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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동북아국가 외교 각축장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고 11일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22일부터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와 제69차 유엔총회, 유엔 사무총장 주최 ‘글로벌 교육우선구상’ 고위급회의, 유엔 안보리 정상급회의 등에 잇따라 참석한다. 이 기간 미국과 유엔을 무대로 한 남북한 및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의 외교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급들과 다양한 방식의 양자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외교 수장인 리수용 외무상도 유엔총회에 참석,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세밀한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이 외교전에 가세한다. 아베 총리는 이례적으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대동하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장관급 회담을 중국 측에 제안한 상태다. 이는 11월 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한 것으로, 파행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가 회복기류를 보이면서 동북아 정세의 역동성도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하는 ‘외국인 테러 전투원’ 문제와 관련한 안보리 정상급 회의는 미국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참석하게 된 행사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둘러싼 물밑 논의도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국제평화와 안보, 인권 증진, 경제사회개발 등 유엔의 3대 임무 분야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여 의지와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 역내 국가 간 신뢰 증진을 통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구현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을 전망이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오는 20∼22일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의 초청으로 캐나다를 국빈 방문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교육과정 개편안] ‘공통과목에 일반선택 조합’ 3개안 검토

    2018학년도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개정되면서 대학 입학의 관문인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교육부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바뀐 교육과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대입시험을 3년 전에 예고한다는 정책대로라면 2021학년도 수능은 일러야 2017년에나 확정안이 발표된다. 이번 교육과정 개편안에서 교육부가 확실히 밝힌 부분은 ‘공통과목’이 수능에 출제된다는 점뿐이다. 공통과목은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배워야 할 기초 소양을 담은 과목으로 수능에 출제되는 과목은 새 교육과정에서 과학탐구실험을 제외한 국어·수학·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한국사 등 6과목이다. 문제는 여기에 어떤 과목이 추가되느냐다. 새 교육과정은 물리·화학·생명공학·지구과학·한국지리·세계사·경제 등 현재 수능에서 출제되는 대부분의 과학탐구·사회탐구 과목을 ‘일반 선택과목’으로 돌렸다. 교육부는 추후 정책 연구를 통해 수능 과목 범주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조합을 통해 세 가지 수능안이 가능해진다. A는 공통과목으로만 수능을 보는 안, B는 공통과목과 수학·사회·과학 교과의 선택과목을 조합하는 안, C는 국·수·영 등 3개 교과에서 공통수능을 보고 사회·과학에서 선택과목을 조합하는 안이다. 문·이과 통합이라는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A안이 바람직하지만, 이공계 대학생에게 요구되는 수학·과학 능력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B안이나 C안이 유력시된다. 심지어 확률·통계, 미적분 등 이공계의 기본이 되는 수학 단원까지 공통수학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학 수준 하락을 막기 위해서도 A안은 피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선택과목은 현행대로 수학·과학·사회 영역별로 1~2과목 정도가 채택될 전망이다. 연구위원회 역시 “수능시험 체제를 공통과목에만 국한할 경우 선택과목의 수업 운영이 파행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선택과목에 대한 성취도를 수능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대입에 반영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혀 선택과목의 수능 반영을 시사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15일 15시’ 국회의장단 세월호법 처리시한 통보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자 국회의장단이 직접 사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1일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부의장과 3자 회동을 하고 여야 지도부에 “국회 파행의 주범인 세월호법을 이번 주말까지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 오는 15일 오후 3시 양당 지도부와 의장단이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때까지 타결하지 못한다면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의장단이 개입해 매듭짓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아울러 의장단은 12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연석회의도 열기로 했다.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 가운데 세월호법 이외에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을 점검한 뒤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의장단이 여야 지도부를 압박하자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1시간 30분여 동안 만나 세월호법 타결을 논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2차 합의문을 전제로 야당과 유가족들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포괄적인 이야기를 했고, 향후 이 문제에 대해 내일(12일)이나 주말에 만나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근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이 원내대표와 똑같은 내용으로 회동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2차 합의문이 언급됨에 따라 세월호법 막판 협상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세월호 사고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후보 추천위 구성과 관련해 여당 몫 2명 추천 시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안이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법 2차 합의문은 아직 살아 있다”면서 “야당은 이를 보류했고, 유가족은 진상조사위에 기소권·수사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일반인 유가족은 2차 합의문에 찬성하고 있다”며 현재 협상 상황을 정리했다. 새정치연합도 일단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2차 합의문에 대한 내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 합의문에 반대하며 협상을 무산시켰던 야당 내 강경 세력과 유가족이 반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결국 야당 내부 논의 이후 주말쯤 이뤄질 여야 원내대표 간 최종 담판에 15일 본회의 개최를 비롯한 정기국회 정상화 여부가 달린 셈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민심 회초리 맞고도 정신 못차린 여야

    민심 회초리 맞고도 정신 못차린 여야

    추석 이후 세월호 대치 정국을 풀기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10일 무산됐다.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매서운 추석 민심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정국 파행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등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초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세월호 특별법을 비롯해 정기국회 본회의 개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5일 비공개로 회동했던 두 원내대표는 전날 전화접촉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은 어김없이 경제를 강조하며 민생법안 분리 처리를 주장했고, 새정치연합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등 민심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서 추석 전과 다름없는 주장을 녹음기처럼 반복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추석연휴 동안 들려오는 민심은 한마디로 민생을 살려달라는 절규였다”면서 “민심은 야당에 대해서는 화가 나 있고, 여당에 대해서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당이 민생법안 분리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새누리당과 정부는 여론전을 전개하며 경제살리기 구호로 민생문제의 책임을 새정치연합에 돌리고 특별법에 대한 악성 소문을 유포하거나 조장해왔다”고 했다. 이어 “민생돌보기 행보를 하면서 유족만 소외시켰던 대통령은 추석에도 세월호의 ‘세’자도 꺼내지 않았다”면서 민심과 특별법을 함께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여야의 태도변화가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여야 대치도 상당기간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 소집을 예고한 15일까지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문제에서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이제 세월호법 논란 끝내야 한다

    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끝내고 내일부터 다시 일상이 시작된다.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으로 얻은 활력을 갖고 저마다 일터와 학교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다시 시작되는 개개인의 일상과 달리 도무지 장기휴업 사태를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국회를 보자니 나라의 활력은 마냥 요원한 듯하다. 명절 끝이면 정치권은 늘 추석 민심이니, 설 민심이니 하며 자신들이 접한 여론을 쏟아낸다. 한데 이들이 전하는 여론이라는 것이 늘 자신들 유리한 쪽으로 나오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전하고 싶은 것만 내세우는 까닭이다. 이번 추석을 지역구에서 보낸 여야 의원들의 전언도 다르지 않다. 여야가 보는 여론이 다르고, 같은 당이라도 정치성향에 따라 민심이 갈린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만 해도 강경파로 꼽히는 박범계 의원은 “야당이 강단 있게 하라는 말이 많았다”고 전한 반면 온건파인 황주홍 의원은 “당을 해체하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하는 등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이들이 어떻게 전하든 민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세월호특별법 논란을 풀고, 야당인 새정연은 장외투쟁을 접고 즉각 국회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실제로 추석 직전 나온 여론조사 결과부터가 이를 말해준다. 리얼미터가 지난 7일 내놓은 9월 첫째 주 주간여론 집계에 따르면 새정연 지지율은 19.5%로, 지난 3월 창당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국민 5명 중 1명만 지지하는 셈이다. ‘도로 민주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지난 5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새정연은 22% 지지를 얻어 새누리당 44%의 절반에 그쳤다. 여야가 추석 민심을 어떻게 전하든 이들 조사에 담긴 여론이 며칠 새 뒤바뀌었다고 볼 증좌는 없을 듯하다. 새정연의 각성이 시급하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추락한 것은 마땅히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집권세력이 아니라 책임을 묻는 위치에 선 자신들이라는 역설적 상황을 심각하게 직시해야 한다. 새정연 강경파들은 이를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하지만, 기실 책임을 묻는답시고 민생을 외면한 채 대안 없는 투쟁으로 일관했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과의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두 차례나 번복하고는 거리로 나가 세월호 유족과 새누리당의 협상을 지켜보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 민심 이반으로 이어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새정연 지도부는 추석 연휴 직후 진도 팽목항부터 서울까지 세월호법 타결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검토하는 모양이나, 이는 자신을 스스로 시민사회단체의 지위로 돌리는 일일 뿐이다. 추석 민심을 받든다면 당장 국회로 돌아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새누리당도 세월호법 논란을 매듭짓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장 여론의 화살이 야당을 향하고 있다지만 시간은 결코 여당 편이 아니다. 국정 파행의 책임은 결국 자신들이 져야 한다.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 처리에 나설 방침이라면, 그전에 세월호법 논란을 매듭짓겠다는 각오부터 다져야 한다. 세월호 유족들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라도 되찾을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오늘부터라도 당 지도부는 광화문 광장 유족 농성장을 찾아야 한다. 엿새 뒤면 세월호 참사 다섯 달을 맞는다. 이젠 정말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섰다.
  • 정국 정상화 15일 본회의에 달렸다

    정국 정상화 15일 본회의에 달렸다

    추석 연휴 이후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기국회 파행 사태가 종지부를 찍느냐, 연말까지 장기화로 이어지느냐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의화 국회의장 측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회 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의장이 결정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법사위를 통과한 민생·경제 관련 계류법안을 정 의장이 직접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며 “추석 이후 오는 15일 본회의 개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의 이 같은 민생법안 직권상정 방침은 “세월호법과 민생·경제 법안을 분리해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부합한다. 정 의장의 본회의 강행 의사는 후반기 원 구성 이후 ‘법안 처리 0건’이라는 오명을 씻어 내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인식된다. 또 15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함으로써 그 전에 세월호법 협상을 마무리 지으라는 압박을 여야에 보내는 측면도 있다. 새누리당은 15일 본회의에서 야당의 참석 여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류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태세다. 앞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15일 본회의에 계류 중인 미처리 안건들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오니 의원님들께서는 해외출장 중이라도 본회의 전에 귀국해 반드시 전원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 15일 본회의 개최를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야당은 여당의 15일 본회의 개최 강행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움직임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의사일정은 여야 합의에 따르는 게 원칙인데 마치 선전포고로 들린다”며 “다수 의석의 횡포를 지속하겠다는 것은 오만불손하다”고 발끈했다. 이에 따라 여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강행할 경우 야당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장외투쟁 등 대치국면은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여야 합의 정신을 깨트린 여당 단독 국회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쏟아질 개연성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여당이 엄포와는 달리 야당의 동의 없이 15일 본회의를 단독으로 강행하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만약 여당이 실제로 단독 국회를 강행할 경우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졸속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물론 여야가 15일 본회의 개최에 전격 합의한다면 이달 내 정기국회 정상화와 함께 기약 없이 연기됐던 국정감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민심의 숙제… ‘세월호 묘수 찾기’

    6일부터 닷새간 추석 연휴가 시작되지만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하는 여야 지도부는 곤혹스럽다. 직접 추석 민심을 마주하며 연휴 동안 정리한 정국 구상에 따라 정기국회는 물론 올해 말까지 정국의 향방이 갈릴 수 있어 여야 원내지도부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어떤 형태든 국회 정상화의 해답을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5일 솔솔 흘러나왔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로 단독 접촉해 세월호 해법 등 정국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현안에 대한 여러 얘기를 주고받은 허심탄회한 자리였다”고만 전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크다. 특히 추석 연휴 직후부터는 국정감사, 예산안 심의 등 주요 정기국회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또 민생법안 처리를 계속 미루다가는 정부의 내년도 사업까지 힘들어진다. 일단 새누리당은 추석 연휴 말미에 야당과 일정 논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15일 본회의에서 계류 안건들을 처리할 테니 전원 참석하라’는 소집령도 내렸다. 별도로 세월호 유가족을 설득할 새로운 대안도 연휴 동안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도 마음이 급하다. 장외투쟁으로 험악한 여론에 직면했던 박 원내대표는 연휴 동안 정국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또다시 거취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까지 있다. 여기에 ‘문재인 조기 등판론’이 현실화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격한 내홍에 휩싸이며 고난의 가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야당 관계자는 “지금 박 원내대표 거취 얘기가 잠잠한 건 기회를 줬다기보다는 추석이 있어 일단 미뤄 둔 것이란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추석 이후에는 오는 15일이 일단 국회 정상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역할도 주목하고 있다. 15일을 기점으로 정 의장이 ‘직권 상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여야를 압박하며 꽉 막힌 정국의 탈출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여성각료 5명 기용… 라이벌 묶고 측근은 유임

    여성각료 5명 기용… 라이벌 묶고 측근은 유임

    3일 실시된 제2기 아베 내각의 포인트는 ‘안정’과 ’지속성’이다. 장기 집권의 고비가 될 내년 4월 통일지방선거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거당 체제’(당의 대동단합) 구축에 나선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복심’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포함해 핵심 각료 6명이 유임된 것이 그 방증이다. 각료 18명 중 12명이 교체됐고 그중 3분의2인 8명이 첫 입각인 상황에서 주요 각료들이 안정적으로 정권을 운영하고 기존 정책의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파벌을 두루 배려한 점도 그렇다. 연립여당 공명당 소속인 국토교통상을 제외한 각료 17명을 무파벌 4명, 아소파 3명, 마치무라파 3명, 기시다·누카가·오시마파 각 2명, 니카이파 1명 등으로 안배했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의 잠재적 라이벌들에 대한 견제도 이번 인사에서 묻어난다. 2012년 당 총재선거에서 접전을 벌인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이 안보법제담당상 자리를 거부하는 ‘항명’을 했음에도 지방창생담당상으로 중용한 것은 그를 내각에 묶어둠으로써 독자 행보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내각 최대의 과제 중 하나인 지방 살리기를 위해 이시바 간사장에게 부탁했다”면서 이시바 간사장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민당 내 ‘온건파’의 수장으로서 주변국과의 외교가 파행을 빚을 때마다 ‘잠재적 대항마’로 주목받는 기시다 외무상을 유임시킨 것도 대외정책에서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중화시키는 한편 기시다 외무상의 독자 행보를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여성 각료를 5명이나 기용하는 ‘파격’을 선보이면서도 ‘대외용’이 아닌 비교적 경험이 많은 안정형 중진으로 구성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특히 측근을 기용함으로써 여성 등용이라는 명분과 함께 실리도 골고루 챙겼다. 아베 총리의 대표적인 여성 측근은 자민당 정조회장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과 납치문제담당상으로 첫 입각한 야마타니 에리코 참의원 의원이다. 야마타니 의원은 아베 총리와 함께 납북 일본인 문제에 관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제2기 내각 최연소(40세)이자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상은 당내 핵심 파벌 중 하나인 누카가파 추천으로 입각했다. 이 밖에 이시바 간사장이 고사한 안보법제담당상에는 에토 아키노리 전 방위 부대신(방위상 겸임)이 임명됐다. 마쓰시마 미도리 경제산업성 부대신은 법무상, 아리무라 하루코 참의원은 행정개혁담당상 겸 여성활용담당상에 기용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툭하면 원포인트 국회…선진화법 다시 도마에

    본회의를 열어 시급한 법안 한두 건만 처리하는 이른바 ‘원포인트 국회’가 남발되고 있다. 여야가 국회를 정상화하려는 노력 없이 그때그때 ‘면피성’ 법안만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에 국회 스스로가 존재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여당이 2일 국회 파행 시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국회 선진화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전날 69일 만에 열린 본회의에서는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임명승인안만 처리됐다. 사실상 원포인트였던 셈이다. 또 3일에는 정기국회 두 번째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역시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만 처리할 전망이다. 현재 90여건의 법안이 본회의에 계류 중이지만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 파행을 거듭하며 다른 법안은 손도 못 대고 있다. 결국 기한이 다가온 임명승인안과 ‘방탄국회’ 여론을 의식한 체포동의안만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당은 지난 3월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부랴부랴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소집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처리는 무산됐다. 여야 갈등이 컸던 기초연금법을 두고도 원포인트 국회를 들먹이며 처리를 미루다 연금 지급 2개월여를 앞둔 지난 5월에야 이를 처리했다. 전문가들은 원포인트 국회가 상당히 소모적인 국회 운영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계류 법안을 처리하지도 못하면서 법안 한두 건을 위해 국회의원 300명이 출석해야 하고, 그때그때 시급한 법안을 처리하면서 파행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약화된다는 것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필요하면 당연히 열어야 하지만 이것이 면피성 행위가 되는 건 문제”라며 “경중을 따지지 않고 협상이 가능한 법안만 처리하는 게 민생 개선이라는 국회 임무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국회 선진화법 개정으로 ‘국회 정상화’를 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쟁점을 타결해 나가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3분의2 이상 의석을 보유해야 쟁점 안건 처리가 가능토록 한 현행법이 고쳐지면 결국 다시 옛날처럼 단독처리-국회 파행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선진화법은 국회 무력화법”이라며 “야당 동의 없이는 국회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헌법소원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슈&논쟁] 수능 영어 절대평가

    [이슈&논쟁] 수능 영어 절대평가

    교육부가 2018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절대적인 점수로 일정 수준 이상 받으면 등급을 주겠다는 것이 취지다. 현재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좀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가 영어 사교육에 과도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교육계와 학교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절대평가가 사교육 감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반면 수학·국어 등 다른 과목으로 사교육이 쏠리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어의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대학들이 본고사 형태의 선발권을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 전문가의 주장을 들어봤다. [贊]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부모 경제력이 곧 학생 영어실력… 슬픈현실 딛고 사교육 경감 기대 지난 10여년은 영어의 시대였다. 세계화라는 명분은 대한민국을 영어의 세계로 몰아갔고, 젊은이들은 태어나서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까지 자신을 촘촘하게 에워싸고 있는 영어 울타리를 통과해야 했다. 영어를 강조할수록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학교 영어교육을 대체하는 수많은 사교육이 우후죽순처럼 출몰했다. 학생들의 영어 양극화는 심화됐고 영어 능력은 부모의 경제력과 사회적 자본이라는 교육외적 요인에 의해 결정됐다. 이런 현상이 제대로 된 모습인지 반성하는 목소리는 작은 울림으로 흩어졌고 광적으로 영어에 올인했던 시절이었다. 이런 현실에 대한 반성과 학교 영어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는 노력으로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논의되고 있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현재의 영어 상대평가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상대평가는 학생들 사이에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고 중·고등학교 단계에서 과도하게 영어에 대한 부담을 지운다. 등급을 구분하기 위해서 타당성 있는 문항을 출제하기 어렵고 학교나 학생은 필요한 등급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경주하게 된다. 그렇게 얻어진 평가 결과의 타당성도 신뢰하기 어렵다. 절대평가는 교육적으로 몇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학생들 사이의 과도한 경쟁보다 학교 교육을 통해 교육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 충실한 평가 방법이다. 영어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는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일정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그런 절대 기준에 의해서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옳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20’정도임에도, 평가하는 수준이 ‘100’이라면 모자라는 ‘80’을 누가,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그동안 대학들이 제시했던 다양한 영어 특기자 전형이나 수능 영어영역의 상대평가는 그런 경향이 강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하나는 영어만 강조할 뿐 단계별 교육기관이 뭘 해주고 있고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 모르는 데 있다. 영어만 잘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모든 책임을 중·고등학교 단계의 영어교육이나 학생 개인에게 묻는다. 결과적으로 학교 영어교육으로 가능하지 않은 수준을 가능한 것처럼 요구한다. 영어는 학교 교육만으로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영어환경에서는 어쩌면 평생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단계별로 교육기관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단계별 교육기관이 뭘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학교는 그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런 책임에서 대학도 예외일 수 없다. 기업이나 다른 사회의 조직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영어교육은 부분별로 특화된 교육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중·고등학교까지의 영어는 일반 영어의 성격이 강하며 영어의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대학에서 필요한 영어는 학문적 성격이 강하다. 그것도 학부보다는 대학원에서 더 필요하다. 그런 기반을 대학에서 마련해 줘야 한다. 기업에서 필요한 영어는 어떤 면에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며 소통을 위한 말하기나 쓰기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그것도 필요하면 일정 부분 기업이 담당해야 한다. 이렇게 생애 단계마다 필요한 영어를 중등교육 단계에서 모두 끝내야 한다면, 학생은 자신의 능력보다는 학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또 무엇이 얼마나 언제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면서 과도하게 영어교육에 투자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정상화하는 첫 단계로 영향력이 큰 수능 영어영역의 절대평가를 고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궁극적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한국인의 영어 능력을 체계화해서 단계별로 절대적 기준을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어가 학력이나 지적 경쟁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운전면허증과 같은 것이라면, 단계별 절대평가 방식으로 가는 것이 옳다. 이를 위해서 학교와 더불어 대학과 기업이 영어교육의 책임을 나누고 함께해야 한다. [反] 고진호 동국대 입학처장 사교육 수요 국·수로 쏠림 심화… 대입 선발때 객관성 결여 우려 수능 영어 영역 절대평가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를 보인 학생의 경우 인원, 비율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학업 수준을 인정해 평가하는 제도다. 교육정책 당국의 효과적인 사교육 경감 관련 정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능 영어 과목의 상대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변경함으로써 일정 부분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절대평가 도입으로 인한 영어 사교육 부담 경감의 문제에 대해서 상당 부분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먼저 우리 국민에게 각인된 영어의 의미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 국민에게 영어는 단순히 대학입시의 주요 과목이라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생존 도구이자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표식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국민은 초등학교부터 퇴직 이후까지 평생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영어의 성취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영어 절대평가제가 일시적인 영어 사교육 감소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체 영어 사교육을 근본적으로 줄어들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영어 교과목에서 줄어든 사교육 시장의 수요가 국어, 수학과 같은 교과로 이동하는 결과가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이는 소위 사교육 풍선효과를 말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부분적으로 영어 사교육 시장의 위축은 있을지언정 전체 사교육 규모는 거의 그대로일 것이고,국민의 사교육 부담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우려되는 일은 일선 고등학교에서 파행적 교육과정 운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입시현실을 감안할 때 대학입시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적은 영어 교과목을 국어나 수학과 같은 여타의 과목과 굳이 동등하게 교수·학습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수능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대입 정시의 경우 백분율이나 표준점수에서와같이 상대 점수에 의해서 대학 지원자의 위치가 결정되는 평가방식을 채택해 왔다. 이러한 상대 평가는 점수화된 방식을 통해서 지원자에 대한 평가결과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선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 선발의 객관성이 문제가 되고 공정성이 결여된 선발이 대학 입시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우려된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벌써부터 일부 대학은 영어교과목에 한해서 면접이나 에세이로 평가하는 대체 평가제를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만일 우려대로 이렇게 된다면, 영어 교과목 절대평가제 도입의 원래 취지가 사라져 버리고 원래의 취지와는 반대로 사교육 시장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현재 영어 절대평가제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 시험방식의 채택, 평가 내용이나 수준, 준거설정 등이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과정 평가원 등 전문기관에서 향후 기술적인 문제들이 보완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수능에서 영어 절대평가제의 시행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어 절대평가제를 시행하는 이유나 관련 조건들을 제도시행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논의되는 영어 절대평가제의 실시 기반은 대학수능 검사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수능 검사에서 평가방식의 전환이 요구된다면 대입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경우 대입수능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수학능력고사를 절대평가체제로 치르고 수능고사 자체를 자격고사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되면 영어 이외에 국어, 수학과 같은 과목도 절대평가제로의 전환을 검토할 수도 있다. 제일 중요한 점은 평가방식이 어떠한 것이든 일관된 평가방식의 채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관된 평가방식이 교육당국이나 일반 국민이 바라는 사교육 부담 경감, 고교 교육과정 편중화 방지와 운영 내실화, 대입선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적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설] 뉴라이트 학자의 잇단 정부기관 진출

    공영방송의 생명은 신뢰와 공정성이다. 정권 성향과는 무관하게 정치적 독립성을 견지하는 게 공영방송의 제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이인호(78)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방송(KBS) 이사 추천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부 검증과 토론 등 절차적 정당성의 결여를 문제 삼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퇴장한 상태에서 이 교수를 신임 이사로 추천했다. 낙하산 인사다. 최연장자로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이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로서 편향적인 역사인식을 보여 왔다. 학자의 소신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간의 이력과 행적이 사회적·이념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공영방송의 책임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 교수를 포함해 현 정부 들어 뉴라이트 인사가 주요 기관에 포진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최근 1년 새 한국학중앙연구원장과 국사편찬위원장, 한국학대학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뉴라이트 인사가 임명됐다. 국정 국사교과서 추진이나 방송 장악을 위한 포석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행여 그런 의도가 있다면 공영방송은 물론 사회가 불신과 분열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운운한 교회 강연에 대해 지난 6월 TV조선에 출연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감동받았다’고 발언했다. 문 전 후보를 반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를 낙마시킨 대다수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다. 문 전 후보의 망언을 알린 KBS의 단독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왜곡 보도’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다 이 교수가 KBS 이사로 추천되자 일각에선 공영방송 길들이기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지난 정권 때 친일사관·독재미화 논란을 빚은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의 감수를 맡았고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이기도 하다. 전문성 없는, 정권 차원의 낙하산 인사로는 공영방송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되새겨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저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개막 기념식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며 ‘신뢰의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이 교수의 이사 추천 직후 KBS 노조와 야당, 일부 시민단체는 공영방송의 정치적·이념적 편향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뢰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
  • 김무성 민생 현장에, 박영선 팽목항으로…여야 대표 장외 여론전

    김무성 민생 현장에, 박영선 팽목항으로…여야 대표 장외 여론전

    정기국회 의사일정도 정하지 못한 파행 정국 속에 여야 대표들은 2일 국회를 떠나 현장을 찾았다. 추석 밥상 여론을 잡아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열띤 홍보전을 펼쳤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과 마포 한국경영자총협회 사무실에서 잇따라 노사관계 개선과 경제살리기,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강서구 영구임대주택 단지 내 사회복지관과 마곡동 분양주택 상가를 둘러본 뒤 간담회를 열고 서민 주거 안정과 주택 활성화 대책을 모색했다. 앞서 김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2017년 정권 재창출과 2016년 총선 과반 의석을 차지하려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하는데, 그 성공 여부는 경제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당직자들에게 “점심 때 술 먹고 얼굴 벌게져 저한테 걸리면 그날로 제명”이라고 경고하며 당 혁신에도 시동을 걸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10명의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머무르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위원장은 “매듭지어진 것이 없고 한숨만 늘어가는 상황”이라면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고, 잊지 않고, 끝까지 챙긴다는 인식을 심어 주지 못한 점을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3일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이후 의사일정에는 ‘선별적 참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진도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기국회 개회] 얼굴 붉힌 與·유족… 면담 30분 만에 결렬

    [정기국회 개회] 얼굴 붉힌 與·유족… 면담 30분 만에 결렬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다시 미로에 빠졌다. 추석 전 가능하리라던 기대도 한순간에 꺾여 버렸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와의 세 번째 세월호법 협상을 시도했지만 서로 고성만 주고받다 30분 만에 파행을 맞았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은 “첫 번째, 두 번째 같은 만남이라면 하고 싶지 않다. 그때와 똑같이 우리를 설득하려는 취지라면 지금 당장 일어나서 나가겠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답변을 해 달라”며 시작부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가 “서로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말하고 난 뒤 해야지 (시작부터) 서로 낯짝 붉히면 안 되니 일단 먼저 말씀부터 하시라”라며 즉답을 피하자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졌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런 자리에서 예의 지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장유유서의 예의뿐 아니라 사회적 상식에 맞는 예의도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유가족들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부터 바꾸는 것이 진정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되받아쳤다. 그러자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무슨 얘기만 하면 예의에 안 맞는 얘기라고 한다면 우리는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다”면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있는 게 없고 정치적으로도 여지가 없다”고 응수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수사권·기소권을 진상조사위에 귀속시키는 것은 위헌적 수사기관을 창설하는 것”이라면서 “도저히 국회에서 이런 법을 만들 수 없다고 수차 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조차 주장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법률적 논리 공세가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일어나겠다. 계속 언론플레이를 하시는데, 유가족이 언플을 당하는 사람으로 보입니까”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그럼에도 이 원내대표는 “오늘 우발적으로 그런 것”이라면서 “언제든 유가족들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충실히 듣고 반영하겠다”며 추후 협상 여지를 남겼다. 유가족 측의 요구는 결국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 달라”는 것이었다. 특별검사 추천권 역시 유가족이 바라는 것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언급되진 않았다. 면담이 끝난 뒤 유 대변인은 국회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대변인은 “추석 때 고향으로 내려가 이야기할 수 있도록 세월호법 제정 필요성이 담긴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월호법의 추석 전 타결이 희박해졌다는 의미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의 협상이 불발되자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만나 다독이며 협상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現 고1부터 수능 한국사 필수·수준별 폐지

    現 고1부터 수능 한국사 필수·수준별 폐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생이 치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국어와 수학 과목에서도 수준별 시험이 폐지된다.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4교시에 탐구영역과 함께 실시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17학년도 수능 기본계획’과 ‘2017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1일 발표했다. 2014학년도에 처음 도입된 수준별 A, B형 시험은 2015학년도에 영어가 폐지되는 데 이어 2017학년도에 국어와 수학도 폐지된다. 국어는 통합으로, 수학은 문과는 나형, 이과는 가형을 치러 2013학년도 체제로 돌아간다. 필수과목이 된 한국사는 문항 수 20개, 만점 50점 체제로 시행된다. 한국사는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하며 40점 이상일 경우 1등급이 주어진다. 2등급 밑으로는 5점 낮아질 때마다 1등급씩 떨어지는 방식이다. 한국사가 4교시 탐구영역과 함께 치러지면서 4교시 시험 시간은 30분 늘어난다. 탐구영역은 기존과 동일하게 수험생이 선택한 영역(사회·과학·직업탐구) 내에서 최대 2과목에 응시할 수 있다. 2017학년도 수능은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11월 셋째 주인 17일에 시행된다. 지난해까지 수능이 11월 첫째 주에 치러지면서 시험 범위를 무리하게 소화하려다 보니 고교 3학년 수업이 파행을 빚고 있다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대교협은 이른바 ‘3년 예고제’ 시행에 따라 이날 처음으로 2017학년도 대입전형 기본 사항을 발표했다. 3년 예고제는 매년 입시체제가 큰 폭의 변화를 겪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사전에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특정 학년이 과도기의 ‘시험용’ 취급을 받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도입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입전형 간소화가 강화되고 우선선발 폐지, 대학별 고사 지양 등 교육부 기존 정책이 대부분 유지됐다. 다만 2016학년도까지 정시모집에서 대규모 모집단위에 허용되는 동일 모집단위 내 분할 모집을 2017학년도부터는 전면 금지한다. 또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한국사를 대입전형에 활용하도록 각 대학에 권고한다. 201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는 2016년 9월 12~21일, 정시 원서 접수는 2016년 12월 31일~2017년 1월 4일로 결정됐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1일부터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개회식 전날인 31일까지 여야는 국회 일정 조율을 방관, ‘파행의 장기화’마저 예상된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을 풀 힘은 여야가 아닌 세월호 가족들에게 달린 모습이다. 여당이 민생 법안을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역공했다. 결국 여느 때처럼 졸속 예산안 심의와 ‘쪽지예산’ 관행만 되풀이될 판이다. 정기국회 정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1. 與 “국회 복귀” 압박에 野 “세월호법 우선” 지난 6월 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중단됐던 국회 본회의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개최될 수 있을까. 각종 임명동의안 등 현안 해결용 본회의 개회를 주장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이 강행하면 1일 본회의 개최를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유병언 방지법, 민생 관련법, 안전 관련법 등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좌우할 열쇠는 야당이 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야당에 대해 비판, 읍소, 설득 전략을 썼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답을 찾으려는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민생과 경제는 야당 협력 없이 여당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국가위기 극복의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뒤 다른 법안 처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일정은 세월호법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의원 70여명,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장외집회를 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되면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침수된 고리 원전, 싱크홀, 군 인권침해 현장, 남부 폭우피해 지역 등을 두루 방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대장정’으로 장외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범위 안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과 관계없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 세월호법, 1일 與·유족 3차 회동이 분수령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지만 모든 의사 일정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민생 법안 처리, 국정감사 및 대정부 질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미뤄질 판이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9일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2차 합의안의 처리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공식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일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진행한다. 앞서 1, 2차 면담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는 방안, 특별검사 추천권 배분 방식 등을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하지만 유가족들도 2차 면담 이후 충분히 내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고, 여당도 국회 정상화 부담이 큰 만큼 3차 면담에서는 발전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유가족 측이 좀 더 전향적이고 헌정 질서와 법 체계에 근접한 제안을 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도 열린 마음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족과 여당이 해답을 찾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구호만 되풀이하며 뒤로 물러나 있고, 야당 역시 내부 분열과 여론 악화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잃은 상태다. 반면 유가족들은 직접 여야를 번갈아 만나는 등 여·야·유가족 간 사실상의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1, 2차 합의안을 거부했던 유가족들이 직접 해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3. 의료법 등 민생법안 이견… 입법전쟁 예고 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가 여전하다. 31일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연일 더해지는 여당의 민생 압박에 야당에서는 ‘진짜 민생법안’을 가려내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생법안 진위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별도 법안을 내놓은 채 대치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두고도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에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돼도 향후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특정 법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승강이는 지난 5월 여야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 반복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입법 실적은 ‘0건’으로 이번 정기국회마저 마땅한 실적이 없다면 현 여야 원내지도부는 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4. 예산 졸속 심의 땐 올해도 ‘쪽지예산’ 활개 예산안 심의 때마다 ‘쪽지예산’, ‘카톡예산’이란 명칭으로 끼어들던 지역 민원성 예산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국회 파행이 길수록, 예·결산 심의가 졸속일수록 활개를 치는 쪽지예산의 속성 때문이다. 지난해 쪽지예산은 4000여건 이상으로 추정되며,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야는 대안을 모색해 놨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화하고, 예산심의 강화를 위해 분리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행력이 문제였다. 7~8월 임시국회가 ‘본회의 0건, 처리 법안 0건’으로 마무리되며 ‘쪽지예산 방지책’도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미 8월에 끝냈어야 할 2013회계연도 결산안(349조원) 심사는 정기국회로 이월됐다. 일정이 빠듯해 ‘졸속’이 불가피하다. ‘졸속 예·결산→호통 국감→쪽지예산 득세’로 이어진 지난해 풍경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달라진 제도가 하나 있기는 하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11월 내 예결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그러나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놓은 뒤 장기 대치한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예산안 심의 기간을 지키려다 졸속 심사를 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9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사업 추진 전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쪽지예산의 대부분이 SOC와 관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쪽지예산을 슬그머니 밀어 넣을 수 있는 여지만 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北 ‘응원단 불참 南책임론’… 향후 주도권 전략

    북한이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북측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남측 당국에 책임을 전가한 데 대해 우리 측이 공식 반박하는 등 남북 당국 간 갑론을박이 격화되고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9일 전날 하루 먼저 종료된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하며 재차 군사적 보복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남측의 고위급 접촉 제의에 뜸을 들이면서 UFG 훈련 종료에 맞춰 응원단 불참을 선언하는 등 강경 태도를 보이는 데는 향후 전개될 대화 국면에서 5·24 대북조치 해제 등 우리 정부의 변화를 압박하고, 남북 관계의 고삐를 쥐려는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조선중앙TV 대담에서 “남측이 우리 응원단을 대남 정치공작대니, 응원단의 규모 및 공과국기 크기가 어떻다느니, 심지어 비용 문제까지 거론해 실무회담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측이 지난달 17일 결렬된 실무접촉의 세부 의제까지 공개하며 남측의 책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북한 응원단 참여를 시비한다고 왜곡 주장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표명했다. 그는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편의 제공 문제는 국제관례를 따르되 남북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협력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북측에 응원단 파견을 다시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 대변인은 이어 “8월 22일 조추첨 행사에 참석한 북측 관계자들은 선수단 명단 등이 포함된 공식 서한을 우리에게 전달했지만 응원단 관련 내용은 전혀 없었다”며 “우리 측이 (응원단 문제를) 묻자 구두 언급 형태로 우리 실무자에게 말해 놓고 마치 공식 통보한 것처럼 주장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남북 당국 간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처럼 지난 실무접촉이 파행된 후 감정적 대립도 적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 것이란 평가다. 현 정세의 흐름상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이 재개되더라도 북측이 5·24 조치와 UFG 연습을 정조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5·24 조치 결단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8일 강연에서 “김 비서가 우리는 대화와 교류 협력을 하자는 것이고, (남측) 최고지도자의 실천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남쪽이 UFG 훈련을 앞두고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것에 의구심도 표명했다고 공개했다. 임 전 장관은 지난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개성공단에서 김 비서와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 대화를 하더라도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대한민국/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세월호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대한민국/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다음주에 중학생 아들이 수련회를 간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학생 수련회가 전면 중단됐다. 내 기억에는 수련회의 안전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중단했던 것 같다. 그러니 다시 수련회를 간다는 것은 정부가 충분히 검토하고 안전 대책을 보완·수정해 가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을 의미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보기에는 수련회의 안전 대책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 유일한 변화는 부모에게 수련회에 자녀를 보낼 것인지를 물어보는 가정 통신문이 하나 추가됐다는 것뿐이다. 세월호 사건은 전 국민에게 슬픔을 가져다 준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더 비극적이었던 것은 해병대 캠프에서 고등학생들이 바닷물에 휩쓸려 숨지고, 지붕이 내려앉아 대학교 신입생들이 숨져 전 국민에게 슬픔을 안겨준 지 불과 얼마 후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이다. 젊디젊은 학생들이 수련회에 가서 사고를 당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졌지만, 정부와 학교는 그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하고 그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수련회를 이어갔으며 그런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 세월호 사건이었다. 수백명의 학생들과 승객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아마 많은 국민들은 슬픔 속에서도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참사 이후에는 뭔가 안전에 대한 완벽한 대책들이 나올 것이고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을 넘긴 현 시점에서 세월호가 남긴 것은 국회의 파행과 유병언씨 사망 미스터리 정도인 것 같다. 언론과 국민의 관심도 모두 세월호의 정치적 파장과 구원파의 동태에 쏠려 있는 것만 같다. 이 와중에 대부분의 사람들과 언론들이 까맣게 잊어버린, 제일 중요한 게 바로 안전 대책의 마련이다. 최근에 배를 타보지 않은 내가 이렇게 추측하는 것은 옳지 않을지 몰라도, 지금 이 시간에도 세월호와 같이 화물을 제대로 고정시키지도 않고 과적한 상태에서 제대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선원들에 의해 운행되는 선박이 대한민국에 많이 있을 것 같다. 만일 선박에 대한 안전 점검이 강화되었다면 어디선가 안전 부실로 적발된 선박이 운행 정지 처분을 받았다든지 하는 뉴스든지, 안전 점검을 해 보았는데 이제는 선박들이 모두 규정을 지키고 있다는 식의 뉴스라도 들었어야 하는데, 그러한 보도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세월호 같은 참극은 한 사회에 감정적으로 큰 슬픔을 주지만, 이성적으로는 큰 교훈을 줄 수 있다. 인간의 탐욕과 실수가 거듭돼 발생한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 전체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사회는 비극과 슬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선 작업은 우선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의해 시작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정부와 국회는 세월호 사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모습밖에 보이고 있지 못하다. 국민 안전보다는 다음 선거에만 온통 정신이 쏠려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식을 수련회에 보내게 된 부모로서 마음은 정말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마음에 걸리면 안 보낼 수 있다지만, 학급 친구 전원이 다 가는 상황에서 내 자식만 못 가게 하면 따돌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있어 결국 보내겠다고 서명은 했지만, 수련회 기간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할 게 분명하다. 언론에도 분명히 잘못이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 불감증에 대한 기획, 점검 기사 등이 쏟아져 나와야 제대로 된 언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많은 국민들이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잘못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보고 크나큰 책임감과 미안함을 느꼈을 게다. 하지만 세월호의 교훈을 바탕으로 이 기회에 한국 사회의 안전을 한 단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비극적 사건들을 경험하게 될지 모르며,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일부 몰지각한 공직자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어른들의 책임일 것이다. 학기가 바뀌어 우리의 자녀들은 다시 수련회를 가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정치적 대립을 그만두고 신속히 안전대책 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언론과 국민은 이런 변화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은 정말 헛된 것이 될 것이다.
  • [꽉 막힌 세월호정국] 국조특위, 청문회도 못 열고 ‘빈손’

    30일이 활동 시한인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출범 초기부터 기관 보고 일정·대상,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막바지에는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 처리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대로는 보고서도 못 만들고 끝날 판”이라며 “진상 규명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려 했지만 정치 공세로 기대만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증인 채택, 자료 요구 등의 과정에서 국정조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특위 활동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요구하는 배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29일 단독으로 토론회를 열어 특위 성과를 정리한다. 심 위원장은 특위가 파행된 8월 한 달간의 활동비 600만원을 경기 안산 단원고에 장학금으로 전달키로 했다. 지난 6월 2일 구성된 특위는 기관 보고 대상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실명을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 갈등하다 6월 30일에야 첫 보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참사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세월호 대책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사실 등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의 실언·막말을 두고 사퇴 공방을 반복했고 증인 채택을 둔 줄다리기로 시간을 보냈다.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하고 차후에라도 특위 활동 연장을 합의하면 극적으로 특위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지만 진상조사위 활동이 곧이어 시작되는 데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커 활동이 제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시론] 예술공론장과 큐레이터정신/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시론] 예술공론장과 큐레이터정신/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민주와 인권의 도시 광주가 표현의 자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정신이라는 고유명사를 내걸 정도로 광주는 한국현대사를 견인한 위대한 정신적 자산을 가진 도시다. 서울정신이나 부산정신에 비해 광주정신은 선명하게 도시 정체성을 대변한다. 하지만 광주정신이라는 굴레가 오히려 광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단일한 그 무엇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견 자긍심이나 선명성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그 명성에 걸맞은 역동적인 사유와 실천의 두께를 더하기보다는 빛바랜 훈장처럼 퇴행적인 진영 논리를 반복 재생산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 전시 철회를 선언함으로써 일단 봉합 수순에 접어든 홍성담 걸개그림 ‘세월오월’ 사건은 광주의 속살을 들춰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는 도시 광주에서 광주정신이라는 것은 확정 불가능한 허상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만약 광주정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역사가 부여한 안정적인 기표가 아니라 역사의 유훈을 호명해 현재의 시대정신으로 재생산하는 역동성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광주는 역동은커녕 역사적 유산마저도 퇴행시키고 있다. ‘세월오월’과 함께 유폐된 것은 비단 표현의 자유만이 아니다. 그것은 광주정신의 실종과 함께 예술적 공론장의 파국을 불러왔다. 예술적 소통이 매개하는 공공영역, 즉 예술공론장은 개념이자 제도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표현의 자유다.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술에서 표현의 자유는 그 자체로 예술의 전제이자 존재 이유다. 근대적 개념의 예술은 종교와 권력의 요청에 부응해 주문생산을 하던 화공과 석공, 도공들이 스스로 작품 생산의 주인임을 선언하면서 예술의 자율성을 확립한 데서 출발했다. 따라서 예술의 자율성에 근거한 표현의 자유 없이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 광주비엔날레가 홍성담 걸개그림을 전시하지 않은 것은 그 장을 온전한 예술공론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제한을 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주에 비할 바 아니지만, 필자가 일하고 있는 미술관에서도 표현의 자유 문제로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해당 작품은 지난 대선 운동 기간에 특정 후보 이미지를 담은 포스터를 부산의 거리에 부착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계류 상태였다. 작가는 민감한 부분에 ‘사정상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없다’고 쓴 A4 용지를 부착했는데, 이에 대해 시민과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작가가 직접 손글씨를 써 붙인 것이어서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실감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 프로젝트의 윤범모 책임큐레이터는 광주정신을 성찰하는 기획전 ‘달콤한 이슬 1980 그후’의 파행을 맞아 개막행사 이틀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우여곡절 끝에 복귀했다.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큐레이터의 자괴감 때문이었다.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직위가 아니라 정신이자 명예였다. 출품작에 관한 비평적 논의나 대책 없이 행정관료의 잣대에 먼저 노출된 소통 경로와 책임큐레이터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N분의1로 출품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는 큐레이터 정신을 병들게 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느냐 제한하느냐 하는 해묵은 논쟁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더욱이 진영 논리에 빠져드는 정치적 의제와 표현의 자유 문제는 생산적인 논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큐레이터 정신이다. 첨예한 논점으로 사회를 일갈하는 예술가와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대중 사이에 선 큐레이터의 판단력은 예술공론장을 지탱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큐레이터는 예술의 개념과 제도를 지탱하는 매개자이자 생산자이며,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갈무리하는 지식인이자 실천가다. 파국 이후의 지혜가 필요한 이 시점에 큐레이터 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 與·유족 합의 불발… 새달 1일 협상 재개

    與·유족 합의 불발… 새달 1일 협상 재개

    세월호특별법 입법 문제를 놓고 야당과 주로 소통해 왔던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표단이 여당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협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세월호법 협상은 조금씩 출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최종 협상 타결의 주도권을 쥐려는 여야의 싸움은 강대강 대결 구도 속에서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27일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과 지난 25일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을 가지며 세월호법 처리를 위한 협상에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간극은 여전했다. 유가족 측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양측은 내달 1일 세 번째 만남을 잇기로 하면서 세월호법 8월 이내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 다만, 이날 회동을 통해 상호 불신의 벽을 깨는 데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세월호법이 금명간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고조됐다. 새누리당은 상임위별로 국정감사 파행 책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장외 투쟁 중인 야당에 압박을 가했다. 유가족과의 ‘단독’ 협상 채널을 새누리당에 내준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유가족과의 담판을 통해 합의에 이를 경우 협상 타결의 공(功)이 새누리당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야당도 협상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 구도가 새누리당과 유가족 ‘2자 구도’로 비쳐지는 것을 의식한 듯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유가족과의 회동을 ‘연쇄회담’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날 박 원내대표와 유가족 대표단의 회동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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