수영화의 효시인 김명제 감독의 1962년 작 ‘불가사리’다. 2000년 ‘제1호 북한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최초로 국내 개봉됐다. 전 세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됐으나 신 감독이 북한을 탈출하면서 미완으로 남은 영화를 정건조 감독이 완성했다. 또 북한과 영국·벨기에 합작으로, 세계에 가장 잘 알려진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도 상영된다. 영화제는 12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하루에 걸친 대장정에 돌입한다. 조직위는 아울러 이번 상영작과 관련된 북한 영화인들을 초청했는데, 아직까지 참석 여부를 확인받지 못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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