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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정치인 자격시험/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인 자격시험/박현갑 논설위원

    서울 여의도는 때 아닌 수험 열기로 뜨겁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PPAT 연습문제 해설 및 요약집’으로 합격(공천)을 기원한다며 구입을 권유하는 글이 SNS를 통해 나돌아 다닌다. 5만원을 입금하면 이 자료를 PDF 파일로 보내 준다고 안내한다. 국민의힘 교재 묶음본도 보너스로 달려 온다고 한다. 중앙당은 “PPAT 교재와 관련한 여러 상행위로 응시자들의 금전적인 손실 및 혼란이 우려된다”며 수험생들에게 당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 강의 자료와 예상 문제로 수험 준비를 하라고 안내한다. 시험을 제안한 이준석 대표는 “공식 유튜브 콘텐츠를 열심히 보면 누구나 풀 수 있다”고 호소하지만 당사자들로서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당이 올린 동영상 강의 자료에는 원희룡 등 분야별 ‘일타강사’들이 출연해 수험 안내를 해 준다. PPAT란 ‘공직후보자 기초자격 평가’(People Power Aptitude Test)다. 국민의힘이 지방의회 선거 출마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공직후보자 적격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시험은 오는 17일 실시된다. 정당에서 공직후보자를 시험으로 가려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 대상은 기초 및 광역의원 공천 신청자다. 평가 영역은 공직자 직무수행 기본역량(당헌당규·공직선거법), 분석 및 판단력 평가(자료 해석 및 상황 판단), 현안분석 능력(대북정책·외교안보·안전과 사회·청년정책·지방자치) 등 3개 영역 8개 과목에 30문항이다. 모두 객관식이며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다. 지역구 후보자의 경우 경선 원칙 아래 기초자격평가 점수에 비례해 최대 10%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비례대표 출마인 경우 광역은 70점 이상, 기초는 60점 이상 받아야 심사 대상이 된다. 전형료(광역의원 210만원, 기초의원 110만원)를 내면 공천 신청과 응시 자격이 동시에 부여된다. PPAT는 지방의원 공천으로 가는 1차 관문일 뿐이다.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돈 공천, 짬짬이 공천 등 지방의원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해소하고 정치인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당헌당규도, 정강정책도 모르고 정치를 하려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민주당에도 어떤 식으로든 PPAT가 도입되면 좋겠다.
  • “우크라이나 전쟁 어찌될까” 어틀랜틱 카운슬 네 가지 시나리오

    “우크라이나 전쟁 어찌될까” 어틀랜틱 카운슬 네 가지 시나리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개전 일주일을 넘기면서 3일(이하 현지시간) 두 나라의 2차 협상이 진행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지난 1일 게재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는 네 가지 방식’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아 전쟁 결과를 내다봤다. 결론부터 소개하면 어떤 시나리오로 끝나든 미국과 유럽 동맹 등 전 세계는 이제 러시아와 지속적인 대결 구도로 어려운 시기를 맞는다는 것이다. 첫째 드니프로강의 기적…우크라의 승리 드니프로(드레프르)강은 벨라루스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를 남하해 흑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지원을 힘입은 우크라이나 군과 시민이 끝까지 저항해 러시아군의 군홧발을 멈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를 지켜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직접적인 전쟁 ‘계산서’에 더해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 붕괴와 외교적 고립으로 엄청난 전쟁 비용을 치르게 된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결사항전으로 주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을 똑똑히 지켜본 러시아 국민이 가만있을 리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제 내부 위협에 맞서야 하는 것이다. 반면 NATO는 더 단결되고 우크라이나는 더욱 서방과 가까워질 것이다. 그야말로 세계인이 바라는 ‘장밋빛’ 결말이다. 다만 이렇게 돼도 유럽의 안보 상황이 전쟁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러시아가 계속 푸틴 체제 하에 전체주의를 이어갈지 아니면 변화할지에 따라 러시아와 세계의 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둘째 괴뢰 정부 수립과 반군의 성장…‘제2 아프간 전쟁’ 러시아군이 결국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장악하고 젤렌스키 정부를 무너뜨린 뒤 괴뢰 정부를 수립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장렬하게 싸워온 우크라이나 군대와 국민이 항복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괴뢰 정부가 구성되면 군과 시민은 반군을 조직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NATO 국가들이 계속해서 반군을 지원할 것이고, 괴뢰 정부와 반군의 교전이 길어질수록 러시아의 재정은 고갈될 수 있다. 괴뢰 정부를 지원하던 러시아 군이 패잔병처럼 철군하는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를 불러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데자뷔, 이른바 ‘이길 수 없는 전쟁의 수렁’에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의 엘리트들은 푸틴의 판단력을 의심하고 대중은 국가 경제와 국제 위상 추락에 분노해 결국 푸틴의 국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셋째 새로운 철의 장막…유럽 안보 ‘뉴 노멀’ 러시아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결국 젤렌스키 정부가 무너지고, 괴뢰 정부에 저항하던 반군마저 진압되는 ‘비극적 시나리오’도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냉전 시대 ‘철의 장막’이 다시 드리우는 것이다. 새로운 철의 장막은 벨라루스 위쪽의 발트 3국부터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까지 내려올 수 있다. 모두 푸틴이 NATO 병력과 미사일을 철수하라고 요구해 온 나라들이다. 이렇게 되면 푸틴은 서방이 경고한 대로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겠지만, 외부 권력만큼 내부적으로도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국내 반발을 더욱 강력하게 진압할 수 있다. 반면 어느 때보다 단결했던 NATO와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넘겨준 이상 선택할 여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물론 스웨덴과 핀란드가 러시아 진영에 편입되지 않기 위해 나토에 가입하는 등 서방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다. NATO와 러시아가 동유럽에서 언제든 충돌할 수 있는 가운데 잦은 군사 도발과 사이버전쟁 등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유럽의 긴장이 고조된다는 전망이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동유럽 병력 증강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안보에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열렸다”고 말한 바 있다. 넷째 나토-러시아 직접 충돌…3차 세계대전? 유럽 그리고 세계 질서의 미래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토와 러시아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로 확전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무자비한 공격이 계속되면 NATO가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게 되고 러시아 전투기가 격추되면 러시아군이 보복하고 NATO가 직접 전쟁에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다. 또 러시아군이 ‘실수로’ 폴란드나 리투아니아 등 NATO 회원국 영토를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NATO 헌장 5조에 명시된 상호방위 의무가 가동돼 30개국이 방어에 나서게 된다. ‘승리에 눈이 먼’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더 광범위한 지역까지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푸틴의 야망이 옛 소련을 재건하거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세 갈래 모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려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총질하는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결말이 있을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민중봉기나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중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강화 또는 약화하는 변수도 있다. 보고서는 “그 결과가 우크라이나와 세계에 어떤 의미를 지닐지는 두고 볼 일”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초기 증거들로는 세 가지 이유로 이 전쟁이 서방에 유리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의 원초적인 공격과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은 유럽 및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단결해 지지하게 만들었고,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세계의 분노를 심각하게 과소평가했으며, 미국과 유럽은 과감하고 광범위한 경제·금융·외교·안보 정책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아첨꾼에게 둘러싸여 고립된 푸틴, 핵협박 현실화?… 바이든 “가능성 없다”

    아첨꾼에게 둘러싸여 고립된 푸틴, 핵협박 현실화?… 바이든 “가능성 없다”

    러시아의 핵무기 운용 부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경계 태세를 높이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핵전쟁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한 가운데 아첨꾼에게 둘러싸여 고립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마저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는 결정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국인들이 핵전쟁에 대해 우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이날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정상들과 가진 전화회의를 거론하면서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도 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정면대응하지 않으면서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답변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러시아에서는 푸틴의 지시로 ‘3대 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를 운용하는 부대가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동시에 푸틴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국민투표로 비핵국 지위를 포기하는 개헌안을 통과시키면서 러시아의 핵을 다시 반입시킬 수 있는 조처를 취했다. 냉전 종식 이후 강대국의 핵 위협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핵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게 본다.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일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BBC 방송에 “푸틴 대통령은 세계와 사람들에게 러시아가 핵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기 위해 그것(핵 카드)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며 “그가 ‘수사(rhetoric)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전쟁 현실화를 일축하면서 핵 위협이 말에 그칠 것으로 본 것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해당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외세의 위협에 맞선 자위 차원임을 강조하려는 것일 수 있다며 국내 정치용 발언이라고 분석했다.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강력한 경고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데 이어 핵 위협까지 하고 나선 배경으로 ‘기괴한 고립’을 이유로 설명하는 시각도 나온다. 1일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이제 기본적으로 혼자이고 조언자들과 완전히 단절돼 있다”며 “그에게 말하는 유일한 사람은 그의 분노를 부추기는 아첨꾼들뿐”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신적 안정이나 판단력 등이 예전과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 때 마주 앉아 화제가 됐던 6m 탁자를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가 요구하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 거리를 뒀다고 크렘린은 설명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과 면담하는 사진에서도 먼 거리를 두었다. WP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보좌관들과도 물리적 고립을 만들고 있고, 그것은 러시아를 전 세계에서 고립시키고 있는 현 상황과 ‘우연의 일치’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 푸틴, 정신건강 이상설? 英언론 “무소불위 권력…오만증후군 빠졌다”

    푸틴, 정신건강 이상설? 英언론 “무소불위 권력…오만증후군 빠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는 외신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권력에 취해 판단력을 상실하고 서방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보수매체 내셔널리뷰 등 복수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더 많은 것을 공유해주고 싶지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이상하다는 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도 “푸틴 대통령을 30년 넘게 지켜봤는데 그는 변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신상태는 오랫동안 미 국방부와 심리학자 등에게 관심 있는 주제였다. 미국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는 보고서를 2008년 내놓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 나타난 푸틴의 행동이나 표정 변화 등을 분석해 본 결과 극도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이것이 아스퍼거 증후군의 흔적이라는 게 보고서의 골자다. 다만 내셔널리뷰는 이 같은 분석은 걸러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권력이 무소불위 수준으로 커되자 전반적인 성격이 왜곡되는 ‘오만 증후군’(hubris syndrome)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오만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자기도취증(나르시시즘), 과대망상, 판단력 저하, 위험 인지능력 감소, 타인 경멸, 개인의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해관계와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 등이 거론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 진영에 느끼는 피해의식을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이 냉전의 종식을 불러온 소련 붕괴를 계기로 굴욕감과 동시에 냉전에 승리한 서방에 적개심을 느끼면서 편집증적 세계관을 일관되게 발전시켜왔다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푸틴은 27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 “한국 예능 리더 발언, 中 실망시켰다”…중국은 왜 유재석에 민감할까

    “한국 예능 리더 발언, 中 실망시켰다”…중국은 왜 유재석에 민감할까

    중국 “유재석, 韓 판단력 없는 사람에게 인용될 것”“유재석, 한국 예절 교과서”“중국 네티즌은 팬클럽 폐쇄로 답했다” 주장“한국 시민단체의 한복 주장은 역사 개념을 흔든다” (중국 넷이즈에 게재된 글)“유재석은 한중 모두에서 영향력 있는 연예인인데 그의 발언은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인용될 것이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 동계베이징올림픽은 20일 막을 내렸지만 개회식 ‘한복공정’ 논란으로 불거진 한중 양국 일부 네티즌들의 혐오 정서는 여전하다. 앞서 4일 개회식에 등장한 흰색 저고리, 분홍색 치마를 입은 사람이 등장해 국내 여론은 자극받았다. 중국은 “한복은 한반도, 남한, 북한, 조선족의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고 우리 정부는 특별히 대응하지 못해 반감은 커졌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일본은 정부에서 역사 왜곡을 하는 것이라 대응 가능하나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라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해당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반중정서를 진정시키려는 취지다. 반면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방송인 유재석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놨다. 유재석은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중국서도 유명세를 탔다. 또한 한국의 유명 MC라는 상징성 때문에 중국서도 종종 주목하는 한류열풍 방송인으로 언급된다. 매체는 유씨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뭐하니’에서 발언한 내용을 문제삼았다. 유씨는 방송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이준서가 조 1, 2위로 들어왔음에도 실격당한 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체를 못 하겠더라. 너무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기사는 유씨에 대해 “중국에 많은 팬이 있는 한국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TV스타로서, 양국 국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하지만 그는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직후 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방송이 녹화된 날짜가 한국서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라는 것이다. 매체는 또한 “유재석은 한중 모두에게 영향력이 있는 스타다. 그의 발언은 비합리적이거나 판단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반복 인용될 것”이라며 “그가 할 일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거나 논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여론을 합리적으로 이끌고 한중간 건전한 교류를 촉구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기사가 나온 배경은 20일 국내에도 전해진 중국 내 유재석 팬클럽 ‘유재석유니버스’의 폐쇄와 닿아있다. 이 팬클럽은 이날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 “논의 결과 웨이보 계정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시선이 달라 미래의 길을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 때문에 시선이 다른지는 적지 않았으나 이미 중국 내 일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 사유로 유씨의 해당 방송 발언이 문제됐다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다. 중국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 22일 게재된 ‘유재석은 팬클럽을 잃었다’는 제하의 글은 “한국 대표팀이 아쉬워한다는 건 다 안다”며 “선수들은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한국 선수들 눈에는 자국 선수가 메달을 따야 공정한 경기로 보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올림픽이 끝나 문제가 마무리될 거라 생각했지만 한국 톱스타 유재석이 한국팀의 경험에 동조, 분노를 절제할 수 없다고까지했다. 황대헌의 우승에는 안도하더라. 한국 톱스타가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중국 팬을 화나게 하는 일이다”라고 적었다. 또한 “유재석의 해당 발언은 정말 말이 안 된다”며 “팬클럽은 유재석을 향한 지지를 철회했다. 우리 중국 네티즌이 유재석에게 의사를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 스포츠팬도 우리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라는 내용도 담았다. 또다른 게시자는 ‘유재석이 과장하는 것은 이전에도 있었기에 중국 팬들이 떠났다’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에서 유씨의 편파 판정 발언 탓에 일종의 보이콧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계올림픽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며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기를 했고 많은 국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국제 여론과 달리 한국의 일부 행보는 역겹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에서 ‘예절의 교과서’처럼 불리는 유재석이 불공정을 논했다”며 “한국 예능의 리더격인 그의 발언은 중국 팬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라고 했다. 게시자는 급기야 유씨가 지난해 ‘놀면 뭐하니’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했던 장면을 문제삼았다. 당시 유씨는 ‘MSG 워너비’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방송 촬영에 임했는데 콘셉트에 맞게 한옥에서 한복을 수차례 입고 나왔다. 머리 장식으로도 해당 복식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임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외 출연자도 한복을 입었으며 판소리도 등장했다. 당시 중국에서 한국의 문화가 중국의 것이라 우기는 ‘문화공정’이 벌어지고 있던 시기라 이러한 복장과 콘셉트는 국내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게시자는 이런 배경은 받아들이지 않고 “유재석은 과거에도 한국 전통음식을 방송에서 먹고 의상, 개성있는 복식을 한국 것이라며 선보여서 중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전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물론 역사 왜곡을 전제로 한 주장이다. 그러면서 “당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접적으로 중국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클로즈업 장면을 많이 보여 한중 문화를 혼용하는 역겨운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는 “유재석은 한중 모두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며 “중국 팬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으므로 전통문화로 반중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발언을 자신의 근거로 댔다. 실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제한 조치는 한국 연예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거나 “중국을 아시아 헐리우드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이러한 발언이 일부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문화공정을 합리화하며 되레 협박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이런 주장을 담은 글은 텐센트 뉴스 앱에도 지역 매체의 글로 실렸다. 매체는 “유재석은 방송에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했고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방송분을 보고 유재석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 “불난 집에 기름, 논란 만들어”…유재석 건드린 중국 관영매체

    “불난 집에 기름, 논란 만들어”…유재석 건드린 중국 관영매체

    방송인 유재석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에 대해 “화가 났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한 중국 팬클럽이 운영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나서 직접 유재석을 비판하고 나섰다. 과거 방탄소년단(BTS)의 수상 소감을 트집 잡았던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3일 ‘한국 연예인들은 불에 기름을 부을 게 아니라 한중 간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도록 도와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유재석 中팬클럽 중단에 관영매체까지 나서 매체는 유재석에 대해 “중국에 많은 팬을 보유한 한국 최고의 개그맨이자 방송인”이라고 소개하며 “(한국과 중국) 양국 국민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러나 그는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직후 그러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유재석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실격 처리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언급하면서 “주체를 못 하겠더라. 너무너무 화가 났다”고 말한 바 있다.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우리나라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각각 조 1, 2위를 기록하고도 실격당했다. 당시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중국 선수 2명을 추월해 1위를 차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접촉이 없었음에도 급하게 레인 변경을 했다는 이유로 페널티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준결승 2조의 이준서 역시 레인 변경 반칙을 이유로 페널티를 받고 실격당했다. 우리 선수들이 실격당한 덕분에 결승에 진출한 중국 선수들은 결국 금메달과 은메달을 싹쓸이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편파 판정’이라는 반발이 터져나왔고 한국 선수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판정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항의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국 선수단의 항의 이후 판정 시비는 눈에 띄게 줄었고, 이후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여자 3000m 계주 동메달 외에는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글로벌타임스는 “유재석은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으로서, 그의 발언은 합리적이지 않거나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에 의해 반복될 것”이라면서 “유재석이 할 일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또 다른 논란을 촉발하는 대신 합리적인 여론을 이끌고 중국과 한국 국민 사이에 보다 건전한 교류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내 유재석 팬클럽 ‘유재석유니버스’(劉在石宇宙)는 지난 20일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팬클럽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논의 결과 웨이보 계정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바라보는 시선과 방향이 달라 미래의 길을 더는 함께 갈 수 없다”고 밝혔다. 팬클럽은 운영 중단 배경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유재석의 최근 올림픽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탄소년단 수상소감 논란 불 지펴놓고 ‘딴청’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주로 국제 뉴스를 다룬다. 글로벌타임스는 환구시보의 영문판 격이다. 지난 2020년 8월 방탄소년단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밴 플리트’ 상을 수상했다. 이는 미 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1957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창립해 한미 관계 발전을 도모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된 상이다. 당시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난데없이 중국 네티즌들이 ‘양국이 겪었던 고난’이라는 대목에 분노하고 나섰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조선을 도왔다’는 의미로 ‘항미원조전쟁’이라 부르고 있는데, RM의 수상소감이 한국전쟁 때 희생을 치른 중국을 빠뜨렸다는 주장이었다. 북한을 도와 한국군 및 유엔군에 총부리를 겨눴던 중공군을 한미 우호 증진과 관련된 수상 소감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황당한 논리인 셈이다. 당시 이 논란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 확대한 매체가 바로 환구시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을 어이없는 이유로 공격한 것은 곧바로 역풍을 불렀고, 중국 외교부까지 수습에 나서면서 문제의 기사는 하루 만에 삭제됐다. 웨이보에서도 관련 언급은 모두 삭제되고 검열됐다. 그래놓고 며칠 뒤 환구시보는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한중 네티즌의 갈등 원인이 한국 언론의 선정적 보도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 中당국의 ‘거친 입’ 역할중국 대부분의 신문은 국제 뉴스를 다룰 때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옮기는 것 외에는 자율적 편집권과 기사 작성권에 있어 크게 제약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인의 시각으로 국제 뉴스를 전한다고 표방하는 환구시보는 비교적 자유롭게 국제 뉴스를 다룬다. 특히 환구시보는 국제 사회에서 그 논조가 거칠고 공격적이며 선정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다른 나라와의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기보다 확대하는 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다. 수익보다는 당 선전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모기업 인민일보와 달리 환구시보는 발행 부수가 200만부에 달하는 상업지다. 이 때문에 환구시보가 ‘안보 상업주의’와 ‘극단적 민족주의’가 결합한 기묘한 매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2017년 9월엔 한국을 향해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와 같은 앞뒤 논리도 없는 막말을 쏟아내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이러한 색깔을 주도한 것은 창간 초기부터 환구시보를 이끈 후시진 전 총편집인이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처럼 행세하는 그는 2019년 5월 웨이보에서 호주를 겨냥해 “항상 소란을 피우며, 중국의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가끔 돌을 찾아서 문질러줘야 한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환구시보의 이러한 행태를 때로는 방치하거나 때로는 어느 선에서 통제하며 다른 나라를 공격할 때 활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중국 당정이 직접 입장을 밝히거나 비교적 정도를 지켜야 하는 인민일보나 중국중앙(CC)TV와 같은 관영매체를 통해서는 다루기 껄끄러운 표현도 환구시보를 통해 전하면서 거칠고 자극적인 주장으로 대상을 압박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 유권자는 현란한 퍼포먼스를 좋아해?

    선거를 치러 본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치신인’답지 않은 능수능란한 유세 퍼포먼스를 보여 주고 있어 국민의힘이 고무된 분위기다. 윤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부산 유세에서 거스 히딩크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열띤 호응을 얻은 이후 연일 유세현장에서 어퍼컷을 연출하고 있다. 윤 후보는 17일 경기 안성, 서울 송파 유세에서도 사방으로 방향을 바꿔 가며 어퍼컷을 구사해 호응을 끌어냈다. 윤 후보는 이날 송파구 석촌호수 유세에서는 근처에 걸려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 현수막을 가리키며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 슬로건이 보이는데 이 위기는 누가 만들었느냐”며 즉석에서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순발력도 보여 줬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윤 후보가 타고난 것 같다”며 “과거 국무총리나 법조인 출신 후보들이 보여 준 어색함과는 비교 불가”라고 했다. 원고 없이 하는 현장 연설은 ‘무사고’ 사흘째를 이어 갔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청중 호응도에 따라 후보 스스로 수위를 조절할 정도로 성장했고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라고 했다. 다만 과거 윤 후보의 실언이 대부분 즉흥 연설에서 튀어나온 만큼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부적절한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윤 후보의 정무적 판단력도 발전하고 있다. 선대본에서 지난 15일 대보름을 맞아 부산 유세에서 윤 후보에게 한복을 입히는 일정을 마련했는데, 자칫 무속 논란에 악용될 수 있다며 윤 후보가 계획 변경을 지시했다고 한다.
  • 日, 부스터샷 접종률 저조에 총리 지지율 ‘뚝’

    日, 부스터샷 접종률 저조에 총리 지지율 ‘뚝’

    일본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접종률은 한 자릿수 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까지 흔들리고 있다. 7일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에 집계된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은 4.8%(지난 4일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3차 접종률이 54.9%인 것과 비교해도 저조하다. 일본에서는 아직 의료종사자와 고령자를 제외한 일반인에 대한 3차 접종은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의 3차 접종률이 낮은 것을 두고 정부의 판단력 부족이라는 비판 여론이 많다. 지난해 11월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2·3차간 접종 간격을 기존 8개월보다 짧게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12월 중순이 돼서야 의료종사자 등에 대해서만 6개월로 줄였을 뿐이다.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8개월 간격을 고수하고 있다. 백신 관계자는 “서방 국가는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3~6개월로 단축했는데 일본은 지자체 혼란을 이유로 판단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백신 접종을 하려면 지자체에서 우편으로 보내는 ‘접종권’이 필요한데 접종권 발송 등에 필요한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단축을 못 했다는 얘기다. 일본의 3차 접종률이 거북이걸음인 또 다른 이유로는 모더나 기피 현상이 꼽힌다. 화이자 물량이 부족하자 일본 정부는 3차 접종 시 모더나를 맞을 것을 독려하며 교차 접종을 허용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모더나 백신 부작용이 심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효고현 도요오카시는 지난 5~6일 고령자를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 집단 접종장을 마련했지만 920명 정원 중 희망자는 4명에 불과했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연일 폭증세다. 지난 5일 오후 8시 30분까지 일본 전역에서 10만 94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이달 중 가급적 빠른 시일에 일일 100만회 접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처음으로 백신 접종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4~6일 유권자 1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8%로 지난달보다 8% 포인트 하락했다.
  •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아파트 구조·수색 왜 늦어지나?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아파트 구조·수색 왜 늦어지나?

    구조작업이 왜 이렇게 늦어지나.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8일째인 18일 현재 실종자 6명 가운데 지하 1층에서 1명을 발견하는데 그쳤다. 구조·수색에 난항이 거듭된 탓이다. 구조당국은 사고 이후부터 매일 구조대와 첨단 수색장비·구조견 등을 동원, 안전로가 확보된 23~38층 구간에서 실종자 찾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옹벽과 23층~38층 사이 뻥뚫린 공간 쪽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콘크리트 더미가 겹겹이 쌓인 23층 역시 안전 접근로가 확보되지 못했다. 23층 상층부 외측에 날카로운 철근과 콘크리트 더미가 위태롭게 걸려있는 탓이다. 옹벽을 지탱하고 있는 145m 높이의 대형 크레인은 일부 지지대가 파손된 채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크레인 최상층부에는 50t 무게의 균형추가 매달려 바람만 불어도 움직이 감지될 정도로 위태로운 지경이다. 크레인 철거 작업자들도 최근 이런 이유로 ‘작업 중지권’을 발동했다. 구조물 안전 확보가 선행되지 않는한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와 소방청 등 유관기관으로 꾸려진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17일 구조안전 확보를 위한 전문가 대책회의를 열었다. 16명이 전문가가 현장을 둘러봤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23~38층 내부 수색은 안전지대를 우선 확보한 뒤 구조대가 진입해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대책본부는 “외부 옹벽 부분이 ‘안전하다’ 또는 ‘불안전하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구조 안전진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붕괴 범위에 대한 평면도를 작성하고 보강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우선 최근 조립을 끝낸 1200t급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아슬하게 옹벽을 붙잡고 있는 크레인과 옹벽을 동서남북 방향에서 와이어로 고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조립 중인 또다른 1200t급 크레인이 세워지면 본격적으로 작업자들을 투입해 옹벽 등에 지지대를 추가로 설치한다. 자동화계측관리시스템과 풍속계를 설치해 수시로 붕괴건물과 옹벽의 기울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는 건물의 기울기 등 안전값이 크게 벗어나지 않아 후속 작업은 속행될 예정이다. 이같이 건물 외부 안전 확보가 끝나면 23층 이상의 각 층별 내부 접근로 설치 등이 추진된다. 2개 층 간격으로 낙하물 방지망도 설치 중이다. 붕괴된 구간의 내부 적치물은 새로 설치된 크레인 등을 이용해 지상으로 내린다. 규모가 큰 콘크리트 더미를 크레인 기중기로 제거하면 수색팀이 실종자 매몰 추정 지역인 건물의 바깥쪽으로 진입해 수색작업을 편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런 절차들이 남아있고, 각 과정마다 고난도 작업이 필요한 만큼 구조대의 현장 진입과 본격적인 수색·구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가 80~120m의 고층에서 이뤄지는 최악의 작업환경 탓이다. 전날 전문가 대책회의에 참석한 한 자문위원은 “안전성을 우선 확보 해야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위험도’를 평가하는 각론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며 “2차 사고를 예방과 빠른 구조·수색을 위해서는 신중하면서도 정확한 판단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8일째 사고 현장에서 상황 변화을 지켜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현장 주변에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내용이 담긴 노란 리본들이 실종자 가족의 염원을 대신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201동 39층 옥상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외벽 등이 무너져 내려 현재 5명이 실종됐다. 지난 13일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발견됐던 실종자 1명은 구조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 엄마의 바느질은 예술이 됐다…흑인 소녀들에 꿈 심어준 아프리카 작가 [김정화의 WWW]

    엄마의 바느질은 예술이 됐다…흑인 소녀들에 꿈 심어준 아프리카 작가 [김정화의 WWW]

    빌리 장게와(49)는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도 작품도 낯선 작가다. 그러나 해외에선 이미 유명하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프리카박물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데, 손바느질한 실크 조각을 정교하게 콜라주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 서울 리만머핀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장게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을 새로운 관객과 공유할 기회를 갖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아프리카 작가는 어떻게 유럽·미국 미술관 휩쓸었나아프리카 말라위에서 태어난 장게와는 패션과 광고 업계에서 처음 커리어를 쌓았다. 이때의 경험은 장게와가 ‘직물’을 작품의 주요 테마로 쓰는 것과 연관이 깊다. 그는 직물을 통해 집안 내부와 도시 경관, 인물화를 통해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경험을 담아낸다. 장게와의 초기 작업은 보츠와나 지역의 야생 동식물을 수놓는 것이었지만 점차 흑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개인의 관계와 경험을 작품에 녹였다. 그는 일상의 장면을 통해 사회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여성의 일을 묘사하는데 관심이 많다. 특히 장게와는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바느질을 통해 예술의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흑인 여성상에 대한 역사적 고정관념과 착취에 도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에는 식탁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부엌 한켠에 놓인 그의 작업대이기도 하다.장게와는 “직물, 그리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취미로 간주되는 바느질을 작업의 도구로 사용하는 건 스스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위이자 일상의 페미니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작품을 통해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말하고 여성의 사생활을 보여주지만, 이는 대부분의 여성에게 권장되지 않는 행위”라고 봤다. 여전히 전세계에서 수많은 여성, 특히 흑인 등 유색 인종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특히 아들을 낳은 이후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성애로 전환됐다. 장게와의 작품 속에는 가족 구성원과 가정 내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한땀 한땀 놓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아들, 친구, 가족을 묘사한다. 작품이 온전한 모양이 아니라 군데군데 갈라지고 찢어진 것은 파편화된 인간의 기억을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다. “작품 통해 ‘일상의 페미니즘’ 실현…흑인 소녀들에게 영감 주고파”가정이란 테마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정치적인’ 것이기에 의미가 깊다. 장게와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 몸이 가진 사회정치적 의미를 깨달았다. 언젠가는 일하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제 목표는 세가지예요. 첫째는 제 가치를 작품에 반영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둘째는 세상에 목소리나 힘이 없어서 감히 꿈도 꿀 수 없다고 여기는 흑인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특정 분야의 인류애를 보여주는 겁니다.” 이번 전시는 서울과 영국 런던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각각 ‘혈육’(Flesh and Blood), ‘흐르는 물’(Running Water)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전시명은 장게와가 파리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네빌 브라더스의 곡 ‘선스 앤 도터스’(Sons and Daughters) 노랫말에서 영감을 받았다.여기서 작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작가가 가족, 노동,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을 소개한다. 2년간 이어진 팬데믹은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삶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실, 죽음은 ‘현재’에 대한 힘을 깨닫게 했다. 장게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봐야 했다. 판단력은 떨어졌지만, 공감 능력은 커졌다”며 “매일매일 내 욕망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가족에서 나아가 인류 공동체에 사랑과 희망을”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인류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보이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인데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다. ‘달콤한 헌신’(Sweetest Devotion) 같은 작품의 경우 빨강, 파랑, 노랑 등 동양의 전통 오방색을 연상케하는 소파가 등장한다. 이에 대해 장게와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아샨티’라는 로컬 브랜드에서 만든 소파다. 이 소파나 은데벨레 수공예에서 보듯 아프리카 사람들도 ‘색’에 끌리는 것 같다”며 “한국 관객에게 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감 가능한 시각적 요소가 작품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은데벨레는 남아공의 한 부족인데, 이들이 비즈로 장식하는 인형은 화려한 색채, 기하학적 무늬로 유명하다.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내 목표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지성을 갖고 작품을 평가하는 대신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구 공동체와 인류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 가는 게 그의 목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는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해 익숙하다. 매우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직물 모양에 관심이 많다. 다음에 한국에 가게 되면 궁궐이나 절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빌리 장게와는 누구·Billie Zangewa1973 말라위 출생1995 남아공 로즈대학 예술사 취득2005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제라드 세코토 갤러리 개인전2016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술관 단체전 ‘Making Africa’ 2017 미국 매스추세츠 현대미술관 단체전 ‘The Half-Life of Love’ 2018 남아공 아트페어 ‘FNB 아트 조버그’ 특별 초청 아티스트 선정 모로코 알 마덴 아프리카 현대미술관 단체전 ‘Second Life’ 2019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아프리카미술관 단체전 ‘I am…Contemporary Women Artists of Africa’ 2020 프랑스 파리 갤러리 텅플롱 개인전 2021 리만머핀 서울·런던 개인전
  • 비단조각 위 수놓은 ‘혈육’… 바느질 노동 예술로 승화

    비단조각 위 수놓은 ‘혈육’… 바느질 노동 예술로 승화

    ‘여성 노동 바느질’ 고정관념에 도전 비단 정교하게 이어 붙여 가족 묘사 다양한 색깔 사용 ‘전통 오방색’ 연상 “코로나 속 일상에 감사 느끼며 작업 한국 관객과 문화적 요소 공감 기뻐”얼핏 보면 동양의 전통 수공예 같다. 빨강, 파랑, 노랑…. 색색의 비단 조각이 겹겹이 쌓인 작품은 한국의 오방색처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비단 속 인물 모두 흑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빌리 장게와(48)의 작품 얘기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 ‘혈육’을 열고 있는 장게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에게 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감 가능한 시각적 요소가 작품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한국에서 이름도, 작품도 낯설지만 해외에선 이미 유명한 작가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프리카박물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장게와는 손바느질한 실크 조각을 정교하게 콜라주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바느질을 통해 예술의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흑인 여성상에 대한 역사적 고정관념과 착취에 도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작가가 가족, 노동,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을 소개한다. 2년간 이어진 팬데믹은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삶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실, 죽음은 ‘현재’에 대한 힘을 깨닫게 했다. 장게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봐야 했다. 판단력은 떨어졌지만, 공감 능력은 커졌다”며 “매일매일 내 욕망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생각은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게와의 초기 작업은 보츠와나 지역의 야생식물, 동물을 수놓는 것이었지만 점차 흑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강조하며 개인의 관계와 경험을 작품에 녹였다. 특히 아들을 낳은 이후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성애와 가정으로 바뀌었는데, 장게와는 한땀 한땀 놓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아들, 친구, 가족을 묘사한다. 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인류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보이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인데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내 목표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지성을 갖고 작품을 평가하는 대신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구 공동체와 인류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 가는 게 목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는 미디어에 많이 등장해 익숙하다. 매우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직물 모양에 관심이 많다. 궁궐이나 절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갤러리 리만머핀 서울에서 내년 1월 15일까지.
  • 비단에 수놓은 엄마의 마음…“일상 바뀌었지만, 주위 모든 것에 사랑을”

    비단에 수놓은 엄마의 마음…“일상 바뀌었지만, 주위 모든 것에 사랑을”

    얼핏 보면 동양의 전통 수공예 같다. 빨강, 파랑, 노랑…. 색색의 비단 조각이 겹겹이 쌓인 작품은 한국의 오방색처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비단 속 인물, 모두 흑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빌리 장게와(48)의 작품 얘기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 ‘혈육’을 열고 있는 장게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에게 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감 가능한 시각적 요소가 작품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한국에서 이름도, 작품도 낯설지만 해외에선 이미 유명한 작가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국립아프리카박물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장게와는 손바느질한 실크 조각을 정교하게 콜라주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바느질을 통해 예술의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흑인 여성상에 대한 역사적 고정 관념과 착취에 도전했다는 평가다. 작품이 온전한 모양이 아니라 군데군데 갈라지고 찢어진 것은 파편화된 인간의 기억을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작가가 가족, 노동,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을 소개한다. 2년간 이어진 팬데믹은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삶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실, 죽음은 ‘현재’에 대한 힘을 깨닫게 했다. 장게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봐야 했다. 판단력은 떨어졌지만, 공감 능력은 커졌다”며 “매일매일 내 욕망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생각은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게와의 초기 작업은 보츠와나 지역의 야생 동식물을 수놓는 것이었지만 점차 흑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개인의 관계와 경험을 작품에 녹였다. 그는 일상의 장면을 통해 사회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여성의 일을 묘사하는데 관심이 많다. 작가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 몸이 가진 사회정치적 의미를 깨달았다. 언젠가는 일하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 작품의 목표는 첫째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고, 둘째는 감히 꿈꿀 수 없다고 느끼는 흑인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며 “나아가 이같은 특정 분야의 인류애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아들을 낳은 이후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성애와 가정으로 바뀌었는데, 장게와는 한땀 한땀 놓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아들, 친구, 가족을 묘사한다. 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인간 공동체 전반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보이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인데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내 목표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지성을 갖고 작품을 평가하는 대신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구 공동체와 인류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 가는 게 목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는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해 익숙하다. 매우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직물 모양에 관심이 많다. 궁궐이나 절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갤러리 리만머핀 서울에서 내년 1월 15일까지.
  • 딱 한 잔도 판단력·인지력 떨어져 ‘위험’

    딱 한 잔도 판단력·인지력 떨어져 ‘위험’

    작년 음주운전 9.8% 늘어 다시 증가매일 사고 47건·사상자 77명씩 발생음주 교통사고 중 44%가 상습운전자“타인의 가정 파괴… 처벌수위 높여야”코로나19 유행으로 오랫동안 거리두기가 시행돼 술자리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27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음주운전 사고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 7000건을 넘었고 전체 교통사고의 8%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2016년 1만 9769건에서 2017년 1만 9517건, 2018년 1만 9381건, 2019년 1만 5708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만 7247건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했다. 매일 47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해 287명이 목숨을 잃었고, 2만 8000여명이 크게 다쳤다. 매일 사상자(사망+부상)가 77명씩 발생한 셈이다. 2019년부터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했지만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진 않았다. 사업용·비사업용 차량을 가리지 않고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9월 말 현재 음주운전 사고가 1만 622건 발생했고, 128명이 목숨을 잃었다. 9월 말 현재 목숨을 잃은 사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명 정도 감소했고, 사고건수도 2500여건 줄었다. 음주운전 사고건수·사망자수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그래도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기다. 며칠 남지 않은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가족·지인 간 작은 모임이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술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첫날 전국에서 음주운전자가 299명이나 적발될 정도로 많았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개인뿐만 아니라 무고한 타인, 나아가 가정까지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상습 음주운전이 느는 것도 문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재범사고가 잦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운데 44%가 상습 음주운전 사고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최새로나 책임연구원은 “음주운전, 한 번은 어려워도 두 번째부터는 반복적으로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가 많다”며 “상습 운전자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령대별 음주운전 사고는 30세 이하 운전자가 전체 음주사고의 28%를 차지했다. 음주운전 사고는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많이 발생했고, 특히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에 집중됐다. 음주 후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일어나는 사고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는 ‘한잔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자신감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시면 평소와 달리 자신감이 커지고 고집이 세지는 데 비해 판단력은 흐려진다. 또 음주 후에는 인지능력도 떨어져 신체 반응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위험한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순간을 놓치고, 시야도 좁아져 정확한 방향 감각을 잃는다. 음주운전 사고 가운데 추돌 사고가 잦은 것은 이처럼 인지능력이 떨어져서다. 실험 결과 정상적인 운전자가 시속 60㎞로 달리다가 위험 상황을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고 이를 피해 정지하기까지는 3~4초가 걸리고, 정지거리도 27m면 충분하다. 반면 알코올농도 0.04% 정도의 음주운전 대용 시험 안경을 끼고 운전해 본 결과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기까지 5~6초가 걸리고, 정지거리도 40~50m로 늘어난다. 공주시간(장애물 발견 반응시간), 제동시간(브레이크 작동시간), 정지시간 모두 증가하면서 사고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공동기획:TS 한국교통안전공단
  • 10년차 베테랑 간호사, 하늘위 인생을 만나다

    10년차 베테랑 간호사, 하늘위 인생을 만나다

    남들은 환갑 이후, 빨라도 중년에 인생 2막을 시작한다고 하지만 김형경(39) 해양경찰청 경위는 30대에 인생 2막을 열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10년을 꼬박 일한 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조종사가 돼 돌아왔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무안항공대 소속 부기장으로 바다와 하늘 사이를 누비는 김 경위를 21일 전남 무안군 항공대에서 만났다.김 경위는 베테랑 간호사다.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산부인과에서 7년을 일했다. “일이 너무 고되서” 옮긴 곳이 성형외과 수술팀이었다. 그곳에서 다시 3년을 일했다. 10년을 내리 수술팀에서만 보낸 셈이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성형외과였어요. 수술이 하루에 100건가량 있었으니까요. 세계 각지에서 해외 고객이 정말 많이 와요. 자연스럽게 의료통역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수술팀 경험을 살려 의료통역사를 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201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도쿄에 있는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면서 일본어 공부를 병행했다. 막상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조종사라는 인생 목표를 갖게 됐다. 처음엔 일본에서 조종사 교육을 받을 생각이었다. 관련 학과를 수소문한 끝에 학교 문을 두드렸다. 30대 초반인 탓에 학교는 입학 허가를 주저했다. 졸업생 취업률 떨어뜨리느니 아예 입학을 안 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김 경위는 학과장을 직접 찾아갔다. “시험 기회라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합격도 했어요. 그런데 합격통지서를 받고 보니 학비가 1년에 2억원인 거예요. 게다가 일본에서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한국에선 별도로 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새롭게 자료를 뒤진 끝에 찾아낸 곳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비행학교였다. 준비 끝에 2015년 입학을 했다. 김 경위는 “당시 부모님이 엄청나게 반대를 했다. 어머니는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특히 반대하셨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고 설득한 끝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10년간 일하면서 벌었던 돈을 모조리 학비와 생활비에 쏟아부었다”고 했다. 처음엔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웠다. 첫 수업부터 교관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들으니 교관은 김 경위를 철저히 외면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관의 태도에 오해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입학생 300명 가운데 여학생이 딱 저 혼자였어요. 여학생을 접해 본 적이 없던 교관으로선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피한 거였어요. 교관과 친해지고 난 뒤에야 알게 된 사실이죠.” 첫 번째 관문은 입학 1주일 뒤 필기시험이었다. 김 경위는 “그걸 통과해야 실습을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수업시간에 ‘1주일 뒤 시험’이라는 말도 겨우 알아들었는데 시험 교재는 한 쪽 읽고 해석하는 데 한두 시간 걸렸다”면서 “일주일 동안 잠을 안 자며 문장 자체를 통째로 외웠다. 어차피 교신을 영어로 해야 하니까, 교신을 못 하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봐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신기하다”는 그는 “당시로선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항공사에선 40세 넘은 여성 조종사는 취업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었습니다. 빨리 졸업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어서 어학연수도 건너뛰고 몸으로 부딪치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막상 부딪쳐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아프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고 나 스스로 언어에 감각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 가서야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싶었죠.” 날마다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한 끝에 자가용 비행기 자격증부터 계기비행, 사업용 자격증, 대형 여객기 조종 자격증까지 4가지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고 귀국한 건 2017년 여름이었다. 김 경위는 “사실 졸업시험 즈음해선 귀국할 비행기표 구할 돈밖에 안 남았다. 시험에 떨어지면 미국에서 노숙자가 된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준비한 끝에 다행히 합격했다”면서 “귀국해 보니 몸무게가 39㎏밖에 안 됐다. 엄마가 그걸 보고 많이 울었다”고 떠올렸다.금의환향을 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꽃길은 없었다. 1년가량 항공사 취업을 준비했지만 그를 불러 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김 경위는 “내 인생의 암흑기라고나 할까. 엄청나게 좌절했다”면서 “사실 임시직 간호사를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조종사가 되는 길에서 멀어질 것 같아 일부러 피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차에 해양경찰청에서 조종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봤다. 그는 “공공부문이니까 남자 여자 따지지 않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합격이 됐다. 믿어지질 않았다”고 회상했다. 2019년 2월에 무안항공대에 배치받았다. 조종사 23명, 정비사 14명 등 46명이 근무하는 무안항공대는 고정익 항공대다. 해경 항공대는 크게 고정익 항공대와 회전익 항공대가 있다. 고정익은 동체에 날개가 고정돼 있고, 회전익은 날개가 회전해서 움직이는 헬리콥터를 생각하면 된다. 김 경위는 “무안항공대는 내가 맡은 CN235를 포함해 고정익 항공기 3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해상순찰과 치안정보수집, 해양범죄 단속, 해양재난대응과 오염감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소개했다. 해경 소속 고정익 항공대는 김포항공대와 무안항공대 두 곳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무안항공대는 마라도 서남쪽 149㎞에 있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부터 독도까지 한반도보다도 몇 배 더 넓은 면적을 담당해야 한다. 김 경위는 “보통 서해와 동해 해상순찰로 나눠서 순찰하는데 한번 이륙하면 보통 4시간가량 비행한다”고 소개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무안항공대는 그동안 다양한 성과를 거두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6월 항공 순찰 도중 불법으로 고래를 포획하는 것으로 보이는 어선 두 척을 발견해 3시간에 걸쳐 채증한 끝에 현행범으로 체포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14일에도 전남 완도군 청산면 여서도와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사이 해상에서 129t 어선이 7589t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항공대가 구조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구름을 헤치고 하늘을 비행하다 보면 기억에 남는 멋진 순간이 적지 않을 듯했다. 기억나는 비행 경험을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비행학교에서 친구 2명을 사고로 잃었던 얘기를 꺼냈다. 대만에서 온 한 친구는 시동을 걸기 전에 항공기 외부점검을 하다가 프로펠러가 갑자기 돌아가는 바람에 머리에 치명상을 입어 뇌사가 됐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다른 친구는 경비행기 뒷좌석에 탔는데 기체 고장으로 불시착했다가 나뭇가지가 창문을 뚫고 몸을 관통해서 사망했다. 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마칠 때까진 현장을 보존해야 한다고 해서 몇 시간 동안 시신을 그대로 둬야 했다고 한다. 김 경위는 “지금도 그 친구들 모습이 떠오른다. 항공기 조종의 무게감을 생각한다. 내가 조종하는 항공기에 탑승한 모든 이들의 목숨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항공기 조종사는 여전히 여성에겐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다. 당장 화장실 문제부터가 곤욕이다. 지금도 해경에는 여성 조종사가 3명밖에 없다. 그나마 회전익 항공대에는 여성이 없다 보니 여자 화장실조차 없는 곳이 있을 정도다. 긴급상황 때문에 급하게 착륙했다가 당황한 적도 여러 번이다. 비행기에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김 경위는 “항공기에 화장실이 있긴 한데 아무래도 불편하다. 비행을 앞두고는 아예 물을 안 마시는 게 습관이 됐다”면서 “전 세계 여성 조종사들이 공통으로 겪는 고통”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요즘은 조종복이 윗도리와 아랫도리가 따로 돼 있어 다행이다. “예전에는 조종복이 위아래 통으로 돼 있는 일체형이었거든요. 화장실 가기가 힘들어 변비도 많이 걸렸다고 해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 경위는 “더 많은 여성 후배들이 조종사가 되면 좋겠다. 그중에서도 여성 조종사들이 해경에 많이 지원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비행기는 예민해요. 조종은 꼼꼼해야 합니다. 특히나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려면 빠른 판단을 하면서도 꼼꼼해야 하죠. 아무래도 꼼꼼한 건 여자들 특기잖아요.” 다음 목표를 물었다. 김 경위는 “기장이란 자리는 책임감과 빠른 판단력이 필수다. 앞으로 2~3년은 더 경험을 쌓아야 할 것 같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면서도 “언젠가 기장이 돼 더 많은 생명을 구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초미세플라스틱 ‘대물림’… 자녀 뇌 발달 해칠 수 있다

    초미세플라스틱 ‘대물림’… 자녀 뇌 발달 해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었다. 그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용품 사용도 급격히 증가해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환경부를 중심으로 정부가 다회용기 사용을 독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공동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잘게 쪼개진 초미세플라스틱(나노플라스틱)이 세대를 넘어 유전될 수 있고 자손의 뇌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14일 밝혔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건국대, 포스텍, 안전성평가연구소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위험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실렸다. 미세플라스틱은 5㎜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 초미세플라스틱은 더 잘게 쪼개져 1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분류한다. 미세플라스틱은 기본적으로 크기가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 하천으로 유입된다. 물고기가 이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인간이 그 물고기를 먹으면서 피해를 입게 된다. 미세플라스틱의 세대 간 전이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이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통해 자손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태어난 자손의 여러 장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고 뇌 조직에서도 발견됐다. 특히 학습, 기억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 영역에서 뇌 신경세포 형성을 담당하는 신경줄기세포의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된 것이 발견됐다. 행동실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모체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기억력, 판단력 등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이다용 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생쥐를 이용한 실험이지만 초미세플라스틱이 세대를 거쳐 자손에게 전달되는 경로와 분포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지속적으로 노출이 될 경우 자손의 뇌 발달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 시대 ‘위드 운동’으로 치매 예방하세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 시대 ‘위드 운동’으로 치매 예방하세요

    11월 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곧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이달 말이면 신규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희망이 다시 멈췄습니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여행과 운동이 꼽혔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를 호소했던 것도 이동이 제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한 학자들도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신체건강은 물론 뇌건강과 인지, 정서 기능에 유익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건강에 도움을 주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진 않았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중심의 공동연구팀은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혈액 내 항염증 물질을 증가시켜 체내 염증 수치를 낮춰 줄 뿐만 아니라 뇌에 염증유발물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준다고 밝혔습니다. 스탠퍼드대 의대 신경과학과, 노화생물학연구센터, 신경과학연구소, 화학 및 시스템생물학과, 행동·기능성 신경과학연구실, 유전학과, 이비인후과, 팰러알토 보훈병원, 스탠퍼드 챈·저커버그 바이오허브, 캘리포니아주립대 심리학과, 캘리코생명과학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2월 9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생후 3~4개월 된 생쥐 50마리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매일 일정 시간 쳇바퀴를 돌리도록 했습니다. 다른 그룹은 이런 운동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28일이 지난 뒤 운동을 꾸준히 한 생쥐의 혈액 중 혈장 성분만 뽑아 운동을 하지 않은 생쥐에게 주사한 뒤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운동한 생쥐의 혈장을 수혈받은 생쥐들도 해마세포가 늘어나고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고 합니다. 실제로 운동은 않고 혈장을 수혈받은 생쥐를 대상으로 기억력, 판단력, 운동능력을 측정한 결과 꾸준히 운동했던 생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운동한 생쥐의 혈장을 분석한 결과 ‘클러스테린’이라는 단백질이 증가했고, 이것이 항염증 효과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급성 뇌염을 유발한 생쥐와 알츠하이머를 일으킨 생쥐에게 클러스테린을 정맥주사한 결과 뇌에 축적된 염증 물질이 낮아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남녀 환자 20명에게 6개월 동안 꾸준히 신체운동을 시킨 뒤 혈액 검사를 했습니다. 운동 후 인지기능 회복이 관찰됐으며, 운동 전보다 클러스테린 수치가 늘어난 것도 확인됐습니다. 운동을 하면 혈액 속 뇌에 도움이 되는 항염증 인자가 증가한다는 증거입니다. 토니 와이즈 코레이 스탠퍼드대 교수는 “운동이 혈장 속 항염증 인자를 자극해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고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라고 말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면역력을 강화시켜 코로나19 같은 감염병도 쉽게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운동이라고 해서 체육관까지 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코끝이 찡한 추위에 코로나19 확산도 심상치 않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하루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 수준의 운동이라도 한다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 ‘욱해서’ 의붓딸 흉기로 살해한 50대 징역 20년

    ‘욱해서’ 의붓딸 흉기로 살해한 50대 징역 20년

    의붓딸을 흉기로 살해한 50대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이영호 부장판사)는 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8월 7일 오전 10시 47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주택에서 의붓딸 B(33)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집 문을 잠근 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가 2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흉기에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함께 있던 아내는 가까스로 집 밖으로 몸을 피해 화를 면했다. A씨는 건강 문제와 곤궁한 경제적 상황을 한탄하던 중 B씨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듣고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흉기에 찔린 피해자가 도움을 받으려고 현관문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아무런 구호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고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흉기로 자신의 몸을 찌를 정도로 판단력이 저하됐었던 상황,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김균미 칼럼] ‘인천 여경’에 돌 던질 자격 있나/편집인

    [김균미 칼럼] ‘인천 여경’에 돌 던질 자격 있나/편집인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서 부적절하게 대응한 경찰관 2명이 해임됐다.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성실 의무 위반 등으로 이들에게 각각 해임 처분 결정을 내렸다. 사건 발생 보름 만이다. 한 명은 19년 경력의 경찰관이고, 또 한 명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4개월 교육을 마치고 현장에 배치된 ‘시보’ 순경이다. 새내기 여성 경찰은 시보 딱지도 떼지 못하고 경찰의 길을 접게 됐다. 사건 발생 직후 젊은 여성 경찰이 가해자를 제지하거나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경 무용론’이 또 득달같이 제기됐지만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여성 경찰, 남성 경찰의 문제가 아닌 경찰관 특히 신입 경찰관의 부실한 교육·훈련이 문제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해당 여성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이 줄어드는 건 물론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해 현장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신참 경찰들을 대거 배출해 놓고 나 몰라라 손 놓고 있었던 경찰청장 등 경찰 당국의 책임도 이에 못지않게 크다고 생각한다. 인천 흉기난동 사건에 투입된 순경은 코로나19로 인해 4개월의 중앙경찰학교 교육 기간 중 매달 2시간씩 대면으로 해야 하는 현장 대응 훈련을 온라인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전기충격기(테이저건) 실습조차 해 보지 못하고 현장에 배치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장 대응 훈련 한 번 못 받고 배치된 경찰이 어디 이 사람뿐이겠나.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이틀간 현장 대응 교육을 다시 받는 1~2년차 신임 경찰 1만 620명의 사정도 별반 차이가 없을 테니 기가 막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대면 교육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번도 대면 훈련을 받지 않은 신참 경찰들을 현장에 배치하고도 불안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사건들이 터지고 나자 부랴부랴 몰아서 시·도청 교육센터와 무도훈련장, 사격장에서 현장 대응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왜 진작에 반쪽짜리 교육·훈련을 보완하지 않았을까. 사명감과 현장 대응 능력, 판단력을 갖춘 경찰을 8개월 만에 키워 내기는 쉽지 않다. 학교 교육을 6개월에서 4개월로 줄였다가 다시 6개월로 늘린다고 현장 대응력이 단시간에 높아지지는 않는다. 교육·훈련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이유다. 경찰은 올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막강해졌다. 하지만 잇따른 경찰의 부실 대응 사건으로 경찰지휘부가 민생과 밀접한 강력 범죄 대응보다 국가수사본부 설치와 자치경찰 등에만 신경이 쏠려 있다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다. 이제는 외형 확대보다 현장의 소리를 반영해 경찰의 수사와 치안 역량을 높이지 않으면 경찰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는 정치적 사건 수사가 아니라 나와 가족, 이웃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높아진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인천 사건 이후 대국민 사과를 이틀 연달아 했다. 층간소음 난동 사건의 관할서를 방문하고 중앙경찰학교를 찾아 현장 대응 교육을 참관하고 신임 경찰 교육생을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전국 14만 경찰에 서한을 보내고 비상대응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하지만 25일 경찰청 게시판에 “엄중한 위기 상황이며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 김 청장의 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청장님은 취임 후 뭘 했습니까”라는 반박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특히 내부 소통 문제를 지적하며 “변해야 하는 조직을 5년, 10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주장했다. 별로 새로울 것 없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혁신을 강조하면 불신만 키울 뿐이다. 정치권도 다를 게 없다. 사건이 터지면 그때서야 경찰청장을 찾아가 질책하고 대응책을 촉구한다. 국회의원들의 보여 주기식 정치에 신물이 난다. 국회에서 매섭게 문제점을 따지고 경찰 교육과 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증액하지는 못할망정 지역구 예산을 챙기려고 전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예산을 넘보는 무리수는 두지 말아야 한다. 사명감을 갖고 경찰에 입문한 사람들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는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정치인과 경찰 지도부가 할 일은 공허한 말의 나열이 아니라 실천이다.
  • 안민석 “尹 빈약한 콘텐츠…정권교체 기대 식어갈 것”

    안민석 “尹 빈약한 콘텐츠…정권교체 기대 식어갈 것”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현재 행태, 빈약한 콘텐츠를 국민이 지속적으로 보면 정권교체 기대도 식어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총괄특보단장인 안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현재 대선 판세를 묻는 말에 “일 잘하는 후보, 성과 내는 후보를 국민이 함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언 의원은 또 “새로운 변수가 더해질 수 있다”며 “윤 후보가 기소되거나 후보 부인이 구속되거나, 그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법적 리스크를 예상했다. 안 의원은 “지금 추세대로 이 후보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윤 후보가 계속 하락하고 (국민의힘) 당내 분란이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하는데, 골든크로스뿐만 아니라 연말 연초 이 후보가 앞서가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가 더 이상 실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안 의원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잠적하는 등 이른바 ‘패싱’ 논란도 언급했다. 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밀어낸 세력, 지금 이준석 대표의 역할을 위축하거나 밀어내거나 하는 힘이 동일하다고 본다”며 “그 세력이 캠프의 공적 시스템이 아니라 비선에 의해 작동되지 않느냐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대표는 굉장히 판단력이 빠르고 지난 10년간 정치판에서 살아남은 생존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뭔가에 저항하고 반격하는 당 대표의 모습은 굉장히 특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정국에서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중심을 잡고 대선을 끌고 가는 욕심을 가진 것이고, 이준석의 역할을 뒤로 물러야겠다는 비선의 힘, 예를 들어 장제원 의원의 경우 앞장서서 스피커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시론] ‘여경 무용론’의 무용함과 정치의 방만함/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여경 무용론’의 무용함과 정치의 방만함/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논란이다. 피해자의 안녕을 애타게 바란다면 그러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민의 과제다. 여성 경찰관의 채용 확대를 반대하거나 여성의 체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폭력에 대응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경찰관의 임무다. 심지어 효과적인 물리력 행사는 체력 그 자체가 아니라 민첩성, 판단력, 제압의 기술과 협업 등을 통해 가능하다. 이번 사건은 그런 역량이 남성이라고 자연스레 갖춰진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경찰 업무의 절반 이상은 정책 기획, 과학기술을 활용한 추적과 단서 발견, 진술 확보와 지적 추론, 국제 공조 등 물리력 행사를 넘어서는 영역에 있다. 물론 이에 못지않게 시민들의 다기한 고충을 대면해 해결하는 지구대나 파출소 등 지역 경찰관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문제는 이들의 적극적 현장 대응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인천 사건과 같이 중대한 과오가 발생했을 때는 물론 일부 시민들의 악의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질 때에도 ‘인권 경찰’이 되기 위해 경찰 조직이 택한 건 담당자와 관리자 문책이었다. 징계나 진정, 소송에 대응해야 하는 건 경찰관 개인의 몫이다. 경찰 재량권 행사의 요건에 대한 법원의 경직된 판단도 변하지 않았다. “총은 쏘는 게 아니라 던지는 것”이라며 적극적 대응을 회피하라는 선배 경찰관들의 ‘애정 어린’ 조언이 구전되는 이유다. 위법한 폭력 상황에서조차 경찰관들이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한 배경에는 그것을 지지해 줄 조건이 부재했다는 얘기다. 권총과 테이저건 외에 다양한 제압 장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진압 상대의 생명과 신체 위협을 최소화하면서도 폭력 상황을 제지할 수 있는 인권친화적 장구는 계속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문화가 지속된다면 그런 장구들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것조차 ‘맨몸’으로 대응할 경찰관의 역량 없음을 보여 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경찰행정 서비스를 둘러싼 환경은 변화했지만 경찰관은 맨몸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러한 인식은 ‘여경 무용론’을 이끈 논리와 다르지 않다. 오늘날 많은 경찰관들은 이러한 구태를 한탄한다. 맨몸으로 시민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대면했을 때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둔하려는 시도가 아니라면 사명감을 갖고 경찰에 입문한 이들이 어떻게 현장에서 적극적 직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개인에게 맨몸으로 맞서라며 희생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데 그치는 것을 넘어서 말이다. 적법한 물리력 행사에 대한 조직적, 사회적 차원의 지지는 물론 필요한 최선의 수단을 판단, 실행할 수 있는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특히 후자에 있어서는 동료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며 경찰관 개인의 안전도 동료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간 ‘여경 무용론’을 주장해 온 이들은 ‘안정된’ 공무원 자리를 여성들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불안감을 여성과 남성의 차이, 즉 체력을 명분 삼아 드러내 왔다. 여성을 미래 협업의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상정하면서 현장 대응의 역량이 남성이라면 오롯이 갖춰진 듯 운운하더니, 이제는 ‘적당히 살려고’ 공무원을 택했으니 자신의 목숨을 바칠 이유가 없다는 속내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표출하고 있다. 어떤 시민도 그런 경찰을 원하지 않는다. 경찰 현장 업무에 대한 몰이해에 기반한 왜곡된 주장들이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몇몇 정치인들은 이러한 극단적 목소리가 시민 대다수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인 양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여성 경찰관의 ‘쓸모’를 입증하라거나 필요에 따라 여성 경찰관을 채용할지 말지를 운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민 다수가 원하는 것은 자명하다. 자신과 주변인들의 안전이다. 그것은 경찰관 개인의 체력만으로 구현되기 힘들며, 조직 문화 개선, 젠더 및 피해자 관점의 증진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러한 고민 대신 ‘여경 무용론’을 손쉬운 해법으로 삼으며 공공연히 소환해 온 행태에 현장 경찰관들은 물론 많은 시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작 정치인들은 눈감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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