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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털 좀 빌릴게!’

    [포토] ‘털 좀 빌릴게!’

    까마귀가 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동물원에서 자신의 둥지를 짓기 위해 자이언트 판다의 엉덩이 털을 뽑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장기 없는, 花園

    화장기 없는, 花園

    전남 고흥 하면 우주발사기지가 있는 나로도, ‘박치기왕’ 김일의 고향인 거금도가 퍼뜩 떠오를 겁니다. 한센인들이 거주하는 소록도 역시 엇비슷한 무게감을 갖지요. 한데 쑥섬은 당최 생소합니다. 걸출한 섬들 틈바구니에 숨겨진 작고 예쁜 섬입니다. 쑥섬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쑥섬지기’를 자처한 한 부부와 마을 공동체의 10년 노고가 있었다고 하지요. 공들여 꽃씨를 뿌리고 산책로를 다듬었습니다. 그런데도 섬은 여느 유명 섬들과 달리 ‘화장기’가 옅습니다. 소박하고 수수합니다. 가꿔졌으되 섬으로서의 제 모습을 잃지는 않은 것이지요. 그게 쑥섬의 가장 큰 매력인 듯합니다.#스무명 남짓 사는 곳… 난대림 울창한 당숲·등대 등 볼거리 쏠쏠 쑥섬은 ‘애도’라 불린다. 쑥 애(艾) 자를 쓴다. 쑥이 많이 자란다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전남도 제1호 민간 정원이기도 하다. 덜 알려진 민간의 정원을 발굴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전남도 프로그램의 첫 대상 지역이다. 쑥섬은 나로도항 바로 맞은편에 있다. 딱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크기도 작다. 해안선 길이가 3.2㎞ 정도에 불과하다. 이 작은 섬 안에 스무명 남짓한 주민이 깃들여 산다. 이웃한 나로도항이 삼치 파시로 이름을 날리던 1980년대 초엔 무려 40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손바닥 만 한’ 섬의 규모로 미뤄 볼 때 거의 ‘전설’이나 다름없는 이야기지 싶다. 섬의 크기는 작아도 볼거리는 제법 풍성하다. 동백, 후박나무 등 난대림이 울창한 당숲, 사연 많은 바위들, 등대 등이 섬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널리 알려진 볼거리는 ‘쑥섬정원’이다. 중학교 교사인 김상현(50), 약사인 고채훈(47)씨 부부와 마을 공동체가 10년 가까이 애면글면 가꾼 비밀의 정원이다. 거제 외도나 장사도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수수한 들꽃들과 만날 수 있다.선착장에 내리면 ‘양심 돈통’이 먼저 객을 맞는다. 외지인이라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섬 탐방비를 넣어야 한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갈매기 카페와 만난다. 마을회관 겸 여행자 쉼터다. 섬 내 유일하게 공용화장실이 갖춰진 곳이기도 하다. 카페 역시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카페를 지나면 탐방로가 시작된다. 언덕길은 조붓하다. 다소 가팔라도 숨이 목에 찰 정도는 아니다. 이어 만나는 당숲은 울창하다. 푸조나무, 후박나무 등이 난대림을 이루고 있다. 섬사람들에게 당숲은 신성한 곳이다. 쑥섬을 세상에 알린 김씨 부부도 2001년 섬을 매입하기 시작한 뒤 8년 만에야 당숲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고 한다.#전남도 제1호 민간 정원… 수수한 들꽃들과 마주하는 ‘비밀의 화원’ 섬 정상 부근은 야생화 정원이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비밀의 정원이다. 계절을 달리하며 다양한 들꽃들이 피고 진다. 초봄 무렵이라 꽃의 종류는 아직 많지 않다. 파랗거나 보랏빛인 현호색, 보라유채꽃이라 불리는 소래풀, 앙증맞은 은방울 수선화와 샛노란 유채꽃 등이 눈에 띌 정도다. 그래도 새봄을 맞은 들꽃의 화사한 빛깔은 여행자의 마음을 공연히 달뜨게 만든다. 산상 정원 너머로는 파란 다도해다. 사방으로 거칠 것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한 주민의 표현처럼 너른 바다 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쪼빗쪼빗’ 솟았다. 작은 섬에서 맞는 참으로 큰 풍경이다. 섬 정상은 해발 83m다. 표지석 대신 손으로 쓴 표지판을 세워 놨다. 표지판엔 에베레스트와 백두산 등의 높이도 함께 적었다. 그러면서 “(쑥섬 정상과) 별 차이 없다”고 우겨 댄다. 에베레스트의 높이와 무려 100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말이다. 섬사람들의 애교에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정상에서 발걸음을 줄이면 곧 성화등대다. 해넘이 명소다. 일몰에 펼쳐지는 장관을 보기 위해 하룻밤을 묵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이어 수백년을 살아 낸 동백나무길, 주민들의 추억이 쌓인 쌍우물 등을 지나면 다시 마을 안쪽에 닿는다. 섬 끝에서 만나는 돌담길도 인상적이다. 돌담은 집과 집을 잇는다. S 자로 휘휘 돌아가며 골목을 만들었다. 골목 초입에 강제윤 시인의 글이 적혀 있다. 강 시인은 골목길을 “바람의 통로”라고 했다. 바람을 막는 게 아니라 잘 지나가도록 하기 위해 돌담을 세웠다는 것이다. 돌담 안 집들은 대부분 비었다. 사람이 깃들이지 않은 집은 황량하다. 그래도 이 낡은 공간에 외지 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 섬을 일군 김씨 부부가 섣부른 변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몇몇 이름 난 섬과 달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화장기 짙은 섬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뜻이다. 두 부부가 애초 세웠던 뜻이 오래 지속됐으면 싶다.#고흥 우주발사전망대~영남 용바위 4㎞ ‘미르마루길’ 걷노라면… 고흥에 걷기 길이 새로 생겼다. 미르마루길이다. 고흥 우주발사전망대에서 영남 용바위까지 4㎞ 거리를 걷는다. 미르는 ‘용’, 마루는 ‘하늘’(우주)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미르마루길의 가장 큰 장점은 여태 볼 수 없었던 웅장한 해안 절벽을 줄곧 눈에 담으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들머리는 우주발사전망대다. 고흥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나로우주센터와 직선거리로 17㎞ 떨어졌다. 전망대에 서면 올망졸망한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시작된 미르마루길은 사자바위와 다랑논, 몽돌해변 등 여러 볼거리를 품었다. 용굴 등 기암절벽도 지난다. 곳곳에 스카이워크 전망대와 용 조형물 등도 세워 뒀다. 특히 용암마을 언덕에서 보는 해안 풍경이 빼어나다. 날머리인 용암마을은 고흥 8경 중 6경인 영남 용바위가 있는 곳이다. 둥근 갓처럼 생긴 용바위의 자태가 압도적이다. 새달 12일엔 미르마루길 일대에서 걷기 축제가 열린다. 요즘 고흥 어디나 봄 풍경이 완연하다. 특히 산벚꽃이 절정이다. 고흥 대부분의 산에서 볼 수 있지만 팔영산국립공원과 마복산 등의 산벚꽃 핀 풍경이 장관이다. 봄의 산은 멀리서 봐도 빼어나다. 산행을 하지 않아도 좋은 만큼 꼭 찾아보길 권한다. 이맘때 고흥 여정에서 꼭 찾아야 할 여행지 두 곳만 덧붙이자. 금탑사는 비자나무숲(천연기념물 239호)으로 이름 난 절집이다. 가지를 늘어뜨린 늙은 비자나무들이 절집을 에워싸고 있다. 비자나무숲과 이웃한 동백숲도 깊다. 해마다 이맘때면 떨어진 동백꽃으로 일대가 붉은 양탄자를 깐 듯하다. 이 모습이 초록빛 비자나무숲과 절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형제섬은 진달래가 곱다. 십수 그루의 진달래가 작은 섬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나로도 초입에 있다. 글 사진 고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 가방 (지역번호 061) →가는길:쑥섬 가는 배(4월 기준)는 나로도항에서 매일 오전 7시 40분, 10시 50분, 낮 12시 50분, 오후 1시, 4시, 6시에 출항한다. 쑥섬에서는 오전 7시 35분, 8시 55분, 11시 15분, 낮 12시 55분, 오후 3시 5분, 5시 35분 출항한다. 요금은 1인 3000원(왕복)이다. 쑥섬 탐방비는 1인 5000원이다. 관련 정보는 ‘힐링파크 쑥섬쑥섬’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형제섬은 같은 이름의 농원펜션(832-2004)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 남의 집 안마당을 지나는 느낌이어서 머쓱하긴 해도 진달래 곱게 핀 섬을 보려면 어쩔 수 없다. 형제섬도 이 펜션 주인의 소유라고 한다. 옆마을에서도 형제섬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다소 좁고 복잡하다.→맛집:분청마루(834-7242)는 한정식을 맛깔스럽게 내는 집이다. 과역면의 맛집 해주식당이 옮겨 와 새로 문을 열었다. 전화번호가 옛 해주식당과 같은 건 그 때문이다. 찬 국물의 피굴, 팥과 낙지를 넣은 낙지팥죽, 소 육회 등을 제철 해산물과 함께 내놓는다. 두원면 운대리의 분청박물관 안에 있다. 정다운식당(843-0217)은 생선구이백반이 맛있는 집이다. 녹동항에 있다. 이웃한 수정식당(842-2791)도 현지인의 발걸음이 잦다. 생선회 등을 판다. 과역면 일대에 커피 농장들이 많다. 산티아고 등 농장마다 로스팅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고흥 커피에 대한 자부심은 높다. 일반 아메리카노는 3000원이지만 고흥 커피는 세 배 가까운 8000원을 받는다. →잘 곳:최근 문을 연 명품무인호텔(832-6300)이 깨끗하다. 고흥읍 외곽에 있다. 마복산 아래 목재문화체험장(830-5123)의 전통한옥체험도 권할 만하다.
  • ‘이 나무, 생각보다 약하네?’…판다의 추락

    ‘이 나무, 생각보다 약하네?’…판다의 추락

    나무가 부러지면서 봉변을 당한 판다 모습이 공개돼 누리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판다 두 마리가 앞뒤로 나란히 나무에 오른다. 나무타기의 달인답게 두 녀석은 능숙한 실력으로 순식간에 나무 꼭대기에 다가간다. 문제는 두 녀석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나무의 굵기가 지나치게 가늘다는 점이다. 결국 녀석들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나무의 중간 부분이 꺾이면서, 앞서 오르던 판다 한 마리가 추락하고 만다.귀여운 판다의 모습은 지난달 초 중국 쓰촨성 지방 청두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동물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지난 4일 storyful이 소개했다. 사진 영상=iPanda,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삼성증권 유령주식’ 논란에 공매도 폐지 여론 치솟아

    ‘삼성증권 유령주식’ 논란에 공매도 폐지 여론 치솟아

    삼성증권 유령증권 배당 사고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과 다음 아고라, 포털사이트 증권게시판에서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9일 오후 3시30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인 A씨의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글에는 18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삼성증권 직원의 실수에서 출발해 도덕적 해이, 공매도 논란, 증권업 시스템·신뢰로까지 번진 이번 사태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다음 아고라에도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네티즌 A씨는 “주식을 빌려서 판다는 것은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며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증권사 + 감독기관=자본주의 파괴 공모사기집단”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적패를 뿌리 뽑아달라”고 요구했다. 네티즌 C씨는 “110조의 위조증권이 발행됐는데도 모럴헤져드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실수나 전산 시스템의 오류 같은 소리하지 말라, 이번 사태는 분명한 유가증권 위조 및 사기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네이버 삼성증권 종목토론실에도 이날 수백여개의 공매도 관련한 글들이 올라와 논쟁을 벌리고 있다. 토론인 A씨는 “위조 지폐 유통시키는 회사는 시장에서 퇴출시켜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국민청원이 마감된 ‘셀트리온 공매도 적법절차 준수여부 조사 청원’ 글에는 3만여명이 참여했다. 청원일 하루에만 4550억원이 넘는 금액이 공매도된데 따른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매도 폐지’ 청와대 청원 사흘만에 17만명 돌파

    ‘공매도 폐지’ 청와대 청원 사흘만에 17만명 돌파

    공매도를 폐지하고 증권사들을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17만 4000명을 돌파했다.이번 국민청원은 지난 6일 삼성증권의 자사주식 약 28억주가 직원 실수로 우리사주(직원 보유 주식)에 배당된 사건에서 비롯했다. 우리사주 1주당 1000원이 배당돼야 하는데 1000주가 배당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지급된 자사주는 모두 112조 6000억원 어치로 삼성증권 시가총액의 33배가 넘는다. 특히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들이 잘못 배당된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직원들의 계좌에 주식이 배당된 후 약 30분 만에 500만주 이상이 시장에 나왔고 삼성증권의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직원들 중엔 100만 주 이상을 팔아치운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청원의 글쓴이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은 직원들은 이번 사건이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한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판다는 뜻인데 주식을 빌려서 파는 차입 공매도와 없는 주식을 내다파는 무차입 공매도로 나뉜다. 이 중 무차입 공매도는 2000년 우풍상호신용금고 공매도 사건으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자 법적으로 금지됐다. 글쓴이는 “삼성증권 주식의 총 발행주식이 8930만주이고, 발행한도는 1억 2000만주인데 28억주가 배당됐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증권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주식을 찍어내고 팔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무차입 공매도가 법적으로는 금지돼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삼성증권의 내부 점검 시스템뿐 아니라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분명하게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매도 제도 자체의 폐지에 대해서는 “점검을 해 보고 내용을 본 뒤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답변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팻 핑거 오류/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팻 핑거 오류/김성곤 논설위원

    어릴 때 통기타를 치는 선배의 모습이 그렇게 부러웠다. 그때 처음으로 시도했던 게 ‘로망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손가락이 뭉툭한 나는 기타 줄 하나를 짚으면 옆줄이 짚이면서 ‘나는 안 되나 보다’ 하고 때려치운 게 고등학교 때다.한 증권사의 ‘팻 핑거(Fat Finger) 오류’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용어사전은 ‘증권을 매매하는 사람의 손가락이 자판보다 굵어 가격 또는 주문량을 실수로 입력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요즘은 손가락과 관련 없이 증권사 직원의 입력 오류를 일컫는다. 사례는 제법 많다. 2005년 12월 일본 미즈호증권이 소규모 인재파견회사 제이콤 주식의 매매 및 취소 주문을 잘못 내는 바람에 24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1주를 61만엔에 팔아 달라고 했는데 61만주를 1엔에 판다고 했으니 난리가 날 법도 하다. 국내에서도 2013년 한맥투자증권 직원이 금융상품 중의 하나인 옵션의 가격 계산 프로그램 만기일을 잘못 입력해 460억원이 잘못 거래되는 사고를 냈다가 수습하지 못해 결국 파산했다.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1주당 1000원을 배당한다며, 주당 1000주를 배당하는 사고를 쳤다. 원래대로라면 삼성증권 우리사주 283만 1620주에 28억원을 배당했어야 하는데 28억 3160만주(시가 기준 113조원)가 배정된 것이다. 나중에 수습에 나섰지만, 일부 직원이 지급된 주식 중 501만 2000주를 판 뒤였다. 금액으로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2000억원어치였다. 삼성증권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다섯 차례나 발동됐다. 주가 급락에 놀란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내다 팔기도 했다. 이 문제는 실수에 대한 사내 안전장치 부재, 현행 공매도 시스템에 대한 문제 등을 노출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직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다. 삼성증권 전체 직원 2200여명 중 자사주 보유자는 2000명쯤이다. 이 가운데 16명이 배정된 주식을 팔았으니 전체의 0.8%에 불과하다. 하지만, 갑자기 자신의 계좌에 수억~수십억원의 자사 주식이 배당된다면 한 번쯤 확인 절차가 필요할 텐데 그들은 서슴지 않고 주식을 팔았다. 살면서 누구나 돈이나 권력, 성적인 유혹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은 잘 참아 낸다. 특히 큰돈이라면 무사히 넘어갈 리 없으리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넘어갔으니 돈의 유혹은 참으로 무섭다. 배정된 주식을 판 직원들은 대기발령 상태에서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점유물 이탈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새삼 직업윤리와 순간 판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sunggone@seoul.co.kr
  • “우주와 교신하려고” 남의 무덤 파헤친 60대 구속

    “우주와 교신하려고” 남의 무덤 파헤친 60대 구속

    무덤을 파헤쳐 유골을 훼손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경기 이천경찰서는 분묘발굴 및 사체손괴 혐의로 박모(60)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천시 장호원읍 일대 야산에서 새벽을 틈타 무덤 4곳을 삽으로 파헤친 뒤 유골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남은 담배꽁초를 수거해 DNA 검사를 한 끝에 박씨를 붙잡았다. 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11년 전인 2007년 2월 장호원읍에서 한 차례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1년 가랑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의 땀이 묻은 수건 1장 외에는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해 범인의 DNA를 보관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공소시효가 끝나 미제로 남았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12월 현장에서 수거한 담배꽁초에서 나온 DNA가 2007년 사건 범인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의 집에서는 “팠던 묘지, 땅이 얼어 포기했던 묘지, 또 판다” 등이 적힌 메모지도 발견됐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주의 신이 보내는 텔레파시를 듣기 위해 유골이 필요했다”라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진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조현병 환자로, 특별한 직업도 없고 피해자들과의 연관관계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박씨는)현재 11년 전 범행과 일부 범행에 대해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참시’ 이영자 휴게소 먹방, 이번엔 우동+도리뱅뱅..그 맛은?

    ‘전참시’ 이영자 휴게소 먹방, 이번엔 우동+도리뱅뱅..그 맛은?

    이영자의 휴게소 먹방이 화제다.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가 매니저와 함께 금강휴게소를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영자는 금강휴게소에 대해 “휴게소의 세종대왕”이라며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의 모든 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자는 “금강휴게소에서 파는 우동은 꼭 먹어야 한다. 우동 국물이 정말 진하고, 면발이 탱탱하면서 쫀득쫀득하다. 그런 것 하나 먹으면 꽃샘추위를 견딜 수가 있다”며 우동을 추천했다. 또한 이영자는 “도리뱅뱅이라는 메뉴가 있다. 금강에 사는 민물고기를 고추장 양념에 발라서 철판에 구워서 판다. 그걸 입에 딱 넣으면 뼈 마디마디가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매니저와 이영자는 휴게소 폭풍 먹방을 선보였다.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반려동물 천국 美… 애견 판매는 ‘불법’·입양 비용은 합법?

    [특파원 생생 리포트] 반려동물 천국 美… 애견 판매는 ‘불법’·입양 비용은 합법?

    ‘강아지 공장’·유기견 문제 해결 도움 일부 수백 달러 입양비 요구에 부작용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시에 사는 김모(38)씨는 최근 250달러짜리 벌금통지서를 받았다. 얼마 전 기르던 개가 낳은 새끼를 판다고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LA시가 2013년부터 조례로 허가가 없는 일반인의 애완동물 판매를 금지했다. 이것을 몰랐던 김씨는 “누군가의 신고로 애완견 판매 금지 위반으로 벌금통지서를 받았다”면서 “몰랐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하소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반려동물의 천국이다. 반려동물 규모도 전 세계에서 단일 국가로 최고인 2억 마리를 훌쩍 넘어섰다. 거의 모든 가정이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보면 맞을 정도다. 반려동물의 학대와 유기 등도 많다. 그래서 뉴저지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에는 LA시와 같이 반려동물의 상업적 판매를 금지하는 지역 정부가 100여곳에 이른다. 애완견 판매금지 조례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른바 ‘강아지 공장’을 겨냥한 것이다. 1980년대부터 불결하고 비도덕적인 환경에서 강아지가 태어나고 팔리는 것에 격분한 미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이 강아지 공장 폐쇄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다. 강아지 공장이 합법적인 사업이라 지방정부 등이 나서서 처벌할 규정이 없었던 탓이다.이에 동물보호단체들은 2012년부터 차선책으로 ‘상업적인 강아지 판매 금지’ 조례 제정 운동을 벌였다. 판매시장을 막아버리면 강아지 공장이 고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단체의 주장에 가장 먼저 호응한 곳이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였다. 지난해 뉴저지주까지 합세하면서 애견의 상업적 판매를 금지하는 도시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역 정부들이 반려동물의 판매 금지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은 동물단체의 주장도 있지만, 늘어가는 ‘유기견’ 등에 대한 고민도 한몫했다. 2010년 플로리다 마이애미시의 유기견 보호 예산은 1000만 달러(약 108억원)를 넘기도 했다. 애완견을 바닷가까지 데리고 와서 놀다 보니 귀찮아져서,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아예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들 도시의 ‘애견 판매 금지’는 애완견의 공급을 줄임으로써 예산도 아끼고 유기견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저지주의 도시들도 동물보호단체의 입김에 2017년부터 애견 판매 금지에 나섰다. 뉴저지주는 동물보호단체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이다. 또 펫마트와 펫코 등 대형 반려동물 용품점들도 ‘애견 판매 금지 조례 제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애견보호라는 측면보다는 중소 영세 애견업체를 고사시키면서 자신이 이익을 독점하려는 것이다. 이들 대형 용품업체들은 애견 ‘판매’ 대신 ‘입양’이라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이들은 동물보호소나 구호단체에서 넘어온 애완동물을 입양해 분양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애견의 종류에 따라 수 백 달러의 입양 비용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판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애견의 상업적 판매 금지 조례 등으로 강아지 공장은 거의 사라졌으나, 버려지는 애완동물의 수는 줄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올바른 반려동물의 입양과 애견들의 비동물적 대우 등에 대한 캠페인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모바일 픽!] 2012년 vs 2018년…6년만에 급변한 사람들

    [모바일 픽!] 2012년 vs 2018년…6년만에 급변한 사람들

    먼지 쌓인 다락방이나 창고에 숨겨놓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과거 사진이 있다면 이제 꺼내서 공개할 시간이다. 현재 해외 네티즌을 중심으로 트위터에서 ‘#2012vs2018’라는 해시태그가 화제를 모으면서 6년 전과 현재의 자기 모습을 비교한 사진을 공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 중에는 체중 감량 다이어트에 성공하거나 성별을 바꾸는 등 자신의 겪은 고민을 극복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은 사람들도 있다. 다음은 최근 온라인 미디어 보어드판다가 소개한 사람들 중에서 특히 주목받은 15명을 나열한 것이다. 사진은 왼쪽이 2012년이며 오른쪽이 2018년이다. 추가 사진이 궁금하다면 해당 해시태그를 검색해보자. 사진=보어드판다/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지구에 가장 많은 화합물을 먹을 때 벌어지는 일들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지구에 가장 많은 화합물을 먹을 때 벌어지는 일들

    지구에 존재하는 단일 종류 화합물로 가장 많은 것은 ‘셀룰로오스’다. 해마다 10억t씩 생산되는 셀룰로오스는 식물의 세포벽 성분이다. 나무뿐만 아니라 면화, 채소에서도 발견된다. 목조건물, 면바지, 종이에도 포함돼 있어 우리가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문화생활을 누리는 데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이런 셀룰로오스는 녹말처럼 탄수화물이면서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다.인간은 녹말은 소화시킬 수 있지만 셀룰로오스는 소화시킬 수 없다. 포도당을 연결하는 방식이 녹말과 셀룰로오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과 달리 말, 코알라, 코끼리, 초식성 새, 많은 영장류, 토끼와 일부 설치류 그리고 소, 들소, 사슴, 양 같은 반추동물 등 꽤 많은 동물들이 셀룰로오스를 주식으로 삼아 에너지를 얻는다.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동물들은 대부분 긴 소화기관을 갖고 있다. 반추동물은 되새김위를 이용해 셀룰로오스를 분해하고 흡수한다. 또 몸속에 있는 공생 미생물과 세균의 도움으로 셀룰로오스를 분해하기도 한다.육식동물도 셀룰로오스를 먹이로 삼는 경우가 있다. 흔히 판다라고 불리는 대왕판다가 그 주인공이다. 매일 대나무 잎만 씹고 있지만 대왕판다는 엄연히 식육목에 속하는 곰과의 구성원이다. 대왕판다 유전체를 분석해 보면 다른 곰과 마찬가지로 육식동물의 특징을 갖고 있어 셀룰로오스를 소화할 수 없다. 그러나 대왕판다는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키는 다른 동물들처럼 공생 미생물로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킨다. 대왕판다와 공생하는 미생물의 유전체에는 셀룰로오스 분해효소 유전자가 들어 있다. 공생 미생물만 있으면 육식동물이 초식동물 코스프레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곰팡이 중 일부도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데 이런 엄청난 분해 능력 덕분에 막대한 양의 물질이 지구에서 재순환할 수 있다. 소화시키기가 어려울 뿐 사람도 셀룰로오스를 섭취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셀룰로오스 섭취로 에너지를 얻을 수는 없지만 그를 통한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는 대장 건강이다. 셀룰로오스가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면 분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도, 위, 소장을 지나 대장에 이르게 된다. 셀룰로오스는 덩어리를 이루어 물리적으로 대장 벽을 자극하게 되고 원활한 배변을 유도한다. 그러므로 대장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실제 셀룰로오스가 풍부한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대장암이 예방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둘째는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끼지만 에너지 흡수가 일어나지 않아 에너지 저장에 따른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에게도 공생하는 미생물이 있는데, 야채를 섭취하면 비만 유도물질을 막는 미생물이 증가하여 비만을 막을 수 있다.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아프리카 시골에서 사는 어린이들과 이탈리아 도시 어린이 집단의 식단과 장내 세균의 분포를 관찰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채소 위주의 소박한 식단인 데 반해 이탈리아 아이들은 기름기 많은 고기 위주의 식단이었다. 연구자들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대장에는 의간균 계열의 미생물이 많고 이탈리아 아이들 대장에는 후벽균 계열의 미생물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이 섭취하는 채소의 섬유소 덕분에 의간균이 늘었고 이 균들 중 일부가 점액을 분비해 장벽을 튼튼히 만들어 후벽균에 의해 만들어지는 비만 유도물질의 흡수를 막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더라도 섬유소를 일정 정도 먹으면 비만에 이르지 않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삼겹살을 된장에 찍어 파, 마늘과 함께 상추에 싸서 한 입 가득 먹는 친숙한 모습을 보면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셀룰로오스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한국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제 작심삼일 다이어트는 그만두고 공생하는 미생물을 믿고 삼시세끼 채소부터 먹어 보자.
  • 수제맥주, 슈퍼·편의점·대형마트서 판다

    소규모 주류 제조·시설 기준 완화 다음달부터 슈퍼마켓,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도 수제맥주를 살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수제맥주를 제조장 또는 영업장에서만 일반에 판매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소규모 주류 제조업자의 판로가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점 유통까지 확대됐다. 또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를 따려면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접객업 영업허가·신고가 필요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삭제됐다. 맥주 관련 시설 기준도 완화됐다.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저장고 용량은 5~75㎘가 한계였지만, 앞으로는 5~120㎘까지 허용된다. 소규모 맥주, 탁주, 약주, 청주 제조자 과세표준 경감 수량도 확대했다.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과세 표준은 제조 원가에 10%를 더하고, 이 금액에 ‘적용률’을 곱해 정한다. 현재 적용률은 출고 수량 100㎘ 이하는 40%, 100㎘~300㎘ 이하는 60%, 300㎘ 초과는 80%다. 개정안은 200㎘ 이하는 40%, 200㎘~500㎘ 이하는 60%, 500㎘ 초과는 80%로 완화했다. 쌀 함량이 20% 이상인 맥주는 출고 수량 전부에 대해 적용률을 30%로 인하했다. 탁주·약주·청주 적용률도 무조건 80%에서 5㎘ 이하는 60%를 적용하기로 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와 공포 절차를 거쳐 다음달 시행될 예정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련한 추억처럼…곰삭은 풍경이 흐르다

    아련한 추억처럼…곰삭은 풍경이 흐르다

    “군산이 소고기 한 근이면 갱개이(강경)는 참새고기 한 점이지요.” 충남 논산 강경역사문화연구원의 김무길 연구부장이 평가한 근대 문화 유적지 강경의 가치입니다. 겨울철 참새고기 한 점은 소고기 한 근과도 안 바꿀 만큼 맛있다는 옛말을 차용한 표현입니다. 어디 김 부장뿐이겠습니까. 강경 사람 대부분이 그리 자평하겠지요. 알려졌듯 전북 군산은 근대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반면 강경은 명성에서 군산에 다소 뒤지는 게 사실입니다. 한데 강경 사람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는 명성의 차이일 뿐, 담긴 풍경들은 결코 얕거나 작지 않다는 거지요. 근대 문화유산을 돌아보기 위해 강경을 찾았습니다. 현지인의 자랑처럼 곰삭은 풍경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참새고기 같은 맛을 유지하려면 강경 안팎의 많은 관심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세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건물은 허물어져 가고 있었고, 불필요하게 변형되는 조짐도 엿보였습니다.강경 읍내 외곽. 주택가 이면도로 한 켠에 허물어진 문 두 개가 서 있다. 오래전 미곡창고로 쓰였던 건물의 흔적이다. 창고 터의 직선길이는 눈대중으로도 100m는 족히 넘어 보인다. 허물어진 문 위로 옛 건물을 그려 넣어 본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창고 건물이 옛 터 위에 얹혀진다. 번성했던 강경의 옛 모습을, 날로 쇠락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이보다 명확하게 웅변하는 잔해는 없지 싶다. 강경은 논산시에 딸린 소읍이다. 하지만 두 도시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강경이 잘나갈 때는 “은진(논산)은 갱개이 덕에 먹고 산다”고 했다. 지금이야 옛날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쇠락했지만, 당대의 영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도처에 널렸다.●하루 100여척 고깃배 드나들던 황산나루의 추억 옥녀봉부터 찾아간다. 금강변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이다. 부여와 경계를 이룬 곳으로 강경의 전체적인 윤곽을 개략적이나마 그려 볼 수 있다. 옥녀봉은 높이가 약 44m에 불과해 봉우리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게다가 정상 바로 아래까지 차로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꼭대기의 늙은 나무 옆에 서서 굽어보는 풍경만큼은 넓고 시원하다. 옥녀봉 아래는 황산나루다. 금강 하류의 강경은 예부터 포구와 시장이 발달했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강경포는 북한 원산항과 함께 2대 포구로 꼽혔다. 강경장은 평양장, 대구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번성했다. 황산나루엔 하루 100여척의 고깃배와 상선이 줄을 섰고, 전국에서 몰려든 장사치들로 들끓었다. 지금은 금강 하굿둑 탓에 뱃길이 끊겼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저 물길 위로 강경과 군산을 잇는 정기 운항선이 오갔다. 옥녀봉에 올라 금강을 굽어보면 그 기억이 새삼 되살아난다. 옥녀봉은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붉은 해가 황산나루 너머 부여의 들녘으로 잠길 때면 하늘도, 땅도, 강물도 죄다 붉게 물든다. 우리나라 침례교회의 발상지인 기억자 교회, 한옥 형태로 지어 희소가치가 높은 옛 강경성결교회예배당(등록문화재 42호) 등도 이 봉우리에 기대어 있다.●빨간 벽돌 건물·빛바랜 나무 빛깔에 간직한 역사 강경의 등록문화재는 대부분 읍내 중심부에서 반경 1㎞ 이내에 몰려 있다. 자박자박 걸어도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물은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등록문화재 324호)이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일제강점기인 1905년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된 이후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 등으로 쓰였다. 지금은 강경역사관으로 사용 중이다. 옛 금고 등 강경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구 연수당 건재 약방(등록문화재 10호)에선 근대 한옥의 건축 양식을 살필 수 있다. 1920년대 촬영된 강경 사진 속에 등장할 만큼 오래된 건축물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갑문인 강경갑문(등록문화재 601호), 아치 형태의 천장이 인상적인 강경성당(등록문화재 650호), 화교학교 교사와 사택(등록문화재 337호), 현재 강경역사문화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는 구 강경노동조합(등록문화재 323호), 충남 최초의 수도시설이었던 강경정수장, 불 꺼진 황산포구의 옛 등대 등도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 읍내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나가면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등록문화재 60호)이 나온다. 강경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건물이다. 1937년 건축됐다. 외벽의 빨간 벽돌엔 여러 발의 총탄 자국이 선연하다. 한국전쟁 당시 기관총에 맞은 흔적이다. 강경고등학교는 스승의 날 발원지다. 교정에 이를 기념하는 탑이 세워져 있다. 이웃한 구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등록문화재 322호)는 1931년 건축됐다. 일본 목조 형식의 집을 벽돌조로 바꾼 것이다. 여러 이음으로 이어진 지붕 형태와 석재로 마감한 외벽이 매우 인상적이다. 비교적 원형도 잘 보존돼 일부러 찾을 만하다. ●300년 전 돌로 만든 ‘번영의 상징’ 미내다리 이제 미내다리를 찾을 차례다. 긴 장대석을 쌓아 올려 사발처럼 넉넉하게 원을 이룬 정교하고 튼튼한 다리이다. 다리의 역사는 300년을 넘어선다. 일대의 재력가들이 돈을 추렴해 세웠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나무가 아닌 돌다리를 놓는 일은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었다. 강경장이 아우른 사람들의 경제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름에서 보듯 미내다리는 미내천 위에 세워졌다. 하지만 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지는 않는다. 일제강점기에 물길을 바꿨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미내다리는 삼남 일대에서 손에 꼽을 만큼 큰 다리였다고 한다. 미내다리를 건너지 않고는 한양에 갈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에 관한 이야기 한 자락.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묻는단다. “강경 미내다리를 보고 왔느냐”고. 뭐, 그 정도로 유명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겠다. 글 사진 논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수첩(지역번호 041) →맛집: 봄철 금강 일대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웅어다. 현지에서는 ‘우여’라 불린다. 웅어는 길이 30㎝ 안팎의 은빛 물고기다. 작은 갈치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웅어는 보통 3월 말부터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금강 하구의 갈대숲이 최고의 산란지 노릇을 한다. 미식가들은 이 무렵 잡히는 웅어를 최고로 친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뒷맛이 일품이다. 백제 의자왕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고 조선 말기에는 ‘위어소’(葦漁所)를 둬 왕실에 진상했다고 한다. 위(葦)는 갈대를 뜻하는 한자다. 웅어는 보통 향긋한 미나리에 오이, 당근, 양파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다. 반면 식도락가들은 뼈째 송송 썰어 초장에 찍어 먹기를 즐긴다. 보통 3월 말이면 웅어를 내는 가게마다 ‘올해 잡힌’ 웅어를 판다는 현수막을 내건다. 웅어가 소상하기 이전엔 냉동 저장해 둔 것을 요리해 먹는다. 금강변에 ‘우여’를 내는 집들이 많다. 황산옥(745-4836)이 널리 알려졌다. 봄철 황복탕으로 이름을 얻은 집이다. 강경은 젓갈로만 200여년 곰삭은 ‘젓갈의 도시’다. 읍내에만 젓갈가게가 100여개에 이른다. 한데 젓갈 백반을 파는 집은 손가락 두 개 꼽고 나면 끝이다. 달봉가든(745-5565)이 알려졌다. 1인분은 팔지 않는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출발할 경우 미내다리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논산천안고속도로 연무강경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이어 미내다리 인근의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 등을 둘러본 뒤 등록문화재들이 즐비한 강경 읍내로 들어서는 게 무난한 동선이다. 강경역사관(745-3444)은 월요일 휴관이다. 관람료는 없다.
  • 꿈의 모델하우스 통째로 판다

    꿈의 모델하우스 통째로 판다

    국내 ‘리하우스’(Rehouse)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리하우스는 리모델링과 홈인테리어를 결합한 개념이다. 아직 ‘절대강자’가 없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하우스 시장은 2000년 9조 1000억원에서 2016년 28조 40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20년에는 41조 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효율성을 중시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맞게 ‘부분 시공’에서 ‘토털 인테리어’로 시장의 흐름이 넘어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 인테리어 업체뿐 아니라 가구나 인테리어 자재, 욕실 전문업체 등도 앞다퉈 뛰어드는 양상이다. 토털 인테리어란 가구, 벽지, 바닥재, 중문(中門), 욕실, 주방 등 각각의 공간 구성을 기업이 미리 ‘종합 세트’로 준비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선택하는 형태를 말한다. 부분별로 시공업체를 선정해 업체의 추천에 따른 시공을 하고, 여기에 어울리는 가구 등을 차후에 구매하던 기존의 인테리어 방식과 구분된다. 토털 인테리어는 미리 공간 구성 전체를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상상 따로, 시공 따로’나 ‘따로 노는 인테리어’ 등의 기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이런 개념을 가장 먼저 국내에 대중화시킨 곳은 인테리어 업체 한샘이다. 2010년대부터 리모델링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한샘은 최근 종합 리모델링 브랜드 ‘한샘리하우스’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한샘 디자인파크’를 문 열었다. 한샘 디자인파크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 등의 전시가 주를 이루는 기존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달리 인근의 실제 아파트 내부 구조를 그대로 본떠 평형에 따라 3개의 견본주택을 보여준다. 아울러 욕실, 주방, 침실, 거실 등의 바닥, 가구, 창호 등을 모두 망라한 ‘스타일 패키지’를 묶음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월 신세계백화점이 인수한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도 토털 인테리어 사업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고객 맞춤형 ‘리모델링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까사미아에 색상, 마감재 등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맞춤형 주방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씨랩키친’ 등 자체 브랜드도 강화하고, 여기에 신세계백화점의 유통망을 결합시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까사미아 측의 설명이다.욕실업체 대림바스도 지난달 21일 홈 인테리어 브랜드 ‘대림디움’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대림바스는 2011년 욕실 리모델링 브랜드인 ‘대림 바스플랜’을 선보일 당시부터 홈 인테리어 브랜드를 준비할 수 있는 대리점주들을 모집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지난해 말에는 마루와 중문 제품도 출시했다. 전국의 바스플랜 대리점 150여곳 중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80여곳을 확보했다.유진기업도 2016년 9월 리하우스 브랜드 ‘홈데이’를 선보이고 1호 목동점을 시작으로 잠실점과 롯데고양점을 잇따라 개점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홈데이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상품을 보고 상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장별로 진행되는 요리, 꽃꽂이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했다.한미글로벌, 로얄앤컴퍼니 등 다른 중견기업들도 잇달아 종합 인테리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최근 몇 년 새 리하우스 시장이 급성장해 아직 압도적인 선두 주자가 없다”면서 “지금부터 몇 년이 향후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의 정부 정책 방향도 리하우스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가까운 시일 안에 재건축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노후 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기 때문에 통상 준공일 기준으로 약 20~25년 시점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는 등 재건축을 억제하면서 25년 이상 된 아파트 단지로까지 리모델링 수요가 확대돼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롯데마트 PB상품 ‘온리프라이스’ 月 100만명 구매

    롯데마트는 지난해 2월 출시한 균일가 자체브랜드(PB) 상품 ‘온리프라이스’ 구매 고객이 월평균 100만명에 달한다고 11일 밝혔다. 출시 초기에는 구매 고객수가 월평균 52만명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1년 만에 2배가량 늘었다. 온리프라이스는 롯데마트가 상품 가격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운영 기간 내내 균일가에 판매하는 자체브랜드 상품이다. 종이컵부터 화장지까지 180여개 소모성 생필품을 균일가에 판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기획(MD) 본부장은 “제조 과정에서의 혁신을 통해 발생한 잉여 가치를 고객과 나눈다는 것이 온리프라이스가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셀프 소환 요청’ 안희정···변호사 만나기 쉬운 서울 칩거

    ‘셀프 소환 요청’ 안희정···변호사 만나기 쉬운 서울 칩거

    기자회견 2시간 전에 이를 전격적을 취소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행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8일 기자회견이 예정된 시각에서 불과 2시간 전에 이를 취소하면서 성폭력과 사과없는 행보에 큰 비난을 받고 있다.이와 관련해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오후 1시쯤 기자들에게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 드리는 것보다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문자메시지로 밝혔다. 이어 “거듭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주십시오.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유례가 없는 ‘셀프 소환 요청’이다.안 전 지사가 기자회견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것에 대해 추가 성폭력 피해자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돼 회견의 실익이 없다고 판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법적 논리 마련에 무게를 두기로 보인다.대전지역 한 변호사는 “고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겠느냐”며 “이미 조사가 기정사실로 된 만큼 감정에 호소하는 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안 전 지사의 행적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만큼 측근과 최소한의 연락망만 유지하며 칩거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날 기자회견 취소 문자 메시지도 그의 측근인 신형철 전충남지사 비서실장이 보냈다. 지역보다는 변호인과 접촉을 늘리기 쉬운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 머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충남도의 한 공무원은 “지역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도의적인 이유에서라도 충남도에는 당분간 오지 않는 게 맞지 않느냐”고 전했다. 안희정 전 지사의 다음 행선지는 그가 ’안방‘으로 여겼던 충남이 아닌 서울 마포에 있는 서부지검이 될 가능성이 ‘셀프소환’ 요청으로 높아졌다. 한편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출국금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강변길 옆 소확행

    강변길 옆 소확행

    촉촉한 봄바람이 귀밑머리를 날릴 때면, 우리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 양평의 강변길은 수도권에 사는 이들이 가장 빠르게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지요. 아담하고 예쁜 갤러리와 박물관 등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강을 따라 문화의 향기를 솔솔 피우는 갤러리들을 찾아가는 여행은 어떨까요. 요즘 소소한 행복이 화두라지요. 거창한 갤러리는 아니지만 소소한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캐보는 것도 남다른 즐거움일 듯합니다.양평에서 남한강 너머에 있는 강하면 쪽으로 먼저 간다. 이름을 날리는 갤러리가 밀집돼 있다고 해서다. 이 가운데 기흥성 뮤지엄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축소 모형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설립자 기흥성 관장이 50여년간 제작한 모형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기흥성 뮤지엄은 매우 독특하다. 지하에서 우연히 보물 창고를 만났을 때의 기분이랄까. 난데없는 눈의 호사에 횡재를 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기흥성 뮤지엄은 한국 전통의 고건축과 근대 건축물의 모형이 전시된 지하 1층 주전시실과 세계 유명 건물 등의 모형이 전시된 2층 기획전시실 등으로 이뤄졌다. 1층은 레스토랑이다. 지하 1층의 문을 열면 황룡사 9층 목탑이 객을 맞는다. 우리나라에 단 한 점 있다는 고증 모형이다. 4m가 넘는 모형의 규모도 대단하지만 우아한 자태가 무엇보다 압도적이다. 긴가민가하던 눈이 미륵사지 9층 목탑 등 이어서 전시된 모형들을 둘러보고 나면 막사발만큼 커진다. 역사학자들의 고증을 토대로 제작됐다는 모형들은 그야말로 디테일이 ‘문화재급’이다. 어찌나 정교한지 그래픽을 보는 듯하다.경복궁 모형도 인상적이다. ‘어마어마한’ 규모가 특히 그렇다. 근정전, 교태전, 경회루 등 몇몇 이름난 건물 외에도 수많은 전각들이 궁궐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박물관 큐레이터는 “경복궁 규모가 자그마치 중국 자금성의 5분의3에 달했다”고 했다. 동방의 작은 나라 궁궐이 대륙의 강대국 궁궐에 견줘 조금도 뒤지지 않았던 거다. 현재 남은 경복궁의 몇몇 건물만 보고 자금성과 규모를 비교했던 행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기흥성 뮤지엄 바로 옆은 강하예술공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름만 예술공원일 뿐 다수의 설치미술 작품들이 방치돼 있다. 겨우 목재 덱을 활용해 산책이나 즐기는 정도다. 강변을 끼고 있는데다 주변 풍경도 수려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꽤 많은 이들이 ‘즐겨찾기’할 듯하다.정크아트 작품들도 종종 눈에 띈다. 특히 강상·강하면의 강변도로 주변에 유난히 많다. 길가에 내놓은 단순 철제 구조물조차 설치미술 작품으로 오인할 지경이다. 마나스아트센터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독특한 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실외의 쇼나조각 공원과 실내의 마콘데조각 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쇼나는 짐바브웨 인구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족의 이름이다. 대를 이어 돌조각 기법을 전승하고 있다. 이들 부족이 만든 돌조각을 쇼나조각이라 부른다. 마콘데는 나무로 만든 조각 작품이다. 모잠비크의 마콘데족이 흑단 등의 목재를 이용해 만든 것을 일컫는다. 둘 모두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조각 작품이다. 현장에서 소품 등의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서종면 쪽으로 넘어오면 구하우스가 볼 만하다. 건물 자체가 콘셉트인 곳이다. 독특한 외관의 건물도 인상적이지만 전시 작품들은 한술 더 뜬다. 구하우스는 ‘열린’ 수집가의 집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매매와 동시에 개인의 집 안으로 자취를 감추는 것과 달리 예술 작품에 갈증이 난 이들을 위해 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물론 입장료는 받는다. 1만 5000원이니 그리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한데 둘러보고 나면 ‘본전 생각’은 들지 않는다.건물은 ‘ㄷ’ 자 형태다. 2층 건물로 외벽에 창이 별로 없어 실제 규모보다 작게 느껴지지만 안으로 들면 생각이 확 바뀐다. 대체 이 많은 작품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을까 의아할 정도다. 영화 ‘해리 포터’의 마법 텐트처럼 공간이 끊임없이 확장되는 듯하다. 전시 콘셉트는 ‘리빙 위드 아트’다. ‘집 속 미술관’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다. 거실, 침실은 물론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집 구석구석으로 미술을 끌어들였다. 침실에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가구 디자이너라는 장 프루베의 침대가 놓이고 벽면을 따라 앤디 워홀과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이라는 제프 쿤스 등의 팝아트 작품이 걸려 있다. 너른 거실 천장에는 프랑스 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설치 미술 작품 ‘모빌’이 매달렸다. 관람객 누구나 ‘스티브 잡스 의자’로 유명한 조지 나카시마의 벤치에 앉아 내 집처럼 편안하게 책을 들춰 볼 수도 있다.각각의 전시물도 인상적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의 ‘더 키홀’(열쇠 구멍)은 꼭 들여다 보는 게 좋겠다. 타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현대인의 관음증을 은근히 꼬집는 작품이다. 이어폰을 끼고 열쇠 구멍에 눈을 대면 야릇한 영상물이 상영된다. 등장인물들의 숨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귀에 좀더 신경을 집중하면 열쇠 구멍 너머를 살피는 이, 그러니까 ‘나’의 거친 숨결도 나지막하게 들린다. 스릴러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범인의 숨소리처럼 욕망을 잔뜩 감춘 소리다.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면 따뜻한 차 한 잔이 기다린다. 관람객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잔아문학박물관은 문학과 테라코타(점토를 구워 만든 조각)가 어우러진 곳이다. 책을 만지기만 해도 절반은 읽은 것이란 게 설립 모토다.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들과 세상을 뜬 유명 문인들의 테라코타, 오래된 책 등이 전시돼 있다. 작은 왕자 등의 이벤트 공간도 마련됐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대지는 넓어도 박물관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책이 사람들 곁에서 멀어져 가는 시대인데다 커피숍 등 크고 화려한 건물 틈바구니에 끼어 더욱 왜소해 보인다. 봄이 되면 스토리북 만들기, 생활 공예 강연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서종타워 카페는 전망이 좋다. 말 그대로 서종면사무소 뒤에 타워처럼 불쑥 솟은 건물이 인상적이다. 갤러리는 지하 1층에 소규모로 마련됐다. 수능리 쪽엔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있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3층 규모의 황순원 문학관과 소설 속 소년, 소녀의 오후 한때를 재현한 수숫단 오솔길 등의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수능리에선 운 좋게 달집태우기 장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정월대보름에 열리는 행사다. 문화를 좇다 보면 이렇게 보기 힘든 풍경이 운 좋게 얻어걸리는 법이다. 올해 달집태우기 행사는 지나갔지만 메모해 뒀다가 내년에 꼭 찾길 권한다. 매달 셋째 주말, 문호리 강변에선 리버 마켓이 열린다. 일종의 벼룩시장이다. 유기농 재료를 활용한 음식, 옷, 수공예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다. 매장에 나온 물품의 종류엔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손으로 만든 것’이라야 한다. 가래떡에 조청을 얹은 ‘가래떡 콘’ 하나 사들고 설렁설렁 장 구경하기 딱 좋다. 글 사진 양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기흥성 뮤지엄은 매주 화요일 휴관이다. 현재 무료 입장이지만 추후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그전까지 부지런히 가서 봐 두길 권한다. 강상·강하면 일대의 갤러리들 가운데 한시적으로 문을 닫은 곳들이 꽤 많다. 닥터박 갤러리, 갤러리 와, 갤러리 서종 등은 수리 중이거나 휴관 중이다. 마나스아트센터는 병산리에 있다. 무료로 야외, 실내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맛집:문호리 리버 마켓에서 ‘가래떡 콘’ 등의 주전부리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옥천면옥(772-9693)은 평양식 냉면집이다. 굵고 쫀득한 면발이 맛있다. 국수리 국수집(772-2433)은 된장 칼국수로 이름난 집이다. 양수추어탕(773-5995)은 진한 남도식 추어탕을 내는 집이다. 두물머리밥상(774-6022)은 유기농 음식점이다. 세미원에 인접해 늘 사람들로 붐빈다.
  • 방탄소년단 ‘올해의 음악인’ 선정...혁오 대중음악상 3관왕

    그룹 방탄소년단이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됐다. 밴드 혁오와 강태구는 3관왕을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28일 서울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악인’으로 호명됐다. 혁오는 ‘톰보이’로 ‘올해의 노래’, 강태구는 ‘블루’로 ‘올해의 음반’을, 밴드 새소년은 ‘올해의 신인’상을 차지했다. 혁오는 ‘최우수 모던록 음반’과 ‘최우수 모던록 노래’로도 뽑혔으며, 강태구 역시 ‘최우수 포크 음반’과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받으며 3관왕을 거머쥐었다. 새소년은 ‘최우수 록 노래’ 상으로 2관왕에 올랐다. 장르별로는 레드벨벳의 ‘빨간맛’이 ‘최우수 팝 노래’, 아이유의 ‘팔레트’가 ‘최우수 팝 음반’, 우원재의 ‘시차’가 ‘최우수 랩&힙합 노래’, 비앙·쿤디판다의 ‘재건축’이 ‘최우수 랩&힙합 음반’으로 뽑혔다. 로다운30은 ‘최우수 록 음반’, 어비스는 ‘최우수 메탈&하드코어 음반’, 씨피카는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이디오테잎은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리코는 ‘최우수 R&B & 솔 노래’, 히피는 집시였다는 ‘최우수 R&B & 솔 음반’상을 받았다. 공로상은 이장희가 받았다.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위원장은 “이장희는 유신 체제 속에서 금지곡들을 발표하며 청년 문화를 대표하는 스타로 우리 세대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면서 “스타 가수일 뿐만 아니라 많은 후배들을 키운 프로듀서이자 레코드 제작자”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바흐, 한국말로 “수고했어요 평창”…판다, 4년 뒤 베이징 기약

    바흐, 한국말로 “수고했어요 평창”…판다, 4년 뒤 베이징 기약

    남북 선수단 각자 단복 착용 수호랑, 드론으로 라이브 인사 엑소ㆍ씨엘 한류스타 공연 환호 선수단 댄스파티 화려한 피날레 장이머우 영상에 시진핑 등장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만나요”“수고했어요 평창.”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을 알렸다. 한국의 방식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며 선수들과 함께 손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오륜기에다 입맞춤을 한 뒤 이를 바흐 위원장에게 넘겼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천지닝 베이징 시장이 다시 건네받아 힘차게 흔들어 보였다. 다섯 대륙을 상징하는 강원도 다섯 어린이들의 작별 인사와 함께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밝히던 성화가 꺼졌다. 17일 동안 이어진 감동의 축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25일 오후 8시 올림픽플라자에서는 ‘올림픽은 끝났지만 모두의 도전은 또다시 시작된다’는 의미의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을 주제로 평창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가 손을 맞잡고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개회식 때와 달리 라이브로 드론을 이용해 만든 수호랑이 하늘에서 손을 흔드는 장면은 개회식에서 화제가 됐던 드론으로 만들어진 오륜 마크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했다.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다. 작별은 아쉽지만 우리는 2018년의 평창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폐회식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됐다. 3만 5000여명의 관중이 ‘1’을 외치는 순간 이번 대회에 걸린 102개의 금메달을 상징하는 학생 스케이터(53명)와 어르신 스케이터(49명)가 등장해 역동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윽고 문재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등장하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11년 7월 7일에 각각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에서 태어난 아이 둘이 올림픽 경기장의 모습이 담긴 ‘스노글로브’(구형 유리 안에 축소 모형을 넣은 것)를 전달했다.본격적 공연의 시작은 강원 화천에서 태어난 기타리스트 양태환의 ‘미래를 여는 기타 소리’가 알렸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변주한 멜로디가 울려 퍼진 데 이어 거문고 연주자들과 국악 밴드가 함께 어우러져 조화와 융합을 보여 줬다.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이하늬(35)씨도 한복을 입고 등장해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조선 시대 궁중 무용인 ‘춘행무’를 선보였다. 국악인 김준수(27)씨와 김율희(30)씨의 판소리와 함께 92개국 선수단이 쏟아져 들어온 것도 이채로웠다. 판소리가 훌륭한 랩 음악으로 변주되는 특별한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 기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대회 초대 금메달리스트 이승훈(30)이었다. 폐회식 때는 개회식과 달리 국기들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선수단이 한데 뭉쳐 들어왔다. 이에 따라 먼저 한반도기와 태극기, 인공기가 함께 들어서고 이어 남북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거나 미소를 지으며, 또 카메라로 관중석을 찍으면서 홀가분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올림픽의 또 다른 주역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추운 겨울 고생했다는 의미를 담은 목화송이로 만든 꽃다발을 전달한 것도 여느 대회와 다른 모습이었다. 바흐 위원장이 대회를 빛낸 선수로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윤성빈(한국), 아디군 세운(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스피드스케이팅),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를 호명해 함께 무대에 세운 것도 각별하게 다가왔다. 중국이 낳은 세계적 연출가인 장이머우 감독이 지휘를 맡은 8분의 베이징동계올림픽 관련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개회식 공연에서 중국의 5000년 역사를 담아내 호평을 받은 장 감독은 이번엔 과거 대신 중국의 미래를 펼쳐 보였다. 제24회 대회를 상징하는 24명의 무용수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두 조로 나눠 줄줄이 등장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24대가 출연자 공연과 어우러진 것이 돋보였다. 스크린들은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의 도움 없이 움직이면서 중국의 과학, 기술, 미래 등을 투사했다. 하이테크 기술과 결합한 공연은 중국의 미래를 보여 주는 듯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 각지에서 날아온 환영 메시지를 한데 모아 올림픽스타디움에 풀어놓았다. 막바지 영상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등장해 “세계의 친구들을 베이징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4년 후를 기약했다. 축제는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걸그룹 투애니원 멤버였던 씨엘(CL)은 ‘나쁜 기집애’와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부르며 스포츠를 통해 자기 극복을 보여 준 선수들 모두가 승리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EXO)도 히트곡인 ‘으르렁’과 ‘파워’를 부르며 신나는 무대로 세계인들과 소통했다. 폐회식 막바지에는 스노글로브가 대형 선물 상자 안에서 다시 등장했다. 강원도의 자연과 한국의 멋을 담긴 건축물, 평창올림픽 건축물들이 스노글로브 안에 묘사돼 있었다. 세계인에게 올림픽을 통해 만난 한국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겼다. 마지막으로는 선수단과 공연 출연진이 모두 쏟아져 나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에 맞춰 춤사위를 흐느적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관중석마다 설치된 LED 조명에서는 올림픽 참가국들의 언어로 “다시 만나요”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평창올림픽 막 내렸다…“4년 뒤 베이징에서 만나요”

    평창올림픽 막 내렸다…“4년 뒤 베이징에서 만나요”

    17일간 이어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여정을 마무리했다.지난 9일 화려하게 개막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평창올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천920명이 참가해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메달 레이스를 펼쳤다. 우리나라도 안방 올림픽에 15개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146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대회 기간 응원을 보내준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의 주인공인 참가국 선수들은 각국 기수가 먼저 들어선 뒤 자유롭게 경기장에 입장해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만들어낸 감동과 환희의 장면을 되새기며 각국 선수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이날 폐회식에는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했던 개회식과 달리 각자 입장했다. 남측 기수로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 북측 기수는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주식이 각각 선정됐다. 개회식과 달리 선수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한데 어울려 즐거운 표정으로 행진했다. 남북 선수들은 각자 단복을 입고 입장했으며 북한 선수들은 한 손에 인공기, 한 손에 한반도기를 들고 흔들었다. 선수 입장 말미에는 이번 대회 마스코트 수호랑이와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함께 손을 잡고 힘차게 전진했다. 한류스타 엑소와 씨엘 등은 화려한 K팝 공연으로 대회 기간 불굴의 투혼과 감동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뛰어난 연출능력으로 호평을 받은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2022년 대회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알리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베이징의 8분’으로 명명한 이 공연에선 중국의 5천 년 역사를 담아냈던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달리 중국이 이룬 하이테크 기술과 전통이 결합한 새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판다로 분장한 인형이 무대에 등장해 무용수들과 함께 율동을 선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영상을 통해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역대 가장 많은 선수단을 파견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스웨덴에 이어 종합 7위에 올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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