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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주택거래 실종 더 이상 방치해선 안돼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 상반기 전국 주택 거래량이 200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46만 4727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보다 3만여건 줄었다. 특히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2006년 상반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도권의 거래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거래 부진은 집값 폭락을 부추겨 가계부채의 질 악화, ‘하우스 푸어’ 양산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주택담보대출 282조원 가운데 담보가치인정비율(LTV) 60%(수도권은 50%)를 넘는 대출이 44조원에 이른다. 2008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동탄·김포·광교·파주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평균 매매가격이 10% 이상 떨어지면서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깡통 아파트’가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주택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5차례나 대책을 쏟아냈으나 관련법 개정이 야당의 반대로 좌절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여권은 지금이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야당 설득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도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폐지 등을 ‘반(反)부자 정서’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시장 활성화 대책 차원에서 새롭게 봐야 한다. 주택 거래의 실종은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자 때리기로 표를 얻겠다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골격인 중산층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집값이 다시 뛰면 어쩔 거냐는 식의 반론은 부동산 관련 업종의 종사자와 하우스 푸어들의 고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단견이다. 정부도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부활해야 한다.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자체 세수 감소는 거래 활성화로 연관산업이 살아나면 충분히 보전될 수 있다. 주택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과 신도시 건설을 통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책도 6만 2200여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주택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 중단하거나 착공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내수의 버팀목인 주택산업이 대선의 정쟁 대상이 돼 표류하게 해선 안 된다.
  • “누리길에도 방범 CCTV 설치”

    제주 올레길 탐방객 피살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누리길에 대한 안전문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경기도가 도내 산책길과 자전거도로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제주 사건과 같은 범죄 피해를 막기로 했다. 도는 31일 의정부 북부청사에서 최승대 행정2부지사 주재로 실·국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범죄피해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우선 평화누리길 등에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평화누리길은 최북단 접경지역에 조성한비무장지대(DMZ) 산책로로 김포~고양~파주~연천 184㎞를 잇는 12개 코스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임도와 등산로 등으로 이뤄진 30㎞ 정도가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도는 판단했다. 도는 이 구간 12곳에 내년까지 10억원을 들여 방범용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도내 자전거도로 3248㎞에 대한 범죄예방 대책도 마련했다. 내년에 터널과 교량 등 취약지역 2개 노선 7곳에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는 남한강 자전거길 등 9개 노선에만 CCTV 39대가 설치돼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3040 표심 잡아라” 새누리 첫 정책 토크

    “3040 표심 잡아라” 새누리 첫 정책 토크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9일 ‘3040 정책 토크’로 젊은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열린 정책 토크 ‘당신과 함께’는 청중 선거인단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아·교육·주택에 관한 정책 공약과 질의응답으로 엮어졌다. 정책 토크는 당 차원에서 처음 실시됐다. 3040세대 지지율이 취약한 새누리당이 젊은 유권자층을 정책으로 파고들기 위한 시도다. 형식도 기존의 딱딱한 정책 토론을 벗어나 소극장에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후보들은 청바지와 청색 셔츠, 운동화 등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1부 정책 프레젠테이션에서 박근혜 후보는 맞춤형 보육 서비스,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결혼·육아 경험이 없어 3040세대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겠냐는 한 패널의 질문에는 “노인이 돼야만 노인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정당 사상 최초로 어린이집을 만들었던 경험을 내세웠다. 김태호 후보는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 제시에 주력했다. 뉴타운 대신 ‘나홀로’ 공공건물에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청소년 가장·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입주시키는 내용의 ‘해피타운 건설’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두 달 전 할아버지가 된 경험을 앞세워 국공립 보육 시설 확대, 고교 의무교육 실시, 공교육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해결을 제안했다. 임태희 후보도 사교육비 부담 해결책을 강조했다. 임 후보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한편 국·공립 학교 학력을 정부의 집중투자로 향상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안상수 후보는 ‘두레 경제기금’ 100조원을 만들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해 보금자리 주택 건설을 폐지하는 대신, 2018년까지 공공임대주택 비율 1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지는 2부 행사에서는 질문지를 추첨 형식으로 뽑아 답변하는 ‘복불복 토크’가 진행됐다. 이 코너에서는 ‘남들이 모르는 콤플렉스’,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 등 재미있는 질문이 쏟아져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박 후보는 ‘동료 정치인 중 꿀밤 때려주고 싶은 사람’이라는 질문지를 뽑자 “꿀밤보다 심한 거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느냐.”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줬는데 서로에 대한 비방에만 몰두하는 사람,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들을 때려주고 싶다.”고 답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사람사이 사랑, 얼마큼 있어야 하는가

    “최소한의 사랑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니멈 러브다.” 작가 전경린(50)이 새 장편소설 ‘최소한의 사랑’(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말하는 사랑이 그렇다. 남녀 간의 것이 아니라 모르는 타인 사이에서, 또는 인간과 세계에서 존재하는 최소한의 것, 죄책감과 의무, 존엄성이다. 주인공 희수에게는 외도하는 남편과 집을 떠나고 싶어하는 열여섯 살 딸이 있다. 남편의 셔츠 단추는 매번 떨어져 있고, 딸은 금방이라도 집에서 떨어질 것처럼 매달려 있다. 마치 남편 셔츠의 단추같다. 어느 날 “몸이 있는 장소에 정신이 있지 않은” 새엄마가 마지막 기억을 붙잡아 말한다. “유란이 좀 찾아다오.” 어린 시절 숨바꼭질을 하면서 오빠와 일부러 버린, 배다른 여동생이다. 우연히 반짇고리 파는 노인을 만나고, 새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희수는 최소한의 해야 할 일을 깨닫는다. “유란이 찾아야 해. 최소한. 우린 그래야 해.” 희수가 유란의 흔적을 찾아 북쪽 소도시, 경기도 파주를 찾는다. 이미 떠나고 없는 유란의 방에 머물면서 유란의 시선으로 경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 “공간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작가는 구체적인 장소에서, 반짇고리 파는 노인이나 5000원을 내면 세상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는 ‘세상만사 상담소’ 같은 환상적인 요소로, 메시지를 섬세하게 전달한다. “가장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지 못해 세상엔 이토록 많은 고통과 상처가 난마처럼 얽히는 것이다. 최소한을 지키기가 이렇게도 어려운데, 왜 우리는 최대한의 욕망에 휘둘려 혼란에 빠지는 것일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누리길·둘레길 등 전국 산책로 안전 비상

    제주 동부경찰서는 25일 올레길 여성 관광객 살해 피의자 강모(46·서귀포시)씨를 구속했다. 이날 제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강씨는 살해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강씨는 지난 12일 오전 8∼9시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올레 1코스를 탐방하던 강모(40)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대나무밭에 파묻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의자 강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피해 여성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액반응 검사를 통해 성폭행 여부를 확인하기로 하고 관련 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등 정밀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살인 사건으로 누리길, 둘레길, 갈맷길 등 전국에 조성된 다양한 이름의 산책로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대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산책로를 순찰하는 지역은 거의 없다. 지자체마다 순찰인력 배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폐쇄회로(CC) TV 설치는 예산 문제로 엄두를 못 내고 있어 당분간 탐방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2개 코스 184㎞에 달하는 DMZ평화누리길에는 순찰 인력도 없고 CCTV도 설치돼 있지 않다. 경기도에서 위험 구간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CCTV 설치 방침과 김포, 파주, 연천, 고양 등과 연계한 순찰 방침을 내세운 게 고작이다. 8개 코스 57.9㎞의 둘레길이 조성된 대구의 경우 안전지킴이를 기존 12명에서 30명으로 늘려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대구시는 올레 팔공산길을 순찰 코스에 포함시키고, 공익요원과 산불진화 안전요원 92명을 산림구간 취약지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탐방객들을 위해 위험상황 발생 시 버튼을 누르면 위치 확인이 되는 장비를 출발지점에서 빌려 주고 도착 지점에서 반납하도록 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9개 코스 20개 구간 268.3㎞의 갈맷길에 대해 구간별로 3~4명씩 모두 60여명의 안내원을 채용해 9월부터 관광객 안내와 함께 범죄경비 활동을 벌이도록 했다. 이 밖에 CCTV 설치를 서두르는 곳도 있다. 제주도는 예비비를 사용해서라도 올레길 일부 조정과 CCTV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올레 1코스는 잠정 폐쇄된 상태다. 4개 코스 20㎞에 달하는 누리길을 조성 중인 경기 이천시는 사업예산 가운데 일부를 CCTV 설치에 사용하기로 하고 사전 조사작업에 착수했다. 전북 부안군도 변산반도 마실길 66㎞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으며 3개 코스 65㎞의 둘레길인 수릿길을 조성한 경기 군포시는 CCTV 예산 확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제천시는 청풍호 인근 58㎞ 구간에 대해 혼자 산행에 나서지 말 것과 하산 시간을 지켜 줄 것 등을 계도하는 안내판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개발부담금 체납액 증가… 지방재정 ‘빨간불’

    징수하지 못한 개발부담금이 지자체별로 수십억원에서 최고 수백억원에 달하면서 재정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31개 시·군이 올해까지 징수해야 할 개발부담금은 전체 2826건 3376억 3400만원이다. 시·군별로는 화성시가 870건 1024억 52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파주시 286건 388억 8600만원, 용인시 182건 339억 6900만원, 김포시 239건 107억 6200만원 순이다. 개발부담금은 개발 이익 환수를 통해 사회적 소득분배를 실현하려는 일종의 준조세 성격을 띠고 1990년부터 도입됐다. 이후 부과 시기와 징수 기간을 놓고 제도개선 요구가 잇따랐다. 현행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발부담금은 개발이 완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부과하며 징수 기간을 6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이런 규정이 오히려 고질적인 체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개발이 완료된 시점에서는 최초 개발자가 소유권 이전을 마친 경우가 많아 세금납부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생기고 6개월 동안 징수활동을 못해 사업자 도산이나 재산 은닉 등에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빌라나 원룸 등의 경우 분양이 완료된 뒤 소유권자가 바뀌기 때문에 개발부담금 납부 주체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 게다가 개발부담금의 경우 소멸시효가 5년으로, 이후 결손처리되는 개발부담금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전철 사업으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용인시는 올해만 482억 3400만원에 달하는 개발부담금을 결손처리했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들은 지난 6월 29일 대전에서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개발부담금 부과 시기를 개발허가 시점으로 앞당기고 징수 기간도 3개월로 단축할 것을 요구했지만, 국토해양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개발부담금 자체가 개발이익 산정을 통해 부과하는 것으로 개발완료 시점에서 가치 평가를 해야 하며, 징수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더라도 재산은닉 등 악성 체납 행위는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체납금 징수 강화를 위해 시장·군수가 요구할 경우 체납자 동의 없이도 금융재산을 추적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은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검토되다가 폐기됐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육군 1군단 23~27일 경기북부서 종합훈련

    육군 1군단은 23~27일 경기 고양·파주·연천 등 경기북부지역에서 국지도발 대비 종합훈련을 한다고 22일 밝혔다. 적 침투와 국가 중요시설 테러를 가정해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이번 훈련에는 군단 예하 전 부대가 참가하며, 훈련기간 중 대규모 장비와 병력이 이동하면서 자유로와 국도 1호선 등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일부 교통도 통제한다. 1군단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는 군용 헬기 운항과 공포탄·조명탄 사격이 있을 예정”이라면서 주민 협조와 이해를 당부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이복여동생 납치 후 부모 상대로 인질극

    서울 금천경찰서는 20일 이복 여동생을 납치한 뒤 부모에게 1억원을 요구한 이모(31)씨를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금천구 독산동에서 학교에 가려고 아파트에서 나오는 여동생 이모(11)양에게 “오빠가 학교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여자 친구 소유의 승용차에 태웠다. 9시 5분쯤 계모 이모(44)씨에게 “오후 1시까지 1억원을 입금하라. 경찰에 신고하면 이양을 못볼 것이다.”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다. 이씨의 아버지(53)와 계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기도 광명·일산·파주 등지로 이양을 끌고 다니던 이씨는 오후 3시 15분 파주시 교하읍 군 부대 앞에서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선 경찰에 7시간 만에 붙잡혔다. 이양은 뒷좌석에 결박된 상태였다. 이씨는 경찰에서 “전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진술했다. 이씨는 1997년 부모의 이혼 이후 절도 혐의 등으로 네 차례 교도소를 드나들었으며 최근 마땅한 직업 없이 지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파주, 산단 주변 다가구 주택 가구수 제한 규제 폐지 논란

    경기 파주시는 4개 산업단지 인근 이주자택지(LCD, 선유, 당동, 월롱지구) 내 다가구주택들에 대한 가구 수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 위해 최근 산업단지 실시계획 변경을 경기도에 요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산업단지 내 다가구주택은 신도시 택지개발 지침을 적용해 가구 수를 한 건물당 3가구(선유지구는 5가구)이하로 제한해 왔으나 최근 건물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면서 “현실적으로 8가구를 초과해 지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가구당 차량 1대의 주차장을 확보하도록 한 현행 건축법에 따라 한 필지당(330㎡이하) 최대 만들 수 있는 주차면이 8개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의 변경 요청안은 도 관계 부서 검토를 거쳐 오는 9월 확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월세를 챙길 목적으로 최대 21가구까지 원룸을 짓는 등 불법 쪼개기로 심각하게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한 터에 완화하는 게 선심성 행정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가 주차난을 가중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강력한 행정계고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 성급한 결정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화학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화학

    LG화학은 올해 하반기 유럽 재정 위기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해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분야의 안정적인 사업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차세대 고부가 제품군과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와 고기능, 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먼저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폴리에틸렌(PE),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분야 등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생산성 향상과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수익 창출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중 고흡습성 수지, 아크릴레이트 등 고부가 제품에 대한 설비 증설을 완료하고 조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보전자소재 사업 분야는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등 기존 사업에서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3차원(3D) 입체영상 편광필름패턴(FPR)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성장에 발맞춰 OLED 소재 분야 등에서의 사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인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4월 7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LG 파주 첨단소재단지’에 2016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연간 5000만㎡ 이상의 LCD 유리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도 2013년까지 2조원을 투자하고 올해 중 가동을 목표로 오창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옆에 연면적 6만 7000㎡ 규모(2만평)의 2공장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현지 공장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흡혈귀 롬니” “역겨운 오바마”

    올해 미국 대선이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험악한 네거티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노선 대립을 넘어 조롱과 극언이 난무하는 감정싸움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오바마, 롬니 대량해고 전력 폭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이 요즘 내보내고 있는 TV 광고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말한 장면을 담고 있다. 힐러리는 17일 CNN 인터뷰에서 “당시 내가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그것을 새삼 광고로 만든 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도 TV광고로 반격했다. 롬니가 지난 1월 플로리다주 경선에서 직접 ‘아름다운 미국’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롬니가 스위스 등 해외에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입으로는 ‘미국’을 찬양하면서 뒤로는 비애국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다시 롬니는 지난 2월 오바마가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함께해요’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오바마가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경제난에 신음하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자금 기부자들”이라고 비꼬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CMAG에 따르면 최근 TV광고 가운데 오바마 캠프의 89%, 롬니 캠프의 94%가 상대방을 비난하는 네거티브 광고다. ●롬니, 오바마 모금행사 노래 조롱 양측의 충돌은 롬니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시절 투자대상 기업의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넘기거나 근로자를 대량 해고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최근 오바마 측이 폭로하면서 위험수위를 넘었다. 오바마 진영은 롬니를 “흡혈귀”라고 조롱했고, 오바마도 직접 “롬니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롬니는 폭로 내용을 부인하면서 오바마의 사과를 요구했다. 화가 잔뜩 난 롬니는 오바마를 향해 “역겹다.”는 극언까지 내뱉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박빙의 승부인데다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 출현 후 정파주의가 심화되면서 네거티브전이 더욱 극렬해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롯데마트, 장애인들이 만든 주방세제 판매 개시

    롯데마트, 장애인들이 만든 주방세제 판매 개시

    롯데마트는 장애인 고용사업장인 ‘형원’에서 생산한 주방세제를 16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형원은 지난해 9월 경기 파주 신촌리 에덴복지재단 안에 들어선 장애인 고용사업장으로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주방세제를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것은 롯데마트가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상품은 피톤치드 성분이 함유돼 살균 및 항균 효과가 뛰어난 ‘프리미엄 주방세제’ 3종과 천연 숯의 흡착력을 이용해 탈취 효과 및 세정력이 우수한 ‘참숯 주방세제’ 3종 등 총 6가지다. 가격은 천연 숯을 사용한 ‘그린키스 참숯 주방세제’가 2900~6400원, 피톤치드 성분이 함유된 ‘그린키스 프리미엄 주방세제’가 3200~6900원으로 시중 유명 브랜드 상품보다 25%가량 싸다. 용량은 500㎖, 1.3ℓ, 3ℓ 3종이다. 롯데마트는 이 상품들에 대해 친환경 인증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형원에서 생산한 제품이 충분한 품질 경쟁력을 갖췄는데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 측에서 먼저 거래의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기존 품목 외에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 중계점, 의왕점 등 수도권 주요 10개 점포에서 해당 상품 판매를 시작하고 향후 고객 반응을 살펴 입점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호철 롯데마트 세제담당 MD는 “형원에서 생산한 주방세제는 품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우수한 상품”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고, 장애인에게는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감독님, 킬링 힐킥 보셨죠? 주영아, 이젠 올림픽 킬러다

    감독님, 킬링 힐킥 보셨죠? 주영아, 이젠 올림픽 킬러다

    ‘홍명보의 아이들’이 가장 먼저 런던으로 떠났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전날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2-1로 승리한 영향인지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흔들리는 수비라인·슈팅 연결도 재점검해야 홍명보 감독은 “한국선수단 중 출발도 가장 빠르고 경기도 개막 전인 26일로 가장 먼저다. 태극전사를 대표해 좋은 출발을 하겠다. 런던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주장을 맡아 온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린 그만한 실력이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감독에게 찬사를 들었던 기성용(셀틱)도 “메달권 진입이 목표다. 영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일만 남았다.”며 웃었다. 뉴질랜드와의 모의고사에서 박주영(아스널)과 남태희(레퀴야)가 나란히 골맛을 봤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봤다. 빛은 ‘살아난 킬러’ 박주영이었다. 실전감각 문제로 우려를 자아냈던 박주영은 감각적인 힐킥으로 건재함을 뽐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득점한 건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박주영은 마무리뿐 아니라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해냈다. 4-2-3-1포메이션의 최전방에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구자철·지동원(선덜랜드)과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었다. 다만 몸싸움이나 전력질주 등 체력을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미흡한 느낌이 있었다. 박주영을 필두로 한 공격진은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축구화가 닳도록 연습했던 그 패턴,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실전에서 구현하며 쉼없이 슈팅을 날렸다. 마무리로 연결된 게 단 두 개였다는 건 아쉬웠다. ●기성용·박종우 수비형MF 활용이 관건 수비라인은 다소 삐걱거렸다. 홍정호(제주)와 장현수(FC도쿄)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는 홍 감독의 최대 고민. 김영권(광저우)과 황석호(히로시마)가 나선 중앙수비 조합은 경험부족을 실감했다. 상대 공격수를 앞에 두고 아찔하게 공을 끌었고, 드리블하다 공격권을 내주기도 했다. 실점은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를 놓쳐서 나왔다. 홍 감독은 “남은 기간 수비의 호흡을 맞춰야 한다. 현재 선수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을 실었다. 기성용과 박종우(부산)가 선 수비형 미드필더의 발빠른 압박이 열쇠다. 홍명보호는 20일 세네갈과의 현지 평가전을 통해 메달 색깔을 가늠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0) 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선택! 역사를 갈랐다} (20) 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조선 최고의 스타다. 풍석 서유구(1764~1845)는 조선의 무명스타다. 서로 두 살 터울. 다산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조명했다. 풍석은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정조의 총애를 받았고,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고, 18년이라는 정치적 유폐기를 거쳤고, 유폐기에 대작을 저술했고, 조선의 융성을 위해 노심초사했고, 남양주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사후 많은 사대부가 추앙했다. 다산만의 얘기라 생각하는가. 풍석도 꼭 그랬다. 그럼에도, 두 위인의 학문적 지향은 전혀 달랐다. 후생들은 결국 다산에게 마음을 기울였고, 풍석은 거의 뒷전이었다. 다산은 풍석의 과거 선배다. 요샛말로 다산은 1789년에 급제한 89학번으로 60명 중 2등, 풍석은 1790년에 급제한 90학번으로 46명 중 24등이었다. 두 사람 모두 직부전시(直赴殿試) 명을 받았다. 이는 여러 절차를 생략하고 곧장 최종 과거에 응시하라는 왕명이다. 이러면 급제는 따 놓은 당상이다. 급제 후 곧장 초계문신이 되었다는 점도 같다. 초계문신은 정조의 최측근 문신 집단이다. 다산의 승진 속도는 풍석보다 빨랐다. 고위직인 정3품 당상관 품계를 5년 먼저 받은 것이다. 정조가 군주이자 학문적 스승을 자처하며 왕권을 강고하게 행사할 때까지, 둘은 겉으로 보기에 같은 쪽을 향하는 듯했다. 다산은 한미한 집안 출신이다.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고초를 겪기도 했으나, 정조의 두터운 신임은 여전했다. 이에 반해 풍석은 최대 문벌 중 하나인 대구(달성) 서씨의 후예다. 게다가 진퇴에 신중했기에 큰 반대에 부딪힌 적이 없다. 다산이 ‘문제적 범생’이라면 풍석은 ‘범생’ 그 자체다. ●정약용·서유구 정치적 공백기 18년 정조는 집권 초부터 젊은 문신 양성의 일환으로 ‘경사강의’(經史講義)라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중 시경(詩經)을 분석하는 ‘시경강의’에 두 사람이 동시에 참여한다. 이 시경강의는 16년 동안 25회에 걸쳐 실시했던 경사강의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정조는 590문제를 출제했고, 초계문신에게 40일이 주어졌다. 이로도 모자라 20일을 연장했다는 다산의 고백에서 얼마나 힘든 테스트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에는 이 중 579개의 문제와 답을 적어두었다. 수험자가 18명이니, 1인당 32문제꼴로 답안이 채택되어야 평균이다. 누구 답변이 가장 많이 채택되었겠는가. 우리의 영웅 다산일 거라 짐작한 독자에게는 미안하다. 풍석이 독보적이다. 풍석의 답안은 총 181개로, 전체의 31.3%다. 시작과 끝 문제의 답안 역시 풍석의 것이었다. 다산의 답안은 117개가 실렸으며 총 20.2%를 차지한다. 다산의 것도 결코 적은 비중은 아니나 풍석의 월등함에 빛이 바랬다. 시경강의는 두 사람에게 큰 이력이었다. 다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의 추억으로 이 시경강의를 들었다. 다음과 같은 정조의 어평(御評)을 두고두고 써먹었다. “백가(百家)의 말을 두루 인용하여 그 출처가 무궁하니, 진실로 평소의 온축이 깊고 넓지 않다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으랴.” 자신이 남긴 ‘시경강의’ 서문에는 물론이고, 스스로 쓴 묘지명에도, 가장 존경했던 형 정약전에게도, 아들에게도 그날의 기억을 되풀이했다. 또 자신의 답안이 최고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압도적 수석인 풍석은 이 기억을 되새기지 않았다. “책을 열자 바로 개안하는 느낌이다.”라거나 “근거가 분명하고 충분하며 언어가 알맞고 정연하여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이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는 등 총 6군데서 어평을 받았으면서 말이다. 그래도 젊은 시절 풍석은 분명히 경학의 당대 최고 실력자 중 한 사람이었다. 다산은 정조 사후 천주학 타도 바람에 휘말려 귀양살이를 시작한다(1801년). 풍석은 이 바람과 무관하게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5년 뒤 김달순 옥사를 계기로 풍석의 탄탄대로에 탈이 났다. 작은아버지 경기감사 서형수는 유배형을 받고, 재종숙부 영의정 서매수가 정계에서 축출되면서 가세는 급격히 쇠락한다. 연좌의 공포에 휩싸인 풍석의 선택은 귀향이었다. ●정약용, 이상적 통치 목표 ´경학·경세학´ 몰두 억울하게 유배지에 갇힌 다산과 죄 없이 죄인을 자처하며 낙향한 풍석. 과정이 어쨌든 불우한 처지이기는 피차일반이었다. 정치적 공백기 18년. 그러나 여기서부터 이들의 길은 판이하게 갈린다. 다산은 유학의 정통 분야인 경학과 경세학(經世學)에 몰두했다. 조선 유자의 지향점을 요약하면 수기(修己)와 치인(治人). 수기는 자신의 몸과 덕성을 수양하는 일이요, 치인은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다. 수기는 치인을 위한 인문학적 토양이고, 치인은 자기 수양의 경세론적 확장이다. 다산은 61세에 자신의 학문을 이렇게 정리했다. “육경(六經)과 사서(四書)로 자기 몸을 닦고 1표(表)와 2서(書)로 천하·국가를 다스리니, 본말을 갖추었다.” 육경과 사서는 경학이고, 수기의 세계다.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심서는 경세학이고, 치인의 영역이다. 저술은 경집(經集) 232권, 1표2서를 포함한 문집 260여 권으로 총 500권이 다 된다. 다산의 지향은 조선 제도를 개혁하는 일이었다. 반면 풍석은 파주 장단으로 귀농하고서 경학과 경세학을 철저히 외면했다. 경학을 해봐야 옛 사람의 중언부언이고, 경세학을 해봐야 결국 ‘흙 국’이나 ‘종이 떡’처럼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 ‘잡학’ 마니아가 된다. 풍석의 잡학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誌)에 질서 있게 배열되었다. 농학, 천문학, 공학, 수학, 요리학, 의학, 어업, 예술, 상업 등 총 16분야다. 경학과 경세학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서 113권으로 마무리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주제는 하나다. 시골에서의 자립적인 삶을 위한 지식 체계. 풍석의 지향은 사대부 일상을 개혁하는 일이었다. 풍석은 18년 공백 후 정계에 복귀해 15년간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 그 와중에도 시골생활 백과사전 정리를 그치지 않았다. 임원 생활을 대비했고 임원을 동경하기도 했다. 반면 다산은 해배 후 야인으로 머물러야 했다. 그래도 여전히 경학, 경세학 정리와 심화에 몰두했다. 국정 참여의 뜻을 꺾지 않은 듯하다. 묘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 다산과 풍석은 일생을 어떻게 정리했을까. 다산은 ‘자찬 묘지명’(1822년, 61세)을, 풍석은 ‘오비거사 생광 자표’(1842년, 79세)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자신의 묘지명을 썼다. 환갑 때 쓴 다산의 묘지명은 분량이 아주 많다. 주요 개인사를 모두 적었고 저술 체계도 매우 상세히 서술했다. 글자 수가 자그마치 1만 2316자! 내가 아는 자기 묘지명 중 가장 길다. 1000자 내외가 대부분이다. 가슴에 묻어둔 한이 많았던 걸까. 이와 대조적으로 풍석은 평생을 다섯 시기로 구분하여, 그 시기를 모두 허비했다며 반성으로 일관한다. 심지어 40년 가까이 공 들인 ‘임원경제지’ 저술도 인쇄할 뒷심이 없어 낭비였다고 회고한다. 자신을 오비거사(五費居士)로 칭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산의 묘지명은 828자인 풍석의 것보다 무려 15배나 많다. 파란만장으로 말하면 누군들 할 말이 없을까마는, 다산은 거의 회고록 콘셉트이었고, 풍석은 반성문 콘셉트였다. ●서유구,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는 지식 외면 다산은 농사를 짓지 않고 농업 원론만 얘기했다. 풍석은 논두렁 밭두렁을 돌아다닌 체험으로 구체적인 농사 기술을 제안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비롯된다. 풍석은 입으로만 농사를 짓지 않았고, 글로만 물고기를 잡지 않았다. 그리고 온갖 정보를 조직적으로 정리했다. 그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실행되거나 실행되어야 할 선진 기술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다산은 스스로 말한다. 자신의 경세학은 “지금의 쓰임에 구애되지 않고 기준을 제시해 우리나라를 새롭게 하려는 연구다.”라고. 당대의 활용보다는 이상적 통치 기준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풍석이 흙으로 끓인 국 즉 토갱(土羹)이요, 종이로 만든 떡 즉 지병(紙餠)이라 비판했던 저술은 바로 이런 거였다. 풍석은 이상을 추구하되 반드시 이 땅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의 철저한 현실론을 견지했다. 실현할 수 없는 지식은 ‘토갱지병’이다! 이상적 기준을 제시하고서 현실을 이상으로 밀고가려 했던 다산의 방법론과는 대조적이다. 풍석의 이용후생론은 바로 이런 실용학이었다. 다산 탄신 250주기를 맞아 여기저기서 다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조선의 다빈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그의 위대성을 유학사상과 정치철학에서 찾으려는 경향은 여전하다. 다산의 저작을 폄하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러나 다산에게서 조선의 모든 잠재성과 가능성을 찾으려는 경향은 지나치다. 풍석의 평생 역작 ‘임원경제지’는 제도적 개혁을 주장하지 않는다. 개혁은 일상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게 풍석의 신념이었다. 풍석은 ‘놈팡이 선비’를 제일 혐오했다. “곡식만 축내며 보탬이 안 되는 자 중에 저술하는 선비가 으뜸이다!” 선비들이여, 농업·공업·상업 알기를 똥으로 아는 그 엘리트 의식부터 싹 뜯어고쳐라. 버러지처럼 놀고먹지 마라. 경서를 공부하되 제 식구 먹을거리, 입을거리, 살 곳은 유지하면서 하라. 방 안에 틀어 앉아 공맹과 성리를 논할 시간에 밖에서 바지 걷어붙이고 쟁기질하라! 그물 던져 물고기 잡아라! 짐 지고 나가 장사하라! 몸놀림을 혁신하라. 땀 흘려 일해서 벌어먹는 일을 점점 기피하고, 종일 컴퓨터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사람다운 노동이라고 여기는 우리가 여기서 얻을 힌트는 과연 없는 것일까. 정명현(임원경제연구소 소장)
  • [런던올림픽] 주영, 우린 널 믿어보기로 했다

    [런던올림픽] 주영, 우린 널 믿어보기로 했다

    “뉴질랜드전을 치르고 장도에 나서는 데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홍명보 감독) “한국에서 팬들에게 보여주는 마지막 자리다. 준비한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겠다.”(구자철 주장) 사상 첫 메달 꿈에 부풀어 있는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14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마지막 국내평가전을 치른다. 최종엔트리(18명)를 확정한 뒤 처음 치르는 모의고사.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다음 날 영국으로 떠나 20일 밤 10시 30분 런던 근처에서 세네갈과 또 평가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13일 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명품 경기’를 다짐하면서도 “부족한 모습을 많이 발견하길 바란다.”고 했다. 어차피 ‘진짜’는 26일 멕시코와 치르는 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이기 때문.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스트라이커 박주영(아스널)의 컨디션과 부상 악재로 구멍 뚫린 수비라인이다. 일본에서 개인훈련을 하다 지난 7일 합류한 박주영은 11일 인천코레일과의 연습경기(2-1 승)에선 골맛을 못 봤지만 몸상태는 문제없다고. 4-2-3-1포메이션의 원톱을 ‘찜’한 만큼 한 방을 기대할 만하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세레소), 지동원(선덜랜드) 등과 다양한 공격 루트를 점검한다. 아스널에서 벤치를 지켰고, 병역문제로 A대표팀에서도 부름을 받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게 분명하지만, 가장 확실한 ‘믿을맨’은 박주영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박주영도 18명 중의 한 명이다. 기본적으로 조직적인 움직임을 요구할 뿐”이라고 짐을 덜어줬다. 홍정호(제주)와 장현수(FC도쿄)가 거푸 부상당한 센터백 자리는 김기희(대구FC)로 발빠르게 대체했다. 하지만 포백(4-back) 라인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윤석영(전남)과 김창수(부산)가 좌우 풀백으로 나서고,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김영권(광저우 헝다) 조합이 가운데를 지킬 예정이다. 홍 감독은 “중앙수비가 가장 고민되는데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수에게 볼이 투입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닐 엠블런 뉴질랜드 감독은 “최근 경기인 카타르전을 봤는데 한국이 굉장히 빠르더라. 올림픽에서 어느 팀도 한국을 무시할 순 없을 것 같다. 메달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브라질·이집트·벨라루스와 함께 C조에 속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의 약체이지만 지난 11일 일본과 1-1로 비겨 발걸음이 가볍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A등급’ 거점병원, 김천·남원의료원 2곳뿐

    지역사회에 포괄적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거점 공공병원에 대한 운영 평가 결과 경북 김천의료원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경영 효율성이 민간 병원에 비해 떨어져 개선이 시급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전국 지방 의료원 34곳, 적십자병원 5곳 등 모두 39개 지역 거점 공공병원 운영 상황과 관련해 ▲양질의 의료 ▲합리적 운영 ▲공익적 보건의료서비스 ▲사회적 책임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눠 평가했다. 평균 총점은 100점 만점 기준 67.4점으로 지난해보다 2.3점 하락했다. 총점 80점 이상인 A등급을 받은 곳은 김천의료원과 전북 남원의료원 등 단 2곳이다. 특히 김천의료원은 83.9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70~80점인 B등급은 강릉의료원, 경기 수원·안성·이천·파주·포천병원 등 18곳, 60~70점인 C등급은 경기 의정부병원, 경북 상주적십자 등 8곳이다. 가장 낮은 60점 이하의 D등급을 받은 곳은 전북 강진의료원, 삼척의료원 등 11곳이다. 복지부는 지방 의료원 34곳만을 대상으로 공공성과 경영 효율성 두 가지 기준으로 진단한 결과 삼척·속초·강진·울진·포천·안성 등 6개 의료원이 경영 효율성은 낮고 의료 취약도는 높아 ‘중점 개선’이 절실했다. 지방 의료원의 낮은 경영수지는 낮은 입원 환자 수익성과 높은 인건비, 투자의 비효율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방 의원의 총수익 대비 입원 환자 수익은 비슷한 규모의 민간 병원의 83%에 그친 반면 인건비율은 157%로 높았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승진 △홍보담당관 최원일△기획행정관리〃 김현환△종무1〃 도재경△출판인쇄산업과장 박형동 ■대구광역시 △기획관리실장 채홍호 ■광주광역시 ◇3급 <승진>△창조도시정책기획관 박남언△체육U대회지원국장 안기석△하계유니버시아드조직위 파견 박창기<전보>△도시디자인국장 위길환△교통건설〃 서종진△도시철도건설본부장 김정운△남구 부구청장 심정보△북구 〃 이욱현◇4급 <전보>△대변인 유종성△문화수도정책관 임영일△시민협력관 박해구△경제산업정책관 문석훈△투자유치지원관 김정훈△의사담당관 이연△총무과장 임영율<승진>△김현민 김석웅 김정대 이우수 오영걸 나용덕 박주욱 나종욱 조동현 임형택 박기완 ■강원도 ◇승진 △어업지원과 김성삼△축산과 이한원△의정관 김관식△공보관실 김수산△세무회계과 박대인△농어업정책과 임래준△감사관 한원석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위원회 △사무국장 직무대리 이진흥△조사심의관 이부현△지원〃 김가영△운영지원과장 이명식△심사1〃 이창헌△심사2〃 백길태 ■원자력안전위원회 △기획예산과장 김은환 ■서강대 △기초교육원장(글쓰기센터소장 겸임) 박종구 ■전북대병원 △진료처장 진영호△치과진료〃 서봉직△기획조정실장 강명재△교육수련〃 정영주△홍보〃 조용곤△기획조정실 경영관리담당 신병수△진료정보실장 김상욱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 제3발전소 발전운영실장 최영일△인천화력본부 발전소 발전운영실장 김재영 ■KB국민은행 ◇승진 <지점장>△당산역 김명구△영등포구청역 박규혁△태평동 조일선△양정동 손병두△대전은행동 이상복△대전계룡로 배극열△나주 김성진△부송동 홍성주<개설준비위원장>△가산제이플라츠 이윤귀△파주운정남 이명규△검단산업단지 김현종△김포양곡 신성진◇전보 <지점장>△범일동 이성건△대전원동 이이섭△하당 성동현△익산 오재근<센터장>△고객상담 강길호 ■KDB대우증권 ◇신임 △기업분석1부장 박원재△투자정보지원〃 김성주△뉴욕현지법인장 김희권◇전보 <부장>△스포츠마케팅 김창간△WM사업지원 오철우△리서치지원 양봉호△트레이딩개발 김칠환△마케팅 류재홍△SALES사업지원 김종우△신디케이트 채병권△기업금융1 오찬욱△기업금융2 안성준△기업금융3 박현주△기업금융4 이경우△IPO 정문환△PE 주재모△AI 김정현<팀장>△해외상품운영 강홍구△DIRECT운영 김진태<현지법인장>△홍콩 김기영 ■이랜드그룹 △홍보실장 윤경훈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하) 우리도 홀로 설 수 있어요 -교남어유지동산 찾아가보니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하) 우리도 홀로 설 수 있어요 -교남어유지동산 찾아가보니

    11일 오후 4시, 경기 파주시 적성면 어유지리에 위치한 교남어유지동산 내 토마토 비닐하우스에서는 지적장애인 홍모(29)씨와 이모(33)씨가 토마토 줄기를 하나씩 잡아 지지대에 집게로 고정시키고 있었다. 토마토 줄기가 휘어지지 않고 곧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다. 홍씨는 “공기가 맑은 곳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교남어유지동산은 지적장애인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월급을 받아 자립하도록 하는 곳이다. 사회복지법인 교남재단이 운영하는 직업재활시설이자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 기업이다. 교남재단이 1994년 부지를 매입해 자립 농장을 연 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세워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같은 시간 본관 내 포장 작업실에서는 장애인 5~6명이 갓 수확한 오이와 부추를 포장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오이를 3개씩 투명 비닐봉투에 담고 부추도 가지런히 포장지에 담아 상자에 차곡차곡 쌓았다. 박모(40)씨가 오이 꼭지를 아래로 가도록 봉투에 담자 김모(34)씨가 “거꾸로 넣었잖아.”라며 핀잔을 줬다. 박씨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김씨가 오이를 포장하는 것을 보고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교남어유지동산에는 사회복지사와 사무원 등 14명의 직원과 39명의 지적장애인이 함께한다. 3만 9600㎡(약 1만 2000평)의 밭과 비닐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 오이, 감자, 배추 등을 농약 없이 재배하고 된장, 고춧가루, 수세미화장수 등 가공품도 만들어 판매한다.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지적장애인들 월급으로 돌아간다. 지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보호작업장에서의 조립이나 포장, 사무보조, 청소 등이 꼽힌다. 이곳에서는 지적장애인에게 맞는 일을 고민하다가 농업을 선택했다. 손인식(41) 사무국장은 “농업은 자연과 함께하면서 정서적 안정과 건강에 도움을 준다.”면서 “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농번기에 바쁜 대신 농한기에 쉴 수 있어 일을 계속 이어가기 힘든 지적장애인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어유지동산은 농산물 재배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운영, 농촌체험 등으로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지금은 연 매출 4억원, 방문객이 1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친환경 농산물 구입과 농촌체험,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라는 입소문이 각 기업체와 학교 등에 퍼지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의 표정은 더없이 밝다. 찾아오는 이용객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흔들고 휴식시간에는 휴대전화로 음악을 함께 들으며 드라마나 스포츠에 대해 한바탕 수다도 떤다. 2005년 어유지동산 내 숙소생활을 접고 동두천시에 아파트를 얻어 출퇴근하기 시작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손 사무국장은 “자신들의 월급으로 방을 얻고 살림을 꾸리면서 직업의식을 높이고자 했다.”면서 “그 이후 일에 대한 보람도 커지고 이웃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노화가 빠른 편이라 여기서 일하는 장애인들도 오래 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하는 동안만큼은 비장애인과 같은 ‘평범한 삶’을 꿈꿀 수 있다. 손 사무국장은 “단순히 급여만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자립해 생활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장점을 살려 수익을 높이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적장애인의 자립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文 강한남자·孫 준비된 대통령·金 인생역전… 이미지 전쟁

    文 강한남자·孫 준비된 대통령·金 인생역전… 이미지 전쟁

    ‘강한남자’(문재인), ‘준비된 대통령’(손학규), ‘인생 역전 일꾼’(김두관). 민주통합당의 ‘빅3’대선 경선 주자들이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이미지 메이킹’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노태우의 ‘보통사람들’, 김영삼의 ‘신한국 건설’, 김대중의 ‘준비된 대통령’과 같은 이미지 마케팅이 치열했지만 유권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선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요즘에는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샌님’이미지가 강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은 기존 이미지를 벗고 ‘강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지난 1월 7일 SBS 예능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서 특전사 시절 사진을 공개하고 벽돌 격파 시범을 보이더니 지난달 24일에는 특전사전우회 주최 마라톤에 참석, 특전사 군복과 공수장비를 착용하고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문재인은 샌님’이라는 고정관념 깨기를 시도했다. 지난 8일에는 일산 대화동에 있는 고양 원더스 야구단을 방문해 타석에서 직접 방망이를 휘두르며 경희대 재학시절 학년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우승했던 실력을 과시했다. 다음 날에는 런던 올림픽 선수단 격려차 태릉선수촌을 찾아 유도 국가대표인 왕기춘·김재범 선수를 업어치기로 제압했다. 특전사에 복무할 때 배웠던 격투기 기술과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에게 잠시 배운 기술을 두 선수에게 쓴 것이다. ‘강한 남자’ 이미지는 강한 리더 전략으로 연결된다. 문 고문은 지난 1일 세종시를 찾았을 때도 ‘강한 지방 선언’을 발표했고, ‘강한 복지국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강한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보다 젊고 강한 이미지를 위해 측근들이 문 고문의 흰머리 염색을 고민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강조하는 정책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저녁있는 삶, 희망이 있는 아침’이란 슬로건으로 감성을 자극하고 다양한 정책으로 내용을 채우는 식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노동시간 단축, 좋은 일자리 정책’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일자리·여성·복지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정책 발표회를 통해 정시퇴근 및 연장·휴일근로 제한 등 노동 정책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입법화 등 비정규직 정책, 청춘연금 및 공공보육시설 아동 비율 50%달성 등 복지정책을 제시했다. 교수의 강연을 듣는 듯 항상 어렵고 점잖은 말만 해 왔던 그가 최근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는 등 ‘솔직 화법’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도 반전을 통해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학생, 여성, 영유아 학부모 등을 만나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는 간담회도 열고 있다. 손 고문은 11일에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맘(mom) 편한 세상’ 정책간담회를 갖고 ‘성폭력·가정폭력 없는 사회’에 대한 관련단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1일 1회 정책간담회’는 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한 그만의 공략법이기도 하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마을 이장에서 군수와 장관을 거쳐 도지사가 되기까지 자신의 인생역전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위만 빼면 지금도 서민”이라고 강조하며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다른 야권 후보와 ‘청와대 영부인’으로 통했던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선 출마선언 때도 그는 항상 헤어 제품을 발라 뒤로 넘겼던 앞머리를 자연스럽게 앞으로 내리고, ‘노타이’에 흰색 와이셔츠, 다소 칙칙한 회색 정장을 입어 세련미와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라이브클럽에서 열린 외곽지원조직 ‘피어라 들꽃’ 창립제안모임에서 직접 드럼을 연주하기도 했다. 대선 행보도 ‘서민’과 ‘일꾼’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민생밀착형이 많다. 11일에는 서울 신길동의 한 주유소에서 일일 주유원이 돼 빨간 목장갑을 끼고 직접 손님을 맞으며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했다.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악수를 나누고 말을 건네는 등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보였다. 해남 땅끝 마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 전 지사는 지난 9일 광주와 세종시, 10일 최북단역인 경기 파주 도라산역을 방문한데 이어 22일까지 전국을 돌며 ‘서민과 통하는 2013 희망대장정’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홍명보 “쉿”

    홍명보 “쉿”

    런던올림픽 축구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26일 멕시코전)를 2주 남짓 남겨 둔 홍명보호에 ‘이적 함구령’이 내려졌다. 지난 9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지성(31)의 이적 여파가 올림픽대표팀을 자칫 흔들지나 않을까 싶어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이적설은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대사’를 코앞에 둔 18명의 ‘멘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특히 이적설의 주인공들이 주축 선수들이라 촉각이 바짝 곤두서 있다. 영국 일간 ‘더 선’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기성용(23·셀틱)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리버풀이 이적료로 700만 파운드(약 124억원)를 책정했다.”며 “브렌든 로저스 감독이 기성용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리버풀 말고도 QPR과 루빈 카잔(러시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스페인)를 비롯해 독일 분데스리가의 몇몇 팀까지 그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한 술 더 떠 “리버풀이 영입 경쟁에서 앞서고 있지만 QPR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 박지성과 기성용이 ‘한솥밥’을 먹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는 “지금이 팀을 옮길 적기다. 여러 구단과 얘기를 나누는 상황”이라며 QPR에 대해서는 “그 팀도 협상 대상 가운데 하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드필더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도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김보경이 카디프시티와 셀틱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에이전트는 카디프시티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AS모나코도 600만 유로(약 84억원)를 이적료로 제시했지만 김보경 측에서 거절했다.”고까지 전했다. 신경이 곤두서는 건 당사자들도 마찬가지. 지난 6일 QPR 구단이 한국 선수 영입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는 크게 술렁거렸다. 기성용은 “야, 너 QPR 가지?”라는 동료의 농 섞인 질문에 “올림픽에 집중해야 하는 미당에 과도한 이적설은 불편하다.”며 “하도 설들이 많아 구체적 오퍼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에이전트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쏘아붙였다고.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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