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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치매 시어머니 4년 돌봤는데 이혼 당했습니다”

    “중증치매 시어머니 4년 돌봤는데 이혼 당했습니다”

    중증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간호하다가 요양병원에 모시자는 말을 꺼냈다는 이유로 이혼 소송 중인 부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A씨는 1남 3녀 중 막내이자 유일한 아들인 남편과 10년 전 결혼했다. 누나들은 남편에게 관심이 많아 A씨는 꼭 시어머니가 네 명인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생활했고, 결혼 후 아이가 생긴 A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지냈다. 남편은 시부모님의 거동이 힘들어지면 모시는 조건으로 시부모님의 식당 건물을 물려 받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식당 운영을 시작했다. 몇 년 후 시아버지가 돌아가셨고 A씨 부부는 어머님을 집으로 모셔 4년을 함께 살았다. A씨는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홀로 간호를 해야 했다. 중증 치매인 시어머니는 손주도 못 알아봤고 며느리인 A씨에게 손찌검을 할 때도 있었다. A씨는 조심스럽게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자고 말을 꺼냈지만 남편은 반대했다. 시누이들도 부모님을 끝까지 모시는 조건으로 식당 건물을 받아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한다고 A씨를 질책했다. A씨 부부는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남편은 월셋집을 구해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 따로 생활을 하게 됐다. A씨 부부는 이혼 소송을 하게 됐다. 부모 봉양 아내에게 미룬 남편에게 혼인 파탄 책임 이 경우 A씨는 부양 의무를 저버린 것일까. 현행법상 부모 자식 간의 부양 의무는 민법 974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부모 자식 간에도 상호 부양 의무가 있고 자녀의 배우자, 시부모와 며느리 간에도 부양 의무가 있지만 부양 의무자인 자식의 형편에 따라 부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지현 변호사는 YTN라디오 ‘양소영의 상담소’에 출연해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내자고 말했지만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시어머니를 4년 간 모셨다. 요양병원에 보내자고 단순히 말했다는 것만으로 시어머니를 봉양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와 비슷한 사건에서 법원은 부모 봉양 의무를 아내에게 미룬 남편에게 혼인 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유사한 판례에서 아내가 그간 시어머니를 봉양해 재산 유지에 기여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고, 재산 중 30%를 아내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요양병원에 모신다고 해도 그것이 부모님을 안 모시는 건 아니다. 조건부로 식당 건물을 물려받은 것이 취소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 ‘보호 예외’ 탈북자, 강제 북송해도 되느냐가 관건

    ‘보호 예외’ 탈북자, 강제 북송해도 되느냐가 관건

    검찰이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북한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힌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 예외’에 대한 해석이 피의자들의 위법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3부(부장 이준범)는 북한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자필로 써 정부 합동조사단과 통일부에 제출한 ‘보호신청서’와 ‘자기소개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자료를 토대로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이탈주민법과 출입국관리법 등을 근거로 북한 어민을 북송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소속 공무원에게 충분한 조사 없이 어민을 북송하도록 지시한 부분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법 9조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보호 대상에서 예외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문제가 된 어민은 2019년 11월 당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했고 전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근거로 귀순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법무부와 통일부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탈주민법은) 어민 추방에 적용할 수 없는 법”이라고 회신했다. 보호 예외가 곧 강제 북송의 근거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살인 혐의에 대해 판단하려면 절차에 따른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당시 합동조사는 3~4일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원 변호사는 “직권남용 판례를 보면 경찰서장이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을 유죄를 본 사례가 있다”면서 “국가정보원장이 수사 담당 직원에게 비슷한 지시를 내렸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에서 해당 어민이 범죄자라 한 사실을 그대로 믿고 사실관계와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고 했다. 탈북 어민에게 출입국관리법과 국제법을 적용한 부분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 3조는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 근거해 헌법재판소 등은 북한 주민을 우리 국민으로 본다. 당시 통일부는 북한 어민을 북송할 때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강제 퇴거 조항을 준용했다고 했다. 또 피고발인 신분인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중대범죄자는 국제법상 난민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도 기존 헌법 해석에 따라 출입국관리법이나 국제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국정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이날도 관계 기관 직원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중부터 전 정부 관계자들을 줄줄이 불러들일 것으로 보인다.
  • 퀴어와 ‘인증샷’ 올린 런던 시장, 축제 돕는 코카콜라…우리와 달랐다

    퀴어와 ‘인증샷’ 올린 런던 시장, 축제 돕는 코카콜라…우리와 달랐다

    세계 주요 3개 도시 퀴어축제 관찰기 ‘폭력적 단속’ 항의하며 시작된 축제6월 ‘자긍심의 달’로 지정해 행사 개최런던 축제에는 테스코, 구글 등이 지원토론토, 혐오 공공연히 표현 어려워샌프란시스코, 낙태권 불인정에 시위化 코로나19 탓에 지난 2년여간 전세계적으로 멈췄던 퀴어 축제가 올해 다시 시작됐다. 서울신문 스콘랩 2명의 통신원(홍지수(28·영국 런던)·김한나(31·캐나다 토론토))과 함께 세계의 퀴어 축제를 취재했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 축제 사무국 관계자와 직접 인터뷰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퀴어들의 행진’을 벌인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전한다. 6월은 전세계적으로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자긍심의 달)다.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항쟁’(경찰이 술집 ‘스톤월 인’에서 성소수자들을 폭력적으로 단속하자 이에 저항하며 터져 나온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프라이드 먼스를 축하하는 퍼레이드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고, 길거리에는 한 달 내내 무지개 깃발이 내걸린다. 축제 기간동안 성소수자들이 공유하는 키워드는 ‘자긍심’이다.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숨죽여 살아야 하는 성소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며 소속감을 느낀다. 비단, 성소수자만의 축제가 아니다.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모두가 평등하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동참한다. 퍼레이드를 후원하고, 무지개를 입힌 상품을 판매하며, 지지 광고도 한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돕는 대기업을 보기 어려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다. ● 50주년 맞은 런던 프라이드…시장 참여해 ‘축하 메시지’세계적 유통기업 테스코, 구글, 코카콜라, 어도비, 유나이티드 항공 등 쟁쟁한 기업이 런던 프라이드를 후원했다. 런던교통공사(TFL)도 후원업체로서 이름을 올렸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트랜스젠더 엘리자베스는 “LGBTQ와 시민들이 모두 사랑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순간이라는 점에서 뜻깊다”면서 “퍼레이드는 일종의 시위기도 하지만 우리의 신념이 존중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럽 퍼레이드에서도 반대집회, 더 나아가 혐오 범죄의 위험성은 늘 있다. 런던의 행사가 있기 딱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퍼레이드 몇시간 전, 도심 유흥가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어서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최 측에 행사 취소를 권했다. 런던 프라이드 퍼레이드 관계자들 역시 혐오세력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 등을 받는다. 자원봉사자로 퍼레이드에 참가한 샬리니는 “2019년에는 반대 시위를 비롯한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행히 문제가 없었다”면서 “모두가 프라이드 행사를 자랑스러워하기에 어떠한 이유로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6월 내내 무지개빛…캐나다 토론토 프라이드 캐나다 토론토의 프라이드 행사는 지난달 26일 열렸다. 하지만, 이미 6월 초부터 한 달 내내 도심에는 무지개 깃발이 휘날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에는 180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스코티아뱅크 같은 은행이나 캐나다 최대 이동통신사인 로저스 등이 부스와 행진에 참여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레즈비언 커플 렌(32)·마리아(33)는 “우리의 고향은 필리핀인데, 캐나다에서는 자유를 훨씬 더 보장해주고 누구도 우리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늘 갖게 된다”면서 “특히 프라이드 행사는 우리에게 자유뿐만 아니라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토론토에서도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팻말을 든 1인 시위 등 반대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공공연한 혐오는 허락되지 않는다. 토론토 시민인 카메론은 “캐나다에도 프라이드 축제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공공연하게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은 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면서 “무지개 깃발을 내건 교회가 있을 정도로 갈수록 더 많은 교회에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대 보여준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축제 LGBT에 포용적 도시로 알려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퍼레이드에서는 연대의 물결이 이어졌다. 퍼레이드 3일 전인 지난달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미 전역의 24주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것)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행진에서는 ‘법원은 멈춰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하는 등 축제와 시위가 뒤섞였다. 프라이드 관계자인 수잔 포드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가 의미하는 것은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인정과 포용”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선 축제 참여 유명 기업은 구글·이케아뿐 한국에서는 유명 대기업이 퀴어축제를 후원하거나 정치인들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번 서울퀴어퍼레이드 부스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세계 최대 가국업체인 이케아와 구글 내 성소수자 지지 모임인 프라이드앳구글뿐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모든 사람은 나 다울 수 있고 환영 받아야 한다는 믿음이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면서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의원이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해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강제북송 ‘보호 예외’ 규정한 북한이탈주민법 해석이 관건

    강제북송 ‘보호 예외’ 규정한 북한이탈주민법 해석이 관건

    검찰이 수사 중인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은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 예외’에 대한 해석이 피의자들의 위법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3부(부장 이준범)는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이탈주민법과 출입국관리법 등을 근거로 북한 어민을 북송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소속 공무원에게 충분한 조사없이 어민을 북송하도록 지시한 부분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법 9조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보호 대상에서 예외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문제가 된 어민은 2019년 11월 당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했고 전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근거로 귀순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하지만 최근 법무부와 통일부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탈주민법은) 어민 추방에 적용할 수 없는 법”이라고 회신했다. 보호 예외가 곧 강제 북송의 근거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살인 혐의에 대해 판단하려면 절차에 따른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당시 합동조사는 3~4일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원 변호사는 “직권남용 판례를 보면 경찰서장이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을 유죄를 본 사례가 있다”면서 “국가정보원장이 수사 담당 직원에게 비슷한 지시를 내렸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에서 해당 어민이 범죄자라 한 사실을 그대로 믿고 사실관계와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탈북 어민에게 출입국관리법과 국제법을 적용한 부분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 3조는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 근거해 헌법재판소 등은 북한 주민을 우리 국민으로 본다.당시 통일부는 북한 어민을 북송할 때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강제퇴거 조항을 준용했다고 했다. 또 피고발인 신분인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중대범죄자는 국제법상 난민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도 기존 헌법 해석에 따라 출입국관리법이나 국제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국정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이날도 관계 기관 직원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중부터 전 정부 관계자들을 줄줄이 불러들일 것으로 보인다.
  • 낙태 수술 받으러 다른 주의 클리닉 찾은 10세 소녀 기막힌 사연

    낙태 수술 받으러 다른 주의 클리닉 찾은 10세 소녀 기막힌 사연

    당혹스러운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거숀 푸엔테스(27)가 10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끔찍한 범행이 드러난 것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녀가 낙태 수술이 불법으로 규정된 오하이오주 경계를 넘어 이웃 주의 한 클리닉에 갔다가 어쩔 수 없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푸엔테스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콜럼버스 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지난 1일 지역 신문 인디애나폴리스 스타가 처음 이 사건을 보도했는데 다른 매체들은 이 참담한 사건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들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의 유명인들이 지어낸 얘기라고 단정하게 됐다. 짐 조던 오하이오주 공화당 하원의원이 대표적인데 그는 전날 트위터에 “또다른 거짓말”이라고 올렸다가 푸엔테스가 법원에 출두했댜는 소식을 듣고 아무 언급 없이 삭제했다. 새로 글을 올렸는데 용의자가 “법에 정해진 모든 것대로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을 낳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낙태권을 제한하는 여러 주의 조치를 비판하면서 이 사건을 언급, 화가 단단히 난 목소리로 “그 어린 소녀가 자신이라고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낙태를 제한하는 법률이 통과됐거나 논의 중인 주가 26곳에 이른다. 지난달 24일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결한 ‘로 대 웨이드’ 판례(1973년)를 뒤집은 지 몇 시간 뒤 오하이오주 의회는 임신 6주가 지난 뒤의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같은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 법안을 통과시켜 버렸다. 그런데 이 소녀는 당시 임신 6주 사흘째였다고 인디 스타는 전했다. 아이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클리닉을 찾아 지난달 30일 낙태 수술을 받았다. 이 주에서도 낙태를 제한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긴 했지만 다행히 당시는 낙태가 합법인 상태였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푸엔테스에게 성폭행 당해 임신했다고 경찰에 털어놓게 됐다. 현지 일간 콜럼버스 디스패치는 경찰 발표를 인용해 푸엔테스가 전날 콜럼버스의 한 아파트에서 체포됐으며 범행 일체를 순순히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정액 샘플을 인디애나폴리스의 낙태 클리닉으로 보내 태아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다. 푸엔테스는 과테말라 출신으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했다고 이민세관국 소식통이 폭스 뉴스에 알렸다. 프랭클린 카운티 법원의 신시아 에브너 판사는 그가 도주하거나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소지가 다분하다며 보석 증거금을 200만 달러(약 26억원)로 이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종신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 “낙태수술을 바다에서…비행기 티켓보다 저렴” 주장나온 美

    “낙태수술을 바다에서…비행기 티켓보다 저렴” 주장나온 美

    지난달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했던 기존 판례를 뒤집으면서 여성의 임신 중절(낙태) 결정권을 둘러싼 논란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 정부 행정권이 미치지 않는 연방정부 관할 해역에서 임신중지 수술을 진행하자는 이색 주장까지 제기됐다. 11일 미국 멕 오트리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대학 교수 겸 산부인과 전문의는 연방정부 관할인 멕시코만에 선박을 띄워 ‘해상 병원’을 건립하자고 제안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권리가 제한된 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창의적인 선택지를 만든 것”이라며 “법률 자문을 받아본 결과 주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임신 중지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해상 구역이 있다”고 설명했다.“다른 주 이동하는 것보다 비용 저렴” 오트리 교수는 선상병원 건립을 위해 현재 비영리단체 ‘국가 법령에 의해 위협받는 여성의 재생산권 보호(PRROWESS)’를 통해 2000만달러(261억7800만원)를 목표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그가 말한 해상 병원은 남부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텍사스주 해안에서 9마일(약 14.4km) 앨라배마주,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 해안에서 3마일(약 4.8km)가량 떨어진 곳에 들어선다. 또 해상 병원에서는 자격을 갖춘 전문의들이 임신 중지 수술(14주 이내의 임산부 대상)과 성병 검사·치료, 피임법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트리 교수는 “임신 중지를 금지한 남부 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다른 주로 가는 것보다 해안 쪽으로 가는 것이 훨씬 가까울 것”이라며 “해상 병원으로 가는 비용이 다른 주로 가는 비행기 티켓 가격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상 병원은 아직 논의 단계로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바이든 “다른 주로 가서 낙태 가능” 행정명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낙태가 허용되는 주로 임신부가 이동해 수술을 받는 것을 보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놓았다. 앞서 백악관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13개주에서 낙태 금지령이 발효 중이고 12개주가 몇 주 안에 금지할 것”이라며 “일부 주는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대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어 “바로 지난주 오하이오주에서 10세 소녀가 강간 피해를 당했고 (낙태를 위해) 강제로 다른 (인디애나)주로 가게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10세 소녀가 강간범의 아이를 강제로 낳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행정부는 낙태 요청자와 수술을 하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무료 변호사를 모집하고, 낙태 등 민감한 의료 정보를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다른 주의 낙태 환자를 위해 이동 진료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만들도록 했다.하지만 이같은 행정 명령에도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백악관 앞에 모였다. 시위대는 백악관 앞에 모여 바이든 행정부의 낙태권리 보호와 행동을 압박하며 백악관 담장에 녹색 깃발을 묶은 뒤 구호를 외쳤다. 보수 성향의 남부 주에서는 낙태 금지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주법을 5일 발효했고, 미시시피주에서는 최근 낙태 제한법 효력을 일시 정지해달라는 현지 낙태 시술소의 요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 이제야… 윤동주 시인·홍범도 장군 ‘완전한 대한국인’

    이제야… 윤동주 시인·홍범도 장군 ‘완전한 대한국인’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 봉오동 전투·청산리 대첩 승리의 주역 홍범도 장군 등 호적이 없는 독립유공자 156명이 대한민국 호적을 갖게 된다.국가보훈처는 11일 “직계후손이 없는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명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직권으로 직계후손이 없는 무호적 유공자에게 호적을 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9년 2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신채호·이상설 선생 등 직계후손이 있는 경우에 한해 후손 신청을 받아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지원한 게 전부였다. 옛 호적법의 본적에 해당하는 등록기준지로는 ‘독립기념관로 1’을 부여할 예정이다. 독립기념관로 1은 독립기념관의 주소다. 가족관계등록부 창설 대상 독립유공자로는 윤 시인, 홍 장군 외에 광복군총영을 조직한 오동진 지사, 일제 침략을 적극 옹호한 미국인 더럼 스티븐스를 처단한 장인환 의사 등이 포함됐다. 윤 시인의 고종사촌 형인 송몽규 지사와 홍 장군의 가족(부인, 1·2남)도 포함됐다.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명은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 제정(1912년) 이전 국외로 이주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다 광복 이전에 숨져 대한민국 공적서류상 호적을 한 번도 갖지 못했다. 조선인 국적은 1948년 국적법 제정 이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어진다는 판례에 따라 이들이 우리 국민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를 뒷받침할 공적서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 포털 바이두 등은 윤 시인이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를 들어 국적을 중국, 민족을 조선족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이런 역사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보훈처는 광복절 전까지 이들의 대한민국 가족관계등록부가 창설될 수 있도록 서울가정법원과 협의할 계획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셨던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의 상징적 조치”라고 말했다.
  • 텍사스 여성, 다인승 차로 벌금 물게 되자 “뱃속 아기도 사람”

    텍사스 여성, 다인승 차로 벌금 물게 되자 “뱃속 아기도 사람”

    “우리 아기가 여기 있다. 그녀도 엄연히 사람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여성 브랜디 보토네(32)는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여섯 살 아들을 태우러 급히 차를 몰아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녀가 이용했던 차로는 다인승 차로라 적어도 두 사람의 승객이 차에 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마침 경찰이 차로를 급히 변경하는 그녀의 차를 세웠다. 경찰은 다른 한 명의 승객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앞의 말을 했다. 지난달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으며 낙태권이 헌법이 보호하는 권리가 아니라고 판시, 뱃속 아기도 소중한 생명이라고 본 것이니 태어나지 않은 아기도 엄연한 한 사람으로 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경찰은 쓸데없는 소리 다 한다며 사람이 “몸 밖에 나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경찰은 그냥 275달러(약 36만원)짜리 딱지를 뗐다. 보토네는 정식으로 이 문제를 법원에 가져 가 따질 계획이라고 영국 BBC가 11일 전했다. 그녀는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에 “나는 (경찰 검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텍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을 봤을 때 뱃속의 아기는 아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보토네는 아울러 과거 임신 중에도 다인승 차로를 이용했으며 여성이라면 자신의 몸에 대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여성의 선택권을 생명권보다 앞세우는 “프로 초이스(pro-choice)라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텍사스 형법에도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엄연한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 반면, 교통 관련 법규에는 그렇지 않다고 방송은 전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지난달 연방 대법원이 50년 가까이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적 권리로 바라본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으면서 생긴 회색 지대를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보토네는 오는 20일 법원에 출두할 예정인데 거의 출산 예정일 즈음이라고 뉴욕 데일리 뉴스는 전했다. 텍사스는 연방 대법원이 판례를 번복하면 곧바로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률을 공포하도록 하는 이른바 트리거 법안을 만들어 놓은 미국 내 13개 주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달 말 한 판사는 이 주의 한 낙태 클리닉에 2주만 더 운영하고 문을 닫도록 임시 중단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 판결은 주 대법원에 의해 저지당했다.
  • “대법관님도 밥 드실 권리 있어요” 편 들다 혼쭐 난 美 식당

    “대법관님도 밥 드실 권리 있어요” 편 들다 혼쭐 난 美 식당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밤 미국 워싱턴 DC의 스테이크 체인 모턴스의 한 가맹점에서 귀한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침 식당 밖에선 연방 대법원이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번복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집회 참가자 중에 식사 중인 사람이 대법관 브렛 캐버노인 것을 알아본 이가 있었다. 캐버노 대법관은 판례 번복에 찬동한 다섯 대법관 중의 한 명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임명돼 보수적인 판결에 앞장섰음은 물론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식당 매니저에게 캐버노 대법관을 쫓아내라고 요구했다. 말썽이 일자 캐버노 대법관은 점포 뒷문을 통해 몰래 빠져나갔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9일 전했다. 모턴스 본사 대변인은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에 “존중심이 결여됐다”면서 “존경받는 대법관 캐버노와 모든 다른 우리 고객들은 우리 식당에서 식사하는 동안 무법한 시위대원들에 의해 얼토당토않은 놀림을 당했다. 당신이 어느 편이고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느냐에 관계 없이 정치적인 잣대로 모여서 밥 먹을 권리를 짓밟아선 안된다”고 짐짓 꾸짖었다. 그러자 모턴스의 일부 가맹점에 전화주문이 폭주하고 가짜 예약이 쏟아지고 있다고 인사이더 닷컴이 전했다. 이에 본사는 레스토랑 매니저들에게 메모를 전해 앞으로 더 많은 비난이 빗발칠테니 긴장하라고 권했다. 스콧 크레인 모턴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매니저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현재 우리는 어제 우리의 언급 때문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반응들을 경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화도 빗발치고 식당 예약 사이트인 ‘오픈 테이블’에서 가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어제 내가 얘기한대로 우리의 코멘트는 항상 ‘노 코멘트’다. 우리는 반응하지 않으며, 우리는 리트윗도 않는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리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정치적 신념을, 직원에게도, 동료 매니저에게도, 가장 확실하게는 손님에게도 주입시키지 않는다”라고 못박았다. 대변인의 성명은 “모든 일에는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우리 고객들의 식사를 방해하는 일은 이기심에 따른 행동이며 존중심이 결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버노 대법관이 식사하다 방해를 받은 점포에는 전화와 가짜 예약 뿐만 아니라 구글 리뷰 평점 테러도 가해졌다. 지난 5월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 결정을 내려놓고 판결문이 작성된다는 사실이 언론에 흘러나오자 낙태권을 주장하는 시위대가 캐버노 대법관, 존 로버츠 대법원장, 사무엘 앨리토 대법관의 자택 근처에 출몰해 시위를 벌였다. 반면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자택에는 로 대 웨이드 판례 번복 뒤에야 시위대가 출현했다. 지난달 니콜라스 존 로스케란 남성이 캐버노 자택 부근에서 체포됐는데 그는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에 격분해 캐버노를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는 무죄라고 강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대법관 가족들에게 경호 조치를 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 고금리·전세 가뭄 월세 우위 현상 지속… 금리·임차인 지원 따지고 챙겨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고금리·전세 가뭄 월세 우위 현상 지속… 금리·임차인 지원 따지고 챙겨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 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대법 “한정위헌 근거 재심 안 돼”… 헌재와 사법 주도권 갈등 격화

    대법 “한정위헌 근거 재심 안 돼”… 헌재와 사법 주도권 갈등 격화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뒤라도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며 재판 결과를 취소한 것에 대해 사법권 독립 원칙상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 반발했다.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을 두고 25년 만에 두 최고사법기구 간 갈등이 재점화한 것이다. 대법원은 6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헌재가 법률 조항 자체는 그대로 둔 채 해당 법률 조항에 관한 특정한 내용의 해석·적용만을 위헌으로 선언하는 한정위헌 결정에 관해 헌재법 47조가 규정하는 위헌 결정의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재심 사유도 될 수 없다”면서 “대법원은 이러한 입장을 견지해 왔고 이는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특히 “법원의 권한에 대해 다른 국가기관이 법률의 해석기준을 제시해 법원이 그에 따라 당해 법률을 구체적 분쟁 사건에 적용하도록 하는 등 간섭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규정된 국가권력 분립구조의 기본원리와 사법권 독립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있으며 헌재는 간섭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대법원은 헌재의 결정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도 우려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헌재가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심급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해 국민이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더라도 여전히 분쟁이 해결되지 못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대법원의 반박에 헌재는 반론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따로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헌재는 ‘법원의 재판’을 헌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에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 위헌 결정에 따라 법원 판결이 헌법소원 대상이 되고 취소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헌재가 직접 법원의 재판을 취소한 것은 1997년 이후 두 번째다.
  • 대법, 헌재 ‘재판취소 결정’ 반발…최고사법기구 간 갈등 재점화

    대법, 헌재 ‘재판취소 결정’ 반발…최고사법기구 간 갈등 재점화

    대법, 헌재 ‘재판 취소’ 강력 반발대법·헌재 24년 만에 갈등 재점화대법원이 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뒤라도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며 재판 결과를 취소한 것에 대해 사법권 독립 원칙상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 반발했다.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을 두고 24년 만에 두 최고사법기구 간 갈등이 재점화한 것이다. 대법원은 6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헌재가 법률 조항 자체는 그대로 둔 채 해당 법률 조항에 관한 특정한 내용의 해석·적용만을 위헌으로 선언하는 한정위헌 결정에 관해 헌재법 47조가 규정하는 위헌 결정의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재심 사유도 될 수 없다”면서 “대법원은 이러한 입장을 견지해왔고 이는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특히 “법원의 권한에 대해 다른 국가기관이 법률의 해석기준을 제시해 법원이 그에 따라 당해 법률을 구체적 분쟁 사건에 적용하도록 하는 등 간섭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규정된 국가권력 분립구조의 기본원리와 사법권 독립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있으며 헌재는 간섭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대법원은 헌재의 결정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도 우려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헌재가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심급제도를 사실상 무력화 해 국민이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더라도 여전히 분쟁이 해결되지 못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대법원의 반박에 헌재는 반론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따로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헌재는 ‘법원의 재판’을 헌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에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 위헌 결정에 따라 법원 판결이 헌법소원 대상이 되고 취소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헌재가 직접 법원의 재판을 취소한 것은 1997년 이후 두 번째다.
  • 재개발 탓 구룡마을 전입 거부된 노인…법원 “실거주 목적은 거부 안돼”

    재개발 탓 구룡마을 전입 거부된 노인…법원 “실거주 목적은 거부 안돼”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더라도 실거주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하면 받아 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는 A(85)씨가 서울 강남구 개포1동 동장을 상대로 “구룡마을 주민등록 전입신고 수리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A씨가 30일 이상 거주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했다면 수리해야 한다”고 밝힌 뒤 “A씨가 보상 목적으로 위장전입을 하려고 전입신고를 했다는 주민센터의 주장은 막연한 추측일 뿐이고 A씨에게 실거주 목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령의 A씨가 오랜 기간 함께 살던 배우자가 사망한 이후 큰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거처를 옮기게 됐다는 경위에 수긍이 간다”며 “휴대폰 통화 내역 발신 지역 자료를 봐도 A씨는 전입신고지 인근에서 대부분 생활했던 것으로 보이고 전입신고지에 A씨의 이불과 옷가지가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아내가 사망한 이후 지난해 7월 아들이 가구주로 있는 구룡마을로 전입신고를 했다. 그러나 개포1동 주민센터로부터 “구룡마을은 도시개발사업 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계획이 수립된 지역으로 전입신고 수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리를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 ‘문제는 경제’…바이든 유럽·인태 외교 성과에도 지지율 최악

    ‘문제는 경제’…바이든 유럽·인태 외교 성과에도 지지율 최악

    바이든 5월 한일·6월 유럽 방문해 동맹 결집러시아에 대응하고 중국 견제 등 성과 거둬국내선 경제 문제에 대법원 보수화에 무력  국정지지율 38%대로 취임 후 취저 수준 유지지난 2개월간 한일 방문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데 성과를 거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내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간 거둔 외교 성과에 국내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치르겠다는 취지이나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40%에도 못미치는 바닥권이다. ‘결국 문제는 경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3일(현지시간)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낙태권을 뒤집은 대법원의 판결, 계속되는 경제 문제, 주요 법안의 입법 난항 등 많은 국내 문제”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에 한일을 방문한 계기에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의 새 아시아 경제통상전략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다. 6월에는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 등에 참석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끌어내고, 나토의 전략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하는 등 꽤 많은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해 민주주의 동맹을 결집시켜 중러를 압박하는 구도를 만든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정지지율 설문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지난달 29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38.0%였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38.1%, 이달 1일에는 38.5%로 최저 수준은 지속되고 있다.문제는 역시 경제다. 인플레이션 심화를 막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파른 긴축에 나섰지만 물가 급등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고, 외려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1일 하버드대·해리스 설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21%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답변이 38%였고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응답이 49%나 됐다. 경기침체를 걱정하지 않는 이들은 불과 12%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보수화로 낙태권 보장 판례가 뒤집힌 데 대해 의회 입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에서 50석씩 양분한 상황이어서 오는 11월 중간에서 민주당이 2석을 더 확보한 뒤 낙태권 보호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지만 중간선거 승리 자체가 불투명하다. 최근 각종 설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뒤지는 한편 민주당 역시 공화당보다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 서강석 송파구청장 “풍납토성 건축규제, 법적 대응 나설 것”

    서강석 송파구청장 “풍납토성 건축규제, 법적 대응 나설 것”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이 구민들과 만나 풍납토성 보호를 위해 건축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문화재청과 법적 소송 등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3일 송파구에 따르면 서 구청장은 지난 1일 구청장실에서 ‘풍납동 주민과의 대화’를 열고 풍납동 토성으로 인해 건축규제를 받아 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서 구청장은 “문화재 보존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국민의 기본권을 훼손하는 문화재 정책은 현 시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면서 “구청장으로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법의 심판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 아래 주민의 기본권인 재산권, 행복 추구권이 박탈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법적 다툼을 통해 법원의 판례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서 구청장에게 건축규제 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주택가 노후화 등이 야기됐다며 다양한 불편 사항을 호소했다. 서 구청장은 “문화재보호법 입법취지를 보면 ‘집터’는 문화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집터’ 흔적이 나왔다고 해서 현 시대에 2700세대의 삶을 중지시키는 건 문화재청의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파구청은 지난 달 28일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삼국시대 도자기 파편, 집터 등이 나온 풍납2동 주민센터 복합청사 신축공사 현장 문화재 보호처분에 대해 보존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 대법 “PC방서 여성 훔쳐본 남성…건조물 침입으로 처벌못해”

    대법 “PC방서 여성 훔쳐본 남성…건조물 침입으로 처벌못해”

    여성의 신체를 훔쳐보기 위해 PC방에 들어간 남성을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영업장소에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지난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변경에 따른 결과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연음란과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A(26)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대전 서구의 한 생활용품판매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여성 옆으로 다가가 바지와 팬티를 내린 뒤 성기를 꺼내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0여분 후 PC방으로 들어가 여성 2명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아 테이블 밑으로 얼굴을 숙여 다리 부위를 약 40분 동안 훔쳐본 혐의도 받았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공연음란과 건조물침입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징역 8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명령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2017년 7월 공연음란죄로 벌금 200만원, 같은 해 12월 성폭력특례법상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례 변경에 따라 건조물침입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건조물침입죄의 침입행위는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아니라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 행위 태양에 비추어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방법으로 들어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A씨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PC방에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며 “건물관리자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연음란죄와 건조물침입죄를 묶어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이 파기됨에 따라 다시 열릴 A씨의 재판에서는 유죄로 인정된 공연음란죄의 형량이 다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 구글·MS…‘개인정보 요람’ 빅테크, 낙태 수사에 이용자 데이터 건넬까

    구글·MS…‘개인정보 요람’ 빅테크, 낙태 수사에 이용자 데이터 건넬까

    미국서 헌법상 여성 낙태권을 부인한 연방대법원 판결 후 방대한 개인정보를 가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경찰 낙태 수사에 협조할지 주목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후 빅테크들이 경찰에 이용자 정보를 공유해 불법 낙태 기소를 도울지 주목된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많은 정보통신(ICT)기술 기업은 이미 이용자 수십억명의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전세계 정부, 경찰도 이들 데이터에 눈독을 들여 수색영장을 집행하거나 수사·기소를 뒷받침할 디지털 증거를 가져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생활·개인정보 보호를 주장하는 활동가들은 사적 메시지, 정치적 성향, 민감한 건강 정보가 모인 데이터의 보안 유지에 우려를 드러내왔다. 실제 구글은 지난해 상반기 경찰에게 5만9000여 건의 정보 제공을 요청받았다. 이는 지난 2016년 상반기의 네 배에 달한다. 또 이런 요청의 82%에 대해 구글은 실제 정보도 제공했다. WP는 연방대법원 판결 후 일부 주에서 낙태가 불법화돼 이런 정보들이 낙태 시술을 받거나 이를 도운 사람을 찾아내 체포·기소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판결이 나온 후 1주일이 됐지만 빅테크들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아마존에서는 27일 한 직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 번복에 따른 인권 관련 위협에 맞설 조치가 시급하다”는 내부 청원을 올렸다. 청원에는 29일까지 1270여명이 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직원들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고위 경영진의 침묵에 항의하고 있다. 구글에선 일부 직원이 내부 포럼에 경영진이 데이터 공유·수집 절차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MS에서도 비슷하게 회사가 이용자 데이터가 악용되지 않도록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캐서린 크럼프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법학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증거는 이 나라에서 범죄 수사가 이뤄지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다”며 “우리는 온라인에서 살아가며 우리 활동의 디지털 흔적을 남긴다. 이들은 당연히 낙태 수사에서 적발될 것”이라고 했다. 크럼프 교수는 빅테크들이 거의 확실히 주 법률을 준수하고 법원 명령에 따라 정보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정보를 넘길 때 대중에게 투명해야 하며 낙태 관련 법원 명령을 얼마나 받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 대법원 “기도했다는 이유로 공립학교가 풋볼 코치 해임한 것은 잘못”

    미 대법원 “기도했다는 이유로 공립학교가 풋볼 코치 해임한 것은 잘못”

    2008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근처 브레머턴 공립 고교에서 풋볼 코치 일을 제안받은 조지프 케네디는 한동안 망설였다. 해군 복무 시절 열심히 풋볼을 하긴 했지만 선수나 지도자 경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교육청에서 일하던 아내가 강력히 권해 받아들였고 그는 7년 동안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옆줄에서 기도를 올렸다. 2년 전에 작은 종교 아카데미의 풋볼 코치가 기도를 올리고 선수들에게 기독교 가치관을 강조한 뒤 주 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는 얘기를 그린 영화 ‘거인을 마주하며)Facing the Giants)’를 인상적으로 봤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선수들이 함께 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고 논란도 없었다. 그런데 2015년 9월의 어느날은 달랐다. 상대 코치가 학군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학부모도 케네디가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압박을 느꼈다며 학교에 시정을 요구했다. 학교는 그에게 기도를 올리는 행위가 공립학교에서 용인된 종교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공 교육 장에서의 종교 활동을 제한한 오랜 대법원 판례를 조롱하는 짓이라고 경고했다. 케네디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음달 한 경기가 끝난 뒤에도 기도를 드렸다. 이 때는 취재진과 구경꾼들이 잔뜩 몰려왔다. 당연히 학교는 유급휴가(정직) 처분을 했다. 시즌이 끝난 뒤 학교는 일년 짜리 재계약을 거부했다. 케네디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자신의 사건을 미디어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선전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6년 동안 법정 투쟁이 이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6-3의 다수 의견으로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는 일은 자유롭고 다양한 공화국에서의 삶에 필수적”이라며 브레머턴 학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케네디의 손을 들어주며 긴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은 다수의견을 통해 “한 정부 기관이 짧고 조용하며 개인적인 종교의식을 이유로 개인을 처벌하려 했다”고 지적한 뒤 같은 맥락에서 케네디의 공개 기도가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의 판단은 정확히 대법관들의 이념 성향에 따라 갈렸다.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이 의견서를 작성하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다수 취지에 동의했다. 반면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트리오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스티븐 브라이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이 반대 의견을 냈다. 낙태권 허용 여부를 주정부의 권한에 맡겨야 한다는 지난 24일 결정 때와 판박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에서 보수 성향인 고서치, 캐버노, 배럿 대법관을 연이어 임명하며 6-3의 보수 절대 우위를 만들어놓아 이념 구도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법원이 국가가 종교와 엮이도록 강요하는 위험한 길로 더욱 내려서게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결정을 “정치와 종교의 벽을 낮추는 결정의 맥락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이철 레이저 미국정교분리연합 회장은 “법원은 극우 기독교 극단주의자들의 요구만 중시해 다른 모든 이의 종교적 자유를 강탈했다”고 개탄했다.케네디 사건과 비슷한 사건들에 대한 대법원의 주요 결정은 다음과 같다. 2000년에 한 고교 풋볼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기도를 올렸는데 이 학교의 공공 알림 시스템을 통해 중계됐고, 대법원은 6-3으로 정부가 인정한 종교의 자유를 넘어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1992년에도 공립학교 졸업식 도중 목사가 예배를 올렸는데 다른 종교를 믿는 학생들을 밀어붙인 것이라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5-4로 아슬아슬하긴 했다. 그런데 1971년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판례 ‘레몬 vs 커츠먼’이 나왔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초등학교에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를 다툰 것인데 대법원은 법률이 “세속적인 입법 목적”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세 가지 테스트를 거쳐야 하며, 하나라도 위반하면 수정헌법 1조의 국교 금지 조항을 어긴 것이라고 결정했다. 세 가지 테스트는 정부 정책의 목적이 합당한 비종교적, 즉 세속적이야 하며, 정부 정책이 초래하는 주된 결과가 어떤 종교를 향상시키거나 억제해서는 안 되며. 정부와 종교가 지나치게 얽매이게 하는 상황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레몬 테스트’라 한다. 그런데 점진적으로 보수화된 대법원은 이를 포기한 지 오래 됐으며 종교적 표현을 허용하거나 심지어 응원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었다는 것이 진보 진영의 판단이다. NBC 방송은 “더 보수화된 대법원이 정교분리를 유지하기 위해 한때 중립적으로 평가됐던 정부의 조치를 최근 들어 종교적 표현의 자유에 적대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매체들은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유대인과 무슬림도 공립학교 등에서 종교의식을 치르면 작지 않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 뻔하지 않느냐고 우려했다.
  • 낙태권 폐지에 눈물…미국 여성들 ‘금욕 선언’[포착]

    낙태권 폐지에 눈물…미국 여성들 ‘금욕 선언’[포착]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판례를 뒤집자 미국 전역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뉴욕 맨해튼에선 시민 수천명이 낙태권 폐지 판결을 주도한 보수성향 대법관들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낙태 금지가 추진될 다른 26개주 여성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이려고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참가자 일부는 ‘낙태 권리를 가질 때까지 성생활은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SexStrike #금욕 해시태그가 달린 낙태권 지지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는 원치 않는 임신의 위험을 감수할 수 없으므로, 임신을 시도하지 않는 한 남편을 포함한 그 어떤 남자와도 성관계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워싱턴DC에선 미국 연방대법원 인근 교량의 아치형 구조물 꼭대기에 낙태권 옹호 활동가가 올라가 ‘내 자궁을 짓밟지 마세요’란 글이 적힌 깃발을 설치하는 등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주변 통행이 일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 보장을 확대해 온 역사적 흐름에 역행하는 폭거라며 전국적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빌리 아일리시 “정말 어두운 날”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곧바로 임신중절 금지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각 주는 이를 제한 또는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팝스타들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에 반발하며 분노를 쏟아냈다.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참가한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무대에 올라 “큰 충격을 받았고 두렵다. 낙태권 폐지 때문에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죽게 될 것”이라며 보수 대법관들의 이름을 하나씩 거명하고 욕설로 된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빌리 아일리시도 “미국 여성들에게 정말 어두운 날”이라며 연방대법원을 비판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신체 권리를 박탈했다. 무척 두렵다”고 했고, 머라이어 캐리는 “여성의 권리가 눈앞에서 무너지는 세상에 왜 살고 있는지를 11살 딸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주인공 크리스 에번스도 낙태권 폐지 결정을 비판한 글을 잇달아 리트윗하며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는 성명을 통해 낙태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경우 임신부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NFPA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낙태 행위의 45%가 안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면서 “낙태에 대한 접근이 더욱 제한될 경우 전세계에서 안전하지 못한 낙태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민 과반 “미국의 후퇴” 미국 국민 절반 이상이 임신중절(낙태) 합법화를 폐기한 미 연방대법원의 최근 판결에 대해 미국을 “후퇴”시키는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는 이번 판결을 미국을 “후퇴시키는 판결”이라고 답했다. 반면 31%는 미국을 “진전시킨 판결”이라고 했다. 17%는 양쪽 다 아니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10명 중 6명(59%)은 이번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41%였다. 특히 여성은 3분의 2 가량(67%)이 이 판결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성의 56%는 이번 판결이 자신들의 삶을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삶을 더 좋게 만들 것이란 응답은 16%에 그쳤다. 28%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법원 판단이 내려진 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늘은 우리 국가에 슬픈 날”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싸움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투표로 의회를 움직여 달라고 호소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성명에서 이번 판결을 “여성 인권과 성평등에 있어 큰 타격”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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