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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즈환자가 가정집서 ‘동성애 도박판’

    40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가 도심 주택가에 아지트를 마련하고 인터넷 등에서 사람들을 끌어 모아 동성연애를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동성애 상대방들은 이 사람이 에이즈 환자인지 전혀 몰랐다. 특히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에이즈 감염 때문에 형 집행이 정지된 환자인데도 보건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밤마다 큰 도박판이 벌어진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지난 7일 밤 11시30분 관내 2층 한옥집을 급습했다. 경찰은 2층에서 ‘고스톱’ 화투를 치고 있던 A씨(42·무직) 등 7명을 도박 및 도박개장 등 혐의로 입건했다. 하지만 판돈이 1000만원으로 비교적 적은 데다 검거 당시 정황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들을 추궁, 밤마다 모인 이유가 도박보다는 동성애를 위한 것임을 밝혀냈다. 특히 한옥 주인 A씨는 에이즈 감염자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지금은 결핵까지 앓고 있는 중증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1999년 절도 혐의로 구속돼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2년 에이즈 감염 때문에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던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올 초 친구 명의로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00만원에 한옥집을 빌린 뒤 인터넷 등을 통해 동성애자들을 모아 2층 도박장 옆 작은 방에서 애정행각을 벌여왔다. A씨와 성관계를 맺은 나머지 동성애자 6명 중에는 결혼을 한 사람도 있었다. 또 공기를 타고 전파되는 결핵균의 특성상 이들 중 일부는 A씨로부터 결핵이 전염됐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러나 경찰은 6명에게 A씨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인의 에이즈 감염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은 위법이어서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이즈 감염자 관리소홀에 대한 지적과 관련, 질병관리본부측은 “에이즈 치료를 받을지 여부는 환자 개인이 결정하는 것으로 국가가 강제로 치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A씨처럼 자기가 환자임을 숨기고 동성애 등 감염위험이 높은 행위를 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대검 공판송무과 관계자는 “에이즈 등 수감생활을 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면 형집행이 정지돼 석방되며 이 경우 한달에 한번씩 관리규정에 따라 경찰이나 검찰의 점검을 받는다.”면서 “하지만 개인이 에이즈 등을 퍼뜨리는 것을 막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억대 내기골프 판결’ 오락가락

    도박의 법적 해석과 범위를 놓고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억대 내기 골프에 대해 법원이 다시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는 고액의 도박성 게임을 유죄로 인정해온 그 동안의 판례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서울 남부지법에서는 무죄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현용선 판사는 23일 1타당 판돈 100만∼1000만원씩을 걸고 내기 골프를 친 혐의로 기소된 전모(47)씨 등 3명에게 “상습도박을 한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각각 벌금 2000만원씩을 선고했다. 현 판사는 “골프에서 실력이 승부를 좌우하는 면이 있지만 실력차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게임 당시 우연한 요소가 작용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내기 골프는 도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씨 등은 지난해 3∼4월 국내외 골프장에서 14차례에 걸쳐 내기 골프를 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판례도 거액의 내기 골프를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서울 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60)씨 등에 대해 “운동경기인 내기 골프는 도박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부부라도 파산사건은 별개사항 한 판사에게 배정 동시신청 효과

    Q: 2002년 집을 처분하고 창업자금을 대출받아 골프장 옆에 갈비집을 열었습니다.2003년 4월까지는 주말과 여름에는 그런대로 장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해 여름 내내 주말마다 비가 와 손실을 보더니 지난해 1월엔 광우병 파동으로 갈비집 전체가 힘들었습니다. 고기가 미국에서 수입이 안되니 고기값도 천정부지로 올라갔고 불황에 소비자들은 돈을 안 썼습니다. 지난해 11월에 폐업하고 밀린 임대료, 임금, 물건값 등을 갚고 보증금 300만원, 월세 20만원의 집을 얻었습니다. 결국 남편은 고깃배를 타러 갔지만 아직도 7000여만원의 빚이 남았고 남편이 그 중 3700만원을 보증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동시에 파산신청을 내면 받아들여질까요. -장경애(45·여)- A: 광우병은 우리 요식업계에 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 많으리라 추측됩니다. 최근에는 불경기로 버섯 농장도 힘들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분들이 파산의 길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솥단지 내던지며 데모하러 나온 사람이 많이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산으로 가는 원인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장경애 님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법원이 면책을 부여해 온 “정직하지만 불운한 채무자”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최근의 법원 실무는, 자신의 재산을 빼돌려 감추어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광범위하게 면책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적은 판돈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예를 들어 5000원이 남은 상태에서 2만원을 빚진 경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잃은 사람은 남은 돈 5000원을 이긴 사람에게 주고 나머지 채무 1만 5000원은 면제받습니다. 이긴 사람은 받은 돈을 다 챙기지 않고, 잃은 사람에게 집에 갈 차비 2000원이라도 줘 다음에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즉, 파산은 채무자가 마지막 변제능력이 없는 상태에 몰린 경우 자기가 가진 것을 채권자에게 주고(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나머지 금융채무는 모두 탕감받으며, 또 노숙자가 되지 않도록 월세보증금 정도는 채무자에게 남겨주는 것입니다. 일종의 강제 보험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신용거래가 이행되지 못할 위험을 채권자에게 부과하는 것입니다. 부부라도 파산 사건은 별개지만, 현재는 부부가 각자 사건을 들고 올 경우에는 같은 판사에게 배당하는 편법으로 부부 동시 파산신청의 효과를 봅니다. 장경애 님의 경우 남편이 돌아 오실 때까지 파산신청을 미루어도 되고, 장경애 님이 먼저 신청하셔도 됩니다.(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클릭 이슈] 판교 개발이익 진실은

    [클릭 이슈] 판교 개발이익 진실은

    판교 신도시 개발이익금 규모를 놓고 정부와 시민단체가 서로 다른 ‘셈법’을 들이대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판교 신도시 개발로 정부와 사업 시행자, 민간 업체 및 아파트 당첨자들이 16조 3000억원의 개발이익을 챙기고 있다.”면서 “공영개발해 공공소유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업자·당첨자들의 잔치”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와 한국토지공사 등은 “경실련이 주장하는 개발이익금은 턱없이 부풀려졌다.”면서 “사업 시행자의 몫으로 들어가는 개발이익금은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하고 그것도 임대주택·지역 공공사업 등에 재투자된다.”고 받아쳤다. 또 “경실련의 주장은 현실성이 결여됐고, 추정 자료 및 계산에 착오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정부는 근거 없는 해명이 아니라 택지조성 및 판매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면서 재차 공격에 나섰지만 정부는 “더 이상의 대응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주장하는 개발이익금의 차이가 무려 16조원 이상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발이익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과연 어느쪽의 셈법이 옳을까. 먼저 경실련이 주장하는 개발이익의 범위를 보자. 경실련은 판교 신도시 개발에 따른 모든 과정에서 얻는 넓은 의미의 모든 개발이익을 포함하고 있다. 즉, 사업 시행자인 토공·주공·경기도가 조성한 택지를 판매해서 얻는 수익은 물론 정부가 관리하는 채권입찰액도 들어 있다. 여기에 민간 업체들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서 얻는 이익과, 아파트 당첨자들이 입주 이후 얻는 시세차익까지 개발이익으로 보았다. 대표적으로 택지조성원가가 부풀려진 것을 근거로 들었다. 토지 수용가는 평당 88만원, 모두 2조 4000억원 규모이며 택지 조성비를 감안하더라도 택지 조성 원가는 5조 8931억원(평당 469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사업시행자들은 이 땅을 평당 1269만원에 팔아 10조 614억원을 남길 것으로 추정했다. ●“채권 등 재투자금도 억지로 포함” 반면 건교부의 주장은 다르다. 민간기업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뒤 얻는 이익이나 입주자들에게 귀속되는 개발이익은 계산에서 빠졌다. 즉, 사업 시행자가 분양한 택지 판매가액에서 땅 매입비용과 택지 조성비를 빼고난 것만 개발이익금으로 보고 있다. 시장원리를 따른다면 공공임대주택을 뺀 일반 주택사업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 주택사업을 100% 공영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간 기업에도 적정 이윤을 보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한다. 당첨자에게 돌아가는 시세차익도 시장경제 원리상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만 재수좋게 땅을 확보한 기업이나 당첨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이들이 얻는 개발이익금을 신도시 개발이익금으로 부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쟁입찰을 통해 들어오는 채권도 국민주택기금으로 들어가는 만큼 정부가 일방적으로 ‘삼키는 ’개발이익금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정부 자료공개 꺼려 의혹 키워 경실련 김성달 간사는 “개발이익 규모 산정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데서 시작됐다.”며 “개발이익의 규모가 맞느냐 틀리느냐를 따지기 전에 정부가 사업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정확한 개발이익금 규모를 해명하면 경실련도 수긍할 것은 수긍하겠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경실련의 추가 공격에 일단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와 부딪혀 봤자 상처만 입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신도시를 100% 공영개발하라는 주장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민간 주택개발 전문가들도 경실련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단순히 ‘판돈-산돈=개발이익’으로 보는 경실련의 주장은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감정에 호소하는 인기 전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데스크시각] 목란꽃이 피었습니다/구본영 정치부 부장

    수년전에 밀리언 셀러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었던 생각이 난다.‘국수주의냐, 세계화냐’ 등 당시의 숱한 논란도 기억에 새롭다. 학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을 향한 꿈마저 버리고 자신의 무릎뼈 속에 설계도를 감춰 조국에 미사일 기술을 전수한 재미 천재 물리학자. 그를 보호하기 위해 60만 대군도 동원하겠다고 한 박정희 대통령과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그들의 잇따른 죽음…. 줄거리야 어렴풋하지만, 소설의 주 모티브가 약소국 대통령이 핵개발을 하려다 미국의 눈밖에 나 비명에 간다는 내용이었음은 뇌리에 또렷하다. 기자는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핵개발을 추진했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역사적 정황으로 봐 소설적 상상력만이 아닐 개연성이 다분하다. 어느 나라든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가장 손쉽게 빠져들게 되는 유혹이 핵보유다. 굳이 북한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스라엘과 인도·파키스탄을 보라. 전설인 양 아스라하지만 1970년대 초반까지는 군사력·경제력 등을 종합한 국력에서 북한이 앞섰던 게 실상이었다. 특히 구 소련과 중국을 업은 당시 북한의 군사력만큼은 남한이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았던가. 머잖아 이 땅의 산야마다 함박꽃이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함박꽃은 5∼6월이면 삼천리 방방곡곡에 자생하는 목련과의 교목이지만, 생전의 김일성 주석이 좋아해 북한에선 목란으로 불린다. 평양 주체사상탑의 기단에도 새겨져 있고, 목란관이란 식당 이름에서도 짐작되듯이 북한의 국화(國花)다. 올해 한반도에는 목란이 때 아니게 만개한 느낌이다. 지난 10일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중단을 선언하면서 무궁화꽃이 피기도 전에 목란꽃이 먼저 피어버린 형국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놓고 남쪽에선 대책없는 갑론을박만 한창이다.6자회담에서 받을 판돈을 키우려는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이라느니, 핵사찰을 반대하는 군부를 의식한 김정일 위원장의 선택이라느니 하는 이런저런 추측만 난무한다. 일리야 있는 관측들이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가 어느새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그 자체의 가공할 함의에 둔감해졌다는 사실이다. 핵보유 선언의 이면에는 북한 정권이 체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배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자칫 반(半)영구분단으로 치달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통일되면 북한 핵무기는 어차피 우리 건데 뭐가 문젠가?”라는 발상이야말로 철없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북한의 핵개발 드라이브를 제어할 최소한의 지렛대는 확보해야 할 터이다. 북·미간의 각축전을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뜻이다. 지난 수년간 정부는 대북 포용 일변도 정책을 펴왔지만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별무효과였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이 핵카드만은 꼭 움켜쥐고 있었음이 분명해졌지 않은가. 그렇다고 냉전시대의 ‘목 조르기 정책’으로 북을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일은 더 큰 민족적 참화를 부르는 위험한 선택이다. 그런 맥락에서 대북 봉쇄 일변도와 무조건 포용의 중용을 취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이른바 ‘선별적 포용정책’으로, 남쪽 내부의 보혁 갈등을 최소화하며 점진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은 퍼주기 시비를 무릅쓰더라도 지속해야 한다. 아무리 다급해도 동족의 굶주림마저 외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현금이 들어가는 사업은 북한이 핵협상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임하는 자세와 반드시 대칭적이지는 않더라도 탄력적으로 연계, 속도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될 듯싶다. 과거 서독도 동독에 경제 지원을 했지만 인권 문제 등 동독 정권의 폭압성 완화를 강하게 요구했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 부장 kby7@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마침내 입춘과 우수를 지나고 봄이 비롯되었다. 얼핏 보면 봄이야 시절에 따라 저절로 오는 것 같지만, 결코 저절로 오는 봄이란 없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모진 눈보라가 있어야 비로소 꽃 피는 봄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봄과 마찬가지일 터이다. 절망을 거치지 않은 희망이란 얼마나 무의미할 것인가. 우리 선인들이 입춘이 되면 봄맞이라도 하듯이 대문이며 사랑방 기둥에 크게 써 붙이던 입춘대길(立春大吉)의 대길은 주역의 지천태(地天泰)에서 나온 말로, 역술인들은 입춘대길과 함께 이 괘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이 지천태의 괘는 곤괘(坤卦)의 땅이 위로 올라가고 건괘(乾卦)의 하늘이 아래에 있어 얼핏 위아래가 뒤바뀐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뒤바뀜을 선인들은 크게 길하게 여겼으니 그이들의 깊은 뜻이 오늘에 새삼스럽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뒤바뀌는 立春 선인들에게는 봄이야말로 어두운 음의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고 밝은 양의 기운이 땅에 가득하여 이 뒤바뀐 기운으로 만물이 생겨나는 시절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다 보면 천하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만물도 생겨날 수가 없다. 대신에 하늘과 땅이 뒤바뀌면, 절망과 고통이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가운데에서도 하늘과 땅이 본디 자리로 돌아가려는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과 땅의 교류가 이루어져 만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비록 절망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이런 천지의 뒤바뀜이 어찌 크게 길하지 않으랴. 천지의 뒤바뀜을 사람살이 식으로 풀이하자면, 가장 깊은 절망의 가운데에서 한 가닥 희망이 솟아나오고, 반대로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한 희망의 가운데에서 이미 한 가닥 절망은 비롯된다는 지혜일 터이다. 천지의 뒤바뀐 기운은 어느 새 그대를 파고들어 마침내 그대에게도 지천태의 입춘대길로 봄이 온다. 길고 긴 절망의 터널을 지난 그대가 이제는 희망을 꽃피우고, 그리하여 일생에 가장 소중한 이를 만나게 된다. 자, 이 크게 길한 날에 어디에 소중한 이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까.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스타타워라는 멋있는 빌딩이 바라보는 이의 고개를 모자라게 할 만큼 높은 키로 세련된 외양을 자랑하고 있다. 그 빌딩을 끼고 돌면 후문이 나오는데 후문 바로 앞에 ‘바이더웨이’라는 24시 편의점이 있을 터이다. 그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걷다보면 ‘민들레(02-558-8513)라는 자그맣고 예쁜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2층 양옥집을 개조하여 전통 한정식집으로 꾸몄는데,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개량한복 차림의 종업원들이 예사롭지 않은 주인의 성품을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다. 얼핏 한정식집 주인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깊은 눈빛과 단아한 분위기의 오성숙씨가 있는 듯 없는 미소를 띤 채 그대에게 조용히 인사를 할 터이다. 그 첫 대면의 순간 그대는 그이에게서 어쩌면 그대와 함께 사람살이의 신산고초를 겪으면서 심성이 보다 그윽해진 큰누님이나 혹은 큰언니 같은 살붙이의 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 살붙이의 정을 느끼면서 그이의 곁을 보면, 이번에는 흰머리가 참 잘 어울리는 장년의 노신사가 역시 그대에게 가볍게 인사를 할지도 모른다. 흰머리의 그이는 다름 아닌,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김세균 박사이다. 방학이 되거나 한가할 때면 그이는 이따금씩 민들레에 나타나 아내인 오성숙씨를 도와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한때 참교육·여권운동에 몸담기도 민들레에 와서 주인 내외를 만나본 이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적어도 이 나라 명문대학의 교수이고 또 그 부인되는 이가 도대체 더 이상 뭐가 부족해서 한정식집까지 차리게 된 것일까.1997년 민들레라는 한정식집 주인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오성숙씨는 명문대학의 교수부인이기에 앞서 1980년대 후반부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을 맡아 전교조와 함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운동권에 몸을 담아온 소위 여성운동가였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편집실장이며 정책실장으로, 저소득여성들이나 근로여성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나서 공부방이나 쉼터를 열어주고, 주부들을 위한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여성의 지위를 자리매김하는 여권운동의 일선에서 뛰어온 이였다. 그런가 하면 그이의 남편 되는 김세균 교수는 형제인 사회학의 김진균 교수와 함께 진보적 지식인의 길을 걸어오며 1970년대부터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이기도 했다. 오성숙씨가 자신의 잘못된 빚보증 한번으로 집이며 재산 따위를 깡그리 다 잃고 무일푼이 되어 남편이며 아이들과 함께 10여 평 남짓 되는 셋방에 나앉게 된 것이 바로 1997년이었다. 이때부터 그이는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여기저기서 돈을 그러모아 한정식집을 차린 것이었다. 기실 그이는 평소부터 음식솜씨가 남달라서, 남편과 함께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자유대학에 유학 중이던 1980년대 초에는 당시에 소위 운동권 출신 유학생들이며 황석영씨 같은 정치적 망명자들 사이에서는 그 뛰어난 음식솜씨 때문에 청진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청진옥이란 그이의 큰아들 김청진이라는 이름에서 따서 유학생들이 붙인 별칭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이해동목사 내외의 해동여관과 함께 유학생들에게는 공짜로 자고 공짜로 고국의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했다. ●단아한 분위기의 큰누님같은 안주인 민들레의 한정식은 코스요리를 주로 하지만, 낮손님들을 위해서는 민들레밥상이라고 하여 흑임자죽이며 녹두죽 같은 죽에 잡채, 야채샐러드, 해물무침, 고등어조림, 김치전, 콩비지 등에 된장찌개며 밥이 나오는데, 무나물이며 취나물, 고사리나물 무침에 조개젓, 도토리묵, 김치 같은 밑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 8000원짜리 민들레밥상에 곁들여 불고기볶음이며 제육주꾸미볶음, 해물한정식, 더덕구이, 갈비찜오분자기, 메로구이, 간장게장 등이 추가되면 각각 1만원에서 1만 5000원짜리 정식이 된다. 저녁나절에 주로 하는 코스요리에는 1인분에 2만 5000원짜리 기본정식과 3만 5000원짜리의 민정식이 있는데, 그대가 소중한 이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자리라면 약간 무리할지 모르지만, 민정식을 권하고 싶다. 민정식은 나오는 순서에 따라, 녹두죽에 야채샐러드, 탕평채, 찹쌀화전이며 생선전이며 표고버섯전으로 구색을 맞춘 삼색전, 도미찜, 굴이며 소라며 우렁이며 새우가 들어간 모듬해물, 도다리며 도미의 싱싱한 모듬회, 연어쌈, 수삼과 꿀, 해물고추잡채, 홍어와 돼지고기에 보쌈김치를 곁들인 홍어삼합, 구절판, 새우튀김, 갈비찜, 해물냉채, 대구탕, 장어구이 등이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들레밥상의 반찬과 밥에 누룽지가 함께 나온다. 민들레에는 10여 개의 방에 130석의 자리가 있어 얼마든지 대형 모임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내려 7번 출구를 나와 시티극장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50미터쯤 언덕길을 올라가면, 골목 막다른 곳에 푸치니(02-552-2877)라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다. 일찍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곧장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 있는 페스타라 음악원에서 10년 가까이 유학을 하고 돌아와 모교에서 강사를 지낸 테너 안종선씨가 주인인데,1998년에 자신이 살던 양옥을 개조하여 3층까지 한결 깔끔하고 격조 있는 레스토랑으로 바꾸어 놓았다. ●유학생활 10년동안 익힌 미각 잘살려 투명한 유리창으로 지붕을 덮은 정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정통 스파게티며 파스타를 즐기고, 밤이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도 헤아릴 수 있는데, 푸치니의 지배인으로 있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파텔라씨의 감미로운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터이다.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서울발레단의 음악감독으로 왔다가 8년 넘어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오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안종선씨의 테너 독창까지 들을 수 있다면 거기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푸치니의 손님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들이고, 그만큼 주인 되는 이의 정통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주로 이탈리아인들을 위시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데, 기실 1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 유학하면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미각을 익힌 그이가 귀국하자마자 푸치니를 차린 것도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그의 미각을 만족시키지 못한 때문이었다. 그이는 통밀에서부터 치즈같이 이탈리아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푸치니에서 레스토랑의 이름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특선메뉴로 내놓는 ‘스파게티 알라 푸치니’는 푸치니 스페셜로 부르기도 하는데, 볼로냐와 피렌체 사이의 산간지방인 폴리아에서 주로 먹는 토속음식으로 파마산 치즈 중에서도 3년산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한다. 이 치즈는 무게가 35kg이 나가는 거의 맷돌만한 크기인데, 치즈 가운데에 홈을 파서 홈에 ‘바카디151’이라는 높은 도수의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치즈를 녹인 후에 여기에 스파게티며 야채를 넣어서 비벼내는 식이다. 1인분에 1만 8000원인 이 푸치니 스페셜은 강한 화력으로 럼주가 증발한 후에도 그윽한 향이 남아 여성들도 즐기는데, 요리사가 주방에서 나와 손님 앞에서 직접 시연을 펼치고 서브까지 한다. ■다국적 요리·술 한자리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출구 앞에 레비스(02-565-5959)라는 퓨전요리집이 있다. 간판에도 버젓하게 내세운 ‘다국적 식주공간(食酒空間)’답게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위시해서 세계의 퓨전요리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옛날두부김치에서 매운낙지볶음, 직화구이곰장어, 신닭발, 화이어뽈에서 일식의 해물오코노야키, 해물 스테미나나베, 후지볼케이노롤, 모리아와세, 겐키도리, 중식의 광동갈비, 팔보라조, 타이치킨, 홍콩야식, 깐소꽃게, 양식의 레비스초이스, 새우퐁듀, 철판돈가스, 시푸드치즈그라탕, 치즈칠리치킨, 파에리아 이외에도 훈제연어허브샐러드, 아보카드샐러드, 펌킨셀러드에 군고구마베이컨 피자, 데리야키 치킨피자에 소이웰빙파스타까지 모두 100가지가 넘어 미처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요리들을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거기에 술 또한 우리의 백세주며 천국, 설중매를 위시해서 일본의 나마조조나 고노이즈미부터 중국의 죽엽주와 금화고량주, 공부가주, 죽봉주에 와인이며 양주, 생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비하여 20대의 신세대들은 물론 30,40대의 취향에도 뒤지지 않게 구비해 놓았다. 다국적 요리들이라고 해서 결코 싸구려로 맛이며 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레비스에서는 이 다국적 요리들을 위해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나온 젊은 조리사들이 각각 한중일양으로 나누어 모두 12명이 주방을 맡고 있다. 게다가 직접 조리를 담당하지 않은 관리직들도 저마다 한두개씩은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퓨전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기도 한다. 레비스에서 개발해낸 퓨전요리 중의 하나로 훈제연어 허브 샐러드는 훈제연어에 비타민이라는 야채, 케이퍼라는 서양배추 봉오리, 치커리, 물냉이, 양상치, 트레비스라는 보라색양상치, 천연의 천도복숭아, 가늘게 채 썬 양파를 올리브유로 드레싱해내는 식이다. 팔보라조는 갑오징어, 해삼, 새우, 참소라, 피조개 등의 해산물에 죽순,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베이비콘을 넣어 매운 소스로 볶아내는 식이다. 그러나 레비스의 뛰어난 점은 380평에 360석이라는 대형 홀에 대한 섬세하고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에 있을 터이다. 홀을 크게 나누어 한식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일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중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에 양식집 분위기의 이국적 공간에 이어 룸살롱처럼 화려하고 푹신한 둥근 소파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요리며 술을 맛보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저녁 한때를 즐길 수 있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도박과 스포츠 베팅

    최근 억대 내기 골프를 도박이 아니라고 한 판사의 판결이 화제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판돈의 크기와 참가자의 재산·소득 등을 기준으로 도박 여부를 판단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화제가 된 판결은 판돈 규모가 아니라 게임의 내용을 이유로 삼았다. 골프는 고스톱이나 포커처럼 운에 따르는 게임이 아니라 실력이 더 중요한 요소여서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면 도박죄를 구성하는, 운에만 좌우되는 게임은 뭐가 있을까. 고스톱? 포커? 필자는 골프가 운보다는 실력에 따라 스코어가 결정되는 게임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면 고스톱이나 포커는 운이 모든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인가? 아니다. 골프보다도 실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임이다. 고스톱은 프로 선수가 없지만 포커는 프로 선수가 있고 그만큼 승률이 높다.90대를 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PGA 현역 프로 골퍼를 이길 확률이 평범한 사람이 라스베이거스의 프로 포커 선수를 이길 확률보다 더 높다. 스포츠에서의 도박은 베팅에서 발생한다.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스포츠 베팅은 전문가이건 비전문가이건 누구에게나 맞히기가 극히 어려운 확률 게임이라 별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프로야구나 프로농구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에게는 베팅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가 있기도 하지만, 사실 그럴 필요성도 없다. 그러나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고정배당률 게임은 문제가 다르다. 배당률이 고정됐다는 점이 경마와는 다르지만 경기 정보의 중요성은 그만큼 더 크다. 특히 선발 투수가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프로야구나 참가 인원 수가 워낙 적은 프로농구는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마는 말이라는 동물이라도 있지만 야구나 농구는 모두 인간이 승패를 좌우한다. 두 종목 모두 내부 관계자의 경기에 대한 도박은 영구 추방을 시키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심해서는 결코 안 된다.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되지 않던 선수의 부상이나 컨디션에 대한 정보가 엄청난 의혹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919년의 월드시리즈에서 베팅 때문에 일어난 ‘블랙삭스 스캔들’은 메이저리그의 신뢰도에 먹칠을 했다. 법정에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관련 선수 8명이 모두 풀려났지만 야구판에서 영구 추방되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고정배당률 게임이 활성화되면 해당 스포츠의 인기 상승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조그만 의혹이라도 입에 오르내리면 정당한 승부를 자랑으로 하는 스포츠는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선수는 물론 구단 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교육 등 제도적인 대비가 절실하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87% “내기골프 도박맞다”

    억대 내기 골프는 도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오자 도박과 오락의 법적 해석과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 정서나 사회 통념과 어긋난 판결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의 무죄 선고 배경은 화투나 카드처럼 승패의 결정적인 부분이 우연에 좌우된다면 도박이지만 운동경기인 내기 골프는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이 승패를 좌우해 도박이 아니라는 점이다. 형법 246조는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행위’로 도박죄를 규정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은 화투와 포커뿐만 아니라 바둑, 장기, 투견 등도 도박성이 강하면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법원 역시 일관되게 유죄를 인정했다.2003년 10억원대의 내기 골프를 친 혐의로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에 대해 유죄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내기 골프가 도박이냐 아니냐를 법리적으로 쟁점화해 논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판례에서 일관되게 도박죄를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판사는 “과거 내기 골프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결은 모두 내기 골프는 도박임을 규정하고 일시오락 및 상습성 여부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박 회장 사건의 경우 당시 변호사조차도 내기 골프가 도박이 아니라는 논리가 아닌 일시오락과 상습성에 대해 항변했다.”면서 “대법원의 판례에서도 내기 골프의 도박적 성격에 대한 법리적 검토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서나 입맛에 맞게 판결한 것이 아니라 법리 검토에 따라 판단했다.”면서 “비판을 이해하지 못하지는 않지만 상급심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참여 네티즌의 90.2%가 “운동경기만 도박에 예외일 수 없다.”며 판결에 반대했다. 네티즌들은 “‘상금’과 ‘판돈’을 구별 못하는가. 튀는 판사의 자의적 판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골프전문 사이트인 ‘golfsky.com’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도 87.2%가 “도박이 맞다.”고 답했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골프 역시 요행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내기 골프로 돈을 의도적으로 잃어주거나 재산을 양도하는 편법 행위도 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중견 변호사는 “사법적 판단이 항상 상식이나 통념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며 중세 마녀재판이나 갈릴레이 재판처럼 상식과 통념이 완전하거나 옳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이 지배적 가치에 따라 판결한다면 상식의 결함이나 오류를 수정할 기회를 잃게 되고 법관의 역할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과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억대 내기골프 도박 아니다”

    1심 법원이 내기 골프는 도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내기 골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내기 골프에 유죄를 선고해 온 판결을 처음 뒤집은 것이다. 학계에서는 내기 골프가 도박이라는 게 다수설이며 대법원 판례도 내기 골프에 상습도박죄를 적용,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20일 우승자에게 거액을 배당하는 등 수십차례에 걸쳐 내기 골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60)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 등은 2002년 12월 제주도의 한 골프장에서 각자 핸디를 정하고 18홀을 9홀씩 전·후반으로 나눠 최소타를 친 승자에게 상금을 주는 방식의 내기 골프를 했다. 이들은 전·후반 각각 1타에 50만원,100만원씩 걸고 전반전 우승자에게 500만원, 후반전 우승자에게 1000만원을 배당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까지 32회에 걸쳐 8억원,26회에 걸쳐 6억원의 ‘판돈’을 건 이들을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이 판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화투처럼 승패의 결정적인 부분이 우연에 좌우된다면 도박이지만 운동경기인 내기 골프는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이 승패를 좌우해 도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경마나 경륜은 타인의 경기에 대한 승패를 맞히는 것으로 우연적 요소가 지배적”이라면서 “내기 골프가 도박이라면 홀마다 상금을 걸고 승자가 이를 차지하는 골프의 스킨스 게임도 도박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내기 골프가 도박죄가 성립된다.’는 다수설과 ‘안된다.’는 소수설이 갈려 있다. 두 주장의 출발점은 모두 승패에 ‘우연’이 작용하느냐 안 하느냐로 같다. 다수설은 일본의 판례를 들어 내기에서 기량이 주된 요소라 하더라도 우연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면 도박이라고 한다. 대법원은 2003년 9월 10억원대의 내기 골프를 한 혐의로 기소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에게 상습도박죄를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는 등 유죄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판사는 “현재의 논리로 따지면 프로 선수들이 출전비를 내고, 성적에 따라 상금을 받는 골프대회는 물론 시즌의 성적 결과에 따라 돈을 받거나 도로 내놓는 프로야구의 ‘마이너스 옵션’ 계약도 모두 도박죄”라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강원랜드의 카지노나 경마, 경륜은 패가망신, 자살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공공연한 도박인데도 국가가 허용한다고 처벌이 안 되고, 국가가 허용하지 않으면 도박이라는 주장은 모순이라는 것도 무죄 판결의 이유로 들고 있다. 국가나 기업이 상금을 걸고 벌이는 운동경기는 적법하고 개인이 상금을 거는 비공식 경기는 도박으로 처벌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것이다. 이 판사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법률 전문가들도 많다. 시민단체와 네티즌들도 국민정서와 상식을 무시한 판결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판사는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려 관심을 모았지만 항소심에서 파기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北 核보유 공식선언 파장] WP “北 판돈 올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새로울 게 없으며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추구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 언론들은 북한의 진의가 분명치 않지만 부시 행정부 내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한 강온 논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예전에 들었던 수사적인 표현으로 우리는 6자회담을 추구할 것”이라며 “북한의 최근 행동은 그들만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 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는지는 확실히 모른다.”며 “북한의 성명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권의 속성과 확산의 관점에서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볼턴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핵을 만들 능력에 다가서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이 대북정책을 재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평화적인 외교적 해결책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유럽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의 성명이 나오기 4시간 전에도 미 행정부 관료들은 6자회담 복귀를 기대하는 브리핑을 했다며 올 봄 6자회담 재개를 점쳤던 분석가들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결국 북한의 핵 보유국 개념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도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위기 때마다 생각지 못한 문턱들을 넘었으며 이번에도 다시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 ‘판돈’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미국이나 동맹국이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 것 같지는 않으며, 성명도 핵무기 자체보다는 핵개발 논쟁에서 새로운 우위를 점하려는 외교적 작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행정부 관리들이 의원들에게 3월 초 회담 재개를 브리핑했던 것과 상황이 다르게 진행됨에 따라 대북 접근법에 관한 논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부시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과의 쌍무적인 안전보장이나 즉각적인 대북지원에 나서든가 유엔 안보리에 상정, 제재를 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협상이나 외교적 압박이 실패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북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저지할지 훨씬 어려운 국면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北 核무기 보유 공식선언] “북한 핵무기 1~2개 보유 가능성”

    북한이 10일 6자회담 무기한 참가 중단과 함께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 나서면서 북한의 실제 핵무기 보유 여부와 그 수준 등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수 전문가들이 북한의 핵보유선언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판돈’을 키우기 위한 엄포용만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을 이용해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작년 11월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여러 정보기관의 정보를 종합할 때 1990년 초에 추출한 플루토늄으로 1∼2개를 제조했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적 평가”라고 밝혔다. 윤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 발행된 ‘2004년 국방백서’에서도 그대로 실려 있다. 국방백서는 구체적으로 “현재까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추출한 약 10∼14㎏의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고 있다. 최영진 전 외교차관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답변에서 “북한이 핵무기 2∼3개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핵물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미 워싱턴의 핵 감시기구인 ‘과학ㆍ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작년 11월 배포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2∼9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은 15∼38㎏ 수준이라고 전했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한 교수도 이날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3∼5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개발 계획’에 따라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개발을 위해 관련 부품을 도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조승진 구혜영기자 redtrain@seoul.co.kr
  • ‘1타 1000만원’ 골프도박

    한 타에 1000만원씩 건 골프도박에서 1명으로부터 8억원을 딴 자영업자 3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던 안모(42)씨는 지난해 3월 동업자인 유모(41)씨와 수도권의 한 골프장으로 골프를 치러 갔다. 유씨와 어울려 다니던 건물임대업자 박모(45)씨와 주류도매업자 전모(47)씨가 합류했다. 몇해 전 시작한 골프에 푹 빠져 있던 안씨는 이후 이들과 수도권과 제주도 등의 골프장을 돌며 타당 2만∼3만원의 내기골프를 했다. 각자의 평균타수를 기준으로 낮은 점수를 친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친 사람이 차이 나는 타수만큼의 돈을 주는 식이다. 안씨는 평균타수가 90대 초반, 유씨 등은 80대 초반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라운딩이 끝난 뒤의 식사비 정도를 주고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내에서 타당 50만∼100만원짜리 내기골프를 하던 이들은 태국으로 장소를 옮겨 일주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에 18∼36홀씩 골프를 쳤고, 타당 1000만원까지 금액이 올라갔다. 결국 안씨는 14차례의 골프도박으로 8억원을 잃었다. 빚을 갚기 위해 예식장 지분까지 팔아야 했다. 안씨는 “박씨 등이 실력을 속여 사기를 당했다.”고 판단, 이들을 검찰에 진정했지만 자신도 사법처리될 처지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홍훈)는 4일 박씨 등 3명에 대해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골프 실력을 공증할 수 없고, 판돈을 올리는 데 4명 모두 동의한 점 등을 감안하면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상습도박 서울시공무원 9명 적발

    지난 3년간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여온 서울시 구청직원 9명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 중 한 명은 공금을 횡령해 노름빚을 갚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 9월 추석절 공직감찰을 벌인 결과 이들의 혐의를 포착했으며, 횡령 및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31일 밝혔다.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모구청 소속의 7·8급 공무원인 이들 9명은 지난 2002년부터 매주 1∼2회에 걸쳐 구내 여관과 안마시술소 등을 전전하며 포커판을 벌였다. 이들의 1일 판돈은 최고 1000만원을 넘어섰다. 그 과정에서 5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게 된 지방 행정주사보 이모씨가 구청 공금에 손을 대면서 감사원에 덜미가 잡히게 됐다. 이씨 외에 또다른 공무원도 아파트 전세자금까지 노름빚으로 탕진하고 몇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1타 400만원’ 억대 골프도박

    1타에 최고 400만원을 거는 등 수억원대의 ‘내기 골프’를 한 중소기업 사장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1일 부산·경남 일대의 골프장을 돌며 상습적으로 거액의 내기 골프를 해온 혐의(상습도박 등)로 박모(37·무직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모 중소기업 대표 손모(4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김모(42)씨 등 2명을 수배했다. 이씨 등은 지난달 1일 부산 근교 모 골프장에서 1타에 400만원을 걸고 골프를 치는 등 6차례에 걸쳐 판돈 3억원을 걸고 골프 도박을 해온 혐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류승완은 콤비를 좋아해

    현재 촬영중인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는 버디 필림(Buddy Film)을 표방하고 있다. ‘차분 vs 다혈질’ ‘장신 vs 단신’ ‘지적인 생각의 소유자 vs 판단력이 모자라 사건을 불러 일으키는 어리숙한 사람’ ‘물질적 풍부함 속에서 성장 vs 빈천한 환경에서 억척스럽게 성장’ ‘나이 지극한 중년 vs 혈기왕성한 20대’. 지극히 대조되는 성향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좌충우돌 갈등속에 여러 난관을 극복하거나 부딪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장르를 ‘버디 필림’이라 부른다. ‘주먹이 운다’는 거리에서 매를 맞고 돈을 챙기는 30대 후반 전직 복서 강태식(최민식)과 패기와 무모한 도전 의식이 전부인 소년원 출신 10대 후반 복서 유상환(류승범)이 돈을 걸고 주먹 대결을 벌이면서 갈등과 우애를 나누게 된다.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의 ‘흑과 백 The Defiant Ones’(1958)은 할리우드 버디 필름의 진가를 입증한 최초 흥행작이다.서로 지독히도 미워하는 교도소 동기 존 잭슨(토니 커티스)과 노아 쿨렌(시드니 포이티어).존은 흑인 노아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자.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수갑으로 채워져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해야할 처지.간수의 눈을 피해 탈옥에 성공한 두 사람은 자신들을 쫓는 보안 당국의 끈질긴 추적속에서 사사건건 치고 받는 갈등을 벌이면서 서서히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의 증오심을 버리고 협력을 시도한다. 미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의 하나인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 의식을 활용해 인종간의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준 이 작품은 노아역의 흑인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가 1959년 당당히 아카데미 남우상 후보에 지명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서부 개척 시기.은행과 철도 승객을 터는 2명의 무법자들의 행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내일을 향해 쏴라’(1969).버치(폴 뉴먼)는 낙천적이고 태평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는 반면 강도 모의를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선댄스(로버트 레드퍼드)는 상황 판단이 뛰어 나고 지략을 갖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1930년대 시카고.노름과 사기의 명수 후커(로버트 레드퍼드)는 갱단원에게 사기를 쳐서 거액을 따내지만 사기친 돈은 도박으로 날리고 친구는 거물급 갱 로네간(로버트 쇼)에게 피살 당한다.친구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노회한 도박꾼 곤돌프(폴 뉴먼)의 도움을 받아 거액의 판돈으로 로네간을 유인한 뒤 돈을 갈취해 낸다는 것이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스팅’(1973). 라스트.거액의 판돈이 걸려 있는 도박장.갑자기 헨리 곤돌프와 자니 후커가 언쟁을 벌이면서 총격전을 벌이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로네간과 일행들이 황망히 자리를 피한다.이어 총을 맞고 절명한 듯했던 후커가 양복을 털고 일어나 미소를 짓고 판돈을 챙기는 장면은 영화 사상 가장 멋진 반전 장면으로 각인되고 있다. 레스토랑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는 루이스(수전 서랜든)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를 끌어 들여 도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1991)는 여성판 버디 필름으로 인정 받았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 ‘피도 눈물도 없이’는 판돈을 걸고 거친 인생을 살아가는 두명의 여성(이혜영,전도연)을 등장시켜 한국 스타일의 여성 버디 필름을 시도한 바 있다.
  • 국감 첫날 이모저모

    17대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곳곳에서 색다른 풍경이 펼쳐져 변화의 바람을 실감케 했다.반면 일부 상임위에선 고성이 오가고 정회가 거듭되는 등의 파행이 빚어지는 등 구태를 재연하기도 했다. ●통일외교통상위 여권의 실세 장관 중 한 사람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출석,초반부터 관심의 초점이 됐다.그러나 통일부의 업무보고 형식을 놓고 여야간 고성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정회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문화관광위 언론개혁 관련 입법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언론개혁법안들이 언론통제법안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사주 중심체제 하에서 신문의 편집권 독립은 불가능하며,일부 신문들의 시장 독과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맞섰다. ●건설교통위 여야는 행정수도 건설계획과 관련,최병선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장과 김안제 전 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열띤 공방을 펼쳤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오전 건설교통부 국감장에서 한때 쓰러져 과천청사 의무실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안 의원은 건교부 업무보고가 진행 중이던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갑자기 현기증을 일으키며 자리에서 쓰러졌고,보좌관과 건교부 직원들이 안 의원을 의무실로 옮기면서 안정을 되찾았다.안 의원은 국감 준비로 과로한 데다 급체까지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해양수산위 쌀 협상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협상진행 과정에 대한 농림부의 설명을 듣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2차례에 걸쳐 무려 4시간여 동안 정회 소동이 빚어졌다.결국 허상만 장관의 추가설명을 듣기로 하고 국감을 재개했지만 허 장관이 원론적인 설명만 이어가자 또다시 논란이 빚어졌고,저녁 식사 뒤 추가 비공개 회의를 갖기로 하고 오후 5시가 넘어서야 국감 질의를 시작했다. ●국방위 국감장인 국방부 신청사 1층에 마련된 국회의원 비서관 대기실에서 국회의원 보좌진 5∼6명이 ‘내기 포커’를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감 지원을 위해 나온 사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판돈으로 천원권 지폐가 버젓이 오가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군 관계자는 “자신이 모시는 국회의원은 성실한 국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라며 혀를 찼다. ●보건복지위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한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점자로 만들어진 질의 자료를 들고 복지위 국감에 나섰다.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시각장애인인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첫 페이지에 그려넣은 뒤 문서 자료 뒤에 별도의 점자 자료를 첨부하기도 했다. 이종수 전광삼 김상연기자 hisam@seoul.co.kr
  • [발언대] 민족명절에 외국 맥주축제라니/김미라〈서울 구로구 구로본동〉

    요즘 세계최대의 맥주 축제인 독일‘옥토버페스트’ 축제와 관련해 유명 호텔과 일부 놀이 공원 등에서 이를 본뜬 각종 행사를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다음달 10일까지 약 한달간 연다고 한다. 그러나 외국의 술축제가 국내까지 파고들어 판을 치고 있는데,정작 우리의 전통술 축제가 거의 없고 홀대하는 느낌마저 들어 아쉽다.그것도 외국의 이름있는 술축제를 본뜬 이번 축제가 우리의 최대 고유 명절인 추석을 전후해 열린다는 점 또한 씁쓰레함을 금할 수 없다. 멍석은 우리가 깔고 판돈은 외국인이 챙기는 꼴인 셈이다.다행히도 지난달 25일부터 5일간 국내 한 단체의 주선으로 ‘2004 제1회 우리 술 페스티벌’이 조촐하게 열린 적이 있었다.이 행사에는 주종별 100여개가 넘는 생산업체가 165개 제품을 전시 홍보,판매,시음행사 및 각종 체험행사 등을 갖기도 해 우리 전통술의 진미와 진가를 보이기도 했다. 이미 외국에서는 술 축제가 인기를 얻고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아 가는 곳도 많다.뮌헨에서 해마다 열리는 ‘옥토버 페스트’ 축제의 경우,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로 독일인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당들이 몰려들어 맥주 시음을 비롯하여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각종 행사를 즐기고 있다. 우리에게도 민족의 정서와 애환이 서려있는 전통술이 있을진대,그간 제대로 된 술 축제 하나 없이 다른 나라 축제를 즐기고 있었으니 서글픈 일이다. 바라건대 앞으로 우리 전통술 축제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더욱 확대 발전 시켜나갔으면 하는 소망이다. 김미라〈서울 구로구 구로본동〉
  • 근무시간 도박 무더기 적발

    건설회사들로부터 여직원 통장 등으로 수억원의 뇌물을 입금받아 근무시간에도 노름판을 벌여온 건교부 산하 국도유지사무소 7급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의정부지검 형사제5부(부장 하홍식)는 4일 의정부 국도유지건설사무소 7급 오모(44)씨와 구모(38)씨 등 2명을 뇌물수수와 상습도박 혐의로,장모(42)씨를 뇌물수수 혐으로 구속했다.또 건설업체 Y사 대표 정모(47)씨와 T사 현장소장 권모(41)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하고,P건설 대표 이모(43)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H건설 대표 송모(38)씨를 수배했다. 검찰은 또 국도유지사무소 직원 오씨 등이 뇌물을 판돈으로 노름판 개설을 주도한 남양주시청 7급 공무원 이모(40)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하고,권모(46·무직)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도유지사무소 직원 오씨는 지난해 1월 이후 구속된 Y사 대표 정씨 등 5개 업체로부터 모두 2억 9900만원,구씨는 1억 1400만원,장씨는 4800만원을 국도보수 관급공사와 관련한 설계,하도급 업체 결정,기성금 지급,준공검사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받았고 오씨와 구씨는 일주일에 1∼2차례 2000만∼3000만원의 판돈이 걸린 포커도박을 벌였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
  • [세상에 이런일이] 날벼락도 가지가지…

    ●날벼락1 ‘부부싸움 화풀이에 엉뚱한 이웃들만 날벼락’ 지난 11일 밤 11시30분쯤.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S아파트 주민들은 늦은 밤에 느닷없이 폭탄이 터지는 것같은 ‘쾅,쾅’하는 소리에 놀라 문밖으로 뛰쳐 나갔다.19층에 사는 이모(49·무직)씨가 집안에 있는 텔레비전과 화분,고추장,옷가지,가구 등을 무차별적으로 아래로 집어 던진 것. 이씨의 아내는 지난 10일 이씨가 한 여자와 통화하는 것을 우연히 엿듣고 “바람을 피우는 것 아니냐.차라리 이혼하자.”고 화를 내며 집을 나가버렸다.이에 속이 상한 이씨는 11일 술을 마신 뒤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씨는 베란다에서 넥타이로 끈을 만들어 목에 건 채 “나 이제 죽는다.”고 외쳤다.구경나온 이웃 주민들을 향해서는 “왜 쳐다보느냐.내가 무슨 동물이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사람이 없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연모(41)씨의 브로엄 승용차 앞유리가 파손되는 등 모두 5대의 차량이 부서지는 등 애먼 주민들만 620만원어치의 피해를 입었다.이씨는 소음과 공포에 질린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 출동해 웃지 못할 ‘사태’를 지켜본 경찰관은 “차는 부서져 있고 고추장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집어던진 옷가지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혀를 찼다.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날벼락2 ‘설마 경찰들이 데이트를 하고 있을 줄이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퇴근 뒤 동료 경찰관과 데이트를 하고 있던 여자 경찰관의 지갑을 훔치려 한 윤모(47)씨를 절도혐의로 구속했다.윤씨는 지난 8일 오후 5시30분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앞에서 마포경찰서 소속 한모(23) 순경의 손지갑을 낚아채 달아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씨는 남자친구인 강남경찰서 소속 황모(28) 순경과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황씨는 도망치는 윤씨를 50m쯤 뒤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았다. ●날벼락3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30대 여자가 친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판돈 90여만원을 놓고 ‘고스톱’ 도박을 한 혐의로 나모(34·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나씨 등은 전날 오후 5시쯤 마포구 도화동 H아파트 김모(48·여)씨 집에 모여 도박을 하다 나씨의 어머니 김모(60)씨의 신고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어머니 김씨는 “2년 전 사위와 이혼한 뒤 나랑 같이 살고 있는 딸이 눈만 뜨면 도박을 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법의 심판을 받아 새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 우리당 현직 장·차관 12~13명 영입 장담

    4·15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올인(판돈 전부를 건다는 도박 용어)’ 승부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조합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몸집 키우기에 나선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현직 장·차관과 청와대 고위참모들의 총선 출마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이들에 대해 지역구를 내정하는 등 여권내 가용자원 총동원령을 가시화시키고 있다.이와 함께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소속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한 접촉도 강화하면서 입당을 권유하고 있다.우리당은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서는 전체 지역구의 30%까지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가 단독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한 당헌을 적용할 방침이다.출마가 거의 확정적인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경기 수원,한명숙 환경장관은 서울 종로 또는 양천을,권기홍 노동장관은 경북 경산·청도,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은 경북 영주를 사실상 ‘낙점’해둔 상태다. ●강금실 법무장관 “그냥 출마해버릴까”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은 경기 의정부,유인태 정무수석은 고향인 충북 제천을 ‘입도선매’해 뒀다고 해도과언이 아니다.20일 입당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에겐 대구의 한 지역구를 ‘할당’하기로 했고,현재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금실 법무장관과 김화중 보건복지장관은 강남갑과 양천을 카드로 설득 중이다.강 장관은 출마설에 대해 “아이고,내 팔자야.그냥 ‘에이씨’하고 (출마)해 버릴까.”라며 웃어 넘기기도 했다. 이강철 영입추진단장은 이날 “앞으로 장·차관 12∼13명을 더 데려올 것”이라고 장담했다.그러나 대구 출마 권유를 받아온 이창동 문화부장관은 불출마 의사를 굳혔고,정동영 의장이 광주 남구 출마를 공개적으로 밝힌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도 핵심 당직자에게 불출마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김혁규 전 경남지사와 이시종 전 충주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입당을 성공시킨 바 있는 우리당은 특히 충청권과 호남권 지자체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정 의장은 전날 한나라당 소속 염홍철 대전시장과 20분간 밀담을 나눴고,김혁규 전 지사도 자민련 소속 심대평 충남지사와 점심식사를 하는 등 공을 들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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