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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체정신·소통 앞세워 ‘백년효성’ 도약

    단체정신·소통 앞세워 ‘백년효성’ 도약

    효성이 ‘팀 스피릿(단체정신)’과 ‘소통’을 앞세워 백년기업 도약에 나선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창립 60주년을, 다가올 100년을 향한 새로운 효성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시점”이라며 “백년효성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스피릿”이라고 강조했다. 효성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조직문화 확립 ▲현금흐름과 재무안정성 중심 경영 ▲미래 성장을 주도할 인재 육성 ▲AI 활용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 세계 29개국 107개 사업장을 기반으로 각 조직이 자율적으로 판단·실행하는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한다.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과 신속한 실행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재무 측면에서는 캐시플로우 중심 경영을 펼친다. 조 회장은 “금리, 환율, 원자재 가격 등 모든 변수가 기업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 개선, 운전자본 감축, 합리적 투자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인재 육성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해외 우수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직무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교육 체계를 고도화한다. 
  • 통신 3사 ‘실전형 AI 기술’ 격돌

    통신 3사 ‘실전형 AI 기술’ 격돌

    SKT ‘레드팀 챌린지’ 신뢰성 검증KT, 기업 업무 전체 자동화 나서LGU+, 디지털 휴먼 상담사 등장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다음달에 열리는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MWC26’은 인공지능(AI)이 화려한 수사를 벗고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실전형 기술’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국내 통신·제조사들은 AI의 신뢰성 확보와 AI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술을 화두로 내세웠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A.X K1’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받기 위해 GSMA 주관 ‘글로벌 AI 레드팀 챌린지’에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AI의 편향성과 오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전문가 평가단의 판단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공인받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버부터 냉각 기술까지 수직 계열화한 ‘풀스택 AI 데이터센터’ 전략을 공개하며 글로벌 인프라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LG유플러스는 오픈AI와 협력한 ‘에이전틱 AICC’를 통해 고객 상담 서비스의 변화를 예고했다.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화 중에도 성능을 높이는 ‘자기 진화’ 기술과 이를 적용한 디지털 휴먼 상담사를 현장에서 선보인다. KT 역시 기업 업무 전체를 자동화하는 AI 운영체제 ‘에이전틱 패브릭’을 최초 공개하며 에이전트 경쟁에 나선다. KT는 누구나 쉽게 AI를 제작할 수 있는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AI 대중화를 이끈다는 포석이다. 또 최첨단 기술을 ‘광화문광장’ 테마 전시관에 녹여내며 한국의 AI 기술력과 문화를 동시에 알릴 예정이다. 제조 분야에서는 LG전자가 VS사업본부 설립 이래 처음으로 MWC에 참가한다. LG전자는 AI 중심 차량(AIDV) 시대를 겨냥해 차세대 스마트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기업 182개사가 참여한다. 스페인, 미국, 중국에 이어 국가별 참가 규모 4위다. 전체 참가사의 절반인 90여개사는 스타트업 전용관 ‘4YFN’에 자리를 잡고 투자 유치와 바이어 매칭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 “사람 살리는 기술”… 현대차, 800도 견디는 소방로봇 기증

    “사람 살리는 기술”… 현대차, 800도 견디는 소방로봇 기증

    방수포·카메라·원격 제어기 탑재화재 속 장비 온도 50~60도 낮춰정의선 “소방관 안전 지키는 팀원” “화재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매우 아팠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업체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로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 경쟁을 주도하는 현대차그룹이 국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을 도우려 무인소방로봇을 기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경기 남양주에 있는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소방청과 함께 개발한 원격 화재 진압장비 ‘무인소방로봇’ 4대를 공식 기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 회장과 성 김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무인소방로봇은 원격 주행이 가능한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에 다양한 화재 진압 장비를 탑재해 제작됐다. 방수포, 자체 분무 시스템, 시야 개선 카메라, 원격 제어기 등으로 고열과 짙은 연기에도 소방관을 대신해 원격으로 화재진압 임무를 수행한다. 섭씨 500~800도의 환경에서도 장비 온도를 50~60도로 낮출 수 있어, 화재 현장 가까이에서 소방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무인소방로봇은 소방관의 접근이 어려운 대형 화재나 구조물 붕괴 우려가 있는 현장에서 화재 초동 진압이나 구조대원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데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화재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1802명에 이른다. 정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며 “여러분들이 지켜온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소방청과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증한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우리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며 “위험한 현장에 한발 먼저 투입되어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증된 무인소방로봇 4대 중 2대는 수도권과 영남 119특수구조대에 1대씩 미리 배치돼 화재 현장에 실전 투입됐다. 나머지 2대는 다음 달 초 경기 남부와 충남 소방본부에 각각 추가 배치된다. 정 회장은 오는 6월 개원하는 국립소방병원에도 차량과 재활 장비를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 [데스크 시각] 공정위 나라? 공정의 나라!

    [데스크 시각] 공정위 나라? 공정의 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작성하는 ‘심사보고서’는 기업의 위법 행위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자료다. 사건 개요, 위법 판단, 제재 의견이 담긴다.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대외비’ 서류로 조사받은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전달된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원회의 심의가 끝나고 나서야 제재 결과를 알렸다. 최소 1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사 대상 기업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그랬던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과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알권리 등 공익적 측면에서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는 보도자료에는 위법 행위 기간, 관련 매출액 등 행위 사실,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의견, 최대 과징금 부과 비율(20%) 등이 담겼다. 공개된 내용으로 계산한 과징금은 최대 1조 1600억원이었다. 공정위는 또 이번 사건을 ‘민생을 위협한 담합 행위’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25일에도 포스코이앤씨 등 4개 건설사의 산업안전 부당특약을 조사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며 혐의와 과징금·검찰 고발 의견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자체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송부 사실을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핵심 내용이 모두 담긴 사실상 ‘제재 보도자료’나 다름없었다. 공정위는 “영업비밀 유출과 방어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한된 범위 내에서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며 ‘송부 사실만 공개했다’는 해명을 스스로 뒤집었다. 더욱이 ‘제한된 범위’로 보기에도 노출된 핵심 피의 사실은 너무 많았다.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이 공개되면 해당 기업은 법리 다툼을 해 보기도 전에 ‘위법 기업’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반론의 기회는 보장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웠지만, 건설사의 산업안전 부당특약이 국민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인지는 의문이다. 공정위는 그간 전원회의 심의에 영향을 주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그런데 심사보고서 내용 사전 공개는 공정위가 스스로 전원회의 판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모습으로 비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규제한다는 공정위가 스스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제재 갑질’을 일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공정위는 지금 ‘역대 최강의 공정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 인력 증원을 지시하고, 형벌보다 경제적 제재 강화를 강조하며, 담합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칼자루를 쥔 공정위에 강력한 힘이 실리게 됐다. 주병기 공정위원장도 불공정 거래에 대한 ‘억지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과징금 상향과 감경 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년 만의 ‘가격 재결정 명령’ 검토 등 물가 잡기, 석유화학 구조조정, 쿠팡 사태·온라인플랫폼법 등 통상 이슈 대응까지 각종 현안에서 공정위가 빠지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의 나라’가 이제는 ‘공정위의 나라’가 된 모습이다. ‘공정성’을 판단할 때는 신중하고 냉정해야 한다. 개인적 감정이 개입돼선 안 된다. 위법성이 아무리 명명백백하더라도 객관성과 합리성은 지켜야 한다. ‘제재’라는 목표를 정해 놓고 ‘때려잡겠다’는 감정부터 실어 버리면 과잉 제재로 흐를 수밖에 없다. 검사(심사관)와 판사(위원)가 한솥밥을 먹는 공정위 조직 구조 속에서 1심 전원회의에선 원하는 제재 결과를 얻어낼지 모른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 판결에선 후퇴하거나 패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폭주하면 넘어지기 마련이다. 거액의 과징금을 물리며 거침없이 제재했는데 행정소송에서 뒤집히면 타격은 배가 된다. 과징금 상향은 패소율을 높이고, 환급 가산금 부담만 키울 뿐이다. 공정위가 최근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되새겼으면 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과유불급’과 ‘역지사지’다. 이영준 경제정책부장
  • [기고] 정당한 광고인가, 무분별한 침투인가

    [기고] 정당한 광고인가, 무분별한 침투인가

    메신저 알림이 울린다. 지인의 메시지인가 했더니, 특정 브랜드의 광고성 메시지다. 내가 이 브랜드의 광고 수신에 동의를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번거로움에 수신 거부 설정을 하지 않는 사이에 메신저 플랫폼의 광고 메시지 수는 점점 늘어난다. 최근 많은 이용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국내 대표 메신저 플랫폼이 지난해 5월 도입한 광고 방식은, 광고주가 광고 수신에 동의한 이용자의 번호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해당 이용자가 특정 메신저 플랫폼에 채널을 추가하지 않았더라도 일반 대화창으로 광고 메시지를 보낸다. 메신저 플랫폼 측은 이런 방식이 이용자와 광고주 간의 광고 수신 동의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보 주체인 이용자가 ‘특정 메신저를 통한 광고 수신’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플랫폼 측에 공유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이용자들은 자신이 언제, 누구에게 정보를 제공했는지, 누가 자신에게 광고를 보낼 수 있도록 허용된 주체인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 더구나 광고 메시지를 수신하고 지우는 과정은 공짜가 아니다. 이용자가 광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수신 거부 여부를 판단해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 비용과 에너지가 수반된다. 실제로 해당 메신저 이용자 10명 중 6명이 광고 수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최근의 조사 결과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맥을 같이한다. 새로운 수익 모델의 영향으로 관련 플랫폼 기업의 지난해 4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러한 사업 모델이 규제 사각지대에서 확산되어 다수의 플랫폼이 유사한 광고 방식을 도입한다면, 메신저 광고의 범람으로 디지털 광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 동시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반복적이고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가 늘어날 경우 알림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져, 정작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거나 늦게 반응하는 이른바 ‘알림 피로’(alert fatigue)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 메신저 플랫폼의 광고 문제는 다양한 법적 쟁점, 소비자 편익,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과도 연관되어 있어 단순히 소비자가 자유롭게 판단할 사안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특히 해당 광고의 개인정보 및 정보통신 처리 규정 위반에 대한 논란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우선순위에 두고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이 소비자 편익보다 광고 효과를 우선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될 경우 이용자들은 ‘받지 않을 권리’를 잃어버릴 수 있으며, 이는 더 큰 사회적 대가를 초래할 것이다. 이용자의 정보 주권 보호를 위해 제도적으로 명확한 기준을 구축해야 할 때다. 양승희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동아시아 최고 풍광 품은 ‘물의 나라’[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동아시아 최고 풍광 품은 ‘물의 나라’[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천하제일 명승지…군사 요충지 충남 보령이라면 누구나 대천해수욕장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길이가 3.5㎞에 이르는 넓은 백사장은 대천을 일찍부터 서해안을 대표하는 휴양지로 명성을 날리게 했다. 보령은 서해를 방어하고 삼남에서 도성으로 가는 조운선을 보호하는 수군 사령부가 있던 고장이기도 하다. 오서산에서 발원한 광천천이 천수만으로 흘러드는 오천의 충청수영성이 그것이다. 군선 정박지 선소(船所)엔 이제 형형색색 낚싯배만 가득하다. 하지만 ‘천하제일의 명승’으로 불리며 숱한 시인 묵객을 불러들였던 영보정(永保亭)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충청수영성과 오천항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보령을 찾는다면 충청수영성도 찾아보기를 권한다. 자연은 물론 역사와 문학의 즐거움도 함께 누리는 품격 높은 여행이 될 것이다. 조선시대 충청수영성의 모습은 규남 하백원의 ‘해유시화첩’으로 그 일단을 짐작할 수 있다. 화순 선비 하백원은 1842년 보령의 다섯 선비와 더불어 일대를 유람하고 그 감상을 시와 그림으로 남겼다. 시화첩을 펴면, 수영성 내부에는 영보정을 비롯한 건물이 들어차 있고 지금은 터만 남은 충청수영의 수호사찰 한산사(寒山寺)도 하구 너머에 보인다. 바다에는 몇 척의 배도 떠 있는데 거북선의 모습을 강조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규남은 수차의 일종인 자승차(自升車)를 고안하고, 당시 전라도관찰사 서유구에게 수리에 활용하도록 건의했다는 실학자다. 2015년 복원된 영보정에 오르면 수편의 제영시가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누정 같은 곳에서 그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운문으로 짓는 것이 제영시다. 읍취헌 박은(1479~1504)의 ‘영후정자’(營後亭子)도 그중 하나다. 읍취헌은 갑자사화로 불과 25세의 나이에 목숨을 잃은 인물이다. 파직당하고 충청도 수군절도사였던 장인 신용개를 찾아 충청수영에서 열흘 남짓 머물 때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충청수영성과 주변의 풍광을 문학성 높게 표현한 작품으로 후세까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름다운 풍경들 詩로 남아 ‘영후정자’에는 수영성 주변을 택국(澤國·물의 나라)이라는 표현으로 운하의 고장인 중국 소주와 연결 짓는 대목이 보인다. 자연스럽게 당나라 시인 장계의 ‘풍교야박’(楓橋夜泊)에 나오는 ‘고소성 밖 한산사’(姑蘇城外寒山寺)라는 시구를 떠올리게 했다. 소주의 옛 이름이 고소(姑蘇)이고 고소성은 곧 소주의 고대 성곽을 가리킨다. 소주의 한산사는 지금도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고 한다. 고소성은 이렇게 충청수영성의 별칭이 됐다. 옛 시인들은 수영성 앞바다도 소성강이라 불렀다. 수영성이 자리잡은 동네는 지금도 소성리다. 충청수영은 충청도수군절도사영의 줄임말이다. 충청도 수군의 총대장인 절도사가 있는 본부라는 뜻이다. 관할구역은 북쪽으로 아산만에서 남쪽으로 금강 하구 장항만에 이른다. 충청도 수역은 전라도와 경상도 평야 지대 세곡을 수도로 나르는 조운선의 중간 기착지에 해당한다. 고려 말 왜구가 횡행하자 육로 수송으로 돌아갔지만 세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자 조선은 조운을 재개했다. 왜구의 가장 중요한 약탈 대상인 조운선을 보호하려면 충청도 수군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외교 1번지…조선 수군의 핵심 기지 고려시대 왜구가 날뛸 수 있었던 것은 수군이 육군의 보조기능에 그쳤기 때문이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지역 사령관인 도절제사를 두면서 수군 강화 의지를 보였다. 수군도절제사는 세종시대 수군도안무처치사로 바뀌었다가 세조시대 수군절도사라는 이름으로 정착한다. 충청수영은 ‘연려실기술’(1776년) 기록 이후 본영과 함께 소근포진, 안흥진, 평신진, 마량진, 서천포의 5개 수군진으로 운영됐다. 소근포진과 안흥진은 태안, 평신진은 서산, 마량진과 서천포는 서천에 있었다. 충청도 서해안은 고대부터 선진문물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먼저 들어오는 통로였다. 백제가 웅진(공주)에 이어 사비(부여)로 잇따라 천도하면서 보령지역 포구의 역할도 전과 달라졌을 것이다. 서해로 나가는 출구에 자리잡은 오늘날의 오천 대회이포도 국제항구로 역할을 했을 것으로 학계는 본다. 고려시대 거란의 방해로 송나라를 오가는 항로가 북로에서 남로로 옮겨지면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대회이포 서쪽 고만도에는 송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영빈관이 설치되기도 했다. 고려사에는 ‘삼별초가 고란도에 침입해 병선 6척을 불사르는 한편 선장(船匠)을 죽이고 조선관(造船官)인 홍주부사와 결성·남포 감무를 사로잡아 갔다’는 기록이 있다. 1272년(원종 13년)의 일이다. 고란도는 그 위치나 역할로 볼 때 고만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고만도는 국가적 외교 공간이자 핵심 수군 기지였다. 더불어 고만도가 국가적 차원의 조선소 역할도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조선시대에도 안면도를 포함한 충청도 서해안의 소나무는 병선·조운선 및 궁궐 건축 재료로 특별히 보호됐다. 왜군 방어 해상 보루…배낚시 메카 조선왕조가 출범하자 태조는 1396년 고만도에 수군 첨사를 배치한 데 이어 곧 수군 사령 부를 대회이포로 옮긴다. 큰 바다가 가까운 고만도는 왜적이 대규모로 침입하면 방어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수군도안무처치사는 보령현 서쪽 대회이포에 머무른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충청수군 사령관을 당상관으로 임명한 것은 그 이전인 듯하다. 충청수군절도사는 조선 후기 삼도수군통제사와 삼도수군통어사의 지휘를 동시에 받는 독특한 위치에 있었다. 삼도수군통제사는 경상좌·우수군과 전라좌·우수군, 충청수군을, 삼도수군통어사는 경기수군과 황해수군, 충청수군을 총괄했다. 외적이 남쪽에서 침입하면 통제사, 북쪽에서 공격하면 통어사 지휘를 받는 것이 충청수군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충청수사 최호가 이순신 장군에 이은 제2대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의 명령에 따라 투입된 칠천량에서 전사한 것도 이런 수군 체계를 보여 준다. 조선과 왜의 관계가 비교적 안정된 이후 충청수영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조운선의 안전한 항해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조운선 관리 책임은 수군절도사의 참모인 우후에게 맡겨졌다. 우후는 1669년(현종 10년)부터 조운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3월부터 9월까지 아예 원산도에 상주했다. 우후에겐 세곡선을 호송하고 기상 변화에 따라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난파한 조운선의 곡식을 수습하는 역할도 주어졌다. 조운선을 통제한 관아의 흔적은 원산도의 가장 큰 포구인 진촌에 남아 있다. 19세기 들어 우후에게는 이양선을 경계하는 임무도 주어졌다. 원산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 오봉산에선 외적 침입을 신속하게 충청수영에 알리던 봉수대의 유구도 확인됐다. 진촌에는 수군 우후 최창호 등을 기리는 공덕비도 남아 있다. 대천과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이 2021년 개통됨에 따라 조운선 통제와 이양선 경계의 현장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됐다. 오천항은 ‘배낚시의 메카’로도 불린다. 연중 다양한 어종이 잡히지만 4~5월 주꾸미 시즌과 9~10월 갑오징어 시즌에는 주변에 교통체증이 빚어질 만큼 많은 낚시객이 몰린다. 낚시를 즐기지 않더라도 오천항에선 다양한 제철 해산물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도 잠수기 어업 본거지이기도 한 오천에서 갖가지 키조개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병인박해 순교 성지…5인 성인으로 충청수영성을 둘러보고 오천항의 맛을 즐겼다면 2㎞ 남짓 떨어진 갈매못 순교 성지를 방문하는 것이 순서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다블뤼 주교와 오메트로·위앵 신부, 황석두·장주기가 참수된 충청수영성의 형장이다. 충청도 내포지방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체포된 다블뤼 등은 한양으로 압송됐다. 이들을 굳이 충청수영성으로 데려가 처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다양한 분석이 이뤄졌다. 그중 하나가 군문효수(軍門梟首)로 바다를 이용한 천주교와의 교섭을 경고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섯 순교자는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시장 한복판에 ‘청소 상황실’… 깨끗한 영등포로 ‘대동단결’[현장 행정]

    시장 한복판에 ‘청소 상황실’… 깨끗한 영등포로 ‘대동단결’[현장 행정]

    청소과장, 구청 아닌 대림동 상주주민 청결지킴이와 수시로 점검지하철역 등 거리 물청소도 강화 “‘대동단결’, 대림동을 단정하고 청결하게 만드는 것이 영등포 청소 정책의 출발점입니다. 대림동에서 만든 정책 성과를 구 전역에 확산하겠습니다.”(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 서울 영등포구는 민선8기(2022년~) 들어 청소와 거리 질서 개선을 구정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사무실 책상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운동화를 신고 지역 곳곳을 다녔다. 구는 외국인 주민과 유동 인구가 많고 상권이 밀집한 대림동이 기존 방식으로는 변화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장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구는 청소 행정의 중심을 구청 사무실에서 거리 한복판으로 옮겼다. 지난해 대림중앙시장 고객쉼터에 ‘청소 현장 상황실’을 설치하고 청소과장이 상주하도록 했다. 상황실을 중심으로 청소과와 대림1·2·3동 주민센터, 청소업체가 상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긴급 청소 민원은 즉시 처리하고 무단투기로 반복 관리가 필요한 구역은 현장 순찰과 배출 방법 홍보 등을 강화했다. 행정의 변화는 주민 참여로 이어졌다. 구는 내외국인 주민이 함께하는 청결지킴이 100명을 모집해 무단투기 구역을 수시로 순회하며 쓰레기가 쌓이기 전에 정리하고 현장에서 바로 안내와 홍보를 진행했다. 대림동 주민 백경순(64)씨는 “동네가 달라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며 “골목마다 관리해 주시는 분들도 보인다. 지금처럼 깨끗한 상태가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는 대림동 성과를 바탕으로 ‘대동단결’ 청소 정책을 올해부터 영등포 전역으로 확대한다. 청결 지킴이는 100명에서 270명으로 늘리고 권역별 수거반을 운영해 주간·주말 수거를 강화한다. 거리 물청소도 강화한다. 구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물청소 전담반 ‘영등포 청결 수(水)비대’는 지하철역과 전통시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압 세척 장비를 활용해 도로에 쌓인 찌든 때와 악취를 제거한다. 올해부터는 물청소 전담 인력을 기존 1개조 2명에서 3개조 6명으로 늘려 악취 민원이 잦은 음식물 거점수거용기와 RFID 종량기기까지 청소할 계획이다. 최 구청장은 “청소는 행정의 기본이자 주민이 가장 먼저 변화를 느끼는 분야”라며 “생활 속 불편을 하나씩 해결해 주민이 체감하는 깨끗하고 쾌적한 영등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광주 군공항 이전’ 무안군민 설명회 무산

    ‘광주 군공항 이전’ 무안군민 설명회 무산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을 위해 국방부가2월 중개최할 예정이던 전남 무안군민 대상 설명회가 결국 무산됐다. 정부와 광주시가 군공항 예비후보지에 지원하기로 한 사업비 1조원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무안군이 설명회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적극 나서 속도를 내던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이 또다시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전남도·무안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대통령실은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 6자 협의체(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국방부·광주시·전남도·무안군)가 참여하는 실무단 첫 협의를 진행한 결과 이전의 법적 절차인 국방부의 ‘예비 이전 후보지 지정’에 앞서 무안군민 대상설명회를 열기로합의했다. 이어 국방부·광주시·전남도·무안군으로 구성된 4자 실무협의체가 이달 23~24일 중 설명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지만 개최 시점을 확정하지 못했다. 애초 6자 협의체는 이달 말까지 설명회에 이어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까지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군민 대상 설명회가 지연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무안군 관계자는 “현재 광주시와 정부가 제시한 자료에는 1조원 지원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며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지원안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실무 협의에서 시 지원안에 대한 무안군의 의견과 보완 요구가 있었고 모두 반영해 제공했다”며 “일정을 재협의하고 이전 절차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거래 끝… 관세 더 강해질 것”

    트럼프 “거래 끝… 관세 더 강해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처음 진행한 국정연설에서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타격을 받은 관세 정책을 보다 강력한 수단으로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한 국정연설에서 “대법원의 불행한 판결로 모든 것이 뒤집혔지만 행정부 차원에서 더 강력한 해결책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발효된 10%의 ‘글로벌 관세’에 이어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새로운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새로운 합의를 하면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래(합의)는 끝났고 다른 국가와 우리 모두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이 이미 글로벌 관세 세율을 15%로 올리는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뜻을 재차 천명했다. 그는 “새로운 관세는 이미 승인되고 검증된 법적 근거에 따라 다소 복잡하지만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것인데, 대통령이 의회에 부여된 과세권을 임의로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부과를 위해 동원하려는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는 빌 클린턴 행정부와 트럼프 1기 집권기에 활용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의 관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각국으로부터 거둔 관세 수입이 늘어 미국인이 내는 소득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2024년 연방정부가 거둔 소득세는 2조 4000억 달러인 반면 지난해 관세 수입은 3000억 달러에 불과했다며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갈등 상황에 대해선 핵무기 개발 중단을 관철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이란이 (반정부 시위 당시) 3만 2000명을 죽였다”며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 이란은 합의를 타결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아직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또 “미국을 겨냥한 위협에 맞서기를 절대 주저하지 않겠다”고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상당 부분을 자신의 경제정책 성과를 홍보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1년 전 이 자리에서 연설(상·하원 합동회의 연설)했을 때는 정체된 경제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활짝 열린 국경, 군대와 경찰의 심각한 인력 부족, 만연한 범죄에 처한 나라를 물려받았다”며 “불과 1년 만에 누구도 본 적 없는 변혁을 이뤘고 지금이 바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그들의 정책은 너무 형편없어서 부정행위를 통해서만 당선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1시간 48분가량 진행돼 2000년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세운 종전 기록(1시간 28분 49초)을 갈아치웠다. 그는 오는 3월 말~4월 초 방문할 예정인 중국이나 북한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전직 리얼리티 TV 스타(트럼프 대통령)가 멋진 쇼를 선보였다”면서도 “미국인의 경제적 고통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 ‘1년 안에 자사주 소각’… 3차례 상법개정 완료

    ‘1년 안에 자사주 소각’… 3차례 상법개정 완료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내걸고 이재명 정부 출범 때부터 강력 추진했던 3차례 상법 개정은 일단락됐다. 민주당은 곧장 사법개혁 3법 중 하나인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을 본회의 직전 일부 수정해 본회의에 올렸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면서 법왜곡죄는 26일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은 재석 176명 중 찬성 175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개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기존 자사주에 대해선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둬 1년 6개월 내 소각하도록 했다. 다만 임직원 보상·우리사주 제도 실시 등 사유가 인정되면 해마다 주주총회에 처분계획을 내고 승인받을 수 있는 예외를 허용했다. 외국인 투자 지분이 제한돼 있는 기업에 대해서도 자사주를 3년 내 원칙적으로 처분하게 했다. 지난해 7월과 8월 국회를 통과한 1·2차 상법 개정안이 이사회 책임 강화에 집중돼 있다면 3차 상법 개정안은 지배구조 선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당 K자본시장 특위 위원장이자 법안을 대표 발의한 오기형 의원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자사주 제도 개혁 등 제도 변화가 시장의 정직한 관행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이나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장치 검토가 우선이란 입장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중소·벤처기업은 창업자 지분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자본금 감소와 신용도 하락 등 연쇄적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했다. 상법 개정 처리 후 곧바로 법왜곡죄법이 상정됐다. 이 법안은 판사·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성 요건의 불명확성으로 위헌 논란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1시간가량 수정 여부를 논의했다.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한병도 원내대표는 거수 표결을 제안했다. 참석 의원 과반이 넘는 70여명이 수정에 찬성하면서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됐다. 정청래 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 의견을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세 차례 사과했다고 한다. 수정안은 적용 대상을 기존 법사위 안에 있던 ‘법관, 검사 또는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에서 ‘형사 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로 축소했다. 형사 사건 외 민사·행정·가사 사건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거한 것이다. 또 법왜곡 행위와 관련해 조문을 구체화하고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제123조의 2 1호 후단)을 추가했다. 법의 자의적 적용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법사위 안의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3호 후단)도 빠졌다. 그러나 ‘원안 유지’를 고수한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계속됐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법왜곡죄를 형사 재판에 한정해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고,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은 “형사 재판만 처벌하면 판사들이 형사 재판부로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재수정을 요구했다. 이 법안에는 간첩죄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적국으로 규정되는 북한뿐 아니라 우방을 포함한 외국으로의 국가기밀·국가 첨단기술 유출 행위를 간첩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은 법왜곡죄를 ‘법관 겁박죄’로 규정하고 “입법 독재 폭주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필리버스터로 대응했다. 민주당은 26일 법왜곡죄를 처리한 뒤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나머지 사법개혁 법안도 차례로 처리할 방침이다.
  • 식품 회사가 특허 사자마자 로봇기업 소송…中 법원 “악의적” 비난 [여기는 중국]

    식품 회사가 특허 사자마자 로봇기업 소송…中 법원 “악의적” 비난 [여기는 중국]

    특허를 사들인 지 닷새 만에 중국의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인 유니트리(Unitree)에 배상금 8000만 위안(약 167억원)을 청구한 회사가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법원은 “정교하게 계산되고 일관성 없는 행태”라며 원고의 소송 전략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25일 중국 언론 지난일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유니트리가 판매한 ‘Gox’라는 로봇개가 한 회사의 발명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으로부터 시작됐다. 루웨이메이라는 회사는 해당 제품이 자사가 보유한 로봇개 특허에 포함된 기술을 모두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항저우 중급인민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사지 관절 구동, 두경부 복합 센서, 무선 제어, 색상이 변하는 생체 모사 모피까지 특허에 포함된 핵심 요소가 유니트리 제품에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Gox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누적 7800만 위안 이상 매출을 올렸고, ‘세계 최초 일반 소비자용 생체 모사 로봇’이라고 홍보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배상 청구액은 표면상 500위안(10만원)이었으나, 실제로는 “법원 감정 결과에 따른 3~5배 징벌적 배상”을 요청해 총액이 7000만 위안(약 130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유니트리는 제품 구조가 특허의 핵심 요소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당 특허에 명시된 ‘액위 센서’, ‘가스 센서’, ‘가변 색상 모피’ 3개 기술이 자사 로봇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1심 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도색 처리나 외피 교체가 ‘가변 색상 생체 모사 모피’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적시하며 2025년 9월 유니트리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원고는 항소심에서 뜻밖의 행동을 보였다. 2심 심문이 끝난 다음 날, 그동안 8000만 위안까지 올렸던 손해배상을 다시 처음 청구했던 500위안으로 낮춘 것이다. 지식재산 전문 변호사는 “1심 500위안, 2심 8000만 위안, 다시 500위안이라는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며 신의성실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루웨이메이는 지난해 6월 25일 해당 특허를 양수받았으며, 원래 사업 범위는 포장식품·생활용품 취급으로 로봇 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특허 취득 5일 만에 소송을 제기했고, 한편으로는 수천만 위안의 침해 이익을 주장하면서도 실제 청구액은 500위안으로 유지해 고액 소송 비용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법원 감정 결과에 따르자’며 피고에게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최고인민법원은 판결문에서 “원고의 소송 행위는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특허법 제20조를 인용해 “특허 신청과 권리 행사는 성실신용 원칙을 따라야 하며, 공익과 타인의 합법적 권익을 해치는 특허 남용은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이달 3일 최고법원은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소송 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번 판결은 유니트리의 권익을 지켜낸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법원은 “특허권은 협박 도구가 아니며, 소송은 흥정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남겼다.
  • [단독] 국민은행, 빗썸과 ‘조건부 동행’

    [단독] 국민은행, 빗썸과 ‘조건부 동행’

    KB국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의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연장하면서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형식은 재계약이지만, 통상 연간 단위의 계약을 절반으로 줄이는 ‘조건부 동행’이다.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 이어 빗썸의 ‘비트코인 대규모 오지급’ 사태까지 겹치면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를 종합하면 양측은 이달 만료 예정이던 실명계좌 계약을 6개월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부 문구와 시행 시점 확정이 남았다.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62만개를 잘못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금융감독원은 전산 시스템과 보유자산 검증 체계,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고 검사 기간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지난해 9월 불거진 김병기 무소속 의원 차남의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빗썸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대외 신뢰도에 다시 타격을 입었다. 이번 재계약에는 전산·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 보호 관련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보고 의무를 명시하고, 통제 절차를 구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명계좌 계약이 단순한 입출금 창구 제공이 아니라 ‘관리 계약’의 성격을 띤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내부통제 개선 수준에 따라 계약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에도 계산은 있다. 지난해 3월 제휴 이후 요구불예금 잔액이 많게는 3조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고, 가상자산 투자 수요를 따라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사고가 반복될 경우, 평판 리스크가 예금 증가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다른 제휴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있으며 올해 3분기 갱신을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오는 10월 업비트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 [오일만 칼럼] 정치 조급증, 창조경제의 교훈

    [오일만 칼럼] 정치 조급증, 창조경제의 교훈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이다. 브리핑룸에서 가장 자주 들은 단어는 ‘창조경제’였다. 매일같이 반복됐고, 거의 모든 정책 설명의 머리말에 붙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은 늘 같았다. “그래서 창조경제가 정확히 무엇입니까?” 기술혁신에서 국가 과학기술 드라이브까지, ‘창조경제’라는 이름 아래 온갖 정의와 해석이 뒤섞였다. 개념은 넓었지만 경계는 흐릿했다. 그럼에도 정권은 이를 핵심 경제 브랜드로 내세웠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청와대에 미래전략수석을 두며 제도화에 속도를 냈다. 당시 청와대는 “핵심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한국 경제가 더이상 추격형 모델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은 높이 살 만했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한두 달이 지나자 기류가 달라졌다. 생태계는 시간이 필요한 구조다. 실패가 반복되고, 자본이 순환하고, 인재가 이동하며 축적되는 과정의 결과다. 그러나 정권의 시간표는 5년에 불과했다. “언제 생태계를 만들어 성과를 낼 것이냐”는 현실론이 권력 핵심부에서 고개를 들었다. 전국 단위의 가시적 성과가 필요했다. 그래야 선거에 쓰고, 정권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다. 그 결과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매칭한 센터가 지역마다 세워졌다. 대통령이 참석한 출범식은 성대했고, 현판은 빠르게 늘어났다. 권력의 의도를 읽은 관료들은 기민하게 움직였고, 혁신센터의 성과는 보도자료 속 ‘확실한 숫자’로 각인됐다. 그 순간부터 창조경제의 본질은 흐려졌고, 생태계라는 구상은 전시형 행정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지금의 인공지능(AI) 국가 전략이 떠오른다. 주요 경쟁국들은 사활을 걸고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AI가 제조·금융·국방·의료를 관통하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전략 부재는 곧 국가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가 AI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둔 판단은 타당하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인프라·기술·투자가 선순환하는 AI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하고 있다. 국가 AI 전략위원회도 출범했다. 법과 제도, 데이터 인프라, 연산 자원, 인재 양성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문제의식과 방향은 옳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은 ‘방식’이다. AI 산업은 정부가 재배해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 아니다. 한 기업의 기술로 완성되는 산업도 아니다. 반도체와 데이터, 자본과 인재가 동시에 움직이는 연결 구조 속에서만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생태계는 하나의 사업이 아니라 질서라 단기 성과로 설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규제를 예측 가능하게 정비하고, 실패가 처벌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며,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제도를 설계하는 일이다.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는 순간 정책의 방향은 틀어진다. 창조경제의 실패는 개념이 틀려서가 아니었다. 조급한 정치와 성과주의 행정이 만나 장기 전략을 단기 사업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정권은 임기 안의 숫자를 원했고, 관료는 그 숫자로 응답했다. 그 사이에서 본질은 밀려났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정치의 조급증과 관료의 성과주의를 완화하는 길은 집행 구조를 시장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규제를 정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대신 자금 배분과 프로젝트 선택은 민간 판단이 중심이 돼야 한다. 생태계는 행정조직으로 만들 수 없다. 자본이 실패를 감수하고, 인재가 이동하며, 기업이 스스로 경쟁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 정부는 그 과정이 왜곡되지 않도록 토양을 다지는 존재여야 한다. 정권의 시간은 5년이지만 산업의 시간은 20년이다. 이 간극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국가 생존이 걸린 AI 전략마저 정치의 소모품이 될 수 있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임기와 무관하게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성이다. 정치의 시간에 산업의 시간을 끼워 맞추지 않는 것, 그것이 창조경제 실패가 남긴 가장 분명한 교훈이다. 오일만 EBN 편집국장
  • [이광호의 어찌보면] 계엄의 밤들을 지나서

    [이광호의 어찌보면] 계엄의 밤들을 지나서

    ‘86세대’는 생애를 통해 적어도 세 번의 계엄을 통과했다. 유년 시절에는 박정희 유신 시대의 계엄령들이 있었다. 집에 찾아온 대학생 어른들의 낮은 수군거림과 불안한 목소리의 톤으로만 간신히 기억할 수 있는 한 시대의 소음은 청각적인 기억에 가깝다. 또렷한 계엄의 이미지를 새기게 해 준 것은 1979·1980년의 계엄이다. 재래식 고등학교 교복을 입는 마지막 세대로서 숨 막히는 시절이 지나가고 있었다. 십대의 모호한 불안과 이름을 알 수 없는 갈증은 어떤 출구도 찾지 못했고, 불투명한 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1979년 10월의 광화문 거리에서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하는 군중들 사이로 교복을 입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애도를 표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꼈다. 그때 광화문에서 느꼈던 날카로운 공기의 감각을 완전하게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에 입학하고 그동안의 제도권 교육의 모든 지식이 허위인 것처럼 여겨질 때, 청소년기 계엄의 기억은 무거운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 제도권 교육의 언어와 매스컴의 정보들 바깥에 엄청난 세계가 있었다. 무지에 대한 치욕감과 자기혐오가 비장함의 정동(精動)을 만들었다. 1987년 6월, 서울 명동 미도파백화점 앞을 가득 메운 엄청난 인파 속에서 한 시대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은 자연스러웠다. ‘계엄’이라는 단어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는 역사적 유물처럼 보였다. 계엄의 핵심이 ‘언어’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황동규의 시 ‘계엄령 속의 눈’에 나오는 문장들, “아아 병든 말(言)이다/발바닥이 식었다/단순한 남자가 되려고 결심한다”처럼, ‘병든 말’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텔레비전에 등장해 내뱉은 말들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어서 초현실적이었다.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 같은 낡고 녹슨 언어들이 잊고 있던 계엄의 밤들을 소환하며 ‘농담처럼’ 다시 찾아왔다. 이 장면들이 21세기에 재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포고령 언어들의 폭력성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놀라웠다. 농담 같은 계엄은 ‘5시간’ 만에 끝났지만, 이 기이한 농담을 끝낸 것은 진부한 언어의 발설자가 아니라 일상을 파괴하는 조작된 ‘예외 상태’를 용납하지 않은 시민들, 주권자들이었다. 그 계엄의 밤 바로 다음 아침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주최 측에서 공지한 노벨상 시상식 참석자들의 표준 옷차림은 연미복이었다. 수상자와 왕족이 아닌 일반 참석자들까지 모두 연미복을 입어야 한다는 보수적 규정에 대한 어설픈 반감 때문에 준비를 미루다가, 출국일이 임박해서 간신히 연미복을 대여해 급하게 트렁크를 싸고 있던 그런 개인적인 밤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밤은 이 모든 개인들의 사소한 순간들에 공동체적 의미를 새겨 넣어 주었다. 계엄 포고령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믿을 수 없는 조항이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행사를 앞두고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은 망상적 인지부조화에 가깝다. 국회와 시민들이 계엄을 무력화시킨 그날 아침, 내가 속한 출판 단체(한국출판인회의) 명의의 계엄 규탄 성명을 서둘러 발표하고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계엄이 내려졌던 나라의 땅에서 육중한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의 기이한 착잡함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계엄이라는 ‘예외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 역설이다. 조르조 아감벤이 말한 것처럼, 법질서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법질서 자체를 정지시키는 기이한 역설이 계엄이라는 예외 상태다.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 법 바깥의 폭력이 동원되는 것은 법이 그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정상’과 ‘예외’를 판단할 수 있는 힘은 독선적인 권력자에게서 나와서는 안 된다. 예외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권력이 독단적인 의지여서는 안 되며, 그것은 권력의 공백이어야 한다. 불법 계엄을 종식하려는 시민들의 싸움은 86세대가 경험한 무거운 비장함과는 달랐다. 최루탄 연기 자욱한 시야에서 손에 움켜쥔 돌의 광물적 두려움을 감당할 필요는 없다. 다중적인 주체들과 시위의 퍼포먼스를 둘러싼 사회 문화적 몸짓들은 촛불 시위에서 이미 볼 수 있었다. 창의적이고 발랄한 투쟁에서 빛과 색을 바꾸는 응원봉은 저항의 리듬 자체를 변화시켰다. 촛불의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빛과는 달리 LED 응원봉은 다른 전자적인 유동성과 리듬을 가진다. 자신들이 누리는 문화적 레퍼토리와 집단적 표현 방식은 다른 정치적 신체와 언어를 생성한다. 정치와 취향, 놀이와 저항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는 새로운 시민성의 탄생을 보여 준다. 혁명은 거대한 명분과 이야기와 정치인들의 입에서 실현되지 않는다. 저 다른 언어들, 몸짓들, 스타일들, 리듬들, 그리고 ‘그냥 익숙하게 살던 대로 사는 것’을 거절하는 것. 저 새로운 빛들의 리듬 앞에서 계엄의 밤들은 흩어져 버린다. 세대적 간격에 대한 질투가 아닌 척하면서, 나는 저 빛들의 잔광 속에서 눈을 한번 떠 본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기고] 쿠팡 사태, ‘전략적 소통’으로 통상 파고 넘어야

    [기고] 쿠팡 사태, ‘전략적 소통’으로 통상 파고 넘어야

    지난해 말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한미 간 정무적·통상적 갈등을 시험하는 뇌관이 되었다.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3370만건 외에 성명,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이 포함된 배송지 목록 페이지가 1억 4000만여회 조회됐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민관합동조사단은 공격자의 기기에서 유출 정보를 해외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실제 전송 여부를 입증할 로그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기술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보보호 전문가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기업 때리기’도, 외풍에 흔들리는 ‘유화적 태도’도 아니다. 오직 기술적 사실관계에 근거한 합리적 접근과 국익을 고려한 고도의 전략적 소통만이 이번 사태를 질서 있게 해결할 유일한 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전직 개발자가 퇴사 후에도 반납되지 않은 보안 키를 악용해 벌인 명백한 관리 부실의 결과다. 다만 3000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실제로 외부로 반출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해외 서버 전송 기능이 확인된 것과 실제 전송이 실행된 것은 법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유출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같은 증적에 대해 다른 잣대가 적용되어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망 경계 보안 시스템에 대규모 전송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출 횟수만을 근거로 징벌적 제재를 가한다면, 이는 미국 투자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차별적 규제’ 프레임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긴박하다. 미국 하원 법사위는 이미 쿠팡 경영진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통상 기조 속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가 개시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수출 기업들에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최근 구축된 ‘밴스·김민석 핫라인’은 시의적절한 외교적 자산이다. 김민석 총리가 강조했듯, 한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비차별적으로 조사하되 그 과정을 미국 측과 신속하게 공유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또한 로비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에 기대기보다는, 보안 체계의 근본적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해법은 투명성에 있다. 정부는 추가 유출이 확인된 16만 5000건을 포함, 포렌식을 통해 입증된 객관적 사실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보안관제 실패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되 제재 수위는 입증된 유출 규모와 비례해야 한다. 사실(Fact)이 로비(Lobby)를 이기고, 법치(Rule of Law)가 통상압박을 넘어서는 성숙한 대응을 기대한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17년 흉물’ 파주 통일동산 콘도, 채무 정리 뒤 개발사업 재개하나

    ‘17년 흉물’ 파주 통일동산 콘도, 채무 정리 뒤 개발사업 재개하나

    장기간 방치돼 도시 이미지 훼손관광숙박 복원·주거복합 전환 등활용 모델 결정 따라 미래 달라져 경기파주 통일동산 관광특구에서 17년 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 흉물로 방치 중인 대규모 휴양 콘도미니엄(관광숙박시설) 개발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을 상대로 서울고법에 제기한 공사대금 청구 항소심에서도 1심에 이어 승소했기 때문이다. 24일 파주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06년 DL이앤씨가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착공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분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하 3층에 지상 15층, 31개 동 1265실 규모로 계획됐던 콘도는 2009년 공정률 약 34% 수준에서 멈췄다. 골조만 세워진 공사 현장은 이후 지금까지 방치돼 있다. 현장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행사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 전환 방안도 검토했으나 시공사와의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유죄로 뒤집힌 샤넬 가방… 건진법사 구형보다 센 징역 6년

    유죄로 뒤집힌 샤넬 가방… 건진법사 구형보다 센 징역 6년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심에서 특검 구형량인 징역 5년보다 무거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김 여사의 1심 재판에서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며 무죄로 판단된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수수에 대한 ‘묵시적 청탁’까지 폭넓게 인정되면서 김 여사 항소심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진관)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약 1억 8079만원 추징을 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도 구형보다 많은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약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청탁·알선을 대가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받은 혐의, 2022년 7월∼2025년 1월 기업들로부터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2022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국민의힘 경북도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2022년 4월 윤 전 본부장이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건넨 첫 번째 샤넬 가방(802만원 상당)이 또 다른 샤넬 가방(1271만원 상당) 및 그라프 목걸이(6220만원 상당)와 마찬가지로 알선 명목으로 수수된 금품이라고 봤다. 김 여사의 1심 재판부가 “첫 번째 샤넬 가방을 수수할 당시까지는 두 사람의 대화 중 청탁이라고 볼 만한 내용이 없었다”며 알선의 대가가 아니라고 본 것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 여사는 비교적 가벼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을 지원한 사실을 김 여사가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첫 번째 샤넬 가방을 수수할 당시 김 여사도 통일교가 대선 지원의 대가로 정부 차원의 보상을 원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김 여사 1심 판결에서 청탁이 없었단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던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것에 주목하며, 항소심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을 설명하며 “피고인의 알선 행위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이란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대한민국이 정교분리를 헌법의 기본원리로 규정하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꾸짖었다.
  • 尹도 특검도 항소… 내란재판부서 ‘2라운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죄가 인정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4일 항소했다. 조은석 특검팀도 25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은 새로 출범한 전담재판부에서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항소장을 접수한 뒤 입장문을 내고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심 판결이 안고 있는 사실인정의 오류와 법리 오해를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무리한 기소와 전제 위에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정치적 배경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1심 재판부가 계엄 선포 결심 시점을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사실 인정 오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 윤 전 대통령의 초범·고령 등을 양형 사유로 참작해 논란이 된 점 등도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측이 모두 1심 결과에 불복하면서 향후 재판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가 맡게 된다. 앞서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특수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윤성식)에 배당돼 있다. 특검법상 상급심 선고는 하급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은 9월 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 오늘 전국 법원장 모여 ‘사법개혁 3법’ 의견 모은다

    전국 법원장들이 25일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에 대해 의견을 모은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여러 차례 숙의를 요청한 만큼 해당 법안에 대한 강한 우려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행정처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전국법원장회의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구체적인 안건은 공지되지 않았지만, 사법개혁 3법에 대한 각급 법원의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의장인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해 대법원을 제외한 전국 각급 법원의 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이 모이는 고위 법관회의체다. 이번 회의는 정기 회의가 아닌 현안 논의를 위한 임시회의로, 법원이 긴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사법부는 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출근길에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다.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면서 공론화를 통한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지난해 9월 임시회의에서 사법부가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같은 해 12월 정기회의 뒤에는 법왜곡죄 등에 대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무엇보다 법왜곡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법원 관계자는 “법왜곡죄가 도입되면 판사에 대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것이고 의미 있는 판결이라도 기존의 법리와 다른 새로운 판단을 내놓지 않는 위축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 ‘공천헌금 1억’ 강선우 체포안 통과… 찬성 164표 압도적 가결

    ‘공천헌금 1억’ 강선우 체포안 통과… 찬성 164표 압도적 가결

    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은 3차 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까지 개혁·민생 법안을 ‘1일 1건’씩 처리할 예정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면서 7박 8일간의 필리버스터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재석 263명 중 찬성 164명, 반대 87명, 기권 3명, 무효 9명으로 강 의원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강 의원은 이르면 이달 말쯤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됐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개별 의원의 판단에 맡겼다. 강 의원은 표결 전 신상 발언에서 “1억원은 제 정치생명을, 제 인생을 걸 어떠한 가치도 없다”며 “김경 (서울시)의원을 처음 만나 의례적으로 건네진 선물을 무심한 습관에 잊었고 이후 1억을 반환했다”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 내용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이 개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상법 개정안 표결은 24시간 후인 25일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어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함께 국민투표법 개정안, 전남광주통합특별법,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차례로 처리한다. 아동수당법 개정안도 2월 임시회 마지막 날인 오는 3월 3일 상정된다. 법왜곡죄와 관련해서는 수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관련 시민단체에서도반대 의견이 있고 하니 당 지도부가 고민을 좀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는 곽상언 의원이 법왜곡죄에 대해 숙의를 요청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이 ‘사법파괴 3대 악법’이라고 주장해 왔던 사법개혁 법안들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파괴하고 헌법을 무력화하는 전체주의적인 독재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대해선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자신들의 업무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입틀막’하기 위한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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