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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유턴충돌 뒤차가 100% 과실”

    교차로에서 줄지어 유턴하던 차량이 충돌했다면 뒤쪽에서 유턴하던 차량에 전적으로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6단독 전우진 판사는 9일 A씨 차량 보험사가 A씨 차량과의 충돌사고로 부상해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보험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했다.전 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에게 앞서 유턴하는 선행 차량이 있는지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으나 후행 차량이 유턴 방법을 어기면서 자기 차량 앞으로 유턴할 것까지 예상할 주의의무는 없다.”며 “A씨에게 과실이 없기 때문에 보험자인 원고 역시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전 판사는 “유턴 허용구역에서 유턴하는 운전자는 후행 차량이 자신을 앞질러 유턴하다가 자신의 진로를 가로막는 것까지 예상하면서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B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 편도 4차로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를 따라 유턴하던 중 앞서 유턴하던 A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승용차와 2차로에서 충돌해 머리를 다친 뒤 A씨 차량 보험사에 수입손실과 치료비, 위자료를 합쳐 1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검찰 수사관행 이것만은 고치자] 3 유죄의 대변자

    1968년 7월3일 오후 목조기관선 태영호가 연평도 근해 해상에서 다른 선박들과 함께 병어잡이를 하고 있었다. 해군함정은 선박들이 북쪽 어로저지선을 넘지 못하도록 보초를 섰다. 갑자기 북한 경비정이 군사분계선을 뚫고 내려오더니 태영호를 나포해 끌고 올라갔다. 선주 강태광(당시 28세) 등 선원 8명이 4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연평도 해상에서 풀려났다. 시련은 그때부터였다. 선원들은 인천·여수경찰서에 34일간 갇혀 구타당하며 조사를 받았다. 태영호가 자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고 자백하라는 것이었다. 고문에 지친 선원들은 월선했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69년 9월12일 반공법(탈출)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며칠 후 해군본부가 검찰로 공문서를 보냈다. 태영호가 월선한 것이 아니라 북한 경비정이 나포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태영호 선원들이 무죄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도착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선원들은 징역 3~10년형을 선고받고 ‘간첩’이라는 낙인 속에 살았다. ●검찰은 피고인 억울함도 풀어야 2006년 12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태영호 사건을 조사해 수사기관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밝혀내고 재심을 권고했다. 특히 “무죄를 증명할 해군 공문서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이는 공익의 대변자로서 직무를 저버린 위법 행위로 (검찰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난해 7월 40년 만에 선원들에게 무죄 판결했다. 검찰청법은 검찰을 ‘공익의 대변자’로 규정한다. 검찰이 피고인의 잘못만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억울함도 풀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법정에서 승소하려고 검찰은 무죄 증거는 감추고 유죄 증거만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태영호 사건’처럼 그 피해는 치명적이다. ‘용산참사’도 그런 경우다. 검찰은 현재 수사기록 1만 5000쪽 가운데 2500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의 진술이 기재된 수사서류, 정보상황 보고 등 경찰의 내부 자료와 경찰 무선교신 자료, 통신사실 조회자료 등이 그것이다. 법원은 이 증거들을 변호인단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지만, 검찰은 그 명령마저 거부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경찰 진압 과정이 적법했는지, 참사의 원인이 경찰의 과잉 진압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라고 말한다.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죄가 적용된 피고인들이 무죄라는 걸 입증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공개재판 기록도 열람 제한 공개 법정에서 작성된 재판기록까지 검찰은 열람을 제한한다. 1989년 조총련 간부에게서 간첩 지령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재미교포 김철(78)씨는 2006년 9월 재심을 준비하며 검찰·법원의 사건기록을 열람하려 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의 진술서 1500장을 제외하고는 수사에 지장을 준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공개 법정에서 다퉜던 증인신문은 물론 피고인에게 제시·통보됐던 구속영장, 구속통지서, 공소장, 판결문까지 비공개로 결정했다. 다행히 이후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피고인이 확정된 재판의 기록을 열람 요청하면 검찰이 제한할 수 없도록 바뀌었다. 덕분에 김씨는 수사·재판기록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무죄를 입증하려는 피고인에게 엄격하지만, 유죄를 입증하는 증인에게는 관대하다.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조작 간첩’ 사건의 재심 재판에 나와 “피고인을 때리고 자백을 강요한 적 없다.”고 뻔뻔스럽게 거짓 증언해도 위증죄로 처벌한 전례가 없다. 한 변호사는 “검찰의 책무가 불법적 행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라는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혼인파탄 부른 배우자도 이혼 허용”

    혼인생활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有責) 배우자’가 청구한 이혼을 법원이 이례적으로 허용하면서 다른 이혼 소송 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광주고법 제1가사부(선재성 부장판사)는 8일 K(42·여)씨가 남편 B(46)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이혼을 불허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혼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K씨에게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부부의 별거기간이 길고, 부부간에 어린 자녀가 없다면 이혼청구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상대방이나 자녀가 힘든 상태에 처하는 등 사회정의에 반하지 않는다.”며 “이 경우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라는 이유만으로 불허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이번 판결은 이혼 판단에서 ‘유책주의’를 고수해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것으로, 이혼소송 등에 미칠 영향과 상급심 판단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K씨 부부는 1990년 12월 혼인신고 후 2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남편의 음주와 외박 등으로 불화가 생겼고, K씨는 1997년 가출하고 나서 이후 한달가량을 뺀 나머지는 남편과 따로 살아왔다. K씨는 다른 남자와 동거하면서 지난해 2월 아이를 낳았고, 혼인생활 파탄 등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했지만 1심에서 유책 배우자의 청구라는 이유 등으로 기각됐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사면초가 검찰, 거듭나야 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이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되자 임채진 검찰총장이 어제 사직서를 던졌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번째다. 임 총장은 사직서에서 “공정한 수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으며, 인간적인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총장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가 받아들여지면 지휘책임이 있는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물론 이인규 중앙수사부장 등 검찰 수뇌부에도 인책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권 없음’결정을 내린 것과 마찬가지로 연루된 정·관계 인사 전원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사면초가다. 천 회장은 박연차게이트의 양대 축 중 ‘산 권력’의 대표 주자였다. 저인망식 수사로 궁지에 몰린 ‘죽은 권력’은 스스로 목숨을 저버렸지만 산 권력은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인 끝에 살아났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 어느 하나도 뚜렷하게 입증하지 못했다. 검찰의 완패였다. 추가혐의를 밝히지 못한다면 영장 재청구는 물론 불구속기소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표적수사와 피의사실 공표에 따른 책임론이 검찰에 쏟아졌지만 사실상 문제의 핵심은 산 권력에 유독 약한 검찰의 부실수사에 있었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고,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 검찰은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존중해 달라며 반박할 게 아니라 제대로 수사했어야 했다. 검찰은 거듭나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과 선거기간을 제외하면 겁날 게 없는 국회의원, 힘 센 공무원과 돈 많은 기업가 등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법치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검찰조직의 민주화와 법 집행의 투명성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캘리포니아주에선 동성결혼 안돼”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주대법원 앞에는 동성애 지지자들의 분노와 좌절이 교차했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이날 대법관 6대1의 찬성으로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 8호’가 정당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대법원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미국 내에서 동성커플이 가장 많은 주답게 동성결혼 합법화의 문을 열어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주민 52%가 이를 금지하는 주민발의안을 통과시키자, 반년의 숙고 끝에 자신들의 판결을 스스로 뒤집었다. 여론을 의식한 막판 ‘눈치보기’라는 비난도 높다. 이 때문에 나라 전역에 동성애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번지면서 보수파와의 전면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의 지지를 받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겐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대법원은 다만 지난해 판결 이후 주민발의안이 통과된 11월까지 결혼한 동성부부 1만 8000쌍에 대해서는 소급 금지 원칙에 의해 ‘합법’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내 동성커플들은 또다시 법의 테두리 밖에 서성이게 됐다. 찬성 편에서 판결문을 작성한 로널드 조지 대법관은 “주민들은 주민발의안과 투표 등을 통해 주헌법을 수정할 권리가 있다. 주헌법을 너무 쉽게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주대법원이 주민 발의 과정을 막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밝혔다.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이 최근 미국 내 주정부들의 움직임에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27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이 ‘미국 문화 전장의 주축’답지 못하며, 진보적 트렌드세터로 인식됐던 캘리포니아의 명예를 떨어뜨렸다고 꼬집었다. 캘리포니아주가 찬반 격론을 벌이던 수개월간 버몬트, 아이오와, 메인주 등에서는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 뉴햄프셔, 뉴저지주도 허용을 논의 중이다.동성애 단체들은 이제 2010년 11월 치러질 주민 투표를 벼르고 있다.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새 주민 발의안을 상정하겠다는 계산이다. 레즈비언 인권센터(NCLR)의 케이트 켄델 사무총장은 “우리 헌법의 오점”이라며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주민 투표뿐”이라고 말했다. 주내 최대 규모의 동성애 단체인 캘리포니아 평등(Equality California)은 주민발의안 상정을 위한 대규모 캠페인에 나서겠다며 50만달러(약 6억 3200만원) 모금을 시작했다. 지난해 주민발의안이 나왔을 때도 각각의 이익단체들은 8500만달러 규모의 ‘캠페인전’을 벌였다.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평화적인 시위를 요청한 가운데 “동성결혼허용이 결국 우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가족연구위원회(FRC)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보수파의 승리를 자신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에 따르면 미국 내 42개주가 동성결혼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대법, 존엄사 첫 인정

    대법, 존엄사 첫 인정

    ●延大상대 소송 원심 확정 기계장치로 생명을 연장하지 않고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인 ‘존엄사’가 인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77·여)씨의 가족이 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는 연세대를 상대로 낸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의 제거 등 청구소송’에서 인공호흡기를 떼라고 판결한 원심을 다수의견으로 확정했다. 전체 13명의 대법관 중 4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 중단 여부는 생명권 존중의 헌법적 이념에 비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나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 경우 연명치료를 강요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환자는 사전의료지시서나 평소 가치관, 신념 등 추정적 의사에 의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반드시 소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의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윤리위원회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은 김씨가 현재 시점에서 연명치료 중단을 바라고 있는지 추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의견을 냈다. 이홍훈·김능환 대법관도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사망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소수 의견을 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폐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받다 과다 출혈에 따른 뇌손상으로 뇌사에 가까운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으며 김씨의 자녀들은 기계장치로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은 김씨 측의 손을 들어줬고 올해 2월 서울고법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가족들 “호흡기 즉시 제거를” 한편 김씨 가족들은 “이번 판결은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바람을 나타낸 것”이라며 병원 측에 호흡기를 즉시 제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측은 “김씨의 연명치료 중단은 일주일 정도 지나 판결문을 받아본 뒤 가족과 병원 윤리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이석 오달란기자 hot@seoul.co.kr
  • 제품폐기 업체들 줄소송 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멜라민 농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지난해 멜라민 파동을 겪은 업체들의 줄소송이 예상된다. 대전지법 행정부(설범식 부장판사)는 13일 폐기명령을 받은 ‘킷캣미니’ 제조사 한국네슬레가 식약청을 상대로 낸 제품 폐기명령 등의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89의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분석치를 근거로 식약청이 킷캣미니 폐기명령을 내린 것은 분석방식을 잘못 선택한 것”이라며 “HPLC 방식도 신뢰도가 높지만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질량분석기(LC-MS/MS) 방식’보다 간섭요소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시험방법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서울대 종합약학연구소와 한국식품연구소의 LC-MS/MS 분석 결과 킷캣미니의 멜라민 농도가 0.1을 넘지 않았고,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같은 방법의 분석에서도 0.00475만 포함된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개정된 식약청 고시도 영·유아식품은 반드시 LC-MS/MS 방식으로 멜라민 함유여부를 시험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HPLC 방식도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방법”이라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식약청은 지난해 12월 킷캣미니에 대한 폐기명령과 함께 한국네슬레에 1억 494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중국산 식품 10개와 뉴질랜드산 락토페린 1개 등 모두 11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법원 “고엽제로 췌장암 발병·사망땐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베트남전 참전 당시 고엽제에 노출된 뒤 당뇨병을 앓다 췌장암으로 숨졌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행정단독 오성우 판사는 1일 췌장암으로 남편을 잃은 A씨가 대전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오 판사는 판결문에서 “당뇨병이 법률에 의해 고엽제 후유증으로 규정돼 있고 당뇨병에 걸린 한국인 남성의 경우 췌장암 발병률이 71%나 된다는 의학적 소견도 있다.”며 “A씨 남편이 베트남 고엽제 살포지역에서 직무를 수행한 사실과 췌장암 발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 남편은 1971년 4월부터 1년간 베트남에 파병돼 참전한 뒤 귀국했다. 이후 발병한 당뇨병 증세가 심해져 1993년 전역, 2000년 11월 췌장암으로 숨졌다. 이에 A씨는 대전지방보훈청에 남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기업인 사회기여도 감형 대상서 제외

    지난해 서울고법이 900억원대 회사돈을 빼돌리고 계열사에 2100억원대 손실을 끼친 국내 모재벌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을 때 ‘유전무죄’라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에 마련된 양형기준안을 적용하면 이 총수는 실형을 면할 수 없다. 횡령·배임액이 500억원 이상이어서 가장 죄질이 나쁜 제5유형에 속하고, 감경을 해도 징역 4~7년으로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다. 오히려 계획적·조직적으로 거액을 빼돌린 범행수법 등이 가중요소로 작용해 7~11년의 최고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재벌 총수들의 판결문에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던 ‘경제·사회적 기여도’ 역시 앞으로는 형량을 정하는 데 고려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당시에는 재판부가 사회공헌 활동 약속 등을 참작해 형을 줄여줬지만, 앞으로는 이 역시 안 된다. 지난해 청주지법은 친손녀가 9살이었을 때부터 여러 해 동안 성폭행한 할아버지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정신지체 등으로 부모를 대신해 피해자를 양육한 점, 피고인 역시 앞으로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점, 고령이라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형기준안에서는 이런 요소를 참작하지 못하도록 다 뺐다.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한 할아버지에게는 기본형으로 징역 5~7년, 이에 수차례 범행을 저질렀고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한 가중요소가 있기 때문에 최고 9년형까지 선고된다. 양형위는 뇌물죄의 형량도 높이면서 ▲신분 상실 및 사회적 명예 실추 ▲뇌물 반납 ▲관련 징계처분 이미 집행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도록 못박았다. 반면 ‘내부 고발자’의 경우 형을 감경하도록 명시했다. 강도죄는 기본형을 징역 2~4년으로 놓고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을 때는 10년형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감경요소와 가중요소가 다 있을 경우에는 숫자가 더 많은 쪽으로 판단한다. 또 뇌물죄나 배임·횡령죄를 수차례 저지른 동종 경합범의 경우 뇌물액 및 피해액의 합계에 해당하는 형을 선택하도록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초등생 수십대 매질 교사 징역형

    거짓말을 하거나 숙제를 안해온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을 막대기로 수십 차례씩 때린 교사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권성수 판사는 23일 초등학생에게 체벌을 가해 전치 2∼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로 불구속 기소된 인천 모 초등교 교사 A(29·여)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권 판사는 당초 약식기소된 A씨를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권 판사는 판결문에서 “(A교사는) 다른 교육적 수단이 없지 않았는데도 체벌을 가했고 그 방법과 정도도 지나쳤다.”고 유죄 판단의 이유를 밝혔다.A씨는 지난해 10월 담임을 맡은 교실에서 받아쓰기 시험 도중 B(당시 8세)군이 예상되는 답을 미리 연필로 흐리게 써놓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분필 굵기에 50㎝ 길이의 막대기로 엉덩이를 80대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8일 후에는 숙제를 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C(당시 8세)양의 엉덩이를 막대기로 27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A씨는 지난해 11월 해임된 뒤 소청심사를 청구해 정직 3개월로 감경받았지만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을 받으면 교직을 떠나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다시 학교를 그만둬야 할 처지가 됐다. A씨는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강호순 1심 사형 선고

    강호순 1심 사형 선고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22일 부녀자 8명을 납치 살해하고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처와 장모를 살해한 혐의(살인,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존속살해)로 기소된 강호순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녀자 8명을 살해한 혐의와 함께 강이 혐의를 부인해온 2005년 10월30일 경기 안산시 본오동 장모 집 방화살인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녀자 8명 살해에 대해서는 피고인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있고, 장모 집 방화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정황증거로 보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장모집 방화살인에 대해 “직접증거는 없지만 소방관, 화재감식전문가, 목격자 진술, 현장 사진 등에 의하면 화재가 고인화성 액체를 사용한 방화로 인정되며,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 이외에는 달리 방화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화재직전 처가 보험에 가입한 경위나 혼인신고 시점, 화재 이후 피고인의 거동, 이전의 보험사기 전력 및 유사 범행의 존재 등을 종합하면 처에 대한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낸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장모집 방화 살인에 대한 이번 판결은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증거재판주의’ 원칙에 비춰 의미있는 판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보험금 11억 챙겼다 3년만에 들통

    남편이 낚시 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신고하고 장례까지 치른 뒤 11억여원의 보험금을 챙긴 동갑내기 부부의 사기행각이 3년 만에 들통났다. 경남 통영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남편 서모(35)씨와 부인 손모씨 부부는 모두 6개의 보험에 가입, 한 달에 49만원가량의 보험료를 냈다. 카페 영업이 신통찮던 2006년 초, 부부는 보험금을 타낼 계획을 세웠다. 남편 서씨가 보험회사에 근무했을 때 ‘선박·항공기·전쟁 등 특별실종의 경우 실종된 지 1년이 지나고 6개월 이상의 법원 공시를 거치면 실종으로 최종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범행에 악용하기로 했다. 서씨는 2006년 3월13일 혼자 보트를 빌려 경남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로 낚시를 갔다. 그는 바다에서 실종된 것처럼 보트만 남겨 두고 몰래 빠져나와 부산으로 달아났다. 최근까지 3년 넘게 부인과는 수시로 연락하며 부산·서울·대전 등을 돌며 숨어 다녔다. 부인 손씨는 남편이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 소송을 내 1년8개월여 만에 실종선고 심판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손씨는 법원 판결문과 통영해양경찰서의 사건사고 확인원을 6개 보험사에 제출해 11억 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손씨는 남편의 장례식도 치렀다. 초등학교 1, 4학년인 두 딸과 친정 및 시댁 식구 모두에게 남편이 실종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손씨는 장례식장에서 실신하는 연기까지 하며 조문객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조의금도 받았으며 제사도 두 차례 지냈다. 손씨는 보험금으로 받은 돈 가운데 1억원은 서씨에게 도피 자금으로 건네줬다. 나머지 10억여원은 건설업과 주식·펀드투자, 채무 변제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3년가량 숨어 지내던 서씨는 지난 2월 대구의 한 주점에서 술김에 무심코 자신의 범행을 주변에 말했다가 경찰에 제보돼 들통이 났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0일 서씨를 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손씨는 두 딸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미네르바 어디로 날아갔나? 네티즌 급실망

    미네르바 어디로 날아갔나? 네티즌 급실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법원의 무죄 방면으로 풀려난 지 하루 만에 인터넷 생중계 대담에 출연했지만,네티즌들은 ‘급실망’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글을 올렸다가 검찰에 긴급체포된 지 100일 만인 20일 오후 무죄로 풀려난 박씨는 21일 오후 시사평론가 유창선씨의 사회로 오마이TV와 인터넷 생중계 대담을 가졌다.  박씨는 유창선씨의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 분야에 대해서도 글을 쓰겠다고 인터뷰를 했는데?”란 질문에 대해 “한국에 계신 분들은 중·고등학교 때 경제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 없다.내가 어떤 식으로 피를 보는지 모른다.”며 평소 글쓰기를 통해 밝혀온 소신을 늘어놓는 등 주로 질문의 요지에 빗나가는 답을 했다.  또 앞으로 미네르바가 누구인지 밝혀졌으므로 글쓰기 환경도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자체가 중요하다.익명성이 의미가 없으므로 언어를 순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블로그 등을 운영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재판중”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당분간은 글을 본격적으로 쓸 계획이 아님을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촌철살인의 압축적 논법과 어투가 그립다.” “인터뷰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기본기인 (팔꿈치를 책상에 괸) 자세부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씨가 대담 도중 손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얘기하자 사회자는 자세를 바꿀 것을 요구했고 이에 박씨는 팔꿈치를 책상에 올린 채 말을 이어갔다.  특히 박씨의 답변이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에두르는 듯한 내용이 많자 “미네르바는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경제지식,사회문제들을 누구나 알기쉽게 풀어줬던 분이 아닌가요? 근데 이건 뭐….빙빙 도는 듯한 답변”이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20일 재판부가 박씨의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일부 네티즌들은 “경제전문가인 미네르바가 앞으로 억대 연봉으로 스카우트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미네르바 박대성씨)은 독학으로 경제지식을 터득하고 인터넷상 정보를 수집하여 각 글을 작성한 점,피고인의 경력 등을 종합하여 보면,피고인에게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법원 “강호순, 유족에 13억배상”

    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1부(재판장 소영진 부장판사)는 16일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살해된 피해자 6명의 유가족 21명이 강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강호순은 유족에게 13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변론기일에 불출석해 민사소송법에 따라 자백간주 판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옛 전남도청 별관 결국 헐리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공사방해 금지 및 방해물수거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된 공사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5·18민주화운동 유적지인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을 요구하며 10개월째 농성 중인 5월 단체가 “자진 해산 불가” 방침을 밝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13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등에 따르면 추진단이 5·18유족회와 부상자회 두 단체 대표를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옛 도청 별관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추진단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5월 단체가 현장에 설치된 천막을 자진 철거토록 요청키로 했다. 5월 단체는 법원 결정문 송달일로부터 3일 내에 별관 앞에 설치한 농성천막 등의 시설물을 스스로 철거해야 한다. 그러나 5월 단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추진단은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또 5월 단체가 별관 철거공사를 방해할 경우 그동안의 공사지체보상금 1억 7000만원 상당에 대한 가압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별도로 형사고발을 추진키로 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5월 단체와 대화를 지속하면서 이들에게 법원 판결에 따라줄 것을 요청하겠다.”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판결대로 집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5월 단체는 농성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제 철거에 들어간다면 집단소송제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들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5월 단체 관계자는 “추진단이 공사를 강행할 경우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막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올바른 법관평가제 정착 기대하며/금태섭 변호사

    [열린세상] 올바른 법관평가제 정착 기대하며/금태섭 변호사

    1979년 발간된 ‘지혜의 아홉 기둥’(원제 The Brethren)이란 책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하여 유명해진 밥 우드워드를 비롯한 2명의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미국 연방대법원에 대하여 쓴 책이다. 당시까지 베일에 가려졌던 법원의 속사정이 이 책을 통하여 샅샅이 드러났다. 저자들은 기자 출신답게 철저한 취재를 통하여 대법원에서 판결 내용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 갈등, 합의 과정 등은 물론 은밀히 이루어진 대화까지도 상세히 적어놓고 있다. 어떤 대법관이 수줍음을 잘 타는지, 대법관들은 서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사람들이 후보자로 거론되는지 직접 보고 들은 것처럼 서술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그 취재력이 감탄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듯 대법관들의 행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 법원의 권위가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괜한 염려가 들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의 발간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평판을 땅에 떨어뜨렸다거나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는 없다. 오히려 사건의 결론을 두고 고민하는 법관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하여 국민들이 법원에 대하여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법학도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2008년도에는 제프리 투빈이라는 뉴요커 기자가 그 후속편 격인 ‘연방대법관의 수는 9명이다’(The Nine)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원래 민주주의 국가에서 고위 공직자는 선거에 의하여 뽑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관은 임명직이다. 법관을 선거로 뽑을 경우에는 판사들이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고 가장 독립적이어야 할 판사들이 여론의 눈치를 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논리 선상에서 법관이나 그들이 행한 판결을 평가하는 제도까지 경계하는 시각이 있다. 판사들이 평가를 의식하여 소신있는 재판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평가의 주체를 찾기 쉽지 않고 자칫 이해관계에 따라 부당한 평가가 이루어질 경우 그 폐해가 크다는 의견도 있다. 일리 있는 주장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법관이나 재판에 대한 평가를 금기시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을 하는 법관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들에게는 그에 관한 정보를 얻고 평가할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걸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우리 사법 사상 처음으로 법관평가제를 실시했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법원에 대한 평가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고, 반면 이해관계인인 변호사들이 법관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처음 하는 일이니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토론과 연구를 통하여 올바른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법관이나 재판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나라도 흔하지 않다. 심지어 판결문도 전체의 5% 정도만 공개되고 있을 뿐이다. 법원에서는 판결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공개법정에서 열린 재판의 판결문과 기록은 공공의 재산이다. 당연히 공개되고 적절히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관들의 사사로운 이야기까지 책으로 출판되는 나라가 있는 판에 판결문과 재판기록까지 비공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의 “공개하면 평가를 받을 것이고 평가를 받으면 독립이 훼손된다는 식의 구시대적 사고방식은 이제 버려야 한다. 공개하고 평가받고 논쟁 끝에 발전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맞다.”는 발언은 그러한 점에서 고무적이다. 치열한 고민을 거쳐 공정하고 올바른 법관평가제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금태섭 변호사
  • [김현희-다구치가족 만남] 김현희·다구치 日語 제자·스승 ‘2년 합숙’

    [김현희-다구치가족 만남] 김현희·다구치 日語 제자·스승 ‘2년 합숙’

    ■ 김현희·다구치 인연 제자와 스승의 인연이었다. 김현희씨(이하 김현희)와 다구치 야에코(가명 이은혜)의 첫 만남은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구치는 납북되기 직전 일본 도쿄에서 세 살 된 아들과 한 살 된 딸을 키우며 카바레의 호스티스로 일했다. 그녀는 1978년 6월(당시 22세) 한 남자와 함께 차를 타고 신주쿠의 베이비 호텔에 두 자녀를 맡긴 뒤 도쿄 이케부쿠로 인근에서 납북됐다. 북한 당국은 다구치에게 김일성과 김정일 은혜를 입었다고 해서 이은혜라는 가명을 지어 줬다. 납북 이후 다구치의 첫 동거인은 김현희였다. 다구치는 북한에 납치된 뒤 약 2년간 김씨와 함께 살며 일본어를 가르쳤다.1989년 2월3일 검찰이 KAL기 폭파 혐의로 기소한 김현희의 공소장과 그해 4월 사형선고가 내려진 김씨 판결문에 따르면 다구치와 김씨는 친자매 이상으로 가까운 사이였다. 김현희는 다구치와의 동거 생활 동안 모든 일상생활 용어는 일본어만을 사용했다. 김현희는 오전에 다구치가 작성한 강의안을 중심으로 일본어 설명을 듣고, 오후에는 강의 받은 내용을 복습했다. 일본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는 녹화기로 보거나, 평양시 보통강 구역 서장동에 있는 공작원 전용 영화관에서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김현희는 아침에는 다구치와 함께 일어판 주체사상 교육을 받았다. 김현희는 지난 1월15일 일본 NHK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가 1978년 실종된 일본인 다구치 야에코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면서 “다구치 야에코와는 2년간 국적을 떠나 친자매처럼 살았다.”고 고백했다. 다구치로부터 일본어 교육을 받은 김현희는 1987년 11월29일 북한 공작원 김승일과 함께 하치야 마유미, 하치야 신이치라는 일본인으로 위장, 총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858편 보잉 707기를 미얀마 근해에서 공중폭파했다. 김승일은 수사기관의 조사 중 음독 자살을 기도해 숨졌다. 김현희는 그해 12월 서울로 압송됐다. 김현희는 이듬해 4월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1990년 사면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찰 문화재관람료 반환 판결 논란 확산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는 찻잔 속의 태풍.’의정부 지법이 소요산 자재암에 대해 ‘문화재관람료를 원고에게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등산객과 시민·사회단체는 ‘단순 통행객에 대해서도 무리하게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료는 부당하다.’며 판결을 환영하고 있고 불교계는 ‘사찰 문화재의 유지·관리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징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여론 의식한 채 관망 소요산 자재암은 의정부 지법의 판결이 있은 뒤 즉시 항소한 상태. 등산동호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항소심 판결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고 불교계도 사찰 주지 모임 등을 통해 항소심 판결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따라서 3~6개월 뒤 있을 항소심 판결은 또 한 차례 큰 파문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와 달리 국립공원 문화재관람료 징수와 관련한 주 당사자인 조계종 총무원과 환경부, 문화재청은 관망하고 있는 형편.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판결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조계종 총무원도 종단의 입장을 일절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이 이번 판결과 판결 이후의 논란에 대해 보이고 있는 이같은 관망 자세는 일단 사안 자체가 그동안 논란을 불러왔던 문화재 관람료 징수 문제의 본질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 원고인 소요산 자재암이 국립공원이 아닌 국민관광지로 분류돼 있는 데다 소송 자체가 사찰의 일부 지역에 국한된 소액재판이라는 점이다. 특히 국민관광지 소요산의 95%가 자재암 소유로 되어 있다.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한 불교계에 따르면 지난달 2월 서모씨 등 22명이 자재암을 상대로 문화재관람료를 돌려달라며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에서 의정부 지법은 ‘자재암은 서씨 등에게 각각 1000원의 문화재관람료를 돌려주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소액심판인 만큼 별도 판결문 없이 원고 승소판결만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관망 분위기와는 달리 항소심 판결에 대해선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조계종 총무원과 환경부, 문화재청은 국립공원의 사찰 문화재관람료 징수와 관련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협의를 진행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실상 협의가 중단된 상태. ‘사찰들이 문화재 보수비는 어느 정도 지원받고 있지만 평상시 문화재 유지·관리비 측면의 예산 책정과 집행이 따르지 않는다.’며 적극적인 개선책을 요구하는 불교계와 주무부서의 입장 차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재암 항소심 결과는 자칫 큰 마찰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불교계는 자재암 판결 사안의 경우 국립공원내 사찰은 아니지만 문화재관람료와 관련한 조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첫 결정인 만큼 사찰들의 대응 수위를 섣불리 예측하지 못한다. 정부 주무부서도 일반 여론을 의식한 채 판결의 향배를 살피고 있는 눈치다. ●조계종 “정부, 실질적 해결책 마련을” 조계종에 따르면 현재 문화재 관람료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사찰은 국립공원 내의 사찰을 포함해 67곳.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이후 소요산 자재암과 구례 천은사, 설악산 신흥사, 양평 용문사 등에서는 주로 우회 등산객들과 사찰측의 마찰이 이어졌다. 이번 자재암은 이 가운데 문화재 관람료와 관련한 법원의 첫 판결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사찰을 우회하는 일반 등산객들도 실질적으로 사찰을 들르거나 사찰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자연자원을 고려한 생태 차원의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사찰의 역사 문화재 차원에도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청소년 5만명 알코올성 간질환 ‘슬럼독’ 감동은 딱 3분의 2 석탄→석유 만드는 ‘청정 연금술’ 일본 WBC 꼼수 제 발등 찍었다? 160층 두바이타워에서 내려다보니
  • 포르노로 봤는데 포르노가 아니네

    포르노로 봤는데 포르노가 아니네

    파격적인 성기노출과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두 차례의 제한상영등급 판정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영화 ‘숏버스’(감독 존 캐머런 미첼, 수입 스폰지)가 2년 가까운 법정공방을 끝내고 마침내 12일 국내 개봉된다. 지난 4일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는 성기노출 장면이 가림처리돼 있는 버전으로 수입사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제출했던 것과 동일한 버전이다. 수입사인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존 캐머런 미첼 감독이 아시아권의 심의제도를 감안해 특별히 제작한 모자이크 버전을 영등위에 제출했었는데, 이마저 통과되지 않아 소송까지 제기했던 것”이라며 “이제라도 개봉할 수 있게 돼 다행이며, 감독도 최근 메일을 통해 한국 개봉에 관심과 지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 집단성교·동성애·자위 있는 그대로 묘사 그의 말대로 ‘숏버스’는 개봉되기까지 지난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숏버스’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6년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와 국내 언론시사회에 공개되며 우리나라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007년 4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수위 높은 성적 표현을 이유로 들어 제한상영가 결정을 내렸다. ‘숏버스’의 변호를 맡아 진행한 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한결)는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은 영화 광고가 금지되는 데다, 우리나라에 상영이 보장되는 제한상영관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사실상 ‘상영불가’와 같은 판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스폰지는 등급분류제도의 위헌성을 들어 ‘제한상영가 등급분류 결정취소’에 관한 소송을 시작했다. 항소, 상고로 이어진 법정공방은 올해 1월에야 대법원에서 ‘제한상영가 등급분류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이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서 종결됐다. 그렇게 해서 다시 밟게 된 등급 심의를 통해 ‘숏버스’는 지난 2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면서 정식으로 극장에 걸릴 수 있게 됐다. # ‘뛰어난 작품성’ 해외 평론가들 극찬 이같은 과정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영화는 성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가감없이 다루고 있다. 섹스 테라피스트 소피아(숙인 리)는 커플들의 성 문제를 상담해주는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은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본 적이 없다. 남편이 상처 받을까봐 오르가슴을 연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좀 더 깊은 성적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게이 커플 제이미(PJ 드보이)와 제임스(폴 도슨)를 상담해 주다가 그들에게서 ‘숏버스’라는 언더그라운드 살롱을 소개받는다. ‘숏버스(Shortbus)’는 ‘어딘가 모자라고 남들과 다른 이들’을 가리키는 미국의 은어. 살롱 ‘숏버스’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술, 음악, 정치, 관계에 대해 소통을 나누고, 교감을 통해 저마다의 오르가슴을 발견해 나간다. 이 속에서 세브린(린지 비미시)은 진정한 관계를 갈망하고, 모델에서 가수로 전향한 세스(제이 브래넌)는 제이미와 제임스 커플 사이에 끼어든다. 숏버스에서 소피아는 과감하고 놀라운 섹스를 체험하면서 자신의 성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간다. # 성과 사랑에 관한 솔직한 고민 그려 ‘숏버스’는 선댄스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과 관객상을 받은 영화 ‘헤드윅’의 존 캐머런 미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작품성이 뛰어나다. 집단성교, 자위행위, 사디즘과 마조히즘, 동성애 등이 날것으로 등장하지만, ‘숏버스’가 포르노그래피 영화와 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숏버스’는 다수의 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됐고 영화평론가들로부터도 음악 영상 등 예술성을 인정받은 점 등에 비춰 집단성교, 동성애 등 장면은 감독이 영화의 주제와 전개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참고로 감독은 한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섹스 장면은 배우들의 실제 성행위로 이뤄졌으며, 단 한 번만 빼고는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장면 모두가 진짜였다.”고 말한 바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국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 끊임없이 고민”

    “국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 끊임없이 고민”

    1955년 10월13일 대법원은 ‘축첩(蓄妾)’ 행위를 불법 무효로 규정했다. 1988년 12월에는 한국전기통신공사가 교환원의 정년을 낮춘 것이 ‘남녀차별금지규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나왔고, 2005년 7월에는 여성을 종중(가문)의 구성원으로 인정했다. 여성의 권리를 끌어올리는 데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판결들이다. ● 성전환자·부부강간 인정 판결 지난달 부산지법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에 대한 강간죄 인정’과 ‘부부간 강간 인정’ 등 두 차례의 판결을 통해 여성과 성적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판결의 주인공은 부산지법 민사항소 2부 고종주(60·사법시험 22회) 부장판사. 2002년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전환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도 그였다. 올해로 101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6일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국민과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서 정당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것은 어느 판사나 갖고 있는 당연한 마음가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획기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을 묻자 “때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한다. 성전환자의 성별전환 인정을 포함한 세 사건 모두 어떤 요건을 선택해 어떤 시기에 인정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의 판결문은 인터넷상에서 많은 화제를 몰고 왔다. 지난해 2월 전군표 전 국세청장 사건을 맡았을 때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과 심리학 이론을 인용한 ‘인지부조화’라는 말을 사용했다. 지난달 판결 내린 성전환자 강간사건의 경우, 피고인에게 ‘오늘을 기점으로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꿔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라고 신은 좋은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준 것이다.’라며 진심어린 훈계를 잊지 않았다. ● 화제의 판결문… 시집도 펴내 5년 전 시집 ‘우리 것이 아닌 사랑’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감정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면서 “판결을 내릴 때도 항상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애쓴다.”고 말했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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