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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정국’ 언제까지…/여·야 해법 찾을까

    ◎“개혁명분 사정 가속화”“기획성 사정” 맞서/DJ 영수회담 언급… 야 전국위 전환점 될듯 여야의 대치정국이 점입가경이다.여권은 11일 사정(司正)의 칼날을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에게 직접 겨냥했다.한나라당은 이에 뒤질세라 장외투쟁으로 맞불을 놓았다.여야 모두 한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정국 파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 대립은 현 정국을 바라보는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여권은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공방으로 사정(司正)정국을 희석시키려 한다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국세청이라는 공공기관이 대선자금 불법 모금에 동원된 사실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세풍(稅風)’을 ‘야당파괴 음모’로 규정,투쟁강도를 높이고 있다.여권이 정계개편의 밑그림에 따라 일련의 ‘기획성’ 사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권은 ‘개혁’을,야당은 ‘생존’을 명분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형국이다.특히 여야가 상대의 핵심부로 공세의 표적을 옮기고 있어 자칫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는 李총재가 ‘세풍 커넥션’에 직·간접으로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李총재를 직접 사정의 도마에 올렸다.이날 국민회의 당무회의에서 李총재가 ‘세풍(稅風)’의 ‘몸통’일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청와대 비서진에 직격탄을 날렸다.安商守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야당파괴,파행사정,의원 빼내가기,실질적인 검찰지휘 등 모든 정치 행위가 비서실장,정무수석,공보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들에 의해 기획,지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든,야든 정국경색의 장기화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金大中 대통령이 안동MBC와의 회견에서 여야 영수회담의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에서 여권의 정국 정상화 의지를 읽을 수 있다.한나라당도 여론을 감안,무작정 투쟁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다.때문에 여야는 극한 대결 속에서도 물밑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 다음주까지 벼랑끝 정국이 이어지다 21일 한나라당 전국위원회를 전환점으로 꼬인 정국이 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朴浚圭 의장 국회개혁 시동/개혁위 설치 방침…투표실명제 등 제안

    ◎자민련 당적이탈 표명… JP가 제동 朴浚圭 국회의장은 11일 아무런 공식일정이 없었다.정기국회가 이틀째 파행되면서 아예 손을 놓았다.전날은 3당 총무들이 의장실에 들락날락했다.그러나 하루만에 모두 발길을 끊었다. 朴의장은 이런 와중에서도 국회 개혁의지를 내보인다.그는 9선(選)의 최다선 의원이다.의장만 해도 세번째다.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기국회 첫날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전산시스템을 활용한 ‘투표실명제’를 제안한 것만 해도 그렇다. 국회제도운영개혁위 설치 방침도 밝혔다.한시적 의장 자문기구라고 설명했다.각 교섭단체,학계,언론계 인사 15명 안팎으로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그리고는 의사일정 예고제,크로스보팅(자유투표),상임위 상설소위 회의록 공개,정부부처 실·국장을 상대로 한 대정부 질문 등 방안을 제시했다. 朴의장은 취임때 “역사에 남는 의장이 되겠다”고 천명했다.이런 차원에서 자민련 당적을 이탈하겠다고 밝혔다.‘중립의장’으로 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그러나 金鍾泌 총리로부터 제동이 걸렸다.전날 자민련 의원 부부만 찬장에서 공개적으로 나왔다. 金총리는 이날 “국회의장께서 당적을 안 가졌으면 하나 본데 여러 정황으로 보아 당적을 갖는게 당연합니다”고 밝혔다.이어 “의장이 당을 떠나겠다고 할 때마다 뜨끔뜨끔했는데 생각을 고쳐주셨으면 합니다”고 권유했다. 朴의장은 “이곳 음식맛이 아주 좋습니다”며 동문서답(東問西答)으로 대신했다.한 측근은 “朴의장은 당적을 버릴 생각이 확고하다”고 전했다.이제 朴의장은 金총리가 ‘지원’을 바라는 위치에 있다.자민련 총재이던 金총리로부터 소외감을 적잖이 느끼던 것과 대조된다.
  • 野,정기국회 ‘볼모’… 정국 또 표류

    ◎개회 첫날부터 파행… 空轉 하나/여야,대선자금 싸고 양보없는 힘겨루기/“현안 산적… 거리정치에 한계” 물밑접촉도 여야 정권 교체 후 첫 정기국회가 개회 첫날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한나라당 의원들이 당론에 따라 개회식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입장은 간결하다.정부·여당이 야당을 정치권의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문제의 근원은 ‘세풍(稅風)사건’이다.한나라당은 여권이 대선자금 모금을 ‘새삼스럽게’도마 위에 올려놓은 ‘저의’에 무게를 둔다.사정(司正)을 무기로 한 야당파괴 공작이라는 시각이다. 여당은 이 사건이 여느 비리사건과는 괘를 달리한 사건으로 규정,강경대응 방침을 굳혔다.야당과의 인식차가 너무 크다.세금 도둑을 막아야 할 기관이 세금 도둑질의 주체가 된 사실을 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불법 조성한 돈을 지원한 데 대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실’로 간주하고 있다.국가기강 확립 차원에서도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여권 핵심부의 분위기다. 이같은 여야의 강경기조 때문에 정기국회는 상당기간 공전 등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회기기간 중 한나라당 5∼8명의 의원들이 추가 탈당할 태세다.더욱이 국회에 제출된 한나라당 吳世應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법대로’처리한다는 여권의 기조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날부터 시작된 야권의 ‘장외투쟁’이 오래 가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한나라당 李會昌 총재는 의총에서 “상징적 의미에서 개회식에 불참키로 한 것”이라며 “등원 거부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여기에 ‘대선자금파동’과 관련한 여야의 물밑 교섭도 감지되고 있다.여권의 한 관계자는 “徐相穆 의원이 9일 당직을 내놓은 것이 교섭의 실타래를 푸는 단초”라며 말했다.대선자금 부분을 정치적 매듭으로 풀자는 야당 제의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때문에 국회가 파행 구도를 가더라고 그리 오래 끌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나름의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야당 입장에서 국회가 대여 공세의 장인데다 내년 예산 등 민생·개혁 현안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낙 현안이 많아 국회가 열리더라도 순항을 기대키는 어렵다.
  • 정기국회 첫날부터 파행/野,대선자금 特檢制 요구 개회식 불참

    ◎趙世衡 대행 “불법모금 호도말라” 野 요구 일축 국회는 10일 하오 朴浚圭 국회의장,金鍾泌 총리,윤관 대법원장 등 3부요인과 金容俊 헌법재판소장,韓勝憲 감사원장,국무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98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갖고 100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에 대한 수사와 여권의 야당의원 영입에 반발,개회식에 불참해 정권교체후 처음 열리는 정기국회는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金大中 대통령의 사과 등을 등원 조건으로 내걸고 강경투쟁을 선언,예산 및 법안 심의,국정감사,경제청문회 등의 향후 일정이 차질을 빚거나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대선 당시 국세청을 동원해 선거자금을 불법모금한 의혹을 부인하고 여야의 대선자금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검사제’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은 “金대통령은 97년 11월14일 여야 3당 합의로 이뤄진 정치자금법 개정 이후 불법 정치자금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李총재의 주장을 일축하고 “金대통령은 중앙선관위에 보고한 대로 선거자금을 썼다”고 밝혔다. 국민회의 趙世衡 총재대행도 “우리는 지난해 대선자금을 모두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사용했다”면서 “근거없이 이 문제를 양비론으로 끌고가 국세청 불법 모금사건을 호도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나라당의 특별검사제 요구를 일축했다.
  • 시험대 오른 신여권 정치력/吳一萬 기자·정치팀(오늘의 눈)

    집권당의 역할은 차질없는 국정운영에 있다.치열한 정쟁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시키는 것이 임무다.가정에 비유하자면 구성원들간의 갈등을 화목으로 승화시키는 가장과 다름없다. 여권은 그동안 ‘악처(惡妻)론’을 앞세워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다.“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사사건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논리였다. 많은 국민들도 다소 무리가 따랐지만 여권의 의원영입에 박수를 보낸 것도 이런 주장에 동조했기 때문이다.적어도 여소야대 정국의 ‘비(非)생산성’에 실망한 측면이 강했다. 상황은 반전됐다.여권은 그렇게 고대하던 원내 과반수를 확보했고 영입 대기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국민회의 주장대로라면 “수적 우위를 앞세운 야당의 횡포가 더 이상 자행될 수 없는” 정치구도가 된 것이다. 하지만 여권은 ‘과반확보’에 마냥 즐거울 수는 없다.이제는 수적 열세라는 ‘방패막이’를 이용,국정운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국회 다수장악으로 막강한 ‘힘’을 틀어쥔 만큼 그 책임감도 배가된것이다. 여대야소의 첫 정치력 실험대가 바로 정기국회다.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은 것 같다.10일 국회 개회식도 반쪽으로 끝났다.세풍(稅風) 등 정치권 사정에 대한 야당의 반발 때문이다. 어쩌면 야당의 ‘극렬저항’,여당의 ‘강행처리’라는 구태가 재현될 공산도 적지 않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은 신여권의 ‘정치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유가 어찌됐든 국민들은 더 이상 파행국회,식물국회를 바라지 않는다.어떤 변명을 늘어놓든 정치권 정쟁이 민생복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그 매개역할이 집권당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YS정권의 실패’를 지켜봤다.15대 총선 직후 139석에서 161석으로 늘린,영토확장의 과정도 기억한다.정치력보다는 단순한 수적 우위를 앞세운 ‘패권주의’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잘 안다. 여야 모두 정국운영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하지만 최종 화살은 집권당에 돌아온다.그것이 민주주의다.구여권과 다른,성숙된 정치력을 주문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풍토에서 너무도 무리한 요구일까.
  • 與 “野 국회볼모땐 여론 질타” 先攻/정기국회 대책 마련 부심

    ◎“부패의원 도피처 아닌 민생국회 돼야”/경제위기 원인규명·대안제시에 주력 여권은 한나라당이 이번 정기국회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9일 여의도당사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한나라당에 미리 일침을 가했다.鄭東泳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만일 한나라당이 100일간의 정기국회를 볼모로 잡아 국회를 외면하고 사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쓴다면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것”이라고 선제공격에 나섰다. 여권은 이번 정기국회를 ‘부패의원의 도피처’가 아닌 ‘민생국회 ’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정기국회는 예산과 법안을 처리하도록 헌법에 규정된 사항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파행국회를 우려한 대목이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 270여개를 포함해 각종 개혁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특히 국회법,정당법,선거법 등 정치개혁 관련법안을 통과시켜 정치구조개선을 꾀할 방침이다.국민회의 韓和甲 총무는 “개혁관련 법안을 처리해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두번째로 현재의 경제위기 실상과 그 원인을 규명하고 대안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경제청문회가 바로 그것.국민회의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자민련과의 접촉을 통해 청문회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청문회 개최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자민련도 이날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세미나’를 열어 정기국회 대응전략과 99년 예산안 설명,정치개혁안 등을 논의했다.세미나에서는 특히 선거법개정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자민련 의원 상당수가 반대 입장을 보이는 정당명부제 도입을 골자로 한 국민회의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 정기국회 파행 불가피/여야 稅風공방속 의사일정 못잡아/오늘 개회

    ◎野 개회식엔 참석키로 여야가 이른바 ‘세풍(稅風)사건’ 및 정치인 사정(司正)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10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의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정기국회 개회식에는 일단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9일 상오 3당 수석부총무회담을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했으나 한나라당이 ‘세풍사건’을 비롯,여권의 야당의원 영입에 대한 선(先)사과와 金大中 대통령의 비자금문제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3당 수석부총무들은 10일 회담을 다시 열어 의사일정을 계속 협의키로 했으나 여야간 입장을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李揆澤 수석부총무는 “세풍사건 등 정치권 사정은 한나라당 의원을 겨냥한 표적수사”라면서 “여권의 야당의원 영입 역시 야당 파괴행위인 만큼 국무총리나 여당 대표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張永達·자민련 李良熙 수석부총무는 “의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정당을 선택한 것이므로 사과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는 10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 정기국회 파행 안된다(사설)

    오늘 열리는 정기국회가 개회식부터 파행에 빠질 것 같다. 한나라당의 ‘국세청 동원 대선자금 불법모금’사실을 놓고 여야가 뜨거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이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의 사과와 徐相穆 의원의 자진출두를 요구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국민회의 대선자금 공개와 야당 파괴공작 중지,金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국 주도권을 놓고 여야간에 주고 받는 ‘장군’‘멍군’쯤으로 보일지 모르나,사안의 본질은 결코 그것이 아니다. 지난 대선때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대선기획본부장이 국세청을 동원해서 불법적으로 선거자금을 긁어 모은 사실은 천인공노할 엄청난 범죄행위다. 집권야욕에 눈이 먼 공당(公黨)이 여당의 위세를 내세워 조세권을 갖고 있는 국가기관을 대선자금 ‘갈취’의 도구로 악용함으로써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미 증거를 갖고 수사에 나선 이상,李총재는 徐의원을 검찰에 출두시켜 조사에 응하도록 해야 옳다. 회기중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악용해서 시간을 끌거나,터무니 없는 반발로 정기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을 뿐이다. 이번 정기국회는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을 위한 550여건의 각종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심의,국정감사,경제·방송청문회 등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게다가 연립여당은 이제 국회 의석 과반수를 확보한 상태다. 야당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한 여소야대 국회가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붙잡아 국정개혁에 걸림돌이 되던 상황이 끝났다는 뜻이다. 의회주의는 대화와 타협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가 대화와 타협에 응할 자세가 돼 있을때만 가능하다. 한나라당이 결사항전을 외치며 장외투쟁까지 거론하는 마당이다. 연립여당은 의석 과반수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정을 의석 숫자로 밀어붙이는 일은 피하려 하는 듯 하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한나라당을 책임있는 국정의 파트너로 이끄는 노력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학 교과서 원론에 지나치게집착할 때는 아니다. 어떻게 해서 만들어낸 과반수 의석인가. 연립여당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徐의원을 비롯해서 여야 비리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법에 따라 처리하고,정기국회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야 한다. 한나라당 또한 국회 밖에서 의원직 총사퇴니 등원거부니를 외치지 말고,국회에 들어와 표적사정이든 야당 파괴공작이든 따지기 바란다. 정기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서는 결코 안된다.
  • 정책직 신설에 일부선 부작용 우려(대전환 공직사회:6)

    ◎공무원의 정치권 줄대기 해소가 관건/원칙적 지지­행정생산성 높이고 능력위주 발탁 가능/우려의 여론­정치권과 유착 강화.사기 저하·조직 약화 요즘 정부청사 주변 고위직 공무원들 사이의 화두는 단연 ‘정책직’ 신설 여부다.지난달 말 중앙부처 3급 이상 고위직을 계약직으로 바꿀 방침이라는 정부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부터다.3급 이상 간부직은 물론 3급 승진을 기대하고 있는 서기관이나 사무관들도 예외일 수 없다.공·사석을 가릴 것 없다.직업공무원 제도의 뿌리를 뒤흔드는 일대 사건인 만큼 관심은 클 수 밖에 없다. 공직사회에 경쟁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유능한 민간기업의 인물도 공직에 채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 반대하는 공무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고 목소리도 적지않다. 공무원들이 소신있는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자리를 지키려고 정치권에 줄을 대는 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들이다.다시말해 공무원들을 ‘반(半)정치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국무총리실의 육사출신 40대 초반의 한 과장은 “소신행정이 사라지고 기관장에게 잘보이려고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인기위주의 정책개발에 치우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정치권 줄서기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공직 10년째를 맞는 전남도청의 한 4급 공무원도 “생산성을 높이고 능력위주로 공직사회가 자리잡을 수 있으나 줄서기 가능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행정고시 출신의 대구지역 서기관은 “공무원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되며 조직의 안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무원들의 우려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이후 파행인사 현상이 심했던 까닭이다.6·4 선거에서 극심했던 편 가르기와 줄서기가 단체장 취임 이후 파행인사로 나타난 것이다. 정책직의 도입은 지방 공무원의 정치권 줄대기 현상을 중앙으로 파급시키는 역기능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다.이런 역기능은 신설될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중앙부처 한 간부는 “인사위원회에서 3급 이상 간부들의 인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하지만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이 간부는 “국과 과 단위의 이기주의가 생겨나 횡적인 업무 협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1년짜리 국장의 명령과 지시를 과장과 계장이 수행하려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권 일부에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정책직 제도는 준정치인 공무원을 만드는 것으로 직업공무원 제도를 뒤흔드는 제도”라며 “전면도입은 상당한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책직’이란 무엇인가/3급 이상 고위공무원 계약직으로 전환/1978년 미 카터 대통령 시절 처음 도입 3급 이상 공무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정책직’은 미국의 고급공무원제(SES)에서 따 온 것이다.미국이 SES를 도입한 것은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극심한 부처간 할거주의의 폐단을 없애고 민간전문가를 공직에 초빙,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였다.민간전문가를 고위직에 채용하려면 기존의 봉급체계로는불가능한 까닭에 별도의 봉급체계를 갖춘 SES제가 필요했던 것이다.게다가 대통령의 입장에서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행정부 고위직에 앉힐 수 있는 제도가 절실히 요구됐다. 현재 미국의 SES대상자는 모두 8,200명.중앙부처에서는 국방부가 1,488명으로 가장 많고 보건부(653명),재무부(601명),NASA(577명) 등이다. 영국과 호주 등의 영연방 국가들도 미국의 SES제도를 뒤따랐다.미국은 공무원이 3회 연속 불만족 평가를 받으면 자동면직되도록 준계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영국은 한발 더 나아가 완전 계약제를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SES제도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공무원의 정치성향이 꼽힌다.미국에서도 SES제도가 ‘공직사회의 경마싸움’이라는 비아냥 소리가 있다.베팅에 따라 배당받는 자리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 미술/‘독창적 색깔내기’ 거듭된 변신(한국문화 50년:10)

    ◎영욕의 세월속 대중적 지지는 아직도 먼 얘기 우리의 근현대미술사는 근현대역사만큼이나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동시에 영욕도 누려왔다. 척박한 환경속에서 미술문화의 기초를 세웠는가 하면 최근에는 ‘우리 미술의 세계화’라는 구호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대중적 지지는 아직도 취약하기만 하다. 광복후 미술계 역시 다른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해방공간에서 극심한 좌우 갈등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다 건국을 맞았다. 그러나 49년에는 새롭게 우리만의 독자적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를 창설,지난 81년 폐지될 때까지 신인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이는 파행적 운영으로 갖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피폐한 우리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큰 기여를 했다. 50년대 한국미술가협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창립에 이어 61년에는 대한미술협회와 한국미술가협회가 한국미술협회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60년대 들어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와 파리비엔날레 등 외국의 유수 미술제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또 독자적인 미술관으로서 역할에 비중을 둔 국립현대미술관(덕수궁)이 개관됐다. 70년대 들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던 미술계는 한편으로 서울대파와 홍익대파로 갈리는 등 고질적 병폐를 낳기도 했지만 동아 중앙 등 민전(民展)의 등장으로 활기를 띠었다. 이후 81년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전이 30회로 폐지됐다. 그러나 5공이 들어서면서 미술인들에게도 수난시대가 열렸다. 급박하게 돌아가던 시대상황에 따라 ‘민족미술인협회’의 창립과 함께 민중미술사건으로 미술인들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던 것이다. 월·납북작가 해금으로 남한의 현대미술사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던 월·납북미술인들이 빛을 보기 시작한 때도 80년대 말이다. 90년대 들어서는 ‘그리운 산하’라는 이름으로 북한미술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렸고 그동안 핍박을 당했던 민중미술이 ‘민중미술 15년,1980∼1994’란 이름으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또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이 활발히 이뤄졌고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이 들어서면서 특별상을 수상,한국미술의 위상을 세계에 높였다. 95년 ‘미술의 해’에 광주비엔날레가 조직돼 97년까지 두차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IMF이후 미술계는 70년대로 돌아간 것처럼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 전문가 기고(金 대통령 취임 6개월:下)

    ◎“정부개혁 없이 민간개혁 없다” 金大中 대통령의 취임후 6개월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시기였다. 전문가들은 새정부 정책수행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고,또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정치,경제,외교안보통일 분야로 나눠 알아본다. ◎정치/정당정치 실패가 국회 실패로/계보주의 탈피해야 정당 개혁/文正仁 연세대 교수·정치학 출범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 金大中 ‘국민의 정부’를 평가한다는 것은 아직 이르다. 아무리 준비된 정부라 하더라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내에 가시적 개혁성과를 이루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12월의 당혹과 절망을 회고할 때,신정부 6개월에 긍정적 평가를 아니할 수 없다. 아직 진행중에 있지만 경제부문의 구조조정,햇볕론을 기조로 한 대북정책,그리고 포괄적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초한 실업대책 등은 신정부의 개혁방향을 비교적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표류하는 참여민주주의 그러나 정치부문에 있어서는 낮은 평가를 면키 어렵다. 지난 6개월동안 정치부문만은 아무런 가시적 개선노력이 없는 개혁의 무풍지대라고 할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본산이어야 할 국회는 지난 6개월동안 총리인준과 국회의장 선출이라는 당리당략 때문에 개혁을 통한 국민과의 고통분담은 고사하고 산적한 민생법안들마저도 도외시하는 직무유기를 보여왔다. 국회의 실패는 정당정치의 개혁 실패에서 유래한다. 지역주의,계보주의,패권주의가 아직도 한국 정당정치의 기본적인 작동원리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 문제시되는 것은 정당 내부에 깊게 뿌리박고 있는 상명하복의 권위주의다. 당내 계보주의와 권위주의는 정당의 구조적 경직성을 심화,국회를 포함한 정치권의 활성화를 크게 저해해왔다. 어디 그 뿐인가. 50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에 걸었던 국민적 기대와 열망 역시 식어가고 있다. ‘참여민주주의의 정착’을 표방한 현 정부의 국정지표를 무색케 하리만큼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확산일로에 있다. 민심이 떠난 풀뿌리 정치,지역주의·계보주의·권위주의가 판치는 정당정치,공전과 파국을 일삼는 의회정치­이것이 오늘날 한국정치의 자화상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파행이 계속되는 한 민주주의의 공고화는 고사하고 경제위기의 극복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왜냐하면 정치의 파행은 곧 경제파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누구의 책임인가? 일차적 책임은 ‘국민의 정부’에 있다. 비록 여소야대 정국과 자민련과의 연정이 현 정부의 정치개혁에 구조적 장애로 작용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金大中 대통령이 더 큰 관심과 지도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경제위기 극복이 정치개혁 지연의 사유가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러나 현정부만을 탓할 일은 못된다. 민주정치의 주체는 국민이다. 우리가 주인의식을 갖고 개혁을 선도해 나갔다면 정치개혁은 보다 쉽게 이행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당과 정치인 역시 문제시된다. 정당개혁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당 스스로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움직임은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다. 정치인의 자질과 의식 역시 개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비록 공천은 계보정치에 의해 결정되었다하더라도 당락은 유권자에 달려 있다. 유권자,국민을 생각하는 대승적 자세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현재의 정치파행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파행이 경제실패 불러 이렇게 볼 때,정치개혁의 실패는 우리 모두를 탓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지난 8·15경축사에서 金大中 대통령은 ‘제2의 건국’ 선언을 통해 지방분권,국회제도 개혁,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망국적 지역주의 해소,그리고 신부패방지법 제정 등 구체적인 정치개혁과제를 제시하면서 정치개혁을 최우선 순위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지켜볼 일이다. 아직 4년6개월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제/국가에너지 결집할 비전 필요/정책집행 일관된 뚝심 있어야/宋一 외국어대 교수·경영학 신정부 출범 6개월의 경제정책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해법을 충실히 따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고금리,초긴축 재정 등 IMF처방의 결함이 내장된 신정부의 경제정책은 IMF 패키지와 분리해서 평가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업률 8%,성장률 -7∼-8%라는 우울한 전망치가 이를 가리킨다. ○IMF 패키지와 분리못해 그러나 정책수단의 손발이 묶인 채 정부는 노사,금융,기업,공공부문등 4대 개혁과제를 단계적으로 진전시키면서 글로벌형 체질개선 의지를 확실히 천명했다. 그 결과 바닥이 났던 외환보유고는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IMF 가이드라인도 크게 완화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투자 부적격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신용등급 꼬리표는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채 IMF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국난의 시기일수록 가장 절실한 것은 국가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는 국민적 합의이다. 고통과 희망의 최소공약수가 모든 국민에게 각인된 개혁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첫째,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비전 구축이 선결과제이다. 金泳三 정부의 ‘신한국’ ‘신경제’ 등 개혁 컨셉은 중앙청을 때려 부수는 식으로 과거 파괴에만 집착한 나머지 미래 건설적 비전이 없어 실패했다. 은행과 기업,그리고 노사관행이나 실업대책 등 한국경제의 내일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 모두에게 생생히 보여줄 수 있는청사진이 없으면 개혁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둘째,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한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오늘날과 같은 불가측성의 시대일수록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정책 집행의 일관된 뚝심이 필요하다. 빅 뱅,빅 딜,정리해고제등 국민경제의 사활이 걸린 사안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책이 국민적 신뢰와 합의를 이끌어내기에 아직 미흡하다. 셋째,시장의 힘을 키워주는 개혁이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IMF 관리체제 신세에 몰린 주된 원인은 관리집단과 정치가 시장을 떡주무르듯 했다는 것이 불문가지이다. 정부가 할 일은 시장이 생동할 수 있도록 룰을 확립하고 경제가 관치나 정실의 고리를 벗어나 국민이 합의한 룰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시장이 없기 때문에 관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시장경제를 국시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 시장이 불완전하다는 말은 있으나 ‘시장이 없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정부는 시장의 룰만 확립 넷째,개혁은 정부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개혁 성공사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영국과 뉴질랜드의 체험에서 볼 수 있듯이 개혁의 수순은 공공부문에서부터 첫 단추가 끼워져야 하며,여기에는 민간부문에 대한 존중과 함께 국민적 합의 유도라는 국가 리더십의 진의가 함축되어 있다. 국가경영의 투명성을 비롯해 정부와 국회,그리고 600여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퇴출,다운사이징 등 정부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노사 타협과 국민화합이 담보된 개혁이 가능하다. 다섯째,한국적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지난 30년간 한국경제가 쌓아올린 무형자산 가운데는 뜯어고칠 것도 많지만 서구의 합리주의를 무력화시켰던 한국적 가치도 헤아릴 수 없다. 이것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고 추슬러 글로벌 질서와 조화시키는 한편 한국 사회의 에너지를 통합시킬 수 있는 가치체계의 복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외교 안보 통일/통일은 평화의 결과가 돼야/우호관계 확립후 北 돕도록/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 한국외교의 당면과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편입된 경제난 해소와 한반도 안정이다. 한국외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미 외교에서현정부는 일단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金大中 대통령은 미국방문을 통해 안정된 이미지를 미국사회에 심는데 성공했다. 단기외채를 장기로 연장하거나 추가로 얼마간의 외채를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對美 외교 성공적인 출발 북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를 표현했고,더 나아가 미국에게 북한을 과감하게 포용해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종잡을 수 없었던 金泳三 정부와의 철학적 차별화를 부각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제스처의 성과는 앞으로 현정부가 내치에서 경제문제와 안보·통일문제를 어떻게 진전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국제신인도가 문제다. 그러나 신인도의 결정적인 요소들,즉 노동의 유연성,정부·기업의 구조개선,증권시장의 기율 확보 등과 같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대미 외교는 구체적 열매를 얻을 수 없다. 현정부는 아직 대북정책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의 대북정책 목표는 평화통일이었지만 독일과는 달리 한반도에서는 평화통일이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은 이미 두개의 한국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미국도 하나의 한국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한반도에서의 통일은 평화의 결과여야지 목표가 돼서는 안된다. 통일을 목표로 하면 통일은 커녕 평화마저 깨진다. 지난 50년간 서로가 통일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통일당하지’않으려고 군비를 증강시켜왔다. 통일의 길이 열려 있는 한 남침의 길도 열려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는 통일만이 국민의 염원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기적 평화를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통일을 전제로 하는 한 평화는 없다. 통일을 전제로 하는 평화를 북한은 흡수통일 책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정부의 햇볕정책도 북한은 흡수통일 의도로 간주하고 있다. 만일 개방의 바람이 金正日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을 만큼 진전된다면 金正日은 주저함 없이 군사적 도발을 획책할 것이다. 죽을 바에야,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역사적 인물이 되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그는 한국군을 단 사흘만에 굴복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북한이 그만큼 강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북한이 그렇게 자신하고 있는 한,공격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군은 개혁의 목소리만 높였지 개혁내용에는 북한의 이러한 자신감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통일 지상주의’ 벗어나야 아무리 동족이라 하지만 북한은 분명 우리의 적이다. 동족이면 왜 6·25비극을 저질렀는가. 적인지 아닌지는 휴전선의 긴장상태가 말해주고 도탄에 빠진 경제에서 매년 뽑아지는 15조원 이상의 국방비 규모가 말해준다. 적을 도와주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북한을 도와주려면 먼저 ‘적대시스템’을 ‘우호시스템’으로 바꾸는 일부터 해야 한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모든 통일 노력은 의미를 잃는다. 휴전선의 그림을 바꾸고,상대방이 발뻗고 잘 수 있을 만큼의 군사력으로 상호 감군을 추진해야 한다. 통일이냐,평화냐에 대한 확실한 선택이 있어야 외교의 성과도 확실해질 것이다.
  • 정치개혁 없이 경제 살 수 없다(사설)

    金大中 대통령이 강도높은 정치개혁의 추진을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24일 취임 6개월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개혁 없이 국정이 바로 서지 못함을 강조하고 “특히 정치가 더이상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야당의원을 영입해서라도 정치안정을 꾀하라는 것이 국민다수의 강력한 요청”이라며 정계개편의지를 천명했다. 정치개혁이 시작되는 시점도 ‘오는 9월부터’로 명시했다. 이러한 金대통령의 정치개혁 의지표명과 관련,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치개혁 없이는 다른 개혁도 없음을 강조하는 바이다. 특히 국민의 정부가 최우선의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경제살리기는 정치개혁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굽힘없는 지론이다. 정치논리에 의해 경제가 지배되는 그릇된 관행이 고질화 됐고 그동안 정치에 의한 국민경제 희생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경제운용의 요체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대외신인도를 높이면서 정책추진에 실기(失機)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우리는 국회운영의 파행으로 이미 오래전에 화급히 처리됐어야 할 경제회생 입법조치가 몇달이 지나도록 아직껏 진전을 보지 못하는 역(逆)생산적 정치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회기중 불체포특권을 노려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李信行 의원의 경우도 검은돈거래의 정경유착이 빚어낸 것이다. 모름지기 정치란 국민을 편히 잘 살게 하는 궁극적 의의를 지녔음에도 우리나라 정치는 그 반대로 오히려 경제에 기대어 경제를 갉아먹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사태에서 보듯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만들고 있다. 과거 정권때의 기아·한보사건이 정치적 의도에 의한 무리한 기업지원으로 전체 국민경제 파국을 초래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때문에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막고 정치논리가 경제를 더이상 희생시키지 못하게끔 빈틈없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갖춰야 할 것이다. 우선 경제관련 각종 규제철폐로 정치권 개입의 소지를 없애야 함을 강조한다. 정치권 사정도 철처히 추진해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뿌리뽑는 인적(人的) 청산작업이 철저히 병행돼야 할것이다. 부적격 정치인은 과감히 퇴출시키고 참신하고 청렴도높은 인재로 새로운 수혈이 이뤄지게끔 정치권도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구조조정이 단행돼야 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우리는 경영난 극복의 내부적 명분으로 재벌옹호논리를 내세우는 신(新)언·경유착 성향도 심히 경계하는 바이다. 언론의 정도(正道)지향이 아울러 강조되는 시점에서 개혁을 통해 경제를 회생시키고 국민을 잘살게하는 한국정치의 거듭 남을 기대한다.
  • 국민소환제 필요한가(쟁점)

    ◎찬/金光殖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정치개혁에 국민참여 길 열어 국민소환제가 필요한 첫번째의 이유는 국민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민소화제가 제기되는 과정은 ①IMF로 인한 국가적 구조조정의 필요성 ②구조조정 과정에서의 국회의 무력증 ③도박 국회의원들에 관한 보도 ④당리당략에 의한 원구성의 지연 ⑤식물국회의 존재 ⑥무활동­유세비(有歲費)에 대한 거부감 ⑦입법처리의 지연 ⑧시민사회단체들의 문제제기 ⑨시민들의 혐오감 증대이다.국회의원들의 활동과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돌이킬 수 없이’괴리될 때,국민이 대표를 소환할 권리를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정치개혁과 관련되어 있다.정치개혁의 절실성에도 불구하고,정치개혁의 성과는 미미하다.그 이유는 정치개혁의 대상과 주체가 혼동되어 있기 때문이다.국민소환제는 정치개혁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여는 것이다.부정부패에 젖은 정치인,일하지 않고 도박 등에 탐닉하는 국회의원들은 국민소환의 대상이다. 세번째,국민소환제는 세계사의 새로운흐름과 일치하고 있다.대의제 민주주의가 참여민주주의에 의해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다.국민들이 선거할 때만 주인이 되고 선거가 없을 때는 노예가 되는 ‘선거귀족제’를 피하겠다는 것이다.본래 선출된 대표는 국민의 대리자이고 대표이지,유권자로부터 모든 것을 위임받은 것은 아닌 것이다.국민소환제를 채택하고 있는 스위스나 미국(13개주)등은 참여제도를 통해서 정치선진국을 만들고 있다. 네번째,부작용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다만 안전장치를 잘 마련하는 것은 모든 법제화 과정에 필수적인 것이다.국민소환제 등 참여민주주의의 심화,국회의 책임과 권한 강화,정당의 민주화를 통해서 한국정치를 발전시켜야만 한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반/金星坤 국민회의 의원/운영상 무리… 현제도 이용 지혜를 국회가 여야간 대립으로 장기간 공전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국해(國害)의원’들을 정리해고 시키자는 국민소환제가 발의되기에 이르렀다. 일부 국가에선 이를 입법화한 경우도 있다한다.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국민소환제가 오늘날과 같은 국회파행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소환제의 목적이 국회의원을 감시,징계하는 것이라면 현 제도 속에서도 이런 기능은 얼마든지 있다.치명적인 언론의 폭로도 가능하고 품위손상에 대해서는 당이나 국회 차원의 징계도 가능하며 명백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도 가능하다.그리고 유권자는 4년마다 투표로 특정 의원이나 정당을 심판하고 있다. 국민소환제는 한국적 정치풍토에서 정적이나 경쟁정당에 의해 남용될 소지가 많다.이미 6·25 피난시절 이승만정권에서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기위해 국민소환제가 남용된 실례가 있으며,52년부터 3년간 지방의회에서도 이 제도는 남용됐다.국민수준이 그때보다는 높아졌다하나 아마 국민소환제를 실시한다면 임기동안 남아있을 국회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다.또 현재와 같은 국회파행의 책임을 묻는다면 의원 전원에게 책임을 물어야하는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따라서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줄 수 있는 상징적 효과는 있지만실제 제도에서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오히려 현존의 제도를 시민단체가 현명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과 선거법을 개정해서 특정 의원들의 당·낙선에 시민단체가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 5대 그룹 빅딜 빨리하라/정부

    ◎구조조정 성과 조사 등 전방위 압박/무역금융 지원 불허·한계기업 정리 등 강공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정책당국의 ‘전방위 공격’이 시작됐다. “우리 재벌들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적자나는 기업도 품안에 품고 있으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수십년동안 그랬다.그래서 앞으로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5대 그룹에 무역금융을 안해줘서 수출이 안되는 게 아니다.돈이 왜 없나.기업 등의 거주자외화예금이 100억달러도 넘는다” 5대 그룹을 보는 정책당국자들의 시선이 요즘 곱지 않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한 ‘퇴출 저항’이나 위장계열사 운영 등 파행적인 경영 틀에 쐐기를 박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경제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강성기류가 감돌고 있다.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경제수석실의 분위기나 재정경제부 공정위 금감위 관계자들의 시각이 그렇다. 청와대가 이달 말까지 5대 그룹에 자발적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한 것이나 산업자원부가 10개 과잉투자업종의 구조조정안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벌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이달 초 청와대와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이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 연이어 질타한 뒤 구체화되고 있다.경고성 메시지를 넘어 본격 제재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13일 불거진 공정거래위원회의 金宇中 회장 고발방침도 연장선상에 있다. 金宇中 회장이 지난달 31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5대 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무리한 내용이 많다”며 “행정소송을 통해서라도 고치겠다”고 한 대목이 ‘조직적 반발’로 비쳐진 것이다. 金회장 고발방침은 李南基 공정위 부위원장이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한 말이지만 계산된 발언이다.전경련 회장대행이라는 金회장의 역할과 무관할 수가 없다. 금융감독위원회 지시로 은행감독원이 지난 11일부터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진척사항을 조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빅딜과 한계 계열사 정리에서 보다 성의있는 노력을 보일 것을 촉구하는 측면공격인 셈이다. 논란을 빚었던 5대 그룹에 대한 무역금융이 불허 쪽으로 결론난 것도 더 이상 ‘5대 그룹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정책당국의 뜻이 배어있다.사실 세계무역기구(WTO)가 5대 그룹에 무역금융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규정의 취지로 미루어 저촉 소지가 있다는 얘기일 뿐이다.따라서 무역금융 불허의 명분은 ‘WTO’지만 들여다보면 5대 그룹에 저리의 수출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재계는 지금 정책당국의 십자포화 속에 놓여 있다.전경련이 14일 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2차 태스크포스 회의를 갖고 이달 중으로 2∼3개 업종의 빅딜 등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십자포화를 얼마나 누그러뜨릴지는 미지수다.
  • 총리동의안 오늘 처리할듯/여야 의견접근

    ◎국회 원구성은 내주초에 여야는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金鍾泌 국무총리 및 韓勝憲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간 일괄타결 협상이 늦어지거나 14일 상오 열리는 한나라당 의총결과에 따라 총리인준안 처리가 내주초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李基澤 총재권한대행은 13일 당 중진회의를 마친 뒤 “국민적인 여망에 부응하고,지탄받는 국회상을 탈피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14일 본회의 개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朴熺太 총무도 “14일 의원총회에서 총리인준안 처리 문제가 해결되면 원구성을 쉽게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회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원구성까지 마무리하는 국회의 완전 정상화는 다음주 초에 일단락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이에 따라 총무 접촉을 갖고 운영 및 법사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과 총리인준안 처리 등 국회현안에 대한 절충을 계속했다. 한편 파행을거듭하고 있는 ‘식물국회’에 대한 비난이 높은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이날 서울 YMCA 강당에서 ‘정당정치 개혁과 국민소환제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갖고 국민소환제 입법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 국민이 보는 국회(사설)

    국회가 파행을 계속하자 요즘 국회의원 소환을 요구하는 시민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이런 움직임들이 자칫 정치불신으로 이어져 정치냉소주의를 증폭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정치불신이란 애당초 갖출 것 다 갖춘 기득권세력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서 늘 관념적 비아냥의 대상이 된다.그러나 당장 내일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 고통이 따른다.정치는 나쁘고 국회의원은 믿을 수 없다는 사고 인지는 그동안 일부 학자나 언론이 구름위에 앉아서 무책임한 양비론으로 심판관 노릇을 하며 책임소재를 오히려 희석시킨 데 있었지만,이제는 막연히 모두 나쁘다는 식으로는 사안의 본질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2월 국회 개원과 함께 국무총리 인준안이 상정됐을 때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수의 힘으로 제동과 거부를 했었다.물론 여당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처한 엄청난 국가환란,50년만에 이루어진 정권교체에 의한 새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의례적 밀월 등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이 지나치게 당리당략에 의해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야당은 또 다수의 힘으로 정부조직개편안을 변질시켰고 인사위원회를 없애는 등 새정부 개혁정책의 길목마다 덫을 놓았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최근에는 국회의장 선출과정에서 공전과 파행을 거듭해 마침내 국민들로부터 퇴출요구까지 받고 있는 형국이다. 야당이 여당정책을 견제하는 것은 정권의 대체세력으로서 충분히 수긍할수 있다.그러나 50년만에 이룩한 정권교체를 통해 여당이 그간 누적된 적폐들을 청산하기 위한 개혁작업을 펴나가는 것을 막는 것은 지나치게 자기과오에 대한 회피거나 여론호도로 비쳐진다.IMF사태를 불러온 원죄에 대한 반성은 커녕 그동안 누려온 기득권의 이익을 계속 고수하려는 몸짓으로 우리는 보는 것이다.심정적으로 정권교체를 인정치 않고 여전히 수구의 강자논리로 힘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과신과 횡포가 오늘의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켰다는 견해이다. 이런 상태로 국회가 기능불구가 된다면 여당은 궁극적으로 정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정계개편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속된 말로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다면 차라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소신껏 ‘속도전’을 벌여 국리민복에 힘쓰라는 것이다. 국민이 국회를 보는 눈은 이미 경멸의 차원을 넘어 증오심에까지 이르고 있다.시민단체들은 국회의원 소환운동을 비롯해 세비 동결,국회의원 의사당 출입불가 가처분 신청,의원회관 사용금지등 제재활동에까지 나서고 있다.선언적 차원이 아니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입법청원 노력은 물론 전국적 서명운동 등 보다 실효성있는 운동으로 확대해나갈 필요도 있다고 본다.
  • 단재·백범 그리고 안기부(金三雄 칼럼)

    “이성(理性) 말고는 어떠한 주인도 인정하지 않는 자유인의 세계에만 태양이 빛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폭군과 노예,성직자들과 그들의 우둔하고 위선적인 도구에 지나지 않는 종교의 신자들은 역사 속이나 무대 위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인간의 이성과 진보를 위해 프랑스 혁명에 참가했다가 비참한 죽음을 당한 수학자이며 계몽사상가,그리고 혁명 사상가인 콩도르세는 ‘인간정신진보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콩도르세가 처형되고 20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대체적으로 인류사는 이성과 진보의 과정을 거쳐왔지만 프랑스혁명이 반혁명과 나폴레옹 독재의 반동기를 겪었듯이 인류는 몽매와 압제에 시달려왔다. 우리 역시 이성과 진보의 과정보다 몽매와 압제의 기나긴 터널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중세의 어둠 속에서 프랑스혁명의 횃불이 근세의 여명을 열었듯이 우리도 광주항쟁,6월항쟁,그리고 새정권의 출범과 함께 이성과 상식이 통하는 변화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의열단과 한인애국단 변화의 가닥에는 안기부도 포함된다. 군사정권의 모태에서 태어난 안기부(중앙정보부)가 새로운 역할,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려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반가운 일이다. 비록 ‘국가정보원’으로 개명을 해놓고도 국회파행으로 개명신고조차 하지 못한 과정에서 추구하는 변화이지만 과거 어두웠던 시절 원부(怨府)의 이미지를 씻고 새롭게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은 값지다. 안기부는 힘과 권력을 상징했던 조형물을 철거하고 내곡동 청사 진입로에 시야를 널리 해외로 돌리자는 뜻에서 광개토대왕비를 원형의 크기대로 세워 8·15광복절에 제막식을 갖는다고 한다. 안기부의 변화는 조형물의 교체만이 아니라 단재 신채호,백범 김구 선생의 존영을 이종찬 부장 집무실에 걸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상징성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흔히 안기부의 연원을 일제시대 고등계경찰이나 건국 직후 악명을 떨친 육군특무대를 연상하는 잘못을 씻고,일제에 항거하기 위해 조직된 비밀결사인 단재의 의혈단이나 백범의 한인애국단에서 뿌리를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단재의‘조선혁명선언’으로 잘 알려진 의열단은 1919년 11월 만주 길림성에서 조직된 항일운동단체다. 창단 직후‘공약 10조’와 뒤에‘5파괴’‘7가살(可殺)’이란 행동목표를 독립운동의 지침으로 채택했다. ①천하의 정의의사(事)를 맹렬히 실행하기로 함 ②조선의 독립과 세계의 평등을 위해 신명을 희생하기로 함 등 10개조와,파괴대상으로 ①조선총독부 ②동양척식회사 등 일제식민지 통치기관을 들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 백범이 한인애국단을 창설한 것은 1926년 12월, 만주사변 이후 임정지도부는 중국인의 악감(惡感)을 해소하고 독립운동의 새로운 국면을 전개하기 위해 일제에 대한 파괴와 암살을 계획했다. 한인애국단은 바로 이런 목적으로 비밀리에 결성되고 이봉창 의사의 도쿄 사쿠라다문(櫻田門)의거,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훙커우공원(虹口公園)의거 등이 감행되었다. 항일무장투쟁에 빛나는 금자탑이다. 의열단과 한인애국단이 망국기 국권회복원동의 첨병이었다면 제2국난기로 불리는 오늘 안기부는 그 정신을 이어서‘정보는 국력이다’란 부훈에 걸맞는,21세기 정보화시대를 뒷받침하는 책임과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단재·백범 정신으로 건국 반세기동안 이승만과 군사정권에 의해 단재와 백범정신이 굴절되었다. 이 분들의 애국사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안기부가 구태를 벗고 이들의 애국정신으로 국난극복의 선두에 서고자 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아무리 외양이 바뀌고 구호가 요란해도 본질이 바뀌지 않고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나는 우리나라의 청년 남녀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으라운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을 삼기 바란다”(백범일지) 기왕에 백범과 단재의 정신을 안기부의 정신으로 받들기로 했다니 과거의 ‘좁으라운’생각을 버리고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분발할 것을 당부한다. 그래서 이성의 시대를 열어가자.
  • 뒤늦게 민생 챙기는 국회(사설)

    사상 최대규모의 경제적 손실과 막대한 인명피해를 몰고 온 이번 수재(水災)를 계기로 조만간 국회가 정상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회의등 여당은 본회의에서 국회차원의 수해복구지원대책기구를 설치토록 야당측에 제의하고 수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복구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장 자유경선에서 패배한 뒤 주요 국회일정 참여를 거부해오던 한나라당도 자체적인 재해상황실을 설치한데 이어 원(院)구성 등을 위한 대여(對與)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당의 이같은 방향선회는 경선패배로 인한 국회파행과 관련,그러잖아도 일반의 비판이 거셌던데다 수해까지 발생하자 더이상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해복구에 여야가 따로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지닌 국회로서는 모름지기 민생을 위해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열(熱)과 성(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국민의 고통을 사전에 방지하고 최소화하는 정책입안을 행정부에 제안하거나 이와 관계되는 입법활동을 빈틈없이 추진하는것이 백번 옳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이번에도 큰 일이 터진 뒤에야 앞다퉈 나서는 사후약방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평소 정쟁(政爭)으로 날을 지새다가 국민이 큰 피해를 당했을 때 비로소 사후 복구대책 차원의 의정활동에 나서는 것은 명분과 체면을 위한 것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이처럼 되풀이되는 단발성 선심이나 지원 대신에 보다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실기(失機)함 없이 국민 평안(平安)을 보장하는 대비책을 강구해야만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 우리는 특히 이번 수해가 없었더라면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경제구조조정 및 민생관련 법안 처리가 마냥 늦어졌을 것이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금융산업구조조정법,예금자보호법,조세감면규제법,외국인투자촉진법 등 하루 빨리 처리돼야 할 280여가지의 각종 법안이 무려 석달 가까이 국회계류중인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치권이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고 민생을 외면한다면 기업인과 근로자,가계를 꾸리는 주부등 국민 각계층에 요구되는 고통분담의 원칙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더이상 정쟁을 삼가고 한시라도 잊음이 없이 민생을 챙기는 참다운 국민의 국회가 되기를 거듭 당부한다.
  • “당내혼란 수습에 최선”/趙 총재·李 대행 회견

    ◎조 총재­심기일전 필요… 부총재단 사표/이 대행­국회정상화 최대공약수 찾겠다 한나라당 趙淳 총재와 총재 권한대행에 지명된 李基澤 부총재는 5일 당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장 선거패배에 따른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한시적이지만 막강한 권한이 부여된 李대행은 “표류하고 있는 국회가 되지 않도록 양단간에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지도체제가 정비되는 대로 대여(對與)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趙총재와 李대행은 총재경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좀더 생각해 보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趙淳 총재◁ ­의원총회에서 趙총재가 전당대회까지 총재직을 유지,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李부총재를 대행에 지명한 이유는. ▲상당수 의견이 있었지만 당이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3역 등 당직자 인선은. ▲당직 인선은 전적으로 총재권한 대행이 할 것이다.부총재 4명이 사의를 표명,간곡하게 철회를 요청했으나 도리상 안된다고 해 사임된 상태다. ­부총재들은 법적·정치적으로 완전히 사표가 수리됐는가. ▲완전히 수리된 상태다. ­총재경선에 나설 의향은. ▲시일이 많이 남아있다.좀더 상황을 지켜 본 뒤 결정하겠다. ▷李基澤 총재권한대행◁ ­총재권한대행에 지명된 소감은 ▲국회문제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어깨가 무겁지만 야당의 소임을 다하는 데 미력을 더하겠다.또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당으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파행에 대한 여론이 따가운데. ▲국회문제는 워낙 미묘하다.당내의견을 수렴,빠른 시간내에 최대공약수를 찾아내겠다.표류하는 국회가 되지 않도록 양단간 결단을 내리겠다. ­당3역 인선은. ▲정치 도의상 총재와 원내사령탑인 총무가 책임을 지는 것은 이해가 간다.그러나 부총재와 당3역이 모두 사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徐淸源 사무총장과 李祥羲 정책위의장은 총재권한대행으로서 오늘 재임명하겠다.원내총무는 의총에서 선출해야 하지만 당내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협상창구로 하자는 의견도 검토하고 있다. ­전당대회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인가. ▲공식적으로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대행이라고 해서 중립적인 위치에만 있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구절은 없는 것으로 안다.
  • 정직한 歷史의 정립을 위해(사설)

    서울신문은 내일부터 ‘민주열사열전’과 ‘친일의 군상’(14일자)을 연재한다. 일간지 사상 첫 집중탐구 될 야심적 기획이다. 우리 역사는 해방 53주년과 건국 50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사회정의와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획기적 조치가 없었다. 오히려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쿠데타 세력에 기생해온 정치인 관료 기업인 지식인 언론인이 국가의 주도세력이 되어버렸다. 민족을 배반한 자들을 청산하지 못한 파행적 국가경영의 결과 오늘 우리에게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상징되는 국난을 불러오고 지역 계층간의 심각한 대립과 분열상을 가져왔다. 반면에 군사독재에 저항하면서 온몸을 던진 민주열사들이 있다. 이들은 항일독립지사들의 정신을 이으면서 분신 소신 투신 자결 고문사 타살 사법살인 의문사 등 온갖 형태로 반독재민주전선에 몸을 살랐다. 민주열사들의 희생과 민주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마침내 국민의 정부가 수립되었다. 이제 이들의 희생에 대한 진상규명과 합당한 자리 매김이 따라야 한다. 그동안 나라가 어려울 때 몸을 던진애국자들에 대한 대접이 너무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본보가 건국 50주년을 계기로 두가지 기획특집을 준비한 것은 정직한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시대적 사명에 충실하고자 해서이다. 이제와서 친일파 개개인에 대한 단죄의 차원보다 역사의 준엄함과 정직성을 보이자는 것이다. 또한 민주열사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자리매김으로 역사의 감계(鑑戒)를 분명히 보이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자는 것이다. 독재자와 왜적에게 충성을 서약한 군사독재자가 민족의 최고 지도자로 선정되는 따위의 오도된 가치관을 바로잡고 정직한 역사를 새롭게 쓰자는 국민적 소명이라 하겠다. 본보는 어두웠던 20세기 근현대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유산인 친일파와 가장 고귀한 희생의 하나인 민주열사를 동시적으로 탐구 연재함으로써 21세기를 명실상부한 정직한 역사의 새로운 천년의 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이러한 우리의 작업은 새정권의 출범과 함께 사회전반에 걸쳐 시작되고 있는 개혁과 통합의 정신적 사상적 지침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오늘과 내일을 사는모든 지도급 인사들과 동시대인들에게 어떻게 사는 삶이 역사적 생애이고 당대주의(當代主義)적 삶인지, 삶의 지표와 가치관을 일깨웠으면 한다. 본보는 어두운 과거사를 질타하거나 미화하기에 부적격함을 스스로 자성하면서, 오로지 새로운 역사창조를 위한 미래지향의 충심으로 두가지 기획특집을 연재키로 한다. 여러가지 미흡하거나 부족한 대목이 있더라도 우리의 이러한 충심이 널리 이해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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