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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2)] 조례안 제정권은 지자체장 고유권한 지방의회는 사전 적극적 개입 불허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사이에 권한 배분에 관한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그 한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모두 주민에 의해 선출돼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고, 서로 독립된 기관이며,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이번에 살펴볼 대판 2009추53 판결의 사안은 제주도의회가 발의해 ‘제주특별자치도 연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고, 그에 대해 제주도지사가 조례안의 재의결을 요구하자 도의회에서 재의결을 했으며, 결국 도지사가 조례안에 대해 무효 확인을 구한 사안이다. 도의회가 발의하고 의결·재의결을 한 조례안은 제주도의 전반적인 운영상황을 평가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연구위원회는 도지사 소속하에 두고, 직무에서는 독립된 지위를 가지며, 11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한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도지사의 주요한 주장은 위 조례가 도지사의 조례안 제안권, 정책결정권, 인사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조례안 제안권 침해 여부에 대해 살핀다. 지방의회와 지자체장은 각기 고유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되나,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해서는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판 2001추64판결 등). 지방자치법과 시행령에 보면 지자체장은 지자체 사무와 위임 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행정기구를 설치할 고유권한과 이를 위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가진다. 그에 대해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이 조례안으로 제안한 행정기구를 축소·통폐합할 권한만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대판 2005추48 판결 등). 더구나 합의제 행정기관은 지자체의 사무를 일부 분담해 수행하는 기관으로 어디까지나 집행기관에 속하는 것인데, 집행기관에 속하는 조직편성권은 법령상 지자체장에게 있다. 따라서 연구위원회 설치 조례안은 도지사의 고유한 업무 범위에 속하는 집행기관의 설치에 관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침해했다. 정책결정권 침해 여부에 관해서 보면 연구위원회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불과한 것이다. 그 의결이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정책결정권을 침해하거나 지자체장의 고유권한에 대해 사전 개입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정책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사권 침해 여부에 관해 보면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의 인사권에 관해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허용될 뿐 독자적으로 행사하거나 지자체장과 동등한 지위에서 행사할 수 없고,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연구위원 중 일부에 대해 지방의회가 추천하는 자를 위촉하도록 하고, 교육감이 추천하는 자를 위촉하도록 한 부분은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위법하지만, 위원장 임명에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결을 정리하면 법원은 지방의회와 지자체의 상호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방자치법이 정한 범위에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사전적·적극적 개입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위법하다고 보고 있고, 사후적·소극적 개입은 허용되는 범위로 본다.
  • [씨줄날줄] 함정수사와 유도수사/함혜리 논설위원

    비가 내린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으슥한 밤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여성은 실제는 경찰이다. 비 오는 날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을 유도해 범행을 하려는 순간 범인을 잡는다는 게 경찰의 계획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 속 한 장면이다. 긴장감을 끌어올리긴 하지만 과연 이 방법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이 범죄를 교사한 후 실제 범행 순간에 범인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현행법상 허용하는 규정은 없다. 다만 판례에 따라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으로 나누고 범의유발형의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유도수사라고도 하는데, 언제라도 범행을 할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주거나 범행이 용이하게 한 경우를 말한다. 범의유발형은 말이나 행동으로 범죄를 저지르도록 자극해 범행을 하는 순간 체포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함정의 항변’을 인정한 ‘셔먼-소렐 법칙’과 함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무고한 시민이 수사기관의 활동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형사재판에서 위법적 함정수사는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는 논리로 주로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마약사범 수사 등에 유도수사 기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법원도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 대법원은 2007년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을 써서 범의를 유발하게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위법한지 여부는 해당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전력 및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아동·청소년의 성매매 근절을 위해 유도수사를 법제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가장하고 있다가 “성매매를 하자”며 접근하는 남성을 체포하는 방식이다. 유인자가 피유인자에게 성매매를 제안해서 범죄행위를 자극하는 위법적 함정수사와는 다르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채팅사이트에 들어 왔다는 자체가 범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유인자가 범행 의사를 유발했는지 여부를 구분해 내기가 애매하다.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열의도 좋지만 국가기관이 위법을 저지르거나, 본의 아니게 범죄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건 좀 곤란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후배 판사들 항상 겸허한 자세 가져야”

    “후배 판사들 항상 겸허한 자세 가져야”

    권성(72·사법시험 8회) 언론중재위원장이 최근 ‘결단의 순간을 위한 권성 전 헌법재판관의 판결읽기’(도서출판 청람)라는 책을 제자(신정현 변호사)와 함께 펴냈다. 40년 가까이 판사와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작성했던 판결문과 결정문 중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세간에 화제가 됐던 주제들을 350여쪽 분량에 담아냈다. 권 위원장을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하대 로스쿨 원장 시절, 저의 조교였던 신정현군이 그간의 판결 등을 모아 일반인에 친숙하게 읽힐 수 있는 판례 모음집을 만들어보자고 하더군요. 중고생, 대학생들이 판단과 서술 능력을 훈련하는 면접·논술 교재로도 활용하게 하자는 것이었지요.” 1969년 부산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권 위원장은 서울행정법원장(1999년), 헌재 재판관(2000~2006년)을 거쳐 2008년부터 언론중재위원장을 맡아왔다. 그를 판사로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96년의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재판이었다. 당시 재판장으로서 그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형을 사형과 징역 22년 6월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형하면서 ‘항장불살’(降將不殺·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다)이란 고사를 인용했다. 권 위원장은 헌재 재판관 시절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린 간통죄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고,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호주제에 대해서는 ‘합헌’ 의견을 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보수 진영으로부터, 어떤 때는 진보 진영으로부터 박수나 공격을 받았다. “법관의 판단을 이념적인 성향으로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진보냐 보수냐는 의미 없어요. 둘을 넘어서는 제3의 가치, 바로 ‘합리성’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런 내용들은 모두 책에 수록돼 있다. 그는 후배 판사들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주문했다. “페이스북 등 인터넷을 통해 자기 의견을 말하는 판사들이 많은데 법관은 항상 겸허하게 연구하고 사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너무 쉽게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가 나중에 생각이 바뀌어 당초 밝혔던 입장과 다른 판결을 하게 되면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겠습니까. 중간에 외압이나 유혹이 있어서 소신이 바뀐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심어주기 십상이지요.” 그는 “판결은 저에게는 일종의 예술작품과도 같은 것이었다”면서 “이 책이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1] 서울시장에게 기관위임된 사무 구청장에게 재위임은 취소 사유

    이번에 살펴볼 대판 94누4615 사안은 건설부 장관이 구 건설업법에서 정한 영업정지 처분 권한을 서울특별시장에게 위임했는데, 서울특별시장이 위 권한을 영등포구청장에게 재위임해 영등포구청장이 원고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에 원고가 처분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한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사안에 대해 ①개별법령에 근거가 없어도 행정권한의 재위임이 가능한가 ②기관 위임 사무의 위임을 위한 근거는 어떻게 되는가 ③위임 규정이 없는 위임의 경우 행정처분의 하자는 어느 정도인가 등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행정청은 그의 권한 일부를 다른 행정기관에 위임해 행사하게 할 수 있다. 행정 권한의 위임은 법률이 정한 권한 분배를 대외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법률의 명시적 근거를 필요로 한다(대판 91누5792). 문제는 개별 법령에 정하지 않았음에도 정부조직법 제6조 1항, 그에 의거해 규정된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등을 위임에 관한 일반 조항을 근거로 하여 행정 권한을 위임하거나 재위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 권리 의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직에서는 포괄 위임이나 재위임이 가능하다는 견해 ⓑ행정 권한 법정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견해 등이 있다. 이번 판결에서는 긍정하는 견해를 취했다. 판결에서는 행정의 복잡 다양성 등 현실적인 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 장관의 영업정지 처분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사무에 해당하므로 건설부 장관이 이를 서울특별시장에게 위임한 것은 기관 위임 사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서울특별시장은 서울특별시행정권한위임조례에서 정한 대로 처분 권한을 영등포구청장에게 재위임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사무에 대해서도 위임이 가능하고, 그 경우에는 지자체의 고유한 입법인 조례에 의해 위임 범위를 정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조례를 근거로 위임한 것은 조례제정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위임 또는 재위임하기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에 근거를 둔 규칙을 제정해 위임 또는 재위임했어야 적법한 것이 된다). 따라서 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위임을 규정한 조례는 무효다. 무효인 조례를 근거로 기관 위임 사무를 재위임한 행위는 하자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하자의 정도는 어떻게 되는가. 무효 사유에 관한 명백성은 제3자의 보호 필요성이 있는 경우 보충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고, 중대한 하자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명백성 보충 요건설)를 취하는 반대 의견에서 이 사건 행정처분의 하자는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무효 사유에 관해 중대 명백설을 취하는 다수 견해에 따라 이 사건의 처분은 무효 사유가 되지 않고 취소 사유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판례에서는 처분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은 무효 사유로 본 판결도 있으나, 위임의 경우에는 처분 권한의 하자는 중대하지만 명백하지 않은 하자로 보아 무효 사유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대판 2005두11937 등). 이번 판결은 행정청의 권한 위임 및 재위임, 기관 위임 사무의 위임, 무효 사유의 판단 기준 등에 관해 의미 있는 법원의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 1~2회 구애는 처벌 NO… 3차례 이상은 스토킹?

    1~2회 구애는 처벌 NO… 3차례 이상은 스토킹?

    ‘개악’ 논란을 빚은 개정 경범죄 처벌법이 22일부터 시행되면서 일선 경찰들이 혼란에 빠졌다. 경찰은 새 법에 따라 스토킹, 구걸행위 등을 가려내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정작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법집행이 자의적으로 이뤄질 우려가 커졌다. 경찰청은 21일 새로 경범죄 과태료 처벌 항목이 된 스토킹(10만원 이하)과 관공서 음주소란(60만원 이하) 등의 처벌 기준을 마련해 일선 경찰서와 지구대에 내려보냈다. 명확한 단속기준을 전달해 혼란을 막겠다는 취지이지만 일선 경찰들은 “경찰청에서 준 기준을 봐도 여전히 헷갈린다”는 입장이다. 실제 스토킹 처벌 기준을 보면 ‘상대방의 분명한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해 면회·교제를 요구할 때 ▲귀찮은 수준으로 1~2차례의 면회·교제를 요구하는 것은 단순 구애로 보고 처벌하지 않고 ▲3차례 이상 교제를 요구하거나 2차례라도 공포·불안감을 느낄 사유가 있다면 처벌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상대방을 만나려 무단으로 집에 들어가는 등 정도가 심한 스토킹은 경범죄 처벌법이 아닌 형법으로 처벌받는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경범죄처벌법 개정안이 통과하자 ‘과다노출’ 처벌 조항 등의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한 경찰관은 “경범죄 처벌 항목의 기준이 너무 애매하다. 경찰 개인이 나름의 기준으로 단속했다가 처벌받은 사람이 나중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웬만하면 단속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개정 경범죄 처벌법 시행 과정에서 기준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재판을 통해 시비를 가릴 수 있다”면서 “판례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합리적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범죄 처벌법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도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경범죄 처벌법상 처벌 대상은 대부분 범죄구성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항목들”이라면서 “쓰레기 투기 등 단순 질서 위반 행위는 행정처분하고 스토킹은 별개의 처벌법을 따로 만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0)] 절차상 하자 있는 공익요원 소집 문제 보완뒤 재소집 통보땐 적법

    이번에는 대법원 판결 2009두16879판결을 먼저 살핀다. 갑이 부산지방병무청장에게 생계유지 곤란 등 사유로 병역감면신청을 하자, 을은 이를 검토하지 않고 회송처분을 하면서 1차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하였다. 이에 갑이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자, 을은 갑에게 회송했던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하고 그 서류를 검토한 후 다시 2차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하였다. 사안에서 검토해야 할 점은 ①1차 소집통지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②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지 ③하자를 보완하여 2차 소집통지를 한 경우 1, 2차 소집통지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이다. 본인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유 등이 있으면 제2국민역 또는 보충역으로 편입될 수 있으므로(병역법 제62조 제1, 2항), 갑에게 병역감면신청권은 있다. 행정청으로서는 신청을 받으면, 이유를 제시하여 문서로 처분을 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 23조 등). 그런데, 을이 1차 소집통지를 하기 전 감면신청에 대해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문서로 처분을 하지 않았으므로 1차 소집통지에 절차적 하자는 존재한다. 절차적 하자가 독립된 취소 또는 무효사유가 되는지에 관하여 학설은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취소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행정청으로서는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여 동일한 내용의 재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행정 및 소송경제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견해 ▲절차적 하자를 독립된 취소사유로 보지 않는다면 절차적 규제가 유명무실해질 위험이 있고, 재처분 시 원래 처분과 동일한 처분이 항상 반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이를 긍정하는 견해 ▲재처분 반복 가능성에 따라 기속행위에는 독립된 취소사유가 되지 않고, 재량행위의 경우에는 독립된 취소사유가 된다는 견해 등이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판례는 재량행위뿐 아니라 기속행위까지도 절차적 하자를 독립된 취소사유로 보고 있다(대판 2000두10212). 판례의 태도에 따라 갑의 감면신청에 대해 심사, 통지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 1차 소집통지는 독립된 취소 사유가 존재한다. 1차 소집통지는 절차적 하자가 있고 이는 독립된 취소사유가 되지만, 을은 다시 갑에게 감면신청을 하도록 하고 이를 검토한 후 동일한 내용의 2차 소집통지 처분을 하였으므로, 1차 소집통지는 직권으로 취소 또는 철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행정처분이 취소되면 그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 행정처분을 대상으로 한 취소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판 2004두5317판결). 따라서 1차 소집통지는 직권으로 취소 또는 철회되어 더 이상 다툴 소의 이익이 없다. 2차 소집통지는 1차 소집통지에 있던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였다. 그 경우 하자가 치유될 수 있을 것인가. 하자 있는 행정행위의 치유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고, 예외적으로 행정행위의 무용한 반복을 피하고 당사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 다른 국민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만 인정된다(대판 99두11592 등). 처분의 실체적 하자에 대해서는 그 하자의 치유가 인정되지 않지만(대판 90누1359 등), 절차적 하자는 치유가 인정된다. 의견진술 통지기간에 하자가 있어도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경우 이유 제시를 하지 않았으나, 불복절차에 지장을 주지 않는 기간 내에 이유 제시가 된 경우 등에는 하자의 치유가 인정되고 있다. 2차 소집통지의 경우 감면신청에 대해 응답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는 재제출 요청 및 그에 대한 검토로 치유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결국 2차 소집통지는 적법하다.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강의(19)] 교육부 장관의 학칙시정 요구 행정지도 넘는 헌법소원 대상

    행정지도의 성격에 관하여 판단한 헌법재판소 2002헌마337, 2003헌마7·8 병합 판결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행정지도란 행정 목적의 실현을 위해 국민에게 임의적인 협력을 요청하는 비권력적 사실 행위를 말한다. 행정절차법에서는 그 유형을 지도, 권고, 조언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지도는 개념상 상대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사실상 강제력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지도에 따르지 않을 경우 보조금 지급 중단, 세무조사, 명단 공표 등의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행정절차법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부당하게 강요하는 행정지도는 위법하고(제48조 제1항), 행정지도에 따르지 아니함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경우 그 불이익한 조치는 위법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48조 제2항). 행정지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 ①행정지도는 비권력적 행위이고 그 자체로서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와 ②행정지도 중 사실상 강제력을 갖고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판례는 위법 건축물에 대해 구청장이 단전 및 전화 통화 단절 조치를 요청한 행위(대법원 95누9099판결), 세무당국의 주류 거래 중지를 요청한 행위(대법원 80누395판결)에 대해 모두 권고적 효력을 가지는 데 불과하고 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처분성을 부정하였다. 종전 건축법에서 위법 건축물에 대한 단전 및 전화 통화 단절 조치 요청과 관련해 한국전력 등에 이를 따라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었던 점, 세무 당국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면 판례의 태도가 형식 논리에 치우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행정 재판에서 행정지도가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정한 것과 달리 헌법재판소에서는 재무부 장관이 제일은행에 대해 행정지도 형식으로 국제그룹 해체 조치를 지시한 것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보는 등 이전부터 행정지도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헌재89헌마31). 이번 사안인 2002헌마337 등의 판결 사안에 대해 간략히 살피면 국공립대학 총장들이 교수회의 지위를 의결기구로 정하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그 학칙 중 교수회의 지위를 심의기구나 자문기구로 개정하라는 내용의 학칙 시정 요구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교수회와 소속 교수들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번 판결에서 헌법재판소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대학 총장들에 대한 학칙 시정 요구의 법적 성격은 대학 총장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해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정지도의 일종이지만 그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일정한 불이익 조치를 예정하고 있어 사실상 상대방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단순한 행정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 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가지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판단했다. 행정 재판 절차에서 행위의 형식에 중점을 두어 행정지도가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인한 것과 달리 헌법재판소에서 행위의 실질적인 구속력에 착안해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인정한 것은 권리 구제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면이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 총장이 아닌 교수회나 교수들은 헌법소원을 청구할 자기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돼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있다.
  • 올해 1차 순경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올해 1차 순경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지난 9일 끝난 올해 제1차 경찰공무원(순경) 시험은 “영어가 9급 공무원 시험보다 어려웠으며 다른 과목은 대체로 쉬웠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중평이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예고에 없던 3차 모집까지 있을 것이란 수험생들의 기대가 이어진 가운데 1차 필기시험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봤다. 먼저 수험생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한 영어 과목에 대해 남부경찰학원의 이동기 강사는 13일 “가장 주목할 점은 난이도 ‘하’, 즉 쉬운 문제의 문항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사실”이라며 “어휘 1문제, 생활 영어 1문제, 독해 1문제는 매우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나머지 17문제는 난이도가 중~상으로 어렵고 까다로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경찰공무원 영어 시험의 난이도는 7, 9급 공무원 시험보다 낮았는데 이번 시험은 9급 공무원 시험과 난이도가 유사하거나 일부 문제는 더 어려웠다”며 “실제로 9급 공무원 수험생을 대상으로 경찰 공무원 영어 시험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국가직 9급 영어 시험의 평균 점수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모두 6문제가 출제된 어휘, 표현, 생활 영어는 전반적으로 어휘와 표현의 난도가 높았다. 특히 ‘deciduous’(낙엽성의, 매년 잎이 떨어지는) 같은 단어는 순경 시험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어려웠다는 평이다. 문법 영역에서도 6문제가 출제됐다. 그동안 출제 빈도가 높았던 관계대명사, 병렬구조, 주어-동사 수일치, 비교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따라서 학습 범위를 잘 정하고 문제 풀이 등을 통해 깊이 있게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비교적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8문제가 출제된 독해 영역은 정답을 골라내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문장 해석만으로 쉽게 답을 골라낼 수 있는 문제는 적었고 지문의 구조에 대한 이해와 정답을 찾는 독해법을 활용하지 않고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이 강사는 “지난해부터 영어 시험이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여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앞으로의 학습 전략을 제시했다. 어휘와 표현은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 범위를 정하고 나서 반복 학습하는 것이 좋으며 문법도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핵심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라고 조언했다. 형사소송법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김승봉 강사는 “전 범위에 걸쳐 골고루 출제됐으며 이론과 판례도 적절히 배분됐다”며 “앞으로도 잡다한 부분을 보기보다는 기본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해서 반복적으로 풀어 본다면 고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학개론도 대체로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박준철 강사는 “총론에서 9문제, 각론에서 11문제가 나왔고 매번 출제됐던 경찰 개념에 대한 문제와 외국 경찰사가 이번에는 출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론적인 문제보다는 법령에 근거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총론에서는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경찰관직무집행법,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경찰장비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출제됐다. 각론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가정 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도로교통법, 통합방위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보안관찰법, 통합방위법 등이 문제로 나왔다. 가정 폭력 범죄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이 할 수 있는 응급 조치, 어린이 통학 버스에 관한 문제 등은 시사가 반영된 것으로 출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던 분야다. 박 강사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정보공개위원회 임기에 관한 지문은 다소 지엽적인 문제라 일부 수험생은 당황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 과목의 경우 100% 판례로만 출제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현 강사는 “‘형법은 판례 싸움’이란 명제를 확인시켜 준 시험이었다”며 “모두 판례로만 출제된 것은 경찰 시험 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년간의 판례가 5문제나 나와 최신 판례가 어느 때보다 많이 출제된 것도 특이사항이다. 최신 판례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킨 시험이었다. 앞으로의 형법 학습법에 대해 김 강사는 “판례 중심의 출제가 계속될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3~4개의 이론 문제도 출제되기 때문에 판례만 공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먼저 판례를 확실히 잡아 놓고 이론 문제 출제에 대비해 법 조문 관련 문제와 중요 학설들을 필수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사는 기존의 출제 유형을 벗어나 사료 형태의 문제가 제시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오태진 강사는 “지문의 길이도 길어져 원리와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본서를 보면서 기본적인 체계를 잡아야 시험 지문에 헷갈리지 않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18)] 무상으로 귀속될 정비기반시설 유상 취득하도록 하는 건 무효

    주된 행정행위에 종속된 행정행위를 부관이라고 한다. 부관에는 부담, 조건, 기한, 철회권 유보 등이 있는데 독립된 처분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별도의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것은 부담에 한정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부담이란 주된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작위, 부작위, 급부, 수인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사업을 승인하면서 사업자에게 진입도로 부지를 매수하고 도로로 조성해 행정청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오늘 살펴볼 대법원 2006다18174판결 사안은 부담과 부담의 이행으로 행해진 사법상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한 것이다. 사안을 간략히 살펴보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사업의 시행자가 정비사업 시행으로 용도 폐지되는 국가 등의 소유 정비기반시설을 서울시로부터 유상으로 취득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가 위 유상취득계약(매매계약)이 무효라고 하여 매매대금 상당의 채무가 부존재한다는 확인 청구를 한 것이다. 사안에서 살펴볼 쟁점은 ①부담의 효력 ②부담의 위법성과 정비기반시설 매매계약의 효력 ③그 밖에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사유 등이다. 먼저 정비기반시설의 유상 매수 부담의 효력에 대해 살펴본다. 주된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 경우에는 법령에 규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부관을 붙일 수 없고, 그 경우 부가된 부관(부담)은 무효다(대법원 94다56883). 그에 비해 주된 행정행위가 재량행위인 경우에는 법령에 규정이 없더라도 부관을 붙일 수 있다. 다만 그 경우에 모두 적법한 것은 아니고, 재량권 일탈 남용에 대한 심사를 거치게 된다. 오늘 사안의 주된 행정행위인 사업계획승인은 재량행위에 해당하므로 법령에 별다른 규정이 없어도 부담을 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관련 법령에 무상 취득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도 유상으로 취득하도록 했으므로 신뢰보호의 원칙,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 위반 등에 해당돼 위법하다. 그러나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부담의 이행으로 사법상 매매 등 법률행위를 한 경우 그 부관은 법률행위를 하게 된 동기에 해당한다. 판례는 기속행위인 건축허가에 사업과 관련 없는 토지를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부관을 부가해 기부채납 부관이 무효라 하더라도 증여의 무효 확인이나 취소는 부관의 법률상 효력에 관한 동기의 착오에 불과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다(대법원 94다56883판결). 오늘 사안은 부담이 무효가 아니라 취소 사유에 불과하고, 제소 기간이 도과돼 불가쟁력(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는 효력)이 생겼으므로 부담이 위법함을 이유로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종전 대법원 94다56883 판결에서는 무효인 부담의 이행으로 한 사법행위의 효력을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배척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는 법률행위의 유효 판단 시 부담의 효력과는 별도로 법률행위가 사회질서 위반이나 강행규정에 위반되는지 등을 따져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용도 폐지될 정비기반시설의 무상 양도를 정한 법률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보아 그에 위반된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인했다. 종전에 부담이 사법상 법률행위의 동기에 불과하다는 판례의 논거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가 많다. 이번 판결에서는 종전 판결의 논거를 벗어나진 않았으나, 강행법규 해당 여부에 대한 해석을 확대해 개인의 권리구제를 도모한 것으로 평가된다.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17)] 지방 계약직 공무원 보수 삭감 징계절차 조치 않고서는 못해

    이번에는 서울시에서 지방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원고에 대해 근무태도 불량 등을 이유로 보수삭감 조치를 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되기도 전에 채용계약을 해지한 데 대해 원고가 재계약 거부 및 보수삭감을 처분으로 보아 위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한 대법원 2006두13628판결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채용계약 해지의 법률적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계약직 공무원의 채용 및 계약 해지는 대법원 95누10617판결 등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니라 대등한 당사자 간의 계약관계로 보고 있다. 이에 그 해지에 대한 소는 공법상 당사자 소송으로 그 해지 의사표시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 것이지,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계약직 공무원이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채용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받은 후 소송 중에 그 계약기간이 만료된 때에는 채용계약 해지가 무효라 하더라도 지방공무원법 등에서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해지의 무효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전원합의체 95재다199).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번 판결에서도 채용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채용계약 해지를 다투는 소송 방법은 공법상 당사자 소송이고, 채용기간이 만료되어 소송결과에 의해 법률상 지위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해지 무효확인만으로는 당해 소송에서 권리구제의 기능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지방 계약직 공무원의 고용 및 해지는 처분이 아니라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지방 계약직 공무원에게 보수 삭감의 조치를 한 경우, 보수 삭감 조치가 징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공법상 계약관계의 연장인지, 공무원에 대한 징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인지 등이 문제된다(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면 삭감된 보수의 지급을 구하는 당사자 소송을 제기하면 될 것이고, 징계에 해당한다면 징계에 대한 항고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이다). 먼저, 보수 삭감의 경우 판례는 이를 당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징계처분의 일종인 감봉과 다를 바 없고, 근로기준법, 지방공무원법 등에 비추어 채용계약상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징계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보수 삭감의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근로관계의 일반법인 근로기준법에서도 징계를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와 ‘적법한 절차’ 등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지방 계약직 공무원의 보수 삭감에 대해서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근로기준법 취지에 반하는 문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삭감이 공무원에 대한 징계에 해당하는 이상 지방공무원법의 징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법령에 정한 징계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징계를 할 수 있으므로, 법령 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및 태만, 품위 손상의 사유에 해당해야 보수 삭감을 할 수 있다. 또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요하고, 공무원은 그에 대해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판결에서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보수 삭감의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계약직 공무원의 불안정한 지위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는 것을 일정한 정도 구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 ‘아이큐 70’인 덕에 사형 30분 전 목숨 건진 죄수

    ‘아이큐 70’인 덕에 사형 30분 전 목숨 건진 죄수

    아이큐가 낮은 덕에 30분 후 세상을 떠날 위기에 놓였던 사형수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마치 드라마 같은 이 사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교도소에서 벌어졌다. 이날 여자 친구와 복역 중 동료 죄수를 살해한 혐의로 오후 7시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던 워렌 리 힐(53)은 30분 전 형 집행이 연기됐다는 극적인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통보는 힐의 변호사인 브라이언 캄머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다. 캄머 변호사는 법원을 상대로 힐의 IQ가 70으로 정신적 무능력자에 해당돼 형 집행을 보류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변호사에 이같은 근거는 정신 장애자에 대한 사형이 위헌이라는 지난 2002년 미국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 이날 제 11 순회 재판부는 “힐의 변호인이 낸 사형집행 연기안을 인정한다.” 면서 “힐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의사들의 진단을 받을 것을 명령한다.” 고 전원일치 의견을 냈다. 이에따라 이날 저녁 7시 ‘치사 주사’로 세상을 떠날 예정이었던 힐은 당분간 목숨을 건지게 됐다. 한편 사형수의 아이큐로 인한 형 집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텍사스주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사형수 마빈 윌슨(54)의 변호인이 같은 이유로 사형 연기 요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변호인은 “지난 2004년 실시한 테스트에서 윌슨은 IQ 61로 판정받았다.” 면서 “돌고래 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예정대로 사형 집행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15)경쟁 항공사 노선면허처분 집행정지 신청 효력정지 구할 법률상 이익 될 수 없어 각하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 재판 절차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판결 선고 전에 임시구제제도가 필요하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에서는 취소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집행부정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집행정지 또는 효력정지를 인정하고 있다. 집행정지의 요건으로는 ①집행정지의 대상이 되는 처분의 존재 ②본안 소송이 계속 중일 것 ③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할 필요가 있을 것 ④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을 것 ⑤본안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아니할 것 등이 있다. 처분 중 침익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가 인정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거부처분에 대해서 집행정지가 가능한지 여부는 해석의 여지가 많다. 판례와 다수의 견해는 거부처분의 경우 그 효력을 정지하여도 신청인의 법적 지위는 거부가 없는 상태, 즉 신청 시의 상태에 돌아가는 것에 그치므로 그 효력정지를 신청할 이익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판례와 다수의 견해는 현실적인 면에서 불합리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처분청이 자격 시험등록을 거부한 경우 임시구제를 인정하지 아니하면, 본안에서 승소하더라도 시험을 치를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행정법상 집행정지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민사상 가처분을 신청하는 수밖에 없는데, 본안이 행정소송의 관할에 속하면서 임시구제는 민사법원에 신청한다면 법원의 관할에 관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또한 처분의 상대방에게는 수익적 처분이지만,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제3자효 행정행위에 대해서 집행정지가 가능한지의 문제도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번에 살펴볼 대법원 2000무17결정은 거부처분과 제3자효 행정행위에 관하여 집행정지신청을 한 것에 대한 결정이다. 사안을 간략히 살피면, 대한항공이 종전에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노선배분을 받고 노선면허를 신청하였는데, 건설교통부장관은 운수권 배분 이후 1년 이내에 노선권을 행사하지 않아 노선면허신청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노선면허 신청을 반려하고, 바로 이어 아시아나항공에 운수권을 배분하고 노선면허를 발급해 주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운수권 배분 및 노선면허에 관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경쟁 항공회사에 대한 노선면허처분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받을 불이익은 노선의 점유율이 감소됨으로써 경쟁력과 대내외적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감소되고, 연계노선망 개발이나 타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 노선에 관한 노선면허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 그러한 손해는 사실적·경제적 손해에 불과하고,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집행정지신청을 각하하였다. 이 사건의 판결 이유에서는 처분의 취소로 인하여 얻는 이익이 집행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운송사업면허에 대해서 경업자 관계에 있는 기존 사업자는 신규 사업자의 운송사업면허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두4179판결 등). 따라서 만약 이 사안에서 대한항공이 기존에 면허권을 가지고 있는 노선에 대해 아시아나 항공에 대해 노선권 배분이나 노선면허를 하였다면, 처분의 취소 및 집행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
  • 새 내용 찾지 말고 기출문제 반복학습을

    새 내용 찾지 말고 기출문제 반복학습을

    올해 1차 경찰공무원(순경) 필기시험이 다음 달 9일로 바짝 다가왔다. 채용 인원은 1452명이다. 올해부터 응시자격 연령이 30세에서 40세로 확대됐다. 1972년 1월 1일~1995년 12월 31일 출생자가 응시할 수 있다. 지난해 평균 78.6대1이었으며, 지역에 따라 200대1도 넘어섰던 경쟁률이 올해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역별 채용 인원은 대통령 경비와 청와대 경호를 담당하는 101경비단 120명을 포함하면 서울경찰청이 75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청이 448명을 선발한다. 경찰공무원 필기시험 과목인 한국사, 영어,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의 최종 정리법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싣는다. PMG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박준철 강사는 13일 경찰학개론 과목에 대해 “2012년 3회에 걸친 채용시험의 출제 경향을 보면 전 범위에 걸쳐 골고루 출제되며, 판례와 조문을 이용한 지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특정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보다 전체적으로 골고루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총론에서는 경찰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경찰공무원 관련 인사와 징계제도, 경찰 조직과 관련한 내용, 경찰관직무집행법, 예산제도 등 자주 출제되는 부분을 꼭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각론에서는 범죄론, 정보와 관련된 이론적인 내용 외에 각 경찰 활동과 관련된 법령의 조문과 판례 등이 자주 출제된다. 법령에서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청소년보호법,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도로교통법,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출입국관리법, 범죄인 인도법 등을 정확히 정리해두어야 한다. 박 강사는 “과거 몇 차례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던 내용이 다시 출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찾지 말고 그동안 학습했던 것과 그와 관련된 법조문, 판례 등을 반복하여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형법 과목에 대해 함승한 강사는 “기존의 출제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형법총론의 미수, 예비, 공범론, 각론의 재산에 관련된 죄, 공무집행에 관한 죄 등 조문과 관련된 판례를 잘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보던 게 나오면 어떻게 하지’라며 다른 교재를 찾기보다는 보던 교재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최신 판례만 보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영어 과목에 대해 오순아 강사는 “중요한 구문과 전체 문법을 혼합해 놓은 종합 문제가 자주 출제되었고 어휘와 숙어, 문법, 생활영어 등도 독해지문과 연관되어 출제되고 있다”며 “문법은 따로 정리하지 말고 문제를 통해 그 유형에 적응하는 것이 좋으며, 어휘는 최근 2~3년간 경찰직 및 각종 공무원 시험에 출제되었던 어휘를 중심으로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대비 전략에 대해 이승준 강사는 “최근 경찰 승진시험 기출문제와 수사, 공소제기, 공판절차, 증거파트, 재판파트 들을 잘 점검해야 한다”며 “경찰 채용시험에 자주 나오는 수사파트 및 공소제기와 증거파트는 신중히 봐야 한다.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안배 등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국사 과목에 대해 이운우 강사는 “지난해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은 쉬운 편이었다. 한국사 문제의 지문 대부분이 눈에 익은 기출문제였으며, 전 범위에 걸쳐 골고루 출제되었다”며 “단순히 제도사를 묻는 문제에서 벗어나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각 파트별 제도, 정치기구, 지배층, 대외관계, 경제, 토지제도 등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한국사의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했다면 앞으로는 암기 사항들을 확실히 잡아야 하며, ‘누구도 대신 외워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워야 할 것을 외우지 않는다면 고득점이 어렵다며 지금까지 본 책으로 반복 학습을 하면서 이미 출제된 지문을 중심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전주 가족 살해범’ 경찰 외삼촌 처벌 어려울 듯

    전주 덕진구 송천동 일가족 3명 살해범의 증거인멸을 교사한 경찰관<서울신문 2월 6일자 9면>은 형사처벌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법률을 개정·보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6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부안 줄포파출소 소속 황모(42) 경사는 지난달 31일 연탄가스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조카 박모(25)씨의 친구들에게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하고 조언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검찰의 지휘를 받아 황 경사를 ‘증거인멸교사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그러나 황 경사는 현직 경찰관 신분으로 중요 사건의 증거인멸에 깊숙이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박씨와 친족관계(외삼촌)이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경찰도 황 경사가 직접 증거인멸 행위를 했을 경우 ‘가족이 증거인멸을 한 경우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155조 4항의 규정에 의해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친족의 증거인멸교사죄’는 아직까지 대법원의 판례가 없어 일단 재판에 회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해보자는 취지로 입건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친족의 증거인멸 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보다 죄질이 가벼운 증거인멸교사죄 또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친족 간 범죄의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범인 은닉·도피도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법에 예외규정을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친족 간 범죄가 아닐 경우에는 가중처벌함으로써 수사기관 근무자들의 증거인멸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청렴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경찰관직무집행법, 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 등에도 범죄행위를 인지했을 경우 이를 즉시 수사하거나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사법경찰관집무규칙 등에는 경찰관이 범죄행위를 알면서 수사·체포·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검찰 역시 사건·사무규칙에 이와 비슷한 내용이 없다. 다만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에는 ‘사법경찰관리로서 폭력행위 등의 죄를 범한 자를 수사하지 않거나 범인을 알면서 체포하지 않거나 수사상 정보를 누설해 범인의 도주를 용이하게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검찰 공무원의 형의 면제 예외조항 설치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유길종 변호사는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경찰과 검찰 공무원은 범죄행위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임을 감안, 형의 면제 조건에 예외 규정을 설치해 이들이 친인척의 범죄 척결에 솔선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연만 변호사는 “가족의 증거인멸에 대한 형의 면제는 국가의 형벌권보다 가족관계가 우선한다는 입법취지인 만큼 수사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증거인멸을 차단할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으나 법률에 예외 조항을 설치하는 것은 좀 더 고려해 봐야 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새마을운동 연혁 등 사회복지실천모델 다수 출제 눈길

    새마을운동 연혁 등 사회복지실천모델 다수 출제 눈길

    ‘복지의 메신저’ 사회복지사는 사람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본질적인 역할이다. 최근 정부 정책에서 복지에 방점이 찍히면서 사회복지사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복지사 자격증을 갖추면 전문성을 인정받아 사회 진출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이 같은 사회복지사 1급 시험(제11회)이 지난달 26일 서울, 인천, 대구, 광주 등 11개 지역에서 치러졌다. 모두 2만 6000여명이 응시했다. 최종 합격자는 3월 27일에 발표된다.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의 출제 경향을 6일 분석해 봤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에는 전공필수 10과목과 전공선택 4과목 이상을 이수하면 딸 수 있는 2급 자격증과 국가자격증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1급 자격증 등이 있다. 1급은 사회복지기초, 사회복지실천, 사회복지정책과 제도 등 3과목 240문제로 구성된다. 객관식 5지선다형이며 1문제당 1점이다. 1급 자격증의 경우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전공을 이수해야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2011년 합격률은 14%, 지난해는 43%였으며 합격 시에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으로 일할 수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교시 사회복지기초 과목의 ‘인간 행동과 사회환경’ 영역에 대해 에듀윌 고병갑 강사는 “인간 행동의 기초 영역에서는 성장과 성숙, 인간발달이론의 유용성, 프로이트·에릭슨·융·아들러·피아제·콜버그·파블로프·스키너·반두라·매슬로·로저스 관련 문제가 고루 출제됐고 엘리스의 합리적 정서 행동 이론(REBT), 에런 벡의 인지치료이론까지 예년보다 확장된 범위에서 모든 영역이 골고루 평이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조사론’ 영역에 대해 서상범 강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조사론은 단편적으로 암기해서 정답을 맞히는 문제보다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되었는지를 묻는 응용문제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10문제 정도는 조사의 기본 개념을 묻는 것이었으며 측정 및 척도와 관련해 6문제, 조사 설계 및 실험 설계와 관련해 5문제, 자료 수집 및 표집에서 7문제, 질적 연구 및 내용 분석법에서 2문제 등이 출제됐다. 영역별 문제를 분류해 본 결과 측정, 척도, 조사 설계, 실험 설계, 자료 수집, 표집 등에서 많이 출제됐다. 내년에도 이 분야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2교시 ‘사회복지실천론’ 영역에 대해 전미숙 강사는 “기본적인 개념, 사례, 새로운 형식의 문제들이 골고루 출제돼 폭넓고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먼저 사회복지실천론은 사회복지실천의 개관, 역사, 실천 현장, 면접 기술, 관계 기술, 통합적 관점, 사례 관리, 사회복지 실천의 과정 등 전 영역에서 고루 출제됐다. 또 사례를 예시로 들어 답을 요구하는 문제도 나왔다. 이어 ‘사회복지실천기술론’ 영역은 크게 개인 대상, 가족 대상, 집단 대상 영역에서 두루 출제됐으며 사회복지실천론보다는 사례 문제의 비중이 더 높았다. 개인 대상의 다양한 모델에 대한 개념과 개입 기법들, 가족 대상의 모델과 사례를 통한 개입 기법 적용 문제, 집단의 역동, 집단 대상 모델, 집단의 발달 과정 등 집단사회복지실천 영역을 폭넓게 공부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전 강사는 “제12회 사회복지사 1급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2교시 사회복지실천론과 사회복지실천기술론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가장 기본적인 사회복지실천의 개념을 다져야 한다. 또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사례 문제를 적용하는 방법을 찾고 기출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며 새로운 형식의 문제 출제 가능성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형식의 문제들을 많이 다뤄 봐야 고득점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역사회복지론’에 대해 고 강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난이도는 대체로 무난했으나 사회복지실천모델에서 웨일과 갬블의 모델이 3문제나 출제돼 실천모델의 비중이 로스만에서 웨일과 갬블의 모형으로 옮겨지는 듯한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가장 많이 출제된 영역은 사회복지실천모델로 새마을 운동의 연혁까지 포함해 7문제가 나왔다. 이 가운데 웨일과 갬블의 모델이 3문제, 로스만의 모델과 관련해 3문제가 출제됐고 사회복지사의 역할 3문제까지 포함하면 실천 관련 영역에서 10문제나 출제됐다. 이번 시험에서 출제되지 않은 영역으로 지역사회의 개념, 지역사회 복지 실천의 기술, 자원봉사, 자활사업, 지역사회의 욕구 사정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해 다음 시험도 예측해 볼 수 있다. 3교시 ‘사회복지정책론’ 영역에 대해 김형준 강사는 “9회와 10회에서 가장 어렵게 출제된 영역이었지만 이번에는 난이도가 잘 조절됐고 지문도 그리 길지 않았다”며 “급여 자격 기준에 관한 설명, 장애수당 수급 자격, 자활 지원과 관련 있는 내용이 출제돼 법제론의 영역과 지역사회복지론의 영역을 넘나들었다. 또 사회보험제도에 대해서도 예전과 같이 출제됐는데 국민건강보험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에 관한 설명 문제가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사회복지행정론’에서는 의외의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는 게 김 강사의 해석이다. 행정론이 쉬운 영역이라서 이를 전략 과목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 시험은 녹록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행정 지식의 중요성, 사회복지사업법 1997년 개정 내용, 감사의 유형(규정 순응감사), 바우처 설명, 기준행동, 행정조직과 사회서비스 연결 문제, 시설 평가 취지와 기대효과, 사회복지급여 공급에 관한 설명 문제가 출제됐는데 이는 법제론, 정책론 영역에서나 나올 법한 문제란 게 김 강사의 평가다. 다만 문제의 지문이 길지 않아 수험생들이 풀기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3교시 ‘사회복지법제론’은 사회복지정책과 제도 과목에서 가장 어려운 영역이었다. 총론에서는 기존보다 훨씬 적은 3문제가 출제됐고 각론 26문제, 판례 1문제로 모두 30문제가 나왔다. 또 각론의 법률 조문이 시험에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닌 지엽적인 법률 조문이 상당수 있어 수험생들의 골치를 썩였다. 총론에서 사회복지법 법원에 관한 설명, 자치법규에 관한 설명 문제도 쉽지 않았으며 법령별 권리구제와 권익보호에 관한 설명과 법령별 청문에 관한 설명도 모든 법령을 배열해 답을 찾는 문제라서 비교적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시험에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예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나왔다면 이를 바로 해결하면서 지식을 습득하면 된다”며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벼락치기 공부법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14)무효확인소송 후 취소청구 추가시 제소기간은 무효확인訴 제기 시점

    행정소송에는 항고소송, 당사자 소송이 있고 항고소송 가운데는 취소소송, 무효확인소송, 부작위 위법확인소송이 있다. 행정소송은 처분을 특정해야 하므로 소 제기 시에 소장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어려운 경우가 많고 법원이나 변호사조차 이를 오해하는 일이 잦다. 이럴 때 소송 종류의 변경이 가능한지, 같은 소송 내에서 청구 취지의 변경이 어느 범위까지 가능한지가 문제 된다(소송 종류의 변경과 청구 취지의 변경을 합하여 소변경이라 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게다가 행정소송 중 가장 많은 취소소송에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소송 과정에서 애초에 작성한 소장에 기재된 내용이 잘못된 것을 발견해 나중에 소송의 종류를 변경하거나 청구 취지를 변경해야 하는 일이 생길 경우, 민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청구 취지 변경 시에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를 묻는다면 다퉈 볼 기회가 상실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행정소송법은 취소소송을 당사자 소송이나 다른 종류의 항고소송으로 변경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행정소송법 제21조 제1항). 이 규정은 무효 등 확인소송, 부작위 위법확인소송, 당사자소송을 준용한다(동법 제37, 42조). 이와 같은 소송 종류 변경 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법원의 허가 결정이 있으면 변경된 새로운 소는 제소기간 준수의 소급효가 인정된다. 일단 소송 종류의 변경 가능 여부, 그 경우 제소기간의 소급효는 이 규정으로 해결되었다. 이 규정에도 불구하고 소송 종류의 교환적 변경이 아닌 추가적 변경이 가능한지, 청구 취지 변경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해석론으로 남아 있다. 이 경우 소변경은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의해 행해지는 것인데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위 내에서 소변경을 할 수 있다. 다만, 민사소송법에 따른 소변경(소송 종류의 추가적 변경, 청구 취지의 변경) 시 제소기간의 준수는 원칙적으로 소의 변경이 있은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대법원 2004두 1285, 대법원 2004두7023판결). 이번에 살펴볼 대법원 2005두3554판결은 처분에 관해 먼저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가 나중에 취소 청구를 예비적 청구로 소변경 한 사안이다. 민사소송법상 소변경의 원칙을 적용하면 (예비적) 취소 청구의 제소기간은 소변경을 한 때가 되겠지만 그렇게 보면 제소기간 도과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판결에서는 이를 소변경이 아닌 청구 취지의 확장으로 보았다. 판결 내용을 인용하면, “무효 사유와 취소 사유는 법률적 평가의 문제에 불과하고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에는 취소를 구하는 취지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주된 청구인 무효확인의 소가 적법한 제소기간 내에 제기됐다면 추가로 병합된 취소 청구의 소도 적법하게 제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판례는 청구 취지 변경의 경우에도 ①청구 취지를 명확하게 하는 경우 ②부적법한 청구 취지를 바로잡는 경우 ③준비서면으로 주장을 변경한 경우 ④소송의 대상을 정확히 바로잡는 경우 등은 소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고 청구 취지의 정정으로 보아 제소기간의 준수는 처음 소 제기 시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99두646판결 등). 두 판결은 민사소송법상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일정한 경우 제소기간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 참여연대, 이동흡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

    참여연대, 이동흡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

    지난달 인사청문회 이후 침묵을 지켰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명예 회복을 위해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난 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인격 살인을 당한 상태인 만큼 지금으로서는 명예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야당의 거부로 청문결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상태다. 이 후보자의 발언은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개인 통장에 넣어두고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은 특정업무경비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재임 기간 6년간 받았던 전액(약 3억원)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자를 6일 서울중앙지검에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2006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매월 300만~500만원씩 모두 3억 2000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헌재로부터 받아 개인 계좌에 입금한 것은 공금에 대한 불법 영득 의사를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 사용 내역에 대한 그 어떤 증빙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횡령이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일명 ‘이동흡 방지법’(인사청문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동흡 방지법은 현행 인사청문회 기간을 30일로 늘리고 3개 이상의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열지 못하게 해 국회가 개별 인사청문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임명 철회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할 수 있게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영종하늘도시 건설사 기반시설 등 과장광고… 입주민에 분양대금 12% 배상하라”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입주자들이 기반시설 미비로 집값 하락 피해를 봤다며 건설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번 소송에서 분양대금 일부를 돌려주라는 결과가 나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을 겪는 다른 아파트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법 민사14부는 1일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피분양자 2099명이 5개 시공사와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낸 분양대금반환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입주자들의 분양계약 해지 청구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재산상 피해가 인정된다며 건설사 등이 분양대금의 12%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따라서 가구당 3000만~5000만원을 배상받을 전망이다. 재판부는 “건설사들이 입주자를 기망(허위사실 또는 진실은폐로 착오를 일으키게 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입주에 관한 사정이 바뀌었거나 취소된 정황으로 계약해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판례는 분양 당시 사정이 변경 또는 취소됐다고 해 분양계약을 무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적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9월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 500여명이 시행사, 금융기관을 상대로 낸 분양계약 취소 및 채무부존재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건설사들이 분양 당시 제3연륙교, 제2공항철도, 학교 등 3가지 부분에서 과장광고한 것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2009년 영종하늘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은 광고와 달리 영종도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집값 하락 등 피해를 봤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입주자 상당수는 재판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며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요구했던 반환 규모 30%에 못 미치는 12%만 인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장기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종하늘도시와 관련된 소송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주자들은 시공사 외에도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개발주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영종하늘도시와 비슷한 처지의 청라국제도시 입주자들도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보험범죄 ‘진화’… 처벌은 ‘솜방망이’

    보험범죄는 교묘해지는데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금융감독원은 24일 2010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보험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은 211건을 분석한 결과, 보험범죄자 796명 중 벌금형이 574명(72.1%)으로 가장 많고 집행유예 138명(17.3%), 징역형 84명(10.6%)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험범죄자 중 실형을 사는 경우가 10명 가운데 1명에 그친다. 사기액은 1인당 평균 1800만원에 달했다. 자동차 보험 관련 사기가 651명(81.8%)으로 1위였다. 대부분 다수가 공모한 조직적 고의사고로 1인당 가로챈 금액은 900만원이다. 나머지 145명은 생명·장기손해보험 관련 범죄자다. 1인당 6000만원꼴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았다. 이들은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 방화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거나 장기간 상습적으로 허위입원하는 등 수법을 썼다. 금감원은 211건의 재판 가운데 시의성 있는 판례 50건을 추려낸 ‘보험범죄 형사판례집’을 발간해 이달 중 생명·보험사, 보험협회, 경찰청과 각 경찰서 등 수사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12)]공사중지명령의 사유 소멸땐 사정변경 따른 철회 청구 가능

    이번에 소개할 대법원 2003두7590판결은 행정청이 공사 중지 명령을 한 이후 공사 중지 명령의 상대방이 공사 중지 명령의 사유가 소멸했다고 하여 철회를 신청하였으나, 행정청이 그에 대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한 부작위에 대해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침익적 처분에 관하여 사인에게 철회 또는 취소청구권이 있는지에 관하여 우리 법에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반면 독일 연방행정절차법은 행정행위의 효과가 과거로 소급하였을 경우 이미 제공된 급부는 반환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독일 연방행정절차법 제49a조 제1항). 위 규정으로부터 당사자가 행정청에 위법한 처분의 취소나 철회와 함께 새로운 결정을 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고, 독일은 행정행위의 제소기간이 지난 후에도 위법한 처분의 철회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으며, 행정청이 철회나 취소를 거부하면 당사자는 거부처분을 대상으로 하여 의무이행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 최종적으로 부당이득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익적 처분의 취소와 철회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의해 제한받는다고 해석하는 것과 달리 통설은 침익적 처분의 철회나 취소는 행정청의 자유일 뿐이고, 행정청에 철회나 취소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침익적 처분이 제소기간이 지났어도 ①여전히 위법하거나, ②법령의 변경으로 사후적으로 위법하게 되거나, ③사정변경이 생겨 더 이상 그 행정행위를 존속시킬 필요가 없는 경우 침익적 처분의 취소와 철회에 관하여 행정청의 의무 또는 당사자에게 취소나 철회의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면이 많다. 이번 사안의 대상인 공사 중지 명령은 상대방에게는 침익적 처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인근 건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지자, 인근에 피해를 주지 않는 공법을 선정하고 안전하다는 전문가의 검토 의견서 등이 제출되어 공사 중지 명령의 사유가 해소된 경우 대법원 96누17745 판결에서는 원고에게 그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조리상 권리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번 판결도 그와 같은 취지로 공사 중지 명령의 사유가 소멸하였음을 원인으로 공사 중지 명령을 해제할 조리상 신청권이 있고, 행정청으로서는 그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새만금 사건인 대법원 2006두330 판결에서도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공익상 특히 필요한 경우에는 공유수면매립법에 의한 면허 또는 인가 등을 취소·변경할 수 있다고 설시하여, 이른바 복효적(複效的·한 사람에겐 이익을 주면서 다른 사람에겐 불이익을 주는 행정) 처분 중 제3자의 침익적 처분에 대해서도 사정변경에 의한 철회 또는 취소 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는 듯한 내용을 설시하기도 하였다. 처분은 제소기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다툴 수 없고, 이는 행정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제소기간이 지난 처분에 대해서도 사정변경으로 인한 철회 또는 취소청구권을 인정한다면, 위 효력과 충돌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권리구제를 위해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보호해야 할 공익이 존속하지 않는 경우, 침익적 사유의 변경으로 처분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는 제소기간 도과 여부에 상관없이 행정행위의 취소·철회 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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