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판검사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만점자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유로존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김동완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국발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0
  • [사설] 반복되는 참사 뒤에 솜방망이 처벌 있다

    그동안 많은 대형사고가 일어났지만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낮았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안전불감증을 키워 또 다른 사고를 부르는 원인이 된다. 지난 5년간 통계를 보면 운항 중이던 선박 100대 중 1대꼴로 충돌·좌초·침몰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그중에 82.1%가 선원의 과실이 원인이었지만 선원의 징계건수는 매년 줄었고 면허취소는 단 한건도 없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온정주의는 해양 사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년 전 승객을 버리고 달아났다 32명을 희생시킨 죄목으로 기소된 이탈리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선장은 징역 2697년형을 구형받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사고에서 이준 당시 삼풍건설 회장이 받은 형량은 징역 7년 6개월이었다. 101명이 숨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에서는 공사 현장소장이 징역 5년을 받는 데 그쳤다. 23명이 참변을 당한 씨랜드 수련원 화재 사고에서 대표는 단 1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사고의 주범들이 관대한 처벌을 받는 이유는 온정주의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법에 규정된 처벌 규정이 약하다. 대형 참사에는 주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적용되는데 법정최고형이 겨우 징역 5년이다. 다른 죄목을 추가해도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법리 적용에 소극적인 판검사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 가능한 법 조항들을 최대한 동원해서 엄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피고인들이 대규모 변호인단을 앞세워 변론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검찰이나 법원이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따라서 일벌백계를 외치면서도 결과는 흐지부지되고 마는 현실을 바꾸려면 우선 법 규정부터 강화해야 한다. 법의 빈틈이 있다면 국회나 정부가 나서서 입법을 보완해야 한다. 검사나 판사는 법리 적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죄를 감정대로 처벌할 수는 없다. 국민감정이 들끓는다고 해서 법에 없는 사형죄를 선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사람, 곧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법이 국민감정과 완전히 괴리될 때는 법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수백명의 무고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고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정의가 바로 선다. 그래야 사회 전반에 안전 의식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관계자, 해경 등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게 법률로 가능한 최고의 형량이 선고돼야 하는 이유다. 그러지 않고서는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 [간첩사건 증거조작 수사결과] 4급 주도→3급 총괄지휘… 조직적 개입 아닌 ‘개인 일탈’ 결론

    [간첩사건 증거조작 수사결과] 4급 주도→3급 총괄지휘… 조직적 개입 아닌 ‘개인 일탈’ 결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은 국가정보원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아닌 대공수사처장(3급) 이하 일부 대공수사국 직원들의 ‘일탈’ 수준의 범죄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검찰은 대공수사국 단장, 국장 등 상급자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보고 문건에 결재를 한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모르고 결재했다”는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등 ‘부실·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핵심’만 모두 비켜갔다는 평이 나오는 등 김진태 검찰총장의 ‘환부 도려내기’식 수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검찰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에 따르면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48·4급·구속기소) 과장과 ‘대공수사 베테랑’ 권모(4급) 중국 선양(瀋陽) 총영사관 부총영사는 1심 재판부가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하자 지난해 10월 중국 내 협력자를 통한 위조문서 입수를 계획했다. 김 과장 등은 우선 중국 내 협력자를 통해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의 출입경기록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입수했다. 그러나 이 기록에 대해 당시 공판검사가 선양 총영사관을 통해 발급 여부를 확인받는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하면서 ‘팩스번호 바꿔치기’라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김 과장 등은 ‘해당 기록이 허룽시에서 발급된 것이 맞다’는 허룽시 공안국 명의의 사실확인서를 위조, 지난해 11월 27일 선양 총영사관 이인철 영사에게 중국 인터넷팩스(웹팩스)업체 ‘엔팩스24’를 이용해 팩스를 보냈다. 이후에도 재판 양상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김 과장과 권 부총영사는 유씨 측 자료를 반박하는 내용의 문서 위조까지 기획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12월 또 다른 협력자 김모(61·구속기소)씨에게 관련 위조 문서 입수를 요청했고, 김씨가 구해 온 위조 문서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이 영사에게 허위 영사확인서 작성까지 지시했다. 검찰은 이 모든 과정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최종 윗선으로 이모(3급) 대공수사처장을 지목했다. 윤갑근 팀장은 “처장이 증거 입수, 자금 집행 등 총책임자”라면서 “과장들이 범행을 주도했고, 처장은 밑에서 방법을 고안해 보고하면 결재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3·4급 직원 4명이 국정원장, 2차장, 1·2급 등 상급자 몰래 독단적으로 증거를 조작했다는 결론이다. 검찰은 남재준 국정원장, 서천호 2차장, 이모(1급) 대공수사국장, 최모(2급) 대공수사단장 등 국정원 고위 간부들은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남 원장, 서 2차장은 소환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윤 팀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전문결재 및 서류 시스템을 추적해 부국장, 국장이 결재한 내용이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소환 조사했다”면서도 “두 사람은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전자결재로 결재했을 뿐이라고 하고 처장이나 과장도 구체적인 내용은 위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수사를) 더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통’ 노정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특수부 검사 등으로 구성된 진상수사팀이 지난 2월 14일 증거 조작 제기 이후 59일 만에 내놓은 결과치고는 초라하다. 정보기관인 국정원이라는 벽을 감안해도 ‘대선 개입 수사’ 때와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유씨에 대한 수사와 공소 유지를 담당한 검사들을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서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당 검사들도 국정원에 속았을 뿐 증거조작 여부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게 진상수사팀의 판단이다. 윤 팀장은 이와 관련해 “비록 사후에 위조 문서라는 확인서가 도착했지만 겉모습이나 형식적으로 (국정원을) 믿고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너무 쉽게 믿었는지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3·4급 직원과 협력자 기소에 그친 수사팀은 증거조작의 단초가 된 ‘허룽시 공안국 명의의 출입경기록’의 위조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이 문서 역시 중국 공안당국과 대사관은 위조라고 밝혔다. 윤 팀장은 “위조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선 중국과의 형사사법 공조 회신 내용을 기다려야 하고, 직접 문서를 전달한 중국 내 협조자(성명불상)에 대한 수사가 필요해 시한부 기소 중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검찰은 분야별 ‘에이스 검사’들을 투입해 두 달 가까이 수사를 진행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2명의 피의자가 자살을 시도하고, 경찰은 자살 현장 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의 허점만을 노출한 채 초라한 결과만 남기고 수사를 접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여야 공천논란 접고 지역현안 놓고 싸워라

    여야가 그제와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4월 임시국회 현안을 비롯해 정국 전반에 대한 인식과 다짐을 밝혔다.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새 정당으로 통합한 뒤 열리는 첫 국회인 만큼 보다 생산적인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여야 모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저마다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를 위한 입법에 노력하기로 한 점은 환영할 일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고위 공직자 비리 척결이라는 도입 취지에 맞게 특별감찰관제 감찰 대상에 국회의원과 장차관, 판검사, 공기업 임원 등을 포함하는 입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다짐한 것과 새정치연합 안철수 대표가 여야 간 쟁점인 기초연금법을 포함한 이른바 복지3법 처리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것 모두 국민들에게 박수 받을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여야의 그 어떤 다짐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다면 모두가 공염불일 뿐이다. 실제로 지금껏 민생을 외치고도 정쟁에 휘말려 허덕거려 온 여야의 행태를 본다면 이번 국회라 해서 달라질 것으로 낙관하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특히 우려되는 것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의 공천 존폐 논란이다. 안 대표는 어제 국회 연설에서도 기초자치단체 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구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대통령에게 선거 개입이라는 월권적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체 반 년도 넘은 기초선거 공천 논란을 언제까지 이어가자는 것인지, 이로 인해 민생현안이 또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건 아닌지 답답한 노릇이다. 더욱이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뜻과 무관하게 국회 앞과 서울광장 등에서 공천 폐지를 새누리당에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점은 민생국회와의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욱 키운다. 지방자치선거가 이처럼 중앙정치에 휘둘려선 안 된다. 기초선거 공천 존폐 논란도 따지고 보면 여야의 당파적 이해 득실과 직결돼 있다. 공천 존폐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무산되고 이후 새누리당이 공천 유지로 당론을 정한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무공천을 고리로 통합했다면 새정연 측은 그 명분을 붙들고 오직 한길로 가는 것이 당당한 모습이다. 혹여 공천 존폐에 대한 당내 논란을 덮기 위해 대여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라면 이는 당명 앞에 내세운 ‘새정치’와는 거리가 먼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올바른 지방자치를 위해 여야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민생정치를 다짐한다면 그에 걸맞게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 대결에 힘써야 한다. 향후 지방자치 4년의 청사진도 없는 선거가 돼선 안 된다.
  • “무쟁점 법안은 특급열차 태우자” 최경환, 국회선진화법 개정 추진

    “무쟁점 법안은 특급열차 태우자” 최경환, 국회선진화법 개정 추진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일 “여야 간 무쟁점 법안은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그린 리본’을 달아 본회의까지 특급열차를 태우자”고 제안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을 요구하며 “폭력 국회에서 오는 정치 불신을 타개하고자 했던 선진화법이 무능 국회의 원인이 돼 정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보완책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이른 시일 내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 리본 외에도 쟁점 법안에 대한 최종 권고안 마련을 위한 ‘원로 회의’ 설치, 일정 기간 경과 시 자동 원 구성, 법제사법위원회 자구심사제도 개선 등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최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제안한 것은 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최근 이 법 때문에 중점 법안 처리에 발목을 잡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 이어 3월에도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야당 반대로 기초연금법 등 복지 3법, 원자력방호방재법 등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더불어 최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제와 관련해 장차관, 판검사 등으로 감찰 대상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유지하게 된 데에 대해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로펌 취업심사 대상 1급 이상으로 확대 추진

    정부가 공직 퇴직 후 법무법인(로펌)에 재취업할 때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을 각 부처 차관 이상에서 판검사를 포함한 1급 이상 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14일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대해 법무부 및 법원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행부는 취업심사 대상을 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급 이상 법관과 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이상 검사, 행정부 1급 이상인 재산공개 대상 공무원으로 확대해 그 인원을 3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검찰개혁법 후퇴 여당서도 비판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8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주요 법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상설특검 및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검찰개혁법이 꼽힌다. 상설특검은 특검 발동 경로와 임명 절차를 미리 정해 두고 비리가 발생하면 곧바로 특검을 임명해 수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특별감찰관제는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등을 대상으로 비위 행위를 감찰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특별감찰관법은 재석의원 160명에 찬성 83명, 반대 35명, 기권 42명으로 가결됐다. 찬성이 반대·기권표보다 불과 6표 많아 턱걸이로 겨우 통과했다. 민주당이 대거 반대·기권표를 던졌다. 상설특검법안도 재석의원 159명에 112명이 찬성하고 반대·기권이 각각 17명과 30명 등 47명에 달했다. 이는 상설특검이 별도 조직과 인력을 갖춘 ‘기구특검’이 아니라 한 단계 낮은 ‘제도특검’이라는 점과 특별감찰관 대상에 국회의원과 판검사 등 권력기관 공직자들이 빠지자 개혁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조차 비판이 적지 않았다. 특별감찰관법에 반대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표결에 앞서 “고위 공직자에 포함되는 국회의원, 고위 선출직, 판검사, 경찰 경무관 등이 빠져 대통령 주변만 뒤지는 법안에 불과하다”며 “특별감찰관에게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이 없어 법안 자체가 의미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송영근 의원도 “정쟁에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했다. 상설특검 법안에 대해서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법안이 상설특검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무늬만 상설특검이고 오히려 발의안보다 개악됐다”고 비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종면 칼럼] 한눈파는 코레일 사장 직업이 뭔가

    [김종면 칼럼] 한눈파는 코레일 사장 직업이 뭔가

    미국 폭스뉴스의 성가를 드높인 보수논객 빌 오릴리의 말은 핵심을 찌르는 데가 있다. “이제 정치가는 감투가 됐다. 워싱턴으로 향한 사람은 자신의 생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정치가 평생 직업이 됐다. 달콤한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독설처럼 들리지만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사람이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같은 감투를 쓰기 위해 교수도 판검사도 변호사도 다 집어치우고 정치에 나서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번듯한 생업도 소용없다. 권력의 꿀단지가 우선인 듯하다.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이면 체면 불고하고 정치판을 끼룩댄다. 정치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만두는 치명적인 직업이다. 문제는 끝 모르는 욕망의 날갯짓이 종종 신화 속 이카루스의 허망한 비상으로 끝나고 만다는 점이다. 지금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볼썽사나운 모양새도 바로 그 징글징글한 정치 때문이다. 22일간의 사상 최장기 철도노조 파업으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른 지 한 달도 안 돼 코레일의 수장이 여당 대표를 찾아가 ‘지역구 청탁’을 했다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내용을 흘렸든 어쨌든 그것은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다. 파업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 모든 것을 걸어도 시원찮을 판에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동분서주한 그 몰염치한 행태에 분노할 따름이다. 코레일은 민영화 논란은 차치하고 철도파업 참가자 400여명에 대한 징계, 노조에 대한 15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 등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지금이 한가하게 권력의 뒤를 쫓으며 정치 바람을 필 때인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공공부문 개혁은 박근혜 정부가 명운을 걸어야 할 핵심 국정과제다. 정권의 색깔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개혁의 성과를 내야 한다. 방만경영에 허덕이는 코레일은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이다. 하지만 철도개혁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역대 정부마다 개혁의 칼을 빼들었지만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이런 막중한 일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다. 장수가 잡념이 많으면 검을 뺄 기회를 놓친다. 딴생각 없이 철도개혁에 매진할 수 있는 도덕적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코레일을 이끌어야 마땅하다. 최 사장은 공기업 사장이란 본분을 잊고 정치욕심을 부리다 게도 구럭도 다 잃은 꼴이 됐다. 2016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남은 임기를 마치겠다고 하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언제 또 정치병이 도질지 모른다. 여러 정권에 걸쳐 이쪽 저쪽 오가며 헷갈리는 정치 행보를 보여 온 그는 지난해 10월 낙하산 인사임에도 나름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코레일 수장 자리에 무난히 올랐다. 그런데 석 달여 만에 동티가 났다. 지금 있는 자리를 더 크고 더 강한 권력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쯤으로 여긴다면 코레일 사장은 물론 정치인 자격도 없다. 기어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보겠다는 심산이라면 지금 당장 코레일을 그만두고 정치를 하는 게 낫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요 정치적 잔명을 지키는 길이다. 다시 문제는 ‘낙하산’이다. 정부가 아무리 공기업 개혁을 외친들 낙하산 인사가 기승을 부린다면 만사휴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고 선언한 뒤 어떤 일이 벌어졌나. 정치인 낙하산 인사가 이전보다 3배나 늘었다. 부총리 발언 이후 새로 임명된 기관장·감사 40명 중 15명이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이라고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정치 낙하산 꽃이 활짝 폈다. 그러니 너도나도 정치로 달려가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비정상 중의 비정상이다. 공기업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미 편 낙하산이라도 과감히 다시 접어야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최연혜 파문’에서 똑똑히 봤다. 낙하산을 타고 온 정치꾼은 언제 어느 순간에 또 자신을 까마득히 잊고 정치 추파를 던질지 모른다. 이제 화두를 들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jmkim@seoul.co.kr
  • [서울 플러스]

    감사담당관 개방형직위로 채용 동작구(구청장 문충실) 감사담당관을 개방형 직위로 공개 채용하기로 하고 다음 달 6∼10일 지원서를 접수한다. 응시 자격은 5급 이상 공무원, 판검사, 변호사, 공인회계사로 3년 이상 근무, 감사 관련 업무 3년 이상 종사 중 어느 하나의 경력이 있고, 지방공무원법 제31조 및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15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총무과 820-1234. ‘베누스토 플루트’ 초청 공연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오는 21일 오후 6시 구청 지하대강당에서 ‘베누스토 플루트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한다. 평소 문화공연 관람이 쉽지 않은 장애인, 노약자,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을 위해 배려 좌석 50개를 따로 운영한다. 문화체육과 2094-1833. 사회적경제 공간지원 협약식 강동구(구청장 이해식) 18일 사회적경제 공유공간 지원 협약식 및 제1호 ‘엔젤존’ 개소식을 갖는다. 엔젤존은 성내로 6길에 자리한 신광빌딩 3층 일부 공간(19.8㎡)으로 사업주의 자발적인 공간 제공으로 마련됐다. 이곳엔 지난해 강동구 사회적경제 공모에서 선정되고 올해 고용노동부 지역형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업체 ㈜플랙시큐리티가 입주한다. 홍보과 3425-5824. 18일 중학생 진로박람회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18일 중학생 1400여명이 참여하는 ‘진로박람회’를 마련한다. 청소년의 진로지도 및 건전한 직업의식 고취, 적성에 맞는 직업탐색을 위해 ‘전문직업인 멘토 상담’ 등 50개 부스가 설치된다. 시교육청과의 업무협약에 의한 것이다. 마포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코리아잡스쿨, 시립마포청소년수련관 공동 주관이다. 공보과 3153-8955.
  • [커버스토리] 내 등급 VIP라더니… “의사 3분간 만나는데 100만원”

    [커버스토리] 내 등급 VIP라더니… “의사 3분간 만나는데 100만원”

    “결혼정보업체가 등급을 생각보다 높게 줬다고요? 더 나은 상대를 만나라고 부추기며 고액을 요구하지는 않았나요?” 25일 만난 전직 결혼정보업체 직원 김모(51)씨는 “후한 등급 뒤에는 교묘한 상술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여성 고객을 무조건 상위 등급에 올려놓은 뒤 “의사, 판사, 검사, 교수, 대기업 사원을 만날 수 있다”고 부추기며 VIP 회원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수법이라고 했다. ‘좋은 상대’를 만나려면 당연히 회원비는 500만원 정도로 오른다. 그는 “내가 있던 회사의 커플매니저들은 평균 월급이 500만원 정도였고 일부는 1500만원까지 받기도 했다”면서 “회원을 유치하면 회원비의 최대 10%를 성과급 조로 받기 때문에 웬만하면 등급을 올려준 후 회원비 단가를 높인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결혼정보업체를 통한 중매를 말할 때 ‘등급’을 떠올린다. 커플매니저 등을 상대로 결혼정보업체의 등급에 얽힌 진실을 알아봤다. 아버지가 중소기업 사장을 지낸 김모(36·여)씨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최고 등급이라는 평가와 함께 회원비 500만원을 냈다. 하지만 성혼에는 실패했다. 의사나 변호사가 상대로 나오기는 했지만 김씨는 이들을 ‘미팅꾼’이라고 불렀다. 만난 지 3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는데 업체는 100만원을 차감했다. 전직 시중은행장의 아들은 카이스트 출신으로, 회원비를 1000만원이나 지불했다. 1년간 여러 여성을 만났지만 성혼이 되지 않았다. 등급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은 편이다. 학력, 집안, 재력, 외모 등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등급으로 매기니 당연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업체들은 ‘남성 1등급의 기준은 자산 100억원 이상, 서울대 법학과 졸업, 판사, 키 185㎝ 이상’, ‘여성은 부모님이 1급 공무원이면 외모와 상관없이 1등급’ 같은 극단적인 기준은 없다고 말한다. 어쨌든 돈을 벌기 위한 사업 목적의 소개에서 ‘서열’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 직업, 학력, 소득, 재산, 가정환경 등은 여전히 점수화된다. 한 결혼정보업체가 밝힌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커플매니저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평가 방식을 만들었다. 100점 만점으로 직업 점수 기준은 90점대(판검사, 변호사, 의사, 대학교수, 고위 공무원), 80점대(파일럿, 회계사, 약사, 수의사, 한의사, 펀드매니저, 교사), 70점대(애널리스트, 노무사, 기자, 배우, 장교), 60점대(학원 강사, 경찰관, 운동선수, 군무원, 기술자) 등으로 나뉜다. 학력도 대입 배치표를 참고해 90점대(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각 대학 의대), 80점대(서울 중상위권), 70점대(서울 중하위권 및 지방 국립대), 60점대(지방대) 등으로 나눴다. 외모는 커플매니저와 상대방의 평가를 고려해 A, B, C, D, E로 분류한다. 다만 맞선이 이뤄지고 상대방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면 배우자 지수는 올라갈 수 있다. 정성(定性) 평가를 곁들인 셈이다. 또 다른 업체는 ‘고객 맞춤형 등급’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가입자는 본인과 희망 배우자에 대한 160여 가지 항목을 직접 입력한다. 본인의 주거 형식, 재산 정도, 신장, 체중뿐 아니라 선호하는 배우자의 직업, 학력, 종교, 나이, 신장도 적는다. 가족 사항에 부모의 학력과 직장은 기본이고 성격 성향 테스트에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의 성격은 어떤지 등 총 54개 항목을 상·중·하 형식으로 써넣는다. 이 자료들이 알맞은 상대를 골라주는 식이다. 하지만 아직 고전적인 등급을 쓰는 곳도 상당수다. 한 결혼정보업체 간부는 “기본적으로 남자 등급은 학력, 재산, 자가 주택 유무로 결정되고 여자는 학력, 재산, 외모로 등급이 산정된다”면서 “가입 시 남성은 서면 가입이 가능하지만 여성은 꼭 직접 만나 면접을 하고 가입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다가오는데…수험생들 왜 포기 못하나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다가오는데…수험생들 왜 포기 못하나

    지난달 말 제55회 사법시험 2차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은 오는 10월에 있을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은 300명이다. 지난해 합격자 506명과 비교하면 그만큼 합격문이 더 좁아졌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사법시험 선발 인원이 점차 줄고 있지만 일명 ‘돈스쿨’로 불리는 로스쿨의 학비 부담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사법시험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7년으로 예정된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수험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에 대해 들어보았다. ‘사시생’(사법시험 준비생)에게 로스쿨 입학은 쉽지 않은 일이다. 로스쿨 입학 때 보게 되는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가 잘 나와도 합격이 100% 보장되지 않는다. 줄곧 사법시험 공부에만 매진하다 보니 대개 학부 성적이 좋지 않고, 방학 중 인턴 활동을 하거나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못해 처음부터 로스쿨을 겨냥한 학생보다 소위 ‘스펙’에서 밀린다. 마땅한 스펙이 없는 상태에서 사법시험 1차 시험에 합격한 경험마저 없으면 로스쿨 면접에서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생각이다. 올해로 6년째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윤모(28·여)씨는 스스로를 “무모하다”고 표현했다. 윤씨는 아직까지 1차 시험 합격 경험이 없다. 그는 “요즘 수험생들끼리 공공연하게 2차 시험 응시 경험이 없으면 사법시험은 관두고 로스쿨로 가라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만약 올해도 합격하지 못한다면 로스쿨 입학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싼 등록금이 걸림돌이다. 참여연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를 통해 전국 25개의 로스쿨 등록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사립대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1860만 7429원으로 나타났고 국립대 로스쿨의 평균 등록금은 1111만 4727원으로 조사됐다. 25곳 중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 곳은 단 4곳이었다. 윤씨는 “사법시험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큰돈을 들여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거나 학교 고시반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로스쿨 등록금과 책값, 학원비, 숙식비 등 사법시험 준비기간에 드는 비용이 비슷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둘을 같이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로스쿨 진학을 망설이는 이유는 또 있다. 올해로 사시생 4년차를 맞은 안모(26·여)씨는 사법시험이 폐지되기 전까지는 로스쿨에 입학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 과정 면에서 여전히 사시 쪽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안씨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 들어가면 2년 동안 이론과 실무 교육을 철저하게 받는다. 1년 동안은 현직에서 일하는 판검사 등으로부터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1년은 지방을 돌며 시보로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서 “로스쿨에서는 방학 동안만 법원 등에서 잠깐 시보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합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만큼 사시생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안씨는 “로스쿨에서는 ‘돈’이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사법시험은 등수대로 대우가 달라져서 나중에 대법관까지 하려면 연수원 성적이 우수해야 하지만, 로스쿨생들이 보는 변호사시험은 등수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 우수자보다는 법조계에 연고가 있는 학생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취직한다”며 “집안 배경이나 돈 때문에 겪는 불평등이 로스쿨 도입 이후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올해 1월 로스쿨 2기생들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 공개가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사법연수원생들은 검사와 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임명할 때 로스쿨생과 일원화된 공개경쟁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 중이다. 현재 검사와 로클럭은 로스쿨생과 사법연수원생을 나눠서 선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로클럭 등 법조인 경험을 3년 이상 쌓아야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사시에 합격해도 여전히 좁은 문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법연수생, 입소땐 판검사 수료땐 로펌 선호

    지난 1월 수료한 42기 사법연수생들이 2년 동안의 연수과정을 거치면서 선호 직업이 판검사에서 중·대형 로펌 변호사로 눈에 띄게 변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법과대학 석박사 통합과정에 재학 중인 이준석씨는 서울대 법학연구소에서 최근 발간한 ‘서울대학교 법학’ 6월호(제54권 2호)에 쓴 논문에서 42기 연수생을 대상으로 두 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41기 연수생 출신인 이씨는 42기 연수생들이 연수원 입소 직후인 2011년 3월과 4학기 실무수습과정 시작 직전인 2012년 5월 두 차례 설문조사를 했다. 42기 연수생은 로스쿨 졸업생과 경쟁해야 하는 첫 기수로 지난 1월 826명이 연수원을 수료했다. 논문에 따르면 1차 설문에 응답한 289명 중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는 판사가 49%로 가장 많았고, 검사 26%, 중·대형 로펌 변호사 8%, 행정부 4% 순이었다. 그러나 2차 설문에 응답한 199명의 선호 직업은 판사 26%, 검사 11%로 크게 떨어진 반면 중·대형 로펌 변호사는 26%로 크게 늘었다. 행정부와 사내 변호사도 각각 7%와 6%로 선호도가 증가했다. 소규모 로펌도 2%에서 10%로 늘었다. 이씨는 “42기 연수생은 수료 후 판사로 바로 임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재판연구원(로클럭)도 지위가 불안정해 판사 대신 검사나 변호사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씨는 그러나 2차 설문조사 당시에는 채용시즌과 맞물린 시기여서 응답자들이 로클럭이나 판검사로 취직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단 중대형 로펌에 채용확정을 받아놓는 ‘보험용 컨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전도유망 삶 바꿔놓은 연극, 관객과 교감하는 재미 실감”

    “전도유망 삶 바꿔놓은 연극, 관객과 교감하는 재미 실감”

    배우 김의성(48)은 연극에서 출발해 1990년대 충무로에서 주목받았다. 전성기에 갑자기 배우 생활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했던 그가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영화를 거쳐 다시 연극 무대다. 강산이 두 번 바뀌었지만 그를 잡아 끄는 연극의 힘은 여전한 듯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84학번인 김의성은 시대와 사회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대학생이었다. 2학년 때 대학 연극반의 공연을 보고 뒤풀이에 따라갔다가 연극에 발을 내디뎠다. 암울한 군부독재 시절 대학가에 문화운동이 퍼져나가던 때였다. “뒤풀이에 가서는 신나게 술을 마시고 놀았죠. 하지만 연극을 통해 사회에 발언을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연극의 힘을 느꼈어요.” 졸업도 하기 전인 1987년 극단 ‘천지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노동자 대투쟁이 불붙듯 번져나갈 무렵 그는 파업 현장과 학교를 돌며 사회성 짙은 연극을 했다. 졸업만 하면 대기업을 ‘골라 갈’ 수 있었지만 20대 김의성의 마음은 연극으로 가득했다. “그땐 배우를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저 연극을 통해 정의의 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6년 넘게 연극판을 누비다 브라운관을 거쳐 스크린으로 진출했다.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1990년대 중반 충무로의 대표 배우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언제부터인가 스크린에서 얼굴을 감췄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제 연기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영화 수출, 드라마 제작 등 사업가로 순항했다. 하지만 배우는 운명이었을까. 2010년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홍 감독과 만났고 이듬해 영화 ‘북촌방향’에 출연했다. 다시 배우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남영동 1985’, ‘건축학개론’, ‘26년’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의 복귀를 알렸다. 이번에는 ‘우먼 인 블랙’으로 연극판에 돌아왔다. 20년 만의 연극 무대다. 영국 작가 수전 힐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는 젊은 시절 변호사로 일하다 평생 잊지 못할 공포를 경험했던 주인공 아서 킵스 역을 맡았다. 소리와 조명, 소품으로 오싹한 공포를 전달하는 연극에서 그는 코믹과 호러를 넘나드는 연기로 관객들의 심리를 흔든다. “제가 대중성 있는 연극을 하니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을 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죠.” 20년 만의 연극은 두려운 도전이었지만 요즘은 관객들과 교감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공연이 끝나면 주연배우들이 공연장 출구에서 관객들을 배웅합니다. 그때 보면 90% 이상은 만족했다는 눈빛이에요.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올 하반기 영화 ‘관상’과 ‘소수의견’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 연극도 다작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저에게 연극은 현재이기보다 과거입니다. 대기업에 가거나 판검사가 될 수도 있었던 제 삶을 후다닥 뒤집어 놓았던…. 앞으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연극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당장 내년엔 ‘우먼 인 블랙’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하하.” 9월 22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3만원. (02)766-600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비위 검사’ 변호사 못한다

    앞으로 비위 행위를 저질러 면직 이상의 징계를 받은 검사는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게 된다.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변호사법’ 개정안을 3일 입법예고했다. 현행법에는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파면이나 해임 처분을 받고 옷을 벗은 검사에게만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그보다 낮은 단계의 징계인 면직 처분을 받아 퇴직한 검사도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판검사 등 변호사 자격자가 공직에 근무하던 중 직무와 관련없는 위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 대해서도 대한변호사협회가 의결을 거쳐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광주지검 A검사를 면직 처분하는 등 검사 8명을 징계했다. A검사는 2010년 11~12월 순천지청 재직 시절 화상 경마장 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유흥주점·모텔 등에서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면직됐다. 전주지검 소속이던 B검사는 피의자로부터 7차례에 걸쳐 234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는 등 비위 사실이 확인돼 면직 처분을 받았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오늘의 눈] 대형 로펌과 법치주의/김학준 메트로부 차장

    [오늘의 눈] 대형 로펌과 법치주의/김학준 메트로부 차장

    ‘유전무죄, 무전유죄’ 1988년 교도소 탈주범 지강헌이 서울 북가좌동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중 기자들에게 외쳐 유명해진 말이다. 하지만 한번쯤이라도 송사 때문에 허리가 휘는 일을 겪은 사람이라면 한낱 범죄자의 궤변이라고 치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민망한 얘기지만 한때 ‘변호사는 허가 받은 도둑’이라는 말도 유행했다. 법 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다. 사회가 진화하고 사법시스템이 보완되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모순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더니 대형 로펌의 등장으로 다시 이 말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형 로펌을 등에 업은 대기업을 이기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법조계의 상식이다. 그만큼 로펌은 상대에게는 두려운 존재다. 요즘 ‘갑의 횡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결국 이들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로펌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로펌은 이미 법조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운영 행태도 마피아 식 냄새를 풍긴다. 수임료와 매출액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은 별로 없다. 그러면서도 현직 법조인과 학맥·인맥을 통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에는 수완이 보통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법 논리 못지않게 학맥·인맥을 통한 로비가 작용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로펌이 고위 판검사 출신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로펌에서 1∼2년만 일해도 수억원이 보장되니 한때 기개 있던 판검사도 로펌의 손짓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는 성적이 좋은 사법연수원생을 입도선매하기도 한다. 로펌은 고위 행정 공직자 출신을 영입하는 데에도 공을 들인다. 말로는 경험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로비를 위해 바지사장을 고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로펌이 인수합병·지식재산권·국제중재 등 미개척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법·정의를 실현하기보다는 고객에게 유리한 환경과 논리를 만들어 내는 ‘법 기술자’다. 물론 그것이 변호사의 의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법 해석이 왜곡되고 있다. 로펌의 보호를 받는 기업의 수백억∼수천억원대 횡령·사기·탈세가 잡범만도 못한 처벌을 받는다. 의뢰인의 범죄와 거짓말을 알면서도 법의 맹점을 이용해 소송에서 이기는 행위는 엄연히 따지면 범죄다. 대형 로펌은 변호사업계의 균형도 무너뜨리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변호사들이 상당수 있는 반면 로펌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형 사건 수임을 도맡아 하고 있다. 변호사제도가 돈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반대의 계층은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회 시스템으로 작용한다면 사설 변호인을 없애고 국선 변호인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법과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선과 악을 바꿀 수도 있는 여의봉을 휘두른다면 사법체계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kimhj@seoul.co.kr
  • 김진태-서영교 ‘운동권 출신’ 발언 ‘설전’ 2라운드

    김진태-서영교 ‘운동권 출신’ 발언 ‘설전’ 2라운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사건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이틀 연속 ‘운동권 출신’ 발언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감정싸움이 전날에 이어 더욱 격화됐다. 앞서 지난 17일 김 의원은 국정원 사건의 주임검사인 진재선 검사가 1996년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이었던 이력을 거론하며 “한국 검찰에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공소장이 나온 데다가 주임검사가 (PD계열) 운동권 출신이다.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을 위협하는 사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자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 의원은 “이기주의적으로 공부만 했던 사람이 총학생회장의 헌신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느냐. 자기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는 것을 질타한다”고 발끈했다. 김 의원은 18일 법사위의 감사원에 대한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전 이 발언을 다시 문제삼았다. 그는 “저는 서 의원이 학생운동하느라 아는 게 없고 법률지식이 없는데 왜 법사위에 앉아있냐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인생에서 살아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애국 헌신하는 길은 각자 다른 것”이라며 서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학생운동 전력은 훈장이 아니다. 정말 학생운동을 한 사람은 겸손하다. 원래 태권도를 배울 때 파란띠, 빨간띠를 맬 때 자랑한다. 고수는 드러내지 않는다. 진짜 고수가 싸우면 상대가 다치기 때문”이라며 서 의원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사정도 다 다른데 학생운동을 안 했다고 해서 매도당하고 비판당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 떠나서 이기적이라거나 공부만 한 사람이라 자격이 없다는 것은 인신공격이다. 적어도 국회에서 이런 무례한 언사가 나온 것이 대단히 유감스럽다. 서 의원은 법사위 끝날 때까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또 “운동권 출신들은 한국 정부의 정통성을 위해 학생운동을 했다는데 왜 한국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면서 이래서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지지받지 못하고 정권을 획득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지금 이 자리에도 대한민국의 적이 있다”면서 ‘종북세력’을 언급,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고 민주당이 여기에 동조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서 의원을 향한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곧장 반발했다. 서 의원은 “어제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학생운동을 한 검사가 사회단체에 기부한 행위를 ‘종북’인 양 몰고 간 발언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학생회 임원은 종북’이라는 공식을 만들고 공격했으면 방어할 기회는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학생운동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학생운동한 사람의 헌신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감싸고돌며 학생운동한 사람을 종북으로 몰고 간 것에 자기 방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설전이 심해지자 동료 의원들도 거들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서 의원의 발언은 국민들을 상대로 학생운동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을 평가하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서 의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판검사가 됐든 변호사가 됐든 민주주의에 관한 인식이 없는 먹물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했는데 김진태 의원이 자신에 대한 발언이라 자백하는 것을 보면서 ‘김 의원이 양심에 많이 찔렸구나’하고 생각했다”며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영란법’은 청탁 거절할 명분 주자는 法이지

    ‘김영란법’은 청탁 거절할 명분 주자는 法이지

    서초동 농담 하나. “대한민국 형법전엔 수백가지 죄명이 있지만 진짜 죄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찍힌 죄’, 다른 하나는 ‘들킨 죄’.” 웃을 일 아니다. 당신이나 당신 직계 가족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니라 할 수 있나. 우리 가여운 회장님 검찰에 불려다니시는데 조직원으로서의 예의(?)를 내팽개칠 수 있나. 그러니까 “그 놈이 그 놈”인게다. 모두 도둑님이긴 매한가지인데, 걸려드는 건 잡힌 놈 아니면 모난 놈일 뿐이다.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김영란·김두식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는 이제는 이 문제를 다 발가벗겨놓고 말해보자 주장하는 책이다. 두 저자만 봐도 대충 감은 온다. 김영란은 대법관, 국민권익위 위원장을 지냈다. 위원장 시절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청탁 자체를 금지하자는 일명 ‘김영란법’을 추진했다. 국민들은 환영하는 듯 보였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자에다 판사 출신이라 그런지 세상물정 모른다’는 뉘앙스의 말이 은근슬쩍 돌아다녔던, ‘겉으로야 찬성하지만 속으로는 모두 다 반대’한다는 말이 떠돌던 그 법 말이다. 김두식은 검사 출신으로 검사 더 하다가는 죽을 것만 같아 학문쪽으로 방향을 틀어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됐다. 이런저런 책을 통해 우리 헌법 정신의 핵심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정리하고, 알음알음으로 얽혀있는 법조인 세계에다 ‘불멸의 신성가족’이란 이름을 부여했으며, 반항끼 넘치는 자녀들의 문제를 ‘지랄총량의 법칙’으로 정리해준 인물이다. 이런 두 사람의 대담집이니 당연히 주제는 ‘반부패’. 그런데 읽다보면, 일단 만나서 어디 한번 얘기나 해봅시다라는 수준을 넘어섰다. 일상적 부패와 정치자금 문제를 두고 마이클 존스턴의 4단계 부패 유형(독재형, 족벌체제형, 엘리트카르텔형, 로비시장형) 얘기가, 리처드 카츠와 피어 메이어의 정당유형(카르텔, 대중, 포괄) 얘기가 나온다. 이외에도 국내외 논문, 통계자료, 사례 등이 등장한다. 그러니까 아주 작정하고 만난 거다. 그렇다고 내용이 학구적인 것만도 아니다. 김두식이 악역을 자처해서다. 속사정 뻔히 알 법도 한데 반대편 입장에서 물고 늘어진다. 이에 대해 김영란은 그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왜 김영란법을 만들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김영란도 판사 시절 전해 듣기도, 직접 겪기도 했던 일들을 말한다. 대법관 시절 “목숨을 걸고 들어오는 청탁”에 대한 얘기도 털어놓는다. 제일 어려운 건 ‘관계’로 밀고 들어오는 청탁이다. 관계, 이것 참 골치아프다. 맞장구쳐주는 김두식 말마따나 한국 사회에서 관계를 들이미는 상대를 내친다는 건 그 사람 얼굴에다 “침 뱉는” 행위에 가깝다. ‘그렇게 잘났냐’, ‘네 놈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줄 아느냐’, ‘나중에 두고보자’ 뻔한 레퍼토리가 쏟아진다. 김영란은 “저처럼 네트워크가 별로 없는 사람조차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청탁에 노출된 사람은 어떨까” 싶었다는 것이다. 껄끄럽고, 어색하고, 괜한 낯 붉히기 싫으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그렇게 한두 번 만나고 밥 먹다 그냥 그렇게 넘어간다. 이리 되다보니 이제 세상은 모두가 모두를 의심하게 된다. 저 사람 뒤엔 누가 있을까, 궁금해지고 내 뒤엔 누굴 놔두지, 고민한다. 자기는 죽어라 판검사, 고위 공무원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남들이 그러는 건 반칙이다. 그렇다고 판검사나 고위 공무원이 고마운 것도 아니다. 뒤돌아서서는 판검사놈들이나 고위공무원놈들도 다 똑같은 놈들이라 욕한다. 이건 거대한 악순환이다. 김영란은 이런 나라를 “거대한 피해망상증과 과대망상증의 나라”라고 정리한다. 김영란은 신영복이 책 ‘강의’에서 언급한 ‘집단타락론’을 언급한다. 우리나라엔 유달리 “유명인의 부정이나 추락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하는 마음 대신 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타인의 부정이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 다 썩었는데, 도둑질 해먹는 놈 천지인데, 나 하나 살짝 선 넘는 게 뭐 그리 대수냐, 아니 한발 더 나아가 그래도 난 이제껏 양심껏 살아왔으니 이 정도는 괜찮을거야, 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모두가 피해자라 징징대는데, 알고보면 그들 모두가 가해자다. 그래서 김영란은 ‘김영란법’이 현실을 모른 채 무조건 처벌하는 법이라는 반박에 대해 이렇게 응수한다. 반부패란 “소수의 악당이 아니라 다수의 선한 사람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풀릴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니 김영란법은 앞으로 공무원하려면 애비 에미도 몰라보는 냉혈한이 되어 주변 인간관계 다 파탄내라고 요구하는 법이 아니라, 아는 사이라고 청탁 잘못했다가는 청탁하는 사람이나 청탁받는 사람 모두 곤란한 처지에 빠질 수 있겠구나라고 일러주는 법이라고 정의한다. 선의의 공무원에게 법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무력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법이라는 것이다. 공포 1년 뒤 시행하고, 처벌규정은 2년 뒤 적용토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제가 반부패이다보니 흥미롭게 읽을 대목은 많다. 최근 말이 많은 공직자비리수사처니 상설특검이니 하는 것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김영란은 대검 중수부 폐지, 대배심 도입, 검사장 선거제 도입 같은 조치보다 공수처가 됐던 상설특검이 됐든 뭐든 검찰과 같은 수준의 기관을 하나 더 만들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정말 인사권까지 다 줘버리라 제안한다. 검사 파견받아 비슷한 기관 하나 더 만들어봤자 어차피 그게 그거 아니냐는 김두식에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의 사례, 행정학 용어 가외성(Redundancy)를 끌어다댄다. 관심있다면 한번 참고해볼 대목이다. 또 인수위에 대해서도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예비내각, 그러니까 섀도 캐비넷을 공개토록 하는 방안도 흥미롭다. 김영란은 차기 정부 내각의 인적구성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정책적 색깔을 드러내 정책투표를 유도할 수 있는데다, 미리 충분한 검증이 가능하고, 민간영역에서 입각하는 이들에게 공무원 행동강령 등을 주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부실검증을 둘러싼 온갖 논란에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자의 급작스러운 사퇴 등의 사례를 볼 때 흥미로운 대목이다. 1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김용수 학폭 전문 변호사 “설문으로 폭력 위험 감지하고도 방치 숨기기 급급한 교사·학교가 가장 문제”

    김용수 학폭 전문 변호사 “설문으로 폭력 위험 감지하고도 방치 숨기기 급급한 교사·학교가 가장 문제”

    “학교 폭력 예방 법령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학교 폭력 예방과 근절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 부족입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법률 자문과 분쟁 조정, 소송 대리를 하면서 학교 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져 온 김용수(46·사법연수원 32기) 변호사가 14일 학교 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문제점을 꼬집은 말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한 김 변호사는 2007년 서울변호사협회의 ‘청소년 지킴이 변호사단’ 활동을 하며 학교 폭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경북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과 충남 공주 고교생 자살 사건의 피해자 변론을 담당했다. ‘알기 쉬운 학교 폭력·성폭력 관련 법령의 이해’라는 책도 발간했다. “2007년 서울의 한 중학교에 특강을 하러 갔는데 수업 시작 전부터 계속 자는 학생이 있어 반 친구들에게 깨우라고 했더니 ‘얘, 짱이라서 아무도 못 건드려요’라고 하더군요. 그날 우리 학생들의 실태에 대해 느낀 바가 커 학교 폭력에 대한 논문도 찾아보고 또 제가 쓰면서 학교 폭력 상담을 시작했죠.” 지난해 영주의 중학생 이모(당시 14세)군 사건은 그에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아이가 심각한 학교 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정황이 설문조사 등 곳곳에서 드러났지만 학교와 상담기관의 무관심에 방치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과거에는 법과 제도가 미미하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이군은 학교 폭력 예방 시스템을 통해 문제가 이미 감지됐는데도 홀로 방치됐다”면서 “제도 정비보다 심각한 문제는 학교 폭력 등을 숨기기에 급급한 교사와 학교 풍조”라고 꼬집었다. 제도 측면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자치위) 회의록을 공개토록 개정한 것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자치위는 학교 폭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기구로 학교별로 구성되며 학부모와 판검사, 변호사, 교사 등으로 구성된다. 김 변호사는 “자치위 회의록은 위원 간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보장하기 위해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도록 했고,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는데 지난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의 특별법 발의로 변경됐다”며 “회의록이 익명으로 공개되기는 하지만 가해자 가족이 회의록을 보면 누군지 특정할 수 있고 협박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자치위로 전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관예우 공화국

    [커버스토리] 전관예우 공화국

    인사청문회 때마다 전관예우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고위 판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이 ‘얼굴 변호사’를 내세우거나 선임계를 내지 않고 사건을 맡은 뒤 의뢰인에게 수천만~수억원대의 착수금과 성공보수를 받고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는 얌체짓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수의 변호사들은 1일 “고위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은 대체로 사건을 직접 수임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변호사를 대리로 내세우는 등 선임계를 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대학 입시 비리로 최근 구속된 A씨. 집행유예도 어려운 상황인데 벌금형을 선고받는 조건으로 담당 법원의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를 선임했다. B변호사는 착수금 2000만원에 성공보수 3000만원을 요구했다. B변호사는 자신이 아는 후배 변호사에게 300만~500만원을 받고 사건을 수임케 한 뒤 그를 얼굴 변호사로 내세웠다. B변호사는 후배 변호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되면 내가 한 줄 알면 된다”고 했다. 지방의 검찰에서 수사를 받던 C씨는 서울 지역 검사장 출신의 D변호사를 선임했다. 구속을 면하는 조건으로 착수금과 성공보수로 5000만원을 지불했다. D변호사는 수사 담당 지역 검찰에게 입김이 통하지 않자 C씨 사건을 자신이 몸담았던 서울 지역 검찰로 이송시켰다. C씨는 구속되지 않았다. 서울의 한 변호사는 “지방 사건이었는데 해당 지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얼굴 변호사로 내 이름만 올려 달라고 했다”면서 “착수금·성공보수로 2억원을 받는데 1억원을 주겠다고 했다. 일은 자신이 다 알아서 처리할 테니 걱정 말라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관 변호사들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세원 파악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변호사들은 “사건당 보통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받는데, 모두 탈세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국세청 조사국 관계자는 “전관 출신 변호사 등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진 않지만 제보나 첩보 등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나온다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변호사법상 선임계 미제출은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 정직, 3000만원 이하 과태료, 견책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선임계 미제출로 처벌받은 변호사들의 현황은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면서 “변협회장이 징계위원회에 징계 개시를 청구하고 징계위는 처분 수위를 결정한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변회 첫 30대 신임회장… “사시 반드시 지킬 것”

    서울변회 첫 30대 신임회장… “사시 반드시 지킬 것”

    “젊음과 열정을 바탕으로 전체 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에너지 넘치는 회장이 되겠습니다.” 변호사 업계에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신임 회장에 나승철(35·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가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서울변회는 9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지난 21일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비주류를 표방했던 위철환(55·18기) 변호사가 당선된 데 이어 변호사 업계 대변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위 변호사는 야간고등학교와 야간대학교를 졸업한 뒤 비(非) 판검사 출신으로 경기도 수원에서 변호사 일을 시작한 ‘비정통파’ 변호사로 꼽힌다. 일자리 창출, 청년 변호사 지원 등 ‘보통 변호사’를 기치로 내걸어 회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나 변호사도 판검사 출신이 아니다. 그러나 나 변호사는 비주류를 표방했던 위 변호사와는 달리 서울변회 최초의 ‘30대 회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껏 서울변회 회장은 50대 이상 변호사가 맡아 왔다. 지난해 10월 법조경력 10년 미만 변호사들의 모임인 ‘청년변호사협회’를 결성해 회장직을 맡아 오면서 젊은 변호사들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아온 것이 당선의 발판이 됐다. 나 변호사는 당선 직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변호사 업계가 과거에는 권위를 중시했지만 이제는 젊고 패기 있는, 그야말로 ‘일할 사람’을 뽑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면서 “회원들이 큰 용기와 결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나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 안팎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사법시험 존치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법조계 진출 수단을 마련하는 것 ▲변호사 업계 내 근로기준법과 브로커 문제를 개선하는 것 ▲변호사 단체의 회계나 재산을 회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받는 것 등이다. 특히 3년 전부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저소득층의 법조계 진출이다. 나 변호사는 “로스쿨이 애초 취지와 달리 기득권의 유지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많이 봐 왔고 사시의 단점보다 로스쿨의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로스쿨을 폐지하는 방향이 아닌, 사시와의 공존을 위해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와 달리 이제는 변호사들도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때가 왔다”면서 “생계와 공익의 두 축이 함께 가도록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법시험 존치해야 개천서 용 납니다”

    “사법시험 존치해야 개천서 용 납니다”

    “서울대 출신이 아닌 데다 판검사 경력도 없는 평범한 변호사라는 점이 역설적으로 선거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법조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의 변호사들에게 제가 친근함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죠.” 지난 21일 대한변호사협회 제47대 회장에 당선된 위철환(56·사법연수원18기) 변호사는 22일 자신을 ‘보통 변호사’라고 표현했다. 1989년 연수원을 수료한 그는 경기도 수원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생활은 ‘판검사도 못해본 비주류 변호사’로 요약된다. “의뢰인들이 첫 대면에서 판사 출신이냐 검사 출신이냐고 물을 땐 난감했어요. 연수원을 갓 졸업한 초임에다 주간 명문고나 명문대 출신이 아닌 저에게 사건을 맡기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순탄치 않은 변호사 생활 20년 만에 수원지방변호사회장을 맡은 그는 2010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에 당선되면서 ‘보통 변호사의 반란’을 보여줬다. 그때만 해도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등 화려한 경력의 엘리트 출신만 회장직을 맡는 분위기였다. “사실 제가 할 자리는 아니였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도전했는데 진심이 통했던 것이죠.” 전남 장흥 출신인 그는 ‘야간고·야간대’라는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입시에 낙방한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낮에는 신문배달, 구두닦이를 하며 돈을 벌었고 밤에는 중동고 야간부를 다녔다.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6년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면서 성균관대 법대 야간부를 다녔다. 주경야독 생활만 10년을 넘게 했다. “주변에서는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며 미친 사람 취급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교사 생활을 계속하면 그만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요.” 스스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극적인 경험을 해온 터라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그의 입장은 확고하다. “로스쿨에 다닐 돈이 없는 서민층에도 법조계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로스쿨과 병행해 사법시험을 존치하거나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변호사 전체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그는 “변호사 강제주의 등 업계 일자리 창출만이 아니라 법률 구조제도 확대와 같은 공익적인 공약도 실행에 옮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5일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