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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과 문인들이 전하는 박완서의 삶과 문학

    그의 나이 20세 때 맞은 봄은 참 아름다웠다. 섬섬옥수로 그러쥔 서울대학교 합격증은 그의 우월감과 선민의식을 한껏 부채질했다. 방년의 처녀에게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란 죄다 자신의 손 안에 있는 듯했다. 요즘과 달리 다소 늦게 입학식을 치른 뒤 사나흘쯤 강의를 들었을 때다. 한국전쟁이 터졌다. 전쟁통에 그는 오빠를 잃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읜 그에게 열살 터울의 오빠는 아버지와 다름없었을 터. 그와 가족들은 한순간에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얼개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메마르고 궁핍한 삶을 살던 그는 미8군 피엑스(PX)에 점원으로 취직했다. 그가 배속된 곳은 초상화부. PX를 찾은 미군을 꼬드겨 초상화를 그리게 하고 돈을 받는 게 그의 일이었다. 자괴감과 자포자기 속에서도 가늘게나마 우월의식의 끝자락을 놓지 않던 그가 일용 잡부나 다름없던 화가들과 친하게 지냈을 리 만무하다. 고용 화가들 사이에서 ‘막돼먹은 계집애’처럼 행세하던 그는 어느날 자신의 인생을 확 바꾼 화가와 조우한다. 박수근 화백이다. 박수근과 동병상련 비슷한 연민의 교류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던 그는 박수근의 죽음을 계기로 전기(傳記)를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불우했던 한 화가의 삶을 증언하고 싶었던 것. 그런데 전기를 쓰면서도 불쑥불쑥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그때부터 그는 논픽션을 단념하고 픽션의 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의 처녀작 ‘나목’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최근 출간된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박완서의 삶과 문학을 담담하게 되짚어 본다. 1992년 출간된 ‘박완서 문학앨범’과 절판된 이 책을 2002년 다시 펴낸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를 바탕으로 새롭게 꾸몄다. 고인의 산문 ‘나에게 소설은 무엇인가’와 ‘해산바가지’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을 비롯해 맏딸 호원숙씨와 김영현, 권명아, 김병익 등 동료 문인들의 글이 담겨 있다. 원숙씨는 새로 실은 글 ‘따뜻함이 깃들기를’을 통해 아차산 자락에 있는 구리시 아치울 집에서의 기억을 되새긴다. 집에 손님이 오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메뉴를 짜서 건네고, 마당에 앉아 잡초를 솎아내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다. 소설가 김영현은 고향인 개성 땅 인근의 파주 교하리에 문학관을 짓자는 청에 고개를 흔들며 “작가는 죽고 나면 작품으로만 남으면 된다.”던 고인의 대답을 전한다. 책에 담긴 생전 고인의 사진들을 보는 느낌도 각별하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일성 생일날 대북전단 30만장 살포… 진보단체와 충돌 없어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가 각각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 살포를 반대하며 대립했던 주민단체와의 충돌은 없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개 탈북자단체 회원 10여명은 오전 6시쯤 대북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에는 3대 세습 등의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리비아 사태 등 중동의 민주화 열풍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탈북자단체는 전단과 함께 1달러짜리 지폐 1000장을 풍선에 넣어 띄웠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 4~5명도 이날 전단 9만장을 대형 풍선 9개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북 동포에게 보내는 1달러 담은 자유편지’라는 제목의 전단은 6·25 전쟁의 피해상과 함께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실상을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양말 300켤레를 풍선에 함께 넣어 보냈다. 이 단체의 최우원 대표는 “풍향이 좋지 않아 보내지 못한 전단 1만장은 특정 일에 임진각에서 가까운 제3의 장소에서 날려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파주 신세계첼시 오픈 직격탄 맞은 지역 상인들 “파산 직전”

    파주 신세계첼시 오픈 직격탄 맞은 지역 상인들 “파산 직전”

    최근 개장한 경기도 파주의 신세계첼시 아웃렛이 상권을 급속히 장악하면서 지역의 중소 아웃렛들이 매출 급락이란 직격탄을 맞고 아우성이다. 파주의 신세계아웃렛의 규모는 국내 최대다. 9일 중소기업청과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주)신세계첼시는 지난달 18일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 8만 6172㎡ 규모의 패션 아웃렛을 개장했다. 지난 2007년 경기도 여주에 이어 두번째로 문을 열었다. 특히 파주 매장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는 물론 국내 160여개 대표 패션브랜드가 입점했다. 신세계첼시 측은 “개장 첫 주말을 포함해 4일 동안 25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개장 보름 만에 방문객수가 6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주변 상권에는 신세계아웃렛의 개장 직후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를 우려한 360여명의 상인들로 구성된 경기도패션아울렛연합회는 신세계아웃렛이 입점하면 인근 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며 지난 해 5월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은 지난달 14일 신세계첼시 측에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내렸지만 신세계첼시는 권고를 무시하고 매장을 오픈했다. 신희종 경기도패션아울렛연합회 위원장은 “매출 피해도 피해지만 신세계아웃렛의 불법행위에 대해 모든 관계 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목청을 높였다. 중소기업청은 신세계첼시가 권고를 무시하고 매장을 연데 대해 이달 초 불이행 사실을 공표했으며, 신세계첼시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의 조정조차에 불응하면 고발 등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인사]

    ■감사원 ◇고위감사공무원 <가등급(1급)>△제2사무차장 홍정기△공직감찰본부장 송기국△기획관리실장 최재해<나등급>△금융·기금감사국장 신언성△감사청구조사〃 조규호△심의실장 이세도△전략과제감사단장 김진해△지방특정감사〃 김충환△감찰정보〃 김상곤◇과장△재정·경제감사국 제1과장 정경순△건설·환경감사국 〃 김기영△행정·안보감사국 〃 최기정△행정·안보감사국 제3과장 정상우 ■국무총리실 ◇실장급 전보 △정책분석평가실장 심오택△세종시지원단장 김정민◇국장급 전보△평가총괄정책관 이철우◇과장급 전보△세종시지원단 최태용<과장>△연구지원 정훈△통일안보정책 조홍남△고용정책 이동탁△규제총괄 박구연△인사 이상진△정책관리 한경필△개발협력기획 강주홍△교육정책 조봉래△여성가족정책 김영선△사회규제심사1 송민섭△성과관리1 천명환△정책분석총괄 김영관<주한미군기지이전지원단>△대외지원팀장 신관철<행정관>△국회 이희은△행사의전 최용선<팀장>△저출산고령사회 류승목△경제규제심사3 송헌규<파견>△대통령실 유승표△사회통합위원회 오정우 ■기상청 ◇고위공무원 승진 △지진관리관 김영신 ■한국농어촌공사 △지역개발본부이사 오영환△유지관리본부이사 배부△농산업도농교류지원본부장 이규복 ■대한건설협회 <거래가격㈜>△대표이사 홍갑표△전무 신종수 ■한국경영자총협회 ◇승진 △경제조사본부 인적자원팀장 이상규◇전보△연수본부 연수개발팀장 박일호△회원지원본부 회원지원〃 이경범 ■기호일보 △논설주간 겸 이사 김재성△편집국장 김정배△경기본사 경제부장 최정용△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고양·파주담당) 조병국 김원태 ■대전일보 △기획조정실장 구재숙 △환경관리국장 윤명현 △정치사회부장 김재철 △섹션부장 송연순 ■jTBC △제작총괄 부사장 김수길△지원총괄 상무 임광호△IR실장 김동섭 ■한맥투자증권 ◇임원·부서장 전보 △파생영업본부장 전민수△FX영업〃 오성만△FX영업팀장 김대준◇보임△전략영업팀장 김관수△채권금융〃 박권수△FICC세일즈〃 진현태◇부장 승진△부산지점장 김용수△IT지원팀장 임동민 ■교보생명 ◇승진 <부사장>△업무지원실장 박순범<전무>△상품지원실장 이학상△퇴직연금사업본부장 박진호<상무>△법인2본부장 김정태△AM〃 이종문△정착지원팀장 편정범△상품개발〃 정관영△홍보〃 박치수<임원보> [FP지원단장]△구리 홍의화△강동 권현섭△송파 박재동[팀장]△유지고객지원 김기영△기업금융 조혁종△변액자산운용 김도수△IT전략 최순호◇전보 <상무>△강북FP본부장 정대창△경인〃 김돈△FMG사업부장 채상목△고객서비스지원실장 채석훈△해외투자팀장 석윤수△인사지원〃 송기정△FP본부 경영지원담당 국다현 강철원<본부장>△중부FP 조대규△법인5 최인호△방카슈랑스 유영진△소매여신사업 류삼걸<팀장>△방카슈랑스사업 이방용△법인고객지원센터 이주형△SSP추진 신성욱△투자자산관리 이제운△투자자산심사 민욱△국내투자 이종태△영업성과평가지원 황운익△법무지원 이재명△서울중앙 권오광△노원 황미영△서서울 이성우△용산 김동찬△강원 박성주△성남 황석산△강릉 박찬성△영등포 전상혁△강서 최병삼△강남 우정식△부천 김남수△부산중앙 윤국철△대전 문광수△구미 차익근△울산 이상석△경주 노영경△대구중앙 이민호△전북 윤호중△남전주 최영선<고객PLAZA PM>△구월동 전영석△신설동 김창래△사당동 이명재△신촌 안연수△구포 배종은
  • 건조한 4월… ‘火병’난 산림

    건조한 4월… ‘火병’난 산림

    청명(5일)·한식(6일)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 산림 210여㏊와 민가 20여채를 태웠다. 연례행사처럼 산불이 반복되고 있으나 산불 예방 활동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청명·한식 앞두고 비상 경계령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지난 1~2일 전남 보성, 경북 예천·안동 등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주말 산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 불씨가 꺼졌다가 되살아나기를 반복한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진화에 애를 먹었다. 지난 2일 보성군 미력면 녹차터널 부근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노동면 학동리 방면 야산까지 번지며 임야 1.8㏊를 태웠다. 전날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 야산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전 22시간 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경북 울진군 기성면에서는 지난달 30일 났던 산불이 1일 오전 다시 살아나 강한 돌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밤새 임야 20㏊와 가옥 13채, 창고 3채를 태웠다. 경남 하동과 거제에서 1일 각각 발생했던 산불도 메마른 바람을 타고 불길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붙으며 밤새 번지는 바람에 진화 헬기 11대, 인력 1200여명이 동원된 끝에 2일 오전 9시에 꺼졌다. ●파주 시립묘지서 불… 25기 태워 수도권에서도 원인 모를 불이 났다. 3일 낮 12시 41분쯤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서울시립묘지 200구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묘지 25기를 태운 뒤 50분 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헬기 1대와 소방대원 등 4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성묘객이 피워 놓은 향불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182건으로 194.5㏊의 임야를 태웠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6건의 산불로 19㏊를 태웠던 것에 비해 발생 건수로는 2배, 피해 면적으로는 10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3일에도 경남, 경북, 전남 남해안, 충북 남부, 강원 동부 해안 지역 등에 건조주의보 등 특보가 발효된 상태이다. 산불 빈도가 높아지자 산림청은 6일까지 ‘산불방지 특별비상경계령’을 발동하고 산림청과 지자체 공무원을 비상근무에 동원했다. 산림청 이현복 산불방지과장은 “4월 초순은 1년 산불 발생의 14%가 집중되는 때”라면서 “등산객이나 나들이객 등도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넘치는 분뇨와 악취 탓에 동네 주민들한테 항의를 받을 때에는 절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구제역 피해로 고통받은 가축 농가들이 겨우내 농장에 쌓아 두었던 가축 분뇨를 처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1일 강원·경기 지역 가축 농가들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한겨울 동안 반출이 금지됐던 가축 분뇨에서 악취가 나고 있지만 분뇨가 워낙 많은 양이라 제때 퇴비와 액비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가축 살처분으로 농장 안의 토지 매립도 여의치 못한 형편이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축산 농가들은 구제역에 따른 이동제한이 풀렸지만 아직까지 마을 입구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는 바람에 농가마다 축사에 마련된 퇴비저장 시설에 수백톤씩의 분뇨가 쌓여 있다. 축산농 김모(54·홍천)씨는 “겨우내 퇴비를 내지 못해 2500여 마리에서 나오는 분뇨 1300여t이 축사 안에 방치돼 있다.”면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악취가 풍겨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액비 저장고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축산농마다 저장공간에 저장량을 다 채우고 넘치는 바람에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분뇨 반출이 허용된 축산 농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톤당 육상 처리는 1만 6000원, 해상 처리는 3만 6000원이 들어가지만 육상처리 시설이 부족한 축산 농민들은 비싼 가격에 해상 처리를 신청하고 있다. 해상 처리 역시 재입식을 위한 농가 등의 신청이 폭주하는 바람에 웃돈을 줘도 처리가 밀려서 쉽지 않다. 경기 파주시는 동절기 가축분뇨를 석회 등과 함께 섞어 비닐에 밀봉해 보관하고 있다. 당초 가축분뇨는 인근 토지에 매입하던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살처분 가축 매립 등으로 토지 매립이 불가능해지면서 퇴비화에만 매달리고 있다. 시는 이달 초부터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 바이러스 검사와 함께 퇴비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한꺼번에 막대한 양을 처리하면서 과포화 현상을 빚고 있다. 고양시에서도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진 농장의 가축분뇨에 대해 퇴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절기에 쌓인 가축분뇨량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고양 지역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농가의 가축분뇨만 5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천시는 겨우내 석회와 함께 쌓아 두었던 가축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퇴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독 등의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쌓아둔 가축분뇨에 대해 두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나 오염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각종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축산농 김삼수(62·포천시)씨는 “축사 밖에 쌓아 놓은 분뇨 때문에 악취로 고생하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며 “구제역의 여파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강원도 축산담당 공무원은 “강원 전역에서 분뇨 처리시설이 부족해 포화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다음달 말쯤이면 어느 정도 처리야 되겠지만 빠른 처리를 위해 인분처리장에서 가축분뇨를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경기 장충식기자 bell21@seoul.co.kr
  • 미군기지 이전비 8조8670억 부담

    미군기지 이전비 8조8670억 부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사업(YRP) 비용의 우리 측 부담금액이 8조 86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04년 12월 국회에서 용산기지 이전 협정 비준동의가 처리될 때 5조 5905억원으로 보고됐던 우리 측 부담 총비용에 비해 3조 3000억원가량 증가한 규모다. 29일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따르면 건설비는 2004년 국회 보고 때 4조 4470억원보다 5871억원 늘어난 5조 341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비용은 주로 물가상승률과 한·미가 협의한 예비비 등을 반영한 것이다. 건설비 5조 341억원에 부지매입비, 평택 이주민 지원비 등을 포함한 사업 지원비 3조 8329억원을 합하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사업 비용은 모두 8조 8670억원이 된다. 이에 따라 경기 파주 등 미2사단 기지 등을 포함해 평택으로 옮기는 기지 이전 사업비는 우리 측이 부담하는 비용에 미측이 부담하는 6조 8000억원을 합해 1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재원 마련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애초 국방부는 반환기지 매각 대금으로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요구 수준과 반환기지의 현재 지가를 감안할 때 1조~2조원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지를 미리 매각할 경우 사업 진행을 위해 미리 대출받은 사업비용의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어 가까스로 매각 비용 대비 사업비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사업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12조~17조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용산기지 부지 전체가 국가공원화를 목표로 국토해양부가 무상관리하는 것으로 전환되면서 이전비 조달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또 기지 이전과 얽혀 있는 44개 지자체가 다양한 요구를 내놓고 있어 이견을 좁히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현재 국방부가 국무총리실에 요청해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있지만 돌파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기지 이전을 위한 재원은 반환기지 매각대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지만 매각시기와 용도변경, 부동산 시세 변화 등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매각문제와 지자체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지방시대] 구제역과 ‘동물복지’/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구제역과 ‘동물복지’/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2000년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이후 수차례 재발한 뒤 이제 다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4시 15분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에서 구제역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29일 현재 121일째다. 농림수산식품부 구제역 정보에 의하면 3월 3일 이후에는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고, 구제역 발생상황은 지난 8일 현재 202건의 신고 중 양성 150건, 음성 52건이라고 한다. 구제역 확산 저지를 위해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소·돼지 등 가축은 모두 살처분되어 매장됐다. 그런데 매장지의 지하수 오염 등이 2차적으로 문제화되고 있다. 정부는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고 매장하면서 엄청난 세금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구제역이 완결될 수 없고, 주변 환경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 있다. 이제 축산정책 당국과 축산농가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다. 특히 축산농가는 이윤 창출을 생각하되 고기와 우유, 달걀 등을 그들의 가족과 같은 국민들이 먹고 마신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올 겨울 전국을 휩쓸고 간 구제역의 경우만 보더라도 관계당국의 안이한 초동대처와 방역당국의 실수, 전문인력의 태부족, 축산농가와 가축분뇨업자·사료업자의 부주의 등이 어우러져 사태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3년에 작성된 구제역 방역백서를 준수하지 않아 구제역이 확산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 당사자들의 세심한 주의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다. 구제역의 발병과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공장식 축산방식에 있다. 공장식 축산방식의 실태를 한번 살펴보자. 닭 한 마리당 차지하는 공간이 A4 용지 한 장보다 작은, 철망으로 만들어진 비좁은 아파트형 닭장 속에서 산다. 이러한 닭장들은 환기도 잘 되지 않고, 햇빛도 들지 않을 뿐 아니라 바닥도 축축하다. 이런 곳에서는 살모넬라균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번성하기 쉽다. 소나 돼지의 사육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돼지는 자기 몸이 겨우 들어가는 아스팔트 틀 안에서 산다. 돼지는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다. 사육환경이 청결하지 않으면 폐렴을 비롯한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돼지에게는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어미 소는 새끼를 낳으면 6개월가량 우유가 나온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임신시켜 우유를 나오게 한다. 이처럼 현재의 공장식 축산방식에서는 동물의 본능과 생활습관, 편안함은 철저히 무시되고 오로지 편의적인 가축 관리를 통한 이윤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나 돼지 등 가축들은 하나의 생명체라기보다는 우유나 달걀, 고기 등을 생산하는 기계로 취급되고 있다. 구제역과 같은 돌림병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하려면 현재의 공장식 축산방식 대신 가축들이 깨끗한 환경 속에서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자유롭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른바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방식의 축산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도입은 가축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 항생제 수요를 근본적으로 없애고,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없앰으로써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 [차 한잔 하실까요] 노현송 강서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노현송 강서구청장

    노현송(57) 강서구청장은 ‘민선 2기 구청장→제17대 국회의원→민선 5기 구청장’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국회의원 출신 구청장이 드문 데다 연임 구청장이 없는 강서구에서 두번이나 구청장에 당선됐다. 28일 노 구청장을 만나 ‘국회의원 Vs 구청장’, ‘민선 2기 vs 민선 5기’를 비교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회의원과 구청장 중 어느 자리가 좋으냐.’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글쎄요.”라고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잠시 생각에 빠졌던 그는 “(구청장이) 훨씬 더 바쁘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2004~2008년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입법기관과 행정기관으로 맡은 일이 다르지만 구청장이 더 성취감을 느껴요. 국회의원도 좋은 법안을 만들면 성취감이 있지만 다른 의원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고, 또 당리당략을 무시할 수 없고…. 그런데 단체장은 주민들의 동의만 얻으면 얼마든지 좋은 정책을 더 많이 펼 수 있잖아요. 국회의원들이 들으면 섭섭해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국회의원은 입법기관으로서 면책특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질 수 있지만 단체장은 한정된 지역이지만 지역 내에서 인사, 예산, 인·허가 등 폭넓은 정책을 펼 수 있는 데다 사안마다 올바른 판단을 내려 지시해야 하기 때문에 일의 중요도가 국회의원 못잖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삶의 여유는 더 없어졌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는 무척 바쁘지만 회기가 끝나면 잠시나마 쉴 틈이 있는데 구청장은 휴가를 챙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구청장이 휴가를 안 가면 아래 직원들이 휴가를 못 갈까 봐 억지로 여름 휴가만은 가고 있어요. 정말로 1년 365일 안 바쁜 날이 없어요.” ●“日 지자체 독립적 예산 운영” ‘민선2기 구청장 시절과 민선 5기 구청장 시절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을 이어 던졌다. 그는 1998년 민선 2기 구청장을 지낸 뒤 12년 만인 지난해 6월 민선 5기 구청장에 다시 당선됐다. “민선 2기는 지방자치제가 막 시작돼 정착되는 단계였습니다. 지금과 업무는 큰 차이가 없지만 당시를 기억해 보면 공무원들이 관선시대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해 임기 내내 ‘친절교육’에 치중했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남습니다. 당시에는 상급 단체에서 공무원 친절도를 가장 많이 조사하던 때였고, 그래서 공무원 친절도 교육이 무척 중요했습니다.” 민선 5기에 대해서는 “지방자치가 시스템적으로 안정됐지만 할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으로 압축했다. “지금은 공무원 친절은 기본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지방 행정이 발전하려면 할 일이 많습니다.자치를 강조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재정권의 지방이양 등 걸림돌이 많습니다. 재정권을 독립해야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일본 자치단체들은 예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일부 자치단체는 예산을 잘못 투자해 공무원 월급을 못 주는 곳도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예산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이 고향인 그는 강서구와 각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문산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그는 서울 보성중학교에 입학해 자취 생활을 했는데 1970년 경기고 1학년 때 화곡동에서 1년간 살았다. “당시 문산 집에 세들어 살던 사람이 집을 사 화곡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그 집에서 1년간 살았어요. 당시 경기고(현재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 자리)까지 버스를 타고 1시간 통학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 그 집을 나왔어요.” ●신기남 前의원과 인연 각별 당시 강서구에 대한 기억은 허허벌판과 야산뿐이었다고 전했다. “비 오면 질퍽이는 비포장 도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근처에 가장 높은 건물이 우체국 건물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단층 건물뿐이었어요.” 이후 본격적인 인연은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신기남 전 의원을 만나면서부터다. 경기고 선배인 신 전 의원과는 경남 진해에서 해군장교를 하던 시절 함께 생활을 했다. 신 전 의원은 제대 말년이었지만 전역 뒤 해군에서 교수생활을 했고, 이 때 함께 생활을 했다. 해군 중위로 전역한 뒤 울산대와 고려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 출마한 신 전 의원을 도운 게 인연이 돼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신 전 의원이 노 구청장을 지지 방문하는 등 선거를 돕기도 했다. 지역 현안보다는 행정 경험을 듣는 자리였지만 그는 신문에 꼭 싣고 싶은 현안이 있다며 인터뷰를 끝내려는 기자를 가로막았다. 현재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김포국제공항 고도제한 규제 완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 달라는 주문이다. 그는 “우리 구 전체 면적의 98%가 김포공항 고도제한 규제에 묶여 있어 주민들이 50여년이나 고통받고 있다.”면서 “그동안 정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58만 구민들의 숙원 사업인 고도제한 규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쇠한 포백수비 젊은피 수혈 시급

    ‘부익부 빈익빈’이라 했던가. 조광래호도 마찬가지다. 공격과 수비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센스 있고 감각적인 선수들이 포진한 공격진과 달리, 노쇠한 포백 수비라인은 뒤를 이어 줄 이렇다 할 ‘젊은 피’가 없다. 성적표는 괜찮았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온두라스와의 A매치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이튿날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구FC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윤빛가람(경남)과 조찬호(포항)가 골맛을 봤다. 그러나 해외파가 대거 빠진 데다 박기동(광주), 김성환(성남), 고창현(울산) 등 새 얼굴이 주축으로 뛴 까닭에 ‘조광래 만화축구’의 구현은 어려웠다. 교체 선수도 많아 유기적인 플레이도 없었다. 이겼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지만 내가 원하는 경기를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특히 수비 라인에 노골적인 쓴소리를 퍼부었다. “양쪽 풀백과 수비수에 영리한 선수가 더 필요하다. 백업 요원 가운데 아직 마음에 와 닿는 선수가 없다.”면서 “대표 선수라면 자신만의 장점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울산), 황재원(수원) 조합으로 이뤄지는 ‘센터백 콤비’는 노쇠한 만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좌우 풀백을 담당했던 이영표(알 힐랄)-차두리(셀틱)의 백업 요원도 절실하다. 당초 이번 소집을 끝으로 월드컵 예선(9월 시작)에 나설 정예 멤버를 추리기로 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 감독은 “온두라스전에 뛰었던 선수들은 훈련을 많이 해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야 할지 이해하는데, 대구전에 뛴 선수들은 걱정이 앞선다. 새 선수를 더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공격진을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공격의 핵’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떠났지만 팀플레이로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박주영(AS모나코)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고, 아시안컵을 통해 이청용(볼턴), 지동원(전남),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공격의 선봉을 꿰찼다. 하지만 수비가 무너지면 이길 수 없다. 조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물 오른 ‘만화축구’… 조광래는 옳았다

    물 오른 ‘만화축구’… 조광래는 옳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이 당장 9월로 다가왔다.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영표(알 힐랄)도 없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재를 쫓기보단 미래를 만드는 대표팀이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찬란한 미래를 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복병’ 온두라스(FIFA랭킹 39위)를 4-0으로 완파했다. 이정수(알 사드)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김정우(상주)·박주영(AS모나코)·이근호(감바 오사카)가 골을 퍼부었다. 지난해 9월 이란전(0-1패)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 조 감독은 예고했던 모든 것을 점검했다. ‘4-3-3(혹은 4-1-4-1) 포메이션’이라는 숫자놀음이 무색할 만큼 변화무쌍했다. ‘만화축구’로 불렸던 상상 속의 패싱게임은 이제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완연히 녹아들었다. 미드필드에서의 패스 타이밍은 반박자 빨랐고, 자연스레 전체적인 템포가 빨라졌다. 발보다 공이 빨랐고, 공보다 생각이 빨랐다. 박주영은 원톱으로, 처진 스트라이커로, 측면 날개로 부지런히 자리를 바꿨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궂은 일을 맡던 김정우는 전진배치, 위협적인 슈팅을 아끼지 않았다. 좌우 풀백으로 나선 김영권(오미야)·조영철(니가타)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허리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데 톡톡히 힘을 보탰다. ‘박지성·이영표의 후계자 찾기’라기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축구를 이식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전반 28분 ‘남아공월드컵 콤비’의 발끝에서 첫 골이 터졌다. 기성용(셀틱)이 올려준 코너킥을 이정수가 절묘하게 차 넣었다. 전반 43분에는 7개월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김정우가 K리그의 골 퍼레이드를 이어 호쾌한 중거리포를 쏘았다. 후반 37분에는 ‘캡틴’ 박주영이 A매치 50번째 출전을 자축하며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비운의 골잡이’ 이근호는 종료 직전 헤딩골로 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박기동(광주)과 조찬호(포항)는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윤빛가람(경남)·최효진(상주)·지동원(전남)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 감독은 “4골 대승을 거둘 줄은 예상도 못했다. 문전 세밀함과 빠른 공격은 더 발전해야겠지만 오늘 같은 경기라면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과제도 남겼다. 풀백의 공격 가담시 상대 역습에 뒷공간이 노출되는 아찔한 상황이 나온 것이나 체력 부담이 커진 후반 좌우 불균형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다. 어쨌든 축제는 끝났다. ‘옥석 가리기’는 더욱 치열해진다. 조광래호는 26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구FC와 연습경기를 갖고 선수점검을 마친다. 박주영·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청용(볼턴) 등 해외파 6명은 해산하고, K리거 위주로 베스트 11을 꾸릴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신세계 첼시 파주 아울렛 가보니

    신세계 첼시 파주 아울렛 가보니

    “플랫슈즈는 없나요?” “네 고객님, 플랫슈즈는 안 들어옵니다.” 개점 이틀째로 첫 주말을 맞아 지난 19일 찾아간 신세계 첼시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토리버치 매장. 점원의 대답에 오로지 플랫슈즈를 찾아 먼 길을 달려온 여성 고객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스쳤다. 제일모직이 수입·판매하는 토리버치는 요즘 높은 인기를 누리는 패션 브랜드로, T자 로고가 박힌 플랫슈즈와 토트백 등이 인기 제품이다. 워낙 불티나게 팔려 아울렛으로 들어올 재고가 없는 건지, 업체에서 ‘관리’를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직원의 말에 따르면 플랫슈즈는 앞으로도 아울렛 매장에서 볼 일은 없단다. 신발 30%·의류 40% 할인으로 정상가 매장의 콧대 높은 가격에 비하면 장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문제는 내가 원하는 ‘그 것’이 있느냐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개점 전부터 토리버치를 비롯해 질샌더, 캘빈클라인컬렉션, 엘리타하리, 몽벨 등 여주 아울렛에 없는 브랜드들이 처음으로 입점한다는 소식이 화제였다. 이런 기대감 때문인지 토요일 오후 아울렛은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오후 1시쯤 잘 뚫리던 자유로가 아울렛으로 빠지는 탄현·법흥리 근방 수㎞ 전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조금 더 진행해 성동IC로 빠져 나오는 편이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헤이리를 지나 아울렛 건물이 먼 발치에 보이자 한쪽 차선을 점령한 자동차 대열이 나타났다. 오전부터 길이 밀리자 성질 급한 쇼핑객들이 세운 자동차들이 양쪽 차선 1개씩을 차지해 정체를 부추겼다. 아울렛이 코앞인데도 정문까지 들어가는 데만 족히 40분은 걸린 듯하다. 경찰들까지 출동해 교통 상황을 정리할 정도로 진입로는 붐볐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주차공간이 제법 넉넉해 스트레스는 없었다. 160개 최다 브랜드가 입점했으니 매장을 다 돌려면 맘먹고 하루는 투자해야 한다. 3층 원형 구조로 돼 있는 건물의 반 정도만 돌았는 데도 3시간이 후딱 지났다. 토리버치, 마크제이콥스, 코치, 슈콤마보니, 코스메틱 컴퍼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측에 따르면 개장 이후 첫 주말인 20일까지 4일간 총 2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한 매장 직원은 “개장 첫날인 18일 손님이 제일 많았다.”며 “물량이 거의 다 빠져 보통 매주 목요일 오후에 새 상품이 들어오는데 다음 주에는 수요일에 물건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 광장의 분수대를 중심으로 조성한 외부 휴식공간은 햇볕을 즐기기엔 딱일 듯. 그러나 아직 쌀쌀한 날씨에 안으로 몰려드는 인파를 감당하기에 실내 휴게 공간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주말이라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나온 젊은 부부들이 많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느라 상당한 수고를 해야 했고, 몇 군데 마련된 수유실도 공간이 작아 늘 붐비니 커피 매장에서 기저귀를 교체하는 엄마들도 보였다. 주말에는 3층에 있는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 어느 음식 코너든지 사람들이 10여 명씩은 줄지어 있으니 식욕마저 꺾였다. 스타벅스, 폴 바셋 등 커피 한잔하며 쉬러 들어간 곳마다 20명 가까이 줄을 서 포기하고 나와야 했다. 안내소가 입구가 아닌 2층 건물 중앙에 딱 한 곳뿐이라는 점도 상당히 불편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TV 미술관(KBS1 밤 12시 10분) ‘아트데이트’에서는 설치미술가 강익중과 함께 최북단 비무장지대(DMZ)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7번째 ‘희망의 벽’을 설치한다. DMZ 분단선에 인접한 대성동 초등학교 아이들의 꿈을 통해 절망의 선이 희망의 선으로 변하길 바라는 강익중, 그의 작품 세계를 함께 만나 본다. ●VJ특공대(KBS2 밤 10시) 폐업 위기에서 가격 파괴로 승부수를 던진 가게들이 있다. 강원 강릉시의 초호화 리조트 부럽지 않은 펜션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1인 9900원의 특가 식사를 제공한다. 화요일 숙박 시엔 황토 찜질방, 노래방, 노천탕까지 무료라는데…. 비수기에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가격 파괴 풀 서비스로 대박 행진을 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MBC 파워매거진(MBC 밤 6시 10분) 꽃집 아가씨는 깃털처럼 가볍다, 청초하다,라는 편견을 무참히 깨는 인천의 한 주부가 있다. 화분에 물을 주고 예쁘게 꽃꽂이를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축구 생각뿐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도 직접 체험할 기회는 흔치 않다. 남성 못지않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열의에 불타오르는 ‘레이디 사커’를 만나 본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밤 8시 50분) 38살 나이 차이로 아버지뻘인 89세 할아버지를 남편으로 맞이한 여자의 러브 스토리. 여자는 남편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지금의 남편이 여자에겐 인생의 스승이자 모든 걸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데…. 10년의 세월을 보내고서야 비로소 그의 아내가 될 수 있었던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인생 후반전(EBS 밤 10시 40분) 책으로 세상을 꿈꾸는 남자 강수걸씨. 부산 토박이인 그는 10년째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지역에 작은 출판사를 차렸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은 그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었고, 마침내 대학 시절부터 꿈꿔 온 출판사를 열게 된다.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그의 특별한 인생 후반전 이야기를 함께해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5분) 시사만화가 박재동 교수의 진행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인간문화재인 우봉 이매방 선생의 77년 춤 인생을 들여다본다. 국내에서 두 종목 인간문화재는 그가 유일하다. 전통 춤의 계승과 더불어 한국 춤 형태를 과학적으로 재정립한 춤꾼이자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전통 춤의 가교이기도 하다.
  • 백신 2~3년 접종해야 청정국 회복

    정부가 24일 사실상 구제역 종료를 선언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향후 2~3년간은 백신 접종이 꾸준히 이뤄져야 구제역이 완전히 종식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구제역 사태가 몰고 온 축산농가의 상흔이 제대로 치유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관계 부처 합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청정국 지위 회복’ 여부를 놓고 설전이 오고 갔다. 한 기자가 “2~3년 뒤에도 백신 접종을 계속하겠다는 것인지 시장에 주는 신호가 명확하지 않다.”고 날카롭게 지적하자, 유 장관은 “청정국 지위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우선 백신 접종 청정국을 목표로 노력을 하고 추후 결과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 초기대응 미흡 11개 시·도 대재앙 이번 사태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온 뒤 11개 시·도 75개 군에서 150건이 발생해 6250곳 농가에서 가축 347만 9513마리가 살처분·매몰됐다. 가축별로는 소 15만 871마리, 돼지 331만 7864마리, 염소 7535마리, 사슴 3243마리 등이다. 지금까지 구제역은 국내에서 다섯번 발생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제역 사태가 전국으로 퍼진 이유는 초동 대응이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은 2주다. 지난해 안동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기 전 이미 바이러스는 가축 분뇨 차량 등에 의해 파주로 번졌고, 이어 경기도 전역과 강원도로 퍼져 나갔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 소독제가 얼어붙는 등 방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최초 구제역 의심 신고 시 판단 착오로 5일간 차단 방역이 지연된 것도 문제였다. 결국 구제역은 전라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정부는 뒤늦게 초동 대응이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전국의 모든 가축을 대상으로 백신을 투여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가축무덤’ 4600곳 달해 잠복기 2주 동안 구제역은 수그러들지 않았으나, 전국의 모든 소·돼지를 대상으로 실시된 백신 접종이 지난 2월까지 마무리됨에 따라 구제역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축의 대량 살처분으로 인한 매몰지 관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전국에 4600여곳이 넘는 ‘가축 무덤’이 생겼다. 돼지 사체를 그대로 생매장하는 등 매뉴얼대로 처리하지 않은 곳이 많아 환경 문제로 번졌다. 또 사상 유례 없는 막대한 인원과 장비가 투입됐다. 공무원과 군인 등 총 197만 4055명이 ‘구제역과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격무에 시달린 공무원 8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생각의 속도를 높여라” 조광래호 훈련 이틀째

    머리는 헤딩만 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생각을 해야 된다. 물론 상대보다 빨라야 한다. 온두라스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화두는 ‘생각의 속도’다. 생각이 빨라야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공격적 패싱게임이 가능하다. 조 감독은 지난해 7월 대표팀을 맡은 이래로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패스와 움직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미드필드에서의 패싱게임은 어느 정도 정착됐다. 하지만 문전에서는 ‘아직’이다. 수차례의 평가전, 아시안컵 등을 통해 드러났듯 경기의 주도권은 어렵지 않게 장악했지만, 득점은 기대만큼 쉽지도, 많지도 않았다. 그래서 조 감독은 이번 온두라스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에게 ‘생각의 속도를 높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의 이틀째 공식훈련에서는 문전에서 생각의 ‘기어’를 올리는 전술훈련이 강도 높게 진행됐다. 미드필드에서 빈틈을 노리며 공을 주고받는 속도와 상대 골문을 노리는 전진패스의 속도가 같다면 틀림없이 상대에게 막힌다. 하지만 반박자 빠르거나, 느리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대 수비의 리듬을 깰 수 있다. 조 감독은 이날 오후 훈련의 미니게임에서 문전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빠르지 않거나 패스가 늦을 경우 바로 지적했다. 끊임없이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이라고 주문했다. 선수들도 생각의 기어를 한껏 올렸고, 그만큼 움직임도 빨라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기 “민통선 일대에 친환경 사과단지”

    민간인통제선 근처가 사과 주산단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올해 파주, 포천, 가평, 연천 등 4개 시·군에 48억원을 들여 친환경 사과단지 60㏊를 조성한다고 22일 밝혔다. 또 이들 4개 시·군에 매년 80~140㏊를 늘려 2015년까지 1000농가, 50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 북부지역 사과 재배단지는 기존 200㏊를 포함해 총 700㏊로 늘어나게 된다. 도 관계자는 “1980년대까지 대구 사과를 최고로 쳤으나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주산단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경기북부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1도로 사과 재배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가평지역의 경우 큰 일교차로 사과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과는 평균 순소득이 10a당 262만원으로, 같은 면적의 쌀 56만원보다 4배 높으며 콩, 율무에 비해 5~10배가량 높아 고소득 작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과 재배면적을 확대하는 한편 경기도산 사과를 뉴질랜드, 미국 등지로 수출하기 위해 올해 3개 농가를 선정, 수출용 품봉 시험재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사과단지 조성비의 50%를 지원해 소득이 낮은 콩, 율무 대신 사과나무를 심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조광래 “이번 소집서 엔트리 확정”

    조광래 “이번 소집서 엔트리 확정”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정예멤버 구성에 박차를 가한다. 조 감독은 22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번 소집에서 대표팀 정예멤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온두라스와의 A매치, 26일 대구FC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나설 엔트리를 추리겠다는 얘기다. 이미 박주영(AS모나코)·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해외파가 베스트11 가운데 한 자리씩을 찜해 놓은 터라 생존경쟁은 뜨겁다. 태극전사들, 특히 아직 대표팀 경험이 얼마 없는 K리거들에게는 마지막 모의고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 감독은 “6월 A매치를 앞두고 선수를 소집할 때는 기량을 체크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베스트 멤버를 꾸릴 예정이다. 23명 엔트리 중 2~3명 정도는 바뀔 수 있겠지만, 이번 두 차례 경기를 통해 대표팀을 확정 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9월부터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예선이 시작되는 만큼 한가하게 선수를 테스트하기보다는 알짜선수들로 팀을 꾸려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게 좋다고 판단한 듯하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에게 기대감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선수들보다 내가 더 기대가 크다. 새로 뽑은 선수들이 새롭게 탄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내가 원하는 패싱게임을 할 수 있는지 선수별로 등급을 매기겠다. 앞으로 2~3일간 선수들에게 몇 가지를 주문하겠다.”고 엄격하게 말했다.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 태극전사들은 조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분주히 뛰었다. ‘돌아온’ 이근호(감바 오사카)·김정우(상주)는 물론 ‘신데렐라’를 꿈꾸는 박기동(광주)·김태환(FC서울) 등은 몸이 부서져라 뛰었다. 조 감독은 그라운드 절반 크기에서 세밀한 패스를 위주로 한 변형게임 등을 이끌며 90여분간 훈련을 지휘했다. ‘유럽파’ 박주영과 기성용이 오후 훈련 중 합류한 걸 마지막으로 27명의 태극전사들이 모두 모였다. 파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근호 “브라질 월드컵까지 살아 남겠다”

    이근호 “브라질 월드컵까지 살아 남겠다”

    “돌아갈 때는 주인공으로 인터뷰하고 싶습니다.” 이근호(26·감바 오사카)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눈빛은 더 깊고 단단해져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무려 7개월 만이었다. 이근호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겉돈 것 같다. 올해는 새롭게 해야 하니까 다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온두라스전을 앞두고 22일 축구대표팀에 소집됐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긴장되지만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원래 파주를 ‘밥 먹듯이’ 드나든 이근호지만, 오랜만에 찾은 파주NFC는 낯설었다.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호흡을 맞췄던 ‘터줏대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영표(알 힐랄) 등은 없었다.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이 뽑혀 이근호도 이젠 중고참에 속했다. “잘하는 후배들이 많이 뽑혀 걱정된다.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만 든다. 나 역시 아직 젊은 만큼 걱정하지 않는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이근호의 2010년은 ‘시련’이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7골을 넣으며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근호다. 7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일등공신. 그러나 대회 직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15개월 동안 A매치에서 한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이근호는 “월드컵을 보면서 기쁘고도 슬펐다. 묘했다.”고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에서 조광래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이근호는 “이제 조광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다시 이런 아픈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며 신발끈을 묶었다. 그러나 또 상처였다. 그라운드도 밟지 못한 채 벤치만 서성였다. 올 1월 아시안컵도 못 나갔다. 조 감독은 “근호는 좋은 선수지만, 전방공격수로 박주영이나 박지성 등 다른 선수보다 큰 장점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후 태극마크는 점점 멀어져 갔다. ‘잊혀진 황태자’ 이근호는 25일 온두라스와의 A매치(서울월드컵경기장·오후 8시) 명단에 다시 포함됐다. 일본 J리그에서 맹활약한 덕분이었다. 이근호는 J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도우며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하더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로 절정의 컨디션을 뽐냈다. 냉담하던 조 감독이 다시 이근호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다. 물론 이근호의 주전자리가 보장된 건 아니다. 박주영(AS모나코)이 ‘부동의 스트라이커’를 꿰찬 지는 오래고, 아시안컵을 통해 지동원(전남)이 후계자로 떠올랐다. 장신공격수 김신욱(울산)과 신예 박기동(광주)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근호가 동계훈련을 착실히 잘한 것 같다. 소속팀 활약이 좋은 만큼 제대로 검증해 보겠다.”고 ‘열린 자세’를 취했다. 이근호 역시 “어렵게 온 기회다. 짧은 기간이지만 평가받을 기회를 준다면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 자신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새로운 출발인 만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까지 밝혔다. 이근호는 이번 소집에서 지독했던 ‘비운’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파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공연리뷰] 2만 4000원에 만나는 ‘메트 오페라’의 감동

    [공연리뷰] 2만 4000원에 만나는 ‘메트 오페라’의 감동

    최근 들어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오페라 공연 실황을 극장·공연장에서 생중계하는 일이 늘고 있다.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대중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오페라단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이런 변신은 2006~07 시즌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총감독으로 피터 겔브가 취임하면서부터다. 겔브는 시즌 개막작인 ‘나비부인’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교통을 통제한 채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설, 650개의 좌석을 설치해 상영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지난 18~20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0~11 시즌 작품인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 중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이 상영됐다. 지난해 10월 9일 뉴욕 링컨센터 공연을 일반 HD화면보다 4배 이상의 고해상도(4K) 디지털 화면과 5.1채널 음향으로 구현한 것. 2시간 35분짜리 공연에 앞서 30분가량 주인공 브린 터펠(신들의 우두머리 ‘보탄’ 역·베이스바리톤)과의 인터뷰 영상 등을 보여 줬다. 천재 연출자로 불리는 로베르 르파주의 작품 해석이 이전 작품들과 어떻게 다른지 관람 포인트도 짚어 줬다. 막이 오른 순간부터 눈을 떼기 어려웠다. 푸른색의 라인 강 밑바닥에서 노니는 라인의 세 요정과 지하에 사는 난쟁이 알베리히가 만나는 장면은 르파주 특유의 상상력으로 표현됐다. 와이어를 부착한 특수 의상을 입은 세 요정은 3단계로 분할되는 무대(라인강)를 자맥질하듯 오르내린다. 푸른 조명과 실제 물속에서 노니는 듯 요정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거품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했다. 다양한 카메라워크로 가수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잡아내는 건 스크린으로 오페라를 보는 또 다른 매력이다. 특히 알베리히 역의 에릭 오언스(바리톤)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대목은 최고 400달러를 웃도는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 있더라도 느끼기 힘들 것. 호암아트홀은 새달 1~3일 도니제티의 ‘돈 파스콸레’를 비롯해 메트오페라의 올 시즌 작품 9편을 더 상영할 예정이다. 일정은 홈페이지(www.hoamarthall.org)나 전화(02-751-9607~10)로 확인하면 된다. 전석 2만 4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축구] ‘물오른’ 상주 김정우, 친정 성남 울릴까

    [프로축구] ‘물오른’ 상주 김정우, 친정 성남 울릴까

    축구선수 김정우(29·상주 상무)는 ‘뼈정우’로 불린다. 앙상한 몸매(183㎝·71㎏)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지만, ‘뼈’처럼 단단하고 야무진 플레이를 한다는 의미도 있다. 2009년 성남을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시키고 입대, 머리를 바짝 깎은 뼈정우는 더욱 왜소해 보였다. 그러나 김정우는 적극적인 몸싸움과 정확한 태클로 중원을 호령했다.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볼이 쏙 들어갈 만큼 헌신적인 몸놀림으로 찬사를 받았다. 월드컵 후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느라 컨디션은 바닥을 찍었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맏형’으로 믿음을 안겼다. 꾸준히, 묵묵히 볼을 차던 김정우가 국가대표에서 ‘팽’당한 지 반년 만에 다시 조광래호에 이름을 올렸다. 25일 온두라스와의 A매치 명단에 포함됐다. 익숙한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성하기 전에 뼈정우는 친정팀 성남을 상대로 20일 K리그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장소도 ‘내 집 같은’ 탄천종합운동장이다. 성남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 시즌 무승(1무 2패). 지난 5일 포항 개막전에서 비기며(1-1)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12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패(0-1)했다. 16일 리그컵대회에서도 포항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상병’ 김정우가 성남을 상대하는 건 두 번째. 지난해 4월 첫 대결 때는 풀타임을 뛰었지만, 상주(당시 광주)는 0-2로 졌다. 후반기 격돌 땐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느라 빠졌다. ‘일개미’처럼 미드필드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던 김정우는 올 시즌 스트라이커로 옷을 갈아입었다. “초등학교 때 전국대회 득점왕 출신”이라며 자신만만했던 김정우와 달리 축구계에선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K리그 두 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다. 박은호(대전)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 팀도 덩달아 돌풍의 중심에 섰다. 이수철 감독이 이끄는 상주는 1승 1무(승점 4·골득실 +2)로 순위표 3위에 포진했다. ‘성남의 뼈주장’으로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김정우가 친정팀을 상대로 승점 3을 ‘신고’할 수 있을까. 수비 라인의 핵인 ‘샤주장’ 사샤와의 전·현직 캡틴 대결도 볼거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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