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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근로’ 용어는 ‘노동’으로 수정 단체행동권 범위에 권익보호 추가 남녀·비정규직 차별 해결 명시 국민발안제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관통하는 정신은 ‘국민 중심’이다.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등 국민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문 대통령이 발의할(26일) 헌법 개정안 가운데 전문(前文)과 기본권 조항을 공개하고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나라”라며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개헌 취지를 설명했다.기본권 강화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한 부분이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파업도 합법화할 수 있도록 단체행동권을 확대했다. 조 수석은 “임금 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문제없지만, 정리해고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흔드는 문제인데도 판례에 따라 불법화하는 일이 있었다”며 “단체 행동권 범위를 일정하게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권익보호’를 추가했다. 공무원도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법률상 공무원은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가운데 단결권·단체교섭권만 인정받는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도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단체행동권 제한 대상에 경찰공무원도 포함할지는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국가 수호, 국민의 생명·재산보호를 책임지는 군인과 경찰까지 파업하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제와 군사독재 시절 사용자 관점에서 쓰인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했다. 또 국가에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했으며, 국가가 고용안정과 일·생활 균형에 관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의무화했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은 현행 헌법에는 없는 규정이다. 노동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남녀 차별과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결하고자 헌법에 명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낼 수 있는 국민발안제를 신설해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조 수석은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 입법 청원에 60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 발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소환제와 발안제가 도입되면 국회의원의 직무 책임을 강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흠결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 부담, 포퓰리즘적 법률안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회의원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구체적 요건은 국회가 논의해서 법률로 정해야 한다. 조 수석은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요건이 너무 낮으면 의회민주주의가 흔들리고, 너무 높으면 실현 불가능해 국회 스스로 정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형사 피고인에서 피의자로까지 확대하고, 체포·구속 시 그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리만 알리도록 한 데 더해 진술거부권도 고지하도록 ‘미란다 원칙’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현행 헌법은 일반 국민도 군형법상 중대한 죄를 저지르거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군사재판을 받도록 했는데, 개헌안은 원칙적으로 일반국민은 군사재판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의무 교육 대상은 자녀가 아닌 ‘보호 아동’으로 확대했다. 또 군인 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도 삭제해 복무 중 사망 시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규정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와 평등 원칙 등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현행 헌법은 군인·군무원·경찰이 직무 수행 중 상해를 입어도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람의 가치·노동자 권리, 헌법에 담는다

    사람의 가치·노동자 권리, 헌법에 담는다

    부마, 5·18, 6·10 정신 명시 기본권 주체 국민→사람으로 군인 뺀 공무원 노동3권 보장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발의할 대통령 개헌안 헌법 전문(前文)에 부마항쟁(1979)과 5·18 광주민주화운동(1980), 6·10 항쟁(1987)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20일 청와대가 밝혔다. 87년 6월항쟁을 통해 개헌이 이뤄진 뒤 외환위기와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며 봇물처럼 커진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헌법정신에 담으려 한 것이다. 특히 기본권을 강화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일제와 군사독재 때 사용자의 관점이 반영된 용어인 ‘근로’는 ‘노동’으로 바꿨다. 공무원의 노동3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되, 군인 등은 예외로 했다. 부적격한 국회의원 등 선출직 대표를 임기 중 파면하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입법에 참여하는 국민발안제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신설해 국민주권을 강화했다. 또한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을 삭제해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인정한 형사소송법이 개정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브리핑에서 “개헌은 첫째도, 둘째도 국민 중심 개헌”이라며 개헌안 전문과 기본권 사안을 발표했다. 개헌안은 민주화 운동의 획을 그으며 법적·제도적 평가가 나온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10항쟁을 거명하며 현행 헌법에 담긴 4·19혁명과 함께 그 이념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해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 천부인권적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다만 직업의 자유와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국민경제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의 주체는 ‘국민’으로 한정했다. 노동자의 기본권을 강화하면서 ‘노사 대등 결정의 원칙’을 명시했다. 또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조 수석은 “현재 판례는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문제가 없지만, 정리해고 반대는 생존권에 관한 문제임에도 불법화했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는 “영장청구 주체와 관련된 내용이 헌법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영장청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또한 생명권과 안정권, 알권리와 자기정보통제권도 신설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안민석 “박수현, 미투에 희생당해, 그를 믿는 이유는…”

    안민석 “박수현, 미투에 희생당해, 그를 믿는 이유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에 휩싸인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를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안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려 “미투 쓰나미에 희생당하고 있는 박 전 대변인을 위해 용기를 내야겠다. 저는 박수현 전 대변인의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거듭나게 하는 제2의 민주화 운동, 미투를 지지한다”고 단서를 단 뒤 “긴 시간동안 각자의 지나온 삶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고 그의 가슴 시린 가정사를 듣게 됐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어린 아들은 두 살 때 하늘로 떠났고, 십년 전 가난한 정치인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 위해 아내의 짐과 옷을 불태웠고, 지금은 아내를 용서한다는 말을 하더라”면서 “그의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는,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의 눈물을 흘리더라. 그 눈물이 거짓이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6월 문 대통령 방미 당시 전용기에서 박수현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가 전처 얘기를 하며 흘리는 눈물 속에 그의 지나온 인생의 궤적을 읽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으로 포장된 필연일지도 모르겠다”며 “그래서 오늘 진실의 편에 서야 한다고 결심하고 박수현을 위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벼랑 끝에 몰린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 박수현의 진실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진실과 거짓의 싸움에서 진실의 편에서 서는 것이 정의라고 믿는다. 저의 믿음이 많은 분들에게 울림이 되길 바란다”면서 “비행기에서 흘린 그의 눈물은 가슴속 깊이 우러나온 인생의 표현이었기에 박수현의 진심을 믿는다.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 박수현을 위한 진실을 대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글을 마쳤다. 앞서 박수현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이 허위사실이며 정치공작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투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다르다. 네거티브 정치공작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완주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는 “시의원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며 “(별거로 인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은 불륜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19·20대 총선에서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다가 도지사 후보로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이 시점에 제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퇴하고 버티고 반박하고… 난감한 민주당

    사퇴하고 버티고 반박하고… 난감한 민주당

    성추행 의혹을 받은 민병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거듭된 사퇴 결정 재고 요청에도 끝내 12일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소속 인사들의 성폭력 및 불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난감해하고 있다.민 의원은 이날 “이미 밝힌 대로 의원직을 사퇴한다”면서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앞으로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원내 1당 유지에 1석이라도 아쉬운 터라 민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 의원의 사직서가 처리되면 민주당 의석수는 121석에서 120석으로 줄어들며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116석)과는 4석 차이가 된다. 6·13 지방선거에서 재·보궐선거 지역은 서울 동대문을을 포함해 8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민주당은 여성 당직자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이 제기된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자진 사퇴를 권유하기로 했다. 그러나 박 예비후보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지난 6일 중단했던 선거운동을 이날부터 재개해 당과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 예비후보는 불륜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부부 및 가정생활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은 불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레시안이 보도한 성추행 의혹을 전면 반박하며, 서울시장 출마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은 “정정보도와 사과가 없으면 프레시안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과 당시 일정을 같이했던 과거 측근이 “성추행 의혹이 있던 그날 문제의 호텔에 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정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불륜설’ 박수현 “선거운동 재개···#미투와 흑색선전 달라”

    ‘불륜설’ 박수현 “선거운동 재개···#미투와 흑색선전 달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폭로 이후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했던 ‘안희정의 친구’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2일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했다.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이날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잠정 중단했던 선거운동을 재개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 6일 선거운동을 중단한 이후 일주일만에 선거 캠페인을 재개한 것이다. 박수현 예비후보는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어떻게 하면 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지역 각계 원로와 대표들을 찾아 뒤로 숨지 말라는 격려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안희정의 친구로서 사죄드리며, 도민 여러분께도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안희정의 공과 과는 구별해야 하며,도민과 공직자의 땀으로 일군 성과는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며 안희정의 업적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수현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지방의원과의 불륜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이며 정치공작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투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다르다”며 “네거티브 정치공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해 9월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시의원에 좋은 감정을 가진 있는 것은 맞다”며 “(별거로 인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은 불륜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반박했다.그는 또 지도부의 자진사퇴 권고 결정에 대해 “자진사퇴 등 여러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식으로 최고위에서 저를 출석시켜 그런 통보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달 출마 기자회견 때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연애하는 도지사, 멋지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도 “연애하는 도지사, 국회의원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인권 짓밟혔는데도… 폭행 없었다며 강간범에 관대한 법원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인권 짓밟혔는데도… 폭행 없었다며 강간범에 관대한 법원

    A씨는 변호사였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A씨도 정작 자신이 강간 피해자로 수사를 받을 때는 경황이 없어 횡설수설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행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경찰 조사에서 “모르겠다”고 답했다가 검찰 조사에서는 말을 바꿨다. A씨는 법정에서 “강간 피해를 입은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경찰 조서에서 빼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담당 경찰관은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결국 법원은 “경찰관에게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관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이에 배치되는 A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A씨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B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는 구조 강간 등 성범죄는 두 사람만 있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은 만큼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 증거다. 사실상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구조다. B씨에 대해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일관되지 않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신고 전화 기록이나 피해자와 피고인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유죄로 판단된다며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범행이 발생한 날부터 2심 선고가 나기까지 3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다. 성범죄를 폭로하면 그때부터 또 다른 고난이 시작된다. 한 성폭력 전문 변호사는 “경찰부터 법관까지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판결 결과가 바뀐다는 게 성폭력 전문 변호사들 사이의 불문율”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상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이나 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서 수사를 맡는데 수사 담당자의 성 감수성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야간에 사건이 발생해 신고하는 경우에는 성폭력상담소, 성폭력치료지원 원스톱센터,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등 1차 조사만 3번을 받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관은 “성폭력 가해자의 상당수가 초범이거나 우발적 범행이라는 이유로 구속되지 않는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일도 많다”고 지적했다.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사례도 많아 증거 부족으로 기소 자체가 되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 성폭력 범죄의 불기소 비율은 51.6%로 다른 강력 범죄(30.1%)보다 높다. 재경지검의 성폭력 분야 전문검사는 “폐쇄회로(CC)TV와 같은 객관적 증거가 있으면 가장 좋은데 피해자의 진술밖에 없는 상황이 제일 힘들다”며 “피해자의 진술 하나만 있는데 오락가락한다거나 구체적으로 말을 못하면 진술 자체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져 기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3년 6월 친고죄가 폐지됐지만 수사 도중 고소를 취하하면 불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나중에 재판에서 피해자가 증언하려 하지 않아 증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재경지법의 성폭력 전담 재판장은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성범죄라고 하더라도 가해자와 회사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동료들이 피해 사실을 제대로 증언해 주려 하지 않는다”며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두 사람의 관계나 당시 상황을 짚어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피해자 주변에 알려질까 전전긍긍 진술의 신빙성은 향후 재판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의 사례처럼 진술 신빙성이 떨어지는 경우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법조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들은 강간당했다고 말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고 한다. 기소돼서 재판을 받는 사건의 피해자로 증언하러 나오면서도 회사에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한다. 또 다른 재경지법의 성폭력 전담 재판장은 “피해자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수사기관에서 강간 미수에 그쳤다 혹은 추행만 했다고 진술하다가 나중에야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재판부가 진술의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고 변호인에게 공격을 당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폭행·협박이 있어야만 강간, 강제 추행이 인정되는 점은 무죄 비율을 높인다.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으면 설령 합의 없이 강간했더라도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도 있다. 성폭력상담소가 지난해 상담한 강간 피해 124건 중 울면서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거절 의사만 표시한 경우는 43.5%(54건)에 달했다. 이런 경우에 강간죄가 성립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피고인과 변호사 모두 이 점을 악용하기도 한다. 다른 범죄와 달리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외국은 폭행·협박 없어도 강간죄 성립 외국의 경우 폭행·협박이 있어야 강간죄가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를 약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영국에서는 폭행·협박이 전혀 없었어도 강간죄가 성립될 수 있다. 2016년 7월 캐나다 온타리오 법원에서 적극적 합의가 없으면 강간이라는 판결이 나와 법조계에서 화제가 됐다. 마빈 주커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성폭행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합의 여부뿐이라고 강조했다. 설현천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한국 법원도 폭행과 협박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에 반하면 폭행이나 협박이 약해도 강간죄를 인정하는 판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대] 재계 “산업현장 연착륙 고민 반영” 노동 “위법한 행정 지침에 면죄부”

    상의 “특례업종 축소해 기업 부담” 양대 노총 휴일수당 유지에 반발 노사정 대화에 악영향 끼칠 전망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자 재계와 노동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재계는 “일부 부작용의 해소가 필요하지만 원칙적으로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개악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 법안이 통과돼 산업 현장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다행”이라면서 “다만 공휴일 유급제의 민간기업 적용, 특례업종 축소(26종→5종)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인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연착륙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영자총협회도 엇비슷한 입장이다. 개정안 발표 직후 경총은 “오랜 시간을 끌어 온 대법원 판결과 입법의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의 연착륙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단 공휴일 유급화와 특례업종의 축소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중소기업이나 영세상인으로 갈수록 높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황은 180도 다르다. 개정안은 휴일에도 쉬기 어려운 서비스업 종사자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상대적 박탈감과 비용 부담만 안길 것”이라면서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인력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의 현실을 국회의원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토로했다. 노동계는 휴일 근무수당을 현행처럼 150% 유지하는 것은 “법원의 판례와 배치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대 노총이 반대 뜻을 밝힘에 따라 노사정 대화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환노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악에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휴일근로에 대한 중복할증(200%) 적용을 주장해 왔다. 한국노총도 여의도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여야 합의안은 위법한 행정지침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면서 “주 40시간을 초과한 휴일 노동은 연장 노동에도 포함돼 중복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채권총론’ 펴낸 민법학 거목 곽윤직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채권총론’ 펴낸 민법학 거목 곽윤직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민법학 거목인 곽윤직 서울대 법과대학 명예교수가 22일 오전 1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93세. 평생을 강의와 연구에만 전념한 고인은 민법총칙과 물권법, 채권총론 등 국내 민법학의 근간이 된 다양한 민법 교과서를 편찬해 국내 민법학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남 연기 태생인 고인은 한국전쟁 기간인 195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53년부터 모교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1956년 전임강사로 승격된 후 1960년 조교수로 임용됐다. 경성제대가 아닌 서울대를 졸업한 첫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1977년에는 민법학 연구에 뛰어난 실력을 보인 제자들을 모아 민사판례연구회를 창립했다. 1987년 한국법률문화상과 199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박동옥씨와 기영·정혜·경혜·소영씨 등 1남 3녀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5일, 장지는 충남 천안공원묘원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다스 120억 비자금 ‘공소시효 딜레마 극복’ 세 가지 가능성은?

    다스 120억 비자금 ‘공소시효 딜레마 극복’ 세 가지 가능성은?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한 검찰 수사는 설 연휴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동부지검 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120억원 비자금 성격 규명의 핵심 쟁점이었던 공소시효 문제를 극복했다고 밝히면서 그 ‘돌파구’에 관심이 쏠린다.다스 120억원 비자금은 2002년 6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당시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가 다스 법인계좌에서 허위출금전표 삽입, 출금액 과다기재 방식으로 5년간 110억여원을 빼돌려 조성됐다. 당시 협력업체 경리직원 이모씨가 20여개의 차명계좌로 관리한 이 돈은 이자 15억이 붙어 모두 125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이중 5억원은 조씨와 이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해 2008년 정호영 특검 수사 당시 계좌에는 120억이 남아 있었다. 이번 수사에서는 다스 120억 비자금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공효시효를 확정하는 것이 쟁점으로 꼽혔다. 범죄의 공소시효를 규정하는 ‘형사소송법’은 2007년 12월 21일 개정돼 ‘50억 이상 횡령’의 공소시효가 기존 10년에서 15년으로 상향조정 됐다. 그러나 조씨의 비자금 조성 기간은 개정 전이기 때문에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스 수사팀은 지난 12일 “공소시효 문제는 극복했다”는 발표로 이러한 해석을 일축했다. 이에 검찰의 ‘시효 딜레마’ 해결 방안으로 세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첫번째는 120억 비자금 범행 기간을 자금조성 시점부터 발각된 후 다스 법인으로 돌려놓기까지로 보는 관점이다. 자금을 빼돌리기 시작한 2003년부터 특검조사 후 이씨가 120억원을 다스 법인 계좌에 다시 이체한 2008년 3월까지 포괄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사건을 고발한 참여연대가 이 관점을 토대로 사건에 개정 형사소송법을 적용해 공소시효는 2023년 3월 만료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번째로 검찰이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조성된 비자금을 포착했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2008년 특검에서 포착한 조씨의 2007년 10월까지의 범행 시점 이후 비자금 조성 정황이 드러나면 포괄일죄 적용으로 마지막 범행 시점에 공소시효 15년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다스 수사팀은 “(정호영 특검팀 수사) 이전 부분만 보고 있다”면서 새로 포착된 비자금도 “특검 수사 이전이며 정 특검은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정호영·이상은과 더불어 마지막 피고발인인 ‘성명불상의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공소시효는 늘어난다.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르면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헌재는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12·12사태 관련 헌법소원사건 심리에서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에 대통령 재직중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대통령 재직 중에는 내란죄와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서 이 전 대통령의 개입이 확인되면 형사소송법 개정 이전에 범행이 완료됐더라도 공소시효 10년에 재임기간 시효 정지 5년이 추가돼 결국 15년으로 계산되는 셈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황당한 정보 비공개…4개월째 ‘접수완료’만

    기자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은 2017년 9월 29일이었다. 10월 10일 답신이 왔다. 개인정보에 관한 내용이라 비공개한다는 내용이었다. 10월 17일 이의신청을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4개월이 넘도록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접수완료’라고만 할 뿐 아무런 답변도 없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공기관정보공개법을 시행한지 20년이 됐지만 현장에선 정보공개의 원칙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행정업무조차 방기하는 실정이다. 애초에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속한 23개 국책연구기관에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소속된 연구진의 이름과 최종 학위를 받은 국가와 대학 (전공분야 명시) 정보’라는 동일한 내용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진들의 국가별 편중 실태를 확인해 보자는 취지였다. 일부는 실명까지 공개했고 일부는 이름은 빼는 차이가 있을 뿐 전반적인 학위 관련 정보는 모두 공개했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한 것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유일했다. 이의신청에서 기자는 기존 판례(대법원 2003두8050)에 근거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그리고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공익이 더 클 수 있으니 정보공개 여부를 재검토해달라고 밝혔다. 3개월이 지난 1월까지도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의신청을 접수조차 하지 않은채 방치했다. 참다못해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정보공개포털(열린정부)에 등록된 에너지경제연구원으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로 나왔다. 알고보니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현재 울산으로 이전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예전 경기 의왕시에 있던 시절 주소와 전화번호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홈페이지를 접속해 간신히 담당 팀장과 통화가 됐다. 그 팀장은 “이의신청을 한 줄 몰랐다”며 즉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또 1개월이 지났다. 바뀐 것은 이의신청을 접수완료한 것 뿐이다. 정보공개법 제18조를 보면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심의회를 개최해야 하고 이의신청 결과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결정하고 그 결과를 청구인에게 지체 없이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4개월째 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정보공개제도 시행 첫 해인 1998년 2만 5475건이던 정보공개청구는 2016년 50만 4147건으로 약 20배 늘어났다. 이 가운데 비공개결정된 것은 2만 2335건이었다. 이 가운데 이의신청을 거쳐 공개되는 건수(비율)는 1998년 12건(19%), 2008년 907건(29%), 2015년 1259건(35%), 2016년 1430건(37%)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중이다. 물론 이 중에는 알맹이를 뺀 무늬만 공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에너지경제연구원 같은 사례는 정보공개 관련 전문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사무국장조차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할 정도다. 정 국장은 “공공기관에서 악의적으로 비공개하거나 에너지경제연구원처럼 나몰라라 하는 경우에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게 현행 정보공개제도의 큰 맹점“이라 지적한다. 그는 “청구자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법원 등의 판단에 따라 정보를 받을 수 있지만 절차가 번거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 일부 기관에선 그런 점을 악용하기도 한다”면서 “하루빨리 정보공개법 불이행에 대한 처벌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머니테크] 주말 부모님댁 갔다가 월요일 출근길 사고, 보상받을 수 있을까

    [머니테크] 주말 부모님댁 갔다가 월요일 출근길 사고, 보상받을 수 있을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가 산업재해로 인정되고 있다. 개정안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산재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출퇴근 도중 식료품 구매나 병원 진료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행위를 하다가 사고를 당해도 출퇴근 중 재해로 보상받을 수 있고, 자동차로 출퇴근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면 산재보험에도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통상적인 경로ㆍ방법 출퇴근 사고 ’ 부상 인정 민간기업 노동자와 달리 공무원은 산재가 아닌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보상받는다. 산재에 출퇴근 재해가 신설된 것도 공무원연금법에서는 이미 출퇴근 시 사고를 공무상 부상으로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민간기업 노동자 간 형평성 논란이 일었고, 결과적으로 산재보험법이 개정됐다. 현행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29조에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부상’을 공무상 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규칙과 판례에 따르면 교통사고, 추락사고, 보행 중 사고 등이 포함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다 교통사고나 난 경우, 평소 동료와 카풀을 하던 장소에서 차에 치인 경우 등은 출퇴근재해로 인정된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주말에 다른 지역에 있는 부모님댁을 방문하다가 월요일 출근하다가 난 사고, 사적 용무를 위해 다른 장소에 들렀다 출근하다 발생한 사고 등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선영 공무원연금공단 재해보상실 차장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이라는 판단 기준을 적용해 사건에 따라 인정 여부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 車사고는 민간인과 달리 중과실 따져 금액 조정 법 개정으로 민간기업 노동자들은 출퇴근 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보험보다 산재보험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본인 과실 비율에 따라 최소 0원부터 최대 636만 6800원까지 지급되는 자동차보험에 비해 산재보험은 운전자 과실이 100%인 경우에도 요양급여, 휴업급여 등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산재보험과 달리 공무원연금법은 출퇴근 시 자동차 사고가 나면 중과실 여부를 따져 급여 액수가 줄어들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15조에 따르면 공무원의 경우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기타 중대한 교통수칙 위반 등의 경우에는 보험급여가 제한된다. 다만 치료에 필요한 요양급여는 과실과 무관하게 모두 지급되고, 장애급여, 순직 유족보상금은 과실에 따라 액수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산재보험과 공무원연금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산재보험과 공무원연금은 출퇴근재해로 인정되면 본인 치료에 사용되는 비용은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 산재의 경우 휴업급여가 지급되는데 공무원의 경우 별도로 휴업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휴업급여는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노동자에게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지급하는 급여다. 공무원은 법으로 고용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재해 이후에도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재해로 인해 근무가 어려울 정도로 장애를 얻게 되면 장애급여를 받을 수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법원 “비트코인은 게임머니와 같은 재화”···국내 첫 경제 가치 인정 판결

    법원 “비트코인은 게임머니와 같은 재화”···국내 첫 경제 가치 인정 판결

    법원, 음란사이트 운영수익 191비트코인 몰수 조치···24억여원 해당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거래실명제 등으로 옥죄는 가운데 비트코인도 게임머니와 같은 재화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트코인에 대해 경제적 가치를 인정한 국내 첫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수원지법 형사항소8부(부장 하성원)는 30일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안모(33)씨의 선고공판에서 범죄수익으로 얻은 ‘191 비트코인’을 몰수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낮 12시쯤 기준으로 몰수 결정한 191 비트코인의 총 가치는 24억 2000여만원에 이른다. 검찰이 압수할 당시는 5억원에 불과했다. 재판부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비트코인도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법률상 물건뿐만 아니라 현금, 예금, 주식, 그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 즉 사회 통념상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는 이익은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비트코인도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앞서 원심에서는 물리적 실체가 없이 전자화된 파일의 형태인 비트코인을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게임머니도 구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들어 판결을 뒤집었다.항소심은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환전하는 것이 가능하고, 지급수단으로 쓰는 가맹점도 존재한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또 미국, 독일, 호주,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비트코인을 몰수한 사례도 참고했다. 피고인이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에게 비트코인을 받아 그에 상응하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취득한 비트코인 일부를 현금으로 환전해 상당한 수익을 봤다는 점도 적시했다. 수원지법은 재판이 끝난 후 낸 자료에서 “항소심은 비트코인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봤다”며 “국내에서 비트코인의 경제적 가치 및 몰수 대상성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보이나, 법정화폐로서의 가능성은 본 판결 쟁점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피고인 안씨는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불법 음란물 사이트인 ‘AVSNOOP.club’을 운영하면서 사이트 사용료 등을 받아 19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원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이달 취임한 安대법관 파격 발탁… 김명수 인적쇄신 ‘신호탄’

    이달 취임한 安대법관 파격 발탁… 김명수 인적쇄신 ‘신호탄’

    ‘PC조사 반대’ 김소영 처장 경질 安, 대법원장 비서실장 경험뿐 법원행정처 후속 조치 거세질 듯 김명수·대법관 이견 의혹 재점화 ‘판사 사찰’ 법원 안팎 내홍도 심화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한 지 사흘,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쇄신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인 25일 대법원이 법원행정처장 교체를 단행했다. 이달초 취임한 안철상(61·15기) 신임 대법관을 발탁한 파격 인사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거치지 않았고, 안 대법관은 이용훈 전 대법원장 비서실장 경력 이외에 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다. 두 수장이 어떤 방향으로 사법 개혁을 이끌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 속에서 처장 교체를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 법관 정기 인사 때까지 파격이 빈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개월 만에 처장직에서 물러나 새달 1일자로 재판 업무에 복귀하는 김소영(53·19기) 처장은 여러 측면에서 김 대법원장과 다른 법원 내 경로를 밟았다. 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는 김 대법원장과 다르게 김 처장은 행정처 첫 여성 심의관, 사법정책총괄심의관 등을 지냈다. 김 대법원장이 개혁 성향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면, 김 처장은 법원 내 엘리트 모임으로 통하는 보수 성향의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위 활동과 관련해서도 김 대법원장이 취임 뒤 재조사 결단을 내리며 활동을 지원한 것과 다르게 김 처장은 추가조사위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컴퓨터(PC) 조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들 때문에 사실상 김 대법원장이 김 처장을 경질했거나 최소한 물러나 주기 바란다는 의중을 표현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대법원은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교체라고 강조하기는 했다. 처장 교체로 추가조사위 활동에 대해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사이에 이견이 크다는 의혹도 재점화됐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상고심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대법관 13명은 “재판에 외압이 없었다”고 정색한 반면, 김 대법원장은 “재판 외 요소에 의하여 재판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오해받을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우회적으로 추가조사위 조사 결과에 힘을 실어줬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하다 기자와 만나 대법관들과 의견충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정처 PC 임의조사 필요성이나 추가조사위가 발표한 문건의 불법성 평가를 두고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간 견해차가 여러 차례 감지되고 있다. 이렇듯 법원 안팎의 내홍은 확대되고 있다. 추가조사위 발표 뒤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는 십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검찰 강제수사를 수용해서라도 진상을 밝히자는 의견이 많지만 추가조사위를 비판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원지법은 법관 회의를 열어 추가조사위 조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규명을 요구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 바깥의 대립도 첨예해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판사 사찰 책임을 물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오는 29일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시민고발단을 모집 중이다. 검찰은 전날 전·현직 대법원장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 전담시키며 수사 진용을 구축했다. 자유한국당 측은 “추가조사위 조사엔 법관 일부가 진보 성향 국회의원 등과 접촉해 김명수 대법원장 만들기 작업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를 빼고 발표했다”고 주장하며 현 사법부 수뇌부를 국회 국정조사장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부당 해임 소송 패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부당 해임 소송 패소

    법원 “상무로 일했다고 볼 수 없어...해임 이유도 정당” 신동주(64)부당하게 이사직에서 해임당했다며 호텔롯데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 함종식)는 18일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치밀한 계획에 따라 해임을 당한 것이고, 자신은 롯데의 ‘오너 경영인’이어서 실질적으로 계열사 사이의 공조 및 기획 업무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쟁점은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라면서 “원고가 피고 측으로부터 그룹 기획 및 공조 임무를 부여받았거나 이사로서 상무에 종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애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임기 전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롯데 그룹 경영권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터뷰 등을 했고 이로 인해 피고들은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면서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애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지난 2015년 9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 전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불복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에 8억 79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제유가 리터당 24원 오를 때 국내 휘발유값 41원↑‘기현상’ 묘수없는 정부… 소비자 ‘분통’

    국제유가 리터당 24원 오를 때 국내 휘발유값 41원↑‘기현상’ 묘수없는 정부… 소비자 ‘분통’

    공정위 “문제 어떻게 풀지 검토” 정유사 “주유소가 가격 안내려” 주유소 “주유소 마진 5% 불과” 공정거래위원회가 휘발유 등 유류 유통단계에서 정유사와 주유소의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새해부터 기름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 가는 가운데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 유가 상승을 핑계로 휘발유값을 대폭 올렸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쏟아져서다.공정위 관계자는 17일 “휘발유값이 24주 연속으로 오르는 상황을 인지·주시하고 있다”면서 “(정유 4사의) 시장지배력 남용 등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2011년에도 같은 배경으로 정유사를 조사했다. 공정위는 SK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 4사가 주유소 확보 경쟁을 제한하기로 담합해 소비자가격 인하를 억제했다며 총 4348억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하지만 2015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보다 국내 휘발유값 상승폭이 더 크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선 지난해 11월 6일부터 이달 16일 사이 국제 유가는 리터당 23.9원 오른 반면 휘발유값은 평균 41.1원 상승했다. 최근 원화 강세로 휘발유값 인상폭이 적어야 정상인데 상승폭이 더 커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경제 부처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97년 유류시장이 자유화되면서 전기·가스처럼 정부가 가격에 개입하지 못해서다. 경제 부처 차원의 대책은 정유사·주유소 경쟁 촉진과 알뜰주유소 확대, 주유소 가격 공개를 통한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정도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유사마다 정제 마진 등 가격체계가 다르고 주유소마다 값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어서 정부가 가격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서 “최근 가격 상승에 대해 답답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국제 유가보다 국내 휘발유값이 더 오르는 기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검찰’ 공정위의 손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정위도 대법원 판례가 장애물로 작용해 조사에 바로 착수하는 등 쉽게 행동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1년 정유사들의 행태를 담합으로 접근했다가 대법원에서 패소해 다시 담합으로 끌고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담합 외에 시장에서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쁘다. 대책 없는 정부와 책임만 전가하는 정유사·주유소 사이에서 소비자만 비싼 기름값을 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데 2주 정도의 시차가 있고, 국제 유가 상승·하락과 연동해 주유소 공급가격을 조정하지만 유독 주유소 가격만 오른다”면서 “국제 유가 상승 시기에는 공급가격이 싸져도 휘발유값을 내리지 않는 주유소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값은 유류세와 정유사 공급가격이 95%로 주유소 마진은 5%에 불과해 주유소가 국제 유가 하락·상승폭을 가격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정유사 공급가격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한편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 오름세 속에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유 4사의 지난해 총흑자 규모를 7조 7000억~7조 9000억원대로 전망하며 8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7조 9511억원 흑자로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한 2016년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재벌 총수 6인, 박근혜 재판 출석 안한다

    재벌 총수 6인, 박근혜 재판 출석 안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대기업 총수 6명이 재판에 서지 않게 됐다.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검찰은 재벌 총수 6인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증인 신청이 철회된 재벌 총수는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검찰의 증인 신청 철회는 박 전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검찰 조서를 증거사용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증거인부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호인이 기존에 동의되지 않은 증거에 대해 임의로 증거 채택에 동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즉 변호인단이 마음대로 증거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11일과 15일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각기 사정을 들어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담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월 27일부터 소방차 통행 막는 불법 주정차 차량, 훼손돼도 보상 못받아

    6월 27일부터 소방차 통행 막는 불법 주정차 차량, 훼손돼도 보상 못받아

    오는 6월 27일부터 소방차의 긴급출동을 방해하는 차량은 훼손 우려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치워진다. 특히 불법 주정차 차량은 제거·이동되는 과정에서 훼손돼도 보상받지 못한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긴급출동 차량의 통행 확보를 위해 치우는 주차 차량에 대한 손실 보상 규정 등이 담긴 개정 소방기본법이 오는 6월 27일 시행된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초기 대응이 늦어졌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던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을 수용한 것이다. 소방청은 개정 소방기본법 시행에 맞춰 긴급 상황 시 주정차 차량을 적극적으로 제거·이동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소방청은 내부 자료에서 “차량 제거·이동 조치 규정이 현행법에 있지만, 구체적인 손실보상 절차, 판단 기준 등이 미비해 실질적으로 운용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의해서도 긴급출동 소방차의 통행이나 소방 활동에 방해되는 주정차 차량과 물건을 제거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 이에 따른 손실은 시·도지사가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손실을 보상하는 조례를 운용하는 광역지자체는 충북, 서울, 부산, 경기 등 8개 시·도에 불과하다. 손실보상심의위원회를 가동하는 곳은 더 적어 현실적으로 소방관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구조였다. 이때문에 소방관들이 개인 돈으로 보상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개정 소방기본법은 소방청장이나 시·도지사가 손실보상심의위원회 심사·의결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강제했다. 다만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활동을 방해한 차량은 보상에서 제외된다.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금지 장소에 주차한 차량은 ‘밀어내기’ 등 적극적인 제거·이동 과정에서 파손돼도 손실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각종 상황에 대한 손실보상 기준, 보상금액, 지급절차·방법, 손실보상심의위원회 구성·운영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소방청 관계자는 “제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손이 용인되는지는 법제처 해석이나 대법원 판례를 봐야겠지만, 집행기관 입장에서는 가능한 것으로 보고,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제천 화재 참사 당시 불이 난 스포츠센터 앞에 4대, 측면에 11대, 진입로에 6대 이상의 불법주차 차량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굴절차가 건물 앞으로 접근하기 위해 500m를 돌아가야 했고, 주차된 차량을 옮기느라 굴절차를 전개하는 시간도 지체됐다. 소방당국은 개정 소방기본법 시행 전까지는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주차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CCTV를 늘리는 방안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기로 했다. 또 주기적인 소방순찰과 계도·단속을 강화하고, 차량 견인업체와 신속한 대응을 위한 협력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감사원 징계요구 콧방귀 뀌는 지자체 개발사업

    감사원 징계요구 콧방귀 뀌는 지자체 개발사업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주먹구구’식 개발사업 관행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자체장의 묵인하에 강행된 사업의 경우 감사원의 징계 요구를 우습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감사원이 유사 사건에 대한 징계 사례를 지속적으로 공개해 지자체를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3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직접 감찰정보를 입수하거나 권익위 제보를 넘겨받아 13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하고 관련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2015년 1월 아시아나항공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청주 항공정비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2016년 8월 사업 참여 포기를 통보하고 충북도의회가 조성 공사 중단을 요청하면서 2016년 11월 사업이 중단돼 이미 투입된 83억여원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애초 아시아나는 “자체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온 뒤에 사업에 착수할 테니 부지 개발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시간을 끌면 사업 진행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시종 충북지사의 결재를 받아 공사를 강행했다.감사원은 충북지사에게 “사업추진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해 예산이 장기간 사장되지 않도록 하라”며 주의 조치했다. 충남 천안시는 2015년 7월 성성동 노태공원(25만 5158㎡)을 민간개발 방식으로 조성하고자 4개 업체 제안서를 평가해 A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자 담당 공무원은 2순위로 평가된 B사 사장에게 비공개 자료인 ‘제안서 심사평가표’를 보여줬다. B사 사장이 평가 점수 수정을 요구하자 담당 공무원이 이를 수용해 사업시행자를 B사로 바꿨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사가 천안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 사업이 중단됐다.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사업시행자 선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감사원은 천안시장에게 담당 공무원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의 끊임없는 지적에도 지자체들의 ‘비리성 개발 사업’이 근절되지 않는다. 감사 대상 사업 상당수가 지자체장의 의지로 이뤄지다 보니 감사원의 징계 요구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이 징계 요구를 할 경우 해당 지자체는 규정에 따라 1개월 이내에 징계위원회를 열긴 하지만 (지자체 장의 의지로 이뤄지던 사업인 경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감사원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자체장들의 부패 커넥션이 의심되는 부당·위법 사례에 대한 징계 판례를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공개해 해당 지자체들이 감사원 징계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의사 소견’ 핑계로 보험금 안 주면 제재

    ‘의사 소견’ 핑계로 보험금 안 주면 제재

    별다른 질병이 없었던 A씨는 최근 자는 도중 숨을 거뒀다. 검안의는 시신에서 혈액을 뽑아 ‘트로포닌(Troponin)Ⅰ’ 검사를 했고 급성심근경색으로 결론 내렸다.유족은 A씨가 생전 들어놓은 보험 약관대로 진단비 5000만원과 사망보험금 1억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위촉한 순환기 내과 자문의는 “트로포닌Ⅰ검사만으로 급성심근경색을 사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서를 써줬다. 이 소견서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자 A씨 유족은 지난 7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법원 판례에서도 트로포닌Ⅰ검사로 급성심근경색을 진단한 사례가 나오자 보험사는 뒤늦게 보험금을 내줬다. 내년부터는 이렇게 보험회사가 ‘전문의 소견’을 핑계로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게 거절하지 못한다.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이런 ‘의료분쟁 매뉴얼’ 초안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내년 1분기에 확정될 예정이다. 핵심은 ‘의료자문’ 남발 금지다. 보험사가 자문의로 위촉한 의사가 보험금 지급 청구에 대한 소견서를 써 주는 게 의료자문이다. 그간 보험사는 의사의 자문 결과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지연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진단서를 서류만 본 의사의 자문서로 뒤집힌 것이다. 생보·손보사를 합쳐 2014년 5만 4399건이던 의료자문은 2015년 6만 6373건으로, 지난해에는 8만 3580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생보사는 2014년 의료자문 건수가 1만 2624건에서 2016년엔 2만 9797건으로 두 배가 넘게 늘었다. 의료자문 내용의 60∼70%가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생보사의 부지급 건수는 2014년 6240건에서 2016년에는 1만 9981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생보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의료자문 1만 4638건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 9902건(67.8%)을 거절했다. 생보·손보사들은 보험금 지급을 막는 의료자문료로 건당 30만∼100만원을 냈고, 지난해 155억원을 썼다. 앞으로 보험사가 진단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의료자문을 할 경우 그 이유를 계약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자문 의사가 속한 병원 이름과 전공과목, 자문 횟수를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자문이 잦은 보험사와 병원이 투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보험사가 ‘의사소견’ 핑계로 보험금 안주던 관행에 ‘제동’

    별다른 질병이 없었던 A씨는 최근 자는 도중 숨을 거뒀다. 검안의는 시신에서 혈액을 뽑아 ‘트로포닌(Troponin)Ⅰ’ 검사를 했고 급성심근경색으로 결론 내렸다. 유족은 A씨가 생전 들어놓은 보험 약관대로 진단비 5000만원과 사망보험금 1억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위촉한 순환기 내과 자문의는 “트로포닌Ⅰ검사만으로 급성심근경색을 사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서를 써줬다. 이 소견서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자 A씨 유족은 지난 7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법원 판례에서도 트로포닌Ⅰ검사로 급성심근경색을 진단한 사례가 나오자 보험사는 뒤늦게 보험금을 내줬다. 내년부터는 이렇게 보험회사가 ‘전문의 소견’을 핑계로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게 거절하지 못한다.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이런 ‘의료분쟁 매뉴얼’ 초안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내년 1분기에 확정될 예정이다. 핵심은 ‘의료자문’ 남발 금지다. 보험사가 자문의로 위촉한 의사가 보험금 지급 청구에 대한 소견서를 써 주는 게 의료자문이다. 그간 보험사는 의사의 자문 결과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지연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진단서를 서류만 본 의사의 자문서로 뒤집힌 것이다. 생보·손보사를 합쳐 2014년 5만 4399건이던 의료자문은 2015년 6만 6373건으로, 지난해에는 8만 3580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생보사는 2014년 의료자문 건수가 1만 2624건에서 2016년엔 2만 9797건으로 두 배가 넘게 늘었다. 의료자문 내용의 60∼70%가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생보사의 부지급 건수는 2014년 6240건에서 2016년에는 1만 9981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생보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의료자문 1만 4638건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 9902건(67.8%)을 거절했다. 생보·손보사들은 보험금 지급을 막는 의료자문료로 건당 30만∼100만원을 냈고, 지난해 155억원을 썼다. 앞으로 보험사가 진단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의료자문을 할 경우 그 이유를 계약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자문 의사가 속한 병원 이름과 전공과목, 자문 횟수를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자문이 잦은 보험사와 병원이 투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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