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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퇴 파문’ 인권委 8일 전원위

    위원장의 ‘권력 눈치보기 처신’ 등을 비판하며 상임위원 2명이 동반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로 논란을 빚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사실상 파행 위기에 봉착했다. 인권위는 8일 오후 2시 전원위원회를 열어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 비상 운영방안을 두고 비공개 회의를 갖는다. 최근 상임위원 2명이 사퇴함에 따라 상임위는 물론 다른 4개의 소위원회 운영도 파행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상임위원으로 홀로 남은 장향숙 위원을 포함한 일부 위원들이 전원위에서 현병철 위원장에게 상임위원 사태에 대한 책임부터 물을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장 위원은 이에 대해 “전체적인 맥락에서 분명하게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위와 소위원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면 거의 모든 사안을 최상급 기구인 전원위에서 검토해야 한다. 전원위는 위원장 포함 상임·비상임위원 11명 가운데 6명 이상만 찬성하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현재는 사안마다 비상임위원을 총동원해야 해 부담이 크다. 더욱이 상임위는 상임위원 3명과 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되지만 현재 남아 있는 상임위원은 장 위원 1명에 불과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위원회 가운데 상임위원 3명으로 구성된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에는 장 위원 1명만 남아 있는 상태여서 위원회 내부 의견 조율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이날 전원위에서는 유남영·문경란 상임위원의 사퇴를 촉발한 인권위 운영규칙 개정안은 논의하지 않을 방침이다. 인권위 조직이 갈등으로 분열되면서 현 위원장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한 측면이 적지 않으며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전 인권위원장 2명과 전직 인권위원 14명도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원 사퇴와 최근 인권위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中 “대놓고 日 편드는 美는 빠져라”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풀기 위해 미국·중국·일본 간 3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제안을 중국 측이 일축했다. 당사국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현안 개입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실제 중국은 러시아와 일본의 쿠릴열도 분쟁과 관련해서도 “쌍방이 타당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며 미국의 개입을 경계했다. 힐러리 장관은 최근 아시아 순방길에 하와이에 들러 “미국은 미래에도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던 터다. ●美 아·태 현안 개입 차단 메시지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은 중·일 양국 간 문제”라면서 “3국 회담을 하자는 미국 측 제의는 미국의 생각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현존하는 아·태 지역의 각종 대화, 협력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지역 평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줄곧 여겨왔다.”며 미국의 중재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훙 대변인은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 도서는 중국의 고유영토”라고 재차 강조한 뒤 “미국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대상이라고 밝힌 것은 지극히 잘못됐다.”며 ‘오류시정’을 촉구했다. 앞서 중국 측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이 오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외교부 홈페이지에 같은 입장의 성명을 게재하기도 했다. 마 대변인은 성명에서 3국 간 회담 제안이 나온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미·중 외무장관 회담 상황도 일부 공개했다. 양측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각국의 협력강화를 언급하던 중 미국 측이 3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당시 힐러리 장관은 양 부장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긴장 완화를 위해 3개국 외무장관 회담을 미국이 중개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힐러리 장관의 제안에 대해 일본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양 부장은 즉답을 피했다. ●美, 영유권 분쟁 잇따라 일본 지지 힐러리 장관은 중국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국 간 회담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힐러리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회담이 성사된다면 영토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센카쿠열도 사건에 이어 러시아와 일본의 쿠릴열도 분쟁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일본 지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1일 쿠릴열도의 일본명인 ‘북방영토’라는 표현을 쓰며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그동안 일본과 러시아가 북방영토 문제 등 다양한 사안을 두고 실제적인 평화조약을 맺도록 협상을 벌이라고 독려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쿠릴열도 분쟁과 관련한 중국 측 입장표명 요청에 대해 “러시아와 일본 쌍방의 문제”라고 전제한 뒤 “중국은 쌍방이 우호적으로 협상해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日총리에 “발언 신중히” 충고 한편 하노이에서의 중·일 정상회담 파행과 관련,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달 30일 동아시아정상회의 직전 대기실에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약식회담’을 하면서 간 총리에게 “민의는 매우 연약하다.”며 “대외적으로 의견을 밝힐 때는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이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나 원 총리가 어떤 경위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어선 나포사건 이후 중국에서 빈발하고 있는 반일시위를 중국 정부가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주목된다.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설] 인권위 파행원인 찾아내 위상 회복해야

    내홍과 파행을 거듭해 온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그제 인권위 상임위원 3명 중 2명이 현병철 위원장의 파행적 위원회 운영에 반발해 동반 사퇴하면서 상임위 차원의 의견 표명이나 권고가 당분간 불가능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위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발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상임위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인권위 운영규칙 개정안이 전원위원회에 상정된 것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인권위의 궤적을 되짚어 보면 이번 사태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시민사회의 오랜 노력 끝에 2001년 11월 정식 출범한 인권위는 그동안 4만 7000건의 진정을 접수해 처리하면서 인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설립된 독립적 국가기구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권문제에 진보적 목소리를 내면서 인권의 개념을 넓히고, 우리 사회에 인권의식이 자리잡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인권문제에 열중하면서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로 했다. 현 정부 들어선 인권위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바뀌었고 특히 지난해 7월 현 위원장 취임 이후엔 국내 현안들을 둘러싸고 내홍과 파행이 끊이지 않았다. 식물위원회로 전락했다는 내부 비판이 고조됐다. 어느 기관보다도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할 인권위가 정치와 이념에 휘둘린 결과라고 본다. 인권위법 1조는 그 설치 목적을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념적 대립각을 세우고 권력과 정권의 눈치를 보며 할 일을 하지 못하고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인권위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인권위는 정치와 이념의 함정에서 벗어나 스스로 중심을 잡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보호하는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정부와 사회의 몫이다.
  • [스포츠 돋보기] 女농구대표팀 사태, 애국심만 강조 말라

    선수 차출을 거부하던 kdb생명이 결국 대표팀 차출에 응했다. kdb생명은 1일 대한농구협회에 “신정자-김보미-이경은을 대표팀에 보내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선수 선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차출을 거부한 지 엿새 만이다. 대표팀은 3일 훈련 재개를 결정, 훈련 정상화 발판이 마련됐다. 그동안 여자 대표팀의 행보는 ‘파행’이었다. 12명 가운데 kdb생명 선수 셋이 불참하고, 신세계의 김지윤도 부상을 이유로 서울에 머물면서 부산 전지훈련에는 8명만 참여했다. 그나마 박정은(삼성생명)-하은주(신한은행)는 재활 중. 정상 훈련을 소화할 선수는 6명뿐이었다. 결국 임달식 감독(신한은행)은 10월 31일 전지훈련을 중단했다. 대표팀 감독 사퇴 얘기까지 꺼냈다. kdb생명이 합류를 결정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앞으로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규정엔 대표팀 관련 항목이 있다. 규정 56조 2항에 보면 ‘WKBL은 정당한 사유 없이 대표팀 소집에 불응한 경우 당해 선수, 코칭 스태프 및 구단에 대해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희미하다. 징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다는 데 유인책이 없는 형편이다. 남자들은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겠다는 목표라도 있지만 여자는 아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을 목표로 운동하는 아마추어와 달리 여자 대표팀은 모두 ‘프로 선수’다. 안정적인 연봉을 받는다. 굳이 다른 팀 선수들과 섞여서 부상을 염려하며 국제대회에 출전할 필요가 없다. 짭짤한 가욋돈도 없다. 남자농구는 금메달 4억원, 은메달 2억원, 동메달 1억원을 내걸었다. 합동·합숙 훈련의 경우 하루 10만원의 수당도 받는다. 떨어진 농구의 인기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회복하지 못하면 탈출구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두둑하게 내걸었다. 그러나 여자팀은 빈손이다. 대한농구협회는 “우승하면 추후 이사회 등을 통해 격려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8강 때도 경기 도중 격려금으로 3000달러를 받았을 뿐, 성적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었다. WKBL이 한 달간 100만원을 준 게 전부였다. 선수들은 몸이 부서져라 뛰었다. 부상이 깊어져 시즌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국가대표가 ‘명예’가 아니라 ‘짐’이 된 것. 선수 개인에게 사명감과 애국심만 강조하는 시대는 갔다. 일련의 사태가 씁쓸하다고 한숨만 쉴 게 아니라 현실적인 유인책과 철저한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강원, 새달부터 0교시·우열반 금지

    다음 달부터 강원도 내 학교에서 0교시 수업과 우열반 편성, 방과후 강제학습 등이 전면 금지된다. 강원도교육청은 29일 지나친 경쟁교육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0교시 수업과 우열반 편성 등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행·재정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강구된다. 대신 학생들이 성적에 관계없이 함께 공부하는 협력형 학습 및 체험·창의학습을 실시한다. 현재 계약에 의해 진행 중인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과후 학습은 초등학교는 주지 교과목(국·영·수 등)을 제외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만, 중학교는 논술, 과학체험, 영어체험 등 교과 관련 프로그램을 30% 이하로 하는 특기적성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한다. 고교 1, 2학년은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30% 이상 편성하는 조건으로 국·영·수 등 주지 교과목과 교과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수준별·우열반 수업은 초·중학교의 경우 정규 및 방과후 수업에서 모두 금지된다. 다만 고등학교는 정규수업의 경우 수준별 수업을 금지하되 논술과 과학체험, 영어체험 등 교과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강좌형 수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규 수업 전에 실시되는 0교시 수업과 방과후 강제수업, 오후 7시 이후 수업도 금지하기로 했다. 학생이 자율로 선택한 자율학습도 초등은 오후 5시, 중학교는 오후 6시, 고 1~2학년은 밤 9시, 고 3은 밤 10시 이전에 끝내야 한다. 다만 고등학교 3학년에 대해서는 방과후 학습 내용을 학교 자율로 결정하고 수업금지 시간은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원 교습도 밤 10시 이후에는 금지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하고 다음 달 새로 구성되는 학원연합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대신 학생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학습에 대한 내적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학교 체육과 학생문화예술, 학생회, 동아리 활동을 확대 지원하고 특기적성 교육이나 독서교육, 영재교육도 내실화하기로 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해임 수순

    문화체육관광부가 독립영화 제작 지원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에 대한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사자가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문화부 관계자는 27일 “조 위원장의 해임을 위해 행정절차법에 따라 이달 중순 본인한테 처분 사전통지서를 보냈으며 다음달 2일 소명을 듣는 청문을 실시한다.”면서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으면 청문 뒤 곧바로 해임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통지는 해임 통보는 아니고 청문 시기와 사유를 알리는 것”이라며 “유인촌 장관이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밝힌 대로 소명절차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부는 통지서에 “부적절한 언행으로 영화계 갈등을 조장하고 불성실한 국감 준비로 영진위에 대한 불신과 국회운영 파행을 초래해 해임이 불가피하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문화부의 일 처리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징계 절차를 밟기 위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작업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영화계 안의 다양한 목소리를 갈등 조장으로 몰아붙이면 어떻게 기관장이 일을 하겠느냐는 항변이다. 일단 청문회에 출석해 입장을 적극 소명할 방침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관계 G20이후 ‘사정 소용돌이’ 예고

    검찰의 대기업 수사가 비자금 로비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정·관·재계가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구(舊) 여권 핵심 인물들의 실명이 정치권과 검찰에서 흘러나오면서 민주당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한나라당에서도 “검찰이 ‘사정 경쟁’에 들어가면 우리도 무사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C&그룹, 태광, 한화 말고도 5~7개 기업이 더 거론되는 상황이고 언론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마저 나와 파문은 정치권 밖으로 확산될 태세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옛 여권인 민주당이다. C&그룹의 ‘로비용’ 법인카드를 받았다는 구 여권 인물로 P, L, P, H 등 전·현직 중진 의원은 물론 차세대 주자로 거론되는 L, L, S, W, Y 전 의원 등 소장파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5일 “항간의 우려대로 기업 사정이 전 정권에 대한 보복이나 야당 탄압으로 이용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표도 이재오 특임장관이 전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사 대상은 야당이 아닌 구 여권’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구 여권은 전부 민주당에 있다.”면서 “검찰은 따끈따끈한 살아 있는 권력은 수사하다가 전부 해외로 도피시키고, 식어 버린 1∼2년 전 부도난 기업을 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도 긴장하고 있다. 정치권이 사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면 이날부터 시작된 예산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게 뻔한 데다 일부 여권 인사들도 ‘살생부’에 이름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사정이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하면 안 될 것”이라면서 “검찰 또는 변호인은 엉터리 피의사실 공표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한화, 태광은 내부고발에 의해 수사하는 게 분명한 것 같고, C&그룹은 권력을 등에 업고 금융권에 피해를 준 것”이라고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강조하면서 “빨리 수사가 종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기획된 사정은 있을 수 없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나는 의혹을 묻어 둘 수도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좀 더 센 ‘태풍’이 불 것이라는 예상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佛 연금개혁안 ‘탄력’… 27일 최종표결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음에도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노동계는 12일째 무기한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시위 참여가 줄어드는 등 파업 강도는 한풀 꺾였다. 프랑스 상원은 법안 심사에 들어간 지 3주일 만인 지난 22일 연금개혁 입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7, 반대 153으로 통과시킨 뒤 27일쯤 열릴 상·하원 합동위원회로 최종 표결 심사를 넘겼다. 현행 60세인 정년을 62세로 늘리고 연금 100% 수급 개시일을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이 통과됨으로써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입법 추진은 탄력을 받게 됐다. 상·하원 합동위의 최종 심사를 남겨 두고 있으나 정부가 노동계에 양보안을 제시해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수준에서 이른바 ‘연금개혁사태’는 마무리될 전망이 우세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연금개혁법안이 이번 주 상·하원 합동위에서 가결된 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나는 즉시 법안서명을 강행할 것이라고 레이몽 수비 대통령 보좌관이 24일 유럽1 라디오방송에서 밝혔다. 법안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서명 후 다음 달 15일쯤 관보 게재와 함께 법적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수비 보좌관은 덧붙였다. 연금법의 최종 통과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물러설 명분을 찾아야 하는 노동계는 23일에도 전국 규모의 파업을 계속했다. 전국 12개 정유공장에서 파업을 이어 갔으며 국영철도도 노동자 상당수가 근무하지 않아 국내 노선의 일반열차들이 파행 운행됐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강하게 반발했던 학생들의 시위가 줄어들면서 국민적 동요는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정부의 노동계 달래기 카드가 조만간 나오더라도 연금개혁안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법안의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노동계는 26일과 다음 달 3일 대규모 추가 파업시위를 벌이기로 선언했다. 한편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번 달 지지도는 2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도가 3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야간 옥외집회금지법 처리 불발

    야간 옥외집회금지법 처리 불발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야간 옥외집회를 규제하는 집회·시위에 관한 법 개정 없이 치러지게 됐다.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집시법 개정안 처리를 유보하기로 합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실적으로 법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G20 정상회의뿐 아니라 치안을 위해 꼭 필요한 법이지만 이 문제로 남은 정기국회를 파행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유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당 원내대표는 G20 성공개최를 위해 이 기간에 집회 및 시위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야당에 호소해 가능한 한 합의 처리하도록 시간을 좀 유보하는 것”이라면서 “(개정안은) 반드시 처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안경률 위원장이 기습 상정을 시도했다가 야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제지를 받았다. 결국 양당 원내 지도부가 긴급 만남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한편 여야는 앞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관련법을 분리해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유통산업발전법안(유통법)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먼저 통과시키고, 대·중소기업상생 촉진에 관한 법(상생법)은 12월 9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기로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2002년 이후 ‘공격적 M&A’로 사세 확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1일 서울 장교동의 C&그룹 본사와 대구 침산동의 C&우방 등 계열사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자 그룹 관계자들의 얼굴에선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중수부 수사관들은 조를 나눠 임원실과 회계·재무팀 등의 관련 서류를 압수하고 회사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일부 계열사에선 다른 기업으로의 인수작업에 차질을 빚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C&그룹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직후 재계에서 몸집을 키운 인수·합병(M&A) 전문기업이다. 해운업에서 번 돈을 바탕으로 2002년 이후 우방 등 30여개 알짜 기업을 인수하며 한때 연 매출 1조 8000억원, 재계 순위 71위(2007년 기준)로 급성장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일어선 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험에 빠지면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C&그룹의 모태는 1990년 설립된 칠산해운. 창업주인 임병석(49) 회장이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1995년 C&해운 설립 뒤 대중국 물류수송으로 돈을 벌어 2002년 C&상선(옛 세양선박), 2004년 C&우방(우방건설)과 C&중공업(옛 진도)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한때 41개 계열사에 직원 수만 6000명이 넘었다. 그룹의 발목을 잡은 것은 2007년 전남 목포에 설립한 조선소. 이듬해 조선 경기침체와 무리한 M&A의 후유증으로 조업 중단에 들어갔고, 주택업체인 C&우방도 1700억원대 미분양 대금 압박에 시달렸다. 이후 계열사 워크아웃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회생은 불투명한 상태다. C&그룹이란 이름만 걸린 채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아 운영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M&A의 귀재’로 불린 임 회장은 전남 영암 출신의 뱃사람이다. 한국해양대 졸업 뒤 항해사로 일하며 29세이던 1990년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0년대 중반 ‘김재록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을 만큼 정·관계 로비 의혹도 받았다. 2004년 법정관리 중이던 우방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김씨에게 ‘커미션’을 지급하고 금융권에서 편법 대출을 받은 혐의였지만 검찰은 임 회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계열사인 C&조경건설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지난해 6월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벌인 임직원들의 횡령 혐의 조사에선 수백억원대의 그룹 내 불법 자금 흐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방편을 넘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국세청까지 자금 흐름 파악에 나섰다는 것이다. 전직 그룹 관계자들은 “2008년 흑자를 낸 기업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임 회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었고, 파행 인사와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환노위’ 4대강 靑지침 논란 파행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청와대가 ‘지침’을 내렸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오전 국감은 본격적인 질의를 하기도 전에 파행됐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청와대 측이 국감 기간 중 의원회관을 돌면서 ‘4대강 살리기 이슈 대응’이라는 문서를 여당 의원들에게 돌렸다.”면서 “이는 청와대가 4대강 대응 지침을 여당 의원들에게 하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서는 청와대 정책기획관실에서 작성한 것이다. 이 의원은 “청와대가 국회를 거수기나 통법부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이 문건에는 김두관 경남지사 외에 다른 야당 지사, 시장, 군수들이 4대강 사업 찬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도 찬성 쪽으로 선회했다고 적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해진 의원은 “우리는 청와대로부터 지침을 하달받은 적이 없다.”면서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인 청와대가 사업의 목적이나 취지, 효과에 대해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유류대란 조짐… 땅길 이어 하늘길도 막히나

    유류대란 조짐… 땅길 이어 하늘길도 막히나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법안에 맞선 대규모 파업·시위가 6일째를 맞는 19일(현지시간) 들어서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프랑스 공항에서 발이 묶였을 정도로 파업의 여파가 커지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간 르 파리지앵이 시민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1%가 파업에 동조한다고 답해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공항 항공편 30% 운항취소 전국 12곳의 정유공장들이 가입한 정유노조가 파업에 참여했다. 3주째 항만노조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프랑스 최대 석유항 마르세유에서는 선박 입항이 봉쇄되면서 유조선 수십척이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항에 정박 중이다. 이로 인해 공항을 비롯해 전국에 걸쳐 유류 공급난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트럭 노동자들은 트럭을 일부러 느리게 몰아 도로 정체를 유도하는 ‘달팽이 작전’을 전개, 원유 수출항으로 가는 길목이 차단되다시피 한 상태다. 석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주유소 가운데 최대 1800곳에 유류 공급량이 부족해졌고 대형 슈퍼마켓과 붙어 있는 주유소 4800곳 중 1000곳에서 석유상품 가운데 최소 1종이 바닥났다. 주요 공항의 항공유 고갈 우려도 점차 커지는 가운데 항공 당국은 이날 파리 오를리 공항 항공편 절반과 샤를 드골 등 기타 공항 항공편 30%를 각각 운항 취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더욱 심상치 않은 조짐은 학생시위다. 극심한 취업난에 반발하며 거리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전국적으로 3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연행됐다. 일부 지역에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행위도 등장했다. 전국고등학생연합(UNL)에 따르면 18일 현재 850개 학교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했고, 550개 학교가 휴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1968년 5월 드골 정부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던 ‘68학생혁명’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유엔 사무총장도 공항서 발 묶여 낭패 총파업 불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한테도 튀었다. 그는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 초청으로 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파리 오를리 공항 국내선 비행편이 취소되고 초고속열차(TGV)도 파행 운행되는 바람에 2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다행히 프랑스 외교부가 마련해 준 자동차로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했으나 저녁 7시에 열려던 유럽의회 의장단 만찬을 한 시간 이상 늦춰야 했다. 반 총장은 20일 미국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 유럽의회 관계자는 “국가 원수급 인사가 공항에서 두 시간이나 허비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프랑스가 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佛·美·獨 곤혹스런 정상들] 反연금개혁에 ‘佛 올스톱’

    [佛·美·獨 곤혹스런 정상들] 反연금개혁에 ‘佛 올스톱’

    정부의 연금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프랑스 노동계의 시위와 파업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정유 노동자들에 이어 트럭 운전사와 철도 노동자들까지 17일(현지시간) 오후부터 파업에 동참했다. 특히 트럭 운전사들이 전국의 주요 간선도로를 점거함으로써 전국이 유류 및 식료품 등 생필품의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AFP 등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정부 당국이 긴급 운송 인력을 확보하더라도 트럭 운전사들이 주요 도로를 차지한 상황에서 물자 수송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트럭 운전사 파업에는 현금 수송 노동자도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일부 열차를 파행 운행했던 철도 노조도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철도 노조는 정규 열차편 3분의 2, 초고속열차(TGV) 절반의 운행을 중단했다. 19일에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유 노동자 파업으로 프랑스 전역 12개 정유공장 가운데 10곳이 이미 조업을 중단했다. 기름을 사재기하려는 시민들이 주유소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난주 유류 판매량은 무려 50%나 늘었다. 정유공장 인근의 주요 유류 저장고에는 그나마 몇 주간 더 활용할 수 있는 재고가 남아 있으나, 남동부 지역은 유류 재고량이 바닥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으로 통하는 송유관도 간헐적으로만 작동하고 있는 탓에 샤를 드골 공항 등의 항공기도 조만간 발이 묶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석유산업 노동조합 총연합(UFIP)은 “지난주 초부터 시작된 정유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이번 주 중반부터는 유류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비상 비축유를 방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파업 대란의 공포가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고 있음에도 사르코지 정부는 연금개혁안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17일 TF1 TV에 출연해 “유류 공급 부족으로 프랑스 경제가 위협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리스 오르트푀 내무장관도 LCI 방송에서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폭발할 수 있다.”면서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프랑스 하원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최저 정년 연령을 현재의 60세에서 62세로 올리고 연금 100%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이 20일 법안을 통과시키면 법안은 곧바로 효력을 발휘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치가 답은 아닌데…” 김무성·박지원 ‘동병상련’

    “대치가 답은 아닌데…” 김무성·박지원 ‘동병상련’

    예산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동병상련’의 고민을 안고 있다. 두 원내대표는 그동안 단 한 차례의 파행도 없는 ‘찰떡궁합’을 과시했지만, 4대강 사업,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기업형 슈퍼마켓(SSM) 관련법 등 워낙 큰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협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가 파행을 피하려면 대화와 협상이 불가피하지만 당내 강경파로부터 ‘야합·흥정’이라는 오해를 사게 생겼다. 대외전략에 집중하다 당내에서 집중 포화를 받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미 4대강 검증특위와 개헌특위를 놓고도 ‘빅딜설’로 홍역을 치렀다. 두 원내대표들에게는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던 내용들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건설적인 개선안이 나오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면서 “특위를 요구하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사업중단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를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또 “청와대에서는 성역처럼 ‘건들지 말라’고 했다는데 나는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고 야 5당과 무소속 의원이 공동발의한 4대강특위 구성 결의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 너무 원리원칙적으로 밀어붙이면 협상 공간조차 남기 어렵다는 호소인 셈이다. 개헌에 대해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여당이 합의된 내용을 먼저 가지고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손학규 대표와는 다른 생각이다. 집시법과 SSM법에 대해서도 두 원내대표는 접점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집시법 처리의 시한이 급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강행처리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당 단독처리로 국회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부담이 따를뿐더러 바로 이어지는 예산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강행처리의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 소속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안경률 위원장은 18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에서는 이 문제를 너무 끌 수 없다는 강경 분위기가 우세하다.”면서 “마지막까지 단독처리는 안 하려고 하지만 최악의 경우 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에서 ‘분리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SSM법에 대해서 박 원내대표는 ‘순차적 처리’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관련법 모두가 통과가 안 되다 보니 기업형 슈퍼마켓이 벌써 골목상점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확약을 해주면 10월에 유통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11월에 대·중소기업상생법을 통과하는 데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내 강경파는 두 법안의 ‘동시처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외교부 인사쇄신 환골탈태 마지막 기회다

    외교통상부가 어제 인사쇄신안을 내놓았다. 재외공관장은 물론 본부 기획관리실장과 2개 국장 자리를 개방하는 내용이다. 새로 임명된 김성환 장관의 첫 작품인 셈인데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파문의 여파를 의식한 듯 혁신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5급 이상 특채인사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 행정안전부로 이관하고, 6~7급 직원도 행안부가 주관하는 공채 위주로 선발하도록 했다. 70여개 재외공관 고위공무원단 직위 중 20%에 달하는 14개도 개방형으로 지정해 타 부처와 민간인력이 올 수 있도록 한 것도 환영할 만하다. 사실 특채의 인사권 등이 행안부로 넘어간 것은 외교부로서는 굴욕적인 일이다. 업무의 특수성을 확보하고도 쓸 사람을 스스로 뽑지 못할 정도로 불신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이번 인사쇄신안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기획관리실장 자리가 외부 몫이 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보인다. 장·차관을 빼고는 가장 큰 권한을 갖는 자리에 외부 인사가 온다면 외교부의 내부 인사와 살림살이를 외부에서 ‘통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쇄신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일이다. 특히 조직에 팽배한 특권의식을 청산해야 할 것이다. 제도가 부실해 문제가 터진 것이 아니고 특채 제도 운영에 사심이 개입되고, 파행인사를 보고도 묵인하는 분위기가 오랜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내부의 환부가 곪아터져 조직을 갉아먹는지도 모르는 도덕적 해이와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지 못할 정도로 상실된 자정 능력을 이참에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교부 일각에서는 개혁안에 대해 “누릴 것을 다 누린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등의 불만이 있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고, 다른 부처와 비교해도 더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도 잘못된 선배들의 기득권에 아직도 연연한다면 외교부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 인사권이 박탈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됐는데도 과거의 영화를 아쉬워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선배들과 달리 어떤 특혜나 반칙도 거부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이 환골탈태할 마지막 기회라는 외교부 구성원들의 결기가 있지 않으면 인사쇄신안은 공염불에 그칠지도 모른다.
  • 광고 송출중단 파국 막았다

    지상파 프로그램 재전송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업계가 추후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케이블업계가 15일 오전 10시로 예고했던 광고 송출 중단과 그에 이은 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은 일단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파행방송만 막았을 뿐, 근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상파 측은 프로그램 저작권이 방송사에 있다는 법원 판결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케이블 업계는 유료화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에 따르면 KBS·MBC·SBS 지상파 3사는 케이블 업계를 상대로 낸 형사소송을 취소하고, 케이블 업계는 광고 송출 중단 방침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또 재전송을 둘러싼 양측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제도개선 전담반’을 구성하고 양측은 여기에 참가하기로 했다. 전담반은 민간인 외부전문가까지 참여시켜 내년 1월 말까지 의무재송신 제도 전반을 재검토, 최종합의안을 도출해낸다는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국·영·수 수능선택 개편 논의해 볼만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그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공통필수과목인 국어·영어·수학을 선택과목으로 바꾸고 나머지 과목의 비중을 높이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는 지난달 사회·과학·제2외국어 과목의 비중을 축소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2014학년도 수능 개편시안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의 부담 완화, 사교육비 경감,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그렇게 되면 오히려 국·영·수 편중 현상이 더 심화돼 고교교육이 파행 운영될 뿐 아니라 사교육이 확대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아울러 사회·과학 과목은 입시대비용으로 전락해 인문·사회 및 과학 교육이 백안시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곽 교육감의 제안은 그 같은 개편 시안에 대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국·영·수를 선택과목으로 바꾸게 되면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 정권의 교육정책에도 부합하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도 실질적으로 경감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에도 문과나 예·체능계열 학생들이 수학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반론이 있었다. 이과계열 학생의 국어 공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곽 교육감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대학들은 전공과목에 따라 국·영·수 중에서 한두 과목은 전형에 반영하지 않거나 최저 학력기준으로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영·수를 필수과목에서 제외하면 기초학력 부실로 이어져 전공과목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먼저 시험적으로 정원 중에서 70~80%는 국·영·수를 반영해 선발하고 20~30%는 두 과목만 반영해 뽑는 안을 운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곽 교육감은 시안 확정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16개 시·도 교육청이 참여하는 3자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여론을 수렴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수능 개편 시안의 중요한 잣대는 교육의 다양성 확보, 학생들의 부담 완화, 사교육비 절감, 공교육 강화 등일 것이다. 이념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어느 안이 그같은 잣대에 가장 적합한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 [국감 현장] 여야 ‘4대강 임신 5개월’ 날선 공방으로 파행

    12일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전날 ‘막말 국감’의 여진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국감 시작 전에 11일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의 ‘낙태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여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20여분간 파행을 겪었다. 장 의원은 전날 국감장에서 “4대강 사업은 임신 5개월이 지난 여성과 같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임신 못하게 하다가 지금은 낙태하라고 소리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장 의원의 발언은 전체 시어머니와 여성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비유”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선호 의원도 “야당의 역할을 이렇게 평가하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장 의원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도로공사 감사인 만큼 목적에 맞지 않는 발언은 막아야 한다.”고 반박했고, 여야 간 공방으로 국감이 잠시 중단됐다. 발언 당사자인 장 의원은 정작 오전 감사에는 출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재개된 국감에선 도로공사의 과잉 복리후생과 퇴직 임직원 챙기기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도로공사에선 다수 공기업들이 폐지한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지원과 체육행사비, 경로효친비, 간담회비 지급 등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도로공사가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와 도성회의 출자사인 한도산업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몰아줬다.”면서 “이는 제 식구 감싸기로 사실상 노후보장제를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한도산업이 고속도로 전체 휴게소 및 주유소 160곳 중 16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교과부, 의전원에 또 ‘혈세’ 투입

    교과부, 의전원에 또 ‘혈세’ 투입

    정부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체제를 유지하는 대학에 각종 행정·재정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2005년 전인적 의료인력과 기초의학 연구자 양성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한 의전원 실험이 도입 6년 만에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상태여서 ‘고목나무에 물주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정 지원’이라는 ‘당근’만으로 초기에 대학들을 대거 끌어들였다가 대학들이 무더기로 이탈하자 또다시 국민 혈세로 땜질하겠다는 자가당착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7월 “기존 의대 체제로의 복귀나 의전원유지(전환) 방향을 대학 자율로 선택하게 하는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 발표 이후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대학의 교육여건과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세부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원 방안에 따르면 먼저 행정적으로 국립대 교수 증원시 의·치전원의 인원을 우선 배치하고,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총 입학정원의 20~30%를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적으로는 전문대학원 체제 정착비로 2012년까지 연간 40억원을 지원하고, 기초의학 연구 중심의 ‘의과학자 과정’ 운영 학교에 1인당 연간 2500만원의 지원도 계속하기로 했다. 또 정원 결원시 다음 해에 충원하거나, 의과학자 학생의 입영 연기방안도 관련 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교과부의 이 같은 파격적 지원 방안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대학은 기존 의대체제로의 복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현재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는 12개 대학 중 동국대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가 이미 의대 복귀 방침을 밝혔고, 의전원으로 완전히 전환한 15개 대학 중에도 경북대를 포함한 절반가량이 의대 복귀를 추진 중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전인적 의료인 양성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의전원 열풍이 불면서 이공계 교육의 파행을 초래했는가 하면 비용 증가와 학생 고령화라는 단점까지 드러나면서 의전원 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의전원을 준비 중인 이경원(26)씨는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대안 없이 BK사업 같은 지원책을 미끼로 대학들을 억지로 끌어들인 게 문제”라면서 “의대를 통해 우수인력을 독점하려는 대학의 의도는 무시한 채 또다시 재정 지원으로 의전원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이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의전원 졸업자가 배출된 지 겨우 한 학기가 지나 어느 제도가 더 우수한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에 자율권을 준 것일 뿐 정부 차원에서 제도를 포기하겠다거나 대학을 붙잡기 위한 당근책으로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영준·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국감] 최시중 위원장 “010 번호통합…급박·파행적 주장 동의할 수 없다”

    [국감] 최시중 위원장 “010 번호통합…급박·파행적 주장 동의할 수 없다”

    “방통위는 이미 2002년에 결정했고 급박하고 파행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으며 전환 시기는 2004년 확정해 이행한 것이다.”[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010 번호통합 정책’에 관해 이 같이 답변했다.지난 9월 15일 방통위가 01X(011, 016, 017, 018, 019) 번호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등 3G 서비스 이용할 수 있도록 3G로의 번호이동을 한시적으로 3년간 허용하기로 정한데 따른 논란에서다.앞서 국감 증인 출석자인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은 “01X 사용 중단 조치가 급박하게 파행적으로 이뤄진 점은 이해 할 수 없는 문제”라며 “번호는 공공자원으로 소비자에게 할당된 것은 점유권을 소유한 소비자 편익이 우선적인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이를 “기본도 갖추지 못한 기형정책”이라고 ‘010 번호통합 정책’을 발표한 정부를 전 위원은 비판했다.그간 01X 사용자들과 시민단체는 이번 방통위 정책이 ‘강제적 적용’이라며 01X 사용자의 한시적 3G망 이용을 허용해 번호통합에 응했던 사용자들은 선의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반발 때문이다.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전응휘 위원과 반대 견해도 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반박했다.조진형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7년 국민다수의 신뢰를 얻어 추진된 정책을 변경해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010 번호변경 의무화 정책)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고 정책 신뢰를 제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용경 의원은 “마케팅 규제 등 이런 문제보다 소비자 위주의 정책을 펴는 게 중요하지 않냐”고 말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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