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판례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장녀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더위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서명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로니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19
  • [속보] “전두환, 5·18 재판 항소심 불출석…백신 접종 건강 악화는 아냐”

    [속보] “전두환, 5·18 재판 항소심 불출석…백신 접종 건강 악화는 아냐”

    전두환(90) 전 대통령 측이 오는 10일 예정된 5·18 사자명예훼손 재판 항소심 첫 재판에서 입장을 바꿔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으로 인한 건강 악화설은 부인했다. 전씨 측은 애초 법 규정에 따라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당연히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항소심에서는 법리상 불출석할 수 있다는 해석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6일 “형사소송법 규정과 주석서, 판례를 해석한 결과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일에는 저만 법정에 가서 재판부에 이러한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씨가 고령에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을 뿐 아니라 경호 등 문제로 서울과 광주에서 다수의 인력이 이동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가능하면 불출석 상태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후 건강이 악화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백신을 접종한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거동을 못 하시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형사재판에서는 원칙적으로 피고인은 성명, 연령, 주거, 직업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는 출석해야 한다. 전씨의 항소심 첫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1부(김재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늘의 별 따기’ 백신 피해보상…“국회 ‘선보상’ 특별법 제정해야”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하늘의 별 따기’ 백신 피해보상…“국회 ‘선보상’ 특별법 제정해야”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접종 경찰 뇌출혈·반신마비…50대 의사 사망백신 접종 후 사망 인과성 인정 단 한 명도 없어접종 피해보상 인정 4건뿐…모두 경증 이상자백신 사망 88명, 이상반응 신고 1만 8260건전문가 “국가방역차원서 발생한 백신 부작용,국회서 선보상책 마련해 정부 신뢰 높여야”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잘 마쳤다’는 후일담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계속 늘어 88명에 이른다. 부작용 의심 환자도 연일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까지 나서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는 등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우선접종대상자로 분류되는 의료종사자, 경찰 내부에서는 저항감이 거세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1일 AZ 백신을 접종한 50대 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후일담에도 커져 가는 백신 불안감‘사지마비’ 간호조무사, ‘의식불명’ 경찰관 가족 靑청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두 가지 형태로 보인다. 첫째는 백신에 대한 부작용, 둘째는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미인정과 대책 미흡이다. 실제 기저질환 없던 경찰관들이 최근 백신 접종 이후 잇따라 뇌출혈, 반신마비, 호흡곤란 등으로 쓰러지거나 사경을 헤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접종 후 사지마비가 온 40대 간호조무사의 가족들이 피해보상 지연을 호소한 데 이어 3일에는 50대 여성 경찰관이 사흘 만에 뇌출혈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졌다며 인과성을 밝혀 달라는 가족의 청원이 제기됐다. 잇단 중증환자 발생에 경찰의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연대는 부서별 백신 예약률 비교 등 “접종을 놓고 실적 압박을 하지 말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는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운 정부의 백신 부작용 인정과 관련이 깊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지난달 30일까지 124건(사망 67건, 중증 57건)의 피해신고 사례 중 95.2%인 118건에 대해 인과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망 사례 중 인과성 인정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중증 의심 사례는 2건만이 부작용으로 인정됐다. 4건은 판정이 보류됐다.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첫 회의에서 4건만 백신 부작용 피해보상을 인정했다. 중증 이상반응은 한 건도 없었고 발열 등 모두 경증 이상반응이었다. 심의 기준에는 접종과 이상증세 관련성이 명백하지 않아도 ‘가능성’ 또는 ‘개연성’이 있으면 보상 대상이 된다고 나와 있지만 현실은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백신 1·2차 누적 접종자는 388만 3829명으로 이상반응 의심 신고건수는 1만 8260건이다.“AZ 맞으세요?” 물었더니 의사하는 말 의사 김모(39)씨는 AZ 접종을 하느냐고 묻자 “일선 동료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AZ를 접종하다 급기야 사망 사태까지 발생했다”면서“정부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데 왜 죽음을 감수하고 굳이 원치 않는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 부작용의 위험이 현저한 AZ는 절대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경찰관은 “국가를 믿고 정부 방역에 충실히 따랐던 동료가 백신을 맞고 하루아침에 불구가 됐다”면서 “그런데도 산업재해 신청이나 피해보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게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인과성 입증이 어려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인정이 청와대 청원 등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소용돌이 정치’를 양산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가방역차원을 따르다 발생한 백신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상 반응의 인과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공동체 안전과 신속한 집단면역을 위해 ‘선보상’ 등의 제도로 국가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법적 강요 아니어도 선택 여지 없다면넓은 범위서 산재 인정해야”“백신 인과성 정보 확립 못한 정부,개인에 부작용 치료 책임 전가 안돼”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법적 강요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넓은 범위에서 산재가 맞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동료 집단의 압력 문제일 수도 있다. 정부조차 충분한 인과성 데이터가 확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훨씬 정보에 취약한 개인이 인과성을 입증하기는 어려운 만큼 국민이 백신 접종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도록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의무를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또 “지금은 코로나 집단면역 상황이 급해 남의 나라에서 허용한 백신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 대한 반응도 모르는 상황에서 들여오는 게 현실”이라면서 “‘부작용이 안 나타나면 다행이고 재수 없으면 죽는다’ 식으로 백신에 대한 저항감을 갖게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건강한 사람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선에서 특별법이나 행정명령으로 부작용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알려진 위험’보다 ‘알려지지 않은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수백배로 커질 수 있고 안전에 관한 한 극도로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논란이 될 때마다 문 대통령이 그때그때 지시를 내리는 방식은 역차별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주먹구구식이라 국가 운영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절차적 단계를 밟는 선택으로도 백신 부작용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보상기각 행정소송은 실익 없어”“공동체 전체 안전 위해 정치적 결단을”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 피해자들이 보상 기각에 따른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의도적 과실이나 백신 결과로 인한 의학적 인과성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리는 것은 현 법률 체계에서는 실익이 없을 것”이라면서 “공동체 전체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 도입된 조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은 원인과 이유 불문하고 공동체 전체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보상해주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백신 부작용 문제는 국가배상청구소송에서 신의성실의 원칙과 과실 여부를 따져 판단할 수 있는데 백신 절차과정이나 백신 부작용 정보를 국가가 접종자에게 제대로 알렸는지에 대한 사실 관계를 다퉈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서는 의료계의 의견이 A와 B로 각각 나뉠 경우 어느 한쪽을 선택한 것은 공무원의 잘못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거나 백신의 유익성을 부작용 위험보다 더 높게 판단하고 있어 이를 준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전문가 의견도 적지 않다. 반면 2014년 생후 7개월에 예방접종을 받은 뒤 난치성 간질 진단을 받은 청소년의 1급 장애 판정 인정 소송에서는 “의학·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예방접종이 원인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시도 나와 있다.文, 1월 “정부가 부작용 전적 책임·보상”‘복불복’ 백신 공포증, 정부·정치지도자 소극적 태도 모두 집단면역 지장 한 교수는 “핵심 쟁점은 백신 부작용 극복을 위한 금전적 부담을 누가 하느냐인데 예산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면서 “국가방역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인만큼 1차적으로 국가가 책임을 지고 추후에 인과성 여부를 명확히 가려 환수 조치를 해도 되는 만큼 치료비, 생계비 등에 대한 법적 보상 근거를 만드는 지혜를 모으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헌법 36조 3항에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정부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진다”면서 “통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충분히 보상한다. 정부 보호 없이 개인 피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전혀 하지 말라”고 밝혔다. 3월 국무회의에서는 “어떤 백신이든 백신의 안전성을 정부가 약속하고 책임진다”고 재확인했다. 정부의 말에는 무게가 있어야 하고 책임 실현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복불복’ 백신에 대한 국민의 공포증도, 정부와 정치지도자의 소극적 태도도 모두 집단면역에 지장을 준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남의 땅에 조상묘, 사용료 내라”… 판례 뒤집은 대법

    오랜 시간 남의 땅에 조상의 묘를 관리해 왔더라도 땅 주인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한 때부터는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분묘기지권을 얻은 사람은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 기존 판례가 변경됐다. 분묘기지권은 땅 주인의 허락이 없더라도 20년간 아무 문제 없이 묘를 쓴 경우 해당 토지를 점유하도록 인정해 주는 관습법상의 권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토지 소유주인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지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A씨 청구를 인용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더라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날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고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A씨는 경매를 통해 2014년 10월 경기 이천의 땅을 사들였다. 해당 토지에는 B씨의 조부와 부친의 묘가 있었다. A씨는 자신이 소유권을 갖게 된 이상 B씨가 지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B씨는 분묘기지권을 들어 낼 수 없다고 맞섰다. 1심은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면 지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은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존재로 인해 나머지 토지 사용에 대해서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전원합의체 재판부는 “그간 관습적으로 분묘기지권을 인정한 건 땅 주인과 분묘 소유자 중 어느 한편의 이익만 보호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관습법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일방적 희생을 막아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옛 통진당 의원들 지위회복 패소…“너희가 대법관이냐” 욕설

    옛 통진당 의원들 지위회복 패소…“너희가 대법관이냐” 욕설

    위헌정당 의원직 상실 첫 판례헌법재판소 정당 해산 결정에도 국회의원직이 유지된다며 소송을 낸 옛 통합진보당(통진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 대법원이 “의원직 상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2014년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6년 만에 최종 결론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옛 통진당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전 의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확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해산 결정을 받은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을 국회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고 방어적 민주주의 이념에 부합하는 결론”이라고 판시했다. ●“정당 해산 결정 효과로 의원직 상실” 그러면서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위헌 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효과로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은 그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옛 통진당 국회의원들은 2014년 12월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하면서 법적 근거 없이 의원직 상실까지 함께 결정했다며 2015년 1월 소송을 냈다. 1심은 “(통진당 해산 결정은) 헌법 해석·적용에 최종 권한을 갖는 헌재가 내린 결정이므로 법원이 이를 다투거나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2심은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본 1심과 달리 법원이 국회의원직 상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본안 심리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로 당연히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판단했다.다만 실형이 확정된 이석기 의원은 국회법·공직선거법에 의해 이미 국회의원직을 상실해 본안 심리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했다. 나머지 4명은 원고만 항소한 재판에서 원고에게 1심보다 더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에라이 개XX들아” 욕설하다 끌려나가 일부는 이날 법정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뒤 거세게 항의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재판장이 “상고를 기각한다”는 주문을 읽자 오 전 의원은 벌떡 일어서 “에라이. 개XX들아. 너희가 대법관이냐. 개XX들아”라고 욕설을 해 법정 내 소란이 일었다. 이에 법원 보안관리 대원들이 오 전 의원을 법정 밖으로 끌어냈다. 대법원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난 오 전 의원은 “헌재가 정당을 해산할 때 의원 자격이 상실된다는 자격상실 조항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사라졌다”며 “어떤 근거로 의원 자격을 박탈했는지 이유도 없이 ‘상고를 기각한다’ 한 마디만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적 판단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대법원의 판단을 해달라는 것”고 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위헌 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효과로 위헌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에 대한 일반 법리를 처음으로 판시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4개 지자체, 퇴직공무원 친목활동에 혈세 펑펑… 합법이라고?

    14개 지자체, 퇴직공무원 친목활동에 혈세 펑펑… 합법이라고?

    봉사·회보제작 등 지방행정동우회 활동에울산·경남 등 예산 1억 7000여만원 지원 ‘퇴직공무원 보조금 위법’ 大法 판례에도정태옥 발의로 작년 3월 슬그머니 통과 행안부는 ‘행정동우회 보조금 금지’ 삭제“지금이라도 법 폐기… 국회, 결자해지해야”동네 조기축구회나 등산모임에서 친목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한다면 십중팔구 예산 낭비나 특혜지원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친목모임이 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법적으로는 완벽하게 문제가 없다. 20대 국회가 임기 종료 직전 별다른 공론화도 없이 통과시킨 법이 지방재정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서울신문이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지방재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울산·경남·강원 등 14개 지자체가 퇴직한 지방직 공무원 친목모임인 ‘지방행정동우회’에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액은 약 1억 7078만원으로, 3월 말 현재 1억 3629만원(79.80%)이 이미 지출됐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울산·강원이 각각 3000만원, 경남이 2600만원을 책정했다.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경기 화성시가 1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4개 지자체가 예산 지원을 한 명목은 봉사활동, 회보 및 회고록 제작, 작품전시회, 행정 선진지 견학 등으로 결국 퇴직 공무원들의 친목활동이 전부다. 다만 경기 파주시는 지방행정동우회 건물 보수 명목으로 예산 900만원을 편성했다. 김유리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파주시청은 ‘지방행정동우회 입주 건물이 시 소유 건물’이라고 답변했지만 지방행정동우회가 입주 건물에 임대료를 내는지, 민간단체 임대 건물 보수 비용을 지자체 예산으로 편성하는 근거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지만 완벽하게 합법인 불일치가 발생하게 된 시작은 정태옥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방행정동우회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전 의원은 법안 제정 이유를 “전직 지방공무원들이 공직을 통해 쌓은 전문성을 이용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도록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고 지방행정동우회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려 함”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입법 과정부터 비판을 받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법안심사소위에서 “입법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고 대놓고 밝힐 정도였다.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이었던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도 “유사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입법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행복을 위한 건데 퇴직 공무원들의 행복을 위해 정부 재정을 지원해 달라고 하는 건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을 눈앞에 둔 어수선한 틈에 이 법안은 별다른 토론도 없이 지난해 3월 2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이 통과되자 행안부는 지난해 7월 각 지자체에 배부한 ‘2021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 기준’에서 그 전까지 들어 있던 ‘행정동우회에 대한 보조금 예산 편성 금지’를 삭제했다. 그리고 올해 예산부터 지방행정동우회 예산 지원이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셈이다. 지방행정동우회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제14조다. ‘지방행정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 주민을 위한 공익 봉사활동’에 한해 “사업 실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놨다. 그나마 당초 법안에는 운영비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가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삭제됐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이미 대법원이 2013년 판례를 통해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퇴직 공무원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례를 만든 건 특혜이자 위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국회의 입법은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 국회가 지금이라도 엉터리 법률을 폐기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자체 공무원은 “친목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법률을 이해해 줄 국민이 한 명이라도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장 공무원인 나부터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우려가 현실로...지자체 퇴직공무원 친목단체인 행정동우회 지원액 왜 늘었나

    동네 조기축구회나 등산모임에서 친목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한다면 십중팔구 예산 낭비나 특혜지원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친목모임이 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법적으로는 완벽하게 문제가 없다. 20대 국회가 임기 종료 직전 별다른 공론화도 없이 통과시킨 법이 지방재정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서울신문이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지방재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울산·경남·강원 등 14개 지자체가 퇴직한 지방직 공무원 친목모임인 ‘지방행정동우회’에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액은 약 1억 7078만원으로, 3월 말 현재 1억 3629만원(79.80%)이 이미 지출됐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울산·강원이 각각 3000만원, 경남이 2600만원을 책정했다.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경기 화성시가 1500백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4개 지자체가 예산 지원을 한 명목은 봉사활동, 회보 및 회고록 제작, 작품전시회, 행정 선진지 견학 등으로 결국 퇴직 공무원들의 친목활동이 전부다. 다만 경기 파주시는 지방행정동우회 건물 보수 명목으로 예산 900만원을 편성했다. 김유리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파주시청은 ‘지방행정동우회 입주 건물이 시 소유 건물’이라고 답변했지만 지방행정동우회가 입주 건물에 임대료를 내는지, 민간단체 임대 건물 보수 비용을 지자체 예산으로 편성하는 근거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지만 완벽하게 합법인 불일치가 발생하게 된 시작은 정태옥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방행정동우회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2018년 11월로 거슬러간다. 정 전 의원은 법안 제정 이유를 “전직 지방공무원들이 공직을 통해 쌓은 전문성을 이용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도록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고 지방행정동의회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려 함”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입법 과정부터 비판을 받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법안심사소위에서 “입법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라고 대놓고 밝힐 정도였다.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이었던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도 “유사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입법하는 이유가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하는 건데 퇴직 공무원들의 행복을 위해 정부 재정을 지원해 달라고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히 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을 눈앞에 둔 어수선한 틈에 이 법안은 별다른 토론도 없이 지난해 3월 2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이 통과되자 행안부는 지난해 7월 각 지자체에 배부한 ‘2021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 기준’에서 그 전까지 들어있던 ‘행정동우회에 대한 보조금 예산 편성 금지’를 삭제했다. 그리고 올해 예산부터 지방행정동우회 예산 지원이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셈이다. 지방행정동우회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제14조다. ‘지방행정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 주민을 위한 공익 봉사활동’에 한해 “사업 실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 그나마 당초 법안에는 운영비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가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삭제됐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이미 대법원이 2013년 판례를 통해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퇴직 공무원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례를 만든 건 특혜이자 위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국회의 입법은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 국회가 지금이라도 엉터리 법률을 폐기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자체 공무원은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한명이라도 친목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법률을 이해해 줄지 의문”이라며 “당장 공무원인 나부터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핵심은] 일본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준 위안부 판결

    [핵심은] 일본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준 위안부 판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낸 2차 소송 재판이 열린 21일. 재판을 지켜보던 이용수 할머니는 실망감에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러고는 패소를 직감한 듯 선고 도중 자리를 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민성철)는 21일 이날 고 곽예남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등 20명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제 관습법과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르면 일본국을 상대로 주권적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2016년 12월 소송이 제기된 지 4년 5개월 만이다. 핵심 ① 국가면제 주장하는 일본에 힘 실어준 법원 재판부는 일본 정부가 그간 주장해온 국가면제론을 인정했다. 국가면제란 한 주권국가가 다른 나라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이 이론을 들어 이번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을 상대로 유럽 국가에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소송을 냈지만, 국가면제를 이유로 각하된 사례도 언급했다. 앞서 지난 1월 같은 법원 민사합의34부(부장 김정곤)는 유사한 소송에서 반인도주의 범죄 행위에는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면서 “피고(일본국)는 원고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 준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1차 판결도 실제로 추심이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가 따로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됐지만, 강제집행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색된 한일관계가 자칫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국가가 면제해준 피해자들의 소송비용까지 지급하라고 했으나 기존 재판부가 바뀌면서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양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비엔나 협약 등 국제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핵심 ② 두고두고 발목 잡는 한일 위안부 합의 박근혜 정부가 2015년 12월 발표한 위안부 합의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재판부는 2015년 이뤄진 위안부 합의에 대해 “외교적인 요건을 구비하고 있고 권리 구제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렵하지 않은 등 내용과 절차에서 문제가 있지만, 이 같은 사정만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에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할 수 없다”며 “비록 합의안에 대해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지는 않았지만,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거쳤고 일부 피해자는 화해·치유재단에서 현금을 수령했다”고 부연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굽히지 않았다.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할머니 측은 기자회견 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1월 판결과 정반대 판결이 내려지고, 우리 법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법 정의 요구를 무시해버리면 국제사회에서 이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우려를 나타낸다”고 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판결”이라며 “항소심에 정의와 인권의 승리를 기대하며, 범죄 인정과 사죄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에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을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밝혔다.핵심 ③ 외교적 노력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하라? 위안부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라는 게 법원의 취지다. 재판부는 선고 말미에 “피해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고, 대한민국이 기울인 노력과 성과가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해를 회복하는 데는 미흡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해 회복 등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외교적 포섭을 포함한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송을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논평을 통해 “이번 손배 청구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회복이라는 데 대해 진지한 고민 없이 오로지 ‘국익’의 관점에서 판단했다”면서 책임을 입법부와 행정부에 떠넘기고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사법부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은 정부 차원의 언급은 삼가겠다면서도 “당연한 결과”라며 반색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이번 (위안부 판결) 건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계속해서 한국이 국가로서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는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의 회복을 바라는 정부의 외교 셈법은 이로써 더 꼬이게 됐다.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원칙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두 가지 상반된 판결을 가지고 일본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반면 일본은 이번 판결로 책임 회피에 대한 정당성을 얻었다. 평생을 눈물로 보낸 할머니들이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은 1차 판결이 나고 단 3개월뿐이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갑질·생떼만 부각된 택배대란… “주차장 만든 시행·시공사도 책임”

    갑질·생떼만 부각된 택배대란… “주차장 만든 시행·시공사도 책임”

    택배업체 차량 대부분 1t 이하 소형 해당“지하주차장 진입 가능하게 설계했어야”시행사·시공사 “2.7m 법 개정 이전 승인대형차량 해석 차이는 있지만 위반 아냐”아파트 입주민들의 ‘갑질’과 택배기사들의 ‘생떼’로 비치는 택배 대란의 책임은 다른 곳에도 있다. 아파트 단지를 설계해 지은 시행사와 시공사다. 이에 시공비를 아끼려고 지하주차장 높이를 최대한 낮춰 지어 결과적으로 택배 갈등을 가져온 시행사와 시공사에 법적 책임을 묻기로 한 주민들이 있다. 최근 택배 대란이 일어난 서울 강동구 아파트와 10분 거리에 있는 ‘고덕자이’ 분양계약 입주민들은 지난해 6월 시행사인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을 상대로 지하주차장 높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신문이 22일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입주민들이 계약한 분양계약서에는 ‘지하주차장은 사다리차, 대형차, 대형택배차 등의 진입이 불가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완공된 지하주차장 높이는 2.3m였다. 분양계약자 330가구는 “대형택배차의 진입이 불가하다고만 했는데, 소형·중형택배차까지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에 나섰다. 소송에 참여한 입주민들은 대형택배차 기준으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제시했다. 규칙에 따르면 화물자동차 최대 적재량이 5t 이상이거나 총중량이 10t 이상이면 ‘대형’으로 분류한다. 국내 택배업체 차량은 대부분 최대 적재량이 1t 이하이기 때문에 ‘소형’에 해당하므로 지하주차장으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설계·시공했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반면 시행사와 시공사는 대형택배차를 높이로 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입주민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사업승인 당시 지하주차장 높이가 2.3m로 계획됐으므로 대형택배차의 기준은 곧 2.3m 이상”이라며 “해석의 차이는 있어도 계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입주민들은 이에 대해 시행사와 시공사가 독자적으로 대형택배차량의 정의를 2.3m로 잡은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택배차 기준을 놓고 해석이 다르다 하더라도 작성자 불이익원칙에 따라 계약자인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맞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송의 결과가 지상공원형 아파트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택배 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판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송을 맡은 이명현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는 “현재의 택배 대란이 입주민과 택배기사의 갈등으로만 치닫고 있는데, 시행사와 시공사에도 택배 대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재판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6월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이 진행할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재판부 “국가면제 부정 근거 부족… 위안부 문제, 외교로 풀어야”

    재판부 “국가면제 부정 근거 부족… 위안부 문제, 외교로 풀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가장 큰 장애물은 ‘국가면제’(주권면제)였다. 이는 ‘국내 법원은 외국 국가에 대한 소송에 관해 재판권을 갖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 조항으로 일본 정부가 수년간 소송에 불참하며 내세우던 논리이자 21일 각하 판결이 내려진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 1월 8일 1차 소송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제국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가면제’의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피해 사실을 “일본 제국에 의해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국제 강행규범에 대한 위반”으로 규정한 재판부는 “국가면제 이론은 항구적이거나 고정적인 가치가 아니고, 계속 수정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날 2차 소송 재판부는 상반된 판단을 내놨다. 이번 사건에서 국가면제의 예외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충분치 않고, 인정했을 때 발생할 문제도 적지 않다는 논리다. 재판부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대법원 판례는 물론 대한민국 입법부·행정부가 취해 온 태도와 국제사회의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국가면제를 부정하면 선고 후 강제집행 과정에서 피고(일본국)와의 외교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최후의 구제 수단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1차 소송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일본과 미국 등의 법원에 여러 차례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 혹은 각하됐다”면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또한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포괄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 소송이 아니고서는 피해자들이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요원하다는 인식에 동의한 것이다. 이에 반해 2차 소송 재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현재까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고 봤다. 위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현금지원사업으로 생존 피해자 35명과 사망 피해자 64명(전체 240명 중 99명)에 대해 현금 지급이 이뤄진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피해자들을 위한 ‘대체적인 권리구제수단’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내용과 절차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재판 말미에 “피해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고 대한민국이 기울인 노력과 성과가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해를 회복하는 데 미흡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은 외교적 교섭을 포함한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2차 소송 판결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법 전문가는 “1월 판결이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고려한 ‘이례적인’ 판결이었다면 이번엔 국제관습법과 그간의 국내 판결 등에 입각한 ‘통상적인’ 판결”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를 촉구하고 있는 신희석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는 “기존 판례를 기초로 판단하면서 순환논리에 빠질 위험이 있다”면서 “헌법재판소도 비구속적 합의로 판단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판결의 근거로 삼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첨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뒤집힌 판결, 더 꼬이는 한일… 위안부 할머니 속도 뒤집혔다

    뒤집힌 판결, 더 꼬이는 한일… 위안부 할머니 속도 뒤집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다. 한 국가의 주권 행위는 다른 나라에서 재판받지 않는다는 일본 측의 ‘국가면제론’을 재판부가 수용한 결과다. 유사한 소송에서 승소 결과가 나온 지 3개월 만에 엇갈린 판단이 나오면서 정반대 판결이 공존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게 됐다. 위안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정부 정책은 물론 한일 관계 회복도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민성철)는 21일 열린 고 곽예남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등 20명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제 관습법과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르면 일본국을 상대로 주권적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 1주년을 맞은 2016년 12월 소송이 제기된 지 4년 5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 1월 같은 법원 민사합의34부(부장 김정곤)는 유사한 소송에서 일본 측의 국가면제 주장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며 “피고(일본국)는 원고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 줬다. 피해자 측은 “고무적인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일본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판결이) 곤혹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언급할 만큼 한일 관계가 경색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앞선 소송의 판결과 정반대 판결을 내놓으며 “국가면제의 예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국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예외를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일본과의 교섭을 포함해 대·내외적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법원이 피해자 인권보다 국익을 우선시했다”고 반발하면서 항소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확정 판결된 지난 1월 소송과 달리 이번 소송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일 관계 회복을 꾀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각각 둘로 나뉜 사법부 판단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면서도 피해자들을 설득시킬 만한 논리도, 외교적 해법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판결로 일본의 태도는 더 강경해질 전망이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요구하는 여론도 부담이어서 갈등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1월 판결이 뒤집힌 것은 아니고 정반대 판결이 공존하는 상황”이라면서 “한일 관계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거나 전환점이 만들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겠다”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합의 등에서 표명했던 사죄와 반성의 정신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만삭 아내 고의사고 무죄’ 보험금 95억원 민사소송 재개

    ‘만삭 아내 고의사고 무죄’ 보험금 95억원 민사소송 재개

    보험금을 노리고 만삭 아내를 사고로 가장해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무죄를 확정받은 남편의 보험금 지급 소송이 5년 만에 재개됐다. 삼성생명 31억원, 미래에셋 29억원 등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아내 살인 혐의와 보험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은 끝에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남편 이모(51)씨가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이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속행됐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일부러 들이받아 동승한 캄보디아 출신의 만삭(임신 7개월) 아내(당시 24세)를 죽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씨는 아내가 사망하면 총 95억원에 이르는 거액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는 것으로 드러나 보험사기 혐의도 함께 받았다. 2016년 이씨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등에 제기했으나, 당시 형사소송이 진행되면서 소송이 중단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민사소송 13건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이씨의 살인·보험사기 혐의에 모두 무죄가 확정되자, 민사소송이 곧바로 속행된 것이다. 이씨가 각각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은 지난달 변론이 재개됐으며, 다음날에도 변론 기일이 잡혔다.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과 이씨가 계약한 보험금은 각각 31억원과 29억원이다. 이씨가 승소한다면 보험금 원금에 7년치 지연 이자까지 더해서 받게 된다. 이씨와 교보생명 간 소송도 변론 기일이 지정됐다. 한화생명도 법무법인을 선정하고 소송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보험가입에 ‘부정한 의도’ 있었는지 관건이씨가 보험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민사소송 결과에서도 승소하리란 보장은 없다. 이씨의 유무죄와 무관하게 보험 가입에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법원에서 인정된다면 계약이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보험금을 노리고 지인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은 피고가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도 사망 직전 가입된 보험 계약은 인정되지 않은 서울고법의 판례가 있다. 2012년 발생한 ‘의자매 독초 자살 방조 사건’이 바로 그런 사례다. 피고 오모씨는 의자매 장모씨를 사망 3주 전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시키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보험사기, 자살방조 등)로 기소됐으나 2014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장씨의 자살이 입증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민사법원(서울고법)은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오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인’(推認·미루어 인정함)하면서 장씨가 사망 3주 전 가입한 종신보험 계약을 무효로 인정했다. 이처럼 이씨 사건에 대해서도 보험 가입 시기, 가입 당시 이씨의 경제 여건, 보험의 종류 등을 고려해 민사법원이 각 보험의 지급 여부를 달리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보험사의 판단이다. 지난해 3월에는 보험금 부정 취득 의도를 입증하는 직접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도 보험계약을 무효로 판단하는 대법원 판례도 나왔다. 대법원은 ‘부정한 목적’을 판단한 정황으로 ▲과도한 보험계약 체결 ▲단기간 집중적 계약 체결 ▲거액 보험금 수령 ▲기존 계약 및 보험금 수령 관련 알릴 의무(고지 의무) 위반 ▲입·퇴원 횟수와 기간 등을 열거했다. 법원 “고의사고 직접증거 없다” 무죄 확정재판 과정에서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여러 정황 증거가 제시된 바 있다. 사고 전 3개월간 경제 형편이 나빠진 상태에서도 수십억원을 주는 보험에 추가로 가입했고, 사고 직전 주행 형태(상향등 조정, 기어 변경, 핸들 조작, 브레이크 사용 추정)가 졸음운전으로 보이지 않으며, 아내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가 검출됐다. 사고 전 이씨의 아내는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이씨는 처음 도착한 견인차 기사에게 자신의 몸이 운전석에 끼었으니 빼달라고 요청했을 뿐 조수석에 아내가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화물차 운전자가 동승자에 대해 수차례 물었을 때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또 아내가 사망한 지 몇 시간 만에 화장장을 예약했고, 한국에 갈 것이니 화장을 미뤄달라는 캄보디아 유족의 요구도 거부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을 맡은 대전고법은 지난해 8월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봤다. 앞서 사건을 돌려보낸 대법원도 명백한 동기가 입증되지 않았고 고의 사고를 뒷받침하는 직접적 증거도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원 중 54억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니라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받게 돼 있다”며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며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파기환송심의 판단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컬리, 일용직 부당해고 논란…고용부 “휴업수당 지급하라”

    [단독] 컬리, 일용직 부당해고 논란…고용부 “휴업수당 지급하라”

    김슬아(38) 컬리 대표가 이끄는 신선식품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가 ‘일용직 부당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1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컬리는 현장에서 필요한 일용직보다 더 많은 인력을 모집한 뒤 잉여 인원을 돌려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부당해고’라는 감독청원이 고용노동부에 접수됐고 이날 근로감독관이 장지 물류센터 현장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근로감독관은 “일용직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라” 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는 법 위반 사실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실제 컬리를 상대로 근로감독에 나설지 검토 중이다. 배송기사 대부분이 일용직인 컬리는 채용 대행사를 통해 당일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데 컬리가 현장에서 필요한 인원보다 더 많은 인력을 대행사에 요청한 뒤 필요한 인원수를 초과한 사람들을 돌려보냈다가 일부 일용직들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다. 컬리의 장지, 김포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은 하루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휴업수당은 사용자의 잘못으로 노동자가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다. 하루 단위 근로계약을 맺는 일용직이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만 일용직이더라도 동일한 사업장에서 같은 근무형태를 반복할 경우 휴업수당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현행법은 보고 있다. 노동법 판례에서 채용이 내정됐다고 통지를 했을 때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계약을 맺고 출근했는데, 현장에서 필요하지 않다며 돌려보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컬리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그간 약속된 일용직들의 ‘노쇼’(나타나지 않는 것)가 다반사여서 현장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인원까지 감안해 필요한 인원수 보다 더 많이 요청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요한 만큼만 요청했다가는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 ‘노쇼’에 대해 인력 대행사가 컬리 측에 보상할 책임도 없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컬리뿐만 아니라 일용직이 많은 건설현장 등에서 ‘노쇼’는 비일비재하지만, 사측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위법성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크기 때문에 무조건 업체만 규제하기보다는 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내 상장을 공언한 컬리는 이미 올해 초 ‘일용직 블랙리스트 관리’ 문제로 고용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컬리 관계자는 “배송 차질 우려로 그런 방식의 운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장에 출근한 일용직 전부를 채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인천 동화마을 땅 투기 혐의 6급 공무원 구속영장 기각 

    인천 동화마을 땅 투기 혐의 6급 공무원 구속영장 기각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 인천 한 구청 공무원 A씨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인천지법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인천 중구청 6급 공무원 A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했다는 혐의는 어느 정도 소명이 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의자가 해당 토지를 산 금액이 관광특구 인접 지역 지정에 관한 정보가 반영되지 않아 낮게 형성된 시세였다는 점이 충분하게 소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판사는 이 같은 판단 근거로 토지 가치에 관한 주요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가치보다 낮게 시세가 형성된 기회를 이용해 해당 토지를 사들여야 부패방지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그는 이어 “피의자가 중구청 공무원으로 일하며 주거지가 일정하고,현재까지 수집된 자료 등을 보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7년 전인 2014년 4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아내 명의로 인천시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 일대 토지를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중구청 관광개발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A씨는 동화마을 일대 부지 1필지를 아내 명의로 1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경찰은 최근 A씨 아내 명의인 시가 3억36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통해 동결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뽑는다고 해서 왔더니 집에 가라?…컬리, 부당해고 논란

    [단독]뽑는다고 해서 왔더니 집에 가라?…컬리, 부당해고 논란

    김슬아(38) 컬리 대표가 이끄는 신선식품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가 ‘일용직 부당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1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컬리는 현장에서 필요한 일용직보다 더 많은 인력을 모집한 뒤 잉여 인원을 돌려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부당해고’라는 감독청원이 고용노동부에 접수됐고 이날 근로감독관이 장지 물류센터 현장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근로감독관은 “일용직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라” 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는 법 위반 사실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실제 컬리를 상대로 근로감독에 나설지 검토 중이다. 배송기사 대부분이 일용직인 컬리는 채용 대행사를 통해 당일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데 컬리가 현장에서 필요한 인원보다 더 많은 인력을 대행사에 요청한 뒤 필요한 인원수를 초과한 사람들을 돌려보냈다가 일부 일용직들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다. 컬리의 장지, 김포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은 하루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휴업수당은 사용자의 잘못으로 노동자가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다. 하루 단위 근로계약을 맺는 일용직이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만 일용직이더라도 동일한 사업장에서 같은 근무형태를 반복할 경우 휴업수당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현행법은 보고 있다. 노동법 판례에서 채용이 내정됐다고 통지를 했을 때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계약을 맺고 출근했는데, 현장에서 필요하지 않다며 돌려보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컬리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그간 약속된 일용직들의 ‘노쇼’(나타나지 않는 것)가 다반사여서 현장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인원까지 감안해 필요한 인원수 보다 더 많이 요청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요한 만큼만 요청했다가는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 ‘노쇼’에 대해 인력 대행사가 컬리 측에 보상할 책임도 없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컬리뿐만 아니라 일용직이 많은 건설현장 등에서 ‘노쇼’는 비일비재하지만, 사측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위법성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크기 때문에 무조건 업체만 규제하기보다는 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이날 점검을 토대로 컬리를 상대로 근로감독에 나설지 검토 중이다. 연내 상장을 공언한 컬리는 올해 초 ‘일용직 블랙리스트 관리’ 등 노사갈등 이슈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고용부가 현재 관련자 조사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컬리 관계자는 “배송 차질 우려로 그런 방식의 운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현장에 출근하는 분들 모두 채용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소방관, 자살이라는 이름의 순직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소방관, 자살이라는 이름의 순직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다. 2015년에서 2019년까지 재난과 구조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21명에 이른다. 그런데 같은 기간 자살로 사망한 소방관은 56명으로 2.7배에 달한다. 그래서 순직보다 자살이 많다는 표현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소방관 자살은 10만명당 31.2명 수준으로 일반인이나 경찰보다 높다. 그러나 소방관 사망에서 순직과 자살은 완전히 다른 것인가? 국민의 생명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소방관들은 처참한 사고 현장에서 죽음을 목격하고 시신을 수습한다. 아이의 시신을 목격했던 경험은 평생 잊기 힘들다고 한다. 구조를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함께했던 동료가 죽는 걸 지켜봐야 하는 경험은 끔찍하기만 하다. 나만 혼자 살아 나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곤 한다. 다른 것은 참아도 주취자를 비롯한 악성 민원인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상황은 참기 힘들다. 소방관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면장애가 일반인보다 약 20배나 많다. 불안장애는 15배, 심혈관질환은 10배 정도 높다. 잦은 야간 근무와 업무 스트레스는 불면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전체 소방관 중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6.3%, 우울증은 10.7%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그들은 왜 치료를 받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했을까? 절반 이상은 아프면서도 그게 정신건강의 문제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41%는 불이익을 걱정하거나 동료들에게 나약한 사람으로 비칠까 염려했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5년간 발생한 소방관 자살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실시해 보니 96%에서 직무 스트레스가 있었고 정신건강 문제는 81%였다. 소방관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다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극심한 상태에서 자살로 사망했다면 이것이 순직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실제 최근 법원에서 이들의 순직을 인정하는 판례가 이어지고 있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렇다면 소방관의 건강은 누가 지켜 줘야 하나? 다행히 소방관은 2020년부터 국가직으로 인정됐다. 소방관을 위한 보고 듣고 말하기 생명지킴이 교육이 2020년 개발돼 보급되고 있으며 찾아가는 상담실도 운영 중이다. 전문적 치유를 위한 국립소방병원도 2024년 건립될 예정이다. 정신건강센터 등 체계적인 건강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한다. 묵묵히 참고 견디는 데만 익숙한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면 책임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이 위급할 때 119를 찾듯 소방관들 역시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1년에 한 번은 제대로 된 정신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최고 수준으로 치료를 해 줘야 한다. 적어도 수많은 생명을 살린 사람이 그 과정에서 얻은 정신건강 문제로 순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 ‘미완의 입법’ 스토킹처벌법, 국가 믿고 신고할 수 있겠나

    ‘미완의 입법’ 스토킹처벌법, 국가 믿고 신고할 수 있겠나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25·구속)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 절도, 특수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총 5개다. 이 가운데 경범죄처벌법을 어겼다는 것은 김씨가 피해자 중 장녀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뜻이다. 김씨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을 서성이거나 연락을 시도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를 경찰도 인정한 셈이다. 적잖은 언론이 이 사건을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춘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으로 부르고 있지만, 여성계는 사건의 중심축을 피의자와 범행으로 옮겨 ‘김태현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불러야 한다고 지적한다.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단계에서 김씨에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 수사팀 안팎에서 김씨가 피해자에게 연락한 횟수와 메시지의 강도 등으로 미뤄 볼 때 지속적 괴롭힘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게임을 함께하다 알게 된 김씨와 피해자는 게임 채팅방과 카카오톡 음성통화(보이스톡)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올해 1월 초 서울 강북구의 PC방에서 만나 함께 게임을 했고, 같은 달 중순에 한 차례 더 만났다. 마지막으로 1월 23일 김씨와 피해자는 함께 아는 지인 2명과 함께 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서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는 다음날인 24일 김씨에게 집으로 찾아오지 말라고 거부 의사를 표시했고 전화 연락도 차단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런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락을 거부한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거부를 당해서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꼈다”며 범행 동기를 밝혔다. 김씨의 스토킹은 3개월간 이어졌다. 피해자는 무작정 집에 찾아오거나 일방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김씨에게 큰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SBS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 1월 27일 지인과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집에 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 아파트 1층에서 스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 나한테 대체 왜 그러냐고 소리를 질렀다”며 스토킹 피해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스토킹이 이어지자 ‘스토커가 붙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 ‘자꾸 다른 번호로 연락한다’는 등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한국여성의전화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스토킹의 주된 피해자는 여성이다. 가해자는 애인이나 전 애인이 69%, 배우자나 전 배우자가 8%, 직장 관계자가 7%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씨와 큰딸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으로 만난 사이로 오프라인 소모임에서 불과 세 번 만난 관계였다.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스토커는 피해자를 사람으로 존중하기보다는 물건처럼 소유하려 한다”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김씨의 습성은 스토커의 전형적 특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날 무시한다고 해서 스토킹이 가능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스토킹 대상이 주로 여성인 이유는 ‘물리적 약자인 여성에게 함부로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피해자 친구들은 사건 초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이웃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부 언론이 ‘남자친구에 의한 범행’으로 이 사건을 보도한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스토킹을 ‘구애행위’로 파악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통념도 범행을 막지 못한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을 수반한 데이트폭력 살인과 살인 미수는 31건이고, 성폭력으로 이어진 건 51건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감금·협박을 수반한 데이트폭력은 매년 1000건이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898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일각에선 스토킹처벌법이 조금만 일찍 생겼어도 세 모녀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22년 전 처음 발의된 스토킹처벌법은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공포되면 6개월 뒤인 10월 9일 시행된다. 하지만 법이 있었더라도 김씨의 범행을 막기 어려웠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법의 실효성 논란 때문이다.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한다면 세 모녀는 법의 보호 대상이었지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못 냈다. 송 대표는 “많은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고 했다. 경찰의 확실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고 이후에도 스토킹 피해가 계속되고, 오히려 가해자의 보복 심리를 자극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김태현은 휴대전화로 자신의 신음소리를 녹음한 뒤 이를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김태현은 반성하지 않았고, 13일 뒤 세 모녀를 살해했다. 지난해 5월 스토커에게 살해된 경남 창원 식당 주인은 100여 차례의 통화를 받는 등 스토킹을 당했다. 그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신고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경남 진주에서 벌어진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에서 안인득은 살해한 여고생 최모양을 반년에 걸쳐 스토킹했다. 고인의 가족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지만 안인득의 스토킹은 이어졌다. 결국 피해자가 죽고 나서야 스토킹 행각이 세상에 조명됐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에 소극적으로 개입해 온 건 실질적 위협이 발생하기 전까지 개입할 수 없어서다. 2013년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괴롭힘 조항이 신설되면서 스토킹죄를 포함했으나 처벌 조항은 최대 벌금 10만원에 그친다.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스토킹을 장난전화 정도의 가벼운 범죄로 취급해 온 셈이다. 새로 생기는 스토킹법은 스토커를 형사처벌할 근거는 만들었지만 한계가 명백하다. 여전히 현장 경찰관이 가해자에게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온·오프라인 접근금지뿐이다. 스토커가 경찰의 행정조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과태료만 물면 된다. 이 법과 구조가 같은 가정폭력처벌법은 가해자가 경찰의 임시조치를 상습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 처벌을 받도록 했다. 스토킹법은 경찰이 가해자를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하는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조치를 하려면 구속영장 발부와 비슷한 절차를 밟도록 했다. 국회가 법을 만들 때 피해자 보호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경찰력을 견제하는 수단에 치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더니 확실하게 처리해 줬다는 모범 사례가 많이 나와야 스토킹 피해자가 경찰을 신뢰할 수 있다”며 “유치장 입감까진 아니라도 일선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스토커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등의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토킹법에 피해자 보호 방안이 없는 것도 문제다. 여성가족부의 법안 제출이 늦었기 때문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스토킹 피해자 보호 법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이 오는 8월 완료되자마자 국회에 추가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해당 법에는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조항이 들어갈 예정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오는 10월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피해자 보호조치의 공백이 없도록 여가부 내부 사업운영지침을 개정해서 기존에 운영 중인 성폭력·가정폭력 보호시설에 스토킹 피해자가 입소할 수 있게끔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스토킹법은 다른 성범죄와 달리 스토킹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합의를 종용하며 2차 가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이 수사를 빨리 끝내려고 피해자의 고소 취하를 유도할 가능성도 걱정했다. 가정폭력처벌법이 반의사불벌죄라서 벌어지는 폐해를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이 법이 ‘스토킹행위’를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는 행위’로 5가지만 열거해 신종 스토킹 행위를 포괄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보려면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현장 경찰의 수사 역량에 따라 입증 여부가 갈릴 수 있어서다. 스토킹법 정부 입법 실무를 담당한 이응철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죄형법정주의를 거슬러 법률을 너무 추상적으로 만들면 모든 행위를 문제 삼을 수 있다. 해외 입법례에서도 포괄규정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미 다른 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 빠진 조항도 있다”고 말했다. ‘지속성 또는 반복성 입증 조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 등을 보면 한 번의 행위도 수분간 지속되면 지속성이 인정되고, 반복성도 1년에 단 몇 차례라 해도 피해자가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토킹을 범죄로 보고 처벌을 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그래야 피해자들이 국가를 믿고 신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경찰이 ‘김태현 세 모녀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에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경찰이 ‘김태현 사건’을 단순 살인 사건으로 좁혀 보지 않고 ‘스토킹 살인 범죄’로 파악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단체들은 6개월 뒤 시행되는 스토킹법이 제2, 제3의 김태현을 막으려면 경찰의 행정력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하라고 역설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스토킹의 주된 피해자는 여성이며, 가해자는 애인이나 전 애인이 69%, 배우자나 전 배우자가 8%, 직장 관계자가 7%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태현과 큰딸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으로 만난 사이로 오프라인 소모임에서 불과 세 번 만난 관계였다. 그는 큰딸에게 일방적으로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 스토킹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11일 “스토커는 피해자를 사람으로 존중하기 보다는 물건처럼 소유하려 한다”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김태현의 습성은 스토커의 전형적 특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날 무시한다고 해서 스토킹이 가능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스토킹 타깃이 주로 여성인 이유는 ‘물리적 약자인 여성에게 함부로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김태현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그의 범행은 우발적이지 않았고, 철저히 계획됐고, 악의적이었다. 그는 큰딸이 보낸 사진 속 택배 상자에서 집 주소를 알아냈다. 수차례 아파트 1층에서 검은 패딩을 입은 채 서성이며 고인을 공포심에 떨게 했다. 범행 당일 그는 피해자 아파트 주변 마트에서 흉기를 구해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문을 두드렸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던 작은딸은 ‘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침입해 작은딸과 어머니, 그리고 큰딸 순으로 죽였다. 그는 큰딸 시신 옆에 누운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김태현이 카메라 앞에서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닌 ‘일단’에 진심이 내포돼 있다”고 평가하며 “‘일단 죄송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눈꼽만큼도 죄송하지 않다. 날 무시했기 때문에, 알고보면 내가 피해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락 두절을 수상히 여긴 친구들의 신고로 이틀 만인 지난달 25일 세 모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큰딸 친구들은 사건 초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이웃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친구에 의한 범행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스토킹을 일종의 구애행위로 파악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통념도 범행을 막지 못한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을 수반한 데이트폭력 살인과 살인 미수는 31건이고, 성폭력으로 이어진 건 51건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감금·협박을 수반한 데이트폭력은 매년 1000건이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898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스토킹법은 오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돼 공포되면 6개월 뒤인 10월 9일 시행된다. 1999년 15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된 이 법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수많은 ‘스토킹 살인’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 법이 세모녀의 죽음을 막았을지는 미지수다. 스토킹법상 세모녀는 법 보호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못냈다. 큰딸은 스토킹이 이어지던 지난 1월 27일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진짜 집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고..하 아파트 1층에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라는 카톡을 보냈다. 이후에도 스토킹이 이어지자 ‘스토커가 붙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 ‘자꾸 다른 번호로 연락을 한다’ 등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송 대표는 “많은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고 했다. 경찰의 확실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신고 이후에도 나아지는 점이 없는 상태인데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올 보복이 두려워서다. 김태현은 휴대폰으로 자신의 신음소리를 녹음한 뒤 이를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김태현은 반성하지 않았고 13일 뒤 세모녀를 살해했다. 지난해 5월 스토커에게 살해된 창원 식당 주인은 100여차례의 통화를 받는 등 스토킹을 당했다. 그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신고를 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경남 진주에서 벌어진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에서 안인득은 살해한 여고생 최모양을 반년에 걸쳐 스토킹했다. 고인의 가족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지만 안인득의 스토킹은 이어졌다. 결국 고인이 죽고나서야 스토킹 행각이 세상에 조명됐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에 소극적으로 개입해온 건 실질적 위협 발생 전까지 개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2013년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괴롭힘 조항이 신설되면서 스토킹죄를 포섭했고, 이를 위반하면 벌금 최대 10만원으로 규율해왔다.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스토킹을 장난전화 정도의 가벼운 범죄로 치부해온 셈이다. 새 법에서 스토커를 형사처벌할 근거는 만들었지만 여전히 현장 경찰관이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온·오프라인 접근금지 조치에 그친다. 스토커가 경찰의 행정조치를 상습적으로 위반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과태료만 물면 끝이다. 이 법과 구조가 같은 가정폭력처벌법에는 경찰의 임시조치를 상습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 처벌을 받는 조항이 있다. 또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하는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등의 잠정조치는 구속영장 발부와 비슷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송 대표는 “국회 법 논의 과정은 경찰력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피해자가 ‘국가가 나를 보호해준다’고 느낄 수 있는 경찰의 행정조치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더니 확실하게 처리해줬다는 모범 사례가 많이 나와야 스토킹 피해자가 경찰을 신뢰할 수 있다”며 “유치장 입감까진 아니라도 일선 경찰이 현행범 체포된 스토커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등의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토킹법엔 피해자보호법이 없다. 여성가족부의 법안 제출이 늦었기 때문이다. 최명숙 여성가족부 권익보호과장은 이날 “스토킹 피해자 보호 법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이 8월에 완료되자마자 국회에 보호법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에 반드시 포함되는 조항’에 관해 묻자 “보호시설 입소 부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처벌법에도 응급조치에 경찰이 피해자의 보호시설 입소를 인도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오는 10월 처벌법 시행 때 피해자보호조치에 대한 공백이 없도록 여성가족부 내부 사업운영지침을 개정해서 기존에 운영중인 성폭력·가정폭력 보호시설에 스토킹 피해자가 입소할 수 있게끔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른 성범죄와 달리 스토킹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점도 문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합의를 종용하며 2차 가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단체는 경찰이 수사를 빨리 끝내려고 피해자의 고소 취하를 유도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가정폭력처벌법이 반의사불벌죄라 벌어지는 폐해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또 ‘스토킹행위’는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는 행위’로 5가지만 열거 돼 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신종 스토킹 행위를 포괄할 규정이 없다.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보려면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현장 경찰의 수사 역량에 따라 지속성과 반복성의 입증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법 정부 입법 실무를 담당한 이응철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죄형법정주의를 거슬러 법률을 너무 추상적으로 만들면 모든 행위를 문제삼을 수 있다. 해외 입법례에서도 포괄규정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미 다른 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 빠진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성 또는 반복성 입증 조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 등을 보면 한 번의 행위도 수분동안 지속되면 지속성이 인정됐다. 반복성은 1년에 단 몇차례라 해도 피해자가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토킹을 범죄로 보고 처벌을 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주셨으면 한다”면서 “그래야 피해자들이 국가를 믿고 신고할 수 있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증오범죄 판치는데 캘리포니아 차량의 이 번호판 괜찮은 걸까

    증오범죄 판치는데 캘리포니아 차량의 이 번호판 괜찮은 걸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등록된 차량 번호판이다. ‘아시안 플루’를 비난하기 위해 이렇게 등록했다고 오해받기 쉽다. 도로를 달리다 찍힌 사진을 보면 이 번호판을 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뒤쪽 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막판 “중국 바이러스”, “중국인 바이러스”, “중국인 플루”, 심지어 “쿵 플루”란 경멸의 뜻을 담아 표현했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모두 이런 식으로 특정 국가와 지명을 감염병에 붙이는 것에 반대해 왔음도 물론이다.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나날이 늘어 지난해 3월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지난 2월 28일까지 거의 3800건이 신고됐다고 ‘아시아아메리칸태평양제도(AAPI) 증오를 멈춰라’는 집계했다. 지난주에 처음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는데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인터넷매체 넥스트샤크가 9일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은 문제의 번호판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2006년에 등록 승인돼 특별히 인종혐오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AsAm 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유효기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이 번호판이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 DMV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DMV 대변인은 “오길비 판례에 따라 우리는 이런 형태의 번호판을 취소시킬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DMV가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좋은 취향과 품위에 반한다”는 이유로 번호판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권리가 없다고 판결했다. AsAm 뉴스는 DMV가 다른 선택 수단이 있는지 찾고 있으며 추가되는 정보가 있으면 곧바로 알려주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금으로선 차량 소유주가 어떤 제재를 받거나 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이런 사람은 모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번호판은 증오를 퍼뜨린다. 증오가 커지면 아시아인을 향한 공격으로 연결된다”면서 “이런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누군가를 안다면 제발 얘기를 해봐라. 함께 맞서고, 귀기울이고 포용할 사람을 교육하는 일은 응원을 끌어낸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민 권익과 먼 행정 조치·법령 대폭 개선

    국민 권익과 먼 행정 조치·법령 대폭 개선

    사례1.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A씨는 10년 전 홍수로 개울이 불어나자 지인의 빈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열흘 정도 카페 운영을 했다. 관할 군청 직원은 10년이 지나서야 변경신고 없이 영업소를 이전했다며 영업소 폐쇄처분을 했다. 식품위생법령에는 제재처분 기한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례2. 음식점 업주 B씨는 억울한 사유로 행정청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소송을 제기하자니 비용과 시간 소모로 많은 피해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 일상생활에서 국민의 권익과는 동떨어진 행정 편의적인 조치와 법령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 권리보호를 강화하고 적극행정과 규제혁신을 촉진하는 행정기본법이 지난달 23일 공포 시행되면서다. 행정기본법은 그동안 학설이나 판례에 의존하던 4600여개 행정법령의 기본 원칙을 성문화하고, 인허가와 과징금 원칙을 통일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법제처는 설명했다. 현재 법제처는 본격적인 법 시행을 위한 시행령 입안 작업을 하고 있다. 법제처 관계자는 7일 “현재 시행령과 함께 행정법에 대한 설명자료, 해설서, 주석서를 마련하고 있다”며 “학설이나 판례로 이미 확립돼 있는 행정법 원칙 같은 것들은 바로 시행에 들어갔고 일부는 제도 변경을 거쳐 오는 9월 또는 그 이후에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행정의 원칙과 기준을 명문화함으로써 국민 권익을 한층 두텁게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시행된 행정기본법에 따르면 A씨 사례는 제재처분을 받지 않게 된다. 행정기본법 23조 ‘제재처분의 제척기간(가능기간)’ 조항에 행정청이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지나면 제재처분을 할 수 없도록 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B씨의 경우에는 소송을 하지 않아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행정기본법에 따르면 개별 법률에 이의신청 규정이 없어도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내 행정청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 기간 중에는 행정심판이나 소송의 제소기간이 정지된다. 행정기본법에는 정부의 적극행정과 규제혁신을 촉진하는 내용도 담겼다. 행정은 공공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추진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을 법률 제4조에 명시했다. 무엇보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행정법 분야의 ‘기본법’이 만들어진 것으로, 이는 행정 규정에 관한 단일 법전이 없는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 앞서는 입법 성과라는 것이 법제처의 설명이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오세훈, 대선판 흔들며 화려한 복귀… “뜨거운 가슴으로 일할 것”

    오세훈, 대선판 흔들며 화려한 복귀… “뜨거운 가슴으로 일할 것”

    7일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10년만에 재입성하게된 오세훈 시장 당선인은 2011년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기 전까지 한 번도 비상을 멈추지 않은 ‘정치 스타’였다. 하지만 서울시장 사퇴 뒤 10년 동안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는 등 암흑기를 보냈다. 이날 오 당선인은 10년 전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첫날 당시 재보궐 선거의 시작점이 됐던 무상급식 지원 서류에 첫 업무를 시작한 것처럼, 이번 선거의 시작점이 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우리 모두의 아들·딸일 수 있다”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해서 업무에 열중 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 “(전임시장 시절엔) 머리로 일했다면 앞으로는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오 당선인이 변호사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건 1993년 유명한 ‘일조권 소송’ 때부터다. 당시 인천의 한 아파트 일부 가구의 법정 대리인였던 그는 대기업에서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해당 소송을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일조권이 헌법에 보장된 환경권으로 인정받는 판례가 만들어졌다. 소송 뒤 그는 ‘달동네 출신 환경전문 변호사’라는 간판과 준수한 외모, 훤칠한 키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MBC의 법률상담 프로그램 ‘생방송 오변호사 배변호사’에 출연했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많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 당선인은 사실상 정계 입성과 동시에 대권 후보로 거론됐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모두 그의 영입을 위해 애썼다. 그는 서울 강남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임기 중 ‘오세훈 3법’이라 불리는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정당법 개정안을 내놨다. 지금 국회의원 후원금 상한이 500만원인 것도 이들 법에 따른 것이다. 오 당선인은 이후 돌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계를 떠난 듯 보였지만 2006년 지방선거 직전 한나라당에 복귀, 경선을 휩쓸며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그는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강금실 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서울시장이 됐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밀어붙인 무상급식을 ‘과잉 복지’라며 강력 반대했다. 당시 오 시장은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제안하며 시장직을 내걸었다. 하지만 투표율은 25.7%에 머물렀고 주민투표는 개표조차 하지 못한 채 무산됐고, 8월 26일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서울시장 사퇴 뒤엔 학계·법조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2015년 재보궐선거에서 관악을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다시 정계에 발을 들였지만 20·21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같은 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 제3지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차례로 꺾고 부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