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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과 경영 이야기] (18)신동렬 성문전자 회장

    성문전자 신동렬(63) 회장은 일생의 절반은 야구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보냈다. 그는 최근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만루 위기에 처한 투수에 비유하면서 “내·외야수들이 마운드에 선 투수의 어깨를 두드려 주듯이 임직원이 어려운 경영 상황을 함께 거든다면 불황은 극복된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자(CEO)의 자질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주문을 빼놓지 않았다. ●시련과 좌절이 패기를 키운다 1965년 성균관대 졸업과 함께 실업 명문팀인 대한통운 야구부에 투수로 입단했다.당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구호가 온 나라에 퍼질 때다.대한통운은 국영기업이라 야구 선수들도 요즘으로 말하면 구조조정을 겪게 됐다.나는 초년 선수라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지만 일부 선배들은 졸지에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첫 직장에서 비애감을 느꼈다.어릴 적에는 김응룡(당시 한일은행 선수감독·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스 감독)씨처럼 야구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선배들의 처지를 보면서 야구가 싫어졌다. 형과 남동생 등 세 형제가 사업을 시작했다.그때는 건설 현장이 많아 유리 수요가 많았다.소자본으로 노동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유리 공장을 차렸다.그러다 72년 대홍수로 한강물이 범람하면서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에 있던 유리 공장이 침수됐다.혹독한 첫 시련이었다. 그때 전자산업이 유망하다는 소리를 들었다.벤처산업이었던 셈이다.미국과 일본의 전자부품업체에 편지를 보냈다.‘나는 공장을 갖고 있는데 자본과 기술을 대주면 훌륭한 합작 회사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수없이 편지를 보냈더니 그중에 한 일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74년 일본의 한 전자부품업체와 합작을 했다. 태동기인 국내 전자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그런대로 사업이 잘 됐는데,79년 터진 2차 석유파동으로 두 번째 시련기를 맞았다.한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곧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공장 규모나 기계 등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였다.가슴 아프게 일부 직원들도 내보냈다. 80년 석유파동의 여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 중소기업을 인수했다.이 때부터 콘덴서에 손을 댔다.콘덴서는 지금도 모든 전자제품에 없어선 안 되는 주요한 부품이다.기능은 전혀 다르지만 지금으로 치면 반도체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그 콘덴서에 들어가는 필름을 만들었다.핵심 공정은 기술이 모자라 일본에서 처리한 뒤 필름을 다시 들여와 국내 전자업체에 납품했다.그 때는 삼성·LG·대한전선 등 국내 대기업도 정신없이 전자제품을 생산할 시기였다.일본에서 중요한 기술은 가르쳐 주지 않아 일본에 건너가 기술을 훔치다시피 몰래 배웠다.3년 만에 국내에서도 100%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콘덴서에 목숨을 걸자고 다짐하고 한 대에 20억∼30억원이나 하는 콘덴서용 금속필름 증착기를 들여왔다.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금속증착 필름의 독창적인 국산화에 성공했다.로열티를 물지 않아도 됐다.일본 회사로부터 독립도 했다.투자자를 찾아 헤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투자조합으로부터 지원금을 얻었다.5년 만에 회사를 주식 시장에 상장해 자산의 30%를 조합에 주는 조건이었는데,약속대로 5년이 되기 전인 90년에 주식을 상장했다. 그 시기엔 정말 기업할 맛이 났다.우리가 신뢰를 저버린 회사를 먼저 찾아가 신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했다.그들이 납득할 때까지 매달렸다.힘들 때마다 투수 시절에 위기에 몰린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를 떠올리면서 버텼다. 해외의 유명 전자업체들이 우리 제품을 인정하자 그 다음은 순풍에 돛 단 듯 일이 잘 풀렸다.지금은 금속증착 라인이 15개로 늘었고,머리카락의 1000분의1에 불과한 얇은 필름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하고 있다.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우수중소기업대상,과학기술훈장 등을 연이어 받았다. ●원칙과 명예를 존중하는 스포츠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때 해운대에 살면서 야구를 배웠다.초등학교 주변에 주둔하던 미군들이 주말이면 야구 배트과 글러브를 피란민 청년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야구 시합을 했다.중학교에 입학해서도 취미는 야구뿐이었다.동래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큰 키(180㎝)에서 내리꽂는 공을 타자들이 잘 맞히지 못해서 그런지 투수를 맡았다.당시 부산의 야구 명문은 경남고교인데,이 학교를 콜드게임으로 이긴 적도 있다.전국 대회에서 5일 동안 9회까지 완투를 하는 바람에 손가락에 물집도 났다.하지만 나는 원칙과 명예심을 존중하는 스포츠 정신이 좋았다.이는 선수단의 집단 생활에서 익혀진다.성대에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했다.당시 성대는 전국 우승을 넘보는 명문 팀이었다. 일본인들은 태평양전쟁 패망후 미 점령군에게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웠다.미군은 패전국 일본의 사회 치안이 불안정하고 거리에 실업자가 넘쳐나자 정책적으로 야구를 보급했다.특히 게임의 룰을 중시하도록 가르쳤다고 한다.지금은 일본에 5000여개의 야구팀이 있지만 유소년 팀에선 경기방법보다 먼저 야구인의 자존심과 매너를 가르친다.야구 선수는 더운 여름에도 긴 소매 옷과 바지를 입는다.타석엔 혼자 서지만 수비석에는 9명이 정교하게 호흡을 맞춰야 멋진 플레이가 나온다. 80년대쯤 평소 존경하던 성대 총장이 만나자고 해서 모교를 찾았다.사무실 비품 등이 함부로 내팽개쳐진 채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있었다.총장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총장은 학생들을 탓하기보다 “가라앉은 학교 분위기를 살리고,학생들에게 단합된 애교심을 심어주고 싶으니 야구인 동문회를 활성화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그 뜻을 받아들이고 다시 총장실로 가서 후배 학생들을 호통쳤다.“총장은 너희들 뜻을 받아들일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데,이게 무슨 행패냐.지킬 것은 지키면서 주장하라.”고 다그쳤다.나중에 총장실 점거를 곧 풀었다는 소식을 듣고 흐뭇했다. ●투수와 CEO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희생 정신과 융화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나를 낮추고 동료들과 함께 하려는 정신을 바탕으로 남과 공정한 원칙속에서 경쟁하는 법을 배운다.기업에도 룰이 있다.정확한 물건을 만들어 바르게 팔 때 소비자들이 나를 인정한다.또 동료 기업인들의 본보기가 되면 그들과 언제 어떤 자리에서 만나게 될지 모르는 거래 관계에서 그 이익이 내게 돌아온다.기업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우리 주변의 극단적인 노사관계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도저히 한 배를 탄,한 운명의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아는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직원들을 자기 식구처럼 여기고 있다.제 직원에게 월급을 제대로 못 주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다.노조도 이같은 경영인들의 심경을 조금은 헤아려 주어야 한다. CEO는 끊임없이 앞길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이제는 정보와 기술이 바로 돈이다.내가 갖고 있는 정보와 기술은 곧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된다.그래서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CEO는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모 대기업 회장은 첨단기술을 개발한 연구진에게 약속했던 대가의 몇 배를 주고 아낌없이 격려했다.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사일을 개발하는 국방기술 연구진을 밤에 홀연히 찾아가 만두를 함께 나눠 먹으며 그들을 감동시켰다.CEO는 마운드의 투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다방면에서 능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은 기업을 하는 환경이 매우 나쁘다.30년 이상 지속된 중소기업의 생산 환경이 중대한 변화기를 맞았다.대기업에 의존하는 하청관계를 벗어나야만 할 때가 됐다.중국은 방문할 때마다 우리를 놀라게 만드는 나라다.우리는 절대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우리의 권위적인 행정 규제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하다.미국 투자가들은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관적이고,배타적으로 보고 있다.한국 사람들이 다른 민족보다 정(情)과 열(熱)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이제는 정확히 해야만 살 수 있다.모 국회의원이 내게 보낸 글을 인용한다.아르헨티나는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선 세계 5대 경제부국이었다.볼펜과 버스,헬리콥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나라다.그러나 페론 정부의 인기주의 정책과 계층간 갈등 때문에 지금은 세계 5대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한국을 잘 아는 한 일본인이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을 열거한 글이 생각난다.그 일본인은 ‘막히는 고속도로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물건을 파는 한국인’에 대해선 호감을 표시한 반면 ‘한국의 버스 정류장에는 반드시 버스가 서지 않는다.’라면서 일본인 방문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또 ‘자동차 접촉사고가 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종종 이긴다.’고 꼬집었다. 한국인이 룰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게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돼선 안 된다.이제 모두 제자리에서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한 때다. ■ 신동렬 회장은 성문전자의 신동렬(辛東烈·63) 회장은 고교·대학 시절 정식 야구선수 출신이면서도 보기 드물게 전자부품 업계에 뛰어들어 회사를 작지만 강한 전문 기업으로 키운 최고경영자(CEO)다.그는 실업야구 초년 시절에 야구를 그만두고 우여곡절 끝에 전기·전자 부품인 콘덴서의 핵심 소재인 금속증착필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성문전자를 창업했다.경기도 성남과 평택 등 공장 3곳의 연매출액은 500억원.이 분야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제품의 65%가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된다. 신 회장은 파푸아뉴기니 명예총영사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감사도 맡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 [월드 이슈-세계 언어지도가 바뀐다] EU 공용어 골머리 “영어로 통일하자”

    지난 5월1일로 회원국이 15개에서 25개로 늘어난 유럽연합(EU)이 언어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공용어가 20개다 보니 각종 관련자료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비용이 크게 늘었다.유능한 통·번역사를 못 찾는 언어도 속출하고 있다.다만 동구권 국가들이 대거 신규 회원국이 되면서 EU 내에서 영어의 패권이 강화되는 경향도 있다. ●공용어는 없지만 영어가 중심축 4억 5000만 인구에 공용어가 20개다 보니 영어를 단일 공용어로 삼지 그러냐는 외부의 목소리도 많다.191개 회원국을 거느린 유엔은 공용어가 영어 불어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6개라는 점에서 특히 더 그렇다.이번 EU 확대로 공용어가 된 몰타어는 몰타 인구 40만명만 쓴다. 그러나 공용어 축소는 EU정신에 위배된다.유럽회의 번역담당사무국의 칼 뢴토르 사무국장은 “알 권리와 민주주의,평등의 문제이자 다문화 사회의 일원으로서 겪어야 할 문제”라며 공용어 축소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뢴토르 국장은 “EU 시민 가운데 2억∼3억명은 모국어 하나밖에 모른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빠짐없이 모국어로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도리안 프린스 주한 EU대사도 “EU법규는 개개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관련 법규가 그들이 모르는 언어로만 되어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실제로 EU 주민 누구라도 모국어로 EU 정보에 접근하는 데 거부당하면 EU 법정에 제소할 수 있다. 물론 영어가 기본이 되긴 한다.브뤼셀에 위치한 EU본부 직원 1만 6000명 사이에 주된 실무어는 영어다.EU집행위원 대부분 2∼3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 다수가 모이면 영어가 주로 쓰인다.독일 일부에서는 EU 인구 중 독어를 모국어로 쓰는 비중(24%)이 가장 높으므로 독어에 좀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 않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체 EU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EU집행위가 자신의 모국어 외에 어떤 언어가 가장 유용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영어라고 답한 사람이 69%로,독어라고 답한 사람(26%)의 두배를 훨씬 넘었다.불어를 고른 사람도 37%로 독어보다 많았다.제2외국어로 교육되는 언어도 영어 89%,불어 32%,독어 18%순이었다. ●통·번역 비상 공용어가 20개다 보니 통·번역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2003년 현재 각종 법규,서신,출판물,보도자료 번역량이 150만쪽이었는데 올해는 260만쪽에 달할 전망이다.통·번역 요원과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EU 확대 전 5억유로(6950억원)였다.매일 800명의 통역요원이 필요했다. EU는 새로 공용어가 된 1개 언어당 110명씩의 정규직 통·번역사와 프리랜서를 채용할 계획인데,채용이 끝나면 비용이 8억유로(1조 1123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확대 초창기인 지금 최소 180명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며,활동이 본격화할 경우 360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 워낙 수요가 커 유능한 통·번역사를 찾기도 힘들다.특히 몰타어는 사용인구수가 워낙 적어 최근 실시된 EU통역요원 선발시험에서 단 한 사람도 선발되지 못했다.뢴토르 국장은 얼마전 몰타어를 핀란드어로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소개해달라며 통·번역사 수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물론 통역이 EU간 언어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EU 전체로 다른 나라와 협상을 벌인 경우 협상국 언어의 통역도 필요하다. EU는 나름대로 장치를 마련했다.사용인구가 적은 언어는 먼저 주요 공통언어로 번역된 뒤 다시 사용빈도가 낮은 다른 언어로 번역된다.이를 위해 현직 통역사들에게 새 언어를 훈련시키고 있다.일종의 중계장치를 쓴 셈인데,이 과정에서 한 사람이 농담을 하면 통역을 거치느라 웃음이 시차를 두고 연달아 터지기도 하고 의미가 잘못 전달되기도 한다. 통역서비스를 제한하기도 한다.EU정상회의와 각료급 회의에는 20개 언어 모두에 대해 통역서비스가 제공되지만 대사급 회의에서는 영어 불어 독어 등 3개 언어에 한해서만 서비스가 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6000여개 언어중 100년후 90% ‘멸종’ 현재 지구상에서 쓰여지고 있는 6000여 언어 가운데 절반이 영어와 같은 유력 언어뿐 아니라 억압적인 정부정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앞으로 100년 안에 지구상의 언어 가운데 90%가 사멸할 것이라고 극히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언어학자들도 있다. 언어도 동물이나 식물처럼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멸종’할 수밖에 없다.언어의 사멸은 고대 제국이나 오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지금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언어의 사멸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하지만 언어의 사멸 속도와 범위는 전례없을 정도로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화·세계화 추세에 따라 강대국 언어가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면서 소수민족의 독특한 문화와 삶,그리고 정신을 담고 있는 언어들이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2년 전 발표한 90쪽 분량의 ‘세계 사멸 위기 언어 지도’ 보고서에서 “프랑스,러시아에서 미국,호주에 이르는 세계 각지에서 소수민족의 언어와 유산이 사멸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유네스코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는 최소 3000개에 이른다.”며 “하나의 언어가 사라지면 인간의 사고와 세계관에 대해 인식하고 이해하는 도구를 영원히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네스코는 23개 현지어 중 절반이 중국어 때문에 사라지고 있는 타이완과,프랑스어가 현지어를 대체하고 있는 뉴칼레도니아 등을 위기 지역으로 꼽았다.또 프랑스 내에서 사용되는 14개 언어와 스칸디나비아와 러시아 북부에서 사용되는 사미어와 라플란드어 등을 사멸 위기 언어로 분류했다. 최근 들어 언어의 사멸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미국과 호주다.특히 호주에서는 1970년대까지 시행된 강력한 동화정책으로 수백가지 원주민 언어가 사멸됐다.미국에서도 유럽인 이주 전까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언어 수백가지 가운데 현재 150가지 미만이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은 당국의 압력으로 소수민족 언어의 앞날이 불투명한 반면 일본과 필리핀,인도네시아,파푸아뉴기니 등 태평양지역은 2000여 언어가 사용되는 등 언어 다양성이 풍부한 것으로 분석됐다.아프리카에서는 1400여 언어 중 550여 언어가 쇠퇴 일로에 있고,특히 250여개는 사멸 위기에 놓인 것으로 지적됐다.사멸 과정을 겪고 있는 언어들 대다수는 5000명 미만의 소수집단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5000∼6700여개의 언어가 있는 것으로 언어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이 가운데 세계 인구의 90% 이상이 100대 상위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나머지 10%가 6000여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특히 적도를 중심으로 열대지역의 20개 주요국이 종류면에서 세계 언어의 70%를 점하고 있다. 언어가 소멸의 운명을 피하려면 사용인구가 1억명이 넘어야 하고,국력이 세계 10위권 내에 들어야 한다.이와 함께 정부의 두 언어 또는 다언어 정책도 현지어 생존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국내에 번역·출간된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에서 저자 다니엘 네틀과 수전 로메인은 “언어를 보존하려면 원주민에게 자원을 통제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언어의 사용집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가정과 사회에서 그 언어를 사용해야만 언어 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세계 유일 여성문자 ‘뉘수’ 세상에는 여성들만 사용하는 비전(傳) 언어도 있다.세계 유일의 여성 전용 문자인 중국의 ‘뉘수(女書)’ 관련 자료들이 지난 4월 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후난(湖南)성 문서관 류거닝(劉歌寧) 관장은 뉘수 문자가 적혀 있는 손수건,앞치마,스카프,핸드백,부채,서예작품 등 303점을 공개했다. 공개된 뉘수 자료들은 1900년대 초 청(淸) 말부터 1970년대까지 시대별로 다양하다. 뉘수는 중국의 소수민족인 야오족 여성들만이 사용한 독특한 마름모꼴 문자로 후난성 장융,다오(道),장화(江華) 등 3개 현과 광시좡주(廣西壯族) 자치구 일부 지방에서 사용했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불행과 심리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도 있었다.어머니에서 딸들에게로만 전해졌고,고립된 지역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남성들은 뉘수를 해득할 수 없었다. 뉘수는 그러나 최근 들어 여성 사회의 부단한 변화에 따라 농촌의 일부 할머니들만이 사용,거의 사멸 위기에 놓였다. 뉘수를 사용한 지방에서는 여성들이 죽을 때 뉘수로 쓴 물건들을 불태우거나 시신과 함께 매장하기 때문에 뉘수 관련 자료는 매우 희귀하다. 중국 정부가 100만달러를 들여 후난성 장융현에 짓고 있는 박물관에는 현재 700자만 사용되고 있는 뉘수 문서 등이 전시된다. 또 장융현 문화국에서 일하며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뉘수를 배운 저우 수오이(79)는 50년간의 노력 끝에 최근 뉘수 사전도 편찬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7) 한국의 찻그릇 - 유태근의 검은 빛깔 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7) 한국의 찻그릇 - 유태근의 검은 빛깔 찻사발

    경북 문경시 호계면 별암리 산 6번지 언덕길을 한참 올라가야 닿는 문경대학 도자기공예과 유태근 교수 연구실은,그의 주된 연구분야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매우 특이한 형태와 색깔의 그릇들로 가득차 있다.문경이 우리나라 도자 역사에서 민간요의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온 것처럼 이 지역에서 조사 발굴된 옛 그릇들의 파편과 가마터 흔적을 짐작하게 하는 자료들도 연구실 군데군데 쌓여 있다. ●박해 피해온 천주교인들 문경서 ‘가마노동’ 문경 그릇이 지닌 맛은 순수한 흙과 유약 그리고 불과 바람이 만든 것 외에,19세기 중반이후부터 시작된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가 남긴 종교적 고난사와 그 고난을 비폭력으로 극복하고 종교적 구원에 다다르려는 기도와 시련의 아픈 역사도 느껴진다.전해 오는 바로는 조선 정부의 천주교 박해를 피해 문경 산록으로 숨어든 교인들은 그 곳에서 그릇을 빚고 굽는 사기장들이 운영하는 가마의 노동자로 신분을 위장하여 살아남으려고 시도했었다. 사기장들은 그들 스스로가 천민처럼 소외당하고 살아가는 슬픔의 주인공들이어서 목숨을 건지려고 도망쳐 온 교인들을 제 살붙이같이 쓸어 안아 주었다.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쓸어 안아 주는 문경의 인심이 생겨난 한 까닭이기도 하다.교인들은 머슴이 되기도 하여 오래 머물기도 하지만 잠시 머물다가 떠나기도 했다. 지게에다 그릇 몇 점을 얹어 짊어지고 교인들 집을 찾아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막대기를 이용하여 땅바닥에 십자가를 슬쩍슬쩍 그으면 이를 알아보는 교인들은 얼른 전달해 줄 말이나 물건을 전하기도 했었다.문경 지방에서 만든 그릇은 그래서 다른 지역 그릇보다 인간의 체취가 진하게 풍기고,그만큼 그 사회상이 짙게 투영된 그릇들로 알려져 온다. 유태근의 연구실에서 눈길을 끄는 몇 가지 그릇들 중에서 검은 색깔이 짙게 드러난 일련의 작품들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문:이 그릇의 용도가 궁금하군요. 유:찻그릇입니다. 문:검은 색깔을 입은 찻그릇이라….흔히 흑도라고도 부르는 종류의 하나인가요? 유: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만,제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고려 시대의 흑도 종류나 두만강 유역의 고구려 시대 흑도와는 다른 분야라고 해야 옳습니다. 문: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유:저의 경우에는 신라,가야 토기의 순수성에 감명 받아 시도하고 있거든요. ●인간체취·사회상 투영된 문경찻그릇 문:이 작품들을 만들게 된 동기라고 봐도 될까요? 유:엄밀하게 말하자면 직접접인 동기는 아닙니다.직접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 경기도 여주에서 열렸던 세계도자기엑스포에서 세계 여러 지역 원주민들이 직접 그들 고유의 토기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고서였습니다. 그 때 저의 관심을 끈 것은 파푸아뉴기니아 원주민들의 토기 제작 광경이었지요.그들 나라에서 가져 온 흙으로 그릇을 성형하여 굽는데 그 과정이 퍽 이채롭더군요.그릇을 노천에 쌓아 놓고 그릇 주위에다 장작이나 연료를 쌓아서 불을 질렀거든요.우리가 말하는 노천가마하고도 전혀 다른 형식이었는데,어찌보면 일본의 전통 그릇인 라쿠(樂)를 제작하는 방법과 유사했습니다.그릇이 굽혀지더군요.색깔은 검정색이었는데,화도(火度)가 낮은 편이어서 물이 스며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그릇들의 색깔이나 질감이 어쩌면 그렇게도 초기의 김해토기들과 흡사했는지 깜짝 놀랐거든요.그릇의 양감(量感)이 매우 빈약하고 얇은데다 가볍고 차가운 느낌이었지요. 문:가야와 신라 토기가 지닌 순수성이란 표현과 관련이 있습니까? 유:그렇습니다.순수성이란 말보다는 그릇에서 순결한 느낌을 받는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복잡한 생각없이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어쩌면 원시신앙이나 종교적 열정일지도 모르지요. ●도자기엑스포 관람이 흑도 제작 계기로 문:그 원주민들의 그릇 굽는 방식에 관한 얘기는 불교의 초기 율장 중 하나인 사분율(四分律)에 나오는 기록과 매우 닮았군요.부처님이 옹기장이한테 진흙으로 발우 만드는 법을 설명하는 대목을 보면 그릇을 만들어 화로 안에 넣고 뚜껑을 덮은 후 그 주위에다 여러 가지의 마른 장작들을 쌓아 놓고 불을 지펴서 굽는 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방식은 고대 인도 지방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 널리 보급되었고,아직도 그런 방식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일본인들이 17세기 무렵 이후 그들 특유의 라쿠그릇 만드는 법도 이런 식과 관련이 있거든요.혹 유교수는 일본의 라쿠 제작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유:예,일본에서 도자기를 공부했거든요. 문:어디서 공부하셨습니까? 유:미야기 교육 대학 미술과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다음,나고야 아이치 예술 대학에서 전통파트로 대학원을 마쳤습니다.그러다보니 일본 도자기의 특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그런 연후에 가야와 신라 토기에 대한 나름의 미학적 접근도 가능했거든요.라쿠제작 기법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 파푸아 뉴기니아 원주민들의 토기 제작을 보게 되자 일본의 라쿠,가야와 신라의 토기들이 하나의 어떤 궤적을 이루면서 연상되기 시작하더군요.그런 경험을 토대로 이 흑색 찻그릇을 창안해가고 있습니다. 문:제작 방법을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유:그럼요.먼저 흙은 장석질 사토와 황토에다 산청토를 섞습니다.성형을 마치면 잘 말려서 임시로 제작한 통 속에다 넣지요.그리고는 그릇 주위에다 연료를 쌓습니다.연료가 타면서 그 열기에 그릇의 유리질화가 진행됨과 동시에 연료가 타면서 생기는 연기를 그릇에 스며들게 하는 시도를 합니다. 인체에 좋은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쑥,갖가지 한약재들을 태워서 연(煙)을 먹이지요.그을음을 먹인다고 표현하는데,이것이 일종의 유약이기도 하지요.현대적 재료를 이용하여 인체에 유익한 기능성 찻그릇을 연구하게 된 것입니다. 문:화도가 불충분할텐데요. 유:그렇습니다.아무래도 정통 가마에 비해 열의 온도가 덜 오르기 때문에 잘 해야 1100도 정도가 최고 온도지요.그러니 유리질이 덜 이루어져서 물이 스며나올 수밖에 없지요. ●“전통성·기능성 어우러진 찻그릇 만들것” 문:그럼 어떤 해결책을 개발했습니까? 유:온전한 찻그릇이 되어 생활에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연구를 했습니다.먼저 그릇의 안쪽에만 옻칠을 시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더군요.옻칠을 배웠지요.여러 번 시도하다 보니 썩 괜찮은 찻그릇이 되겠다 싶었지요. 그 다음엔 일본의 라쿠다완이나 중국 송나라 때 귀족들이 사용하던 화려한 찻잔에서 힌트를 얻어 금박지를 입혀봤습니다.찻그릇 바깥은 짙은 검정인데 안쪽은 붉은 옻칠색이나 황금색의 밝고 화려한 표면이 나타나더군요.일본 라쿠차완의 장점을 응용하여 한국의 새로운 찻그릇을 만들고,가야토기라는 전통성 위에 현대 사회의 속도감과 기능성을 가미시킨 그릇으로 변화시켜가고 싶습니다. 문:좋은 찻그릇은 그 시대의 표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현대 한국사회의 삶을 응시하면서 찻사발을 창안하려는 숨은 의지가 느껴집니다. 유태근(39세) 교수는 대학 동문인 아내 김수희(35세),외아들 청우(7세)와 함께 여러 해 째 병석에 계신 부친의 마음을 위안해드릴 수 있는 찻사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그의 부친이 만족해 하는 그릇이라면 세상 사람들에게도 작은 위안이 되리라 본다고 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7) 한국의 찻그릇 - 유태근의 검은 빛깔 찻사발

    경북 문경시 호계면 별암리 산 6번지 언덕길을 한참 올라가야 닿는 문경대학 도자기공예과 유태근 교수 연구실은,그의 주된 연구분야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매우 특이한 형태와 색깔의 그릇들로 가득차 있다.문경이 우리나라 도자 역사에서 민간요의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온 것처럼 이 지역에서 조사 발굴된 옛 그릇들의 파편과 가마터 흔적을 짐작하게 하는 자료들도 연구실 군데군데 쌓여 있다. ●박해 피해온 천주교인들 문경서 ‘가마노동’ 문경 그릇이 지닌 맛은 순수한 흙과 유약 그리고 불과 바람이 만든 것 외에,19세기 중반이후부터 시작된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가 남긴 종교적 고난사와 그 고난을 비폭력으로 극복하고 종교적 구원에 다다르려는 기도와 시련의 아픈 역사도 느껴진다.전해 오는 바로는 조선 정부의 천주교 박해를 피해 문경 산록으로 숨어든 교인들은 그 곳에서 그릇을 빚고 굽는 사기장들이 운영하는 가마의 노동자로 신분을 위장하여 살아남으려고 시도했었다. 사기장들은 그들 스스로가 천민처럼 소외당하고 살아가는 슬픔의 주인공들이어서 목숨을 건지려고 도망쳐 온 교인들을 제 살붙이같이 쓸어 안아 주었다.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쓸어 안아 주는 문경의 인심이 생겨난 한 까닭이기도 하다.교인들은 머슴이 되기도 하여 오래 머물기도 하지만 잠시 머물다가 떠나기도 했다. 지게에다 그릇 몇 점을 얹어 짊어지고 교인들 집을 찾아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막대기를 이용하여 땅바닥에 십자가를 슬쩍슬쩍 그으면 이를 알아보는 교인들은 얼른 전달해 줄 말이나 물건을 전하기도 했었다.문경 지방에서 만든 그릇은 그래서 다른 지역 그릇보다 인간의 체취가 진하게 풍기고,그만큼 그 사회상이 짙게 투영된 그릇들로 알려져 온다. 유태근의 연구실에서 눈길을 끄는 몇 가지 그릇들 중에서 검은 색깔이 짙게 드러난 일련의 작품들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문:이 그릇의 용도가 궁금하군요. 유:찻그릇입니다. 문:검은 색깔을 입은 찻그릇이라….흔히 흑도라고도 부르는 종류의 하나인가요? 유: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만,제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고려 시대의 흑도 종류나 두만강 유역의 고구려 시대 흑도와는 다른 분야라고 해야 옳습니다. 문: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유:저의 경우에는 신라,가야 토기의 순수성에 감명 받아 시도하고 있거든요. ●인간체취·사회상 투영된 문경찻그릇 문:이 작품들을 만들게 된 동기라고 봐도 될까요? 유:엄밀하게 말하자면 직접접인 동기는 아닙니다.직접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 경기도 여주에서 열렸던 세계도자기엑스포에서 세계 여러 지역 원주민들이 직접 그들 고유의 토기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고서였습니다. 그 때 저의 관심을 끈 것은 파푸아뉴기니아 원주민들의 토기 제작 광경이었지요.그들 나라에서 가져 온 흙으로 그릇을 성형하여 굽는데 그 과정이 퍽 이채롭더군요.그릇을 노천에 쌓아 놓고 그릇 주위에다 장작이나 연료를 쌓아서 불을 질렀거든요.우리가 말하는 노천가마하고도 전혀 다른 형식이었는데,어찌보면 일본의 전통 그릇인 라쿠(樂)를 제작하는 방법과 유사했습니다.그릇이 굽혀지더군요.색깔은 검정색이었는데,화도(火度)가 낮은 편이어서 물이 스며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그릇들의 색깔이나 질감이 어쩌면 그렇게도 초기의 김해토기들과 흡사했는지 깜짝 놀랐거든요.그릇의 양감(量感)이 매우 빈약하고 얇은데다 가볍고 차가운 느낌이었지요. 문:가야와 신라 토기가 지닌 순수성이란 표현과 관련이 있습니까? 유:그렇습니다.순수성이란 말보다는 그릇에서 순결한 느낌을 받는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복잡한 생각없이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어쩌면 원시신앙이나 종교적 열정일지도 모르지요. ●도자기엑스포 관람이 흑도 제작 계기로 문:그 원주민들의 그릇 굽는 방식에 관한 얘기는 불교의 초기 율장 중 하나인 사분율(四分律)에 나오는 기록과 매우 닮았군요.부처님이 옹기장이한테 진흙으로 발우 만드는 법을 설명하는 대목을 보면 그릇을 만들어 화로 안에 넣고 뚜껑을 덮은 후 그 주위에다 여러 가지의 마른 장작들을 쌓아 놓고 불을 지펴서 굽는 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방식은 고대 인도 지방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 널리 보급되었고,아직도 그런 방식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일본인들이 17세기 무렵 이후 그들 특유의 라쿠그릇 만드는 법도 이런 식과 관련이 있거든요.혹 유교수는 일본의 라쿠 제작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유:예,일본에서 도자기를 공부했거든요. 문:어디서 공부하셨습니까? 유:미야기 교육 대학 미술과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다음,나고야 아이치 예술 대학에서 전통파트로 대학원을 마쳤습니다.그러다보니 일본 도자기의 특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그런 연후에 가야와 신라 토기에 대한 나름의 미학적 접근도 가능했거든요.라쿠제작 기법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 파푸아 뉴기니아 원주민들의 토기 제작을 보게 되자 일본의 라쿠,가야와 신라의 토기들이 하나의 어떤 궤적을 이루면서 연상되기 시작하더군요.그런 경험을 토대로 이 흑색 찻그릇을 창안해가고 있습니다. 문:제작 방법을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유:그럼요.먼저 흙은 장석질 사토와 황토에다 산청토를 섞습니다.성형을 마치면 잘 말려서 임시로 제작한 통 속에다 넣지요.그리고는 그릇 주위에다 연료를 쌓습니다.연료가 타면서 그 열기에 그릇의 유리질화가 진행됨과 동시에 연료가 타면서 생기는 연기를 그릇에 스며들게 하는 시도를 합니다. 인체에 좋은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쑥,갖가지 한약재들을 태워서 연(煙)을 먹이지요.그을음을 먹인다고 표현하는데,이것이 일종의 유약이기도 하지요.현대적 재료를 이용하여 인체에 유익한 기능성 찻그릇을 연구하게 된 것입니다. 문:화도가 불충분할텐데요. 유:그렇습니다.아무래도 정통 가마에 비해 열의 온도가 덜 오르기 때문에 잘 해야 1100도 정도가 최고 온도지요.그러니 유리질이 덜 이루어져서 물이 스며나올 수밖에 없지요. ●“전통성·기능성 어우러진 찻그릇 만들것” 문:그럼 어떤 해결책을 개발했습니까? 유:온전한 찻그릇이 되어 생활에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연구를 했습니다.먼저 그릇의 안쪽에만 옻칠을 시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더군요.옻칠을 배웠지요.여러 번 시도하다 보니 썩 괜찮은 찻그릇이 되겠다 싶었지요. 그 다음엔 일본의 라쿠다완이나 중국 송나라 때 귀족들이 사용하던 화려한 찻잔에서 힌트를 얻어 금박지를 입혀봤습니다.찻그릇 바깥은 짙은 검정인데 안쪽은 붉은 옻칠색이나 황금색의 밝고 화려한 표면이 나타나더군요.일본 라쿠차완의 장점을 응용하여 한국의 새로운 찻그릇을 만들고,가야토기라는 전통성 위에 현대 사회의 속도감과 기능성을 가미시킨 그릇으로 변화시켜가고 싶습니다. 문:좋은 찻그릇은 그 시대의 표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현대 한국사회의 삶을 응시하면서 찻사발을 창안하려는 숨은 의지가 느껴집니다. 유태근(39세) 교수는 대학 동문인 아내 김수희(35세),외아들 청우(7세)와 함께 여러 해 째 병석에 계신 부친의 마음을 위안해드릴 수 있는 찻사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그의 부친이 만족해 하는 그릇이라면 세상 사람들에게도 작은 위안이 되리라 본다고 했다.˝
  • 2360억 경제파급 효과 기대

    내년 11월 열릴 제 13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개최 도시가 5개월의 장고(長考) 끝에 부산으로 낙점됐다.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이,평화와 환태평양 물류 중심의 이미지로 국제사회에 부상할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부산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따라서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이홍구(전 총리)선정위원장의 설명도 있지만,경쟁을 벌였던 제주 시민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후유증도 만만찮을 전망이다.2010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놓고 심각히 대립했던 평창·무주 두 도시간 갈등이 재연될 소지마저 안고 있다. ●‘부산 브랜드’극대화 부산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수치화하기 힘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우선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북한을 APEC회의 옵서버로 참가시켜 부산을 한반도 평화의 이미지와 연결시킨다는 구상이다.최근 중국 상하이항 등에 밀려난 항만도시의 위상도 재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회의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파급 효과는 2369억원,취업유발 효과 4892명,소득유발 효과 522억원 등으로 추산하고 있다.항만·공항·배후지 건설,지구개발 등 간접 비용으로는 생산유발효과 28조 3000억원,소득유발효과 6조 7000억원,취업유발효과 36만 3000명 등 천문학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외국자본과 외국기업의 유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꿈에도 부풀어 있다. 이번 회의에는 21개 회원국 관료,기업인 등 5000∼60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정치적 고려 논란 탈락 도시인 제주의 반발을 무마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노 대통령은 경남출신이고,부산은 정치적 고향이지만 지난 15일의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PK(부산·울산·경남)에서 4석을 얻는데 그쳤다.따라서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 등 6·5 재·보선을 앞두고 이 지역 표를 확보하려고 부산을 개최도시로 선정했을 것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선정위측은 “대도시란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고 안전·경호 측면에서도 제주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부산이 제주보다 국제회의장 규모가 크고 회의장에서 숙박시설 거리도 가깝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하지만 “부산 시내 길이 막히면 마찬가지”라는 등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선정위측이 11월 정상회의 3개 핵심회의 외에,나머지 15개 크고 작은 회의 중 규모가 가장 큰 통상장관회의(1200∼1500명 참가예정)를 제주에서 개최토록 건의한 것도 이를 무마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APEC은 어떻게 개최되나 APEC은 지난 89년 출범한 다자포럼이다.80년대 말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진통을 겪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지역주의가 가속화하자,아·태 국가들이 이에 대응하려고 만든 지역 모임이다.한국,미국,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중국,대만,홍콩,파푸아뉴기니,칠레,러시아,베트남,페루 등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91년 3차 APEC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했으나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다.APEC은 한국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경제협력체이자,주변 4강 정상과의 정기적인 교류의 장을 제공해 한반도 안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국제플러스]印尼 강진… 22명 사망 600여명 부상

    |자카르타 연합|인도네시아 극동 파푸아주에서 6일 리히터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22명이 죽고 600여명이 다쳤다고 국영 안타라통신이 보도했다.현지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이 오전 6시5분께(현지시간) 약 30초에 걸쳐 자카르타 북동쪽 3240㎞에 위치한 나비레를 강타했으며 비교적 강한 여진이 9차례 이어졌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지진으로 이곳의 병원 한 곳이 심하게 파손돼 환자들이 임시 천막으로 옮겨졌으며 교량,가옥 500여채 등도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제3의 프리온

    지난 1980년대 중반 광우병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도 이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쿠루병 등이 있었다.특히 쿠루병은 파푸아뉴기니의 포어족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이함 때문에 많은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었다.이 병은 발병 초기 광우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다가 2년내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었다.이상한 것은 어린아이나 여성들만 걸린다는 사실이었다.학자들은 처음에는 유전병으로 봤으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포어족은 식인(食人) 습성이 있어 가족이 죽으면 그 영혼을 지킨다는 미신에 따라 시체를 나눠먹었다고 한다.관습에 따라 뇌와 눈은 어린 아이와 여성들의 몫이었다.학자들은 그들이 먹은 뇌에 있던 오염물질에서 쿠루병이 발병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모든 학자들은 발병 오염물질이 일종의 변형 바이러스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미국 UC샌프란시스코대학의 스탠리 프루시너 박사는 1982년 바이러스가 아닌 전혀 다른 물질,훗날 명명된 변형 단백질인 ‘프리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일반 단백질과는 달리 스스로 증식하는 성질을 지닌 ‘프리온’의 발견은 처음에는 백안시됐으나 몇년 후 광우병이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서 뒤늦게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한다.그는 그 공로로 199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과 복제기술을 이용해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리온’에 대항하는 제3의 ‘변형(가짜) 프리온’을 다량으로 발현시켜 ‘프리온’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법을 활용했다는 것이다.실용화되기까지는 광우병 면역 확인 등 3년여에 걸친 임상실험 단계가 남아 있으나 우리의 생명복제 및 유전자 조작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쾌거라고 볼 수 있다. 제3의 프리온 복제를 통한 광우병 내성(耐性)소 생산이 세계인의 식탁을 광우병 공포에서 해방시킨다면 황 교수팀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장기 이식용 무균 돼지’ 개발은 불치병 환자들에게 기적의 선물이 되리라 본다.황 교수팀의쾌거는 미래 수종(樹種)산업으로서 생명공학기술(BT)의 소중함을 일깨운 계기가 될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 NGO /관변이미지 벗고 자유·인권·평화운동 전개 자유총연맹 거듭나기

    ‘왕따(집단 따돌림)상담,탈북 청소년 돕기,이라크 난민지원자금 모금,해외 자원봉사활동 등등….’ 대표적인 반공·이념단체였던 ‘자유총연맹’이 자유·민주·인권·평화를 표방하는 NGO로 거듭나고 있다.관변 이미지 탈피가 최종 목표이다. 자유총연맹은 특히 지난해 7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NGO회원으로 가입한 뒤 ‘국민과 함께하는 자유총연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평화운동사업과 함께 빈곤퇴치,자원봉사활동 등 각종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978개의 NGO가 활동중인 ECOSOC에는 국내 대표적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도 가입돼 있다. ●관변단체 이미지 벗기 자유총연맹은 지난 54년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이라는 이름의 반공단체로 출발했다.그동안 정부로부터 20억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받아온 대표적 관변단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국고보조금은 지난 94년 24억원에서 올해 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정치성을 띤 동원 시위가 주조를 이뤘던 활동내용도 달라졌다.올해의 경우 ▲글로벌 리더 양성 ▲통일준비 교원연수 ▲민족화해 협력사업 ▲청소년 공동체교육 ▲국제교류협력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다른 NGO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장수근 홍보매체본부장은 “자유총연맹이 과거 ‘완고한 보수’였다면 지금은 ‘개혁적 보수’라고 할 수 있다.”면서 “진보와 보수는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존하면서 함께 사회발전을 추구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대학생 등 젊은 회원 늘어 대학생 등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젊은층 회원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국 3728개 조직 50만여명의 회원 가운데 9만 5000여명이 20∼30대 청년층이다.대학생 해외자원봉사활동과 대학생 자원봉사모임 등을 활발하게 펼친 결과다. 지난 26·27일 이틀간 강원도 홍천에서 글로벌 봉사단 대학생 15명과 대학생 멘터(지도교사) 30명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이들은 오는 8일부터 30일까지 적도의 오지 파푸아뉴기니에서 방역과 의료봉사,한국어 교육 등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지난 98년 처음 시작해 몽골과 베트남,라오스,루마니아 등에 이어 올해로 5번째 행사이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위상을 높인다 자유총연맹은 지난해 ECOSOC의 NGO회원으로 가입한 뒤 다른 시민단체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ECOSOC에 가입한 국내 NGO는 환경운동연합과 한국여성단체협의회,굿네이버스 등 10개에 불과하다. 4년에 한번씩 서면으로 ECOSOC 이사회에 상세한 활동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또 현재 2등급인 ‘특별협의 지위’에서 1등급인 ‘일반협의 지위’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앞으로 ▲인권사업 ▲사회불평등 개선사업 ▲의료·노인복지사업 ▲교육·청소년사업 ▲평화운동사업 등과 함께 해외 지부망을 확충해 한국의 대표적 NGO로 발돋움한다는 복안이다. ●그래도 갈 길은 멀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자유총연맹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시·도지부 사무실의 구민회관 특혜임대와 지방조직에 대한 자치단체 보조금 지원 등 일부에서 제기되는 잡음을 해결해야 거듭나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는 진정한 NGO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회비납부 활성화를 통해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유총연맹이 국내 대표적인 보수단체로서 각종 역할을 활발히 해나가고 있지만 건전한 보수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주어진 일부 기득권을 포기하는 등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아울러 다소 폐쇄적인 조직운영에 다양한 의견을 지닌 각계 각층 전문가들의 참여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ARF외무회담 내일 개막 / 북핵 ‘프놈펜 압박’ 수위 관심

    |프놈펜(캄보디아)김수정 특파원| 18일 공식 개막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가 국제사회의 또다른 대북 압박 장소가 될 것인지가 관심사다.현재 분위기로선 북한으로 하여금 북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해 다자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압력,북한의 마약 및 위폐 수출 등 불법 거래 차단 문제 등을 둘러싼 논의들이 주로 이뤄질 것 같다.그러나 북한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대북 설득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G8 정상회담을 비롯한 일련의 정상회담과 13일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 등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 공세에 대한 북한의 반응도 관심이다. ●2002년과 다른 상황 지난해 7월 브루나이 ARF회의가 한반도의 극적인 대화 반전의 계기였다면 이번 회의는 냉랭한 긴장으로 흐를 전망이다.지난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전격적으로 북한 백남순 외무상과 회동,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등에 합의했다.매파의 입장을 극복한,‘파월의 반란’으로까지 불린 당시 상황은 서해교전 이후 긴장이 고조되던 한반도 정세의 급변화를 가져왔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일단 백남순 외무상이 ‘외교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대신 허종 외무성 무임소 대사가 17일 프놈펜에 도착한다.우리의 ‘차관보’급으로 한·미·일 등과 밀도있는 논의를 하기는 힘든 ‘급’이다.백 외무상이 불참한 것은 대북 압박 분위기를 감안해서란 분석이다. ●목소리 높일 미·일·호주·EU ARF에서 북핵 문제는 주요 의제로 부각될 전망이다.23개 참가국 만장일치로 채택되는 의장 성명은 북한의 입장을 감안,북핵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우려,대화를 통한 한반도문제 해결,한반도 평화노력에 대한 지지 등 중립적인 내용들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M C 아바드 ARF 사무국 대변인은 “외무장관 회의에서 북핵 문제가 집중협의될 것이며 다자회담과 남북 쌍방 대화에 대한 지지입장이 재천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간 양자회담 또는 비공식 회의 의제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될 전망이다.일본 언론들은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이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복귀 및 납치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회원국들엔 대량살상무기 확산금지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호주도 미국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적극 동참하는 나라이고,EU도 북한 인권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러시아도 지난 2일 폐막된 에비앙 G8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입장보다는 북핵 폐기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백남순 외상 참석을 전제로 남북 외무장관회담을 검토했던 우리 정부는 회의 옆자리에 앉는 허종 대사와 윤영관 외교부 장관과 자연스런 대화 정도로 만족하고 대신 17일 오후 열리는 한·중·일 외무장관 회담과 18,19일 한·미,한·중,한·러,한·호주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crystal@ 亞太 22개국 + EU 정부간 안보대화체 ●ARF(ASEAN Regional Forum·아세안지역포럼) 아·태지역 22개 주요국가와 유럽연합(EU) 의장국이 참석하는 이 지역 유일의 정부간 안보대화체다.1994년 7월 태국 방콕에서 처음 열린 이래 올해로 창설 10년을 맞았다.북한은 2000년 7월 가입했다. 회원국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에,대화상대국인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EU의장국 등 10개국,그리고 기타 회원국인 파푸아뉴기니 몽골 북한 3개국 등 23개국으로 구성돼 있다.의장국은 ASEAN의장국이 겸하며 매년 5월중 고위관리회의(SOM)을 거쳐 7월 의장국 수도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외무장관회의를 연다.
  • 뉴스플러스 / 北핵과학자 망명설 진상조사

    정부는 경원하 박사 등 저명한 핵 과학자를 포함,북한의 고위급인사 20여명이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의 도움을 받아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사실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20일 밝혔다.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호주,파푸아 뉴기니 등 현지공관에 망명 여부를 확인하도록 연락했다.”며 “유관 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망명한 북한 고위인사의 숫자가 그렇게 많은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해 규모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련기사 4면
  • ARF와 한반도정세 전망/ 北 대화 의지 ‘3일간 국제면접’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향후 한반도 정세의 풍향계다.서해교전 이후 잇따라 대화 카드를 내놓고 있는 북한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인 까닭이다.또 미·일·중·러·유럽연합(EU)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이 모두 참가,다양한 공식·비공식 대화 테이블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교전후 첫 남북당국간 만남 성사 주목- 북한의 거듭된 화해손짓이 일단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북한은 지난 25일 서해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2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 특사의 방북수용 원칙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정부는 먼저 남북간 공식외무회담을 제의할지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아직은 북한이 먼저 제의해와야 만난다는 입장이다.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은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회의장에서 나란히 앉게 된다.또다과 모임,오찬·만찬 등에서 부딪칠 기회가 적지 않다.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태도로 볼 때 ARF에서도 적극적인 대화 제스처를 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북한이 특사 방북 수용의사를 다시 밝힌 데 대해 미 국무부는 “북한의 새로운 태도를 시사하는 것이기를 희망한다.”며 긍정 평가했다.앞서 북측의 서해교전 유감표명을 ‘긍정적인 사태발전’으로 환영했었다.북한은 한걸음 더 나아가 특사의 격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남북 관계과 북·미 대화 두 축을 동시에 병행하지 않은 적이 많았다.또 미국측의 대북 불신도 아직은 뿌리깊다.브루나이 북·미 외무회담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의 배경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좀더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입장”이라고 미 행정부의 최근 기류를 설명했다. ◇북·일 관계- 가장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이번 북한대표단에 일본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양자 회담 일정도 먼저 확정됐다. 일본의 적극적 자세와 북측의 식량지원 요구가 맞아 떨어져 수교회담 재개에 합의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지난 2000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과 백남순 외무상이 사상 첫 외무회담을 연 이래 두번째 외무장관간 회담이다.일본인 납치의혹에 대해 북한측이 얼마나 성의를 보일지가 관건이다.북한을 곤혹스럽게 할 수도 있는 괴선박 인양건에 대한 양측 협상도 변수다. 김수정기자 crystal@ ***亞太22국 + EU의장국 역내정치·안보 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아시아·태평양 지역 22개 주요 국가와 유럽연합(EU)의장국이 참석,역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만든 정부간 정치·안보 협의체다.회원국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만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세안(ASEAN)10개국에,대화 상대국인 한국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EU의장국(현재 덴마크)등 10개국,그리고 대화 상대국은 아니지만 회원으로 가입한 파푸아뉴기니,몽골,북한 3개국 등 23개국으로 구성돼 있다.94년 창설됐지만 한국 등 국제사회엔 지난 2000년 7월 북한의 가입을 계기로 관심이 집중된 회의다.북한은 6·15 남북정상회담 직후 해빙무드 속에 8차 방콕 회의에서 가입했다.김수정기자
  • [임영숙 칼럼] 결혼식에 누굴 초대할까?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몇년 전 하와이영화제 집행위원장의 결혼식에 참석했다.신랑 신부의 집이 있는호놀룰루 근교 와이키키 해변에서 해뜨는 시각에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50명 정도.양가 친척 20여명과마을 사람들,그리고 김 위원장처럼 외국과 미국 본토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 온 가까운 친지들이었다.축하객들은 각자의자를 들고 나가 결혼식에 참석한 후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먹고 헤어졌다가 오후 9시 호놀룰루 시내에서 열린 ‘파인댄싱 퍼포먼스’에 다시 참석했다.하와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신부가 제작하고 파푸아뉴기니 출신인 신랑이 연출한 이공연은 하와이와 파푸아뉴기니 원주민 춤으로 구성된 1시간짜리 무료공연이었다.초청된 사람은 신랑 신부의 공식적인업무와 관련된 이들을 포함해 200여명이었다.일몰 의식으로시작된 공연은 밤을 새우는 댄스 파티로 이어져 흐드러진 결혼 피로연이 됐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멋진 결혼식이구나.”하고 생각했다.그러나 요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대한민국의 보통사람들에겐 그렇게 ‘멋진 결혼식’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무심코 다니던 결혼식을 이제유심히 살피게 됐는데 우리 아이들이 커가면서 조만간 결혼식을 주관하게 될 상황을 염두에 두게 된 탓이다. 결혼식에 누구를 초대하는가에 따라 결혼식 모습이 대체로결정되는 듯싶다.그래서 최근 자녀 결혼을 치렀거나 앞두고있는 친지들에게 초청범위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물어 보았다.대답은 각양각색이었다.“걱정할 것 없다.그동안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보낸 사람들에게 결혼 청첩장을 보내면 된다.”“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냈다고 청첩장을 보내면 세금고지서와 무엇이 다른가.청첩장을 받고 기쁘게 결혼식에 참석할 사람들에게만 보내겠다.”“한달에 한번 이상 만나는 친구나동창들로 초청범위를 정했다.한번 이상 만나는 사이라도 공식적인 일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은 제외했다.” 사회적으로 화제가 될 만큼 특이한 결혼식을 치른 경우는어떨까.광고계의 원로인 ㅇ씨는 둘째 아이 결혼식을 전혀 광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교회에서양가 50명씩의 하객만 앉혀 놓고 축의금 사절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첫 아이 결혼식은 청첩도 하고 축의금도 받고 음식도 대접하는 보통 결혼식으로 치렀는데 셋째 아이 결혼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광고하지 않은 두 번째 결혼식의 부작용 때문이다.초청받지 못한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나는 친척이 아니냐?”“나는 네 친구가 아니냐?”는 비난에 시달린 탓이다. 하와이의 멋진 결혼식을 구경한 김 위원장은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막내딸을 출가시키면서 초청범위를극소수로 한정하고 2주일 전에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결혼식 이야기는 전혀 내비치지 않은 채 그날 “점심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가.”를 타진해 보고 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만 청첩장을 보내고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결혼식을 치른것이다.친척은 직계 형제 가족까지만 초청했다. 결혼식을 어떻게 치를지는 각자의 형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상부상조가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도 혼례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한쪽에서만 축하객의 규모를 줄이거나축의금을 거절할 수 없는 때도 있을 것이다. 결혼식을 간소하게 한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번거롭고 유난스러운 일이 돼 인간관계에 주름이 잡히는 것을 피하고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어떤 불편이 있더라도 우리나라 결혼식의 낭비적 관행과 병폐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유력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은축하객의 규모로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뇌물성 축의금을 긁어 모으려는 의도가 없는 한 여기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하와이의 결혼식이 일깨우는 것은 결혼식은 결혼 당사자들의 뜻에 따라 연출돼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결혼식을 ‘자녀의 일’이라기보다 ‘부모의 일’로 흔히 생각한다.바로 이 점에 우리 결혼문화의 복잡한 문제들이 자리잡고있다.우리 아이 결혼식을 어떻게 치르고 누굴 초대할까 하는 고민은 사실 안 해도 돼야 할텐데…. 임영숙/ 공공정책연구소장 ysi@
  • 남아프리카共대사 한화길씨·파푸아뉴기니대사 유창현씨

    정부는 19일 주 남아공 대사에 한화길(韓和吉·59) 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부장을,주 파푸아뉴기니 대사에 유창현(劉彰鉉·55) 주 로스앤젤레스 부총영사를 임명했다. ■한화길 대사 ▲전남 신안 ▲단국대 영문학과 ▲외시 8회▲주 이슬라마바드 부영사 ▲외무부 경제협력2과장 ▲주 가봉 참사관 ▲주 시애틀 영사 ▲주 헝가리 대사. ■유창현 대사 ▲서울 ▲서울대 정치학과 ▲외시 12회 ▲주토론토 영사 ▲주 노르웨이 참사관 ▲외무부 기획조사과장▲주 케냐 참사관.
  • [CULTURE & JOB] 독립PD 배대환씨

    독립PD 배대환씨(37)는 아프리카에만 10번 넘게 다녀 온 오지전문가다. 그가 PD일을 시작한 것은 92년부터.서강대 철학과 83학번으로 이른바 ‘언론고시’에 몇차례 도전하다 실패했다.그러다 방송아카데미가 생기자 6개월 PD과정을 마친 뒤 프로덕션에 취직했다.96년 KBS ‘도전 지구탐험대’가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오지전문 독립PD로 자리잡게 됐다. 가급적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는 오지취재는 힘든 일이 많다.1년에 6번 정도는 아프리카 등지를 방문하다 보니연중 4개월 이상은 해외에서 보낸다. 그동안 다녀온 곳만 해도 차드,부르키나파소,카메룬,콩고,모리셔스,파푸아뉴기니 등 오지라는 데는 안 거친 곳이 없다.가장 힘든 것은 늘상 텐트치고 밖에서 한뎃잠을 자는 것. 초기에 수단 취재에 나서 서울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경유할 때의 일이다.오지 음식만 먹다보면 탈이 나기 때문에 고추장,김치,숟가락 등을 철저히 챙겨 갔던 것이 사고를 냈다. 사우디의 제타공항에서 짐 검색을 받다 젓가락이 흉기로 오인받아 비행기를 못 탈 지경에 이르고만 것이다.그 곳의 한국 총영사가 나타나 겨우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는 회교국가가 많다.이들의 생활풍습을 이해하지못하면 취재도 어렵다.“이슬람은 생활 자체가 종교”라고배PD는 설명한다.오지취재를 도와주는 현지 가이드들도 하루에 5번 절하는 것은 어김없이 지킨다. “500㎞를 가야하는데 시간만 되면 손·발 닦고 자리를 깐다음에 동쪽의 메카를 향해 30분씩 절을 하는 거예요.처음에는 갈길이 바쁜데 어이가 없었지만 나중에는 이해할 수 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바로 저기’라고 하면 12시간 이상 가야하고 ‘다 왔다’고 하면 6시간은 더 가야했다.이슬람 사회에서 종교의식은 그냥 넘기는 것이 안 통하고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반미의식도 적지않다.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현지인들과는 한달 정도의 취재기간안에 깊은 우정이 싹트기도 한다.96년 수단을 취재하러 갔을 때 모하메드라는 현지인 덕에 낙타 대상족을 소개받을 수있었다.그의 헌신적인 도움때문에 성공적으로 취재를 마쳤던 배PD는 너무 고마워서 진행비 가운데 300불 정도를 신문지에 싸서 감사의 뜻으로 주려고 했다.하지만 모하메드는 극구 돈을 받지 않으려했고 배PD가 강권하자 300불 가운데 반만받아갔다.3년이 지난 뒤 다시 그가 살던 집을 지나갈 기회가 있었던 배PD는 허름했던 모하메드의 흙집이 궁궐처럼 바뀐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99년 탤런트 방은희와 함께 수단의 카바비쉬족을 취재했을때다.방은희는 그 곳의 전통의상을 입고 현지인의 일부가 되어 함께 생활했다.일부다처제가 이뤄지고 있는 아랍 사회인지라 한 남자가 방은희에 반해 “나는 아직 아내가 3명밖에없으니 저 여자를 사고싶다”고 해서 “저 여자는 한국에서는 영화배우라 매우 비싸다”고 하며 겨우 달랜 적도 있다고 한다.특히 여성이나 아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해 일주일정도같이 지내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려 할 때는 눈물을 흘리며 붙잡기 일쑤다. 오지에서 가장 큰 일은 카메라가 고장나는 것.밤11시가 되어도 모래가 섞인 열풍이 부는 사막에서는 모래 한 알이라도 들어가면 카메라가 그대로 서버린다.이렇게 카메라가 고장나면 국내에서 사람이 직접 새 카메라를 공수해 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취재가 며칠 지연되게 마련이다.따라서 오지에서는 급류에 사람이 휩쓸려 떠내려 가더라도 카메라만은 목숨을 걸고 보호하게 된다고 한다. 배PD는 쳇바퀴 돌듯 일상적인 국내의 삶을 떠나 오지로 가면 거친 환경을 극복하면서 현재 살아가는 것을 반성도 하고,큰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고 설명했다.“2∼3달 국내에만 있다보면 몸이 근질거려 미칠 지경이 됩니다.늘 누구도 보지못한 미지의 땅에 가보고 싶어요.”윤창수기자 geo@. ■“특화로 승부” 영상게릴라. 방송사에 소속되지 않은,‘대평원의 하이에나’와 같은 독립PD는 ‘특화’가 중요하다.조직의 틀을 벗어나 얽매이지않고 자기만의 영역을 개발해야 한다.지상파 3사의 외주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지난 5월 기준 KBS 28.4%, MBC 31%, SBS 39.2%정도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방송은 협업시스템이긴 하지만 독립PD는 자기 색깔과 취향에 따라 프로그램을고집해서 운영할 수 있다.배대환PD는 “특정 지역을 자기만의 영역으로 삼으면 그 노하우가 엄청나게 쌓인다”고 강조했다. 카메라맨과 함께 작업하는 독립PD보다 ‘영상게릴라’라 불리는 VJ(Video Journalist)는 제도권 방송의 장벽을 훨씬 쉽게 넘을 수 있다.6㎜카메라를 직접 들고 누비는 VJ의 위력은 ‘VJ특공대’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각광받고 있다. 6㎜카메라나 독립PD들이 특히 환영받는 틈새시장 가운데 하나는 해외취재다.이들이 찍어 온 현장감 넘치는 다큐나 해외촬영화면은 IMF의 된소리를 맞은 방송사에 ‘위대한 대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카메듀서’는 카메라맨과 프로듀서를 합성한 용어로 PD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는다는 뜻에서는 VJ와 흡사하다.VJ와 달리 카메듀서는 그리 보편화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연출과 촬영을 겸한 1인 프로듀서 시스템인 카메듀서도 활성화될전망이다.
  • “30개 계열사 中企에 나눠줄것”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내중심부로 차를 달리다보니 푸른빛 고층건물이 한 눈에 들어왔다.건물 꼭대기에‘코린도(KORINDO)’라는 사명(社名)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목재업으로 시작한지 30여년만에 30개 계열사를 거느린대그룹으로 성장한 코린도는 한국인이 2대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그래서 회사이름도 ‘코리아’와 ‘인도네시아’를합쳐 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승은호(承銀鎬·59) 코린도 그룹 회장은 체구만큼이나 목소리도 시원했다.코린도는 지난해 매출액 8억달러(1조원)에현지 고용인원만도 2만명에 이른다. 영위 업종은 목재업에서 금융업까지 다양하다.인도네시아는 재계서열을 공식적으로 매기지 않지만 매길 경우 20위권 안에 들 것이라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김수익(金秀益) 자카르타 한국무역관장의 설명이다. 인천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던 동화기업 승상배사장이 지난1969년 인도네시아 오지 방갈란분에 벌목공장을 세운 것이이 그룹의 모태다.장남인 승 회장이 지난 85년 그룹경영을이어받았다. 화제는 새해벽두를 떠들썩하게 했던 코린도 직원 납치사건으로 시작됐다.승회장은 처음엔 ‘장난’인 줄알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게 납치사건을 벌인 무장독립군 자유파푸아운동(OPM)은 평소 저희와 잘 알는 사이였습니다.먹을 게 떨어지면 우리 벌목공장으로 내려와 쌀이며 물을 얻어가곤 했거든요.” OPM은 지난 1월16일 코린도 직원 12명(나중에 16명으로 늘어남)을 납치했다가 22일만에 풀어주었다.OPM이 인질석방조건으로 내세운 와히드 당시 대통령과의 면담성사는 승회장의 현지위상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요즘 세계경기가 다시 불황인데요.:4·4분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들리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제 감으로는 1년안엔 희망이 없습니다. ■목재·컨테이너·금융 등 계열사가 30여개나 되는데 너무문어발식 아닙니까.:개발도상국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처음엔 합판공장 하나로 출발했어요.때가 되면 중소기업에다 나줘줄 생각입니다.우리나라 재벌은 적당한 시기가 됐는데도 안나눠줘서 욕을 먹는 겁니다.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돈줄이다소 막혀도 한국 같으면 연줄이라도 동원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는 안통합니다.초창기에 어이없게 망하는 회사가 많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자기자본의 50%는 반드시 갖고 시작해야 합니다. 자카르타=안미현기자 hyun@
  • 아프간 해상난민 뉴질랜드·나우루 분산 수용

    [시드니 외신종합] 호주령 크리스마스섬 인근 노르웨이 화물선에 머물고 있는 아프카니스탄 난민들이 파푸아뉴기니를 거쳐 뉴질랜드와 나우루로 간다고 존 하워드 호주 총리가 2일 밝혔다. 하워드 총리는 난민들 중 여자와 아이들,가족들로 이뤄진150명은 뉴질랜드로, 나머지는 나우루로 가게 될 것이라고밝혔다. 460여명의 난민들은 파푸아뉴기니로 수송할 호주 군함이2일 오후 크리스마스섬에 도착,난민수송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 있는 하워드 총리는 난민들의 호주입국을 거부해왔다.
  • “한계극복 쾌감이 또다른 탐험 유혹”

    “살려달라고 통곡할 정도로 무섭고 고통스럽지만 끝내고 나면 한계를 극복했다는 쾌감에 다시 탐험을 떠나게 됩니다.” KBS2 ‘도전 지구탐험대’(일 오전9시40분)의 적도대탐험 4부작을 찍느라 사막,정글,강을 지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돌아 온 탤런트 배도환의 말이다. 96년 3월10일 ‘탤런트 진유영의 신석기 대탐험’으로 첫방송한 ‘도전 지구탐험대’는 오는 12월 23일 300회를 맞는다.그동안 560명의 출연자들이 모두 96개국을 다녀왔다. 알래스카부터 하와이까지 미국이 모두 46번 소개됐고,인도도 39번이나 방송됐다.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지난해 3월5일 방송된 ‘탤런트구자미의 아나콘다 사냥’편.신화나 영화 속에 존재하는거대한 왕뱀 아나콘다를 사냥하는 모습이 큰 화제를 낳았다. 아프리카 4개국과 남아메리카 2개국을 120일 동안 탐사한 방송의 날 특집,적도 대탐험 4부작은 ‘태양의 나라를 가다’라는 제목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2일에는 탤런트 이원용의 ‘내전의 땅 콩고 대탐험’,9일에는 원기준의 ‘콩고에서 카메룬까지’,16일에는 배도환의 ‘태양의 나라 페루 대탐험’,23일에는 명로진의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대탐험’이 방송된다. 사하라 사막을 탐험한 뒤 다시는 지구탐험에 나서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배도환은 “운동신경이 좀 있고 담력이 센사람이 가야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말라리아에 걸려탤런트 김성찬이 숨진 일이 있었던 만큼 출연자 섭외가 쉽지 않다.가장 많이 출연한 사람은 연극배우 장두이로 총 6차례에 걸쳐 오지를 다녀왔다. 고산병을 극복하고 적도 최고봉 침보라소를 오른 명로진은 “연기자는 카메라가 돌아가면 돌아버리기 때문에 목숨이 달린 순간에도 겁없이 뛰어든다”고 말했다.적도를 돌아 아마존 강에서 카약을 타고 온 배도환은 그 곳에서 자기 돈 600만원을 내고 아마존 탐험에 나선 한국사람들을만나기도 했다.‘도전 지구탐험대’때문에 우리의 여행문화도 바뀌어 오지를 찾아나서는 젊은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김재연 CP는 “연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대와 보험등을 철저히 준비한다”면서 “파푸아 뉴기니에만 해도 부족이 400여개나 돼,아직 갈곳이 많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보물선관련주 “보석됐네”

    코스닥 등록기업인 대아건설이 31일 인천 앞바다에서 청나라 보물선 ‘고승호’의 은괴를 발견함에 따라 ‘보물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아건설은 30일 상한가에 이어 31일에도 4.05%가 올라 7,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보물선 관련주는 대아건설을 포함해 삼애인더스,흥창,대원SNC 등 5개사.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삼애인더스다. 지난 2월부터 동해와 남해에서 보물선 발견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일부 투자자들이 남해 죽도부근까지 현장답사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덕분에 주가는 2월과 5월 두차례나 2배 가량 널뛰기했다.31일에는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에서금맥 발견’이란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대원SNC는 올초 ‘아프리카 콩고에서 다이어몬드 광산을 공동개발한다’는 회사측 공고에 힘입어 지난 연말 1,510원이던 주가가 2개월만에 7,750원으로 5배나뛰기도 했다.현재 주가는 2,620원이다. 통신장비업체인 흥창은 가장 늦게 보물 관련주에 합류했다. 지난달 13일 서해안에서 인양중인 ‘쾌청환’ 등 발굴권 지분을 확보한 사실을 공시했다. 이후 주가가 25% 이상 상승했지만 지금은 도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리젠트 증권의 김경신(金鏡信)상무는 “보물선이 실제로 있느냐보다도 인양이나 개발 이후 경제성이 있느냐가 더 주요한 변수다”며 “해당 기업이 공시로 사업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풍문이나 소문에 휩쓸려선 안된다”고 조언했다.지난 연말 동아건설이 ‘보물선 인양’소식으로 17일간상한가 행진을 해 주가가 10배나 올랐지만 상장폐지와 함께휴지로 변했던 아픈 기억을 더듬으라는 주문이다. 문소영기자
  • 타이완 ‘銀彈외교’ 약발 시들

    타이완의 ‘달러를 퍼붓는 은탄(銀彈)외교’가 휘청거리고 있다.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가 타이완과 단교했고 유럽의 마케도니아가 단교를 공식 결정한데 이어,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단교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의 외교적 압력으로 타이완 은탄외교의 위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12일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타이완과 단교할 것을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마케도니아는 1999년 타이완의 3억달러 무상원조와 10억달러의 장기투자를 조건으로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하지만 유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마케도니아의 유고연방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던유엔 평화유지군의 주둔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바람에,평화유지군이 철수하자 유고연방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무장세력이 밀려들어와 분쟁에 휩싸이고 있는 탓이다. 파퓨아뉴기니 역시 23억달러의 원조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1999년 타이완과 국교를 수립했으나 호주를 통한 중국의 외교적 압력에 굴복,결국 타이완과 단교했다.83년 2,500만달러를 지원받는다는 조건으로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솔로몬제도와 아프리카국가들도 타이완과의 단교를 적극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60년대 세계 60여개국과 국교를 수립했던 타이완은 71년 유엔에서 축출당한 이후 해마다 줄어들어 지금은 중남미 14개국등 28개국과만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조셉 에스트라다, 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

    지난 1월 ‘피플 파워’에 의해 축출된 조셉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이 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태국의 일간 네이션지는 8일 소식통을 인용,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이 지난주 마닐라 주재 태국대사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정치적 망명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태국 정부가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미국대사관에도 유사한 망명 신청을 했으나 역시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외교 기피 인물’로 톡톡히 망신을 사고 있는상황. 네이션지는 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우리가 줄 수있는 대답은 절대적으로 ‘노’이며 새 정부가 미얀마와의국경 충돌 등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에스트라다를 받아들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태국이에스트라다의 망명을 거부한 것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비난을 의식한 것. 필리핀 정부는 부패 및 수뢰 혐의로 재판에 직면한 에스트라다의 필리핀 ‘탈출’에 대비,엄중한 감시를 하고 있다.인도네시아,홍콩,괌,파푸아뉴기니,팔라우 등에 에스트라다의망명을 받아주지 말도록 공식 요청해 놓은 상태다. 지난 주말 두 차례나 해외로 빠져 나가려다 실패한 것으로알려진 에스트라다는 이날 네이션지의 이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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