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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두 날개로 날아라/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열린세상]두 날개로 날아라/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도요타 리콜사태가 터진 뒤, 일본 내 반응은 대략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북미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 리콜사태가 터진 만큼 자국 자동차업계의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둘째, 그간 북미 고급차 시장에 주력해 온 상황에서 강력한 원가절감이 요구되는 신흥개도국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한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셋째, 사태발생 이후 리콜-경영진 사죄-후속조치 발표 등 일련의 수순을 따랐음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도요타 때리기’가 통상문제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넷째, 기존 제품에 IT·바이오 등이 부가된 융·복합 제품이 발달하는 가운데 혼을 담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 우물만 판다는 ‘모노즈쿠리’ 정신에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 일리 있는 반응이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비록 도요타 사태로 다시 불거지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문제가 편향된 글로벌 감각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는 과정에서 공세적 글로벌 감각의 문제점이 노출됐는데도 이를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동북아 국가 중 가장 발전이 더뎠지만 외국문물의 적극적인 수용과 러·일, 청·일전 승리와 조선 강점 등의 수순을 밟으며 아시아의 맹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개항 초기 나라의 독립을 걱정하던 순수성이 침략적 군국주의로 변질되면서 패망의 길을 걷고 말았다. 첫 번째 성찰의 기회였다. 패전국 일본은 다시 일어섰다. 미국의 원조와 한국전·베트남전은 일본경제에 특수를 안겨주면서 신속한 회복을 도왔고, 급기야 유럽을 제치고 미국과 2강 구도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들은 자신이 만든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세계적으로 스시가 최고급 음식으로 대접받자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인 ‘팍스 자포니카’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일본의 공세에 위협을 느낀 미국과 유럽이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 강세에 합의하면서 일본은 다시 위기에 빠져들었다. 두 번째 성찰의 기회였다. 일본의 생각은 달랐다. 좋은 상품을 만들기만 하면 판로는 확보되고, 따라서 번영은 계속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적절한 속도의 환율조정을 게을리하다가 갑자기 ‘엔고’를 맞은 일본은 다시 좁은 시야에 갇히고 말았다. 시장개방 같은 보편적인 방법보다 금리인하로 대처했고, 이로 인해 자산에 거품이 일자 금융개혁이 아니라 돈을 풀어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려고 했다.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고, 세 번째 성찰의 기회였다. 그래도 일본 제조업은 여전히 세계 최고였지만, 이번에는 ‘최고의 품질이면 비싸도 괜찮다.’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다. 선진국 소비가 약화되는 시점에 한국이 중간 가격대의 고품질 제품으로 신흥시장에서 성과를 올리자 마음이 급해졌다. 이번에야말로 구태의연한 관행의 타파와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편향된 글로벌 감각을 바로잡아야 했지만, 처방은 원가절감이었고 결국 도요타 사태를 맞았다. 네 번째 성찰의 기회가 찾아왔다. 돌이켜보면 일본은 20세기 초 부국강병의 길을 걸으면서 이웃국가와 공존·공생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미국경제가 하락세로 접어든 1970~1980년대에는 세계 최고를 지향하면서 상호주의를 망각했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는 종합산업이라는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져 외부 환경의 변화를 놓치고 말았다. 일본사회와 일본기업, 나아가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기세를 올릴수록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적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잘나가던 기업이나 국가가 위기에 빠질 때는 거의 언제나 혼자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공세적·일방적 글로벌 감각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그간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외향적 글로벌 감각이 커갈수록 국제사회가 믿고 따르는 규범·가치관·제도를 자신의 내부에 받아들여야 한다. 그럴 때 그 기업과 사회는 안팎으로 균형 잡힌 글로벌 감각을 두 날개 삼아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으로 엮어가는 네트워크적·소통적 세상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 “내 아이 사세요” 美남성 친자 경매 시도

    “내 아이 사세요” 美남성 친자 경매 시도

    “내 아이를 팝니다.” 4살 아이를 5000달러(약 568만원)에 판다는 글이 미국 온라인 경매사이트 ‘크래이그스리스트’에 등록돼 현지 보안관청이 조사에 나섰다. 워싱턴주 스포캔 카운티 보안관청은 이 판매글이 아이의 성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상황을 토로한 내용이 담긴 점을 들어 실제 거래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스포캔 지역방송 ‘KXLY’가 보도했다. 스스로를 ‘릭’이라고 밝힌 남성이 지난 2월에 올린 문제의 판매글은 “가빈은 매우 좋은 아이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아이를 키울 형편이 못된다.”는 말로 시작돼 “자동차보다 공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하고, 채소 먹기를 싫어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어진다. 또 “평소 시끄러운 아이는 아니지만 소리 지르기 시작하면 몇 시간씩 가기도 한다.”는 성격도 설명됐다. 이 남성은 “아이에게 좋은 가족을 찾아주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KXLY은 판매글이 오래 등록돼 있지는 않았지만 이를 본 여성이 신고하면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편 보안관청은 이 판매글과 관련해 현재까지 입수한 정보를 단서로 등록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KXLY 보도화면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도시와 길] 청주 성안길

    [도시와 길] 청주 성안길

    2006년 지방선거 한나라당 합동유세. 2009년 청주·청원 상생발전위원회 주민서명운동 발대식. 2010년 2월 중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 스트리킹. 성격이 전혀 다르지만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성안길에서 이뤄졌다는 것.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청소년 등 계층을 불문하고 청주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 바로 성안길이다. 유동인구가 청주지역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청주지역 최대 상권, 최대 번화가 등이 성안길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지금은 젊은이들의 문화·패션1번지가 됐지만 주변에는 청주의 유일한 국보인 용두사지 철당간 등 많은 문화유적이 자리잡고 있어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 불러도 될 듯싶다. 문화와 삶의 치열함이 함께 숨쉬는 청주의 심장이기도 하다. ●일제 이후 한동안 ‘본정통’으로 불려 성안길은 지금은 해체되고 없어진 옛 청주읍성의 북문자리에서 남문 자리에 이르는 큰 길을 말한다. 이 때문에 청주읍성의 역사가 곧 성안길의 역사가 된다. 청주읍성은 예로부터 청주의 사회, 경제, 문화,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런 청주읍성 안쪽에 있던 길이었으니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길과 함께 호흡하며 살았을 것이다. 청주문화사랑방을 운영하는 이철희(50) 청주시 문화관광과장은 “성안길은 천년 전에도 사람들로 붐볐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읍성은 임진왜란시 최초로 승전고를 울린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곳이지만 일본에는 치욕적인 곳이다. 이 때문에 일제 침략기인 1920년대 도시계획이라는 미명 아래 청주읍성은 완전히 파괴됐다. 당시 청주읍성 안에는 청주목과 충청병영 등 수많은 집무청과 객사가 있었는데 대부분 헐렸다. 이때부터 청주읍성의 가운데 큰길을 일본식 지명인 ‘본정통(本町通)’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광복이 됐지만 1990년대 초까지 많은 사람들이 ‘본정통’이라는 명칭에 숨겨진 아픈 역사를 모른 채 지금의 성안길을 ‘본정통’으로 불렀다. 본정통은 ‘한 도시의 중앙에 있어 중심이 되는 거리’라는 뜻으로 지금의 ‘중심가’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다행히도 1993년 청주문화사랑모임이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좋은 이름을 공모해 ‘청주읍성 안쪽길’ 이라는 뜻의 성안길을 채택, 1994년부터 공식 이름이 됐다. ●유동인구 시간당 2000여명 달해 성안길은 ‘본정통’이라는 옛 이름답게 현재 청주의 중앙에 위치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거리다. 시간당 2000여명이 유동하면서 청주 최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 명동, 대구 동성로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가두 상권으로 불린다. 핵심부에 해당하는 로드상권 거리만 600m에 달한다. 은행, 우체국, 패션전문점, 백화점, 극장, 분식점, 고급레스토랑, 커피숍, 보석가게, 미용실, 병원, 헌혈의 집 등 없는 게 없다. 상권 점포수는 대략 2200여개다. 종사자만 6000여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성안길에 오면 화려함과 함께 삶의 치열함을 동시에 느낄수 있다. 성안길 상가는 청주 경제의 뿌리이기도 하다. 올해 창립 91주년을 맞는 청주상공회의소의 시발점이 바로 일본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1919년 성안길 상인들이 구성한 청주상무연구회였다. 성안길은 1960년대 말 청주시가 도시정비사업을 하면서 차량이 다니던 도로에 보도블록을 깔아 차없는 거리를 조성하면서 상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로드상권이 좌우로 흩어지지 않고 한줄로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동선이 끊기지 않는 상권의 이상적인 조건을 갖춰 최대 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성안길이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토해내는 용광로와 같은 곳이라면 중·장년층들에게는 추억이 숨쉬는 곳이다. 장현석(62) 청주문화원장은 “청주인구가 15만명에 불과했던 1970년대 젊은이들이 갈 만한 다방, 극장, 제과점 등이 모두 성안길에 있었다.”며 “당시 성안길 뒷골목에 있던 돌체다방에는 청주지역 유지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 있었던 현대극장과 청주극장은 서점과 백화점으로 변했고, 순두부와 우동으로 유명한 그집식당과 공원제과는 지금도 성안길에서 맛과 추억을 함께 판다. 약속장소 1순위였던 중앙공원도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다. 장 원장은 “성안길은 청주를 상징하는 길”이라며 “성안길에 속해 있는 가구점골목 같은 특색있는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문화유적 즐비한 성안길 國寶 용두사지 철당간… 700년된 망선루… 성안길 곳곳에는 많은 문화유적이 자리잡고 있다. 상점들의 화려한 네온사인 속에 역사가 함께 살아숨쉬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화유적은 청주의 유일한 국보(41호)인 용두사지 철당간이다. 962년에 만들어진 용두사지 철당간은 신라말 고려초 사찰로 추정되는 용두사라는 절 앞에 있던 불기(佛旗) 게양대다. 당시 절들은 부처의 위신과 공덕을 나타내기 위해 ‘당’이라는 깃발을 걸었다고 한다. 번화가의 높은 콘크리트 건물들이 즐비한 가운데 고고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는 철당간의 원래 높이는 18m였다고 한다. 고층건물이 흔하지 않던 당대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단한 위용이었을 것이다. 요즘 7층빌딩 높이 정도 되니 청주로 오는 사람들이 이 당간이 보이면 ‘청주에 다 왔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등대와 같은 구실을 했다고 한다. 철당간은 쇳물을 틀에 부어 찍어낸 원기둥을 쌓아올려 만들었다. 다행히도 세번째 원기둥에 ‘준풍(峻豊) 3년에 용두사에 철당간을 지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오랜 역사성을 알 수 있다. ‘준풍’은 고려 광종이 임금의 자리에 오른 시기를 스스로 만들어 쓴 연호다. 성안길 인근에 위치한 중앙공원에 들어서면 지방유형문화재 110호인 망선루를 볼 수 있다. 망선루는 고려시대 청주목 관아의 부속 누정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2층 누각으로 7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충북도가 발간한 문화재지에 따르면 이 건물은 한때 ‘취경루’로 불렸다. 공민왕 10년(1361년) 홍건적의 난으로 개성이 함락되자 왕은 공주와 더불어 남으로 피천해 안동으로 옮겼다가 같은 해 11월 청주에서 문과와 감시를 행하고 방(榜)을 취경루상에 게재했다고 한다. 전란 중에도 청주에 머물며 과거를 행했으니 교육의 도시인 청주의 역사적 정체성에 일조를 한 건축물이라고 할까. 성안길에 있는 청원군청 내에는 고을수령이 공무를 집행하던 관아의 중심건물인 동헌이 있다. 이 건물의 처마 끝에 장식된 암막새기와에는 ‘조선 순주25년(1825)에 관아를 전면적으로 개축했다.’고 적혀있다. 정면 7칸, 측면 4칸에 겹처마 팔작지붕 목조구조로 1982년 충북도 유형문화재 109호로 지정됐다. 이 밖에도 충청도 전체 방어를 맡았던 병마절도사의 출입문인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충북도유형문화재51호), 고려말 충신 목은 이색 등이 ‘이초의 난’에 연루돼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다가 대홍수가 나서 옥이 파손되자 이 나무위로 올라가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압각수(충북도 기념물 제5호), 임진왜란 때 청주성 탈환에 앞장선 조헌선생, 박춘무선생, 영규대사의 추모비 등도 성안길에 오면 만날 수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이평주 성안길 번영회장 - 한복·영화 특화거리로 260m 인공수로 추진 “상인들이 똘똘 뭉쳐 성안길의 옛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성안길은 아직도 청주 최대의 번화가이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업지역이다. 하지만 청주 외곽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신흥 상권이 형성돼 경기가 예전같지 않다. 성안길 번영회 이평주회장은 올해 지자체 도움 등을 받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6000만원을 들여 성안길 활성화 연구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시민들을 성안길로 끌어들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또 20억원을 들여 성안길 상점들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부지를 물색중이다. 지난해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열지 못했던 성안길 페스티벌을 오는 10월 초에 3일 일정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성안길 곳곳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은 패션쇼, 인기가수 축하공연, 노래자랑 , 무료시식행사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성안길 페스티벌은 올해로 13회째다. 성안길 상점들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성안길 곳곳에 CCTV 40대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 회장과 상인들은 성안길만의 특색을 살린 문화의 거리 조성 계획도 갖고 있다. 성안길 내 남문로의 한복전문점 밀집지역에 한복의 아름다움과 전통문화를 적극 알릴 수 있는 한복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고,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4곳이 자리잡고 있는 산업은행 주변에는 한류스타들의 동상을 세워 영화의 거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성안길은 전국 모든 상권에서 접근이 용이한 충북의 중심상권”이라면서 “청주를 대표하는 곳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성안길을 건강하고 유익한 곳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올해 30억원을 들여 성안길 260m에 인공수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도심물길창조사업의 일환으로 차없는 거리와 연계해 휴식공간과 특화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토종캐릭터 ‘판다독’ 세계 시장서 통할까

    토종캐릭터 ‘판다독’ 세계 시장서 통할까

    웹툰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토종 캐릭터 ‘혼혈강쥐’ 판다독(PANDADOG)이 세계 시장 공략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대표 캐릭터 뿌까와 뽀로로의 대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판다독을 만든 창작그룹 퍼니이브는 이르면 이달 중 판다독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팬시 상품화된다고 14일 밝혔다. 퍼니이브는 스페인에 기반을 둔 에이전시 수마 라이선싱을 통해 현지 패션 잡화 전문업체들로부터 1만 5000유로(약 23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가방, 동전 지갑, 필기도구, 알람시계, 머그컵 등의 출시가 예정됐다. 퍼니이브는 이미 국제 에이전시인 버블몬, 엘엠지, 엑심라이선싱과 계약을 맺어 유럽·아시아·남미 27개국 진출의 발판을 구축해 놓은 상태. 퍼니이브 관계자는 “스페인,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올 봄 200여종의 팬시 제품과 모바일 게임 등이 대대적으로 출시돼 본격적인 바람몰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뿌까와 뽀로로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것에 견줘 판다독은 순수한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로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판다독의 색감과 동글동글한 스타일이 해외에 어필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잔나 마르티네스 수마 라이선싱 사장은 “신생 캐릭터에는 투자들을 꺼리는데 판다독은 30여개 품목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등 매우 이례적”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퍼니이브는 일본의 헬로 키티 같은 세계적인 캐릭터를 만들자는 취지로 뭉친 창작그룹이다. 캐릭터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판다와 강아지를 섞어놓은 컨셉트의 판다독은 퍼니이브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2006년 만들어진 뒤 웹툰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 모델로 영역을 넓혀 왔다. 팬 카페 회원만 2만 6000명이 넘을 정도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공식 웹툰으로 본격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김수환 추기경 평전(장혜민 지음, 산호와진주 펴냄) 선종 1주기를 맞아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오롯이 그가 없는 빈 자리에 남은 우리를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가난한 옹기 장수로 태어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떠난 한 생을 잔잔히 돌아본다. 그를 그리워하면서도 그가 남긴 가르침을 실천하는데는 인색한 우리 모습에 대해 슬며시 반성하게 한다. 1만 3000원. ●공공의 적들(베르나르 앙리 레비·미셸 우엘벡 지음, 변광배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 프랑스 ‘68세대’의 산증인인 철학자 앙리 레비와 부모세대인 68세대를 겨냥한 비판으로 프랑스 문단에 큰 파장을 몰고온 작가 미셸 우엘벡의 지적 대결을 담은 책. 프랑스의 대표 지성인 두 인물이 6개월간 주고받은 28통의 편지를 담았다. 프랑스의 현실과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두 사람의 토론은 다양한 주제로 뻗어간다. 1만 8000원. ●손님 모이는 가게 따로 있다(최인한·최재희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펴냄) 기자가 책을 쓰면 어떤 책이든 탁상공론은 없다. 사람을 만나고, 현장에 발품을 판다. 기자 최인한과 창업 컨설턴트 최재희가 함께 쓴 이 책은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생생한 현장 정보를 담았다. 성공 사례, 실패 사례, 성공 요인 등이 실사구시로 담겨있다. 다양한 업종별 창업 컨설팅과 함께 음식점 종류별 맞춤형 성공 조건도 귀띔해준다. 1만 2900원. ●청소년을 위한 우리미술 블로그(송미숙 지음, 아트북스 펴냄)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 교과서에 실린 우리 미술작품 중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작품 170여점을 골라 소개했다. 각 작품 삽화와 함께 그림에 얽힌 이야기, 화가들의 생애 등을 다뤘다. 간략한 한국미술사 형태로 쓰였으며, 사이사이에 ‘팁’, ‘돋보기’ 등을 넣어 미술 관련 전문용어를 설명했다. 1만 6000원. ●이십대 전반전(문수현 등 5인 지음, 골든에이지 펴냄) ‘88만원 세대’로 규정된, 대학 졸업을 전후한 20대 젊은이들이 직접 쓴 세상 읽기다. 등록금, 취업, 국가, 정치, 교육, 여행, 놀기와 일하기 등 다양한 주제를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하게 써내려간다. 이들은 더이상 ‘88만원 세대’로 박제화 된 채 시대의 희생자로 동정받는 우울한 젊음이 아니라 희망과 창조의 세대임을 선언한다. 저자들은 서울대 학생자치언론 ‘교육저널’ 기자들이다. 1만 1000원.
  • 김연아 파워!… “암표상들, ‘연아 티켓’ 있어요”

    김연아 파워!… “암표상들, ‘연아 티켓’ 있어요”

    “마오 티켓”을 외치던 암표상들이 “연아 티켓”으로 바꿔 외치기 시작했다.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이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Pacific Coliseum) 경기장 주변에 암표상들이 가득하다. 경기장 가까이에서 개별 교통 수단의 승하차를 금지시켰기에 관람객들은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기본적으로 최소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걸어야만 한다. 길을 걷다 보면 제일 많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암표상이다. 지난 19일 남자 피겨 스케이팅 최종 경기가 열리던 날 경기장 앞에서도 암표상들이 열을 올리며 여자 피겨 스케이팅 입장권을 팔고 있었다. “마오 티켓”을 사라며 다가왔다. 피겨 입장권은 발매와 동시에 전 경기가 바로 매진 될 정도로 인기 입장권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20ㆍ고려대)의 메달이 결정되는 오늘 26일 피겨 여자 프리 프로그램의 공식 입장권 판매 가격은 캐나다 달러로 A석 450달러(약 50만 원), B석 275달러(약 31만 원), C석 150달러(약 17만 원)이며 쇼트 프로그램 때 판매 되던 D석은 판매 되지 않는다. 김연아 쇼트 프로그램 세계 신기록 달성 효과로 일반 경기는 물론 갈라 쇼 입장권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때 300만원 이상 호가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입장권은 이후 암표도 없어서 못 판다고 알려지거나 10배 이상 뛰었다고 하는 소식까지 전해졌지만, 일반 경매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개인간 거래로 사고파는 가격은 현장에서 거래되는 암표 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경기장 앞에서 판매되는 암표들은 2~4배 뛴 캐나다 달러 800달러(약 88만 원)에서 1,000달러(약 110만 원)선에 거래 되는 것으로 확인 됐다. 암표 상들의 가장 큰 변화가 눈에 띈다. “연아 티켓”을 외치며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NTN 문창호 기자 pr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애완동물 사려고 자식 판 ‘인면수심 母’

    애완동물 사려고 자식 판 ‘인면수심 母’

    앵무새를 사려고 어린 자식 2명을 판 50대 여성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법정에 섰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사는 도나 루이자 그린웰(52)은 지난해 10월 5세 아들과 4세 딸 등 친자식 2명을 불임 부부에게 돈을 받고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 황당한 점은 그린웰이 혈육을 판 이유가 애완동물을 사기 위해서였다는 것. 그린웰은 1500달러(한화 170만원)짜리 애완용 앵무새를 판다는 광고를 본 뒤 전화를 걸어 가격을 흥정했다. 그러면서 금액 중 일부를 친 자식을 주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제안했다. 불임 부부였던 폴 제임스 로메로와 브랜디 린 로메로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린웰을 앵무새를 받는 조건으로 현금 175달러(20만원)을 지불하고 자식 두 명을 보낸 것. 그린웰의 아이 2명은 익명의 제보자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영문도 모른 채 부모를 떠나 4개월 넘게 로메로 부부 집에서 머물러야만 했다. 루이지애나 경찰은 “로메로 부부 집에서 머물던 아이들은 건강했으며 어디에도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린웰은 법정에서 “아이들을 넉넉한 집에 보내 잘 살게 해주고 싶었다.”고 변명했으나 루이지애나 법원은 그녀를 아동 불법거래 혐의로 15개월 강제노동을 선고했다. 사진=도나 루이자 그린웰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골프채 9900원

    골프채 9900원

    신세계 이마트가 보통 3만원 이상에 팔리는 골프채를 9900원에 내놓고 골프용품 마케팅에 나선다. 이마트는 오는 27일부터 전국 127개 점포 중 122곳에서 ‘테일러메이드 R5 XL’ 남성용 7번 아이언을 9900원에 판다고 24일 밝혔다. 이마트는 이 가격에 공급할 2만개의 골프채를 확보했다. 7번 아이언은 시중에서 통상 5만원 정도에 팔리고 ‘테일러메이드 R5 XL’ 제품은 인터넷에서도 최저 판매가격이 3만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9900원짜리 골프채는 시중가격보다 60∼80% 저렴한 셈이다. 이마트는 9900원짜리 골프채 판매 행사와 더불어 다음달 4일부터 11일간 다양한 골프용품을 할인판매하는 ‘신년 골프 대전’을 마련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거성쇼’ 박명수 흑채분사 투혼 ‘폭소’

    ‘거성쇼’ 박명수 흑채분사 투혼 ‘폭소’

    최근 흑채 브랜드를 런칭해 화제가 된 박명수가 ‘거성쇼’ 촬영장에서 흑채를 직접 머리에 뿌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23일 ‘거성쇼’ 관계자에 따르면 박명수는 제작진에게조차 비밀로 한 채 남몰래 흑채 시범을 준비했다. 자신을 잘 나타낼 수 있는 30초 CF를 통해 CF 킹 자리를 노린 것. 이를 위해 박명수는 자랑이라도 하듯 텅 빈 머리에 흑채를 뿌려 점점 풍성해지는 머리숱을 몸소 보여줬다. 이에 최근 머리숱이 급격히 줄어들어 고민인 김현철이 관심을 보이며 달라고 하자, “너한테는 안 판다.” 고 딱 잘라 말해 보는 이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한편 박명수 팀인 상추는 상추 CF에 당당히 도전, ‘내 귀의 상추’ 를 열창했으며 박명수의 애제자 황현희는 동료 개그맨들이 잇따라 증언했던 마법의 깔창 12cm의 효능에 대해 설명해 촬영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명수의 흑채 시범은 오는 26일 밤 12시 SBS E!TV(www.sbsetv.com) ‘거성쇼’ 에서 공개된다. 사진 = SBS E!TV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탐사보도] 성인주민증 2만원 거래… 여학생들 낙태계 확산

    [서울신문 탐사보도] 성인주민증 2만원 거래… 여학생들 낙태계 확산

    서울신문은 서울지역 가출 청소년의 집결지와 활동 무대 12곳을 돌며 가출 중고생들의 생활을 밀착 취재했다. 이들은 대부분 성인 주민등록증을 친구나 선후배에게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신분을 위장한 채 범죄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임신에 대비해 ‘낙태계’까지 하고 있어 충격을 더했다. ●고시텔·여관서 집단 생활 19일 밤 10시, 수도권 가출 청소년들의 집결지로 알려진 경기 구리시 수택동. 유흥주점과 모텔의 네온사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이 거리 곳곳을 붉게 물들였다. 그 빛을 받으며 남녀 중고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이야기를 나누거나 거리를 활보했다. 10대들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행인 10명 중 7~8명은 중고생인 듯했다. 여학생들은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짙게 화장을 했지만 앳된 티를 감추지는 못했다. 구리경찰서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 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가출한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며 “버디버디 등 인터넷 채팅을 통해 지역 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출 여학생들은 딴사람으로 신분을 속인 채 유흥주점, 보도방 등에서 일하며 성매매나 원조교제를 하고 있었다. 서울 강동구가 집인 가출 여중생 이모(16)양은 “이 곳에는 서울 지역 가출 여학생들이 많다. 대부분 유흥주점이나 보도방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여학생들은 단시간 내 쉽게 10만~15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매매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이들 여학생은 주로 고시텔이나 여관, 모텔 등에서 집단 생활하고 있었다. 가출 여고생 심모(17·성북구)양은 “고시텔은 월 20만~30만원, 여관이나 모텔은 월 60만~90만원”이라며 “성매매를 통해 매일 돈을 버는 학생들이 단체로 모여 산다. 돈 없는 애들은 찜질방이나 PC방에서 생활한다.”고 말했다. 남학생들은 강·절도 행각을 벌인다.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를 돌며 우유를 훔치는 것부터 빈집털이, ‘퍽치기(갑자기 달려들어 한 대 퍽 치고 돈이나 물건 따위를 빼앗는 것)’ 등을 일삼는다. 학교 후배나 나이 어린 학생들을 위협해 금품도 갈취한다. 경찰 관계자는 “숙식 해결을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데다 가출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면 몰랐던 범죄도 알게 되고, 그 무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 양상은 서울도 같았다. 가출 학생들은 수유역(강북구), 이태원·효창동(용산구), 신촌(서대문구), 면목동(중랑구), 개봉동(구로구), 동대문(동대문구), 화곡동(강서구), 신림동(관악구), 방배동(서초구), 강남역(강남구) 등지에서 생활 또는 활동하며 범죄의 늪에 빠져들고 있었다. 신림동, 방배동은 보증금 35만원에 월 30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원룸을 구할 수 있고 화곡동 일대 모텔은 쉽게 투숙할 수 있어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 근거지로 자리매김했다. 강남 일대 유흥가에는 구로·강서·강동구 등 변두리 지역 10대 여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룸살롱,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등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이른바 ‘2차(성관계)’를 할 경우 룸살롱은 40만~50만원, 유흥주점은 20만~30만원을 받고, 안마시술소는 9만원을 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학생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강남 일대 유흥가를 찾는다.”고 말했다. 가출 여학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성매매를 시키는 전문조직과 성인 남성들도 있다. 경찰 및 탐정업체 관계자들은 “효창동 주택가에 허름한 방을 얻어놓은 뒤 숙식해결을 미끼로 여학생들을 끌어들여 성매매를 시킨다.”고 말했다. ●강남 유흥가 여학생 몰려 가출 청소년들은 주점 출입, 담배 구입, 성매매업소 취업 등을 위해 성인 주민등록증을 구입하거나 주민증을 위조해 신분을 속인다. 가출 남고생 하모(18·양천구)군은 “어느 학교에서나 성인 주민증 거래가 활발하다. 장당 2만~3만원에 매매된다.”며 “형이나 누나 등 가족의 주민증을 몰래 가져와 팔거나 훔친 지갑에 들어 있는 주민증을 판다.”고 털어놨다. 이모(18·강서구)양은 “얼굴이 왜 다르냐고 하면 ‘성형했다.’ ‘살이 빠졌다.’고 둘러대면 다들 넘어간다.”며 “성인 주민증은 기본적으로 하나씩 갖고 있다.”고 했다. 주민증 위조도 수준급이다. 칼 등을 이용해 주민증의 숫자를 바꾸는 것이다. 92년생이면 2를 칼로 지우고 1로 바꾸는 식이다. 박모(18·양천구)군은 “칼로 긁어낸 뒤 투명 코팅지를 입히는 등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작업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보호자 내세워 낙태 가출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낙태계’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가출 여고생 김모(18·광진구)양은 “보통 4~5명이 모여 계를 만든다.”면서 “매달 5만원 등 일정액을 각각 낸 뒤 구성원이 임신을 하면 수술비용으로 쓴다.”고 말했다. 김양은 “낙태는 쉽다. 보호자 확인을 전화통화로 하기 때문에 남자친구를 대리로 내세우면 된다.”고 귀띔했다. 탐사보도팀
  • [영화리뷰] 하얀 아오자이

    [영화리뷰] 하얀 아오자이

    베트남의 한 시골 마을. 척추장애인인 구(구옥칸)는 지역 군수 집에서 일하는 하인이다. 노비나 다름없다. 인근 부잣집에서 일하는 하녀 단(트룽응옥안)의 처지도 마찬가지. 구는 어려서부터 간직해온 하얀 아오자이(베트남 여성 전통 의상)를 건네며 단과 장래를 약속한다. 베트민(베트남 독립운동단체)이 프랑스에 빌붙어 아부하는 군수의 집을 습격하는 날, 구와 단은 새 삶을 찾기 위해 함께 도망한다. 단꿈도 잠시. 타향에 정착해 재첩을 캐며 살아가지만 가난은 끝이 없다. 호이 안을 시작으로 옥수수, 홍수, 그리고 막내까지 딸 네 명이 줄줄이 태어난다. 끼니는 언제나 죽. 살림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하얀 아오자이를 교복처럼 입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호이 안과 옥수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안일을 돕겠다고 하고, 단은 가슴 아파한다. 단은 딸들에게 아오자이를 입혀주려고 부잣집 노인에게 모유를 판다. 두 딸은 결국 어머니의 아오자이를 물려받아 번갈아 입으며 학교에 간다. ‘하얀 아오자이’의 시간적인 배경은 프랑스-베트남 사이의 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매듭짓는 디엔비엔푸 전투가 발생한 1954년부터 미국-베트남 사이의 2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막을 내린 1975년까지 약 20년. 격변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외세에 맞선 민족주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 등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오로지 고단한 현실에 힘겨워하는 한 가족에게 초점을 맞춘다. 2006년 제작 당시 베트남 역사상 최대 제작비인 100만달러를 들였다고 하지만 한국 기준으로 봤을 때 작품은 상당히 질박하게 다가온다. 영화를 풀어가는 문법도 상당히 투박해 뜬금없다고 느껴지는 장면도 종종 있다. 하지만 영화에 담긴 정서는 가슴을 크게 울린다.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을 정도다. 부부의 순수한 사랑에,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 모습에, 서로 아껴주고 감싸주는 자매들의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우리도 베트남처럼 굴곡진 현대사의 상처가 절절하게 남아 있지 않던가. 베트남 영화 하면 ‘그린 파파야 향기’(1993), ‘씨클로’(1995) 등 트란안홍 감독의 작품을 떠올리게 되지만, 해외 자본이나 스태프가 참여하지 않은 순수한 베트남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되는 것은 ‘하얀 아오자이’가 처음이다. 시사회 때는 베트남 관객들이 상당수 다녀갔다. 흥행 여부를 떠나 국내 외국인 거주자 120만명 시대,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어나는 시대에 의미 있는 개봉으로 여겨진다. 104분. 15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中, 해킹 공방전 2라운드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해킹 실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중국 언론이 즉각 반박하는 등 양국 언론들의 ‘대리전’까지 치열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까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자 1면과 10면에 ‘해킹인민공화국’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해킹 실태를 다뤘다. 신문은 지난 2006~2007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판다 바이러스’를 만든 해커 리쥔(李俊·27)의 사례를 들며 중국 내 사이버범죄 네트워크를 집중조명했다. 중국의 해킹 조직은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해커마다 전문화된 분야가 있고, 다단계판매 네트워크나 피라미드 조직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신문은 정부기구의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9일자에서 구글 해킹사건 조사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과 산둥(山東)성의 란샹(翔)고급기공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란샹고급기공학교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컴퓨터 전문가 훈련기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발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대학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뉴욕타임스가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 대변인은 “요즘처럼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IP 주소가 일치한다는 이유로 그같이 주장하는 것은 객관성과 균형감을 상실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란샹고급기공학교의 당 서기도 인민해방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두 학교의 해킹 연관성 부인 주장을 게재했다. 구글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이 이미 정부 차원에서 한 차례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해킹 진원지에 대한 미국 측의 자체 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도 주목된다.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한 달라이 라마는 19일 미국 ‘민주주의재단’이 마련한 메달 수여식에 참석,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집권 공산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회주의보다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동안 달라이 라마가 중국 지도부에 대해서는 비난 발언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진전이 없는 중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아직까지 달라이 라마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과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수출에 이어 해킹 논란까지 다시 불거져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tinger@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도봉 창포원 주변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도봉 창포원 주변

    서울에서 가장 외곽, 아직도 깨끗한 물과 공기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도봉구다. 이번 주말에 지하철을 타고 도봉구의 숨겨진 명소로 떠나 보면 어떨까. 각종 식물들의 천국인 서울창포원을 시작으로 우리 전통 그릇인 옹기에 대해 알 수 있는 옹기박물관, 우리네 삶이 묻어나는 방학동 도깨비시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만원짜리 한 장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만드는 일정이 될 것이다. 발품을 들여 맨 먼저 찾은 곳은 하얀 눈으로 뒤덮힌 서울창포원이었다. 올망졸망한 꽃들은 아직 잠들어 있지만 아이들과 설경을 감상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꽁꽁 얼어버린 작은 연못, 그 위에 살포시 얹어진 구름다리에 서면 겨울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약용식물, 붓꽃 등이 만발하는 따뜻한 봄에 찾을 걸’하는 아쉬움도 생기지만 도심에서 자연 그대로의 겨울 정취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울창포원은 지난해 6월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인근 5만 2417㎡에 조성된 대형 특수식물원이다. 이곳은 노랑꽃창포, 부채붓꽃, 타래붓꽃, 범부채 등 꽃봉오리가 ‘붓’ 모양을 한 붓꽃류 130여종 30만포기가 1만 5000㎡에 식재되어 있다. 특히 노랑무늬붓꽃, 노랑붓꽃, 대청붓꽃 3종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동·식물2급으로 지정된 귀중한 식물자원이다. 또 ‘약용식물원’에는 당귀, 삼지구엽초, 복분자, 산마늘 등 약용식물 70종 13만포기가 심어져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약용식물 대부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 습지식물 7만포기가 심어져 있는 ‘습지원’과 군락지 식생을 관찰할 수 있는 ‘천이관찰원’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 식재된 식물들을 소재로 약용식물 채집방법과 가정에서의 재배법, 약초를 활용한 민간요법, 약초차 제조방법 등 각종 생태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쌍문동 옹기박물관으로 가 보자. 전국에서 유일한 옹기 전문 박물관으로 지방별로 다양한 형태의 옹기 200여종을 비롯, 민속용품 200여종 등 총 40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또 주말에는 옹기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간단한 옹기를 만드는 일일체험프로그램이 열린다. 미리 홈페이지로 예약하면 된다. 옹기박물관은 입장료가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이다. 방학동 도깨비시장은 1980년대 초 의정부나 동두천에서 미군들 물자를 파는 상인들에 의해 형성됐다. 그들이 도깨비처럼 도망 다니면서 판다고 해서 도깨비시장이라고 불리게 됐다. 2004년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해 옛날 멋은 사라졌지만 100여개의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옷부터 생필품까지 대형할인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또 떡볶이, 순대, 국수 등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분식부터 순대국, 홍어회 등 안주거리까지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칠레 경찰, 마약 판매 할머니들 때문에 골치

    칠레 경찰, 마약 판매 할머니들 때문에 골치

    칠레 마약단속반 경찰들이 돈에 눈이 먼 노인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밀매조직에 고용돼 은밀히 마약을 운반하거나 아예 지역을 맡아 판매책으로 활동하는 노인이 소리 없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는 할머니다. 칠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 들어 칠레 경찰이 체포한 노인 마약판매업자는 벌써 16명. 잡힌 사람은 60∼80세 사이다. 칠레 프로비덴시아에서 최근 체포된 70대 2명의 할머니도 마약사범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경우다. 각각 72세와 79세 된 두 할머니는 한 집에 살면서 조직으로부터 코카인을 공급 받아 지역 공급책으로 활동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칠레 경찰은 할머니들이 코카인을 판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가택을 수사해 코카인 2㎏와 마약을 팔아 챙긴 현금 3800만 페소(약 9200만원)을 압수했다. 칠레 경찰은 “프로비덴시아 할머니들이 웬만한 청년조직 만큼이나 마약을 잘 팔아 왔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노인들이 마약밀매 일선에 나서고 있는 건 마약조직의 계획적인 접근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의심을 받지 않는 데다 은밀히 마약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조직이 노인층을 판매책 또는 운반책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칠레 경찰 관계자는 “전통적인 범죄자 이미지, 마약밀매조직원의 이미지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노인들을 의심하긴 쉽지 않다.”면서 “게다가 이웃 등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아 마약을 판다는 의심이 들어도 주민들이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약조직이 노리는 노인은 연금이나 생활비 보조 등을 받지 못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해버리면 당장 노인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 마약을 파는 걸 알면서 신고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순간의 유혹에 빠져 마약을 팔거나 운반하다 잡힌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거의 대부분 전과 없는 ‘깨끗한’ 노인이다. 경찰에 적발돼 기소되면 “다시는 마약을 팔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경찰은 “순수한 노인들이기 때문에 보통은 약속을 지켜 마약밀매에서 손을 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착한 커피’는 달콤한 사탕발림

    지난해 말, ‘공정무역 커피’를 앞세운 ‘착한 소비’ 마케팅이 화제가 됐었다. ‘착한 초콜릿’ ‘착한 여행’ 등으로 이름 붙여진 신상품들도 뒤를 이어 쏟아졌다. 생산자는 유통단계를 대폭 줄인, 직거래에 가까운 판매를 통해 상품 가격을 20~30% 정도 더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다국적 기업의 농산물과 달리 소농가에서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살 수 있어 득을 본다.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서로가 ‘윈-윈’하는 이른바 ‘윤리적 소비’다. 누구에게나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형태의 무역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이마저 “어림없는 소리”라며 쓴소리를 퍼부은 책이 출간됐다. ‘천규석의 윤리적 소비’(천규석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저자는 고향에서 농사지으며 도시와 농촌의 직거래를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농사꾼 철학자’로 불린다. 그는 ‘공정무역’조차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요즘 세상은 하도 비정상이 정상인 듯 판을 치다 보니 그 비정상과 약간만 차별화한 것만으로도 특별대접을 받으려 한다. ‘공정무역’ ‘착한 커피’ 등으로 이름 붙인 신상품들이 대표적인 것이다. 똑같은 에너지를 낭비, 파괴하고 그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내놓는 국제무역이면서, 생산자에게 주원료 값만 조금 더 주고 사다 가공해서 판다고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통박한다. 저자는 아울러 “만성적 식량부족 국가인 제3세계의 커피원두 생산농민에게 돈 조금 더 주었다고 ‘착한 커피’가 될 수는 없다.”며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이들을 세계시장(다국적기업)에 종속시키는 것보다 (식량)자립도를 높여줄 새로운 방책을 찾아주는 게 보다 ‘근본적인 윤리’가 아니겠느냐.”고 되묻는다. 이처럼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은 ‘공정무역’에 기반한 ‘윤리적 소비’의 위선을 꼬집고, ‘자급자족 소비’만이 최선의 윤리적 소비임을 확인하는 것이다.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56)고성 화진포~거진항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56)고성 화진포~거진항

    강원도 최북단 고성 하면 비무장지대나 북한으로 가는 길목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좋은 곳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강원도가 지정한 ‘동해안 8경’에 이름을 올린 화진포다. 겨울 화진포에는 짙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찰랑거리고, 드넓은 호수에 철새들이 날아들며, 흰 눈을 머리에 인 백두대간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바다와 산맥 사이를 걷는 맛이 아주 특별하다. ●옛 권력자들 별장이 모인 화진포 3년 전쯤인가, 고성의 화진포와 거진항 일대를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예상외로 바다보다 산이 멋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묵화 같은 겨울 산맥이 북진해 금강산을 만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최근에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걷는 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강원도가 개척 중인 ‘관동별곡 800리 길’로, 송강 정철이 유람 다니며 관동별곡을 지은 해안길을 따른다. 그중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이어진 길은 약 4㎞, 1시간30분쯤 걸린다. 출발점인 화진포해수욕장에 서면 눈부신 모래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백사장 길이 1.7㎞에 폭이 약 70m, 울창한 송림으로 뒤덮여 분위기가 평안하다. 다른 곳에 견줘 유독 흰 모래밭을 걷다 보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이를 ‘우는 모래, 명사(鳴沙)’라 했고, 여기서 명사십리(明沙十里)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진짜 감동적인 것은 물빛이다. 짙은 에메랄드빛, 물에 푼 잉크빛 등이 어우러진 모습은 이곳이 우리나라인가 싶을 만큼 빼어나다.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은 금구도(金龜島).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거북이 모양으로 광개토대왕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진포는 일제시대 외국인이 머물던 휴양지다. 당시 최고의 휴양지였던 원산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일제의 병참기지가 되면서 대안으로 화진포가 개발된 것이다.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가면 작은 야산을 등 대고 앉은 ‘김일성 별장’을 만난다. 1938년 지어질 당시엔 휴양촌의 예배당이었다. 한국전쟁 후 화진포 지역이 잠시 북한 땅에 속했을 때 김일성 주석이 가족과 함께 이곳 ‘귀빈관’에 며칠 묵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다 지금은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재단장돼 ‘화진포의 성’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호탕한 김일성 별장, 호젓한 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의 진가는 옥상에 있다. 흰 백두대간 능선이 달려가는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다. 그 앞으로 화진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철썩거린다. 그야말로 산, 바다, 호수가 어울린 화진포의 진면목이다. 북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가면 채하봉, 집선봉, 옥녀봉 등 외금강 봉우리가 보이고, 바다 쪽으로는 깨알만 하게 해금강이 아스라하다. 별장에서 내려오면 울창한 송림 사이에 이기붕 별장이 있다. 김일성 별장이 호탕하다면, 이기붕 별장은 평온하다. 여기서 1㎞쯤 떨어진 화진포 옆의 이승만 별장은 호젓한 맛이 돋보인다. 세 별장의 입지 조건과 풍기는 분위기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기붕 별장을 나오면 화진포를 만난다. 이제부터는 호수를 따라가는 길이다. 비록 도로를 따르지만 차가 뜸하고 화진포를 감상하는 맛이 괜찮다. 화진포란 이름은 해당화가 가득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호수 둘레가 16㎞로 동해안 석호 가운데 가장 크다. 염분 농도가 짙어 겨울철에도 잘 얼지 않지만, 최근 혹독한 추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 갑자기 머리 위에서 ‘끼룩끼룩’ 울음소리와 함께 철새 한 무리가 V 편대를 이루며 북쪽으로 날아간다. 호수를 지나면 삼거리·거진항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접어들어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공구부대 앞이다. 여기서 거진항 방향으로 20m쯤 가면 오른쪽으로 ‘거진등대공원 등산로(관동별곡 800리 길) 약 2㎞, 30분 소요’라고 쓰인 이정표를 만나면서 산길로 올라붙는다. ●겨울 포구의 정취가 넘치는 거진항 옛 군부대 자리를 따르는 산길은 황량하지만, 오른쪽으로 시종일관 웅장한 백두대간 줄기를 바라보게 된다. 주의할 곳은 묘지 앞 갈림길. 오른쪽이 길이 넓고 좋아 그리로 빠지기 쉬운데, 등대공원으로 가려면 묘지 방향인 왼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어진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등대공원 영역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왼쪽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왼쪽은 바다, 오른쪽은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보는 멋진 길이다. 등대공원의 상징인 정자 뒤편에 인어상이 숨어 있다. 슬픈 눈을 한 인어상 너머는 망망대해다. 다시 정자로 돌아와 계속 능선을 따르면 무인등대인 거진등대가 나온다. 입구가 잠겨 있어 가까이 갈 수 없다. 대신 등대 뒤편으로 가면 시야가 트이면서 거진항이 펼쳐진다. 거진항은 포구 뒤편으로 웅장한 백두대간 능선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신기하다. 이어진 철계단을 내려서면 거진항활어센터 앞이다. 걷기는 끝났지만 발걸음은 저절로 거진항 방파제를 따르게 된다. 화진포도 좋지만, 거진항도 참 멋지다. 글·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가는 길 &맛집 자가용은 경춘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인제, 진부령을 넘어 거진항에 이른다. 거진항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10분쯤 가면 화진포다. 대중교통은 속초에서 1번, 1-1번 버스를 타고 거진항을 지나 대진고등학교 앞에서 내린다. 학교 앞에서 900m쯤 가면 화진포다. 산행이 끝나는 거진항은 포구의 정취를 느끼며 한잔 하기 좋다. 거진항활어센터의 횟집들은 남편이 직접 잡은 자연산 활어를 부인들이 판다. 소영횟집(033-682-1929)의 도치알탕도 유명하다.
  • [사설] 61억 선거빚 자살부른 시장공천 폐지해야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근섭(당시 62세) 전 양산시장의 비리 수사에 대한 검찰의 발표는 돈 선거,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는 무소속으로 지방선거에 2번, 국회의원 선거에 1번 나갔으나 모두 떨어졌다. 2004년 양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드디어 당선됐고, 2006년에는 재선했다. 오 전 시장은 선거빚을 갚고 다음 선거에 쓰기 위해 2003년 5월 땅을 담보로 모 저축은행에서 59억원을 대출받았다. 지인들에게도 2억여원을 빌려 썼다. 이를 갚으려고 시장이 된 뒤 부동산개발업자들에게 개발정보를 흘려주고 24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검찰이 뇌물 수수 혐의 수사망을 좁혀 들어가자 자살을 택했다. 오 전 시장처럼 상당수 시장·군수들이 선거기간 뿌린 돈을 재임 중 거둬들이려고 각종 이권을 사업자에게 넘기며 돈을 챙긴다. 주사·계장 자리도 돈을 받고 판다. 중앙정치가 지방정치에 개입하는 정당공천제도는 돈 선거의 중심에 있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은 당선확률을 높이려 수억~수십억원의 공천헌금을 불사한다. 국회의원에게 줄을 대 공천헌금을 바치면 음성적인 선거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당선 뒤에도 다음 공천을 위해 정치자금을 대면서 비리의 수렁에 더욱 빠져든다. 출마 때마다 돈을 쏟아붓고 당선 뒤 빚에 시달리는 구조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의 정치자금 사용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용처를 밝히면 공천헌금설 등 온갖 억측을 잠재울 수 있을 텐데 이뤄지지 않아 유감이다. 이미 민선 4기 36명의 기초단체장들이 비리 혐의로 물러났다. 이 중 절반이 공사낙찰이나 인허가에 따른 금품수수고 공천헌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오 전 시장 비리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우리는 돈선거의 온상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거듭 촉구한다.
  • 에티오피아 北대사관 직원 한국 망명

    에티오피아에서 근무하던 북한 대사관 직원이 지난해 한국에 망명한 사실이 3개월여 만에 뒤늦게 밝혀졌다. 2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주 에티오피아 북한 대사관의 직원이면서 의사인 김모(40)씨가 지난해 10월 중순 한국 대사관으로 뛰어 들어와 망명을 신청하고 현지 대사관에 2~3주일 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당시 현지 북한대사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한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씨를 내놓으라고 위협했고 북한 대사관 차량들을 한국 대사관 입구에 도열시켜 놓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외교부 재외동포영사 대사를 현지로 급파해 지난해 11월 김씨를 한국으로 데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씨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탈북자 개인의 자세한 신상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 외교관의 망명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0년 10월 주 태국 북한 대사관의 과학참사관(1급)이던 홍순경씨와 그의 일가족 3명이 한국으로 망명했으며 2006년 3월에도 유럽에 주재하던 북한 대사관 직원과 그의 일가족 등 4명이 주 헝가리 한국대사관을 찾아 망명을 신청한 적이 있다. 북한 외교관의 월급은 평균 300~400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내 일반 노동자들에 비하면 많은 액수지만, 외국에서 다른 나라 외교관들의 생활상을 접하다 보면 처지가 비교될 수밖에 없다. 현재 탈북자동지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순경씨는 망명 당시 “태국 주재 북한대사의 월급은 380달러, 1급참사관은 340달러, 일반서기관은 250달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북한 외교관들이 대사관 안에서 재배한 야채를 내다 팔아 수입을 올린다는 얘기에서부터 현지에서 물건을 대량 구매해 북한에 들어갈 때 북한 내 외화상점이나 시장 상인들에게 도매로 판다는 설까지 나돈다. 심지어는 외교관들이 마약 거래나 지폐 위조에 손을 댄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린다. 한편 외교부는 해외에 체류 중인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돕기 위한 탈북자 전담팀을 구성, 올 상반기 중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팀은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원할 경우 이들이 체류하고 있는 나라의 정부와 직접 협상을 하고 필요하다면 대사 또는 영사를 현지에 파견해 한국으로 데려오는 역할을 한다. 김상연 김정은기자 carlos@seoul.co.kr
  • ‘3D 아바타’ 암표 뒷거래 성행

    ‘3D 아바타’ 암표 뒷거래 성행

    거침없는 질주로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아바타’(감독 제임스 캐머런)의 표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주말을 이용해 영화관을 찾는 관람자들이 “3D ‘아바타’의 표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한 장당 관람표가 만 육천 원인 CGV 왕십리점과 용산점 등 아이맥스관의 암표상이 나돌 정도다.이는 용산이나 왕십리 아이맥스관이 이달 말까지 전부 매진 상태가 일고 있기 때문이며 간혹 좌석이 남은 경우는 오전 8시의 첫 회 조조이거나 12시의 마지막 회가 간간히 한두 좌석 남는다.실제 인터넷 중고장터와 현장서 판매되는 암표 가격은 2장에 32000원, 4장에 7만 6천 원 선으로 뒷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영화관 관계자에 의하면 “3D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아바타의 열풍이 2D 영화에서 3D로 다시보고자 관객들이 찾는 실정이다.”며 “그로인해 아이맥스관에 아바타를 보고자 하는 처음 관람객과 3D로 다시 즐기고자 하는 관람객들이 몰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 암표거래가 활성화 된 것 같다.”고 말했다.또 인기 중고장터에는 암표를 판다는 사람보다 ‘아바타 아이맥스 삽니다, 웃돈가능, 장당 얼마까지 드려요’로 산다는 사람들로 더욱 북새통이다.주중 바쁜 회사 업무로 아들(8)과 주말 여가를 즐기기 위해 3D 아바타 상영관을 찾은 이모양(30, 송파구)은 낭패를 볼뻔 했다며 “가계사정이 여의치 않은 시점에 비교적 저렴한 문화생활로 생각했던 영화 관람이 더 이상은 힘들어진 것 같다.”며 “아들이 떼쓰는 바람에 비싼 값에 암표를 구입하긴 했지만 먹거리 비용과 차비등을 합하면 밖을 나서기가 어려운 실정이다.”고 하소연을 했다.한편 대만 현지 보도에 3D 입체영화인 아바타를 관람한 40대 한 남성이 영화 관람 후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사진 = 20세기폭스코리아,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보령시·원산도주민 공시지가 공방

    보령시·원산도주민 공시지가 공방

    부동산 광풍이 몰아쳤던 충남 보령시 원산도의 공시지가를 놓고 일부 섬마을 주민과 자치단체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주민들은 ‘보령시가 낮은 공시지가를 이용해 개발이익을 취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시는 ‘부동산 업자와 일부 주민이 땅 팔아먹기 좋게 하려고 공시지가를 높이려 한다.’면서 기획부동산의 배후조종 의혹을 제기한다. 6일 보령시에 따르면 오천면 원산도 1·2리 이장이 최근 국토해양부,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대전지검 등 20여개 기관·언론사 관계자 205명에게 공시지가의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무더기로 보냈다. 상자에 담겨 택배로 배달된 진정서는 A4용지 600쪽 분량이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전국 공시지가는 시가의 70~80%에 이르는데 원산도해수욕장 일부는 10%에도 못 미친다.”면서 “이는 보령시와 충남개발공사가 원산도를 관광지로 개발할 때 보상비를 낮춰 막대한 이익을 취하기 위한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1리 이장 손모(56)씨는 “시에서 대천해수욕장 3지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진 1110억원의 지방채와 연간 40여억원의 이자를 원산도 개발사업으로 메우려고 한다.”며 “공시지가가 낮으면 보상가가 낮아져 주민들이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반면 안중희 보령시 담당 직원은 “원산도 관광지개발 계획은 2008년 주민들에게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사업”이라면서 “공시지가가 높아지면 세금만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그는 “시가와 공시지가의 차이가 크면 토지 매입자가 ‘바가지 쓴다.’고 생각해 땅 팔아먹기 어려우니까 높이려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원산도의 한 주민은 “회의도 없이 1·2리 이장이 마을을 돌며 서명서에 일부 주민의 도장을 받아 갔다. 주민 대다수 의견이 아니다.”면서 “부동산 투기 붐이 일면서 정겹던 섬 분위기가 망가지고, 이해할 수 없는 여러 후유증이 생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섬 유일의 원산도공인중개사 윤모(45)씨는 “해수욕장 주변은 평당(3.3㎡) 500만원을 준다고 해도 땅 주인이 안 판다고 하는데 공시지가는 13만원밖에 안 된다.”며 “요즘은 보상 수준이 시가에 가깝다고 하지만 공시지가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손씨 등 1·2리 이장의 주장에 동조했다. 원산도는 2020년과 2016년 각각 완공될 예정인 보령시 대천항~태안군 안면도 영목간 연육교 건설계획과 안면도 국제관광지 조성사업으로 투기 붐이 거셌다. 원산도해수욕장 등 일부 땅값은 10년 사이 40~50배 올랐다. 2003년부터 2005년 초 사이 서해안 섬지역에 몰아친 부동산 열풍도 한몫했다. 이 과정에서 원산도 땅의 60% 이상이 외지인 소유로 넘어갔다. 원산도는 대천항과 안면도 사이에 있는 810만㎡ 면적의 섬으로 3개리 8개 자연마을에 560여가구 120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다. 안중희씨는 “원산도는 지난해 국토해양부에서 공시지가를 40% 올려 전국에서 1위였다. 올해도 해수욕장 주변은 50% 정도 오를 것이다. 손씨 등이 요구하는 시가 수준의 인상은 너무 과도하다.”면서 “공시지가와 원산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글 사진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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